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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류독감 확산 ‘비상’/전국 52개 종오리농장 긴급방역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발생하면서 정부의 방역활동이 갈 곳을 잃고 헤메고 있다.발생지를 따라가며 방역하기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충북 음성의 종계농장에서 조류독감이 처음 확인됐을 때만 해도 농림부 등 방역당국은 과거 돼지콜레라 등과 견주어 ‘차단방역’과 발생원인에 대한 역학조사에 자신감을 보였다.발생지점으로부터 반경 3㎞ 이내의 이동로를 차단하고 지역안의 닭과 오리를 모두 매몰처분했다.10㎞ 이내는 소독작업후 선별적인 살(殺)처분을 실시했다.철새도래지 등에서 천둥오리 등에 대한 분변검사도 병행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충남 천안의 원종(씨)오리농장이 별도의 경로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같은 차단방역은 한계를 드러냈다.이 농장이 오리새끼를 식용농장 등에 분양하는 곳이어서 유통경로 추적조사에 나섰으나,오리의 병원균 잠복기가 길어 언제 조류독감이 다른 농장에 전해졌는지 추정조차 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22일 방역 및 정밀 역학조사 대상을 전국 52개 종오리농장으로 전면 확대하고 1만 1000여개 오리농장에 대한 소독작업에 착수한고 밝혔다.그러나 이마저 매몰처분 및 역학조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유입경로 조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농림부 김정호 차관은 이날 “철새도래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조류독감 병원균은 확인했는데 문제의 고(高)병원성이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농가의 신고를 토대로 발생지 주변에 대한 역학조사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결국 방역당국은 피해신고만 기다리는 꼴이 됐다.농림부는 다른 농장을 오가는 사료운송·분뇨처리·약품수송 차량의 왕래를 당분간 중단하라고 관련협회를 통해 농가에 전달했다. 또 강한 성질의 소독약품을 구입,농가 전역을 소독하라고 지침을 내렸다.아울러 집단폐사가 발생하면 즉시 전화 1588-4060으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부모 ‘과욕’ 아이들에겐 ‘과식’/우르줄라 노이만의 ‘…아이들 속마음 21가지’

    ‘독심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예상 밖의 행동들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고민한다.특히 유아기 아이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그래서 그저 부모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을 해주며 기다린다.‘언젠간 돌출 행동을 멈추겠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진정 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보다 적극적으로 자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독일의 교육 상담 전문가 우르줄라 노이만이 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이들 속마음 21가지’는 노력하는 부모들이 아이의 풍부한 감성 세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책은 주로 취학 전 아이의 심리를 중심으로 조언하고 있다.저자가 수년간 상담소를 운영하며 겪은 생생한 사례가 함께 소개돼 이해하기 쉽다. ●아이 욕구 기준에 맞춰라 어떤 아이는 일정한 시간마다 젖을 물리면 기쁜 표정을 짓는다.먹는 양도 대체로 비슷하다.반면 다른 아이는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을 줘도 만족하지 않는다.후자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저자는 모든 아이가 부모가 정해 놓은 수유 시간,수유량에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아이마다 배고픔,포만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배가 고픈 때는 한밤중인데 그보다 일찍 젖을 물린다면 싫어하는 건 지극히 본능적이다.아이 욕구의 기준을 부모에 두어선 안된다. 흔히 아이에게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이곳저곳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경험을 시도한다.심지어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업고 등산을 하는 부모도 있다.아이는 산을 오르는 내내 잠들어 있었지만 부모는 뿌듯해한다.자는 동안에라도 뭔가 인상을 받았을 거라고 믿는다.하지만 아이가 환경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어른과 다르다.때문에 한꺼번에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면 아이는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아이는 거부반응을 보이고 부모는 자신의 정성을 몰라주는 아이가 야속하다.그러는 동안 아이는 속으로 외친다.‘무작정 끌고 다니지 마세요.’ 책은 배변 훈련의 경우 세 살 무렵에 시키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한다.이른 시기에배변 훈련을 시작하면 아이는 혼란을 겪는다.아이는 왜 ‘응가’를 누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게다가 만약 아이가 배변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실패’를 극복할 능력이 없어 좌절하고 만다. ●이성을 강요하지 말라 아이들은 종종 허무맹랑한 얘기를 한다.가령 어떤 아이는 천둥이 치면 ‘자신 때문에 화난 하느님이 욕하는 소리’라고 말한다.이럴 경우 어떤 부모는 천둥이라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든다.또 아이에게 어떤 위험을 알릴 때에도 논리적으로 설명해 설득하려는 부모가 있다.콘센트를 만지지 말라면서 ‘전류가 심장에 전달되면 심장 박동이 멈출 수 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하지만 아이는 이런 얘기를 이해하지 못한다.정신적인 ‘과식’을 경험하는 셈이다. 아이는 주관적인 해석 능력을 가지고 자신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만약 어른들이 너무 일찍 이성적 사고방식을 강요한다면 아이의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사고방식을 차단할 수 있다.아이는 다섯 살이 되면 자연스럽게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독서는 중요하다.아이가 책을 싫어하면 부모는 걱정을 한다.하지만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강요해서는 안된다.조기 독서 교육은 그저 기호를 보고 해당 의미를 연상하게 만들 뿐이다.진짜 교육은 아이에게 ‘새’라는 글자를 읽게 하는 게 아니다.‘새’를 직접 관찰하고 만져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유없는 반항은 없다 아이는 때론 ‘못된 짓’을 한다.손톱 물어뜯기부터 도벽까지.단순히 타일러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는 버릇이 없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두려움을 느끼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아이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댄다면 애정 결핍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사춘기 아이의 반항에도 원인이 있다.이 시기는 호르몬에 변화가 일어나는 때라 이성 친구로부터 주목받길 원하다.그래서 선생님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사춘기는 무엇이든 결정하는 능력을 키우는 때다.자녀가 부모 원하는 대로 행동하길 원하고 이에 어긋났을 때 야단 치기에 급급해선 안된다.부모가 아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조정하면 아이는 자신감을 잃게 된다.스스로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녀는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게 될 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반항심만 키우게 된다.부모는 자녀의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책은 예비 부모들이 가질 수 있는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삼진기획.8000원. 나길회기자 kkirina@
  • [길섶에서] 새벽에

