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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니가 왜 거기서 나와?…거대 아기별 근처서 ‘소금’ 발견

    [아하! 우주] 니가 왜 거기서 나와?…거대 아기별 근처서 ‘소금’ 발견

    물은 우주에 아주 흔한 물질이다. 물론 지구처럼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풍부한 행성은 태양계에 하나 뿐이지만, 얼음 형태의 물은 태양계에 매우 흔하다. 과학자들은 망원경을 이용해 물이 태양계 이외의 장소에서도 매우 흔한 원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주에 비교적 흔한 원자인 산소 하나와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 두 개로 이뤄진 분자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구에는 흔해도 우주에서는 쉽게 검출되지 않는 분자도 있다. 염화나트륨(NaCl) 혹은 소금은 지구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지만, 망원경으로는 쉽게 검출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미량 원소일 뿐 아니라 망원경으로 쉽게 검출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국립 천문대(National Astronomical Observatory of Japan, NAOJ)의 과학자들은 뜻밖의 천체에서 소금의 존재를 확인했다. 타나카 케이가 이끄는 천문학 팀은 칠레에 있는 거대 전파 망원경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파 집합체(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지구에서 9500광년 떨어진 아기별인 IRAS 16547-4247을 관측했다. 이 아기별은 태양 질량의 25배에 달하는 아기별로 사실은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계다.이렇게 무거운 거대 아기별도 드물지만, 쌍성계는 더 드물기 때문에 이 아기별은 이전부터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아기별은 중력도 강해 주변에서 많은 가스와 먼지를 흡수하면서 커지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두꺼운 먼지와 가스를 뚫고 내부를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ALMA의 강력한 분해능 덕분에 연구팀은 두 아기별의 거대 가스 디스크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여기서 의외의 물질인 소금의 존재를 확인했다. 소금이 이런 장소에서 왜 관측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아기별과 아기별 주변의 물질이 모인 원반인 디스크의 구조를 조사했다. 그 결과 두 별의 디스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디스크는 사실 두 별이 같은 장소에서 태어난 형제가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태어났다가 중력에 의해 결합한 쌍성계라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두 별의 디스크가 서로 접근하면서 디스크에 있던 작은 입자들이 가열되고 증발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본래는 잘 검출되지 않는 소금과 다른 분자들이 검출된 것이다. 연구팀은 뜨거운 물 분자와 유기물인 시안화메틸(methyl cyanide, CH3CN)의 존재도 확인했는데, 같은 가설로 설명이 가능하다. 거대 질량 쌍성계는 초신성 폭발이나 중성자별, 블랙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과학자들은 뜻밖의 관측 결과를 통해 거대 질량 쌍성계의 생성 미스터리를 풀 단서를 얻었다. 과학자들은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면서 퍼즐의 조각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뉴딜 펀드 기준 제시, 실패한 ‘관치펀드’ 답습은 안 돼

    정부가 한국판 뉴딜 펀드 중 정부 재정과 정책금융기관 자금이 투입되는 정책형 펀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 40개 분야 197개 품목을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 어제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17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다. 디지털 뉴딜엔 지능형 서비스 로봇부터 케이팝, 웹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함시켰고, 그린 뉴딜에선 신제조 공정과 차세대 동력 장치, 바이오소재 등 17개 항목을 가이드라인으로 내놨다. 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연내에 세부적 내용을 최종 확정하고 내년 초부터 사업에 들어간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세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이나 자(子)펀드 운용 등 세부적인 준비 작업에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펀드’에 정부의 구상대로 시중의 천문학적인 유동자금이 유입되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이중효과도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갈수록 축소되는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이고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겠다는 취지겠지만 대형 관제 펀드의 출범은 민간 벤처 투자의 자율성과 활력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관제성 뉴딜 펀드 조성 과정에서 민간 기업이나 금융사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울며 겨자 먹기’식 투자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정부의 개입이 역동적인 벤처시장을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 민간의 자율성과 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정부 주도로는 산업 생태계가 지속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나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도 정권이 바뀐 뒤 흐지부지됐고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져 용두사미로 끝난 아픈 경험이 있다. 관제 펀드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도록 정부는 앞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금성 대기속 ‘생명체 흔적’, 지구 스쳐간 소행성 유래 가능성” (연구)

    “금성 대기속 ‘생명체 흔적’, 지구 스쳐간 소행성 유래 가능성” (연구)

    얼마 전 금성 대기에서 발견된 ‘생명체 흔적’은 지구에서 유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최근 금성 대기에서 발견된 미량의 수소화인(PH₃) 기체가 지구를 스쳐간 소행성에 유입된 미생물이 생성한 것일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 개념은 2017년 호주 상공에서 지구 대기를 스친 뒤 다시 우주로 날아간 소행성 사례에서 시작됐다.연구진은 당시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에서 약 1만 마리에 달하는 미생물 군집을 획득해 다른 행성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소행성은 우주로 돌아가기 전 1분 30초 동안 시속 27만2700㎞ 이상의 속도로 지구 대기를 횡단했다. 궤적을 토대로 소행성의 무게는 최대 60㎏으로 추정됐다. 미국 코넬대가 운영하는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 ‘아카이브’(ArXiv.org)에 9월 22일자로 공개된 이번 연구는 지난 37억 년간 지구 대기를 스쳐간 수많은 소행성 가운데 적어도 60만 개가 금성과 충돌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상층 대기권에서 지구 생명체가 존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처럼 지구를 스쳐간 소행성들은 잠재적으로 지구와 금성의 대기 사이에서 미생물을 옮겼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금성 생명체의 가능성 있는 기원은 근본적으로 지구 생명체의 기원과 구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명시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지구 생명체가 지표에서 상공 77㎞ 정도까지만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지구를 스치가는 소행성은 상공 85㎞에 도달할 때까지 막대한 열에 노출되지 않는다. 이는 이보다 낮은 고도로 내려오면 지구 대기에서 미생물을 획득하더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상층 대기권 안에 있는 미생물의 존재 여부와 밀도를 조사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또 지구를 스쳐간 소행성은 다른 행성 대기에 진입하고 나서 분해되기 전 ‘히치하이킹’한 미생물들이 구름 속에 방출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금성의 거주 가능한 구름마루(cloud deck, 구름의 꼭대기부분) 표본을 조사할 수 있는 미래의 탐사선은 잠재적으로 지구 밖 미생물을 직접 발견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특히 현장에서 미생물을 직접 분석하거나 대기의 표본을 지구로 회수하는 능력은 임무를 성공하기 위한 설계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앞으로 탐사 계획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어 “금성과 지구에서 정확히 같은 게놈 물질과 헬리시티(소립자가 운동하는 방향의 스핀 성분 값)를 발견하는 것은 판스페르미아에 관한 결정적 증거로 여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판스페르미아는 생명은 지구상의 무기물에서부터 진화하지 않았고 멀리 있는 행성에서 날아온 박테리아 포자 형태에서 발생되었다는 이론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 앞서 지난 14일 영국 카디프대의 제인 그리브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금성 대기에서 생명체 존재를 증명할 생명지표(biosignature) 흔적을 찾았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국제 연구진은 하와이 마우나케아천문대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전파망원경과 칠레의 아타카다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ALMA) 전파망원경을 사용해 금성 표면의 50~60㎞ 상공 대기에서 미량의 수소화인(PH₃) 기체를 발견했다. 10억개 대기 분자 중 10~20개가 수소화인 분자였다. 수소화인은 인(P) 원자 하나와 수소(H) 원자 3개가 결합한 물질로 지구 실험실에서 합성하거나 늪처럼 산소가 희박한 곳에 사는 미생물이 만든다. 국제 연구진은 금성에서도 구름에 있는 미생물이 수소화인을 생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 연구진은 금성 대기에서 발견된 수소화인이 생명체 존재를 아직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알지 못하는 생명 현상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열어야 한다면서 수소화인의 기원에 대해 더 자세히 탐구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은하 속 ‘초강력 자석별’과의 거리 알아냈다

