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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증의 킥오프]‘서울시청’ 해체 유감

    지난 5일 서울시가 축구팀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프로 축구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이때,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축구팀의 해체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1976년 창단돼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시청팀은 우리나라 아마추어 축구의 주춧돌이나 다름없다.권오손 서울시청 감독을 비롯해 최인영 김종건 이태엽 최기봉 이칠성 등 숱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한국 축구의 산실이기도 하다.팬들은 1980년대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국내 아마추어대회를 휩쓸던 서울시청팀의 멋진 플레이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는 실업 축구가 획기적인 변혁을 시도해 K2 리그로 새롭게 출범했다.사정상 전반기 리그에 출전하지 못한 서울시청팀이 후반기 리그에 참가하자 시민들은 시의 결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었다. 2002월드컵 참가국 중 수도에 프로 축구팀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그나마 서울시청이라는 팀이있어 위안을 삼았는데 이제 이 팀마저 해체된다면 인구 1000만의 세계적인 도시에 아마추어 축구팀조차 없게 된다.2002월드컵 4강에 빛나는 대한민국 축구의 현주소 앞에서 필자는 고개를 들기가 민망스럽다. 서울시는 비인기 종목 육성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며 기반이 탄탄한 축구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그러나 프로축구,국가대표 팀의 기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바로 아마추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실업팀이 해체되면 그 팀에 선수를 공급하는 고교 및 대학 등 학원 축구가 동시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국내 축구 전반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서울시청 팀의 1년 예산은 8억원 정도라고 한다.이는 다른 아마추어 축구팀의 예산보다 절대적으로 적은 규모다.시민들은 서울시의 예산이 천문학적인 수치이고 재정 자립도에서 1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실속을 챙긴 것은 물론 시 이미지 제고 등에서 가장 큰 효과를 얻은 도시이기도 하다.이번 축구와 배구 팀의 해체 결정은 예산 절감과 소외 종목 육성이라는 얄팍한 여론 호도용에 불과하다. 서울시청 축구팀은 모든 축구인과 팬,그리고 서울 시민이 주인이다.지금이라도 서울시가 축구팀 해체를 철회하는 과감한 용단을 내주기를 기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NYSE ‘2개 이사회’ 도입/리드 임시회장 지배구조 개선안

    전 경영진의 천문학적 연봉 스캔들,직원들의 내부자거래 연루 비리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5일(현지시간)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존 리드 NYSE 임시 회장은 이날 ‘2개 이사회’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공식 제안했다.리드 회장은 각종 비리를 봉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혁안이라고 자신하고 있으나 업계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독립이사회 등 도입 리드 회장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2개 이사회는 독립이사회와 집행이사회로 구분된다. 우선 독립이사회는 NYSE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제도로 봉급 책정 등 전체적인 관리·감독 책임을 맡게 되며 부당거래에 대한 조사도 전담하게 된다.계획에 따르면,리처드 그라소 전 회장에게 1억 4000만달러(약 1600억원)라는 거액의 퇴직금을 허락했던 기존 27명의 이사회를 해체하고 8명으로 대거 축소한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리드 회장은 자신이 직접 지명한 8명의 이사 후보들에 대해 NYSE의 경영과 관계없는 차별화된 인물들이라며 이사회 그룹의 독립성을 강조했다.리스 회장이 천거한 8명의 후보들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롤스로이스 회장 유안 베어드,스테이트 스트리트은행 전 회장 마셜 카터,JP 모건 전 회장 데니스 휘더스톤,록펠러 사장 제임스 맥도널드 등이다.이들은 오는 18일 NYSE 회원 1366명의 표결을 거쳐 최종 낙점된다. 이와 별도로 집행이사회는 중개인과 투자자 등 증권업 관계자 12∼18명으로 구성되며 매일매일의 거래소 운영을 감독하게 된다. 또 이사회 개혁 외에 서열 5위 이상 고위 경영진의 연봉을 공개 발표하고 NYSE의 사회활동 및 정치활동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개혁성 부족” 비판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개혁안이 총체적인 개혁을 필요로 하는 NYSE에 충분치 못하다고 평가한다.특히 규제 기능을 분리독립시키는 방안을 제안해 왔던 관련업계에서는 자체 규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기금(CALPERS)의 션 헤리건 사장은 “이번 NYSE의 개혁안은 조직을 재구성하는 데 그쳤다.”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혹평했다.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자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2개의 이사회 도입은 미 기업들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독립이사회가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지 않을 경우 집행이사회의 간섭을 받아 개혁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밖에 경영진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이사회가 과연 독립적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책꽃이

