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천막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45
  • “강한 리더십 필요… 단일 지도체제로 가야”

    “강한 리더십 필요… 단일 지도체제로 가야”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병국 의원은 9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단일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집단 지도 체제로 가면 (계파 간) 알력 다툼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김무성 대표 체제 때 그런 모습을 보지 않았느냐”며 이렇게 밝혔다. 20대 총선 참패로 당이 처한 위기를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는 집단 지도 체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2004년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천막 당사’로 당을 일으켰을 당시 도입됐다. 회사의 업무 집행 권한을 가지는 ‘이사회’와 성격이 유사하다. 대표이사가 곧 대표최고위원에 해당한다. 또 신라시대 만장일치제 부족 회의 기구인 ‘화백회의’가 최고위원회의의 원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민주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최고위원회의의 순기능이지만, 선거 체제를 가동하거나 패배 이후 당의 쇄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건 단점이다. 정 의원은 이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향과 관련해 “비대위는 새로 구성될 당 지도부가 강력한 권한을 바탕으로 쇄신 체제로 끌고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가 요구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아닌 ‘혁신형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원 구성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기 때문에 외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쇄신·혁신위원회 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에 선택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 ‘어버이날 빗물 도시락’ 이어 ‘공원 훼손’ 논란

    [단독] ‘어버이날 빗물 도시락’ 이어 ‘공원 훼손’ 논란

    ‘빗물 도시락’으로 비난을 받았던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공원 훼손’으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행사 철거과정에서 트럭들이 비에 젖은 잔디공원을 휘젓고 다니면서 잔디밭 곳곳이 파이고 훼손됐기 때문이다. 8일 오후 제4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가 열렸던 용산가족공원의 제2광장은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가족들과 돗자리를 들고 나온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돗자리를 펼치려던 아빠들도, 잔디밭을 보고 뛰어가던 어린이들도 순간 멈칫했다. 광장은 대형 차량이 지나간 바퀴자국으로 곳곳이 파여 있었다. 바퀴자국이 있는 곳마다 잔디도 죽고 없었다. 이촌동에서 자녀들과 함께 온 정모(45)씨는 “마치 탱크가 지나간 것처럼 잔디광장이 흉하게 파여 있었다”면서 “시민들의 공간을 망가뜨린 행사 주체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관리 주체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책을 나왔던 용산구 주민 이모(65)씨는 “누구를 위한 기념행사였는지 모르겠다”면서 “사전 준비나 사후 처리 모두 완벽하지 못할 거라면 행사를 열지 않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쪽에서는 공원 관리자 한 명이 우선 급한 대로 심하게 파인 곳을 삽으로 다지고 있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어버이날 행사가 끝난 뒤 행사 대행업체에선 오후 10시까지 시설물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트럭 6대와 지게차, 포크레인 등이 공원으로 들어와 잔디를 무참히 짓밟고 다녔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이었지만 별다른 주의사항은 전달되지 않았다. 업체에선 시설물 철거 후 생긴 홈 등을 흙으로 덮거나 복구하는 과정 없이 철수했다. 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다음날 와서 보니 광장 곳곳이 심하게 훼손돼 있어 현장 사진을 첨부해 서울시에 보고를 했고, 대한노인회 측에도 연락을 취했는데 당시엔 받지 않았다”면서 “수십 통의 항의 전화 등으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에선 이날 오후 용산공원에 나와 현장을 살폈다. 어르신복지과 관계자는 “비가 와서 서둘러 철거하려다 차량들이 무리하게 잔디광장에 진입했던 것 같다. 대한노인회와 업체에 엄정히 경고하고 서둘러 복구하도록 조치하겠다”면서 “시민들의 공원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 더욱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같은 자리에서 열린 어버이날 행사에선 어르신들이 천막 없는 테이블에서 비에 젖은 도시락을 먹어 사전 준비와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단독] 서울시 어버이날 기념행사 ‘빗물 도시락’ 이어 ‘공원 훼손’ 논란

    [단독] 서울시 어버이날 기념행사 ‘빗물 도시락’ 이어 ‘공원 훼손’ 논란

    지난 6일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린 제4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가 ‘빗물 도시락’ 논란에 이어 ‘공원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어버이날 행사가 열렸던 용산가족공원의 제2광장. 8일 오후 찾은 광장은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돗자리를 들고 나온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돗자리를 펼치려던 아빠들도, 잔디밭을 보고 뛰어가던 아이들도 순간 멈칫했다. 광장은 대형 차량이 지나간 바퀴자국으로 곳곳이 패여 있었다. 바퀴자국이 있는 곳마다 잔디도 물론 죽고 없었다. 용산구 이촌동에서 자녀들과 함께 온 정모(45)씨는 “주말에 애들을 데리고 종종 오는데 광장이 엉망이 돼 있어 놀랐다”면서 “보기도 흉하고 땅이 여기저기 패여 아이들이 뛰어놀다 넘어질까봐도 걱정된다”며 자리를 옮겼다. 공원 관리자 한 명이 우선 급한대로 심하게 패인 곳을 삽으로 다지고 있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어버이날 행사가 끝난 뒤 행사 대행업체에선 밤 10시까지 시설물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트럭 6대와 지게차, 포크레인 등이 공원으로 들어와 잔디를 무참히 짓밟고 다녔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이었지만 별다른 유의사항은 전달되지 않았다. 업체에선 시설물 철거 후 생긴 홈 등을 흙으로 덮거나 복구하는 과정 없이 철수했다. 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다음날 와서 보니 광장 곳곳이 심하게 훼손돼 있어 현장 사진을 첨부해 보고를 올렸고, 대한노인회 측에도 연락을 취했는데 당시엔 받지 않았다”면서 “시민들의 불편 민원과 질의가 많아 계속 양해를 구하고 있는데 주최 측에서 하루 속히 복구해달라”고 읍소했다. 서울시 어르신복지과 관계자는 “아직 현장을 보지 못했는데 차량들이 무리하게 공원에 진입했던 것 같다”면서 “행사를 주최한 대한노인회와 논의해 빠른 시일 내 복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대한노인회와 대행업체 측은 9일 용산가족공원을 찾아 상황을 살펴보고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지난 어버이날 행사에선 노인들이 천막 없는 테이블에서 비에 젖은 도시락을 먹어, 사전 준비와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비에 젖은 밥’ 드신 어버이

    ‘비에 젖은 밥’ 드신 어버이

    어버이날 행사에서 정작 대접받아야 어르신들이 빗물 젖은 밥을 먹어 논란을 부르고 있다. 6일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제44회 어버이날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는 대한노인회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했다. 서울 각지에서 온 노인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효행자, 장한어버이, 어르신복지 기여자에게 시상을 하는 자리였다. 문제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였다. 행사장은 젖어 있었고 한가운데에 놓인 긴 탁자는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천막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빗속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를 들으며 참석자들은 가림막 하나 없이 밥을 먹어야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에 40개 정도 천막을 설치했고 포장 도시락을 드려 비를 피해 드시도록 안내했다”면서 “하지만 4000여명 정도 참석하면서 충분한 자리를 마련해 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후원으로 들어가 있어 행사장 구성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면서도 “현장에 있었는데도 세심하게 처리하지 못한 문제는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서울시 또다시 ‘세월호 천막’ 철거 딜레마