    [아하! 우주] 우리은하 속 ‘초강력 자석별’과의 거리 알아냈다

    우주는 광활하다. 그런 만큼 작은 행성 표면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척도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자연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우주에서 강력한 자기장을 지닌 중성자별인 마그네타(Magnetar) 역시 그중 하나다. 중성자별 자체가 태양보다 큰 질량을 지닌 거대 별의 잔해가 도시 크기로 압축된 상태라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마그네타는 일반적인 중성자별보다 더 극단적인 천체다. 평균적인 마그네타의 표면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보다 1조 배 강력하며 인간이 만든 인공 자기장보다도 수억 배 이상 강력하다. 만약 인간이 마그네타 표면 1,000㎞ 이내로 접근한다면 모든 세포가 파괴돼 사망에 이를 정도다. 이렇게 극단적인 천체인 만큼 마그네타는 우주에 흔한 존재가 아니다. 대부분 멀리 떨어진 천체라 관측도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는 마그네타까지의 거리를 직접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국제 천문학자 연구팀은 미국국립전파천문대(NRAO)의 초장기선 전파망원경 배열(VLBA)을 이용해 우리 은하에 있는 마그네타 중 하나인 XTE J1810-197을 관측했다.XTE J1810-197은 2003년 처음 발견됐으며 그해부터 2008년까지 강력한 전파 펄스를 방출하다가 갑자기 멈춘 뒤 2018년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4월에 XTE J1810-197을 관측해 이 마그네타가 정확히 8,100광년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사상 최초로 연주시차(annual parallax)를 이용해 마그네타까지의 거리를 측정했기 때문이다. 연주시차는 지구의 공전을 이용해서 별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6개월이 차이를 두고 별을 관측하면 사실 같은 별을 3억㎞ 떨어진 거리에서 관측한 것이 된다. 이때 매우 멀리 떨어진 천체를 기준으로 별의 이동을 확인해 각도를 측정하면 거리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마그네타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진 참조)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그네타에 대한 측정이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정값이 아니라 정확한 거리를 알아내면 과학자들은 마그네타에서 방출되는 전파와 에너지양에 대해서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마그네타는 강력한 자기장의 생성 원인을 비롯해 여러 가지 미스터리를 지닌 천체로 수수께끼의 고에너지 방출 현상인 빠른 전파 폭발(FRB)과의 연관성이 의심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마그네타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우주를 보다] 혜성에도 신비한 오로라 존재…원자외선 극광 포착

    [우주를 보다] 혜성에도 신비한 오로라 존재…원자외선 극광 포착

    지구에서 꾸준히 관찰해 오던 혜성에서 ‘원자외선 오로라’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리 런던의 대기물리학자 마리나 갈란드 박사 연구진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혜성 67P)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오로라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극광으로도 불리는 오로라는 태양이 태양풍에 실어 보내는 전기를 띤 하전입자가 지구 자기장을 따라 극지의 대기권 상층부로 유입됐을 때, 대기권의 산소와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빛이다. 이러한 오로라는 태양계에서 수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이 가지고 있으며,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와 유로파에서도 오로라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그 어떤 혜성에서도 오로라가 포착된 적은 없는데, 연구진은 혜성 67p를 2년간 관측한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탐사선이 보낸 데이터에서 혜성에도 오로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활용했다. 연구진은 로제타에 장착된 원자외선 분광기와 이온·전자센서 등을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원자외선 형태의 오로라가 혜성 67P에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태양풍을 타고 혜성에 도달한 태양의 하전입자인 전자가 혜성의 얼음과 먼지로 된 가스와 상호작용하면서 오로라를 만들어냈다”면서 “이온전자센서를 이용해 오로라 발생을 유발한 전자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구에서는 자기장이 태양풍을 타고 온 하전입자를 극지 대기권 상층부로 보내 독특한 빛을 형성하지만, 혜성에는 이러한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오로라가 혜성을 둘러싼 채 분산된 형태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혜성 주변에서 오로라를 발견한 것은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이며,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양풍의 변화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2004년 3월 아리안 5호 로켓에 탑재돼 우주공간으로 발사됐던 혜성탐사선 로제타는 무려 10년 넘게 고독한 비행을 계속해 2014년 8월 6일 목적지인 67P과 만났다. 혜성 주변을 돌며 임무를 수행한 로제타는 2016년 9월 혜성 지표면에 출동해 장렬히 전사, 12년에 걸친 활동을 마무리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 있는 원자는 과연 모두 몇 개일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 있는 원자는 과연 모두 몇 개일까?

