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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이스잼’ 부천전국비보이대회 최고의 춤꾼

    ‘스페이스잼’ 부천전국비보이대회 최고의 춤꾼

    국내 최고 비보이들의 축제인 ‘제4회 부천전국비보이대회’에서 ‘스페이스잼‘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부천시는 지난 8일 부천마루광장에서 본선에 오른 16강 토너먼트 배틀 결과 ‘스페이스잼‘팀이 최종 1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스페이스잼‘팀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오는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2017 BOMB JAM’ 월드 파이널 출전권이 주어졌다.준우승은 ‘J C S B’, 베스트팀은 ‘라스트포원‘과 ‘크롬하츠’, 비걸 배틀은 ‘프레시벨라’가 각각 수상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최고의 비보이들과 9살 꿈나무 비보이, 미·중·러의 해외팀 등 모두 83개팀이 참가했다. 지난해 우승팀인 ‘리버스크루’와 여성락킹팀 ‘립스티컬펑크’의 축하공연이 이어지고, 첫선을 보인 비걸 배틀로 대회 열기가 한층 뜨거웠다. 시상식에서 김만수 시장은 “부천전국비보이대회에 83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며, “이번 대회에서 1등하면 곧 대한민국 1등이고, 대한민국 1등은 곧 세계최고의 비보이”라고 이번 대회의 권위와 실력을 칭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아무 고통 없이 집에서 ‘5㎏ 아기’ 낳아 화제

    한 여성이 집에서 아이를 낳는 순간을 아름답게 담아낸 일련의 사진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사진작가 로라 파이필드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미국 워싱턴주(州) 스포캔 밸리에 사는 산모 내털리 밴크로프트가 집에서 5㎏의 사내아이를 낳는 순간을 기록한 사진을 간단한 사연과 함께 공개하고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공개된 게시물은 즉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웹사이트는 물론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이 사진은 천마디의 말보다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고, 다른 네티즌은 “눈을 뗄 수 없다!”면서 “내가 집에서 아이를 낳았던 순간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또 어떤 네티즌은 “아이가 크다! 축하한다”면서 “당신은 해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작가에 따르면, 산모는 이번 출산 전까지 아이의 몸무게가 5㎏이나 나갈 줄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산모는 가정 분만을 결심하면서 산전 검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는 성별도 몰랐다고 한다. 산모에게는 이미 아들과 딸, 두 자녀가 있다. 아이들이 동생을 원해 막내를 갖게 됐는데 이날 두 아이는 동생의 탄생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는 것이다. 이날 산모는 통증이 시작되자 남편의 도움으로 분만용 욕조에 들어가 조산사의 지시에 따라 몇 차례 심호흡 끝에 아이를 낳았다. 작가는 “그녀는 매우 조용하게 아이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순산이었던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자 집에 있던 모든 사람은 그 커다란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부부는 아이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면서 “의료 개입은 물론 산전 검사도 없이 그녀는 안전하게 아이를 순산했다”고 회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천길아래 새침데기 들꽃아씨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천길아래 새침데기 들꽃아씨

    여기는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들꽃 찾아다니는 동호인들이 그리 많은 줄 몰랐습니다. 필부들이야 그저 주변에 피는 들꽃 보는 게 전부지요. 한데 이들은 부러 시간 내고, 돈 들여 장비 갖추고 들꽃을 좇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일반 등산객만큼 많다는 것이 참 놀라웠습니다. 수도권에 이들이 즐겨 찾는 들꽃 명산이 몇 곳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야생화 사진작가들의 ‘신병훈련소’라는 남양주 천마산, ‘야생화 트레킹 1번지’로 꼽히는 안양 수리산을 다녀왔습니다.봄꽃 만나러 가는 길, 촉촉한 바람이 겨울의 빗장을 풀었다. 대지 위로 약동의 몸짓이 느껴지는 듯하다. 들꽃 찾으러 가는 길은 ‘포켓몬고’ 게임만큼이나 재밌다. 수북한 낙엽 틈에서 작은 들꽃 찾아내는 재미가 ‘포켓몬’ 잡는 것에 견줄 만하다. 운동도 된다. 산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들꽃들은 주로 계곡을 따라 양지바른 비탈면에서 자란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계곡을 오르내리다 보면 운동량이 상당하다. 게다가 사람의 시선이 싫은 몇몇 새침데기 꽃들은 정상 언저리에서 핀다. 이들을 좇다 의도하지 않게 정상까지 가는 경우도 잦다. 천마산(812m)부터 간다. 남양주시에 우뚝 선 산이다. 탐화의 세계에 막 발들인 이들에게 ‘신병훈련소’처럼 여겨지는 산이다. 넓게 펼쳐진 산자락 아래로 다양한 들꽃들이 철 따라 피고 진다. 이 때문에 어느 계곡에 들더라도 전문가의 손에 이끌려 탐사하는 들꽃 문외한들의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천마산은 낮지 않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하늘(天)을 만질(摩) 수 있겠다’며 과장 섞인 이름을 지어놓긴 했어도, 그리 만만하게 여길 산은 아니다. 그러니 첫걸음에 많은 곳을 돌아보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산행 들머리 인근의 계곡 몇 곳만 뒤져도 한나절은 금방 지나니 말이다. 천마산 등산 코스는 여러 갈래다. 보통은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출발해 정상에 이르는 코스를 즐겨 찾는다. 한데 일반 등산과 들꽃 산행은 다소 다르다. 정상을 밟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들꽃 탐화객이 즐겨 찾는 코스는 오남읍 팔현리에서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다. 도롱뇽, 북방산개구리가 숨어 사는 청정 계곡을 걷는 재미가 각별하다. 계곡 바위에 10분 정도 걸터 앉아 있으면 인적 탓에 끊겼던 새 소리가 그제야 들리기 시작한다. 다래산장을 지나면 곧 계곡이 시작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초입부터 들꽃들이 마중 나오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만난 꽃은 너도바람꽃. 대여섯 장의 꽃받침 안에 노란 꿀샘이 둥근 원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풀빛의 암술을 감춰뒀다. 장미가 아무리 크고 화려하다 한들 언 땅에서 꽃을 피우는 너도바람꽃의 경이로움에 비할까. 카메라로 찍어 확대하면 꽃의 자태가 더 잘 드러난다. 앙증맞은 몸뚱아리에 작고 화려한 우주가 깃든 듯하다. 사람들이 들꽃에 ‘환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싶다.들꽃을 접한 초보자들의 행동 양식은 대체로 비슷하다. 전문가들이 가리키는 손 끝만 멍하니 보다가, 화들짝 놀란 뒤, 무릎 꿇고 세심하게 살피다, 희열 가득한 감탄사를 나지막하게 내뱉는다. 그렇게 걸음을 늦추고 허리를 숙여야 수풀 속에 숨은 보석들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엔 보이지 않던 꽃들이지만 한 번 눈에 띄면 여기저기서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한다. 아기 새끼손톱보다 작은 산괭이눈, 애기괭이눈, 둥근털제비꽃 등이 그렇게 곁으로 다가왔다. 팔현계곡 위쪽은 아직 동토다. 응달진 산비탈마다 지난겨울의 서슬이 여전하다. 얼어붙은 땅 위로 앉은부채가 봉긋한 자태를 드러냈다. ‘앉은부처’라고도 불린다. 꽃덮개(불염포) 속에 숨겨진 꽃차례가 가부좌한 부처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다. 뿌리의 열기로 꽃을 피운 앉은부채를 보니 기어코 봄이 왔음을 알겠다. 4월이 되면 이른 봄꽃들이 진 자리에 처녀치마, 점현호색, 개별꽃, 깽깽이풀, 얼레지 등이 무시로 필 터다.수리산은 트레킹을 겸한 들꽃 산행에 적합한 산이다. 안양과 안산, 군포 등 세 도시에 걸쳐 있다. 수리산에는 ‘변산아씨’(변산바람꽃의 애칭)가 산다. 하얀 꽃잎에 파란 수술이 인상적인 꽃이다. 수리산은 경기 북부에서 유일하게 변산바람꽃이 자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들머리는 제3산림욕장이다. 여기서 슬기봉 방향으로 오르다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면 변산아씨와 만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변산바람꽃들이 청초한 자태로 늘어서 있다. 가녀린 체구에서 겨울을 이겨낸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널리 알려진 변산바람꽃 자생지는 현재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일대 산자락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사실 야생화로 이름난 섬과 산은 봄만 되면 몸살을 앓는다. 탐화객들이 그야말로 넘쳐난다. 그러니 꽃 보러 가는 이라면 꼭 집에 두고 가야 할 것이 있다. 욕심이다. 어여쁜 꽃을 보면 내 것으로 삼고 싶고, 남 주기 싫은 욕심이 생긴다. 그 욕망의 힘은 정말 강력하다. 수리산에서도 이런 욕망에 무릎 꿇은 한 중년남성이 있었다. 그의 손에 꺾인 변산아씨는 어디에 쓰일까. 기껏해야 압화의 재료로나 쓰일까. 무의식 중에 꽃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 분무기로 꽃에 물을 뿌릴 때다. 사진작가들이 꽃을 예쁘게 단장하려다 흔히 이런 오류를 범한다. 동행한 자연탐구소의 김미희 조사원은 “대부분 꽃에 물 주는 행위 정도로 인식한다”며 “하지만 이 행위로 1년을 기다려온 꽃의 수분(가루받이)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꽃이 잘 보이도록 주변 나뭇잎을 걷어내는 것도 문제다. 김 조사원은 “밤에 기온이 뚝 떨어지는 산간에서 낙엽은 이불이나 마찬가지”라며 자연 상태 그대로 둘 것을 주문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때가 꼭 한번 있다. 욕심을 버리고 꽃을 지켜줄 때다. 순간의 욕망을 이겨낸 당신의 하산길을 상상해 보시라.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매달려 있지 않을까. 분홍빛 노루귀와 샛노란 복수초도 이맘때 핀다. 다만 군락지까지 가려면 다소 발품을 팔아야 한다. 노루귀는 잎이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노루의 귀와 닮았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가녀린 꽃 10여 개체가 다발로 피는데, 크기가 겨우 어른 손바닥 정도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수리산 일대는 제1호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기념지역이다. 수도 사수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이들이 지난 60년 가까이 이 산자락에 묻혀 있었다. 생명을 빚진 이들을 위해 오갈 때마다 짧게 묵념이라도 할 일이다. ■도움말:김미희, 김경훈 자연탐구소 조사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천마산은 오남저수지를 찾아가는 게 관건이다. 내비게이션에서 오남저수지를 찍고 가다 오남교차로 못 미처 팔현계곡 쪽으로 우회전한다. 이어 오남저수지를 지나 곧장 가면 다래산장가든이 나온다. 여기가 도로 끝이다. 아쉽게도 공영주차장은 주변에 없다. 다래산장가든 측에서 3월 말까지 주차장을 일반에 개방한다. 4월부터는 통제될 예정이다. 천마산 공원관리팀 590-4743. 수리산은 찾기 쉽다. 병목안시민공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곧장 가면 제3산림욕장이 나온다. 산림욕장 위, 아래에 각각 작은 주차장이 있다. 산림욕장 쪽으로 가면 노루귀, 복수초 군락지와 만날 수 있다. 수암봉을 겨냥해 가다 헬기장에서 약수터 쪽으로 300m 정도 내려가면 된다. 40분 정도 소요된다. 산림욕장을 지나 슬기봉 방향 등산로를 따라 가면 변산바람꽃 군락지가 나온다. 이 일대는 출입금지다. 군락지를 지나 좀더 오르면 왼쪽 계곡 아래에서 변산바람꽃과 만날 수 있다. 수리산 공원관리과 8045-5284. 무릎 보호대, 등산 스틱 등을 지참하면 요긴하다. →맛집:닭백숙을 내는 다래산장(573-3600) 등 맛집들이 천마산 팔현계곡 아래 늘어서 있다. 대부분 봄이 시작되는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오남저수지 쪽에 차와 음식을 겸하는 카페가 몇 곳 있다. 수리산 아래쪽에도 맛집들이 많다. 만두 등을 내는 개성면옥(469-0041), 돼지갈비 등을 내는 하동갈비(466-4803) 등이 알려졌다.
  • 서울 접근성 높은 ‘평내호평역 오네뜨 센트럴’ 분양

