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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인들도 빠져나오는데… 방독마스크도 없이…” 애끓는 119대원의 아내들

    “일본인들도 빠져나오는데… 방독마스크도 없이…” 애끓는 119대원의 아내들

    동일본 지진 현장에 급파된 119중앙구조대원 임팔순 소방교(8급)의 부인 김미영(33)씨와 방경호 소방교의 부인 김보경(32)씨는 처음엔 한사코 인터뷰를 마다했다. “남편이 탈없이 돌아오길 기도할 뿐,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만 했다. 그러나 18일 이들이 살고 있는 의정부시 민락동에서 어렵사리 만나본 두 사람은 속말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방사능 공포 때문에 제 나라 사람들도 앞다퉈 빠져나온다는 판에, 사지에 보낸 것 같아 미안해서 두 다리 펴고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간밤에 짧게 전화통화를 했어요. 센다이 지역에 내린 폭설로 베이스캠프 천막이 폭삭 주저앉았답니다. 열선으로 데워 먹는 비상식량조차 넉넉지 않은 눈치예요.” 행여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 것을 염려라도 하는 듯 전화선 너머의 남편들 목소리는 밝다고 했다. 그래도 “천막 캠프라 너무 추워 밤잠을 설친다.”는 말은 영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임 소방교는 4년 전에, 방 소방교는 2년 전에 각각 지역구조대에서 중앙구조대로 소속을 옮겼다. 자신도 8년차 소방교인 미영씨는 “중앙구조대로 옮기는 사람들은 자원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면서 “대형사건들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소방기술을 익히려는 일 욕심일 뿐 특별승진을 하는 것도, 보수가 많아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파견 구조대로 몇 차례나 남편을 떠나보냈어도 이번만큼 애가 많이 탄 적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1월 남편이 아이티 대지진 현장에 나가 한달 만에 돌아왔을 때도 그저 여진만 없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면 됐다.”는 보경씨는 “이번엔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 때문에 사고 없이 귀국해도 오랫동안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가끔씩 비치는 한국 구조대원들이 제대로 방독 마스크조차 끼지 않은 장면을 볼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두 사람은 센다이에 파견된 105명 대원들의 가족 모두가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연평도의 봄

    연평도의 봄

    “봄이 돼야 뭐가 좀 달라지겠지. 아직은 힘들어….” 설 일주일 전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던 공혜순(80) 할머니는 봄을 기다렸다. ‘봄(春)’. 연평도 사람들에게 봄은 무슨 의미일까. 어떤 변화를 담았을까. 다시 찾았다. 여객선 코리아나익스프레스호가 당섬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온갖 상념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3일 오후 1시 30분 연평도 당섬. 북풍이 세차다. 영상 1.8도라지만 체감온도는 영하권이다. ‘두두두두두두….’ 정신이 번쩍 든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이후 뚝 끊겼던 고깃배들의 엔진소리다. 출항을 준비하는 ‘생명음’과 다름없다. 확실히 달라졌구나. 변화가 확인되는 순간 발걸음은 빨라졌다. 오후 2시. 통발어선 길영호 선원들이 오전 내내 건져 올린 통발을 고압세척기로 씻어내고 있다. 통발 안에는 불가사리, 죽은 물고기, 쓰레기만 가득했다. 100일 넘게 통발을 건지지 않아 생긴 일이다. 어찌 보면 쓰레기 처리다. 하지만 30년 경력의 베테랑 선원 오미석(49)씨는 풍어(豊漁)의 꿈을 놓지 않는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려면 피할 수 없잖아요. 100일 넘게 건지지 않았는데….” 정상조업하려면 며칠은 ‘쓰레기 처리’를 해야 한단다. 그 옆으로 올해 첫 조업을 나가려던 안강망 어선 만선호도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 선주와 선원 7명이 근심스러운 표정이다. 손질이 끝난 색색의 그물들이 배 위에 올려져 있다. 선원 윤동환(50)씨는 “그물 손질은 끝냈는데, 기관실 손질을 못해 생긴 일”이라며 “조만간 기관실 정비를 마치고 조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연평로 해안 쪽에는 꽃게닻자망 어선인 광미8호 선원 6명이 천막 아래서 꽃게잡이 어구를 손질하고 있었다. 선주 신형근(44)씨는 ‘조업을 준비하는 거냐.’고 묻자 “조업준비라고 해봤자 철망(그물 철거) 작업밖에 없다.”면서 “4월 10일에나 정상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정부가 정한 상반기 꽃게잡이 기간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인데 이렇게 되면 10일을 까먹게 된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선장과 선주들이 이날 어민회관에서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금어기(禁漁期)는 해양수산법에 규정된 사항이다. 회의에서는 7월 10일까지 조업기간 연장을 건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신씨는 “예전에는 5월 말에서 6월 초가 꽃게철인데 지금은 연평도 바다도 수온이 낮아져 6월 말에서 7월 초는 돼야 꽃게가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상반기에는 2억원을 벌었는데 5억원은 벌어야 그물값 메우고 선원 월급 주고, 나도 먹고산다.”고 풍어를 기대했다. 변화는 바닷가뿐이 아니다. 이튿날인 4일 오전 8시 연평초등학교 앞. 활기가 느껴진다. 3학년 김세웅(9)군이 파란색 자전거를 타고 숨을 헐떡이며 교문으로 들어섰다. 이날 연평 초·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초등학생 82명, 중학생 27명, 고등학생 22명 등 등록된 학생 전원이 이상 없이 등교했다. 오후 1시 어린이집 놀이터. 연평초등학교 2학년 단짝인 방서준(8)·박상열(8)군이 뒤엉켜 그네를 타고 있다. 서준이는 “연평도에 돌아오니까 좋아요. 마음이 편해요. 상열이랑 마음껏 놀 수 있어 좋아요.”라고 밝게 말했다. 닫혔던 상점들도 문을 열었다. 서부리에서 장춘상회를 운영하는 방춘자(59·여)씨가 가게 앞을 쓸고 있었다. 피란 가던 당시를 상기시키며 “안 돌아온다면서요.”라고 농담하자 방씨는 환하게 웃으며 “삼촌아. 넘(남)들 다 돌아왔잖아.가게 문 닫고 있으면 되나.”라고 되받는다. 서부리의 한 호프집 문엔 참으로 오랜만에 ‘오픈’(open)이라는 팻말이 걸렸다. 연평도가 다시 숨쉬고 있는 것이다. 연평도 김양진·김소라기자 ky0295@seoul.co.kr
  • 경북, 구제역 매몰지 사후관리 총력

