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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자동화 기술로… 세상에 우뚝 선 창업가

    무인·자동화 기술로… 세상에 우뚝 선 창업가

    척수장애(척수가 손상돼 상지·하지의 마비로 기립·보행이 어려운 장애)는 다른 장애에 비해 사무직이나 기술직 등 직업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출퇴근 등 이동에 불편을 겪기는 하지만 의사소통이나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애인을 향한 편견이란 장벽이 이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고로 장애… 일·재활 모두 포기 못 해 이런 가운데 허재혁(43) 스마트 팩토리 이리야시스템 대표는 창업을 통해 자신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이리야시스템 사무실에서 자신의 꿈을 좇아 창업의 길을 선택한 허씨를 만났다. 허씨는 12년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중도장애를 얻었다. 급격한 변화는 적응하기 어려운 과제였다. 재활 2개월 만에 국립의료원에 재취업이 됐지만 일과 재활, 두 가지 모두에 새로 적응하는 게 간단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재취업 자체가 좋은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애를 극복한다’는 말은 사실 틀렸다고 생각해요. 극복하기엔 체력은 나이가 들수록 나빠지는 게 사실이니까요. 일상생활에 불편한 점은 어쩌면 계속 늘어 가겠죠. 그래서 그 대신에 어떻게 하면 아픔에 신경을 덜 쓸 수 있을지, 어떻게 더 나빠지지 않도록 내 상황을 유지할지에 초점을 맞춰 생활하려고 해요.” 허씨는 한 차례 이직 후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창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대학 동창, 옛 직장 동료와 의기투합해 탄생한 게 바로 스마트 팩토리 이리야시스템이다.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시설의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주요 아이템으로 하는 회사다. “비장애인일 때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어요. 물론 장애를 얻고 나서 재취업한 일자리는 환경적으로 좋았지만 원래 하던 일, 꿈꾸던 일을 계속 하고 싶었죠. 특히 장애인 기업을 창업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일을 해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앞으로 장애인 고용도 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고요.” ●“장애인 기업 창업으로 사회에 도움 되길” 허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일상 속 접촉 면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로 삶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경험을 쌓아야 장애인들에게 제한적인 일자리 문제 역시 해결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회복기 재활치료에 특화된 재활의료기관 19곳 추가 지정

