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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 신물질로 성장호르몬 분비 23%↑

    천연 약재에서 추출한 신물질로 성장기 청소년의 성장호르몬 분비량을 최고 23%까지 늘릴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성장 전문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팀은 2007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성장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만 8∼15세 청소년 564명(남 125명, 여 439명)을 대상으로 가시오가피와 천마 등 22종의 천연 약재에서 추출한 신물질(KI-180)을 투여한 결과 성장호르몬인 ‘IGF-1’ 분비량이 23%까지 늘었다고 최근 밝혔다. 의료팀이 신물질 KI-180을 12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남자의 경우 치료 전 평균 306ng/㎖이던 IGF-1 분비량이 치료 후 375.6ng/㎖로 평균 22.6%가, 여자는 치료 전 308.8ng/㎖에서 치료 후 380.2ng/㎖로 평균 23.1%가 늘었다. IGF-1은 성장에 중요한 지표 물질이다. 이 같은 치료로 1년 성장치가 4㎝ 미만이었던 사춘기 전 치료 대상자들은 연평균 6.8㎝, 사춘기 대상자들은 각각 8.5∼7.2㎝의 성장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자에게 같은 약재를 투여한 결과 여성호르몬인 ‘E2’ 분비량이 20.44pg/㎖에서 24.32pg/㎖로, ‘FSH’는 3.51mIU/㎖에서 4.2mIU/㎖로 각각 미량 증가에 그쳐 성호르몬을 자극하지 않고 키 성장만 돕는 결과를 얻었다고 의료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남녀의 성장 방해요인이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남자는 식욕부진·만성설사 등 소화기 허약증이 35.2%,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25.7%, 가족력이 9% 등이었던 반면 여자는 성조숙증이 주요 성장방해 요인으로 꼽혔다. 박 원장은 “남녀간에 성장 방해요인이 다른 점에 주목해 성호르몬의 과잉 분비를 줄일 수 있는 초경 지연치료를 병행해 청소년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임상 결과는 제37차 대한한방소아과학회에서 발표됐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4회 농협문화복지대상] 개인 7명·단체 3곳 9일 시상

    전통 농촌문화를 계승하고 효(孝)를 실천하는 우수농가를 발굴하기 위한 농협문화복지대상(주최 농협문화복지재단)이 올해 4회째를 맞았다. 농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흙과 함께 살아가는 농민들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잊혀가는 미풍양속을 보존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3단계에 걸친 정밀한 심사 작업을 거쳤다. 지역농협의 추천을 받아 농협 지역본부의 예비심사를 거친 뒤 농협 중앙회와 재단 담당자들이 현지 실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관련 학계 등 외부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본심사를 통해 ▲최우수농가 ▲농업발전 ▲농촌문화 ▲농촌복지의 4개 부문에 걸쳐 개인(상금 2000만원) 7명, 단체(상금 3000만원) 3곳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다. 임일영 유대근기자 argus@seoul.co.kr ■최우수농가 임병길씨 - 고당도 ‘야미방울토마토’ 생산 공로 세도 토마토연합회장 임병길(53)씨는 자체 상표인 ‘야미방울토마토’로 부여 토마토 농가의 수익을 올리고 지역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임씨와 아내 양재분(54)씨는 팔순 노모에 대한 극진한 효성으로 부여군과 대한노인회 등에서 상을 받는 등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는 점도 심사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80년대 초 토마토 재배에 뛰어든 임씨는 여러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고품질의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혔다. 하지만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규모가 작은 탓에 위탁상에 헐값으로 출하하는 게 현실이었다. 임씨는 지역 농가들과 작목반(작목별·지역별로 5인 이상으로 구성해 공동생산 및 공동출하로 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협이 주관해 만든 조직)을 조직해 공동출하로 물류비를 줄이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이뤄 협상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소비자가 원하는 당도 높은 방울토마토를 생산하려고 세도면의 토질에 맞는 재배법을 연구했다. 특히 친환경 농업에 일찌감치 눈을 떠 미생물배양기를 이용, 흙을 살리는 것은 물론 균형 잡힌 영양을 갖춘 토마토를 생산했다. 연 2회 부여군 농업기술센터에 토양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분기마다 부여농업기술센터 방문교육을 받는 등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자체개발한 상표인 ‘야미’를 특허 출원해 부여 방울토마토의 위상을 높였다. ■최우수농가 서귀석씨 - 단맛 일품인 ‘동진감자’ 만든 주역 서귀석(67)씨는 알이 굵고 단맛이 일품인 부안 동진감자를 만든 주역이다. 간척지를 개간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지역사회에 재배기술을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치매를 앓던 노모가 2004년 세상을 떠날때까지 정성을 다해 모셨다. 서울에 살던 아들 부부까지 귀농해 3대가 농촌을 지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소득작목을 찾던 서씨는 1986년 부안에서는 처음으로 7곳의 농가와 함께 9개 동의 연합작목반을 만들었다. 살아남으려면 조직화가 절실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씨가 사는 부안군 동전리 일대는 간척지를 개간한 땅에 벼농사로 생계를 잇던 곳이다. 잘사는 법에 골몰하던 서씨는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서해안 해풍과 알칼리성 토양이 어우러져 당도가 높고 알이 굵은 감자를 재배했다. 쪘을때 속이 포근포근하고 단맛이 일품인 것은 물론, 겨울철에 노는 땅을 이용하는 데다 물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 더 맛있는 감자를 생산하려고 농협에서 생산하는 왕겨 숯과 왕겨 액을 이용했다. 친환경 감자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작목반이 만들어진 지 23년이 흐른 현재 70곳의 농가와 925개동으로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연간 4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씨는 또한 마을의 청장년 모임을 결성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모시고 무료로 이·미용 봉사를 하는 한편, 수시로 마을회관에서 음식을 장만해 대접하기도 한다. ■최우수농가 이채철씨 - 3대가 한집에… 선진 농업기술 도입 주도 이채철(48)씨는 경북 경주시 외동읍 방어리에서 친환경 농업을 하는 평범한 농촌 가장이다. 이씨가 이번에 최우수농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은 3대가 한 집에 살면서 전통의 미풍양속을 계승하는 동시에 선진 농업기술의 도입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딸만 낳은 큰어머니와 대를 잇기 위해 온 친어머니를 동시에 모시며 지극정성으로 효(孝)를 실천했다. 친어머니보다 몸이 불편한 큰어머니를 더 먼저 생각했고, 배다른 형제 간에 우애를 깊이 다져 다양한 갈등 요인에도 불구하고 어느 집보다 화목한 가정을 이뤄냈다. 이씨는 과수농사와 쌀농사, 부추농사를 하면서 한우 18마리를 키우고 있다. 뛰어난 추진력으로 작목반의 불모지였던 외동농협에 8개의 쌀 작목반과 배 작목반을 정착시켰다. 이씨가 재배하는 벼와 쌀은 친환경 인증을 받았으며 부추는 농약은 물론이고 비료조차 쓰지 않는다. 자신이 운영하는 아리아 쌀작목반에 우렁이 농법을 정착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방어리의 전체 쌀 농가가 농협과 전량 친환경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부인 남명숙(46)씨도 방어리부녀회 총무를 맡아 직접 생산한 쌀로 강정공장을 설립, 전통 수작업으로 강정을 만들어 농촌 일감 늘리기에 기여하고 있다. 남씨의 노력으로 명절 때 강정바구니 500개와 배 1500상자를 한꺼번에 자매결연 기업에 판매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농업발전 여상규씨 - 친환경·무농약 새송이 버섯 재배 여상규(49)씨는 ‘새송이 박사’로 불린다. 친환경·무농약 재배기술을 통해 우리 농업의 수출 활로를 개척한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경북 김천 조마면 대방리에서 대규모 버섯 재배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상주대 농대를 졸업한 뒤 1985년 영지버섯을 시작으로 버섯농사에 뛰어들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2005년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얻었고 경북 친환경농업인연합회로부터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영지·느타리·팽이 버섯을 거쳐 2000년 새송이 버섯 재배에 눈을 돌린 여씨는 첫해에 버섯 종균 분양에 성공, 2002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에 최고의 가격으로 출하하고 있다. 2006년 백산 새송이 공동선별작목반을 조직해 버섯 농가의 소득 향상을 이끌었다. 농산물 수입검역이 까다로운 호주, 캐나다,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2007년 미국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은 뒤 본격적인 수출 물꼬가 트여 지금까지 130만달러(약 15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현재 여씨의 새송이 재배 기술을 탐내는 곳은 중국. 그동안 중국 푸순(撫順)현 등지의 정부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여씨의 농장을 방문해 새송이 버섯 농장을 자국 내에 설립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여씨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력이 유출되지 않을 안전장치가 마련될 경우 거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농업발전 조규식씨 - 천마 영농기술 개발·상품화 성공 조규식(54)씨는 천마(天麻)의 재배와 가공, 유통에 관한 한 독보적인 인물이다. 