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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체위기 동춘서커스 “옛 영광 다시 한번”

    해체위기 동춘서커스 “옛 영광 다시 한번”

    서커스는 부활할까. 해체 위기에 몰린 84년 전통의 동춘서커스가 14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재기의 몸짓을 펼쳐보인다. 동춘서커스는 1925년 일본 서커스 단원으로 활동하던 박동춘씨가 창단한 한국 최초의 서커스단이다. 한창 호황을 누리던 1960~70년대는 250명이 넘는 단원을 보유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나 1980년대 이후 급속도로 쇠락했다. 관객도 줄고, 무대에 설 사람도 줄어 중국 곡예사로 공연 대부분을 대체한 지 오래다. 지난해 경제위기와 신종플루로 지방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최근엔 서울 청량리 수산시장 옆 공터에 천막을 치고 하루 두세 차례 공연을 하며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하남문화예술회관 박만진 팀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이 서커스 공연을 즐길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어릴 적 천막 속의 아련한 추억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이다.”라며 “이번 공연에 시민들이 많은 호응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당초 동춘서커스는 하남문화예술회관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춘서커스의 안타까운 실상이 알려지자 수원시 시설관리공단이 수원야구장 주차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하는 등 재조명을 받으면서 일단 해체를 연기한 상태다. 동춘서커스는 이번 공연에서 중국 국립산 동성기예단과 함께 100분 동안 17개의 고난도 묘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031)790-797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창동에 2013년 복합공연장 건립

    창동에 2013년 복합공연장 건립

    서울시가 동북부 문화예술의 구심점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도봉구 창동 ‘창동공연장’이 대공연장 등을 갖춘 대규모 복합 공연장으로 건립된다. 서울시는 창동공연장의 민자사업자로 ㈜옐로우나인 등 7개사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공연장의 규모를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창동공연장은 옛 천막공연장 부지 1만 1488㎡에 지하 1층, 지상 4층, 총면적 1만 9829㎡ 규모로 건설된다. 대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3022석)의 절반 정도인 1500석 규모이며, 선 채로 관람하는 스탠딩 공연 때 일부 좌석을 치우면 총 3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창동공연장에는 700석 규모의 중공연장과 어린이 전용 공연장(300석), 창작스튜디오 등도 들어선다. 시는 이곳을 대중음악,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전문공연장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한남동 공연장(2011년 완공), 세종문화회관과 연계해 서울의 문화예술 거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공연장 건립에는 총 438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13년 완공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속초관광수산시장 전천후 장터로

    강원 속초지역 전통시장인 속초관광수산시장(옛 중앙시장)이 전천후 장터로 바뀐다. 속초시는 전통시장 환경개선 사업의 하나로 속초관광수산시장의 명동로에 비가림시설공사 구조물 조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설치공사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명동길 비가림시설 설치공사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의 어물전·닭전골목 비가림시설 사업에 이은 세 번째 사업이다. 사업에는 국·도비 등 모두 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창성문구사부터 강릉떡방앗간까지 연면적 1500㎡에 길이 180m 구간에서 진행된다.시는 지난달 초 차 없는 거리와 연계해 소방시설과 화강암으로 보도정비를 모두 완료한 데 이어 조립식 철골 구조물의 설치는 11월 중순까지, 천막은 12월 중순까지 설치하는 등 올해 말까지 모든 비가림 시설공사를 마칠 계획이다.명동로의 비가림시설이 완료되면 전통시장내 대부분 지역에 비가림시설이 설치돼 날씨에 상관없이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 지역 상인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같은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전통시장의 매출도 예전보다 크게 개선되고 있다.속초관광수산시장활성화구역 관계자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에 힘입어 예전에 비해 고객은 30%, 매출은 2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속초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전통시장내 비가림시설, 주변 교통체계 개선, 대형 주차장 조성, 빛의 거리 조성,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2006년부터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채용생 속초시장은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시장 상인들의 의식 개선을 통해 깨끗하고 정감어린 전통시장의 특색을 살리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깊어가는 가을… 지자체 축제속으로

    깊어가는 가을… 지자체 축제속으로

    “깊어 가는 늦가을의 정취를 남도에서 만끽해 보세요.” 남도의 멋과 맛, 향이 가득 담긴 가을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광주김치문화축제, 남도음식문화축제, 대한민국 국향대전, 벌교 꼬막축제 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 남도의 맛·멋·향에 빠지고 전남 함평에서는 29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열린다. 함평엑스포공원 일대 159만㎡의 공간이 국화로 만든 숭례문, 마법의 성, 황소 조형물, 곤충 모형 작품 등으로 형형색색 꾸며진다. 국화작품 전시관에서는 국화분재, 입국, 현애국, 입국다간작 등 수백점의 국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나비생태관에는 국화동호회원들이 1년간 가꾼 550여점의 국화작품 분재가 전시되며, 낙엽과 억새 등 가을 이미지를 배경으로 메뚜기와 나비 등 모두 11종 1만여마리의 곤충을 볼 수 있는 풀벌레관 등도 운영된다. 영암군도 같은 기간 군서면 왕인박사 유적지 일대에서 ‘왕인 국화축제’를 연다. 왕인공원 일대가 각종 국화로 꾸며지고,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재배한 국화 분재와 입국 등 4만여점이 전시된다. 광주 북구는 2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구청광장에서 다륜대작·국화분재·백일홍 등 100만송이를 선보인다. 순천시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낙안읍성에서 ‘남도음식문화 큰잔치’를 개막한다. 남도음식전시관에서는 도내 20개 시·군의 대표 음식이 전시, 판매된다. 프랑스 음식과 중국 닝보(寧波)시 음식 시식관 등도 운영된다. 허영만 화백 팬 사인회, 음식기네스 도전, 로컬푸드 포럼 등이 열리며 1㎞가 넘는 ‘세계 최장 인절미’를 순천 찹쌀로 만드는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광주김치문화축제는 개막 5일째인 28일 현재 25만명이 넘는 인파가 행사장을 찾을 정도로 성황이다. 남도의 젓갈 등 각종 해산물로 버무린 여러 가지 김치를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 판소리를 대표하는 ‘서편제 보성소리 축제’도 다음달 7~8일 보성군 체육관에서 열린다. 전국 판소리 고수 예선과 조상현, 성창순, 안숙선, 김일구 등 인간문화재와 명창들의 공연도 이어진다. 한편 각 지자체는 최근 유행하는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행사장에 열감지기, 손소독제 등을 설치하는 등 ‘안전 축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지리산서 걷고 보고 즐기고 5개 시·군 함양서 새달 6~7일 문화제 지리산의 자연·문화를 소재로 한 축제가 다음달 초 경남 함양에서 열린다. 함양군은 28일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11월6~7일 함양읍 상림공원 야외무대에서 ‘제4회 지리산 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 문화제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생활 터전으로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주최로 각계 문화예술인들과 결합해 개최하는 행사다. 2006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을 시작으로 하동군 평사리 공원, 남원시 실상사 등 해마다 지리산권 시·군을 돌며 열린다. 영·호남이라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지리산권의 공동체가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리산권 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경남, 전남·북 3개도와 경남 하동군·함양군·산청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등 5개 시·군의 20개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 축제는 ‘강과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열린다. 6일 전야행사로 ‘찾아가는 마을영화관’이 열리며 7일에는 지리산 권역 65세 이상 어르신들 장수(영정) 사진 찍어 드리기, 지리산과 섬진강을 노래한 작가들의 팬 사인회, 천년 숲 상림 생태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시낭송, 노래공연, 대동놀이 등 공연마당에서는 노래패 공연, 이원규 시인의 시낭송, 가수 한영애의 공연 등이 열린다. 나무공예체험, 가을걷이(도리깨), 새끼줄 빨리 꼬기 대회, 토우 만들기, 천연염색, 천연비누 만들기, 인디언 티피(천막집) 만들기 등 체험행사와 토종씨앗 나누기, 지리산반달곰 사진전시, 지리산 길과 사람 사진전, 지리산 아이들 글과 그림전시, 지리산 환경훼손 사진전 등의 전시마당 행사도 마련된다. 함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현장&이슈] 신종플루로 취소된 행사장 처리 어쩌나