    보건복지부는 뇌·척수손상·골절 환자 등에게 발병 또는 수술 후 집중 재활 치료를 제공해 장애를 최소화하고 사회복귀를 빠르게 유도하는 재활의료기관 19곳을 지정한다고 11일 밝혔다. 재활의료기관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제도로 지난 3월 26곳을 우선 지정한 바 있으며, 이번에 2차로 19곳을 추가하면서 모두 45곳이 제1기 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에 지정된 19곳은 병원 16곳 외에 요양병원 3곳이 포함됐으며 요양병원은 통보를 받은 후 180일 이내 병원으로 종별을 전환해야 한다. 재활의료기관은 새로운 형태의 ’맞춤형 재활치료 건강보험수� ?� 적용받는다. 전문재활팀이 환자 특성에 맞게 통합기능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주어진 범위 내에서 치료항목·횟수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며, 집중재활치료 후 퇴원하는 환자에게 지역사회에서 치료를 계속 받거나 돌봄을 연계해주는 ‘지역사회연계료’ 수가도 적용된다. 재활의료기관 지정 유효기간은 3년이며, 매 3년 재평가 및 신규 지정할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 새벽까지 재봉틀을 돌렸던 전태일, 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당시 24세)는 모두 야간노동자였다. 오는 13일은 평화시장 노동자 전태일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여 참혹한 노동현실을 세상에 알린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의 노동 환경은 50년 전보다 얼마나 좋아졌을까. 서울신문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20년 1~6월 산업재해로 판정된 사망자 1101명에 대한 질병판정서와 재해조사의견서를 데이터로 변환시켜 148명의 야간노동자 사망 경위를 분석했다. 서울신문은 근로기준법 제56조에 규정된 야간노동 기준(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근로)을 적용했다. 국내 야간노동자 규모는 정부가 2013년 실시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기준 127만명이 마지막으로 집계된 수치다. 전체 노동자의 10.2%이지만 현재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 산재 사망자 1101명 중 야간노동자(148명) 비율은 이보다 높은 13.4%다.  ●택시기사 임모씨는 2019년 3월 22일 오전 8시 45분 경기도 고양시의 노상에서 운전석에 앉은 채 숨졌다. 65세. 2018년 9월 이후 고정 야간 근무자로 일해온 고인은 오후 3시 출근해 다음날 오전 4~6시 퇴근, 주당 72시간 이상 근무했다. 고인은 사망 전날 출근했다가 이상 증세를 느껴 당일 2차례 회사에 견인차 출동을 요구했지만 방치됐다. 2009년부터 택시기사로 일해온 고인은 만성 과로 상태로 판정됐다. ●아파트 경비원 이모씨는 2018년 12월 28일 오전 7시 48분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이듬해 1월 7일 숨졌다. 75세. 고인은 사망 당시 체감온도 영하 19.3도의 한파가 발령된 상황에서 좁고 추운 초소에서 3~4시간 취침했다. 고인은 재계약 연장 여부를 놓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부산의 해운업체 현장 관리자로 고박 작업과 서무 업무를 한 이모씨는 2019년 10월 2일 퇴근한 다음날 낮에 무호흡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됐다. 38세. 전날 태풍으로 7시간 연장 근무를 했으며 사망 전 1주간 84시간 57분을 일했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택시기사 정모씨는 2019년 9월 4일 오후 4시 전남 여수시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0세. 고인은 1인 1차제로 사망 전 주당 평균 근무시간60시간 12분을 일했고, 사망 당일 새벽까지 택시를 운행했다. 그는 다른 회사들보다 많은 택시사납금 11만 7000원을 납부하기 위해 쉴새없이 일해야 했다. ●아파트 경비원 오모씨는 2019년 12월 15일 오전 9시 15분 전남 광주의 한 아파트 경비초소 화장실에서 쓰러진 사흘 뒤 숨졌다. 62세. 고인은 사망 직전 4주간 평균 74시간을 일했으며, 초소와 수면 장소가 분리되지 않아 온전한 휴식도 보장받지 못했다. 고인은 아파트 투신 현장을 정리하는 업무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경비원 김모씨는 2020년 1월 29일 오전 6시 10분 전남 광주시 북구의 한 아파트로 출근하던 중 차량 운전석에서 쓰러졌다. 61세. 고인은 사망 전 설날 연휴에 집중된 택배 관리로 평소 대비 2배 이상의 업무를 했다. 사망 전 1주일간 30% 급증된 업무량과 24시간 교대 근무는 만성 과로의 원인이 됐다. ●전남 광주의 택시기사 임모씨는 2019년 12월 13일 오전 2시 30분 승객을 내려준 직후 노상에서 쓰러졌다. 61세. 고인은 고정 야간 근무자로 매일 평균 12시간 운행했다. 그의 사망 직전 1주일간 타코미터 기록으로 총 95시간 39분을 일해 고용노동부 고시 만성 과로 기준치를 30시간 이상 초과했다. ●사출기술자 임모씨는 2019년 10월 16일 오전 6시40분 자동차 부품공장으로 출근하던 중 구토를 하다 쓰러졌다. 그는 같은해 11월 2일 사망했다. 43세. 주야간 2교대 근무와 중량물 취급, 고열 작업으로 기저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 ●강원도 원주의 식당 매니저 엄모씨는 2019년 7월 3일 야간 근무 후 퇴근하던 길에 급작스런 가슴 통증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는 7월 29일 오후 11시 45분 숨졌다. 54세. 고인은 2015년 4월 이후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일하는 장기 야간노동자였다. 한달에 나흘씩 휴무가 보장됐지만 고정된 날짜없이 불규칙적이었다. ●서울의 대형마트 홈플러스 계산원인 이모씨는 2019년 9월 9일 근무 중 고객으로부터 “여기서 일하는 주제에…”라는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 고인은 이날 퇴근 후 오후 8시 10분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졌다가 9월 19일 숨졌다. 58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갑질을 당한 직원 상태를 확인하고 휴식 등의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물었다. ●강원 강릉의 한 정신병동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엄모씨는 2019년 5월 21일 야간 근무를 마친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6세. 고인은 24시간 2교대로 매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일했다. 사망 전 1주간 업무시간은 81시간에 달했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주유소 직원인 김모씨는 2019년 6월 2일 오전 3시 14분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 편의점 입구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49세. 고인은 같은날 오전 1시 55분 주유하러 온 고객과의 물리적 다툼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야간 고정근무자인 고인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일 혼자 일했다. CCTV에는 고인이 편의점 입구 손잡이를 붙잡고 허리를 한참 숙이고 있다가 쓰러지는 장면이 촬영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추정. ●보일러 기사 정모씨는 2019년 1월 28일 오전 6시 30분 서울 관악구의 한 도서관 지하 기계실에서 호흡 곤란으로 쓰러진 1시간 뒤 숨졌다. 69세. 고인은 매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교대 근무를 했다. 근로계약서상 9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됐지만 실제 근무는 20시간에 달했다. 고인의 사인은 미상이지만 업무상 과로가 원인으로 판정됐다. ●택배기사 이모씨는 2019년 9월 6일 오전 3시 상하차 물류터미널 인근 상가 앞 트럭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고인은 병원으로 후송된 이틀 뒤 저녁 8시 8분 숨졌다. 52세. 사망 직전 1주간 근무시간은 76시간 48분으로 만성 과로업무 기준을 초과했다. 사인은 급성 뇌경색. ●서울의 주상복합건물 전기기사였던 최모씨는 2019년 4월 19일 오전 8시 근무지 방재실 간이침대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41세. 2인 1조 24시간 맞교대 근무 형태였지만 1월 24일부터 18차례 1인 근무를 했다. 고인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모니터링하는 업무로 하루 수면시간이 3시간에 불과했다. ●필리핀 노동자 G는 2019년 4월 8일 오후 8시 15분 부산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기숙사에서 저녁식사 도중 쓰러졌다가 같은해 7월 1일 숨졌다. 44세. 고인은 2017년 6월 입사한 후 1주일 단위의 주야간 교대근무를 했다. 그의 주당 근무시간은 73시간 47분에 달했다. 잦은 야근 연장과 휴일 부족 등 만성적인 과로 상황에 노출됐다. ●14년 경력의 버스 운전기사 강모씨는 2019년 2월 13일 오전 5시 30분 경기 화성에서 버스 출발 직후 사고를 냈고 운전석에 앉은 채 쓰러졌다. 그는 당일 오전 6시 29분 숨졌다. 50세. 매주 2일 근무하고 2일 휴무했으나 근무 시간이 불규칙했다.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사고 후 사망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판매원 윤모씨는 2019년 7월 30일 오전 4시 12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손님에게 발견됐다. 그는 오전 5시 54분 숨졌다. 59세. 