    경북, 구제역 매몰지 사후관리 총력

    ‘두번의 실수는 절대 없다.’ 구제역 첫 발생지인 경북도가 구제역 매몰지 사후 관리에 총력전을 편다. 김관용 지사는 2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들이 우려하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의 유실이나 침출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차수벽·옹벽·배수로 등 2중, 3중의 방어선을 구축해 먹는 물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내 18개 시·군의 전체 매몰지 1092곳의 80% 이상이 낙동강 상류인 안동, 영주 등 북부지역에 집중된 데다 98곳이 취수원 및 낙동강 인근에 있어 상수원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그러나 상수도 보호구역 안에는 매몰지가 단 한곳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매몰지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특별·중점·일반 관리지역 등으로 등급별화해 중점 관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별관리 매몰지는 정부 조사에 따라 확정된 우심지역, 상수원 취수원 상류 7㎞ 이내 매몰지, 대량 매몰지 등 163곳이고, 중점 관리지역은 106곳, 일반관리지역은 823곳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특별관리 매몰지는 매일 점검하는 건 물론 수질검사를 월 2차례 실시한다. 침출수는 주기적으로 추출, 하수처리장 등을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특히 우심지역과 대량 매몰지의 경우 3월 초 천막하우스를 설치하고, 매몰지 유실과 침출수 유출을 막는 보강공사는 오는 20일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또 “토양 지하수 오염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1단계로 대량 매몰지와 취수원 인근 50곳에 이달 중 관측정을 설치하고, 2단계로 전체 매몰지를 대상으로 우수기 이전에 관측정을 설치할 계획이다. “먹는 물을 지키기 위해 낙동강 수계의 수질측정망을 66곳에서 84곳으로 확대하고 질산성 질소, 암모니아성 질소 등을 검사항목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몰지 주변의 지하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월 1차례에서 2차례로 강화하고, 매몰지 반경 300m이내의 지하수 1222곳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가 나오면 폐공 또는 대체 관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매몰지 주변의 상수도공사도 조기에 완공, 식수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1차분 642억원을 확보해 오는 6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2차분으로 국비 330억원을 추가 확보해 먹는 물 걱정을 완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번 구제역 사태로 축산농가는 물론 지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혀 죄송하다.”면서 “매몰지 사후 관리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민들의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사후 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리비아 내전] 벵가지 교외 대통령궁에 지하벙커

    [리비아 내전] 벵가지 교외 대통령궁에 지하벙커

    반정부세력과의 트리폴리 일전을 앞두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지금 어디 있을까. 알자지라방송은 27일(현지시간) 카다피가 트리폴리에 있는 지하벙커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벵가지 교외의 벙커시설을 소개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름다운 정원과 넓은 실내수영장, 사우나 등 초호화 시설이 들어서 있는 벵가지의 카다피 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따로 있다. 30㎝는 돼 보이는 두꺼운 강화문을 통과해 지하로 연결되는 좁은 통로를 따라 내부로 들어가면 핵공격 속에서도 여러 달을 문제없이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벙커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꺼운 철골 구조물로 이뤄진 벙커는 복잡한 미로 구조로 건설돼 있고 자체 공기정화시스템과 비상발전소, 화재경보기, 물 공급 펌프 등도 갖췄다. 목욕탕과 수세식 화장실까지 있어 지하에서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몰래 바깥으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외부로 연결된 비상탈출용 사다리도 있다. 이 시설은 카다피가 미국과 스위스 보안 회사들에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이 벙커가 신변안전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카다피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벙커 시설 점검 일지를 확인한 결과 카다피는 올해 초 민주화 시위가 중동에서 일어나기 전에도 꼼꼼하게 시설 점검을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 점검 일자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난 1월 14일이었다. 이와 관련, 내부고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폭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은 카다피가 심한 공포증을 지니고 있어서 건물 위층에 머무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전한 바 있다. 건물이 무너질까 두려워해 해외순방 동안에도 천막을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땅을 비롯한 세곳에 천막을 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리비아 내전] 시위대 자위야 장악… 포위망 좁히며 카다피 목 죈다

    [리비아 내전] 시위대 자위야 장악… 포위망 좁히며 카다피 목 죈다

    리비아는 여전히 불확실성과 혼돈에 빠져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원유수출이 재개됐지만 리비아를 미처 벗어나지 못해 난민으로 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서는 정부에 반대한 교도소 수감자들이 산 채로 매장되는 생지옥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마지막 거점인 수도 트리폴리의 외곽지역에서는 반정부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면서 시시각각 카다피 국가원수의 목을 죄고 있다.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거리인 자위야는 이미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상태다. 27일(현지시간) 리비아 정권이 “리비아는 평온하다.”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신 기자들을 자위야로 데려갔으나 이곳은 반정부 세력의 수중에 들어간 뒤였다. 자위야를 장악한 수백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중심가에서 “카다피는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고, 거리 곳곳에 카다피를 비난하는 글과 그림이 남겨져 있었다. 시위대에 합류한 와엘 알오라이비 군 관계자는 “우리에게 카다피는 리비아의 ‘드라큘라’”라며 카다피를 비난했다. 이날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235㎞ 떨어진 날루트 지역에서도 카다피 친위세력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 19일 이후 날루트는 해방된 상태”라며 현재 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자신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리바트와 카보우, 자도, 로그반, 젠탄, 하와메드 등 서부지역의 도시들이 ‘해방’돼 친 카다피 세력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벵가지에서는 정부 건물의 지하 감방에서 산 채로 땅에 묻혔던 7명의 교도소 수감자들이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헤럴드선이 28일 보도했다. 구조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묻혀 있던 7명 중에는 반(反) 카다피 시위자들과 함께 정부의 지시에 반대한 군인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리비아 사태 이후 원유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시위대가 장악한 동부 지역에서는 원유 수출이 재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리비아 최대 석유생산업체인 아라비안걸프오일컴퍼니(아고코) 관계자에 따르면 70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이날 오후 리비아 동북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토브루크를 떠나 중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지난주 시위대가 동부지역을 점령한 이후 원유 수송이 이뤄진 것은 지난 19일 이후 처음이다. 수출은 동부에서 이뤄졌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아고코 자체가 수도 트리폴리에 본사를 둔 국영회사이기 때문에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에 속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외국 석유회사들의 대규모 철수와 생산 중단으로 원유 생산량이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중단됐던 원유 수출 물꼬가 트인 것은 이들에게 긍정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서방 석유 메이저들의 보고서를 인용, 전체 원유 생산량이 하루 160만 배럴에서 85만 배럴로 급감했다고 이날 밝혔다. 벵가지에서는 또 제3세계 근로자들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다고 미 시사주간 타임이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와 서부 아프리카 출신으로 리비아 각지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다. 남아시아와 서부 아프리카 출신들은 하루 수백명에서 수천명씩 리비아 탈출을 위해 벵가지로 몰려들지만, 자국에서 탈출을 도울 형편이 안 돼 벵가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리비아와 튀니지 접경의 난민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튀니지 당국은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임시 천막을 쳤지만, 날이 갈수록 난민 유입이 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리즈 아이스터는 음식과 임시 거처가 부족해 2만여명의 이집트인들이 튀니지 접경에서 며칠째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전했다. 박찬구·정서린기자 ckpark@seoul.co.kr
  • 강풍에 최고 80㎜ 호우… 구제역 매몰지 2차 피해 대비 총력전