혁신적인 재배기술을 개발해 전북 무주군 안성면을 전국 최대의 천마 주산지로 만들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밖에 못 나왔지만 꾸준히 새로운 천마 영농기술을 개발하고, 거듭되는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천마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조씨의 노력 덕에 중국산 인삼의 대량 수입으로 타격을 입고 실의에 빠졌던 안성지역 농가들은 천마 산업을 통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조씨는 140여명의 작목반원을 이끌고 안성지역 곳곳을 현장 답사하며 토양 검사 및 배수, 일조시간 등이 맞는 적합한 토지들을 찾아냈다. 주변농가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주느라 정작 자신의 천마 재배는 맨 나중에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갖은 노력 끝에 ‘속성밀식 다수확 재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천마는 2000년 이전에는 식품으로 쓸 수 없는 규제품목이었지만 꾸준히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민원을 제기해 사용 허가를 얻어냈다. 작목반원과 공동으로 가공공장을 설립한 뒤 천마를 솥에서 찌지 않고 증기압으로 찌는 공법을 고안했다. 2007년 천마축제 개최를 주도했고 지난해에는 천마가 무주군의 식품클러스터 사업으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TV 광고, 소책자, 팸플릿, 홈페이지 등을 통해 천마를 홍보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농촌문화 양주농악보존회 - 양주농악의 발굴과 원형 전승 양주농악 보존회(대표 황상복)는 농촌에서 모심기와 김매기 등을 할 때 농기(農旗)를 앞세우면서 농악에 맞춰 일터로 나가는 형식의 ‘양주농악’(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6호)을 보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보존회는 광무 7년(1903년) 농상공부(농업·상업 등에 대한 업무를 처리하던 관청)로부터 농기를 하사받으면서부터 본격적인 농악놀이 보존·발전 활동을 벌여왔다. 63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양주농악 보존회는 회원 중 90%가 경기 양주시 농협 조합원으로 생업인 농업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종사해 왔다. 힘든 농악의 옛 모습과 가락을 100년 넘게 원형 그대로 지켜오면서 경기도 민속 예술 경연축제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6차례 수상한 경력도 있다. 또 매년 양주농악 정기 공연회를 열어 지역주민들과 어울림의 자리를 만들어 왔다. 이 밖에 지역 대학 공연과 방송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농악놀이, 장기작두 등 민속문화를 알려왔다. 2006년부터는 매년 8주간 수업을 열어 중·고등학생 및 일반인에게 양주농악 놀이를 가르쳐왔다. 지금까지 1700여명이 양주농악 보존회로부터 전통 놀이문화를 전승받았다. 또 관내 모든 경로잔치 행사에 무료로 참여해 지역 노인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했다. 양주농악 보존회는 인터넷 문화가 주류인 현시점에 농촌 문화를 전수, 계승시켜 우리 농악의 명맥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촌문화 횡성태기문화제委 - 횡성지역의 전통문화 계승 발전 횡성태기 문화제위원회(대표 홍성익)는 강원도 횡성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1977년 9월 처음으로 제1회 강원도 태백문화제에 참여해 농악과 미나리타령 공연으로 입상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한국농민요대회 등에 참가해 이름을 알렸다. 회다지소리 공연 등을 통해 제2회 강원도 민속예술경연대회 최우수 도지사상, 제2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최우수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 국립극장과 서울 예술의 전당 등에서도 횡성 회다지소리 공연을 벌여 강원지역 향토문화를 널리 전파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84년 횡성 회다지소리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됐다. 또 강원도 횡성군 정금마을은 도에서 지정한 회다지 소리 전승마을로 뽑혔다. 횡성태기문화제위원회는 ‘태기문화제’를 올해까지 23차례 개최했다. 80명의 회원들은 육례 놀이, 두레 농요, 연자방아 소리 등의 공연에서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문화제에서는 민속놀이 체험, 만장 전시 및 쓰기, 장례문화 사진전, 사후세계 체험장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횡성태기 문화제위원회는 이 밖에 횡성 한우축제 등 지역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향토문화공연을 벌여 군민들의 애향심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한 것을 인정받았다. ■농촌문화 김군천씨 - 제주 김녕·만장굴 개척·보존 한평생 김군천(87)씨는 1962년부터 현재까지 김녕굴(천연기념물 제98호)과 만장굴(세계자연유산)을 개척하고 보존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특히 만장굴을 세계에 널리 알려 제주도 관광산업을 일으키는 데 선구자 역할을 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김녕중학교 서무주임으로 일하던 김씨는 1961년 김녕의 천연동굴들이 황폐화하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사재를 들여 동굴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온 가족이 힘을 보태 진입로를 닦고 나무를 심어 김녕사굴과 만장굴을 개발했다. 1968년 한국동굴협회의 답사가 이뤄지고 나서 만장굴은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자칫 오랫동안 묻힐 뻔했던 세계적인 천연동굴의 존재를 학계에 알린 주인공이다. 또한 제주도의 지역전설과 생활풍습을 소재로 한 민속놀이 연출가로도 명망을 쌓았다. 1973년 제주에서 열린 한라문화제에 ‘사굴처녀제’의 각본 및 연출을 맡아 금상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멸치 후리는 노래’ ‘김녕리 서낭굿놀이’ 등 다수 작품을 연출해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민속학자도, 연출가도 아니었지만 오로지 끊임없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올해에도 ‘성세깃 당풍어 기원걸궁’이란 작품으로 자신이 설립한 김녕노인대 학생들과 졸업생으로 팀을 만들어 출연했다. ■농촌복지 권경희씨 - 30년간 농촌지역 복지사업 앞장 강원도 농업기술원 권경희(50) 생활지원과장은 30년 동안 농업기술원에서 일하면서 남다른 사명감과 창의력으로 농업 및 농촌 복지사업을 해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권씨는 1979년 횡성군 농촌지도소의 생활지도사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금까지 농촌생활 지원사업에 헌신했다.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포럼 등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해 농민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으로 지역사회에 자리매김했다. 또 농민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홍보 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해 농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매체에 적극적으로 알려나갔다. 특히 농촌 고령화에 대해 10년 전부터 남다른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2004년 ‘강원도 농촌지역 노인의 실태와 정책지원 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농민들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간 30여 차례나 출강하는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2001년 농림부, 2007년 국무총리실에서 우수공무원으로 표창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한사랑농촌문화재단에서 농촌지도봉사 부문 수상을 하기도 했다. 업무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똑소리 나는 살림꾼이다. 고령의 시부모를 모시는 종갓집 맏며느리의 본분을 다하는 것은 물론 이웃들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해결사’로도 인정받고 있다. ■농촌복지 한경농협봉사단 - 노인봉사·보육시설 후원 한경농협 농촌사랑 자원봉사단(단장 김순연)은 산간지역인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농민들의 복지를 위해 애써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5년 30여명의 자원봉사자로 발족한 한경농협 농촌사랑 자원봉사단은 지역 내 복지타운과 연계해 노인 무료이동목욕봉사, 경로식당 운영 등 자원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또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취약농가인력사업’에 참여해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거주하는 농가를 방문, 청소 및 밑반찬 마련 등 가사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자원봉사단은 매년 설, 추석을 맞아 보육시설 아동들과 지역 내 이주여성, 독거노인 등에게 쌀과 생필품도 전달해왔다. 김장철에는 우리 농산물로 직접 담근 김치를 불우이웃들과 함께 나눴다. 자원봉사자들은 봉사에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사랑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도 해왔다. 2005년에는 자원봉사자 18명이 간호인 교육을 수료한 뒤 지역 내 노인 돌봄 활동을 벌였다. 또 복지타운 내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방 진료도 벌였다. 동지팥죽 나눔행사 등 지역민들과 정을 나누는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개최해 왔다. 이와 같이 자원봉사단은 농촌문화 퇴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소득이 급감하면서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는 농촌의 복지문화 개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 경기 여주 여강길 따라 문화 생태체험