    “시민에게 광장 돌려줘야 하지만 상처 치유 위해 사회적 합의 필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을 놓고 다시 한 번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4일 성중기 시의회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시가 세월호 천막 숫자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 위해 세월호 유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광화문광장의 14개 천막 가운데 유족이 설치한 무허가 천막 3개의 철거 날짜를 정해 달라고 했으나 시에서 날짜를 못박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추모 천막이 14개 있다. 2014년 7월 세월호 유족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인 것이 시작이다. 11개의 천막은 당시 불볕더위 속에서 단식을 진행하던 유가족의 건강을 위해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와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의 지원 요청을 받아 설치했다. 유가족이 설치한 천막 3개와 노란 리본 조형물은 무허가 점유물로 변상금을 내고 있다. 시는 지난해 8월 1년 동안의 변상금 311만 8000원과 지난 2월 5개월간의 변상금 182만 4000원을 받았다. 이들 천막은 현재 서명을 받는 진실마중대(1개), 유족이 쓰는 공간(2개), 분향소(3개), 강연공간(4개), 카페(1개), 노란리본공작소(2개), 상황실(1개) 등으로 쓰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16개의 천막 가운데 천막 3개에 해당하는 27㎡의 공간을 철거했다. 1년 10개월 전 처음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유족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을 때 광장을 관리하는 시 공무원이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이 즐기는 장소”라고 해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11개 천막을 시가 지원하면서 보수단체로부터 직무유기로 고발당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서울광장의 합동분향소는 2014년 11월 서울도서관 3층의 희생자 추모공간으로 이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 대해 “시나 공공기관에서 행정의 1순위가 안전이란 걸 다짐하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은 시민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아직 세월호 유가족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현시점에서 천막을 철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고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무너지고… 멈추고… ‘태풍급 강풍’에 흔들린 하루

    무너지고… 멈추고… ‘태풍급 강풍’에 흔들린 하루

    일부 시설물 붕괴… 부상사고도 기상청 “오늘 강풍주의보 해제” 부산과 제주 등 전국에 태풍급 강풍이 몰아치면서 항공기 결항과 시설물 붕괴 등 피해가 속출했다. 3일 기상청은 오후 4시 울릉도·독도·흑산도·홍도·서해5도 지역에 강풍경보를, 서울 등 전국 모든 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제주도 앞바다 등 모든 해상에도 풍랑경보·주의보를 발효했다. 강풍과 장대비가 쏟아진 부산에선 이날 오전 6시 10분 도착 예정이던 태국 방콕발 이스타항공 여객기 등 오전 11시 기준 57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 14편의 운항도 중단됐다. 제주에서도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1m의 강풍이 불면서 비닐하우스 463㎡가 파손됐다. 이날 0시 44분쯤 제주시 이도2동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 옆 천막이 날아가 파손됐다. 서해 중부 앞바다에도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덕적도∼울도 등 인천 9개 섬 지역 항로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전날 결항사태가 빚어진 제주공항에서는 항공편 대부분이 정상 운항했지만 기상이 좋지 않은 김해와 원주로 가는 항공편이 오전에만 12편 결항했다. 시설물 붕괴 등의 사고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부산 사상구 괘법동 사상터미널 인근에서는 신축 건물의 비계가 무너져 주변 일대가 통제됐다. 앞서 오전 괘법동에서는 강풍으로 뜯겨져 나간 간판에 맞아 60대 남성이 부상을 입었다. 경기 고양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외벽 일부가 강풍에 떨어지기도 했으며 전북 익산시 금마면 한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집 앞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익산시 함열읍 도로의 아카시아 나무도 강풍에 쓰러졌다. 기상청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전국에 발효된 강풍주의보가 해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810만명, 1년前 대지진 피해는 진행형”

    “810만명, 1년前 대지진 피해는 진행형”

    수천명 환자 쇄도 아비규환 보고 대학원 진학도 미루고 구호 전념 지난해 4월 25일 네팔에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보름여 뒤인 5월 12일에는 규모 7.4의 지진이 또 한번 지축을 흔들었다. 두 차례의 강진으로 네팔은 인구의 4분의1에 이르는 810만여명이 삶에 타격을 받았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사상자는 8800여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약 3만 1000명, 무너진 건물은 60만채로 집계됐다.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워낙 가난한 나라여서 복구는 하세월이다. 서울신문은 학업을 중단한 채 복구와 구호에 헌신해 온 현지 청년 셰케 카드카(23)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가 보낸 이메일 답변 내용을 재구성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1993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태어났고 지난해까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하지만 대지진 발생 후 집을 떠나 북부 산간도시인 신두팔초크에서 혼자 지냅니다. 이곳은 대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입니다. 우리 나라의 피해 복구를 위해 구호의 손길을 보내 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재난 전문가들이 구호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체계적인 복구 활동을 펴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세계에서 11번째로 재난에 취약한 우리 나라가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대지진 발생 첫날부터 17일간 여진이 계속되면서 우리 가족은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른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거리에서는 오토바이와 응급차들이 계속해서 부상자를 실어 날랐습니다. 가족 중에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카트만두 수메르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팔·다리가 부러지고 머리를 다쳐 밀려들었고 죽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신음과 울음 소리가 사방에 울렸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그렇고, 그 누구도 이 상황을 정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병원 밖 임시 천막에 대기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대학을 나와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 재난 속에서 대학원에 갈 수는 없었습니다. 외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긴 하지만 지금은 네팔인으로서 한 사람이라도 더 도와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저는 옥스팜 소속으로 카트만두 외곽에 있는 마을인 타파킬, 신두팔초크 등을 다니며 물탱크, 화장실 등을 설치하고 위생 물품 등을 나눠 주는 일을 합니다. 지진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14개 지역의 수도관 1만 1288개 중 5233개(46.4%)가 파손돼 식수·위생 시설 복구가 시급한 상태입니다. 지진이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약 53만명의 네팔 주민들이 지진 피해로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식량 부족은 지금도 심각합니다. 피해자들 중에 스스로 생계를 이어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지진 이전의 삶을 회복하려면 최소 5년, 길면 1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팔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가 대학원에 진학해 ‘재난 관리’ 분야를 전공한 후 재난에 취약한 나라들을 다니며 사람들을 돕고 싶은 이유입니다. 네팔 지진의 상처가 가시지도 않았는데, 최근 일본과 에콰도르에서도 대지진이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합니다. 피해가 빨리 복구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與 소장파 광역단체장들 당 쇄신 외곽서 군불 때기

    당내 전대 연기·원내대표 추대론 4·13 총선 패배 이후 새누리당 쇄신의 군불이 당 외곽에서도 지펴지고 있다. 소장파 출신 광역단체장들이 당 혁신·민심 회복의 조력자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내년 대선의 ‘역할론’ 가능성도 주목된다.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등은 4·13 총선 직후 수차례 전화 통화 등 접촉을 이어 가며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남 지사와 원 지사, 김 시장은 17대 국회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 권 시장은 18대 국회 초선 쇄신파가 꾸린 ‘민본 21’ 소속이었다. 이들은 총선 참패 원인으로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정무·정책적 오판, 최악의 공천 파동, 계속된 승리로 오만해진 당 분위기 등을 꼽았다. 김 시장은 24일 통화에서 “계파 갈등은 물론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여러 경로를 통해 당에 전달할 것”이라며 “제2의 천막 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남 지사도 “당이 자생력을 갖고 스스로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지사 역시 “당에 있는 분들이 각성하고 국민 뜻을 따라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이들은 현직 단체장 신분인 만큼 별도 모임 구성 등 중앙정치와 직접 연관된 것으로 해석되는 행보는 모두 꺼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물밑·외곽 행보는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남 지사는 25일 당 소속 경기도 지역구 당선자들과 만찬 회동 겸 상견례를 하고 20대 국회 운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친박근혜계가 낮은 행보를 하는 가운데 당내에선 6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 연기론도 제기됐다. 친박계 ‘2선 후퇴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연 작전을 통해 책임론이 잦아들고 당을 추스를 시간을 갖자는 친박계의 전략으로 해석됐다. 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두고서도 친박계와 비박계가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여소야대 정국에서 유기적인 당·청 관계가 더 중요해진 시점에 친박계는 ‘원내대표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비박계·쇄신파는 ‘친박계는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쪽 모두 표 대결보다 물밑 조율을 통한 추대론이 내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4선 이상 중진들이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만큼 원내대표 후보군들도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중지가 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월호 2주기 추모] 박원순, 비공식 팽목항 방문… “이 슬픔 함께 영원히”

