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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인화학교 ‘폐교’절차 밟을 듯

    영화 ‘도가니’의 흥행 바람을 타고 문제의 광주인화학교에 대한 폐교 청원 운동과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육 당국은 사과 성명을 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는 28일 기준으로 총 5만 4000여명이 청원에 참여, 이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목표치 5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네티즌 번개 모임’과 ‘인화학교 성폭력 진실찾기 행사’ 등을 준비 중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성명을 통해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부교육감을 반장으로 한 대책반을 구성했다. 대책반은 인화학교 교육과정 운영 전반과 성폭력 가해자 및 축소·은폐자에 대한 인사 문제, 위탁취소 방안 등을 마련키로 했다. 또 2013년 북구지역에 모두 34학급 규모의 가칭 ‘선우학교’를 개교해 이 가운데 12학급에 청각장애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2명의 청각장애인이 다니고 있는 인화학교는 폐교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2006년부터 천막농성, 1인 시위 등 각종 방법으로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2009년 작가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와 최근 개봉한 같은 이름의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목을 끌지 못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질 당시 교육당국이나 언론 등 어떤 기관이나 단체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는데 영화 ‘도가니’가 상영되면서 국민적 주목을 받는 것이 당황스럽다.”면서 “그러나 이를 계기로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軍 “제주기지 반대 시설물 29일 철거”

    해군이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삼거리에 있는 해군기지 반대 측 시설물을 강제 철거할 예정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해군은 지난 27일 제주방어사령관 명의로 강정마을회와 민주당 등 야5당 제주도당에 보낸 행정대집행 영장에서 “각종 시설물의 철거요청 건에 대해 지난 9일과 16일 2차례에 걸쳐 계고서를 송달했으나 지정기일 내에 이행하지 않았다.”며 “행정대집행법에 의해 29일 이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통지했다. 해당 시설물은 컨테이너 1동과 망루 1동, 텐트 2동, 천막과 집기류 등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5월부터 현애자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반대 측 주민들이 해군기지 공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지난 2일 철수했던 수도권 경찰을 28일 다시 제주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정마을회와 구럼비살리기 전국시민행동은 오는 10월 1일 오후 1시부터 강정마을 일대에서 2차 강정마을 생명평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찰은 평화축제를 합법·평화적으로 실시한다면 이를 허용할 방침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폐공장서 ‘장인의 꿈’ 펼친다

    폐공장서 ‘장인의 꿈’ 펼친다

    공예분야 세계 최대 규모 행사인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40일간 열린다. 7회째를 맞는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세상 만물은 제각기 쓰임새를 가진 채 존재한다.’는 ‘유용지물(有用之物)’. 공예의 본질인 쓰임을 통해 일상의 삶을 윤택하고 아름답게 가꾸며 공예가치를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버려졌던 옛 공장건물에서 국제행사를 치르는 것이다. 이른바 국내 최초의 아트팩토리형 국제행사다. 행사의 주무대가 되는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 공장은 5만 3000㎡에 건축면적이 8만 4000㎡나 된다. 땅 면적이 축구장 6배 크기다. 1946~1999년 2000여명이 일하면서 연간 100억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한국 최대의 담배공장이었다. 그러나 담배산업이 쇠락하면서 문을 닫은 후 최근까지 폐건물로 방치돼 왔다. 그러나 시가 지난해 350억원을 주고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 후 20억원을 들여 삭막했던 콘크리트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전기 배선을 다시 깔고, 약품을 이용해 건물에 배어 있는 담배 냄새도 상당 부분 제거했다.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와 화장실을 설치하고 계단도 말끔히 보수했다. 6개월간의 노력 끝에 1층 물류창고는 주차장으로, 2층 훈증실과 제조실, 담배를 말던 3층 궐련실은 전시공간이 됐다. 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홍보부장은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천막을 치고 행사를 할 때보다 3배 정도 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어둡고 단순한 공장 분위기가 화려한 공예작품들을 더욱 빛나게 한다.”면서 “이곳이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팩토리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0여개국 30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비엔날레는 본전시, 특별전, 공모전, 초대국가 핀란드전 등으로 꾸며진다. 본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199명이 참가해 88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00년전 미술공예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의 고민을 담은 역작 등 87점이 국내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특별전은 인간이 직립하면서 필수품이 된 의자를 주제로 열린다. 의자를 테마로 한 공예품을 통해 인간의 삶과 같이 변화돼 온 의자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공모전에는 이번 비엔날레 공모전 대상작인 전상우씨의 ‘백자, 구조를 말하다’ 등 입상자 172명의 193점이 전시된다. 대상 상금은 3만 달러. 초대국가전에선 공예가 일상과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핀란드인들의 공예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행사기간 중 국립청주박물관 등 청주·청원지역 11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백제공예특별전, 국제종이예술특별전 등 차별화된 전시회도 열린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없앤다더니 시급 계약직으로 남겨”

    “없앤다더니 시급 계약직으로 남겨”

    고려대 시간강사 김영곤(오른쪽·63), 전 한성대 대우교수 김동애(왼쪽·65)씨 부부는 4년째 국회의사당이 내다보이는 국민은행 서여의도지점 앞길에 자리 잡은 낡은 천막을 지키고 있다.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 회복을 위해서다. 천막은 지난 2007년 9월 7일 손수 세운 것이다. 천막 앞에는 지난해 5월 조선대 강사였던 서모씨가 자살하면서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낱낱이 고발한 유서가 놓여 있다. 김씨는 “시간강사가 교원이라는 안정적인 신분으로 연구와 강의를 할 수 없다면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우리 사회 역시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인 김씨도 “돈 좀 아끼려고 시간강사들을 부당하게 대하는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정의와 진리를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잇따른 시간강사들의 자살은 시간강사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다. 정부도 시간강사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간강사들은 여전히 교원이 아닌 불안한 신분, 비정규직으로 대학을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날 지난 3월 정부가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교원 외에 교원 지위를 갖는 강사를 둘 수 있고, 이들의 계약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연장하며, 강의료를 인상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남편 김씨는 개정법률안과 관련, “시간강사를 없앤다면서 강사들을 계속 시급을 받는 계약직으로 남겨 두고 있다.”면서 “배신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軍 전력보강 복무 환경개선 5년간 186조3000억 투입

