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천문학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지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훈장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합성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재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63
  • [키워드로 돌아본 지구촌 2003](3)중국의 질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성장속도는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다.‘10년 연속 국내총생산(GDP) 7%대 성장’이란 세계 신기록 타이틀을 보유한 중국은 올해도 GDP 성장률 8.5%란 기록을 남겼다. GDP 총액이 처음으로 11조위안(1조 3300억달러)을 돌파하면서 경제규모는 1986년 1조위안에서 불과 17년만에 11배가 커졌다. 올해 초 몰아쳤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을 극복한 성과라 내년 성장률이 9∼1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다.중국의 고도성장은 한국,타이완,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면서 세계의 ‘경제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20년간 최소한 6%대의 경제성장률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2020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오르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세계의 굴뚝’으로 불렸던 단순 제조업 위주의 성장 전략에서 우주·항공과 IT,생명공학 등 최첨단 분야로 성장축을 옮겨 평균 20∼30%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의 힘이 경제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고도성장으로 축적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국제 외교무대에서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9·11 테러’ 이후 세계 전역에 파급되고 있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다극체제’의 기수로서 자리매김 중이다.이라크전쟁 전후로 러시아·프랑스 등과 반전(反戰) 연합전선을 형성,평화 애호국으로 이미지 개선을 시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등 4세대 지도부 출범 이후 소원했던 유럽연합(EU)이나 엔화 경제권이었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연대 강화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중국이 외교대국으로 위상을 확실하게 굳힌 계기는 ‘북핵 위기’였다.미국 부시 행정부에 맞선 ‘막가파식’의 북한을 당근과 채찍의 유연한 외교술로 3자회담에 이어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낸 일등공신이다.중국이 전세계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교대국이 됐음을 알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승천하는 용(龍)’으로서 중화(中華)의 자존심을 한껏 살린 것은 지난 10월15일 역사적인 선저우(神舟)5호 발사였다.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림으로써 중국은 ‘천년의 꿈’을 이루며 ‘우주클럽’에 가입한 것이다.‘세계 경영’에서 탈락한 러시아 대신 미국과 우주공간을 다투는 군사대국으로의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중국의 질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매년 중국으로 몰리는 50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투자와 세계 3위의 연구개발(R&D) 지출,탄탄한 내수시장 등 성장의 동력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반면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양산된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 부실과 비효율적인 국유기업들,가난에 허덕이는 8억 농민 등의 빈부·동서 격차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에 중국 지도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oilman@
  • [나의 건강보감]조정래 작가

    어김없이 그는 두알의 가래를 쥐고 있었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찻집 다솔에서 담소를 나눈 4시간 내내 그는 양 손을 번갈아가며 가래를 굴렸다.‘까락까락’거리는 맑은 가래 소리가 어쩌면 목어(木魚)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같았고,또 어찌 들으면 훈풍에 실려와 졸음의 끝에 닿는 풍경소리와도 같았다.호두를 닮은 바로 이 두알의 가래에 그의 문학적 열정과 고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참 ‘아리랑’을 집필할 때,사단이 벌어졌다.일단 작심하면 좌고우면하는 법없이 외길로 내달아 끝을 보는 성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써나갔다.그러나 그게 문제였다.너무 무리하게 글쓰기에 매달리는 바람에 그만 오른팔 관절이 어긋나고 만 것.“처음엔 어깨 관절 부위가 아프더니 이내 어깨며 팔,손등까지 마비되는 거에요.글 쓸 일이 태산인데,큰일났다 싶더라구요.그래서 한의원을 찾아 침도 맞고 했지만 완치가 안돼요.그랬는데 한의사가 제게 이걸 권해요.‘설마…’하고 시작했는데,세상에 가래 주무르는 게 내 글쓰기의 구원이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그날 이후,그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처음 손에 쥐어 7년쯤 주물렀던 가래 두알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에 전시돼 있고,지금 것은 연전 전남 장흥의 독자가 선물한 것이다. ●7년 주물렀던 ‘가래' 아리랑 문학관 전시 작가 조정래(61).문단에서는 그를 두고 ‘한국문학의 정신이자 지조’라고들 말한다.그만큼 외롭고 치열하게 그가 숨쉬는 시공(時空)을 싸워서 헤쳐왔으며,이렇게 일군 그의 문학이 도저(到底)하고 웅숭깊어 정치가,역사가도 이루지 못한 우람한 산 하나를 빚어 놓아서다.어두운 시대,금기의 빗장을 벗겨 낸 ‘태백산맥’이 그렇고 ‘아리랑’과 ‘한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성취가 거저 주어졌을까.지난 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지난해 ‘한강’을 마무리할 때까지 22년동안 물경 5만장이 넘는 원고지를 오로지 육필로 빼곡하게 메웠다.오죽했으면 집필실을 ‘글감옥’이라고 불렀으며,당초 그가 맘먹은 글편을 마무리한 뒤에는 “이제야 20년 글감옥에서 출옥했다.”고 토로했을까.그만큼 글쓰기는심신을 갉아대는 버거운 중노동이었다.“태백산맥의 원고를 모두 쌓아놓고 사진을 찍을 때 자꾸만 눈물이 쏟아졌다.”는 그의 말은,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룬 성취감이기도 하겠거니와 영혼의 고독과 육체의 고통을 한꺼번에 이겨낸 한 인간의 눈물겨운 고백 아니겠는가. 그 스물 두해 동안 그는 상상을 절하는 갖가지 직업병과 싸워야 했다.글을 써내야 하는 오른 어깨가 통째로 마비되는 아픔이 가장 치명적이었지만 위궤양과 기침병,둔부의 종기도 그의 ‘장정(長征)’을 위협한 장애였다.이 가운데 위궤양은 지난 90년 취재여행중 중국에서 병증이 나타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거치는 동안 줄곧 그를 괴롭혔다.“의사 말이 글 쓰는 동안에는 못고칠 병이랍디다.아니나 다를까 아리랑을 끝낼 때까지 다섯 번이나 도졌는데,나중에 담배 끊고,섭생을 잘해 이겨냈죠.” ●글쓰기 22년… 위궤양·기침병·종기 시달려 기침병도 그를 옭아맨 고통이었다.의사의 진단은 ‘누적된 과로’가 원인이었는데,기침 때문에 자리에 누울 수도 없었다.“지금도 기침에는공포감을 갖고 있어요.소설 연재는 시작됐는데,밤잠을 못이루는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두어달 소파에서 앉은 잠을 잤지요.지금 이만큼 나아진 것도 천행입니다.”게다가 둔부의 종기도 그의 발목을 거머쥐었다.“공중에 선반을 매달아 놓고 서서 글을 썼다는 다산의 고백이 이해가 됩디다.결국 하나가 말썽을 부렸는데,나중엔 하는 수 없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수술을 받았어요.”이처럼 왜곡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일방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하려고 드는 병마와도 싸워야 했던 그의 건강이 가래 만으로 담보될 리가 없다.가래와 함께 그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맨손 체조로 참담한 병마를 떨칠 수 있었다.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이런 산고를 겪으며 태어났다. 그를 얘기하자면 산도 빼놓을 수 없다.요즘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오른다.주로 집이 있는 분당에서 출발해 너댓 시간 산을 타 남한산성의 정상에 오른다.아내 김초혜 시인과 함께 산을 타며 자분자분 세상일을 얘기하는 일은 즐거운 도락이다.때로는 집 근처 야트막한 야산을 타며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이런 시간이 정신을 추스리는 충전의 짬이기도 하지만 산의 굴곡을 따라 오르내리는 일은 건강에도 그만이다.‘태백산맥’ 이래 지리산에 들면 혼령과 정담이라도 나눌 것같은 그가 아닌가.아니나 다를까 그는 산중에서도 지리산을 으뜸으로 쳤다.