    [세월호 2주기 추모] 박원순, 비공식 팽목항 방문… “이 슬픔 함께 영원히”

    세월호 2주기를 맞은 1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도 팽목항을 찾아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뜻을 기렸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부인 강난희 씨와 함께 비공개 일정으로 KTX를 타고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공식 추모식 등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인근 무궁화동산에 조성된 기억의 숲을 둘러본 뒤 분향했다. 노란 추모 리본에는 ‘이 슬픔 함께 영원히’라는 문구를 적었다. 박 시장은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고,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 흔적 지우기’가 아니라 기록하고 기억해 참담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의 소원이 ‘유가족이 되는 것’이라는 말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박 시장이 참사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출마 당시와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고 그 해 마지막 날 다시 팽목항 가족식당을 찾았다. 부인 강씨도 세번째 방문이다. 세월호 2주기에 앞서 박 시장은 총선 전날인 12일 세월호 민간인 잠수사와 세월호 유가족, 생존자 치유프로그램을 하는 정혜신 박사 등을 시청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서울시청을 세월호 청문회 장소로 제공하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로 구성된 ‘4·16 가족협의회’ 사단법인 등록 허가를 내준 데 감사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천막을 남겨두는 등 조용히 지원하고 있다. 또 서울도서관에 세월호 참사 기억 공간을 만들었고,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가 있던 자리에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 서울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은 표지석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청사 유리벽면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세로 6.4m, 가로 4.5m 크기의 노란 리본을 붙이기도 했다. 이 리본에는 희생자 304명 이름이 적혀 있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 이름은 굵은 글씨로 새겨졌다. 지난달에는 tbs교통방송이 ‘유민아빠’로 알려진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를 DJ로 기용했다. 박 시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세월호와 국정교과서 강행, 국민 합의 없는 위안부 협상, 진박싸움, 메르스 늑장대응 등 국민 목소리에 눈 감고 귀 닫은 ‘민맹 정치’ 심판이다”라고 평가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반목 접고 소통·화합으로 상처 치유해야”

    “세월호 반목 접고 소통·화합으로 상처 치유해야”

    유족 “진실 일부 규명됐지만 아직은 부족” 가족 죽은 이유 알자는 호소 묵살 안 돼 광화문 천막 철거는 유족 또 고통 주는 격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지날 때면 2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기억나 마음 한 부분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잊지는 말아야죠.” 15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에서 만난 회사원 강모(35·여)씨는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사진 앞에 국화를 올렸다. 그녀는 “유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추모하는 마음이 모여 세월호의 기억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인 16일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지난 2년간 바다 밑 세월호는 인양될 준비를 거의 마쳤다. 참사에 직접 관련된 사람의 처벌 과정도 마무리되고 있다. 그러나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진실 규명’ 활동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유족의 트라우마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이젠 반목보다 소통을 통한 화합을 도모해야 할 시기라고 제언했다. 지난 2년간 있었던 광화문 천막은 이념 논쟁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모든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광장을 서울시 조례를 어겨 가며 정치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천막을 철수하는 것은 유족에게 고통을 한 번 더 주는 것”이라며 “가족이 죽은 이유라도 알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가 탄압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울시도 세월호 천막에 연 300만원의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강제 철거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 지난해 1월 시작한 특조위의 활동 기한은 오는 6월이면 끝난다. 지난 2월 특조위가 국회에 제출한 특별검사 요청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참사에 희생된 단원고 5반 김건우군의 어머니 김미나(48)씨는 “2번의 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진실이 규명됐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2주기를 맞아 분향소를 찾은 시민 중에 모진 말을 하는 분들이 여전한 것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전했다. 참사 핵심 인물에 대한 처벌은 꽤 진행됐다. 이준석(71) 세월호 선장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김석균(51) 전 해양경찰청장은 사법 처벌을 피했다. 특조위는 특검 수사를 요청했다.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6)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정부는 세월호를 오는 7월 인양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망자 295명 외에 실종자(미수습자) 9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상 재난 사건을 겪은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책임자를 정확히 정하는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진보와 보수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따라서 특조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월호 유족을 위로하기보다는 잘잘못을 가리는 데 너무 치우쳤다”며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오전 10시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기억식’이 열리고 오후 2시에는 ‘진실을 향한 걸음’이라는 걷기 행사 등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그 아픈 바다를 지키며… 인양 지켜보는 아빠들