    ●화랑(이종욱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한국인에게 화랑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애국 애족하는 젊은이들의 표상으로 화랑은 늘 우리 곁에 있어 왔다.그런 화랑이 때로 부하의 임신한 아내와 관계를 갖고 뇌물을 주고 낭도를 거느리기도 했다면? ‘화랑세기’ 신봉론자인 저자(서강대 교수)는 ‘순국무사형’이라는 화랑도에 대한 단선적인 역사인식을 부정한다.신라의 화랑은 사랑하고 결혼하고 전쟁에 나가 목숨을 바치기도 했고 반란을 일으키거나 반란을 진압하기도 했던 인간 그 자체였음을 강조한다.1만 2000원. ●어떤 그림 좋아하세요?(박파랑 지음,아트북스 펴냄) 현직 큐레이터의 눈을 통해 한국 미술판의 현실과 지향해야할 방향을 제시.난해하기만 한 미술비평,큐레이터를 잡무로 내모는 후진적인 화랑의 행태 등을 비판한다.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으로 쇠락해가는 지방도시였던 스페인 빌바오 시가 세계에서 수백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것 등의 사례를 들어 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강조한다.9500원. ●그리스 신화 속의 여성들(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이현경 옮김,현대문학 펴냄)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친 테세우스에게 붉은 실을 건네 미궁을 빠져나오게 도와준 숨은 공신 아리아드네,제우스 신의 사랑을 받음으로써 전쟁에 나간 연인을 자신도 모르게 배신한 알크메네.형제간 전쟁에서 패배한 오빠의 시신을 매장해준 대가로 목숨을 잃어야 했던 안티고네,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한 죄로 패전국의 공주에서 노예로, 마침내 정부로까지 전락한 트로이의 예언자 카산드라.남성지상주의의 그리스 신화 속에서 그림자처럼 몸을 낮췄던 여성들의 비극적 삶을 되살려냈다.9500원. ●마라도 청년,민통선 아이들(최상운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란 어떤 것일까.저자에 따르면 그것은 바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그대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것은 나무도 아니고 강물이나 동물도 아니다.그대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은 오로지 그대와 같은 존재들뿐이리라.”라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야말로 진정 가슴에 새겨 둘 말이라는 것이다.가슴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만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는메시지를 전한다.1만원. ●악마의 역사(폴 카루스 지음,이지현 옮김,더불어책 펴냄) “선은 악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고,신은 악마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저자는 선과 악에 대한 상대적인 관점에서 ‘악마’를 해석한다.사탄이 수많은 폐해의 근원으로 규정되지만 실은 세상을 진보시키는 원동력이자 과학의 아버지라고 주장한다.2만8000원.
  • 책꽂이

    ●사춘기(김행숙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99년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사춘기와 귀신 등 경계에 머무는 소재를 통해 ‘떠도는 감성’을 노래.평론가 이장욱은 “구체적 개인으로서의 서정적 자아를 창조해 현대시의 새 징후를 보여준다.”고 평가.6000원. ●살아남은 자의 전설(장혜영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조선족 작가의 장편.여성 4대의 삶을 소재로 중국에서 겪은 우리 민족의 억압된 역사와 남존여비 등 수난사를 비롯, 자본주의 도입 이후 변화된 사회상을 묘사.모두 2권,각 9000원. ●해방후 조선족 소설문학연구(이광일 지음,경인문화사 펴냄) 중국 옌볜대 교수인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조선족 문학에 대한 기존연구를 검토한 뒤 김학철,이근전 등의 작품세계를 조명.해방 후 조선족 소설이 중국문학의 단순한 번안이 아니라 자체의 발전법칙이 있음을 규명.2만 2000원. ●휴일의 에세이(이어령 편저,문학사상사 펴냄) 나도향,김동인,최인호와 생텍쥐페리,앙드레 지드,보르헤스 등 국내외 유명 문인들의 유려한 에세이 61편을 모은 것.생활·자연·사상·문명·기행 등 5개의 장으로 나눠 작가들의 내면 풍경과 철학을 섬세하게 담았다.8000원. ●열대어(요시다 슈이치 지음,김춘미 옮김,문학동네 펴냄)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의 소설집.일본문학의 전통을 바탕으로 대중문화적 감수성을 겸비한 작품세계로 젊은 세대를 가장 잘 그리는 작가로 평가받는다.심리묘사 없이 행동만을 묘사한 표제작 등 3편.7500원. ●나의 날개로 날고 싶다(이춘해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교직생활,전업주부로 살면서 습작한 작가의 첫 장편.남편의 숱한 외도를 알면서도 가정을 위해 참아온 주인공이 이혼 뒤 옛 애인을 만나 참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8500원. ●아쉬움에 대하여(유자효 지음,책만드는집 펴냄) 언론인 시인의 8번째 작품집.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그리워한다.그러나 그 정조는 과거로의 퇴영이 아니라 현실의 삶을 긍정하기에 역동적이다.해서 노래한다.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만하다고.물론 “당신이 떠난 뒤에도”.6500원.
  • 386세대 형제의 ‘이중적 삶’ 시대정신과 잃어버린 자아 들춰/ 박수영 두번째 장편 ‘도취’

