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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 2018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 최다선정

    대구시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2018년 공모에 7곳이 선정되어 국비 총 68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는 선정건수로는 전국 광역시 중 최대 규모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2017년부터 연간 10조 원, 5년간에 걸쳐 총 50조 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정부 역점사업이다. 지난 4월 공모선정 계획 공고 및 7월 사업계획서를 접수하여 서면심사, 현장실사, 발표평가를 거쳐 8월 31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서 전국 99곳을 최종 선정하였다. 이번에 선정된 7개 지역은 중구 성내동(경상감영공원 일원),북구 산격동(경북대학교 일원, 공공기관제안형), 중구 성내동(옛 구암서원 일원), 달서구 죽전동(구 달서구 보건소 일원), 서구 비산동(경부철로변 남측), 남구 이천동(상수도 사업본부 남측), 북구 복현동(경북대학교 동측, 공공기관제안형) 등이다. 이들 지역은 노후주거지를 개선하고 골목상권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주민공동체 회복 등을 위하여 앞으로 5년간 국비 680억 원을 포함한 총 512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도시 재활성화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선정된 사업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중구 성내동은 경상감영공원을 복원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하여 문화·복지 공공서비스와 도심 관광 및 골목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북구 산격동은 복현오거리 일원에서 경북대학교와 공공이 함께 청년혁신공간 및 지역공헌센터를 조성하여 창업지원과 스마트 도시환경을 구축한다. 중구 성내동의 옛 구암서원 일원사업은 동산 한옥마을과 계산 지역을 지나는 골목을 기반으로 생활·문화·경제공동체를 형성하여 각종 활성화사업을 펼친다. 죽전동은 노후주거지에 행복주택, 창업지원시설 및 주민 복지ㆍ문화시설을 조성하여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 활기를 불어넣는다. 서구 비산동은 스마트 공공임대주택 보급 및 햇빛나눔발전소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주민이 건강나눔공동체를 형성하여 주민 스스로의 마을관리시스템을 만든다. 남구 이천동은 대봉배수지 일원에 이천문화마당과 청년예술가 레지던시를 조성하고 그림자극 공연장 및 이천커뮤니티센터를 세워 노후주거지를 청년예술가들이 꿈꾸는 마을로 탈바꿈한다. 이번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선정으로 대구시는 지난해 말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3곳과 더불어 모두 10곳에서 곳당 90 ~ 360억 원 규모의 마중물 사업비와 함께 총사업비 5808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지역의 쇠퇴한 구도심을 중심으로 노후주거지를 개선하고 주민공동체 회복과 더불어 청년 및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을 통하여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우리시가 그동안 ‘시민이 함께 만드는 젊은 대구’ 창조를 위한 도시재생 비전을 갖고 주민역량을 모아 열정적으로 추진한 결과 도시재생 뉴딜사업 국비확보에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쇠퇴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이 행복한 도시재활성화를 위하여 도시재생사업에 시정의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우주를 보다] 美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 목적지 ‘울티마 툴레’ 첫 포착

    [우주를 보다] 美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 목적지 ‘울티마 툴레’ 첫 포착

    명왕성을 넘어 태양계 끝자락을 향해 날아간 ‘인류의 피조물’이 드디어 목적지의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촬영한 ‘카이퍼 벨트’(Kuiper Belt·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지역) 내 천체인 목적지 ‘울티마 툴레’의 모습을 공개했다. 뉴허라이즌스호에 장착된 고해상도 망원카메라인 ‘로리’가 잡아낸 이 사진에서 울티마 툴레는 흰색의 작은 점으로 보이며 배경에는 수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공식적으로는 ‘2014 MU69’로 불리는 울티마 툴레는 ‘알려진 세계를 넘어서’라는 의미로 뉴허라이즌스호 탐사팀이 새롭게 붙인 별칭이다. 이 사진은 뉴허라이즌스호가 지난 16일 촬영했다. 당시 탐사선과 울티마 툴레의 거리는 1억 7200만㎞, 태양과의 거리는 무려 65억㎞다. 특히 이 사진은 인류의 피조물이 역대 가장 멀리서 촬영해 지구로 보내 온 천체사진이다. 뉴허라이즌스호가 발사되기 전 ‘선배´ 탐사선이 촬영한 가장 먼 천체사진 기록은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에 의해 세워졌다. 당시 보이저 1호는 60억 6000만㎞ 떨어진 거리에서 그야말로 점으로 보이는 지구를 촬영해 보내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으로 불리는 이 사진의 이름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유명 천문학자인 고 칼 세이건의 촬영 제안으로 이뤄졌다. 당시 명왕성 부근을 지나던 보이저 1호는 망원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점에 불과한 지구를 담아냈다. 뉴허라이즌스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할 위버 연구원은 “수많은 별들이 가득한 곳에서 희미한 천체를 탐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래에서 바늘 찾기”라면서 “향후 뉴허라이즌스호가 목적지에 접근하면 보다 선명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5년 명왕성 탐사를 마치고 연장근무에 들어간 뉴허라이즌스호는 목적지 울티마 툴레를 향해 순항 중으로 도착 예정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리 은하의 1000배…별이 빠르게 태어나는 ‘괴물 은하’ 포착

    우리 은하의 1000배…별이 빠르게 태어나는 ‘괴물 은하’ 포착

    우리 은하보다 1000배 더 빠르게 별이 태어나는 괴물 은하가 사상 처음으로 자세히 관측됐다.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남미 칠레 고원에 있는 알마 전파망원경을 사용해 이 같은 은하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마 망원경 덕분에 기존보다 10배 더 자세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COSMOS-AzTEC-1’로 명명된 이 은하는 지구에서 보면 육분의 자리 방향으로 약 124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연구팀은 이 은하에서 나오는 전파를 관측하고 별이 태어나는 데 필요한 수소 등의 가스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또한 별이 태어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가스의 움직임과 밀도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은하의 가스 농도는 우리 은하의 약 3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 은하에서는 가스가 매우 짙게 몰려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중력을 벗어나려는 가스의 움직임이 약해 별의 탄생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심지어 별의 요람으로도 불리는 이런 가스 덩어리는 은하 중심부 외에도 그 주변에 2개 나 더 있었다. 가스 구름 자체의 중력이 커 가스가 쉽게 모이고 별이 빠르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속도라면 이 은하에 있는 모든 가스는 약 1억 년 안에 별이 되는 데 쓰이리라 추정한다. 이는 다른 은하에서 별이 태어나는 것보다 10배 빠른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은하보다는 약 1000배 더 빠른 속도로 별이 태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런 '괴물 은하'가 우리 은하의 초기 모습이라고 추측한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괴물 은하를 관측해 은하의 별 형성 비밀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일본 국립천문대(NAOJ)와 도쿄대, 나고야대,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멕시코 국립천체물리·광학·전자공학연구소(INAOE),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독일 막스플랑크천문학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사진=NAOJ(위), ALMA(ESO/NAOJ/NRAO), 타다키 등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文대통령, 유남석 신임 헌재소장 지명