    서울 접근성 높은 ‘평내호평역 오네뜨 센트럴’ 분양

    남해종합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일대에 서울 접근성이 높은 ‘평내호평역 오네뜨 센트럴’을 분양 중에 있다. 이 단지는 교통, 편의, 교육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원스톱 아파트다. 합리적인 분양가를 통해 서울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고 주변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지하 3층~지상 21층 7개동 전용면적 59~74㎡ 총 616가구로 이뤄진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를 살펴보면 △59㎡ 220가구 △74㎡A 368가구 △74㎡B 28가구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주택형이 수요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소형으로 구성된다. 대한주택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아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평내호평역 오네뜨 센트럴은 우수한 서울 접근성을 자랑한다. 지하철 경춘선 평내호평역이 도보권에 있어 이를 통해 30분 이내에 서울 상봉역까지 닿을 수 있고, 지하철 7호선 환승을 통해 강남권으로 50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하다. 이와함께 수석~호평간 도시고속도로를 통해 잠실로 20분 대 진입이 가능하고 경춘북로가 인접해 있어 서울 동부권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또한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이 오는 2018년 개통예정으로 이를 통해 강남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또한 판곡초, 평동초, 구룡초, 호평중, 호평고 등 초ㆍ중ㆍ고 교육시설이 단지에서 500m 이내에 밀집해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여기에 이마트 남양주점, 메가박스, 우편취급국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밀집한 중심상업지역이 가까운데다 주민센터, 호평체육문화센터도 인접해 있어 문화 및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가까이에 풍부한 녹지를 갖춰 주거환경이 쾌적한 점도 자랑거리다. 단지 바로 앞에 호만천이 위치하고 있으며 호평근린공원, 어린이공원, 천마산군립공원 등이 가까워 여가생활 및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단지는 남향 중심설계로 채광과 통풍성을 높였으며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소형 평면으로만 구성된다. 전용면적 59㎡는 거실과 주방이 마주보는 대면형 구조를 적용해 개방감을 극대화 했으며, 전용면적 74㎡A와 74㎡B는 4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했다. 여기에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대형 팬트리도 선택사양으로 제공된다.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된다. 입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골프연습장, 휘트니스센터가 조성되며, 주민카페, 작은도서관 등도 들어선다. 이와함께 맞벌이 부부를 위한 어린이집과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차량 승하차를 돕는 키즈스테이션도 들어설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 마련되어 있으며, 입주는 2019년 7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그래, 너를 보니 봄… 섬진강 따라 남도 밝히는 꽃등불

    그래, 너를 보니 봄… 섬진강 따라 남도 밝히는 꽃등불

    바야흐로 봄꽃들이 흐드러질 때다. 매화는 벌써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고, 산수유꽃도 노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이달 하순께면 ‘꽃전선의 북상경로’ 섬진강을 따라 남도 전역에서 꽃등불이 켜질 전망이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취소됐다.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의 확산 우려 탓이다. 그래도 봄꽃 감상에는 문제가 없다. 사람이 만든 일정이 취소됐을 뿐 자연의 프로그램은 변함없이 진행된다.광양 섬진마을 달콤한 벚굴 한입 화신(花信)의 봉홧불은 전남 광양의 섬진마을(매화마을)이 켜 든다. 국내 최대 매화 군락지다. 섬진강을 따라 수만 그루의 매화가 꽃물결을 이룬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역시 청매실농원이다. 농원에 들면 희고 붉고 푸릇한 꽃망울들이 객을 반긴다. 비탈진 언덕엔 수업이 많은 장독들이 늘어서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세트장이었던 초가집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구름처럼 피어난 매화꽃과 섬진강, 그리고 강 건너 하동의 평사리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가는 강변 드라이브도 제격이다. 진월에서 월길, 신구, 신아 등의 마을들을 지날 때마다 화사한 매화꽃이 반긴다. 이맘때 광양에서라면 벚굴을 맛봐야 한다. 벚꽃 필 무렵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녀석이다. 몸피가 건장한 남도 사내의 손바닥을 넘어설 정도로 크다.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다. 5월 초까지도 먹는데, 그 이후는 독성이 생기기 시작해 채취를 하지 않는다. 광양 끝자락의 망덕포구가 주산지다.하동 녹색 융단이 품은 단아한 매화 섬진강 너머 경남 하동 땅에서 맞는 매화 향도 범상치 않다. 특히 청매실농원과 섬진강을 두고 마주한 흥룡리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지리산 골짜기와 밭두렁, 고샅길과 개울가 등이 온통 매화나무다. 하동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특히 인상적인 풍경이 야생 차밭이다. 꼭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이맘때면 야생 차밭 사이사이에 매화꽃이 핀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자태가 일품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에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시대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머지않아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차(곡우 전에 따는 차)가 나온다. 첫 수확한 찻잎을 덖을 때면 손 데는 줄 모르고 향기에 환장한다던 바로 그 차다. 남도 먹거리로 배를 채웠다 해도 차 한 잔 들어갈 여유는 그래서 남겨 둬야 한다.구례 돌담길 감싸안은 산수유의 여유 전남 구례는 국내 ‘산수유 감상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산동면 일대에 산수유 마을들이 몰려 있다. 가장 이름난 곳은 상위마을이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꽃과 어우러져 풍경화를 그려 낸다. 마을 안쪽의 오래된 돌담길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 사이에 핀 산수유꽃이 일품이다. 산수유 마을 전경은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된다. 계천리 현전마을에선 한적하게 산수유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입구 연못에 산수유꽃이 반영되는 풍경이 백미다.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곳이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3월 말~4월 초 사이에 구례를 찾을 예정이라면 화엄사 각황전 옆의 홍매화를 놓쳐선 안 된다. 조선 숙종 때 각황전 중건을 기념해 심었다는데, 색이 검붉어 ‘흑매’라고도 불린다.순천 선암사 휘감은 깊고 진한 매향 전남 순천에선 봄꽃과 어우러진 절집을 찾아야 한다. 봄의 선암사는 ‘화훼사찰’이라 불린다. 200년 된 영산홍과 300년 된 철쭉, 목련 등이 번갈아 피고 진다. 특히 절집의 내력만큼이나 오래된 매화가 많다. 각황전 담장을 따라 핀 늙은 매화들의 자태가 일품이다. 이달 말부터 새달 초순께면 흙 담장을 따라 홍매와 백매, 청매 등의 매화가 일제히 꽃등불을 켠다. 620년 이상 살았다는 ‘선암매’와 각황전 돌담길의 550살 홍매 등은 천연기념물(488호)이다. 송광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선암사와 마주하고 있다. 덜 알려졌을 뿐 송광사에도 늙은 매화는 있다. 이른바 ‘송광매’로, 대웅전 앞마당 오르는 계단 옆을 지키고 섰다. 수령은 200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는 바닥에서 다섯 가지로 뻗어 올랐다. 호사가들은 이를 보고 오지벽매(五枝碧梅)라 부르기도 한다. 봄의 송광사를 꽃대궐로 만드는 건 산수유다. 당우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의성 마늘밭 바라보는 산수유의 미소 경북 의성의 숲실마을도 산수유 군락지로 이름난 곳이다. 숲실마을은 다래덩굴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 꽃피는 마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산수유꽃 일색이다. 이 일대의 산수유는 수령이 얼추 300년을 오르내린다. 늙은 나무들이 전하는 풍경의 깊이와 기품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3만여 그루에 달하는 산수유 노거수들이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틔워 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노란 산수유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노란색이나 초록색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며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양반마을로 이름난 산운마을, 이웃한 사촌가로숲(천연기념물 405호) 등도 묶어 돌아보면 좋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오한진연구소·한교아이씨 헤이리에 ‘홀로그램박물관’ 연다