    일찍 잠이 깰 때가 있다.그저께 새벽에는 번갯불이 창을 밝히고 천둥소리가 창문을 흔들어 문득 잠을 깼다.잠이 깬 새벽은 같은 새벽이라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벌써 춥다.그래도 한번 나서 봤다.새벽길 길섶은 어느덧 섬뜩한 기운으로 발목을 시리게 한다.며칠이 지나면 서릿발 같은 냉기가 어깨를 움츠리게 할 것이다. 봄날 새벽,이슬이 내린 길섶은 영롱한 무지갯빛이다.여름날 새벽은 촉촉하면서도 풋풋한 냄새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을 거다.같은 길인데도 지금 가을의 길섶은 싸늘하다.그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가슴이 시리지 않은가.이제 겨울이 온다.하얀 서리가 서걱서걱 밟히는 겨울의 새벽은 무지개도,싱그러운 냄새도,가슴 시린 유혹도 사라진 삭막한 모습일 것이다. 늦은 가을의 새벽에 이런 노래가 떠올랐다.“내곁에 걷는 이가 누굴까.둘러보니 아무도 없네.” 계절은 언제나 함께 걷고 있지만 막상 들여다보려면 보이지 않는 것.지나고 나면 “아! 그랬구나.”하는 것. 김경홍 논설위원
  • 인디언문화 생활속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간간이 접해오던 인디언 문화가 생활 속으로 조용히 파고들고 있다.‘문명의 야만’을 질타하는 인디언의 지혜에서 삶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느리지만 꾸준히 문화계 곳곳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 책 줄잡아 40여권 출간 그 동선이 가장 두드러진 쪽은 아무래도 출판계.지난해부터 주요 출판사들이 경쟁하듯 인디언 문화와 관련한 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북아메리카 원주민’‘샤먼의 코트’‘시팅불’‘인디언의 전설,크레이지 호스’‘우르릉 천둥이 말하다’ 등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인디언 책은 줄잡아 40여권.1971년 출간된 이후 전세계에서 500만부 넘게 팔려나간 명서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도 지난해 7월 재출간됐다. 인디언 수난사나 원주민 멸망사 일색에서 인디언식 명상쪽으로 초점이 빠르게 옮겨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체로키 부족의 영적 치료사 이름을 제목으로 삼은 ‘구르는 천둥’과 ‘우르릉 천둥이 말하다’를 비롯해 ‘지혜는 어떻게 오는가’‘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가대표적인 것들이다. 출판사 나무심는사람의 박시화 편집부 차장은 “인디언 문화는 ‘라즈니시’류의 단순한 명상서적에선 맛볼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 “경제불황의 늪에서 찾으려는 자기성찰 방식”이라고 인디언 출판붐을 해석했다. 인디언 관련 책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선보일 전망이다.새달 열린책들에서는 인디언 정신을 역설하는 내용의 신간 ‘지금은 자연과 대화할 때’를 펴낼 계획이다.나무심는사람들에서도 연말쯤 인디언 의학서를 출간한다. ●음반·패션에도 젊은층 반응 뜨거워 인디언 문화를 책으로 접해오던 많은 소비자들은 음반쪽으로도 귀를 열기 시작했다.뉴에이지·월드뮤직 전문 음반사인 알레스2뮤직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인디언 음반(The Indian Road)을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단순한 플루트 연주와 인디언 원어 노래가 섞인 낯선 음반은 지금까지 1만여장이 팔렸다.비주류 음반치고는 기대 밖의 실적이다. 음반을 기획한 김영호씨는 “일부 지식인층 마니아들을 주로 겨냥했는데 뜻밖에 젊은층의 반응이 좋아 놀랐다.”면서 “11월쯤 북소리와 괴성 같은 인디언식 창법이 좀더 짙게 가미된 2집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음반사는 2집 발매에 맞춰 국내 첫 인디언 콘서트를 열 계획으로 인디언 여성 플루트연주자 메리 영 블러드와 인디언 여가수 조앤 셰난도를 섭외중이다. 인디언 열풍은 패션쪽에서도 조용히 분다.최근 ‘웰빙(Well being)족’들을 중심으로 인디언의 전통민속품을 본뜬 ‘드림캐처’ 스타일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인터넷서 인디언식 이름짓기 유행 민감한 젊은 네티즌들이 이런 흐름에서 빠질 리 없다.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인디언식 이름짓기가 그 하나.인터넷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마늘냄새나는 스웨터’‘노르웨이의 연약한 자작나무’‘5월의 꽃 메리온’처럼 길고 재미있는 인디언 이름을 얻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 ‘인디언 스타일’이 현대인들의 정신적 허기를 달래주는 신약(新藥)일 수 있다면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진 않다. 마니아 중심의 인디언 문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인디언전문가 서정록(48)씨는 “자연과 인간의 가치를 동일시하고 공존공생의 삶을 중시하는 인디언 정신이 현대인들에게 충분히 위안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요즘 쏟아지는 신간 가운데 인디언 문화를 오류없이 제대로 전달하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황수정기자 sjh@
  • 三 國 志 창극으로 재탄생

    중국 후한조 말기에 황건적의 난으로 천하가 어지럽자 촉나라의 유비는 관우·장비와 형제의 예를 맺는다(도원결의).제갈공명이 천하에 둘도 없는 현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유비는 모사로 초빙하려고 관우·장비와 찾아가나 두번이나 헛걸음친다.세번째 청한 끝에(삼고초려) 제갈공명을 맞이하니 위·촉·오 세 나라의 정립시대가 열린다. 위나라의 조조는 강남을 평정하고자 백만대군을 이끌고 나서는데 신출귀몰한 공명은 불과 삼천명의 군사로 선봉부대를 무찌른다.이어 조자룡은 유비의 장자 이두를 품에 안고 조조의 백만대군 속을 뚫고 나오고,장비는 장판교에 단기로 버티고 서서 천둥같은 호령으로 겁에 질린 조조군을 물리친다.한편 공명은 오나라로 건너가 손권과 주유에게 조조와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도록 유도한다.드디어 벌어진 적벽강 싸움에서 주유는 공명이 동남풍을 빌어준 덕택에 조조의 백만대군을 불화살로 공격하여(火攻) 전멸시킨다.관우는 화용도에 매복하여 도주하는 조조를 사로잡지만,옛 은공을 상기시키며 목숨을 구걸하는 조조를 살려보낸다. ●판소리 ‘적벽가' 29일부터 국립극장 무대에 “도원이 어디인고 한나라의 탁현이라,누상촌 봄이 들어 붉은 안개 빚어나고…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의맹(義盟)을 정하는데… 의형제는 한 날 한 시에 죽기로써… 도원결의를 이루었구나.” 판소리 ‘적벽가’의 도입부다.그대로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대목이다.이 ‘적벽가’를 국립창극단이 ‘삼국지 적벽가’라는 이름으로 29일부터 10월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최근 다시 불고 있다는 ‘삼국지 열풍’의 덕을 보겠다는 작명(作名)일 것이다.물론 ‘적벽가’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일깨워주겠다는 충정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삼국지’는 우리 국민 가운데 읽은 사람이 읽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을 지도 모른다.‘삼국지’에서도 삼고초려,장판교싸움,주유진영,남병산,주유흉계,연환계,적벽대전,오림산곡,만세유전 등 재미있다는 10개 장면만 들어낸 것이 ‘적벽가’다.그런데도 ‘적벽가’가 아직 제대로 한번 창극화된 적이 없다는 사실부터가 놀랍다. ●힘찬 남성소리·장대한 스케일… 공연 어려워 1985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단순히 역할을 나눈 분창(分唱)형식으로 공연했고,지난해 ‘전통 창극 다섯바탕뎐’에서 30분짜리 도막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 전부라고 한다. 무엇보다 영웅호걸들의 이야기인 만큼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가장 호방하고 힘찬 남성적 소리가 ‘적벽가’다.기교보다는 힘과 무게·깊이가 한꺼번에 필요한 ‘서슬’이 있는 소리를 소화하기 어려워 완창 무대도 최근에야 조금씩 선을 보이고 있다. 주연급 역량을 지닌 남성 소리꾼이 여럿 있어야 하지만,현실은 남성 소리꾼 자체가 많지 않다.나아가 극의 대부분이 전쟁 장면이어서 장대한 스케일을 요구한다.적벽대전부터가 수백척씩의 배가 적벽강에서 맞붙는 장면으로,무대화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그런 만큼 국립창극단이 ‘삼국지 적벽가’를 무대에 올리는 것도 역량의 축적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적벽가’는 송광록-송우룡-송만갑을 거쳐 박봉술로 이어진 동편제와 박유전-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진 강산제,유성준에서 나온 정광수 바디 서편제와 정춘풍-박기홍-조학진을 거친 박동진 중고제 등이 대표적이다. ●옛말투 많아 현대 정서에 맞게 손질 이 가운데 박봉술이 이어받은 ‘송판 적벽가’는 소리가 곧고 박진감이 넘치는 등 원형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삼국지 적벽가’는 이 송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1989년 타계한 박봉술 명창은 국립창극단에서 소리를 가르치면서 김경숙 명창에게 ‘적벽가’를 물려주었는데,이번 공연도 김 명창이 지도하고 있다. 여기에 정회천·조영규·박성환으로 이루어진 편극위원회는 사대부들이 즐겨 찾았다는 ‘적벽가’는 한자와 옛말투가 많아 소리를 다치지 않는 범위안에서 오늘의 정서에 맞도록 고쳤다.3시간 30분이 걸리는 시간도 도창(導唱)을 없애는 등 2시간으로 줄였다. 연출은 김홍승이다.오페라연출가로 유명하지만,국악고등학교 출신으로 음악적 뿌리는 우리 것이다.유비는 최영길,완전히 성격이 다른 제갈량과 장비를 김학용과 우지영이 번갈아 맡는 것도 관심거리.조조에는 왕기석과 그의 제자인 젊은 소리꾼 남상일이,관우에는 주승현과 윤석안이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조자룡은 1985년에도 같은 역할을 맡았던 윤충일이 다시 맡는다.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주말과 공휴일 오후 4시.(02)2274-3507∼8. 서동철기자 dcsuh@
  • “세상만물 모두가 형제자매” 인디언들의 진리

