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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이 너무 잦은 전산망들(사설)

    철도청에 설치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가 고장나는 바람에 서울역등 단말기가 있는 철도청산하의 2백30개 역들과 민간업체 여행사들의 전산발매가 30분동안이나 중단되는 소동이 24일 하오에 일어났었다. 90년7월에 이 전산망이 가동된 이래 처음 있었던 사고였고,당일 5시까지의 열차좌석표가 매진된 이후에 일어난 사고였으므로 큰 혼란없이 넘길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대형 전산망이 설치된 곳이면 으레 일어나곤 하는 이 만성적인 「불양장태」가 우리는 마음에 걸린다.지난 7일에는 증권전산망에 장애가 생겨 증권시장의 하오장이 전면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었다. 첨단기기는 대량정보를 대량처리하는 기능을 가진 기계다.그러므로 1초나 2초 정도의 잠깐동안 발생하는 고장이나 장애에도 엄청난 손실과 막대한 지장을 부르게 마련이다.그런 기계가 몇십분씩 또는 여러시간씩 멈춘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게다가 증권전산망의 사고는 올들어 두달도 채 안되는 동안에 7차례나 있었다고 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어났다.더구나 이렇게 잦게 일어나곤 하는 컴퓨터의 고장이,번번이 「원인불명」으로 한동안 속수무책상태를 빚곤 한다는 사실이 딱하고 한심스럽다. 기계란 고장이 나게 마련이고,전산망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내장되어 있는 첨단기기는 고장날 가능성 또한 천문학적 숫자만큼 있으므로 고장 한두번 안날 수 있겠느냐고 유장하게 생각할 수 있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컴퓨터의 고장이란 단순한 기계의 고장과는 다르다.지난번 증권시장의 경우처럼 증시가 마비되어버리면 시각을 다투며 정보싸움을 하는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주는 것은 물론 개방시대에 들어선 우리의 자본시장에 대한 세계적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열차표의 발매가 마비되는 경우만 해도 전국적으로 피해규모가 확산될 수 있었다. 우리사회는 사회전체 분야에 전산체제가 도입되어 행정전산망에서 은행 온라인시스템까지 온통 컴퓨터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그런데 그 모든 분야에서 알게 모르게 너무도 빈번한 「고장」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이런 고장들이 오늘날 우리가 지닌 사회병리적 약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는 사실이 더욱 우려스럽다.정밀하지 못한 속성,「벼락치기」로 처리하는 성급함,보완이나 예방장치에 대한 신중성의 결여,기술요원훈련이나 사후투자의 결핍등 뒤에 따라야 할 모든 장치를 무모하게 포기하거나 묵살하는 습성 같은 것이 우리에게는 있다.우리 상품이 국제경쟁력에서 뒤떨어지는 이유이기도한 이런 요인들이 「컴퓨터사회의 운영」에도 그대론 반영되기 때문에 「잦은 고장」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심증이든다. 하이테크 기기는 그 유용도가 천문학적 수준이듯이 다루는 능력도 그만큼 첨단적이기를 요구한다.대강대강 무책임하고 부성실한 풍조가 만연된 오늘날의 우리사회에서는 고장이잦을 수 밖에 없다.우리전체가걸려있는 「고장상태」의 질환을 치유하는 노력이 근본치유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 두번째 창작집 「개들의 시절」간 이남희씨(인터뷰)

    ◎“단순한 기법논쟁은 문학의 폭 좁힐뿐” 『책을 낼 땐 으레 그렇듯이 뭔가 부족한 것 같아 씁쓸한 느낌입니다』 두번째 창작집 「개들의 시절」(실천문학사간)을 펴낸 소설가 이남희씨(35)­. 그는 두번째 창작집을 준비하는 기간이 소설방법론을 공부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한다. 데뷔장편 「저 석양빛」,첫 창작집 「지붕과 하늘」,장편 「바다로부터의 긴 이별」에 뒤이은 「개들의 시절」은 리얼리즘 작가로서의 이씨의 면모를 잘 드러내 주는 작품이다. 창작집 「개들의 시절」에는 교육현장·노동현장에서의 갈등을 다룬 「땅끝에서 오는 소리」「하지」등 8편의 중·단편 소설을 싣고 있다. 민족민중문학 작가로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한 이씨지만 그의 글쓰기는 좁은 의미의 민중문학적 주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창작집에 실린 「밥그릇」「사랑」「목마른 것은 싫다」「개들의 시절」등은 사회적 문제를 직접 담아내기보다는 여성문제,혹은 실존문제에까지 시각을 넓혀 천착해 들어간 작품이다. 『문학은 세계와 사물에 대한 공감을 넓히는 것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세계와의 공감획득 없이 「리얼리즘이냐 아니냐」식의 기법논쟁은 오히려 우리 문학을 한계짓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부산출신으로 청주에서 자라 충남대 철학과를 나온 이씨는 86년 여성동아 장편공모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한때 서울에서 중학교 윤리교사로도 재직했었던 그는 지금은 종로 피카디리극장 북쪽에 사무실을 얻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 「통일열기」 파장/북한 연구서 출간러시

    ◎최근 4년동안 1백여종 쏟아져/정·경·군사위주서 주제도 다양화/문화예술·교육등 소개… 전12권 대작도 선보여 북한연구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재 서점가에 나와있는 북한연구서는 모두 최근 3∼4년사이에 간행된 것들로 줄잡아 1백여종에 이른다.이는 80년대 후반부터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대중들의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음으로양으로 많은 북한 관련자료들이 개방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서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변화해가는 남북의 상황과 연구환경을 최대한 활용,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간행되고 있는데 종래 정치·경제·군사 등에 집중되어 있던 연구영역이 갈수록 확산되고 주제도 다양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연구서가 일반 출판사에서처음 나온 것은 지난 88년초.당시 「북한행정론」(희성출판사)「북한여성」(실천문학사)「두 개의 한국,하나의 미래」(청계연구소)등 멸종의 책이 나오면서 종래 민간 출판사에서 북한문제를 다룰 수 없었던 금기를 깨뜨렸다.이 이전까지 북한연구서는 국토통일원에서 주로 나왔고 북한연구소·공산권문제연구소 등 관련기관에서 드문드문 나왔을 뿐이었다. 북한연구서가 민간출판사에서 처음 나올 그때만 해도 전문가나 출판계 인사들은 앞으로 북한관계도서가 아무리 늘어난다 해도 그 종수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었다.그러나 만 4년이 못돼 북한 관련 연구서는 이미 1백종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이는 우리 국민의 통일열망이 갈수록 커가고 남북관계가 급격히 호전되어가는 시대상황을 그대로 반영해 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서점에 나와 있는 북한관련서들은 여러 권으로 된 기획시리즈를 비롯,공동연구의 성과를 모아 펴낸 단행본과 일반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북한사회의 전반적 현황을 개관한 것 등으로 나눌 수 있다.그중에서도 가장 체계적이고 방대한 작업은 을유문화사의 「북한의 인식」시리즈와 고려원의 「북한 문화예술의 이해」시리즈.전12권의 「북한의 인식」은 89년 10월에 나온 「북한개론」(최명엮음)에서부터 최근 나온 「한국전쟁을 보는 시각」(김철범엮음)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언론 언어 문학 예술 교육 통일정책등 전분야를 다루었다. 공동연구성과를 모은 단행본 가운데 두드러진 분야는 역사 및 국어국문학분야.이중에는 「남북한 역사인식 비교강의」(일송정」 「북한의 고대사연구」(일조각) 「북한의 우리고대사인식」(대륙연구소출판부) 「북한의 국어국문학연구」(지식산업사) 「북한의 국어연구」(일조각) 「북한의 조선어연구」(녹진」등이 있다. 이밖에 각 분야별로 「북한의 여성정책」(한울) 「북한인민군대사」(서문당) 「북한 신풍물기」(우아당)「북한의 절과 불교」(민족사)등이 눈에 띈다. 한편 최근 출간된 것중에는 북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들로 「소련공산당의 해체와 북한사회주의의 진로」(한울) 「북한은 변하고 있는가」(삼민사) 「사회주의개혁과 북한」(형상사) 「우리들의 절반 북한 백문백답」(사계절)등이 눈길을 끈다. 「우리들의 절반 북한 백문백답」은 강정구교수(동국대)등 북한문제전문가 12명이 공동집필한 것으로 민족동질성을 향한북한이해라는 취지아래 북한의 모든 분야를 객관적 자료를 통해 개관하고 있다.
  • 개 낙타 연어/90년대 문학소재로 등장

