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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구름의 족보’ 아세요? - 구름에 얽힌 70년대식 이야기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구름의 족보’ 아세요? - 구름에 얽힌 70년대식 이야기

    여름의 절정 8월. 푸른 하늘에 떠가는 흰구름을 보면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중력과 부력이 아슬한 균형을 이룬 경계를 떠가는 구름은 천변만화하는 변화와 자유로운 방랑의 표상으로 누구에게나 그리운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존재이다. 젊은 시절 하늘의 구름을 보고 방랑과 그리움을 꿈꾸지 않은 이 뉘 있으랴. 중력에 붙잡혀 땅거죽에 찰싹 들러붙은 채 밥벌이에 매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푸른 하늘 높이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야말로 자유 그 자체가 아닐까. 간단한 배낭짐 매고 훌쩍 떠나, 어느 산기슭에서 노을진 금빛 구름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자유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구름을 보면 계절마다 형태와 느낌이 다 다름을 알 수 있다. 여름 구름은 뭉실뭉실 뭉쳐져 산 위로 솟아오르거나 커다란 뭉치솜으로 하늘을 떠다닌다.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뇌성벽력을 머금고 있는 구름이다. 이에 비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높다란 데서 가볍게 떠다니는 가을 구름은 표표한 느낌을 준다. 여름 구름이 청년이라면 가을 구름은 벌써 에너지를 많이 잃어버린 초로의 인생이라고나 할까. 우리가 늘 보는 구름이지만 구름처럼 다양한 얼굴과 족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은 구름의 내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는 의외로 드물다. 구름 족보를 간략히 정리해보면, 지상 0~13km 사이의 공중에 떠도는 구름을 높이와 모양에 따라 권적운, 고적운, 적란운 등등으로 나뉘어진다. 구름이 지상 가까이에 머무는 것을 안개라 한다. 재미삼아 다양하고 아름다운 구름 족보를 일별해보자. 1. 하층운(0~2km) - 층적운 - 층운(안개구름) - 적운(뭉게구름) - 적란운(소나기구름) 2. 중충운(2~7km) - 고적운(아이들 그림에 잘 나오는, 꼬리 달려 떠다니는 덩어리 구름이 바로 이것이다) - 고층운 - 난층운(비구름) 3. 상층운(5~13km) - 권운(새털구름) - 권적운(조개 또는 비늘구름) - 권층운 헤르만 헤세는 어느 글에선가 구름 얘기를 길게 하면서, ‘나는 젊었을 때부터 구름에 대해 경건하고 엄숙한 태도를 지녔었다’라고 말했다. 헤세처럼 구름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은 사람도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우수와 애조에 찬 그의 자전적 소설 <페터 카멘친트>에서 헤세는 아예 멍석을 펴놓고 구름 얘기를 한 쪽이나 길게 늘어놓고 있다. 이 아름다운 구름 얘기는 길어서 여기 내려놓지는 않겠지만, 그의 짧은 시 한 편 감상하는 걸로 가름하자. 젊은 시절부터 늘 자유와 방랑을 갈망했던 헤세는 구름을 소재로 많은 시와 산문을 남겼는데, 그중 ‘구름’은 스스로를 구름이라 생각하는 아름다운 로맨티스트의 시다. 구름이여, 아름답고 떠도는 쉼없는 구름이여! 내가 철없는 어린아이였을 때, 나는 구름을 좋아했고 유심히 쳐다보았지만, 나 역시 구름처럼 방랑하면서, 도처에서 낯설게, 유한과 무한 사이를 떠돌면서 인생을 살아가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또, 미국의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는 별과 인간의 관계를 구름에 비유해 아름다운 명언을 남겼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요,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 끝으로 여담 하나. 70년대, 퇴계로 대한극장에서 상영한, 아랍 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바람과 라이온>의 마지막 대사에도 ‘구름’이 나온다. 숀 코네리, 캔디스 버겐이 나오는 이 영화에서 아랍인 족장 숀이 죽음의 전장으로 황망히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납치한 동안 사랑하게 된 미국 여자와 헤어질 때 한 말인데,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마상에서 여자를 내려다보며 한 그의 마지막 작별인사는 이런 것이었다. ‘저녁바람에 밀리는 금빛 구름이 되어 다시 만납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톱스타의 실종? 판빙빙은 어디로?

    톱스타의 실종? 판빙빙은 어디로?

    거액의 탈세 의혹을 받아온 중국 연예계의 최고 스타 여배우 판빙빙(37)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달 1일 아동병원에 위문한 것으로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팔로워가 6200만명이나 되는 웨이보에 있는 그녀 계정도 지난달 23일부터는 사용하지 않은 채 정지 상태이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수 십만명의 중국 팬들이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그녀의 안위를 물으면서 애타게 그녀의 복귀를 기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그녀가 탈세 혐의로 남동생과 함께 출국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인 경제관찰보도 지난달 29일 판빙빙과 남동생 판청청(18)의 출금설을 보도하며 “당국이 탈세 혐의와 관련된 판빙빙 측 재무·회계 담당자를 구금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웨이보 등을 통해 순식간에 확산됐다가 약 1시간 뒤 경제관찰보 사이트에서 돌연 사라졌다. 중국 연예인들의 천문학적인 출연료와 이중계약서 관행 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척결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판빙빙은 지난해 약 4500만 달러(약 503억원)의 수입을 올려, 중국 연예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판빙빙 사무소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BBC 등이 2일 전했다. 판빙빙이 이미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2002년 탈세 혐의로 구속돼 1년을 복역했던 여배우 류샤오칭의 전철을 판빙빙이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류샤오칭은 1980년대 ‘중국 영화계의 황후’로 불릴 정도로 인기 높은 톱스타였다. 판빙빙의 탈세 의혹은 지난 5월 CCTV 유명 사회자 출신 추이융위앤이 ‘판빙빙이 영화 나흘 찍고 6000만 위안(약 100억원)을 받았지만 이중계약서로 이를 숨기고 세금을 탈루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판빙빙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력 반박했지만, 세무 당국이 조사에 나서고 소속사 주가가 폭락하는 등 파문이 일었었다. 중국 영화 시장 규모가 지난해 80억 달러(약 9조원)를 넘어 세계 1위 미국을 넘보는 수준으로 급팽창하면서, 톱스타들의 출연료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지만, 세금 납부액은 그 같은 수입을 따라가지 못해 왔다. 또 톱스타들이 정치권의 거물들과 이래저래 친분과 연분 등으로 얽혀 있어, 톱스타의 행보는 정치권에 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시베리아 운석서 ‘신물질’ 발견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시베리아 운석서 ‘신물질’ 발견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한 새로운 형태의 광물을 운석 안에서 발견했다고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밝혔다. 러시아 우랄연방대는 27일(현지시간) 2년 전인 2016년 러시아 시베리아 부랴티야 자치공화국에서 금 사냥꾼들에 의해 발굴된 운석 한 점에서 지금까지 전혀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광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우랄연방대 외에도 노보시비르스크주립대, 그리고 러시아과학원 연구팀이 이뤄냈으며 상세한 연구를 위해 우랄연방대 안에 특별 실험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러시아과학원 천문학연구소의 보리스 슈스토프 소장은 “운석에서 새로운 광물을 발견하는 사례는 상당히 흔한 일”이라면서도 “이는 운석 속 광물이 지구상 광물과 크게 다른 조건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부랴티야 운석이 섭씨 1000도 이상 고온에 영향을 받아 초기 광물 중 하나인 트로일라이트-도브렐라이트 관련물질(troilite-daubreelite associations)이 새로운 물질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우아키타이트’(uakitite)로 명명된 이 물질은 입자의 크기가 1~5㎛로 너무 적어 연구팀은 기존 X선 분석 대신 전자회절 등 특수한 검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 물질이 등축정(isometric crystals)이나 둥근 알갱이(rounded grains) 형태로 투명한 노란색에 금속광택을 지니고 있으며 최소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구조적으로는 우아키타이트가 칼스베르자이트(CrN)와 오스보나이트(TiN)와 관련이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국 운석학회(Meteoritical Society) 연례회의에서 처음 공개됐다. 사진=webmineral.ru(위), 미국 운석학회 연례회의 보고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외계 생명체의 증거, 목성의 위성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아하! 우주] 외계 생명체의 증거, 목성의 위성에서 찾을 수 있을까?