    시애틀 추장,조셉 추장,앉은 소,구르는 천둥,빨간 윗도리,검은 새,열 마리 곰….자신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운 인디언 전사들의 이름이다.이들이 남긴 단순하면서도 시적인 연설들은 문명인임을 자부한 당시의 백인들,그리고 몇백년이 지난 오늘 우리들의 위선과 허위를 일깨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는가 아메리카 인디언 연설문 중 가장 유명하고 널리 인용되는 것이 시애틀(원래 이름은 시앨트) 추장의 연설이다.“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는가.…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이 연설은 1854년 수콰미시족과 두와미시족 원주민들을 보호구역으로 밀어넣기 위해 백인 관리 아이삭 스티븐스가 시애틀의 퓨젓 사운드에 도착했을 때 행해진 것이다. 시인 류시화(46)씨의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김영사 펴냄)는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 41편과 저자의 해설,인디언 어록,100여점의 사진,인디언 달력과 이름 등을 담은 920쪽의 방대한 책이다.저자가 수백점의 자료를 뒤져가며 15년에 걸쳐 완성한 이 책에는 ‘대지는 곧 어머니’라는 인디언의 믿음체계가 잘 드러나 있다. 시애틀 추장은 백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디언의 땅과 문화를 잃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유럽인들이 옮긴 전염병으로 수많은 원주민들이 목숨을 잃었고,부족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는 억압됐으며,땅은 모조리 백인들에게 빼앗겼던 게 당시의 정황.척박한 보호구역에 갇히기 전에 한 그의 연설은 1971년 방송작가 테드 페리가 ‘집’이라는 제목의 환경 다큐멘터리 대본으로 사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생명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안 ‘붉은 사람들' ‘야만인’의 ‘고상한’ 연설을 용납할 수 없었던 백인우월주의자들은 그것을 빌미로 시애틀 추장 연설문의 진실성에 온갖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시애틀 추장이 실존인물이긴 하지만 연설을 한 적이전혀 없고 연설문 원본도 ‘낭만적인 감상에 젖은 이류시인이 지어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그런 식으로 그들은 시애틀 추장을 ‘가공의 인디언 성자’로 몰아세웠다.그러나 류씨는 이 연설문 가운데 진위논란이 되는 부분은 불과 몇 단락에 불과하다면서 “환경 파괴에 대한 시애틀 추장의 예언은 놀랄 만큼 정확하며 세상만물을 형제자매로 보는 시각은 어느 부족을 막론하고 모든 인디언들이 공유했던 사상”이라고 일축한다. 이 책에서 인디언들은 우아하고 열정적인,그러나 결코 장황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말로 그들의 진리를 이야기한다.미타쿠예 오야신.‘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혹은 ‘모두가 나의 친척이다.’라는 뜻의 다코타족 인디언 인사말이다.이 짧은 구절은 인디언들의 생태적 정신과 소박한 삶의 방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생명 가진 모든 것들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안 자연의 형제들.이 ‘얼굴 붉은 사람들’은 타고난 자연주의자이자 생태주의자,환경론자였다.그들의 오랜 침묵의 목소리가 이제 다시 살아나,대지를 갈아엎은 문명의 야만을 질타하는 절규로 다가온다.2만 9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길섶에서] 물구경

    볼품없는 작은 개천이나 사계절을 모두 담은 그런 내가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개천 양쪽 자전거도로를 따라 산책도 하고,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즐거운 생활공간이다.명경지수가 흐르는 것도 아니고,띄엄띄엄 하수 배출구에서는 역겨운 냄새가 나지만 그걸 탓할 만큼 여가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다. 올여름엔 사흘거리로 비가 내렸다.서울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저녁,문득 내의 물길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집이 떠내려간다고 울어댈 청개구리는 자취를 감추었지만,예부터 불구경과 물구경보다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없다지 않은가. 장대비 속에 천변으로 나갔더니,반갑게도 나같은 사람이 더러 있었다.이미 자전거도로는 보이지 않았고,불어난 짙은 흙탕물이 제법 요란한 소리를 냈다.지리산 자락의 고향마을은 해마다 홍수를 비켜가지 못했다.논둑에 세워둔 손수레며,돼지우리며,호박 등 농작물이 다 물길에 휩쓸려 간 적도 있었다.어른들의 억장 무너지는 한숨소리는 아랑곳않고 물구경에 정신이 팔렸던 천둥벌거숭이 시절-그 고향이 작고 나지막이 흐르고 있었다. 양승현 논설위원
  • 오늘까지 최고 100㎜ 비/서울 호우경보… 충청·강원 주의보