    생맥주를 마시는 게 왠지 미안하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게 정신적 사치 같던 시절이 있었다.80년 전후 대학을 다녔으면 한번쯤 겪었을 이 눌림은 ‘민중 해방’을 지향한 시대정신에서 비롯됐다.그 시대정신의 직간접적 세례자 중에 ‘386세대’가 존재한다.그들의 학생운동 투신 이유에 대해서는 순수한 영혼으로 시대적 사명에 따랐다는 따뜻한 시선이 많지만 잠재된 권력욕을 대의명분으로 치장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작가 박수영(사진·40)이 두번째 장편 ‘도취’(이룸 펴냄)에서 시도하는 ‘80년대 독법’은 독특하다.시대정신에 도취된 형과 당대의 논리에 눌려 ‘고유의 자아’를 잃고 산 동생의 삶을 통해 80년대를 그린다. 24일 만난 그는 “자기 삶을 고유한 의지와 무관하게 타인이나 다른 거창한 시대정신에 의해 선택했기에 본래의 존재성을 상실한 이들의 얘기를 쓰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소설은 세 사람의 현재와 과거사를 넘나들며 나아간다.주인공 시훈은 시대정신에 도취된 인물.자신을 단련하면서 젊음을 바친 80년대를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영혼을 지녔다.중간에 운동권을 이탈했다는 자책감에 부인 신혜와의 부부관계는 ‘심장소리’가 없는 정신적 사랑에 머문다.아내를 침대에서 방치했다는 미안함에 한차례의 외도를 제안하고 신혜는 우연히 만난 남자와의 사랑에서 육체에 눈을 뜬다.시훈 곁에 또 다른 인물 동생 여훈이 있다.우상인 형의 선택이었기에 운동권 논리를 좋아했지만 미국 이민 뒤 출세지향적인 외과의사로서 다른 길을 걷는다. “시훈은 ‘시대정신을 진정 사랑했는가?’라고 자문하면서 운동에 휩쓸리기 이전의 고유한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입니다.반면 여훈은 ‘새 자아’를 찾아 자본주의 논리에 충실해보지만 그 역시 고유한 모습인가 회의하는 유형이죠.” 작가는 이런 인물의 형상화를 통해 80년대의 열정 이면에 ‘생각이 다른 타자에 대한 애정의 부족’을 들춰낸다.작가는 “이들의 방황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갈구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82년 이화여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딱딱한 공부에 적응하지 못해84년 서울대 철학과에 재입학했다.졸업후 읽던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캐릭터에의 ‘황홀한 도취’로 ‘덜컥’ 작가로 나섰다.97년 실천문학 겨울호에 ‘바람의 예감’으로 등단한 뒤 2001년 장편 ‘매혹’을 냈다. 글 이종수기자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국민연금운용위 독립기구화 논란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노동계·시민단체) “기금운용과 이에 따른 지급책임을 따로 분리해서는 안 된다.”(보건복지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독립기구로 만드는 문제를 놓고 노동계와 복지부가 맞서고 있다.노동계가 ‘독립기구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복지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양측 모두 조금도 물러설 태세가 아니다. 기금운용위가 1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을 다루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양측은 나름대로 논리도 갖추고 있다.우선 민주노총은 국민연금의 경우 다른 정책성 기금과 성격 자체가 다른 국민의 노후예탁금 성격이므로,운용위는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고 국가인권위원회처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부는 그러나 이미 이 문제는 ‘끝난’ 얘기라고 반박한다.한때 총리실과 복지부 중 어디에 둘 것인지 오락가락했지만 지난 12일 총리 주재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교통정리가 끝났다는 것이다. 기금운용위원회는 복지부 소속의 상설기구로 두고,대신 총리실 산하에 ‘연금정책협의회’를 신설키로 했다는 설명이다.복지부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에 따른 책임과 연금 지급 책임은 같은 곳에서 맡아야 하기 때문에 연금제도를 책임지고 있는 복지부 밑에 기금운용위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금제도까지 다 포함한 ‘연금위원회’를 만든다면 몰라도,현재처럼 기금운용분야만을 따로 떼어내 독립기구화하는 것은 다른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準문맹 실태 집중분석’/강의때 멀뚱 멀뚱 ‘까막눈 대학생’ 수두룩

    지난 학기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한 서울시립대 성기철(66·국문과) 교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학생들의 학습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강의 내용은 물론 기본 교재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책을 읽고 내는 과제물조차 수준 미달이었다. 그는 “시험 답안에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지는 못하더라도 말도 안되는 문장을 쓰는데는 할 말이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취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되도록 후한 점수를 주려고 하지만 그것도 나름이었다.지난해에는 핵심과목인 ‘국어의미론’을 폐강해야 했다.교재가 어렵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았다.그는 “정말 가슴아픈 일은 학생들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대 지구환경 공학부 홍승수 교수는 지난 학기 ‘천문학개론’을 강의하면서 학생들 가르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을 느꼈다.H 교수는 “시험에서 자기 생각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만 적으려고 한다.”면서 “고교 때 아무리 논술공부를 한다고 해도 사고력을 키우지는 못했다.”고 답답해했다.논술공부도 공식에 맞춰 했을 뿐 글쓰기의 기본인 논리전개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었다. ●새로운 문맹,준(準)문맹 학계에서는 학생들의 이러한 현상을 ‘준(準)문맹’(Functional Illiteracy)으로 파악한다.준문맹은 글자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문맹과는 달리,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한 집단에 소속돼 일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글 종류를 빠르고 바르게 읽어 그 결과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독서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예를 들어 대학생이 공부에 필수적인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교재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준문맹 대학생’이라고 할 수 있다. 준문맹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지난 1962년 소개하면서 국가와 집단마다 읽고 쓰는 능력을 기능화할 것을 권장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낯설다. ●심각한 준문맹 실태 우리나라 학생들의 준문맹 수준은 심각한 수준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3학년도 대입 수능 언어영역의성적을 분석한 결과,전체 수험생 65만 5384명의 성적 평균은 100점 만점에 56.5점에 불과했다.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상위 50% 학생들의 평균 성적은 69.3점으로 영어 성적 평균인 71.3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박철원 회장은 “대학에서 강의를 이해하고 제대로 공부하려면 70점은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대학에서의 수학(修學)능력을 평가한다는 수능시험의 당초 취지로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본 수학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하는 셈이다. 포항공대가 지난 98년 인문사회학부 2개반 3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도 준문맹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대학에서 요구하는 언어사용능력을 검사하는 이 평가에서 글을 비판적으로 읽는 ‘비판독서’가 가능한 학생들은 24%에 그쳤다.‘토론전개 능력’이나 ‘구심점 표현력’이 가능한 학생들은 각 39.3%,42.4%로 낮게 나타났다.특히 자신의 주장에 대해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이유 밝히기’가 가능한 학생은 겨우 6%에 불과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무방비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준문맹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읽고 말하고 쓰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대학들도 논술과 면접을 대입 전형에 도입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논술은 국어나 작문시간을 활용해 가르치고 있지만 ‘써보라.’는 식의 지도가 대부분이다.대전 A고의 한 교사는 “현재 고교 논술교육은 글을 한두번 써보게 하고 큰 틀만 지도하는 데 불과해 깊이있는 지도가 이뤄지지 못한다.”면서 “교사들조차 논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사실상 논술지도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일선 학교에 논술과 면접을 가르칠 만한 역량있는 교사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진주 B고는 최근 수시모집 지원자들을 위해 아예 외부 강사를 초빙해 2시간 동안 논술 특강을 했다.하지만 학생들은 짧은 시간 동안 원론적인 얘기만 들어야 했다. 충남교육청에서는 일선 교사들의 호소가 잇따르자 지난 여름방학을 이용해관심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수와 교사,논술강사까지 초빙해 60시간짜리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서울 화곡고 이석록(45) 교사는 “학교에서 논술과 독서를 강조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입시과목으로만 취급해 평소 교육과정에서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등 교사들의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구책 마련하는 대학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에서는 뒤늦게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서울대는 지난 4월부터 교수학습개발센터에 ‘글쓰기 교실’을 열고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과제물이나 학습계획서,수업 발표문 등에 대해 일대일 상담을 거쳐 글쓰기 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서울대 빨간펜 선생님’인 셈이다.이번 학기부터는 82개 핵심교양과목에 전담 조교 1명씩이 배치돼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한다. 연세대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학습기술 워크숍을 개최했다.효과적인 독서기술과 프리젠테이션 기술,학습방법 등 3가지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수백명의학생이 몰려 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했다.교육개발센터 전명남(38·여) 학습지원부장은 “학생들이 고교 교육과 크게 달라진 대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이번 행사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가톨릭대와 숙명여대,중앙대,명지대,상명대 등 전국 40여개 대학들도 교수학습개발센터에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허경철(57) 교육과정연구본부장은 “어려서부터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대학에서 논술과 면접의 비중을 점차 강화하고,일선 학교에서도 수행평가를 내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천 기자 patrick@
  • 한국 - 베트남 문인교류 활발