고인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이어지는 고정 야간근무를 전담했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추정. ●버스기사 김모씨는 2018년 12월 19일 오후 1시 인천의 버스 차고지에서 교대 직전 본인 차량을 주차하던 중 쓰러져 당일 오후 2시 6분 숨졌다. 62세.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근무했고 휴게 시간이 따로 없었다. 배차 간격 사이 10~20분의 대기시간에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를 했다. ●인천의 골재생산공장 생산라인 정비 노동자 문모씨는 2019년 11월 4일 오전 5시 업무를 마치고 샤워를 하러 갔다가 오전 5시 47분 샤워실 바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55세. 고인은 24시간 맞교대 근무로 “근무시간이 길고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사망 전 1주간 80시간 48분을 일했다. ●아파트 경비원 오모씨는 2018년 1월 14일 오전 8시 20분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실 의자에 앉은 채 숨졌다. 66세. 고인은 사망 전 영하 15.3도의 한파에 제설 작업을 했고 2017년 9월 이후 격일 휴무일 외에 별도로 쉰 적이 없다. 주민들은 고인이 평소 건강했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추정. ●택시기사인 유모씨는 2019년 1월 18일 오후 3시 30분 서울의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같은 달 27일 숨졌다. 63세. 야간에 고정적으로 택시를 운행한 고인은 타코미터 기록을 토대로 하루 약 270㎞의 장거리 운행, 사망 전 주당 평균 87시간 38분의 만성적인 과로에 노출된 것으로 판정됐다. ●경기 평택시의 아파트 경비원 김모씨는 2020년 3월 6일 오전 11시 30분 아파트 출입구 계단에서 넘어져 목 척수가 손상됐다. 긴급 이송된 고인은 4월 30일 오후 8시 57분 숨졌다. 77세. 고인은 3년 6개월간 새벽 6시부터 24시간 격일 교대근무를 해 왔다. ●터널 굴착 경력 8개월의 미얀마 노동자 N은 2020년 6월 10일 밤 10시 20분 전남 광양시 소재 전력구공사 갱도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축전차량 하부와 레일 사이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35세.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고인이 홀로 작업하다 최고시속 15~20㎞로 달리던 축전차에 끼이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노동자 장모씨는 2020년 7월 27일 오전 9시 19분 경기 안산의 공장 내 유압리프트를 점검하던 중 갑자기 작동한 리프트에 머리가 끼인 채 발견됐다. 41세. 현장에 CCTV가 있었지만 사각지대로 사고 장면이 찍히지 않았다. 고인은 2018년 입사해 2년째 2교대 근무 중이었다. ●전남 해남의 한 조선소 야간경비원인 구모씨는 2020년 4월 17일 오전 5시 30분 옥외작업장의 도크게이트 주변을 순찰하던 중 3.5m 아래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그는 당일 오전 8시 30분 숨진 채 발견됐다. 57세. 고인은 퇴근 1시간 30분을 남겨놓고 실종됐다. 당일 비가 내려 전방 시야가 어두웠지만 해당 구간에 안전 난간은 설치되지 않았다. ●일용직 흙막이 설치공인 김모씨는 2020년 7월 2일 밤 10시 25분 여수석유화학단지의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흙막이 공정을 하던 중 무너진 굴착면 토사에 매몰됐다. 59세. 전날 오후 5시에 출근한 고인이 작업했던 굴착면의 지반은 지하수로 젖은 상태였고, 작업계획서 절차도 현장에서 준수되지 않았다. ●도장 기술자 김모씨는 2020년 8월 26일 오전 6시 35분 경남 함안군의 공장 발전기 구조물을 도장하던 작업 중 지지대가 넘어지면서 1.42t 중량의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53세. 구조물을 받치는 지지대는 바닥접촉 면적이 작아 외부 충격에도 쉽게 쓰러지는 형태였다. 동료 작업자가 지게차로 다른 구조물을 옮기다 참사가 발생했다. 전날 밤 10시 야간근무조로 출근한 고인은 영영 퇴근하지 못했다. ●충남 예산의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일한 스리랑카 노동자 K는 2020년 2월 7일 새벽 5시 37분쯤 사출성형기 점검을 위해 내부에 들어갔다가 작동한 기기에 머리가 끼였다. 긴급 후송된 고인은 오전 6시 26분 숨졌다. 32세. 해당 사출성형기는 안전을 위한 방호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전원선이 분리돼 사고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 북구의 플라스틱 제조사의 협력업체 직원 성모씨는 2020년 6월 11일 오후 9시 20분 발포성형기의 금형 사이에 끼여 숨졌다. 57세. 고인은 2인 1조로 작업하던 중 갑작스러운 닫힘 현상으로 ‘끼임 재해’를 당했다. 사고 작업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기계적 안전장치가 해제돼 발생한 사고로 추정됐다. ●광주 광산구의 자동차부품 생산공장 협력업체 노동자 이모씨는 2020년 3월 27일 오전 3시 25분 작업하던 로봇 팔에 끼인 채 발견됐다. 긴급 이송된 고인은 오전 4시 42분 숨졌다. 65세. 평소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2교대 근무를 한 고인은 사망 당일 오전 4시까지 연장 근무를 하다 숨졌다. ●현대중공업에서 32년을 재직한 정모씨는 2020년 4월 21일 오전 4시 울산 동구의 도장공장에서 블록 반출 작업 중 이동하던 빅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51세. 고인이 낀 도어 사이의 간격은 18㎝에 불과했다. 전날 오후 8시부터 작업을 한 고인은 빅도어에 끼인 후 14m를 끌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를 일으킨 빅도어는 재해 몇일 전에도 이상 작동이 신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구미시의 금속업체 7년 경력자 N모씨는 2020년 7월 8일 밤 10시 10분경 크레인을 이용한 코일 이송 작업 중 1.8t짜리 코일 사이에 끼여 숨졌다. 52세. 고인은 잘못 부착된 제품 라벨을 수정하려다 참변을 당했다. 발견 당시 고인의 손에는 코레인 조작 리모컨이 쥐어져 있었다. 업체는 작업지휘자와 신호수를 미배치하는 등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생산직 노동자 조모씨는 2020년 2월 21일 오후 6시 30분 대구 달서구 소재의 빵·과자 제조공장에서 자동화 설비(식빵 투입 리프트)를 청소하던 중 갑자기 하강한 리프트에 상체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동료에 의해 2분여 만에 구조돼 이송됐지만 숨졌다. 50세. 주야간 12시간 교대근무자인 고인이 희생된 설비에는 안전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경남 밀양시의 한 주물공장에서 일하던 태국 노동자 P는 2020년 6월 3일 오전 7시 10분 공장 도가니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폭발로 전신화상을 입고 긴급 후송된 지 하루 만인 4일 오전 4시 17분 숨졌다. 31세. 4년 경력의 숙련노동자인 고인은 전날 밤샘 작업을 했지만 사고 당시 방열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업체는 숨진 노동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특별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 제지업체의 26년 경력자 신모씨는 2020년 6월 22일 오후 8시 20분 사외집수정 집수조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다. 49세. 고인은 집수조 내부에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행 집수정 순회지침에는 안전상 2인 1조 작업 규정이 명시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앗다. ●배달노동자 오씨는 2020년 3월 6일 밤 10시 20분 세종시에서 치킨을 배달하던 중 버스와 충돌해 숨졌다. 27세. 사고 한달 전 배달 일을 시작한 고인은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일하며 하루 25건의 치킨 배달을 했다. 사고 당일은 일주일 중 치킨 주문이 가장 많은 금요일이었다. ●경기 부천시의 한 영상기기 제조업체 연구원으로 21년째 일한 양모씨는 2020년 4월 24일 새벽 12시 48분 작업 중 경사로에 정차된 차량에 24m나 밀려가는 사고를 당했다. 긴급 후송된 고인은 오전 2시 11분 숨졌다. 48세. 작업 현장은 편도 1차선 도로로 조명도 없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모씨는 2020년 8월 12일 오후 8시 26분 경북 경주시의 자동차부품 제조공장 내부를 통행하던 중 이동중인 지게차의 포크와 바닥 사이에 끼여 숨졌다. 53세(여). 당일 야간 근무조였던 고인은 작업 지시를 받고 6분여만에 사고를 당했다. 지게차를 몬 작업자는 운전자격면허가 없었고, 공장 내 작업장의 안전통로 상태도 부적합했다. ●골판지 제조업체 노동자 김모씨는 2020년 4월 3일 밤 10시 24분 경기 안성의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끄다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69세. 긴급 이송된 고인은 7월 7일 오전 4시 숨졌다. 계약직이었던 고인은 2조 2교대 근무를 하며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노동을 했다. ●경북 김천의 담배제조 공장 노동자 김모씨는 2020년 3월 3일 오전 7시 30분 원료 투입 작업 도중 2.3m 높이의 펄프 혼합기 내부로 추락해 숨졌다. 53세. 당일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한 고인은 나홀로 작업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비명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공장의 다른 작업자에게 감지됐지만 소음에 묻혀 즉각적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닿기만 해도 아픈 만성통증, 뇌의 오작동 때문”

