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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으로 연장된 여름방학… 어떻게 보낼까

    폭염으로 연장된 여름방학… 어떻게 보낼까

    전국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12일 개학했지만, 이례적인 찜통더위로 인해 경기·대구·강원 등 교육청이 개학일을 학교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결정했다. 이 지역의 일부 초등학교는 개학을 1~2주일 연장하거나 개학하더라도 단축수업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력난으로 인해 학교 냉방장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초등학생들은 어떤 학습과 놀이를 하며 늘어난 방학을 즐길 수 있을까. 좋은 책 신사고 콘텐츠연구소의 구재본 책임연구원은 “보너스로 생긴 방학 동안 미리 2학기 계획표를 만들고, 교과서도 훑어보며 학습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덥다고 집에만 있기보다 미처 못한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교과서 훑어보기에도 요령이 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처럼 주요 과목 위주로 교과서를 죽 읽어 보는 게 좋고, 본문 중 개념과 낱말이 어려워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면 자습서나 해설서를 함께 봐야 한다고 구 연구원은 설명했다. 교과서가 이해되지 않더라도 2학기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조급해 하기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교과서를 읽어 보면 된다. 교과서 직접 읽기와 함께 연계 도서를 찾아 읽는 것도 학습에 대한 흥미를 북돋울 수 있는 방법이다. 국어 교과서에 인용된 글의 전문을 찾아 읽는다든지, 수학이나 과학 교과를 스토리텔링 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국어 교과서 연계 도서를 읽을 때 학습 효과가 높아지는데, 책을 통해 한 번이라도 접했던 것에 대한 글이 나오면 친숙하게 느끼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단, 교과서에 나오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읽게 하면 오히려 흥미를 잃을 수도 있어 독서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책 읽기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체험학습을 갈 때에도 교과서에 나오는 필수 체험 장소를 몇 군데 골라 함께 견학한다면 학생의 호기심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 ‘태양계와 별’에 나오는 별자리를 보고 싶다면 가까운 천문대를 방문해 별자리, 행성, 은하, 성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활동이 끝난 뒤에 간단히 일기나 체험보고서를 작성해도 좋다. 부모가 함께 체험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학생과 소통한다면, 체험학습의 추억을 오래 간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갑자기 늘어난 방학을 어영부영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학습계획표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에는 학부모가 옆에서 매일 학습 분량이나 시간을 조절해 주는 정도로 가볍게 도와주고 충분히 계획을 세워 달성 가능한 목표를 스스로 세우도록 해야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반도 밤하늘에 별똥별 ‘우주쇼’…화려한 유성우에 황홀한 여름밤

    한반도 밤하늘에 별똥별 ‘우주쇼’…화려한 유성우에 황홀한 여름밤

    13일 새벽 밤하늘에 별똥별이 쏟아지는 ‘우주쇼’가 펼쳐졌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로 불린 이번 별똥별 우주쇼는 우리나라에서는 13일 새벽 4시를 전후해 절정에 달했다. 다만 당초 기대됐던 시간당 100개의 유성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한국천문연구원이 밝혔다. 또 두터운 구름으로 인해 관측이 쉽지 않았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130년 주기로 태양주위를 도는 혜성인 스위프트 터틀(Swift Tuttle)의 잔해(먼지 또는 바위)가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매년 8월 관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⑧ 1950~60년대 : 파괴와 재건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⑧ 1950~60년대 : 파괴와 재건

    “도시는 기억으로 살아간다”(The city lives by remembering)고 미국의 시인 랠프 왈도 에머슨은 읊었지만, 서울은 600년 고도의 기억이 별로 없다. 마치 신흥도시 같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통에 불타고 약탈당했으며, 일제강점기 도읍에 대한 자취는 강제적으로 지워졌다. 조선총독부-경성시청-남산 조선 신궁을 상징 축선으로 하는 식민 도시로 치장됐다. 한국 전쟁통에 그나마 남은 것 대부분이 파괴됐다. 1960년대 이후 개발독재시대의 무지막지한 개발 광풍을 타고 또 한 번 뭉개졌다. 역사의 향기는 흩어졌다. 한강 이남으로 영역을 확대한 서울은 사실상 한국전쟁 이후 새로 건설된 신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대문 안에는 표지석만 어지럽게 남았을 뿐이다. 전쟁과 대사건은 도시를 재건한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 폭격을 앞둔 맥아더는 “원래 도시란 천재지변이나 전쟁을 겪고 나면 그전에 비해 몇 곱절 더 크고 좋은 새 도시로 부흥된다. 미국이 재건을 도울 것이니 서울은 앞으로 이상적인 현대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실제 1644년 대화재로 도시의 80%가 타 버린 영국 런던은 옥스퍼드대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 교수에 의해 오늘의 런던으로 재건됐다. 일본 도쿄도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잿더미가 됐지만 탁월한 도시계획가 고토 신페이(後藤新平) 도쿄시장의 주도로 세계 도시계획 사상 유례가 없는 시가지 개조를 통해 새로 태어났다. 런던과 도쿄는 세계대전으로 또 한 번 타격을 입었지만, 옛 도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재건은 성공작일까? 서울을 역동적인 현대 도시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역사 도시로 평가하기엔 머쓱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은 꽤 혼란스럽다. 서울은 네 번 결정적인 상처를 입었다. 16세기 일본과 중국 군대에 의해 약탈당했으며, 근대 일제강점기엔 성곽을 허물고, 상징 축을 강제로 바꾸는 방법으로 도시 형태가 조작됐다. 한국전쟁기 유엔군과 한국군의 청야(淸野)작전(적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농작물이나 건물 등 지상에 있는 것들을 말끔히 없애는 작전)을 통해 철저하게 파괴됐다. 1960~70년대 우리 손으로 남은 문화재를 헐어서 치워 버렸다. 맥아더의 말처럼 기회는 있었다. 1952년 전후 복구 차원의 첫 도시계획안을 마련하면서 세종로 등 39개의 큰길을 확장하거나 신설하고, 광화문광장·서울시청광장·남대문광장 등 19개의 광장을 만드는 과감한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재정부족 등을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처럼 구도심(사대문 안)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사대문 밖이나 강남 신시가지를 개발하겠다는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이 없었다. 한국전쟁 이후 ‘광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서울 집중이 기회를 날려 버렸다. 집중을 막으려고 온갖 정책을 동원했지만 약효가 듣지 않았다. 해방 전후 100만명대였던 서울 인구는 1966년 380만명, 1970년 540만명을 넘어서더니 1990년 1000만명을 돌파해 버렸다. 수도 서울 행정은 집 지을 땅을 확보하고, 도로를 넓히고, 교통수단을 늘리고, 수돗물을 공급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것에 매달렸다. 만약 그때 인구의 서울 집중을 막을 수 있었더라면 서울은 한가롭게 전차가 다니며,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정겨운 기와집이 빼곡한 도시로 남았을 것이다. 한강과 북한산이 주는 자연의 세례를 맘껏 누리는, 풍광이 뛰어난 성곽 도시로 유지됐을 것이다. 1950년대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손정목 전 시립대 교수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를 기본으로 사대문 밖 풍경을 상상해 보자. 동쪽으로 동대문을 나서면 신설동 큰 길가까지 집이 들어 차 있지만, 바깥은 논밭 천지다. 신당동에 집이 드문드문했을 뿐 금호동·옥수동 일대는 산이었다. 왕십리를 지나 한양대 일대는 미나리꽝이었고 성동교의 나무다리가 삐꺽거렸다. 남쪽 한강대교에 이르는 동빙고동과 서빙고동 주민은 1000명 안팎이었고, 원효로 일대는 대부분 논밭이었다. 노량진, 상도동, 대방동, 영등포는 큰 길가조차 목가적인 전원 풍경을 연출했다. 서쪽으로 신촌을 지나 마포 전차 종점을 벗어나면 벌거숭이 산과 논밭이 펼쳐졌다. 동북쪽은 미아리고개, 서북쪽은 독립문과 현저동이 경계였다. 지금의 강남·서초·송파·강동·강서·관악·구로·금천·도봉·노원·은평구 등은 모두 경기도였다. 서울의 고층 건물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최고층 건물은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있던 8층짜리 반도호텔이었다. 이웃 조선호텔과 한국은행 모두 일제가 남긴 건물이었다. 1955년에 종로 사거리에 2층짜리 신신백화점이 신축됐고, 1957년 광화문 사거리와 을지로 1가에 3층짜리 국제극장과 5층짜리 개풍빌딩이 각각 들어섰다. 1958년 남대문에 7층짜리 그랜드호텔이 문을 열자 구경 인파가 몰렸다. 당시 서울 도심부의 평균 층 높이는 2층이 채 되지 않았다. 도심부를 고층화하려고 주요 간선도로변의 건물 높이를 3~5층 이상으로 정할 정도였다. ‘한강의 기적’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2년부터 약 20년간의 고도성장기를 일컫는다. 이 기간 서울은 경천동지할 변화를 겪는다. 서울의 공간 변화는 1966년부터 1980년까지 15년간 거의 이뤄졌다. 주택지·도로·상하수도·지하철 등 현대 서울의 하부구조가 이때 거의 갖춰졌다.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자의 ‘분부’를 이행한 김현옥·양택식·구자춘이라는 3명의 ‘충복’ 서울시장이 재직한 기간과 일치한다. 서울의 얼개는 박 대통령의 구상과 지시에 의해 거의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6년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이 세워졌다. 서울의 균형 발전을 꾀하려고 사대문 안에 집중된 입법·사법·행정부의 기능을 분산시키려는 계획이 눈에 띈다. 입법부는 남서울(강남·서초구), 사법부는 영등포, 행정부는 용산 일대, 세종로 지역은 대통령 관저 및 직속기관 배치 지역으로 정했다. 지금 와서 보면 입법부와 사법부의 입지가 맞교환됐고, 서울시청이 용산으로 옮겨가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교통계획을 보면 서울역~청량리(1호선), 서소문~을지로~성동(2호선), 갈현동~종로2가~을지로2가~퇴계로~천호동(3호선), 우이동~종로4가~퇴계로~말죽거리(4호선) 등의 지하철 4개 노선 건설계획이 잡혀 있다. 10년 뒤 구자춘 시장에 의해 2호선이 을지로와 영등포~영동을 잇는 순환선으로 변경되는 등 엄청난 노선 변화가 일어났지만, 지하철 4개 노선에 대한 기본 구상이었다. 이 밖에 4개 순환선과 14개 방사선을 간선도로망으로 7개의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과 노면 전차는 철거하고 광화문 사거리와 시청 앞 광장에는 지하차도를 만들고, 시청 앞 광장 지하는 지하도시화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도심 재개발과 강남·송파 등 남서울개발, 뚝섬·창동·망우 등 동서울개발, 불광·성산·김포·시흥지구의 서서울개발 등 신시가지개발 계획이 들어 있다. 1년 예산이 170억원에 불과한 서울시가 20년 앞을 내다보고 인구 500만명을 예상해 3235억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언론으로부터 ‘즉흥계획’ ‘실현성 없는 독단’ ‘재무계획 없는 무지개’ 등등 융단폭격을 맞았다. 그러나 격변의 15년 중 7년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내며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한 손정목 전 교수는 “꿈도 환상도 아니었다. 최초의 기본계획이었다는 점, 도심부 재개발이니 고도지구, 미관지구 개념이 도입돼 일반에 공개됐다는 점, 70~80년대 전국 모든 도시가 수립한 도시계획의 모델이 됐다는 점 등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고했다. 불완전하나마 서울시 장기계획의 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일제 말기인 1940년부터 1965년까지 서울은 잠자는 도시였다. 1937년 중·일 전쟁과 1941년 태평양전쟁이 터져 건축자재를 구할 수 없었고, 한국전쟁이 이어지면서 건축 행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건물이 목조건물 수명 30년을 다한 상태였다. 장충동, 신당동 일대와 남대문로, 충무로, 을지로 등 일본인 주거지에 정원이 딸린 일본식 저택과 주택이 밀집해 있었다. 가회동·명륜동·동숭동·북아현동 일대에는 한옥촌이 빼곡하게 형성돼 있었다. 마포, 왕십리, 동대문을 벗어난 지역은 논밭이었다. 사대문 안과 독립문, 신촌, 신설동, 돈암동, 신당동, 용산이 서울의 전부였다. 노면 전차 노선을 기준으로 보면 동쪽으로 청량리·왕십리, 남쪽으로 노량진·신길동·영등포, 서쪽으로 마포·신촌, 서북쪽으로 독립문, 동북쪽으로 돈암동 전차 종점까지가 서울이었다. 지방에서 무작정 상경한 사람들의 주거인 무허가 판잣집이 도심에서 가까운 하천변이나 산비탈을 차지했다. 1966년 당시 13만여채의 판잣집이 서울 곳곳에 달동네를 이루고 있었다. 서울은 개발행 특급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의 폭풍전야였다.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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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보호직공무원 <3급 승진>△대구보호관찰소장 성우제<3급 전보>△법무부 보호관찰과장 손외철△대전보호관찰소장 강호성<4급 승진>△대전보호관찰소 관찰과장 양현규△서울소년원 서무과장 오연호△서울소년원 교무과장 서정주<4급 전보>△법무부 보호법제과 이정민△법무부 소년과 이영호△서울동부보호관찰소장 양봉환△서울북부보호관찰소장 이형섭△서울서부보호관찰소장 민근기△춘천보호관찰소장 이하성△대전보호관찰소 천안지소장 이법호△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장 이영면△부산보호관찰소 관찰과장 박재봉△광주보호관찰소 관찰과장 노근성△부산소년원장 황계연△광주소년원장 김현균△춘천소년원장 정택현△제주소년원장 고이봉△서울소년분류심사원 안산청소년비행예방센터장 김성곤△치료감호소 감호과장 김일환△대구소년원 교무과장 오창규 ■한국천문연구원 △핵심기술개발본부장 육인수◇부장△감사 김웅중△기획 박종욱△행정 윤영재 ■신용정보협회 ◇신임△전무 배경수 ■KB투자증권 ◇상무보 승진△리서치센터장 허문욱 ■한국MSD ◇상무△다이버시파이드(Diversified)사업부 임광혁 ■한글과컴퓨터 ◇이사 승진△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실 신소우
  • 미국 엽기 감금사건 피고인에 ‘종신형+징역 1000년’