    한국과 베트남의 문인교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월 소설가 방현석,시인 강태형,평론가 김재용 등 문인 20여명이 호치민을 방문한데 이어 7월에는 소설가 방현석 등의 문인들이 하노이를 방문해 현지 작가와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교류행사를 가졌다.이달 1일에는 베트남의 대표시인이자 영화감독인 반레가 방한했다. 이같은 교류 열기는 출판계에 그대로 반영돼 문학동네는 최근 시인 김정환이 2000년 베트남 방문의 기억을 담은 ‘서울 하노이 시편’(문학동네 펴냄)과 베트남 작가동맹 서기장 휴틴의 시집을 번역출간했다.이에 앞서 1월에는 실천문학사가 베트남 혁명작가 반레의 소설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을 출간했다. 한국과 베트남 문인들의 활발한 교류를 이끌어낸 공신은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작가모임·www.forvietnam.or.kr).지난 94년 10월 결성된 이 모임은 양국간의 특수한 관계,특히 한국이 월남전에 참전해 베트남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부채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양국 역사의 이형동질성에 있다.분단과 내전,제국주의 통치 등 상처투성이의 과거를 거친 점에서는 닮았지만 정작 역사적 체제선택에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양극의 다른 길을 걸었다. 90년대 초반 베트남을 방문한 김남일이 “베트남을 이해하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모임을 제안했고,그에 공감한 소설가 최인석 김영현 방현석 등이 출범시킨 ‘작가 모임’은 베트남 관련 세미나와 베트남어 배우기 등 말 그대로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밑거름 작업에 착수했다.초대회장 최인석,2대 김영현(96년),3대 김남일 회장을 거치며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발행하고 몇차례 방문을 통해 베트남 이해는 구체화되었다.그러다 소설가 현기영이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으로 있던 2000년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베트남 작가동맹과 공식 교류 단계로 접어들었다.현재 회원은 30∼40명.2001년부터 모임의 4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방현석은 “처음부터 ‘소박한 모임’을 지향했기에 가입탈퇴가 자유롭다.”며 “베트남 이해가 자리를 잡으면 작가 위주에서 다른장르로 확산될 것이고 결국 ‘아시아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취지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작가모임은 내년중 사진전을 열고 ‘작가 상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편집자문위원 칼럼] 全씨 소장품 경매보도 유감