    文대통령, 유남석 신임 헌재소장 지명

    與,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 추천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달 퇴임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유남석(61·연수원 13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 후보자는 대법원 산하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헌재에서 헌법연구관 및 수석부장연구관으로 근무했고 헌법재판관 경험까지 더해 헌법재판과 행정에 두루 정통하다”며 “헌법의 수호자로서 인권과 정의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력과 인품에 비춰 9월에 새로 임명될 5명의 헌법재판관과 함께 새로운 미래 30년을 시작할 헌재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유 후보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헌재 헌법연구관과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북부지방법원장, 광주고등법원장 등을 거쳤다. 진보적 법관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이유정(연수원 23기) 전 후보자가 ‘주식 대박’ 논란으로 사퇴한 뒤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헌재 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으며 6년 재판관 임기의 잔여기간 동안 소장직을 맡을 수 있다. 유 후보자가 국회의 인사청문회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통과되면 이진성 소장의 후임으로 헌재를 이끌게 된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김기영(50·연수원 22기) 서울동부지원 수석부장판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법관으로 재직 중이며 대표적인 특허법학자로 꼽힌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10·11일 각각 실시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장작 한 개비 더 넣을까 말까 고민, 이게 도예가 인생”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장작 한 개비 더 넣을까 말까 고민, 이게 도예가 인생”

    폭염에 맞서 가마에 불지핀 신한균 사기장의 ‘도자기와 인생’“힘들면 안 하지. 재미있으니까 한다. 새로운 것을 기다리는 설렘, 이글거리는 불살이 용트림하듯 춤추는 것을 보는 희열, 그런 기쁨이 있어. 신내림처럼 운명처럼 내려왔거든. 그러고 도자기는 썩지도 변하지도 않아. 내가 만든 것도 손자의 손자가 만져볼 수 있거든. 그게 매력이야.”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24일 신한균(59) 사기장이 가마에 불을 지핀다는 말을 듣고 경남 양산시 통도사 근처 ‘신정희요’에 급히 내려갔다. 대가의 작업 모습을 취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이날 하루 휴가를 냈다. 도착 시간이 낮 12시쯤, 개량 한복 같은 작업복 차림의 신 사기장은 혼자 가마에 장작을 던져 넣으면서 한창 불을 조절하고 있었다. 가마 옆에 다가서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열기가 후끈했다. 아궁이 앞에는 아지랑이처럼 불그림자가 일렁거렸다. 온몸이 후끈거렸지만 몸에선 땀이 거의 나지 않았다. 인사를 나누면서 커다란 선풍기가 있는 작업실로 가자 서늘했지만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마 옆에선 땀이 나오자마자 바로 증발되니 그런 것이리라. ●“용트림하는 불살에 변하지 않는 도자기···그게 매력” 옆에 놓인 벽시계를 힐긋 보던 신 사기장은 다시 가마로 나와 아궁이에 장작을 몇 개 던져 넣으며 “저기, 형광등색 불꽃은 1300도야, 여기에 장작을 더 넣어 1350도까지 끌어올려야 해.”라며 설명한다. “올해 같은 폭염에 도자기를 구우니 힘들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는 “허허, 재미있으니까 하지. 싫으면 안 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태풍이 걱정이란다. “태풍 바람이 가마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가마에 불을 넣는 동안 하루 채 2~3시간도 못잔단다. “깜빡 졸다가도 ‘불’하면서 벌떡 깨지. 도예가의 숙명이야.” 폭염에 맞섰던 그의 몸은 다소 야위었지만 눈은 빛났다.가마 앞에 잠시 서 있자 사우나보다 더한 뜨거운 기운에 몸속에 있는 진이 모조리 빠지는 듯했다. 앞 가마의 아궁이를 보자 벌겋게 타오르는 가마에서 그릇들이 익어가는 모습이 맨눈으로 보였다. “그릇을 빚어 가마에 불을 지피고 나면 사람이 할 일이 없어. 불꽃이 춤추고, 송진이 날아가 작품을 만들어주지.” 도자기를 왜 ‘불의 예술’ ‘혼의 예술’이라고 부르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신 사기장의 작품은 일본 왕실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를 비롯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귀빈들에게 선물 됐다. 바티칸 교황청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후끈한 가마에선 땀도 안흘러···‘혼의 예술’ 진면목 신 사기장이 잠시 뒤 가마에 쇠 부지깽이로 조심스럽게 불덩이 하나를 끄집어냈다. 그리고 급히 찬물에 넣어 식혔다. 한참을 이모저모 뜯어보다가 갑자기 꾹 눌러 깨트렸다. 그리곤 깨진 사금파리를 집어들어 요리조리 뜯어보더니 입으로 가져가 혀로 맛을 봤다. “사금파리에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맛보는 거지.”라며 설명을 한다. “이건, ‘불보기’라고 해. 가마 안의 온도는 알지만 도자기의 정확한 상태는 이 불보기를 통해 아는 거지. 사금파리 단면에 황토 빛이 나는 이건 아직 덜 익은 거야. 그래서 혀를 갖다대 보면 침을 빨아당기지. 흡수하는 거야. 그런데 회색이 도는 이건 잘 익은 거야. 수분을 흡수하지 않거든. 도예가에겐 완성작보다는 사금파리가 더 많은 정보를 주지.” ●“장작 한 개비의 고민···기능보다 감성 담아야”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고민이랄까 도예가의 갈등을 이야기한다. “작은 장작 한 개비를 더 넣으면 작품이 아주 맑고 고운 색깔이 날 것 같은데, 자칫하면 너무 고온이어서 안에서 ‘퍽’하고 깨어질 수 있거든. 이렇게 9개 가마에 불을 지펴도 작품은 하나도 못 건질 때도 있어. 내가 깨트린 도자기가 산을 이루고도 남아. 뒷산 가득 이야. 도자기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불을 때야 작품이 나오거든. 그게 인생일거야.” 장작 가마로 굽는 전통 방식은 고도의 숙련과 경험,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진 예술이다. “우리 아버지는 내게 ‘도자기는 손가락으로 아니라 가슴으로 만든다.’고 하셨지. 이 말을 이해하는데 수년이 걸렸어.” 그의 부친 신정희(申正熙·1930~2007) 사기장은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된 이도다완(井戶茶碗)인 ‘황도 사발’(일명 조선 막사발)을 400여년만 재현한 도예가다. 지난 7월 그의 가마(신정희요)가 있던 곳에 ‘신정희 길’로 명명됐다. 양산에서 사람 이름을 딴 도로명 1호다.그는 이도다완은물론 황도(黃陶) 사발이란 말도 다소 불만스러워한다. “조선의 제기였던 사발을 다나카, 아베와 같은 일본인 소장자의 성(姓)인 이도를 붙여 부르는 자체를 용납할 수 없어. 그래서 비파색 누런 빛을 띤다 하여 임시로 황도 사발로 부르고 있어. 우리 학자들이 사발의 정확한 이름을 찾아주거나 적확한 명칭을 정해주면 좋겠어.” ●“‘이도다완’ 적절한 이름 찾아줬으면···장작 5t 태워” 장남으로서 ‘신정희요’를 물려받은 신 사기장은 흙을 반죽해서 물레를 차고 초벌구이에 유약을 입히고 재벌구이를 할 때까지 6개월가량 걸린다고 한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7월 28일 초벌구이를 시작했다. 이번에 들어간 마른 소나무 장작은 5t 분량이다. 쉬지 않고 열심히 해야 1년에 2차례 작품 활동이 가능한 셈이다. “중요한 것은 노동이나 굽는 횟수가 아니라 연구하는 거지. 기능공이 아니라, 감성을 발휘하는 도예가가 돼야지. 흙에 색깔을 찾아주는 게 도예가의 일이야.” 이번에 재벌구이한 작품들은 28일 끄집어냈다. 좋은 작품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묻자 신 사기장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흙”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흙이 있던 곳을 몇 년 뒤 찾아가면 아파트 단지나 공단이 들어서 있는 거야. 좋은 흙을 찾기가 한층 어려워졌지. 흙도 찾으면 바로 쓰는 게 아니라 삭혀야 해. 흙에서 ‘꼬신내’(고소한 냄새)가 느껴져. 실제로 흙에서 냄새가 나면 유기질이 많은 것이니 도자기 흙으로 못 써. 내가 쓰는 흙은 우리 아버지가 준비한 거지. 난 손자 대를 위해 흙을 준비하고 있어. (뒷산을 가르키며) 저게 다 흙을 묻어둔 거야.” 그 다음에 불 조절이고, 물레도 중요하지만 그 아래라고 주장했다. “물레질은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도 잘해. 그런데 감성이 없지.” 최근 극히 일부 가마에선 중국에서 초벌구이한 그릇을 사다가 구워내고는 덤핑으로 파는 것도 많다고 귀띔했다.그는 “도자기는 ‘용(用)의 미(美)’야. 쓰기 위해서 만들지. 쓰면서 맛을 느껴야 해.”라며 도자기 용어를 설명했다. 유약은 칠하는 게 아니라 옷을 입히는 것, 도자기는 파는 게 아니고 시집보내는 것, 도자기는 아름다운 게 아니라 맛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대도자기 위주로 가르치는 대학, 전통 도예 교수가 없는 도예학과 등을 서슴없이 비판했다. ●“도자기는 ‘쓰는 맛’···도예가 되려면 이론 정립도” 신 사기장과 악수를 하니 손이 여성스러웠다. “도자기 하는 사람들은 좋은 흙을 만져서 손이 보들보들해. 진흙 팩하듯이 말이야. 흙을 반죽하고 치대면서 그릇을 빚다보면 악력도 생겨나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막걸리란다. 그는 전통 방식의 도예가로서 드물게도 책을 많이 냈다. 그가 2008년 4월에 낸 장편 역사소설 ‘신의 그릇’은 2010년 일본어로도 출판됐다. MBC에 납품하는 드라마제작사와 원작계약을 맺었고, KBS 라디오극장에선 20회 분량으로 방송도 했다. ‘우리사발 이야기’(2005년),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다’(2009년)가 대표적으로, 그는 도자기에 관한 책 10여권을 냈다. 2015년엔 일본 국보 이도다완은 경남 진주의 민가에서 사용하던 제기(祭器)였다는 취지의 논문을 일본 노무라미술관의 간행물 연구기요 제24호에 게재했다. 최고의 작품 활동에다 책까지 쓰는 힘은 그의 ‘공부’에서 나온다. 아버지가 그에게 대학원 진학을 권했다. “한균아, 우리 도자기를 우리나라 사람보다 일본 사람들이 더 많이 아는 것 같아. 일본에 도자기를 가르쳐 준 게 우리나라 사람들인데···. 내 가슴 속에 있는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지만 글을 모르니 답답해.”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는 것뿐만 아니라 기능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론 정립이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꿈을 물었더니 신 사기장은 “딱 두 가지만 이야기해 줄게.”라고 말한다. 더 있는 듯했지만 말을 아꼈다. “우리 아버지가 재현해 낸 황도 사발을 학문적으로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도자기대백과사전을 만들고 싶어. 또 하나는 한국과 일본 간의 도자기 교류 역사를 풀어줄 법기리 도자를 재조명하는 것이지.”라고 말한다. 법기도요는 1611년부터 수십년간 일본에 차 사발을 만들어 수출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비영리기구(NPO)인 법기도자 이사장도 맡고 있다. “전남 강진 고려청자 요지와 양산 법기리 요지가 1963년 동시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됐지요. 헌데 현재 모습은 극과 극으로 대비되거든. 사금파리 박물관이 만들어지면 좋겠고, 그래서 뮤지컬도 준비하고 있어.” ●“법기도자 재조명 위해 사금파리 박물관 세우고파” ‘도자기가 아니고 사금파리 박물관이라고?’ 반문하자 신 사기장은 “과거 도자기에 관한 기록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옛 가마터를 찾아 그곳의 사금파리를 구해 연구하는 것이지. 당시 만든 온전한 황도 사발은 국내엔 남아있는 게 없어. 일본에 있는 것은 천문학적으로 비싸서 사올 수 없거든. 옛날 가마터마저도 개발 열풍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어. 어린 시절 ‘그릇 구신’(귀신)에 걸린 아버지는 낡고 해진 가방에 사금파리를 가득 매고 오셨지. 전국 가마터를 해집고 다니신게야. 사금파리를 연구해 조선사발을 재현해 내셨지. 모아둔 사금파리 조각이 1t은 넘을 거야.” 신 사기장은 인터뷰 도중 다음 가마에 급히 가더니 불보기를 꺼내 찬물에 식혔다. 덜 식어 뜨거운지 불보기를 여러번 들었다 놨다 하더니 꾹 눌러 쪼개 사금파리 단면을 살펴보다 입으로 가져갔다. 양산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IT 회장님을 지켜라” 억소리 나는 경호비