    강풍에 최고 80㎜ 호우… 구제역 매몰지 2차 피해 대비 총력전

    27일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중앙 부처 공무원과 구제역 매몰지의 지자체 공무원들이 침출수 유출 등 매몰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경기도는 전 공무원에게 비상 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에서 매몰지 유실·붕괴, 침출수 유출 등 비 피해에 대비했다. 김문수 지사는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 돼지 매몰지 등 도내 4곳 매몰지 현장을 잇따라 방문해 호우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농민들도 삽 들고 일손 도와 파주시는 적성면 적암리 일대 10여곳에 공무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출동해 긴급하게 움직였다. 오후 들어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매몰지 주변의 깊이 파인 배수로로 흘러내리는 빗물 양도 불어났다. 우비 차림의 공무원들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침출수 유출에 대비해 비닐막이 제대로 쳐졌는지, 비가 새는 곳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했다. 빗물로 침출수가 흘러넘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특수 천막까지 제작해 이중, 삼중으로 방수막을 둘렀다. 파주시는 앞서 지난 25일과 26일 이틀간 20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관내 238개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미리 방수 작업을 했다. 공무원 1인당 4~5개의 매몰지를 전담해 실시간 점검에 나섰고, 인근 군부대와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가축 농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적암리 일대 농민들은 삽자루를 들고 매몰지 관리에 일손을 도왔다. 농민 조기형(64)씨는 “주말 새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비닐을 깔고 배수로 파느라 전쟁이 따로 없었다.”면서 “마을 안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고 나와 봤다.”고 전했다. 파주시 가축방역담당 이병직 팀장은 “아직까지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고, 빗물을 차단하기 위한 방수포 등을 덮었기 때문에 우려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밤이 고비가 될 수도 있어 배수로 점검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 밖에 여주군은 200개 매몰지당 1명씩 담당 공무원이 순찰했고 읍·면마다 굴착기 2대씩을 동원해 정비 작업을 벌였다. 이천시도 395개 매몰지에 환경업체 8곳, 20여명의 긴급 복구 인력이 투입됐다. ●행안부 24시간 비상근무체계 행정안전부도 주말 강우로 매몰지에 비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앙재해대책본부 상황실을 포함해 주요 간부, 관련 부서 직원이 모두 24시간 비상 근무 체계에 돌입했다. 환경부도 지방·유역환경청장과 실·국장들이 매몰지 책임 관리제에 따라 해당 지역을 점검했다. 지자체에서도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중대본과 비상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비상 근무를 했다. 한편 중대본과 농림부는 전국 소·돼지에 대한 구제역 2차 예방접종이 26일 완료됐다고 27일 밝혔다. 농림부는 신규 출생 가축에 대한 예방접종 등을 위해 올 하반기 예방백신 소요 물량 중 1555만 마리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26일 중대본은 강원 횡성군 갑천면과 횡성읍의 상수원 보호구역에 위치한 구제역 매몰지 2곳에 대해 이전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횡성군은 바이러스 차단 조치 후 ‘가축 매몰지 환경 관리 지침’에 따라 갑천면 매몰지에서 70m 바깥 지점으로 이전했다. 이재연·장충식기자 oscal@seoul.co.kr
  • [리비아 내전 사태] 예멘대통령 “시위대는 바이러스” 부족장·야당의원까지 거리로

    중동의 민주화 시위는 21일(현지시간) 리비아뿐 아니라 예멘과 바레인에서도 계속됐다. 바레인에서는 정부가 정치범을 석방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상 전망을 밝게 한 반면 예멘에서는 대통령이 시위대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과 부족장들까지 시위에 합류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전날 수백명이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간 데 이어 21일에도 경찰이 광장 주변을 에워싼 가운데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에는 일부 야당 의원들과 부족 지도자들까지 참여했다. 셰이크 칼리드 알아와디 부족장은 “시위대의 고귀한 목표를 지지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타이즈에서는 이날도 수만명이 시청 인근 광장에 모였고 사우디아라비아 접경 도시인 사다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은 현지 의료 관계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16일 시위 개시 이후 사망자를 최소 12명으로 추산했다. 반면 예멘 내무부는 공식 사망자를 4명으로 집계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시위대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시위대를 감기 바이러스에 비유하는 망언을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는 21일 “시위대는 우리 나라에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라고 비하하면서 이 바이러스는 예멘의 문화와 유산이 아니라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말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 중심부 진주광장에서는 22일에도 시민 수만명이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연평도 초·중·고 北 포격 3개월만에 합동 졸업식

    연평도 초·중·고 北 포격 3개월만에 합동 졸업식

    “밝고 티 없이 자라야 할 아이들이 폭탄 소리에 놀라고, 눈총을 받아가며 외지 학교를 떠도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1일 오전 10시 인천 옹진군 연평초등학교에서 열린 연평도 초·중·고교 합동 졸업식. 학부모 대표인 최재숙(44·여)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육지로 피란 간 연평 학생을 당시 다른 학교들이 수용하지 않으려 하자 “이곳마저 거부하면 우리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며 영종도 운남초등학교에 눈물로 호소해 임시학교를 개설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졸업식에는 면장, 우체국장, 농협장 등이 단골 멤버인 여느 시골 학교 졸업식과 달리 교육부장관, 해양경찰서장, 부교육감까지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하지만 흥겨운 ‘지역 잔치’로만 치러질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북한군 포격 사건이 잊을 수 없는 충격과 고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인사들은 잇따라 지난 일을 거론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무사히 학업을 마친 학생들을 격려했다. 피란 생활을 마치고 3개월 만에 본교를 찾은 재학생과 졸업생이 뒤엉켜 그동안 못다 한 얘기를 나누면서 숙연했던 졸업식장 분위기는 활기를 띠었다. 이 학교 박안수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태어나 살아 온 섬에서 졸업식을 치르게 돼 다행”이라며 “오늘 졸업식이 연평도가 주민들의 터전으로 다시 자리 잡기 위한 첫 단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학생 대표로 연단에 선 5학년 이인영(12)군은 “지난겨울은 너무나 아프고 슬펐지만 지금 마을 어귀에는 파란 싹이 돋고 있다. 우리 마을도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 30분 동안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졸업식이 끝나자 학생들은 졸업식 때 흔한 ‘자장면 외식’조차 없이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섬에 식당들이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지로 배움터를 옮겨 가면서도 학업을 계속한 학생들이기에 이날 무엇보다 값진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생은 초등학교 12명, 중학교 10명, 고등학교 7명 등 모두 29명. 초·중학교 졸업생은 연평도에 있는 중·고교에 진학하며, 고교 졸업생은 전원 육지에 있는 대학교 입학이 결정됐다. 최영호(49) 교사는 “대학 입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6·25전쟁 당시 천막 교실을 연상케 하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대학에 합격한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김민지양은 편부인 아버지가 지난해 대장암으로 타계하는 슬픔과 이어진 피란 생활 속에서도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에 당당히 합격했다. 유한대 기계과에 진학하는 이정석군은 북한군 포격 이후에도 계속 섬에 남아 시각장애 1급인 아버지를 돌봐 이날 효행상을 받았다. 이군은 “앞으로 육지로 나가면 아버지는 여동생이 모시겠지만 조금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호서전문대 애견동물관리과에 합격한 염현아양은 “한때 너무 힘들었지만 졸업해서 행복하다. 뛰어난 애견미용사가 되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식당 다시 여는데 제맛 날지… 허허”