    그 아픈 바다를 지키며… 인양 지켜보는 아빠들

    코를 찌르는 포르말린 냄새로 숨이 막히고, 자원봉사하겠다고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팽목항은 2년 전과 달리 고즈넉했다. 진도 동거차도에는 중국 다리호의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오는 16일 2주년이다. 실종자 9명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진실 규명의 열쇠가 있다고 유가족들이 믿는 세월호 선체 인양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선체 인양 현장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은 불신과 희망 사이에서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 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720일째인 지난 6~7일 진도 팽목항과 동거차도에서 ‘기억해야 할 세월호’를 찾아보았다. 세월호 관련 가족들이 머물렀던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30㎞ 구간은 만개한 벚꽃들로 화려했다. 2년 전 설렘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여쁜 고등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처럼. 세월호 참사로 70일간 머물며 취재하던 팽목항의 모습은 낯설었다. 사건이 발생하자 하루 2400여명 모두 8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아 북적거리고, 100여개의 컨테이너가 긴급히 설치됐던 그 팽목항은 더이상 아니었다. 이제 10여개의 임시 숙소만 휑하니 남아 있다. 유가족들이 두려워하듯이 이대로 잊혀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잡함이 생겼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의 봄이 찾아왔지만, 유가족들의 마음은 ‘겨울공화국’이다. 지난 6일 우선 팽목항에서 8개 섬을 거쳐 3시간 만에 동거차도에 도착했다. 차가운 비바람이 쏟아졌다. 이 섬에는 유가족들이 머무는 마을 뒷산 ‘보퉁굴잔등산’이 있다. 방파제에서 30여분 거리, 해발 138m이지만 경사가 심하고 꾸불꾸불해 오르기가 쉽지는 않다. 100여개의 노란 리본이 나뭇가지에 나부끼는 길목에는 붉은 동백꽃들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이 동거차도 뒷산에서 병풍도 근처에서 벌어지는 세월호 인양 작업을 가장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 중국 상하이 샐비지 소속 센첸호와 덕의호 등 4척과 현대 보령호 등은 태풍이 오기 전인 오는 7월까지 인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 하단에 24개의 철제 빔을 설치해 1만t급 크레인으로 2㎞ 밖 안전지대로 끌어올린 뒤 부양장비 플로팅 도크에 장착, 목포 신항으로 이동해 인양을 종료한다. ●동거차도 뒷산 움막에 지게 2개로 식량 운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부모들은 지난 9월부터 3~4명 단위로 11개 팀을 구성해 동거차도 뒷산에서 일주일씩 교대로 지켜본다. 사건 당시 한 방송국이 촬영 장소로 만든 철근 골조에 유가족들이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2주일 전에 서울 하우징 회사와 교회 목사의 도움으로 2개를 더 만들었다. 지게 2개로 식량을 져 나른다. 3평 남짓의 움막에는 캐논 800㎜ 줌 카메라가 정착돼 있다. 정부 측이 작업 중인 중국인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안전 문제가 있다며 유가족들의 참관을 외면하자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A4 용지 크기로 매일 작업 현황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장 상황과 특이 사항 등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기록한다. 이날은 아들을 잃은 2학년 4반 학부모 3명이 비바람 속에서 작업 현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직선거리로 2.8㎞ 떨어져 있다. 성호군 아버지 최경덕(46)씨는 “작업 진행 상황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선상에서 이뤄지는 일들과 비교하고자 일지를 작성하고 있다”며 “정부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면 이런 헛일을 하지 않을 텐데 투명하지 않은 일 처리로 불신만 심어 주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순천 매산고를 다니다 회사 일 때문에 아들이 단원고로 전학했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최씨. 그는 “사건 당시 10시 7분 엄마에게 ‘꼭 살아서 돌아올게요’ 하고 문자를 보낸 외아들이었는데…. 집이 적막해 들어갈 수 없고 정신도 오락가락하고 감정 기복도 심해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다”면서 “선체 인양도 수색의 방법이라 해서 믿고 따랐는데 범정부대책본부도 철수하고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 등 2년 동안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그림 실력을 보인 하용군의 아버지 빈우종(46)씨는 “우리나라가 고작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뿐”이라며 “좋은 사람들이 이번 4·13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명한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용군의 작품 21점은 지난달 3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2개월간 전북도교육청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강병길(49)씨는 “아들 친구는 아빠가 무조건 나오라고 해서 목숨을 건졌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허망하게 보낸 아들을 다음에 만날 때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울먹였다. 동거차도에는 35가구 100여명이 거주한다. 사건 당시 수색 작업으로 수개월간 밤마다 조명탄이 터지자 마을 주민들은 불면증과 화약 냄새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그래도 모두 유가족들을 살갑게 대한다. 미역 양식장 그물에 걸린 학생을 발견한 후 트라우마에 시달린 이옥영(49)씨는 유가족들이 항상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집을 개방했다. 유가족들이 ‘동네 형님’으로 부른다. 동거차도 어민들도 아직 보상을 받지 못했다. 턱없이 적은 보상금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소송도 벌이고 있다. 이장 임모(53)씨는 “보상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에 미움을 받을 것 같아 말은 못 하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 유가족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부부 720일간 빠짐없이 현장 찾아 7일 도착한 진도 팽목항의 분향소에는 권오복(62)씨와 조남성(54)·이금희(47)씨 부부가 힘없이 앉아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720일 동안 단 하루도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 권씨는 동생과 조카를, 조씨 부부는 단원고 학생이던 딸 은화양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들의 꿈은 시신을 어서 찾아 ‘실종자 가족’이 아니라 ‘유가족’ 신분이 되는 것이다. 인양이 완료되면 실종자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과 간절한 바람이 있다. 조씨는 “중국이 우리보다 30년 앞서 있다는 인양 기술에 대한 명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공리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국민의 성원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힘을 모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이 가까워지자 4월 첫째 주말에는 팽목항을 200여명이 찾았다. 이만선(54·전주시)씨는 이날 “보고 싶다고 부모들이 쓴 글을 보고 울컥해지며 눈물이 났다”며 “슬프고 말도 안 되는 이런 일이 2년 동안 답보하고 있어 국가가 도대체 어떻게 돼 가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팽목항에서는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사건 2주년 추모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1주년 때는 남미 순방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해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고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갈등, 미래를 위한 성장통?/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갈등, 미래를 위한 성장통?/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진달래, 개나리와 벚꽃이 꽃망울을 환하게 터뜨리기 시작했다. 보는 사람의 마음도 절로 아름다워진다. 이런 맑고 아름다운 봄은 쓸쓸하던 잿빛 겨울을 지내야만 온다. 작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수많은 갈등은 이런 잿빛 겨울의 모습이 아닐까. 그러나 계절과는 달리 세사는 갈등의 결과가 반드시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것은 아니다. 총선을 앞둔 현재, 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갈등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은 여전히 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미처 피우지 못한 어린 학생들을 추모하는 마음이야 누군들 다를 수 있을까. 그러나 새로 입학한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공간을 추모교실로 남겨 두어야만 추모하는 마음이 유지될까.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그대로 두어야만 추모하는 그 마음이 유지될 수 있을까. 광화문광장 얘기가 나왔으니 최근 여기에 국기게양대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보훈처 간의 갈등을 생각해보자. 광화문 광장은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광장은 시민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가 되었다. 그 장소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국가보훈처가 영구히 태극기를 게양하고자 서울시와 협의를 했다고 한다. 보훈처는 광화문광장이 대한민국의 심장과 같은 존재임에도 여기에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수많은 상징물만 있을 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은 없다는 점과, 광복과 6·25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가장 중심이 되는 상징적 장소라는 점에서 국기게양대를 설치하여 영구 보존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이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는 점, 게양대 설치로 조망권이 침해되고 안전 확보가 어렵다는 점, 양해각서 체결 시 영구 설치는 없었다는 점,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의 상징과 같은 장소라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지만 사실 핵심은 태극기와 같은 국가 상징물을 설치하는 것이 국가 중심의 가치관을 주입하려는 의도라는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안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현재 행정조정협의회의 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핵심은 이러한 갈등을 스스로 조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갈등 조정 능력 부재와 그로 인해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비용이다. 갈등 조정 능력의 부재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수반하여 우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기억하는가. 원전 폐기물 저장소 건립지를 선정하지 못해 20년 이상 허송세월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과정에서는 환경단체들의 극심한 반대를 조정하지 못해 수조원의 세금과 3년 넘는 시간을 낭비했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건설과정에서 사패산 터널이 그랬고, 경부고속철도 건설과정에서 천성산터널이 그랬다. 밀양 송전탑 반대나 제주 강정마을 군항 건설도 마찬가지였다. 환경보호라는 명분과 지역 이기주의가 적절히 결합된 강력한 이익집단의 과도한 요구에 정부의 미숙함과 무능이 얹어지고 정치인들의 기회주의가 거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갔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각종 정책 갈등 사례에서 환경보호단체의 주장은 단 한번도 맞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갈등 조정을 잘못한 결과는 지불할 필요가 없었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돌아왔다. 언제까지 이를 반복할 것인가. 모든 갈등이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논쟁과 숙의 과정을 거쳐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작금의 무분별한 갈등은 건전한 논쟁의 수준을 넘어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사회의 갈등 조정 능력의 부재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유발하여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10년째 계속되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생동하는 봄은 계절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겨울은 영원히 계속될 수도 있다. 봄은 오고 있지만 봄이 아니라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 나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
  • [프로야구] “어라, 공 어디 갔지?”

    [프로야구] “어라, 공 어디 갔지?”

    “수비에 어려움이 있다. 외야에 공이 뜨면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SK의 좌익수 이명기가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경기를 치른 뒤 내뱉은 말이다. 그는 15일 넥센과의 KBO리그 시범경기 2회말 김하성(넥센)의 큼지막한 타구를 쫓아 뒤로 달렸지만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공을 놓치는 실책성 플레이를 했다. 이날 넥센의 ‘집들이’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개막 전부터 지적됐던 뜬공 처리 때문에 애를 먹었다. 고개를 들면 파란 하늘이 보이는 다른 구장과 달리 고척돔은 야구공과 비슷한 색을 지닌 흰 천막이 눈에 들어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또 실내를 밝히기 위해 설치된 천장 조명도 선수들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2회말에는 이명기가 뜬공을 놓쳤고, 5회초에는 최정(SK)의 평범한 플라이볼을 처리하던 넥센 좌익수 고종욱이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고종욱은 결국 몸을 날려 힘겹게 공을 잡아낸 뒤,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6회초에는 이재원(SK)이 친 외야 뜬공을 넥센 중견수 임병욱이 잡으려다 놓쳐 3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수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종욱은 “연습 때와 다르게 조명 때문에 공을 찾기가 어려웠다. 또 공이 떨어질 때 (천장에 덮인) 흰색 천막 때문에 헛갈렸다”고 말했다. 임병욱은 “공을 안 보고 뛰어가면 (천장과 색이 같아) 잃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계속 보면서 쫓아갔는데 마지막에 펜스와의 거리를 확인하려다 공을 놓쳤다”고 실책 상황을 설명했다. KBO리그 외야수 중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김강민(SK)도 “전반적으로 플라이공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공이 뜨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착시 효과도 나왔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고척돔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시간이 지나면 뜬공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본 최초의 돔구장인 도쿄돔 역시 개장 당시에는 천장색이 문제가 됐지만 시간이 흐르며 천장에 때가 타 자연스럽게 타구 식별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SK는 넥센을 6-4로 눌러 KBO 최초의 돔구장 공식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김하성이 4회초 만루 상황에서 하영민(넥센)의 시속 142㎞짜리 높은 직구를 밀어 쳐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의 첫 홈런이자 고척돔에서의 프로야구 공식 경기 첫 홈런을 때려낸 김하성은 “시즌 전인데 기분 좋게 (정규시즌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시즌에 들어가서도 꾸준히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막내 구단 kt는 지난해보다 한결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과시하며 삼성을 5-4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고, 한화는 LG를 4-2로 누르며 5승1패로 단독 1위에 올랐다. 두산은 롯데를 8-3으로, 기아는 NC를 6-5로 따돌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미얀마Myanmar가 버마Burma에게