    “IT 회장님을 지켜라” 억소리 나는 경호비

    저커버그 페북 CEO, 연간 111억 4000만원베이조스 아마존 CEO, 연간 17억 8240만원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에게 천문학적 규모의 개인경호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가 공개한 주요 테크 기업 CEO들의 개인경호 비용 명세에 따르면 가장 많이 지출하는 곳은 페이스북이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가족 경호 비용을 연간 1000만 달러(약 111억 4000만원)로 증액했다. 여기에는 경호 인건비와 주거지역에 대한 안전 조치, 장비 설치 및 유지 관리, 개인여행 시 전용기 비용 등이 포함됐다. 저커버그 개인 경호 비용은 2015년 420만 달러에서 지난해 730만 달러로 늘어나는 등 매년 급증해 왔다. 페이스북 측은 그가 창업자이자 CEO로서의 지위와 중요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2위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이다. 샌드버그는 두 권의 저서를 낸 데다 대중 강연회도 자주 갖는 유명 인사인 점을 감안해 지난해 개인 경호 비용으로 270만 달러가 투입됐다. 2015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올해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CEO는 3위에 올랐다. 그의 개인 경호 비용은 2010년 이후 160만 달러(약 17억 8240만원)로 고정됐다. 2009년에는 170만 달러였고 그 이전에는 120만 달러였다. 그의 순자산이 1500억 달러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많은 지출은 아닌 셈이다. 4위는 미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 회장 겸 CEO인 래리 엘리슨이다. 1년에 150만 달러를 개인 경호 비용에 쓴다. 클라우딩 컴퓨팅솔루션 제공업체인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2016년 145만 달러에서 2017년에는 130만 달러로 깎였지만 5위에 올랐다.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해 22만 4216달러를 개인 경호 비용으로 써 비교적 적은 편이다. 여기에는 개인 여행 비용 9만 3109달러도 포함됐다. 애플은 이 비용을 모두 개인 비용으로 간주해 쿡에게 세금을 물리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동차가 비행기보다 비싸...540억원짜리 자동차는