    28일까지 전국적으로 1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7일 서울·경기와 충남북부 서해안,강원 북부산간 지방에 호우경보를 내리고 충청남북도와 강원도,경북북부,울릉도·독도에는 호우주의보를 내렸다.기상청은 “서해상에 발달해 접근하고 있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면서 “28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 뒤 오후부터 개겠다.”고 예보했다.이날 밤 10시 현재 양평 123.5㎜,수원 112.5㎜,목포 104.0㎜,서울 73.0㎜ 등 강수량을 보였다. 이날 집중호우로 오전 11시47분쯤 전북 부안군 상서면 현모(66·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또 전남 신안군 임자도 서쪽 1.5마일 해상에서 9.7t급 어선이 침몰,선장 홍모(38)씨 등 2명이 실종됐다.서울에서는 상암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북가좌동∼성산동 구간 양방향 교통이 일시 통제됐다.강남대로변 하수구가 역류,약 3시간 동안 강남일대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잠수교는 오후 8시25분부터 보행자 통행이 금지됐다. 이세영기자sylee@
  • 한시간 64㎜… 서울 ‘물바다’

    주말과 휴일 중부지역에 최고 300㎜에 가까운 집중호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이달 말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련기사 9면 이번 집중호우로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에서는 24일 도로가 유실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서울에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한시간 동안 64.5㎜의 게릴라성 호우가 내려 광화문 도로와 주변 건물 등이 침수됐다. 또 임진강 유역에는 한때 홍수주의보가 발령됐으며,오후 6시쯤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 덕둔리 열두개울에 놀러왔던 하승범(30·경기도 화성시)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기상청은 24일 “이번 비는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역에는 25일까지,남부지역에는 26일까지 이어지겠다.”면서 “그러나 비구름대가 이달 말까지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면서 국지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같은 현상은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각각 동반한 두 고기압이 마주쳐 생긴 ‘정체전선’에 의한 것으로 일종의 ‘가을장마’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부터 중부지역에 호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25일부터 충청과 전라,경상북도 등으로 남하하면서 일부 지역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9시 현재 지역별 강수량은 철원 316.0㎜,인천 247.0㎜,서울 237.5㎜,문산 236.5㎜,동두천 222.5㎜,인제 199.0㎜,강화 198.5㎜ 등이다. 기상청은 “강수량의 지역편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 피해가 없도록 수방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
  • 날새면 비방… 여야 대화실종… 국정 갈수록 혼란/相生의 리더십 없다

    연일 폭우가 퍼붓는 가운데 정치권에 드리운 먹구름도 좀체 걷히지 않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맞아,여야는 서로를 비방하는 ‘천둥과 번개’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관련기사 4·5면 정치의 3대 축인 청와대와 민주당,한나라당의 대화 실종은 지난 6월 말 한나라당에 최병렬 대표체제가 들어선 뒤 극명해지고 있다.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회담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지난주 최 대표가 대통령-국회의장-여야 대표간 4자회동을 제안했지만,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신경전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화가 사라진 정치 경기침체 속에 대북송금 특검과 굿모닝게이트,대선·총선자금 논란 등 굵직한 정치적 사건이 잇따랐다.보·혁 갈등도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고,화물연대 파업 등 노사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를 치유하고 극복할 공동의 노력은 정치권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24일에도 상대를 비방하는 논평을 한무더기 쏟아냈다.한나라당은 공식회의석상에서 ‘노무현과 개구리의 공통점’과 같은 저급한 우스갯소리를거론하는 등 대통령 흠집내기에 열중하고 있다.노 대통령이 리더십의 불안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야당은 과거처럼 상대 헐뜯기로 반사이익을 노리려 하고 있고,여당은 ‘신당 투쟁’에 빠져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만 심화시키고 있다. ●여야 영수의 ‘나홀로 정치’ 여야,특히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화 실종은 무엇보다 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정치스타일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두 사람 모두 대통령과 대표가 되기 이전 이른바 ‘비주류군(群)’에 속했던 인물이다.부단한 대립과 긴장,갈등 속에서 자신의 주장과 색깔을 내보이며 지명도를 넓혀 왔다.이같은 도전적 리더십은 통합 결여라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두 사람의 화법도 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최 대표는 지난 17일 “대통령 잘못 뽑았다.”며 정권퇴진운동까지 언급했다.노 대통령은 언론과 야당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서로를 인정하는 정치가 필요” 전문가들은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 지도자들이 상대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총선에 대비,여권과 대립할 필요를 느끼고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 국정안정과 경제회생을 생각한다면 무차별 대여공세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그는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를 당내에서 해결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것으로,여당과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적극적인 갈등조정을 당부했다. 어수영 이화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취임 6개월 동안 정치가 이렇게 삐걱거리고 여야가 적대적이었던 적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여당에 대화파트너가 없는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과 대화,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경호 박정경기자 jade@
  • US여자아마골프 /송아리 1위·미셸위 2위·박인비 3위 대단해요

    미국 여자아마추어골프 랭킹 1위 송아리(17)와 미셸 위(사진·14) 박인비(15)등 한국계 선수 9명이 제103회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64강 매치플레이에 진출했다. 송아리는 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글래드와인의 필라델피아골프장(파71·6368야드)에서 열린 스트로크플레이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더블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4언더파 138타로 미셸 위를 2타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64위 에밀리 베스텔과 맞붙는 송아리는 32강전에서 쌍둥이 언니 송나리와 만날 가능성이 커 관심을 모으고 있다.합계 8오버파 150타로 공동 33위를 달린 아마추어 랭킹 4위 송나리는 합계 7오버파 149타로 공동 25위를 차지한 로라 크로스와 64강전을 치르게 됐으나,승리가 점쳐진다. 송아리는 “매치플레이는 스트로크플레이와는 달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매 경기 한결 같은 플레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재 소녀골퍼’ 미셸 위는 6개의 버디를 낚고 보기는 2개로 막으며 4언더파를 쳐 합계 2언더파 140타로 단독 2위로 올라섰고,재미유학생 박인비는 합계 이븐파 142타 공동 3위로 64강전에 진출했다. 이밖에 1라운드 선두 제인 박(17)은 합계 1오버파 143타로 공동 5위,정다솔(대원외고2)은 공동 12위,아이린 조(18)는 공동 15위로 매치플레이 티켓을 따냈다. 한편 대회본부는 폭우와 천둥번개로 대회 진행이 하루 늦춰짐에 따라 64강전과 32강전,16강전과 8강전을 각각 묶어 하루에 36홀씩 경기를 진행키로 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기고/ 배우자를 먼저 배려하라