    “닿기만 해도 아픈 만성통증, 뇌의 오작동 때문”

    살짝 스치기만 해도 온몸의 살갗이 벗겨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신경병성 만성통증 환자들이 있다. 중증 환자들은 진통제로도 고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하루하루의 삶이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병적 통증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정지훈 경희대 한의대 학술연구교수가 주도하고 서울대 의대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만성통증은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이 오작동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만성화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5일자에 실렸다. 신경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성 통증이 느껴지는 메커니즘은 말초와 척수 수준에서 밝혀지기도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통증 억제 방법은 실제 환자에게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말초나 척수신경을 넘어 뇌의 역할이 커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에게 신경병성 통증을 유발시키도록 조작하고서 일반 생쥐의 뇌의 활동과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극심한 만성통증을 겪는 생쥐는 통증 감각 조절에 관여하는 중뇌의 ‘수도관 주위 회색질’(PAG)이라는 영역의 활성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 관찰됐다. 일반 생쥐는 중뇌 PAG에서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라는 물질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돼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즉 뇌의 통증조절 기능이 정상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 물질이 지속적으로 활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만성통증을 겪는 생쥐에게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의 활성을 높이면 강력한 진통효과를 발휘해 만성통증이 개선되는 것이 관찰됐고 반대로 일반 생쥐에게서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 활성을 차단하면 신경병성 통증을 겪는 생쥐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교수는 “이번 결과는 신경병성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통증의 만성화 기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치기만 해도 아픈 이유없는 만성통증, 뇌의 오작동으로 발생

    스치기만 해도 아픈 이유없는 만성통증, 뇌의 오작동으로 발생

    살짝 스치기만 해도 온 몸의 살갗이 벗겨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신경병성 만성통증 환자들이 있다. 중증 환자들은 진통제로도 고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하루 하루의 삶이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병적 통증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 한의대, 서울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만성 통증은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에 오작동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만성화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5일자에 실렸다. 신경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성 통증이 느껴지는 메커니즘은 말초와 척수 수준에서 밝혀지기도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통증 억제방법은 실제 환자에게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통증이 만성화되면 단순히 말초나 척수신경을 넘어 뇌에서 역할이 커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에게 신경병성 통증을 유발시키도록 조작한 뒤 일반 생쥐와 뇌의 활동과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극심한 만성통증을 겪는 생쥐는 통증 감각 조절에 관여하는 중뇌의 ‘수도관 주위 회색질’(PAG)이라는 영역의 활성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 관찰됐다. 일반 생쥐는 중뇌 PAG에서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라는 물질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돼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즉 뇌의 통증조절 기능이 정상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 물질이 지속적으로 활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에 만성통증을 겪는 생쥐에게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의 활성을 높이면 강력한 진통효과를 발휘해 만성통증이 개선되는 것이 관찰됐고 반대로 일반 생쥐에게서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 활성을 차단하면 신경병성 통증을 겪는 생쥐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수행한 정지훈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이번 결과는 신경병성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통증의 만성화 기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통증 이외에 조현병, 우울증, 각종 중독증상,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이컵 블레이크 가족 “하반신 못 움직이는데 병상에 수갑 채워”

    제이컵 블레이크 가족 “하반신 못 움직이는데 병상에 수갑 채워”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백인 경찰의 총격에 등에 총알을 일곱 발이나 맞은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가 병원에 후송된 뒤에도 병상에 수갑을 채우고 있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그는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될 정도로 지독한 부상을 당했는데도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현지 일간 시카고 선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병상에 수갑이 채워진 채 그가 누워 있는 것이 너무 싫다. 어디로 갈 수도 없는데 왜 그가 병상에 묶여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가족의 부탁을 받고 변호에 나서기로 한 인권변호사 벤 크럼프는 블레이크가 다시 걸으려면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 경찰은 이전 체포 영장에 의거해 그를 구금한 상태였으며 수갑을 채운 것은 일종의 매뉴얼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릭 클링크해머 커노샤 카운티 보안관실 경사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정책은 교도 시설이 아닌 곳에서 구금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위해 수갑을 채우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블레이크에게 무참하게 총격을 가한 것에 항의하던 시위대원에게 총격을 가해 둘을 숨지게 한 백인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는 위스콘신으로 송환하기 위해 28일 일리노이주 레이크 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된 화상 청문회에 출두해야 했으나 출두하지 않았고 판사는 다음달 25일까지 한달 정도 송환 심의를 미루도록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형사적으로 성년인 18세가 안 되는데도 일급 살인, 위험한 무기 소지 등 여섯 가지 형사 혐의로 기소돼 있다. 그의 변호인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트럼프 고문을 지낸 카터 페이지 등이 포진하고 유명 법무법인이 변호를 맡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아버지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미국 CNN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는 두 개의 사법 정의가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던 발언이 떠오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70분에 걸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블레이크란 이름 자체를 언급하지 않고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지도 않은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가족들에게 손길을 내밀고 이 문제에 대한 쟁점화에 나섰다. 아버지 시니어는 28일 인터뷰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을 듣고 싶으냐고 묻자 “그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언급하고 나면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게 아니게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신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의원을 각각 ‘대통령’, ‘부통령’으로 칭하면서 “그들은 매우 위로가 됐다. 상황이 실제 어떻게 전개됐는지에 대해 잊어버릴 정도였다”며 “그들은 40∼50분 가량 (대화를 하면서) 제이컵의 어머니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았다”며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개인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겪는 일에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레이크 사건을 계기로 커노샤에서 항의 시위가 격화하는 것과 관련,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정작 시위 사태를 촉발한 경찰의 총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왔다. 연설에 앞서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남부를 휩쓰는 피해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찾은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자 시위 진압에만 초점을 맞춘 채 총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흘 연속 항의 시위가 과격하게 이어지던 커노샤에서는 시위가 이어지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평온한 날이 이틀째 이어졌다. 대신 워싱턴 DC의 내셔널몰 링컨기념관에서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고 사법 정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날 열렸다. 지난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철폐와 형사사법 정의 실현, 경찰 개혁 등을 요구하기 위해 계획됐다. 이날은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유명한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 57주년을 기념해 같은 곳에서 열렸다. ‘우리의 목에서 당신의 무릎을 치워라’로 이름 붙여진 행사는 시민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가 계획하고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내셔널어번리그’, 민권변호사위원회 등 여러 단체가 공동 참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참석자는 5만명으로 추산된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화상 연설을 보내 지지와 공감을 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비무장 흑인 총격’ 위스콘신 시위 혼돈, 심야총격에 2명 사망