    경기 여주 여강길 따라 문화 생태체험

    요즘 길 따라 걷기가 여행의 한 테마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이 그중 대표적이지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추세에 맞춰 지난 9월 인천 강화 나들길 등 7곳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선정했습니다. 내 나라 안 아름다운 길이 여기뿐이겠습니까만 우리 길들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첫 시도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문화생태탐방로 중 한 곳인 경기 여주 여강길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길들을 제쳐두고 여강길을 서둘러 찾은 까닭은 영속성이 위협받고 있는 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원인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여강 일대 강천보 조성공사였습니다. 보를 세우면 사실상 여강길의 훼손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현지 지역 주민들이나 환경단체 등은 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문화와 생태가 ‘있는’ 길이 아닌 ‘있었던’ 길이 되고 말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여강길 운영 단체인 ‘강길’의 박희진 사무국장이 서둘러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찾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여강길에 서니 차가운 강바람이 두 볼과 머릿결을 스칩니다. 굽돌아 가는 강물을 따라 물억새도 춤을 춥니다. 겨울 여강길은 이렇듯 넉넉하면서도 역동적인 자태로 여행자를 맞고 있었습니다. 여주 사람들은 여주를 휘돌아가는 남한강을 여강이라 부릅니다. 검은 말(驪)을 닮은 강(江)이란 뜻이지요. 예로부터 남한강은 세곡을 실어 나르고 한양 가는 길손들이 주로 이용하던 길이어서 여주에만 12개의 나루터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여강길은 이처럼 선인들이 걷던 남한강 주변의 여러 길들을 하나로 모아 탐방코스로 만든 것입니다. 전체 길이는 55㎞쯤 됩니다. 하루에 다 볼 수는 없어 ‘강길’에서는 여주읍내로 돌아오는 대중교통 유·무에 따라 3개 코스로 나눴습니다. ▶1코스 - 우만리, 흔암리… 나루터 흔적 따라 15.4㎞ 1코스는 특성상 ‘나루터길’이라 불린다. 부라우와 우만리, 흔암리 등 이름만큼 아름다운 나루터의 흔적들을 좇는 길이다. 달을 맞는 누각 영월루에서 출발해 고운 모래가 특히 아름다운 금모래은모래 유원지, 아홉사리과거길 등을 거쳐 도리마을에서 끝난다. 거리는 15.4㎞. 5~6시간 소요된다. ▶2코스 - 경기·강원·충청 3도 3색 문화의 향기 솔솔 2코스는 ‘세물머리길’이다.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 등 삼도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따라 각 지역 문화를 엿보며 걸을 수 있다. 모래톱이 예쁜 청미천과 합수머리에 버티고 선 붉은 절벽 자산, 1970년대 풍경으로 착색된 듯한 부론마을 등을 거친다. 다만 차도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은 것이 흠. 17.4㎞에 6~7시간가량 걸린다. ▶3코스 - 바위늪구비길 원시강 생태와 만나 보세요 3코스는 ‘바위늪구비길’. 원시강의 생태와 만날 수 있다. 골재채취장이 습지로 변한 바위늪구비 일대가 하이라이트다. 물억새의 흔들림도 좋고, 단양쑥부쟁이(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등 희귀 동식물과 만나는 것도 뜻밖의 즐거움을 안겨 준다. 모랫길에선 신발을 벗고 걸어도 좋겠다. 22.2㎞. 7~8시간 소요된다. ‘강길’은 1코스와 3코스의 핵심 지역들을 엮은 ‘추천 코스’를 내놨다. 바쁘고 성격 급한 도시인들의 성화가 빗발쳤기 때문. 1코스 우만리 나루터에서 옛 남한강대교를 타고 여강을 뛰어넘은 뒤 3코스 바위늪구비가 있는 강천마을에서 끝난다. 5~6시간가량 걸린다. 낙엽 쌓인 흙길과 모랫길, 자갈길 등이 번갈아 나오는 여강길은 아름다웠다. 물억새도 지천이다. 물살이 잔잔해지는 곳에선 조약돌 던져 물수제비 한번 떠 보시라. 예전 과거 보러 한양 가던 선비들도 오랜 여정에서 오는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 비슷한 놀이를 즐기지 않았을까. 여강길은 철 따라 다른 자태를 선보인다. 박희진 사무국장은 “봄에는 강물의 색깔이 돌아오는 느낌이 좋아요. 여름엔 강수욕도 즐기고 달빛 쏟아지는 강길을 걸을 수도 있지요. 가을엔 끝 간 데 없이 핀 물억새가 지평선을 만들어요.”라고 설명했다. 눈 내리는 강변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철새들의 자태는 겨울철 여강길의 백미.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제448호)와 백조로 불리는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등이 한가롭게 여강 위를 유영하고, 청둥오리 등은 무시로 군무를 펼친다. 말똥가리 등 맹금류와도 어렵지 않게 조우할 수 있다. 곳곳에 옛이야기 숨겨둔 유적들도 많다. 부라우나루터의 부라우는 ‘붉은 바위’란 뜻. 여강을 향해 불쑥 솟은 암반에는 인현왕후의 오빠 민진원의 정자터가 남아 있다. 민진원의 호 또한 붉은 바위를 뜻하는 단암(丹巖). 바위 앞쪽에 또렷이 음각(陰刻)돼 그 시대를 웅변하고 있다. 우만리 나루터는 조선시대 우만이라는 이름의 장수가 난 곳이다. 도리마을과 흔암리 마을을 잇는 아홉사리 산길은 충주 사람들이 과거 보러 가던 길. 9월9일 이곳에 피는 구절초를 캐내 달여 먹으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박 사무국장에 따르면 그 전설을 믿고 미리 구절초를 심어 놓는 사람들도 있단다. 하류의 삼합마을은 남한강과 섬강, 청미천 등 강줄기 세 개가 합쳐지는 마을이다. 원주와 여주, 충주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3도 사람들이 아직도 일년에 한 차례 체육대회를 연다. 삼합을 바라보고 있는 흥원창터는 고려시대 세곡을 모아둔 조창. 굽이쳐 흐르는 세 강줄기를 여유있게 내려다보고 있는 자산의 풍채도 일품이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강길’(blog.daum.net/rivertrail)은 매달 2·4주 여강길 정기 답사를 진행한다. 식대 5000원. 물과 음료수, 모자, 선블록 등을 가져가면 좋다. 단체는 예약을 하면 요일에 관계없이 안내자와 함께 답사할 수 있다. 코스는 수시로 변경된다. 5일에는 특별히 ‘여강 5일 장터길’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주 5일장에 들러 잔막걸리 마셔가며 옛 정취를 만끽할 예정이다. 강길 885-9089, 박희진 사무국장 016-744-3930.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을 나와 37번도로를 타고 여주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가다보면 은모래금모래 유원지가 나온다. 가족·연인 등 개별적으로 탐방을 할 경우 이정표와 ‘강길’ 측에서 나무 등에 매 놓은 파란색 리본을 따라 가면 된다. →맛집:(구)보배네 만두(884-4243)가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집. 배춧속을 넣은 시골만두를 푸짐하게 내준다. 여주읍 오금리에 있다. 보리밥(5000원), 만두(5000원), 두부(4000원). 글ㆍ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도심서 겨울철새 보고싶다면?

    도심서 겨울철새 보고싶다면?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서울 둔촌·암사·고덕지구가 겨울철새 도래지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2일 강동구에 따르면 서울시내 생태경관보존지역 481만여㎡ 가운데 347만여㎡에 달하는 강동구의 둔촌, 암사, 고덕동 보존지역 3곳이 새로운 겨울철새 도래지로 각광받고 있다. 겨울철새로 유명한 한강 밤섬 외에 도심에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들이다. 생태계 ‘보고(寶庫)’로 쇠오리, 고방오리, 청둥오리 등이 수천마리씩 모여들어 장관을 이룬다. 둔촌 주공아파트 뒷산에 자리한 둔촌습지는 상모솔새, 개똥지빠귀, 노랑지빠귀 등 겨울철새 주요 서식지다. 규모는 2만 4696㎡에 불과하지만 오리나무와 물달개비, 마름 등 54종의 습지 자생식물이 자란다.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와 324호인 솔부엉이도 종종 목격된다. 아이와 함께 생태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철새를 관찰하고 싶다면 고덕수변생태 복원지를 찾으면 된다. 다양한 철새 외에도 황조롱이와 칡부엉이, 털발말똥가리 등이 발견된다. 한강과 강변숲을 찾은 겨울철새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한강 철새 탐조’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열린다. 가족들이 한가롭게 산책하고 싶다면 암사동 한강변 갈대숲을 방문해야한다. 암사동생태공원에는 1㎞ 넘게 갈대숲과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굴뚝새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천연기념물 323호인 새매와 황조롱이도 관찰된다. 강동구 푸른도시과 생태팀(02-480-1397)에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주부 이혜정(36·서울 명일동)씨는 “여덟 살배기 딸에게 자연을 보여주고 싶어 둔촌습지를 찾았는데 만족스럽다.”면서 “새는 사람과 늘 떨어져 살지만 정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천마총서 기마인물·새 그림 추가 발견

    천마총서 기마인물·새 그림 추가 발견

    1973년 경주 천마총 발굴 때 천마도장니(국보 207호·천마가 그려진 흙받이)와 함께 발굴된 채화판(彩畵板·색칠이 된 판)에서 말탄 사람(사진 ①)과 상상 속의 새(사진 ②)를 그린 그림이 추가로 발견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일 한국박물관 100주년 기념특별전에 출품한 장니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채화판을 적외선 촬영한 결과, 기마인물도 7점과 서조도(瑞鳥圖·상서로운 새 그림) 5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나무껍질을 2장 겹쳐 만든 채화판에 서조와 기마인물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은 이미 육안을 통해서도 확인됐었다. 하지만 이번 적외선 조사 결과 그 흔적이 뚜렷하게 드러났고, 기존 육안으로 보이지 않던 그림까지도 존재가 확인됐다. 특히 기마인물도가 선명한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천마도의 천마가 말(馬)이 아니라 상상의 동물인 ‘기린(麒麟)’이라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채화판의 기마인물 그림 속 말은 누가 봐도 명백한 말의 모습이지만, 같은 장소에서 앞서 발견된 천마도장니의 천마(사진 ③)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외지인 이주·농외소득… 행복마을 효과

    외지인 이주·농외소득… 행복마을 효과

    대흥사 바로 밑자락인 전남 해남군 삼산면 매정 마을은 최근 주변 풍경이 확 바뀌었다. 2~3년 전만 해도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가 드문드문 보이고,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마을이 ‘행복마을’로 지정된 지난 2007년부터 젊은 층이 이주하고 서울과 해남읍 등 외지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을 앞길엔 메타세쿼이아와 동백나무들을 심었고, 빈터 곳곳엔 화단을 조성했다. 마을 어귀에 흐르는 실개천에 버려진 농약병 등 쓰레기를 치웠고, 가장자리마다 꽃들을 심었다. ●해남 매정마을 한옥22채 새로지어 이 마을 이장 최상용(60)씨는 “최근 들어 우리 마을에 이주하겠다는 외지인들의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정부의 각종 지원 사업에 힘입어 ‘돌아오는 농촌’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 김모(59)씨는 “헌 집이 헐리고 현대식 한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마을이 깨끗해지고 생기가 돈다.”며 “‘제2 새마을운동’이나 다름없는 농촌마을 가꾸기 사업이 모든 지역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행복마을로 지정된 이후 모두 22채의 한옥이 새로 지어졌다. 낡은 115채도 점차 주거 환경개선 사업이 이뤄진다. 마을 주민들은 “1970년대 세워진 지금의 마을회관도 한옥으로 새롭게 신축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도는 첫해인 2007년 해남 매정, 무안 석북 등 5개 마을을 시작으로 지난해 12곳, 올해 21곳 등 모두 39곳을 행복마을로 선정했다. 전원 마을 12곳도 행복마을로 지정,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도는 내년에 21개 마을을 추가로 선정해 정주여건 개선 등 각종 지원에 나선다. 이에 따라 내년 한해 동안 500동의 한옥이 신축 또는 개·보수된다. 행복마을은 선정위원회가 공모방식으로 지정하며, 희망 마을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 등을 거쳐 결정된다. 한옥 12호 이상 신축이 가능하고, 주민들이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행복마을에서 한옥을 지을 경우 ‘한옥지원 조례’에 따라 지방비 4000만원과 장기 저리 융자 3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마을 상·하수도와 마을회관, 진입로, 안길, 주차장 등이 확충된다. 행복마을은 약초, 녹차, 연꽃, 야생화 등 특화작물을 재배해 도시민을 마을로 유치하고, 체험활동과 민박·특산품 판매 등을 통해 소득증대를 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는 이를 위해 신축한 한옥은 반드시 방 한칸을 민박용으로 활용토록 규정해 놨다. ●고흥 명천마을 전입문의 월2~70명 행복마을 사업 3년째인 현재 무안 약실 34명을 비롯, 함평 오두 10명, 장흥 우산 13명, 해남 매정 11명, 구례 상사 20명, 진도 신전 4명 등 모두 147명의 외지인이 행복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마을주변 땅값도 고흥 명천마을이 ㎡당 6800원에서 2만 8000원으로 4배 이상 오른 것을 비롯, 행복마을로 지정된 곳의 주변 토지가 평균 20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지인들의 전입 문의도 매월 2~70명 정도에 이른다. 한옥 민박을 통한 농외소득도 가구당 평균 70만원을 웃도는 등 낙후된 농어촌 마을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승옥 전남도 행복마을 과장은 “이 사업은 고령화된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마련됐다.”며 “해당 마을에는 그린농촌 가꾸기,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등 각종 개발사업을 패키지로 묶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외지인 이주·농외소득… 행복마을 효과