    [현장&이슈] 신종플루로 취소된 행사장 처리 어쩌나

    지자체들이 올가을 대규모 축제와 행사를 추진하다 신종플루라는 복병을 만나 이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일부 지자체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임시로 행사장을 지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철거해야 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옹기엑스포(9일~11월8일)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행사는 치르지 않고 신종플루 확산 전에 건립한 전시관만 한시적(2일~11월8일)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조직위는 다음달 8일 전시가 끝난 뒤 전시관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울산지역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만큼 상설 운영하자는 의견과 안전 등의 문제로 예정대로 철거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방문객 줄이어 전시공간 활용 ‘필요’ 옹기엑스포 조직위는 지난 9월 말 울산대공원 남문광장 인근에 총 9억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전통옹기관(1062㎡·4억 5000만원)과 세계전시관(475㎡·2억 2000만원), 옹기과학관(562㎡·2억 7000만원) 등 3개의 가설 전시관을 설치했다. 문화예술계와 일부 시민들은 전시관이 부족한 지역의 현실을 감안해 내년 옹기엑스포 때까지 상설 운영하거나 다른 용도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다. 이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시관을 1개월만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철거하면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전통옹기관은 지역별 옹기를 비롯해 양조장, 한약방, 우물가, 사랑방 등 다양한 옹기 810여점을 전시해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학관도 구수한 팔도 사투리와 실제 가마 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연출해 지역별 옹기 특성을 다양한 이미지와 그래픽, 음향효과로 소개해 옹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3개 전시관에는 28일 현재 3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미협 주한경 회장은 “전시가 끝나고 시설을 철거한다는 것은 너무 아쉽다.”면서 “전통옹기관과 세계옹기관 등을 내년까지 전시공간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 김모(38·여·울산 남구)씨도 “전시된 다양한 옹기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라는 학생들에게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설 전시관 장기간 운영 ‘어려움’ 반면 조직위 등은 가설 전시관 특성상 장기간 사용에는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3개 전시관은 철구조물이지만 가설 건축물이라 지붕이 천막으로 덮여 있다. 장기간 쓸 경우 강풍이나 비 등의 자연재해와 화재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워지기 전에 철거할 예정이라 난방시설도 없다. 또 옹기 전시가 목적인 가건물에서 전시회 등 다른 문화행사를 하면 관람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조직위로서는 부담스럽다. 한국전통옹기관에 임대 설치된 810여점의 옹기는 계약에 따라 반환해야 해 현실적으로 전시를 연장하면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 옹기엑스포가 계획과 달리 행사가 축소돼 울산대공원이 아닌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 한 곳에서만 열리는 만큼 전시관을 철거한 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미술협회 등 일부 문화예술단체에서 활용계획의 문의가 들어오지만, 계획대로 다음달 8일 전시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테마 스토리 서울] (17) ‘서울속 파리’ 서래마을

    [테마 스토리 서울] (17) ‘서울속 파리’ 서래마을

    “마담, 쥬 푀 부 제데?(Madame, Je peux vous aider·부인,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쥬 부 두와 콤비앙?(Je vous dois combien·계산 좀 해주세요?)” 지난 20일 오후 서초구 반포 4동 서래마을에 있는 한 제과점. 희끗희끗한 머리의 외국인 여성이 바게트빵을 들고 계산대 앞으로 다가갔다. 젊은 한국인 여종업원이 부드럽게 불어로 물었다. 가게 안 곳곳에 불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랑스인들이 눈에 띄었다. 맞은편 카페에는 어린 딸과 함께 간식을 먹으러 온 바스칼(45) 부녀도 있었다. 한국에 온 지 4년이 넘었다는 그는 딸 레아(8)를 외국인학교에 보내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서울프랑스학교’의 하교시간이 되자 서래마을 골목길에 갈색, 금발 머리의 프랑스 어린이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불어로 재잘대며 얘기하는 통에 마치 한국인들이 프랑스에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드는 곳이다. 반포 4동과 반포1동에 걸쳐 있는 서래마을은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해 ‘서울 속의 파리’로 알려진 외국인마을. 이를 나타내듯 서래로(路) 양 옆엔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함께 걸려 있다. 빨강, 흰색, 파랑의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유색 보도블록도 설치돼 있다. 길가엔 검은색 인테리어에 빨간 천막으로 포인트를 준 스파게티집, 통유리가 시원스레 펼쳐진 레스토랑까지, 멋스러운 가게들이 즐비했다. 프랑스식 가정요리 전문점 ‘떼레메르’에서 일하는 김모(34)씨는 “이 곳을 찾는 프랑스인들은 두어시간 동안 천천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다. 하지만 의외로 비싼 음식은 시키지 않는 ‘짠돌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서래마을은 현재 반포 15차 한신아파트가 있는 곳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1925년 대홍수 때 피해를 입고 이주해와 터전을 잡으면서 형성됐다. 서래마을이란 이름도 마을 앞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해서 불리게 됐다. 30여년 전만 해도 슬레이트 지붕의 주택이 듬성듬성 위치했던 이곳은 1985년 프랑스학교가 한남동에서 이전해오면서 지금의 프랑스인 중심의 고급단지로 변모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40%인 400~500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교육여건 외에 프랑스인들을 이곳으로 끌어당기는 비결은 무엇일까. 서초구 관계자는 뛰어난 치안과 조용한 경치 등을 손꼽았다. 실제 폐쇄회로(CC)TV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외교관 남편을 따라 지난달 이곳에 정착한 세니얼(48)씨는 “빌라 형태의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환경과 친절한 이웃들이 이국땅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캠퍼스 라이프]

    개교 11주년 맞이 행사 다채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20일 개교 11주년을 맞아 교내 건물 이름을 ‘본관’은 ‘지혜관’, ‘강의동’은 ‘진리관’, ‘진학관’은 ‘은총관’으로 바꾸고 14일 현판식을 갖는 등 행사를 마련한다. 11월9일에는 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지역사회 보건복지서비스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신종플루 의심환자 치료 나서 ●전남대병원 환절기가 되면서 병원1동 별관 후문에 신종플루 진료소(062-220-6803, 6955)를 마련하고 의심환자 치료에 들어갔다. 앞서 8동 응급의료센터 앞에 전문검진버스를 주차해놓고 환자 대기소인 천막 2동을 설치, 신종플루 검사 등을 해왔다. 국기게양대 200개 설치 ●선문대 최근 중앙도서관 앞에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국기게양대 200개를 설치했다. 각국 유학생들이 교정에 펄럭이는 자국 국기를 보며 연구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등 46개국 국기가 걸려 있다. 이 대학은 올해 안에 100여개국의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 [데스크 시각]민주, 버려야 산다/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민주, 버려야 산다/박찬구 정치부 차장