    미국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감금사건의 피고인 아리엘 카스트로(53)가 살아서는 다시는 세상 구경을 할 수 없게 됐다.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카운티 법원의 마이클 루소 판사는 1일(현지시간) 살인과 강간, 납치 등 329건의 혐의로 기소된 카스트로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함께 ‘1000년 연속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극단적인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며 “너무나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영원히 감옥에서 나와서는 안된다”며 천문학적 형량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 도시와 카운티, 나아가 이 세상 어디에도 타인을 노예로 만들어 성폭력과 같은 잔혹 행위를 한 사람을 위한 공간은 없다”며 “그런 사람이 딱 한번 죽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감옥”이라고 덧붙였다. 카스트로는 최후 진술에서 구타 또는 강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거짓이라며 “나는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며 대부분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고 집에는 화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 딸에게 물으면 나를 세상에서 최고의 아빠라고 대답할 것”, “피해자들은 숫처녀가 아니었고 나에 앞서 수차례 성경험이 있었다”, “나는 괴물이 아니고 환자다” 등의 억지 주장을 늘어놨다. 피해자 중 유일하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미셸 나이트(32)는 판결에 앞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는 11년을 지옥에서 보냈는데 이제 당신의 지옥이 시작됐다”며 카스트로에게 최고형을 선고할 것을 호소했다. 종신형이 선고된데 대해서는 “사형은 너무 쉬운 형벌이었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직 통학버스 운전사인 카스트로는 나이트와 어맨다 베리(27), 지나 디지저스(23) 등을 납치해 약 10년간 자택에 감금·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5월 체포됐다. 지난 2002~2004년 사이 각각 21세, 14세, 16세의 나이로 실종된 피해자들은 그동안 수차례 임신과 강제 유산을 반복하며 지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가운데 1명은 카스트로의 딸과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돼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카스트로의 악질적인 범행은 그의 집에 갇혀 있던 베리가 지난 5월 6일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 이웃 주민에게 도움을 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검찰은 카스트로를 조사한 끝에 지난 6월7일 악질적인 살인 2건과 강간 139건, 납치 177건, 성적학대 7건, 폭행 3건, 범죄도구 소지 1건 등을 포함해 총 329건의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카스트로는 지난주 검찰과의 협상에서 사형을 피하는 조건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다 응시 국가직 9급… “사회, 시간 내 풀기 어려웠다”

    ‘새로 도입된 고교 선택과목인 사회, 과학은 예시 문제보다 어려웠고 기존 선택과목인 행정학개론과 행정법총론은 예년과 별 차이 없었다.’ 지난 27일 사상 최대 인원인 14만 6926명이 시험을 치른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대한 수험생과 전문가들의 총평이다. 이번 시험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사회, 과학, 수학이 새로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처음으로 20만명 넘는 사람들이 9급 공무원 시험에 원서를 제출했다. 결시율이 지난해보다 높은 28.2%에 이르긴 했으나 실질 경쟁률은 53.7대1로 지난해 실질 경쟁률 52.5대1보다 약간 상승했다. 고교 선택과목 도입으로 시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많은 인원이 시험에 몰렸고, 제대로 시험 준비를 하지 않은 ‘허수 지원’도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수능 대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고3 수험생이 얼마나 될지도 새로운 선택과목 도입에 따른 관심사인데, 올해 시험 신청자 가운데 18~19세는 3261명으로 전체 시험 신청 인원 20만 4698명 가운데 1.6%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에 지원한 18~19세는 1083명이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31일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선택과목의 응시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며 합격자 커트라인도 원점수가 아닌 선택과목별 편차를 적용한 조정점수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월 11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면 새로운 선택과목에 얼마나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는지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조정점수는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를 제외한 선택과목(2과목 선택)에만 적용되며 합격자는 총득점순으로 결정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가장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회는 지난해 공직박람회에서 공개된 예시 문제보다 훨씬 어려워 주어진 시험 시간 안에 풀기 어려웠다는 수험생이 많았다. 수능시험과 비슷하게 자료 분석을 토대로 이해력을 평가하는 고난도 문제들로 구성됐다. 에듀윌의 이종학 강사는 “사회 과목 20문제 가운데 정치 영역 10문제, 경제 영역 6문제, 사회·문화 영역 4문제가 출제됐다. 정부의 외부경제와 외부불경제에 대한 정책을 묻는 문제가 매우 어려웠고, 물가상승률과 실질경제성장률 통계를 해석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도 수험생에게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회 과목이 9급 공무원 시험에 다시 도입되면서 수능시험과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된 만큼 앞으로는 수능 기출문제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과학 과목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에서 각각 5문제씩 출제됐다. 윈플스의 최석영 강사는 “지구과학 문제는 고교 1~2학년 수준, 수능 3~4등급 수준으로 평이했으며 해양 영역 문제는 없었고, 천문 영역에서 2문제가 출제됐다”며 “지구과학에서 천문 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므로 내년에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은 예시 문제보다 난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계산 문제도 3문제나 출제돼 수험생들은 풀이 시간이 부족했다고 호소했다. 에듀윌의 홍희진 강사는 “화학은 그래프나 화학반응식 문제의 비중이 크고, 물리는 이론에 따른 여러 현상과 예들을 생각하며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모두 비슷한 난이도와 똑같은 비중으로 출제됐기 때문에 내년 시험에는 어떤 영역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재책형 16번(인책형 6번) 다항식의 몫과 나머지를 묻는 문제가 까다로운 편이었으며 기본적인 공식과 개념을 이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 수와 식 4문제, 함수 2문제, 삼각함수 2문제, 극한 2문제 등 전 단원에서 고르게 출제됐고 문제도 쉬운 편이었다. 9급 공무원 시험에서 전통적으로 수험생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영어 과목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평이다. 남부고시학원의 이동기 강사는 “전 영역에서 지문의 길이가 길었고 특히 독해 지문에서 각 문장의 길이가 대폭 길어져 올해 합격자 평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휘와 생활영어는 기출 단어를 중심으로 출제돼 수월한 편이었지만 문법은 지문의 길이가 길고 다양한 영역에서 출제돼 정답을 찾기 어려운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국어, 한국사,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과목은 예년 수준의 난이도로 쉽게 출제됐다. 국어 과목에 대해 남부고시학원 정채영 강사는 “분야별로 국어생활 11문제, 비문학 7문제, 문학 2문제가 출제돼 지금까지 공무원 시험에서 보여 줬던 출제 영역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며 “전통적으로 한 문제씩 출제됐던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한자어 독음 문제가 올해는 한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공문서 바로 쓰기에 관한 문제가 해마다 중요하게 출제되고 있으니 반드시 익혀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는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개항 이후 근대사를 묻는 문제가 6개 출제됐으나 문제는 쉬운 편이었다. 화폐정리사업, 서간도 지방의 독립운동 단체, 경신참변과 한인애국단,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를 묻는 문제가 근현대사에서 나왔다. 행정법총론 과목은 전문가들이 합격선을 95점으로 전망할 정도로 함정을 파 놓은 문제가 없었다. 행정학개론은 개정된 공무원 연금과 그동안 출제 비중이 작았던 지방행정론에서 3문제가 출제됐다.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설정, 자치구와 시·군의 자치권, 지방공기업법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을 고민하게 했다. 역시 합격선은 원점수 기준 90~95점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남부고시학원 신용한 강사는 내다봤다. 에듀윌의 조창욱 강사는 “국어, 영어, 한국사처럼 원점수로 채점하는 공통과목은 점수 차이가 100점까지 날 수 있지만 조정점수를 적용하는 선택과목은 20~40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으므로 공통과목에서 반드시 고득점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첫 웹툰 스트리트 강풀 그림으로 만든다