    ◎김기택·최준·송정연씨,「개」를 빌려 세태를 풍자/조병화·최시한씨 작품집 제목에는 「낙타」 등장/「연어」는 하재봉·고형렬 작품서 모천회록 상징 개와 낙타 그리고 연어. 최근 이런 동물들을 제목에 딴 작품집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작품의 소재로 많이 쓰이면서 개 낙타 연어가 90년대 문단의 주요한 동물이미지로 떠오르고 있다. 김기택씨가 지난 해 펴낸 시집 「태아의 잠」에서 현대문명의 섬뜩함을 개의 이미지를 빌어 질타했고,최준씨 역시 지난해 말 펴낸 시집 「개」를 통해 「수성이 날뛰는 시대」를 풍자한데 이어 최근에는 이남희씨가 소설집 「개들의 시절」(실천문학사간)을,그리고 송정연씨가 장편소설 「우리는 가끔 개가 된다」(동화출판공사간)를 펴내 이에 합세하고 있다.이남희씨의 소설집에 실린 중편소설 「개들의 시절」은 도청당하는 도청전문가의 역설적 상황을 통해 도청과 감시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현실과 그 뿌리를 「개」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드러내 보인 작품.송정연씨의 소설 「우리는 가끔 개가 된다」는 어른들에 의해개처럼 일방적으로 길들여지고 강요당하는 10대 청소년들의 교육환경을 고발하는 작품이다.개라는 단어가 책의 제목에 버젓이 끼일 수 있었던 것은 외화 「개같은 내 인생」의 수입 이후부터이다. 낙타는 최시한씨의 소설집 「낙타의 겨울」(문학과지성사간)과 조병화씨의 시집 「낙타의 울음소리」(동문선간)에서 수란과 인고의 상징으로 등장한다.최시한씨의 소설집에 실린 단편소설 「낙타의 겨울」에서 낙타는 권력과 제도에 둘러싸인 속에서 의사 소통마저 쉽지 않은 왜소한 인간들의 방황을 상징하며,조병화씨의 시 「낙타의 울음소리」에서는 주인의 채찍을 맞으며 중국 사막을 건너야 하는 처량하고 서글픈 짐승으로 나온다. 연어의 이미지 또한 수천 킬로를 온갖 장애물을 극복하고 모천회귀하는 습성때문에 좋은 이미지로 작품속에 종종 등장한다.하재봉씨의 장편소설 「콜렉트콜」(열음사간)에서는 주인공이 『나는 차라리 한 마리 연어가 되고 싶다』는 귀향의지를 표현함으로써 반대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제시해 보인다.이밖에 고형렬씨도연어의 모천회귀를 소재로 한 시집을 준비중에 있다.
  • 음악평론가 박용구의 풍기(명사의 고향:23)

    ◎죽령 넘어서면 눈아래 확투인 들판/할아버지대에 십자거리에 터잡아/희방사 스님졸라 훈민정음 탁본도/구한말 이강년·신돌석등 의병의 본거지… 척박했던 땅이 이젠 인삼·능금의 명산지로 나의 고향 풍기를 가려면 죽령고개를 넘어야 한다. 하기야 남으로 봉현고개,동으로 단산고개,북으로 잠뱅이고개를 넘어갈 수도 있지만 서울과 직통하는 국도나 중앙선이 모두 죽령고개를 넘게 마련이다. 해발 1천3백14m의 도솔봉과 희방사를 품에 안은 비로봉,그리고 풍기군수시절의 이퇴계가 나라일을 근심해서 축지법(축지법)으로 한달음에 올랐었다는 1천4백21m의 거봉­그래서 이름이 국망봉인 웅장한 소백산줄기 중에서 그나마 서산에 지는 해를 안고 넘을 수 있는 길이 죽령고개다. 옛날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이어서 고구려의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설화로 유명한 온달장군은 한강이남의 고구려땅을 수복하겠다고 죽령을 묵표로 진격하다가 아단성에서 전사했다고 삼국사기 온달조에 있다. 죽령고개를 38선으로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해서 밀고 당기던 국경마을,그 시절에는 기목진으로 불리던 풍기만이 고구려에 저항해서 신라의 국경을 지켰다고 전한다. 동국여지승람은 풍기사람들을 평해서 이 고장은 기질이 강하고 사납다고 기록했다. 어쩌면 풍기사람의 억센 기질은 삼국시대부터 비롯된 저항정신의 전통일는지 모른다. 무엇이고 해내는 억센 기질,청량리의 왕초도 풍기사람이라지 않는가. ○억센 저항의 고장 이왕조의 실정으로 나라가 기울고 군대마저 침략국의 강요로 해산 당하자 전국에서 의병들의 무장투쟁이 전개 되었을 때 소백산의 깊은 골짜기들을 근거지로 삼아 풍기 사람의 저항정신에는 또다시 불이 붙는다. 영주 순흥 봉화 등 인근 고을과 힘을 모아 게릴라전을 군대해산에서 망국까지 3년동안이나 전개했던 것이다. 일본제국의 조선군 사령부가 1913년 3월에 발행한 비밀문서 「조선폭도토벌지」에는 1907년 8월부터 1910년 12월까지의 전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지도를 곁들여 기록하고 있다(우리 의병을 폭도로 지칭한 것으로 보면 된다). 「토벌지」는 1907년 8월27일 약3백명의 우리게릴라부대가 경찰지서를 습격,일경 1명을 참살하고 29일에는 순흥,31일에는 봉화의 경찰지서를 습격,불태워 승리의 개가를 올리는데서 시작한다. 그 게릴라부대의 리더­즉,의병장은 이강년,신돌석. 그러나 그 세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지만 그들의 무장봉기는 소백산을 근거지로 3년을 견디어 매국노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일본의 학정이 시작된 1910년 일인이 임명한 조선인 군수들의 행위로 종말을 맞는다. 「토벌지」에 기록된 게릴라대장의 이름을 「열사」로 모시기 위해 기록해보면 최성천 한명만 김상태 정경태 윤국범 문성조 김성운 유시영.그 중에서 조선인 군수들의 밀고로 4월에는 최성천 한명만이 체포,처형되고 12월에는 윤국범 문성조가 역시 잡혀서 처형당했다. 다행히 이 무렵까지 저항운동을 계속한 이강년 신돌석의 체포기록은 없다.아마 그뒤 만주로 건너가서 독립운동의 선봉장이 되지 않았을는지. 「조선 폭도 토벌지」는 경상북도의 부장봉기에 대해서(비밀문서인 탓일까) 이런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안동에는 약 50명의 진위대가있었으나 군기가 해이하여 거의 토벌의 임무를 못했음』 ○국립천문대 위치 서울에서 경기·강원·충청의 3도를 지나 죽령재마루에 오르면 질펀한 들판이 확 트여 경상도의 첫 고을은 우선 시원스럽다. 그러나 여기서 곧바로 산을 내려가기에는 그 경관이 너무 아깝다. 오른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립천문대가 있고,왼편으로는 희방사와 희방폭포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고장이 낳은 인물로 세종때의 김담은 일영대라는 그당시 천문대의 대장을 지낸바 있으니 천문학과는 일찍부터 인연이 깊다 하겠고 주위의 아늑함이 속세를 잠시 잊게 하는 희방폭포와 희방사는 1568년에 개판된 훈민정음과 월인석보의 판본 2백개가 있던 곳이어서 더구나 잊을 길없는 곳이다. 일본이 패망하던해 7월,나는 병요양을 위해 이 절에 머물면서 사고에 판목을 발견하고 주지를 설득해서 「훈민정음」과 「월인천강지곡」만의 탁본을 했었는데 6·25가 터진 이듬해 1월13일,유엔군이 작전상의 이유로 휘발유를 뿌려 이 절을 불태워 버리는 바람에 귀중한 문화재는 재가 되고 말았다고 한다. 가곡 「성불사의 밤」의 노래말처럼 노승은 어디로 갔더란 말인고! 글깨나 하는 늙은이라면 예언서로 믿었던 「정감록」에는 삼재­즉,흉년 악질 병화가 없는 십승지지의 첫째로 「풍기」를 꼽았건만,동족끼리 살륙전을 벌인 6·25는 깊은 산속의 문화재마저 불태웠으니 그 황당무계를 알만하다. ○6·25 동란중 소실 그러나 죽령재에서 구곡량장의 고갯길을 내려오면 밋밋한 언덕에는 능금밭,그 자락에는 인삼밭들이 타관사람의 눈을 끌게 마련이다. 뚜렷한 4계절과 낮과 밤의 기온격차,그리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토질탓으로 예부터 풍기인삼은 개성인삼과 쌍벽을 이루었다. 38선으로 「개성인삼」을 맛볼수 없게된 오늘,「풍기인삼」은 6연근의 홍삼재배구역으로 지정되고 해마다 9월에 5년근을 채취하는 유일한 명산지가 된 셈이다. 아마도 6·25의 실향 월남민으로 개발이 시작된 능금재배는 66년의 7만그루가 76년에는 1백75만그루를 기록했으니 「풍기능금」의 시장점유율을 짐작할만하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풍다 석다 황다의 「삼다」로 황폐했던 풍기가 지금엔 산나물 인삼 능금의 「삼다」로 넉넉하고 윤기가 흐르는 고을이 되었으니 그 까닭은 어디서 찾을수 있을까. 그 황폐했던 「삼다」로부터 풍기를 탈바꿈시킨 힘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황당한 「정감록」에 있었다. 나라가 망하고 세상이 뒤숭숭할 무렵,『풍기읍내 십자거리에 5분만 서있으면 조선팔도의 사투리를 들을수 있다』는 속담이 유행했다. 「십자거리 박약국」으로 알려졌던 우리집도 사실은 월남민이요,나는 3세인 셈이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오는 억센 저항기질과 월남민들의 실향의식이 오늘의 풍기를 있게한 것이 아닐까. 죽령을 요람으로 자란 내게 반골정신같은 것이 바닥에 있다면 아마도 「자랑스러운 풍기사람의 기질」탓이리라. ▷약력◁ ▲1914년7월2일 경북풍기출생 ▲1946년 중앙방송국 음악계장 ▲1950년 동경소목발레단 문예부장 ▲1966∼70년 예그린 악단장 ▲1981년 예술평론가 협의회장 ▲1986년 88올림픽개폐회식 기획단장 ▲1989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 올해는 「국제우주의 해」/천체·지구관측 다채로운 행사(과학)