“지리산은 좋은 산이에요.살이 깊어 뼈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깊고 따뜻하죠.산,특히 지리산에 드는 일은 인내가 필요합니다.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4박5일은 걸어야 하는데 견딤을 투자하지 않으면 깊은 맛을 못느끼거든요.” ●매일 맨손체조·등산도 ‘병마 떨치기' 일조 역사(役事)를 치르는 동안 참혹한 심신의 피폐를 겪었지만 그는 지금 흔한 성인병조차 모르고 살 만큼 건강하다고 했다.그러나 정작 부러운 것은 그의 몸보다 정신이었다.“우리 민족의 정신건강이 걱정입니다.병폐야 많지만,영어 배우라며 자녀들 내모는 사람들 보면서 광태(狂態)를 느껴요.이거 문화적 식민을 자처하는 일입니다.민족의 얼인 나랏말 제쳐두고 그렇게 해서 좀 잘되면 뭐하고,좀 잘살면 뭐합니까.슬프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껴요.” 노고가 끝나지 않았을까.다시 태어나도 ‘글예술’을 하겠노라는 그는 문신처럼 손끝에 밴 여적(餘滴)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대하소설은 못써요.지금 준비중인 연작소설은 사회주의 몰락의 저변을 파헤친 것인데,우선 실천문학 겨울호에 상당한 분량이 실릴 겁니다.”그래도 세상은 희망이다.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공평을 상징하는 여신 ‘아스트라이아’의 천칭으로 이 시대를 저울질하는 그가 있으므로. 심재억기자 jeshim@ ■‘가래' 건강법 호두처럼 생겼지만 씨알이 크고 굴곡이 깊은 과실이 가래다.그 가래를 주물러 병고를 덜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조정래 작가는 지금도 자는 시간 말고는 손에서 가래를 놓지 않는다.양손으로 가래를 굴리다가 때로는 뾰족한 가래 머리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는 “이걸로 내 어깨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손바닥에 우리 몸 전체의 경락이 모여 있고,특히 손가락 끝의 감각기관은 뇌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가 향유하는 문명이라는 것도 기실은손이 이룬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여기에다 맨손 체조도 그의 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하루 중 아침과 점심 후,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세번씩 한 동작을 두번 되풀이해 맨손체조를 하는데,하찮게 여겨 대충 하려고 들지 말고 정성을 쏟아 해보세요.시간이야 5분에 불과하지만 금세 더운 땀이 몸에 뱁니다.”그의 맨손체조는 예전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필요한 몇몇 동작을 더한 것이다.“한창 태백산맥 집필할 때,어깻죽지에 통증이 왔어요.마치 등판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깨지는 듯한 고통이었어요.두드리고 주물러도 안돼요.그때 맨손체조를 시작했는데,불과 열흘 만에 변화를 느꼈어요.”그렇게 어깨 통증을 이겨낸 뒤 하루도 체조를 거르지 않는다.외국 여행중 비라도 내릴 양이면 호텔 현관에서라도 체조를 했다. 까다롭지는 않지만 섭생에도 ‘조정래식’이 있다.야채,된장쌈밥과 매운탕과 구이 등 생선음식을 즐기며,밥은 작은 한 공기가 정량인 소식이다. 대신 육식은 일주일에 1번 정도 먹을 뿐이다.이 원칙을 20년이나 지켜왔다.‘태백산맥’을 집필할 때까지는 커피도 꽤 마셨지만 지금은 녹차가 그 자리를 대신해 하루에 12∼13잔씩 마신다.술도 두주불사였으나 역시 ‘태백산맥’ 집필에 들면서 주색잡기를 금기사항으로 규정,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부터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은 “손은 동맥과 정맥이 교차할 뿐 아니라 경혈이 많아 가래나 둥근 공을 자주 주무를 경우 혈행을 개선할 뿐 아니라 경혈을 자극해 운기(運氣)를 돕기 때문에 작가 등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인에게 맞는 운동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사설] 盧캠프 불법도 수사 강도 높여야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한 의혹이 시간이 흐를수록 베일을 벗고 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기회에 불법 정경유착을 뿌리뽑아야 우리 정치도 살고,기업도 살고,민생도 보호된다.검찰이 칼자루를 잡고 있지만 성역 없이,편파시비 없이 최선을 다해야 검찰의 존재도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정치권도,경제계도,검찰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국가와 국민이 심판관이라는 점을 분명히 새겨야 한다.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캠프의 불법 자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노무현 후보 캠프의 비자금도 그 일단이 감지되고 있다.두 후보 진영의 지구당 위원장이었던 한나라당의 권오을 의원,열린우리당의 김덕배 의원이 지구당에 대선자금이 살포됐다고 고백했다.쓰고도 돈이 남았다는 언급도 있었다.두 지구당에만 돈이 갔겠는가.전국적으로 합치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이며,이 돈 또한 정당의 공식 선거자금에 포함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이회창 후보 캠프에서는 서정우 변호사가 구속됐고,최돈웅 의원은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이 캠프측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책임을 져야 할 강도는 높아질 것이다.노 캠프에서도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이 1억원을 받은 사실을 그동안 부인하다가 시인했다.도덕성을 내세우며 기존 정치권을 공격했던 ‘386 측근들’조차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백과 반성이 뒤따르기를 촉구한다. 노 캠프의 자금과 관련한 비리의혹도 꼬리를 물고 있다.액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노 캠프도 불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민주당의 공식 후원금과 희망돼지만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한다면 누구나 웃을 일이다.이 부분에 대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도 말이 안 된다.깨끗한 척,증거가 드러날 때까지 버티지 말고 시인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검찰이 할 일은 성역 없는 수사다.검찰은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불법이 되풀이되지 않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뉴욕증시 산타랠리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11일(현지시간) 18개월만에 1만선을 돌파함으로써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했다.다우지수는 지난 9일 잠시 1만선을 돌파했다 주저앉은 것과 달리 이날 심리적 저항선인 1만선을 끝까지 지켜내 연말 ‘산타 랠리’를 구가하며 재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부풀게 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대비 0.9% 오른 1만 8.16을 기록했다.나스닥 지수도 2%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랠리를 이어갔다.다우존스 지수가 지난해 5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1만선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0월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 조기 인상을 우려해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이로 인해 풀어졌고, 안심한 투자자들은 최근 호전된 경제지표에 눈을 돌릴 수 있었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0.9% 증가했으며제조업 부문도 20년만에 최고 성장세를 보였다.고용부문도 개선 조짐을 나타내고 기업 실적은 절정기였던 지난 2000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잇따른 호재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웰스 캐피털의 제임스 폴슨 분석가는 “긍정적 경제지표들이 주식시장의 논점을 바꿨다.”며 “이제 시장이 언제 회복될 것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오래 성장을 유지할 것이냐가 문제”라며 낙관론을 폈다. 여기에다 지난 3분기 8.2%라는 20년만의 최대 성장을 이룩했던 미 경제가 4분기에도 4%대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져 연말 랠리의 요건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평가다.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 수석 증시 전략가는 내년말 S&P500 지수가 현재보다 17% 오른 1250포인트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투자자들을 더욱 들뜨게 만들고 있다. 반면 상승장에 대한 걸림돌도 여전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이라크 문제와 추가 테러 위협이 우선 거론된다.이라크 전후 처리가 지연될수록 미국의 재정적자는 천문학적으로 급증,불어나는 경상수지 적자와 더불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날 발표된 10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18억 7000만달러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서는 달러 약세가 강세장을 해치는 가장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달러는 지난 달부터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올들어 13.9%나 하락했다.달러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금리 조기 인상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군납비리 왜 근절 안되나/‘눈감은 軍감찰’ 4년간 검은거래