    “식당 다시 여는데 제맛 날지… 허허”

    20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부리 마을의 한 식당. 주인 문주애(51·여)씨가 마당에 솥을 걸고 나무로 불을 때며 두부를 만들고 있다. 남편(54)과 시동생(45)도 옆에서 굴을 까고 반찬을 만드는 등 분주하게 손을 놀린다. 문씨는 “내일부터 다시 식당을 여는데 그동안 문닫고 놀아서 제맛이 날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섬의 유일한 PC방에서는 뽀얗게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청소가 한창이다. 주인 최정식(55)씨는 “다행히 포격에 컴퓨터가 부서지지 않아 곧 PC방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벼락 포격으로 공동체 기능이 마비됐던 ‘연평도의 봄’은 주민들의 분주한 손놀림 속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바다 쪽은 회복이 더 빨랐다. ‘거문여’와 ‘용디’ 갯벌에서는 아낙네 50여명이 굴을 따느라 쉴 새 없이 손을 놀리고 있다. 특히 이날은 1년 중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는 날(한사리)이어서 장사를 하는 주민들까지 호미를 들고 나섰다. 박현수(56·여)씨는 “한동안 굴을 따지 않은 덕분인지 알이 굵다.”면서 “오늘 딴 것은 육지에 피란갔을 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먼저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섬을 떠났던 주민들이 김포 임시거처 계약이 만료된 지난 18일 전후로 대거 돌아옴에 따라 슈퍼마켓, 세탁소, 철물점, 정육점, 잡화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이날 주민은 804명. 장흥화 연평면 부면장은 “섬 인구는 1361명이지만 평소 겨울철에는 거주민이 1000명에 못 미쳤던 만큼 돌아올 사람은 거의 다 들어온 셈”이라고 했다.인천의 임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도 섬으로 돌아와 여기저기서 뛰논다. 한 주민은 “아이들 돌아다니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본다.”며 “이제 사람 사는 곳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집집마다 부서진 창문을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육지에서 온 15명의 작업팀이 작동하는 드릴 소리가 요란하다. 인부 윤경순(47)씨는 “빈집에 많아 함부로 작업을 할 수 없었는데 주민들이 들어온 이후 하루 10여곳의 창문을 교체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 옆에 흉하게 망가진 집이 아픈 기억을 되살린다. 주부 박지은(42·여)씨는 “피격 당시가 떠올라 가슴이 벌렁거린다.”면서 “당국이 천막으로라도 덮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의 귀향이 늦어져 주택 복구가 지연됐지만 주민들이 대부분 돌아왔으니 이제 본격적인 복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평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국립대학을 제대로 키우려면/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립대학을 제대로 키우려면/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선도해 온 국립대학들이 급격한 체제 전환의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서울대는 2012년에 정부조직으로서의 존재를 마감하고 독자적인 법적 지위를 갖는 법인으로 재출발하게 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주요 거점 국립대학들로 법인화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법인화는 국립대학의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법인 체제에서는 이사회가 최고의 의결기구가 되는데, 이사회는 총장과 부총장,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기획재정부 차관, 평의원회 추천자 등을 포함해 7명 이상 15명 이하로 구성되며 반 이상 외부인사로 채워져야 한다. 총장 선출 방식도 현행 직선제에서 총장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이사회의 선임, 대통령 임명을 거치는 간선제로 바뀐다. 법인화 이후 정부의 재정 지원은 계속되지만, 대학은 장기차입을 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수 있고 수익사업도 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법인화가 정부 간섭을 줄이고 대학 자율을 확대해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국제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법인화로 서울대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할 자율성과 유연성을 갖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지역 국립대학들을 살리기 위해서도 법인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법인화에 대한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법인화의 수혜 대상인 국립대 구성원들은 정부의 법인화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두달 가까이 교수들이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법안화법 폐기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국립대학총학생회연합회, 공무원 노조 등도 법인화 반대를 외치고 있다. 국립대학의 구성원들은 법인화로 오히려 대학의 자율성이 위축되고 재정적 자립도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과부와 재정부 차관이 이사로 참여하고 교과부 파견 감사가 상근하는 이사회 체제에서는 교수의 대표성이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는 고등교육법을 통한 지도감독체제 하에서 정부 중심의 지배구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학 법인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통제는 보장된 반면, 재정 자립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은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책임은 줄이고 재정 지원은 축소하려는 것이 법인화의 진정한 목표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립대학은 21세기의 도전에 직면하여 가혹한 자기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주도적 관리로부터 탈피하여 자율성을 확보해야 하고, 획기적인 재정적 토대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법인화가 국립대학의 유일한 발전 방안은 아닐 것이다. 이것은 일본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자체 평가에 의하면 법인화 6년 후 일본 국립대학의 교육연구 환경은 악화되었다. 국고지원금이 6년 사이 6% 삭감되고, 교직원의 수와 보수도 줄어들었다. 실질 연구비가 줄고 학술논문의 수도 크게 감소했다. 일본 주요 대학들의 세계랭킹도 하락했다. 법인화가 아니더라도 국립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국립대학의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독립적인 법적 주체로서 학사, 인사, 조직, 재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국립대학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국립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현행 고등교육법을 개정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국립대학이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로부터 획기적인 재정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는 국립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재정적으로 자립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대신 공익성과 효율성의 실현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강력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국립대학은 국가와 사회의 배려에 대한 보답으로 뼈를 깎는 자기혁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법인화를 넘어 국립대학을 살리고 우리사회의 미래도 밝히는 길이 될 것이다.
  • 손학규號 4월 재보선 파고 넘을까