    ◎유엔,콜럼버스 미 대륙발견 5백주년 맞아 제정/미·일,학술대회·모형관 설치 계획/청소년대상 우주교육 프로그램도/서울서 「지구촌 우주소년단 큰잔치」 5월 개최 올해는 세계천문우주과학계가 제정한 「국제우주의 해」(ISY). 콜럼버스의 미국 신대륙 발견 5백주년과 「국제지구의 해」(IGY) 35주년을 기념,국제과학연맹협의회(ICSU) 우주연구위원회(COSPAR) 국제우주비행연맹(IAF) UN 등이 공동제정한 「국제우주의 해」를 맞아 각국에서는 다채로운 기념행사와 국제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학계등에 따르면 「국제우주의 해」행사 주관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22개국으로 구성딘 「ISY를 위한 우주주관청 포럼」. 참가국들은 이와 별도로 미국ISY협회,유럽ISY협회 등 지역협의체를 구성,각종 학술발표회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행사들을 보면 「세계우주학술대회」가 3천명의 관련과학자·기술자·교육자가 참가한 가운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계획인 것을 비롯,독일에서는 「ISY­지구적 변화」를 주제로한 학술대회가 열리며 일본에서는 국제우주기술 심포지엄이 5월 후쿠오카시에서 개최된다. 미국은 우주개발의 선두주자답게 하와이 비숍박물관에 ISY 우주관을 설치,1년동안 상설우주전시를 시작한 것을 필두로 환태평양권 국가들의 우주탐사 심포지엄,학생프로젝트 공모행사,「아폴로,그 이후 세대」,장학금 프로그램 「우주탐사 92/93」등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가 각종 천체관측 교육행사 등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에게 있어서 우주는 최후최대의 미개척지. 우주개발은 이 새 프런티어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환경문제 등 병들어가는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제우주의 해」는 콜럼버스의 개척정신과 「국제지구의 해」의 과학탐구정신을 융합,지구환경을 구하고 우주를 향해 전진하자는 인류의지의 표현이다. 「국제우주의 해」는 이같은 의지의 실천을 위해 우주에 관한 교육보급운동과 인공위성에 의한 지구관측 등 두가지 주요활동을 제안하고 있다. 교육보급운동은 많은 사람에게 인간의 우주활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하자는 것으로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한 교육운동이 적극 권장된다. 인공위성에 의한 지구관측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지구환경문제를 범지구적 시각으로 접근해 함께 생각해 보는 것과 동시에 지구과학기술을 한층 발전시키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 지난 57년 시행된 「국제지구의 해」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64개국이 대거 참가,기상 지자기 오로라 전리층 태양의 활동 빙하 해양 지질 중력 방사능 등 13개 항목을 공동관측함으로써 지구이해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왔었다. 「국제우주의 해」는 관측범위를 대류권9지상 20㎞)밖 성층권까지 넓히고 주관측장비도 로켓에서 인공위성으로 확대함으로써 보다 거시적인 탐구활동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청소년교육과 지상관측활동에 한해 부분적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청소년 과학탐구단체인 한국우주소년단(단장 이상□ 전 과기처장관)은 『기념 국제행사로 「지구촌 우주소년단 큰잔치」를 5월중 서울서 개최할 예정이며 8월에는 러시아에서 열릴 국제우주의 해 기념 제5회 국제우주소년단대회에 1백명의 단원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연세대 나일성 교수(천문학)는 『국제천문연맹(IAU)이 제시하는 특정 별에 대한 광전관측에 참여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 춘천 여성문학회 첫 동인집/「변주…」에 시·수필·동화 수록

    춘천에 거주하는 여성문인들의 모임인 춘천여성문학회(회장 이영춘)가 첫 동인집 「변진열개의 손가락」(혜화당간)을 펴냈다. 이번 첫 동인집에는 고경희 김금분 박영희 박종숙 한미경 등 회원 9명의 시 수필 동화가 수록됐다. 『나는/늘/한 곳에 머문다/강위에 떠 있는 작은 배/강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바람 같은 비가 내리는 오후/흐르는 배를 보며/흐르는 물을 보며/꿈을 꾸는 섬 하나』(기정순의 「강변의 오후」중) 춘천여성문학회는 춘천문학에 애착을 갖는 여성문인들로 지난 여름에 발족한 문학회.이미 각종 관문을 통해 등단,각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10명의 여성문인들로 구성됐다.고경희씨는 「현대시학」시 추천으로 등단,이미 두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다.박영희씨도 87년 「예술계」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우리 살아 있음에」를 펴낸 바 있다.이밖에도 한미경씨는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이번 동인집에 동화와 수필을 함께 실었다.
  • 딱딱한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미 과학자 아시모프책 인기

    ◎천문·물리·화학등 1년새 20여권 발간/러시아태생… 교양서·공상소설이 주류 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날로 높아지면서 많은 과학도서가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과학자의 저서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러시아계 미국과학자 아이작 아시모프의 저서들이다. 지난해 봄부터 나오기 시작한 아시모프의 저서들은 최근까지 10종에 육박하고 제작중인 것도 2∼3종이 된다. 이들을 권수로 치면 20권이 넘는다. 이 책들은 과학교양서와 과학을 소재로 한 소설로 대별된다. 웅진문화가 지난해 4월 「과학의 새로운 안내」 시리즈를 기획,「아시모프의 천문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아시모프의 「지구과학·화학」 「물리학」을 펴냈으며 곧 「생물학」 2권을 펴낼 예정이다. 동아출판사는 지난 6월 「우주의 비밀」을 펴냈으며 사회과학전문출판사였던 풀빛출판사는 최근 「풀빛과학」 시리즈 제1권으로 「아시모프박사의 과학이야기」를 출간했다. 이와함께 역시 사회과학전문 출판사였던 백산서당이 자매사인 현대정보문화사를 통해 아시모프의 과학소설(SF)을 집중적으로 펴내고 있다. 지난 여름 대하 SF 「파운데이션」 5권을 펴낸데 이어 지난 연말 나머지 4권을 더 펴내 완간했으며 최근에는 전 4권의 「로봇」시리즈 가운데 제1권 「강철도시」를 선보였다. 「벌거벗은 태양」 등 나머지 3권도 이달안에 완간하며 이를 이어 곧 「우주 3부작」도 출간할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아시모프의 저서가 3백종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과학도서의 대중화와 함께 그의 저서들은 계속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아시모프의 저서가 많은 아낌을 받고 있는 것은 어려운 과학을 재미있고 알기쉽게 전달해주기 때문. 특히 그의 교양과학서들은 과학의 각 분야에 관한 박학다식하고 정밀한 지식을 설득력 있고 독특한 접근방법과 표현으로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할 뿐만아니라 이 지식들을 유기적으로 연관지음으로써 명쾌한 세계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파운데이션」으로 대표되는 그의 SF작품들도 비록 먼훗날의 과학세계를 그린 공상소설이기는 하나폭넓고 깊이 있는 과학지식을 토대로 펼치는 「과학적인 공상」이어서 독자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북돋아 준다. 특히 「파운데이션」의 경우와 같이 은하제국이 내부분열로 무너진다거나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약자에 대한 강자의 지배 등을 줄거리로 하는 것은 오늘날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부분들로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1920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3살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아시모프는 19살때부터 저술활동을 시작,46살때 이미 1백권의 저서를 기록해 지금까지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가로 꼽히고 있다. 1949년 컬럼비아대학에서 화학박사학위를 받고 보스턴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나 연구생활과 문학에 대한 열정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마침내 교수직을 버리고 저술에만 몰두하게 됐다. 그는 전공인 화학은 물론 수학·천문·물리·생물·기술 등 과학전반과 SF에 걸쳐 경이로울 만큼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쳐오고 있는데 하나같이 평이하고도 기발한 발상과 문장으로 70세가 넘은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그의 SF에 대한 업적은 단연 독보적인 것으로 가장 우수한 SF에 주어지는 휴고상을 4번이나 받았으며 네뷸라상도 한번 받았다. 19세에 「로비」라는 제목의 단편 로봇소설을 발표하면서 SF작자가 된 그는 42년부터 쓰기 시작한 「파운데이션」과 53년부터 발표한 「강철도시」 등 장편 로봇시리즈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SF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파운데이션」은 61년 3부작으로 완간됐으나 그뒤 독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6부작으로 늘어났으며 아직까지 집필이 계속되고 있어 최장기간 집필작품으로 유명하다. 「로봇」시리즈도 55년까지 2부가 나왔으나 독자들의 요청으로 83년부터 3,4부를 다시 펴냈다. 77년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잡지」를 창간한 그는 70세가 넘은 지금도 과학저술에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1)