    이원형(57·예비역 육군 소장) 전 국방품질관리소장의 뇌물수수 혐의로 촉발된 무기도입 비리는 무기 중개업자들과 유착한 일부 장교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문제지만,군내 사정기관의 총체적인 마비와 주먹구구식 무기도입 관련 인력 구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무·헌병·감사 등 내부 감찰기능 ‘올 스톱’ 이 전 소장은 국방부 획득정책관(현역 소장)으로 재직하던 1998년 12월부터 무려 4년여 동안 군납업자로부터 23차례에 걸쳐 1억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일 경찰에 구속됐다. 하지만 그의 이같은 비리 의혹은 그동안 기무나 헌병·감사 등 내부 감찰기관에서 단 한 차례도 적발되지 않았다.자체 사정기능은 사실상 눈을 감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군내 최고 보안기관인 기무사의 경우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되는 방위산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수년 전부터 기무요원들을 관련 분야에 대거 투입,비위 첩보수집 활동을 강화해왔으나,이씨의 비리는 단 한 건도 캐내지 못했다. 오히려 군의 입장에서 볼 때 ‘외부기관’인 경찰이 아니었으면 그냥 묻혀버릴 사건이었다. 군내 일각에서는 광주 K고 출신인 이 소장이 김대중 정부 때 군내 ‘실세’로 부상되면서 무기도입은 물론 인사 등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 감찰기관들은 일부러 고개를 돌렸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사정기관에 대한 사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무기도입 전문가 ‘태부족’ 국방예산이 연간 20조원에 이르고,군사기술도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무기도입 분야 인력의 전문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군 당국이 무기를 구매하는 방식은 군수 담당 무관을 통해 군수업체와 직접 접촉하는 방식과 무기중개상에 의존하는 방식이 있는데 무기중개상에 의존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이처럼 군 당국이 무기도입시 무기중개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무기의 성능이나 가격 등을 제대로 파악한 전문인력의 부족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결국 합리적 분석보다 친소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국방품질관리소장직은 2001년 10월 현역소장 직위에서 개방형으로 바뀌었는데,현역으로 근무하던 이 소장은 전역과 함께 곧바로 개방형 직위를 이어받았다.인사 특혜 시비가 나오는 이유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열린세상] 기업지배구조 개혁이란

    재계 일각에서는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한다.기업하고자 하는 의욕을 꺾고 이것이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까지 말한다.이 논리에 설득된 관료들은 비리에 연루된 기업들에 면죄부를 주자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혹자는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계급투쟁의 일환으로 매도하는가 하면 정반대로 영·미식 자본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무지 또는 오해가 대단히 심각하든지 아니면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조직적인 저항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그 이유가 전자이기를 바라면서 본 글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먼저,기업지배구조 개혁은 국가경제의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고자 하는 개혁이다.국가경제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크며,기업의 성패는 곧 국가경제의 성패를 좌우한다.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기업의 의사결정권자가 기업전체의 이익보다는 본인들의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면 기업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해당 기업의 장래는 밝지 않을 것이고,국가경제의 앞날도 걱정스러울 것이다.기업지배구조 개혁은 바로 지배주주나 경영자가 기업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경제의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고자 하는 개혁이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주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개혁이다.지배주주 또는 경영진이 본인들의 사적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외부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게 된다.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거나 사후에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다.경영진 또는 지배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주주총회를 통해 외부주주들이 사전적으로 선임하거나,사후적으로 증권집단소송 등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들이 이에 해당된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주식시장을 한 단계 더 성숙시키고자 하는 개혁이다.흔히들 주식시장이 성숙하지 못해서 기업지배구조가 낙후되어 있다고 말한다.그러나 그 반대의 논리도 성립한다.기업지배구조가 낙후되어 있기때문에 주식시장이 성숙하지 못할 수 있다.지배주주 또는 경영진이 사적이익을 추구하고,외부주주들이 언제든지 재산권에 침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누가 주식시장을 찾고 누가 장기투자자가 되겠는가.부당내부거래,분식회계,허위공시 등의 지뢰밭이 제거되지 않고는 우리 주식시장의 미래는 암울하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예방할 수도 있다.최근에 물의를 일으킨 신용카드 사태가 그 좋은 예라고 하겠다.왜냐하면 신용카드대란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의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아서 발생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만약 이사회가 제 기능을 발휘해서 투자결정을 엄격하게 했다면 과당경쟁의 늪에 빠진 신용카드업에 진출하지도 않았을 것이고,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천문학적인 수준의 부실이 발생할 정도로 무리하게 매출경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노사분규를 완화시키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노사분규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에 대한 노동자의 불신에서 비롯된다.즉,노동자들은 지배주주 또는 경영진이 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기보다는 본인들의 사적이익을 추구한다고 불신한다.이러한 불신은 결국 사용자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노동자들의 집단이기주의로 나타난다.만약,기업지배구조가 잘 정착되어 사용자측이 진정 기업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신뢰가 형성된다면 사정은 다를 것이다.노동자들은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결국은 본인들에게까지 손해가 되는 극단적인 요구를 삼갈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기업의 불법적인 정치자금 제공을 어렵게 한다.최근 고등법원 판결이 내려진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자금 조성을 통한 뇌물공여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일각에서는 비자금 조성과 불법적인 정치자금 공여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고육책이었고 또한 주주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의 사태전개는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불법 정치자금 공여를 거부한 기업이 아니라 공여한 기업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그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김 우찬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사설] 트럭으로 실어나른 불법 대선자금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될수록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혐오는 커져가고 있다.