    지난해 10·3 전당대회로 ‘민주당호’의 선장을 맡은 손학규 대표가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100일은, 춘천 칩거 2년 만에 야당 당수로 돌아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애썼던 기간이랄 수 있다. 청원경찰 입법로비 의혹 사건,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등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과 극심한 계파 갈등이라는 내홍 속에서도 비교적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9일 서울광장을 시작으로 천막을 치고 ‘거리의 투사’로 변모한 것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한 전국 시·군·구 순회 100일 ‘희망대장정’ 등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는 중이다. 야권 통합 연대의 성공을 가늠할 첫 무대인 4월 재·보선은 그가 대선주자로서 범야권의 기대에 부응할지를 내다보게 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한층 가열될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를 막아내야 한다. 여전히 당 일각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정체성 논란도 불식시켜야 한다. 한 자릿수대에 머무르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도 당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강화해야 하는 일은 상시적 과제다. 아울러 수권정당에 걸맞은 대안과 비전을 제시, 정권교체의 기대감을 높여야 한다. 손 대표는 취임 100일 새해 기자회견을 갖고 3가지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우선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구상을 밝힐 전망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의 자녀 특별채용, 정치인들의 친인척 보좌관 채용 등 각종 특혜 논란 등 ‘강자독식’의 불공정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감사원장 내정 등 국회인사청문회를 겨냥한 것이다. 이어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본격적인 복지 어젠다로 사회개혁과 친서민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보편적 복지’를 통해 여당의 대선 유력 후보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복지 정책 대결을 추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글로벌 시대]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와 연평도 포격/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글로벌 시대]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와 연평도 포격/전경수 서울대 인류학 교수

    중국에는 55개로 확인된 ‘소수민족’(少數民族)이 있다. 법령집, 중학교 교과서, 주정부 공문서, 일반인들의 입에도 상식으로 오르내리는 단어가 ‘소수민족’이다. 나는 지난달 베이징의 대학에서 초청강연 도중 이 단어의 차별적 문제를 제기하였다. “숫자가 얼마나 되어야 ‘소수’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중국의 ‘소수민족’이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인디언’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지배의 목적으로 나왔다. ‘인디언’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그 땅에는 여러 사람들이 나름대로 모여 살고 있었다. 침략자인 유럽인이 선주민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의도에서 제작한 법률과 행정의 용어가 교육용으로 사용되면서 일상용어화되었던 경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땅에는 콰키우틀과 이누이트가 살고 있었고, 샤이엔과 아파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왔다.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들은 모두 그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들이며, 그 단어들의 뜻은 한결같이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굴러 온 돌이 박혀 있는 돌’을 빼내는 과정에서 ‘인디언’이라는 해괴망측한 조어의 등장이 신대륙의 역사적 과정이다. 나는 인류학 현지연구 실습 차 오지브와(Ojibwa) 사람들이 사는 ‘보호구역’에 체류했던 적이 있다. 보호구역 내에는 초등학교가 있었고, 인솔 교수의 의도로 초등학생들에게 서부개척시대가 배경인 할리우드 제작의 영화를 보여주었다. 말을 탄 아파치 전사들이 기병대의 총격에 사살당하고 아파치 촌락의 천막들이 불바다로 변하는 장면이었다. 기병대의 나팔소리가 울리는 클라이맥스에서 오지브와 아동들은 서로 손뼉을 마주치면서 좋아라 했다. 아동들의 머릿속은 기병대의 ‘인디언’ 박멸이 그들의 소원 성취를 이루어주는 것으로 교육되어 있었다. 백인과 선주민의 대규모 접촉이 시작된 17세기에 2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었던 선주민 인구가 20세기에 이르러 25만명까지 감소되었던 ‘에스노사이드’의 경험을 지울 수 없다.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과 함께 청와대를 급방하였다. 외교 절차도 무시하면서 등장한 그가 대통령과의 대담을 장황한 동아시아 역사로 읊었다고 한다. 그는 동물적 감각으로 청와대의 분위기를 염탐하였고, 그 사실을 평양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것이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의 발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웃 꼬마 둘이서 다투는 현장을 옆집의 어른이 중재하는 방식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육지와 해역으로 접해 있는 국가와 민족들을 바라보는 중국 지도부의 사고방식은 거대하게 움직이는 대한족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지방 ‘소수민족’들을 대하는 대한족주의는 그 연장선상의 완충지대를 구축한다. 북조선과 남한 그리고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는 중국의 변방과 연결되었다. 베이징의 국무위원이 쓰촨성장을 방문하고 헤이룽장성장을 방문할 때, 걸림돌의 절차는 존재할 수 없다. 지방 소수민족을 대하듯 청와대를 돌파한 다이빙궈의 언행이 대한족주의의 발로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아는가 모르는가? 모른다면 무지의 소치일 것이고 안다면, 짓밟힌 주권의 자존심과 체면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체면과 ‘관시’(關系)의 불균형 구도를 조장하는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의 대응책이 조지워싱턴함의 등장만으로 충분한 것인가? 한반도 사람들을 ‘소수민족’으로 몰고 가는 중국에 대한 총체적 대응책은 무엇인가? 외교 체면을 상실한 책임은 긴장과 포성 속에 묻혀야만 하는가?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는 궁극적으로 대한족주의의 심중과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의 교훈이다. 냉전시대의 산물인 친미 일변도의 군사외교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시’를 제대로 구축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반성회가 평양과의 기싸움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훗날 나의 손자들이 동아시아의 ‘인디언’ 신세로 전락될까 지극히 염려된다.
  • 민주 내분진화? 불씨 그대로?