    외지인 이주·농외소득… 행복마을 효과

    대흥사 바로 밑자락인 전남 해남군 삼산면 매정 마을은 최근 주변 풍경이 확 바뀌었다. 2~3년 전만 해도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가 드문드문 보이고,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마을이 ‘행복마을’로 지정된 지난 2007년부터 젊은 층이 이주하고, 서울과 해남읍 등 외지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을 앞길엔 메타세쿼이아와, 동백나무들을 심었고, 빈터 곳곳엔 화단을 조성했다. 마을 어귀에 흐르는 실개천에 버려진 농약병 등 쓰레기를 치웠고, 가장자리마다 꽃들을 심었다. ●해남 매정마을 한옥22채 새로지어 이 마을 이장 최상용(60)씨는 “최근 들어 우리 마을에 이주하겠다는 외지인들의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정부의 각종 지원 사업에 힘입어 ‘돌아오는 농촌’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 김모(59)씨는 “헌 집이 헐리고 현대식 한옥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마을이 깨끗해지고 생기가 돈다.”며 “‘제2 새마을운동’이나 다름없는 농촌마을 가꾸기 사업이 모든 지역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행복마을로 지정된 이후 모두 22채의 한옥이 새로 지어졌다. 낡은 115채도 점차 주거 환경개선 사업이 이뤄진다. 마을 주민들은 “1970년대 세워진 지금의 마을회관도 한옥으로 새롭게 신축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도는 첫해인 2007년 해남 매정, 무안 석북 등 5개 마을을 시작으로 지난해 12곳, 올해 21곳 등 모두 39곳을 행복마을로 선정했다. 전원 마을 12곳도 행복마을로 지정,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도는 내년에 21개 마을을 추가로 선정해 정주여건 개선 등 각종 지원에 나선다. 이에 따라 내년 한해 동안 500동의 한옥이 신축 또는 개·보수된다. 행복마을은 선정위원회가 공모방식으로 지정하며, 희망 마을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 등을 거쳐 결정된다. 한옥 12호 이상 신축이 가능하고, 주민들이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행복마을에서 한옥을 지을 경우 ‘한옥지원 조례’에 따라 지방비 4000만원과 장기 저리 융자 3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마을 상·하수도와 마을회관, 진입로, 안길, 주차장 등이 확충된다. 행복마을은 약초, 녹차, 연꽃, 야생화 등 특화작물을 재배해 도시민을 마을로 유치하고, 체험활동과 민박·특산품 판매 등을 통해 소득증대를 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는 이를 위해 신축한 한옥은 반드시 방 한칸을 민박용으로 활용토록 규정해 놨다. ●고흥 명천마을 전입문의 월2~70명 행복마을 사업 3년째인 현재 무안 약실 34명을 비롯, 함평 오두 10명, 장흥 우산 13명, 해남 매정 11명, 구례 상사 20명, 진도 신전 4명 등 모두 147명의 외지인이 행복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마을주변 땅값도 고흥 명천마을이 ㎡당 6800원에서 2만 8000원으로 4배 이상 오른 것을 비롯, 행복마을로 지정된 곳의 주변 토지가 평균 20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지인들의 전입 문의도 매월 2~70명 정도에 이른다. 한옥 민박을 통한 농외소득도 가구당 평균 70만원을 웃도는 등 낙후된 농어촌 마을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승옥 전남도 행복마을 과장은 “이 사업은 고령화된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마련됐다.”며 “해당 마을에는 그린농촌 가꾸기,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등 각종 개발사업을 패키지로 묶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경북 북부 근·현대 문학관광벨트 조성

    경북 북부 근·현대 문학관광벨트 조성

    한국 문학사를 빛낸 작가를 다수 배출한 안동·영양·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에 ‘한국 근현대 문학 관광벨트’가 조성된다. 경북도는 13일 안동 등 북부지역에 흩어져 있는 문학 관광자원을 활용, 국내를 대표하는 문학 관광벨트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추진될 한국 근현대 문학 관광벨트는 새로운 융·복합형 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한 것으로, 안동과 청송, 영양 지역 등에 구축된 문학 인프라가 활용된다. 인접한 이들 지역은 일제시대 저항 시인이었던 이육사, 유안진(안동), ‘시원 ’(詩苑)’을 창간한 시인 오일도, 청록파 시인 조지훈, 소설가 이문열(영양), 김주영(청송) 등의 출신지이다. 이문열의 고향 마을인 영양 두들마을은 작품 ‘선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금시조’,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등의 무대다. 도는 문학 관광벨트 사업으로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영양의 주실마을(조지훈)~감천마을(오일도)~두들마을(이문열)~청송의 ‘객주 테마파크(김주영)’ 구간에 문학관광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또 이들 지역을 연계한 월별·계절별 릴레이 문학 축제를 개최하고 도보 탐방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교육·체험 복합형의 대규모 근대문학 테마타운도 건립할 예정이다. 이 작가들과 관련된 근대문학 공원, 문인의 집, 역사관, 영상관, 교육관 등도 지을 방안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문학 관광자원을 활용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예대학을 운영하고 학생 문예캠프를 상설화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도는 이를 위해 우선 내년에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근·현대 문학관광벨트 조성과 두들마을 관광자원화, 영양 주실마을 조지훈 생가 복원사업 등을 시범 선도사업으로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개발 구상의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북부지역의 문학관광벨트 조성과 함께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관광자원을 개발해 관광객들이 우리 근·현대 문학사의 생생한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시는 2004년부터 매년 7월 시 ‘청포도’의 작가 이육사 선생의 고향인 도산면 원촌마을 이육사문학관에서 ‘이육사 문학축전’을 열고 있으며, 인근에 육사 선생 시비와 동상, 생가인 육우당 등도 복원해 문학적·정서적 체험이 가능토록 했다. 영양 주실마을에는 조지훈 생가와 ‘지훈 문학관’ ‘지훈 시공원’이, 두들마을엔 이문열씨의 광산문학관이 자리잡고 있다. 영양군도 2005년 지훈문학관 개관 기념으로 매년 지훈문학제를 열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5)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천마봉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5) 고창 선운산 도솔계곡~천마봉

    선운산(336m)은 거대한 배다. 능선의 배맨바위가 일러주듯, 예전에는 인천강을 따라 선운사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었다. 이 배의 선장은 도솔천의 미륵불이며 중생들과 함께 불도를 닦으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미륵불은 도솔암 바위에 새겨져 있지만, 때가 되면 돌을 깨뜨리고 나와 부처의 바다로 중생을 인도할 것이다. 선운산은 낮지만 품이 깊고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어울려 풍광이 빼어나다. 봄 동백, 초가을 꽃무릇, 가을 단풍, 겨울 설경 등 변화무쌍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불교의 미륵신앙이 결합해 독특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도솔계곡의 단풍 어디서 다시 보랴 선운산은 선운사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일찍이 미당 서정주가 ‘선운산 동구’에서 시든 동백의 안타까운 몸짓을 막걸리집 여자에게 절묘하게 투영시켰고, 최영미 시인은 ‘선운사에서’란 시에서 “꽃은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라며 이별의 아픔을 애틋한 감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게다가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하는 송창식의 감미로운 노래는 선운사 동백꽃을 널리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선운사는 동백꽃 피는 봄철보다 가을철 풍광이 한 수 높은 곳이다. 특히 선운사 담벼락을 따라 이어진 도솔계곡에 반영된 오묘한 단풍 빛깔은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진풍경을 연출한다. 도솔계곡을 따라 도솔암 마애불을 찍고 낙조대와 천마봉을 거쳐 도솔암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전설과 역사가 어우러진 선운산 최고의 산행길이다. 주차장에서 천마봉까지 약 4.7㎞, 2시간쯤 걸린다. 주차장에서 진입로를 따르면 ‘도솔산 선운사’라고 써진 일주문에 닿는다. 도솔산(兜山)은 선운산의 옛 이름으로 미륵불이 사는 정토를 말한다. 선운사는 호남 미륵신앙의 중심 도량이었다. 선운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멋진 말이지만, 도솔이란 이름을 알아야 선운산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자리한 부도 밭의 백파선사 비석을 구경하는 것이 순서다. 비석은 2006년 선운사 박물관으로 옮겼기에 모조 비석으로 만족해야 한다. 비석 뒷면에는 ‘가난하여 송곳을 꽂을 땅도 없었으나 그 기운은 수미산을 덮을 만하도다….’는 추사의 붓글씨가 새겨져 있다. 다시 길을 나서면 단풍나무 고목들이 가로수처럼 버티고 있다. 세월의 무게만큼 기괴하게 몸을 뒤튼 단풍 고목은 경이롭다. 길은 도솔계곡과 절의 담장 사이로 이어지는데, 온통 붉은 빛으로 충만하다. 계곡의 단풍나무들은 유독 붉은 빛을 내뿜고 계곡물에 비춰 일렁거리는 그림자는 오묘하기 그지없다. 가히 내장사 108그루 단풍나무 터널이 부럽지 않다. 황홀한 길은 절의 사천왕문 앞인 극락교까지 이어진다. 극락교 위에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고 앉아 떠나는 가을을 붙잡느라 안간힘을 쓴다. 선운사를 둘러보고 다시 계곡을 따르면 왼쪽으로 널찍한 차밭이 펼쳐지고 길은 젖먹이처럼 산의 속살을 파고든다. 도솔암까지는 거의 평지에 가까워 옆 사람과 나란히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기에 좋다. 진흥왕이 말년에 왕위를 버리고 수행했다는 진흥굴과 600년쯤 묵은 소나무 장사송(長沙松·천연기념물 제354호)을 지나면 도솔암이다. 이곳의 명물은 크기가 15m에 이르는 거대한 미륵상 마애불이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이후에 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를 말한다. ●도솔암 마애불 배꼽에 숨겨진 비결 불상의 배꼽에는 선운사를 창건한 검단선사가 봉해놓은 신비스러운 비결이 하나 숨겨져 있는데, 그것이 세상에 출현하는 날에는 한양이 망한다는 흥미로운 전설이 내려온다. 또한 그곳에는 그 비결과 함께 벼락살을 동봉해 놓았기 때문에 누구든지 그 비결을 꺼내려고 손을 대면 벼락을 맞아 죽는다고 했다. 실제로 전라감사 이서구가 그것을 꺼내다가 벼락이 쳐 도로 봉해 버린 사건이 있었다. 그 후 세상 사람들은 미륵불의 전설을 철석같이 믿게 되었다. 하지만 비결은 1893년 가을 동학접주 손화중에 의해 꺼내지고, 다음 해에 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이 전라도를 휩쓸게 된다. 비결의 개봉이 세상을 개벽하려는 농민들의 의식을 깨우는 데 일조했던 것이다. 마애불을 지나 용문굴을 통과하면 낙조대가 나오는데, 드라마 대장금의 최상궁이 자살했던 바위라는 팻말이 서 있다. 낙조대에 서니 과연 아스라이 서해가 펼쳐진다. 낙조대에서 천마봉은 지척이다. 천마봉에서 내려다본 마애불과 도솔암, 그리고 도솔계곡의 울긋불긋한 풍경은 선운산의 제1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험상궂었던 마애불이 장난감처럼 작고 귀엽게 보이고, 그 머리 위에는 내원궁이란 작은 암자가 자리 잡고 있다. 즉, 내원궁은 도솔천의 천상세계를 상징하고 마애불은 미륵하생의 지상낙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산은 도솔암으로 직접 내려서는 길을 따른다. 나무계단을 따라 줄곧 마애불을 바라보며 내려오면 다시 도솔암이다. 이제 느긋하게 선운사로 가는 길, 도솔계곡에 가을이 깊었다. 글 사진 mtswamp@naver.com ●가는 길과 맛집 자가용은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오는 것이 가장 가깝다. 서울에서 고창행 버스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07:00~19:00까지 약 40분 간격. 고창에서 선운사행 버스는 06:20~20:15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있다. 선운산에서는 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풍천은 바닷물이 밀려들어 오면서 바람을 몰고 올라온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선운사 입구에 연기식당(063-562-1537)과 명가식당(561-5389)이 유명하다. 장어구이 1인분 18000원. 선운산 관리사무소 063-563-3450.
  • [최동호 오솔길 산책] 국립중앙박물관 예찬