    오한진연구소·한교아이씨 헤이리에 ‘홀로그램박물관’ 연다

    오한진 연구소와 국내 홀로그램 제작 기업 한교아이씨가 지난 13일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와 창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측은 첫 MOU 사업으로 다음 달 파주 헤이리예술인마을에 ‘한교홀로그램박물관 IN 헤이리’를 개장한다. 전시 대상인 국보급 홀로그램 유물 제작은 한교아이씨가, 박물관 운영과 홍보·마케팅은 오한진연구소가 맡았다. 한교아이씨의 오인환 소장이 홀로그램 유물 제작을 총괄하며 남이섬·상상꿀벌 프로젝트·대한민국 상상엑스포 미술감독을 역임한 최민주 작가가 박물관 전시연출을 담당했다. 박물관에서는 국보 188호 천마총 금관·국보 29호 성덕대왕 신종 등 우리나라 유물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한제국 국새 황제지보,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등은 돌출형 홀로그램으로 제작됐다. 홀로그램의 원리, 홀로그램이 바꿔 놓은 미래의 일상 등의 홀로그램을 주제로 한 테마전시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 측은 앞으로 관람객이 직접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교홀로그램박물관 IN 헤이리’ 박물관장인 한교아이씨 박성철 대표는 “첨단 문화기술로 구현된 홀로그램은 실재 유물보다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과학과 역사의 만남, 과거의 미래의 만남이 이뤄지는 융복합 공간으로 박물관을 꾸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한진 오한진연구소 이사장은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많은 국보 유물을 한자리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오한진연구소와 한교아이씨는 전국 지자체 등과 협력해 대한민국 전역에서 지역특화콘텐츠를 세계화하는 ‘글로컬 콘텐츠’ 홀로그램 박물관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출범한 오한진연구소는 ‘가치 있는 콘텐츠 발굴’을 목표로 ‘국민주치의’로 알려진 오한진 박사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기업형태 연구소다. 한교아이씨는 홀로그램 제작 전문 기술기업으로 국내에서 특허 12건을 등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천시 2차 마을만들기 주민사업 공모합니다”

    “부천시 2차 마을만들기 주민사업 공모합니다”

    경기 부천시는 ‘2017년 제2차 부천시 행복한 마을 만들기 주민공모사업’을 오는 20~28일 접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초기 주민모임을 지원하고 마을활동의 동기를 부여하는 씨앗사업 12개 등 모두 17개 사업을 선정한다. 선정된 사업에는 모두 6000만원이 지원된다.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공동체 생활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4개의 성장사업과 생태하천주변 환경조성 사업도 지원한다.주민모임은 5명만 넘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공모에 희망하는 모임을 대상으로 오는 23일 시청 사랑방에서 사업계획서와 예산서 작성 실무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17일 시청 소통마당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20일부터 9일간 신청 희망자를 모집한다. 참가 희망자는 시청 홈페이지 새소식코너나 부천마을공동체 홈페이지(http://bcmaeul.bucheo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시는 올해 1억 4000여만원의 주민공모사업 예산과 경기도 따복 주민공모사업 2억원을 확보해 현장 중심의 마을공동체 조성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원도심지원과 마을만들기팀(032-625-3793)으로 문의.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별별영상] 주인 말 무시하고 제멋대로 장애물 넘는 견공

    [별별영상] 주인 말 무시하고 제멋대로 장애물 넘는 견공

    최근 영국 버밍엄 국제 전시 센터에서 열린 명견 경연대회 크러프츠 도그쇼(Crafts Dog Show) 현장입니다. 크러프츠 도그쇼는 월드 도그쇼,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와 함께 세계 3대 도그쇼로 꼽히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수천 마리의 견공들이 우열을 가리고자 대회에 참가했습니다.수천마리의 견공들이 경쟁에 참여한 가운데, 잭 러셀 테리어 종 참가견이 눈길을 끄는데요. 있는 힘껏 장애물 코스를 넘던 녀석은 갑자기 장애물을 제멋대로 통과하더니 견주의 말을 듣지 않고 경연장을 벗어납니다. 외모와 민첩성뿐만 아니라 견주와의 호흡을 우승 기준으로 하는 이 대회에서 우승은 물 건너간 것 같네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겼다는 점에서 우승견만큼이나 화제에 올랐습니다. 사진·영상=Cruft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한국 최고의 비보이 부천서 자웅 겨룬다

    한국 최고의 비보이 부천서 자웅 겨룬다

    경기 부천시는 제4회 부천전국비보이대회가 봄꽃축제 개막과 함께 오는 4월 8일 부천마루광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팀에게는 오는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2017 BOMB JAM’ 월드 파이널 출전권과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대회는 2대2 팀 배틀 형식으로 열린다. 대회 당일 오후 3시에 시작되는 예선전을 거쳐 16개팀을 선발한 후, 오후 7시 본선에서 최종 우승팀이 결정된다. 올해는 여자부인 비걸 1대1 배틀이 신설돼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또 해외팀에게도 참가권을 주고, 해외심사위원 초청과 전년도 우승팀인 리버스크루와 여성락킹팀 립펑크의 축하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참가 신청은 온라인으로 사전 또는 대회 당일 현장에서 접수할 수 있다. 사전 접수는 다음달 7일까지 홈페이지(https://goo.gl/forms/VVV5aqchDwUnWdw33)에 접수하면 된다. 진조크루는 비보이 역사 40년 최초로 세계 5대 메이저 비보이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 최정상의 팀이다. 2012년 부천시문화예술홍보대사로 위촉돼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진조크루는 부천을 비보이 메카도시로 만들기 위해 ‘2016 부천세계비보이대회’등 비보이대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천마루광장에서 비보이 주말공연과 라온 멘토로 활약하며 건전한 비보이 문화를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울릉도, 슈퍼 꿀벌 대량 생산 추진

    어머니의 자궁처럼 아늑한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슈퍼 꿀벌 ‘장원’ 여왕벌 생산이 본격 이뤄진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청정지역인 나리분지에서 장원 여왕벌 3000~4000마리를 생산, 도내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울릉군, 예천군 곤충연구소와 공동 추진한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까지 한산도 등 전국 도서지역에서 ‘장원’ 여왕벌을 생산해 도내 농가에 보급해 오던 것을 전량 자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도농업기술원 등은 오는 5월까지 2억 5000만원으로 나리분지 일대 1만 9800㎡에 장원 여왕벌 육종 격리 교미장을 설치, 7월까지 3개월간에 걸쳐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울릉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교잡벌의 접근이 어렵고 마가목, 야생화 등 밀원식물이 풍부해 꿀벌 사육과 여왕벌 생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 특히 나리분지 일대는 바람이 적고 아늑해 벌의 공중 교미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2014년 정부 장려품종 1호로 등록된 장원벌은 예천곤충연구소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이탈리안 황색종과 카니오란 흑색종 등을 삼원 교배해 육성한 꿀 다수확 잡종 강세 품종이다. 꿀 수집능력이 일반 꿀벌보다 31% 뛰어나며, 개체당 수집하는 꿀 양도 19% 많다. 번식력도 뛰어나다.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울릉도 나리분지가 국내 벌꿀 육종의 최적지로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전국 최대·최고의 꿀벌 생산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생각나눔] ‘수천마리 밀집’ 유기견센터…길보다 낫다 vs 또 다른 학대