불법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경악할 일인데,자금을 끌어모은 수법도 충격적인 것이어서 혀를 내두르게 한다.구속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인 서정우 변호사는 LG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의 현금을 실은 트럭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동차 키와 함께 통째로 넘겨받았다고 한다.앞서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최돈웅 의원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쇼핑백을 넘겨받았다.게다가 고압적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하니 권력을 조폭처럼 휘두른 것이 아닌가.음습한 갱 영화에나 나옴직한 수법이다. 한나라당이 끌어모은 불법 대선자금은 드러난 것만도 700억원이 넘는다.한나라당은 서 변호사가 받았다는 150억원 가운데 당에는 50억원만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제는 한나라당내에서 책임 미루기를 하는 꼴이 됐다.사라진 돈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측근과 사조직에서 썼거나,누가 착복했거나,남겨서 숨겨놓았거나 크게 이 셋 중의 하나일 것이다.실제 후보의 사조직과 핵심 측근인물들이 비밀리에 끌어모은 불법 자금을 한나라당이 전모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우리는 한나라당은 아는 만큼 솔직히 고백하고,이회창 전 총재와 측근들도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과 이 전 총재측은 최소한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당내에선 책임 미루기에 골몰하고 당 밖으로는 편파수사니 하면서 본질을 흐리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노무현 후보측이든 이회창 후보측이든 대선과정에서 불법과 비리가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수사는 검찰의 몫이고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다.한나라당과 이회창 전 총재측은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지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이런저런 주장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칙으로 보일 뿐이다.검찰도 수사의 속도를 올리되 만에 하나라도 편파수사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도록 더욱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여성을 옥죄는 매듭풀기/이경자 장편 ‘그 매듭은‘

    여성주의를 화두로 꾸준히 작품을 써온 중견작가 이경자(55)의 문제 의식은 여전하다.최근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장편 ‘그 매듭은 누가 풀까’는 여성의 눌림을 안고 가려는 작가의 시선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밀해지고 깊어졌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성공한 무용가에다 대학교수인 주인공 손하영의 일상적 삶에서 여성이 지닌 여러 겹의 억눌림을 발견한다.일에 몰두하면서 아내와 엄마역을 동시에 수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야기한다.“엄마는 자기만을 위해서 살아”(202쪽)라는 딸의 투정이나 “자기 자신에 사로잡혀서 자식과 남편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모른다.”는 남편의 말은 하영을 묶고 있는 겹겹의 매듭이다. 손하영은 일차적 인간관계에서 겪는 황량함을 메워보려 일과 다른 남자와의 사랑에 눈을 돌리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본질적 해답을 구하기위해 몸부림치던 그에게 나타난 구원의 손길은 무대에 올리려고 분석하던 무가(巫歌) ‘청천각시’.첫날밤도 보내지 못하고 떠난 신랑을 찾아가는 청천각시가 겪는 엄청난 고통을 작품으로 옮기다가 그 속에 담긴 모든 여성의 삶을 짓누르는 억압 구조를 발견한다. 무용을 통해 자신을 옥죄는 운명과 그 수렁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는 하영은 공연에서 보편적 모성성을 찾는다.아울러 작가는 주인공의 내면에 그런 심리적 눌림을 낳은 강요한 제도적 편견과 그에 길러지느라 여성 내부에서 독충처럼 자라는 ‘노예 근성’ 등을 은근한 목소리로 꼬집고 있다. 작가는 여성을 친친 감고 있는 이중삼중의 매듭을 풀 사람은 결국 여성 자신임을 은연중에 이야기한다.그러면서도 하영과 아이들을 화해시키고 이혼을 요구한 남편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모성성의 넉넉함을 함께 그리고 있다. 이종수기자
  • [건강칼럼] 21세기 페스트 ‘에이즈’

    중세의 페스트는 천형이었다.한번 발병하면 무수한 사람이 속수무책 죽어나갔다.자신이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을 아는 사람들은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기도 했다.그후 의학의 발달로 페스트는 영원히 사라졌지만 인류의 잠재의식 속에서는 아직도 페스트로 상징이 되는 전염병의 공포가 남아 있다.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에이즈가 그것이다. ‘일탈적 성생활에 대한 신의 응징’이라는 터무니없는 인식 때문에 에이즈 환자들은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에이즈에 대한 온갖 루머가 횡행하기도 한다.혹자는 질병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가 하면,더러는 질병의 실체를 과장해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신의 진노’라고 믿기도 한다.본질을 보면 에이즈는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녹색원숭이가 사람에게 전파한 질병의 하나일 뿐이다.성교와 수혈,모자감염 등 직접적인 접촉을 제외하면 전파력도 극히 약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주위에 환자가 있다고 공포감을 느낄 이유는 없다.게다가 병의 진행이 매우 느려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충분한 여생을 보낼 수도 있다.이 때문에 학자들은 에이즈를 ‘21세기 결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물론 본인과 가족을 위해 위험한 성관계는 피해야 하고,불가피했다면 조기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검사 시기는 성접촉 후 3개월 이내가 좋다.물론 드물게는 2년쯤 후에 양성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으나,한 번의 성관계로 에이즈에 걸리고 그 후 3개월 째 검사에서 감염이 확인될 가능성은 천문학적으로 희박하다.그걸 걱정하기보다는 교통사고를 대비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물론 고위험군과 지속적인 성관계가 있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질병에 대한 중세적 인식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이런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 때문에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들은 자신의 과오를 되뇌이며 망상의 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그런 망상의 병에는 처방할 약도 별로 없다. 김영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 반가워 땡땡/佛대표만화 땡땡 24권 국내 첫 완간 10대 소년기자의 좌충우돌 모험그려

    사례 하나.샤를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절대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그런 드골 대통령은 재임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소설가 앙드레 말로에게 자신의 인기를 이렇게 자랑한 적이 있다.“내 라이벌은 ‘땡땡(Tintin)’ 하나뿐이여∼!” 사례 둘.1982년 벨기에 천문학회는 목성과 화성 사이에서 발견된 소행성에 ‘에르제(Herge) 행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자국 만화가 ‘에르제’(본명 조르즈 레미,Georges Remi,1907∼1983)의 75회 생일을 기념하자는 천문학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사례 셋.지난 1월말 열린 세계적인 만화축제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개막식은 프랑스 남서쪽 보르도 인근의 소도시 앙굴렘의 ‘마렝고 광장’을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의 이름을 따 ‘에르제 광장’으로 바꾸면서 시작되었다.“프랑스가 ‘허구의 아들’로 입양한” ‘땡땡’의 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국내 최초로 완간 동그란 얼굴에 닭벼슬 머리,키 140㎝의 10대소년 기자 땡땡은 프랑스가 전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영웅이다.프랑스 일간지 ‘르 주르날 드 디망쉬’에 따르면 프랑스 가정의 절반이 땡땡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고,50여개 언어로 전세계 60여개국에서 3억부 이상 팔렸다. “땡땡은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를 합친 것보다도 의미있다.”