    미얀마Myanmar가 버마Burma에게

    미얀마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보다 두 번째가 더 좋다고. 처음엔 발전하지 않아서 불편하지만, 두 번째는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느낀다고. 그러나 어쩌나, 미얀마는 지금 격변하고 있다. 반세기 넘는 군사 독재가 끝나고 민주정부가 들어섰다. 나의 첫 미얀마 여행. 미얀마가 변해서 좋았다. 미얀마는 다시 버마가 될까? 최근 투자차 미얀마에 간다는 지인을 만났다. 사람들은 그와 마주칠 때마다 ‘어디 간다고 했지? 라오스? 캄보디아?’라고 묻곤 했었다. 만약 그가 미얀마가 아니라 버마라고 말했다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1983년 버마현재의 미얀마 수도 랑군현재의 양곤에서 일어났던 폭발사고 뉴스가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100년 이상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반세기 이상 자의 반, 타의 반 고립주의를 펼쳤던 사회주의 국가. 1958년부터 몇 차례의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사 독재와 권력의 부패로 내정이 어렵고 국민들의 삶이 곤란한 나라 말이다. 1974년부터 불려 왔던 ‘버마 사회주의 공화국’은 1989년 군사 정권에 의해 ‘미얀마 연합’으로 바뀌었다. 당시 수도 랑군은 양곤이 됐다. 양곤은 ‘갈등의 종식’이라는 뜻.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갈등이 금세 종식되지는 않았다. 1990년에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가 이끄는 NLDNational League for Democracy당이 압승을 거두었지만 조직적인 방해로 정권 이양은 좌절됐다. 지난 연말 양곤을 방문했을 때 미얀마는 반세기 만의 민주화를 눈앞에 둔 과도기였다. 25년 만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다시 치뤄진 총선에서도 결과는 역시 NLD당의 압승. 그러나 과거 실패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분위기는 낙관적 기대 속에서도 조심스러웠다. 삶의 풍경은 역사책 속의 버마와는 많이 달랐다. 콜라도, 양담배도, KFC도, 아메리카노도, 아웅산 수치 여사의 기념 티셔츠도 원 없이 유통되고 있으니, 미얀마는 이제 더 이상 닫힌 나라가 아니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나라다. 아직은 조금 불편할 뿐. 1989년 버마에서 미얀마로의 국명 개칭, 양곤Yangon에서 네피도Naypidaw로의 수도 이전 등 군사 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졌던 결정들이 다시 원상복귀될지는 미지수다. 더 급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으므로. 양곤은 다만 느릴 뿐 농담 같지만 사진만 보고도 한눈에 라오스나 캄보디아, 심지어 미얀마의 다른 도시와도 구분되는 양곤의 거리 풍경을 찾고 싶다면 오토바이가 열쇠다. 1999년부터 양곤 시내에서는 오토바이 운행이 금지되었기 때문. 우편배달부, 교통경찰 등 특수한 경우에만 예외가 적용된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없다는 사실이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직 택시미터기가 보급되지 않아서 요금을 흥정하고 타야 하는 상황. 후진적인 시스템이라고 툴툴 거리며 기본적인 ‘바가지’를 각오했지만, 결론적으로 상황은 그 반대였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바라보며 택시 안에 앉아 있자니 시시각각 요금이 올라가는 미터기가 없어서 오히려 다행인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기사는 내내 평상심을 유지한다. 그것은 마치 미얀마의 현주소, 그리고 사람들의 태도처럼 느껴졌다. 해외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그에 다른 경제 성장의 속도는 빠르지만 부족한 인프라 문제는 잦은 충돌을 일으킨다. 전력생산량이 부족해 정전도 잦다. 하지만 단련된 인내심과 낙관주의, 다문화를 초월하는 종교적 정체성 그리고 다소 내성적인 그들의 성격은 조급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100년이 넘는 영국의 통치조차 이 나라의 자부심과 심성을 흔들지는 못했다. 1948년에 독립에 성공하자 미얀마는 영어식 도로명을 모두 버리고 미얀마어로 교체했다. 그 자부심의 상징이 바로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다. 높이가 무려 100m나 되는 황금탑. 처음에는 고작 10m에 불과했던 탑을 10배 높이로 키운 것은 각 왕조와 백성들이 헌납한 금과 보석들만이 아니었다. 언제라도 찾아와 헌화하고 기름을 붓고 소원을 비는 마음들이 만들어낸 ‘공든탑’이다. 그 마음을 피부로 느껴 보라는 듯 쉐다곤 파고다는 맨발로만 입장할 수 있다. 돌마루를 걷는 맨살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것은 낮 동안 달구어진 지열의 온기다. 그리고 모든 것을 허락한다. 경건한 기복의 장소임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는 최고의 나들이 장소, 연인에게는 데이트 장소가 되어 주며, 한 해 76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의 호기심 어린 눈길까지 모두 받아 준다.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이데올로기의 자유는 통제됐다. 15년 넘게 정부의 감시와 연금 속에 살아야 했던 아웅산 수치 여사가 산증인이다. 15년 동안 통행조차 금지되었다는 그녀의 집 앞 도로는 이제 관광버스가 꼭 한 번 들르는 명소가 됐다. 아웅산 장군의 초상화 아래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과거에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녀의 얼굴이 박힌 티셔츠와 각종 기념품이 흔하게 목격될 만큼 미얀마 정치의 공기는 바뀐 상태다. 이제 남은 숙제는 크로니군부와 결탁해 부를 축적한 소수 기득권 세력의 개혁이지만 그것이 민주화보다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우리 역사의 투영일지도 모르겠다. ●높고 아름다운 탁발 문화 미얀마의 착한 기업들 미얀마에서 기부와 자선은 부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누구든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눈다. 스님들은 발우에 고기가 들어오면 고기를 먹고, 밥이 오면 밥을 먹는다. 또 발우가 넘치면 더 가난한 사람들과 나눈다. 미얀마의 사회적 기업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 나는 그것이 탁발 문화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예쁘고 좋으면 사야지 포멜로Pomelo 문전성시였다. 소수부족의 여성들이 수공예로 만들었다는 소품은 고리타분하지 않았다. 각 부족의 전통 유산을 모던한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소품들은 귀엽고, 세련되고, 컬러풀하며,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마음속으로 천 가방 하나를 점찍어 두고 가게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물건이 사라졌다. 예쁜 것을 보는 눈은 다 똑같은 모양이다. 또 놓치기 전에 천막천을 재활용한 것 같은 명함지갑은 나를 위해, 출산을 앞둔 후배를 위해 예쁜 유아용 턱받이를 하나 샀다. 아이가 착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포멜로가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자, 장애인 등 40개 이상의 파트너 그룹을 지원하고 있다. 쉽게 말해 수백명의 가난하지만 재능 있는 장인들이 포멜로를 통해 생계를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No (89) 2nd floor, Thein Phyu Road, Botataung Township, Yangon, Myanmar 10:00~22:00 +95 1 295 358 www.pomelomyanmar.org ▶강한 여자는 빵을 굽는다 양곤 베이크 하우스Yangon Bake House아메리카노와 달달한 케이크를 주문했다. 옆 테이블의 외국인은 브런치 메뉴의 햄버거와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역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미얀마의 평범한 빵집 풍경. 그러나 이 곳 역시 누군가에게는 ‘기회와 희망의 일터’다. 양곤 케이크 하우스는 여성들에게 10개월 동안 제빵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빈곤층 여성들의 삶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마련.