    [최동호 오솔길 산책] 국립중앙박물관 예찬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은 나의 오랜 취미 중 하나이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박물관에 갔다든가 화가 모딜리아니가 자신의 이상적 여성의 모델을 이집트 고분에서 발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외국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다. 이번 개관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의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요 미래의 문화를 창조하는 영감의 산실로 탄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뿌리를 순종 황제가 1909년 설립한 ‘제실박물관’에서 찾았다는 것도 박물관의 역사적 정통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기념비적 발상이다. 박물관을 죽어 있는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으로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유구한 영속성을 생각하지 않는 단견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대표적인 명품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소장지인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관람객이 붐비고 있었다. 수많은 국보적 명품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진본을 볼 수 있는 천마총의 ‘천마도’ 앞에 서자 흥분과 감회가 교차하여 몇 번이나 되풀이해 보았다. 첨단장비에 의해 투시된 ‘천마도’를 종전과 달리 새롭게 볼 수 있어 더욱 반가웠다. 박물관이 이제 국민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느껴져 흐뭇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당시 경복궁 자리에 있던 중앙박물관에 갔더니 일본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의 말소리가 점령군처럼 복도에 가득 차 놀란 적이 있었는데 그 사이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올해 초 발굴된 미륵사지 ‘석탑사리구’나 미국박물관에서 대여해 온 ‘수월관음도’의 우아한 보살상은 물론 이중섭의 동자 그림의 모티프가 되었다는 ‘청자상감포도무늬동채주자’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중섭 그림의 원천이 우리의 청자상감의 그림에 있었다는 점을 지나쳐 가기 어려웠다. 1966년 석가탑 해체복원 과정에서 나왔던 ‘무구정광다라니경’도 관심을 끌었는데 여기서 한국적 서체의 고대적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한국 고유의 서체는 압도적으로 중국필법의 영향을 받았고 이로 인해 그 독자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복천오부인 86세 초상’도 선이나 색감 그리고 표정이 생동감을 주었다. 250여년 전 한국 여성의 사실적인 초상화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유명한 청자나 금으로 만든 왕관 못지않게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삶이 묻어나는 유물들이 우리들의 영감을 실제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20세기 한국은 식민지시대를 경험했고 그런 까닭에 전통과 과거를 부정하고 밖에서 역사적 난관을 극복하는 동력을 찾고자 했다. 역사의 단절을 극단적으로 경험했던 것이다. 21세기에는 밖이 아니라 안에서 그리고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한국 고유의 어떤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한국은 언제나 남을 뒤쫓는 문화적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선인들의 창조적 지혜를 배워 여기에 첨단 기술을 응용하는 능력을 발휘할 때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선진국이 될 것이다. 최근 외국 대사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반가사유상’을 관람하는 장면을 지면에서 보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신라의 ‘반가사유상’은 분명히 다른 예술적 형상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거기서 오늘날 한국의 디지털적 탈근대 첨단산업이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서구의 근대와는 다른 뿌리 깊은 문화적 전통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박물관에 가 보라. 거기에 있는 과거의 유산이 죽어서 여러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찬란한 문화적 명품이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오늘은 물론 내일의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울 영감의 원천을 발견하는 기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 친환경 농산물로 저소득·인구감소 고민 싹~!

    친환경 농산물로 저소득·인구감소 고민 싹~!

    “요즘 생활조합 쪽으로 주문이 많이 몰리나봐요. 산쪽으로 개간지를 좀 더 넓힐 방법이 없을까요?” “이쪽이 수원지(水源地)와 조금 떨어져 있으니 방법이 없지 않을 겁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지난 22일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한 야산. 조현숙씨의 친환경 복분자 밭 부근으로 현장 상담을 나온 김영수 무주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구청 관계자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즉석에서 조씨의 민원 해결에 나섰다. ●친환경 인증 농가 30% 전국 최고 무주군은 전체 수입에서 다른 지역보다 관광의 비중이 높은 곳이다. 무주구천동과 무주리조트 등 유명 관광지를 지역에 둔 덕분이다. 그러나 농업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10년 동안 농가 인구는 연평균 4.6%나 감소했다. 전국 평균 4.2%보다 더 가파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이 푸른농촌희망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이곳에서 잡은 전략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 무주군의 상징 중 하나인 반딧불이는 대표적인 환경 지표곤충이다. 그만큼 청정 농산물 생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교차도 커 사과와 천마 등 고품질 농업 생산에 유리하다. 김영수 소장은 “2008년 친환경농업 특성화 농업기술센터로 무주군센터가 지정된 이후 친환경 인증 농가 비중이 전국 최고 수준인 전체의 30%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복분자·발효생햄 생산… 수입 짭짤 그 결실은 농가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현숙씨의 유기농 복분자 사업. 주변 농가들과 더불어 3만㎡(1만평) 규모의 농사를 지어 1억 7000만원의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가시가 많은 복분자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덕분에 조씨가 수확하는 복분자는 유기농생협과 한살림, 정농 등 유기농업체에 전량 공급되고 있다. 지역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한 발효생햄 생산 역시 이곳의 희망찾기운동의 결실 중 하나다. 무주군농업기술센터는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무풍면 금평리 이태일씨 등 40명의 지역 주민에게 돼지 뒷다리를 이용한 발효생햄 제조 교육을 실시했다. 가격이 떨어지는 돼지뒷다리를 이용해 와인 안주용 등으로 고가에 팔리는 발효생햄을 만든다는 것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친환경 농업 육성과 관광·농업의 융합, 그리고 농업인 의식 개혁의 성과가 조만간 무주군에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소리없이 강한 몸짓의 향연

    소리없이 강한 몸짓의 향연

    몸짓만으로 무언(無言)의 감동을 선사하는 마임예술축제 ‘2009 한국마임’이 11월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블랙박스씨어터에서 열린다. 올해 21회를 맞은 이 행사는 한국 마임예술의 현재 흐름을 확인하는 자리로, 총 21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그동안 ‘한국마임’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작가, 배우, 연출을 겸하는 1인 창작 방식에 집중됐다면 올해 축제에선 공동창작을 시도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박미선 연출의 ‘고도를 생각하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해석해, 삶과 죽음을 신체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한국마임을 대표하는 중견 마이미스트 고재경, 춘천마임축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노영아가 배우로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마임협의회 유홍영 회장이 주축이 된 마임공작소 판(ㅍ에 아래아)의 ‘빛깔있는 꿈’은 화가 이중섭의 생애와 그림을 소재로 한 이미지 마음극으로, 선후배가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공동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임의 범주를 넘어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 단체의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점도 이번 축제의 특징이다. 극단 사다리 배우로 구성된 ‘내 앞의 그 녀석’과 ‘성냥팔이 소녀’, 하자센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활동 중인 이야기 책배달꾼의 ‘마쯔와 신기한 돌’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강지수의 ‘풍장’, 최희의 ‘반사’, 이태건의 ‘혼자 떠나는 여행’처럼 1인 마임극의 묘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마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영상으로 보는 ‘해설이 있는 마임’이 3일부터 13일까지 마련되고, 9일 오후 4시 대학로연습실에선 다양한 창작사례를 발표하는 ‘마임사랑방’이 열린다. 1만~2만원. 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도시와 산] (28) 영동 민주지산