    목성의 4대 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는 나사의 가장 중요한 탐사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과거 탐사를 통해 이 얼음 위성이 단단한 얼음 지각 아래 액체 상태의 물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목성의 강한 중력이 위성 내부에 열에너지를 만들고 이 열이 물을 녹여 지구보다 거대한 바다를 만든다. 유로파의 바다는 지구처럼 수십억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복잡한 유기물이 생명체로 진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단단한 얼음 지각 아래 무엇이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 다음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목성 탐사선인 주노 다음에 나사가 목성권에 보낼 탐사선은 바로 유로파 클리퍼 (Europa Clipper)다. 유로파 클리퍼는 이 얼음 위성의 표면을 상세히 관측해 유기물과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사하게 된다. 물론 나사는 언젠가 유로파 표면에 착륙선을 보내 생명체의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볼 계획이다. 하지만 넓은 유로파 표면에서 어디를 탐사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톰 노드하임 (Tom Nordheim)은 유로파 표면에서 복잡한 유기물의 증거를 찾으려면 적도 부근의 저위도 지역보다 중위도와 고위도 지역에 탐사를 집중하는 편이 좋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 천문학 (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거 유로파를 관측한 갈릴레오 탐사선과 보이저 1호의 관측 데이터를 다시 분석해 유로파 표면의 방사선 수치를 재구성했다.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선이 복잡한 유기물과 생명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유로파의 얼음 지각의 균열을 타고 내부에서 흘러나온 수증기와 물은 표면에서 다시 얼어붙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내부 바다에 있는 유기물이 표면으로 나올 수 있지만, 강력한 방사선에 의해 상당 부분 파괴된다. (개념도 참조) 따라서 방사선이 강한 지역에서는 유기물을 검출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유로파 표면에서 유기물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적도의 고방사선 지역에서는 적어도 10-20cm 정도 파고 들어가야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고위도 지역에서는 1cm 정도만 파도 유기물을 검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탐사의 최적 위치는 중위도 및 고위도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이는 21세기 전체는 물론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과학적 발견이 될 것이다. 다만 이를 검증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유로파가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적어도 수십 km 두께의 얼음 지각 아래 바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사 과학자들은 유로파 클리퍼 및 착륙선을 포함한 다양한 탐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번 세기에 답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답이 인류를 기다릴지 궁금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세계 최대 투자자로 등장한 글로벌 IT기업들

    세계 최대 투자자로 등장한 글로벌 IT기업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투자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전 세계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거대 글로벌 IT기업이 세계 최대의 투자자로 나서면서 세계 경제의 각 분야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T산업은 미국 등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분야로 꼽힌다. IT산업 특성상 전통적 제조업과 달리 큰 투자 없이도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이 국내외 곳간에 막대한 현금(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해 7월 기준 12조 달러 평가)을 쌓아두기만 하면서 경제 순환을 저해할 것이라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거대 글로벌 IT기업들의 재투자가 매우 활발하다. ‘온라인 유통의 최강자’ 아마존은 지난해 현금 250억 달러(약 27조 9000억원)를 지출해 글로벌 기업 가운데 투자 규모가 네 번째로 많았다. 이 투자는 연구·개발(R&D)과 콘텐츠 생산 등에 집중적으로 쏟아부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게임 공룡’ 텅쉰(騰訊·Tencent)은 중국 벤처캐피털 시장에 지난 5년 간 210억 달러를 집중 투자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상위 10대 IT기업의 투자 규모는 5년 사이에 300% 이상 늘어난 1600억 달러(약 178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글로벌 IT기업이 인수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분을 포함하면 무려 2150억 달러를 넘어선다. 글로벌 IT기업은 미국의 공공 및 민간 투자에서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글로벌 IT기업들 뿐만이 아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小米)는 지난 3년간 20억 달러를 투자했고 세계적 공유 사무실 서비스기업인 위워크(WeWork)도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IT기업이 현금을 쌓아두기보다 활발한 재투자를 벌이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최근 글로벌 IT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관련 시설에 드는 비용이 크게 늘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에 연간 90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MS)과 알리바바와 텅쉰도 클라우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진 점도 글로벌 IT기업들의 투자가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식료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했고 알리바바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슈퍼마켓 허마(盒馬)를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전통적 경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짓고 있는 것이다. 신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인수하기도 한다. 글로벌 IT기업들은 대규모 부지에 본사를 마련하는 데도 많은 돈을 쓴다. 아마존은 시애틀에 수백억 달러를 들여 본사를 짓고 있고 제2본사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제2 본사 건설에 5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건설에 50억 달러를 들여 최소 1만 3000개 이상의 건설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낳았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거대 글로벌 IT업의 투자가 늘어날수록 반독점 문제가 불거진다. 예전 닷컴버블처럼 IT산업의 거품이 꺼지면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경제가 심각하게 손상될 공산이 크다. IT기술은 미국의 언론과 정치, 주식시장의 리듬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이며 이제는 투자 부문에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별들은 왜 개성없이 모두 공처럼 둥글까?

    [이광식의 천문학+] 별들은 왜 개성없이 모두 공처럼 둥글까?