    ◎정치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돈 선거 안된다 새해는 「정치의 해」이다.그러나 우리 정치는 이제 과감히 개혁되어야 한다.달라져야만 한다. 서울신문은 교수·학자의 제언과 일선기자들의 정치 현실진단을 통해 정치선진화를 이룩하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시작한다. 작금의 정치판도를 보노라면 『해도 너무한다』는 말의 적실성을 실감하게 된다.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88총선때 여당의원 한사람이 최소한 20억원,야당의원도 최소한 5억원을 선거비용으로 썼다고 한다.1천45명의 후보가 달려들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그 선거에 들어간 총비용은 실로 「천문학적」「역사적」인 숫자다.더구나 이 선거비용은 1인당 GNP로 따져 미국하원의원 선거비용의 15배,일본의 5배라니 가히 「세계적」이랄 수 있겠다.금년에 이미 실시된 두차례의 지방의회선거에 최소한 2조원이상의 돈이 쏟아져 들어갔다는 것이 정치권의 자체진단이다.내년에 치를 4대선거에 박준규 국회의장은 20조원,박태준 민자당최고의원은 10조원,이기택 민주당공동대표는 5조내지 10조원의 선거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걱정어린 전망을 하고 있다는 신문지상의 보도다.이쯤되면 대국적 견지에서 사익을 초월하여 국사를 논한다는 「정치의 장」이 「돈놓고 돈먹기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바닥」이나 「도박장」과 별반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아무리 민주주의라는 것이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이만저만한 과소비가 아니다.초특급과소비라 불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소식에 접하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아무런 개혁없이 예년과 같은 방식으로 내년의 네선거를 치를 경우,엄청난 통화량 증가에 따른 집갑·땅값·생필품값의 폭등과 흥청망청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는 물론,통화 억제를 위해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대출자금의 억제책으로 인해 받게 될 크고 작은 장사를 하는 무수한 국민들의 자금압박과 무력감,그리고 그로 인한 경제의 침체 등이 불을 보듯 빤하게 보이기 때문이다.민주주의의 핵심적 도구라는 선거가 어느새 우리에겐 이처럼 사회 총체적 스트레스의 근원으로 부작용하고 있다. 다행이도 비록 내심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정말 이대론 안되겠다는 데에는 여야가 외견을 같이하고 있다.더욱이 「돈 안드는 선거」의 정당성과 필요성,그리고 시급성에 대해 정계·학계·언론계·일반시민에 이르기 까지 이미 광범위한 합의가 도출된듯한 인상이다.그러나 아쉬운 것은 「선거공영제」「선거통합」「선거구개편」등과 같은 제도개혁문제를 둘러싸고 정가에서 벌이고 있는 방법론 협상을 보면 근저에 당리당략이 깔려 있는 일방적 주장과 그럴듯한 합당논리만 무성할 뿐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예정된 출항시간은 선뜻선뜻 다가오고 있는데… 어쩌려고들 저러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선진국형 타개책의 제시나 그것을 둘러싼 쌍방간의 갑론을박은 그동안의 것으로 이미 족하다.더이상 지속한다면 국민은 식상할 뿐이다.이제 국민이 바라는 것은 양당간에 전격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소식과 내년의 4대선거를 정갈한 비용으로 치르기 위해 합의된 방법론을 구체적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현장소식인 것이다.지난번 5공청문회에서는 멋진 말과 명쾌한 논리를 전개했던 사람들이 스타정치인이 됐었다.그러나 이번에 탄생될 스타는 술객이 아니다.멸사봉국의 지혜어린 양보를 통해 양당간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도출해내는데 돋보인 사람과 「돈안드는 선거」를 직접 실천에 옮긴 사려깊은 행동가일 것이다.
  • 화산폭발·태풍… 수십만 인명피해(대변환 지구촌’91:5.끝)

    91년 한햇동안 지구촌 인류가 겪은 각종 자연재해의 참화는 엄청났다.세계 도처에서 화산·지진·태풍·폭우·한파·폭염 등 천재지변이 잇따라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대환란의 7년」의 서막이 시작된게 아니냐는 우려를 고조시켰다. 6월들어 1주일사이에 필리핀·일본·인도 등지에서 일제히 발생한 화산폭발은 인류에게 「휴화산 부활」의 공포를 안겨줬다. 6백년간의 잠에서 깨어난 필리핀의 피나투보화산은 수십차례나 폭발,인근 3개성을 화산재로 완전히 뒤덮으며 수도 마닐라국제공항을 일시폐쇄시켰고 미국의 아시아전략거점인 클라크공군기지를 포기하게 만들었다.일본 운젠(운선)화산도 2백년만에 분화를 재개,39명의 인명을 앗으면서 전일본열도를 화산과 지진의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다. 중국에서는 1세기만의 최대폭우가 대륙을 휩쓸어 사망자 2천여명,수재민수 1억1천4백만명,경제손실 수십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재앙을 초래,야심찬 경제부흥계획에 치명타를 가했다. 그런가하면 방글라데시는 연안도서와 인구밀집 해안지대를 강타한 태풍으로무려 22만5천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5억달러의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이와함께 필리핀에서는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휘몰아쳐 사망·실종 7천명,이재민 70만명 발생등 화산피해의 상처위에 수마까지 겹쳐졌다. 그외에 환태평양화산대지역의 잇따른 강진,서유럽의 기록적 한파,칠레 아타카타사막의 난데없는 폭우,파키스탄의 섭씨50도가 넘는 폭염등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91년은 인간이 자연앞에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를 다시한번 확인해준 한해였다.
  • 납세 거부하는 재벌 세상에 어디있나/장정행 경제부장(데스크시각)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추징세금을 못내겠다는 선언은 국민 모두를 당혹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정부,나아가 국민을 너무 업신 여기는 것같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분노조차 느끼게 한다. 세금이 많고 적건간에 내수중에 들어온 돈을 세금으로 내라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이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이번 정회장의 경우 시작부터가 떳떳하지 못했다.우리나라 최고의 재벌이 당대에 모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려다 저지른 일이 아닌가.설령 세금이 너무 많아 억울하다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법원의 판결을 구하면 될일이었다. 아무리 돈으로 무엇이든 다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왕회장」이지만 국세청이 치밀한 조사끝에 사실 확인을 하고 현행 세법에 따라 고지한 세금을 정면으로 당당하게 나는 내지못하겠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으며 그것도 「돈이 없어서 못내겠다」니 한나라의 대표적 재벌총수로서 한심하다는 생각을 넘어 우롱당하는 느낌을 어쩔 수 없다. 돈이 없어서 세금도 못낼 사람이 평양이다 소련이다를 다니며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금강산개발을 하겠다」「시베리아를 어쩌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었으며 국내에서 내로라는 저명인사 70여명을 이끌고 국교도 수립되지 않은 중국땅을 휩쓸고 다닐 수 있었단 말인가. 계열기업의 주식을 공개직전 자기돈도 아닌 법인돈으로 대량 확보했다가 공개뒤 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기고 주식을 회사임원등 제3자 명의로 숨겨두었다가 적당한 때에 아들들에게 넘겨 수천억원대의 기업을 세금없이 고스란히 상속하려던 사람이 세무조사로 탈세가 밝혀졌는데도 끝까지 세금을 낼수 없다면 도대체 이 나라에서 어느 누가 세금을 내려하겠는가.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 친척·친구집까지 잡히고도 모자라 집안식구 모두를 동원해 새벽부터 자금마련하랴 제품만들랴 판로개척하랴 이리뛰고 저리뛰며 어렵게 사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자들이 여유가 있어 세금을 꼬박 꼬박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또 「회장님」 밑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한달에 몇십만원씩 받는 숱한 근로자들이 「회장님」처럼 돈이 남아서 가뜩이나 얄팍한 월급봉투가세금으로 더욱 줄어드는 것을 기꺼이 참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잘못하면 백담사에 가고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도 범법행위가 밝혀지면 감옥살이를 하는 민주화된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재벌들은 법이나 국민감정을 무시하고 마음내키는대로 해도 그대로 두어야한단 말인가. 중동의 사막에 나가 불가능한 공사를 해내고 울산앞바다에 수십만t의 유조선을 만들어 띄우는등 지난날 이나라 경제발전에 끼친 공헌을 인정하여 백번 양보한다 하더라도 한나라의 지도적 재벌총수가 탈세로 추징된 세금을 내지못하겠다고 외국기자들까지 모아 기자회견을 하고 대문짝같은 신문광고까지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기업인이 단순히 세금과 관련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이번 정회장의 행동은 정부의 기본기능인 조세권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며 실정법을 단순히 위반한것이 아니라 고의로 부정하는 것으로 밖에 보지않을 수 없다. 정회장은 평소 「기업은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하다」는 말을 즐겨 쓰고있다.그 오만이 지나쳐 정권과 정부를 혼동하는 지경에 이르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경제에 더이상 별 도움이 되지않고 정부와 국민까지 업신 여기는 재벌이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것이다.국민들이 어렵사리 한푼 두푼 저축한 돈을 끌어들여 부채나 잔뜩 진채 부동산투기나 하고 일가의 사욕만 차리는 기업이라면 하루빨리 정리하여 보다 성실한 기업인에게 넘겨주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백번 나은 일일것이다. 정회장의 말처럼 기업은 영원해야 하지만 영원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세습되어서는 안되고 기업주는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항상 바뀌어야 한다.
  • 이적활동 「해방예술가연」 적발/경찰·기무사