    [생각나눔] ‘수천마리 밀집’ 유기견센터…길보다 낫다 vs 또 다른 학대

    “(보호시설 내)개체 수 증가로 개들이 힘들어합니다. 보호소 안에서 서로 물어뜯다 죽는 일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최소한의 상주인원 없이 개만 수집해서는 안 됩니다. 능력 이상 동물을 보호하는 건 또 다른 동물 학대이며, 이런 보호소들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생명존중사랑실천협의회 관계자 “유기견을 계속 수용하면서 개가 늘고 사육 환경이 열악해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잠자리가 좁고 사료가 싸구려라도, 재우고 배불리 먹여 거리에서의 죽음을 피하도록 해 줘야 합니다. 우선은 버려진 개들을 돌봐야 하지 않습니까.”-사설 동물보호소 관계자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해마다 8만 마리 이상의 유기견이 발생하면서, 개로 넘치는 사설 동물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을 두고 논쟁이 커지고 있다. 동물단체들은 사설 보호소 관리를 강화해 질적 향상을 유도하자고 주장하지만, 보호소들은 유기견을 수용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고 반박한다. 정부 역시 사설 보호소를 둘러싼 논란을 알고 있지만 섣불리 단속을 했다가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도심의 야산 등지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야생화된 개’의 증가가 대표적이다. 14일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3500여 마리의 개를 수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기동물 보호소 ‘애린원’(경기 포천) 문제로 사설 보호소의 열악한 환경 문제가 불거졌다”며 “적어도 관리인원이 10명은 상주해야 하는데 대부분 자원봉사자로 운영하면서 개들이 방치됐고 위생 상태도 불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애린원 측은 개들이 길거리에서 죽어 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목숨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유기동물은 동물보호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소관 사항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직영하는 전국의 유기동물 보호센터(2015년 기준)는 불과 28개다. 민간 위탁 보호소가 279개 있지만 2014년(343개)보다 22.9% 줄었다. 애린원과 같은 사설보호소는 집계도 안 된다. 정부지원금 없이 개인 비용과 후원금으로 운영돼 아직 관리 규정도 없다. 지자체 직영 및 위탁 보호소는 입양을 보내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키지만 사설 보호소는 사망 때까지 수용하기 때문에 사육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점도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 직영·위탁 보호소로 유기견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지 오래지만 유기견이 너무 많아 사설 보호소를 무작정 없애거나 섣불리 단속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9만 9300마리였던 유실·유기 동물 수는 2014년 8만 1200마리로 줄었지만 2015년(8만 2100마리)까지 8만 마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설 보호소를 섣불리 없앨 경우 ‘야생화된 유기견’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유기견들이 도심 야산에서 새끼를 낳으면서 완전히 야생에서 태어나 자란 들개들이 나타났고, 시민들은 광견병을 우려한다. 지자체가 광견병 약을 넣은 먹이를 야산에 살포하지만 약은 빼놓고 먹이만 먹는 경우도 많다. 마취총으로 소탕하길 바라는 시민과 ‘구조 및 보호’가 먼저라는 동물단체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박소영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대부분 사설 보호소가 재정적, 공간적, 인력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개체를 무리하게 늘리고 있는데 밥만 먹이고 안락사만 피하면 된다는 식의 운영은 안 된다”며 “보호소 운영에 대한 규정이 법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하늘 닿은 편백, 지천에 핀 들꽃… 숲이 주는 여유

    [명인·명물을 찾아서] 하늘 닿은 편백, 지천에 핀 들꽃… 숲이 주는 여유

    2만여 그루의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깊게 들이마시면 한 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사라진다. 울산 북구 달천동 ‘천마산 편백산림욕장’(해발 263m)은 등산복이나 등산화 없이도 가벼운 차림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산길이다. 이를 입증하듯, 산림욕장 곳곳에는 손자·손녀의 손을 잡은 할머니·할아버지와 어린아이를 안거나 업은 젊은 부부들이 많다. 여기에 천마산은 사계절 색다른 자태를 뽐내고, 들꽃과 들풀의 향연이 피로를 씻어 준다. 그래서 편백산림욕장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12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2010년 5월 달천동 천마산 일원 40㏊에 조성됐다. 편백 5㏊, 잣나무 2㏊, 소나무 33㏊ 등이 산림욕장을 이룬다. 방문객을 위한 산림욕대, 피크닉테이블, 순환산책 데크, 화초단지, 전망대, 원두막, 숲속 도서관 등도 만들었다. 2015년 조성 첫해부터 4년 동안 1만~3만명이던 방문객이 2014년 5만명으로 늘어난 이후 2015년 5만 5000명, 지난해 6만 5000명 등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북구 달천동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에 조성된 2만여 그루의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만끽하려고 평일 250~300명, 주말·휴일 300~500명이 찾는다. 울산시민은 물론 인근 경주, 양산, 부산 등에서 온다. 달천마을 뒷산인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울산 도심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산림욕장 입구인 달천마을은 삼한시대의 제철 유적지로 유명하다. 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자갈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만석골 저수지 입구에 이른다. 저수지 둑을 따라 갖가지 색깔의 바람개비와 나비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언덕을 오르면 2만 4000t의 농업용수를 품은 만석골 저수지(0.8㏊)가 펼쳐진다. 저수지 양쪽으로 조성된 순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하다.순환 산책로를 따라 만석골 저수지를 지나면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산 벚나무, 줄기가 갈라진 반송 등 다양한 나무가 방문객을 맞는다. 숲속 산책로 주변에는 양 바위, 두꺼비 바위, 거북이 바위 등 동물을 닮은 바위들이 즐비하다. 산책로를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산길의 특징은 경사가 심하지 않다. 그래서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부터 70~80대 노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숲 길옆으로 난 얕은 계곡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만들어져 있다. 걷다 숨이 차면 쉬어 가도록 한 배려의 공간이다. 나무를 잘라 만든 피크닉 테이블이 정겨움을 준다. 조금 더 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망설임 없이 나무 푯말을 따라가면 된다. 소나무와 편백이 섞여 있는 길을 지나 경사가 약간 있는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싶으면 어느새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숲이 눈에 들어온다.‘피톤치드 발전소’라는 푯말과 함께 편백이 수십, 수백 그루 무리를 지어 하늘 높이 뻗어 있다. 우거질 대로 우거진 나뭇가지는 햇빛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 여름에는 햇볕을 막아 주는 그늘막 역할을 하고, 겨울에는 강한 골짜기 바람을 막아 준다. 편백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방문객의 땀을 식혀 줄 정도다. 여기서부터 천마산 정상까지 3㎞가량이 편백산림욕장이다. 피톤치드를 한껏 마실 수 있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고 한다. 편백 사이에 조성된 안락의자에 누워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앉아서 신문을 보는 사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사람, 옆 사람과 얘기를 하는 사람, 이어폰을 꽂은 사람,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나무의자에 몸을 맡긴 채 힐링을 하고 있다.쉼터인 작은 평상에 앉아서 김밥, 과일 등 싸 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들도 있다. 사람들 얼굴마다 웃음꽃이 피어난다. 숲이 주는 여유로움이라고 한다. 피톤치드 향이 바람에 실려 온다. 상큼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 이곳에서 삼림욕을 즐기다가 내려가면 된다. 조금 아쉬운 감이 들면 천마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된다. 천마산은 높이가 해발 263m밖에 되지 않는다. 정상 전망대에 올라 울산 도심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솔 숲길과 성터 옛길로 이어지는 골짜기는 천마산 정상을 거쳐 아이파크 아파트나 관문성으로 이어진다. 길어야 1시간 30분 남짓 거리다. 제1주차장부터 산림욕장 아래 쉼터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산림욕장으로 가는 오솔길 옆에는 계곡이 있다. 이화영(65·울산 남구)씨는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경사가 크지 않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1주일에 한 번은 꼭 찾아서 피톤치드를 마신다”고 말했다. 그는 “편백산림욕장은 계절마다 얼굴이 달라 매번 새롭다”면서 “봄과 가을에는 꽃과 이름 모를 들풀이 지천으로 널려 더 정겹다”고 설명했다. 편백산림욕장에는 사용하지 않는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숲속 작은 도서관’이 있다. 동화책부터 교양서적까지 200여권의 책이 비치됐다. 누구나 빌려 읽을 수 있고, 읽고 난 책은 다시 꽂아 두면 된다. 이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 빼들고 벤치에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봄·여름·가을 흙과 풀의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새와 곤충의 울음소리가 귀에 맺히는 숲속에서의 독서는 색다르다. 편백산림욕장에는 전문 숲해설사가 배치돼 방문객에게 도움을 준다. 편백의 효능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고, 산림욕장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숲 해설 프로그램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열리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또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다. 방문객이 늘면서 편백산림욕장 규모도 커질 예정이다. 북구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편백 숲 규모를 10㏊(6만 그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피톤치드 생산량이 지금보다 2~3배 이상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북구는 늘어나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78면 규모로 확대, 조만간 준공할 예정이다. 진입로 확장 공사도 추진하고 있다. 좁은 진입로를 내년 6월까지 길이 1.7㎞, 너비 10m 규모로 넓힐 예정이다. 일본이 원산지인 편백은 히노키 탕, 히노키 가구, 히노키 베개 등에 쓰이고 있다. 편백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의 단위당 발생량은 소나무, 잣나무보다 월등하다. 아토피 알레르기 등 피부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나쁜 냄새를 없애 주고 유해물질을 중화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세상에 버려져야 할 개는 없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세상에 버려져야 할 개는 없다