    서울 첫 웹툰 스트리트 강풀 그림으로 만든다

    ‘서울 거리를 인기 만화가의 재미있는 작품으로 꾸미면 어떨까.’ 서울 강동구는 30일 유명 웹툰 작가 강풀(39·강도영)과 손잡고 강동구의 골목골목마다 그의 웹툰을 그려 넣는 ‘강풀 웹툰 스트리트’(가칭)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동네의 벽마다 눈길 끌 만한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은 마을공동체 회복 방법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경남 통영의 동피랑,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아예 2009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추진될 정도였다. ‘강풀 웹툰 스트리트’는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소재인 웹툰을 끌어들인 최초 사업이다. 웹툰 아이디어는 구 직원의 제안이었다.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26년’ 등을 줄줄이 히트시켰고, ‘26년’을 비롯해 5편의 웹툰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지금도 몇 개 웹툰은 시나리오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강풀 작가는 어릴 적부터 강동구에서 살아온, 지금도 성내동 작업실에 머물고 있는 강동구 토박이다. 그래서 그가 그린 웹툰 속 도시 풍경에는 강동구가 녹아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 여기저기서 찍어온 사진 등이 배경으로 이용돼서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이 직장인들의 주서식처인 광화문, 강남 부근 풍경을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면, 강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에 강동구의 풍경을 숨겨 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인터넷포털 다음에다 새롭게 연재하기 시작한 웹툰 ‘마녀’에서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인 ‘김중혁’은 아예 강동경찰서 소속 형사로 나온다. 때문에 강동경찰서, 강동구청은 물론, 명일동이나 천호동 일대의 쇼핑센터나 조명가게 풍경이 웹툰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다. 강풀 작가는 “강동구가 익숙하고 또 좋아해서 작품에다 많이 담는다”면서 “여기서 자란 기억들이 내 작품의 소재이고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강동구의 웹툰 스트리트 작업 제안에 선뜻 응했다. 장병조 강동구 도시디자인과 팀장은 “유명 작가라 응할까 싶었는데 강동구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저작권도 완전히 풀어주는 등 적극적으로 응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강풀 웹툰 스트리트로는 성내2동, 천호2·3동 등 3곳이 선정됐다. 이번 작업 대상은 성내2동으로 테마는 ‘순정만화’ 시리즈다. 강풀 작가가 모두 다 그리는 것은 아니다. 주민참여형 사업이기 때문에 젊은 미술인들의 집단 ‘핑퐁 아트’ 소속 작가들은 물론, 지역 고등학교 미술부 학생들, 그림에 재능 있는 자원봉사자 등이 다 함께 참여한다. 원래 이달 말쯤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오랜 장마 때문에 벽이 마르질 않아 디데이는 8월 10일로 정해졌다. 14일까지 집중적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그림 배치도 입구에는 화려하고 예쁜 그림들로, 안쪽으로 갈수록 등장인물들 수가 늘어나면서 즐겁게 한데 어울리는 장면들이 나오는 식으로 이뤄진다. 장 팀장은 “대상지가 구시가지인 데다 전통 재래시장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강풀 웹툰 스트리트를 통해 젊은이들의 유입이 늘어나면 인근 상권 개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지역은 다른 작품을 뼈대로 삼아 9월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마을공동체,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 사업이 하나의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6조 빚더미 속 8조 경전철 서울시 ‘부실錢鐵’ 전철밟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8조원대 경전철 건설계획 발표를 두고 벌써부터 논란이 뜨겁다. 논란의 초점은 2011년 취임한 뒤 26조원대의 재정적자를 이유로 대규모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걸어 온 박 시장이 왜 천문학적 액수인 혈세 8조원 규모의 경전철 카드를 꺼냈느냐다. 없던 수익성이 갑자기 생겨났을 리 없다는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 개별 수요에 편승한 정치적 요구에 타협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팀장은 “정 급하다면 한두 곳을 먼저 해보고 확대해도 상관없을 텐데 일률적으로 한꺼번에 다 하겠다니까 다른 뜻이 있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반발도 크다. 29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박 시장이 발표한 ‘서울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에 포함돼 경전철이 단지 내부를 관통하는 아파트의 주민들은 결의대회를 열고 진정서를 내는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태세다. 단지를 관통할 경우 진동, 소음 등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는 비판은 점잖은 편이다. 심각한 것은 약속을 어겼다는 점이다. 강감창 시의회 의원은 “서울시는 중앙정부 사업이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노선변경 협조 요청을 중앙정부에 보냈다고 회신했는데, 이번 안은 서울시가 앞장서서 아파트 단지 관통을 확정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자꾸 수익성을 얘기하는데 단지를 관통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면 사실상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없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송파구도 못마땅하다는 눈치다. 구 관계자는 “경전철 자체에 거부감은 없지만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는 부분은 송파대로 쪽으로 우회하도록 노선 조정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노선 굴곡도를 줄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쪽을 지나가지 않으면 탄천변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럴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고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종합발전방안은 5년마다 달라진 상황에 맞춰 수정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2008년 정치적으로 고려했던 것을 오히려 완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히 설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용어 클릭] ■경전철 똑 떨어진 정의는 없다. 다만 기존 지하철인 중전철(重電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지하철과 버스 중간 정도의 수송 능력을 가진 철도를 뜻한다. 전기를 이용해 무인운행 시스템으로 2~4량 정도의 차량만 달고 달리기 때문에 건설비, 운영비, 인건비가 적게 든다는 주장을 등에 업은 데다 환경오염이나 소음이 적어 한때 새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았다.
  • 하나야 둘이야?…호그의 이상한 고리은하

    하나야 둘이야?…호그의 이상한 고리은하

    ‘호그의 물체’로 불리는 고리은하의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오늘의 천문사진’(APOD)으로 공개한 ‘호그의 물체’는 지난 1950년 천문학자 아서 앨런 호그가 발견해 그의 이름을 따라서 지어진 것이다. ‘호그의 물체’는 고리 부분에 밝고 푸른 빛을 내는 젊은 별들로 가득차 있으며 중심원에는 늙은 별들이 모여 구형을 이루는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수십억 년 전 크고 작은 나선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호그의 물체는 지구로부터 뱀자리 방향으로 약 6억 광년 떨어져 있으며 그 길이는 약 10만 광년으로 우리 은하보다 조금 큰 정도다. 이 사진은 지난 2001년 7월 허블 우주망원경을 통해 관측된 것이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다음 차례는 ‘17조원 미납’ 김우중 前회장?

    김우중(77)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 선용(38)씨가 유령회사를 통해 600억원대의 고급 골프장을 베트남 하노이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이 17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추징금을 내지 않은 상태여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집행이 본격화된 상황이어서 김 전 회장의 미납 추징금도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5일 선용씨가 최대 주주인 ㈜옥포공영이 하노이 중심부 반트리 골프 클럽 지분 100%를 2010년 인수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반트리 골프장의 사업권은 1993년 대우와 하노이 전기공사가 합작한 대하라는 회사가 최초 사업권을 획득했다. 이어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대행업체 직원 명의를 몇 차례 빌린 뒤 옥포공영이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김 전 회장의 측근인 김주성 전 ㈜대우 하노이 지사장은 자신의 회사인 ‘대우 킴 컨설팅’ 홈페이지에서 반트리 골프장과 선 인베스트먼트 베트남이라는 회사 등에 대해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선 인베스트먼트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소유한 곳이다. 뉴스타파 측은 “우리나라 전체 미납 추징금의 84%를 차지하는 사람이 숨겨둔 재산이 발각되자 추징금을 내지 않기 위해 김앤장을 통해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09년 김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베스트리드 리미티드 주식 776만주를 압류한 뒤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처분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공매대금을 추징금 납부 용도로 쓰지 말고 밀린 세금으로 내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으나 패소,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는 뉴스타파의 폭로에 대해 “세금납부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제거에 57조원” 일본지도 살펴보니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제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제거 비용이 후쿠시마현만 하더라도 최대 5조 1300억엔, 우리 돈 약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일본 정부가 최근 3년간 투입한 금액의 4배가 넘는 액수다. 사고에 의한 연간 방사선 피폭량을 1mSv 미만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국가가 직접 오염물을 제거하는 특별구역에서 1조 8300억~2조 300억엔,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7000억~3조 1000억엔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지도 상으로 후쿠시마현은 극히 일부지만 오염지역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작업별로는 오염 제거에 2조 6800억엔, 오염 제거 뒤 생긴 토양을 30년간 중간 저장하는 데 1조 2300억엔, 임시저장소 보관비로 8900억엔이 각각 든다. 오염물질의 최종 처분에 드는 비용은 계산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전체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문부과학성이 2011~2012년 후쿠시만현 상공에서 측정한 방사선량, 이미 시행한 오염 제거 작업 방식의 단위 비용, 기초자치단체 담당자의 의견 청취 등을 토대로 필요한 비용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후쿠시마 원전 3호기에서 초고농도의 방사능이 포함된 흰색 연기 같은 수증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고 그 양은 시간당 2170mSv에 달한다고 일본 NTV가 24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지하 저수조에 보관해둔 1만 3000t의 오염수 가운데 120t 가량이 땅 속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청 대입설명회 2층까지 가득