    지난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개인용품에 대한 경매가 화제에 올랐다.대통령기념관에 소중하게 보존돼야 할 전직 대통령의 물건들이 경매에 부쳐져 팔려나갔다는 보도를 보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수치감과 함께 씁쓸함을 느꼈을 것이다.이날 팔린 물건들은 서예작품,병풍,동양화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들에서부터 TV,피아노,찻잔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49종이며 심지어 진돗개 2마리까지 포함돼 있었다. 대통령은 개인적 품성,언행,또는 치적의 차이 등을 불문하고 해당 임기중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역사에 가장 중요한 인물로 기록된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소장품까지도 소중하게 간직되는 것이 일반적인 예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는 재임시의 부정축재로 인해 두 번 국민을 놀라게 했다.첫 번째는 추징금이 2205억원의 천문학적 숫자라는 것이고,두 번째는 대통령을 지냈다는 사람이 법원의 판결에 대해 그렇게 무성의하고 뻔뻔스러울 수가 있느냐는 것이었다.그동안 환수한 액수가 총액의 14%인 314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지난 6월 “가진 것은 29만 1000원뿐”이라는 법정 진술은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의 씀씀이나 가족들의 호화스러운 생활을 보고 들었던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따라서 법원이 1890억원에 달하는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 전 대통령의 명의로 된 것은 모두 팔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경매에서 비록 10배에 가까운 가격에 팔리기는 했어도 근본적 문제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에 그쳤다.결국은 상징성에 그치고 말았고 국민에게는 수모감만을 안겨준 꼴이 됐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본질에의 접근보다는 하나의 재미있는 읽을거리로 치부하는 데 그쳤다.법원의 경매발표를 다룬 9월27일자는 품목과 가격에 초점을 두었고,경매결과를 다룬 10월3일자 보도도 예상 외의 인파,감정가보다 10배 가까운 가격에 팔려나갔다는 사실에만 관심이 두어졌다.어느 신문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전·현직 대통령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사설이나 칼럼 등을 볼 수 없던 것은 매우 아타깝다. 대한매일도 9월27일자에는 경매하게 된 경위와 품목 등에 중점을 두었고,29일에는 ‘씨줄날줄’에서 애견압류에 대한 칼럼이 게재된 데 이어 10월3일자에는 ‘전두환씨 살림 49점 경매,감정가 10배 1억 7950만원’이라는 제목 하에 낙찰자들의 면면과 그 주변 얘기를 소개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경우도 3대 토머스 제퍼슨의 장서,5대 제임스 먼로의 사저 등 전직 대통령의 소장품들이 퇴임 후 직접 팔린 일들이 여러 차례 있다.부정축재를 환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 궁핍 때문이었고 대부분 지인들이 구입해 다시 돌려보내졌다.이번 경매에서도 그같은 의사를 밝힌 사람들이 많아 아쉬움 속에서도 기대를 갖게 한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병폐는 똑같은 잘못이 되풀이된다는 점이다.부정축재나 대형 재난도 그렇고 천재지변에 당하는 것도 그렇다.일부 전직 대통령들의 부정부패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사회와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을 잠시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그런 측면에서 이번 전 전 대통령의 소장품 경매는 그 사실 자체보다는 그를 통해서 현직 대통령에게,또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는 기회로 삼았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라 윤 도 건양대 교수 문학영상정보학부
  • 외국화폐·유가증권 위조 급증/98년 1장… 올들어 7만5716장

    화폐나 수표,채권을 위·변조해 유통시키려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특히 외국 화폐나 수표·채권을 위·변조하려는 시도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세관은 275조원어치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미국 위조 채권·금화를 밀반입하려던 이모(62·여)씨를 수배했다.4일 부산 사상경찰서는 위조된 100만달러짜리 미화 800장 등 9600억원어치의 위조 미국 화폐를 유통시키려 한 주모(46)씨 등 4명을 검거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 화폐 및 증권·채권 위조 적발 규모는 지난 98년에는 1장에 불과했지만 2001년에는 453장,지난해 1만 841장,올해에는 8월 말 현재 7만 5716장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 통화의 위조도 늘고 있는 추세다.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발견된 위·변조 지폐는 616종에 1931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3종 1142장보다 종류는 3배,수량은 69.1% 늘어났다.경찰에 붙잡힌 국내·외 통화 위조사범도 7월 말 현재 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명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외국 통화와 유가증권을위·변조하는 전문조직의 활동이 활발해졌고,컴퓨터의 보급으로 위·변조가 한결 쉬워진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관세청 조사총괄과 관계자는 “예전에는 일반 여행객들이 소규모로 위조된 외국 지폐나 수표를 갖고 들어오다 적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필리핀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조직이 위·변조를 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주한미군 1억5천만弗 ‘복권대박’

    휴가차 본국을 방문했던 주한미군 부사관이 천문학적 규모의 복권 대박을 터뜨렸다.군 생활 10년차인 그는 군복을 벗고 한국생활도 청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성조지에 따르면 주한 미8군 소속 화학전 요원인 스티븐 무어(30) 하사는 지난달 말 한 달짜리 휴가를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고향인 조지아주 피츠제럴드시의 간이음식점에서 산 복권이 무려 1억 5000만 달러(약 1726억원)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당첨금은 분할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탈 예정이다.세금 등을 제외하고 그가 수중에 넣게 된 돈은 8890만 달러(1022억원)에 이른다.올해 초부터 한국 근무를 시작한 그는 8년 전 결혼,두 딸을 두고 있다.아내도 미 육군 하사인데 현재 주한미군으로 근무 중이다.이들 부부는 복권 당첨을 기념해 결혼식을 다시 한번 치르기로 했다. 미국에서 휴가 중인 무어 하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 지 항상 얘기해 왔는데 정말 당첨이 됐다.”면서 “이제 보트를 사서 낚시도 하고 농구나 사냥도 하면서 즐기고 싶다.”고 말해 군 생활을 청산할 뜻을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박정희 군대 악몽 한국인 만나며 사라져”/베트남 대표시인 반레 내한