    별만 둥근 것이 아니라, 지구나 달도 다 둥글다. 여기서 ‘천체는 다 둥글다’란 대체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왜 개성 없이 똑같이 둥글기만 할까? 정답은 중력의 작용 때문이다.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사실을 인류가 맨처음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은 1972년 12월 7일이었다. 달로 향하던 아폴로 17호의 승조원들이 되돌아본 지구의 모습은 ‘푸른 구슬’ 하나가 우주에 둥실 떠 있는 광경이었다. 선장 유진 서넌은 이 광경을 렌즈에 담았고, ‘푸른 구슬’이라는 뜻의 블루 마블(The Blue Mable)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유명한 천체사진으로 등극했다. 이처럼 지구가 공같이 둥근 것은 중력의 세기가 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질은 중력으로 뭉쳐지게 되는데, 중력은 중심에서 작용하는 힘으로, 중력의 방향은 항상 물체의 중심으로 향한다. ​중심에서 주위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쳐지지 않는 균형된 중력의 세기를 유지하는 도형, 그것이 바로 구인 것이다. 자연은 이유 없이 어떤 것을 특별히 봐주지 않는다. 이처럼 방향에 구애받지 않는 성질을 구대칭이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중력은 물체를 위치 에너지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이게 만들므로 물질들은 위치 에너지가 낮은 곳에서부터 쌓이기 시작한다. 따라서 높낮이가 심한 표면의 울퉁불퉁함이 점차 매끈하게 변형된다. 덩치가 큰 행성의 중력은 중심을 향해 구형 대칭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물질이 구형으로 쌓이게 되면서 공 같은 구형을 이루게 된다. 이는 지구뿐 아니라 별이나 큰 행성, 위성들 마찬가지다. 천체의 지름이 500km가 넘으면 중력의 힘이 압도적이 되어 제 몸을 둥글게 주물러 구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작은 소행성들이 감자처럼 울퉁불퉁하게 생긴 것은 덩치가 작아 제 몸을 둥글게 주무를 만한 중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지구는 완전한 구체는 아니다. 극 지름보다 적도 지름이 43km 더 긴 배불뚝이다. 하지만 그 비율은 0.3%에 지나지 않으므로 거의 완벽한 구형이라 할 만하다. 가스 행성인 목성이나 토성은 더 심한 배불뚝이인데, 그것은 자전속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전하는 천체는 적도 방향으로 원심력이 작용하므로 적도 부분이 부풀게 되는 것이다. 별의 경우에는 가스체이므로 구형이 아닌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 항성이 되기 위한 최저 질량의 한계가 태양질량의 8.3% 또는 목성 질량의 87배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우주에서 발견된 가장 작은 별은 'EBLM J0555-57Ab'라는 항성으로, 그 크기는 목성(지름 14만km)보다 작고 토성(지름 12만km)보다 약간 큰 정도다. 만약 이보다 더 작으면 수소 핵융합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천체를 갈색왜성이라 한다. 가스체인 별은 자전할 때 적도 부분이 더 큰 원심력을 받으므로 적도 지름이 좀더 큰 배불뚝이 구형을 띤다. 참고로, 밤하늘의 별이 둥글게 보이지 않고 별표(★)처럼 보이는 것은 지구 대기의 움직임이 별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강바닥에 있는 돌을 물 밖에서 볼 때 일렁여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천문대를 대기 일렁임이 적은 높은 산 위에다 세우는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화성 극지방 얼음 아래 지름 20㎞ 액체 상태 호수 있다”

    “화성 극지방 얼음 아래 지름 20㎞ 액체 상태 호수 있다”

    화성의 남북극을 덮고 있는 얼음층인 극관의 1.5㎞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모여 있는 지름 20㎞ 크기의 호수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INAF) 연구진은 2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레이저를 이용한 화성 표면 탐사를 통해 밝혀낸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력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수십년간 천문학계의 논쟁거리였다. 이탈리아 연구진이 내놓은 이 연구 결과는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유럽 최초의 화성탐사선인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레이더 탐사장비인 ‘MARSIS’(화성 심층부 및 전리층 음향탐사 레이더)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레이더는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지상으로 쏘고, 반사된 파장을 관측해 지형은 물론 지표면 아래 구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12년 5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극관 아래 1.5km 깊이에 지름이 20km 정도인 지형에서 레이더 신호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이 분석을 통해 파악한 이 지형의 특징은 지구에서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 아래에서 발견된 호수와 비슷했다. 또 이 지형을 메우고 있는 물질의 전기적 특성도 액체 상태의 물과 유사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화성 남극에 하얗게 보이는 ‘극관’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모여 있는 곳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액체 상태의 물이 모인 곳은 지름이 약 20km 정도인 ‘호수’ 형태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화성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에는 온도가 낮지만, 압력이 높은 극관 아래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 물에 화성 바위에서 나온 마그네슘, 칼슘 등이 녹아 있는 점도 화성 극지방에서 물이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비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라오스댐 붕괴, 유감표명 없는 정부·사고 축소하는 SK건설

    라오스댐 붕괴, 유감표명 없는 정부·사고 축소하는 SK건설

    정부 긴급구호대 파견·의료품 대책만 SK건설, 범람 주장하다 “일부 유실”한국 공적개발원조(ODA)로 SK건설이 짓고 있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 붕괴 사고로 라오스 국민 1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음에도 우리 정부가 사고 발생 사흘째인 25일에도 유감이나 애도의 뜻을 밝히지 않아 인간 존엄과 인권에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형적인 인재(人災)임에도 사고 축소에만 급급한 SK건설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에 따라 천문학적인 피해 보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라오스 피해 국민의 슬픔을 보듬어주는 ‘인권 정부’로서의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긴급구호대 파견, 의료품과 구호물품 지원 대책을 내놨다. 이번 사업은 정부와 무관치 않다. ODA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개발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금이다. 참여연대는 이날 “댐 건설은 ODA 기금으로 지원된 만큼 정부가 사고 수습을 책임지고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박근혜 정부는 민관협력사업에 정부가 최초로 지원한 사례라고 거창하게 홍보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정부는 더욱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유감이나 애도 표명 없이 “우리 국민은 모두 사전에 대피했고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대처했다. 해외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지만 역시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라오스 아타프 주 관계자는 “현재 1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실종자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최소 수백명으로 판단한다”고 AFP통신 등에 밝혔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틀 전 댐의 안전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았고, 유실이 시작된 이후에도 비상 방류를 6시간이나 지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을 놓고 사업자 간 엇박자를 내는 꼴불견도 드러냈다. 서부발전은 사고 원인을 “지반 침하에 따른 붕괴”라고 규정해 댐 운영 과정의 실수를 감추려는 듯했다. 반면 SK건설은 “자연적인 무너짐 과정에서 사력댐(흙과 자갈을 섞어 둑을 만든 댐) 일부가 떠내려간 유실”이라며 애써 사고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댐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상황이지만 우리 기업이 댐 건설에 참여하는 만큼 정부도 지체 없이 현지 구호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하! 우주] 안드로메다 은하, 20억 년 전 이웃 은하 먹어치웠다

    [아하! 우주] 안드로메다 은하, 20억 년 전 이웃 은하 먹어치웠다

    우리의 개념이 모여있을만큼 친숙한 안드로메다 은하(M32·이하 안드로메다)가 20억 년 전 이웃 은하 하나를 꿀꺽 삼켰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오래 전 안드로메다가 국부 은하군에 속해있는 거대 은하를 삼킨 것으로 보인다는 논문을 ‘네이처 어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망원경이 없어도 보일 만큼 거대한 안드로메다는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나선은하로, 마젤란 은하 등 여러 은하들과 함께 국부 은하군에 속한 이웃사촌이다. 인류의 신화 속에도 등장할 만큼 친숙하지만 우리와의 거리는 무려 250만 광년으로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안드로메다는 우리은하와 비교해보면 덩치는 2배 이상, 별의 개수는 최소 1조 개가 넘을 만큼 거대해 우리 동네에서는 한마디로 ‘대장'인 셈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주목한 것은 안드로메다의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구모양의 헤일로(halo)다. 은하 주변에 존재하는 물질과 암흑물질의 모임인 헤일로는 마치 유령같은 존재로 가시광 영역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안드로메다의 헤일로는 100만 광년에 걸쳐 뻗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것이 거대한 다른 은하를 먹어치우면서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팀의 가설을 종합하면 20억 년 전 국부 은하군에서 안드로메다보다는 작지만 우리은하만큼이나 거대한 ‘M32p'라는 이름의 은하가 존재했으나 안드로메다가 이와 충돌, 합병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는 결론이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리처드 디 수자 박사는 "안드로메다는 우주에서 가장 별이 촘촘히 모여있는 괴짜 은하 중 하나"라면서 "별이 폭발적으로 생성되는 은하로 젊은 별과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늙은 별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은하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드로메다는 영겁의 시간이 지나면 흥미롭게도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두 은하는 시간당 40만㎞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37억 년 정도 후면 두 은하가 충돌하고 65억 년 뒤면 완전히 합체해 거대한 타원은하가 된다. 천문학자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이 은하에 붙여놓은 이름은 두 은하의 이름을 합친 ‘밀코메다'(Milkomeda)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기적의 신소재서 인류 위협물로… 플라스틱 없는 삶 온다