    ◎대학생·군복무 휴학생 12명 검거/시위현장서 볼온 연극­투쟁가요 공연 경찰청 보안국은 13일 「서울지역 대학생 노동해방 예술가연맹」의장 김현성군(23·동국대 국문과4년)등 6명을 국가보안법위반(이적단체구성 등)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배광석군(23·동국대 철학과3년 제적)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이와함께 국군기무사는 이들과 함께 활동해 온 육군 모부대 소속 유창석이병(23·동국대 법학과4년)등 군복무자 4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조사하고 있다. 「노동해방문예혁명가」를 자처하고 있는 김군등은 지난해 8월 마르크스­레닌주의 폭력혁명론에 입각한 「민족민주혁명」(NDR)노선아래 「서울지역 대학생 노동해방 예술가연맹」을 결성,각종 시위현장에서 연극 및 노래공연을 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연맹」최고의결기관으로 중앙위원회를 두고 중앙위 밑에 편집기획국,정치국등 7개국과 「사회주의 학생문예예술연구소」를 운영하는 한편,중앙위 직속기관으로 집행위원회를 두고 그 밑에 장르분과위원회와 지역조직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서울대 덕성여대 동국대등에서 지부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직의 문예전술 지침에 따라 자본주의의 계급적 모순을 폭로하고 정권타도투쟁을 대중화하기 위해 「단 한번 승리를 위하여」라는 연극을 국민대와 동국대등에서 공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강경대군 치사사건뒤 폭력시위를 10차례 주도하고 각종 집회에 참가,「노태우정권타도노래」「계급투쟁노래」등 12종의 노래를 유포시켜 온 혐의도 받고있다. 영장이 신청된 사람은. ▲김현성 ▲최형(25·서울대 천문학과3년·중앙위원) ▲김련지(20·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3년·중앙집행위원) ▲한소영(21·서울대 수학교육과4년·서울대노래분과위원장) ▲장은영(23·서울예전 문예창작과졸·서울예전 지부문화분과위원) ▲김경옥(21·서울예전 문예창작과2년)
  • 과열·타락선거 유권자가 막자

    ◎총선 5∼7개월 앞두고 곳곳서 사전운동/무분별 자금 살포로 공명풍토 붕괴 우려/정부,검·경 총동원 “불법관행 뿌리뽑기” 나서 14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사전선거운동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현재와 같은 과열·혼탁상이 계속될 경우 엄청난 선기비용을 낭비함은 물론 공명선거풍토를 무너뜨리게 될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지난 13대 총선경쟁률이 4.7대 1이었고 이번에도 그에 못지않은 경합상을 보인다고 가정할때 적어도 1천명이상이 출마,이들이 줄잡아 1인당 20억원씩만 쓴다해도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시중에 풀려나간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출마이전에 이미 각 정당 공천을 따내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후보지망생이 많아 선거풍토를 흐리고 있는 실정이어서 내년 자치단체장선거에 이은 대통령선거까지를 감안할때 무엇인가 근본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14대 총선을 5∼6개월 앞둔 지금이야말로 공명선거분위기를 잡을 시점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수조원대의 무분별한 자금살포가 우리경제에 미치는영향도 문제이지만 정당한 노동을 기피하고 선거운동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불로계층의 확대와 관광등 사치풍조만연을 막기 위해서도 사전선거운동을 근절시켜야 한다는게 정부의 의지다. 정부가 사전불법선거를 막는데 사용하는 방법은 두가지로 대별된다. 통상적으로 하는 방법은 선관위를 통해 불법행위를 못하도록 계도·단속하는 것이다.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보다 강력한 대처방안이 절실히 요청될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고 있어 「사정의 칼」이 비상수단으로 강구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검찰·경찰 수사력을 총동원해 금품·향응제공과 각종 행사를 빙자한 사전선거운동을 철저히 적발,사정차원에서 엄단할 뜻을 밝히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중에만 선전벽보·선거공보·합동연설회·소형인쇄물·현수막등 다섯가지 방법의 선거운동을 허용한 법정신을 최대한 살려 이제까지 관행으로 묵인되어오던 불법행위까지도 모두 근절 시킬 계획이다. 불법사전선거운동의 종류를 보면 ▲달력·인사장·행사안내장 배포 ▲회갑·결혼·생일선물 보내기 ▲단풍놀이차량지원 ▲운동회·체육대회참가기념품 돌리기등이며 이밖에도 서울 강남지역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재벌급 건설회사 L모회장의 경우처럼 부인을 동원해 부녀자모임의 점심을 대접하는등 갖가지 기발한 수법을 사용,교묘히 법망을 피하고 있다. 사정당국은 이에따라 지역별 경찰서와 지·파출소를 통해 이같은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인쇄업소·기념품제조업소·양과점·음식점에 대한 단속을 강화,불법선거운동을 근원적으로 막을 계획이다. 또 중앙선관위도 사정당국과는 별도로 오는 15일 각시도선관위원전체회의를 열고 단속지침을 마련하고 단속반을 편성,본격적인 단속을 실시한뒤 적발된 사람은 사법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다. 한편 민자당이 ▲선거사범재판의 6개월내완료 ▲불법선거운동혐의로 1심 유죄판결시 국회출석정지 ▲파렵치범의 출마제한의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불법사전선거운동척결의자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각종 위안잔치 명목 이름 알리기/단풍놀이 떠날때 은밀히 지원도/드러난 불법선거운동 사례 ▲경기지역에서는 특히 분구가 예상되는 수원,부천,광명,시흥·군포·안양·의왕등 4개지역에서 사전선거운동의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 출마예상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돌리기도 했고 또다른 인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지방신문에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축하」등의 광고를 게재했다. 일부 인사들은 집들이 가족행사 등의 핑계로 주민 10여명씩을 초대,저녁식사를 대접했다. 또 경조사에 금일봉전달,화환보내기,불우청소년및 노인위안잔치개최,장학금 전달등의 방법으로 이름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많은 출마예상자들이 가을철이 되면서 동창회·친목회·향우회·계모임등에서 1∼3일 일정의 단풍놀이 관광을 떠날때 은밀한 협조를 하고있다. 이들은 평소 찾지않던 경로당·고아원·양로원등을 돌며 겨우살이돕기 명목으로 쌀·연탄등을 전달하고 금일봉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또 자신을 소개한 책자 인쇄물등을 선거구민에게 배포하고 있다. ▲경북 상주의 경우 C모씨는 서울에 거주하면서 휴일마다 내려와 선후배 친지들을 찾아보고 있고 지난 추석때는 모든 농가에 약주 1병씩을 돌렸다.또 지역내의 각종 행사에 직접 참석하거나 대리인을 보내 금품을 전달하고 있다. 경주시 K씨의 경우는 지난 추석때 전가구에 그릇세트를 돌렸고 초·중·고교의 운동회·동창회등에 참석,자신을 알리며 금일봉을 내놓고 있다. 이에맞서 P모씨는 지난 추석때 세제등의 선물을 돌렸고 각종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경주군에서는 재일교포인 I씨가 농협직원과 영농후계자들을 일본으로 초청,관광을 시켜주는등 선심공세를 펴고있는 실정이다. I씨는 최근 출신교인 모국교에 장학기금명목으로 1백50만원을 전달했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P씨가 지난달 아파트를 구입,집들이 명목으로 지역인사들을 집으로 초청했다. ▲대전시 서구쪽으로 출마가 확실한 L씨의 경우 최근 자신을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출판기념회를 알리는 대형 포스터를 얼굴 사진과 함께 관공서 도로변 식당가 등에 대량 부착해 선거용 벽보를 방불케 하고 있다. ▲충북 중원의 J씨는 지난 8일 지역내 농어촌후계자들에게 사신을 보내 지역발전과 농촌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등 선거운동을 개시했다. 청주의 모출마예상자 부인은 지난 9일부터 동별로 20∼30명씩에 이르는 자율방범대원 부인들을 초청,점심을 내는 모임을 계속 갖고 있다. ▲제주의 경우 현역의원들이 당원단합대회를 통해 조직확장에 열중하면서 일부는 지난 추석에 참치통조림세트등 선물을 당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출마예상자 Y씨는 노인들에게 도내관광을 위한 버스등을 지원한 것을 비롯,거의 모두 출마예상자들이 동창회·문중행사시 점심등을 제공하면서 위로·격려금등의 명목으로 돈봉투를 전달했다.
  • 현대,1백평 빌라 건축/평당 천만원/계열사 통해 분양 마쳐