(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는 말이 허풍처럼 들릴 수 있지만,미국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이를 그대로 긍정한다.“땡땡은 내 작품 세계에 디즈니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이 최근 국내의 솔 출판사를 통해 24권 전량이 최초로 번역·완간됐다.1980년대 중반 월간 소년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 부분연재되거나,90년대 중반 출판이 시도됐었지만 전편이 완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99년에는 MBC에서 ‘틴틴의 대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 21편이 방영되기도 했다.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교재로도 쓰여 ‘땡땡의 모험’ 시리즈는 소년 기자 땡땡이 흰강아지 밀루와 함께 동서고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는 모험담형식이다.콩고 이집트 티베트 페루 등 유럽인들에게 이국적인 지역들을 주무대로,나중에는 바다밑,극지,사막,심지어 달까지 악당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간다.조지 루카스가 “영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는 ‘땡땡의 모험’을 원형으로 했다.”고 고백할 정도.여기에 각국의 지리·역사·문화·과학 등을 재미있게 녹여내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교재로도 사용된다.팔레스타인 문제,남미의 정치·경제적 상황,영국의 인도 식민지 문제 등 20세기 세계사에 대한 예리한 인식이 담겨 있다. 땡땡은 1929년 당시 21세의 젊은 만화가 에르제가 벨기에 가톨릭계 보수 일간지인 ‘20세기’의 어린이잡지인 ‘르 프티 벵티엠’의 편집장을 맡으면서 시작되었다.필명인 에르제는 본명의 머리글자 ‘GR’를 거꾸로 해 불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벵티엠’을 통해 ‘소비에트에 간 땡땡’으로 처음 시작한 땡땡 시리즈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인기가 높아졌다.1930년 첫 출판 당시 고작 5000부가 팔렸던 ‘소비에트에…’는 지난 81년 재출간때는 3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려 나갔다.에르제는 1930년부터 1976년 ‘땡땡과 카니발 작전’까지 벨기에의 카스테르만 출판사를 통해 23권의 땡땡 시리즈를 내놓았다.24권인 ‘땡땡과 상어호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스틸 컷을 뽑아 만든 것이다. ●‘땡땡 스타일’의 핵심은 명료성 에르제는 생전 ‘소심하다’느니 ‘결벽증 환자’라는 놀림을 살 정도로 ‘명료성’에 집착했다고 한다.미려하고 깔끔한 외곽선을 얻기 위해 종이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선을 반복해서 긋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에르제의 ‘명료성’은 작화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이야기 전개방식,칸 구성,인물 창조 등 곳곳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명료함은 ‘땡땡 스타일’이라는 별명을 낳았다. 1969년 미국이 유인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기 15여년 전에 그려진 ‘달 탐험 계획’(1953년)과 ‘달나라로 간 땡땡’(1954년)을 보면 왜 유럽 과학자들이 동호회까지 만들어가며 땡땡 시리즈에 열광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정확한 과학기술 지식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달 착륙 과정은 지금보아도 실감이 날 정도.이것 말고도 로켓,수륙양용전차,가변익 비행기,잠수함 같은 복잡한 기계들을 정확한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상상,만화적이지만 정교한 그림으로 묘사해냈다. ●땡땡의 정치적 성향? 땡땡은 종종 서구중심적·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초기작인 ‘소비에트로 간 땡땡’에서처럼 구소련을 부정선거와 납치,고문이 자행되는 나라로 그리는가 하면,‘서구가 미개한 동양을 개화시켰는데도 은혜를 모른다.’는 식으로 동양 식민지인들의 독립운동을 폄하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것은 에르제의 한계라기보다는 당시 유럽인들의 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히려 땡땡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푸른 연꽃’(1946년)에서처럼 제국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화된 시선을 담아낸다.일본의 남만주 기차선로 폭파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푸른 연꽃’은 제국주의로 경도되는 일본과,그를 지지하는 서구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 땡땡은 ‘티베트에 간 땡땡’(1960년)에서는 중국인 친구 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달라이 라마는 “서구인들이티베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소중한 책”으로 ‘티베트에…’를 소개하기도 했다.기본적으로 땡땡은 다른 문화의 소중함을 이해·포용하려고 노력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사실 땡땡의 ‘색깔’은 프랑스 국회에서도 공식적인 격론을 벌이는 문제다.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만큼 각당의 ‘영입 경쟁’이 치열한 것.프랑스 우파 제1당인 공화국 연합당은 “특출한 애국심과 역사관으로 볼 때 땡땡은 우리 당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이에 맞서 온건 좌파인 사회당은 “중국인 소년 창을 구하고 동지로 삼는 반인종주의적 행동으로 볼 때 땡땡은 사회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쨌든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의 땡땡에 대한 의견은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의 한 마디로 통일되는 듯 싶다.“고마워요,에르제.” 채수범기자 lokavid@
  • [오늘의 눈] 경마가 앗아간 ‘일가족의 꿈’

    “경마가 일가족의 꿈을 이처럼 무참하게 앗아갈 줄은 몰랐습니다.” 5일 경마 등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뒤 부인 및 아들·딸과 함께 동반자살한 김모(42)씨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현대병원 영안실.김씨의 동생(39)은 “건실했던 형님이 경마에 빠진 뒤 집안이 급격히 몰락했다.”면서 “경마에 의한 간접살인”이라고 허탈해 했다. 요즘 경마는 물론 경륜·경정 등 사행성 경기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경기가 침체될수록 사람들의 사행심리가 강해진다고 한다.이를 반영하듯 주말만 되면 경기도 과천 경마장은 인파로 뒤덮인다.지난해에만 1600만명이 찾아 마사회는 6조 9876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매출에 3821억원의 순수익을 올렸다.그러나 이러한 열광 이면에는 개인과 가정의 몰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김씨 역시 사업에 실패한 뒤 빌린 돈을 갚기 위해 경마 등에 뛰어들었다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경우다. 경마·경륜 등은 일종의 도박이다.“노름해서 돈번 사람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 불변의 진리다.경마의 환급률은 72%.쉽게 말해 100원 걸면 72원만 돌려받는다.장기간 하면 ‘고객’은 돈을 잃고 ‘주인’인 마사회만 따게 돼 있다.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헤어나질 못한다.개인의 의지부족을 탓하기에는 사행성 경기가 가져다주는 짜릿함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행성 경기를 주관하는 단체들이 공공기관이라는 점이다.마사회는 농림부 산하 공기업이며,경륜·경정을 담당하는 단체도 문화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결과적으로 시민의 파탄을 가져올 수도 있는 사행성 경기에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사행성 경기를 ‘적당히’ 즐기지 못하는 개인의 책임도 크다.하지만 사회적 부작용이 심한 만큼 환급률을 높이거나 고액베팅을 제한하는 등 ‘의지약한’ 시민들을 위한 보호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공공기관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김학준 전국부 기자 kimhj@
  • ‘특검재의 가결’ 4黨·靑 반응/한나라·민주·자민련 “당연” 우리당 “한판의 의회폭거” 청와대 “검찰수사권 훼손“