    군은 내년부터 5년간 전력보강 및 장병 복무환경 개선 등에 모두 186조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6일 정예 강군과 전투형 군대 육성을 목표로 한 ‘2012~2016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해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날 보고된 중기계획의 예산은 연평균 5.5% 증가를 목표로 모두 186조 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전력운영비는 124조 5000억원(4.6% 증가), 방위력개선비는 60조 8000억원(7.5% 증가)이다. 방위력 개선 분야에서는 북한의 침투 및 국지도발에 대비해 원거리 탐지용 음향센서와 GPS 유도폭탄, 이지스 구축함, 소형 무인 정찰기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력 운영 분야에서는 1단계(2011~2012년)로 백령도·연평도에 공격형 헬기 격납고와 전탐감시대 방호시설을, 2단계(2013~2015년)로 서북도서 진지·교통로 유개화 시설을 구축한다. 또 내년까지 신형 전투복·배낭, 천막 등 개선된 장구류를 보급할 예정이다. 장병 복무환경 개선을 위해 내년까지 병영생활관 현대화 사업을 완료하고, 신병에게 뇌수막염 백신을 접종하고 독감백신도 신병에서 모든 장병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상병 기준 병사 봉급은 2016년 12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늘부터 서울역 심야 노숙 금지 “어디로… 일방적 퇴거 막막”

    “당장 잠 잘 곳도, 주린 배를 채울 방법도 없어요. 내쫓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를 몇 시간 앞둔 21일 오후 서울역 광장의 노숙인 이모(55)씨는 벼랑 끝에 선 나름의 심정을 하소연했다. 9개월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63)씨도 “무료급식소 등이 서울역 근처에 몰려 있어 서울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지난 1일 예정됐던 퇴거 조치가 연기된 뒤 잠시나마 기대를 가졌던 서울역 노숙인 300여명은 불안감과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서울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쉼터인 ‘자유카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들은 “누가 하루 종일 카페에만 있겠느냐.”면서 “결국 잠자리와 먹을거리를 찾아 서울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코레일 측은 서울역 노숙인과 관련한 고객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예고한 대로 22일부터 매일 오전 1시 30분~4시 30분 사이 3시간 동안 서울역 역내 노숙 행위를 완전히 금지했다. 또 오전 4시 30분 이후에도 침낭이나 매트 등을 가지고 역사 안으로 들어오거나 잠을 자는 행위는 일절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오전 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청소를 위해 노숙인들을 잠시 내보냈을 뿐 역사 내 노숙 행위를 막지는 않았다. 코레일 측은 “기존의 조치를 확대, 강화한 것”이라면서 “노숙인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휴식을 위해 역을 출입하는 것까지는 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지난달 24일부터 거리노숙인 보호·자활·감소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특별자활 일자리 200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까지 노숙인 120여명이 서울역 광장 청소, 거리환경 정비 사업 등 일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또 폭염이나 폭우 등 긴급한 상황에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응급구호방 10곳도 새로 마련했다. 노숙인 사회 복귀 지원을 위한 응급보호상담반 360명을 투입, 다음 달 15일까지 집중 상담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지난 1일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강제 퇴거에 항의, 천막농성에 들어간 ‘홈리스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시민과 노숙인들이 함께하는 밤샘 토론회를 열어 강제 퇴거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주거 빈곤자를 돕는 ‘해보자 모임’의 박철수씨는 “노숙인 문제는 근본적으로 주거빈곤 문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자유카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강병철·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보스가 앞에 서라/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보스가 앞에 서라/김상연 워싱턴특파원

    국가 중대사를 볼모로 정쟁을 벌이는 건 미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 부채 상한 논란을 통해 알았다. 그런데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여야 영수(領袖)가 정쟁의 맨 앞에 당당히 서는 모습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귀족적 엄숙주의를 포기하고 싸움꾼으로 변신했다. 브리핑룸에 자주 나타나면 몸값이 떨어지는 것처럼 새침하게 굴던 두 사람은 하루가 멀다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한국 같으면 대변인끼리, 아니면 측근 장관이나 의원이 대신 총대를 메고 주고받을 설전을 ‘황송하게도’ 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직접 교환했다. 압권은 지난달 26일이었다. 밤 9시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공화당을 비판하자 곧 이어 베이너가 의회에서 똑같이 대국민 연설로 응수했다. 그 전날 오바마는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이 일은 내 일이다.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오바마가 가장 멋져 보였던 순간이었다. ‘보스’가 앞에 나서는 정치문화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열매를 얻기 쉽다. 보스끼리 합의안을 타결짓자 의회 표결은 일사천리였다. 원내대표끼리 가까스로 합의하더라도 청와대나 야당 대표로부터 퇴짜를 맞곤 하는 한국과는 달랐다. 아래에서 위를 설득하는 것보다는 위에서 아래를 달래는 게 더 쉬운 법이다. 둘째, 몸싸움이 없다. 위에서 합의를 했기 때문에 아래에서 악다구니를 할 명분이 없다. 따라서 전기톱으로 의회 문 부수기, 상대 의원 코피 터뜨리기, 옷찢기, 목조르기 등 저질 육탄전이 벌어지지 않는다. 지난 1, 2일 상·하원 표결은 지극히 신사적으로 이뤄졌다. 셋째, 상생한다. 보스끼리 1대1로 맞붙는 특성상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하기 때문에 금도를 지킨다. 링 위에서 쓰러진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 신사도 같은 것이다. 그토록 열심히 싸웠던 오바마와 베이너였지만, 합의안 타결 후에는 서로를 치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보스가 당당하려면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첫째, 똑똑해야 한다. 측근이 아니라 보스 본인이 정책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오바마와 베이너는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공세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둘째, 담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생명을 걸고 백척간두에 설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OK 목장의 결투’ 유전자를 이어받은 미국인들은 결투를 숙명으로 여긴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도 정적과의 결투로 목숨을 잃었을 정도다. 이쯤 되면 한국에서는 이런 반론이 나올 법하다. 앞에 나서는 것보다는 뒤로 빠져 있는 게 리스크를 덜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그렇다면 묻고 싶다. 그렇게 보신(保身)을 해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느냐고. 아무리 몸을 사려도 임기말만 되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풍낙엽이고, ‘2%가 부족한’ 제왕적 야당 총재는 대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보스가 숨어 있어도 국민은 누구한테 책임이 있는지를 다 안다. 그럴 바에는 당당히 앞에 서는 게 낫다. 그래서 잘되면 크게 얻고 잘못되더라도 그 당당함만은 인정받는다. 머리가 나쁠 리 없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결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이런 속성을 체득했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한국의 힘있는 정치인들도 OK 목장식 결투를 통해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반대를 무릅쓰고 청계천 복원을 밀어붙였을 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차떼기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고자 천막당사를 고집하며 광야로 나섰을 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분당에 뛰어들었을 때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가장 멋있게 보인 때였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서는 뒤로 빠진 채 아무리 올림픽 유치 현장에서 만세를 불러도, 아무리 트위터에 감성적인 글을 올려도, 아무리 수해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어도 지지율은 결코 오르지 않는다. carlos@seoul.co.kr
  • “우리 손으로 마을 복구할 겁니다”