    ‘비무장 흑인 총격’ 위스콘신 시위 혼돈, 심야총격에 2명 사망

    비무장 흑인남성에 대한 미국 경찰의 과잉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25일(현지시간) 심야시위 도중 총격으로 2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이 벌어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이날 밤 시위 도중 총격사건이 발생, 최소 3명이 총탄에 맞아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사고는 시위 참가자들이 무장한 남자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재산을 보호하겠다”며 총기를 들고 거리로 나선 한 그룹이 시위대와 말다툼을 벌였고, 주유소 인근에서 총성이 울린 것으로 전해진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사람들을 향해 장총을 발사하고, 총에 맞은 한 명이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총성은 여러발 들렸고 여러 명이 이 남성에게 몰려들어 제압하는 장면도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지 경찰은 총을 든 무리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친 1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위스콘신주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경찰개혁을 약속했지만, 항의 시위는 미 전역으로 다시 번져가는 추세다. 당사자인 제이컵 블레이크는 총격 후유증인 하반신 마비로 다시 걷기 힘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레이크의 변호인인 벤 크럼프는 이날 “그가 다시 걸으려면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변호인들에 따르면 최소한 1개 이상의 총탄이 블레이크의 척수를 관통했고, 척추뼈가 부서졌으며 위장을 비롯한 8곳에 구멍이 나는 듯 장기손상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 회견에서 “그들(경찰)은 마치 내 아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7번이나 쐈다. 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고 소중하다”며 분노했다. 그는 “손자가 계속해서 ‘왜 경찰이 아빠를 뒤에서 쐈느냐’고 물어본다”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총격 사건 이틀만인 25일에야 외과 수술을 받았다. 변호인단은 경찰 당국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낼 계획이다. CNN 등은 블레이크의 할아버지가 1960~1970년대 공정 주거를 위한 투쟁 및 마틴 루서 킹 목사 지지 집회 등을 이끄는 등 집안이 저항운동의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블레이크는 경찰과 말을 주고받은 직후 주차돼 있던 자신의 자동차로 걸어가 문을 여는 순간 등 뒤에서 경찰 총격 7발을 맞고 쓰러졌다. 당시 차 안에는 3세, 5세, 8세 아들이 타고 있던 참이어서 즉각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목격자들과 변호인 측은 블레이크가 다른 여성 주민 2명의 말싸움을 말리려다 오인한 경찰의 총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왜 총격을 가했는지 아직 이유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가운데, BLM(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시위는 커노샤 곳곳에서 분노한 군중의 폭력 시위로 번졌다. 이미 야간통행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시위대는 자동차들과 건물에 불을 지르며 거리를 점령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앞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2배 증원했으며 경찰 개혁을 약속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2명은 예산 문제로 인해 보디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지 않는 등 문제들이 드러난 상태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도 동조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미니애폴리스 등에서는 경찰과 충돌한 시위대가 체포됐다. 피해자 가족들은 폭력 시위 중지를 호소했다. 블레이크의 어머니 줄리아 잭슨은 회견에서 “불만에서 표출된 도시의 파괴는 내 아들이나 우리 가족을 반영한 게 아니다”면서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지 않다. 부디 우리나라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그녀는 “아들이 이 장면을 봤다면 절대로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 아들 앞에서 피격’ 항의시위 사흘째, 셋 총 맞아 둘 절명

    ‘세 아들 앞에서 피격’ 항의시위 사흘째, 셋 총 맞아 둘 절명

    세 아들 앞에서 백인 경관에게 등에 총을 맞은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가 하반신을 못 쓰게 될지 모른다는 소식에 사흘째 항의시위가 이어졌는데 적어도 세 사람이 총에 맞아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커노샤에 주방위군이 250명으로 증파된 25일(이하 현지시간) 또다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한 명이 숨졌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다음날 전했다. 시위대원들과 주유소를 수호하겠다며 무장한 남자들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사람들을 향해 장총을 발사했으며 한 명이 쓰러졌다. 또 배경에는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린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어 여러 사람이 달려 들어 문제의 남성을 제압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다. 현지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흘러 정확히 어떤 경위로 이런 사상 사건이 벌어졌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주 지사는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계속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피격 후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된 블레이크는 여덟 군데 총상을 입어 허리 아래가 마비됐다고 그의 아버지가 밝혔다. 총알 하나가 척수를 꿰뚫어 영구적으로 마비될 수 있다며 가족들은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위에 구멍이 났고,어깨와 신장, 간 모두 손상됐다. 대장과 소장 대부분을 제거해야 할 상황이라고 의료진은 말하고 있다. 블레이크의 할아버지는 시카고 일대에서 유명한 목사이자 인권운동가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삼촌은 CNN에 출연해 주민들에게 평화로운 시위를 요청하며 “우리는 정의를 원하고 결국 얻을 것이다. 지역 전체를 허물어놓지 않으면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어머니 줄리아 잭슨은 “아들도 이런 식의 파괴 행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격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지만 흥분한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반신마비 온 흑인총격사건 희생자, 위스콘신주 비상사태 선포

    반신마비 온 흑인총격사건 희생자, 위스콘신주 비상사태 선포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경찰 총격에 중상을 입은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하반신 마비로 다시 걷기 힘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무장 흑인에 대한 경찰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다시 격화하면서 위스콘신주 주지사는 비상사태는 선포했고 경찰개혁을 약속했다. 그러나 항의 시위는 미 전역으로 다시 번져가는 추세다. 블레이크의 변호인인 벤 크럼프는 25일(현지시간) “그가 다시 걸으려면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변호인들에 따르면 최소한 1개 이상의 총탄이 블레이크의 척수를 관통했고, 척추뼈가 부서졌으며 위장을 비롯한 8곳에 구멍이 나는 듯 장기손상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 회견에서 “그들(경찰)은 마치 내 아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7번이나 쐈다. 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고 소중하다”며 분노했다. 그는 “손자가 계속해서 ‘왜 경찰이 아빠를 뒤에서 쐈느냐’고 물어본다”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총격 사건 이틀만인 25일에야 외과 수술을 받았다.변호인단은 경찰 당국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낼 계획이다. CNN 등은 블레이크의 할아버지가 1960~1970년대 공정 주거를 위한 투쟁 및 마틴 루서 킹 목사 지지 집회 등을 이끄는 등 집안이 저항운동의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블레이크는 경찰과 말을 주고받은 직후 주차돼 있던 자신의 자동차로 걸어가 문을 여는 순간 등 뒤에서 경찰 총격 7발을 맞고 쓰러졌다. 당시 차 안에는 3세, 5세, 8세 아들이 타고 있던 참이어서 즉각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목격자들과 변호인 측은 블레이크가 다른 여성 주민 2명의 말싸움을 말리려다 오인한 경찰의 총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왜 총격을 가했는지 아직 이유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가운데, BLM(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시위는 커노샤 곳곳에서 분노한 군중의 폭력 시위로 번졌다. 이미 야간통행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시위대는 자동차들과 건물에 불을 지르며 거리를 점령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앞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2배 증원했으며 경찰 개혁을 약속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2명은 예산 문제로 인해 보디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지 않는 등 문제들이 드러난 상태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도 동조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미니애폴리스 등에서는 경찰과 충돌한 시위대가 체포됐다. 피해자 가족들은 폭력 시위 중지를 호소했다. 블레이크의 어머니 줄리아 잭슨은 회견에서 “불만에서 표출된 도시의 파괴는 내 아들이나 우리 가족을 반영한 게 아니다”면서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지 않다. 부디 우리나라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그녀는 “아들이 이 장면을 봤다면 절대로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 맞은 흑인 남성 “하반신 못 쓴다“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 맞은 흑인 남성 “하반신 못 쓴다“