    세계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일찍이 플라톤은 "우주는 왜 텅 비어 있지 않고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하고 물었다. 물질의 기원에 관한 가장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물론 그러한 질문에 제대로 답할 만한 과학이 당시엔 없었다. 그러나 물질에 대해 가장 독창적이고 놀라운 주장을 한 사람이 나타났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BC 460 ~380)였다. 지식을 얻는 방법에 대해 “지식은 두 가지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지성에 의해 타당한 추론을 얻을 수 있고, 다른 방법은 모든 감각을 정교하게 동원해서 얻어낸 자료를 통해 추론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데모크리토스는 물질의 본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갈파했다.“모든 물질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작은 것, 곧 원자(atomon)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바로 물질의 보이지 않는 가장 작은 구성요소로서, 세계는 무수한 원자와 공(空)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또 원자를 설명하면서, 원자는 영원불변하며, 절대적인 의미에서 새로 생겨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사물들이 안정되어 있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까닭은 모든 원자들이 똑같은 크기를 갖고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꽉 메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오늘날 우리는 원자가 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진 보따리 구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데모크리토스가 말한 원자는 입자로 바꿔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데모크리토스가 말한 대로 물질을 계속 쪼개나가다 보면,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물질의 최소 단위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물질을 무한히 쪼개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양자론 개척자의 한 사람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그 최소 단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옛 데모크리토스의 표상을 믿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맨 처음 입자가 있었다’는 표상이었다. (...) 그러나 이런 표상이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물질을 계속 쪼개가다 보면 맨 나중에는 더이상 부분이 남지 않고 물질 속의 에너지가 변환될 것이며, 부분은 쪼개지기 전보다 작지 않을 것이다.” 현대 물리학은 물질의 최소 단위에 착상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확립에 기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은 원자에 대해 이렇게 한 마디로 규정했다. “다음 세대에 물려줄 과학지식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자는 물질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질료이자 현대 물리학의 화두이다. 현대문명의 총화인 컴퓨터, TV, 휴대폰 등 모든 전자기기들은 원자의 과학인 양자론 위에 서 있는 것들이다. 물리는 원자에서 시작하여 원자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원자는 얼마나 클까? 원자의 크기는 대체 얼마나 될까? 전형적인 원자의 크기는 10^-10m다. 1억분의 1㎝란 얘기다. 상상이 안 가는 크기다. 중국 인구와 맞먹는 10억 개를 한 줄로 늘어놓아야 가운데 손가락 길이만한 10㎝가 된다. 각설탕만한 1㎝^3의 고체 속에는 이런 원자가 10^23개쯤이 들어 있다. 얼마만한 숫자인가? 지구의 모든 바다에 있는 모래알 수와 맞먹는 숫자이다. 그럼 원자핵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약 10^-15m다. 원자의 100,000분의 1 정도다. 그렇다면 원자의 크기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전자 궤도가 결정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원자는 그 부피의 10^-15(부피는 세제곱), 곧 1천조 분의 1을 원자핵이 차지하고, 그 나머지는 모두 빈 공간이라는 말이다. 이게 대체 얼마만한 공간일까? 원자가 잠실 야구장만하다면 원자핵은 그 한가운데 있는 콩알보다도 더 작다.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원자핵과 전자의 빈틈없는 덩어리로 압축한다면 지름 200m의 공을 얻을 수 있다. 자연은 원자를 제조하는 데 너무나 많은 공간을 남용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결국 물질의 크기는 원자핵의 둘레를 돌고 있는 전자에 달린 문제이지만, 원자의 구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또 다른 얘기이므로, 여기서는 이런 원자가 온 우주에 얼마나 있는가 하는 문제만 짚어보도록 하자. 자연에는 원소의 종류가 92가지 있고, 그중 수소가 양성자와 전자 하나씩으로 이루어진 가장 단순한 원소다. 그 다음 단순한 원소로 헬륨이 있다. 우주에서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인데 그냥 많은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원소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질량으로 보면 70%, 원소의 양으로 보면 90%가 넘는다. 그 다음으로 많은 원소는 헬륨이다. 질량으로 28%, 원소의 양으로는 9%를 차지한다. 다른 원소는 모두 합해도 질량으로 2%, 원소의 양으로 0.1%에 지나지 않는다.수소와 헬륨을 합치면 우주 내 물질의 약 99%를 차지한다. 나머지 90종은 1% 미만이다. 그런데 지구는 사정이 좀 다르다. 지구 중심에는 철과 니켈이 풍부하지만 지각에는 산소‧규소‧알루미늄과 같은 원소들이 많다. 바다에는 수소와 산소가 풍부하고 대기는 질소와 산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철 이하의 원소들이 별 속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중원소들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 만들어져서 지구라는 행성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92개의 원소들의 이 같은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다. 수소와 헬륨 외의 모든 원소는 뜨거운 별 속에서 제조되어 초신성 폭발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지고, 그것들이 지구와 인간 등 뭇 생명체를 빚어냈던 것이다. 별이 우주의 주방인 셈이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로 나가면 우주와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다. 태양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86%를 차지하는데, 그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이다. 따라서 태양계 전체로 볼 때 가장 풍부한 원소는 수소와 헬륨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원소는 산소이고 그 다음은 탄소이다. 우주 전체 원소들의 존재량 비와 비슷한 셈이다. 우주를 이루는 원자의 개수 그렇다면 이 우주에 원자의 개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뜻밖에 간단한 방법으로 알 수 있다. 원자번호 1인 수소 원자의 경우, 1억 개를 한 줄로 늘어세워도, 그 길이는 1㎝를 넘지 않는다. 1억이라면 어느 정도의 숫자일까? 사과 한 알을 1억 배 확대한다면 그 크기가 지구와 같아질 만큼 큰 숫자다. 그러니 원자가 얼마나 작은지는 상상력을 아무리 동원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도대체 누가 이런 크기를 쟀단 말인가, 하고 짜증이 날 정도다. 그렇다면 또, 그 원자의 무게는 그럼 얼마나 되는가? 아보가드로 수인 6*10^23개만큼 수소를 수소 1몰이라 하는데, 저울에 달면 1g이 나온다. 저 1g 수소의 개수는 지구상의 모든 모래알 수보다 많은 것이다.빅뱅 이후 태초의 우주공간을 가득 채운 물질이 바로 그런 수소다. 캄캄한 공간 속을 수소 구름들이 흘러다니는 풍경을 상상해보라. 그 수소 구름들이 중력으로 뭉치고 뭉친 끝에 마침내 태양과 같은 별을 탄생시킨 것이다. 오늘도 당신 머리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저 태양 같은 별을 만들려면 수소 원자가 몇 개나 있어야 할까? 지수 법칙을 아는 중학생 수학 실력만 있어도 간단히 그 계산서를 뽑아볼 수 있다. 태양 질량 ÷ 수소 원자 질량 =수소 원자 개수 그 답은 약 10⁵⁷개이다. 이 숫자는 옛 인도 사람들이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라고 말한 1항하사(10^52)보다 10만 배나 많은 수이다. 그러니까 이 숫자만큼의 수소 원자 알갱이들이 모이면 저런 엄청난 태양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저 태양이 없다면 이 너른 태양계 속에 인간은커녕 아메바 한 마리도 살아갈 수 없다. 물질의 오묘함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역시 저 별먼지에서 나온 물질의 조합체가 아닌가? 저런 태양이 각 은하마다 평균 2000억 개가 있고, 그런 은하가 관측 가능한 우주에 또 2조 개 정도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다 곱하면 온 우주에 있는 천체들의 원자 수가 나온다. 계산해보면 4*10^80이란 숫자가 나온다. 이것이 우주의 일반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의 개수이다. 그런데 우주는 일반물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4%밖에 안된다. 그 나머지는 이른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차지한다.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의 E=mc^2 방정식에 따라 물질로 치환할 수 있으니까, 여기에 다시 25를 곱하면 대략 온 우주의 원자 개수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우주의 모든 원자 개수는 10^82승 개이다. 10^100승인 구골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다. 10^82승 개 원자들이 만드는 우주는 얼마나 물질로 충만해 있을까? 우주 공간의 1조분의 1 정도를 채우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리학자는 제임스 진스는 우주의 물질 밀도에 대해 “큰 성당 안에 모래 세 알을 던져넣으면 성당 공간의 밀도는 수많은 별을 포함하고 있는 우주의 밀도보다 높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니 우주는 사실 텅 빈 공간이나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그야말로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의 종류는 약 60종이고, 그 개수는 약 10^28승 개이다. 그중 수소가 3분의 2(질량비는 10%)를 차지한다. 그리고 그 수소는 모두 빅뱅 공간에서 탄생한 것이다. 온 우주에서 수소를 만들 수 있었던 환경은 빅뱅 공간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138억 년 전 빅뱅의 유물을 몸으로 갖고 있다는 뜻이니, 우리 모두는 우주의 역사를 지닌 참으로 유구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수출길 막히고 자금줄 끊기고… 中 ‘반도체 굴기’ 풍전등화