    “화마의 악몽을 딛고 우리 손으로 이 마을을 복구할 겁니다.” 2일 오후 강남구 포이동 무허가 판자촌인 자활근로대 마을. 51일 전인 6월 12일 이 마을 판잣집 96채 가운데 60여채를 태운 큰 불이 휩쓴 이곳에서 모처럼 환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햇볕이 내리쬐고, 매미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자원봉사 대학생들은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조립식 주택 짓기에 한창이었다. 패널을 이어 붙여 벽을 만들고, 창문과 현관문을 그 사이에 끼워 넣으니 금세 집이 만들어졌다. 주민과 23개 빈곤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포이동재건마을주거복구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주거복구’를 선언하고, 벌써 4채의 집을 새로 지었다. 구슬땀을 훔치던 주민들은 새참으로 수박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주민 강양임(52·여)씨는 “새 집을 갖는다니 감개무량하다.”면서 “얼른 마을이 복구됐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당시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에 설치된 천막과 마을회관 등에서 지내왔다. 강남구에서 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을 제안했지만 이들은 강제이주 사실 인정과 토지변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우가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주민들은 복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날 세워진 집 4채 가운데 한 채는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쓰일 곳이다. 나머지 집들은 마을 노인들의 공동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 가슴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다. 강남구 측에서는 새로 지은 집들이 ‘불법’이라며 강제철거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포이동에서 합법적인 점유권을 인정받을 때까지 마을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조철순 포이동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살던 곳에서 새 집을 지어 살겠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면서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서울역 인근 노숙인 강제퇴거 22일 연기

    오는 22일부터 서울역에서 노숙인이 잠자는 행위가 금지된다. 1일 코레일에 따르면 하루 3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역에서 노숙인 관련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이날부터 노숙인을 강제 퇴거시킬 계획이었으나 호우 및 혹서기를 감안해 22일로 시행 시기를 늦췄다. 현재 서울역은 오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역내 청소를 위해 1시간 동안 노숙인을 내보낼 뿐 청소 후에는 제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2일부터는 오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로 퇴거시간이 확대되고, 이후에도 침낭이나 매트 등을 가지고 들어오거나 잠을 자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홈리스행동 등 20개 단체가 참여하는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서울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노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공연한 사회적 차별이 용인되어서는 안된다.”면서 “공공역사는 이용객과 노숙인 인권보호를 병행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역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은 30여명, 서울역을 근거지로 하는 노숙인은 2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헉! 여기 미국 맞아? 미국판 달동네 ‘텐트 시티’ 번져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미국판 달동네 격인 ‘텐트 시티’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미국 현지 르포를 통해 미국 뉴욕 근교 뉴저지 주의 숲속에 노숙자 50여명이 거주하는 텐트촌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 2 에이커에 이르는 숲속 야영지에 무허가이지만 지역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판 달동네라고 할 수 있는 이 텐트촌은 뉴욕 맨해튼에서 자동차로 불과 한시간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 금융위기 이후 직장과 집을 잃은 사람들이 방수포 텐트와 아메리카 원주민이 살던 원뿔형 천막, 그리고 임시변통으로 만든 판자집 등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임시 거처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곳 거주자들은 멕시코계와 흑인은 물론 폴란드계와 아일랜드계를 비롯한 백인 등 인종적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다만 미국 금융위기를 전후한 실직자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교사출신인 아내 바바라와 함께 원뿔형 천막을 치고 살고 있는 전직 호텔리어 버트 호트(43)는 “금융 쓰나미가 온 뒤 (직장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우리도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다.”고 털어놓았다. 비록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모인 텐트촌이지만 이곳 거주자들은 지도자인 스티브 브릭햄(50)을 중심으로 자율적인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다. 예컨대 시간을 정해 텐트촌 주변을 청소하는 자원봉사자를 정한다든가, 밤 10시 이후에는 소음을 내는 것을 금지하는 등 나름대로 민주적인 자치제도를 운영할 정도다. 물론 이 텐트촌은 엄연히 불법적인 주거지이다. 문제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 연방정부도 재정 위기로 인해 손쓸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텐트촌 철거를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인 오션 카운티 측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거주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뉴욕의 업소에서 기타리스트로 일하다 이곳으로 들어온 마크는 “집도 잃고 여자친구도 떠난 마당에 이곳 텐트촌이 없었다면 나는 살아갈 방도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신세를 한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땀은 비보다 진하다… 다시 부르는 희망가