    세 아들 앞에서 경찰이 여러 차례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미국 흑인 남성이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한다고 그의 아버지가 밝혔다. 위스콘신주 정부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 사는 제이컵 블레이크는 비무장한 상태에서 경찰관이 등 바로 뒤에서 일곱 차례 쏜 총에 맞아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는데 당시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던 3세와 5세, 8세 등 아들 셋이 타고 있어 이 모든 장면을 지켜봤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블레이크는 다른 주민들의 싸움을 말리던 중이었는데 뒤늦게 출동한 경찰관들이 어떤 이유에선지 무장도 하지 않은 블레이크가 현장을 피해 자동차 쪽으로 향하자 총구를 겨눈 채 따라갔고, 그가 운전석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자 셔츠를 잡아당기며 총기를 발사했다. 동영상만 봤을 때는 방아쇠를 당겨야 할 상황이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주 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 진원지인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기존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배 증원했다. 에버스 지사는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계속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피격 후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된 블레이크는 여덟 군데 총상을 입어 허리 아래가 마비됐다고 그의 아버지가 밝혔다. 총알 하나가 척수를 꿰뚫어 영구적으로 마비될 수 있다며 가족들은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위에 구멍이 났고,어깨와 신장, 간 모두 손상됐다. 대장과 소장 대부분을 제거해야 할 상황이라고 의료진은 말하고 있다. 블레이크의 할아버지는 시카고 일대에서 유명한 목사이자 인권운동가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삼촌은 CNN에 출연해 주민들에게 평화로운 시위를 요청하며 “우리는 정의를 원하고 결국 얻을 것이다. 지역 전체를 허물어놓지 않으면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어머니 줄리아는 “아들도 이런 식의 파괴 행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격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하지만 지난 5월 백인 경찰관이 목을 누르는 과잉 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보다 결코 못하지 않은 이번 사고의 동영상이 급속히 번지면서 이틀째 격렬한 심야 시위를 불러왔다. 당국은 24일 저녁 8시부터 통행 금지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에서 경찰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커노샤 카운티 법원 근처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이들을 해산하려는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졌다. 이들은 대형 스피커로 경찰을 비난하는 노래를 틀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동원해 대응했다. 하늘에선 헬기들이 날아다녔다고 CNN은 전했다. 시위 과정에 덤프트럭 한 대와 가구 상점 등 적어도 건물 3채가 불 탔고 가로등 몇 개가 쓰러졌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항의의 물결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N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는 이날 오후 타임스스퀘어에서 수백명이 운집해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며 도시 곳곳으로 가두행진을 벌였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200여명의 시위대가 심야에 시청과 경찰청을 향해 행진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5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청 밖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한 남성이 경찰관을 폭행해 체포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재택하랴 온라인 수업하랴… 목이 늘 앞으로 빠져 있나요

    재택하랴 온라인 수업하랴… 목이 늘 앞으로 빠져 있나요

    지난해 배우 심은경에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안긴 일본 영화 ‘신문기자’를 보면 주인공이 고개를 앞으로 내민 채 약간 구부정하게 노트북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일본 신문사를 방문했을 때 기자들 대부분이 거북목을 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본 뒤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나타난 부작용 중 대표적인 것이 목을 앞으로 내밀고 오랫동안 화면을 쳐다보다가 거북이가 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북목은 21세기 직장인의 만성질환이 돼 버린 지 오래다.목을 앞으로 내밀고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보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는 현대인에게 많이 생기는 ‘거북목 증후군’은 정식 질환명이 ‘경추의 후만증’이다. 선천적인 척추 이상이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로 C자형 커브를 이뤄야 정상인 목뼈가 일자형으로 바뀌다가 더 나빠지면 역C자형으로 변형되는 것을 말하는데, 거북이처럼 목이 굽혀진다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목뼈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다. 목뼈가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머리는 바로 세워 놓은 골프티 위에 올려진 골프공처럼 안정되게 목뼈 위에 놓여 있게 되고 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근육의 힘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만약 목뼈가 일자로 펴져 있다면 머리는 중력에 의해 앞으로 굴러떨어지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목 뒤쪽에 있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을 발휘해야 한다. 무리하게 뛰고 나면 다리에 쥐가 나는 것처럼 목 뒤쪽 근육들도 이렇게 무리하게 작용하는 경우 염증과 함께 통증을 나타낼 수 있다. 이동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5일 “고개가 1㎝씩 앞으로 나올 때마다 목뼈와 근육이 지탱해야 하는 무게는 2∼3㎏씩 늘어난다”면서 “고개를 약 10㎝ 숙이게 된다면 목뼈와 주변 근육은 약 20㎏의 하중이 가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목이 어깨선보다 앞으로 나오는 신체 불균형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수 없는 질환이다. 게다가 통증을 수반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거북목 증후군에서 더 악화되면 ‘거북등 증후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거북등 증후군은 등이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딱딱하게 굳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을 말한다. 거북목 증후군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컴퓨터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낮을 경우 이를 장시간 같은 자세로 내려다보는 데 있다. 특히 컴퓨터로 작업할 때 구부정하게 앉는 자세는 S자형 척추를 일자형으로 만들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처음에는 똑바로 쳐다보다가도 점점 시간이 지나면 고개가 숙여지고 목이 길어진다. 이렇게 머리가 앞으로, 또 아래로 향하는 자세가 계속되면 목과 어깨의 근육, 척추에도 무리가 생겨 통증이 생기게 된다. 또 허리도 구부러져 있고 눈도 위로 치켜 뜬 상태가 되는데,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근육이나 뼈는 자동으로 굳어지게 되고 통증이 생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뿐 아니라 잘못된 책읽기 습관 때문에 발생할 수 있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직업군으로는 도면설계, 디자이너, 컴퓨터 작업군을 비롯해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기도를 하는 목사나 수녀 등 앉아서 한곳을 자주 쳐다보는 사람들로부터 잘 나타난다. 컴퓨터 사용군 중에서도 단순 타이핑을 하는 경우보다는 마우스 작업을 많이 할수록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마우스 작업자는 목 부위 통증은 물론 팔목과 손목, 엄지손가락 부위 근육에서도 통증을 호소한다. 거북목 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거북목을 예방하는 가장 바른 자세는 양쪽 날개 뼈를 서로 가깝게 붙여서 어깨를 활짝 펴고 고개를 뒤로 보내 귀걸이선이 몸의 중심을 지나도록 하는 것이다. 모니터나 스마트폰, 책 등은 목을 자연스럽게 세운 상태에서 턱을 살짝 당겨 시선을 아래로 10~15도 정도 아래로 볼 수 있게 높이를 조절한다. 이와 함께 어깨를 활짝 편 후 귀걸이선이 몸의 중앙에 오게 한 다음 벽과 뒤통수 중앙 사이에 집에 있는 축구공이나 배구공을 놓고 지그시 10초씩 10회 누른다. 공이 없다면 양손을 깍지 끼고 머리로 누르거나 의자의 머리 부분을 활용해도 좋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하루에 3~5회씩 틈틈이 강화 운동을 하면 좋다. 거북목 증후군 심화로 인한 대표적인 증상은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아픈 것이다. 어깨 근육이 많이 뭉쳐 있고 두통이 생기면서 쉽게 피곤해지고, 이와 더불어 작업 능률이 떨어지게 되고 신경질이 나고 과민하게 된다. 팔이 저리기도 하고 드물지만 불면증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서 병원을 찾게 되면 근육이 뭉쳐진 것에 대해 운동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실시한다. 보통 3개월 이상은 치료를 해야 자세가 교정된다. 거북목 증후군과 함께 현대인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목디스크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이나 오랜 시간 운전을 하는 직종,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 직종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스마트폰 영향으로 학생들이 걸리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선호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과 식습관도 중요하다”면서 “특히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머리와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광흠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목디스크가 있는 경우 격렬한 운동과 과도한 작업을 삼가고 특히 교통사고나 낙상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목디스크가 있는 환자가 넘어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 갑작스런 척수신경 압박 악화로 인한 척수 손상을 초래해 심하면 사지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속보] 英연구진 “코로나, 뇌손상으로 신경질환 급증” 경고