    자동차가 비행기보다 비싸...540억원짜리 자동차는

    56년 전에 만든 자동차가 전용 비행기보다 비싼 540억원에 팔렸다. 도대체 천문학적 비용의 ‘고철’(?) 자동차 정체는 무엇일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RM 소더비에서 열린 경매에서 56년 전인 1962년에 생산된 페라리 250 GTO가 4840만 달러(약 541억원)에 팔리면서 역대 차량 경매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경매 업계에서는 이 페라리 차량이 4500만 달러에서 6000만 달러 사이에서 팔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낙찰가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그야말로 고찰 덩어리일 것 같은 250 GTO의 가격이 천문학적인 것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희소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1953년~1964년 사이에 250 GTO는 딱 36대만 만들어졌다. 이 중에서 이미 폐차된 것을 고려한다면 지구 상에 20여 대도 남지 않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여러 ‘빈티지 레이스카들’ 중에서도 250 GTO는 희소성 때문에 독보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최근 개인 간에 1963년 모델을 7000만 달러에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차를 과거 소유했거나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디자이너 랠프 로런과 록밴드 핑크플로이드의 드럼 주자 닉 메이슨, 월마트 상속자 롭 월튼 등 그야말로 대부분이 ‘조만장자’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환경부 차관 박천규 등 차관급 6명 인사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환경부 차관에 박천규(54·행정고시 34회)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해양수산부 차관에 김양수(50·행시 34회)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에 민원기(55·행시 31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경제정책위원회 의장을 발탁했다. 통계청장에는 강신욱(52)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기상청장에 김종석(60·공군사관학교 30기) 경북대 천문대기학과 객원교수를,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에 박제국(56·행시 31회) 인사혁신처 차장을 각각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발표했다. 올 들어 고용지표 악화와 관련, ‘가계소득 동향’의 표본 적절성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던 통계청장 인사를 둘러싸고 ‘경질설’이 제기된 데 대해 김 대변인은 “그것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6일 공공기관 직원을 향해 고압적 언사를 한 일자리수석실 정모 행정관이 대기발령 조치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거대 ‘미스터리 서클’ 만들어 청혼한 남자의 사연

    거대 ‘미스터리 서클’ 만들어 청혼한 남자의 사연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미스터리 서클’이 출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스터리 서클은 곡물이 일정한 방향으로 눕혀 있어 하늘에서 보면 어떤 무늬가 되는 것으로, 크롭 서클로도 불린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최근 영국 체셔주(州)의 한 옥수수밭에 출현한 미스터리 서클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애니샤, 나와 결혼해줄래?'(Anisha, marry me?)라고 씌여있는 이 미스터리 서클은 문자 그대로 어떤 한 남성이 자기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한 것이다. 이를 만든 이는 영국의 인터넷 사업가 바룬 바놋(28)이다. 올해 영국 IT 기술 분야에서 활약한 아시아인 100인 안에 선정되기도 한 바놋은 지난 3일 자기 생일을 맞아 4년 동안 사귄 회계사 여자친구 애니샤 세스(28)에게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했다. 바놋은 원래 생일에 맨체스터에 있는 스파숍에 가자고 세스와 약속했었지만, 프러포즈하기 위해 계획을 바꿨다. 그는 우연히 헬리콥터 체험 쿠폰이 생겼다면서 세스에게 헬기를 타러가자고 제안했다. 평소 공상과학(SF)과 우주 관련 분야라면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세스는 헬기장 근처에 천문대가 있어 남자친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체셔주(州)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들뜬 마음(?)으로 헬기에 올랐다. 바놋은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계획대로 여자친구에게 창밖을 내려다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창밖을 보던 세스는 옥수수밭에 자기 이름과 함께 청혼하는 메시지가 담긴 미스터리 서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헬기를 타러가자는 남친의 말에 어느 정도 프러포즈를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준비를 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 바놋이 품속에서 반지를 꺼내 세스에게 청혼했고 그녀는 즉시 “좋아”라고 답하며 청혼을 받아들였다. 이후 두 사람은 미스터리 서클이 있는 밭에 들려 도시락을 먹으며 소풍을 즐겼다. 바놋은 이번 프러포즈를 위해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전화번호부를 뒤지며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기 위해 수확을 늦춰줄 농장주를 찾았다. 그리고 거의 3개월 만에 가까스로 유일하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농장 측이 이번 프러포즈를 도와줬던 것이다. 한편 두 사람은 아직 결혼식 날짜는 잡지 않았지만, 내년 안에 결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바룬 바놋, 애니샤 세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고마워! 스피처 우주망원경”…발사 15주년 자축하다

    [아하! 우주] “고마워! 스피처 우주망원경”…발사 15주년 자축하다

    정확히 15년 전 지난 2003년 8월 25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우주망원경 한 대가 실린 델타 II 로켓이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바로 인류에게 우주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 스피처 우주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이다. 거대한 망원경을 우주공간에 띄우자고 최초 제안한 미국의 천문학자 라이먼 스피처(1914~1997)에서 이름을 따온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이후 15년 째 우주의 비밀을 밝혀주는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대중적인 유명세는 떨어지지만 이에 못지않은 수많은 과학적 성과를 남겼다. 10m 길이의 길쭉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는 용도로 제작됐다. 그 이유는 우주의 셀 수 없이 많는 천체들이 구름과 먼지로 둘러쌓여 그 속을 가시광선으로는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통해 인류는 우리 은하가 막대 나선 은하라는 사실을 알게됐으며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의 구조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외계행성의 빛을 최초로 관측했으며 최근에는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7개의 지구형 행성 ‘트라피스트-1'(TRAPPIST-1)을 찾아내는 성과도 올렸다. NASA에 따르면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지금까지 총 10만 6000 관측시간을 기록했으며 여기서 얻어진 데이터는 8000건 이상의 논문 자료가 됐다. NASA 천체물리학 부서 책임자인 폴 허츠 박사는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우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눈을 뜨게 해줬다"면서 "NASA의 다른 관측 장비와 협업해 수많은 천체의 신비를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NASA는 지난 1990년 허블 우주망원경을 시작으로 콤프턴 감마선 관측선(1991), 찬드라 X선 우주 망원경(1999), 스피처 우주 망원경(2003)을 차례차례 우주로 쏘아 올렸다. 망원경을 지구 밖으로 보내는 이유는 지상에서는 날씨와 대기의 영향을 받아 우주의 정보를 제대로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와 결혼해줄래?” 세계서 가장 로맨틱한 ‘미스터리 서클’

    “나와 결혼해줄래?” 세계서 가장 로맨틱한 ‘미스터리 서클’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미스터리 서클’이 출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스터리 서클은 곡물이 일정한 방향으로 눕혀 있어 하늘에서 보면 어떤 무늬가 되는 것으로, 크롭 서클로도 불린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최근 영국 체셔주(州)의 한 옥수수밭에 출현한 미스터리 서클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애니샤, 나와 결혼해줄래?'(Anisha, marry me?)라고 씌여있는 이 미스터리 서클은 문자 그대로 어떤 한 남성이 자기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한 것이다. 이를 만든 이는 영국의 인터넷 사업가 바룬 바놋(28)이다. 올해 영국 IT 기술 분야에서 활약한 아시아인 100인 안에 선정되기도 한 바놋은 지난 3일 자기 생일을 맞아 4년 동안 사귄 회계사 여자친구 애니샤 세스(28)에게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했다. 바놋은 원래 생일에 맨체스터에 있는 스파숍에 가자고 세스와 약속했었지만, 프러포즈하기 위해 계획을 바꿨다. 그는 우연히 헬리콥터 체험 쿠폰이 생겼다면서 세스에게 헬기를 타러가자고 제안했다. 평소 공상과학(SF)과 우주 관련 분야라면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세스는 헬기장 근처에 천문대가 있어 남자친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체셔주(州)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들뜬 마음(?)으로 헬기에 올랐다. 바놋은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계획대로 여자친구에게 창밖을 내려다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창밖을 보던 세스는 옥수수밭에 자기 이름과 함께 청혼하는 메시지가 담긴 미스터리 서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헬기를 타러가자는 남친의 말에 어느 정도 프러포즈를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준비를 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 바놋이 품속에서 반지를 꺼내 세스에게 청혼했고 그녀는 즉시 “좋아”라고 답하며 청혼을 받아들였다. 이후 두 사람은 미스터리 서클이 있는 밭에 들려 도시락을 먹으며 소풍을 즐겼다. 바놋은 이번 프러포즈를 위해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전화번호부를 뒤지며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기 위해 수확을 늦춰줄 농장주를 찾았다. 그리고 거의 3개월 만에 가까스로 유일하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농장 측이 이번 프러포즈를 도와줬던 것이다. 한편 두 사람은 아직 결혼식 날짜는 잡지 않았지만, 내년 안에 결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바룬 바놋, 애니샤 세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양천구, 양천생활예술동아리 축제 ‘아~스타’ 개최