    땀은 비보다 진하다… 다시 부르는 희망가

    29일 햇빛이 내리쬐었다. 물폭탄을 쏟아붓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았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우면동 형촌마을과 방배2동 전원마을, 방배3동 래미안아파트 등에는 경찰과, 군인, 소방대원 등 3만 3000여명이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곳곳에서 자원봉사의 손길도 이어졌다. 오전 11시 우면동 형촌마을에서는 1000명 정도의 소방대원과 경찰, 군인 및 자원봉사자들이 복구에 나섰다. 삽을 들고 집집마다 들어가 방과 거실, 지하실에 들어찬 진흙을 퍼냈다. 정원에 있는 이들은 진흙을 양동이에 받고, 대문 앞에서부터 한명 한명에게 양동이를 넘겨 덤프트럭에 부었다. 12시쯤 되자 “10분 휴식”이라는 외침이 들리자 모두들 허리를 폈다. 영등포소방서 관계자는 “우리 집에도 언젠가 토사가 들이닥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복구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4명의 사망자가 난 래미안아파트에서도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아파트 입구인 102동과 103동은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토사가 들이닥쳐 벽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군인 300여명이 빗자루와 삽으로 흙더미를 걷어냈다.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아파트 정원에는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 진흙은 걷어내도 끝이 없었다. 군인들의 옷은 바지에서부터 티셔츠까지 진흙으로 범벅이 됐다. 이들은 “파이팅”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도 쉴 새 없었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이날 3000여명의 봉사자가 복구를 도왔다. 경찰 및 소방대원들과 함께 진흙 투성이의 가재도구를 닦아 말리는가 하면 토사를 걷어냈다. 새마을운동중앙회 소속 부녀회, 인근 교회 등에서도 복구현장에 천막을 치고 땀을 흘리는 봉사자들에게 빵과 컵라면, 커피 등을 주기도 했다. 형촌마을에서 복구를 돕던 대학생은 “트위터에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조금씩 예전의 형체를 찾아가는 마을을 보면서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전원마을의 한 주민은 “소방대원과 군인 등이 와서 고생을 많이 하니 고맙고 미안하다.”면서도 “집 안에 있는 에어컨이며 냉장고 등이 다 못 쓰게 됐는데 언제면 수리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침수된 전기설비는 서초구내 우성1차, 무지개, 임광 등 3개 아파트를 제외하고 모두 복구돼 정상화됐다. 김진아·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해수욕장에 살롱 차린 탤런트 150명

     MBC 탤런트 1백50명이 물장사에 나섰다. 전북 변산해수욕장에 콜라·코피 전문의「엠비시 살롱」을 내고 탤런트들이 마담 겸 레지 겸 주방장으로 활약하는 것. 여름 휴가를 해수욕장에서 일하며 보내는 MBC 탤런트들의 바캉스「바자·세일」작전 만세.  전북 부안군내 변산 해수욕장. 아직은 본격적인 피서 인파가 몰리지 않아 비교적 한적한 변산이 19일부터 갑자기 흥청대기 시작했다. MBC 탤런트 20여명이 찾아와 천막을 치고 의자를 내고 하여 단 2시간만에 훌륭한 살롱이 선 때문. 이날 저녁에는 MBC 살롱이란 플래카드가 쳐지고 MBC 탤런트들이 레지로 활약하는 가운데 물장사가 시작됐다.  1백만원 벌기 목표로 낸 변산 MBC 살롱의 메뉴는 코피·주스·콜라·핫도그·화장품·과자 등. 바닷가의 미니 백화점인 셈이다. MBC 살롱 마담 격인 탤런트 박규채(朴圭彩). MBC 탤런트실 실장직을 맡고 있는 박규채는 바로 이 매머드 바캉스 작전을 꾸미고 지휘하는 등 맨발로 뛰어 다닌 야전군 사령관 격.  『어차피 여름휴가는 가야 하는 것이고 기왕 쉬는 바에야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데 착안을 했어어요. 한달동안 난생 처음 물장사를 해 볼 참인데 이 이익금은 새마을 기금으로 기부할 작정입니다.』  1백50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MBC 탤런트실은 여느 TV국과 달리 이런 외도(?)를 유난히 많이 해 온 셈.  72년에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새마을 위문 공연을 가졌고 거의 정기적으로 지방 도시를 찾아 시민위안의 밤을 갖기도. 자매 결연한 1사단 위문 공연도 자주 하고 25·26일에는 서울 미아동 대지극장에서 새마을 기금 모으기 쇼에도 나섰다. 28일에는 부안군민 위안의 밤을 열기도. 변산의 MBC 살롱 경영도 말하자면 이런 일련의 사회참여 사업의 하나인 것이다.  『탤런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로이 하고 싶습니다. 고작 브라운관 속에서만의 탤런트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직접 시민 농민 군인들을 찾아 함께 노래하고 호흡하는 가운데 탤런트란 이런 사람들이다 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 주고 싶어요. 함께 새마을 기금도 모을 수 있으니 더욱 좋고요.』  사실상 박규채는 TV 출연보다 이런 외도에 더 힘을 쏟고 있는 형편. 다행히 MBC 전속 탤런트들은 다른 TV국보다 선·후배 의식이 깍듯할뿐 아니라 연대 의식이 강해 의외로 아런 일에 손발이 척척 맞아 들어가고 있다.  MBC 탤런트의 바캉스 대작전은 MBC뿐만 아니라 1사단·부안군·낙희화학·해태제과·한국화장품·변산 애향회 등의 합작품. 자매결연 사이인 1사단이 텐트 침구 일체를 대여해 주는가 하면 부안군에서는 전기·수도·전화 일체를 가설. 각 메이커는 무료로 상품을 내놓았고 애향회는 살롱 주위의 경비를 맡기로 했다. 거창한 바캉스,「바자 세일 작전」에 나서면서도 사실상 MBC 탤런트들의 투자액은 전무. 맨손으로 뛰어서 훌륭한 살롱을 마련해 낸 셈이다.  MBC 살롱 경영은 4박5일 단위로 전속 탤런트 전원이 동원되어 꾸려질 예정. 최불암(崔佛岩)·김민정(金珉廷)·송재호(宋在鎬)·김관수 등 MBC의 톱 탤런트들이 교대로「바자·세일」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실장 주방장이며 레지 역할은 주로 신인 탤런트들이 맡고 톱 탤런트들은 판매 촉진책으로 얼굴 마담역을 맡을 예정.  MBC 살롱에 가면 톱 탤런트를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을 내어 손님을 이끄는 작전을 쓰는 셈. 그러고 보면 탤런트들은 무료로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어 좋고 매상은 매상대로 오를 것이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  구태여「바자·세일」장소를 변산으로 한 것은 경치가 좋은 데다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곳이기 때문. 더우기(더욱이) 마침 변산 근처가 고향인 탤런트가 많아 음양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28일 변산 해수욕장에서 벌일 부안군민 위안의 밤은 전주(全州)문화방송과의 합작품.  MBC 살롱에서 메뉴의 가격은 콜라 90원, 코피 50원.  변산 해수욕장 종래의 물가와는 엄청나게 차이가 날 정도의 싼 겨격이다. 다른 해수욕장도 마찬가지지만 변산도 해수욕객이 많고 적음에 따라 물가가 오르락 내리락하기 때문.  한창 때는 콜라 1병에 1백50원에도 동이 나는가 하면 2백원 짜리 여관방이 8천원까지 뛴다는 희한한 곳. 이것은 한창 때면 10만원의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빚어지는 과열 현상. MBC 살롱은 한달 내내 이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여 물가 안정(?)의 몫도 차지하리라고. 변산 애향회에서 살롱 주변 경비를 맡았다는 것은 이러한 MBC 살롱의 바자 세일에 불만을 품은 일부 악덕 상인들이 혹 횡포를 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미리 대비한 것.  8월 하순까지 미련될 이익금은 부안군내 모범 새마을 부락에 보낸다. 판매 촉진을 위해 가장 많은 액수를 판 탤런트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줄 시상 제도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가장 극성으로 바자 세일즈를 해낼 탤런트는 과연 누구일지···.  <변산(邊山)에서 신모수(申模秀)기자> [선데이서울 73년 7월29일 제6권 30호 통권 제250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중국의 두 모습-잇따르는 굴욕] 징후고속철 또 ‘스톱’… 승객들 공포