    [글로벌 인사이트] 기적의 신소재서 인류 위협물로… 플라스틱 없는 삶 온다

    오스트리아 동남부 그라츠시 인근 마을에서 남편, 세 아이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꾸려 온 산드라 크라우트바슐(47)의 삶은 플라스틱 때문에 확 바뀌었다.●2009년부터 플라스틱 없이 사는 평범한 가정 그녀는 2009년 베르너 보테 감독의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행성’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마을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은 꽤 잘한다고 자부하는 정도의 환경 감수성을 가졌던 그녀는 플라스틱의 적나라한 폐해를 실감했다. 크라우트바슐은 급기야 친구들에게 선언했다. “우리 집은 한 달만 플라스틱 없이 살아 보겠어.” 그렇게 크라우트바슐 가족의 상상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없는 집’ 실험이 시작됐다. 애초 환경보호에 대한 투철한 신념이 있던 것도 아닌 그녀는 마트에서 ‘플라스틱 없는’ 장을 보는 첫 시도부터 혹독한 좌절을 맛봤다. 구매 목록에 적힌 물건 중 비닐 포장이 안 된 상품을 단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종이로 포장한 재활용 휴지를 사기 위해 친환경 전문매장까지 찾아간 그녀는 점원으로부터 오래전 비닐 포장으로 바뀌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온 가족이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본 후 신문지나 나뭇잎으로 뒤처리를 했다. 그녀는 “위생 때문에 사용하는 비닐 포장재가 인간의 건강에 더 해롭다는 모순된 상황에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고 술회했다.플라스틱 없는 삶에 대한 가족들의 도전이 힘겹기만 한 건 아니었다. 인터넷을 서핑하며 종이 상자로 포장된 면류를 파는 슈퍼마켓을 발견했을 때는 짜릿함을 느꼈다. 가족 중 남편은 사용하는 데 실패했지만 나무로 깎아 만든 칫솔대에 돼지털을 꽂은 천연 칫솔도 보람을 안겼다. 한 달 예정으로 시작된 실험은 2년 넘게 지속됐다. 세탁기, 냉장고, 컴퓨터 같은 대체 불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은 그대로 쓰기로 타협점을 찾은 게 지속가능한 실천의 동력이 됐다. 크라우트바슐 가족의 실험은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양철북 펴냄)라는 제목의 책으로 전 세계에 출간됐고, 큰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플라스틱 없는 삶이 가능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제는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한다. 다섯 가족은 현재도 ‘플라스틱 없이 (가급적) 살기’를 실천하고 있다. 크라우트바슐은 진짜 환경보호가가 됐고, 주의원으로 당선돼 생태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는 당장 자신을 따라하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떠올려 보라고 말한다. ‘플라스틱 없는 당신의 하루를.’ ●바다의 흉기가 된 인류의 발명품 ‘빨대’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3억 3000만t으로, 현재의 소비량이라면 2050년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은 3배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롤랜드 가이어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만든 플라스틱 양은 83억t”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3위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는 1인당 132.7㎏의 플라스틱을 소비했다. 같은 시기 미국은 93.8㎏, 일본은 65.8㎏이었다. 생산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되는 건 3~5% 정도다. 나머지 95%는 재활용조차 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간다. 영국 과학청은 지난 3월 전 세계 바다에 쌓인 폐플라스틱이 현재 5000만t에서 2025년 1억 5000만t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산하는 데 5초, 쓰는 데 5분,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린다”며 “인류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50년 후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플라스틱 제품 중 ‘빨대’는 해양 생물들에게 흉기와 같은 존재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빨대는 기원전 3000년에 만든 수메르 무덤에서 발굴된 황금 빨대다. 이집트와 중국에서는 갈대로 만든 빨대로 술을 마신 옛 기록이 전해질 정도로 빨대는 인류의 오랜 발명품이자 일상용품이었다. 현대에서 플라스틱 빨대의 소비량은 천문학적이다. 미국인 1인당 매일 1.6개꼴로 하루 동안 5억개가 버려진다. 유럽 최고 소비국인 영국은 연간 85억개의 빨대를 쓰고 버린다. 빨대 제조 원가가 개당 6원꼴이지만 재활용은 되지 않는다. 2015년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콧구멍을 찔러 고통스러워하는 바다거북 영상이 공개된 바 있고, 빨대를 삼키고 죽은 바닷새는 100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과학계, 5㎜ 미만 ‘미세플라스틱 스모그’ 경고 플라스틱 중 가장 위협적인 건 크기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이 마모되거나 자외선에 의해 분해돼 잘게 쪼개진 입자다. 바다에 스며들어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토양, 대기층까지 오염시킨다.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모두 섭취하고 있지만 분해도 소화도 할 수 없는 물질이다. 과학계는 플라스틱 생산원료로 쓰는 1만가지 물질 중 지난 10년 동안 유해 여부가 확인된 건 단 11개뿐이라고 지적한다. 세리 메이슨 미 뉴욕주립대 교수는 ‘아마도’ 인간의 정자 수 감소, 암 발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의 연관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아일랜드국립대 연구팀은 최근 대서양 수심 300~600m 심해어 7종 가운데 7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바다표층 가까이에서 먹이를 섭취하는 중간층 어류는 부유 플라스틱을 더 많이 먹는다. 지난달 태국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거북의 위장이나 말레이시아 해안에서 폐사한 둥근머리돌고래 뱃속에서도 수십여 장의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가브리엘 네비트 해양동물학 박사는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에 식물플랑크톤이 증식하고, 그 플랑크톤에서 나오는 ‘DMS’라는 물질로 인해 먹잇감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미세플라스틱은 대기 중에도 떠돈다.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프랭크 켈리 교수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 스모그’까지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생산 5초, 쓰는 데 5분, 분해엔 500년 마이클 니컬스 감독의 영화 ‘졸업’(1967년)에는 방황하는 주인공 역을 맡은 더스틴 호프먼에게 아버지 친구가 충고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벤저민, 딱 한마디만 하고 싶구나. 플라스틱! 플라스틱에 밝은 미래가 있다.” 인류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꾼 기적의 신소재로 칭송받던 플라스틱은 이제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물질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플라스틱 퇴출’ 조치에 나서는 이유다. 칠레는 이달 초 전 세계 처음으로 국가 차원의 비닐봉지 사용 금지 조치를 선언했다. 미국 도시 중 시애틀이 최초로 지난 1일부터 5000개가 넘는 식당·술집에서 플라스틱 빨대 및 포크, 스푼, 칵테일용 이쑤시개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식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뒤이어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하와이가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법안을 발의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제로’(0) 배출을 목표로 제시했고 EU는 2021년 플라스틱 면봉, 빨대 등의 사용 금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며 현재 60여개국이 일회용 비닐봉지 금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독일 아디다스는 향후 6년 내 신발, 의류 제품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만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영국·아일랜드 맥도날드는 오는 9월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매장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2만 8000여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고 종이나 옥수수 등 생분해 빨대로 대체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덜 쓰는 삶’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어떨까. 지금까지 싸게 소비하고 쉽게 버리던 ‘플라스틱에 무감각한 자본주의적 일상’을 바꾸는(혹은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더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미얀마는 땅, 일본은 돈… 경제특구 ‘틸라와’ 거점으로 개혁성장