    대로변에 버려진 개를 본 적이 있다. 하얬을 털이 땟자국으로 얼룩진 개는 꼬리를 바짝 내리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못해도 일주일은 거리에 있던 것 같았다. 선뜻 나서지 못했다. 더 이상의 개는 키울 수 없다던 부모님의 반대가 훤했다. 찝찝해진 발을 옮기며 ‘내가 없는 사이 착한 사람이 데려가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일어나지 않을 일인 걸 알면서, 그렇게라도 바랬다. 저 개가 잘못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 탓일 것 같은 죄책감이 싫었다.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 개가 있던 자리를 다시 보았다. 버려진 개는 사람을 따르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그 어정쩡함이 슬퍼보였고 슬펐다. 일단은 집에 데려가서 주인을 찾아주자고 생각했다. 의연해진 걸음으로 “이리와”라며 팔을 뻗었다. 개는 뒷걸음질하다 다시 몇 발자국 다가오기를 반복했다. 답답해도 너를 해치지 않는다고 알려주어야 했다. 천천히 쓰다듬고 말을 걸어주니 조심스럽게 품에 안겼다. 용기를 낸 건 나만이 아니었다. 목욕을 시키고 밥과 물을 먹였다. 가족의 도움으로 병원도 가고, 미용도 시켰다. 꼬질꼬질했던 개는 새하얀 마티즈가 됐다. 잔뜩 움츠렸던 모습도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건만 개를 찾는 주인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며칠 지나지 않아 새 가족이 나타나주었다. 사람에게 버림받고 여전히 사람을 기다리는 개는 그렇게 예전 모습을 하고 거리가 아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어느 동물병원의 호소문 최근 경북 칠곡군 왜관동물병원 앞에는 호소문이 붙었다. “한 번 더 부탁드립니다. 가족같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지 말아주세요. 키우기 시작하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버리지 마세요. 버림받은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주인을 기다립니다. 무턱대고 호기심에, 외로워서, 애들 장난감으로 주려고, 새끼 낳아서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들을 입양하지 마세요.” “버려지는 동물들의 80% 이상이 3살 미만의 건강한 아이들입니다. 이사 간다고 버리고, 임신했다고 버리고, 결혼한다고 버리고, 직장일 있다고 버리는 게 대부분입니다. 축복받아 마땅한 새로운 삶의 시작을 생명을 버리면서 하고 싶으신지요? 동물들을 주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할 생명입니다.”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다섯 집 중 한집이 동물을 기른다는데 처음 집에서 죽을 때까지 보호받는 경우는 열 마리 중 한 마리라고 한다. 그 많던 동물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지겨워서, 귀찮아서, 늙어서, 병들어서. 무섭게도 쉽게 매년 10만 마리가 버려지고 상처받는다. 동물도 사람처럼 고통을 느끼고 감정이 있다. 가족이 되는 일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펫샵에 인형같이 진열된 새끼 강아지를 보고 웃을 수 없게 됐다. 철창에 갇혀 수백, 많게는 수천마리의 새끼를 배고 낳는 것을 반복하는 번식업장 실태를 보고나서 부터다. 관련법과 제도,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가슴으로 품은 사람들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상처를 치유해주고 기다려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함께하는 크나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거리에서 버려진 생명을 마주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감당하기 어려워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싫다. 살아줘서 고맙고, 상처받게 해서 미안하다. 부디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그렇게 쉽게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개의 눈은 오늘도 바보같이 또 사람을 향한다.“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www.animal.go.kr) 접속하면 가까운 보호소 뿐 아니라 보호시설로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공고 기간 10일이 지난 동물들을 입양할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www.animal.or.kr), 동물보호 시민운동단체 케어(http://fromcare.org)에서도 입양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이태원역 1번 출구 근처에서 열리는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instagram.com/yuhengsa)에서는 좋은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 단체들을 통해 입양이 아니더라도 봉사와 후원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새벽 여는 ‘여명의 소리’… 귀신 쫓는 ‘빛의 전령’

    새벽 여는 ‘여명의 소리’… 귀신 쫓는 ‘빛의 전령’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79년 10월 헌정사상 의원직 제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을 향해 던진 이 말은 유신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 일성으로 오랫동안 회자됐다. 닭의 울음소리인 ‘계명성’(鷄鳴聲)은 우리 역사 속에서는 한 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민간에서는 밤을 떠돌던 귀신들이 사라진다는 ‘축귀’의 신앙이 됐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상징하는 십이지 동물인 ‘닭’은 고대로부터 우리 문화의 상징적 위상을 가진 동물로 가까운 존재였다. ●경주 천마총 망자 위한 제물 달걀 발견 삼국유사에 묘사된 박혁거세와 김알지 신화에서도 닭이 등장한다. 박혁거세의 왕비인 알영 부인은 계룡(鷄龍)의 겨드랑이에서 태어났고, 입은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전해진다. 금빛 찬란한 황금 궤 안에서 나온 김알지는 하얀 닭이 울어 그의 탄생을 알렸다. 신라의 국명이 한때 계림이었던 것도 신라인이 닭을 숭배했던 것과 연관돼 있다. 경주 천마총에는 수십 개의 달걀이 든 단지가 발견되었고, 여러 고분에서 닭 뼈가 발굴됐다. 가야 지산동 고분에서 발굴된 닭 뼈는 무덤의 부장품으로 망자를 위한 제물로 쓰였다. 무덤의 주인에게 전하는 내세의 식량인 동시에 부활이라는 종교적 의미도 담고 있다. 고구려 무용총 천장에는 닭이 한 쌍 그려져 있고, 신라가 고구려를 공격할 때 ‘수탉을 죽여라’고 외쳤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이 전해진다. 고구려는 천축에서 ‘계귀국’으로 불렸다. 닭은 전통적으로 귀신을 쫓는 영험한 동물이었다. 조선 시대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새해가 되면 각 가정에서 닭이나 호랑이, 용을 그린 세화를 벽에 붙이고 액을 쫓는 풍속이 전해져 내려온다. 대보름달 꼭두새벽에 첫 닭이 열 번 이상 울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듯 정초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닭그림 그리거나 닭 피로 귀신 쫓기도 이렇듯 닭은 나쁜 정령을 쫓는 ‘빛의 전령’이었다. 민간에서 귀신을 쫓을 때 닭 그림을 그리거나 닭 피를 뿌리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닭은 새벽녘 어둠을 가르고 길게 울음을 토해내면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의 존재이기도 하다. 시계가 없던 시절, 닭의 울음소리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제사를 지냈다. 그래서 닭이 제때 울지 않거나 울 때가 아닌데 울면 불길하다는 말도 퍼졌다. 토속 신앙에서는 닭이 초저녁에 울면 재수가 없고, 한밤중에 울면 불행한 일이 벌어지며, 해가 진 후에 울면 집이 망한다고 했다. 조선의 선비들에게는 입신출세의 상징이었다. 수탉의 볏은 벼슬을 상징하는 관을 쓴 모양과 같아 선비들의 서재에는 닭 그림이 많이 걸렸다. 공명의 상징인 수탉과 부의 상징인 모란을 함께 그려 부귀공명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집안의 큰 행사인 결혼식에서 닭은 반드시 초례상에 올려졌다. 신랑 신부가 마주 서서 백년가약을 맺을 때, 청홍 보자기로 싼 닭 앞에서 서약을 했다. 신부가 시댁에 폐백례를 드릴 때도 닭고기를 놓고 절을 했다. 일생의 가장 중요한 의례인 혼인에 닭이 등장하는 이유는 예로부터 닭을 길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우리 국민에게는 가장 대중적인 보양식이자 요리 재료였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15.4㎏이고,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도 254개에 달한다. 닭이 여름철 보양식이 된 데는 매년 음년 6월 20일이면 닭을 잡아먹는 제주도의 풍속이 퍼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본초강목’에는 ‘조선 닭이 좋다 하여 중국의 세력가들은 조선에까지 가서 닭을 구해 간다’고 적혀 있을 정도로 약용으로서 한반도의 닭은 인기가 있었다. 토종닭의 경우 기름이 적고, 맛과 향이 탁월하며, 기를 보하는 약효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바람 타고 ‘치맥’ 열풍 현대에는 닭튀김인 ‘치킨’이 국민적 간식이 됐다. 닭고기는 1980년대부터 식육문화의 상징으로, 치킨이라는 국제화된 이름을 얻었다. 여름철 백숙과 삼계탕에 한정된 소비가 연중 소비로 확장된 출발점은 1960년대 초에 유명세를 얻은 ‘전기구이 통닭’이었다. 이는 닭고기를 삶는 요리에서 오븐 요리로 전환시켰고, 닭고기를 대표적인 겨울철 간식으로 만들었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닭은 튀겨지는 요리가 됐고, 1980년대 초가 되면 ‘후라이드와 양념 반’인 치킨 프랜차이즈가 본격화된다. 특히 1982년 프로야구 개막은 치킨 산업을 도약시켰다. 이른바 ‘치맥’ 열풍의 시발점이다. 이는 호프집들이 맥주 안주로 튀긴 닭들을 내놓게 된 계기가 됐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는 “국내 치킨산업의 성공에는 닭고기가 가진 자질과 역사적·문화적 배경뿐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인의 미각이 걸었던 모든 행로가 응결되어 있는 양념치킨의 존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념치킨은 길거리 떡볶이 문화의 후계자 격이다. 식용유로 튀겨 닭의 무미함을 감추고, 튀김의 느끼함을 다시 고추장 양념으로 삭히고, 매운맛을 달콤한 설탕과 콘시럽으로 포장한, 그리고 그 위에 마늘을 다져 얹은 양념치킨은 식초에 절인 무로 완성된다. 우리의 양념치킨은 요리 산업과 미각이 서로 상승작용을 해온 맛의 역사가 담긴 증인이기도 하다. ●국내 치킨집 전 세계 맥도날드보다 많아 치킨 산업 연구자인 정은정씨는 국내 닭튀김 간식의 전쟁사를 “미국 프랜차이즈인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와의 싸움에서 KFC(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의 승리”(대한민국 치킨전: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2014)로 요약한다. 한국식 닭튀김의 승리 요인으로는 미국 KFC가 하지 않는 배달과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한국 고유의 전략이 꼽힌다. 김 교수는 “전자는 식민지 시대의 냉면 배달로부터 해방 후 짜장면 배달로 이어졌던 긴 문화적 전통의 활용이었고, 후자는 치맥이라는 새로이 창조된 문화가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서 치킨은 자영업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내 치킨 점포 수가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치킨 공화국’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 전문점 수는 10년간 연평균 9.5%씩 급증해 3만 6000여개에 이른다. 한 해 평균 7400개의 치킨집이 새로 생기고, 5000여개가 문을 닫는다.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과잉 경쟁,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한국의 치킨은 자영업자들에게는 눈물을 뿌리게 하는 존재다. ※도움말 주신 분: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훈 현대축산뉴스 발행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거실에서 해수욕장이 눈앞에... 바다 조망권 갖춘 프리미엄 아파트 ‘눈길’