    [도시와 산] (28) 영동 민주지산

    민주지산(岷周之山·1241.7m)은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전북 무주 등 3도에 걸쳐 있다. 전체의 70%가량이 영동군에 자리 잡고 있어 영동군민들의 애정이 각별하다. 동으로는 석기봉과 삼도봉, 북으로는 각호산이 우뚝 솟아 웅장한 기상을 펼치고 백두대간을 굽어본다. 훼손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물한계곡, 지역주민의 대화합을 상징하는 삼도봉, 독특한 산 이름 등 볼거리와 얘깃거리도 많다.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명산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름을 빼앗긴 슬픈 산? 민주지산은 산 이름이 독특하다. 그래서인지 이름을 두고 두가지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주민들은 삼도봉에서 각호봉까지 산세가 민두름(밋밋)해서 ‘민두름산’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가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민주지산’으로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영동군이 1982년 발행한 ‘내 고장 전통 가꾸기’ 책자에도 이같이 쓰여 있다. 민주주의(民主主義)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하지만 백운산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가 산의 격을 낮추거나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민주지산으로 개명했다는 설이 있다. 일부 학자들은 조선 성종 때 편찬된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과 반계 유형원이 1667년에 쓴 ‘동국여지지’에 나오는 백운산을 지금의 민주지산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도 2004년 ‘우리산 이름 바로찾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해당 시·군에 민주지산의 개명을 건의했다. 이 때문에 2007년 영동군 지명위원회가 개최되는 등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민주지산 인근인 전북 무주군 설천면에 백운산(1010m)이 존재하고 있어 민주지산을 백운산으로 개명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역사서에 나오는 백운산이 무주에 있는 백운산이라는 주장도 있다. 군 관계자는 “논의는 중단된 상태”라며 “현재로선 백운산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지산은 영동군의 보배 이름을 두고 논란은 있지만 민주지산이 영동군민들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한다. ‘민주지산을 타고’라는 시집을 낸 향토시인 성백일씨는 “민주지산은 영동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지역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어머니와 같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영동군이 자랑하는 관광명소와 특산품들을 얘기하다 보면 민주지산이 따라붙는다. 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물한계곡은 민주지산에 둘러싸여 있다. 물한계곡은 물이 차다는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20여㎞를 흐르는 깊은 계곡이다. 폭포와 숲이 조화를 이뤄 등산객과 피서객들로 사계절 붐빈다. 원시림을 보존하고 있어 생태관광지로 손꼽힌다. 지난해 200만명이 다녀갔다. 민주지산 기슭에서 생산되는 상촌 호두는 명품 호두로 유명하다. 민주지산으로 인해 이 지역 일교차가 커 껍질이 얇고 살이 많으며 고소하다. 호두는 피부와 모발을 윤기 있고 건강하게 가꿔주는 비타민 B1과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노화를 막는 비타민 E가 풍부해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많이 찾고 있다. 민주지산에서 생산되는 고로쇠 수액 역시 인기가 좋다. 해발 500m 이상에서 위생적인 방법으로 채취하는 청정 음료다. 일반 천연수보다 칼슘은 40여배, 마그네슘은 27배 정도가 많다. 위장병, 고혈압, 피로회복, 숙취해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민의 대화합 상징 삼도봉 민주지산이 동쪽으로 품은 삼도봉은 태종 14년에 조선을 팔도로 나누면서 충북, 경북, 전북 등 3도의 분기점이 된 이후 이렇게 불린다. 삼도봉 정상에는 돌무더기가 세 곳에 쌓여 있었다고 한다. 3도 사람이 각각 자기 동네 쪽으로 돌을 던져 돌무더기가 많이 쌓이기를 원했다고 한다. 돌이 높이 쌓인 지역이 대길한다는 전설 때문이다. 지금은 돌무더기가 사라지고 지역주민간의 대화합을 기원하는 기념탑(높이 2.6m, 무게 7.6t)이 세워졌다. 이 기념탑은 거북받침의 기단부와 영원한 발전을 상징하는 3각 용조각의 탑신부, 둥근 해와 달을 표현해 대화합을 뜻하는 원구의 상륜부로 구성됐다. 이 탑은 1989년부터 삼도봉에서 화합을 다지는 ‘만남의 날’ 행사를 갖기 시작한 영동군, 김천시, 무주군이 2회째 행사 때(1990년) 준공했다. 만남의 날 행사는 해마다 10월10일 3개 시·군 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자연생태계의 보고 물한계곡을 중심으로 한 민주지산 일대는 국립공원 못지않게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군에 따르면 민주지산에는 국내 관속식물의 17%가 분포한다. 무분별한 개발정책으로 급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의 고유한 지적자산인 특산식물도 7종이 발견됐다. 식용식물은 233종, 약용식물은 218종이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물들도 많다. 민주지산은 또 올빼미, 솔개, 참매, 털발말똥가리, 붉은배새매, 소쩍새, 원앙 등 조류 7종의 번식지 및 경유지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자연생태계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민주지산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등산로가 잘 정비된 편은 아니다. 물한계곡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정상에 오르면 2시간가량 걸린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민주지산 안가면 후회할 곳! 해발 700m 휴양림… 숨쉬기도 큰 운동 자연휴양림은 충북 영동 민주지산의 자랑거리다. 전국의 자연휴양림은 대부분 해발 200~300m에 있다. 하지만 이곳은 700m에 자리잡고 있다. 황토로 만든 숙박시설은 750m에 있다. 단풍으로 유명한 전북 내장산 주봉인 신선봉이 763m, 충남 청양의 칠갑산은 정상이 561m다. 주변의 웬만한 산보다 휴양림이 높은 곳에 있다. 영동군이 자연휴양림의 위치를 강조하는 것은 해발 700m가 인간에게 가장 좋은 생활환경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해발 700m는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면서 인체에 가장 적합한 기압상태를 유지해 인간과 동식물의 생체리듬에 가장 좋다고 한다.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멜라토닌도 증가, 5~6시간만으로 충분한 수면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혈류공급도 잘돼 젖산과 노폐물 제거에 효과가 있어 피로회복이 고·저지대보다 2~3시간 빠르다.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도 있다. 휴양림 관계자는 “과음을 한 숙박객들이 다음날 아침 일어나 머리가 무척 가볍다고 하는 얘기들을 자주 들었다.”면서 “여기는 인간 최적의 생활환경을 갖춰 머무는 자체가 휴양”이라고 자랑했다. 군이 700m를 강조하지만 이곳에 계획적으로 휴양림을 조성한 것은 아니다. 공사하기 편한 곳을 찾은 것이지만 뒤늦게 이런 가치를 알게 됐다. 군은 부랴부랴 ‘HAPPY 700’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자연휴양림 홍보에 이용하려고 했지만 이미 강원 평창군이 ‘HAPPY 700’을 선점, 무산됐다. 군 관계자는 “철 따라 산행의 즐거움이 달라지는 등산로, 피톤치드가 풍부한 산림욕장, 13.4㎞의 산악자전거코스, 건강지압을 위한 맨발 숲길까지 있어 해마다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난 7·8월 두달간 8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군은 조만간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춘 숙박시설 1동과 찜질방을 건립할 예정이다. 하루 이용료는 6인용 표고방과 송이방이 비수기 3만 5000원, 성수기 6만 5000원이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JAPAN 문화의 뿌리 나라현을 가다