    “베트남 민족해방전쟁에서 ‘박정희 군대’가 우리 민족을 학살해 좋지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데 문인들을 비롯해 한국인을 직접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회장 방현석)의 초청으로 1일 방한한 베트남의 대표시인 반레(본명 레지투이·사진·54)는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한국에 대해 갖고 있던 소회를 이처럼 밝혔다. “날씨가 춥다.”고 말문을 연 그는 한국 문학에 대한 질문에 “베트남에 소개된 작품이 많지 않지만 김지하의 시를 많이 읽었다.”며 “최근 읽은 김정환의 시집 ‘서울 하노이 시편’(문학동네 펴냄)과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작가 이대현이 쓰고 방현석이 시나리오로 각색한 ‘슬로 블릿’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불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열기 ‘한류’에 대해서는 “TV를 틀면 언제든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는데 아기자기한 일상생활을 다뤄 정서적으로 가까운 느낌이 들어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면서도 “삼각관계,연인 중 한명이 암으로 죽는 설정 등 드라마 대부분의 내용이 엇비슷한 점은 한계”라고 꼬집기도 했다. 1949년 베트남 북북 닌빈성에서 태어난 그는 66년 고교졸업후 자원입대했다. 75년 종전때까지 참전한 그는 동기 300여명중 295명이 사망한 남다른 아픔을 바탕으로 시집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실천문학사 번역)을 내놓았다.76년 등단하여 20여권의 작품집을 냈고 82년부터 영화에 뛰어들어 시나리오작가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영화 ‘사이공,1968년의 봄’ 등을 감독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씨줄날줄] 황혼 자살

    지난 8월 초순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 필리핀의 마닐라.일본측 대표인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재무상은 주최국인 필리핀에 엉뚱한 제안 하나를 내놓았다.일본이 노인들을 수출할 테니 받아달라는 요청이었다.필리핀의 실버타운이나 요양소가 일본 노인들을 받아주면 그 비용을 일본이 기꺼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장수 국가중 하나인 일본은 늘어나는 노인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노인 복지에 매년 천문학적인 국가재정을 투입하고도 모자라 인건비가 싼 필리핀에서 간호원과 간병인을 수입해다 쓰고 있다.이로 인해 이민자 유입이 급증해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일본이 아예 돈을 주고라도 노인들을 수출하겠다고 나선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이런 고민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유럽연합(EU) 국가들은 대부분 연금제도 개혁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연금을 낼 사람은 줄고,타는 사람은 불어나 연금재정이 파탄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독일에서는 젊은 층은 연금재정의 삭감을 요구하고 노인들은 이에 반대해 심각한 세대간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노인문제는 이들 나라보다 훨씬 심각하다.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전체의 7.2%로 아직 고령화 사회의 초입이지만 오는 2019년에는 이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고령화의 진행 속도 면에서는 단연 세계 최고다.선진국에서 100∼200년 걸려 일어난 변화가 우리나라에서는 30년이 채 안 걸린다. ‘준비 없이 맞는 노인사회’.한국의 노인들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준비가 덜 된 나라에서 급하게 닥친 노인사회를 맞고 있다.가정과 사회에서 경로효친의 전통사상은 빠르게 자취를 감춰 가는데,이를 대체할 새로운 복지 시스템은 미처 갖추지 못했다.자식들은 부양의무를 기피하고,국가는 노인들을 외면한다. 정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올 7월까지 1만 2557명의 노인들이 자살했다.하루 7.5명 꼴이다.산업화 시대에 열심히 일했던 개발의 세대가 지금 ‘노인 안전망’의 사각지대에서 쓸쓸한 노년을 맞고 있다.이들의 ‘황혼 자살’은 젊은우리들의 미래 모습이기도 하다. 염주영 논설위원
  • 하프타임 / 한국, 아시안컵 예선 2연승

    한국이 2004아시안컵축구대회 2차예선에서 오만을 꺾고 2연승을 달렸다.한국은 27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전반 45분 터진 최성국의 결승골로 오만을 1-0으로 눌렀다.한국은 이로써 2연승으로 조 1위에 올라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사실상 예약했고,오만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2전 전승을 기록했다.
  • [사설] 경인운하 조작 책임자 처벌하라

    감사원이 발표한 경인운하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마디로 말문이 막힌다.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의 평가 과정에 온갖 편법과 꼼수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건설교통부측이 ‘경제성 있다.'는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공사 비용을 2677억원이나 축소한 자료를 평가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제공했는가 하면,평가 항목도 멋대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게다가 운하에 건설된 다리의 높이를 잘못 산정해 운하가 완공되더라도 컨테이너선이 운항할 수 없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건교부측은 감사원의 공사비 축소 지적에 대해 “원래 사업자란 비용을 늘리기 마련이어서 실무자가 고쳤을 뿐”이라고 했다니 무슨 해괴한 궤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민자를 유치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면서도 공무원은 민간사업자가 산출한 공사 비용을 마음대로 삭감해도 된다는 말인가.또 경제성 평가 조작에 가세했다가 주의 처분을 받은 KDI측은 마감과 예산 탓으로 돌렸다니 어이가 없다고 하겠다.경인운하뿐 아니라 새만금 간척사업,위도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 건립사업 등 많은 국책사업들이 평가의 타당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경인운하 평가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정부가 미리 정한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 평가내용을 조작했다는 것이 환경단체 등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감사원은 경인운하 경제성 평가 조작에 개입한 건교부 공무원 1명을 징계에 회부토록 통보했다고 한다.하지만 공무원 1명이 1년여 동안 독단적으로 조작과 왜곡을 전횡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국책사업 전체에 불신을 초래한 관련자 모두를 색출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이러한 사례의 재발을 막는 길은 일벌백계밖에 없다고 본다.
  • 존 리드 NYSE 임시회장 월급 1弗