    거실에서 해수욕장이 눈앞에... 바다 조망권 갖춘 프리미엄 아파트 ‘눈길’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일대에 들어서는 송도 오션팰리스가 공급 순항을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1,000세대 대단지의 송도 오션팰리스는 바다 조망권 외에도 전 세대 4-Bay 남향 배치로 조성된다. 때문에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바다 조망 뿐 아니라 통풍과 채광 등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층간 소음 방지에 효과적인 바닥재 시공, 디지털 개별 온도 조절기, 전열교환방식의 환기시스템, 거실의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대리석 질감의 아트월, 수납공간을 넓히고 동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주방 등 실거주자들을 고려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휘트니스 센터, 실내 골프 연습장, 요가 및 필라테스 운동시설을 비롯해 라운지 카페와 북카페, 스터디존, 실버존, 최신식 어린이 놀이터 등도 단지 내부에 설치해 외부 출입 없이도 다양한 취미 생활이 가능하다. 거제도와 해운대를 잇는 오션 브릿지에 위치해 시내외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향후 경전철 송도선과 천마산터널의 개통이 예정돼 있어 미래가치도 긍정적이다. 인근에 고신대 의료원과 자갈치시장, 롯데백화점, 암남공원, 송림공원 등의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송도 오션팰리스는 송도중앙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동일스위트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하나로 합병되면서 공급에 대한 안정성을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북 마을, 부채 만들고 송편 빚다가 정들었네

    성북 마을, 부채 만들고 송편 빚다가 정들었네

    “부채 만들기, 송편 빚기 등 세시풍속을 같이했을 뿐인데 이웃끼리 정을 나누는 마을이 만들어졌어요.” 최근 서울 성북아트홀에서는 올해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참여했던 30여개의 단체와 공무원 80여명이 모여 지난 1년 동안의 사례를 나누며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비결을 공유했다.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줄로만 알았던 마을은 이제 서울과 같은 도시에서는 예산과 인력, 시간을 들여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마을공동체는 일단 주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정을 쌓는 토대만 마련되면 여러 가지 사회 문제와 육아, 교육, 복지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도시재생 정책이기도 하다. 지방자치의 가장 큰 목표인 살기 좋은 곳을 만드는 기본적인 토대가 결국 마을이기 때문이다. ‘정든마을’로 이름 붙인 주민운영위원회는 마을 만들기 사업의 첫 번째 행사로 부채 만들기를 했다.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첫 프로그램으로 작은 공원 정자에서 부채를 만들기로 했는데 토요일 오전이라 사람이 없었다. 옆집에 전화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모았는데 오전 11시부터 아이들과 부모들이 많이 모여들어 결국 행사 시간을 연장해야만 했다”며 아찔하면서도 행복했던 첫 행사를 소개했다. 이어 물총놀이, 송편 빚기, 영화상영회 등이 주말마다 정자에서 이어졌고 모든 행사는 속칭 ‘대박’이 났다. 추석맞이로 진행한 송편 빚기는 반죽이 모자랄 정도였다. 행사 기획자는 “도시에도 전통 마을에서 했던 활동들이 필요하다는 걸 확인했다”며 “주민 공동 이용시설과 작은도서관이 생기면 주민들이 더 자주 모이고 더 많은 정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천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대학생들이나 가는 것으로 여겼던 엠티를 함께 가는 ‘주민모꼬지’를 했고 월곡동 주민은 마을탐방 코스를 직접 만들었다. 손뜨개, 문화재 답사, 인문학 공부, 벽화 그리기, 독서 활동, 정원 가꾸기 등도 효과적인 마을 만들기 활동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주민들의 노력으로 활성화된 마을공동체가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웃음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청와대 타격작전, 진짜 가능할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청와대 타격작전, 진짜 가능할까?