    JAPAN 문화의 뿌리 나라현을 가다

    │나라(일본) 이경원특파원│최근 충남의 어느 시골을 갔다. 버스가 다닌 지 채 5년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요즘 흔치 않은 깡촌임에도 멀리 고층 아파트 몇 채가 보였다. 대한민국 어느 곳도 아파트 역병(疫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어도 여행이 휴식을 의미한다면, 스카이라인과 네온사인에 이력이 난 현대인들이 한적한 곳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파트 광풍에 허덕이는 한국인에게는 더욱 더. 사흘간 발도장을 찍고 온 일본의 나라(奈良)현은 이런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다. 오사카부와 교토부 등 대도시에 둘러싸여 있지만 고층건물이 아닌 골목이 눈에 들어오는 소소한 매력이 있다. 나라현에 고층 건물이 없는 이유는 건축업자들이 공사를 꺼려하기 때문이란다. 나라현 관계자는 “땅을 파면 뭔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를 건넨다. 나라현은 ‘아스카시대’와 ‘나라시대’가 시작된 일본 역사의 뿌리이자 보고(寶庫)다. 공사를 시작하면 국보급 유물이 출토돼 공사가 지체될 때가 많아 업자들이 달가워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나라현은 일본 고유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됐다. 일본의 전통이 자연스레 물들어 있는 골목의 풍광과 여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담한 일본의 목조 가옥은 마치 소인국에 온 느낌을 자아낸다. 간사이 공항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아스카 지역은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 골목을 누비는 데 반나절이면 족하다. 자전거 대여료도 1시간 300엔(약 4000원), 하루 1000엔으로 일본의 높은 물가 치고는 저렴하다. 일본의 전통 기와가 덮여 있는 가옥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담이 낮아 도리어 탁 트인 느낌이다. 낮은 담 너머 다섯평 남짓한 자그마한 마당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정원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이쁘게들 산다. 일본 문화의 뿌리답게 골목 곳곳에 있는 국보급 유적지는 운치를 더한다. 거석을 쌓아 올린 이시부타이 고분, 일본 최고(最古)의 절인 아스카데라, 에도시대의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이마이초 마을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학창시절 배운 국사 교과서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삼국통일 뒤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들이 이곳 아스카에 터전을 잡고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구절. 아스카데라 주지스님이 “아스카 문화는 한국으로부터 문화를 받아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인을 무척 좋아한다.”고 반색하며 맞이한다. 아스카를 벗어나 나라현의 현청 소재지 나라시로 향한다. 나라현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그 모습은 여느 대도시처럼 화려하지 않다.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와카쿠사산 정상에 오르면 도시 전경이 한 폭의 양탄자 같다. 높은 건물로 어디 한 곳 모난 구석이 없다. 와카쿠사산 아래 나라공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천마리의 사슴들이 뛰어노는 곳이다. 목동이 먹이를 주기 위해 나팔을 불면 숲속에 있던 사슴들이 쏜살같이 뛰어 나온다. 머리로 사람들의 몸을 건드리며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릴 때면 여기저기서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공원을 빠져 나오는 길목에는 우키미도라는 육각정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연못과 숲, 멀리 보이는 산이 함께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다.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에 귀가 뻣뻣해진다. 현청 소재지 한복판에 있는 공원이 맞나 싶다. 나라 공원을 빠져나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가스가타이샤 신사와 도다이사 등 일본이 자랑하는 유적지가 있다. 오층탑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고후쿠지사, 신성한 산이라 하여 벌채가 금지돼 있는 가스가산 원시림도 자전거로 산책하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나라 시내 긴데쓰 나라역 주변을 걷다 보면 대표적인 골목 ‘나라마치’가 나온다. 아스카의 골목이 논과 어우러진 한적한 모습이 특징이라면 나라마치는 다소 도시화된 세련된 맛이 있다. 목조 창살이 내부를 가리고 있어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여운이 느껴진다. 나라 시내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이카루카 지역은 ‘일본 국보의 총아‘로 불리는 호류사로 유명하다. 아스카시대 불교를 보급하는 데 힘쓴 쇼토쿠 태자가 607년 창건한 이 절은 일본인들의 자부심이 그대로 배어 있다. 국보급 문화재만 190점에 달한다. 백제의 승려 담징이 그렸다는 금당벽화를 비롯해 백제 관음상 등 우리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당벽화가 담징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이드의 말이 다소 거슬리긴 했지만 민족주의는 잠시나마 접어뒀다. 일단 그들이 보여주는 것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던 까닭이다. 이카루카에서 차를 타고 시기산을 오르면 멀리 오사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나라현 최고의 백미로 꼽힌다. 시가·이코마 스카이라인 로드의 우거진 숲 사이로 멀찌감치 보이는 도시의 야경은 마치 달빛에 반사된 밤바다같이 신비롭다. 야경의 아쉬움을 접고 시기산의 한 온천에서 몸을 데운다. 우거진 숲 사이 노천을 발가벗은 몸으로 거닌다는 게 여간 어색하지가 않다. 나라현의 온천은 규모가 크지 않아 유명세는 덜하다고는 하지만 아쉽진 않았다. 나라의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풀어낼 여독이 크지 않았던 까닭이다. 지금 나라현은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오는 2010년 ‘헤이조쿄(나라의 옛 이름) 천도 1300주년’을 맞이해 1년 내내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잔뜩 들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3일에는 축제 100일 전 행사도 성대히 치렀다. 일본 역사의 시작은 보통 6세기 중엽 아스카 지역에서 시작된 ‘아스카시대’로 보고 있지만 본격적인 중앙집권 국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기준점은 ‘나라시대’가 개막된 710년 헤이조쿄 천도를 꼽는다. 아스카 시대가 ‘일본의 잉태’를 의미한다면 헤이조쿄 천도는 ‘일본의 탄생’을 뜻한다. 그만큼 일본인들의 마음 속에 ‘710년’의 의미는 크다. 나라현은 이번 행사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나라시의 헤이조궁 유적지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된다. 내년 4월24일부터 11월7일까지 개최되는 유적지 탐방 투어를 비롯해 고대 일본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퍼레이드가 열린다. 고대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을 비롯해 붓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밖에 4월24일부터 5월9일까지 ‘꽃과 신록의 페어’, 8월20일부터 27일까지 ‘빛과 등불의 페어’, 10월9일부터 11월7일까지 ‘헤이조쿄 페어’가 열리며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이번 헤이조쿄 천도 축제를 비롯해 나라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나라현 한국어 홈페이지(www.pref.nara.jp/nara_k/)를 참고하면 된다. 글 사진 leekw@seoul.co.kr
  • [Home&별내·삼송지구] 국도 4개노선·경춘선 인접… 수도권 동북부 ‘명당’

    [Home&별내·삼송지구] 국도 4개노선·경춘선 인접… 수도권 동북부 ‘명당’

    수도권 동북부지역 택지지구 가운데 가장 입지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조감도) 분양이 시작됐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3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둘러싸여 녹지공간이 풍부하고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비롯해 국도 4개 노선(6·43·46·47호선)이 지나는 데다가 경춘선 별내역(2011년) 등이 계획돼 입지여건이 뛰어나다. 별내지구는 국민임대단지로 남양주시 별내면 화접리, 광전리, 덕송리, 퇴계원리 일원에 자리잡고 있으며 총 면적은 509만 1574㎡(154만평)에 달한다. 국민임대 1만 500여가구 등 총 2만 4137가구의 주택을 지어 7만 3000명을 수용하게 된다. 공동주택이 2만 2555가구, 단독주택 1074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508가구 등이다. 현재 택지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2011년 말부터 입주가 이뤄지게 된다. 첫 스타트를 끊은 쌍용건설 ‘예가’는 지난 14일 특별공급분 20가구를 제외한 632가구 청약결과 7484명이 접수해 11.84대1로 1순위에서 분양을 마치는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쌍용건설의 분양 성공에 고무돼 현대산업개발은 ‘별내 아이파크’ 753가구, 신일건업이 ‘신일유토빌’ 547가구, KCC건설이 ‘KCC스위첸’ 680가구, 대원이 ‘대원칸타빌’ 491가구를 각각 분양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A2-2블록에서 이달 23일 공급하는 별내 아이파크는 지하 1~2층, 지상 10~25층 131~168㎡(전용면적 107~141㎡) 13개동 규모로, 중대형으로 이뤄져 있다. 입주는 2011년 12월 예정이다. 별내 아이파크는 택지지구를 가로질러 흐르는 덕송천변에 위치해 생활환경이 쾌적하며, 외곽순환도로 별내 IC와 인접해 있어 진출입이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초·중·고등학교가 인근에 들어설 계획이어서 교육환경도 양호한 편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계약 1년 후부터 전매가 가능하고, 5년간 양도세도 100% 면제된다. 131㎡(전용면적 107㎡) 244가구, 149㎡(전용면적 124㎡) 351가구, 168㎡ A타입( 전용면적 141㎡ A타입) 108가구, 168㎡ B타입(전용면적 141㎡ B타입) 50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단지설계에 있어서는 타워형과 판상형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전체 13개동 중 7개 동에 필로티를 설치해 개방감을 높였다. 아울러 지상 전체를 공원화해 단지 내에 어린이놀이터, 휴게소, 수경시설, 산책로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별내지구 국민임대주택은 주택공사가 2011년 중반에 분양한다. 국민임대아파트는 공정률이 70% 진행된 시점에서 분양하기 때문이다. 입주는 2011년 말 예정이다. 별내지구는 서울시청에서 동쪽으로 약 16㎞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대중교통 여건도 뛰어나다. 불암산을 경계로 서쪽으로 서울 노원구와 접해 있으며 남쪽으로는 경기 구리시와 맞닿아 있다. 지구 서쪽과 북쪽으로 불암산과 수락산이 위치하고 지구 중앙을 덕송천과 용암천이 가로질러 흐르는 등 주거환경이 뛰어나다. 별내지구는 다른 택지지구에 비해 녹지가 풍부하다. 불암산과 수락산이 경계를 이루고 있고 도시 남북을 철마산, 천마산, 백봉산, 예봉산 등이 가로지르고 있다. 중심 상업지구는 지구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중랑구 신내지구와 구리시 일대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차량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경춘선 별내역은 대규모 역세권 개발(특별계획구역 지정 및 PF사업)을 통해 지역 중심지로 육성된다. 별내지구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확보했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별내지구를 관통한다. 별내 인터체인지(IC)를 이용해 서울 강남권, 경기 남·북부 이동이 수월하다. 경춘선 복선전철 별내역(2010년 개통 예정)이 신설돼 서울 출퇴근 거주자들의 교통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서울지하철 8호선은 암사에서부터 별내지구까지 연장하는 노선이 추진되고 있다. 개통시기는 2016년으로 예정돼 있다. 국도 17호선(검문소삼거리~광전IC) 5.7㎞ 및 국도43호선(동창마을~퇴계원) 3.2㎞ 확장 등 총 23.6㎞(사업비 4154억원)를 신설 및 확장할 계획이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도 추진 중이다. 별내지구에는 유치원 3곳, 초등학교 6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2곳 등이 들어서게 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HAPPY KOREA] 전남 함평군 나비연꽃마을

    [HAPPY KOREA] 전남 함평군 나비연꽃마을

    서해안고속도로 함평 나들목에서 7분 거리에는 나이가 560살쯤이나 되는 느티나무가 손님을 맞는 마을이 있다. 전남 함평군 함평읍에서 북쪽으로 12㎞에 위치한 함평군 신광면 월암리의 나비연꽃마을. 연천마을, 신촌마을, 가야마을, 월성마을 등 마을 네 곳을 포괄해 행정안전부와 함평군청이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나비와 연꽃을 결합한 지역개발 사업으로 나비축제에 이어 함평을 또다시 주목받게 하고 있다. ●함평, 나비를 연꽃에 앉히다 나비연꽃마을의 초입에 들어서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커다란 그늘을 만들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연천마을에서 당산나무로 모시는 것으로 560살쯤 된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실개천이 흐르는데 송사리들이 뚜렷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마을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일명 ‘부엉이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은 “경남 봉하마을에도 이름이 같은 바위가 있는 인연으로 생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교류협약을 맺었던 곳”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함평군은 나비연꽃마을을 농촌주민의 복지와 생태관광 네트워크 구축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모델로 삼으려 한다. 함평군은 현재 경관·생활환경정비와 문화복지시설 확충을 통해 공간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공동체를 강화하고 다양한 수익 방안을 마련해 소득기반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연꽃광장을 조성하고 마을안길을 정비한 것을 비롯해 대동저수지를 따라 애벌레 생태탐방로를 구축했다. 월암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온창고를 지난 6월부터 짓기 시작해 오는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함평군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 중반쯤에는 소득증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을숲 정비… 전통 대동제 부활 지역공동체 복원도 주요과제다. 마을숲을 정비하고 전통 대동제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동저수지 바로 옆에 위치해 주변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뜬봉에 전망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월암리 일대를 나비연꽃마을로 개발하려는 것은 무엇보다 월암리가 가공산업과 연계된 친환경농업이 활발하고 마을 대동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태관광자원이 분포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교통이 편리한 지리적 입지도 염두에 뒀다. 함평군 북쪽에 위치한 월암리는 서울에서 315㎞, 광주에서 40㎞ 거리에 있으며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곧바로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함평읍에서 출발하더라도 차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동행한 함평군 창조디자인과 관계자는 “소득사업과 연계해 주민들 스스로 ‘살기 좋은 지역’이라고 느끼게 하려 한다.”면서 “이를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견학을 실시해 각종 사업에 대한 주민의 참여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평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행정안전부 공동 기획
  • [[北 핵위협 재개] 농축우라늄 본격 생산땐 한달내 핵무기 제조 가능