    구청 대입설명회 2층까지 가득

    2014학년도 대학입시 정보 설명회가 열린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문화회관에서 2층까지 가득 메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배낭 멘 여행길에선 낯모르는 이와 “안녕” 하고 입만 벙긋하는 인사만으로도 말꼬리가 길어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아주 사소한 호감부터 “너 지금 행복하니?” 선문답 같은 대화에 이르기까지. 나는 꿈꾸듯 거닐며 수많은 이방인들과 옷깃 스치는 인연을 맺었다. 이를테면 옷깃스침 동행이랄까. 유럽 땅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나는 마냥 행복했다가 돌연 쓸쓸해지고 그지없이 황홀했다가 못내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 about ‘동행’ 본 기사는 SJR EUROPE에서 론칭한 ‘동행’ 상품을 따라 여행한 기록이다.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기까지 총 6개국 18개 도시를 탐방했다. tip 1 동행 상품가 외에 옵션투어 비용, 식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교통비와 각종 입장료 등 15박 17일의 현지에서 지출한 여행경비는 120만원 남짓. 기념품 구입 또는 개인 쇼핑 품목이 많을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 2 파리의 라스파일 시장과 몽파르나스 묘지, 뮌헨의 영국정원과 슈바빙, 프라하의 카프카 뮤지엄, 비엔나의 레오폴드 뮤지엄, 베네치아의 리도섬과 부라노섬 등은 기본 투어가 아닌 자유 시간을 활용해 여행했다. 기본 투어에 해당하는 파리, 프라하, 비엔나, 베네치아, 로마 등의 주요 도시 투어 역시 일부 구간 동행 후 자유로이 움직였고, 옵션 투어 가운데 바티칸 시국은 개별적으로 방문했다. France Mont Saint Michel, Paris 파리에서 지도 없이 걷기 기어코 파리. 파리는 독보적이다.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도착한 파리였지만 여행에 앞서 만난 선배의 말이 실감이 됐다. “아마도 네 마음과 부단히 싸우는 여행이 될 거야.” 어디부터 갈까, 뭐부터 할까, 마음은 급한데 결정은 못하고, 그럼에도 파리에서는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여행은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가까이에 위치한 호텔Campanile Maine Montparnasse 로비에서 15박 17일간의 동행들과 만났다. 며칠 전에 도착해 이미 파리에 푹 빠진 이도, 스페인이며 어디며 이제 막 국경을 넘어온 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동행을 태운 버스는 파리를 조금 아껴두고 4시간여를 달려 프랑스의 끄트머리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 닿았다. 성 미카엘 대천사의 신성한 산성, 몽생미셸은 노르망디Normandie 해변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바위섬이자 중세로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수도원이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이다. 바닷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워낙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밀물썰물의 간격이 짧아 많은 이들이 휩쓸려 버린 탓에 ‘몽통브mont tombe’, ‘무덤 산’이란 고약한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던 8세기 초반의 어느 날, 인근 아브랑쉬Avranches 지역 오베르St. Aubert 대주교의 꿈에 성 미카엘이 나타나 예배당을 세울 것을 명령했고, 그후 서서히 모습을 달리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때에는 전투 요새로, 18세기 대혁명 시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몽생미셸은 고되고 혼란스러운 노르망디의 역사가 쓸려가고 다시금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밀려오는 축복의 성지다. 그 물살에 실려 동화 속 풍경처럼 아른거리는 몽생미셸 속으로 들어간다. 바위섬 꼭대기의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호텔과 기념품 가게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는 짧은 물때를 맞추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의 대표음식 오믈렛과 사과 파이, 발효주 시드르Cidre 등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선 수도원에서 갯벌 뒤로 어디서부터가 바닷물인지 모를 그저 눈부신 노르망디 해안을 실눈으로 조망한다. 드디어 정말, 파리의 아침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진작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조식 서비스를 마다하고 향한 곳은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er.’ 카페 홀을 등지고 바깥 거리 쪽 테라스 좌석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파리지엔의 밥상을 받아든다. 그러나 난 이따금씩 꿈꿨다. 저마다의 삶을 일구고 있는 파리지엔들마저 도시의 풍경으로 소비되는 파리에서 보들레르가 말한 ‘플라뇌르flaneur’, 이 도시의 산보객이 되는 순간을. 개인의 삶과 분리하여 도시 자체를 관찰하고 감상하는 한가한 무리가 되는 것이야말로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소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카페 드 플로르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바로 옆 서점에서 발길을 멈춘다. 막 문을 여는 참이다. 출근하는 서점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바바리코트 차림의 백발 할아버지들과 책 구경을 한다. 파리를 담은 사진집 몇 권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감이 이끄는 대로 걷다 ‘라스파일 시장Marche Biologique Raspail’에 이른다.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우리의 오일장처럼, 라스파일 도로변에 장이 선단다. 일요일에는 파리 근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고파는 유기농마켓이 열린다. 운이 좋다. 마침 장날이다. “봉쥬르.” 늘어선 가판 너머에서 들려오는 싱싱한 인사와 한 손에는 애견, 다른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동네 할머니와의 연속된 조우. 그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조리한 올리브를 맛보기로 건네는 손길까지 의도치 않게 살가운 일상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했던 진짜 파리지엔의 모습.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몽파르나스 묘지Montparnasse Cemetery에는 안내지도를 들고 명망가들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시장에서 산 빨간 딸기를 베어 먹으며 보들레르 묘 앞에 마주앉은 나는 잠시 시간여행자로 전환된다. 아, 파리에서의 3일은 턱없이 짧다. 나는 파리를 빠르게 읽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튈르리 정원과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그 긴긴 길 위엔 셀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의자가 줄지어 있고 그 위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기대어 있었다. 그날 밤, 중세 파리 투어를 했던 동행 몇몇이 해질녘 몽마르트르에서의 낭만을 안주 삼아 조촐한 와인 파티를 열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는 장소가 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다음날, 동행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중얼거리며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에서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 역시 조식 서비스 대신에 공원의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크레이프와 커피로 덜 깬 잠을 달랜다. 조깅하는 파리지엔과 이른 아침부터 가이드 뒤를 쫓는 단체여행객들을 번갈아 바라봤다. 까짓것 부지런해져 보지 뭐. 반의반, 그 일부만이라도 보겠다고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으로 갔다.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미술작품보단 ‘오르세’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므로 두어 시간이면 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르세는 물론 파리를 소화해 낼 방법이 없다. 그냥 넋 놓기로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한가운데서 본의 아니게 낯선 구경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에게 초상을 맡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붓 대신 가위를 들고 2~3분 만에 옆모습 실루엣을 종이에 오려 준다는 거리 예술가 앞에 앉았다. 대개 어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의 대상이 나인지 예술가의 손놀림인지 모르겠더라.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민망함을 누르는 동안에 완성된 나의 실루엣. 하나도 안 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탐이 나는 파리에서 마지막은 바토 무슈Bateaux Mouches 위에서의 센강 유랑이다. 저마다의 파리를 즐긴 동행들이 하나둘 선착장으로 모여 이야기를 쏟아낸다. 듣는 이는 드물다. 알알이 불씨 오른 에펠탑이 가까워진다. 탄성이나 호들갑 없이 오히려 조용해진다. 파리의 밤이 강물 따라 흘러간다. ▶travie info 동행 프로그램은 여행하는 도시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지식 가이드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는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1일 투어를 기본 일정에 포함하고 있고 파리에서는 2가지의 옵션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옵션 투어는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가이드 투어에도 강제사항은 없다. 개인의 여행 기호를 존중하여 얼마든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route 1. 루브르 박물관+중세 파리투어 샹젤리제 거리→개선문→루브르박물관→중식→시테섬→노트르담성당→최고재판소→콩시에르쥬리→시청사→퐁피두센터→사요궁전(에펠탑 조망) route 2. 오르세 미술관+파리 인상파 투어 오르세 미술관→로댕미술관 정원→몽마르트르 언덕(성심성당, 예술인의 광장, 피카소의 작업실, 물랭루즈(조망))→개선문(샹젤리제) Switzerland Interaken,Luzern,Mürren,Mürren 만년설 위로 반짝이던 하루 파리 유랑을 끝낸 동행들이 모두 버스에 올랐다. 꼬박 8~9시간 몸을 구겨 잠을 청해야 한다. 다들 오랜 시간의 쪽잠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세 잠에 빠진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 깨어났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전히 낯선 도로 위다. 예상치 못한 거센 눈발로 좀더 안전한 길을 찾아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이 야간이동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까지 여정의 절반 이상을 이 버스 한 대로 움직인다. 유럽 배낭인데 유레일이 아니고 버스라니 처음엔 갸웃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도시간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나로선 반가운 일이다. 예상보다 한두 시간 늦었지만 무사히 인터라켄이다. 도시락으로 요기한 동행 대부분이 ‘Top of Europe’ 융프라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은 인터라켄에서 나는 과감히 융프라우를 포기했다. 이미 올랐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파리 파노라마가 가시기 전 유럽의 지붕 아래서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아쉽게 놓쳤던 청정마을 뮈렌Murren 행 기차에 올랐다. 기착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전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홈메이드 스프 한 그릇을 먹었다. 얼마나 내렸는지 눈에 파묻힌 것만 같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뮈렌에서 단출한 워킹화에 의지하여 곧 미끄러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다. 날쌔게 지나가는 스키어들은 물론 눈썰매 힘껏 지치는 어린 아이들도 탄탄한 기운을 뿜어낸다. 변덕스런 날씨로 여행자 애태우기 일쑤인 그날의 융프라우는 다행히 쾌청했다고 동행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산했다. 오늘은 다들 세상 모르고 잠이 들겠지. 하얀 솜사탕처럼 멀리 뭉게뭉게 겹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품속에서 그만큼 달달한 꿈을 꾸면서. 이른 아침인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프스 높은 곳 어디에선가 발을 뗐을 패러글라이더들이 드문드문. 지천이 눈꽃, 상고대로 뒤덮인 산길을 지나 어느새 루체른Luzern이다. 호반 위로 얌전히 뻗은 카펠교Kapellbrucke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고즈넉함을 맛본다. Germany Füssen, Munich 찰나지만 더없이 벅찬 순간 몇 시간 후 국경을 넘어 독일 퓌센Fussen에 도착했다. 오후 4시 전후인데 벌써 어둑하니 날씨가 궂다. 저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보인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모습이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당수 장면의 배경이니 말이다. 성의 일부가 보수공사 중인 데다 성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는 기상악화로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아랫마을에서 성의 초입까지 짧은 산책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늦은 밤에 도착한 뮌헨Munich은 몹시 차분했다. 물론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는 달랐다. 동행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홀답게 사람도, 맥주도, 열기도 거품이 일 듯 넘쳐났다. 뮌헨에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동행들이 삼삼오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 짧다 투덜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뮌헨에선 아주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슈바빙Schwabing과 영국정원Englischer Garten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의 잔상 때문이었을 게다. 이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는데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슈바빙과 영국정원의 모습만은 또렷했다. 오스트리아로 출발하기 전, 자유로운 3시간이 주어졌다. 호텔 리셉션에서 지도 한 장과 함께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받아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곧 멎을 것처럼 숨이 찼음에도 자전거와 유모차가 차례로 엇갈려 지나가고 오리와 거위가 벤치를 돌며 길동무 해주는 영국정원에서 더 깊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곤 지그재그로 훑어 내려간 슈바빙. 짧아서 아쉬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다. 전혀. 그곳에 내가 존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차기만 한 걸. 찰나일지라도. 다시 올라탄 동행 버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은 눈 깜빡일 때마다 영화 스틸 컷이 된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다.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계속 들어온다. 네트워크 설정을 알리는 메시지. 버스가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네트워크 설정이 달라진다. 독일 통신망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 통신망을 잡았다가. 