    덕지덕지 때 묻은 스티로폼과 은박지 깔개, 두 손으로 여민 얇은 홑이불이 전부였다.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경사진 진입로에 ‘용산 유가족’은 그렇게 둥지를 틀었다. 또 다른 ‘용산 유가족’이 아래쪽에서 주섬주섬 잠자리를 챙겼다. 그녀들 옆에는 ‘보장하라’는 글과 함께 ‘생존권’이 피켓 속에 갇힌 채 널브러져 있었다. 같은 시각, 공사가 한창인 신청사 앞 서울광장에서는 요란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러분, ‘함께’ 불러요.” 가수의 외침이 이어졌다. 지난 추석 연휴 전날 밤이었다. ‘용산’은 세기 초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야만(野蠻)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용산참사에서는 정부도 정치도 보이지 않는다. 여당은 그렇다 치고 제1야당도 대안과 지평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의 시계는 용산참사 현장에서 멈춰 버린 듯하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버거운 숙제를 짊어지고 우왕좌왕하는 몰골이다. 박원순이 고소당하고, 김제동이 퇴출되고, 손석희가 압박을 받아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목소리는 “정치 보복”에서 그치고 만다. 상황 타개를 위한 어떤 기제도, 동력도 민주당에서는 찾을 수 없다. “여당 내 쇄신 기류가 묻힌 1차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민주당이 허약해 여당과 정부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의 위기는 낯설지 않다. 지난 대선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보개혁 진영이 패배를 예감할 때다.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안팎에서는 대선보다는 ‘대선 이후’를 고려해 정책정당의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었다. 정체성 논쟁이다. 하지만 미련은 눈앞의 대선에 집착했고, 인물에 매달렸다. 그로부터 2년 후 민주당은 여전히 대안과 비전에서 뒤처지고 있다. “그때 ‘대선 이후’를 제대로 고민했다면….” 가정법은 어리석다. 당시 상황 타개를 위한 승부수도 거론됐다. “수도권 386 의원들이 모두 의원직을 내놓자.” 무위로 끝났다. ‘희생’하고 ‘헌신’하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7일 23차 라디오 연설 이후 새로운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다. 연설문에는 경기 포천시의 장애인 직업시설에서 만난 전현석씨와 구리시 재래시장의 어느 할머니가 등장한다. 이 대통령은 “코끝이 찡”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힘내십시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민생 사례를 언급하며 여론의 감성에 호소했다. 한 야권 인사는 “그건 우리의 영역이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레토릭의 변화가 우호적인 정치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수사에 그칠 수 있다. 말과 실천은 별개라는 얘기다. 두고 볼 일이다. 야권 인사의 탄식은 그보다는 민주당이 의제 설정(어젠다 세팅)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됐다. “정 후보가 당선됐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용산참사 현장에 천막을 치고 ‘용산 지킴이’가 된 한 신부의 마중 인사에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땅바닥에 머리를 박고 흐느꼈다고 한다. 역시 가정법은 무의미하다. 그 신부는 민주당의 역할 부재를 지적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민주당의 무능함은 안줏거리로 회자될 정도다. 최근 일이다. “민주당은 뭐하는 거예요. 용산만 해도, 그 흔한 모금운동이라도, 뭔가 하는 시늉은 내야죠.” 역설적으로, 아직도 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버려야 산다. 기득권을 놓고, 틀어쥔 주먹을 펴야 한다. 당 대표부터 측근을 물리치고, 대표직을 던져야 한다. 그래야 손바닥에 ‘대통합’을 제대로 쓸 수 있다. 그것이 야당의 감동이다. 만시지탄이겠지만, 나를 살리고, 진영을 세우고, 야만과 맞서기 위한 미약한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다.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알뜰주부라면 꼭한번!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알뜰주부라면 꼭한번!

    ‘실물크기로 제작한 5척의 황포돛배, 옛 모습대로 재현한 난전과 주막, 뱃사공 등 조선시대 복장을 한 인물들까지….’ 1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이 옛 마포나루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축제 한마당으로 변신한다. ‘제2회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를 맞아 전국 유명 산지에서 올라온 새우젓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서울 마포구는 마포나루의 옛 모습을 감상하고 강경, 광천, 신안, 소래 등 전국 유명 산지에서 올라온 품질 좋은 새우젓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새우젓 축제를 17일까지 3일간 연다고 12일 밝혔다. ●김장철 앞두고 전국 유명 새우젓 염가판매 마포구가 주최하고 마포문화원이 주관한 이 축제는 특히 김장철 필수품목인 새우젓을 산지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알뜰주부라면 꼭 한번 들러 볼만하다. 강화새우젓영어조합, 소래포구 젓갈상인회, 강경맛깔젓상인협동조합, 광천특산물토굴새우젓재래맛김영어조합, 신안군 등 15개 업체가 참여해 지역의 명예를 걸고 새우젓 판매에 나선다. 15일과 16일엔 하루 한번씩 새우젓 경매행사도 열린다. 마포구청 앞 광장에서는 11개 지역의 특산물 판매장도 운영된다.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는 마포나루의 옛 모습을 고증해 만든 난전과 주막, 실물크기의 황포돛배가 선을 보인다. 전통 캐노피 천막 50여채가 들어서는 난전에는 옛 복장을 한 뱃사공, 보부상, 주모 등이 나와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과 풍물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전통문화 체험장에서 떡메치기·새끼 꼬기·홀태·베틀·다듬이질 등 101가지에 이르는 옛 물건들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다. 과거와 우리것에 대한 향수가 자극된다. 옛 마포나루의 풍경을 소개하는 희귀 사진전도 열린다. 옛 마포나루 전경을 비롯해 석재운반을 담은 모습, 소를 태운 나룻배 등 당시의 현장을 담은 희귀 사진들이 대거 전시된다. ●풍성해진 문화공연 등 볼거리 다양 올해 2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첫해에 비해 문화공연이 한층 풍성해진 것이 특징이다. 신명나는 강강술래와 흥겨운 춤사위가 어우러지는 북놀이 등 전통민속놀이가 강릉, 진도 등지에서 올라온 마을공동체의 참여로 펼쳐진다. 특히 16일 평화광장에서 펼쳐질 강강술래는 관람객과 진도 소포리 주민이 하나가 돼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연출할 것이다. 새우젓 축제 개막 축하공연 ‘tbs 교통방송 한마음 콘서트’가 15일 저녁 평화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16일에는 ‘한전과 함께하는 희망사랑 나눔콘서트’가 마련된다. 신영섭 마포구청장은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는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 황포돛배라는 콘텐츠를 소재로 마포의 전통성을 복원한 축제”라며 “100년 전 경제 항구였던 마포가 21세기에 문화 포구로 거듭나게 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4일 단식농성 중 햄버거 몰래 사먹었다고?

    24일 단식농성 중 햄버거 몰래 사먹었다고?

    24일 동안 런던에서 스리랑카 내전의 참혹상을 고발하는 단식농성을 벌였던 타밀족 망명객 파라메스와란 수브라마니얀(28)이 농성 도중 몰래 햄버거를 사먹었다고 폭로한 일간 ‘데일리 메일’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에 끝난 타밀족 망명객들의 시위와 농성을 감시하느라 710만파운드의 야근수당이 지출됐다는 영국 경찰의 주장도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타밀족들은 몇주에 걸쳐 런던의 의회 의사당 바깥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였는데 도심 도로를 점거하는 연좌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수브라마니얀를 비롯한 여러 명이 단식을 했고 템즈 강에 몸을 던지는 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종족들이 처한 곤경을 알려왔다. 그런데 데일리 메일은 그가 몰래 맥도널드 햄버거를 사먹는 장면이 경찰이 몰래 설치한 감시카메라에 찍혔다고 보도했던 것.신문은 경찰들이 이 모습을 보고 매우 실망했다고 전한 뒤 한 경찰 소식통이 “가장 비싼 맥도널드 햄버거였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문의 보도가 타밀족의 투쟁을 깎아내리려는 음모라고 규정했다.그는 “나를 진찰한 의사들이 (결백을) 입증했다.그들은 이틀만 더 굶었더라면 신장들이 다 망가졌을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경찰과 만나 그런 정보를 신문에 귀띔한 적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BBC는 경찰에 확인한 결과 그의 단식을 둘러싸고 특별한 의문점에 대해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스리랑카 내전은 북부에 거주하는 타밀족들을 정부군이 포위한 채 수많은 인권유린 행위를 자행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왔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사라져 가는 청계6가·이태원 헌책방