    고속철도 추돌 참사로 중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최근 개통한 징후(京?·베이징~상하이)고속철도가 또다시 고장으로 멈춰섰다. 지난달 30일 개통식 이후 한달도 채 안 돼 벌써 여섯 번째다. 철도부는 각 지역 철도국에 대대적인 안전검사 실시를 긴급 지시했다. 징후고속철도의 여섯 번째 고장은 지난 25일 오후 5시 30분쯤(현지시간) 안후이성 딩위안(定遠)현 구간에서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전력 공급 설비 고장으로 G44편 등 20여대의 열차가 줄줄이 멈춰섰다. 당국은 “폭우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전력 공급 설비 위에 설치된 천막이 훼손돼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긴급 수리에 나선 철도 당국은 부근 전기를 모두 차단했고 이 때문에 상·하행선 전체가 연착했다. 3시간 후 복구를 마쳤지만 난징(南京) 남역 등에서는 오후 7시부터 열차표 발매가 중단됐다. 고속철도 추돌 사고의 여파로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뒤따라오는 열차가 들이받을까 걱정된다.” “많은 승객들이 열차 앞부분으로 옮겨 왔다.”는 등의 글이 쏟아졌다. 전력이 끊기면서 열차 안의 에어컨과 조명이 모두 꺼져 승객들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상하이에 가기 위해 고속철도에 탑승한 한 승객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열차 안에 먹을 것과 마실 것이 하나도 없다. 전기도 끊겨 열차 내 온도가 섭씨 40도까지 올라 마치 사우나에 있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징후고속철도는 개통 11일 만인 지난 10일 전력망 접촉 이상으로 하행선 열차들이 대거 연착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전기 계통 고장으로 멈춰섰다. 2209억 위안(약 3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은 징후고속철도의 잇따른 고장에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는데도 철도 당국은 “장비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앞으로 2~3개월은 이런 현상이 계속될 수 있으니 양해를 바란다.”는 무책임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한편 고속철도 추돌 사고 이후 철도부의 긴급 지시로 중국 각 지역 철도국에서 대대적인 안전검사를 시작했다. 철도부는 26일 각 지역 철도국에 내려보낸 긴급 통지문을 통해 “이번 사고의 교훈을 진심으로 새겨 즉각 대대적인 안전검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 [열린세상] 여기서 영원히, 혹은 저기서? /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여기서 영원히, 혹은 저기서? /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C제일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였다. SC제일은행의 성과급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4주째 접어들어 은행권 최장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파업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과 금융당국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 아직은 노조 파업이 SC제일은행의 재무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고 유동성 수준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파업 18일 만에 1조원 가까운 예금이 인출되었고, 금융감독원은 SC제일은행에 유동성 관리와 내부 통제를 강화하라고 지도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 차타드(SC)그룹의 투기적 경영상태와 회계상의 문제 및 무리한 성과급제 도입 등을 비판하고, 경영진은 노사협상을 재개하면서도 노조위원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여 노사 양측의 감정 대립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록을 경신하는 노사 대립의 저변에는 국가별·산업별 경영 스타일의 차이로 인해 외국기업과 국내기업 간의 성과 보상을 놓고 경영관리상 기본적인 정의의 차이가 존재한다. SC의 런던 본사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성과급제는 타이완,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타 지역에서는 이미 도입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입장이며, 반면 노조 측은 금융노동자의 생존권 침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영국인 행장과 한국인 노조원들 간의 언어·문화적 차이가 갈등 해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SC제일은행 사태를 보도하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에 외국계 펀드가 한국의 은행들을 인수하여 구조조정을 하고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반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SC은행이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고 ‘여기서 영원히’(Here For Good)라는 슬로건으로 단기성 투기자본이 아님을 강조하는 반면, SC제일은행 파업 현장의 천막에 그려진 만화에는 영국인 힐 행장이 이익금을 챙겨 비행기를 타고 나갈 궁리를 하는 것으로 희화화해 노조에서 SC은행의 명성에 오점을 내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을 중심으로 경제 각 분야에 새로운 경제질서를 도입하기 위해 정부당국은 은행부문의 시장규율 강화, 지배구조 개선, 은행의 효율성과 안정성 제고 등에 초점을 두고 구조 개선을 추진하였다. 그 과정에서 제일은행을 인수한 SC은행이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을 둘러싼 기본적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보스 포럼 개최와 함께 발표되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매우 낮다. IMD의 금융관련 순위(2011년)에 의하면, 금융서비스의 비즈니스 지원 수준은 59개국 중 40위이며, 금융 규제의 효율성과 금융기관의 투명성은 각각 41위와 38위에 머무른다. WEF(2010년)에 의하면 총괄지표인 금융시장의 성숙도는 135개국 중 83위이며,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는 94위이다. 이러한 열악한 평가에 더하여 외국 언론들의 지적은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외국인 투자를 주저하게 할 것이다. SC그룹이 이번 사태로 글로벌 세전이익의 6%를 창출하는 SC제일은행의 경영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갈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틀림이 없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금융기업이 글로벌 생태계로 적극적으로 편입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인수·합병 후의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영스타일과 언어·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여 상호 신뢰를 쌓고, 갈등이 노출되었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노사 간에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도록 각성과 노력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이번 사태가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지금부터의 해법에 달려 있다. ‘여기서 영원히’(Here For Good)에 표현된 지속적인 경영 의지가 ‘여기서 혹은 저기서?’(Here or There?)로 바뀌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망설이도록 해서는 안 된다.
  • [4대강 성적표] 걱정의 한숨 내쉬는 낙동강