    ◎성북동 숲 깎아내고 불법 호화별장과 무분별한 사치품의 수입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현대그룹이 이번에는 군소업자들이나 간혹가다 지을 분양면적 1백평안팎의 대형 호화빌라들을 짓고 있어 기업윤리에 대한 비난을 더욱 거세게 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건설회사인 현대건설이 서울 성북구 성북2동 264의5와 272일대 숲을 깎아내고 1백평안팎의 대형 호화빌라 18가구분을 짓고 있는 것이다. 가구수는 분양면적을 기준으로 78평형 4가구,91평형 1가구,96평형 5가구,97평형 6가구,1백2평형 2가구등 모두 18가구. 분양가는 올해 서울시내에서 최고가로 분양된 영등포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60평형의 평당분양가 5백80만원의 곱절에 가까운 평당 1천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측은 그러나 분양가가 일반 서민들이 엄두도 못낼 「천문학적」인 액수인 이 빌라를 지난 7월 이미 계열사를 통해 은밀히 분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 레슨 거부의 여운/서동철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언제부터인가 대학입시는 교육의 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기차표를 사기 위한 역대합실에서의 줄서기가 되어버렸다.다만 새마을호·무궁화호·통일호·비둘기호로 창구가 구별되어 있을 뿐이다. 서울대음대 교수들이 지난 10일 『앞으로 중·고생에 대한 레슨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결의를 바라보는 시각도 매표창구앞의 줄서기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철도공안원의 그것에서 한치도 벗어남이 없어보였다. 이번 문제에는 「교육」이외에 「예술」이 하나 더 개입되어 있음에도 전혀 고려의 대상이되지 않은 것이다. 당사자들은 이번 결의로 그동안 자신들에게 집중된 국민의 의심에 찬 눈초리가 상당부분 거두어졌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교육」과 「예술」을 떠나 천문학적인 액수가 건네지는 개인레슨을 하지 않겠다는 교수들의 결의에 공감을 표시하는 보통사람들도 『예술계 중·고교에의 출강도 하지않겠다』는 결정에는 의아함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의 논리는 『그동안 중·고교에 출강한 교수들이 학교에서 할당된 시간이외에별도의 개인스튜디오에서의 레슨을 제자에게 요구했던데서 예능계 입시비리가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출강을 하지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그렇다면 지금까지 교수들의 예술중·고교 출강은 개인레슨을 해 돈을 벌기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냐』면서 분개하고 있다.진정으로 이번 결의가 고뇌에 찬 선택이었다면 돈을 위한 개인레슨은 포기하되 우수한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예술학교로의 출강은 비록 쥐꼬리만한 강사료가 쥐어질망정 더욱 열심히 했어야 하지않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예술」에 대한 고려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자세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제 결의를 박차고 나오는 또다른 결의가 나와야 한다.그것은 「다수의 합의」를 의미하는 결의가 아닌 한사람만의 「양심선언」이어도 좋다.그것은 『나는 돈과 관계없이 가르치던 제자가 있으니 더이상 결의를 따르지 못하겠다』는 것이어야 한다. 수업료를 낼 수 없는 가난한 제자의 재능 하나만을 믿고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 훌륭한 음악가로 키워낸다는 미담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들리지 않는가 하는 것을 교수와 학부모·학생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할 때다.
  • 탈냉전시대와 한국인(특별기고)

    ◎“이젠 미래에 눈을 돌리자”/21C엔 경제·기술 강국만이 살수 있다 아프리카의 제3세계 지역국가들을 여행해 보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에 어깨가 우쭐해지며 구제받지 못할 국가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지난날 우리의 삶과 비교하면 오늘날 한국은 적어도 외양적으로는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한두집 건너 자가용이 즐비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6천달러인데 생활은 2만달러 수준으로 하고 있는 이웃을 쉽게 볼 수 있다.덕수궁 돌담길에서 종종보던 젊은 노랑머리의 배낭족이 아직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이제 구라파의 기차역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쉼터가 되었다.사회전반의 민주화 진전에 따라 근로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지방의회가 구성되면서 「지도급 인사」가 증가하고 정치목소리도 다양해졌다.풍요로운 물질적 삶을 추구하는 노력과 정치·사회·경제적인 제몫 찾기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정열을 쏟고 있는 사이에 바깥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2차대전이후 세계를 지배해오던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얄타체제는 종식되었고,74년간 유지되어 온 소련 공산당의 해체로 중국·북한·베트남·쿠바를 제외하고는 공산당의 지배하에 있는 국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국가간의 경쟁요인이 이데올로기로부터 경제와 기술로 옮겨가고 있다.걸프전쟁은 많은 신화를 남겼다.42일만의 전쟁에 연합군은 2백19명의 희생자를 낸 반면 이라크군은 40개 사단이 궤멸되고 10만명의 전사자와 17만명의 포로가 발생하였다.하루 전쟁비용은 무려 3억달러의 엄청난 액수에 달하였다.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무기의 정확도와 파괴력 수준의 향상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 국민이 안방에 앉아서 전쟁게임을 볼 수 있게 되었다.걸프전쟁은 21세기의 전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수년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이같은 질적 변화에 따라 선진국이나 앞서가는 중진국들은 모두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미국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성격규명과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지위약화문제를 놓고 학계의 논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영국을 비롯한 EC국가들은 기왕의 민주국가단위를 초월하는 유럽 경제단일공동체를 지향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어느 나라 보다도 열띤 21세기논쟁은 이웃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다.도쿄의 책방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의 대부분은 미래의 일본문제를 다룬 책자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정치인·관료·언론인·지식인들은 하나같이 21세기의 일본의 역할과 강대국에 걸맞는 국제적 일본인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방안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눈을 우리의 문제로 돌려보자.독일통일이 우리에게 준 최대의 교훈은 통일의 여건이 일단 성숙되면 통일은 복잡한 과정을 거칠 여유없이 단기간에 이루어 진다는 점이며,또 다른 하나는 동구에서 가장 발전수준이 높은 동독의 경제사정이 그간 서독에서 알고 있었던 것보다도 훨씬 나빠서 통일에 따른 비용이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는 사실이다.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절반이상이 금세기안에 통일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북한의 국제적 고립화와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사정과,그리고 최근의 소련사태등은 북한 정권의 순조로운 권력승계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북한이 향후 몇년간이나 그들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운 불안함을 갖게하는 것이 사실이다.이렇게 보면 오늘의 현실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듯 하다. 변화하는 국제질서는 이데올로기적 대립시대에 적응하여 만든 국내제도와 틀을 바꾸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세계적 탈냉전과 남북대결의 냉전체제가 공존하는 2중적 현상은 상황대처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통일의 대비라는 차원에서 보면 할 일은 더욱 많아진다.문화적 동질성 회복,남북한 산업의 접목,사회간접자본의 엄청난 소요에 대비한 재원조달등 통일후에 한민족이 세계 최대 강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번영을 유지하기란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통일한국이 2010년에 이루어진다고 가정할 때 통일된 우리의 국토면적은 소련의 1백분의 1,중국의 44분의 1,미국의 44분의 1,일본의 2분의 1에 불과하다.인구면에서 보더라도 중국은 통일한국의 18배,소련은 4.2배,미국은 3.7배,일본은 1.6배이며 국민총생산면에서는 미국이 9.5배,일본이 7배,소련이 2.8배,중국이 2.1배가 되어 향후 20년 후 통일한국을 상정해도 우리는 동북아지역에서 왜소한 위치를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국민은 눈을 미래로 돌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금년의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밝지 못하고 또한 오늘날 국가간 산업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더 나아질 것 같은 자신도 없는 국가적 상황인데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적 노력의 결집이 보이지 않으며 더욱이 지역간 갈등,노사대립,정치인들의 소모적인 정쟁의 지속,과소비와 사치풍조의 만연등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고가 우리들의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21세기의 통일한국의 번영은 절대로 그냥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미래의 꿈을 갖지 못한 개인이 보람있는 삶을 성취할 수 없듯이 미래를 위한 꿈을 함께 나누며 지금의 나의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고 화합하지 않는 민족이 선진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시대적 조류와 국내외 여건은 평화적 통일 추진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독일의 통일이 독일민족에게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의 구비와 민족적 결단에 의해 가능하였듯이 우리에게도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통일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멀리,그리고 넓게 생각하고 깨어서 준비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투기 뽑아야 경제가 산다/장정행 경제부장(데스크시각)