    서울 양천구는 양천생활예술동아리 축제 ‘아~스타’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양천구는 “개별 활동을 하고 있는 생활예술동아리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문화 활성화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오는 29일, 10월 31일, 11월 28일엔 오후 6시부터 목동역에서 공연이 열린다. 동아리들은 기타, 우쿨렐레, 오카리나, 민요, 난타, 색소폰, 사물놀이, 합창, 아코디언, 하모니카, 무용, 국악 등을 선보인다. 25일 오후 7시 양천공원, 9월 29일 오후 5시 오목공원, 10월 27일 오후 5시 신트리공원에선 공연과 함께 풍선아트, 냅킨아트, 종이공예, 캘리크라피, 서예, 전통공예, 민화, 천연 DIY 등 다양한 전시체험도 진행된다. 11월 3~7일 양천문화회관 대전시실에선 공동전시회가 열린다. 양천구 관계자는 “축제 아~스타에선 앞으로도 정기 공연, 재능기부 공연 등을 수시로 펼쳐 구민들과 소통하고, 구민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별은 태양 몇 배나 될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별은 태양 몇 배나 될까?

    태양계에서 가장 질량이 큰 천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태양이다. 얼마나 클까? 태양계의 모든 식구들, 태양과 8개 행성, 수백개의 위성, 수천억 개의 소행성 등등을 밀가루반죽처럼 한데 뭉쳐서 그중 태양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보면 무려 99.86%에 달한다. 태양 외 기타 등등은 기껏해야 0.14%라는 얘긴인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기타 등등의 90%를 목성과 토성이 차지한다고 하니,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기타 등등은 고작 0.014%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태양이 큰 별 축에 속하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은하에 있는 약 4천억 개의 별 중 중간치 크기에 속하는 별이다. 그러니까 별들 중 반 이상이 태양보다 크다는 뜻이다.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은 거의가 태양의 수십 배 내지 수백배 큰 별이라고 보아 거의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이들 별 중에서 가장 질량이 큰 별은 태양의 몇 배나 될까? 현재까지 관측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최대 질량의 별은 R136a1이라는 별로, 우리 태양 질량의 300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고난 질량이 별의 운명을 결정한다 보통 R136a1로 불리는 RMC 136a1 별은 지구에서 약 16만 3,000광년 떨어진 타란툴라 성운에 있는 별이다. 즉, 우리은하 바깥에 있는 별로서, 우리은하의 위성은하 중 하나인 대마젤란 은하 속의 별이라는 뜻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래드클리프 천문대 소속의 천문학자들은 1960년 나중에 RMC 136이라고 명명한 성단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이 성단을 조사해본 결과, 성단은 200개 이상의 아주 밝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가장 질량이 큰 별이 바로 RMC 136a1로, 태양 질량의 315배나 되는 엄청난 질량의 거성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R136a1은 엄청난 과체중인 셈이지만, 사람과는 달리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차 체중이 줄어든다. 현재 이 별의 나이는 약 100만 년 남짓으로 거성으로서는 중년을 막 넘긴 셈이다. 과체중이 단명한다는 이치는 별의 세계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태양같은 중간치 별들은 약 100억 년을 살지만, R136a1 같은 거성은 고작 몇백만 년이면 생을 마감한다. 내부의 엄청난 중력과 압력으로 수소핵융합 반응이 격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R136a1이 태어날 때의 체중은 태양 질량의 320배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미 자기 체중의 5분의 1, 그러니까 태양 50개에 맞먹는 질량을 우주공간으로 방출했다. 이처럼 지금까지 우주에서 가장 무거운 별로 알려진 R136a1이지만, 가장 큰 별은 아니다. 태양지름의 약 30배나 되기는 하지만, 가장 큰 별에 비하면 거의 난쟁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의 별은 UY Scuti라는 별로, 무려 태양 지름의 1,700배에 달하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 별의 질량은 태양의 30배에 지나지 않는다. 메이드 인 스타 만약 R136a1을 끌어다가 태양 자리에다 갖다놓는다면, 태양의 밝기는 지금 달 정도의 밝기로 비례 축소될 것이다. 게다가 그것의 강력한 방사선은 지구에 심각한 상황에 빠뜨릴 것이다. 그리고 별의 무거운 질량은 지구의 1년 길이를 3주나 줄일 것이며, 지구는 방사선 물질로 멱을 감아 어떠한 생명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R136a1과 같은 별을 '볼프-레이에 별'(Wolf-Rayet Star)이라 부르며, 태양 질량의 20배 이상인 별들이 나이를 먹고 진화하여 초속 2000km 이상의 강력한 항성풍을 통해 막대한 질량을 상실한다. 수백만 년 동안 약 태양 질량의 10배 물질을 우주공간으로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거대한 별들은 방사선 등으로 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볼프-레이에 별은 태양의 대략 100억년의 수명보다 훨씬 짧으며 약 500만년 밖에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은하에서 200개가 넘는 볼프-레이에 별을 알고 있지만, 은하수는 2000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은 먼지에 의해 숨겨져 있다. 대략 볼프-레이에 별의 절반은 다른 거대한 별,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과 같은 동반자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거대한 별의 최후는 극적이다. 태양 수십 배의 질량과 덩치를 가진 존재가 한순간 폭발로 임종을 맞는 것이다. 그러면 핵융합으로 버린 모든 원소들뿐 아니라, 폭발 순간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나머지 중원소들을 만들어 우주공간으로 흩뿌린다. 이것이 바로 초신성 폭발이다. 그러나 신성이 아니라 늙은 별의 임종인 셈이다. 그리고 이 별의 잔해들이 모여 다시 새로운 별을 만든다. 이른바 별의 윤회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들은 이 별의 윤회 과정에서 나타난 산물에 다름아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원소들은 별의 몸 속에서 그리고 별의 먼지에서 나온 것들이다. 별이 제 몸을 아낌없이 우주로 내놓지 않았더라면 사람도, 다른 생명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별과 인간의 관계, 나와 우주의 관계인 것이다. 우리는 말하자면 메이드 인 스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긍지를 느껴도 좋지 않을까?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문제적 남자’ 이민형, 17세에 서울대 의과대학원 최연소 연구원으로 발탁