    민주당이 새해에도 전국을 돌며 ‘정책 대장정’을 벌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섰던 1차 장외투쟁의 성과가 적지 않았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실제 손학규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와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새해 구상’을 밝히며 각오를 다졌다. “밝고 포지티브하게 싸우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세밑 기류’는 온도차가 컸다. 전날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을 주축으로 한 ‘민주희망 쇄신연대’는 이병기 종편 심사위원장 선임 문제를 두고 손 대표의 사과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손 대표가 ‘유감’을 밝히는 선에서 가까스로 내분은 피했지만 당 내부는 지도부 역학관계와 내년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언제 불씨가 타오를지 모르는 ‘휴화산’ 같다. 손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기조였다면 2차 투쟁의 목표는 234개 기초자치 단체를 돌며 국민이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고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차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길거리에 천막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고 싶겠느냐. 정치적 하수책을 선택한 것은 고육지책이었다.”면서 “날치기의 본질이 결국 이명박 정권의 독재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았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전날 나온 쇄신연대의 성명서는 당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쇄신연대 측은 성명서에서 “이병기 종편 심사위원장은 야당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될 당시부터 문제가 예고됐던 인물”이라면서 “그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캠프원이라는 사실은 당원들의 자존심에 심대한 상처를 준 것”이라며 당시 잘못된 인사 추천에 대한 손 대표의 사과를 요청했다. 현 정권의 정책과 연관된 인물에 대해 자당 대표의 사과까지 요청한 것은 전례없는 ‘사태’였다. 성명서가 나오자 당내는 물론 쇄신연대 내부에서도 “(당 대표에 대한 사과 요구는)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전날 서울역 집회를 앞두고 일부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이 서울 모 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갖는 등 내분 양상이 역력했다. 당내 국민모임 소속 의원들도 같은 날 저녁 송년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결국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일로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사태를 봉합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송년기획] 천막 장외투쟁… 손학규의 ‘소신’

    정치권의 ‘저평가 우량주’라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정치인이다. 당 대표 취임 이후로만 보자면, 손 대표는 강한 집념과 소신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 천막 장외투쟁을 한다고 결정했을 때 지지율이 떨어진다며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그러나 손 대표는 “순간적인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길게 보겠다.”고 했다. 결국 서울광장에 천막을 쳤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국가보안법 철폐와 국가균형발전 정책, 햇볕정책에 동의했다. 이쯤 되면 손학규 식(式) 정치적 결단의 원천은 뚝심이 전부라 해도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역 광장에서 본 손 대표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유시민·강금실 전 장관이 상주였다. 유 전 장관이 손 대표의 오른쪽 팔뚝에 상주 완장을 채워 주려 했지만 손 대표는 끝내 거절했다. “완장 찰 자격이 없다.”는 거였다. 고인을 향해 ‘경포대’ ‘산송장’이라고 공격한 데 대한 참회였던 셈이다. ‘저평가 우량주’의 가치를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집념과 소신, 뚝심도 꽤 괜찮은 기반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對與조율 박지원 ‘제2 전성시대’ 정치인 박지원은 올해도 손발이 부지런했다. 예순여덟살의 노장이지만 “기자는 맨 먼저 접하는 국민”이라며 기자들에 대한 ‘콜백’(답신전화)에도 적극적이었던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은 그에게 ‘제2의 전성시대’라 할 만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취임해 7·28 재·보궐 선거 직후 공석이 된 대표직을 겸한 비상대책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별 잡음 없이 마무리된 비대위는 당내 그의 리더십이 인정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정보력을 바탕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및 2명의 장관 후보자를 줄줄이 낙마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 원만한 여야 관계를 이끌어온 것도 그의 ‘능력’인 동시에 ‘복’이었다. 전성시대가 내년에도 이어질까. 정통성과 통솔력, 조정능력 등으로 당 안팎에서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은 강력하고 새로운 세력의 출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손학규 체제’와의 잦았던 충돌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이회창 속 시원한 ‘대쪽’ 언행 두각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비교섭단체라는 한계가, 2010년 그와 자유선진당의 입지를 좁혔다. 지역기반마저 출렁였다. 총선·대선의 전초전격인 6·2 지방선거에서 쓴맛을 봤다. 텃밭 충남에서조차 대전시장 한 자리만 건졌을 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틈바구니에서 펼친 소신행보가 일부에선 양비(兩非)론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대쪽 이회창’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주요 이슈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정진석 추기경과 설전을 벌인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질타는 그 정점이었다. 교권추락 실태에 대해서도 체벌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의 ‘대쪽’ 언행에 “속 시원하다.”는 격려가 쏟아졌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에는 강력한 무력 응징론을 내세워 ‘보수’의 신뢰를 샀다. 친북좌파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막자며 보수대연합론이라는 소신을 펼쳤다. 혼돈의 외교·안보, 무기력한 정치력의 혼재 속에서 펼친 개인기여서 더욱 돋보였다. 당장은 원내 교섭단체 복귀가 최대 숙제다. 결전의 2012년을 한해 앞둔 2011년, 제3당의 공간이 최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孫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나선다

    孫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나선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예산안 장외투쟁 마무리를 앞두고 27일 경기 연천 육군 제5사단 열쇠전망대와 제6군단 포병부대 등을 방문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특위’도 출범시켰다. ●군부대 위문… 평화특위 출범 손 대표는 곧 천막을 걷는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맞서 20여일 동안 벌여온 전국 장외투쟁을 28일에 매듭짓는다. 하지만 이제부터 ‘새로운 투쟁’을 시작한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새로운 투쟁’은 손 대표의 리더십과 직결된다. 장외투쟁을 계기로 ‘착근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28일 이후 손 대표의 화두는 ‘국민 속으로’라고 한다. 일주일 단위로 민생 주제를 정해 ‘정책 투쟁’을 벌이면서, 전국을 시·군·구 단위까지 찾아가는 ‘현장 투쟁’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한 측근은 “교육주간을 정하면 등록금 문제로 고통받는 교육현장을 찾아가고, 한편으론 시나 군 단위를 방문해 현안에 대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현장 투쟁의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의정보고회 일정과 결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손학규 리더십’을 서서히 드러낼 것이라고 한다. 이전 ‘손학규 리더십’은 ‘선장론’과 통했다. 선원들을 강하게 통솔하기 전에 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장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선장론’에 대입하면 민주당이라는 배는 아직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에 있다는 것이 손 대표 측의 판단이다. 향후 일정이 ‘반대(규탄) 리더십’에서 ‘대안 리더십’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고민이 읽힌다. 손 대표가 최근 사석에서 “나는 서두르지 않겠다. 당이 살아야 대권주자 위상도 세워진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취임 초기 손 대표는 당내에서 ‘온돌 리더십’을 지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듣는 편이었고 호불호에 대한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초 지역 사무처장단 인사 이후 잡음이 일자 손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기가 사당(私黨)이냐. 인사를 못 받아들이면 직무정지시키겠다.”며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과 지도부도 놀랐다고 한다. 손 대표가 지난 20여일간의 장외투쟁을 통해 당의 투쟁성을 강화하고 당 대표의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에는 굳이 인색할 필요가 없다. ●모호한 대북관 도마에 하지만 여전히 ‘손학규 리더십’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모호한 대북관으로 도마에 자주 올랐다. 당권을 나눠 가진 지도체제, 혼선을 빚는 제1 야당 등 당의 토양도 거칠다. 이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가축법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한데 대해 차영 대변인과 전현희 원내대변인이 각각 다른 입장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차 대변인은 “날치기 처리를 무효화하지 않으면 개최 불가”라고 했지만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개정안을 심사해 본회의에 부의할 것”이라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대선주자들에게 2011년은 ‘미래’를 갖고 싸우는 해라는 점에서 손 대표에게 분명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집요하게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구혜영·강주리기자 oohy@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천막’과 대권주자