    자유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가장 큰 죄악은 놀고 먹는 것이다.자본가든 근로자든 사회구성원 모두가 그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사회발전에 최대한 쏟아붓고 그 결실을 고루 누리는 것이 이 체제의 요체이자 최대 장점이기 때문이다. ○불로소득의 주범 우리나라의 경우 놀고 먹는 불로소득의 주범은 두말할 것도 없이 부동산투기다.우리사회에서의 부동산투기는 단순한 불로소득의 차원을 넘어서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가로막고 국민정신까지 해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병폐가 심각하다.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하며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숱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좀먹게 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맡은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부동산 투기이다. 당국의 부동산전산자료에 따르면 서울 등 전국의 6대 도시에서 아파트를 비롯해 10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6백4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사람이 1천8백채이상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한푼 두푼 모아 내집을 마련해 보려는 서민들의 어려움 따위는 아예 이들의 안중에는 없다.철거민의 딱지든 집없는 사람들을 위해 짓는 신도시 아파트건 가리지 않고 사모아 거기서 나오는 수입으로 그저 나만 편안하게 즐기면 된다는 생각 뿐이다. 주택만이 아니다.부동산투기꾼들은 논밭이든 임야든 공장부지든 닥치는대로 사들이는 현대판 「불가사리」다.그래서 주택이나 땅값만 한껏 올려놓아 정작 생산공장을 짓기위해 부지가 필요한 사람이나 내집을 가지려는 서민들을 울린다. 부동산투기는 제한된 땅을 생산활동이나 국민복지를 위해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경제적 폐해못지않게 사회적 문제도 크다.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89년 한햇동안 땅과 주택등 부동산가격의 상승으로 3백27조원의 천문학적 이득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그해 우리나라 총GNP의 1·9배에 이르는 금액이다.이 돈의 적지않은부분이 투기꾼들에게 돌아가 호화사치다,행락이다,과소비다 하는 온갖사회문제들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힘들이지 않고 쉽게 번돈이라 쓰는 것도 자연히 흥청망청일 수밖에 없어 민주사회의 건전한 가치관을 흔들리게 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다 된다」는 식의 온갖 부조리와 탈법·탈세등 부정을 낳고 있다. ○가치관 혼란을 초래 망국병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부동산투기를 더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로 그동안 계속된 단속과 지난해 제정된 토지초과이득세·개발이익환수·택지소유상한제등 토지공개념관련 3개법의 시행으로 올들어 부동산투기가 상당히 가라앉고 있다.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의 주택값이 3개월째 내림세를 보이고 전국의 땅값도 거래가 뜸한 가운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부동산투기가 완전히 뿌리뽑혔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부동산투기의 속성으로보나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부동산의 특성상 정부의 단속이나 국민들의 감시가 조금이라도 뜸해지면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올 연말에 부과될 토지초과이득세만 보더라도 부동산투기를 막는데 대단한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시 첫해부터 말이 너무 많다.토지를 처분해서 생긴 소득이 아니라 보유토지의 가치상승에 의한 소위 「말실현이익」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과세원칙에 위배된다든지 다른 나라에서도 시도해 봤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는둥 반발이 적지 않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의 부동산투기문제가 다른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회·경제적 병폐가 크며 따라서 다른나라와는 다른 특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대만의 경우만 하더라도 결국 이 제도가 유야무야되는 바람에 우리 못지않는 부동산투기열풍을 겪고 있으며 경제모범국인 일본도 부동산정책만은 실패한 것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다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오늘날의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모두가 너나할것 없이 가진 능력을 다해 열심히 땀을 흘렸고 그래서 얻은 결실을 아끼고 절약하여 소중하게 가꾸어왔기 때문이다.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며 놀라워 하고있는 오늘을 이룬 원동력은 바로 우리의 근면성과 억척이었던 것이다.부동산투기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값진 미덕이 점차 사라져 누구나 보다 편하고 쉬운 일만 하려하고 있는자나 없는자나 즐기려고만 하면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아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일하는 미덕 사라져 결론적으로 말해 부동산투기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땅에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 부동산투기만 근절되면 불로소득도 거의 없어져 현재 우리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과소비·국제수지적자·물가불안 등의 문제들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그리고 정치민주화와 함께 6공화국의 주요한 과제의 하나인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 실천문학사 수색/「빨치산의 딸」 압수

    서울서부경찰서는 23일 하오2시쯤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은평구 불광3동 484의13 실천문학사(대표 이석표·39)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정지이씨(27)의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상·중·하권 2천64권을 압수했다.
  •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9)

    ◎“「동쪽 하숙생」 부양”에 올 42조원 투입/“재원 마련” 공공요금 인상 러시… 가계 압박/소득의 서고동저 심화… 94년 2대 1 예상 통일독일은 경제통합1주년을 맞은 1일부터 처음으로 집행되는 91∼92년도 전체예산의 4분의 1가량인 1천억마르크(42조원)를 구동독복구와 주민생활향상등의 통일비용으로 충당해야 하는 막대한 재정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이때문에 이날부터는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해져 물가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또 천문학적인 액수의 통일비용지출에도 불구하고 동서지역의 빈부격차가 해소될 전망이 없어 흡수통합의 마무리가 순탄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쪽지역주민들에게 통일은 값비싼 지출을 요구하고 있고 동쪽주민들 사이에서는 생활격차로 인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등 동서간 부의 재분배진통이 여간 심각하지 않다. 통일비용의 충당을 위해 독일정부는 1일부터 휘발유값을 1ℓ당 약 1마르크30페니히에서 25페니히로 인상했으며 담배값·보험료·소득세의 국고전입비율도 상향조정했다.우편요금도 보통봉함우편물이60페니히에서 1마르크로 오른데 이어 철도·버스·상하수도요금 등도 역시 인상될 예정이다.이같은 물가인상러시는 그동안 예상되어 오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가계에 부담을 안겨주어 서쪽주민들은 「가난한 동쪽하숙생들에게 부유한 서쪽가정의 식탁을 내준꼴」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구서독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구동독지역에 1천억마르크라는 거액이 투입된만큼 엘베강동쪽에는 돈이 넘쳐흐른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본정부도 『이같은 투자로 새로운 5개주는 생활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사회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통일후속조치가 순조로움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구서독국민들은 『돈을 갖다 쓰는 사람으로서는 그들의 호주머니에 얼마나 들어 있는것인가를 살펴 본뒤 돈쓸생각을 해야된다』며 서쪽주민들에게 기대려는 구동독쪽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동쪽국민들은 나름대로 그들의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액수가 기대치에 못미쳐 재정적으로 쪼들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구동독주들은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60억마르크의 소득세가 징수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지역 기업들의 경기침체로 20억마르크밖에 거둬들이지 못해 올 한해에만 최소한도 1백억마르크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자체세입의 차질과 함께 구동독주들은 가장 중요한 재원인 통일기금의 지원이 올해 2백98억마르크에서 매년 줄어들어 94년 85억마르크를 끝으로 중단되기 때문에 갈수록 재정상태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구동독주들이 안정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세수입이 증가돼 통일기금지원액의 축소분이 보전될 것이라는게 연방정부의 계산이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믿지 않고있어 구동독지역의 개발과 주민생활향상의 꿈이 밝지만은 않은 상태이다. 경제연구기관들은 결과적으로 구동독국민들의 1인당 소득이 서쪽동포들에 비해 올해는 85%수준에서 94년에는 52%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더욱이 구동독주들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재투자를 하지 않아 낙후한 도로·철도를 시급히 건설 또는 보수해야 하며 학교·병원등 공공시설을 고쳐야하는등 손댈 곳이 한두곳이 아닌데다 각 지방단체에 대한 교사임금·대중교통·주택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를테면 마그데부르크시는 올해 11억마르크의 시예산가운데 4억마르크가,라이프치히시는 5억마르크가,소도시인 로스토흐시는 2억5천마르크의 적자가 예상된다.이는 구동독의 시세수입이 비슷한 구서독시의 16%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서양극화현상이 전혀 개선될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동서독통일협약에 의해 구동독주들은 통일기금지원이 중단되는 94년이후부터 재정이 단단한 구서독주들로부터 재정의 지원을 받거나 차입을 할 수 있기때문이다. 구서독주들간에는 다양한 조세분배협약에 따라 상호 재정지원과 초과 세입금을 다른주에 직접 대여하는 제도가 일반화돼 있어 구동독주들도 돈많은 서쪽주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기때문이다.실제로 구서독 11개주 가운데 가장 부유한 바덴 뷔템베르크주와 헤센주는 지난해 구서독에서 비교적 가난한 주인 브레멘·잘란트·니더작센·라인란드팔츠·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에 40억마르크를 지원하는등 각주간 부의 상부상조가 제도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부상조의 관례는 주세가 비슷할 때에나 가능한 것으로 주재정력의 차이가 비교가 안되는 엘베강 동서주간에도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구서독주간에는 빈부의 차이가 있다하지만 평균치를 1백으로 볼때 가장 가난한 주가 92,가장 잘사는 주가 1백10으로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그러나 구동독주의 재정규모는 구서독주 평균치의 50%수준 밖에 안돼 지난해 서독주간의 재정보전액의 8배에 이르는 3백20억마르크의 돈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들어 가야한다. 이때문에 연방정부와 통일로 하나의 공동체가 된 구동서독의 16개주는 주간의 재정교류원칙을 새로 마련,빈부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경제통합 1년을 맞아 가장 큰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 가입자/손보사/자동차보험료 싸고 “정면 충돌”