    [뉴스다큐 시선] 사라져 가는 청계6가·이태원 헌책방

    이번 주인공은 사라져 가는 ‘헌책방’입니다. 40년 전통의 서울 청계6가 헌책방 골목과 영어서적을 파는 이태원을 다녀왔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골목은 한산했습니다. 책 주인이 책장 사이에 끼워둔 단풍잎을 발견하는 기쁨, 밑줄 그어 놓은 구절을 읽고 고개를 주억거리던 기억이 그립지 않나요. 올가을 헌책방에 들러 헌책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에 취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동영상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내 이름은 여재촬요입니다. 1893년(고종 30년)에 오횡묵이 쓴 지리서입니다. 한국과 세계의 지리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지도와 조선전도가 흠집 하나 없이 들어 있습니다. 개화기에는 지리 교과서로 인기가 많았죠. 우리 헌책방에서 나이가 가장 많습니다. 몸값도 상당하죠. 100만원에도 나를 사갈 고서 수집가가 있을 겁니다.”(서울 청계6가 상현서림의 헌책) “서점 밖 인도에 쌓아둔 책더미 맨 위에 내가 있습니다. 약초한방대백과가 내 이름입니다. 계절별로 나는 약초의 이름과 효능을 사진과 함께 설명한 책입니다. 일반 서점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요. 50대 중년부부가 나를 집어 드네요. 올컬러 634쪽의 통통한 자태에 반한 모양이에요. 주인 아저씨는 단돈 9000원을 받고 검은 비닐봉지에 나를 담아 부부에게 건넵니다.”(청계6가 양지서림의 헌책) “나는 1913년에 영국에서 출판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입니다. 빨간 하드커버 위에 금색 잉크로 코끼리와 알리바바를 새겨 넣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죠. 헌책방에 들어온 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네요. 주인 부부가 잘 관리한 덕분에 96살 먹은 책치곤 상태가 좋습니다. 내 몸에서 나는 은은한 바닐라 향기가 느껴지나요?”(이태원 포린북스토어의 헌책) 서울 청계6가 평화시장의 헌책방 골목. 2평 남짓한 가게 공간이 부족해 인도에까지 쌓아둔 책들이 손님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간혹 두어 명의 행인들이 서점을 기웃거리지만 한두 권 꺼내 들춰 보다가 이내 자리를 뜬다. 눈부신 가을햇살에 책 표지만 빛을 바래가고 있다. 40년째 이곳에서 양지서림을 지키고 있는 성세제(63)씨는 “1970년대 150개가 넘었던 책방이 지금은 50개도 안 남았다.”고 말했다. 책이 귀했던 시절, 헌책방은 배움에 목마른 학생들과 지갑을 선뜻 열기 어려운 서민들의 책 욕심을 두둑이 채워줬다. 청계천 골목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3~4월과 9~10월이면 교재를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성씨는 “새까만 머리밖에 안 보일 정도였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신학기 대목에 번 돈으로 1년을 나기도 했다고 하니…. 2대째 상현서림을 운영하고 있는 이응민(45)씨는 “아버지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대학 교재를 팔아 번 돈으로 집도 사고 삼형제를 키워 장가까지 보내셨다.”고 말했다. 1970~1980년대 장발의 대학생들은 헌책방에 책을 내다판 돈으로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부모님에게는 새책을 산다고 둘러대고 헌책을 구입한 뒤 남은 돈을 갖고 술집으로 향하는 주당들도 있었다고 한다. 유통이 금지된 불온서적들도 헌책방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청년들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공산당사 등 사상서적을 구하기 위해 헌책방을 찾았다. 책방 주인들은 벽장이나 다락에 깊숙이 숨겨둔 책을 꺼내 신문지에 싸서 학생들에게 주었다. 조순 전 서울대 교수의 ‘경제학원론’은 헌책방 골목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여겨지던 이 책을 확보하기 위해 헌책방 주인들 사이에서 피 말리는 경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1980년대 등장한 복사기는 헌책방 호황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학가 곳곳에 1장당 10원을 받고 교재를 복사해 주는 복사집이 대거 들어서면서 헌책방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 급기야 책의 모든 쪽을 복사해 한 권의 책처럼 만들어 파는 제본 방식이 유행하면서 헌책방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태원 포린북스토어 “200명 단골들은 보물1호… 도올선생도 내 고객” 이응민씨는 2001년 아버지 이상화(72)씨의 헌책방을 물려받았다. 1977년부터 책방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삼형제 중 맏아들인 이씨가 대신 가업을 잇기로 했다. 슈퍼마켓 유통 영업소장으로 10여년 일한 이씨는 장사라면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슈퍼에서 야채 팔듯이 책을 팔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선 8000권에 달하는 책을 5000권으로 줄여 공간을 확보하고 책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 헌책방도 시작했다. 인터넷 경매쇼핑몰에 헌책방을 내고 책 사진을 찍어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루에 택배 상자 54개를 부칠 때도 있었다. 오프라인 헌책방 수입의 2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경매쇼핑몰의 수수료가 비싸 3년 전 인터넷 헌책방을 그만뒀다. 대신 헌책방 블로그를 시작했다. 이씨의 블로그는 하루 평균 700~1200명의 고정 방문자가 있을 만큼 명소가 됐다. 책방 운영 9년째에 접어든 이씨는 “책 장사는 그냥 장사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5000권이 넘는 책을 빨리 팔아치우겠다는 마음으로 덤볐더니 손님도 줄고 매출도 뚝 떨어졌다.”면서 “어느 순간 ‘못 팔면 내가 읽으면 되지.’ 하는 느긋한 생각으로 임했더니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남은 소원은 중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 책방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는 “이 녀석이 예전의 나만큼 책 읽기를 싫어한다.”면서 “책을 싫어한 죄로 책방을 하게 된 아비의 운명을 닮아가려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 지하철 녹사평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만 걷다 보면 진초록 천막을 드리운 2층 건물이 보인다. 한눈에도 오래돼 보이는 이곳은 최기웅(66)·김영자(61)씨 부부가 1973년부터 운영해온 포린북스토어다. 영어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최씨는 1967년 종로 화신백화점(현 종각타워) 뒷골목 노점에서 헌책 장사를 시작했다. 미군부대 근처 고물상을 뒤져 수집한 헌책은 이발소와 봉투집에서 많이 사갔다. 읽기 위해서가 아니다. 면도크림을 닦고 군밤과 과일을 담는 봉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최씨는 명동 뒷골목으로 자리를 옮겨 ‘읽기 위한 책’으로 팔기 시작했다. 컬러인쇄된 책이 귀하던 시절 그가 팔던 라이프, 루크, 포스트 등 미국 월간지는 좋은 구경거리였다. 영어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도 그의 노점을 찾았다. 최씨는 “이화여대 영문과 학생들이 단골이었다. 내가 파는 잡지와 단행본으로 공부해 교수하고 있는 친구도 있을 것”이라며 기억을 떠올렸다. 1985년 이태원의 지금 자리로 이사를 왔다. 소설, 여행안내서, 요리책, 역사서 등 10만권의 책이 2~3중으로 설치한 책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최씨는 영어책을 판다는 자부심으로 한길을 걸어 왔다. 부동산 붐이 일던 1990년 초, 서점을 치우고 부동산을 차리자는 친구의 제안도 단번에 거절했다. 최씨는 “그 당시 부동산을 했으면 큰 부자가 돼 있겠지만 그래도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에게 10만권의 헌책은 자식과 마찬가지다. 새것처럼 보이도록 매일같이 먼지를 떨고 손질한다. 24색 매직펜으로 칠이 벗겨진 표지를 덧칠하고 칫솔에 표백제를 묻혀 누렇게 바랜 책 옆면을 쓱쓱 닦아낸다. 10여분의 손질이 끝나면 새책처럼 깔끔해진다. 200명이 넘는 단골들은 최씨의 보물 1호다. 도올 김용옥 선생, 이팔호 전 경찰청장 등 유명인사들도 그의 책방에서 원서를 뒤적였다. 최씨 부부는 살림방이 딸린 이 책방에서 딸 셋을 키워 대학원까지 보냈다. 부인 김씨는 “책과 함께 커 온 딸들은 책방을 놀이터와 공부방으로 여기며 자랐다.”면서 “헌책방 운영이 예전 같지 않지만 여생을 책과 함께 마감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 [여야 리더십 대해부] 여야 이전 대표들의 리더쉽은…