    미얀마는 땅, 일본은 돈… 경제특구 ‘틸라와’ 거점으로 개혁성장

    수출입 85% 이뤄지는 틸라와 항 ‘분주’ 공단 내 전력·도로 등 인프라도 완비돼 ‘투자부터 설립까지’ 원스톱 서비스 센터 ‘93개 기업 중 47곳’ 일본이 개발 주도 정부·상사·보험사 역할 나눠 운영 참여미얀마의 경제수도 양곤에서 남쪽으로 1시간 반 남짓 승용차로 달려가니 인도양과 합쳐지는 양곤강 하류에 ‘틸라와 특별경제구역(특구·SEZ)’이 나왔다. 최근 기자와 함께 특구를 방문했던 한국 기업인들은 “직선 거리로는 25㎞밖에 안 되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당혹해했다. 투자를 타진하는 외국 기업인들의 우려도 전력 및 도로 사정 등 인프라 문제였다.그러나 공단 상황은 달랐다. 공단이 접하고 있는 배후의 틸라와 항은 미얀마 수출입 물동량의 85%가 이뤄지는 곳답게 대형 크레인들의 작업으로 부산했다. 공단 전체 면적(24㎢) 가운데 구역 정리가 끝난 A구역 4.05㎢ 지역에는 49개 기업들이 들어와 조업 중이었다. 스즈키 자동차, 조미료 및 식품업체 아지노모도, 대형 물류업체 유센 로지스틱스(물류) 등 일본 기업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국도 6곳 진출… CJ “식용류 24% 점유” 입주 및 입주 예정 93개 기업 가운데 47곳이 일본 기업이었고, 태국(14곳)·한국(6곳)·대만(5곳) 기업들이 뒤를 따랐다. 93개 기업 중 35곳이 수출 전용 기업이었다. 한국 기업은 CJ 제일제당과 LS·고안 케이블, 태광 등이 입주 또는 입주 예정이었다. 미얀마 CJ의 나상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두유, 팜유, 해바라기유 등 2만t가량의 혼합식용류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면서 “한국제라는 이미지에 힘입어 양곤 혼합식용류 시장의 24%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유센 물류의 사에키 다쓰히코 지사장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고, 해양(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전략적 위치로 인해 물류회사 입장에서는 특별한 곳으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서 “특구 내 유일한 보세구역을 운영하며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와 전력 문제가 특구에서는 해결돼 있었다. 전력 보급률 35%, 도로율 40%라는 미얀마 인프라 상황에서 이곳은 별세계였다. 과거 중국처럼 미얀마도 특구라는 거점을 통한 발전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건 셈이다. 이 공단의 최대 경쟁력은 원스톱 서비스였다. 투자, 환경, 건축, 소방, 세금 신고 등 공장 설립에 필요한 절차들을 ‘원스톱 서비스센터’에서 해결, 투자 절차를 신속하게 마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허가 하나 받으려면 십여개 관련 부처의 수십여명의 관계자들을 만나며 몇 달 또는 그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미얀마 실정에서 ‘이례적인 곳’이다. 특구 경영위원회의 초초윈 부위원장은 “원스톱 서비스센터 등 특구에 파견 나온 공무원들은 각 부처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신속한 서비스를 강조했다. 일본 기업이 전체 입주사들의 절반을 차지하는 까닭은 일본 자본과 주도로 개발됐기 때문이었다. 미얀마는 땅을 대고, 일본은 자본 및 노하우를 제공해 만들었다. 초초윈 부위원장은 “특구는 2016년 10월 문을 열었고, 일본의 스미토모·마루베니·미쓰비시 등 3개 상사가 전체 지분의 49%, 미얀마 측이 51%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웨이,차퓨 등 미얀마 3개 특구 가운데 하나로,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다. 이곳은 아세안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미얀마에서 일본이 천문학적 자본을 투하하며 달려드는 중국에 맞서 경험과 조직력, 자금력을 엮어 어떻게 경쟁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일본은 무역 투자에서 중국에 4분의1 이하로 밀렸지만, 나름 곳곳에 진출 거점을 마련해 나가고 있었다. 임선규 대우아마라 대표는 “정부, 상사, 보험회사 및 은행 등이 역할을 분담해 특구 개발과 운영에 참여하고 협력해 나가는 전형적인 일본의 해외 진출 사례”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대외원조 공여기관인 자이카가 초기 계획을 세우고, 상사들이 건설·투자를 맡고, 관련 은행 및 보험회사들이 자금을 대거나 끌어오는 식이다. ●초입엔 미즈호은행 등 일본계 금융사 즐비 특구 초입에 위치한 특구 관리사무소 2층에 미쓰이스미토모보험, 손포니폰코아보험, 스미토모미쓰이은행, 미즈호은행 등 일본계 금융회사들이 즐비한 것도 이들의 진출 방식을 엿보게 했다. 틸라와 특구는 지난 2년 동안 정권 교체기라는 풍파 속에서도 순항하면서 과거 중국의 경우처럼 ‘개혁과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성공적인 출발을 한 특구가 최근 아웅산 수치 정부의 각종 투자 유치 및 경제 활성화 정책들에 힘입어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틸라와 특구개발(주)’의 에에 아웅 차장은 “2014년 1월 특구법이 만들어지고 다음해인 2015년 8월에 세부 규정들이 정해지면서 특구 조성이 속도를 냈다”며 “개정 특구법을 적용받아 25%인 법인세가 7년 동안 면제되고, 그 뒤 5년 동안은 통상 법인세의 절반인 17.5%씩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토지는 50년 동안 임대가 가능하고, 그 뒤 25년간 연장 운용할 수 있다. 미얀마에서 토지는 공개념으로, 현지인만 소유권을 갖는다. 한국은 뒤늦게 양곤주 야웅니핀 지역에 2.4㎢(약 72만평) 규모로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국 기업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복합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진행 중으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 지역이 양곤 북쪽에 위치해 항구까지 걸리는 물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불리한 측면도 지적되고 있다. 또 특구법에 따라 특혜를 받는 특구와는 달리, 일반 투자법이 적용되는 한 단계 낮은 산업단지라는 점도 불리한 점이다. 그만큼 개별 기업들의 활동과는 별도로, 국가 차원에서 중국·일본에 비해 뒤지는 등 엉성한 한국의 미얀마 진출의 현주소를 보게 된다. 글 사진 양곤·틸라와(미얀마)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아하! 우주] 주위 행성 집어삼키는 어린 별 첫 포착