    수출길 막히고 자금줄 끊기고… 中 ‘반도체 굴기’ 풍전등화

    세계 점유율 5위 파운드리 기업 SMIC 美,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 차단 추진 중中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 벼랑 끝으로 22조원 투자금 유입 ‘HSMC 프로젝트’올 1월 공장 건설 대금 지불 못해 소송창업자·주요 관리자 행방도 오리무중 중국 내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 추진지방정부들 시진핑 향한 충성심이 목적작년 中 반도체 무역적자 2280억 달러‘미국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데 자금줄은 끊기고 반도체 기술력 자체도 변변찮으니…’. 이런 고민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반도체산업의 현주소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중신궈지지청뎬루(中芯國際集成電路·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소식통들은 “SMIC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다른 정부 기관들과 협력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SMIC가 중국 국방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미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기업들이 SMIC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나 부품을 팔 때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를 비롯해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과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개 이상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화웨이뿐 아니라 SMIC에 대한 수출길도 사실상 봉쇄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000년 설립된 SMIC는 화웨이와 더불어 중국 반도체 자급화 계획에서 양대 축을 이루는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3분기 추정치)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SMIC보다 먼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세계 1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업체이면서 중국 최대 팹리스(반도체설계) 업체인 하이쓰(海思)반도체(Hisilicon)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MI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지티뎬루(臺灣積體電路公司·TSMC)와 하이쓰가 발주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추가 제재로 더이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SMIC가 하이쓰의 생산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무력화될 수 있겠지만, SMIC의 현 기술력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SMIC는 지난해 말에야 겨우 14나노미터(㎚·10억분의1m)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TSMC는 7㎚ 제품을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TSMC는 올 하반기에 5㎚ 공정 양산에 진입하는 등 기술 수준이 한참 앞서가고 있다. SMIC와 TSMC 간에는 3~5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5~10년을 바라보고 SMIC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미국은 아예 SMIC가 싹도 틔우기 전에 고사시키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의 SMIC 제재가 현실화하면 SMIC가 화웨이에 시스템 반도체를 납품하는 만큼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에 추가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SMIC가 활용하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등의 공정 장비, 부품 수급도 막히게 된다. 중국이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가 반도체 생산을 맡겨 오던 TSMC와의 관계가 끊긴 데 이어 대안으로 SMIC를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SMIC를 ‘마지막 보루’로 두고 집중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가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둥시후(東西湖)구 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투자 현황 보고서에서 “우한훙신(武漢弘芯)반도체(HSMC)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 부족 문제가 존재한다”며 “언제든 자금이 끊어져 프로젝트가 멈출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현지 정부의 이 같은 ‘고백’은 HSMC가 사실상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정부 관료들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재정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빚어진 비극인 셈이다. HSMC는 7㎚ 이하 첨단 미세 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 제작을 목표로 2017년 우한에서 설립됐다. 이 회사에 투자된 자금은 1280억 위안(약 22조원)에 이른다. HSMC는 대만 TSMC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던 장상이(蔣尙義)를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이 덕분에 지난해 말까지 중국 정부 등에서 투자금 153억 위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SMC는 “우한 산업 단지에 14㎚와 7㎚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웨이퍼 기준 연간 6만장을 생산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중 7㎚ 양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밖에 없는데, 신생 기업이 이런 기술 격차를 뛰어넘겠다고 ‘호언장담’한 셈이다.하지만 HSMC 문제는 지난 1월 공장 건설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소송에 휘말리면서부터 조금씩 드러났다. 특히 중국에서 유일하게 7㎚급 공정에 쓰이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장비는 은행에 압류된 상태다. HSMC를 세운 창업자 리쉐옌과 회사 설립에 관여한 인사들의 행방도 오리무중이고, 회사 홈페이지도 열리지 않는 상태다. 기술전문 매체 콰이커지(快科技)는 ‘우리 반도체 업계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HSMC의 위기 소식을 전하면서 “수십년 전 가장 어려운 시기 과학자들은 주판에 의지해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작은 반도체를 진정 만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총투자비만 무려 2430억 달러(약 289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요 투자 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한계에 달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의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중국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성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여전히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쯔광그룹(紫光集團·Tsinghua Unigroup)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 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10년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 수준이 너무 열악해 내세울 만한 곳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무역 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다빈치의 노트 속 인생 사는 법 있네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다빈치의 노트 속 인생 사는 법 있네

    역사상 ‘천재’로 불린 사람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특정 분야에서만 천재성을 보였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달랐습니다. 회화, 음악, 천문학, 해부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였습니다. 수백 년이 지나도 후세 사람들이 그를 다시 찾는 이유일 겁니다.다빈치를 통해 자기계발법을 알려 주고, 그의 인생에서 지혜를 배우자는 책이 나란히 나왔습니다. 다빈치와 자기계발이라니, 다소 엉뚱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다빈치는 고난 극복의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사생아, 무학자, 동성애자라는 환경에서 수많은 실패에 좌절하고 다른 사람의 재능을 질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젊은 시절 노트에 “나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적기도 했지요. ‘초역 다빈치 노트’(한국경제신문)는 다빈치 마니아이자 연구가인 사쿠라가와 다빈치가 쓴 책입니다. 이름에까지 ‘다빈치’를 붙인 저자는 다빈치의 친필 노트, 도록, 학술서 등 많은 양의 자료를 연구 분석하고 이를 7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존중, 몰입, 통찰, 창조, 인간관계, 실천, 행복입니다. 그리고 이를 ‘다빈치식 생각 도구’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다빈치가 남긴 노트 구절을 먼저 제시하고 이를 짧은 글로 풀어 주기 때문에 다소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다빈치의 생과 그의 미술을 통해 인생의 교훈과 지혜를 살피는 ‘다빈치 인생수업’(아트북스)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사생아였던 다빈치의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해 피렌체로 향하기까지, 그리고 도시들을 여행하며 그가 얻은 것, 스승을 능가하는 학습법 등을 설명합니다. 비주류였던 다빈치가 르네상스의 이상적 인간이 되기까지 그의 생을 따라가며 인생의 교훈을 뽑아냅니다. 미술에 해박한 저자의 그림 설명에 책장이 쓱쓱 넘어갑니다. 두 책은 모두 다빈치의 유연한 사고방식에 방점을 찍습니다. 현시대에 필요한 융합형 인재의 모범을 다빈치에게서 찾는 겁니다. 창조적인 사고로 융합형 인재가 되는 방법, 다빈치에게서 찾아보는 일도 재밌을 듯합니다.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구밀복검(口蜜腹劍)/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밀복검(口蜜腹劍)/황성기 논설위원

    북한이 한미 군 당국의 통합국방협의체(KIDD) 논의를 두고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이라고 비난했다. KIDD에서 나온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력 방안에 대한 공격이다. 대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어제 ‘광고는 평화, 내속은 전쟁’이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평화를 광고했지만 동족을 해치려는 검은 흉심이 꽉 들어차 있다”면서 “천문학적 액수의 군사비를 지출하면서 첨단 장비 구입과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상전(미국)이 주도하는 전쟁 연습에도 참가하며 북침 핵전쟁 전략 실현에 편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밀복검은 당나라 간신 이임보를 19년간 재상 자리에 있게 한 궁극의 처세술을 빗댄 사자성어다. 한자를 잘 쓰지 않는 북한 매체가 남한에서조차 흔히 듣지 못하는 표현을 쓴 데 놀랍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편찬실장을 지낸 한용운 박사는 “북한의 언어생활은 노동자에 맞춰져 있고, 사회주의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한자를 쉬운 고유어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면서 “구밀복검이란 어려운 사자성어를 굳이 쓴 것은 남측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김성태 전 의원이 2018년 9월 3차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핵물질, 핵탄두, 핵시설 리스트에 대한 신고를 거부하면서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장 폐쇄만으로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것은 구밀복검”이라고 평가절하한 적이 있다. 북한 매체가 주의를 끌 요량으로 남한 정치인이 북한을 비난할 때 쓴 사자성어로 되갚음한 셈이다. 9·19 평양선언과 남북 군사합의 2주년에 정부는 별다른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고, 북한도 2주년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2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까지 올랐을 때는 곧 남북 간 철로가 열리고 교류와 협력이 뚫린다는 희망에 부풀었으나 지금은 단절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남북 관계 복원이란 숙제를 받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2기 대북팀이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장관이 북한 술과 남한 쌀의 물물교환을 내비쳤지만 대북 제재에 부딪히고, ‘6·16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극복할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추석이 코앞인데도 이산가족 상봉 사업의 ‘이’ 자조차 꺼내지 못하는 것은 남한 탓이라기보다 북한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언제라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는 남한과의 협력이야말로 북한에 명실상부하게 득이 되는 ‘구밀복밀’(口蜜腹蜜)이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marry04@seoul.co.kr
  • 삼성전자 ‘알츠하이머 성과’ 소개… 새 치료법 기대