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장에서 돈을 벌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빵 같은 기호식품을 그저 돕자고 먹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양곤 베이크 하우스의 빵과 케이크들은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맛있는 빵을 먹는 평범한 행위가 미얀마 여성들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니, 꿈의 이스트가 잘 부풀고 있다. Pearl Condo, Block C, Ground Floor, Kaba Aye Pagoda Road, Yangon, Myanmar 7:00~19:00 +95 1 925 017 8879 www.yangonbakehouse.com ▶미얀마 예술가들의 서바이벌 골든밸리 아트갤러리Golden Valley Art Gallery 골든밸리라는 동네 이름이 무색하게 관광버스가 접근할 수 없는 비포장 도로였다. 그래도 5분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족히 15분은 걸은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아트 갤러리. 44명의 미얀마 예술가들이 그린 200점의 작품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잠시의 어리둥절함을 접고 나니 한 장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서 있는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림 속 초상화의 주인공은 미얀마 미술계에 현대 서양화 화풍을 확립한 미술가 우바난U Ba Nyan이고 두 명의 남자는 그의 제자 두 테인 한U Thein Han과 현재 85세에 이른 우룬계U Jun Gywe다. 골든밸리 아트갤러리는 이들의 계보를 4대째 이어 오고 있다. 미얀마의 미술교육은 민간의 후원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다. 전업 작가로 생계를 꾸려 나가기 힘든 그들에게 작업 공간과 식사를 제공하고 작품 판매 대행하는 것이 바로 골든밸리 아트갤러리의 역할이다. 1987년부터 시작한 갤러리의 운영자 역시 화가 출신인 피터Peter와 비키Vicki 부부다. No. 54/D, Golden Valley, Bahan Township, Yangon, Myanmar +95 1 513621 www.gvmyanmarartcentre.com ●2개의 날개로 날다 세도나 호텔 양곤Sedona Hotel Yangon ‘오바마가 묵었던 호텔’이라는 설명은 꽤 함축적이다. 국빈을 모실 만큼의 호텔이라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하지만 오바마도 모르는 세도나의 이야기가 있다면, 이건 설명이 필요하다. ‘한 20분이면 도착합니다.’ 한밤중에 도착한 공항에서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드물다. 예상치 못했을 만큼 선선한 밤공기에 익숙해질 때 즈음 호텔에 도착했고. 체크인도 일사천리라 침대로 직행하는 길은 순탄하기만 했다. 2시간 반도 시차는 시차인지라 한국은 이미 자정을 훌쩍 넘긴 한밤중. 곯아떨어지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 커튼을 열었을 때 비로소 발견한 것은 통유리를 통해 훤히 안이 들여다보이는 욕실이었다.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는 스크린을 설치해서 넓은 공간감을 노린 설계다. 갈색 목재로 차분하게 마감한 객실은 세련되면서도 가볍지 않은 느낌. 호텔의 전체 인테리어를 관통하는 디자인 패턴은 미얀마의 그 유명한 우산빗살 문양이다. 로비의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거대한 유리조형물도 우산을 형상한 작품들이다. 벽면에도 카페트에도, 심지어 화장실 표지판 위에도 반복된다. 침대 조명의 생김새도 자세히 보니 접힌 우산 모양이다. 책상 위 등으로 시선을 옮기니 이건 미얀마의 전통칠기 밥그릇 모양이다. 양곤에 도착해 아직 어느 곳도 방문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그들의 자긍심 어린 문화유산들을 이미 호텔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사웅Saung라는 전통악기도 객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몇해 전 양곤에 왔을 때도 세도나 호텔에 묵었다는 동행이 그 사실을 이틀 후에 깨달은 이유는 우리가 머문 인야 윙Inya Wing이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신축 빌딩이었기 때문이다. 1996년에 세운 가든 윙Garden Wing과 합하면 총 객실 수가 797개나 된다. 이미 맛과 서비스로 소문난 가든 윙의 레스토랑들이 있으니 인야 윙에서는 부대시설을 늘리기보다는 세련된 스타일과 품격에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보였다. 29층 높이에 431개의 객실과 미얀마 최대 규모라는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 사우나와 자쿠지, 수영장과 테니스 코스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요가와 줌바Zumba 클래스 콘텐츠도 확보했다. 식음료 시설로는 올데이 다이닝이 가능한 드퀴진D’Cuisine과 듣기만 해도 시원한 아이스바Ice Bar만 추가했다. 세도나 호텔에는 미얀마 디자이너 모 홈Mo Hom의 부티크숍이 입점해 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파리로 패션 공부를 떠나기 전 그녀가 세도나의 모기업인 케펠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는 것. 이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돌아온 그녀의 의상들은 미얀마 전통 원단을 사용하고 있지만 파리에서도 도쿄에서도 통할 만큼 모던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품숍은 명품 시계 브랜드인 프랭크 뮬러Franck Muller와 바케 & 스트라우스Backes & Strauss다. 객실의 욕실 어메니티는 록시땅 브랜드로 통일하여 여성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2011년 테인 세인Thein Sein 대통령 취임부터 민주화 개혁 개방을 추진해 온 미얀마는 2014년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 이후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의 실질 GDP 성장률은 8%대 후반. 그 징표가 바로 호텔 업계의 활황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몰려들면서 호텔 수요가 급증했고, 이미 세계적인 체인들이 속속 추가 건설을 발표한 상황. 이런 환경에서 싱가포르 계열의 호텔 세도나가 기존 호텔의 규모를 2배로 확장한 것은 선견지명이 분명하다. 호텔에서 불과 15분만 이동하면 유럽풍 건물 사이로 노점이 어지럽고 급격히 늘어난 차량의 숫자로 교통지옥을 이루는 변화의 길목에 접어드는 도시. 세도나 양곤호텔은 그곳으로부터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경계선에서 바깥세상과의 접점으로 존재하고 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넓고 푸른 인야 호수는 양곤에 있는 2개의 호수 중 하나이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집을 품고 있는 곳이다. 한국도 멀지가 않았다. 호텔 바로 맞은편에는 베트남 시행사 HAGL이 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대형 쇼핑몰 미얀마 플라자가 12월 초에 개장했다. 미얀마 최고급 쇼핑몰로 더 페이스샵, 토니모리, 비타 500, 락앤락 등도 입점한 상태였다. 한식당 서라벌, 디저트 브랜드 K스노우맨도 개점했다. 요즘 미얀마의 외식계의 핫 아이템은 패스트푸드점, 그 중에서도 지난해 10월에 들어온 KFC. 미얀마 플라자에서 과연 그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도나가 시범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10월과 그랜드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올해 3월 사이에는 단순히 5개월이라는 시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이 진행된 총선과 그 결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미얀마의 개방을 생각하면 두 지점의 미얀마는 어쩌면 전혀 다른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새가 양쪽 날개로 날아가듯, 미얀마도 균형을 찾지 않겠는가. 세도나의 2개 윙이 클래식과 모던이라는 조화를 이루었듯 말이다. 케펠 랜드Keppel Land Hospitality Management세도나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케펠 랜드 호스피탤리티 매니지먼트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과 만달레이의 세도나 호텔뿐 아니라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서도 세도나 스위트Sedona Suites를 운영 중이다. 세도나 호텔 양곤Sedona Hotel Yangon No. 1 Kaba Aye Pagoda Road, Yankin Township Yangon, Myanmar +95 1 860 5377 www.sedonahotels.com.sg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노중훈 취재협조 세도나 호텔 양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트장 같은 ‘숲속의 헌책방’… 나도 영화 속 주인공 돼 볼까