    4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법이 압도적 다수로 가결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은 “당연한 결과”라며 일제히 환영했다.그러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재의결 직후 최병렬 대표는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야간국회를 열어서라도 예산안 등 민생현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정치개혁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다짐했다. 재의결을 주도한 홍사덕 총무는 가결 처리 뒤 당사로 돌아와 “감사하다.”를 4∼5차례나 연발하는 등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마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듯 했다. 박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의회민주주의의 부활이자 국민의 승리”라며 “이번 재의결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고 압박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특검수사를 통해 탄핵사유가 나온다면 당연히 노 대통령 탄핵도 추진할 것”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재의결이 예고된 만큼 노 대통령의 무리한 거부권 행사 자체가 문제였다는 반응이다.김성순 대변인은 “특검은 국정을 농단하고 세상을 농간한 노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밀투표이긴 하지만 찬성 당론에 따랐다고 밝힌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재의결 절차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과의 공조에 부담을 느낀 김영환 위원은 “측근 비리 수사는 특검에 맡기고 이제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를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표를 의식,‘한·민공조’를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했다.이평수 공보실장은 “의회 다수당과 이를 방조한 정당들이 빚어낸 한판의 의회 폭거”라며 “민주당 일부가 이에 부역하고 동조한 것은 스스로 한나라당과의 부적절한 동거를 시인하고 부패동맹을 선언한 것으로 개탄한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한나라당은 물타기 특검 쿠데타 성공이 결코 자신들의 천문학적 대선 불법자금의 실상을 덮지는 못하며 국민의 엄중한 문책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쾌감과 우려가 뒤섞인 모습이다.노 대통령은 재의결 소식을 보고받고는짤막하게 “알았다.”고만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전반적 기류는 유감이다.윤태영 대변인은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검찰의 수사권 독립을 훼손하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을 특검이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특검법이 재의결되면 검찰 수사는 그만두라는 건지….강금원씨는 구속됐고,선봉술·문병욱씨 등도….”라며 답답해 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17대 총선에 임박해 특검수사가 윤곽을 드러내고 야당의 대여공세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핵심관계자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한 만큼 특검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야당이 터무니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여론의 역작용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그렇게 되면 총선 뿐 아니라 국정운영 전반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서울 구청장·공무원직장協 행정수도 이전 백지화 요구

    서울시구청장협의회(회장 김충환 강동구청장)는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수도이전 논의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수도 이전이 ▲지역간 문제가 아닌 국가적 중대사인데 필수요건인 국민적 합의가 없고 ▲서울이라는 국제정치적 브랜드를 포기함으로써 엄청난 국가손실 초래 ▲국·내외에서의 접근성 악화 ▲충청권에 한정한 논의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호남·강원권과의 새로운 지역갈등 가능성 등 5개 항의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서울시공무원직장협의회(대표 하재호)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일방적인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추진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협의회는 “서울이 금융,무역,예술 등 다방면에서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위상을 정립중인 시기에 무작정 수도를 이전한다는 것은 한참 일할 나이에 명예퇴직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 이전 논의가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어느 누구에게도 정치적 논리로 이용되는 것을 반대하며,수십조∼100조원을 넘나드는 천문학적 국민 부담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신행정수도 건설 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
  • 노동자의 일상속 ‘꿈’ 들은…/김하경 소설집 ‘숭어의 꿈’

    “숭어 한마리가 파란 바다 위를 솟구쳐 오른다.그 역동적인 힘찬 몸짓에 가슴이 설렌다.사진을 찍듯이 삶의 현장에서 숭어처럼 힘차게 뛰어오르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글 속에 영원히 담아둘 수는 없을까.” 김하경(58)의 소설집 ‘숭어의 꿈’(갈무리 펴냄)은 숭어의 이미지처럼 솟구치는 싱싱함이 넘친다.전태일문학상을 받은 ‘합포만의 7월’을 취재하기위해 서울과 마산·창원을 오가던 그가 91년 아예 마산에 눌러앉으며 10년 동안 건져올린 노동 현장의 이야기들에는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난다. ●김 모락모락 나는 노동현장 이야기 28편의 짧은 작품은 노동자인 ‘숭어’의 인간다움을 지향하는 ‘꿈’을 다룬 것인데 노동소설의 도식성을 벗어버린다.웃고 울고 고민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의 일상을 세밀하고 재미있게 그리면서 노동조합·노동운동이라는 딱딱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부숴버린다. 맞벌이 노동자가족이 자동차 한대를 산 뒤 중산층이 되려는 꿈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다룬 ‘됐나?됐다!’,노동조합을 와해시키면서 승승장구하던 주인공이 자신도 구조조정의 피해자가 되는 ‘부메랑’ 등은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 만한 애환을 담았다. 또 술마시고 외박한 남편이 아내의 바가지가 무서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미리 엄포를 놓으며 집으로 들어갔다가 아내가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바람에 곤혹을 치르는 과정을 다룬 ‘장미전쟁’이나 밤 10시30분에 시작한 맞벌이 노동자의 부부싸움을 시간대로 묘사한 ‘의견 일치’ 등은 평범한 월급쟁의 일상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이런 다양한 인물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전형을 확보하고 그 사연을 촘촘히 엮어 사회의 단면도를 만든다. ●평범한 월급쟁이 일상등 코믹하게 그렇다고 작가가 노동해방·인간해방에 대한 열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원래 뛰는 고기는 미끼를 물지 않는 법이다.알긋나?”(35쪽)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흔들리지 않는 노동자들의 건강함을 중심에 세운다.그러면서도 “치열한 투쟁 현장을 다루되 잃어버리기 쉬운 예술의 다의적 미학적 탄력성을 결합하겠다.”는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처럼 ‘숭어의 꿈’이 지니는 미덕은 소재주의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재미와 문학적 감동을 담보한 채 현실주의 문학의 아름다운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전화 통화에서 “이번 작품집에는 금속노조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기회가 닿으면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인 교육문제나 병원 문제를 다룬 이야기도 쓰고 싶다.”고 했다. 6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10년 동안 교직에 몸담으며 ‘주간시민’에 ‘여교사 일기’를 연재했고 방송작가로도 일했다.방송사 통폐합과정에서 사전 검열에 항의,사표를 내고 사당동 집에서 쉬다가 눈뜨고 못볼 참상에 맞서 철거민협의회 등에서 일하다 88년 실천문학에 단편 ‘전령’으로 등단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해외 프로스타 얼마나 벌까/ 90,000,000,000+α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프로선수들이 ‘대박’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남들이 갖지 못한 뛰어난 기량을 앞세워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슈퍼스타 가운데 누가 과연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는 지 궁금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연봉킹’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한번도 열리지 않아 친숙하지 않은 자동차 경주의 최고 대회 포뮬러1(F1) 드라이버인 미하엘 슈마허(독일·페라리).올 연봉이 무려 3500만달러(420억여원)에 달한다. 