    [[北 핵위협 재개] 농축우라늄 본격 생산땐 한달내 핵무기 제조 가능

    한·미 정보당국과 국내 핵전문가들은 북한이 4일 주장한 대로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면 핵무기 제조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이 언급한 마무리 단계는 농축을 위한 시험가동을 끝내고 핵폭탄 원료인 농축 우라늄(U235) 생산에 착수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별도의 핵실험이 필요없는 우라늄탄의 경우 원료물질만 확보되면 포신형(gun type) 핵무기 제조는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북한이 연변 등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추가로 20~30㎏의 플루토늄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월13일 우라늄 농축 작업을 선언한 지 3개월만에 “농축 성공”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유엔주재 대표부를 통해 “우라늄 농축 시험의 결속(마무리) 단계와 폐연료봉의 재처리 마감과 플루토늄 무기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핵개발의 원료인 핵물질 종류에 따라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으로 나뉜다. 우라늄탄 제조의 핵심은 천연우라늄을 정제해 농축하는 방식이다. 천연우라늄의 정제 과정에서 육불화우라늄(UF6)이 생성된다. 이를 원심분리기로 고속회전하면 U235와 U238이 분리된다. 핵물질인 U235가 3~5% 수준에서 농축되면 핵발전소 연료로 된다. 90% 이상 농축되면 핵폭탄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HEU)이 된다. 플루토늄(Pu239)은 핵발전소에 사용된 폐연료봉(Pu238)이 재처리되면 생성된다. 북한이 주장한 ‘우라늄 농축 결속’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우라늄 235를 농축하는 시험 가동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우라늄탄 1개(농축 우라늄 20~30㎏ 기준) 생산에 통상 1000여대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 원심분리기 개당 가격은 보통 16만~24만달러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황주호 교수는 “우라늄탄은 원료물질만 확보하면 한달 이내에도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시험 가동을 끝내고 농축 우라늄의 본격 생산을 시작한다는 뜻으로 원심분리기의 자체 제작에도 성공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북한이 우라늄탄 제조 공정상 75%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핵실험 과정이 필요없는 우라늄탄의 경우 무기화 단계로 진입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그러나 “핵탄두 소형화 등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정치적 시위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라늄탄 개발로 선회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라늄탄은 원심분리기만 확보하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시설에서도 은밀한 생산이 가능하다.핵실험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미국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쓴 우라늄탄 ‘리틀 보이’도 사전 실험없이 제조 뒤 곧바로 투하했다. 이는 소규모로 핵물질을 분산·은닉할 수 있고 플루토늄보다 방사능 노출이 적어 무기로 개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황 교수는 “북한은 1990년대 초반부터 우라늄 농축을 연구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는 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량의 핵무기를 생산할 기본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6월 이후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영변과 평북 천마산 등을 정밀 감시해 왔다. 대기분석용 특수정찰기 WC-135W와 적외선 열감지 센서가 장착된 첩보위성 등을 동원해 감시하고 있으나 아직 북측이 주장하는 우라늄 농축의 성공 증거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달새 325명 예약 전남 한옥민박 ‘덩실’

    한옥 민박이 농촌관광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전남도는 25일 “피서철에 도 내 행복마을의 한옥 민박이 인기를 끌면서 한 달 동안 가구당 평균 40만원이 넘는 순소득을 올렸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달 23일부터 행복마을 홈페이지(www.happyvil.net)를 열고 해남군 삼산면 매정마을 등 12개 마을의 한옥 75채를 민박집으로 등록했다. 한 달 동안 홈페이지 방문자는 2만 8000여명, 예약자는 325명(이용료 3000여만원)이었다. 마을별로는 매정마을이 9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함평군 해보면 상모마을 56건,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 34건 순이었다. 가구당 순소득은 고흥군 금산면 명천마을과 상모마을이 110만원선, 매정마을은 62만원선으로 나타났다. 평균은 40만원선이었다. 이용료는 평균 5만원이다. 전남도는 3년 전부터 한옥을 지을 경우 1채에 3000만∼4000만원을 지원해 주는 대신 민박집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도 내 한옥 민박집은 88동에 140실이 지어져 있고 이용 인원은 656명이다. 한옥 민박집은 나무와 황토로 지은 집이라 자고 난 뒤 머리가 개운하고 주방과 화장실 등 내부시설도 현대식이어서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농산물 수확이나 숲속·물놀이 체험 등 색다른 체험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이용자들은 “우리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지만 남도 민박이 최고의 행운이었다.” 등등의 느낀 점을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이승옥 도 행복마을 과장은 “처음에 한옥에서 민박한다고 하자 주민들은 ‘시골까지 누가 와서 자고 가겠느냐.’고 냉소적인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많은 손님이 밀려들자 주민들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0일 대구서 지능로봇선수권대회

    제1회 한국 지능로봇 선수권대회가 20일 대구 영남이공대학 천마체육관에서 열린다. 전국 400여명의 초·중·고생이 참가한다. 고교생은 2인 1조로 팀을 짜 주최 측에서 제공한 부품으로 로봇을 만든 뒤 정해진 세트에서 경주를 벌이는 ‘로봇제작 및 조정경기’를 치른다. 초·중학생은 로봇 레이싱과 로봇 미션, 로봇 크래프트 등 다양한 경기를 갖게 된다.
  • [벌레들의 침공](하)해충 습격에 시달렸던 진해·울산 르포

    [벌레들의 침공](하)해충 습격에 시달렸던 진해·울산 르포

    지난 4월 경남 진해시 웅촌동 수도마을에서는 한바탕 벌레 소동이 벌어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곤충이 마을에 떼지어 나타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땅속 미생물이 밖으로 나와 생긴 자연적 현상”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민들은 그제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을 주민 정모(70·여)씨는 “낮선 벌레 한 마리만 나타나도 주민들이 마음을 졸인다.”며 한숨지었다. 주민들의 벌레 공포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 사람들은 2002년부터 5년간 바다모기로 불리는 ‘깔따구’에 지독하게 시달렸다. 30일 찾아간 수도마을은 아직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본격적인 여름이 닥치자 끔찍했던 악몽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마을 주민 김모(71)씨는 “방제약을 살포해서 그런지 2~3년 전부터 깔따구 떼가 사라졌지만 언제 또 나타날지 몰라 마음 편히 지낼 날이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 ‘깔따구 습격’이란 환경재앙 조짐이 나타난 것은 인근에 부산신항만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다. 당시 해양수산부(국토해양부)는 신항만 공사에서 나온 준설토를 마을 앞 바다에 쌓았고, 그때부터 난데없이 깔따구 떼가 마을을 습격했다. 준설토 투기장은 633만㎡로 광활했다. 마을 골목마다 깔따구 떼가 뒤덮었다. 창문에 새까맣게 달라붙었다. 주민들은 한여름에도 창문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밤에는 불을 켜지 못했다. 깔따구의 습격은 밤낮이 없었다. 죽어 널린 깔따구 더미를 쓰레받기로 쓸어담아 버리는 일이 주민들의 일상사가 됐다. 정부는 2005년 곤충성장억제제를 대량 살포하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깔따구 떼가 서서히 사라져갔지만 살충제 구입에만 87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했다. 깔따구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웅촌동·웅동 일대 9개 마을 주민과 상인 1357명은 유해곤충 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07년 7월30일 해양수산부가 17억 6396억원을 배상하라고 재정결정을 내렸다. 조정위는 당시 ‘준설토에 영양물질이 많이 들어 있고, 바닷물이 담수로 변해 기온이 오르면서 해조류와 플랑크톤이 풍부해져 깔따구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고 판결했다. 뭍에서 1.3㎞ 떨어진 섬이었던 수도마을도 준설토 투기장으로 쓰이면서 지금은 육지로 변했다. 얼마 전 몇차례에 걸쳐 쏟아진 폭우로 마을 곳곳에 물이 고여 있었다. 요즘도 이 마을은 깔따구 악몽 때문에 창문을 열어놓지 못한다. 이상섭 전 깔따구 피해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투기장을 방치하면 물웅덩이가 생기고 풀밭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또다시 해충이 대량 서식할 수 있다.”며 철저한 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같은날 울산 울주군 청량면 오대·오천마을은 산업단지 조성작업이 한창이었다. 2~3년 전까지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과 들판은 흔적이 없었다. 작업 현장을 한참 더 들어가자 몇몇 집이 나타났다. 집 앞에서 잡초를 뽑던 차모(58)씨가 기자를 보자 잠시 일손을 멈췄다. 차씨는 “주민들이 대부분 떠나고, 몇명만 남았다.”며 “산업화가 울산을 살렸지만, 우리 마을은 산업화로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대·오천마을은 배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울산배’로 명성을 날리던 이곳에 1970년대 석유화학공단이 들어서면서 환경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단에서 나오는 뜨거운 온수가 마을 앞 하천의 수온을 계속해서 높였고, 마을의 공기까지 뜨겁게 바꿔놓았다. 차씨는 “개천 물과 공기가 더워지더니 깔따구가 집단 서식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주민들은 깔따구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미꾸라지를 차떼기로 들여와 개천에 방류하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차씨는 “한 여름에도 주민들이 긴 옷을 입었고, 모기장 모자를 쓰고 밭일을 나갔다.”면서 “차를 타고 마을에 들어올 때는 차 불빛을 보고 새까맣게 달려드는 깔따구 떼 때문에 소름이 쫙 끼쳤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울산시와 울주군에 대책을 호소했다. 울산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주민들은 이를 수용했고, 2007년부터 마을을 떠났다. 지난해 공단이 착공됐다. 깔따구 떼의 습격도 멈췄다. 181가구나 됐던 마을 주민들은 이제 50여가구만 남았다. 이들도 모두 올해 안에 떠날 예정이다. 차씨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깔따구에게 뺏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진해 강원식·울산 박정훈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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