    지난 11일 조선중앙통신은 청와대 모형이 불타오르는 사진과 함께 김정은이 북한군 525군부대의 청와대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훈련에는 상당히 그럴듯한 복장과 장비를 갖춘 북한군이 장사정포의 화력 지원을 받으며 1/2 크기로 모사된 청와대 모형에 침투, 안팎의 시설을 파괴하고 박근혜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을 끌고 나오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최신 장비들을 갖춘 525부대원들은 Mi-8 헬기와 500MD 헬기, 낙하산을 이용해 목표 지역에 착륙한 뒤 신속하게 ‘청와대’로 진입, 박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형을 끌고 나와 500MD 헬기에 태워 보낸 뒤 사이카를 타고 청와대를 벗어났다.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이들은 후방의 전선장거리포병, 즉 장사정포 부대에 화력지원 요청을 보내 청와대를 포격으로 초토화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훈련을 참관하던 김정은은 “잘하오 잘해, 적들이 반항은 고사하고 몸뚱아리를 숨길 짬도 없겠소”라며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고, 훈련은 박근혜 대통령의 생포와 청와대 초토화라는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는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부대원들에게 쌍안경과 자동소총을 선물로 주고 떠났다. 북한이 발표한 기사 내용만 보면 북한은 언제든 청와대를 포병무기로 정밀 타격할 수 있고, 특수부대를 기습 침투시켜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와 달리 이번 훈련 공개가 북한 특수부대의 능력이 얼마나 엉망인지 그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왜 그럴까? 일당백? 알고보면 ‘당랑거철’ 이번 ‘청와대 타격 훈련’에 동원된 부대는 북한군 특수부대 가운데 최정예 중의 최정예로 손꼽히는 제525군부대 소속 특수작전대대이다. 이 부대는 요인 암살 등 후방 침투 임무를 목적으로 창설된 특수부대로 총참모부 직속으로 편제되어 평양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로 치면 특전사 ‘707특임대대’와 같이 특수전 요원 가운데 가장 우수한 요원만 모아놓은 북한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것이다. 김정은이 각별히 아끼는 최정예 부대인 만큼 이 부대는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최정예 특수임무부대답게 출신성분이 우수한 자원들 가운데서 신체적 조건과 임무수행 능력이 가장 우수한 인원들을 추려서 부대원을 구성한다. 또한 부족한 배급량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며 훈련보다 텃밭을 일구는 것에 부대 운영의 초점이 맞춰진 다른 일반 부대와 달리 높은 공급규정을 적용받아 양질의 음식을 먹으며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복장과 장비 역시 일반적인 북한군 수준에 비하면 충격적인 수준이다. 일반적인 북한군은 하절기에는 면이나 테트론 소재로 만든 갈색이나 카키색의 군복을, 동절기에는 면에 솜을 넣어 누빈 갈색 군복에 개털로 만든 방한복을 입는다. 여기에 지하족이라 불리는 운동화 같은 전투화를 신고, 철갑모(방탄헬멧)를 착용하며, 행낭에 탄창과 수류탄 등을 휴대하고 소총 등 개인화기를 들면 이것이 일반적인 북한군 병사의 단독군장이 된다. 이러한 복장과 장비는 수십 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김정은이 항공저격여단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전투조끼를 착용한 대원이 공개되었고, 2012년부터 판문점 경비대원들을 시작으로 일명 ‘프릿츠 헬멧’이라고 불리는 형태의 신형 철갑모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공개된 525군부대는 이러한 북한군 개인장비 변화의 정점을 보여줬다. 우리 군의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과 유사한 패턴의 신형 전투복,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형 전투화는 물론, 야간 투시경이 부착된 신형 철갑모에 몰리(MOLLE) 타입의 전투조끼, 무릎보호대와 팔꿈치 보호대는 물론 대용량 헬리컬 탄창(Helical Magazine)이 장착된 88식 자동보총과 단축형 카빈 버전인 98식 자동보총 등 북한이 선보일 수 있는 가장 최신의 보병 장구가 총출동했다. 이러한 수준의 개인장비는 2000년대 초반 서구 유럽의 특수부대나 2010년대 초 우리나라의 특전사 개인 장구류에 버금가는 것으로 북한군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변화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훈련에 나선 525부대원들을 일당백(一當百)으로 치켜세우며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남조선 괴뢰’들을 쓸어버리고 청와대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고 선전했지만, 이번 훈련에서 북한은 그들의 특수부대 수준으로는 도저히 청와대 근처까지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버렸다. 북한은 청와대 상공까지 공수부대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제대로 된 수송기가 없다. 북한공군의 수송기는 저속 복엽기인 AN-2, 그리고 고려항공에서 운용되는 구형 여객기나 화물기뿐인데, 이들 기체로는 전시 패트리어트와 호크, 천마와 미스트랄, 오리콘 대공포가 겹겹이 지키고 있는 서울 하늘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청와대가 위치한 종로 일대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아군이든 적군이든 사전에 허가 받지 않은 모든 비행체는 탐지와 동시에 격추된다. 특히 우리 공군은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전력화된 이후부터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모든 비행체를 실시간으로 감시·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황해도 태탄 비행장에 전진 배치된 Mi-8이나 500MD, AN-2와 같은 항공기가 실시간으로 추적되기 때문에 이들 항공기가 휴전선을 넘어 청와대까지 날아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다. 기적적으로 특수부대가 청와대 경내로 들어오는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저 정도 수준의 무장 능력으로는 청와대 경비 병력을 제압할 수 없다.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로 들어가려면 수도방위사령부 예하의 제1경비단과 제55경비단, 경찰청 제101경비단의 외곽 방어선을 뚫어야 하고, 여기에 유사시 즉각 증원되는 제33헌병경호대 등 증원 병력도 상대해야 한다. 이들 부대는 평시 외곽 초소에 소총으로 무장한 경비병만 두고 있지만, 필요시 중화기와 장갑차, 헬기 지원을 받는다. 이들 부대의 연간 사격 훈련량 수준은 전군 최고 수준이며, 개인화기나 기타 장비에 있어서도 북한군을 압도한다. 즉, 화력 면에서 소규모 북한 특수부대가 이들 경비부대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 특수부대원 대다수의 장비 역시 기존 북한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우리 경호실이나 경비부대의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525부대가 보여준 장비 가운데 실내 근접 전투에 용이한 카빈형 소총이나 근접 교전에서 빠른 조준을 도와주는 광학 조준장비는 전무에 가까웠다. 주목을 받은 헬리컬 탄창 역시 장탄수가 많다는 장점만 빼면 잦은 탄 걸림 현상과 느린 탄창 교체 속도, 추가 탄창 휴대의 어려움, 사격 시 무게중심 변화로 인해 명중률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서방 선진국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장비다. 또한 이날 훈련에 노출된 대부분의 병력은 별도의 개인 통신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함을 질러 대원 간 의사소통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기도비닉 유지가 대단히 중요한다는 특수작전의 기본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었다. 즉, 이날 드러난 북한 525부대원들은 김정은이 보기에 ‘비주얼’에서는 합격했을지 모르지만, 막상 실전에 투입되어 청와대를 공격한다면 근처에 접근하지도 못하고 전원이 사살 또는 생포당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들을 가르켜 ‘일당백’이라고 선전했지만, 사실 이들의 수준은 당랑거철(螳螂拒轍), 즉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강적에게 대드는 격이었다. 청와대 불바다, 가능할까? 이번 훈련의 클라이막스는 ‘전선장거리 포병’, 즉 장사정포 부대들의 집중 사격으로 청와대가 불바다가 되는 장면이었다. 김정은이 보기에 이 장면은 훈련의 대미를 장식하는 멋진 장면이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은 실제 청와대에 이러한 장면을 연출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청와대는 북악산 남쪽에 있다. 청와대 북쪽을 병풍처럼 막아서고 있는 북악산은 북한의 포탄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내는 방패 역할을 한다. 북한이 장사정포를 강화도까지 끌고 오지 않는 이상 곡사포나 방사포 등 그 어떤 타격 수단으로도 청와대에 직접적인 포격을 가할 수 없다. 또, 북한의 장사정포가 발사한 포탄은 청와대까지 날아올 수 없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크게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로 구분된다. 최대 사거리 54km인 170mm 자주포는 과거 임진강 바로 북쪽에 건설된 진지에서 사격한다면 서울 강북지역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지만, 북한이 한미연합군의 대화력전에 대비해 이들 자주포 진지를 후방으로 옮겼기 때문에 이들은 약 40km 떨어져 있는 청와대까지 포탄을 날릴 수 없다. 240mm 방사포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의 신형 240mm 방사포와 300mm 방사포는 사거리가 각각 100~150km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수도권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방사포 진지 역시 개성일대 야산의 북쪽 갱도진지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진지 앞에 있는 야산, 그리고 북악산이라는 2개의 차폐정(遮蔽頂)을 넘기기 위해 포탄을 아주 높은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 포병용어로 고사계(高射界)라 부르는 이러한 사격 방식은 포탄의 사정거리와 명중 정밀도를 크게 떨어뜨리는데, 이 때문에 이들 포탄은 이번 훈련에서 연출된 장면처럼 청와대 영내로 정확하게 떨어질 수 없다. 이러한 사정거리, 명중률 문제를 모두 논외로 치더라도 김정은이 청와대 포격 명령을 내렸을 때 과연 제대로 작동할 포가 몇 문이나 되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11월말 원산 일대에서 실시된 포탄 사격 훈련을 비롯해 북한이 공개한 대규모 포병 사격 훈련의 사진과 영상을 판독해보면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발견된다. 바로 부대번호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화포나 차량에 4자리로 된 부대번호와 1~3자리로 된 차량번호를 부여하는데, 북한 역시 3~4자리로 된 부대번호, 즉 단대호를 장비에 써놓는다. 우리나라의 포병 사격훈련 사진을 보면 단대호가 일정하지만, 북한의 사격훈련을 보면 대부분 화포와 차량의 부대번호가 다 제각각이다. 일반적으로 훈련은 각 제대별로 건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실시하는 것이 상식인데, 사격훈련에 나온 화포의 부대번호가 다 제각각이라는 것은 북한이 이러한 훈련 때마다 실제로 포탄이 발사되는 이른바 ‘A급’ 장비를 있는 대로 다 긁어모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북한이 오랫동안 준비했던 연평도 포격도발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당시 북한은 76.2mm 야포와 122mm 방사포 등 170여 발의 포탄을 연평도를 향해 발사했지만, 이 가운데 90여 발은 바다에 떨어졌고 나머지 80여 발 가운데 30여 발은 불발이었다. 이는 화포의 노후화가 심각하고 관리상태가 엉망일 뿐만 아니라 포탄 역시 오래되어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일이 실전 상황인 NLL 일대의 포병 수준이 이 지경인데 일반 전연군단의 포병 수준이 이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실행할 능력조차 없으면서 ‘서울 불바다’와 ‘역적 패당 소탕’을 운운하며 걸핏하면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면 결국 일선 군인과 주민들의 피해만 늘어갈 것이고, 이렇게 불만이 쌓이면 결국 그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김정은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가나자와에서 북쪽을 향해 거슬러 오르면 우리 동해를 향해 뿔처럼 불쑥 솟은 반도가 나온다. 여기가 노토반도다. 들쭉날쭉한 반도의 해안을 따라 풍경의 보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의 동해는 해가 뜨는 곳이지만 노토반도가 접한 동해는 해가 지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가도 우리 서해의 포구처럼 고즈넉한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노토반도엔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249번 국도다.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가는 우리 7번 국도처럼 줄곧 해안길을 따라간다. 249번 국도는 풍경의 보고다. 여행자들이 할 일이란 그저 해안도로를 달리다 멋진 곳이 나오면 차를 세워 자연을 보고, 그 소리를 듣고, 상큼한 대기의 향기를 맡고 즐기는 것뿐이다. 그렇게 머리를 헹구고 가슴을 비울 수 있는 곳이 노토반도다. 서쪽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지리하마(千里浜) 나기사(渚) 드라이브 웨이’다. 우리말로 풀면 ‘천리 해안 드라이브 길’쯤 되겠다. 거리는 8㎞ 정도. 백사장은 표면이 무척 단단하다. 해변 위로 버스가 달릴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백령도의 사곶도 이와 비슷하다. 단단하기로는 외려 사곶이 한 수 위다. 한국전쟁 당시 실제 천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다. 이에 견줘 지리하마의 해변길은 풍경이 장쾌하다.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너른 바다와 하늘 닮은 물빛이 황토빛 모래사장과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지리하마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노토 곤고’(金剛)가 나온다. 나라에서 지정한 국정공원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해금강처럼 다양한 모습의 기암과 해안 절벽이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이를 ‘천변만화하는 암초미’라 표현했다. 실제 이 지역 관광안내 책자에는 “바다로 뻗어나간 북한의 금강산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적혀 있다. 우리 금강산의 명성이 바다 건너까지 전해진 셈이다. 노토 곤고에 들면 응소암이 이방인을 맞는다. 매가 둥지를 튼 바위라는 뜻이다. 노송 몇 그루를 머리에 이고 바다를 딛고 우뚝 선 자세가 굳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간몬(巖門)이다. 30m 높이의 바위 벼랑 아래쪽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동굴처럼 뻥 뚫렸다. 구멍의 규모는 폭 6m, 높이 15m, 깊이는 60m에 이른다. 이 구멍 너머로 파도가 쉼 없이 넘실댄다. 간몬 옆으로 난 동굴을 통과하면 암반지대가 나온다. 여러 개의 포트 홀과 검은빛 암반이 어우러져 있다. 포트 홀 속엔 푸른빛의 바닷물이 들어찼다. 이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빛깔의 작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다. 암반 위를 걸을 수도 있다. 발 아래로 파란 바닷물이 찰랑대고 멀리 ‘돼지코’라 부르는 곶과 동해의 만경창파가 어우러져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바위 벼랑 사이에 놓인 다리 위에 서면 노토 곤고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하쿠이군의 시가마치 해안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벤치가 있다. 노토 곤고에서 30분 거리다. 벤치의 길이는 약 461m. 너른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조성돼 있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등록돼 있다가 최근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안내판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표기돼 있다. 벤치에 앉으면 너른 바다가 품에 안긴다. 언덕 아래에선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를 빗질한다. 이만한 풍경 가진 바닷가 언덕 만나기도 쉽지 않다. 언덕엔 경관 조명을 위해 수천개의 전구가 박혀 있다. 달빛이 밤바다 위로 내려앉을 때 수많은 전구들이 별처럼 반짝이겠지. 그 상상만으로 즐겁다. 벤치 뒤엔 수천 개의 손도장이 음각돼 있다. 이 지역 어린이들이 찍은 것이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노토 반도 북단의 소도시 와지마엔 아침시장이 열린다. 1000년 넘도록 이어져 오는 시장이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등을 어부, 농부가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한다. 그릇이나 수저에 화려한 장식을 넣은 와지마 칠기도 만날 수 있다. 우리처럼 떠들썩한 흥정이 오가지는 않지만, 일본인 특유의 얌전한 목소리로 ‘호객 행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 한편엔 ‘마징가 제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40~50대의 장년층이라면 난데없이 뛰쳐나온 풍경에 유년 시절로 소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터다. 와지마는 추억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의 작가 나가이 고의 고향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아침시장 중간에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노토 반도 동쪽엔 와쿠라 온천마을이 있다. 역사가 1200년을 헤아리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바닷속 원천(源泉) 주변에 인공 섬을 만들어 이용했다고 한다. 이 지역 온천수는 짠맛이 난다. 바닷물이 섞였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나나오만(灣)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취재 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www.jroute.or.kr 글 사진 이시카와(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이시카와까지는 고마쓰 공항을 통해 들어간다. 인천에서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까지는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호시 료칸은 무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이다. 718년에 세워진 이래 46대째 가업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 덕에 한때 ‘세계 최고(最古)의 숙박업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료칸으로 꼽힌다. 고마쓰시에서 10㎞쯤 떨어진 아와즈 온천 지구에 있다. 료칸의 입구와 별채는 일본의 국가 지정 문화재다. →노토반도의 쓰지구치 히로노부 미술관 안에 있는 제과점은 일본에서도 이름난 파티셰가 만든 달달한 먹거리들로 가득하다. 도쿄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와쿠라 온천단지에 있다.
  • 뉴질랜드 규모 7.8 강진… 전기·통신 두절 주민 대피