    장마가 끝났다던데 요 며칠 많은 비가 더 내렸다.아마 하늘의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의 애달픈 사랑의 비였던가 보다.칠석날 내리는 비는 슬픈 두 연인의 해후의 눈물이고 그 다음 날의 비는 안타까운 이별의 눈물이라 한다.그래서 칠석 다음 날인 화요일엔 천둥까지 치며 하늘이 그토록 서럽게 울었나 보다. 문득 ‘그런 견우와 직녀가 만약 옥황상제의 축복 속에 결혼을 하였다면 과연 그들의 결혼생활은 어떠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견우와 직녀 부부는 늘 서로를 각별하게 살펴주며 행복하게 살았을까.아마 그들도 연애할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던 사소한 일 때문에 다투고,둘 사이의 성격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으며 속을 끓였을 것이다.여러 가지 오해와 실수 때문에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하며 상처도 입혔을 것이다.견우의 부모·형제 문제나 직녀의 친정 문제로 마음 속 깊은 곳에 앙금이 쌓였을지도 모른다.둘 사이에 낳은 아이의 교육에 대해서도 각자 견해가 달라 부딪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결혼 전엔 매력이라고 여겼던 상대방의 여러 가지 습관이 사람이 미워지니까 못나 보이고 창피해 신경질을 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부부싸움 끝에 친정으로 달려간 직녀가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어 헤어져야겠다.”고 선언해 그렇지 않아도 바쁜 옥황상제에게 걱정거리를 안겨주었을지도 모른다. 흔히들 결혼을 하면 그때까지 따로따로였던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어떻게 두 사람이 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남자와 여자가 다르고,자라온 각자의 환경이 다르며,성격과 습관이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겠는가.하나 됨의 환상은 자칫 상대방이 내식으로 맞추어야 한다는 일방적인 강요로 발전해갈 수 있다.결혼을 해도 둘은 역시 둘이다.각자가 서로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 남을 인정하고 그런 이해 속에 상대에게 맞추어 가는 노력,그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조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부들은 내가 상대방에게 맞춰가려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내식으로 맞추어 줄 것을 요구한다.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내 말만 하려고 한다.부부들의싸움에는 늘 해답이 준비되어 있다.‘네가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나는 그동안 할 만큼 했고,노력도 많이 했으며,문제는 너에게 있다.’는 것이다.내가 변한다는 각오 없이 상대의 변화에 대한 요구만 있다.다른 일은 모두 사전에 열심히 공부를 한 뒤 진행시키면서도 자신의 삶에 있어서 더 없이 중요한 결혼은 특별한 공부 없이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러고는 결혼 생활에 대한 나의 관점만이 옳다고 믿는다. 많은 부부들이 갈등을 겪고 있지만 결혼식장 주례사에조차 귀 기울이는 하객이 거의 없다.그냥 내 방식이 옳은 것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려면 상대의 반응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먼저 나를 열어 상대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나의 태도 변화에 대한 상대방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또 하나의 요구일 뿐이다. 아무 조건 없이,내 안에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넉넉한 공간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행복한 결혼생활은 연애시절 쌓아 놓은 둘 사이의 사랑을 소모해가는 대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단점까지 감싸주려는 지속적인 노력 속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견우와 직녀도 이제 그만 축복받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그래서 단조롭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늘 상대에게서 새로움을 찾아내며 감탄하고 서로의 다름을 즐길 줄 아는 멋진 한 쌍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유관웅 드림빌더 대표 본사 자문위원
  • 교포 제인 박·아이린 조, 선두 어깨동무/ US여자아마추어골프 1R

    재미교포 제인 박(17)과 아이린 조(18)가 천둥과 번개 속에 지연을 거듭한 끝에 이틀 만에 간신히 치러진 제103회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 나섰다. 제인 박과 아이린 조는 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글래드와인의 필라델피아골프장(파71·6368야드)에서 끝난 대회 1라운드에서 나란히 2언더파 69타를 쳐 새라 후아트(미국)와 함께 공동선두가 됐다. 5일 시작된 1라운드가 악천후로 이틀에 걸쳐 치러진 가운데 두 선수가 선두로 나섬에 따라 전날 1라운드를 끝낸 일부 선수들도 순위 변동이 불가피했다. 전날 출전선수 156명 가운데 경기를 마친 78명에 포함돼 1언더파 70타로 공동 2위에 랭크된 박인비(15)는 공동 4위,이븐파를 친 송아리(17)는 공동 5위에서 공동 7위로 물러섰다.또 오선효는 1오버파로 공동 9위,미셸 위(14)는 2오버파 73타로 공동 13위가 됐다. 한편 전날 악천후로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연기,이튿날 오전과 오후에 나눠 2라운드까지 마치려던 주최측은 2라운드 초반 60여명만이 출발한 이후 다시 폭우가 퍼붓자 이마저 연기했다. 곽영완기자
  • 박인비·송아리 ‘굿샷’/ US여자아마추어골프 첫날

    박인비(15) 송아리(17) 미셸 위(14) 등 한국계 선수들이 제103회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첫날 선두권에 포진했다. 2주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에서 아깝게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 유학생 박인비는 5일 펜실베이니아주 글래드와인의 필라델피아골프장(파71·6368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스트로크플레이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 5개를 범해 1언더파 70타를 쳐 선두 앨리슨 케이티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출발하자마자 1번·2번홀(이상 파4)에서 거푸 버디를 낚은 박인비는 3번(파4)·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이븐으로 내려왔으나 7번홀(파3)에서 한타를 줄이며 전반을 마쳤다. 천둥 번개가 치는 악천후 속에 후반에 들어선 박인비는 10번홀(파4) 버디를 11번홀(파3) 보기로 까먹는 등 악전고투를 펼치며 버디 3개 보기 3개를 맞바꿔 1언더파를 유지했다. 이같은 악천후로 세차례나 경기가 중단되면서 156명 중 절반인 78명이 마치지 못한 가운데 올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최저타를 기록하며 5위에 오른 송아리는 버디와 보기 3개씩을 주고받으며 이븐파 71타로 5위를 달렸고,미셸 위는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2오버파를 쳐 공동 12위권에 올랐다. 국가대표 상비군 정다솔(대원외고2)은 4오버파 75타로 에스터 조(캘리포니아)와 함께 공동 33위를 달렸고,송아리의 쌍둥이 언니인 나리는 6오버파로 백숙희(캘리포니아)와 함께 공동 63위에 그쳤다. 곽영완기자 kwyoung@
  • MTB 트라이얼 동호회 / 자전거와 나 하나가 된다