    뇌 항상성·축삭 퇴화·기억 흔적 등 연구난치성 뇌질환 새 메커니즘 규명 모색 삼성전자가 21일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을 맞아 알츠하이머 극복을 위해 힘쓰는 연구자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이날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재된 ‘알츠하이머를 쫓는 사람들´ 영상은 삼성의 지원을 받아 세계인들을 알츠하이머로부터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성과를 담았다. 정원석 카이스트 교수는 수면과 노화에서 뇌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뇌 노화를 억제하고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데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홍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뇌 영상화 기법 MRI’를 연구한다. 뇌막 림프관을 통해 뇌의 노폐물이 배출되는 경로를 밝힐 예정이다. 정호성 연세대 의대 교수는 축삭(뉴런의 가장 끝에 위치해 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흥분을 다른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돌기 부분) 퇴화 연구를, 박혜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살아있는 뇌에서 기억의 흔적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영상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조 5000억원을 출연해 연구를 지원하는 공익 사업이다. 평소 “미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론이 작용한 것이다. 삼성은 또 이 부회장의 제안에 따라 국내 기초과학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 부문, 화학·생명과학 부문으로 확대 개편해 과학기술 분야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7억원 값어치 희귀한 책들, 3년 반 만에 루마니아서 회수

    37억원 값어치 희귀한 책들, 3년 반 만에 루마니아서 회수

    2017년 1월 영국 런던 근교 펠트햄에 있는 창고에 도둑이 들었다. 마침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문 서적 경매에 출품하려고 희귀한 책 200여권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모두 훔쳐갔다. 대략 250만 파운드(약 37억 7380만원)로 값어치가 매겨졌다. 16세기와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영국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의 초판본에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여러 희귀본,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드 고야의 스케치 등등이었다. 도둑들은 히드로 공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창고의 지붕에 구멍을 내고 감지 장치를 피하기 위해 줄을 타고 12m 바닥에 내려와 책들을 훔쳐 달아났다. 런던 경찰청의 전문 범죄 수사팀은 3년 반 넘는 끈질긴 추적 끝에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루마니아 북동부 네암트란 시골 마을의 한 주택 바닥에서 책들을 모두 되찾는 데 성공했다고 BBC가 전했다. 사실 루마니아의 조직범죄단이 지목된 것은 사건 직후였다. 영국 전역의 고가품 창고들을 잇따라 털어 갱단의 실체가 이미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이 훔쳐간 책들을 되찾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유럽 여러 나라의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6월 영국 전역은 물론, 루마니아와 이탈리아의 45곳 주소지를 샅샅이 뒤져 이날에야 마침내 소중한 책들을 되찾았다. 13명이 기소됐는데 그 중 12명은 벌써 유죄를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앤디 더럼 경사는 “이 책들은 엄청난 가치를 지녔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가 없다는 것이며 국제적인 문화유산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대발견! ‘죽은 별’ 둘레 도는 외계행성 발견

    [아하! 우주] 대발견! ‘죽은 별’ 둘레 도는 외계행성 발견

    -'태양의 미래' 백색왜성 주변서 온전한 행성 첫 관측 태양이 종말을 맞은 후에도 지구는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가 우주에서 관측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71억 년이 지나면 태양은 수소핵융합을 마치고 적색거성의 단계에 들어서는데, 중심핵에 있는 수소가 소진되면서 핵은 수축함과 아울러 태양 외곽 대기는 팽창하기 시작해 이윽고 외층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면서 행성상 성운을 이루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양과 가까운 수성, 금성은 파괴될 것이며, 어쩌면 지구까지도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외층이 탈출한 뒤 극도로 뜨거운 중심핵이 남는데, 태양의 경우 지구만 한 중심핵이 천천히 식으면서 백색왜성이 된다. 이른바 태양의 시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별의 시체 둘레를 도는 목성 크기의 외계행성이 발견된 자리는 지구로부터 80광년 거리에 있는 용자리의 삼중성계 안이다. 모성은 WD 1856이고, 그 둘레를 도는 행성은 WD 1856 b로 불리는데, 모성에 비해 무려 7배가 큰 지름을 갖고 있으며, 한 차례 공전하는 데 34시간밖에 안 걸린다. WD 1856 b의 공전 주기는 태양계 가장 안쪽에 있는 수성보다 60배 이상 빠른 것으로, 백색왜성 주변에서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는 행성이 온전한 형태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디슨 위스콘신대학 천문학 조교수 앤드루 밴더버그 박사는 회견에서 "WD 1856 b는 백색왜성에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는데, 어쩌다 이 행성만 살아남은 것 같다"며 "백색왜성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가까운 행성들은 대개 모항성의 엄청난 중력으로 죄다 찢겨나가는 게 보통이지만, WD 1856 b 는 그 같은 운명에서 벗어나 현재의 위치에서 건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내놓은 가설은 WD 1856 b가 현재 위치에서 형성되지 않았으며, 현재 위치보다 별에서 약 50배 더 먼 곳에서 이주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 행성이 그 자리에서 모항성의 격변을 맞았다면 결코 온전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WD 1856 b가 안쪽으로 밀린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가능성은 WD 1856 시스템의 다른 두 별의 중력작용으로 밀어넣어졌거나, 혹은 침입해온 '떠돌이 별'과의 상호작용 결과로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9월 16일(현지시간) '네이처' 온라인으로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 밝혔다. 밴더버그와 그의 동료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행성 사냥꾼' TESS 우주망원경으로 이 행성을 발견했는데, TESS는 행성이 모항성 앞을 지날 때 나타나는 별의 밝기 변화를 탐지해 외계행성을 발견한다. 이를 트랜싯 기법이라 한다. 연구팀은 또 퇴역 직전에 있는 NASA의 스피츠 적외선 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해당 항성계를 연구했다. 스피츠 데이터를 통해 백색왜성 WD 1856+534가 100억년 가량 된 별로 삼중성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WD 1856 b는 어떠한 적외선도 방출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곧 해당 천체가 소질량의 항성이거나 갈색왜성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WD 1856 b는 외계행성 후보일 뿐, 보다 정밀한 관측과 확인작업이 남아 있는 상태다. WD 1856 시스템에서 다른 행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태양이 종말을 맞더라도 지구는 과연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앞으로 있을 추가 연구에서 보다 높은 확률의 경우가 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지옥’ 금성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 흔적 찾아

    ‘지옥’ 금성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 흔적 찾아

    금성 대기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탐지됐다. 영국 카디프대의 제인 그리브스 교수팀은 금성의 대기에서 수소화인(phosphine)를 관측하고, 이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고 BBC 등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리브스 교수팀은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전파망원경과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 전파망원경으로 금성의 표면 50~60km 상공 대기에서 수소화인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0억개 대기 분자 중에서 10~20개의 수소화인 분자를 관측했다. 이들이 발견한 수소화인은 지구에서는 펭귄 같은 동물의 내장이나 늪 등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미생물 등 생명체의 활동과 관련된 물질이다. 수소화인 가스는 호수 침전물이나 동물의 내장 등 산소가 궁핍한 환경에서 미생물이 방출한다. 이 때문에 수소화인은 생명의 표시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금성의 대기에서 발견된 수소화인이 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알지 못하는 생명 현상이 존재할 수도 있을 가능성에 여지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수소화인은 화학 작용을 통해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고 화산이나 번개, 운석 등 무생체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금성의 조건을 감안하면 무생체적으로 만들어지기는 극히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리브스 교수는 “그렇게 많은 황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완전히 놀라운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지질학적, 광화학적 통로들로는 우리가 보는 수소화인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금성은 표면 온도가 섭씨 400도가 넘고, 대기도 황산이 대부분인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다. 인류가 알고 있는 생명체는 존재하기 힘든 지옥 같은 환경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생명 현상인 수소화인이 관측된 것은 미지의 생명 현상이 있거나, 미지의 비유기적 화학 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루이스 다트널 웨스트민스터대 교수는 “생명이 금성의 두꺼운 구름층에 생존한다면 매우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는 생명이 우리 은하계 전반에서 흔한 현상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우주를 보다] ‘우주의 보석상자’…공처럼 모여 빛나는 NGC 1805 포착