    존 리드(사진·64) 전 시티그룹 회장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임시 회장에 선정됐다. 천문학적인 연봉 문제로 여론의 비난을 받으며 사임한 리처드 그라소 전 회장의 후임을 맡게 된 리드 회장이 한시적인 임기 동안 받게 될 급여는 단돈 1달러다. NYSE측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 회장 및 최고 경영자(CEO)에 리드 회장을 임명했다면서 “그가 임시회장직을 수락해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후임으로 물망에 올랐던 5명의 후보들이 모두 회장직을 고사한 데 대해 로렌스 D 핑크 회장선정위원회 의장은 “12명의 최종 후보 가운데 리드 회장은 단연 첫손에 꼽힌 인물이었다.”면서 리드 회장의 경영 능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는 30일부터 임시회장직을 수행할 리드 신임 회장은 “NYSE는 너무도 중요한 기관”이라며 의욕을 보였다.그러나 “수년 동안이 아닌 수개월 동안만 회장직을 맡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임무를 마치고 물러날 뜻을 밝혔다.또 정식 회장 후보로도 나서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고액의 연봉 스캔들이 불거지면서도덕적·구조적으로 위기에 처한 NYSE의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은 리드 임시 회장은 정식 회장 선임과 지배구조 쇄신이라는 일차 과제를 안게 됐다. NYSE 안팎에서는 현재 통합돼 있는 회장과 CEO직을 분리해 권력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논의가 오가는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리드 회장도 운영계획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젊은이 광장] 수해에 무관심한 대학생들

    여느 때와 같은 아침이었다.식사를 하며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한 농민이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소 한 마리를 끌고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었다.앵커는 “이모씨는 이번 수해로 기르던 소 12마리 중 11마리를 잃었습니다.지금 끌고 가는 소가 그에게 남은 마지막 한 마리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순간 무엇인가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태풍의 피해가 명백한 현실이란 점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태풍이 누군가의 삶을 정말로 송두리째 앗아갔고,그렇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은 그걸 되찾기 위해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나에게 닥쳤다면 과연 제대로 이겨낼 수 있을지 의심이 되는 현실이 나로부터 몇 시간 떨어져 있지도 않은 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익숙해져 버렸던 것 같다.천문학적인 피해액수,그를 둘러싼 숙연한 사회 분위기,ARS 숫자를 통해 비쳐지는 온정의 손길.실감이 나지 않는 숫자로 재난을 받아들이고,습관적으로 피해자에게 애도를 표하고,‘060-700-xxxx’이란 숫자에 따라 ARS 모금에 참여하고,그렇게 양심의 부담을 벗은 뒤 유유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도 모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같은 익숙함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다.이번 태풍 피해가 재난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 결과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모두 익숙함 때문이다.해마다 인재라는 얘기가 되풀이되고 국가 차원의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이 반복되면서도 결국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도 이같은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결코 재난에 익숙해져서는 안된다.습관적인 숙연함과 간편한 도움주기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제대로 대비도 하지 않고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수습하는 데 익숙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재난에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피해의 현장을 직접 보고,피해를 겪은 이들을 직접 만나고,땀을 흘리며 그들을 직접 돕는 체험을 해봐야 한다.재난으로 인한 피해란 것이 그것을 당한 이들에게는 결코 피해액수라는 숫자로 환산될 수 없는 것임을,나 역시도 그들처럼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음을 알고 난 다음에는 피해를 관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될 것이다.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재해 현장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통해 재난에 대한 익숙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일손이 부족하다고 한다.더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찾고 몸으로 재해를 느낄 필요가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대학생 또래들에게는 더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 사회 곳곳에서 재난에 대응할 책임을 맡을 이들이 재해가 무엇인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야 한다.작은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우리 모두 수해 현장을 찾는 것이 어떨까? 대학 학생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봉사 활동을 기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각자의 생활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정작 나조차도 학업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니까.그래도 주말이라면 잠깐 시간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루 이틀 경험한 것만으로 재난의 무서움을 깨닫는 것은 무리겠지만,그저 집에 앉아 TV를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젊은 세대의 생생한 체험을 통해 우리나라는 ‘재난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고 건 혁 서울대 SNUNOW 편집장
  • [씨줄날줄] 곱지 않은 단풍

    수필문학의 압권인 정비석의 ‘산정무한’에 나오는 금강산 단풍이야기다. 정비석은 ‘우러러보는 단풍이 새색시 머리의 칠보단장 같다면,굽어보는 단풍은 치렁치렁 늘어진 규수의 붉은 치마폭 같다고나 할까.’라고 했다.금강산의 단풍만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설악산과 내장산의 단풍도 사람들을 붉은 황홀경에 빠지게 하고 뒷동산의 단풍도 찬란한 아름다움을 뽐낸다.붉게 타오르는 듯한 단풍은 어디에서나 아름답다.단풍은 인간의 예술품보다 자연의 예술품이 얼마나 더 위대한가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 올해의 단풍은 덜 고울 것이라고 한다.기상청은 태풍 등의 영향으로 9월부터 흐린 날과 비오는 날이 많아 단풍의 색깔이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보했다.단풍 시작도 평균 기온이 평년에 비해 0.8도 정도 높아 2∼3일 늦어진다고 한다.금강산의 첫 단풍(20% 정도 물들을 때)은 9월25일,설악산은 9월27일,내장산은 10월21일로 예상된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단풍의 색깔이 영향을 받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인간의 피해다.태풍 ‘매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외국에서도 기후변화가 막대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유럽에서는 100여년만의 살인적인 더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기후변화에는 자연적인 원인과 인위적인 원인이 있다.그런데 최근에는 오염물질,자연환경 파괴 등 인위적인 원인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인간의 자연 파괴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비용을 치를 것으로 우려된다.‘곱지 않은 단풍’이 자연의 대복수를 예방해야 한다는 경고의 붉은신호가 되길 바란다. 이창순 논설위원
  • 하프타임 / 아시안컵 대비 코엘류호 소집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축구팀이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아시안컵 2차 예선을 앞두고 18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5기 코엘류호인 이번 대표팀은 25일 베트남,27일 오만,29일 네팔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아시안컵 2차 예선 3경기를 치른 뒤 29일 해산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18일 오후부터 20일 오전까지 사흘간 훈련을 한 뒤 21일에는 선수들을 각 팀으로 복귀시켜 K-리그에 출전토록 할 방침이다.
  • “진정한 언론의 힘은 사실에 근거한 비판”/예순아홉에 전장 누비는 피터 아넷 기자