    [4대강 성적표] 걱정의 한숨 내쉬는 낙동강

    18일 대구 달성군 달성보 하류 용호천. 이번 집중호우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곳이다. 용호천 낙동강 합수부에서 100m 지점에는 천막이 덮여 있고 곳곳에는 침식된 흔적이 보였다. 지난 13일 하천 석축이 무너진 곳으로 이로 인해 바로 옆 사촌교도 온전치 않아 보인다. 대구경북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당시 붕괴 규모가 가로 30m, 세로 20m 크기로 강기슭의 둔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옹벽이 무너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호천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좌안이 무너졌으나 이번에는 우안 쪽이 무너진 것이다. 또 용호천 인근 현풍천도 강 옆의 제방이 심하게 깎여 나갔다. 때문에 하천 옆 도로 50m는 군데군데 푹 파였다. 사람과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단단하게 다져진 길이지만 유속이 빨라진 물의 힘을 이기지 못해 도로 곳곳이 쓸려나간 것이다. 낙동강 지류 상당수가 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은 “이 같은 현상은 높은 곳의 물이 낮은 곳으로 급격히 쏠려 흐르면서 유속이 평소보다 2~3배 빨라져 제방이 깎여 나가는 역행침식 때문”이라며 “근본 대책 없이 땜질식 복구를 해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용호천 유역 석축 일부가 유실된 것은 하천 수위가 낮아지면서 낡은 석축이 토압과 수압을 견디지 못해 발생했다.”며 “이 사고는 4대강이나 지류 하천의 역행침식과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수공은 “접근 수로에 길이 87m의 하상보호공을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상류로 올라가니까 피해 현장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1905년에 만들어져 100년 넘게 낙동강을 지켜온 경북 칠곡군 호국의 다리는 지난달 25일 상판과 교각이 붕괴된 모습 그대로 있었다. 칠곡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리의 출입을 통제하고 바로 옆 신 왜관교의 차로를 좁혀 임시 보행로를 만들었다. 경북 구미시 고아읍 괴평리 구미 정수장 앞 낙동강에서는 지난달 30일 불어난 강물로 파손된 상수도관을 보수하느라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 일대 강 둔치나 강 중간에 있는 섬은 불어난 강물로 인해 곳곳에 침식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9) 이춘석 민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9) 이춘석 민주당 의원

    2008년 5월 30일 0시. 국회의원으로서 내 임기의 첫 순간은 국회 앞 천막 농성이었다. 국회 본회의장, 예결위장, 상임위장에 이어 서울광장, 전국의 역전 광장에서 노숙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변호사 이춘석으로서는 상상도 해 보지 않은 일이었다. 촛불시위 도중 상처를 입은 시민을 병원으로 옮기던 밤을 잊지 못한다. 한 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응급실을 찾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바닥을 훑고 있었다. 경찰과 시민, 욕설과 비명, 구호가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나는 잘려 나간 그의 손가락을 찾고 있었다. 땀과 피가 범벅 된 얼굴을 쓸어내리며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순간 자제심을 잃는다면….’ 국회의원 배지는 아무래도 좋았다.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시민들이 짓밟히는 현장에서 나는 비로소 야당의원으로 머리를 씻어냈다. 나는 전액장학금을 위해 친구와 선배들이 잡혀가는 현장을 외면하며 대학을 마쳤다. 그리고 이듬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변호사가 됐다. 최고 명문대학에 입학한 형과 누나가 학생 운동을 할 때도, 누나가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른 ‘시국사범’인 매형과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도 나는 혀를 찼다. 눈앞에서 시민의 손가락이 잘려 나가고, 국민의 목숨을 삼킨 채 새까맣게 타버린 용산참사가 정당한 진압이 되고, 쌍용차 노동자들이 진압과정에서 잔인하게 짓밟히는 현장을 보며 나는 ‘그때의 업보를 받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무변촌이었던 전북 익산에 1호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무료법률상담을 할 때였다. 상담을 청하는 이들이 추락에 이르게 된 경위는 제각각이었지만 인생 막다른 곳에 서 있다는 사정만큼은 한결같았다. 울음 끝에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도와주세요.”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무료변론과 사회봉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해결 방안을 찾다가 낙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비질을 하는 기분이었다. 이웃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인간적인 정치는 어느덧 내 인생의 큰 목표가 됐다. 내 정치의 시작은 사회운동의 거대한 담론 속에서 정치적 꿈을 키운 주류 486세대와는 다른 경로였다.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던 가족의 가난과 사회적 모순을 뒤늦게 이웃의 눈물 속에서 직면하며 출발했던 것이다. 사회구조에 대한 이해는 더뎠지만 8년간 무료법률상담을 통해 나는 사람의 도리, 사회의 도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경험은 현재의 나를 존재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나의 소박한 출발은 이렇듯 역사적 과제 앞에서 끊임없이 확장되고 나의 인간적 고민 역시 그 속에서 성숙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는 내게 있어 성장통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인을 크게 쳐주지 않지만 나는 정치를 통해 훨씬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 與 전당대회 6인의 성적표