이윽고 조용해졌다 싶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그곳, 할슈타트 끄트머리에 있었다. Austria Hallstatt, Salzburg, Vienna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가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눈이 마을을 살포시 덮고 있다. 그만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친다.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쾌하면서 동시에 차분해지는 기분. 깜빡 졸다 깨나니 어느새 할슈타트Hallstatt 호수다.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다. 할슈타트를 포함하여 이 일대를 보통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이곳의 작은 마을들은 알프스 아래 투명한 빛을 머금고 있다. 모두 자석에 이끌리듯 호숫가로 내달린다. 공기 중엔 감탄만이 존재한다. 떠나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모차르트, 클림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훈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태동한 마을, 도시, 공간 그 자체였다. 할슈타트에서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이후 잠깐의 산책이 허락됐다. 호수 가장자리 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는 할슈타트의 집들. 집 위에 집, 그 위에 다시 집이 층층이 피라미드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탈 아래 집의 다락방 또는 굴뚝과 눈이 마주친다. 집 앞 정원, 뒤뜰은 물론이고 담장, 벽면, 창틀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손질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골목길에 맞닿은 벽면에 벤치를 놓은 집들이 많다. 허락 없이 잠시 엉덩이를 붙인다. 등허리를 기대고 가만히 마을을 관찰한다.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자 허기가 밀려온다. 이미 때는 놓쳤고 아쉬운 대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투박한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을 주문한다. 할슈타트의 강렬함을 뒤로하고 동행 버스는 잘츠부르크Salzburg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캐리어를 호텔 방에 밀어두고 저녁나절 동행의 지식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을 지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까지 단숨에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가로지른다.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차례로 맛보며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만찬을 가져볼까 잠시 고민. 하지만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이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하고 기차역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슈니첼과 케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까지 푸짐하게 장을 본다. 호텔 방 안에 차려낸 배낭여행자의 잘츠부르크식 만찬에 흡족해하며 여행 친구들과 꽤 긴 수다를 늘어놓는다. Czech 에곤 실레 그리고 카프카 할슈타트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좁다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재미난 사실 하나. 모차르트 엄마 그리고 에곤 실레 엄마의 고향이 각각 할슈타트와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것.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그게 아니다.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포인트. 특히나 엄마의 고향 체스키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체스키를 표현한 작품도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익은 에곤 실레의 초상과 작품으로 디자인한 전시 포스터들이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을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The Egon Schiele Art Centrum도 있다. 굴라쉬 브런치를 즐긴 다음 그가 걸었을 법한 골목을 따라 크룸로프 성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췄다. 가파르기도 했지만 시야가 트이는 성벽길에 접어들자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그 너머의 마을 가장자리를 둥그스름하게 에두르고 그 안쪽에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집들이 소복히 모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마을엔 아늑한 기운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프라하Prague는 역시나 아름다웠다. 바츨라프 광장에서부터 화약탑, 천문시계, 카렐교까지 프라하 구시가를 동행 매니저의 꼼꼼한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렐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연인들을 뒤로하고 다리 난간에 바싹 붙어 프라하 성을 바라본다. 카렐교 건너의 펍에서 벨벳 맥주 한 잔. 부드러운 벨벳 거품이 입술에 닿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그 기쁨은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잔이 빌 때쯤 이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셈하게 된다. 달게 자고 일어난 프라하의 아침은 지난밤만큼 아름다웠다. 성비투스성당, 황금소로가 이웃하고 있는 프라하 성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동행 가이드 투어 이후엔 홀로 프라하 시가지를 쏘다녔다.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음에도 끝내 제 발로 찾아갔다, 카프카Franz Kafka를. 마냥 들뜨고 신나게 보내도 아쉬움 가득할 여행길에서 가슴 철렁할 것이 분명한데도 어느새 나는 카프카 뮤지엄Franz Kafka Museum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가 아닙니다. 꺼져 가는 꿈과 열정의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시간이라는 태양의 갈라진 바닥을-잠수종 속에서처럼-우리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구스타프 야노우호의 <카프카의 대화> 인용문 中 카프카가 남긴 기록을 보는 사이 낭만적이기만 했던 프라하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숨이 턱 막힌다. 달달한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Trdlo를 뜯어먹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프라하를 떠난다. 숨 가쁘게 도착한 다음 여정은 비엔나Vienna.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오스트리아에서 꼭 맛보아야 한다는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에곤 실레와 맞바꾸고 나는 다시금 배고픈 여행자가 된다.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만난 에곤 실레.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 섰다. 에곤 실레의 체스키는 내 기억 속의 그곳보다 훨씬 어둡고 울적했지만 나로선 참 반가운 장면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다시 오스트리아로. 공간이 다르고 에곤 실레와 나 사이의 시간 또한 다르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풍경이 있고 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 여행의 순간에 감사한다. ITALY Vaticano,Rome,Veneziam,Sorrento,Sorrento,Sorrento 냉정해질 수 없는 이탈리아 여행 오늘 나는 생애 첫 야간열차를 경험한다. 비엔나에서 베네치아까지. 꼬박 12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원했던 베네치아에 닿는다. 이번 동행길에서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베네치아다. 6개의 간이침대가 세 개씩 양 벽면을 의지해 층을 이룬 열차 칸은 비좁았다. 부피 큰 캐리어는 침대 아래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아 양쪽 침대 사이에 나란히 줄지어 세웠다. 그 위로 다시 작은 짐들을 포갠다. 이제 열차 칸의 여섯 명은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밤을 달린다. 열악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이 모든 것이 야간열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단둘이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두근두근했던 그 느낌. 한참 줄을 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했다. 슈니첼 한 덩이를 패티로 넣은 버거와 커피 한 병. 자정 가까이 돼서 맛보는 제대로 된 첫 끼니다. 꿀맛. 푸르렀다. 물이 곧 땅인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모든 것이 맑고 푸르렀다. 동행들과 베네치아 본섬 투어에 나섰다. 떠밀리듯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본섬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그 북적임이 베네치아를 더욱 활기 넘치게,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 물결을 따라 조금 멀리 나가 보자. 배에 올랐다. 리도 섬Lido으로 가는 배다. 매년 가을,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섬 리도의 4월은 따사로웠다. 흐드러진 벚꽃과 나뭇가지마다 터져 나온 초록 잎사귀들로 봄기운이 물씬했다. 한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세계의 끝은 낮고도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반짝이는 해변에서 태양 빛을 그대로 흡수한다.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다 가까이 다가간 아빠, 양동이와 집게를 들고 바닷가의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 파도를 마주하고 앉아 무심한 얼굴로 사과를 베어 문 젊은 연인. 영화와도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리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부라노 섬Burano은 색색이 선명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에 데칼코마니 풍경을 찍어내는 부라노의 색채는 바다로 나간 이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집집마다 알록달록 칠을 한 것이 오늘날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예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거품이 절반이나 되는 폭신한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안녕, 부라노. 안녕, 베네치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베네치아의 축복 속에 헤엄치던 나는 어느새 피렌체Firenze 산타마리오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한 마디로 두오모Duomo 꼭대기에 올라 있었다. 두말 할 것 없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곱씹으면서. 찰나에도 시작과 끝은 있다. 조금씩 여행의 끝이 보인다. 동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로마 떼르미니. 악명 높은 떼르미니역 플랫폼에 내리는 순간부터 동행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마지막 여행지니 모두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게지. 주변을 살피고 짐 가방 단속도 단단히 한다. 이제 로마Rome의 법을 따를 시간이다. 이튿날 아침, 로마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맛있게 먹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의 촬영지인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판테온, 나보나 광장까지 세상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의 중심을 통과한다. 촌스럽게 무슨 동전 던지기를 하냐고 피식 비웃었던 나는 어둔 밤 조명 밝힌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앞에서 슬그머니 동전을 꺼내들었고, 칠칠치 못하게 거리에서 무슨 젤라또를 날름거리냐고 흉봤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맛있다는 젤라또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테베레강 건너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마을에 이르러서야 느긋한 한때를 보낸다. 중세로부터 이어진,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지구라고 했다. 꼭 유명한 집이 아니라도 동네 어귀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 어디엘 들어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커피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마을이다. 웬만한 부침개보다 훨씬 큰 피자 한 판도 머릿수대로 주문하는 것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와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틈에서 매끄러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훅 들이킨다.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과 노천카페가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진다. 조바심쟁이가 모처럼 너그러워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나폴리 항을 곁눈질한 끝에 도착한 폼페이Pompeii에서는 그 폐허 위로 핀 들꽃처럼 가슴 뛰는 생명력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신나게 달려 도착한 쏘렌토Sorrento에서는 나른해서 더 달콤한 지중해 마을의 여유로움을 삼킨다. 꿈은 아니겠지. 마지막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뜻밖에도 새로이 선출된 교황님의 알현식을 마주하기도 했으니 이번 여행, 정말 제대로다. 떼르미니역에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Leonardo Express 열차를 타고 도착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사진 폴더 안에 새로이 추가된 이미지 파일만 3,000장. 힘들었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간순간이 애틋하게만 기억되는 동행. 나는 지금 또다시, 더없이, 여행을 안달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SJR EUROPE www.sjreurop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삽자루의 유럽 ‘동행’ 15박 16일 2013년 SJR EUROPE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배낭여행. 파리에서 시작하여 로마에서 끝나는 15박 16일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항공권은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 자연스럽게 동행 일정 전후로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일정 내내 전문 지식 가이드 출신의 인솔자가 동행하여 주요 도시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 한편 여행자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는 물론 충분한 자유 일정을 지원한다. 함께하는 낭만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행의 가장 큰 매력.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퓌센, 할슈타트, 체스키 등 자유 여행에서는 가기 힘든 유럽의 소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동행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 더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남부지중해 투어, 바티칸 투어 등 다양한 옵션 투어도 마련해 두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 또는 안전과 도시간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에게 아주 적합한 상품이다.
  • 스위스 알프스 그 너른 품에 안기다