스포츠는 종목에 따라 연봉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고액 연봉자를 정확히 가리기가 어렵다. 더욱이 프로 선수는 광고 출연 등으로 연봉 이상의 부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은퇴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지난 1991년 한해 연봉의 10배 가까운 부수입을 올리며 1억 6000만달러(1920억여원)를 거머 쥐었으며,98∼99시즌에는 1년 단기계약에 3300만달러를 받기도 했다.또 골프와 테니스 스타는 연봉 개념보다는 상금이 주수입원이어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NBA 연봉 수준이 최고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인 농구(NBA) 야구(MLB) 아이스하키(NHL) 미식축구(NFL)에 고액 연봉 스타가 즐비하다.그 가운데서도 NBA가 가장 세다.02∼03시즌의 경우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이 2520만달러(303억여원)로 슈마허에 이어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렸다.‘공룡센터’ 샤킬 오닐(LA 레이커스)은 2357만달러(283억여원)로 3위.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은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로 2200만달러(264억여원).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는 1300만달러(156억여원)로 MLB 20위. NFL의 마이클 스트라한(뉴욕 자이언츠)은 지난해 2060만달러(247억여원)를 받아 최고 연봉선수가 되면서 세계 6위를 차지했다.축구는 구단의 수입인 이적료는 천문학적인 액수지만 연봉은 의외로 낮은 편이다.데이비드 베컴,지네딘 지단(이상 레알 마드리드)이 나란히 600만유로(85억원)로 ‘연봉킹’에 올랐지만 세계 10걸에는 아예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출전수당과 승리 수당 등 인센티브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높다. ●연간 총수입은 아무도 몰라 고액 연봉 스타는광고 등 부수입도 명성만큼이나 엄청나다.슈마허는 연봉보다 많은 4000만달러(480억여원)를 부수입으로 올렸다.대부분 광고 출연료로 경주복에만 2500만달러(325억여원) 어치의 광고를 붙이고 핸들을 잡는다.슈마허는 F1 종합우승 신기록(6회) 등을 작성하는 등 빼어난 성적으로 연봉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슈마허는 지난 6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연간 수입 랭킹에서 5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7800만달러·936억여원)에 이어 7500만달러(900억여원)로 지난해에 이어 거푸 6위에 올랐다. 베컴과 지단은 연봉에서는 별 볼일 없지만 광고 수입 등을 합친 연간 수입은 베컴이 1500만유로(213억여원),지단은 1400만유로(199억여원)에 달한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마당] 피와 땀이 서린 문장이 그립다

    전국시대 말기,선비를 예우하여 많은 빈객들을 확보하려고 경쟁하여 위세를 떨치던 사람들 가운데 위(魏)나라의 신릉군(信陵君),초(楚)나라의 춘신군(春申君),조(趙)나라의 평원군(平原君),제(齊)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은 선비를 존대하여 경쟁적으로 식객을 불러 모았다. 한편 이들과는 달리 신분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대단한 재산을 모은 여불위(呂不偉)도 빈객들을 초빙하는 일에 전념하였다.그는 상인 출신의 미천한 신분이었으나,결국 그 당시 가장 세력을 떨치던 진(秦)나라의 재상이 되어 나이 어린 왕인 정(政)으로부터 중부(仲父;아버지의 아우)라고까지 불리며 자신의 위세를 만천하에 떨쳤던 것이다. 그가 빈객들을 모으게 된 동기는 진나라가 강국이면서도 어진 선비와 재능 있는 자들을 우대하지 않은 데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다.그의 밑에 있던 지식인의 수가 무려 3000명이나 되었다. 여불위는 자기의 식객들 가운데 뛰어난 문장력과 탁월한 식견의 소유자인 선비들을 뽑아서 글을 쓰게 하고는 팔람(八覽),육론(六論),십이기(十二紀)로 분류하여 모두 20만 여 글자를 쓰게 하였다.그는 이 책이야말로 천지 만물에 대한 고금(古今)의 지식을 모두 동원하여 쓴 것으로 판단하고는 자신의 성을 따 ‘여씨춘추(呂氏春秋)’라고 불렀다.‘여씨춘추’의 내용은 역사적인 견문을 비롯,옛 사람들의 유언(遺言),옛글 중에서 빠진 글 등이 대부분이며,천문학과 의학,농학 등과 관련된 것도 실려 있다. 그리고 유교와 도교 사상이 주류를 이루지만 명가,법가,묵가,음양가의 견해도 포괄되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이 책의 문장이 훌륭하다는 것이었다.여불위는 이 책을 함양(咸陽)의 성문에 진열하고,그 위에 천금(千金)을 걸어 놓고서,각 제후국의 선비나 빈객 중 그 누구라도 한 글자라도 더하거나 뺄 수 있는 자에게 천금을 주겠다고 널리 알렸다.그 당시 뛰어난 빈객들이 저마다 앞을 다투어 ‘여씨춘추’의 문장에 손을 대려했지만,그 누구도 한 글자도 고치지 못했다고 하여 이 책은 더욱 유명해졌다. 당나라의 시인 가도(賈島) 역시 길을 걷다 문득 시상이 떠올라 시를 짓다가 글자 한 글자 때문에 고민하다가 그당시 경조윤의 직책에 있던 대문장가 한유의 행차를 막게 되었다.“비켜라,어느 안전이라고 무엄하게 길을 막느냐?”는 수행원들의 고함소리에 아랑곳하지 하지 않고,자신이 맨 마지막 시구의 한 글자를 ‘퇴(推)’로 해야 할지 ‘고(敲)’로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길을 막게 되었다고 했다.오히려 한유는 화를 내기는커녕 빙그레 웃으며 자신도 골똘히 생각하다가 ‘고’자가 더 낫다고 하고는 함께 나란히 말을 타고 오면서 시를 논했다고 하는 일화가 신선하다. 이렇듯 중국의 옛 선현들이 작품을 지을 때 한 글자 한 글자에 온힘을 쏟아 부었는데,그러한 과정에는 처절하리만큼 피눈물 나는 노력이 뒤따랐다.그렇기에 흔히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쓴다고 호언장담했던 이백의 시보다,글자 한자 한자에 세심하게 퇴고하기로 유명했던 두보의 시가 줄곧 우리나라에서 훨씬 더 많이 읽힌 이유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정녕 작가에 뜻을 둔 문학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일자천금의 값어치가 있는 문장과 한 글자 한 단락에 피와 땀이 서려 있는 글을 만나고 싶은 것은결코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김 원 중 건양대교수 중문과
  • 베트남의 상처 보듬으며 우리 앞날을 이야기하세/방현석 두번째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

    “베트남을 기웃거린 지 10년이 되어서야 겨우 베트남을 무대로 한 이야기를 쓸 엄두를 냈다.베트남에 대해서 몰라서는 아니었다.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처음부터 베트남이 아니고 여기,지금의 우리였다.” 문학을 받치는 두 기둥인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가운데 리얼리즘을 고수해온 작가 방현석(42)이 두번째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창비 펴냄)을 출간했다.수록된 4편의 중단편 가운데 올 황순원문학상과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인 ‘존재의 형식’을 비롯,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2편이다. 방현석과 베트남과의 인연은 94년으로 거슬러간다.선배작가 최인석·김남일·김영현 등과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을 만든 뒤 양국 문인교류의 주춧돌을 놓으며 쌓은 베트남 체험이 이번 작품집으로 결실을 맺은 것.작가는 베트남을 이국에 대한 동경심으로 채우지 않는다.그들의 생채기와 현실에서 우리의 지난 날을 더듬어보면서 앞날을 위한 지혜를 모색한다. ‘존재의 형식’은 학생운동에 이어 노동운동에 투신한 뒤 노선 차이로 다른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서먹서먹한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는 친구 세 명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작품.베트남에 건너가 시나리오를 번역하고 있는 재우가 변호사가 된 운동권 친구 문태의 방문소식을 접하면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진행된다.후일담 형식을 띠지만 과거의 경험을 우려먹지 않는다.대신 번역을 도와주던 감독 레지투이의 삶에 얽힌 사연을 징검다리로 친구들과 화해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간다.실존 인물로 지난달 방한한 시인 반레의 모델인 그는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전사였고 전쟁에서 죽은 동지의 이름을 필명으로 “전쟁이 안겨준 비애로 전쟁을 넘어서려는 정신의 바다”(64쪽)를 시로 써왔다.재우는 그에게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 뒤 “무언가를 꿈꾸려는 자는 그 꿈대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71쪽)라고 다짐한다. 표제작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조선소에서 일하는 관리자들과 베트남 노동자들과의 마찰이 배경.주인공 건석이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한국에 대한 뜨악한 감정으로 현장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한 베트남 노동자의 삶과 베트남 혼혈인 배다른 형의 일생을 겹쳐보면서 양국의 역사적 경험의 닮은 점과 연대의 실마리를 발견한다는 내용. 전교조 탈퇴 각서를 쓰고 교직에 복귀한 교사가 겪는 갈등을 다룬 ‘겨우살이’나 울산 미포만의 노동현장을 소재로 노동운동의 쇠태와 변질을 그린 ‘겨울 미포만’에서도 작가의 세계관은 한결같다.사회현상의 변화는 인정하되 본질의 모순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다. 방현석은 88년 실천문학 봄호에 ‘내딛는 첫발은’으로 등단한 뒤 소설집 ‘내일을 여는 집’,장편 ‘십년간’‘당신의 왼편’,산문집 ‘아름다운 저항’ 등을 발표했다.현실 사회주의 몰락 이후 후일담 문학과 개인의 관념을 다룬 작품들이 대세를 이룬 세태를 모르쇠하면서 꾸준히 현실주의 창작방법을 일궈온 그의 발걸음은 더디지만 든든하다. 이종수기자 vielee@