    [명인·명물을 찾아서] 세트장 같은 ‘숲속의 헌책방’… 나도 영화 속 주인공 돼 볼까

    100년 넘는 책까지 13만권 빼곡… 서점 밖엔 ‘내부자들’ 안상구·우장훈이 삼겹살 구워 먹던 평상도 부정하고 싶은 현실 이야기를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연출한 영화 ‘내부자들’은 지난해 말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이 영화는 대통령을 꿈꾸는 국회의원과 신문사 논설주간, 대기업 회장 등 우리 사회에서 잘나가는 ‘갑질’ 인생들과 이들에게 맞서 싸우는 열혈검사와 정치깡패 이야기를 다뤘다. 안가로 보이는 비밀스러운 술집과 검은색 고급 승용차들, 나이트클럽, 대형 컨테이너박스가 즐비한 항만, 철거 직전의 허름한 도심의 아파트 등이 주요 장소로 등장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하지만 차갑고 살벌한 범죄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이색적인 장소가 하나 등장한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 중반쯤 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거대 괴물들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를 계획하다 오히려 쫓기게 된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가 우장훈(조승우) 검사와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서울을 빠져나간 뒤 비포장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우 검사의 아버지 집이다. 실내에 불이 켜지자 수많은 책장에 빼곡하게 꽂혀 있는 헌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책이 수만권은 족히 넘어 보인다. 실내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깊은 산속에 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한 안상구는 눈길을 여기저기로 돌리며 책장과 책장 사이로 난 좁은 통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간다. 영화 촬영을 위해 산속에 꾸민 세트장 같지만 이곳은 실제로 존재한다. ‘숲속의 헌책방’으로 불리는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에 있는 새한서점이다. ‘내부자들’에서 이곳은 유일하게 낭만적이고 푸근한 장소로 꼽힌다. 영화는 2014년 8월 24~26일 3일간 새한서점에서 찍었다. 지난 11일 중앙고속도로 단양IC를 빠져나와 S자에 가까운 급커브 경사길을 10여분간 달리자 현곡리 마을이 나타났다. 여기에서부터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도로를 타고 고개를 넘어 산속으로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을 하며 1.2㎞를 더 들어갔다. 그러자 산골짜기 경사진 땅에 비스듬히 서 있는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건물에 달린 흰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서점 같아 보이는 구석은 하나도 없지만 가까이 가 보니 새한서점 간판이 걸려 있다.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산뿐이다. 들리는 것은 시냇물과 산새 소리 등이 전부다. 이런 곳에 서점이 있다니. 안상구와 우장훈이 은신처로 택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책이 넘쳐났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수많은 책장에 책이 가득 꽂혀 있고, 바닥 여기저기에도 책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총 13만권에 달한다고 한다. 실내 바닥은 그냥 맨땅이다. 그러다 보니 책장과 책장 사이 바닥에는 돌이 박혀 있다. 오래된 나뭇잎도 뒹굴어 다닌다. 서점 안 풍경이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국내소설, 외국소설 등 도서분류법에 따라 570가지로 꼼꼼하게 분리돼 있다. 발간된 지 100년이 넘는 책도 있다. 서점 밖에는 영화 속에서 안상구와 우장훈이 삼겹살을 구워 먹은 평상이 자리잡고 있다. 서점 규모는 총 350여㎡ 정도다. 새한서점 주인은 이금석(65)씨다. 이씨는 고향 제천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 학창 시절을 보낸 뒤 1979년 헌책방을 시작했다. 서울 답십리, 길음동, 제기동 등에서 30년 가까이 헌책방을 운영했다. 서점 이름은 항상 ‘새한서점’이었다. ‘새로 한다’, ‘New korea’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당시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씨의 서점은 꽤 유명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향이 그리워졌다. 시골로 내려가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민 끝에 귀향을 결심하고 고향에서 헌책방 할 곳을 찾았다. 제천을 1순위로 후보지를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자 인근 단양으로 눈을 돌렸다. 이씨는 폐교돼 방치된 단양 적성초등학교에 홀딱 반했다. 그는 2002년 자식과도 같은 헌책들을 데리고 혼자서 단양으로 내려와 적성초교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적성초교 운동장에 야영장 등 부대시설을 마련해 외지인들을 유치할 계획도 세웠지만 자금에 여유가 없어 서점만 운영했다. 위기는 시작과 함께 닥쳤다. 온라인 판매 수입으로는 한 달에 100만원인 폐교 임차료를 내는 게 버거웠다. 1년 동안 임차료와 운영비 등으로 1400여만원을 썼다. 이때는 권상우와 김하늘이 출연한 영화 ‘청춘만화’를 이씨 서점에서 찍었다. 이씨는 7년간 머물렀던 적성초교를 떠나기로 하고 현재의 서점이 있는 현곡리에 놀고 있는 계단식 논 400여㎡를 사들였다. 이어 적성초교에서 쓰던 책장을 옮겨와 책들을 정리한 뒤 천막으로 덮었다. 바닥공사는 따로 하지 않고 흙바닥을 그대로 썼다. 책이 워낙 많다 보니 책을 옮기는 데 무려 8개월이나 걸렸다. 공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나 눈이 오면 책이 젖을까 걱정이 되고, 여름에는 서점 안이 찜통으로 변했다. 결국 중고 패널을 구해 다시 지붕을 덮었고, 폐교에서 나오는 마룻바닥 등을 가져다 사무실을 만드는 등 서점 여기저기를 꾸며 지금의 새한서점이 완성됐다. 2012년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으로 유명세를 탔다가 잊혀 갔던 새한서점은 ‘내부자들’의 큰 성공으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말에는 전국 각지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외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적성면사무소에는 새한서점 가는 길을 물어보는 전화가 이어진다. 새한서점에서 만난 박종만(26·경기 부천)씨는 “영화 ‘내부자들’을 보고 기억에 오래 남아 새한서점을 오게 됐다”며 “산속에 이런 서점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속에서 수많은 책을 접하니 갑자기 책이 보고 싶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한서점은 홈페이지나 전화 등으로 책을 주문하면 이씨가 정성스럽게 포장해 택배로 보낸다. 지금도 책은 계속 보충되고 있다. 문을 닫는 서점들이 처분하고 남은 책을 이씨에게 보내고 있다. 매출은 시원치 않다. 한 달에 100권 정도 판매한다. 하지만 이씨는 지금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공기도 좋고 가끔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다”며 “오래된 책들로 책 전시관을 만드는 게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난민캠프에 울린 중국 예술가의 피아노 선율? 전쟁을 극복한 예술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1만 3000여명의 발이 묶인 그리스 이도메니아의 난민 캠프에서 피아노 콘서트를 마련했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 난민 캠프에서 열린 피아노 연주 소식을 전했다. 피아노가 설치된 간이무대에는 소형 그랜드 피아노가 놓였고, 난민들은 비닐을 손으로 들어 천막을 친 채 시리아 난민 누르 알 크잠(24)의 연주를 들었다.  피아노를 기증한 사람은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였다. 크잠은 피아노를 배웠지만 전쟁 때문에 중단해야 했다. 크잠은 “3년 만에 처음 피아노를 만져본다”며 “그동안 너무 불안했는데, 오늘은 피아노에 다시 손을 올려놓을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공연이나 콘서트가 아니다”라며 “삶 그 자체이고, 전쟁을 극복한 예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전 먼저 떠난 남편이 있는 독일로 조만간 이동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다. 마케도니아가 국경을 폐쇄하면서 이도메니 난민 캠프에는 크잠 등 1만 3000여명의 난민이 발이 묶여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중동의 난민이 거쳐 가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들과 머물렀다. 난민들이 착용했던 1만여 개의 구명조끼로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을 덮은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등 유럽 전역에서 난민을 위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북 야영장 27% 미등록… 연계 법률 미비 처벌 못해