    “제가 하는 것을 잘 보세요.이 테크닉은 MTB 트라이얼(산악자전거를 타고 부리는 묘기)의 가장 기본인 ‘스탠딩(제자리 서기)’ 기술입니다.스탠딩 기술을 익힐 때 신경을 써야할 부분은 바로 중심이동입니다.자아∼.그러면 긴장을 풀고 한번 해볼까요.”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서울 중랑구 중랑천변 자전거 전용도로.MTB 트라이얼 동호회 팀장인 하성천(32·인터넷 판매업)씨의 지도로 회원 8명이 트라이얼 테크닉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었다.스탠딩,호핑(바퀴들고 점프하기),윌리(앞바퀴를 들고 전진하기),다니엘(앞바퀴를 들고 서서 콩콩 뛰기),메뉴엘(앞으로 전진하다 손을 이용해 앞바퀴를 들어올리기)….마치 곡예단이 현란한 자전거 묘기를 연출하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 넋나간 표정에 ‘짜릿’ “트라이얼은 일반 MTB를 탈 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묘기들을 부릴 수 있어요.특히 일반 MTB를 잘 타는 사람들도 우리가 트라이얼하는 모습을 보면 넋이 나간 표정으로 쳐다봅니다.이럴 때는 ‘뭔가를 해냈다.’는 짜릿한 쾌감마저 느끼죠.”지난 1997년부터 트라이얼 마니아가 된 하성천씨는 “자전거 전용도로 인도의 턱 오르기 등 트라이얼의 기본 기술을 하나하나 터득했을 때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일반도로를 달리긴했지만 2000년 여름 태풍과 천둥·번개 등 갖은 악천후를 딛고 서울∼강릉 왕복 500여㎞를 완주했을 때는 정말이지 천하를 얻은 기분이었다.”면서 당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TV중계를 통해 트라이얼 경기를 보고 흥미를 느껴 시작했다는 이석준(23·회사원)씨도 “구청 행사나 쇼 이벤트 등에 초청돼 트라이얼을 연출한 뒤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을 때는 트라이얼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국 산천경개를 돌아다니며 바람을 쐴 뿐만 아니라 운동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취미생활이 어디 있느냐.”고 거들었다. ●성취감 느낄 때마다 점점 중독돼 MTB 트라이얼은 1990년대 초반 처음 소개된 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때부터 본격 보급되기 시작했다.즐기는 사람들은 1000여명.이들 동호인도 단순한 기술로 즐길 수 있는 일반 MTB 타기가 시시하고 지루해 트라이얼로 바꾼 사람들이 대부분이고,힘이 많이 들어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층이 주류다. 이들이 MTB 트라이얼에 빠져드는 것은 무엇보다 기술을 하나씩 하나씩 터득하는 성취감 때문이다.“MTB의 기본 종목인 크로스컨트리는 열심히 타기만 하면 필요한 기술을 익히게 되지만,트라이얼의 테크닉은 오래 탄다고 해서 저절로 익혀지지 않죠.때문에 트라이얼을 배우려면 독학을 하기보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기술을 함께 배워야 빨리 익히게 됩니다.”일반 MTB에 싫증이 나서 트라이얼로 바꿨다는 장도인(29·프로코렉스 대리)씨의 말이다.그는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터득한 트라이얼 기술은 절대로 잊어먹지 않고 오래간다.”며 “트라이얼은 힘들고 순간순간 위험해서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2년전부터 MTB를 타고 있는 이원상(21·입대 준비중)씨는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여러번 연습했으나 실패했던 기술을 어느날 손쉽게구사할 수 있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덧붙였다. ●구경하는 사람 많을수록 신바람 “MTB 트라이얼은 주위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박수를 많이 쳐줘야 잘 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혼자서는 외로워 잘 되지 않죠.그래서 신바람이 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라이얼이 왠지 멋있어 보여 입문한 오철의(26·자영업)씨는 “1999년 MTB 트라이얼을 배울 때 페달에 꼬여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제대로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MTB 트라이얼 대회에 참가,1등을 했을 때는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MTB 트라이얼이란 MTB 트라이얼은 MTB(Mountain Bike·산악 자전거)를 이용해 예술적 묘기를 연출하는 종목이다.MTB에는 이것 외에도 4개 종목이 더 있다.▲자전거를 타고 언덕길과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크로스 컨트리 ▲높은 언덕에서 내려오는 다운 힐 ▲낮은 지역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힐 클라이밍 ▲2인이 동시에 높은 언덕에서 내려오는 듀얼 슬라롬 등이 그것들이다. 자전거를 타고 점프하는 등 멋진 기술을 뽐내는 트라이얼은 보급된 지 얼마 안돼 아직까지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으나 ‘코리아-트라이얼 동호회(016-9223-3833,www.korea-trials.com)’ 등을 찾으면 된다.수강료는 무료이다. 트라이얼은 1년 정도 배우면 초급단계에 이른다.이 단계를 이수한 사람이 다시 1년 정도 꾸준히 익히면 중급에 도달한다.중급단계에서는 바니홉(의자·탁자 등 기물 위로 올라가기)과 젭슬렙(벤치 위로 올라 가기) 등의 기술 수준을 무리없이 연출할 수 있게 된다. 중급을 이수한 뒤 스타피즈(뒷바퀴를 들고 앞바퀴로만 전진하기) 등의 비교적 난도 높은 테크닉 등을 익혀 제대로 구사할 수 있으면 고급단계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김규환기자
  • 한여름밤 숲자락 우리소리 한가락