    ■대주주형 박근혜… 관리형 박희태 최근 한나라당 대표들은 대주주형과 관리형으로 대별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자에 속한다. 당내 지분이 확고하다. ‘원칙과 애국심’의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2004년부터 2년 남짓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을 이끌었다. 악수세례에 따른 붕대투혼, 부정부패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한 천막당사 등의 일화를 남겼다. 단문과 메시지 중심의 화법이 특징이다. 다만 시대 정신에 부응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론도 뒤따른다. 강재섭·박희태 전 대표는 관리형으로 꼽히지만, 성격에서 차이가 난다. 강 전 대표가 ‘큰 정치’를 위해 정치 역량을 실증하려 한 지분참여형이라고 한다면, 박희태 전 대표는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를 중시한 위탁관리형으로 볼 수 있다. 박희태 전 대표는 친박 의원의 복당 문제를 해결하는 등 친이·친박 간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뛰었다. 하지만 청와대에 기울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통합” 한목소리… 실천은 제각각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에게는 언제나 고비가 존재했다. 당내 세력을 모으고 굳히는 것이 당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때문에 이들은 늘 ‘통합’을 외쳐야 했다. 정 전 의장은 열린우리당 의장이 11차례 교체될 때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당 의장을 맡았다. 재·보선 연패로 위기에 처하자 ‘몽골기병’을 자임해 민생에 뛰어들어 당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썼다. 하지만 개혁적 이미지에 반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줄곧 이어졌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통합민주당을 이끈 손 전 대표는 ‘고난의 6개월’을 보냈다. 대표 취임 이후부터 18대 총선 패배, 쇠고기 정국을 겪었다. ‘새로운 진보’를 표방했지만, 한나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세력을 포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씨줄날줄] 무아마르 카다피/김종면 논설위원

    유엔총회에 참석한 무아마르 카다피(67) 리비아 국가원수가 ‘국제사회의 악동’이란 이름값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베드윈족 전통에 따라 대형천막을 치고 숙소로 사용하겠다고 고집했다가 면박을 당하더니 유엔총회장에서는 좌충우돌 행태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20대 청년장교 시절 쿠데타로 집권해 41년째 리비아를 통치하고 있는 세계 최장기 집권자. 엊그제 아프리카 왕 중 왕이라는 거창한 소개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그는 무려 96분에 걸쳐 장광설을 쏟아냈다. “신종플루는 군사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신종생물무기 아니냐.” “‘아프리카의 아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구 집권해야 한다.” “유엔본부를 리비아로 옮기자.”는 등 그가 토해낸 말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카다피는 단상에 놓인 유엔헌장을 찢어버리며 “1945년 유엔창설 이래 65개 전쟁이 일어났지만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은 자기 이해관계에만 충실해 왔다.”면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나머지 나라들을 2등국가로 경멸하는 만큼 테러이사회로 불러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프리카연합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해야 한다는 대목에선 아프리카 국가 대표들로부터 박수까지 받았다. 강대국 중심 유엔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인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카다피의 모습에서 발양망상의 흔적이 읽힌다. 남들은 다 불편해하지만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에고 신토닉(ego syntonic)’ 상태도 감지된다. 하지만 유엔과 서방세계를 질타한 카다피의 원맨쇼는 서구 패권주의 국제질서에 휘둘려온 아프리카의 내력을 살펴보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카다피는 일찍이 이집트·시리아 등과 함께 중동지역에 단일 아랍국가를 건설, 강대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려 했지만 좌절한 경험이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외세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프랑사프리카(Francafrica)에 이어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을 상징하는 차이나프리카(Chinafrica)라는 조어까지 생겨났으니 ‘아프리카의 왕’ 카다피로서는 부아가 날 만도 하다. 안하무인 갈색 사나이의 ‘막장외교’를 흘겨만 볼 수도 없는 현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시한부 선고받은 한 남자의 일주일간의 여정

    시한부 선고받은 한 남자의 일주일간의 여정

    결혼을 앞둔 벤(조슈아 잭슨)은 어느 날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암 말기로 길어야 2년밖에 살지 못하며,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병원을 나선 벤은 우연히 만난 노인에게서 무작정 모터사이클을 산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사만다(리안 바라반)와 가족, 직장 등을 두고 혈혈단신으로 여행길에 오른다. ●통속적 소재 로드무비로 잔잔하게 풀어내 24일 개봉하는 영화 ‘원위크’는 캐나다 출신 마이클 맥고완 감독의 두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전작 ‘리틀 러너’(2004년)의 따뜻한 감수성을 이어간다. ‘리틀 러너’는 혼수 상태에 빠진 엄마에게 기적을 선물하려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소년을 그린 영화다. ‘원위크’는 2008년 캐나다 애드먼턴 국제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다. 올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도 ‘시네 심포니’ 부문에 소개돼 음악영화로서 화제를 낳았다. ‘원위크’는 ‘시한부 인생’이란 통속적 소재를 로드 무비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갑자기 닥친 시련 앞에서 인생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일주일간의 여정은 잔잔한 울림과 공감을 자아낸다. 자칫하면 진부하게 다가올 뻔했던 영화는 자아발견을 위한 홀로 여행이란 점에서 새롭게 다가온다. ‘도슨의 청춘일기’, ‘프린지’로 이름을 알린 조슈아 잭슨은 우울한 현실 앞에 불안함과 공허함을 겪는 인물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로키산맥의 절경·록밴드 10팀의 사운드트랙 돋보여 영화 전반에서 캐나다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3000m가 넘는 고산이 즐비한 로키 산맥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이 로키 산맥의 중턱에 서서 내려다본 자연풍광은 화면으로 봐도 장쾌하기 그지 없다. 캐나다의 대표 상징물들을 만나는 것도 쏠쏠한 재미. 캐나다 국기인 아이스하키 최고의 영예 스탠리컵, 서드베리의 원뿔형 천막집, 알베르타 공룡공원 등 다채로운 엠블럼들을 차례로 구경할 수 있다. 캐나다 밴드들이 참여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도 돋보인다. 10개 팀의 록밴드가 11곡의 음악을 선보인다. 샘 로버츠의 ‘하드 로드’, 스타스의 ‘캘린더 걸’ 등 주옥 같은 선율들이 아름다운 영상과 하나로 어우러져 풍부한 감성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원위크’를 수작이라 말하긴 어렵다. 스토리 전개나 만듦새가 소재의 진중함을 따라가지 못한다. 무거움을 덜기 위해 어설프게 끼워넣은 유머 코드들은 극에 잘 녹아들지 못할 뿐 아니라, 진정성을 깎아내린다. 주인공의 두려워하는 심리를 대변하기 위해 병상 장면을 교차편집으로 삽입한 것도 범죄 스릴러에나 어울릴 법한 기법이다. 배우 캠벨 스콧이 맡은 내레이션 역시 여백을 지움으로써 자유로운 감상과 몰입을 방해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미디어소프트 제공
  • [2030] 내겐 너무 특별한 가을별미