    ◎“올린다”… “못올린다”… 이해다툼의 속사정/“누적적자 8천7백억… 더이상 못버텨”/손보사/“부실경영 책임 또 떠넘기나” 강력 반발/가입자/정부 관련부처선 업무영역 지키려 가입자 편익 외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놓고 최근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출하는 보험금이 훨씬 커 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가입자들은 자보의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두고 보험료를 2년에 한번꼴로 올리려는 것은 보험사의 경영부실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려는 안이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최근 12.2%의 높은 보험료인상안을 당국에 건의했고 당국은 이를 9%선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자동차보험은 이처럼 관련 당사자들 모두로부터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험사와 가입자 및 제3의 피해자까지 모두들 자보에 얼굴을 찌푸리는 것이다. 자동차보험의 개요와 현황,보험료인상에 과연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지를 알아본다. ▷개요◁ 자동차보험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차량소유자는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과 임의보험인 종합보험으로 나뉜다. 지난 3월말 현재 전국의 차량등록대수는 3백57만3천여대. 이들 차량 모두가 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이중 77%가량인 2백77만여대가 종합보험가입 차량이다. 책임보험료는 일반승용차의 경우 차량점검기간에 맞춰 2년마다 15만7천원씩 내야 한다. 종합보험료는 대인·대물·차량·자손 등 4개 종목의 가입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대인의 경우 현행법상 무한보험(1억원이상)에 가입해야만 교통사고시 형사처벌이 면제돼 차량소유자의 70%가 가입하고 있다. 5백만원짜리 프라이드 승용차 소유자가 탑승한 가족까지 사고시 보상받을 수 있는 4개 종합보험에 모두 가입한 경우를 살펴보자. 이때 1년에 내는 ▲대인보험료는 13만2천3백원(무한)▲대물 4만6천4백원(2천만원한도)▲차량 12만8천원(공제금 10만원)▲자손 3만2천8백원으로 합계 33만9천5백원.여기에 책임보험료를 합치면 1년간의 총보험료는 41만8천원이다. 그러나 가입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평균보험료는 43만6천원이다. 이는 요율체계는 변함없이 89년 7월 운전자의 경력·나이·성별·사고횟수 등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할증하는 운전자중심요율체계 도입에 따른 것이다. 현재 업계가 요구하는 인상률은 책임보험료 8·5%,종합보험료 13·4%다.이를 감안할 때 가입자는 연 3만∼5만원의 보험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 ▷인상론◁ 보험사들은 무엇보다 누적적자 부담을 제일로 꼽는다. 보험료산정의 기초가 되는 손해율,즉 지급보험금을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이 예정치를 크게 넘어서 해마다 적자가 쌓인다는 것. 지난해 실적손해율은 86%인데 이는 예정치보다 무려 12·6%포인트를 웃도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1조6천2백22억원의 자보료를 거뒀으나 사업비를 포함한 지급보험금은 1조7천9백92억원에 달해 1천7백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의 이같은 적자는 지난 83년 자동차보험을 모든 손보사가 공동으로 떠맡은후 계속돼 왔다. 적자폭은 ▲83년 5백44억원▲84년 3백92억원▲85년 8백93억원▲86년 7백45억원▲87년 7백28억원▲88년 1천4백56억원▲89년 2천2백28억원▲90년 1천7백70억원으로 누적적자가 총 8천7백56억원에 이른다. 문자 그대로 천문학적 금액이라 할만하다. 자보가 손보사 영업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실을 감안할때 경영위기에 직면한 업계가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수 있다. 한편 보험금을 1백으로 할 때의 구성원가는 ▲상실수익액이 30·7%▲치료비 27·1%▲차량수리비 24·4%▲위자료등 배상금 12·6%▲기타 5·2%다. 업계는 지난 86년이후 90년까지 ▲임금수준이 1백%▲치료비 30·9%▲차량수리비 27·8%▲부품값 26·7%가 상승했고▲민사소송시 법원의 배상판결 금액이 약관지급액보다 무려 4·3배로 높아져 손해율을 악화시켜왔다고 설명한다. 둘째 보험금 원가가 이처럼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불구,보험료는 지난86년9월 8·9% 인상된 이후 전혀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해마다 보험개발원이 산정하는 실적손해율에 따라 요율을 조정해야 하나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 밀려났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종목별·차종별·담보종목별로 보험료의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손해율이 높은 차종의 인수거부현상도 가속화됐다는 지적이다. 셋째 높은 교통사고율때문에 보험금이 과다지출된다는 주장이다. 교통사고율은 지난 86년 11·7%에서 89년 9·6%에 이르기까지 연평균 6·3%가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21·8%가 줄어 7·5%로 떨어졌다. 이 기간중 차량대수는 1백30만대에서 3백39만여대로 연평균 27%가 늘었다. 미·일과 비교한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관련 통계는 사고율의 경우 5∼7배,1만대당 사망자 14∼19배,1만대당 부상자수가 7∼10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수준이다. 넷째 현행보험료 수준으로는 피해자에 대한 적정보상이 어려워 책임보험료는 물론 종합보험료를 다함께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가론◁ 보험료는 지난 83년이후 2년에 한번꼴로 인상돼왔다. 83년4월 15%,85년4월 13.6%,86년9월 8.9%,89년7월 5.4% 등이다. 가입자들은 특히 89년7월 및 지난해 4월 운전자의 특성에 따른 요율조정 및 사고기록제를 실시하면서 또다시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제도개편으로 5.4%의 요율인상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느냐는 반문이다. 둘째,보험사가 영업적자를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영업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지나친 엄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보사에는 보험료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자보외에 화재·상해 등 각종 손해보험업무,그리고 부동산·증권투자 등의 투자사업이 허용돼 있다. 이때문에 손보사들은 자보분야의 적자에도 불구,해마다 순이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손보사들은 증시침체 때문에 증권투자 수익으로 만회해 오던 자보분야의 적자를 메울길이 사라져 버렸다. 이때문에 손보사들의 적자타령이 심해진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재의 차량증가율과 교통사고감소율을 감안할때 95년 차량대수가 7백65만대에 이르면 더이상 적자를 보지않는 수준에 도달한다는 분석도 제시하고 있다. 그때에는 현재 보험료 수준으로 더이상 적자를 보지않고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는 장사가 된다는 풀이다. 셋째,자동차 보험의 잘못된 관행이 지속적인 보험료 인상에도 전혀 시정되지 않고있다는 점이다. 장모씨(40·여)의 유가족은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장씨의 사망보상금을 놓고 Y화재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한밤중 차량전용도로에서 무단횡단중 사망했으니 Y화재측은 한푼의 보상금도 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검찰은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등을 들어 가해자측의 과실을 인정,보상금의 적정지급 타당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보험사측은 자의적인 판단으로 맞서 버티다 보험감독원의 민원조정을 거쳐 결국 다소의 보험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교통사고보험금,치료비,차량수리비 등의 과소지급과 늑장지급을 오히려 예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반면 과잉진료와 과잉정비의 사례에서 보듯 가입자를 위해 쓰여야 할 보험금이 악덕의료기관과 악덕 정비업소에 부당하게 지출되고 있다. 보험감독원에 접수된 올 5월까지의 자보민원 8백80건중 보험사의 잘못으로 밝혀진 것은 무려 60%에 달했다. 진료비 및 정비와 관련된 구조적 문제점을 그대로 둔채 가장 손쉬운 보험료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다는게 모든 가입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재무부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제도의 개선방안을 발표했으나 1년이 다되도록 어느하나 실현되지 않았다. 종합보험과 책임보험의 일원화,책임보험 보상한도액의 인상,적정의료수가 책정,차당수리비의 현실화 등 요란한 개선안에도 불구하고 관계부처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가입자들만 손해를 보는 셈이다. 재무부와 교통부·보사부·서울시 등 자보와 관련된 부처들이 자신들의 업부영역 고수를 위해 가입자의 편익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앞서 오래전부터 노출된 각종 비리와 모순을 바로잡는 범 정부적인 노력이 앞서야 한다.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에 대한 불신만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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