    [아하! 우주] 주위 행성 집어삼키는 어린 별 첫 포착

    별이 가까운 곳에 위치한 행성을 집어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흥미로운 장면이 사상 처음으로 관측됐다. 최근 미국 MIT대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아기 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유력 학술지 ‘미국 천문학회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별은 지구에서 450광년 떨어진 별 'RW Aur A'다. 나이가 불과 1000만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이 별은 지난 1937년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의 흥미로운 연구대상이 되어왔다. 그 이유는 별의 진화와 주위 행성의 형성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기 때문으로 이는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밝히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오랜시간 관측돼왔던 RW Aur A는 그러나 지난 2011년 초 부터 특이한 모습이 관측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빛이 침침해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그 횟수와 기간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 이에 연구진은 지난 5년 간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으로 이같은 현상의 이유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RW Aur A에서 철 성분이 과거에 비해 무려 30배나 치솟은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한스 모리츠 귄터 박사는 "행성이 별의 강한 중력에 의해 빨려들어가는 것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면서 "만약 이번에 우리가 연구한 데이터가 정확하다면 이는 어린 별이 어린 행성을 삼키는 것을 직접 관측한 첫번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RW Aur A가 행성 혹은 작은 행성들을 집어삼키면서 생긴 파편과 가스 등이 주위를 둘러싸면서 빛이 침침해지는 현상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안양문화예술재단, 공공예술 지식·감성 배양 프로그램 ‘2018 공공예찬’ 진행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이번달부터 5개월간 공공예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감성을 배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예술재단은 ‘우리가 있는 곳,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곳’을 주제로 오는 28일 “2018 공공예찬” 첫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재단이 2~3년마다 개최하는 국내 유일 공공예술 축제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한 행사다. 시는 문화와 예술을 도시 발전의 중심 개념으로 설정했다. 지역 공동체에 창조적 환경을 조성하고 삶의 생기를 불어 넣어 예술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도시 곳곳에서 예술 프로젝트로 미술·조각·건축·영상·디자인·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공공예찬’은 다양한 장르로 진화하는 공공예술에 대한 새로운 흐름을 제안하고,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의 참여를 위해 마련됐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진행되는 ‘2018 공공예찬’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을 초청해 ‘공공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 공통 이슈, 공통의 선결문제 등을 논의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 분야의 사회적 실천과 변화에 대한 비평적인 지식을 모은다. 이를 확장해 동시대 예술과 공공의 관계에 대한 확장된 비전을 탐구할 예정이다. ‘공공예찬’은 강연과 대담, 투어, 영상 상영,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번달부터 11월까지 다섯 달 동안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총 5회에 걸쳐 안양예술공원 내 안양 파빌리온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오는 28일 조성룡(건축가)의 강연 ‘건축과 풍화’에 이어 이승하(조각가)의 투어·토크 ‘정령의 숲으로’ 첫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다음달 25일에는 조만수(연극평론가)의 강연 ‘거리극 공적공간으로서의 거리’, 송주원(안무가)의 워크숍 ‘몸으로 만나는 골목’ 이 열린다. 9월 29일에는 함양아(미디어아티스트)의 강연 ‘예술은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가‘, 10월 27일에는 함돈균(문학평론가)과 이영광(시인)의 대화 ‘목소리 없는 것들을 불러내기’가 이어진다. 11월 24일에는 마지막으로 박해천(디자인연구가)의 강연 ‘도시의 감각과 중산층’, 이명현(천문학자)과 박정희(동물권활동가)의 강연·대화 ‘외계생명체에서 동물원 동물까지’가 이어진다. 안양문화예술재단 홈페이지에서 참여자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세계1위 카지노호텔 체인 MGM,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우리 책임 아니다”

    세계1위 카지노호텔 체인 MGM,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우리 책임 아니다”

    세계 2위 카지노 호텔 체인인 미국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이하 MGM)이 자사 소유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만델레이베이 호텔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으로 숨진 58명의 가족과 부상자 등 피해자 1000여명을 상대로 17일(현지시간) 면책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피해자들이 지난해 11월 MGM 등을 상대로 집단손해배상 소송을 낸 데 대해 맞소송을 낸 것이다.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를 일으킨 총격범 스티븐 패덕(64)은 지난해 10월 1일 만델레이베이호텔 32층 스위트룸에서 길 건너편 루트91 하베스트 콘서트장에 있는 청중을 향해 반자동 소총 수천 발을 난사했다. 이날 라스베이거스리뷰저널에 따르면 MGM은 총격 사건 피해자 중 캘리포니아주 거주자 800여명과 네바다주 거주자 200여명을 상대로 각각 관할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MGM 측은 소장에서 “우리는 어떤 형태의 테러리즘이나 음모에도 가담하지 않았고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적법한 보안업체와 계약해 보안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을뿐 공격과 관련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밝혔다. 또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제정된 연방법에 의거해 반(反)테러리즘 보안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적법한 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이 업체는 국토안보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라스베이거스리뷰저널은 MGM이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액이 예상되는 소송에서 선제로 면책을 선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피해자측 변호인 로버트 에글렛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에글렛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소송 근거도 모호하며 총격범이 다수의 총기류를 객실에 반입할 정도로 보안 관리에 허술했던 호텔 측 책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패덕은 실제로 객실에 반자동 소총과 총기개조 부품 범프스탁, 수천 발의 탄약류를 범행 수일 전부터 갖다놓고 범행을 준비했는데도, 호텔 측은 별다른 보안 조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대화하고 암 진단·운전까지… 생활 속 파고든 AI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대화하고 암 진단·운전까지… 생활 속 파고든 AI

    세계시장 규모 8조→ 126조원 성장 전망 구글· IBM 등 IT 기업 주도권 경쟁 치열인공지능(AI)이 자동차와 만나 무인 자동차를, 군인과 만나 군사용 로봇을, 의사와 만나 치료용 로봇뿐 아니라 스피커와 만나 새로운 AI 스피커 등을 탄생시켰다. AI의 발전으로 미국 사회는 ‘생활의 혁명’이 이어지고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IDC는 세계 AI 시장 규모가 2016년 80억 달러(약 8조 8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1132억 달러(약 12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가 2024년 111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전망을 10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그만큼 AI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 AI 분야가 빠르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IBM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 IT 기업들이 사활을 건 ‘전쟁’ 중이다.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과 IBM이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AI 분야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AI 관련 스타트업 14개 업체를 인수합병(M&A)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를 비롯해 젯팩, 다크블루랩스, 비전팩토리 등 AI 전문 업체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현재 구글은 구글 번역기와 구글 포토, 구글 나우(음성검색), 구글 지도, 지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최근에는 인간처럼 대화가 가능한 AI인 ‘구글 듀플렉스’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구글 듀플렉스는 단순 대화가 아닌 뉘앙스와 타이밍, 추임새 등이 적용되면서 구글이 AI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PC 제조업체였던 IBM은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서버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종합 솔루션 업체로 변모했고 AI에 집중했다. IBM은 1997년 AI인 딥 블루가 체스 게임에서 세계 챔피언을 이긴 후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1년 헬스케어 산업용으로 AI인 왓슨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2년부터는 금융을 비롯한 모든 산업에 왓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에 나섰다. IBM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2013년부터 왓슨은 암 치료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엔 사물인터넷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IBM은 2015년 노스페이스의 수백 종 의류 선택을 돕는 인공지능 쇼핑 도우미를, 2016년에는 호텔 체인 힐튼과 함께 호텔 컨시어지 로봇인 ‘코니’를 개발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의 ‘끝판 왕’으로 불리는 무인자동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2017년 말부터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실제 도로에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며 진화하고 있다. 또 대표 자동차회사인 지엠(GM), 세계 최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 자동차 공유업체 우버 등이 서로 경쟁하며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강태진의 코리아 4.0] 미세먼지 대책, 늦어도 늦지 않다