    [속보] 英연구진 “코로나, 뇌손상으로 신경질환 급증” 경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뇌손상으로 신경계 합병증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영국 연구진으로부터 나왔다. 코로나19가 호흡기관뿐 아니라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실제 영향이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진들은 8일(현지시간) 뇌 기능장애와 뇌졸중, 말초신경 손상 등 뇌에 이상이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43명의 증상을 분석한 논문을 신경학 저널 ‘브레인(Brain)’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9명의 환자가 뇌와 척수의 조직에 광범위한 염증을 일으키는 급성 확산성 뇌척수염(ADEM)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ADEM에 걸린 성인 환자는 한 달에 한건 가량 관찰되지만, 연구가 진행된 1주일간 9명이나 관찰된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치료 시 신경 관련 질환에 걸렸는지 여부도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웨스턴 대학의 뇌신경학자 에이드리언 오언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다”라면서 “이 중 일부 환자들은 회복 후에도 신경 손상으로 업무능력이 손상되고 일상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용인시, 뇌병변·지체 장애인 보행재활 돕는 로봇 도입

    용인시, 뇌병변·지체 장애인 보행재활 돕는 로봇 도입

    경기 용인시는 뇌병변 및 지체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보행재활 로봇을 도입해 9월부터 기흥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보행재활 로봇은 ㈜피앤에스미케닉스가 개발한 ‘워크봇(Walkbot-G)’으로,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소아마비 등 보행장애를 가진 이용자의 보행 훈련을 돕는다. 이용자의 체형과 장애 정도에 따라 보행속도와 걸음의 폭 등을 설정할 수 있고, 이용기록을 통해 상태가 개선됐는지를 파악해 진단 결과를 분석해준다. 입고 벗기 힘든 착용형 로봇이 아니라 러닝머신처럼 생긴 구조물 위에서 안정적으로 몸을 지탱하며 걸을 수 있어 몸을 가누기 힘든 장애인들이 보행 훈련을 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용인시가 지난 2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 활용 편익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2억1000만원을 확보했으며 여기에 시비 등 9천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시는 기흥장애인복관에 워크봇 1대를 설치해 관내 1만7000여명의 뇌병변 및 지체 장애인 가운데 신청을 받아 9월부터 보행 훈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루 1시간씩 8명이 이용할 경우 일주일(5일 기준)에 40명이 보행 훈련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민간재활병원에서 보행 재활 서비스를 받을 경우 9만원이 들지만, 기흥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할 워크봇은 이용자가 9000~1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신미영 용인시 장애인시설팀장은 “워크봇이 운영되면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분들이 먼 거리의 재활병원을 찾아가지 않고도 가까운 복지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재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국내 연구진, 척수 손상 치료법 개발… 교통사고 장애·루게릭병 치료 기대

    국내 연구진, 척수 손상 치료법 개발… 교통사고 장애·루게릭병 치료 기대

    국내 연구진이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 사고로 인한 척수 손상이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김정범 교수팀은 피부세포에 2종의 유전인자를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에 실렸다. 연구팀은 피부세포에서 원하는 세포를 곧바로 얻을 수 있는 직접교차분화 기술로 운동신경세포를 만들었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운동신경세포로 만들어지도록 해 면역거부반응과 암세포 분화 가능성을 모두 제거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세포치료제를 척수 손상 실험쥐에게 주입한 결과 손상된 척수조직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됐다. 김 교수는 “기존 기술로는 척수 손상 치료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 기술은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걸을 수 없는 척수마비 환자 치료가능한 세포치료제 나왔다

    걸을 수 없는 척수마비 환자 치료가능한 세포치료제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같은 사고로 인한 척수 손상 환자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김정범 교수팀은 피부세포에 2종의 유전인자를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운동신경세포의 재생능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이라이프’에 실렸다.신체를 지탱하는 척추뼈 안에 있는 신경조직인 척수는 뇌 신호를 몸 구석구석으로 전달하고 신체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수가 손상이 되면 운동기능이나 감각을 잃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약물치료나 외과수술로 척수손상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치료제가 주목받고 있지만 줄기세포 분화과정에서 암세포가 형성되는 경우도 환자에게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피부세포에서 원하는 목적의 세포를 바로 얻을 수 있는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이용해 운동신경세포를 만들었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운동신경세포로 만들어지도록 해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과 암세포로 분화 가능성을 모두 해결했다.기존의 직접분화 기법으로 만들어진 세포수는 너무 적어 환자 임상치료에 활용하기 충분치 않았지만 연구팀은 세포 자가증식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토록 했다. 실제로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치료제를 척수를 손상시킨 실험쥐에 주입한 결과 운동기능이 회복되고 손상된 척수조직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이 확인됐다. 김정범 교수는 “척수 손상은 산업재해에 의한 발병률이 높은데 반해 지금까지 나온 기술로 치료는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개발된 세포치료제는 기존 치료방법들의 한계를 극복해 실질적인 치료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우주여행 정말 괜찮을까…몇 달간 체류하면 뇌 부풀어 치매↑