    [우주를 보다] ‘우주의 보석상자’…공처럼 모여 빛나는 NGC 1805 포착

    마치 파란색과 붉은색의 보석이 한데 모여있는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성단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허블우주망원경의 광시야 카메라(WFC3)로 촬영한 구상성단(球狀星團·수많은 별들이 공처럼 둥글게 모여있는 것) 'NGC 1805'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화려한 색의 별들이 동그랗게 밀집해있는 NGC 1805는 대마젤란은하 귀퉁이에 위치해있으며 지구에서의 거리는 약 16만3000광년이다. 지난 1826년 스코틀랜드의 천문학자 제임스 던럽이 처음 발견했으며, 수많은 별들이 마치 벌집 주위에 모여드는 벌처럼 서로 가까이 붙어 공전하기 때문에 그 주위에 행성계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 특히 NGC 1805는 다른 구상성단과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갖고있다. 일반적으로 구상성단의 별들이 동시에 태어나는 것과는 달리 NGC 1805는 나이가 수백 만년 이상 차이나는 두 집단이 존재하기 때문. NASA 측은 "한 구상성단 내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별 집단이 존재하는 것은 특이하다"면서 "성단 관측은 별이 어떻게 진화하고 초신성으로 폭발해 생을 마감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젤란은하는 우리의 ‘개념’이 모여있다는 안드로메다 은하보다는 낯설지만 사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마젤란 은하는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로 구성돼 있는 불규칙 은하(일정한 모양을 갖추지 않은 은하)로 각각의 거리는 대략 16만, 20만 광년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ARM 인수를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위험한 도박일까?

    [고든 정의 TECH+] ARM 인수를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위험한 도박일까?

    미국의 GPU 제조사 엔비디아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기업 간 인수 합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여러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큰 궁금증은 GPU 제조사가 왜 이런 거금을 들여 매출도 크지 않은 회사를 인수하냐는 것입니다. 사실 소프트뱅크가 ARM을 매물로 내놓은 것 자체는 의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별로 없는데도 320억 달러나 주고 인수했다는 점이 더 의외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사물인터넷(IoT)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익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ARM의 매출은 소프트뱅크 인수 직후인 2017년 18억3100만 달러였는데, 2019년에도 별로 차이가 없는 18억8900만 달러에 불과했으며 올해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20억 달러에 인수한 것치곤 초라한 성적인데, 이는 ARM의 사업 구조와 관련이 깊습니다. ARM은 인텔이나 삼성처럼 직접 반도체 생산 시설에서 칩을 제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퀄컴이나 엔비디아처럼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서 판매하지도 않습니다. 주 수입원은 ARM 아키텍처에 대한 라이선스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장을 잡으려면 라이선스 비용이 저렴해야 합니다. ARM 기반 칩은 수백억 개가 팔려도 정작 ARM이 손에 쥐는 돈이 20억 달러도 안 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회사의 중요성과는 별개로 사실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거나 수익을 높일 수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ARM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거나 라이선스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소프트뱅크보다 엔비디아가 ARM에 더 적합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첫 번째 시너지 효과는 ARM의 CPU 라이선스와 엔비디아의 GPU, AI 가속기 라이선스를 통합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공식 보도 자료에서 엔비디아의 AI 및 GPU IP를 ARM의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offer ARM’s customers access to NVIDIA’s AI and GPU IP)는 점을 이번 합병의 첫 번째 장점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ARM처럼 엔비디아의 GPU 및 AI 가속기 설계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수익을 얻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ARM은 2006년 노르웨이의 팔랑스 마이크로시스템스 A/S(Falanx Microsystems A/S)사를 인수해 모바일 GPU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초기 말리(Mali) GPU 가운데 말리 400(Mali-400) 시리즈는 상당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GPU를 탑재한 대표적 AP가 삼성 엑시노스 4210으로 삼성 갤럭시 S2에 탑재되었습니다. 이후 ARM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고객사에 CPU IP는 물론 말리 GPU IP를 계속 라이선스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말리 GPU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습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에 탑재되는 아드레노(Adreno) GPU나 애플의 모바일 GPU에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말리 시리즈도 계속 성능을 높이긴 했으나 경쟁사의 성능이 더 높아진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가장 큰 고객사인 삼성도 AMD의 라데온 GPU IP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말리 GPU의 입지는 앞으로 더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 엔비디아가 들어오면 모바일 GPU 시장에 적지 않은 파란이 예상됩니다. 사실 엔비디아도 오래전 테그라(Tegra)를 통해 ARM CPU +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모바일 AP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높은 GPU 성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통신 및 저전력 기술이 중요한 모바일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결국 스마트폰 및 태블릿 시장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됩니다. 결국 테그라는 닌텐도 스위치 같은 휴대용 콘솔 게임기나 자율 주행차, 드론 등 고성능 GPU 및 인공지능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 특화된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ARM 인수를 통해 지포스 IP를 모바일에 최적화해 다시 출시한다면 시장에서 새로운 입지를 굳힐 수 있습니다. 과거 거의 CPU에 국한된 라이선스 사업을 GPU 및 AI 가속기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삼성 같은 큰 고객사를 다시 끌어올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시너지 효과는 데이터 센터와 서버 칩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본래 엔비디아의 가장 큰 수입원은 지포스로 대표되는 게임용 GPU입니다. 하지만 2020년 2분기 실적에서 데이터 센터 부분이 처음으로 게임 부분을 제치고 엔비디아 매출 비중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네트워크 전문 기업인 멜라녹스 인수에 의한 효과도 있지만, 데이터 센터에서 엔비디아 GPU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GPU는 데이터 분석과 AI 연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연산을 GPU로만 할 순 없습니다. 컴퓨터에서는 반드시 CPU가 필요합니다. 엔비디아는 이 부분에서 경쟁사인 인텔, AMD에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인텔과 AMD는 자체 서버 프로세서와 GPU를 이용해 3대의 엑사플롭스급 슈퍼컴퓨터 사업을 수주한 상태입니다. 엔비디아 역시 IBM과 손잡고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자체 서버 CPU가 없어 다소 곤란한 처지입니다. 그런데 ARM은 서버 칩 시장 공략을 위해 고성능 ARM CPU를 개발했습니다. ARM의 네오버스 N1(Neoverse N1) 아키텍처는 아마존의 서버 칩인 그라비톤 2 (Graviton 2)에 사용됐습니다. 그리고 몇몇 제조사들이 ARM 아키텍처 기반 서버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엔비디아는 이번 인수 합병을 통해 ARM의 서버 CPU 로드맵을 더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체 서버 칩 개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최근 ARM 서버 CPU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고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큰 만큼 자체 서버 CPU 개발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험난한 인수 합병 과정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4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인수 금액 중 절반이 넘는 215억 달러는 엔비디아 주식으로 받기로 했고 실제 현금으로 주기로 한 돈은 120억 달러입니다. (나머지는 주식/현금 옵션 및 직원에게 주는 인센티브) 이 가운데 계약금은 20억 달러로 지금 엔비디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지만, 나머지 현금 100억 달러를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영국, 미국, 일본, 유럽 연합 등 각국 정부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ARM 인수 후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남아 있어 이 과정이 순조롭게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RM 본사가 있는 영국의 경우 결국 인수 합병 후 미국 쪽으로 회사가 이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생산 설비가 아니라 연구 개발 인력이 핵심인 회사이고 같은 영어권 국가로 서로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ARM과 엔비디아 모두 이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 모두 이번 인수 합병을 주도한 사람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엔비디아의 창업자이자 CEO인 젠슨 황입니다. 다만 그가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CEO라고는 해도 400억 달러의 인수 합병 비용은 회사의 명운을 건 것과 다를 바 없는 큰 도박입니다. 과연 이 도박이 성공할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금성의 대기에 포스핀, 박테리아가 떠다닐 가능성 있다”