    야영장 등록제가 시행됐으나 관광진흥법과 연동되는 법률이 개정되지 않아 미등록 야영장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야영장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 야영장 등록제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령은 야영 편의를 제공하는 사람은 일정한 안전시설을 갖추고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 84개 야영장 가운데 27%인 23곳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관광진흥법은 야영장 등록 대상을 천막 1개당 15㎡ 이상인 곳으로만 정해 법률 개정 이전에 만들어진 15㎡ 이하의 소규모 야영장은 안전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미등록 야영장을 적발해 처벌한 사례는 1건도 없다. 이는 관광진흥법과 연동되는 건축법, 농지법, 산지관리법 등이 개정되지 않아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관광진흥법과 연동된 법률이 개정되면 미등록 야영장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야영업 등록 기준을 위반하는 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관련 법률 미비로 미등록 야영장 처벌 못 해

    야영장 등록제가 시행됐으나 관광진흥법과 연동되는 법률이 개정되지 않아 미등록 야영장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야영장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야영장 등록제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령은 야영 편의를 제공하는 사람은 일정한 안전시설을 갖추고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 84개 야영장 가운데 27%인 23곳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완주군의 경우 21곳 가운데 11곳, 부안군은 6곳 중 4곳이 미등록 야영장이다. 더구나 관광진흥법은 야영장 등록 대상을 천막 1개당 15㎡ 이상인 곳만 등록 대상으로 정해 법률 개정 이전에 만들어진 15㎡ 이하의 소규모 야영장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부안군 변산면 S캠핑장은 일반텐트 300개를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등록을 하지 않았다. 무주군 설천면 D글램핑장은 글램핑장 20동을 운영하고 있으나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미등록 야영장을 적발해 처벌한 사례는 아직 1건도 없는 실정이다. 이는 관광진흥법과 연동되는 건축법, 농지법, 산지관리법 등이 개정되지 않아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관광진흥법과 연동된 법률이 개정 완료되면 미등록 야영장을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야영업 등록 기준을 위반하는 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단독] “위안부 할머니 분향시설이 혐오스럽다?” 경찰, 철거 요구 논란

    [단독] “위안부 할머니 분향시설이 혐오스럽다?” 경찰, 철거 요구 논란

    지난 15일 지병으로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최모 할머니에 대한 분향시설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혐오감을 줄 수 있다”면서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위안부 할머니 분향소를 특정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18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16일 ‘소녀상’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전 일본대사관 앞에 최 할머니에 대한 분향소를 마련하려고 하자 경찰이 “혐오감을 줄 수 있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이같은 사실은 17일 열린 제1218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대책위 학생의 자유발언으로 알려졌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장에 있던 경찰이 ‘누군가에겐 혐오감을 줄 수 있고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혐오시설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하며 분향소 철거를 요구해 논쟁을 빚었다”면서 “일단은 설치를 한 뒤에 대책위 측에서 더 논의를 하기로 하고 상황이 일단락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초와 향이 없으면 괜찮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대책위는 우선 48시간 동안 분향시설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분향소를 설치했다. 대책위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소녀상을 지켜주세요’에도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대학생들이 소녀상 옆에 간소한 분향시설을 마련했지만 경찰에서 분향소가 ‘혐오시설’이라며 철거할 예정이라고 한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삶을 다시 생각하며 애도를 표하고 명복을 비는 것이 어찌 혐오가 된단 말이냐”는 항의글이 게재됐다. 네티즌들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는 공간에 대해 어떻게 ‘혐오스럽다’는 말을 할 수가 있느냐”, “분향소가 혐오시설이냐”며 반발했다.논란이 불거지자 다음날인 17일 오전 대책위 측은 서울시경찰청 관계자로부터 “철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혐오시설’이라고 언급된 데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적절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당시 현장에 있던 담당 형사는 ”도로에 탁자를 이용해 분향시설을 무단 설치하려고 하길래 도로법 위반이라고 설명을 했다“면서 ”특히 일부 집회 현장에 종종 등장하는 상여나 관 같은 것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혐오감이나 불쾌함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무리 ‘관혼상제’의 한 부분일지라도 일부에게는 혐오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상여나 관, 분향소 등에 대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도로를 점거하는 자체가 불법이라는 얘기다. 특히 경찰은 오히려 학생들의 농성과 추모시설 운영이 ”엄연한 불법“인데 ”많이 신경쓰고 있다, 봐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인도나 도로를 차지하는 ‘시설’을 설치하려면 관할 구청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분향용품 뿐 아니라 일반적인 천막 등도 모두 허가 대상“이라면서 ”학생들이 전혀 허가를 받지 않은 상황이라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설치를 했고, 오히려 우리가 구청에 (철거) 협조를 구하지 않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된 ‘국민적 부분’이 있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건물 입주’ 갈등 격화…상인들 총궐기 발대식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건물 입주’ 갈등 격화…상인들 총궐기 발대식

    300여명 집회…경찰과 몸싸움도 수협, 철제 기둥으로 주차타워 폐쇄 완공 4개월째 입주한 상인 ‘0명’…새달 15일 입주 시한 앞두고 충돌 “바지락 사러 왔는데, 아지매 어디 갔어요?” “데모하러 갔어. 오늘은 만나기 힘들어.” 15일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점포를 찾은 손님의 질문에 원래 장사를 하는 아내와 아들 대신 가게를 지키던 김모(72)씨가 말했다. 이날 노량진수산시장에 문을 연 점포는 절반도 안 됐다. 불을 켠 집들도 비닐천막으로 생선 판매대를 덮은 채 그냥 자리만 지키는 수준이었다. “작년 10월에 이 옆에다 새로 수산시장 건물을 지었는데, 상점은 좁고 임대료는 비싸서 4개월째 아무도 안 가. 오늘 본격적으로 데모를 시작하는 거야.”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수산시장 현대화 건물 정문 앞에서 시장 상인 3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전통시장 사수 총궐기 발대식’이 열렸다. 새 건물에 입주하지 않겠다는 상인들의 반발은 6개월째다. 상인 박모(58)씨는 “새 건물은 천장이 낮고 칸막이도 있어서 수산시장이 아니라 동네 마트 같다”고 했다. 다른 상인은 “영업 면적이 현재 약 11㎡(3.3평)에서 4.9㎡(1.5평)로 줄어 수족관은커녕 냉장고도 못 놓는다”며 “목이 가장 좋은 매장의 월세는 현재 50만원에서 71만원으로 뛰게 된다”고 한숨 쉬며 말했다. 전날 오후 시장을 관리하는 수협중앙회에서 상인들이 차량을 주차하는 주차타워을 철제 기둥으로 폐쇄하면서 상인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상인 최모(43·여)씨는 “상인들의 영업을 방해하려는 수협의 행동이 도를 넘어섰다”며 “주차장에 딸린 현금인출기도 정전을 핑계로 문을 닫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주차타워 노후화로 콘크리트 박리현상이 일어나 안전 문제 때문에 폐쇄했다”며 “가게 면적도 옛 시장과 새 건물 모두 1.5평으로 같으며 그간 상인들이 통로를 무단으로 사용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월세도 1.5평에 대해서만 받고 있다”고 했다. 당초 낮 12시까지 끝낼 예정이던 집회는 오후 2시까지 이어졌다. 수협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 상인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 사이에 몸싸움이 빚어졌고, 일부 상인들은 망치를 이용해 주차장을 막아선 철제 기둥을 부수기도 했다. 현재 새 건물에 입주한 상인은 한 명도 없다. 수협은 지난달 15일까지 상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말까지 입주를 마치려 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3월 15일로 새 건물의 입주 시점을 늦춘 상태다. 이를 위해 수협은 새 건물의 매장 자리를 정하는 온라인 추첨을 지난 10일부터 시작해 19일까지 진행한다. ‘생존권 쟁취’라고 적힌 붉은색 조끼를 입은 상인들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늦은 점심을 청했다. 그사이로 수협이 내보내는 방송이 들려왔다. “추첨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3월 16일부터는 현재 시장은 철거되므로 영업점을 잃게 됩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