    소나기에도 무더위는 가시지 않았다.하긴 오후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여 퍼붓던 빗줄기가 가신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일요일인 20일 저녁.공연은 아직 한 시간 남짓이나 남았지만 우면산 자락의 국립국악원 별맞이터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었다.무대 위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라,흐드러진 가락이 고성능 스피커를 타고 퍼져나가고 있었고,그 틈에 음향이며 조명을 감당하는 이들도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었다. 부지런한 관객들은 아이들을 걸리거나,혹은 무동을 태운 채 일찌감치 무대를 찾아 ‘명당자리’를 잡았다.사회를 맡은 젊은 소리꾼 김용우는 광장 분수대에서 소녀팬들에 둘러싸여 사진을 함께 찍으며 한동안 헤어날 줄 몰랐다. 오후 8시,아직도 조명이 필요없을 만큼 환한 야외무대에는 어느새 앙상블 ‘상상’이 자리를 잡았다.뒤늦은 관객들이 자리를 잡느라 분주하고,아이들의 발소리가 조금은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일요 열린 국악무대-휴일 오후의 소리공감’은 시작됐다. ●기침소리도, 반바지 아저씨도 OK 국립국악원과 국악방송이매달 세번째 일요일에 마련하고 있는 ‘소리공감’은 어린 아이는 집에 두어야 하고,기침도 참아야 하는 고상한 음악회 하고는 달랐다.가벼운 차림으로 마실 나온 듯한 젊은이는 물론이거니와 중년 남성의 반바지도 허물이 되지 않았다. 이날의 주제는 창작 실내악으로 꾸며진 ‘숲,저녁,꿈’.‘휴식 같은 음악’으로 한여름 밤의 열기를 식혀주겠다는 취지였다.‘상상’과 ‘정(情)가악회’‘그림’ 등 젊은 창작 실내악 그룹 세 팀이 무대에 올랐다.김용우는 “성황당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농담을 했지만,고전미가 넘치는 의상을 입고 나온 여성 트리오 ‘상상’은 정악과 시나위의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윤회’로 미처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해금의 강은일,거문고의 허윤정,철현금의 유경화 등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연주가들로 구성된 ‘상상’은 ‘윤회’에 이어 실험성과 즉흥성을 주조로 하여 이날 연주곡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상상-자유’를 선보였다. 두번째로 나온 정가악회는 이름처럼 관람객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거는 앙상블은 아니었다.정가에 기반을 둔 새로운 우리 노래를 만들어내겠다는 이상을 가진 단체답게 박노해 시 ‘강철새잎’과 황지우 시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를 들려주었다.단원의 한 사람인 이태원이 편곡한 ‘풍년가’에서는 영상까지 준비하여 역설적으로 ‘풍년의 그늘’을 보여주기도 했다. ●황새란 놈은 다리가 기니…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어준 것은 김용우를 따라 민요를 배우는 순서.관람객들은 불과 서너번을 따라했을 뿐인데도 ‘황새란 놈은 다리가 기니 우편배달을 돌리고,앵무새는 말씀을 잘하니 변호사쟁이를 돌려라’는 재미있는 가사의 통영민요 ‘동그랑땡’을 거진 외우다시피 하며 즐거워했다. 반주를 마친 ‘정가악회’가 물러나고,‘그림’이 무대장치를 하는 몇분 사이 관람객들은 소리꾼 사회자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김용우는 악기의 설치가 조금 늦어지자 “소리꾼이 소리 안하고 사회만 보니 답답해서 못살겠다.”며 ‘한곡조’를 뽑았다. 자칫 분위기가 느슨해 질 수 있는 그 순간 관람객들은 “영감은 할멈 치고,할멈은 애 치고,애는 개 치고,개는 꼬리 치고,꼬리는 마당 치고,마당가에 수양버들은 바람을 휘몰아 치는데∼,우리 집에∼ 저 멍텅구리는 낮잠만 자∼네”하는 정선아라리에 손박자를 맞추며 파안대소할 수 있었다. ‘The 林’을 ‘더 림’이 아닌 ‘그림’이라고 읽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무지개색 조각보 바지를 입은 서커스단의 피에로를 연상시키는 차림에 피아노,소금 등 관악기,거문고,해금,가야금,베이스기타,어쿠스틱기타,타악기 등 동서양의 악기가 혼합된 이들의 음악에 관람객들은 환호했다. ‘그림’이 무대에 오른 것은 지난 4월 공연에서 워낙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국악’이라기보다는 ‘국악기가 포함된 뉴에이지 음악’으로 분류해야 할 이들의 음악은 무엇보다 편안했다.리더인 신창렬이 만들었다는 멜로디에서는 창작국악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영감이 느껴졌다.이들은 어느 사이 1200여명으로 늘어난 관람객들의 박수장단 속에 앙코르에 응한 뒤에야 무대를 떠날 수 있었다. ●11월까지 공연… 입장료는 무료 맨 뒷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본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왜 이런 음악회가 필요한가.”라는 우문(愚問)에 “제아무리 ‘수제천’이 명곡이라 한들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일”이라고 했다.그는 “초보자들도 이런 쉬운 공연을 찾다보면 듣는 능력도 조금씩 생기게 될 것이고,그것이 쌓이면 ‘수제천’에 기뻐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국립국악원이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지난 4월 시작한 ‘휴일 오후의 소리 공감’은 오는 11월까지 계속된다.8월에는 ‘한여름밤의 타악기 이야기’를 주제로 17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입장료는 없다.(02)580-3300. 글 서동철기자 dcsuh@ 사진 도준석기자 pado@
  • 충남북·남부 오늘도 장맛비

    지난 8일부터 계속됐던 장맛비가 11일에는 충남북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릴 전망이다.이번 비는 12일까지 이어져 곳에 따라 비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은 “11일 충남·북과 남부 지역에는 한두 차례 비가 오고,서울·경기,강원 지역에는 구름이 많을 것”이라면서 “중부 지역은 10일부터 장마 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충청·전라도 내륙지역 등은 주말인 12일까지 장맛비가 쏟아지겠다.”고 10일 예보했다. 10일 오후 3시 현재 강수량은 충북 보은 229.5㎜,충남 부여 200.5㎜,경북 문경 188.5㎜,대전 184.5㎜ 등을 기록했다.기상청은 11일까지 영·호남 지역에 30∼80㎜,충청·제주 지역에 10∼4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비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여름탈출-해외여행 / 퓨전도시 칭다오

    |칭다오 글·사진 김규환 특파원|중국 산둥(山東)성 남동단의 항구 도시 칭다오(靑島).일년내내 온화한 날씨가 계속되는 칭다오는 아름다운 해변에다 20세기 전후 독일 조차지였던 만큼 뛰어난 맥주 맛과 이국(異國)적인 서유럽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국제적인 리조트(휴양지)이다. 대표적인 즐길 거리는 해수욕과 골프.넘실대는 파도를 껴안고 끝없이 펼쳐지는 해변을 산책하거나,여름내내 한류의 영향을 받아 제법 차가운 기운이 남은 바닷물에 뛰어들어 놀다보면 더위에 지친 피로를 씻어내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국제적인 수준의 골프장도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화산국제향촌클럽은 36홀 코스를 갖추고 있으며,실내 수영장·사우나·안마센터 등의 편의시설이 완비돼 편안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해양골프클럽은 해변을 따라 코스가 설계돼 바다를 보며 시원한 샷을 날릴 수 있다.한국인이 경영하는 제너시스골프클럽은 한국 명문클럽에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강조한다.골프는 물론 승마 등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국제골프클럽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빌리 캐스퍼가 현지 특성에 맞게 코스를 설계,다른 골프장에 비해 업다운이 심하고 그린 주위에 워터 해저드가 많아 조금 까다롭다. 볼거리로는 라오산이 압권이다.천인단애(千斷崖)를 배경으로 굽이 치며 흐르는 라오산의 주수이(九水)는 기암괴석과 수정처럼 맑은 소(沼),천둥소리와 같은 폭포수의 물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나도 모르게 우화등선(羽化登仙)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칭다오의 상징물인 잔교(棧橋)도 빼놓을 수 없다.1891년 청나라의 리훙장(李鴻章) 대신과 관료들이 타고다니던 큰 배를 정박시키기 위해 임시로 건설됐지만,그 웅장한 모습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봄에는 벗꽃 축제,여름에는 등불 축제,가을에는 국화 축제 등 계절에 맞는 독특한 꽃 축제가 열리는 중산(中山)공원,칭다오 해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샤오위산(小魚山)공원 등도 한 번쯤 돌아봄 직하다. 이국적인 유럽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매력.중국 전통 악기인 친(琴)과 닮아 친다오(琴島)라고도 불리는 샤오칭다오(小靑島)는 서유럽의 도시 풍경을 만끽하게 해 준다.1934년 독일인 신부에 의해 건축된 성미애얼 성당은 고딕양식,1910년 독일인에 의해 지어진 기독교 교회는 비잔틴양식 건축물로 눈길을 끈다.1932년 러시아인이 건축한 해변 별장인 화스로(花石樓)는 그리스와 로마양식에다 고딕양식까지 가미한 ‘퓨전식’ 건축물이다. 칭다오 여행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칭다오 맥주를 맛보는 일.약간 쌉싸래한 맛이 혀 끝을 자극하는 칭다오 맥주는 중국에서 가장 물이 맑고 좋은 라오산의 물로 만들어진다.칭다오 요리는 해안도시답게 각종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삶은 왕새우 요리,튀긴 소라 요리 등 고급 해물 요리를 비교적 싼 값에 맛볼 수 있다. khkim@ 칭다오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화폐는 런민피(人民幣)이고,단위는 위안(元)을 사용한다.1위안은 148∼149원이지만,현지에서 1위안을 바꾸려면 160원은 줘야 한다. 항공편은 인천에서 매일 대한항공과 중국민항(CA)을 이용한 직항이 있다.1시간30분 소요.선박편은위동해운(032-777-0495)이 페리호를 주 4회 운항하고 있으며,18시간 걸린다.편도 요금 11만∼12만원. 숙박시설은 호텔을 포함해 여관급 이상이 70개가 넘는다. 5성급은 하루에 500위안(약 7만 5000원), 4성급은 450위안, 3성급은 400위안 안팎.성수기에는 조금 더 비싸다. 칭다오 단독 상품은 아직 없다.산둥성내 타이산(泰山),취푸(曲阜),지난(濟南) 등을 함께 연계한 3박4일이나 4박5일 상품이 대부분이다.국제연합여행사(02-777-6722)와 나라투어(02-777-8711) 등이 판매한다. 골프투어는 1박2일 상품(4성급 호텔 기준,68만 9000원)부터 3박4일까지 3가지가 있다.NIC(02-732-8583)와 바로투어(02-723-0828) 등이 판매한다.현지에서는 하이톈(海天)국제여행사 한국부(001-86-532-387-1509) 등에 문의하면 된다.
  • “누가 나더러 슬럼프래”/ 우즈 21언더 웨스턴오픈 우승… 첫 5년연속 4승 달성