    스위스 알프스 그 너른 품에 안기다

    그곳에 산이 있었기에 오르다가 놀고 먹고 쉬었다. 닮은 듯 다른 산들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치즈도 만들어 보고, 3,100m 산꼭대기에 자리한 호텔에서 하룻밤 묵어 보기도 했다. 알프스가 줄 수 있는 모든 선물을 받아 누린 시간이었다. 도전자유여행 38탄 유기웅(29세·건설사 근무) 오직 여행을 위해 2주 연속 휴가를 쓸 수 있는 직장을 구했으며, 남미의 파타고니아부터 북극권의 아이슬란드까지 여행하며 사진을 찍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여행 중증 환자(?)다. 그의 여권에는 이미 스위스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스치듯 배낭여행으로 들른 스위스 여행에는 여전한 갈증이 남아 있었고, 세계 5대 미봉 중 하나인 마테호른을 가까이서 보고픈 욕망은 가시질 않았다. 열차시간표를 일일이 출력해 올 정도로 이번 여행에 열정을 보인 그는 올 여름 2주 휴가를 싹둑 잘라 스위스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여행지 스위스 여행기간 2013년 5월23~27일(4박6일) 항공편 터키항공(이스탄불 경유) 여행조건 당첨자는 내일투어 ‘스위스 금까기’ 상품으로 여행을 떠났으며, <트래비> 기자가 직접 동행 취재했다. 금까기 상품 내역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등을 제외한 개인 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 부담했으며, 일부는 스위스관광청의 협조를 받아 진행됐다. 스위스 금까기 상품가 129만원부터 포함내역 유럽 왕복항공권, 투어리스트급 호텔 및 조식, 스위스 플렉시 패스 3일 2등석 세이버, <스위스로 가출하기>, 1억원 여행자 보험, 기내용 슬리퍼, 네임태그·여권커버, 각종 면세점 할인쿠폰, ‘융프라요흐/티틀리스’ 할인 쿠폰 불포함내역 현지생활비, 유류할증료 및 세금 예약 및 문의 02-6262-5353 www.naeiltour.co.kr 가장 쉬운 알프스 공략법 Luzern루체른 취리히공항에 착륙하자마자 기차를 타고 루체른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알프스 산악 체험’. 이번 여행의 주제는 ‘산’이었기에 필라투스, 리기, 티틀리스 등 유명한 산들이 기다리고 있는 스위스 중부 지역으로 가기 위한 거점으로 루체른이 제격인 까닭이었다. Rigi리기 메인코스만큼 배부른 애피타이저 “루체른은 한국인 여행객들에겐 필수 코스 같은 데죠.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왔을 때도 카펠교, 무제크 성벽, 빈사의 사자상 등을 둘러봤던 기억이 납니다.” 루체른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특히 구시가지는 중세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1,300년에 세워졌다는 카펠교도 튼튼하게 루체른 호수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가벼운 도시 산책을 하던 기웅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3,000m가 넘는 산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모든 신경이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추웠던 날씨에 옷을 너무 얇게 가져온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루체른 구시가지의 상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기웅은 “사실 전 도시형 여행자는 아니에요”라고 커밍아웃을 했고, “시간이 충분할 것 같은데 리기Rigi 산을 다녀오면 어떨까요?”라며 태블릿PC에 담아 온 시간표를 내밀었다. 리기는 루체른에서 유람선과 산악열차를 타고 1,800m 산 정상까지 왕복 3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산으로 필라투스와의 경쟁에서 우리의 간택(?)을 받은 것이다. 기차역 바로 선착장에서 배에 올라탔다. 루체른이 스위스의 모든 매력을 응축하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은 유람선에 올라 호수 위를 가르면서 더 명징하게 확인됐다. 갈색 지붕의 중세 건물들이 시선에서 점점 멀어져 가면서 만년설에 뒤덮인 산들과 짙푸른 루체른 호수 위를 유유히 가르는 배는 사람들을 낙원으로 인도했다. 산과 호수를 타고 온 시원한 바람으로 장시간 비행의 피로가 한순간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기웅은 일일이 지도를 확인해가며 “저기 도시 뒤편에 보이는 바위산이 ‘악마의 산’이라 불리는 필라투스고, 남쪽에 좌우로 길게 뻗은 설산이 티틀리스에요. 리기는 작은 언덕을 돌아가야 보일 것 같아요”라고 루체른을 둘러싼 산들에 대해 브리핑을 해줬다. 그리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니 맑을 때 최대한 사진을 찍어둬야 한다며,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루체른 호수를 유유히 흐르던 배가 40분만에 비츠나우Vitznau에 정박하자 대부분의 여행객은 하선했다. 해발 1,800m, 리기산 꼭대기로 가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열차를 타기 위함이었다. 14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열차는 가파른 산길을 천천히 그러나 능숙하게 타고 올라갔다. 종착역인 리기 쿨름Rigi Kulm에 이를 때 즈음, 모든 계절을 품고 있는 산의 위용이 드러났다. 아직도 남아 있는 눈의 흔적과 노란 야생화, 그리고 산 아래 너른 호수와 마을들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그러나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연신 탄성을 내지르던 기웅은 “리기가 산들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어요. 빨리 꼭대기로 올라가시죠”라며 서둘렀다. 눈이 얕게 쌓인 리기산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평야지대와 남쪽의 3,000m급 고봉들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높은 산, 안쪽으로 들어간 풍경보다 스위스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더 훌륭하게 느껴지는 경관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칼트바트Kaltbad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웨지스Weggis에 내렸다. 기차, 케이블카, 유람선까지 1분 1초도 어긋남이 없는 스위스의 다양한 교통수단에 감탄하며 루체른행 배편에서 스치듯 지나간 감동을 돌이켰다. 1,800m라는 높이 때문에 앞으로 볼 산들의 애피타이저 정도로 생각했는데, 메인코스를 소화시킬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충분히 배부른 풍경이었다. 리기산 가는 법 리기산의 가장 큰 매력은 스위스패스만 있으면 무료로 유람선, 산악열차, 케이블카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행할 수 있다는 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티켓을 별도로 구매하면 왕복 30CHF이다. www.rigi.ch ▶travie info 스위스패스 스위스 내의 열차, 버스, 유람선 등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만능열쇠로 2인 이상, 5인 이하에게 할인해 주는 세이버 패스, 1달 이내에 날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플렉시패스 등이 있다. 470개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주요 관광열차와 케이블카를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등석 4일권은 272CHF(스위스프랑), 일등석 4일권은 435CHF이다. 한국에서는 가까운 여행사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swisstravelsystem.com Titlis티틀리스 뜻밖의 눈 천지를 마주하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루체른에서부터 가는 빗발이 날리더니 티틀리스Titlis산의 베이스캠프인 엥겔베르그Engelberg에 도착할 저녁 무렵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엥겔베르그에서도 가장 전망이 좋다는 테라스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 맑게 갠 하늘을 간절히 바라며 스위스에서의 첫날밤을 마무리했다. 이른 아침, 티틀리스 산이 손에 잡힐 듯한 풍경을 기대하며 창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새하얀 눈 천지였다. 기웅은 티틀리스 꼭대기에서는 아무것도 못 보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스위스가 다섯 번째인 기자는 처음으로 내리는 눈, 그러니까 산꼭대기 만년설이 아닌 동화 같은 주택 지붕 위에 차곡차곡 쌓이는 눈을 ‘실시간’으로 보고 싶었고 엥겔베르그에서야 그 풍경을 맞딱드리게 된 것이다. 늦봄, ‘천사의 마을’이란 뜻의 엥겔베르그에 비로소 날개 단 천사가 강림할 것만 같았다. 호텔에서 약 15분을 걸어 케이블카 탑승역으로 향했다. 6명까지 탈 수 있는 소형 케이블카를 타고, 트뤼브제Trubsee에서 회전식 곤돌라로 갈아타자 어느새 산 정상에 다다랐다. 갈수록 굵어지는 눈발 때문에 장엄한 풍경은 포기해야 했지만 여름을 코앞에 둔 계절에 눈천지를 볼 수 있는 우연이야말로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냐며 이 순간을 만끽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5월 말 이 정도의 폭설은 스위스에서도 25년 만이었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즐길거리가 많았다. 스위스 중부 최대의 스키 목적지답게 매년 10월부터 5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빙하공원에서는 눈썰매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고 얼음동굴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올해는 티틀리스 케이블카 100주년을 맞아 흔들다리 클리프워크Cliff Walk가 선을 보여 다리 위에서 아찔한 절벽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곧잘 티틀리스와 융프라우를 비교하곤 하는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회전식 곤돌라를 타고 순식간에 3,000m급 산 정상에 올라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티틀리스의 매력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애초 목표로 했던 산 중턱에서의 야생화길 산책이나 트뤼브제 호수에서의 조각배 노 젓기 체험 등을 못한 아쉬움은 다시 티틀리스를 찾아와야 할 명분으로 남겨두었다. 티틀리스 로테어 엥겔베르그에서 티틀리스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로 트뤼브제에서 회전식 곤돌라로 갈아탄다. 왕복 케이블카 요금은 86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엥겔베르그에 위치한 테라스 호텔은 티틀리스 케이블카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www.titlis.ch ▶travie info 패스트 배기지Fast Baggage 여행 중 이동이 많은 여행객은 짐 걱정을 내려놓아도 된다. 패스트 배기지Fast Baggage 서비스를 이용하면 46개 역에서 짐을 따로 부치고 24시간 내에, 이르면 오전 9시 전에 부쳐 오후 6시 전에 받을 수도 있다. 요금은 짐 한 개당 22CHF. 철도청 사이트에서 배송 가능한 역을 확인할 수 있다. www.sbb.ch 스위스의 진짜 시골 Emmental에멘탈 우리는 에멘탈Emmental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치즈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스위스인들과 가장 보통의 스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여운은 스펙터클한 알프스의 풍경보다 깊고 진했다. Cheese치즈 스위스 명품 치즈를 만들어 보다 엥겔베르그에서 열차를 타고 부르크도르프Burgdorf 역에 도착해 471번 버스를 타고 에멘탈 치즈공장으로 향했다. 엠메Emme 계곡 일대를 일컫는 에멘탈 지역에는 약 150개의 소규모 치즈공방에서 치즈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융단 같은 구릉지대에 치즈의 공급원(?)인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그뤼에르 치즈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에멘탈 치즈는 엄격하게 품질이 관리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신선한 풀과 건초만을 먹은 건강한 소들이 명품 치즈의 근간이 된다고 한다. 물론 치즈 제조과정에서 어떠한 인공적인 요소도 가미하지 않는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치즈 공방은 크게 두 개의 관람장소로 나뉘어 있는데 전통방식의 제조소는 1750년부터 이어져 온 제작방식을 재현한다. 커다란 냄비에 우유를 담고 장작불을 지펴 32도로 가열해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다시 45도의 열로 40분간 가열하면 우유는 뿌연 물 같은 유장과 반고체 형태로 응고된 치즈로 분리된다. 커드Curd라 불리는 이 반고체의 치즈를 틀에 넣어 36시간 동안 소금물에 담갔다가 다시 물에 담근 후, 최소한 4달 이상 숙성시키면 고소한 치즈로 완성되는 것이다. 에멘탈 치즈는 최소 4달 숙성을 기본으로,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숙성시키며 맛을 다양화하고 있다. 물론 3년 동안 치즈 덩어리를 방치하는 건 아니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키우듯 이틀에 한 번씩 뒤집어 주며 골고루 건조되고 그 안에서 영양분이 자라나도록 관리를 해줘야만 한다. 현대식 제조공장에서는 다양한 치즈를 맛보며 숙성과정도 볼 수 있었다. 현대식은 보다 많은 양의 치즈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방편일 뿐 제조방식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에멘탈 치즈는 온도를 계속 바꿔주며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해 구멍이 뽕뽕 뚫려 있다. 치즈 덩어리를 위에서 아래로 잘랐을 때 5개 정도의 구멍이 있어야 이상적이라고 한다. 바로 이 숙성 방식이 일정한 저온으로 숙성시키는 그뤼에르 치즈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에멘탈은 그뤼에르 치즈에 비해 덜 짜고 고소한 맛으로 대중적인 명품 치즈로 꼽힌다. 치즈 제조공장 스위스의 대표적인 명품 치즈인 에멘탈 치즈의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판매도 하며, 레스토랑에서는 치즈요리를 즐길 수도 있다. 베이커리 벡Beck에서는 다채로운 빵, 제과류를 구입할 수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가이드 투어는 최대 30명까지 130CHF에 이용할 수 있다. www.showdairy.ch 에멘탈 치즈공방에서는 18세기식 전통 치즈 제조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에멘탈 치즈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온도를 바꿔주는 건조법으로 기포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Farm House팜하우스소 젖짜고 말 밥 주고 ‘리얼’ 농촌체험 에멘탈에서 치즈공장만 구경하고 떠나기는 뭔가 허전해 가장 평범한 스위스 시골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팜하우스Farm House를 찾아갔다. 부르크도르프Burgdorf 기차역에서 468번 버스를 타고 치에켈레이Zielgelei 정거장에 내려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15분쯤 걸어갔더니 가축 냄새가 물씬 풍기는 농장, 발음도 어려운 배트빌Battwil이 나타났다. 기웅은 조금은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말 여기가 맞아요? 여기서 뭘 하라는 거죠?” 농장 안 쪽, 몇 채의 농가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수줍은 미소를 띈 주인 아주머니가 손을 흔들며 반겨 주었다. 영낙 없는 시골 큰엄마의 행색 그대로였다. “찾아오느라 고생했지? 자, 농장에 왔으니 무얼 하고 싶은지 말해 봐. 아, 먼저 잠자리를 봐야겠구나.” (그녀는 아들뻘 되는 동양 청년들을 ‘아들처럼’ 편하고 정겹게 대했다) 외양간과 바로 연결된 침실은 한국의 시골 헛간과 다르지 않았고, 서울서 나고 자란 기웅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데 날씨가 우릴 구해(?) 주었다. “지금은 너무 추워서 여기서 자는 건 곤란할 것 같은데 조금 더 편안한 숙소가 있으니 거기서 자는 게 어때?” 그렇게 기웅과 기자는 다행히도 웬만한 게스트하우스보다 깔끔한 숙소에 묵게 됐다. 아줌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농장 주변을 산책했다. 