    [2030] 내겐 너무 특별한 가을별미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전어구이, 향긋한 자연송이, 오동통한 대하찜, 잘 익은 오곡백과 등 각종 별미가 군침을 돌게 하는 가을.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일과 연애가 안 풀려 괴로운 20, 30대도 푸짐한 가을 밥상과 마주하면 잠시나마 시름을 잊는다. 2030이 추억하는 가을 별미를 들어봤다. 박성국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직장인 장모(28)씨의 가을 별미는 대한민국 모든 예비역들의 추억이자 악몽인 ‘전투식량’이다. 장씨는 전투식량 중에서도 비빔밥을 잊지 못한다. 제대 이후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인터넷 쇼핑을 통해 ‘전투 비빔밥’을 구입해 먹는다. 전투식량은 군대에서 지급하는 휴대용 식품으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한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 간편식이다. 장씨는 “7년 전 군대에 있을 때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진지공사를 위해 산에서 천막을 치고 2주 동안 생활을 했다.”면서 “하루에 한끼는 꼭 전투식량이 나왔는데 그땐 질려서 쳐다보기조차 싫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군대음식이라면 치를 떨었던 장씨는 제대 후 1년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뭔가 하나 빠진 것처럼 싱겁고 입 안에서 겉도는 그 맛이 간절해졌다고 한다. 장씨의 별미는 직장 동료에게도 인기다. 야근 간식으로 컵라면, 피자 대신 전투식량을 챙겨먹기도 한다. 여성동료들은 회색 봉투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단 5분 만에 완성되는 비빔밥을 보면서 신기해 한다. 장씨는 “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전투 비빔밥’이 생각난다.”면서 “밥보다는 추억을 먹는 재미에 해마다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년차 영업사원 박모(30)씨는 입사한 첫해 가을, 부장님이 사준 전어 회무침을 잊지 못한다. 입사 전에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전어였는데 부장님이 팀원들 기를 살려주겠다며 회사 근처 횟집으로 데려가 전어 회무침을 사준 것. 파,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와 뼈째 잘게 썬 전어, 칼칼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회무침을 상추와 깻잎에 싸서 입에 넣은 뒤 소주 한 잔까지 털어넣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박씨는 그날 전어를 먹으면서 자신이 직장인이 됐음을 새삼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정도로 맛있다고 하지만 백수 시절에는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때라 잔뜩 군기가 들어있었던 박씨. 부장님이 어깨를 두드리며 소주를 권하고, 처음이라 낯설고 힘들 텐데 많이 먹고 기운내라며 회무침 접시를 자신의 앞쪽으로 밀어주는 선배들 때문에 눈물이 왈칵 날 뻔했다고 한다. 박씨는 “그날 밤 팀원들과 둘러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눠먹었던 전어의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나에게 가을 전어는 ‘정’이란 이름으로 각인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정모(26)씨는 무더위가 가시기 시작하면 학교 앞 닭갈비집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다. 그는 “일주일에 평균 3번은 찾아가서 점심에는 닭갈비 볶음밥을 먹고 저녁에는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 한 접시를 안주삼아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정씨의 머릿속에 ‘가을=닭갈비’ 공식이 자리잡게 된 건 풋풋한 연애의 추억 때문이다. 정씨는 6년 전 같은 과 동기였던 여자친구와 춘천 여행을 떠났다. 그는 “5월 축제 때 용기내서 고백해 연애하기 시작했는데 사귄 지 100일을 기념해 처음 둘이서 놀러간 곳이 춘천이었다.”면서 “여자친구 손을 꼭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었다.”며 웃었다. 정씨는 당시 점심을 먹기 위해 춘천교대 앞 닭갈비 골목을 서성이다가 조용한 가게로 들어가 먹었던 닭갈비의 맛보다 연애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끝에 찾아온 식탐 직장인 박모(32)씨는 8월 달력을 뜯자마자 지난 여름 내내 졸라맸던 허리띠를 풀어볼 생각에 한껏 들떴다. 가을이 제철인 음식들을 찾아 부지런히 인터넷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미식가임에도 지난 한철 내내 맛집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은 박씨다. 8월 마지막 토요일에 5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웨딩사진과 식장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00일 동안 몸을 가꿨다. 여자친구와 함께 다이어트 식단을 철저히 지키고 매일 1시간30분씩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했다. 갈수록 탄탄해지는 복근과 등 근육은 만족스러웠지만 식생활은 고역이었다. 소금 안 친 닭가슴살과 소스없는 샐러드와 두부, 오븐에 구운 생선 반토막과 잡곡밥 반 공기가 그동안 먹어온 음식이다. 박씨는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끊고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서 손을 떼니 세상 사는 낙이 없었다.”면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곰이 된 기분이었다.”며 고달팠던 기억을 떠올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그는 이제 먹는 행복만 남았다며 즐거워했다. 박씨는 “가을인 만큼 기름진 전어부터 시작할 생각”이라면서 “이번 주말에 인천 소래포구에 가서 전어 회, 구이, 매운탕 등 풀코스 만찬을 즐길 예정”이라고 벌써부터 입맛을 다셨다. 예전엔 서비스 안주로나 내놓던 전어 값이 천정부지로 뛴 게 불만이지만 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씨는 “두번 결혼할 일은 없으니 다이어트 생각은 접어두고 ‘식신 본능’에 충실하겠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신모(31·여)씨는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여름 내내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4kg을 감량했지만 가을이 되면서 입맛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걷다가 음식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흐르고 점심을 먹고 이까지 닦은 뒤에도 달콤한 디저트 생각에 지갑을 들고 매점으로 향하기 일쑤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라도 하면 대학시절 도보여행 때 섬진강에서 맛 본 다슬기 수제비 생각이 간절해진다. 대학교 3학년 때 신씨는 혼자서 무작정 도보여행을 떠났다. 남도의 가을 정취에 취해 섬진강 줄기를 거닐던 중 마을 어귀에서 커다란 가마솥에 수제비를 끓여먹던 아주머니들이 가을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신씨에게 “체력도 약한 아가씨가 밥은 챙겨먹고 다니는 거냐. 와서 한 그릇 들고 가라.”며 수제비를 권했다. 섬진강에서 갓 잡은 다슬기로 국물을 우려내 푸른 빛깔이 도는, 생전 처음 맛 보는 수제비였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나면 다슬기 알맹이를 쏙쏙 빼먹는 맛과 재미는 덤으로 따라 온다.”며 신씨는 다슬기 수제비 예찬론을 늘어놨다. 그는 “속풀이에 최고인 다슬기 국물에 남도 아주머니의 따뜻한 인심까지 더해져 지상 최고의 만찬이었다.”면서 “다슬기는 살도 찌지 않는 다이어트 음식이니 주말에 전문음식점을 찾아가서 배불리 먹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먹어라 올해 유난히 잦은 야근에 시달리고 있는 컨설턴트 장모(34·여)씨는 당분간 주말마다 ‘몸보신 여행’을 하기로 했다. 격무와 더위에 시달린 몸을 호강시킬 겸 골드미스인 친구들과 함께 가을음식 주산지로 1박2일 여행을 나서기로 한 것. 가장 먼저 맛볼 음식은 추어탕이다. 행선지는 전북 남원으로 정했다. 장씨는 “미꾸라지 추(鰍)자가 가을(秋)과 물고기(魚)가 합쳐진 만큼 가을의 대표적 보양식”이라며 추어탕 예찬론을 늘어놨다. 그는 “소설 태백산맥에 보면 가을 추어탕은 여름 개장국만큼 어르신들 보양식으로 쳐준다는 대목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원을 택한 이유는 원조 남도식 추어탕으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우려내 맑고 가벼운 서울식 추어탕과 달리 남도식은 크고 통통한 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된장과 들깨가루를 듬뿍 풀어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산초가루가 들어가 독특한 향미를 낸다. 장씨는 “아삭한 우거지도 아낌없이 들어가서 씹는 맛이 일품”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남원에서 추어탕을 먹고 난 뒤 그 다음 주말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태안반도에서 ‘대하’를 정복할 요량이다. 큰 전골냄비에 굵은 소금을 자작하게 깔고 그 위에서 대하가 선홍색으로 익어가는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장씨는 시장기가 돈다며 입맛을 다셨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쫀득한 살이 입속에서 녹아 사라진다는 대하회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추어탕이나 대하나 모두 단백질 덩어리니까 더위에 축 처진 피부 미용에도 좋을 것 같다.”는 게 장씨와 친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믿는 은행원 유모(28)씨는 9월 말이면 새로 출하된 햅쌀 구매에 바빠진다. 자취생인 탓에 평소 전자레인지로 데워먹는 인스턴트 쌀밥 먹는 게 고작이지만 가을이 되면 최고급 백미를 먹는 호사를 누린다. 막 거둬 도정한 햅쌀은 맛이 워낙 좋기 때문에 밥과 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는 게 유씨의 생각이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유씨는 올해엔 한 가지 사치를 더 하기로 했다. 유기농 농산물만 취급하는 생활 협동조합을 통해 송이버섯을 공동구매하기로 한 것. 유씨는 “가을에 향이 정점에 오르는 송이가 성인병이나 당뇨, 고혈압 등에 좋다고 해서 올해는 큰 맘 먹고 15만원짜리 한 박스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 근처 서점에 들러 얇은 요리책 한 권도 사두었다. 그는 4년째 교제 중인 여자친구도 집으로 초대해 만찬을 대접할 계획이다. 거창한 음식을 사주기보다 소박하지만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면 감동을 갑절로 느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윤기가 잘잘 흐르는 흰쌀밥에 송이버섯 전골이면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면서 “건강식으로 원기를 보충해서 남은 2009년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 시흥 연꽃 테마파크] 연꽃에 대한 명상