    2004년 3월 23일, 한나라당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박근혜 대표는 여의도공원 맞은편 천막 당사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4·15 총선까지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때였다. 한나라당은 총체적인 위기였다. 2003년 10월 불법대선자금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차떼기 당’으로 몰렸다.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발의를 주도한 후과로 정치적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결국 최병렬 대표가 물러나면서 박 대표는 “부패·기득권 정당의 오명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첫날 여의도 당사의 현판을 뜯어냈다. 명동성당과 조계사를 찾아 반성의 의미로 고해성사와 108배를 올렸다. 그해 4·15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었다. 5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박 대표는 2006년 7월 대표직을 물러날 때까지 수차례 재·보선에서 ‘박근혜’라는 단일 상품으로 승리를 일궜다. 박 대표는 ‘천막 정치’를 계기로 4대 개혁법안 반대 투쟁 등 진보 진영과 사활을 건 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2010년 12월 9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강행처리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명박 독재 정권’과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오는 28일까지 전국을 돌며 천막 농성을 벌인다. 6년 전 한나라당의 천막 당사가 겹쳐진다. 박 전 대표의 ‘천막’은 민심의 심판에 사죄하려는 행위였다. 여의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당내 응집력이 높았다. 당 대표가 결단하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정치 상황이었다. 반면 손 대표의 ‘천막’은 여권을 심판하려는 행위다. 여의도를 벗어났다. 당내 권력도 분산돼 있다. 야당 대표의 결단보다 정권과 여당이 결단해야 풀리는 정치 상황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겐 ‘천막’이 주는 공통점이 있다. 유력 대권주자의 시험대다. 박 전 대표가 천막 당사를 통해 리더십을 보여주고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듯, 손 대표도 비슷한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의 ‘천막’보다 지금 손 대표의 ‘천막’이 훨씬 좁고 어두운 건 사실이다. 대여 투쟁에 몰두할수록 내부 응집은 어렵다. ‘집토끼 리더’에 만족해야 한다. 행여 개인의 대선 행보에만 초점을 둔다면 야권 지도자로도 인정받기 어렵다. 야권 연대를 압박하는 다른 야당이 지켜보고 있다. 찬바람 몰아치는 서울광장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손 대표의 ‘천막’이 예산 국회를 정리하는 ‘송구영신’의 보금자리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당과 야권을 아우르는 리더십 탄생의 교두보가 될 것인지.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 확산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 확산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새해 예산안에 민생 및 당 공약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책임을 지고 12일 당직을 사퇴하는 등 예산 강행처리에 따른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여당 고위 당직자가 현안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와 여당은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 등 안보 정국에 따른 ‘국정 주도권’ 확보를 내세우며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으나 정치권은 리더십의 실종과 함께 대충돌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4대강 날치기 예산안 및 MB악법 무효화’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과 촛불집회에 돌입하며 대여 전면전을 본격화했다. 고 정책위의장은 예산안 강행처리 나흘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책임 소재 논의가 일단락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지만 민주당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일축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 중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갔지만, 손 대표는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손 대표는 “4대강 예산, 법안들을 날치기하고 무슨 낯으로 어디에 오는가. 4대강 예산을 삭감하고 날치기 법안을 파기하고 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자는 것이냐. 아니면 오늘만 만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묻는 이 장관에게 “예산안 무효화를 약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공세적인 태도로의 전환을 시도해 ‘예산안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상득 의원과 마찬가지로 포항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이른바 ‘형님 예산’과 관련, “대부분 주요 사업비는 정부수립 후 60여년 동안 유일하게 철도망이 연결되지 않은 동해안 지역의 철도 부설에 쓰이고, 울산~포항 고속도로는 참여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배은희 대변인도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중 절반이 넘는 52%가 호남에 편성됐고, 내년 예산 중 복지부문 비중이 27.9%로 역대 가장 높은데도 특정 지역을 문제 삼아 지역 감정을 이용하려는 구시대적 정치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통해 노인복지와 영유아 예방접종비, 결식아동들의 급식비를 삭감한 채 형님과 박희태 의장, 이주영 예결위원장 등이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은 ‘형님 공화국’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까지 민주당은 예산과 날치기 법안 무효화, 4대강 반대를 위해 총단결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유지혜기자 jj@seoul.co.kr
  • 민주 “날치기 법안 무효” 장외 여론전

    여당의 내년 예산안 단독 강행처리와 관련해 야권의 전방위 장외투쟁과 대국민 여론전이 본격화됐다. 민주당은 전국을 돌며 ‘4대강 예산·날치기 법안 무효화를 위한 1000만 국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당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원 가두 시위에 나섰다. 10일 북한 연평도 도발 사태로 중단된 100시간 천막 농성을 재가동한 민주당은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촛불집회를 열어 투쟁 결의를 다졌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이 날치기에 급급해 형님예산 1600억원, 실세예산은 챙기고 정작 필요한 국정예산과 자신들의 ‘생색용’ 예산까지 놓쳤다.”면서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100시간 사죄와 결의의 시간을 가진 뒤 1000만 국민 서명운동과 정권교체를 위한 민주당의 수호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14일 인천을 시작으로 28일까지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정부·여당 규탄대회를 벌인다. 박영선·박선숙·최영희·김유정·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여성 의원 12명은 남대문 인근에서 가두 피켓 시위를 벌이며 예산안 처리의 부당성과 서명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24일까지 광화문·명동 등지를 돌 예정이다.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 등 야 5당은 박 의장 사퇴 결의안을 공동 명의로 제출하고, 13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은 강기정 의원의 얼굴을 가격한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을 폭력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으며, 박 의장, 이주영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정의화 국회부의장, 송광호 국토해양위원장 등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일간지와 인터넷 등 매체에 규탄 광고도 실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KBS가 국회 폭력을 야당이 주도한 것으로 보도한 데 대해 항의 방문, 사과를 받아 냈다고 밝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LH 이지송사장 천막농성장 밤샘 대화