    ‘문제적 남자’ 이민형, 17세에 서울대 의과대학원 최연소 연구원으로 발탁

    ‘문제적 남자’에 역대급 천재 소년이 등장한다. 21일 방송되는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는 중학교 졸업 6개월 만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패스한 뒤 서울대 의학연구소에 최연소 연구원으로 파격 발탁된 만 17세 소년 이민형 군이 게스트로 등장,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민형 군은 모의투자, 미적분, 천문학, 물리학, 법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남다른 호기심으로 어릴 적부터 천문대와 법원을 제집처럼 들락거렸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긴다. 17세에 서울대 의과대학원 최연소 연구원으로 발탁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힐 예정. 특히, 독학으로 피아노와 영어를 습득하고 인공위성을 띄우기 위해 특허출원을 시도했던 사연을 공개, 뇌섹남들은 “지금까지 ‘문제적 남자’에 많은 영재들이 출연했지만 오늘은 정말 역대급 게스트”라며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2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1 선거 공보물에 ‘장학재단 설립’과 ‘전국 지역구 중 유일 박물관·미술관·천문대 보유’를 재임 중 치적으로 소개한 A후보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런 지역구가 ‘전국 유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다. #2 B후보는 지역구민이 자주 사용하는 지방도로를 ‘2010년 국도지선으로 승격’시켰다고 공보물에 명시했다. 국도와 국도를 연결하는 국도지선이 되면, 도로 관리·보수비용을 국가가 부담해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국도지선 승격 관철’은 B후보가 의정보고서, 기고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던 사안이지만 실상 이 도로는 현재도 지방도로다. #3 C후보는 지역구 내 산단과 관련해 290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공보물, 선거용 명함과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C후보는 이 산단에 재정을 투입할 근거법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2900억여원에 달하는 예산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결과적으로 선거 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게 된 A·B·C후보는 모두 최근 5년 이내인 2012~2017년 공직선거법 250조,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3심까지 재판을 받았다. 이 3명 중엔 신체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백지화된 이도 끼어 있다. 누구일까.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쳐 가구마다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 속 허위가 있을 때 법원은 대체로 준엄하게 꾸짖는다. 그래서 ‘공보물 제작은 비서관이 전담해 허위사실이 기재됐는지 몰랐다’는 C후보 주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재판부는 “문구를 새긴 명함을 나눠 주고, 공보물이 자택에 배달됐는데 내용을 안 봤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거나 “주장대로라면 C후보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서 공약을 선전했다는 얘기가 돼 수긍할 수 없다”며 C후보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공보물 제작 실무자와 함께 재판을 받은 B후보에 대한 법원 태도는 달랐다. 재판부는 “후보자가 선거공보 게재 내용 전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확인이 가능한지도 의문이 든다”며 책임을 B후보 대신 실무자에게 지웠다. 12쪽짜리 공보물을 후보가 확인하는 게 어렵다고 본 재판부는 “(공보물의) 표현이나 공약 주제 설명은 후보를 보좌하는 홍보담당자와 기획자 등 전문가들이 협의해 재량 범위 안에서 전담해 결정하는 것이 실무상 가능할 것”이라며 B후보의 책임을 없애 줬다. 이 같은 법원 판단에 힘입어 20대 총선 당선자인 B후보는 의원직을 유지했다. B후보는 강길부 의원이다. 비록 유죄이지만 벌금 80만원형을 확정받은 C후보, 권은희 의원도 의정 활동 중이다. 반면 지역에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긴 하나 이 3개 시설이 동시에 있는 게 전국 유일하며 자신의 직전 임기 중 완성된 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던 A, 현삼식 전 경기 양주시장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선거 공보의 중요성, 후보자가 선거공보 제작에 기울이는 정성, 재선을 위해 재직 기간 동안 이룬 업무 성과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현 전 시장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인식한 채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선자 중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17명 중 아무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지 않은 것과 다르게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기초단체장 중 현 전 시장을 포함한 5명이 이 혐의로 직을 박탈당했다. 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은 꽤 정형화된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재판부는 우선 공표된 말과 글이 허위인지, 아닌지를 따진다. 하급심은 이때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구체성을 가진 공표’를 허위사실로 본 대법원 판례를 참고한다. 일단 허위 판정을 내리게 되면, 두 번째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표 당시 허위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는지 따진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법원은 미필적 고의만 보이더라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한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경우 어떤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떠올리는 인식을 미필적 고의라고 한다. 허위사실공표죄 유·무죄 및 당선무효형 선고 여부가 갈리는 곳이 주로 이 두 번째 지점이다. 6회 지방선거와 20대 총선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을 비교하면, 미필적 고의는 유독 국회의원보다 기초단체장에게 더 가혹하게 인정됐다. 전국 출마자 중 18번째로 전과가 많았던 4범 상대후보를 지칭하며 지역유세에서 ‘전국 두 번째로 전과가 많은 사람’이라고 연설한 서영교 의원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심으로는 ‘경쟁 정당 후보자들 중 두 번째로 전과가 많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표현 과정에서 실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호적으로 피고인의 속마음을 짐작했다. 재판부는 또 부패범죄 전과를 마치 사면받은 것처럼 홍보해 당 공천 결격사유가 없는 것처럼 꾸민 김한표 의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리면서도, 총선이 임박해 당이 새로운 공천규칙을 만들어 김 의원을 공천한 사정 등을 들어 “정치적으로 해결됐으니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김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경기 구리 지역에선 동일한 현안 때문에 시장과 국회의원이 잇따라 기소됐지만 재판 결과는 달랐다. 2007년 하반기부터 개발제한구역인 구리시 토평동 근처에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한다는 이 지역 현안을 풀었다는 취지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란 현수막을 지방선거 사무실에 내건 박영순 전 시장에겐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반면 총선 1년쯤 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란 현수막을 내걸어 기소된 윤호중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박 전 시장에게 동종 전과가 있고 선거일이 임박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참작요인이 있지만, 이런 박 전 시장에게 가해진 벌금도 1심까진 80만원이었지만 2심부터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반면 윤 의원이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을 때 검찰은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 고법에서 다툴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다음 회엔 사법농단 문건에서 엿보인 입법부와 사법부 간 견제와 공조, 선거범죄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과 법원의 힘겨루기 양태를 살펴봅니다.
  • 불안하고 늦춰지고 쥐꼬리… 이런 연금을 30년 내라고?