    [길따라 바람따라 맛따라 | 시흥 연꽃 테마파크] 연꽃에 대한 명상

    연잎은 접시안테나처럼 잎을 펼친 채 태양을 읽는다.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햇살과 교신해온 연꽃 향기는 그야말로 청량한 기호들이다. 강렬한 한낮의 태양빛 아래 연꽃은 그래서 100만 년 전 상징을 간직하고 있다. 태양 중심부에서 문득, 하나의 생각이 에너지가 되어 이렇게 인연을 광합성하는 것이리라. 경기도 시흥시 관곡지에 위치한 연꽃 테마공원, 이곳에 오리라고 마음먹은 건 일종의 숙명이다. 이 초록의 집단 무의식에 연결되어 있는 원형은 100만 년을 산 사람의 기억과도 같다. 연꽃들은 깊은 차원에서 이미 하나의 정점에 맺혀 있다. 그러니 눈물을 믿는다는 건 나와 그리고 한때 나였던 것들에 대한 경배이다. 어쩌면 지금의 현실보다 연꽃의 자태가 더 우주적인 질서일지도 모른다. 시간이라는 너른 밭에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나도 접시안테나를 펼친 채 누대의 생을 받아내고 있다는 생각. 연꽃은 6월부터 9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여느 정치의 허세처럼 소란스럽게 일제히 피지 않고 조금은 사소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시즌을 지난다. 연꽃 탐방 길을 걷노라면 이러한 연꽃들 개개의 성격과 마주한다. 마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하나씩 만나게 되는 인연처럼, 꽃의 표정이 다양하다. 활짝 핀 채 제 안의 노오란 속내를 점점이 드러내는 꽃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시들어 너른 연잎 한가운데 떨어져 말라가는 꽃도 있다. 인생은 이렇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나를 만나게 한다. 수많은 가능성에 스스로를 의지하며 이날까지 살아왔으니, 연꽃의 생은 신념이 이뤄놓은 쓸쓸한 사건이다. 결국 나와 당신은 봉오리의, 만개된, 떨어진, 연꽃이 뒤섞인 지상의 시차를 견뎌야 한다. 후회는 내가 조금 더 누추해졌었길 바랄 뿐. 비망록 윤성택 시간을 겹겹 접으니 견고하게 뚫립니다 생생한 과거를 이제 펼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과거에 이르는 속성은 당신에 의해 결정된 것이니 내 청춘은 고백에 가깝습니다 이 불안하고 어리숙한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무모한 기대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많은 것이 사라졌다고 이해하겠습니다 한때의 결의도 사랑도 헌책에서 뜯겨져 나간 속지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곳의 공기에게 예감은 선물입니다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 기억이란 운명을 은유하면서 일생을 떠돌게 마련이니까요 태연한 그 여백을 오늘이라고 적겠습니다 칠흑 같은 내 안의 추억은 악취뿐이었으나 당신은 그 악취에 뿌리 내린다. 나는 더욱더 썩길, 썩어가길 원했어야 했다. 그러나 온통 침전된 불행의 지층 사이로, 부끄러운 나를 휘저으며 더 깊은 곳까지 따뜻한 슬픔이 온다. 막막한 깊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혼탁한 내 안의 덩어리를 놓아주는 것. 그리하여 나는 살아가는 것이다. 무수한 입자들 속에 나를 분해하면서, 아니 용해되면서 가닥가닥의 촉감에 의지하면서. 그렇게 나에게로 다가오는 당신은 누구인가. 나를 흡수하고 지상의 높은 곳까지 끌어올리는 당신은 누구인가. 나를 꽃의 향기로 흩날리게 하는 당신은 누구인가. 흰색 사이로 번진 분홍의 홍련(紅蓮), 순수한 백옥빛 백련(白蓮), 연못이 막 피워낸 것 같은 수련(垂蓮)…. 연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왠지 경건해진다.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난다는 사실보다, 연꽃 씨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는 사실보다, 연꽃이 불성을 상징한다는 말보다 더 이끌리는 건 연꽃이 어쩐지 사람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고 색깔이 있다. 곁에만 있어도 은은한 이끌림으로 마음이 환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마디 대화에도 지독한 이기심이 서려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리는 어차피 이 지구의 시간 속에서 뿌리 내리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다만 일찍 피었다 질 뿐, 아니 늦게 피느라 아직 준비가 덜 되었을 뿐. 나는 당신에게, 당신은 나에게 관곡지의 연꽃이 되어 그렇게 이 계절을 살다갈 것이므로.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나는 그때 당신이 향기로웠다는 것을 첫 눈빛으로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당신에게서 잊혀진 사람이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간 속에서 막연한 타인이다. 나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비가 오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을 것이다. 오늘 당신이 읽는 건 선택이 아니라 선택되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한때 그토록 이루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나로 인해 함께했던 것들이 우리를 관곡지에 머물게 했을 것이다. 그런 간절한 소망 하나가 관곡지의 바람이 되어 서성이는 건 아니었을까.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스치듯 지나간 마음이 얼마나 많은가. 헤어지지 말자고 죽어서도 잊지 말자고 했던 다짐이, 지금은 오후의 햇볕으로 고요하게 내려앉는다. 노란색 유치원복을 입은 아이가 되어, 양산을 든 자글자글한 할머니가 되어 인연이라는 테마파크에서 해후하는 것처럼. 이제 당신은 주위의 어둠에 물들지 않고 고고해지길, 연잎에서 그대로 굴러가는 빗방울처럼 악과 거리가 멀기를, 고인 물에서 향기를 길어내듯 훈훈한 사람이 되기를, 바닥이 아무리 더러워도 늘 청정하기를, 둥근 연꽃처럼 늘 온화하기를, 연의 줄기와 같이 부드럽고 융통성이 있기를, 연꽃 꿈처럼 길한 일이 함께하기를, 반드시 맺히는 연꽃 열매처럼 좋은 결실을 맺는 사람이기를, 활짝 핀 연꽃마냥 인품과 마음이 열려 있기를, 연꽃의 넓은 잎과 긴 대와 같이 기품이 늘 함께하기를……. 글·사진_ 윤성택 시인 TIP 시흥 연꽃 테마파크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 219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다. 조선 중기 농학자인 강희맹(1412∼1483) 선생이 세조 9년 진헌부사가 되어 명나라 남경 전당지에서 연씨를 가지고 들어오면서 연 재배지가 되었다. 22㏊ 면적에 조성한 연근 생산단지로 시흥시 농가 소득 자원으로도 꼽힌다. 연꽃을 둘러보려면 햇볕을 가릴 양산이나 모자는 필수. 연못에 피는 연꽃이라 야외 천막 외에는 그늘이 없다. 자동차로 가려면 접이식 자전거를 싣고 가면 더없이 좋다. 인근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저수지까지 연결된 7.5km에 이르는 시흥시 그린웨이가 자전거 도로로 잘 꾸며져 있다. 같은 색을 맞춰 입은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20여 대로 지나가는 것은 기본. 호젓한 시골길과 가을 풀숲의 정경이 자전거 페달보다 가볍고 경쾌하게 펼쳐진다.
  • [오늘의 눈] 의원님들의 임진강 행차/허백윤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의원님들의 임진강 행차/허백윤 정치부 기자