    LH 이지송사장 천막농성장 밤샘 대화

    이지송(오른쪽)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본사 사옥 주차장에서 농성 중인 택지개발예정지구 주민들과 직접 대화에 나섰다. LH의 재정난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가감 없이 LH의 상황을 전달한 것이다. 대화는 밤을 고스란히 새우며 이어졌다. 8일 LH에 따르면 경기 파주운정3지구 택지개발예정지구 주민 10여명은 지난 6일 즉각적인 토지보상 시행을 요구하며 경기 성남시 분당본사 주차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 사장은 곧바로 면담에 응했고, 바쁜 일정으로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워지자 농성 천막 옆에 별도로 천막을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한파가 몰아친 7일 밤에는 주민들과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고통을 나누자는 뜻에서다. 주민들은 “LH의 보상계획만 믿고 미리 금융기관에서 대출 받아 인근 지역에 대토를 구입했다.”며 “보상이 미뤄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사장도 “대화를 계속하자.”고 화답했다. 이들의 처지를 이해하지만 LH가 118조원(6월 기준)의 빚더미에 앉아 당장 보상을 약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국회에서 LH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자금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LH는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전 임직원의 급여를 10%씩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주말 데이트] 새달 2일까지 30년 고별 무대 김성녀

    [주말 데이트] 새달 2일까지 30년 고별 무대 김성녀

    1955년 그러니까 다섯 살 때였다. 당시 우리나라 여성국극 스타였던 박옥진(2004년 작고) 여사의 손을 잡고 천막극장 무대에 처음 섰다. 어린 나이에도 무대에서 노는 끼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때부터 무대 주변은 곧 놀이터였고 인생의 나무를 심는 터전이었다. 유랑극단에서 무대를 세우고 허무는 모습을 보면서 천막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 허생전부터 인기작만 추려 공연 김성녀(60). 윤문식·김종엽과 함께 ‘마당놀이 인간문화재’라고 불린다. 김성녀는 이들과 함께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마당놀이’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렇게 30년 세월이 됐다. 이미 3000회 공연을 돌파했으며 매년 10만명 이상씩 관객을 끌어들여 지금까지 350만명이 이들의 연기에 울고 웃었다. 뿐만 아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기록들이 많다. 예를 들어 스태프와 배우가 30년 동안 쭉 함께해 왔다. 뮤지컬은 대개 더블 캐스팅을 하게 되지만 김성녀의 ‘마당놀이’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30년 동안 변함없이 혼자 배역을 맡으면서 한 번도 펑크를 낸 일이 없다. 김씨는 요즘 이렇게 지나온 30년을 결산하면서 윤문식·김종엽 두 사람과 함께 고별무대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연출가 손진책(63)씨가 30년 무대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표작들만 모은 ‘마당놀이전’이어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81년 초연작 허생전을 비롯해 별주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봉이선달전을 다시 엮어 새해 1월 2일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 전용극장(2500석의 천막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달 30일 오후 이 극장에서 김씨를 만났다. 파란 형광색 모자가 썩 어울려 보였다. 저녁 공연 시간(7시 30분)이 아직 남아 있어서 분장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공연에 감회가 깊겠습니다.” “청춘을 다 바쳤지요. 이젠 젊은 후배들에게 바통 터치를 하고 링커 역할을 할 때가 왔습니다. 30년 전 우리 세 사람(김성녀·윤문식·김종엽)에서 시작된 마당놀이도 이제는 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10년 이상씩 함께해 온 제자나 후배들도 많습니다. 제가 대학강단(중앙대)에 서게 된 것도 마당놀이를 이어갈 후진 양성을 위한 것이었고 다들 잘 따라 주고 있습니다.” “세 분이 함께 서는 무대는 이번이 마지막인가요.”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우리 셋이 이끌어온 마당놀이는 이제 고전으로 남게 되겠지요. 그동안 ‘마당놀이’라고 하면 다들 우리 셋을 떠올렸잖아요. 이번 공연에서 30년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후배들이 잘 이어 갈 수 있도록 (세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30년 전 세 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민예극단 시절이었지요. 당시 연극계는 서양극을 주로 무대에 올리곤 했습니다. 이때 허규 전 국립극장장과 연출가 손진책, 배우 몇 명이서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지요. 때마침 MBC 창사 기념 공모에 출품했고 채택되면서 셋이 같이 무대에 계속 서게 됐습니다.” “마당놀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텐데요.” “소리 장도입니다. 웃음 속에 비수가 있지요. 30년 동안 매년 마당놀이를 찾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됐고, 어른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마당놀이는 손자부터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유일한 무대입니다.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가려운데 서로 긁어 주며 지내온 세월입니다. 그렇게 30년을 동고동락했지요.” # 극단 미추 대표 됐어요… 남편이 섭정하겠죠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홀로 캐스팅이기 때문에 쓰러지면 안 된다는 그런 긴장감으로 버텼습니다. 특별히 운동은 하지 않고 뜨개질도 하면서 공연에 대한 마음 다짐을 하지요.” “남편인 손진책씨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는데 극단 미추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대표를 맡아 이끌어 갑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손진책씨가 섭정을 하지 않겠어요(웃음). 극단 미추는 나름대로 틀이 잡혔습니다. 단원들과 의논해 초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해나가려고 합니다. 덩치를 약간 줄이고 외국인 연출가도 불러들이고, 좀 더 다양해지도록 말입니다.” 김씨는 마당놀이와 관련된 서적 3권을 펴냈다. 최근에는 ‘일곱가지 마음 담긴 따뜻한 손뜨개’라는 책도 냈다. 김씨는 이날도 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빨간색 등 여러 가지 색색의 실타래가 들어 있는 가방도 눈에 들어온다. # 뜨개질로 마음을 달랩니다 “늘 뜨개질을 하시나요.” “(웃으면서) 이 모자도 제가 짰습니다. 공연이다, 학교다 늘 바쁘니까 일탈하고 싶잖아요. 잠시 여백을 짠다고나 할까요. 공연 때는 ‘오늘 관객이 많이 찾아줄까’ 하는 걱정도 생기잖아요. 그런 생각도 잊을 겸 뜨개질을 합니다.” “언제부터 뜨개질을 하셨나요.” “40년 됐습니다. 뜨개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한올 한올 정직하게 서로 연결되고…. 창의력이자 수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뜨개질이지요.” “그동안 몇 벌 정도의 옷을 짰는지요.” “옷은 한 80벌 정도 될 겁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선물도 많이 했습니다. 공연 때 피아노를 잘 쳐주면 그분한테 선물도 하고…. 실을 사러 갈 때는 동매문시장도 가고 수입상가도 가고 그럽니다.” 앞에 언급한 대로 김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박옥진 여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어머니는 선생님이자 무대 예술의 선배이기도 합니다. 예인으로서 진정한 인내와 희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분입니다. 30년간 마당놀이 단독 배역을 맡으면서 버텨온 것도 어머니의 힘이지요.”라고 말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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