    불안하고 늦춰지고 쥐꼬리… 이런 연금을 30년 내라고?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지난 17일 제안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국민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지난 일주일 새 800건이나 올라왔다. 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감하면서도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보험료도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분노는 단순히 보험료 인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국민들의 분노는 “내가 보험료로 낸 돈을 앞으로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됐다. 국민연금법 제3조는 ‘국가의 책무’에 대해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했을 뿐 지급 보장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도발전위원회는 이번 개혁안에서 “현재처럼 (지급 보장을) 명문화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못박았다. “국가가 지급 보장을 하기 때문에 굳이 명문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현세대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위원회는 “국민 반발이 너무 거세면 ‘추상적 보장 책임’을 명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사실상 지급 보장 논의는 동력을 잃게 됐다. 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운 정부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미래 세대를 거론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국민연금법에 지급 보장을 규정하는 순간 국가 잠재부채(충당부채)가 급증해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더 앞선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을 다른 특수직역연금과 비교하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2200만명이 가입한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109만명)과 군인연금(18만명), 사학연금(28만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 보장 조항을 근거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는 지난해 각각 2조 3000억원, 1조 4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공무원연금은 2015년 개혁으로 그나마 지급률을 1.9%에서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7%로 낮추고 보험료율은 7.0%에서 5년간 9.0%로 높이기로 하는 등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을 했다. 그러나 군인연금은 지급률 1.9%, 보험료율 7.0%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개혁 무풍지대’다. 이 연금들에는 앞으로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 반면 특수직연금을 떠받치기 위해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법적인 보장이 없다. 이런 차이 때문에 이번 개혁안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부는 “국민연금은 반드시 국가가 지급한다”고 강조하지만 ‘차별’이라고 여기는 민심을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독일 등은 적립금을 쌓아두지 않고 그해 보험료를 걷어 가입자에게 주는 ‘부과방식’을 채택했다. 그래서 지급 보장 명문화가 필요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부과방식으로 갑자기 전환하면 보험료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현재 9.0%(직장가입자 4.5%)인 보험료율이 3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위원회는 당분간 현재의 ‘부분 적립방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냈다. 2088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적립배율’(국민연금 지출 대비 적립금 규모)을 1배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별 제도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나라도 지급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는 것은 논리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국민들은 공무원연금과 달리 ‘쥐꼬리 연금’, ‘용돈 연금’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 수령액이 월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 문제를 거론한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올해 45.0%이지만 실질 소득대체율은 지난해 기준 24.0%에 그쳤다. 월평균 연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이론적인 분석일 뿐 지난해 국민들의 연금 실수령액은 월평균 37만원에 그쳤다. 공무원연금 수령액은 242만원이다. 물론 ‘퇴직금’ 명목으로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보험료를 내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직접 비교해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다. 소득 상승으로 국민연금 수령액도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노후보장 체계의 한 축인 ‘퇴직연금제도’가 부실하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2005년 정부가 도입한 퇴직연금은 올해 3월 기준 재정 169조원, 가입자는 540만명에 이를 정도로 몸집을 크게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퇴직자의 97.8%가 일시금으로 수령해 실상은 ‘천덕꾸러기’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9%에 그쳐 621조원 규모인 국민연금 수익률(7.3%)의 4분의1에 불과했다. ‘연금’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게 무색할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운용 활성화 책임이 있는 정부는 근본적인 수익률 개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서로 연계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할 수 있게 범부처 논의기구인 ‘노후소득보장위원회’(가칭)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 퇴직연금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가입자는 퇴직금 명목으로 받는 연금에 예산 지원 혜택까지 받고 있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공적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일본은 2015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했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특수직역연금까지 모두 흡수해 단일연금 체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안에 결국 연금수급 개시 연령의 연장 방안이 포함된 것도 국민 불만을 키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거듭 “연금 지급 시기 연장을 고려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위원회는 ‘67세’로 지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공식 거론했다. 현재 45%인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는 현행 규정을 유지(2안)하되 2028년까지 10년간 보험료율을 현행 9.0%에서 13.5%로 올린 다음 더이상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마련된 대책이다. 이렇게 하면 재정 안정을 위해 2033년 65세인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43년까지 5년마다 1세씩 67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그래도 재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추가 보험료율 인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편으로 규정대로 소득대체율을 더 낮추지 않고 45%를 유지(1안)하면 내년에 당장 보험료율을 11.0%로 올려야 하고 기금 적립배율 1배가 흔들리는 2034년에는 12.3%로 인상해야 한다. 이후에도 5년마다 한 번씩 보험료율 인상 논의가 불가피해진다. 1안은 보험료를 점차 더 내지만 ‘더 받는’ 방안이다. 하지만 많은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낸 것보다 적게 받는다’고 오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조금만 마찰이 생기면 늘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가 오히려 커졌다”며 “국민들이 연금제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후 보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새로운 정책 지향점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개혁안에도 기초연금 연계 감액제도 폐지(노인), 출산 크레디트(여성)·군복무 크레디트(청년) 확대 등 보완책이 담겼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노후의 소득 보장이라는 목표 아래 부담은 낮추고 소득은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원점 상태에서 총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뉴스 분석] 땜질식 예산·경기침체·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재난’ 불렀다

    [뉴스 분석] 땜질식 예산·경기침체·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재난’ 불렀다

    고용 관련 지표가 줄줄이 악화하면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기존 경제 정책의 틀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명 늘어나 사실상 증가율 0%대를 기록하면서 ‘고용 재난’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40대 취업자 수(-14만 7000명)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15만 2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 가족 해체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이처럼 고용이 사실상 멈춰 버린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정부가 그동안 시행해 온 각종 일자리 정책과 그에 따른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그때그때 ‘땜질’식 예산 처방을 반복했지만 고용은 악화일로를 걸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하는 등 ‘일자리정부’를 내세웠다. 정부는 지난해 일자리 예산으로 이미 책정돼 있던 17조 736억원에 더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원을 투입했다. 올해 일자리 예산은 19조 2312억원을 투입했고, 지난 5월 청년일자리 추경으로 3조 8000억원을 책정했다. 사실상 지난 2년간 정부는 일자리 예산에만 51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면서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던 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에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적인 예산 투입이 수요 예측 실패와 현장의 무관심 등으로 불용액만 늘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 장기근속한 청년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기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은 배정된 예산 686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314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 청년 추가채용 장려금’ 사업도 45억원 가운데 14억 2500만원만 집행됐다.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해 고용창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김 교수는 “결국 기업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건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면서 “당장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해 내수경기를 부양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청와대는 최근의 고용부진 상황에 대해 인구구조 변화를 주된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하지만 더이상은 고용부진을 인구구조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40대 취업자 감소폭(14만 7000명)은 인구 감소폭(-10만 1000명)을 4만 6000명이나 웃돌았다. 지난 6월에도 취업자 감소폭(-12만 8000명)이 인구 감소폭(-9만 5000명)보다 3만 3000명 더 크게 나타났다. 인구가 감소하는 속도보다 일자리가 감소하는 속도가 더 빨랐던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구조도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고용을 엉망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경기 하강 국면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역시 40대 취업자수 감소에 대해 인구구조 변화보다는 경기침체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인정했다. 통계청은 40대 취업자수 감소는 조선업, 자동차 등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함께 도소매업, 숙박업 등 임시직 감소가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자영업자의 감소 역시 40대 취업자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전체적인 고용 증감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일각의 논리 역시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주재한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 간담회 직후 나온 공식 참고자료에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도 일부 업종·계층에서 나타나고 있어 그 영향을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처음으로 담겼다. 이에 대해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의 10배 속도로 최저임금을 올려놓고 고용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경직적인 근로시간 단축 등 가계와 기업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정책을 써 왔는데, 기존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부천시민 1835명 생활문화행사 한자리에” 다락 부천생활문화 페스티벌