푸른 밀밭과 소 떼들을 위한 목초지, 그리고 멀리 부르크도르프 성과 교회가 어우러진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집으로 돌아와 부엌을 ‘기습’했다. 스위스의 가정집에서 밥 짓는 풍경이 궁금했던 까닭이다. 라클렛 치즈와 감자 요리, 화이트와인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까지. 성찬이 준비되고 있었다. 스위스 전통 빵인 초프Zopf와 통밀빵까지. 입이 쩍 벌어진 우리를 본 엘리자베스는 “아이고, 나는 요리를 잘 못하는 편이야”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날 밤 우리는 여정 중 최고의 만찬을 즐겼고, 진한 치즈향에 적응한 기웅은 라클렛을 쉼없이 흡입했다. 식사를 하면서 아줌마의 수다를 듣는 것도 남다른 재미였다. 한국에 짧게나마 유학을 했던 딸 이야기부터 왜 에멘탈 지역 유제품의 질이 훌륭한지까지. 자식 자랑, 동물 자랑이 멈추지 않았다. 5성급 호텔, 미슐랭스타 식당에서도 누릴 수 없는 흥미롭고 배부른 밤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농장에서는 알람이 필요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아침에 소 젖을 짜보고 싶으면 7시에는 일어나야 해”라고 했는데 그보다 일찍 닭이 울어 주었다. 외양간에는 건장한 체격의 아들이 열심히 소 젖을 짜고 있었고, 아버지는 퇴비를 긁어모으고 있었다. 소 20마리로부터 매일 아침 채취한 500~700리터의 우유는 바로바로 낙농회사에 납품된다고 한다. 관광객을 위해 볼거리로 소를 키우고 젖 짜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은 없었으나 신선한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설마 이렇게 짠 젖을 바로 마시는 건 아니죠?” 기웅의 질문에 엘리자베스는 “물론 바로 마시지. 5도로 저온 보관을 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가공과정도 필요가 없는 건 그만큼 우유가 신선하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지”라고 설명을 하더니 스위스의 우유회사 에미Emmi로부터 받은 품질 평가서, 우유 판매 내역서 등을 직접 보여줬다. 엘리자베스의 설명은 이어졌다. 스위스의 유제품이 훌륭한 건 소규모 농장들이 소를 약 20마리씩 정성 들여 키우고, 신선한 풀만 먹이기 때문이고, 수천마리 소를 한번에 키우는 미국이나 뉴질랜드에서는 절대 우유를 바로 마실 수 없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어쨌든 그렇게 한 마리, 한 마리 이름 붙여가며 정성 들여 돌본 소들이 공급해 준 그날 아침의 우유는 단연 최고였다. 소 젖 짜기를 구경한 뒤, 동물농장을 차례로 돌아봤다. 말들에게는 건초더미를 아침식사로 챙겨 주었고, 새끼 염소들에게는 사료를 직접 먹여 줬다. 간단한 아침 노동(?)을 마친 뒤 고대하던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메뉴는 간단했다. 삶은 달걀, 커피, 우유, 어젯밤에 구운 빵, 햄, 치즈. 어떤 호텔이나 가정집에서도 맛볼 수 있는 평범한 아침식사였지만 재료의 질과 신선도는 비교할 수 없었다. 사소한 잼과 사과주스까지 모두 농장에서 나온 재료로 엘리자베스가 손수 만든 음식들은 이른 아침부터 두 남정네의 혀끝을 황홀경으로 몰아넣었다. “자, 이제 아침을 먹었으니 소화를 좀 시켜야겠지?” 또 어떤 일감이 기다리나 했더니만 나귀를 태워 주겠단다. 마침 주말을 맞아 큰딸과 친구들이 나귀를 타기 위해 놀러왔는데 우리도 끼워주겠다는 것이었다. 나귀의 털을 골라 주며 정겹게 대화를 나누던 그녀들은 익숙하게 나귀를 몰았다. 말에 비해 온순한 나귀의 승차감은 페라리가 부럽지 않았고, 조금 더 높은 눈으로 굽어본 에멘탈의 아침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미녀들이 나귀를 몰아 준 탓일까? 서울 총각 기웅의 입은 귀에 걸려 내려오지 않았고, 그는 여행을 마칠 때까지 에멘탈에서의 경험을 되새김질하며 행복해했다. 팜하우스Farmhouse 에멘탈, 부르크도르프 지역에는 잠자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약 10개의 팜하우스가 있다. 이번에 독자가 머문 베트빌Battwil 농장은 특별히 당나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신선한 목장 우유와 식사도 일품이다. 헛간에서의 1박은 25CHF이다. www.bauernhof-baettwil.ch 에멘탈 지역의 한 농가에서 하룻밤 머물렀다. 젖소, 염소, 양, 당나귀, 말, 돼지, 닭, 오리 등등 농장 주인은 일일이 손을 꼽아가며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있는지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말그대로 동물농장이었다. 농장에서 맛본 스위스 가정의 가장 평범한 두끼 식사는 이번 여정 중 단연 최고였다. 모든 재료는 농장에서 바로 공수했으니 그 신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travie info 스위스 여행의 필수 어플┃SBB 스위스철도청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1분 1초도 어긋남이 없는 스위스의 모든 교통 정보를 담고 있다. 환승 시간, 도보 이동시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준다. 네트워크 되는 곳에서만 검색이 된다. 웹사이트 www.sbb.ch도 유용하다. Swiss Hike 스위스의 주요 하이킹 코스를 상세히 안내해 주는 앱으로, 한번 다운 받아놓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여행한 대부분의 하이킹 코스도 포함돼 있다. 거친 산 속 호젓한 휴식 Valais발레 다음 목적지는 스위스 남부에 위치한 산악지역 발레주Valis. 마테호른의 관문도시인 체르마트Zermatt로 가기 전, 온천마을 로이커바트Leukerbad에 서 몸을 녹였다. Leukerbad로이커바트 스트레스가 금지된 물의 나라 굽이굽이 거친 바위산을 버스를 타고 오르면서 마주한 풍광은 이전의 산들과는 또 달랐다. 스위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인 발레에는 계단식 포도농장이 가파른 비탈을 덮고 있었다. 로이커바트에 도착하자 뾰족뾰족한 형상이 거칠어 보이는 바위산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었다. 기웅은 역시나 산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가이드에게 “케이블카를 타면 저 봉우리까지 갈 수 있는 거죠? 어서 구름이 걷혀야 기막힌 풍경을 볼 수 있을 텐데”라고 묻자 가이드는 “너무 서두르지 마. 로이커바트에서 스트레스는 금지돼 있거든”이라고 눙을 쳤다. 로마시대부터 온천 휴양지로 명성을 떨친 로이커바트에서 제대로 온천을 만끽하려면 몸을 조금 피곤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하여 우리는 가벼운 하이킹에 도전하기로 했다. 소담스러운 샬레식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마을을 지나 온천물이 솟아나는 온천협곡Thermal Canyon을 걸었다. 이곳에서 하루에만 3,900만 리터의 온천물이 솟아난다고 하니 예로부터 괴테, 마크 트웨인, 레닌 등등 유명인들이 이곳에서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녹였다 갔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음엔 겜미패스Gemmi Pass로 향했다. 그런데 옅은 구름과 눈발 때문에 스위스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트레킹 코스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곳은 스위스가 아니었던가. 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350m에 달하는 전망대로 순간이동을 감행했다. 1200년경에 개통된 겜미패스는 발레주와 베른Bern주를 연결하는 통상의 길로 모파상과 셜록 홈즈의 작품 속에도 등장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수직에 가까운 암벽에 지그재그로 난 길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이 길은 하이킹 마니아라면 도전해 볼 만한 코스다. 40년 전 눈으로 온천욕을 즐기다 이제 온천을 즐길 시간. 부르거바트Burgerbad와 알펜테름Alpentherme이 양대 온천으로 꼽히는데 부르거바트는 워터파크 형태로 가족여행객들이 즐기기 좋고, 알펜테름은 사우나, 스파 등이 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성격이 달랐다. 알펜테름은 실내와 노천 풀장으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기웅은 웅장한 산세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기기 좋은 노천 풀장으로 바로 향했다. 궂은 날씨는 온천에서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그러니까 머리 위에는 눈에 소복이 쌓이고 물에 담긴 몸은 뜨끈뜨끈 녹아내리는 기분이 오묘했다. 온천수는 40년 전에 내린 눈이 지하 500m까지 스며들어가 다시 끓어오른 물이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70년대에 로이커바트를 적신 눈으로 목욕을 한 것이었다. 온천에는 발레식 사우나도 있었다. 말로만 듣던 ‘전라’로 입장해야 하는 사우나였다. 기웅은 사우나 입구에서 “진짜 다 벗어야 하는 거에요?”라고 쭈뼛거리고 있는데 웬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는 것을 보고는 안도하며 어색하게 사우나와 냉탕을 오갔다. 분명 한국의 온천에 비하면 자극적이지는 않았으나 칼슘, 나트륨, 철분 등 130가지 성분이 담겨 있는 로이커바트의 온천수와 충격적인 사우나는 그날 밤 우리에게 가장 달고 깊은 잠을 허락했다. 로이커바트 추천 온천┃부르거바트Burgerbad 온도별로 10개의 풀장으로 이뤄진 가족형 온천시설이다. 미끄럼틀, 마사지풀 등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으며 사우나와 수영장도 있다. 3시간 이용권은 23CHF, 하루 이용권은 29CHF. www.burgerbad.ch 알펜테름Alpentherme 부르거바트에 비해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사우나는 전라로 입장하며, 로만-아이리시 스파와 테라피 시설도 있다. 사우나까지 이용할 수 있는 5시간 이용권은 39CHF. 하루 이용권은 53CHF. www.alpentherme.ch 겜미 케이블카 로이커바트와 겜미패스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로,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왕복 32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www.gemmi.ch Zermatt체르마트 스위스 산악 체험의 클라이맥스 로이커바트에서 체르마트로 가는 아침, 날이 맑게 갰다. 온천으로 재충전을 한 탓일까, 기다리던 마테호른을 만날 순간이 다가와서일까. 기웅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고 열차가 체르마트에 접근할수록 바쁘게 차창을 좌우로 오가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체르마트 역에서 내려 마을 안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갔을 때 북쪽으로 마테호른이 그 환한 얼굴을 드러냈다. 완벽하게 푸른 하늘, 초록색 옷을 갈아입고 있는 산과 오래된 샬레식 주택들이 조화를 이룬 풍경에 화룡점정으로 뾰족한 마테호른이 더해지니 완벽한 한 폭의 그림이 만들어졌고 기웅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먹먹한 표정을 띄고 있었다. “저 봉우리 하나를 보려고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알겠어요.” 며칠 전 내린 눈 때문에 산 중턱의 트레킹 코스는 폐쇄돼 있었다. 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퓨리Furi역에서 다시 체르마트로 내려오는 길을 걷기로 했다. 체르마트 관광청 직원이 추천한 레스토랑 레마모트Les Marmottes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하며 퐁뒤와 스위스 전통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다양한 스위스 치즈와 화이트와인을 팔팔 끓여 빵을 찍어 먹는 스위스 전통식을 이처럼 찬란한 풍경 아래서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었다. 체르마트로 향하는 내리막길에는 오래된 목조 건물들과 양떼들, 야생화가 만발해 있었다. 마테호른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고르너그라트Gonergrat 열차에 올라탔다. 스위스 최초의 톱니바퀴식 산악열차는 느긋하게 산을 밟아 올라갔다. 기차가 방향을 꺾을 때마다 다른 각도의 마테호른이 보였고, 수목한계선을 넘어선 뒤로는 순백의 눈천지가 펼쳐졌고, 눈 위에는 동물 발자국만이 희미했다. 마침내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위치한 정거장에 도착했다. 막차여서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굳이 막차를 탄 까닭은 산 정상에 있는 고르너그라트 3100 쿨름 호텔Kulm Hotel에 묵기 위함이었다. 해발 3,100m.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호텔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사위가 어둑해진 밤, 식당에 모인 여행객들은 마치 성지순례자처럼 창밖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며 경건하게 저녁식사를 즐겼다. 객실에 침을 풀고 창을 열었다. 마테호른 봉우리가 정면으로 한눈에 들어왔다. 저녁과 아침, 두 차례의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기웅은 넋을 놓고 봉우리를 바라다봤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면서 달라지는 그 기묘한 색을 보면서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온 풍경을 가슴 속에 깊이깊이 새겼다. 3100 쿨름호텔 고르너그라트 1907년에 개장한 호텔로 스위스에서 최고 높이에 위치한 숙소다. 호텔이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29개의 4,000m급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이 봉우리들의 높이로 객실 번호를 매겼다. 풍광만큼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건물 위쪽의 돔은 천문 관측을 위한 용도로 쓰인다. www.gornergrat-kulm.ch 고르너그라트열차Gornergratbahn 해발 1,620m의 마을 체르마트에서 해발 3,089m의 고르너그라트까지 운행하는 톱니바퀴 산악열차다. 중간에 리펠알프Riffelalp, 리펠베르그Riffelberg 등의 역에서 하차하면 다양한 하이킹 코스를 소화할 수 있다. 체르마트 기차역 바로 앞에 탑승장이 있다. 왕복 요금은 82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www.gornergratbahn.ch 해발 3,100m에 위치한 고르너그라트 쿨름호텔의 창밖 풍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과 마테호른의 기막힌 장관을 넋 놓고 바라봤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내일투어 02-6262-5353 www.naeiltour.co.kr,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Swiss Review 풍경에 취하고 맛에 홀린 시간 5월의 스위스를, 그것도 ‘공짜로’ 다녀올 수 있다는 전화를 받고부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특히 ‘알프스의 산 속 체험’을 테마로 했던 만큼 더욱 들뜨고 설레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토블론Toblerone 초콜릿의 상징인 마테호른을 마주하던 순간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특히 고르너그라트의 정상에 자리한 ‘3100 호텔’에서의 밤은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침대에 누워 고개만 돌리면 손에 잡힐 듯 마테호른이 보였고, 주변은 온통 만년설로 뒤덮여 있어 마치 우주의 어딘가에 와 있는 것만 같았다. 마테호른에 비하면 초라할지 몰라도 도착하는 순간 힐링을 느끼게 해준 리기산은 왜 ‘산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알 만한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한국 여행자들에게 생소한 로이커바트에서 노천 온천을 즐기고, 예상치 못한 남녀 혼욕을 해본 것도 민망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탈리아의 토스카나를 연상시키는 에멘탈 지역은 압도적인 위용은 없었지만 잔상이 오래 남는 곳이었다. 특히 팜하우스는 지금껏 수많은 나라를 여행해본 경험 중 가장 이색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라클렛을 비롯한 전통 스위스 식사와 신선한 치즈와 빵 등은 단연코 ‘생애 최고의 한 끼’였다고 할 것이다. 여행 기회를 선물해 준 내일투어와 <트래비>, 갑작스런 휴가를 허락해 주신 회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 도전자유여행 38탄 참가자 유기웅
  • 갓난아기 별 ‘TW 히드라’에 ‘눈내리는 모습’ 포착