    [강태진의 코리아 4.0] 미세먼지 대책, 늦어도 늦지 않다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숨을 쉴 때 한 번에 마시는 공기분자 수는 10²²개로 가히 천문학적 숫자다. 이들 중에는 2000년 전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의 칼을 맞고 죽어 가며 내뿜은 마지막 호흡에서 나온 공기분자 몇 개를 오늘 우리가 들이마실 수도 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의 화학자 잔 헬몬트는 ‘가스’(gas)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했다. 가스는 그리스어인 카오스(Chaos)에서 차용한 것으로 규정된 형태도 규칙도 없이 자유롭게 널리 확산되는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노벨은 고체나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과정에서 부피가 수억 배로 늘어나는 팽창을 이용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했고, 이것이 광산 개발이나 건설산업에 사용되면서 거부가 됐다. 그의 바람과 달리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 이용돼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고, 노벨은 이를 속죄하는 뜻에서 엄청난 상금의 노벨상을 제정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벨의 사망을 알리는 신문의 헤드라인은 극적이었다. ‘죽음의 상인이 죽었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는 공기 속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잡아내어 비료를 발명했다. 공기를 원료로 하여 매년 1억 8000만t의 암모니아 비료를 만들고, 이 비료로 지구상 곡물의 반을 생산한다. 공기가 빵으로 변환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나치에 부역하며 염소 독가스를 개발해 자신들의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이처럼 기체는 우리에게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잘 활용하면 유익하지만, 악용하면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불소 기체도 문제가 심각하다. 1930년대 토머스 미즐리가 염화불화탄소(CFC)라는 냉매를 개발하면서 냉장고와 에어컨 상용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꾸준히 냉방기가 발전하면서 미국 고온 지역으로 인구 이동이 일어났으며, 특히 라스베이거스나 앨버커키와 같은 사막 지역에도 사람이 모여 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CFC는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돼 1987년 몬트리올협약에서 사용을 금지시켰다. 이를 통해 오존층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대기 중 CFC 농도가 증가해 다시 오존층 파괴가 일어나고 있지만, 중국을 의심할 뿐 정확한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음이온 침대에서 방사선 기체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 초과돼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라돈은 토양의 우라늄, 토륨 등의 광물에서 나오는 물질로 색도 냄새도 맛도 없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평균적으로 연간 3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을 받지만, 이 정도는 건강상의 위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라돈의 자연 방출에 우리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 특히 지하공간이 더욱 그렇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10%가 공기 중 자연 상태의 라돈을 흡입해 발병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 크게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것이 공기 중 미세먼지다. 기상청에서 ‘흐림’과 ‘맑음’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인체 건강에 해를 미치는 정도는 ‘흐림’과 ‘맑음’에 비례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측정 결과를 보면 서울보다 작은 도시 전주의 평균치가 더 높다. 이것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방증해 준다. 황사도 여전히 문제이긴 하지만 중국이 산업화되고 난 뒤의 미세먼지는 우리 건강과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도 문제이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정책 입안자의 안이한 생각과 비과학적인 대처가 더 문제일 수도 있다. 관련 부처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할 뿐 근본 대책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작은 불안감도 쌓이면 정부에 대한 신뢰의 둑을 허물어 버리는 큰 파도로 변한다. 대중교통 무료 이용, 태안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과 같은 어설픈 정책은 세우지도, 펴지도 말아야 한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환경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규명과 정확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이에 걸맞은 대책과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은 아무리 늦어도 늦지 않다.
  • [그때의 사회면] 아폴로호 달에 착륙하던 날

    [그때의 사회면] 아폴로호 달에 착륙하던 날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디딘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정확히 1969년 7월 21일 오전 11시 56분 20초였다. 텔레비전에서는 그날 새벽부터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과정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지구촌 5억명이 일생에서 다시 없을 인간의 달 착륙 장면을 보려고 TV 앞에 모여 앉았고 우리도 예외일 수 없었다. 정부는 월요일이었던 그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정부 대변인인 신범식 당시 문공부 장관은 “위대한 경사를 함께 축하하자”고 했다. 당시 강상욱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실에 나와 “人攀可得明月時(인반가득명월시) 酒公停盃問月何(주공정배문월하) 姮娥曰兎樓處何(항아왈토루처하) 但見荒?廢墟址(단견황량폐허지)”라는 자작시로 평을 대신했다고 한다(경향신문 1969년 7월 21일자). “사람이 밝은 달에 올랐을 때 주공(이태백)은 술잔을 멈추고 무엇을 물을 것인가. 선녀와 흰 토끼는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보이는 것은 황량한 폐허뿐인데.” 이태백은 ‘파주문월’(把酒問月)이란 시에서 사람이 달에 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달에 산다는 선녀(항아)와 흰 토끼를 언급했다. 사람들은 인간의 달착륙을 보려고 전날 밤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옥토끼의 동화로만 알았던 공상 속의 월세계가 열리는 순간을 놓칠 수 없어서였다. 일부는 다방에 죽치고 앉아 자다 깨다 하며 TV 화면을 쳐다봤다. TV가 없는 집 사람들은 새벽부터 TV가 있는 이웃집 문을 두드려 남의 집 안방은 물론이고 마루와 마당까지 차지했다. 서울의 S백화점에서는 행인들을 위해 진열장에 TV를 설치했다. 백화점 앞에 있던 육교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남산 야외음악당에도 미국 공보원 측이 대형 TV를 설치해 5000여명의 시민이 새벽부터 진을 쳤다. 드디어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발을 내딛자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감격스런 순간이라며 너나 할 것 없이 “만세”를 외쳤다. 신문은 호외를 뿌렸다. “인간, 달을 딛고 서다”(경향신문), “인간, 달에 섰다”(동아일보)라는 제목이 1면을 대문짝만 하게 장식했다. 바쁜 신문사에 전화벨이 울려 댔다. “달나라에 토끼가 있다고 했는데 안 보여요”, “토끼가 우주인들이 무서워 도망가 버렸나요”라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전화였다(동아일보 1969년 7월 21일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가 된 아폴로는 여러 곳에 이름이 쓰였다. 고인이 된 우주천문학자 조경철 박사는 ‘아폴로 박사’라고 불렸다. 1969년 아프리카 가나에서 처음 유행한 눈병에는 ‘아폴로 눈병’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아폴로 과자’는 지금도 추억의 과자로 팔리고 있다. 사진은 백화점 앞 육교에서 TV를 보는 시민들의 사진과 함께 게재된 달 착륙 관련 기사.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지구를 보다] 밤하늘에 수직으로 선 북두칠성의 환상적 모습