    “부천시민 1835명 생활문화행사 한자리에” 다락 부천생활문화 페스티벌

    경기 부천에서 오는 20~29일 열흘간 시민 1835명이 참여하는 제4회 부천생활문화페스티벌 ‘다락(多樂)’ 페스티벌이 열린다. 18일 부천문화재단에 따르면 다락행사는 생활문화 관련 단체 182개 팀과 동호인 1835명이 참여하는 최대의 시민동호회축제로 지난해보다 더 성대하게 마련된다. 페스티벌은 공연과 전시, 아트마켓·원데이클래스 3개 분야로 진행된다. 특히 생활문화인의 참여가 가장 돋보이는 공연은 오는 24~25일 부천마루광장과 오정아트홀, 복사골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악기연주를 비롯해 댄스와 합창 등 다양한 장르로 볼거리를 선사할 계획이다. 아트마켓·원데이클래스는 24~25일 복사골문화센터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각종 공예품을 직접 만들거나 구입할 수 있다. 3개 분야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 야(夜) 놀자’행사는 하이라이트로 오는 25일 부천시청 잔디광장 특설무대서 열린다. 20일부터 29일까지 심곡천 네모갤러리와 복사골갤러리에서는 전시행사가 마련돼 3D펜 아트와 로봇 등 새로운 장르를 포함해 미술·수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다락축제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부천시 생활문화지원센터(032-320-6380~2)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해가 진 뒤 밤이 조용히 찾아온다. 인적은 없고 매미만 시끄럽게 울어댄다. 고개 들어 까맣디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빛나는 큰 별, 그리고 그 옆에 반짝반짝 작은 별. 우리가 보는 별은 ‘물체’가 아닌, ‘빛’이다. 빛이 빠르다는 사실은 학교에서 배웠다. 우주는 아주 넓다. 빛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밤하늘 건너 우리에게 온 저 별의 빛은 결국 아주 오래전 것이란 이야기다.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이 우주는 얼마나 크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따라 우주를 다룬 신간 3권을 펼쳐본다. ◆빛 분석해 우주 지도 그린다-매일 밤 우리가 보는 수천 개의 별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의 별에 지나지 않는다.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우주 안에는 모양·크기·나이가 제각각인 수천억개의 은하가 있다. 은하마다 또 수천억 개의 별을 저마다 거느린다. 우리 지구는 이런 은하들이 각기 방출하고 흡수한 뒤 결합한 빛을 온몸으로 받는다. 이 빛을 연구한다면 우리는 우리 은하와 외부 은하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또 우주의 구성 성분도 밝혀낼 수 있다. ‘우주의 지도를 그리다’(글항아리 사이언스) 저자 제임스 기치는 관측 천문학자로, 우주를 더 깊이, 더 멀리,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매일 빛을 모은다. 광자 가운데 일부를 포착하고 분석해 그것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방출되었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은하와 다른 은하의 존재를 최초로 입증했던 100년 전 ‘나선성운들’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은하가 어떻게 형성·진화했는지 배울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은하에서 극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의 성질과 진화 방식에 관한 최신 관측 자료는 물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관측 천문학 연구 분야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한다. 나아가 우주에 대한 ‘세계 모형(world model)’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108장에 이르는 컬러 도판이 우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몰랐던 우주물리학 쉽고 재밌게-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그런데 왜 우주는 텅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일까. 그리고 우주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우주에 관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뿐이다. 우주는 인류의 직관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런 우주를 ‘코스모스 오디세이’(사회평론) 저자 호르헤 챔과 대니얼 화이트슨이 우주물리학으로 풀어낸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강입자 충돌기(LHC)처럼 많이 들어봤지만 알지 못하는 개념에서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쿼크와 반물질 등 우리가 밝혀내야 할 미지의 존재까지 드넓은 우주의 세계로 안내한다. 호르헤 챔은 앞서 스탠퍼드 대학원 재학 시절, 대학원생의 고달픈 삶과 이공계의 현실을 그린 ‘PHD COMICS’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는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저자는 우주물리학의 개념과 원리를 일러스트와 적절한 설명으로 알려준다. 예컨대 ‘질량’이 무엇인지에 관해 ‘질량이란 그 안에 있는 물질의 양이 아니라 입자에 붙여진 신비한 양자 이름표’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삽화는 이해를 돕고 책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반물질,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원소, 중력과 공간, 그리고 시간과 차원 등을 비롯해 빅뱅과 우주 너머까지, 우주물리학을 재밌게 즐겨보자. ◆우주 바라보고 인간을 돌아보다-천체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다. 버지니아대 천체물리학 교수 트린 주안 투안이 북반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이곳을 찾았다. 청색 밀집 왜소은하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다. 망원경을 설치하고 밤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저자는 땅거미에서 새벽녘까지 은하를 분석하고, 우주의 기원을 발견하려고 수십억 년을 거슬러 올라가고, 흑색물질의 수수께끼를 조사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덧없음, 인간 존재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어린 시절 베트남 전쟁을 겪었다. 그에게 밤이란 포탄소리가 울리는, 언제 어디서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위험한 시간이었다. 이후 스위스의 로잔으로 유학을 떠난 저자는 밤중에 유탄이 날아들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안심하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신의 내면에 자리 잡은 밤에 관한 이런 생각을 저자는 다양한 문학·예술작품과 함께 녹였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밤에 드리는 시’를 비롯해 고흐, 샤갈, 피카소, 뭉크, 르네 마그리트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밤을 돌아본다. 사랑과 두려움, 신비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해발 4207m의 천문대 연구 과정과 결과, 그곳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명화와 글이 잘 어울린다. ‘과학과 아름다운 예술의 조화’라는 찬사 속에 프랑스 천문학회가 뽑은 ‘2018년 올해의 천문학 도서’로 선정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목성의 달 유로파 탐구… 우리가 우주 유일한 생명체일까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목성의 달 유로파 탐구… 우리가 우주 유일한 생명체일까

    목성의 달 유로파의 풍경을 상상해 보자. 표면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고 얼음층 아래에는 까마득히 깊은 바다가 있다. 심해에서는 열수분출공들이 끊임없이 뜨거운 물을 뿜어낸다. 그런데 만약 이 유로파의 열수분출공 주위에 달팽이를 닮은 외계 생물들이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다면 어떨까. 과학소설이 그려 내는 풍경은 때로 너무 이질적이어서, 마치 엘프나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 속의 아득히 먼 세계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하드 SF’라고 불리는 글을 쓰는 어떤 작가들은 현실의 과학 지식과 합리적 추론에 근거해 끈질기게 그 새로운 세계를 탐구한 다음, 능청스럽게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이 세계는 정말로 존재할 수도 있답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해도연의 ‘위대한 침묵’은 단단한 과학적 지반에 뿌리를 내린 네 편의 하드 SF 중·단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물리학과 천문학을 전공한 과학자라는 이력으로도 예상할 수 있듯, 작가는 색다른 세계를 그려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의 과학을 손에서 놓지 않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위그드라실의 여신들’은 3명의 여성 과학자들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외계 문명을 발견하고 그 연구 결과를 통해 인류를 위기에서 구해 내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류를 구한다는 거창한 목적과 달리 인물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는 시종 학술적이고 탐구적이다. 끊임없이 사건이 벌어지지만 유로파의 생태계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추론을 이어 가는 것 외의 일들은 그들에게 다소 부수적인 일로 여겨지는 듯하다. 소설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인류를 구할 단서를 찾아내는 순간이 아닌, 유로파의 생태계를 만들어 낸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는 순간에 있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 지식의 최전선에 서 있는 과학자들의 기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중편에서 과학적 정교함은 지식의 묘사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서술되는 ‘과정으로서의 과학’에도 잘 녹아 있다. 중력파 통신과 페르미 역설을 다룬 표제작 ‘위대한 침묵’, 의식과 자아 연속성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따뜻한 세상을 위해’와 ‘마리 멜리에스’ 역시 현실에 반쯤 맞닿아 있는 새로운 세계를 펼쳐 낸다. 네 편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현실의 디테일을 짐작케 하는 풍부한 참고 문헌과 각주들도 흥미롭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그리고 가능할 수도 있는 것을 분명하게 구분 짓는 작가의 맺음말은 오히려 이 세계에 현실성을 더한다. 어쩌면 정말로 그런 세계가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깜빡 속아 주는 순간, 당신도 유로파의 가장 멋진 ‘위그드라실’을 보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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