    갓난아기 별 ‘TW 히드라’에 ‘눈내리는 모습’ 포착

    지구로부터 약 175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별 ‘TW 히드라’(TW Hydrae)에 일산화탄소 눈(carbon monoxide snow line)이 내리는 모습이 처음으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미국 하버드 스미소니언 센터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칠레천문대 ALMA 망원경을 이용해 일산화탄소가 눈처럼 주위를 덮은 ‘TW 히드라’의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TW 히드라’는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175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별로 특히 탄생한지 얼마되지 않아 연구가치가 높다. 이 별의 나이는 대략 1000만년 미만으로 우리의 태양계에 비하면 그야말로 갓난아기 수준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직 이 별 주위에 행성은 형성되기 전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공동연구원 하버드 스미소니언 센터 춘후아 치 박사는 “이 별의 가치가 높은 것은 나이가 어려 외계의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보여주기 때문” 이라면서 “이를 통해 우리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추측할 수 있으며 만약 행성이 있다면 태초의 비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지난달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으로 ‘TW 히드라’ 주위에 행성이 형성되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지의 인터넷판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ScienceExpress)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일 과학자 “우주는 팽창하지 않는다”

    독일 과학자 “우주는 팽창하지 않는다”

    독일의 한 과학자가 지금까지 정설로 여겨왔던 ‘우주 팽창론’에 반기를 들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가 운영하는 네이처뉴스(Nature News)는 16일(현지시간) 최근 온라인 논문 초고 사이트(arXiv.org)에 공개돼 화제와 논란을 낳고 있는 새로운 우주론을 소개했다. 네이처뉴스는 “우주는 빅뱅(태초의 대폭발)으로 시작됐으며 그 이후로 계속 팽창해 왔다. 거의 한 세기 동안 이는 보편적인 우주론이었다”면서 “지금 한 우주론자가 우주는 전혀 팽창하지 않았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런 주장을 펼친 이는 독일의 이론물리학자인 크리스토프 베테리히(Christof Wetterich) 하이델베르크대학 교수. 그는 우주는 팽창하지 않지만 모든 물질의 질량이 계속 증가해 왔다는 우주론을 내놨다. 베테리히 교수는 “내 해석이 학자들에게는 빅뱅의 ‘특이점’(singularity)으로 불리는 문제가 많은 이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이점은 빅뱅이 일어나기 직전 부피가 없고 온도와 밀도가 무한대인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으로도 해석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아직 과학자들이 검토(리뷰) 중이기는 하지만 누구도 이 논문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며 일부는 이 이론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천문학자들은 원자가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특유의 색과 주파수의 빛을 분석함으로써 천제가 지구로부터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질이 멀어지면 주파수는 낮은 대역으로 이동해 스펙트럼 상에서는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색이동’(red shift)을 한다. 이는 구급차가 멀어질 때 사이렌 소리의 음높이가 낮아지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1920년대 조르쥬 르메트르나 에드윈 허블과 같은 천문학자는 은하 대부분이 스펙트럼 상에서 적색이동하며 먼 은하일수록 더 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관측으로부터 우주론자들은 우주가 반드시 팽창하고 있다고 추론했다. 그러나 베테리히 교수의 지적처럼 원자가 방출하는 특유의 빛 또한 전자와 같은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의 질량에 지배받는다. 만일 원자 질량이 증가하면 원자가 방출하는 광자 에너지는 증가할 것이다. 한때 모든 질량이 지금보다 적었고 그후 항상 증가해 왔다면 은하의 색상은 현재 주파수보다 적색이동한 것으로 보일 것이며 그 정도는 지구와의 거리에 비례할 것이다. 따라서 적색이동은 마치 은하가 우리에게서 멀어져가는 것처럼 여기게 하는 것이라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이러한 식으로 적색이동을 수학적으로 보면 모든 우주론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베테리히 교수에 따르면 초기 인플레이션(초팽창)에 앞서 빅뱅에는 우주의 밀도가 무한해지는 특이점이 없을 것이다. 대신 빅뱅은 본질적으로 무한의 과거에 발생한 사건이 돼 버리며, 현재의 우주는 정적이거나 수축이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그 이론은 그렇듯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고 한다. 바로 실험으로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질량은 차원을 갖는 양이라서 다른 것과 비교해야만 측정할 수 있다. 그 예로 지구 상의 모든 질량체는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국제도량형국(International Bureau of Weights and Measures)에서 정의한 질량표준 즉 1kg을 비교한 것에 정의해 비교해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만일 모든 물질의 질량이 함께 증가해 질량표준도 함께 증가한다면 질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베테리히 교수는 “실험적으로 내 이론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은 주제를 벗어난다”면서 “내 해석법이 우주모델을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을 수학적으로는 일치하지만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베테리히 교수는 “내 이론에서 빅뱅의 특이점이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워털루 페리메터 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니야예시 아프쇼르디 박사는 “그의 이론이 갖는 장점과 참신함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프쇼르디 박사에 따르면 우주론자들이 우주가 팽창한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은하의 적색이동을 해석하기에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자들은 그의 해석이 한가지 생각에만 너무 사로잡혀 있는 우주론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물리학자 아준 베레라 박사는 “오늘날 우주론 분야는 인플레이션과 빅뱅 이론에 중심을 둔 표준적인 모델에만 국한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너무 편해지기 전에 알려진 모든 관측 결과와 일치하는 다른 설명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삼성그룹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삼성그룹

    지난 3월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39층 대회의실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그룹의 최고경영진이 모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하고 창조경제를 기업 경영에 구현하기 위한 과제를 주문했다. 주문은 4가지로 압축됐다. ▲핵심인재 육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인프라와 산업의 고도화 ▲이종 사업의 창조적 융합을 통한 세계시장 개척 ▲상생을 통한 중소기업 창조성 제고 등이다. 삼성은 창조경제의 핵심자산인 인재 육성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인문계 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으로 육성하는 SCSA(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전형을 도입했다. 또 ICT를 활용해 교육, 안전, 에너지, 교통 등의 인프라와 기존의 제조·서비스를 동시에 고도화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중공업, 건설, 화학 등 비(非)정보기술(IT)사업과 IT 서비스를 결합해 신흥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협력업체 기술 지도, 유휴 특허 대여 등 기술 전파를 통해 협력업체와 함께 가는 창조경영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의 창조경영은 작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 11월 ‘창의개발연구소’ 제도를 도입했다. 임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과제로 선정되면 기존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최대 1년 동안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할 수 있다. 실패에 대한 책임은 없으며 과제 결과에 따라 시상 등 특전을 부여한다. 창의개발연구소의 첫 번째 작품은 ‘장애인용 안구마우스 개발’.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전신마비 환자도 컴퓨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5명의 엘리트 직원이 뛰어들었다. 수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아이캔’(eyeCan)이 탄생한다. 삼성전자는 아이캔 제작 매뉴얼과 소프트웨어를 온라인(www.samsungtomorrow.com)을 통해 공개하고, 비상업적 용도로는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안구용 마우스는 가격이 1000만원을 넘었으나 아이캔은 5만원 이내의 재료비로 제작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또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워크숍’ 등을 통해 임직원이 한데 모여 열띤 토론을 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개선 아이디어가 아닐 것’, ‘10만원 한도에서 구현 가능할 것’, ‘원리 설명이 가능할 것’ 등 일정한 규칙 아래 진행된 1회 워크숍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식기구 ▲어느 곳에나 설치 가능한 천문대 ▲물 절약 시스템 ▲석고를 활용한 온열 인큐베이터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발굴됐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은 “임직원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굴해 창조적 경영 성과로 연결시키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실패를 용인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全씨 일가에 면죄부 주는 추징금 집행 안돼야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늦었지만 공권력이 추징금 집행에 적극성을 보인다니 다행스럽다. 검찰은 그의 서울 연희동 사저와 자녀들이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 일가친척의 자택 등 10여 곳을 그제부터 이틀째 압수수색했다. 가진 게 29만원밖에 없다던 그의 집에서 수억원짜리 유명 화가의 대작을 압류했다. 장남 재국씨 소유의 경기 연천군 허브빌리지에서도 미술품을 무더기로 압수했다. 국민들은 금속탐지기로 연희동 집 땅 속까지 훑어냈다는 소식과 압수품이 수사관 손에 들려 나오는 모습에 묵은 체증이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검찰은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불행한 과거사의 주역이 불법적으로 형성한 재산을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 이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의 천문학적 부(富)를 쌓은 자녀들의 재산 형성 과정과 전 전 대통령이 은닉한 재산의 상관관계는 이번에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다. 물론 그가 1997년 내란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형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고도 추징금의 76%인 1672억원을 내지 않고 버티기 시작한 지 벌써 16년이 지났으니 추적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검찰이 의지만 있다면 성과를 거두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검찰은 2004년 전 전 대통령 차남 재용씨가 소유한 73억 5000만원짜리 채권이 아버지의 비자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적도 있다. 얼마 전에는 장남 재국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4년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사자는 물론 아버지가 은닉한 재산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재용씨의 조세 포탈 사건과 같은 해라는 점에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추징금 집행은 불의로 쌓은 재산을 끝까지 찾아내 사회정의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은닉 자금 추적이 자칫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정의는커녕 전 전 대통령의 호화생활과 자녀들을 비롯한 일가의 상식적이지 않은 규모의 재산 소유에 오히려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검찰은 은닉 자금의 흐름을 반드시 밝혀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 전 대통령도 역사가 어떻게 자신을 평가할 것인지 심사숙고해 조사에 협조하기 바란다.
  • 우주 속 모자…NASA ‘솜브레로 은하’ 공개

    우주 속 모자…NASA ‘솜브레로 은하’ 공개

    누군가 우주에서 잃어버렸을까. 마치 모자처럼 생긴 은하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5일(현지시간) ‘오늘의 천체사진’(APOD)으로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진이 팔로마천문대에 있는 구경 5m짜리 헤일망원경을 사용해 관측한 M104 은하 사진을 소개했다. 처녀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28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은하는 멕시코 전통모자인 솜브레로를 닮아 솜브레로 은하로도 불린다. 약 6도 정도 기울어진 이 모자챙의 너비는 약 5만 광년. 이는 빛을 차단하는 성간먼치층이 고리 모양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 웅장한 먼지 고리는 밝게 빛나는 수많은 젊은 별을 품고 있지만 내부 모습은 아직 천문학자들조차 잘 알지 못한다. 반면 흐릿하게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이는 은하 중심 팽대부에는 수십억 개의 늙은 별들이 뭉쳐 구상성단을 이루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거대질량 블랙홀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자기 스펙트럼을 통해 관측되고 있다. 사진=미국항공우주국/칼텍/팔로마천문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독수리성운 등 18세기 발견된 ‘천체 11개’

    독수리성운 등 18세기 발견된 ‘천체 11개’

    18세기의 천문학자 찰스 메시에가 발견한 천체 11개를 한 장에 담은 사진이 ‘오늘의 천체 사진’(APOD)으로 소개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일명 ‘메시에스 일레븐’(Messier‘s Eleven)으로 불리는 이들 천체는 우리 은하 중심인 궁수자리 방향으로 15도 너비의 하늘에 펼쳐진 석호성운(Lagoon·M8), 독수리성운(Eagle·M16), 오메가성운(Omega·M17), 삼렬성운(Trifid·M20) 등의 천체로 사진에서는 붉은 색으로 발광하고 있다. 또한 이 사진에는 작은 천체망원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M18과 M21, M22, M23, M25, M28 성단도 볼 수 있다. 이들 성단보다 훨씬 크게 퍼져 있는 M24는 우리 은하의 별들이 수천 광년 길이로 몰려 있는 성운으로 우리 은하의 성간먼지 대역이 만들어내고 있는 베일 사이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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