    “금성의 대기에 포스핀, 박테리아가 떠다닐 가능성 있다”

    금성의 대기에 포스핀(phosphine, PH3)이 상당량 함유돼 있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됐다. 제인 그리브스 영국 카디프 대학 연구진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된 영국 왕립천문학회의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금성 대기에서 방출되는 전파 스펙트럼 흡수선을 천체 망원경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논문은 네이처 천문학 저널에 게재됐다. 처음에는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야 산 정상의 제임스-클라스-맥스월 망원경을 이용해 희미한 형태로 관측됐고 나중에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 망원경에 의해 더 선명한 형태로 확인됐다. 관측된 흡수선의 세기와 형태는 사가와 히데오 교토 산업대학 교수가 연구개발한 모델에서 10억개의 입자당 포스핀 분자가 20개 있을 때의 경우와 맞아떨어졌다. 포스핀은 목성이나 토성처럼 대기의 대부분이 수소로 이루어져 있고 강력한 대기압을 가진 행성에서 화학적으로 합성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스다. 하지만 금성의 포스핀은 두 행성과 달리 수소도 풍부하지 않고 대기압도 충분히 높지 않아 이번에 관측된 양의 포스핀 가스가 절로 합성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포스핀 분자는 하나의 인(燐) 원자에 수소 원자 셋이 결합해 이뤄진다. 지구에서는 생명체, 예를 들어 펭귄과 같은 동물의 위장 속이나 산소가 부족한 늪지 같은 곳에 미생물 형태로 존재한다. 물론 공장 같은 곳에서 만들어질 수 있지만 금성에 공장이 존재하지도 않고 펭귄 같은 동물도 없다. 따라서 그리브스 교수 연구진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방식으로 금성의 대기 환경에서 포스핀을 합성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있거나 지구 대기에서의 생명체와 유사한 미생물이 금성의 대기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금성의 표면은 극단적인 온실 효과 때문에 섭씨 500도에 가깝고 대기압이 90으로 높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보다 낮게 점쳐져 왔다. 인류의 생명체 탐사도 화성이나 토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타이탄 등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그리브스 교수 발표로 금성의 우선 순위가 높아질 여지가 만들어졌다. 금성은 지구에 가깝기도 하다. 연구 팀의 사라 시거 교수는 포스핀 가스가 금성의 생명체에서 생성됐다면 그 생명체는 금성의 대기 중에 미생물의 형테로 존재할 것으로 추측한다고 발표하였다. 지구도 표면으로부터 41㎞ 떨어진 성층권에 박테리아가 떠다니는데 금성도 거의 같은 50~60㎞에 박테리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성에는 과거 20억년 동안 풍부한 물을 갖고 있어서 지구처럼 생명이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온실효과가 진행되면서 지표면의 생물은 멸종하고 대기 중의 미생물만이 바뀐 환경에 적응해 대기 순환에 따라 흘러다니며 포스핀을 합성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금성의 지표와 대기에서는 유황이 다량 함유돼 있어 지구 생명체가 전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금성의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지구의 것과는 상당히 다른 구성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리브스 교수는 “평생 동안 우주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파고들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나로선 믿기지 않는 대목이 많다. 하지만, 맞다. 다른 분들이 우리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말해줬으면 한다. 우리 논문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것이 과학이 굴러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영국 BBC 보도와 티스토리의 블로거 ‘My External Knowledge Storage’ 내용과 2년 전 네이버 블로거 ‘잉여로운 우주 이야기’ 내용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 모두 잠든 사이에 ‘슝’…거대 지구근접 소행성, 아마추어가 발견

    모두 잠든 사이에 ‘슝’…거대 지구근접 소행성, 아마추어가 발견

    만약 지구에 떨어졌다면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이 됐을 소행성을 한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발견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소행성 '2020 QU6'이 지난 10일 지구를 최근접해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지름이 약 1000m로 덩치가 큰 2020 QU6은 이날 지구와 약 4000만㎞ 거리를 두고 조용히 제 갈길을 갔다. 이 정도 거리면 지구와 달 사이의 100배 정도 거리로 상당한 멀지만 사실 우주의 기준에서는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구에 아무런 영향없이 지나간 소행성에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있다. 이 소행성이 최초 발견된 것은 지난달 27일로, 당시 브라질 출신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레오나르도 아마랄이 2020 QU6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그로부터 불과 2주 만에 소행성이 우리에게 가까이 접근한 셈으로 만약 지구에 떨어졌다면 1000m라는 크기 때문에 인류의 존재를 위협하는 역사적 참사로도 기록될 수 있다.결과적으로 지구로 날아오는 커다란 소행성의 존재를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전문가들도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입증한 셈이다. 미국의 비영리 과학 단체인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 케이시 드라이어 수석고문은 "이번 사례는 우리가 '지구로 다가오는 천체'(NEOs·Near-Earth Objects)의 대부분을 찾아내고는 있지만 여전히 다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서 "NEOs를 감시하는 임무에 계속적인 투자를 해야 미래의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현재까지 NASA가 파악한 NEOs는 약 1만 5000개다. 이중 NASA는 90%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여전히 지구는 수많은 이름모를 천체에 노출돼 있는 형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2월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 지역 상공에서 폭발한 소행성이 그 예다. 지름이 불과 20m 정도에 불과했던 이 소행성은 초당 최대 20㎞의 속도로 떨어져 지상 30㎞ 상공에서 폭발해 총 10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전문가들은 그 폭발력이 히로시마 원폭 위력의 10배가 넘는 TNT 300킬로톤 정도로 추정했으며 다행히 지표면에서 폭발하지 않아 피해는 적은 편이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재명의 ‘서민층 기본대출 주장’ 실효성 있나

    이재명의 ‘서민층 기본대출 주장’ 실효성 있나

    전문가 “정부 손실 부담땐 천문학적 재원” 현행 법정 이자율을 연 24%에서 10%로 낮추자고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번에는 고금리로 서민층의 복지 대상자 추락을 막기 위해 ‘기본대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 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기본대출권…수탈적 서민금융을 인간적 공정금융으로 바꿔야’라는 글에서 “우리나라에는 전액 무상인 복지와 전액 환수하는 대출제도만 있고 그 중간이 없다”면서 “타인의 신용위험을 대신 떠안고 수탈당하다 복지 대상자로 추락하지 않도록 ‘저리장기대출제도’(기본대출)를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화폐를 연 0.5%로 시중은행에 공급하면 고액자산가들은 연 1∼2%대에 돈을 빌려 발권 이익을 누리지만, 서민들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에서 최대 24% 초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한다”며 “24% 고리대출은 복지대상자가 되기 직전 마지막 몸부림이고, 이를 방치하면 결국 국가는 복지 대상 전락자들에게 막대한 복지지출을 해야 한다”며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서민대출금리도 17.9%나 된다고 지적하고, “중간 형태로 일부 미상환에 따른 손실(최대 10%)은 국가가 부담해 누구나 저리장기대출을 받는 복지적 대출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본대출 도입에 필요한 재원과 자금조달방법 등을 생각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이기 때문에 정부가 부담하는 재원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등급 이하는 (대출 시) 부도율이 40%나 된다”면서 “정부가 손실의 10%만 부담하면 이들에게 대출을 해 줄 금융기관이 없을 것이고, 전액 부담을 한다고 하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률적으로 저금리 대출을 해 주면 저신용자대출에 대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오히려 저신용자가 대출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우주를 보다] 이번 주, 맨눈으로 천왕성을 보자!

    [우주를 보다] 이번 주, 맨눈으로 천왕성을 보자!