    뉴질랜드 규모 7.8 강진… 전기·통신 두절 주민 대피

    2011년 강진으로 185명이 목숨을 잃었던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새벽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전기와 통신이 두절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뉴질랜드 방재 당국은 즉각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남섬 동부 해안 주민에게 고지대로 대피하라고 트위터와 성명을 통해 알렸다. 진앙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동쪽으로 90㎞,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으로부터 200㎞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 깊이는 비교적 얕은 10여㎞여서 피해가 우려된다. 진앙은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헨머스프링 온천마을에서 남동쪽으로 15㎞ 떨어진 지역이다. 뉴질랜드 방재 당국은 여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쓰나미도 몇 시간 동안 계속될 수 있어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아직까지 지진에 따른 피해 상황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탐신 에던서는 “강력한 지진이 오랫동안 지속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뉴질랜드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다. 2011년 2월에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185명이 목숨을 잃었다. 외교부는 강진과 관련, “주뉴질랜드 대사관은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지리산 자락 하동·산청, 지리산 자랑 ‘청정 공기’ 수출한다

    지리산 자락 하동·산청, 지리산 자랑 ‘청정 공기’ 수출한다

    연내 시제품… 내년 초 상품화 산청군, 지역건설사와 협약 체결 포집지역 주변 매입·관리 계획 “공기 사먹는 시대… 사업 유망” 깨끗한 생수를 구입해 마시는 것처럼 청정한 공기를 사서 흡입하는 것도 보편화될 수 있을까. 지리산을 낀 경남 하동군과 산청군이 대한민국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청정 공기를 캔에 담아 중국 등 국내외에 판매하는 공기 상품화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관심이 쏠린다. 청정한 공기를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흡입할 수 있도록 공기를 압축해 캔에 담은 상품을 만드는 사업이다. 13일 하동군과 산청군에 따르면 두 지자체는 각기 다른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내년 상품화를 목표로 공기 상품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동군은 지리산 속에 있는 탄소 없는 목통·의신·단천 등 마을 일대에서 포집한 청정 공기로 공기캔을 만들 계획이다. 군은 지난 8월 24일 군청에서 캐나다 공기캔 생산·판매 전문 회사인 바이탤러티 에어(Vitality Air)사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윤상기 하동군수와 모세스 람 사장은 공기캔 사업을 공동으로 독점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바이탤러티 에어사는 캐나다 로키산맥 밴프 국립공원에서 포집한 공기를 캔에 담아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바이탤러티 에어사는 이 상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두바이·인도·베트남·멕시코·한국 등으로 판매 시장을 넓히기 위해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공기캔은 3ℓ가 압축된 캔 한 통이 23달러(약 2만 5645원), 8ℓ가 압축돼 담긴 한 통은 32달러(약 3만 568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람 사장과 황병욱 한국·일본 마케팅 담당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원과 하동군 관계 공무원 등은 의향서를 체결한 다음날 공기 포집 예정 지역인 지리산 산골 마을을 둘러봤다. 바이탤러티 에어사는 탄소 없는 마을 주변의 공기 성분 분석을 비롯해 기초 조사와 타당성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공기 포집 예정 지역인 목통·의신·단천마을은 지리산 해발 700~800m 첩첩산중에 있다. 200여년 전부터 물레방아를 돌려 전기를 생산했던 탄소 없는 청정 마을이다. 김종영 하동군 환경보호담당은 “바이탤러티 에어사에서 하동군이 산소 상품화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업을 먼저 제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업비는 바이탤러티 에어사가 모두 투자하고 군은 상품 생산·판매 사업에 따른 각종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하기로 협약했다. 람 사장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올해 안으로 공기캔 상품 생산시설을 설치해 시제품을 생산하고 내년 초부터 상품화해 국내외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동군은 바이탤러티 에어사가 이미 캐나다에서 공기캔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전문 회사로 기술력이 탄탄해 5~6개월 안에 상품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기캔 공장은 공기 포집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설치하고 공기는 전용 차량을 이용해 포집한 뒤 공장으로 운반한다. 공기 판매 사업 수익은 군과 투자회사 측이 적정 비율로 나눌 계획이다. 윤 군수는 “공기캔 생산과 판매에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회사가 지리산 청정 공기를 상품으로 만들어 국내외에 판매하는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청정 환경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산청군은 지난 7월 미래전략산업의 하나로 ‘지리산 내추럴 청정 에어 캔’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인근 진주시에 있는 중견건설회사인 중원종합건설과 사업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은 공기 상품화 사업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화학·기상·기류 등 각 분야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시로 자문한다고 밝혔다. 자문위원장인 박정호(51) 경남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공기 상품화 사업은 사업 수익성을 떠나 환경이 오염된 지역과 청정한 지역이 비교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청군이 공기를 모을 지역은 지리산 중에서도 계곡이 깊어 물과 공기가 깨끗하기로 소문난 삼장면 ‘무제치기 폭포’ 주변이다. 군은 공기 포집 지역 주변 임야 등도 매입해 청정 지역으로 보호·관리할 계획이다. 무제치기 폭포는 치밭목대피소 아래에 있다.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재채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 폭포 주변에 잠시만 머물러도 재채기가 멈출 정도로 공기가 맑고 깨끗해 무제치기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폭포 주변에는 숯을 굽던 가마터도 있다. 공기 정화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숯층이 폭포 주변 땅 밑에 형성된 모습이 발견된다. 또 편백나무와 구상나무 등이 군락을 이뤄 공기에 피톤치드 함유량이 높아 청정한 공기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환경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꼽힌다. 허기도 산청군수는 무제치기 폭포 주변의 이 같은 지리·환경에 착안해 공기 상품화 사업을 시작했다. 군은 공기 상품화 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하고 무제치기 폭포 주변의 청정한 환경과 공기에 관한 스토리텔링도 개발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산청군은 공기캔 포장 공장을 지으면서 주변에 청정 공기·환경 체험시설도 함께 조성해 지리산 청정 환경을 체험하는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투자회사 측은 당초 사업비를 30억~40억원으로 예상했다가 체험시설 조성 등을 위해 100여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군과 투자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시제품을 개발해 상품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욱진 산청군 기획감사실 미래전략 담당은 “대기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가운데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청정한 산청 지역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기 상품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공기 상품 가격은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허 군수는 “공기를 판다고 하면 지금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공기도 생수처럼 사 마시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청정 공기 상품화 사업이 당장은 수익성이 부족할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대표 청정 지역인 산청과 지리산의 브랜드 및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해 공기 상품화를 선점하고 기술 축적을 하면 유망한 미래전략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의료 전문가들은 산업 발달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발 황사 등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어 맑은 공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공기 상품화 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하동·산청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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