  • 분단 3세대의 시선/언론인 작가 양헌석의 ‘오랑캐꽃’

    지난 82년 등단한 언론인 작가 양헌석(47)이 절필 13년 만에 장편 ‘오랑캐꽃’(실천문학사 펴냄)을 냈다.양헌석은 88년 소설집 ‘태양은 묘지 위에 타오르고’를 발표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으나 90년 ‘아가베의 꽃’을 쓰면서 “이젠 내 얘기를 써야겠다.”며 절필했던 작가.이번 소설은 절필 선언 이후 13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작품답게 그의 내면풍경이 잘 녹아 있다. 14일 만난 그는 “오랑캐꽃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쪼개지고 상처투성이지만 해마다 맨 먼저 봄을 알린다.”며 “이 검질긴 속성에 이땅의 험한 현실에 맞서 싸우고 사랑하며 살아온 지식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싶었다.”고 작의를 밝혔다. 그가 남한의 지식인으로 묘사하는 인물에는 자신의 경험 특히,‘사회주의자 아버지’로 인해 겪었던 어두움이 곳곳에 묻어있다.아버지 이야기를 묻자 “남로당원으로 5년간 옥살이를 한 뒤 전향하지 않은 탓에 12년을 더 옥고를 치러야 했다.”면서도 “이 소설을 아버지의 이야기와 직결시키지 말고 소설로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굳이 그의 설명이아니더라도 ‘오랑캐꽃’은 자전적 이야기지만 ‘자전’에 갇혀 있지 않다.소설질료의 대부분이 성장 체험에서 나왔지만 탄탄한 서사구조와 생생한 문체로 새로 태어났다. 소설은 잡혀간 아버지가 남긴 상처와,그에 대응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윤기립·지원 남매의 세상살이에 비춘다.두 남매가 그들의 가슴에 각인된 ‘주홍글씨’에 맞서는 방법은 사뭇 다르다.기립이 사회의 억압에 주저하고 눌리다 막판에 도박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반면 여동생 지원은 기자로서,작가로서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한다.그 과정에서 일그러진 한국현대사의 한 모퉁이가 코믹하고 낭만적으로 그려진다.기립·지원 캐릭터가 작가 내면의 양가적 성격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두 남매는 연좌제와 관련한 내 안의 두 모습을 뽑아낸 것”이라며 말했다. 1장과 3장에서는 기립과 지원의 시선을 빌려 1인칭으로,2장에서는 3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진행해,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줄거리에 힘과 스피드를 더해준다. 작가는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덫이 되어버린 세계 속에서의인간의 삶이 무엇이냐를 탐구하는 것”이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에 기대 소설관을 밝힌다.‘오랑캐꽃’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아무도 풀지 못한 의문이 새삼스럽게 몰려들었다.”(86쪽)는 기립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작가 조정래는 “분단 3세대의 시선으로 무거운 주제를 유려한 테크닉과 생동감 있는 문체에 실어 새로운 형식을 창출했다.”고 평했다. 이종수기자
  • 취임1년 후진타오 ‘黨·政 장악’/中 제2 개혁·개방 진두지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지난 15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1년 전 제16기 전국대표대회(全大·16대)를 통해 총서기에 등극한 그는 4세대 지도부의 핵심으로 제2의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출범 1주년을 맞은 후진타오 체제는 예상과 달리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의 수렴청정(垂簾聽政) 체제를 점쳤던 서방 언론들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인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토대로 당정의 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세계 세번째로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시켜 중화주의(中華主義)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결집된 중국의 힘을 이끌어낸 것도 인상적이다. 후 총서기는 당내 ‘민주화’에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공산당 독점의 권력을 행정부와 입법부에 배분하는 정치실험에 착수했고 인민 참여를 확대시키는 광범위한 선거개혁도 시도 중이다. 당헌에 민주화를 강조한 내용을 새로 추가하거나 그동안 비공개였던 당 정치국 회의 내용을 과감하게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 공개 보고한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민중 속으로'를 주창하며 과거 공산당의 권위주의적 관행을 폐지한 것도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틈만 나면 전국을 순회하며 일반 민중과 접촉하면서 젊고 유능한 ‘친민주의자(親民主義者)’라는 인식을 확실히 부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올 상반기에 사스가 창궐할 당시 과감하게 모든 정보를 공개했고 측근인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과 멍쉐눙(孟學農) 베이징 시장을 전격 경질하는 용단을 내렸다. 지난달 열렸던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6기 3중전회)는 후진타오 체제 1년을 요약하는 한편 향후 10년간의 지도노선을 가늠케 했다. 그는 당내 민주화와 함께 사유재산권 보호를 위한 각종 법률을 제정하는 한편 경제개발의 발목을 잡는 비효율적인 법률들을 과감히 폐기했다. 하지만 집단체제를 표방하고 있는 후진타오 체제도 내부적으로 태자당(太子黨)의 반격이나 천문학적인 금융권의 부실채권, 날로 심각해지는도농간의 격차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분석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oilman@
  • [조영증의 킥오프]‘서울시청’ 해체 유감

    지난 5일 서울시가 축구팀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프로 축구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서울 프로축구팀 창단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이때,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축구팀의 해체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1976년 창단돼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시청팀은 우리나라 아마추어 축구의 주춧돌이나 다름없다.권오손 서울시청 감독을 비롯해 최인영 김종건 이태엽 최기봉 이칠성 등 숱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한국 축구의 산실이기도 하다.팬들은 1980년대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국내 아마추어대회를 휩쓸던 서울시청팀의 멋진 플레이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는 실업 축구가 획기적인 변혁을 시도해 K2 리그로 새롭게 출범했다.사정상 전반기 리그에 출전하지 못한 서울시청팀이 후반기 리그에 참가하자 시민들은 시의 결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었다. 2002월드컵 참가국 중 수도에 프로 축구팀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그나마 서울시청이라는 팀이있어 위안을 삼았는데 이제 이 팀마저 해체된다면 인구 1000만의 세계적인 도시에 아마추어 축구팀조차 없게 된다.2002월드컵 4강에 빛나는 대한민국 축구의 현주소 앞에서 필자는 고개를 들기가 민망스럽다. 서울시는 비인기 종목 육성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며 기반이 탄탄한 축구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다.그러나 프로축구,국가대표 팀의 기반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바로 아마추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실업팀이 해체되면 그 팀에 선수를 공급하는 고교 및 대학 등 학원 축구가 동시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국내 축구 전반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서울시청 팀의 1년 예산은 8억원 정도라고 한다.이는 다른 아마추어 축구팀의 예산보다 절대적으로 적은 규모다.시민들은 서울시의 예산이 천문학적인 수치이고 재정 자립도에서 1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실속을 챙긴 것은 물론 시 이미지 제고 등에서 가장 큰 효과를 얻은 도시이기도 하다.이번 축구와 배구 팀의 해체 결정은 예산 절감과 소외 종목 육성이라는 얄팍한 여론 호도용에 불과하다. 서울시청 축구팀은 모든 축구인과 팬,그리고 서울 시민이 주인이다.지금이라도 서울시가 축구팀 해체를 철회하는 과감한 용단을 내주기를 기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