    -250년 전 망원경으로 발견한 일곱번째 행성 태양계 8개 행성 중 지구를 빼고 망원경 없이 볼 수 있는 행성은 몇 개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섯"(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다섯 개의 밝은 행성은 예로부터 잘 알려져 요일 이름까지 차지한 행성이지만 실제로는 망원경이나 쌍안경의 도움 없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여섯 번째 행성이 있는데, 바로 천왕성이다. ​이번 주는 이 천왕성의 맨눈 관측을 시도해볼 아주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는데, 특히 늦은 저녁 하늘에 관측에 방해가 되는 밝은 달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천왕성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한다. 별의 밝기는 숫자로 표시하는데, 보통 1등성부터 6등성까지 나뉘며, 숫자가 작을수록 밝은 별이다. 6등성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 밝기의 하한선이다. 천왕성은 현재 5.7등급으로 빛나고 있다. 이 정도 밝기라면, 아주 어둡고 하늘 상태가 좋은 밤에 시력 좋은 사람이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러니까 먼저 쌍안경으로 천왕성을 확인한 후 맨눈으로 관측하는 것이 요령이다. 천왕성을 찾는 지표는 화성이다. 붉게 빛나는 화성의 동쪽(왼쪽)으로 약 12도 정도 떨어진 양자리에 천왕성이 있다. 참고로, 보름달 하나가 약 0.5도 크기에 해당한다. 위의 하늘지도를 머리속에 스캔해둔 다음 쌍안경으로 해당 영역을 스캔하여 찾는 것이 가장 좋다. 150배율 이상의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작은 청록색 원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천왕성은 지구로부터 약 28억 5000만km 떨어져 있다. 이는 지구-태양 간 거리(1천문단위/AU)의 약 19배에 해당하는 먼 거리다. 천왕성이 태양을 한 차례 공전하는 데는 약 84년이 걸린다. 이 행성의 지름은 지구의 약 4배인 5만 724km로 3번째 큰 행성이며, 1986년 보이저 2의 자기 데이터에 따르면 자전주기는 17.23시간이다. 보이저 2는 또한 1978년에 발견된 9개의 고리계를 모두 탐사했고, 2개의 새로운 고리와 10개의 새로운 위성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천왕성의 위성은 모두 27개에 달한다. 수소와 헬륨의 대기로 둘러싸인 천왕성은 물, 메탄 및 암모니아의 액체 맨틀을 갖고 있으며, 얼음 바위 같은 핵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천왕성은 태양계의 어떤 행성보다 가장 추운 섭씨 영하 224도 대기를 가지고 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기괴한 천왕성의 특징은 자전축의 기울기다. 태양계 행성들의 자전축 기울기는 3도에서 29도 사이이지만, 천왕성은 무려 98도에 달한다. 그러니까 천왕성은 궤도면에 거의 누운 자세로 태양을 공전한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유력한 가설은 원시 태양계 때 거대한 천체가 천왕성에 충돌해 거의 다운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천왕성은 계절은 유별나다. 태양이 북극에서 떠오르면 42지구년 동안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 후 북극은 다시 42년 동안 어둠 속에 잠긴다. 천왕성을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가 윌리엄 허셜이다. 그는 1781년 3월 13일 밤, 구경 6.3인치(16cm)의 자작 반사망원경으로 쌍둥이자리에서 일곱 번째 행성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세계를 경악시켰다. 사람들은 그때까지 토성까지가 태양계의 전부인 줄 알고 있었는데, 태양계가 갑자기 2배로 확대되어버린 것이다.​ 이 발견으로 허셜은 천문학사에 불멸의 이름을 올렸으며, 일개 아마추어 천문학자에서 일약 왕실 천문학자로 신분이 수직 상승했다. 그리고 프로 천문학에 들어서서도 최초로 은하계의 구조를 파악하는 등 수많은 발견들을 이루어냈으며, 기이하게도 그가 발견한 천왕성의 주기에 딱 맞는 84세에 우주로 떠났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반도체 산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반도체 산업

    미국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데다 자금줄은 끊기고 반도체 기술력 자체도 변변찮으니….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현주소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중신궈지지청뎬루(中芯國際集成電路·SMIC)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소식통들은 “SMIC와 중국 인민해방군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SMIC가 중국 국방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미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기업들이 SMIC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나 부품을 팔 때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를 비롯해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과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개 이상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화웨이뿐 아니라 SMIC에 대한 수출 길도 사실상 봉쇄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2000년 설립된 SMIC는 화웨이와 더불어 중국 반도체 자급화 계획에서 양대축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5%(3분기 추정치)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SMIC보다 먼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세계 1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업체이면서 중국 최대 팹리스(반도체설계) 업체인 하이쓰(海思)반도체(Hisilicon)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MI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지티뎬루(臺灣積體電路公司·TSMC)가 하이쓰가 발주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추가 제재로 더 이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SMIC가 하이쓰의 생산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무력화될 수 있겠지만, SMIC의 현 기술력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SMIC는 지난해말에야 겨우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TSMC는 7㎚ 제품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TSMC 올 하반기에 5㎚ 공정 양산에 진입하는 등 기술 수준이 한참 앞서 가고 있다. SMIC와 TSMC간에는 3~5년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5~10년을 바라보고 SMIC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미국은 아예 SMIC가 싹도 틔우기 전에 고사시키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의 SMIC 제재가 현실화하면 SMIC가 화웨이에 시스템반도체를 납품하는 만큼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에 추가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SMIC가 활용하고 있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의 공정 장비, 부품 수급도 사실상 막히게 된다. 중국이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육성 전략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가 반도체 생산을 맡겨오던 TSMC와의 관계가 끊긴 데 이어 그 대안으로 SMIC를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SMIC를 ‘마지막 보루’로 두고 집중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가 1300억 위안(약 22조 5000억원) 가까이 쏟아부은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우한(武漢)시 둥시후(東西湖)구 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관내 경제 투자 현황 보고서에서 “우한훙신(武漢弘芯)반도체(HSMC)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 부족 문제가 존재한다”며 “언제든 자금이 끊어져 프로젝트가 멈출 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현지 정부의 이 같은 ‘고백’은 HSMC가 사실상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정부 관료들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재정난에 아랑곳없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빚어진 비극인 셈이다. HSMC는 7㎚ 이하 첨단 미세공정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를 제작을 목표로 2017년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설립됐다. 우한시 중대 프로젝트로 지정된 이 회사에 투자된 자금은 1280억 위안(약 22조원)에 이른다. HSMC는 대만 TSMC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던 장상이(蔣尙義)를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이 덕분에 2019년 말까지 중국 정부 등에서 투자금 153억 위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SMC는 “우한 산업 단지에 14㎚와 7㎚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웨이퍼 기준 연간 6만장을 생산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중 7㎚ 양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밖에 없는데, 신생 기업이 이런 기술 격차를 뛰어넘겠다고 ‘호기’(豪氣)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HSMC 문제는 지난 1월 공장 건설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소송에 휘말리면서부터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에서 유일하게 7㎚급 공정에 쓰이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장비는 은행에 압류된 상태다. HSMC를 세운 창업자 리쉐옌과 회사 설립에 관여한 인사들의 행방도 오리무중이고, 회사 홈페이지도 열리지 않는 상태다. 중국 기술전문 매체 콰이커지(快科技)는 ‘우리 반도체 업계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HSMC의 위기 소식을 전하면서 “수십 년 전 가장 어려운 시기 과학자들은 주판에 의지해서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작은 반도체를 진정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현재 중국 전역에서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총투자비만 무려 2430억 달러(약 289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요 투자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한계에 달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중국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성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여전히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쯔광그룹(紫光集團·Tsinghua Unigroup)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10년 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 수준이 너무 열악해 내세울 만한 곳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무역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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