    고희를 앞둔 예순아홉의 나이에도 여전히 전장을 누비고 있는 ‘영원한 종군기자’ 피터 아넷이 한국을 찾았다.CNN 기자였던 지난 91년 걸프전 특종보도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이라크전에서는 미군작전을 비판한 발언으로 NBC방송에서 해고돼 논란이 됐던 바로 그 인물이다.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아넷은 16일 국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의 책임과 기자정신을 누누이 강조했다.“언론의 최대 무기는 ‘사실’에 있습니다.의견이 아닌 사실에 근거한 비판정신이 언론의 힘입니다..”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 상황에 대해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언론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없다.”면서 “공인이라면 여러 평가를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풍토지만 언론 또한 무책임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언론 스스로 비판기능 포기 아넷은 최근 2년 동안 정부편향적 태도를 보인 미국 언론에도 호된 비판을 쏟아냈다.“이라크전쟁은 감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상실한 미국 언론에도 책임이 있습니다.”그는 미 언론의 최근 보도행태가 정부권력에 통제받던 과거로 퇴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2차대전 당시에는 모든 기자들이 군복을 입어야 했을 정도로 언론에 대한 통제가 엄격했습니다.연합군에 유리한 전황만 보도되던 때였죠.”당시와 다른 점을 꼽자면 이제는 미국 언론 스스로가 비판기능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라크전이 발발 전에는 부시 행정부의 강경정책을 비난하던 주류 언론들이 그같은 우려를 자체적으로 걸러냈습니다.” 60년대 베트남전을 계기로 언론의 견제기능을 강화해 정부 정책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워터게이트 사건 등을 통해 세계 언론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했던 미 언론이 이제 전세계로부터 ‘자국 위주의 편파보도를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이같은 상황은 모두 “9·11테러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언론산업의 상징이었던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로 무너지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 미 언론들은 공포와 분노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이후 아프간전을 시작으로 이라크전까지 미 언론은 부시 행정부의 복수전을 용인하게 됐습니다.”그의 지적에 따르면,미 언론은 이라크전을 정당화하는 데 직접 나섰고 막대한 예산지출과 인권침해 등 여러 문제를 노출시킨 대테러전도 눈감아줬다.그는 “9·11테러 이후 2년간은 언론의 사회감시 기능보다 국가안보가 우선시 되던 시기였다.”고 꼬집었다. ●9·11테러 이후 국수주의적 보도 심화 아넷의 설명은 계속됐다.“언론사간 경쟁도 국수주의적 보도를 부추겼습니다.”폭스TV,워싱턴포스트 등 여론 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보수 언론이 애국심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정부에 공격적 보도행태는 비애국적 행위로 호도되기 십상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 언론의 국수적인 태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전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미군 피해가 증가하면서 이라크전에 대한 보도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습니다.”하지만 미 언론의 자발적인 자성의 결과는 아니라고 지적했다.“이라크전을 바라보는 미 국민들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전쟁 피해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지기 시작하자 미 언론들도 현실을 반영하게 된 겁니다.”미국 언론이 균형감각을 회복하게 돼 다행스럽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서방기자로는 처음으로 빈라덴과 인터뷰 현재는 영국 데일리 미러 등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41년째 분쟁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아넷.“전시상황일지라도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기자의 의무”라고 당당히 밝히는 그에게도 언론인으로서 굴곡이 많았다. AP통신 베트남 특파원시절인 66년 라오스 쿠데타 발발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CNN 기자시절 걸프전을 생중계하며 세계적 스타기자로 떠올랐다.또 지난 97년에는 서방 기자로는 처음으로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그의 걸프전 보도는 사상 처음으로 TV로 생중계된 전시상황이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특히 그가 보도한 전쟁참상은 공격의 정확성을 자랑하며 민간피해의 최소화를 선전하려던 당시 부시 정부에 치명타를 입혔다.때문에 백악관은 아넷이 이라크의 허위정보 선전도구에 불과하다며 맹비난을 퍼부었고 34명의 의원들은 CNN에 아넷이 비애국적 기자라는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맹활약을 펼치던 그도 98년 미군이 월남전 당시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특종보도가 결국 오보로 밝혀져 18년 동안 재직했던 CNN에서 해고당했다.또 지난 3월에는 NBC방송의 종군기자로 바그다드에서 활약하다 이라크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작전이 실패했다고 언급해 전격 해고된 바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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