    애초부터 슬럼프는 없었다.3개월 동안 우승컵이 없는 것만 봐도 슬럼프라고 남들은 말했다.‘황제’이기에 그런 말이 나올 수는 있었다.그렇다면 슬럼프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은 우승밖에 없을 터.이번에는 “역시 황제”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타이거 우즈(사진)가 3개월 만에 미프로골프(PGA) 투어 4승을 달성,건재함을 과시했다.우즈는 7일 미국 일리노이주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2)에서 열린 웨스턴오픈(총상금 45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말 베이힐인비테이셔널 이후 3개월 만에 승수를 보태 올 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4승을 달성한 우즈는 상금 81만달러를 추가,425만 2420달러로 랭킹 1위 마이크 위어(캐나다·428만 392달러)의 턱밑까지 따라 붙었다.이로써 5년 연속 시즌 상금 400만달러를 넘어선 우즈는 5년 연속 상금왕 등극에도 청신호를 켰다. 우즈는 마치 우승보다는 슬럼프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데 더 주안점을 둔 듯했다.코스레코드 및 대회 18홀 타이,54홀 최소타 신기록에 이어 대회 72홀 최소타 타이기록를 세우는 등 기록 잔치를 펼친 것.특히 이번 대회 우승으로 사상 최초로 5년 연속 4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됐고,106개 대회 연속 컷통과를 이뤄 잭 니클로스(105개)를 밀어내고 이 부문 2위로 올라섰다.남은 최다 연속 기록은 바이런 넬슨이 세운 113개. 2위에 6타나 앞선 채 마지막라운드에 나선 우즈는 1·2번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기록 행진에 가속을 붙였다.10번홀에서 1타를 더 줄여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우즈는 마치 2001년 스콧 호크가 세운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21언더파)을 경신하려는 듯 거침없이 나아갔다. 그러나 변덕스러운 날씨가 딴죽을 걸었다.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3시간 동안 중단된 것.2위 그룹을 무려 10타차로 제치고 오로지 기록 달성에만 전념하던 우즈는 이후 페이스가 흔들렸다.재개된 경기에서 버디는 1개도 뽑지 못하고 보기 2개를 더하고 만 것.특히 18번홀(파4)에서는 3m 파퍼트를 집어 넣으면 신기록을 이룰 수 있었지만 공은 끝내 홀을 외면했다. 전날 4위에 머문 리치 빔은 5타를 줄여 16언더파 272타로 2위에 올랐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雨中골프

    누구라도 사흘쯤 밥을 거르면 살아있는 강아지 뒷다리라도 물어뜯고 싶어질 것이다.골프를 주식으로 삼고 사는 골퍼를 한 달쯤 골프라운드를 굶겨 보라.달걀을 부추단 위에 올려놓고 엎드려서 째려보지를 않나,파는 날로 씹어먹으면서 양파는 멀리 던져 버리지를 않나,주룩주룩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우산은 펴지 않고 자루를 휘두르며 히뜩 웃지를 않나,국기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를 바라보며 돌팔매질을 하지 않나.지나가는 스님의 민둥머리를 바라보며 풀을 너무 짧게 밀었다고 투덜거리지를 않나,그런 작태를 보고 있는 사람은 앰뷸런스라도 부르고 싶어질 것이다. 지난달에는 골프라운드 날만 잡으면 비가 왔다.클럽하우스에 앉아서 까무룩히 비안개에 잠겨 있는 골프코스 70만㎡ 안에 몇 개의 빗방울이 떨어지는지 수학적으로 고찰하다가 돌아왔다. 우울한 심사를 달래려고 주(술)님을 찾아갔다.‘딤플’이라는 서양 주님을 알현하며,골프공의 딤플이 방향성과 부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침튀기며 토론을 했다.볼에 딤플(보조개)이 있는 여자가 탄성이 좋다는,여성편력이 화려한 카사노바의 귀엣말을 그대로 믿고 거울을 바라보며 볼에 딤플만들기 연습도 했다. 골프공으로 당구도 하고 구슬치기도 했다.골프에 대한 허기를 메우려고 골프공을 삶아 먹어 볼 생각도 했다.그린에서 퍼트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시체놀이도 하면서 간신히 한 달을 퍼내고 드디어 라운드를 하러 나왔다.그런데,또 비다. “죽음으로 항전하자.” 나와 비슷한 정도로 골프에 미친 혈맹동지들이 뒤를 따랐다.붉은 머리띠 대신에 방수모자를 쓰고,안경유리에 와이퍼를 달고,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었다. 페어웨이는 워터 헤저드다.그린에서는,젖먹던 힘까지 퍼 올려서 공을 패도 공은 1m도 안 갔다.공은 물 속을 유연하게 헤엄쳤다. 날이 궂으면 미친 증상이 도진다더니,헛것도 보인다.나와 비슷한 몰골로 빗속을 헤매는 사람들이 내게 손을 흔드는 것 같다.하늘은 먹장구름으로 덮여 있고,천둥벼락이 곧 몰려올 조짐인데 겁도 없이 아이언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허상의 유령이든지 정신병원을 탈출한 환자일 것이다.나도 히뜩웃으며 그들에게 손을 흔든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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