    [지구를 보다] 밤하늘에 수직으로 선 북두칠성의 환상적 모습

    한번 보면 결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야경 사진이 6일(현지시간)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소개되어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화제의 사진은 밤하늘에 곧추선 북두칠성을 잡은 것으로, 포르투갈의 알키바 별빛 보호구역(the Alqueva Dark Sky Reserve)에 있는 풀로 도 로보에서 찍은 것이다. 북두칠성이 산마루 위에 거의 수직으로 곧추서 있는 인상적인 이 장면은 별자리를 구성하는 밝고 화려한 별들을 보여준다. 큰곰자리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북두칠성 같은 별 무리를 성군(星群)이라 하는데,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성군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관측 대상을 찾는 데 길잡이별로 잘 이용된다. 예컨대 북두칠성 주걱 부분의 두 끝별 두베 (Dubhe)와 메라크(Merak)를 잇는 선분을 5배쯤 연장하면 밝은 별 하나가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폴라리스, 즉 북극성이다. 그래서 두 끝별을 지극성(指極星)이라 한다. 사진의 전경에 보이는 풀로 도 로보는 포르투갈 알렌테 주(Alentejo) 메르톨라에서 북쪽 약 18km 떨어진 과디아나 강의 빼어난 경승지로, 여기서 강은 폭이 수 미터에 이르는 좁은 협곡으로 진입하여 높이 4m의 작은 폭포로 흘러들어간다. 이 사진을 찍은 미구엘 클라로는 포루투갈의 천문학자이자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수많은 밤하늘의 장관을 연출한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위의 작품에 버금갈 만한 사진을 찍어 스페이스닷컴과 공유하고 싶다면 spacephotos@space.com의 편집장 타리크 말리크(Tariq Malik)에게 이미지와 설명을 보내면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팽대부는 ‘은하충돌’로 생겨났다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팽대부는 ‘은하충돌’로 생겨났다

    -100억년 전 '소시지 은하'와 충돌 약 100억 년 전 소시지 모양의 은하가 우리은하와 충돌하는 바람에 우리은하의 모양을 크게 바꾸어놓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국제 천문학 연구팀이 유럽 ​​우주국(ESA)의 가이아(Gaia) 위성 자료를 연구 분석한 결과, 약 80억~100억 년 전 우리은하의위성은하인 한 왜소은하가 우리은하로 쏟아져들어왔으며, '가이아 소시지'로 불리는 이 은하와의 장엄한 충돌로 인해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와 외곽을 둘러싼 별들의 헤일로(halo)가 형성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원인 바실리 벨로쿠로프는 "이 충돌은 왜소은하를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충돌 후 소시지 은하의 별들은 소시지처럼 생긴 길고 좁은 방사형 궤도를 따라 움직였으며, 여기서 '소시지 은하'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별들이 궤도를 도는 소시지 모양의 경로는 우리은하의 중심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이 충돌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실마리를 연구자들에게 주었다고 밝히는 벨로쿠로프 박사는 "왜소은하가 심한 편심 궤도를 타고들어와서 우리은하 안에 영원히 갇혀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은하의 형태를 완전히 '개혁'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한국의 명규철 박사도 포함되어 있는 벨로쿠로프 연구진은 이 충돌로 인해 빚어진 세 가지 주요 효과를 예측하고 있는데, 첫째 충돌이 우리은하의 디스크를 부풀어오르게 했으며, 심지어 잠재적으로 완전히 파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디스크는 어느 정도 원상을 회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충돌로 인한 파편이 은하 중심을 '팽창'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현재의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를 만들었을 것이다. 셋째, 이 충돌에 따른 별과 파편의 산란은 우리은하 주위를 둘러싼 '별의 헤일로'를 만든 것으로 본다. 소시지 은하와의 충돌이 은하충돌의 유일한 사례는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은하과 충돌한 가장 큰 왜소은하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약 40억 년 뒤에 있을 것으로 보는 안드로메다 은하와의 충돌에 비금가는 은하충돌을 이미 우리은하는 경험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발견은 이달 초 영국 왕립 천문학회의 '월간 정보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 등에 게재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조끼 걸친 신사 감독님 사우스게이트가 대세 사령탑

    조끼 걸친 신사 감독님 사우스게이트가 대세 사령탑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하프타임을 마치고 관중석에 나타나다니?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사마라 아레나에서 끝난 난적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8강전 후반전 시작을 기다리던 국내 팬들도 깜짝 놀랐다. 선수들과 함께 터널 안에 있어야 할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관중석에서 팬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는 닮은꼴이었는데 중계 카메라가 알고도 연결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놀래켰다. 그는 젊은 삼사자 군단을 조련해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하며 28년 만의 월드컵 4강 감격을 누리게 했다. 그는 조용한 품성, 선수들과 함께 땀흘리고 일일이 안아주는 살가운 리더십, 그리고 멋진 베스트 조끼(정식 명칭은 waistcoat)를 입고 그라운드 옆줄에서 작전 지시를 내려 눈길을 모은다. 잉글랜드 대표팀에 월드컵 복ㅈㅇ을 제공하는 마크스 앤드 스펜서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 조끼 매출이 35%나 증가했다고 BBC는 전했다.소셜미디어에서 팬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받았다고 전하는 공손한 편지 글들이 널리 공유되고 있으며 트위터 해시태그 #개러스사우스게이트라면이렇게(GarethSouthgateWould)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는 1966년 유일하게 안방 대회에서 우승했던 잉글랜드가 다시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나이도 더 많고 노련했던” 스웨덴의 공을 과소평가하면 안된다고 강조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이어 “좋은 순간들을 즐겨야 하지만 난 완벽한 것으로부터 상당히 떨어져 있다. 여기까지 오며 대단한 진전을 이루는 동안 실수도 엄청 많았다. 그래서 난 우리가 상황들에 떠밀려다니면 위험한 지경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팬들은 2001년 팝스타 아토믹 키튼의 히트 곡 ‘홀 어게인’의 가사를 개사한 노래를 불러대며 그의 리더십을 찬양하고 있다. ‘Looking back on when we first met/ I cannot escape and I cannot forget/ Southgate you’re the one/ you still turn me on/ You can bring it home again!’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현역 시절인 유럽축구선수권(유로) 1996 때 독일과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던 전력을 들어 이번에는 우승으로 이끌어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 역시 “가사 대부분이 과거의 날 노래한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받아넘겼다. 잉글랜드는 그동안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선수들이 몸을 사리고 스타 의식에 찌들어 모래알이라느니 ‘배부른 돼지들의 축구’란 비아냥을 들었다. 유로 2016 직후 로이 호지슨 감독이 8강 좌절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후임인 샘 앨러다이스 감독 역시 추문에 휘말려 2개월 만에 사임해 팀은 뿌리째 흔들렸다. 주장인 웨인 루니는 A매치 기간 만취한 사진이 폭로되기도 했다.이런 최악의 상황에 지휘봉을 잡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지난해 6월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출신 앨런 러셀 코치를 공격 전담 코치로 영입했다. 그는 개별 선수에게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해 공격수들과 개별 훈련을 하며 팀 색깔을 조금씩 입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군사훈련소에 입소시켜 극기훈련을 받게 하기도 했다. 뒷짐을 진 채 선수들에게 윽박만 지르지 않고 선수들과 함께 흙탕물에 들어가는 등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미국 NBC에 따르면 그는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전술을 연구해 세트피스를 단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직접 참관하며 유기적인 움직임과 공간 창출 능력을 집중 연구해 이를 선수들에게 이식했다. 상투적인 롱패스 전술 대신 유기적인 빌드업과 빠른 공격 전개로 조별리그 세 경기, 콜롬비아와의 16강전, 스웨덴과의 8강전까지 모두 11골을 터뜨렸는데 8골을 세트피스 상황(페널티킥 포함)에서 완성했다. 특히 수비 조직력이 강한 스웨덴을 세트피스로 허물어뜨린 것이 돋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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