    與 전당대회 6인의 성적표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유승민·나경원·원희룡·남경필 후보는 대표직을 거머쥐는 데 실패했지만 지도부에 입성해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쉽게 낙선한 후보들도 당 안팎의 인지도를 넓히며 재도전을 기약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유승민·나경원·원희룡·남경필 후보는 대표직을 거머쥐는 데 실패했지만 지도부 입성으로 총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정치적 입지를 확보했다. 아쉽게 낙선한 후보들도 당 안팎의 인지도를 넓히며 재도전을 기약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위를 차지한 유승민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가 말한 참보수, 내가 말한 용감한 개혁을 통해 한나라당이 민심을 되찾길 바란다.”며 “함께 당선된 최고위원들과 함께 역대 어느 때보다 팀워크가 훌륭한 지도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심에서 조금 선택을 받지 못해 3등에 머물렀다. 한나라당이 하나 되는 데 앞장서 홍 대표와 함께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을 힘차게 이끌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많은 분에게 계파를 넘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당부를 많이 들었다.”며 “어떤 위치도 마다하지 않고 가장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들이 많다.”며 “친이·친박 계파부터 없애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력으로 2위에 오른 유승민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1958년 대구에서 출생한 유 최고위원은 유수호 전 13·14대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2000년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한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그는 2000년 2월 이회창 전 총재에 의해 영입돼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2005년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박 전 대표 캠프의 정책메시지단장으로 활동하며 전투력을 과시했다. 경선 패배 뒤로는 칩거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정치적 활동을 자제했지만 이번에 친박계 단일 후보로 나서 화려하게 중앙정치 무대에 컴백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였다. 하지만 ‘여성 몫’이 아닌 ‘자력’으로 지도부 입성에 연거푸 성공하며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 나 최고위원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사시 34회에 합격해 판사로 활동하다가 이회창 전 총재에게 발탁돼 정치계에 입문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첫 번째 배지를 달았고, 18대 총선에선 서울 중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나 최고위원은 17대 국회 당 대변인 및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는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던 최근 두 차례의 전당대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연이어 1위를 기록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소장 개혁파의 원조 격이다. 이번 전대에선 친이(친이명박)계 구주류의 대표주자로 나섰다. 1964년 제주에서 태어난 그는 대입시험과 사법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한 수재로, 3년간 검사 생활도 거쳤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18대까지 서울 양천갑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02년 한나라당 미래연대 공동대표를 맡으며 개혁파의 중심에 섰고, 남경필 의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남·원·정’이란 개혁 브랜드도 얻었다. 그러나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데 이어 이번 경선에서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에도 불구하고 4위에 머물며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영원한 소장파’, 4선의 남경필 최고위원은 부친인 남평우 전 국회의원이 작고하면서 치러진 1998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재선 의원 시절인 2000년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이후 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경기도당위원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4선을 지내면서도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채 중립 성향을 고수하며 꾸준히 개혁적 목소리를 내 왔다. 그러나 당내 신주류로 떠오른 소장파 대표 주자라는 입지를 감안하면 ‘턱걸이’는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보수 본능’을 자처했던 박진 의원은 6위로 석패하면서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고 당 정체성만을 강조하는 등의 개인기로 얻어낸 성적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실추됐던 명예도 어느 정도 회복하는 효과를 얻었다. ‘천막 정신’을 강조하며 친박계의 지지를 기대했던 권영세 의원은 인지도 면에서 뒤처져 저조한 성적을 냈다.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을 지냈던 권 의원에게는 대중성이 가장 큰 과제로 남겨졌다. 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이 남자의 고군분투

    이 남자의 고군분투

    “제가 나서서 다른(튀는) 얘기를 하기보다는 당과 같이 가려고 노력했더니 두드러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나선 권영세 의원이 30일 TV토론회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다른 당권주자들에 비해 여론조사가 저조하게 나오는 데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당원들은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사무총장, 국회 정보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지만 중립을 표방하다 보니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담겼다. 권 의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개혁성을 더욱 강조하며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다. 출마선언부터 전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던 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계파선거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친이계 해체를 선언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명박 정부의 초기 공약과 국정과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대선 당시 45개의 민생공약을 제시했다가 취임 전 20개로 축소했고 친서민을 외쳤지만 이벤트성으로만 그쳤다.”면서 “친대기업 정책에 집중했고 일자리 창출은 소리만 요란했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친박 표심의 결집을 공략하기 위한 복안으로도 해석된다. ‘천막당사 정신’을 줄곧 강조해온 권 의원에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들에서 잇따라 지지의사를 밝히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성(性)나라당의 오명을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성명을 통해 여성 표심도 자극했다. 그는 “앞으로 여성비하, 성희롱 발언을 한 당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 윤리위에 제소하고 당직을 박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또 親李 vs 反親李… ‘진흙탕 전대’ 조짐