    “여기 사진 찍으러 오셨습니까?” 유가족 대표의 말에 의원들은 아무 말도 못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8일 임진강 참사 현장을 둘러보던 참이었다. 이병석 위원장을 비롯해 국토위 소속 의원 10명과 이 지역 출신인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참사에 따른 군과 소방당국의 대응상황을 보고 받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도 동행했다. 의원들은 먼저 천막으로 만들어진 상황소를 찾았다. “저희가 초동대응을 잘해서 야영객들을 일찍 구출했고 어제 3명을 발견했습니다.”라는 경기 제2 소방재난본부장의 보고에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위원장은 “최선을 다해 달라.”며 지원금을 건넸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에게는 의원들의 방문이 달가울 리 없었다. 경기 연천군 왕징면 주민복지문화센터를 찾아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이 위원장에게 한 실종자 부인은 고개를 돌렸다. 이 위원장은 “사후 대책으로 남북 수계 공동관리와 협력 지원방안에 대해 충분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유가족이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면서 “우리가 볼 때는 수자원공사에서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제일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의원들과 유가족 사이에 고성이 오가자 구석에 앉아있던 한 실종자 가족이 “다 필요없고 빨리 찾아나 달라. 늦게 찾아줘서 죽은 것 아니냐.”며 바닥을 내리쳤다. 결국 김 의원은 “우리가 어서 대책을 강구할 테니 오늘은 우리를 놓아 달라. 여기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정장을 말쑥하게 빼입고 참사 현장을 찾은 의원들에게서 답이 나올 리 없었다. 강변이라 자갈과 모래가 거치적거렸는지 몇몇 의원들은 구두에서 모래를 털기 바빴다. 슬픔을 달래러 갔지만 오히려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아닌지, 의원들의 생색내기가 씁쓸하기만 했다. 허백윤 정치부 기자 baikyoon@seoul.co.kr
  • SK, 지진참사 中쓰촨성에 학교 기증

    SK, 지진참사 中쓰촨성에 학교 기증

    SK그룹은 지난해 5월 대지진이 발생했던 중국 쓰촨성 펑저우시 퉁지현에 ‘행복소학교’를 건립해 기증했다고 6일 밝혔다. 이 학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대지진 발생 직후에 퉁지현을 찾았다가 어린이들이 학교 대신 천막에서 수업받는 모습을 보고 즉석에서 건립을 약속해 지어졌다. 300여명의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규모로, SK건설이 최고 수준의 내진 설계와 친환경 공법을 적용했다. 천문대와 에너지·정보통신 교육관 등 첨단 교육시설과 각종 편의설비도 두루 갖췄다. 최 회장은 기증식에서 “학교 건설을 약속한 것은 그 어떤 고난과 슬픔 속에서도 어린 꿈나무들이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행복소학교가 이름 그대로 학생과 시민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를 향한 희망의 상징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SK는 또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SK 행복 파트너 계획’을 추진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美 잉글우드 카다피 텐트에 뿔났다

    미국 뉴욕시 인근 뉴저지주 잉글우드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새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이곳에 손님 응대 용도의 천막을 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뉴욕 센트럴파크에 천막을 세우려고 했지만 시는 단번에 거절했다. 제이슨 포스트 시 대변인은 “센트럴파크에서 캠핑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가까운 뉴저지주로 눈길을 돌렸지만 시 당국과 주민들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뉴욕시처럼 딱 잘라 금지하기는 애매하다. 텐트를 치려는 저택이 주미 리비아 대사관 소유이기 때문이다. 잉글우드 시장은 텐트를 못 치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비아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은 로커비 테러범이 석방돼 귀국했을 당시 환대를 받는 모습을 본 이후 더 커졌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외교관계를 생각해 직접적 반대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리비아를 설득하고 있다. 이안 켈리 대변인은 지난 26일 “모든 민감한 문제가 잘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카다피는 해외 방문시 숙소 근처에 베두인 스타일의 천막을 세워 현지 손님들을 맞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이 공간은 실제 유목민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에어컨까지 설치돼 있다. 지난 6월 이탈리아에 갔을 때는 로마 최대 공원인 빌라도리아 팜필리에 천막을 설치했는데 당시 시위대가 ‘캠핑 금지’라는 푯말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납치됐다 18년 만에 두 딸의 엄마로 돌아온 그녀

    18년 전 의붓아버지 눈앞에서 납치됐던 딸이 스물아홉 숙녀가 돼 나타났다. 그런데 그녀는 납치범이 아버지인 두 딸을 키우고 있었다.납치된 지 3년째인 열네살 때 첫 딸을 낳아 지금 15세이고 둘째는 11세였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를 납치하고 이들 가족을 감금하는 데 납치범 아내도 힘을 보탰다는 것.  희대의 납치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크 타호 근처에서 1991년 6월10일 아침 시작됐다.당시 11세였던 제이시 두가드는 학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가던 중 괴한이 몰고온 회색 세단 차량에 납치됐다.차가 갑자기 서더니 눈깜짝할 새 두가드를 태우고 사라진 것.아이는 발길질을 하면서 소리를 질러 저항했지만 힘센 어른들을 이길 수 없었다.의붓아버지 칼 프로빈(60)은 자전거를 타고 쫓아갔지만 따라잡을 수 없었다.경찰도 차량의 행방을 좇는 데 실패했다.  어머니 테리는 딸이 살아있을 것이란 희망을 접은 채 살아왔으나 지난 26일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두가드라고 주장하는 이가 콩코드 관할 경찰서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딸과 상봉했다.프로빈에 따르면 엄마가 만나본 두가드는 전혀 그 나이 답지 않게 앳된 얼굴이었다고 했다. 두가드를 납치한 이들은 필립 가라도(58)와 낸시(55) 부부.가라도가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교정에서 종교 홍보지를 배포하다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들 부부의 범죄 행각도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가라도가 교정에서 두 어린이에게 접근하는 것을 우연히 본 경찰이 신원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성범죄 전력이 드러나 붙잡혔다.가석방 상태였던 가라도는 지난 26일 부인과 두가드네를 데리고 가석방 심사소에 출두했고 두가드가 18년 전 납치된 그 소녀란 사실을 털어놓게 됐다.  두가드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을까.고향에서 273㎞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근처 안티오크의 외딴 사유지 뒷마당에서 천막과 창고에 갇혀 지금까지 지내왔다.뒷마당에는 납치 당시 이용됐던 차량과 비슷한 차량이 숨겨져 있었다.  이 천막은 가라도 부부가 사는 집에서는 눈에 띄지 않도록 덤불 등에 의해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밖을 내다볼 수도 없었고 외부 사람이 찾아와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두가드 딸들은 학교에도 다니지 못했고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  가라도는 “두가드가 첫 딸을 낳은 뒤 내 인생이 확 바뀌었다.”며 “우리 집에서 일어났던 일을 자세히 들어보면 누구라도 감명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등 엉뚱한 말을 늘어놓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딸과 18년 만에 전화로 통화한 테리는 “그애가 매우 정상적이고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현재 DNA 조사가 진행 중이다.  먼 발치서 의붓딸의 납치를 지켜보아야 했던 프로빈은 결국 테리와 갈라서야 했다.범인이 나타나지 않자 의심의 눈길이 자신에게로 쏟아졌기 때문.”납치 사건 때문에 파경을 맞았다.지옥과 같은 나날이었다.나는 (그 애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어제까지 용의자였던 것”이라고 말했다.테리는 딸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프로빈에게 전화해 둘은 2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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