    또 親李 vs 反親李… ‘진흙탕 전대’ 조짐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 후보 7명이 선거전 초기부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후보 간 짝짓기와 선 긋기 등의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친이 대 반(反)친이’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홍준표 후보는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고, 권력기관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공작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사실상 원희룡 후보를 지목하며 친이계를 정면 비판했다. 홍 후보는 또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청와대나 권력기관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임 실장은 ‘청와대를 팔고 다니는 사람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남경필 후보도 “초반에 건전한 정책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던 전대가 원희룡 후보 출마와 더불어 계파 대결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구주류인 친이계가 원 후보를 지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알려진 것이 기폭제가 됐다. 현재 친이계 의원은 60여명이며, 전체 80여명의 원외 당협위원장 중 절반 정도도 친이계로 분류돼 이들이 힘을 모으면 당권을 차지하는 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배후에 공작이 있는 것처럼 흘려 편을 가르고 당 이미지를 흠집 내고, 가상의 적을 만들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후보는 “초반에 대세론을 앞세워 줄서기를 강요했다는 얘기도 있고, 특정 계파를 등에 업고 줄서기를 강요한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홍·원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반면 각 후보들은 친박계 단일 후보이자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승민 후보와는 거리 좁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친박 성향 유권자들의 1인 2표 중 유 후보 지지표 외에 나머지 1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홍·남·나(기호 순)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홍 후보는 “민주당이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면서 ‘전사적 대표론’을 꺼내들었다. 남 후보는 “수도권 젊은 피를 박 전 대표에게 몰아주고, 박 전 대표가 가진 신뢰를 당으로 끌어들이겠다.”면서 ‘윈윈 관계’임을 내세웠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으로 통한다는 점을 활용해 “‘선거의 여왕 2’라는 애칭을 가진 제가 내년 총선 승리를 보장하겠다.”고 연관 지었다. 권영세·박진 후보는 박 전 대표의 ‘정신’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모두 “(2004년 박근혜 대표 당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작 유 후보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 후보는 “평소에 구박하다가 선거 앞두고 (박 전 대표를) 잘 지키겠다고 한다. 끝까지 지킬 사람은 나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지난 24일 대구와 25일 창원 비전발표회 과정에서 권·남·박·유 후보가 전임 지도부를 구성했던 원·홍·나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4대3’ 구도도 만들어져 있다. 계파·그룹별 결집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당 대표 경선 판세는 이번주 안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권역별 정견 발표회는 물론,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을 통한 방송토론회도 5차례 이어진다. 여기에 당내 쇄신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28일 ‘당권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어 정책·이념을 검증한 뒤 지지 후보를 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계파 종식” “지도부 쇄신”… 7인 해법은 달랐다

    “계파 종식” “지도부 쇄신”… 7인 해법은 달랐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7명의 당권 주자들이 24일 대구를 찾아 첫 유세전을 펼쳤다. 오후 3000여명의 당원·대의원 등이 모인 가운데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권 비전발표회’에서 각 후보들은 화합과 변화를 키워드로 삼아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할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나경원·홍준표·남경필·박진(연설 순서) 후보는 ‘계파 정치 종식’을, 유승민·권영세 후보는 ‘전임 지도부 책임론’을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또 원희룡 후보는 ‘내년 총선 불출마’라는 자기 희생을 강조했다. 첫 연설에 나선 나경원(기호 7번) 후보는 “한나라당의 위기는 할 것도 안 하고,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번복한 신뢰의 위기”라면서 “국민들을 바라보는 정치개혁,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 책임 있는 변화, 진정한 변화를 이끌겠다.”면서 “공천을 담보로 줄을 세우고 줄을 서는 전당대회로 흐른다는 얘기가 있다. 계파 갈등을 넘을 수 있도록 현명하게 투표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기호 3번) 후보는 “10년 만에 피눈물 흘리며 잡은 정권을 5년 만에 내주게 생겼다. 계파 정치로 당이 멍들었고, 서민경제가 실종됐으며, 정부가 인사정책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계파를 초월해 국민 앞에 서는 당당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잇단 국책사업 파기로 민심을 잃었다.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주장한 사람은 유승민 후보와 저뿐이다.”면서 “대표가 되면 영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유승민(기호 6번) 후보는 ‘유일 지방 후보’라는 점을 앞세웠다. 유 후보는 “전임 지도부에 서울, 수도권 사람 다 모여서 나라와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또 수도권 대표가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지방 살리기를 약속한 후보도 제가 유일하다. 표로 심판해 달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책임지지 않는 보수, 염치없는 보수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용감한 개혁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남경필(기호 4번) 후보는 “4·27 재·보궐 선거 패배는 권력에 취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한나라당을 국민이 심판한 것”이라면서 “쇄신 그룹의 대표인 제게 국민들이 건넨 변화의 불씨를 달라.”고 호소했다. 스스로 ‘개혁의 아이콘’이라고 내세운 남 후보는 “계파 선거 안 된다. 과거 인물 안 된다. 노선 경쟁 해야 한다.”면서 “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표와 당당하게 주고받는 동반자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진(기호 5번) 후보는 “4·2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바닥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소통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도부를 재탕삼탕하는 전대가 아니다.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변화는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면서 이뤄져야 한다. 짝퉁 민주당이 돼서는 안 되며, 포퓰리즘에 빠져서도 안 된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질 줄 아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권영세(기호 2번) 후보는 “지난 3년간 말로만 친서민, 말로만 공정사회를 외쳤다. 이번 전당대회는 부끄러운 대회”라면서 “전임 지도부 3명이 또 나섰다. 이게 최선인가. 취임하자마자 쇄신 대상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나와 계파가 아니라 당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화합하고 쇄신해야 한다. 이게 바로 2004년 천막당사의 정신”이라면서 “화합의 기반 위에 쇄신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원희룡(기호 1번) 후보는 “위기와 변화를 말하기 전에 우리를 짓누르는 패배주의부터 떨쳐내야 한다.”면서 “우리끼리 삿대질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원 후보는 “진정한 변화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하는 것으로, 당의 변화를 상징하는 40대 참신한 대표가 되겠다.”면서 “또 당을 개혁하되 기본 가치를 지키는 책임 있는 개혁을 하고,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는 대화합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비전발표회는 25일 부산·경남을 비롯, 각 지역을 돌며 개최된다. 대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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