    [와우! 과학] 우주여행 정말 괜찮을까…몇 달간 체류하면 뇌 부풀어 치매↑

    몇 달간 우주에서 중력 없이 체류하는 우주 비행사는 뇌가 부풀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건강과학센터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비행센터 등 연구진이 우주 비행사 11명(여성 1명)을 대상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체류하기 전후와 귀환 뒤 1년간 정기적으로 뇌 MRI 검사를 수행했다.그 결과, 장기간 미세 중력에 노출되는 것이 뇌와 뇌척수액의 부피를 늘리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텍사스대의 래리 크레이머 박사는 “혈액과 뇌척수액은 중력이 미세할 때 하체 쪽으로 쏠리지 않는다”면서 “뇌로 이런 유체가 이동하는 현상은 눈과 뇌 부위에서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기전)들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전에 실제로 아무도 확인하지 못한 우주비행 전에서 후까지 뇌의 백질 부피가 상당히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백질의 팽창은 사실 비행 후 뇌와 뇌척수액을 결합한 체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는 또 뇌하수체에도 변화를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완두콩 크기의 내분비기관으로 뇌하수체에서 성장부터 체온 조절에 이르기까지 신체에 중요한 호르몬들의 분비를 총괄하는 매우 중요한 곳인데 손상되면 회복 가능성이 낮다. 연구진에 따르면, 뇌하수체는 우주비행 전보다 후에 그 상하 길이가 줄어들어 더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뇌하수체의 반구형 윗부분은 미세 중력에 노출되지 않은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주로 볼록하게 나타나지만 우주비행 뒤에는 평탄화하거나 오히려 안으로 조금 들어가 오목해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유형의 변형은 높아진 내압에 노출되는 것과 일치한다고 크레이머 박사는 설명했다. 이들 연구자는 또 뇌척수액이 우주비행 전보다 더 빨리 뇌를 통해 흘러가는 것을 관찰했다. 이런 결과를 연구진은 뇌수종(수두증)과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수두증은 뇌실 안이나 두개강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뇌척수액이 고이는 질병으로, 우주 비행사가 아닌 일반인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뇌 기능의 저하 등 수두증에 관련한 증상들 역시 지금까지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관찰된 적은 없었다. 이들 연구자는 현재 인류가 이웃 행성인 화성으로 9개월 또는 그 이상의 여행을 하기 전 우주선에서 체류하는 동안 겪을 미세 중력의 영향에 대응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이 조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인공 중력인데 이는 사람을 앉거나 엎드린 자세에서 회전하도록 하는 커다란 원심분리기를 사용해 만들 수 있다. 또다른 방법은 우주에서 유체가 머리 방향으로 흐르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하지에 음압을 가하는 기술을 조사하고 있다. 크레이머 박사는 이 연구가 우주비행이 아닌 다른 환경 조건에서도 신체가 변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일반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만일 우리가 우주 비행사들에게 뇌실의 확대를 야기하는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개발할 수 있으면 이런 발견 중 일부는 정상 압력 상태에서 나타나는 수두증 등 다른 관련 질환을 지닌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북미 영상의학학회(RSNA·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 최신호(1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휠체어 타는 이들을 위한 여행스케치 만들어야죠”

    “휠체어 타는 이들을 위한 여행스케치 만들어야죠”

    여행 콘텐츠로 구독자 8만 7000명 인기 사고 후 장애인 이동권 문제 등에 관심 턱 없고 경사로 있는 카페·명소 등 소개 “저는 오늘 경비행기를 타러 갑니다.” 박위(32)씨가 지난 6월 유튜브에 영상 한 편을 올렸다. 박씨와 친구들이 미국 괌에서 경비행기 체험을 하는 내용이다. 시동이 걸리자 박씨 얼굴엔 설렘이 가득하다. 그는 조종사의 안내에 따라 조종간을 천천히 움직였다.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가 이륙했다. 박씨는 상공에서 괌을 내려다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55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휠체어로 갈아탄 뒤에도 박씨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월부터 유튜브 채널 ‘위라클’(WERACLE·영어로 ‘우리’와 ‘기적’을 합친 말)을 운영하고 있는 박씨. 구독자 8만 7000여명을 확보한 유명 크리에이터다. 여행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주로 올린다. 지난여름 때 괌뿐만 아니라 강원도도 다녀왔고,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하기 훨씬 전인 올 초에는 일본 오사카를 여행했다. 지난 11일 자택에서 만난 박씨는 “나중에 방송 여행 프로그램 진행자를 맡고 싶다”고 할 만큼 여행을 좋아한다. 박씨는 휠체어 사용자도 갈 수 있는 여행 장소들을 소개한다. 턱이 없는 카페나 숙소, 온천, 경사로가 있는 휴게소 등이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건축 설계에서 칸막이, 턱 등을 없앤 것)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씨는 말했다. “내년에는 구독자들과 함께 여행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휠체어 사용자와 같이 여행하면서 부대낀 경험이 없을 테니까요.” 박씨는 2014년 5월 3~4m 높이의 건물에서 떨어졌다. 척수 신경 손상에 따른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나서야 겨우 손가락을 까딱 움직일 수 있었다. 이후 병원 생활 6개월 동안 재활 훈련을 꾸준히 해서 지금은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 사고 이후 박씨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병원에 있으면서 저 같은 중도(후천적)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휠체어 사용자에게 불편한 보행 환경을 직접 경험하면서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내가 얼마나 무심했는지 느꼈죠.” 장애인을 수동적인 존재로만 여기는 시선도 불편했다. “친구랑 같이 기차표를 예매하러 갔는데 안내 직원이 제 친구하고만 얘기하더라고요. 저를 보살핌을 받는 사람으로만 대하는 것 같아요.” 박씨는 바꾸고 싶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왜 눈에 잘 안 띄는 걸까 생각했어요. 장애를 불행으로만 여기고 장애인의 다양하고 능동적인 삶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까워요. 그걸 꼭 바꾸고 싶어요.” 박씨가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씨는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학교를 찾았다. 전교생 500여명 중 약 25%가 장애 학생이었는데 비장애 학생들과 한 공간에서 자연스레 어울렸다. 박씨는 이 학교 교장으로부터 “비장애 학생 부모들이 ‘아이가 장애 학생들과 서로 협력하며 사는 방법을 터득하며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장애를 특별하게 보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어렸을 때부터 장애를 낯설어하지 않는 교육이 필요해요. 장애는 틀린 것도, 다른 것도 아니에요.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니까요.”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절벽서 동료 구하다 추락…보건복지부, 의상자 3명 인정

    절벽서 동료 구하다 추락…보건복지부, 의상자 3명 인정

    절벽으로 떨어질 뻔한 동료를 구하고 추락해 크게 다친 50대 남성 등 우리 주변의 의인들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상자는 직무 외의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다친 사람을 가리킨다. 보건복지부는 29일 2019년 제6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동진, 김석관, 용후권씨 등 3명을 의상자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신동진(57)씨는 지난 4월 10일 충북 제천에서 작성산 산행 중 직장동료 박모씨와 산행 중이었다. 산을 올라가던 중 박씨가 바윗길에 미끄러져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신동진씨는 손을 뻗어 박씨의 상의를 잡아당겨 구하려다 함께 절벽으로 떨어졌다. 동료 박씨는 돌이 없는 절벽 측면으로 추락해 실신했다가 곧 깨어났지만 신동진씨는 돌과 바위가 많은 절벽 중앙으로 추락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동진씨는 사지마비, 경부척수손상, 기관절개, 삼킴 곤란 등의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재활 치료 중이다. 김석관(70)씨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포천시 화동로 화현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전복된 화물차량을 발견했다. 차가 좌측으로 넘어진 바람에 운전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운전자를 구조하던 중 김석관씨는 뒤에서 달려오던 차에 들이받혔다. 이 사고로 김석관씨는 다발성 늑골 골절 및 손배뼈 골절 등 전치 8주의 상처를 입고 치료를 받았다. 용후권(51)씨는 지난해 2월 경기도 이천시 중부고속도로에서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를 목격했다. 사고의 여파로 조수석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탑승자를 발견해 차 안으로 들어가 구조 활동을 하던 중 뒤에서 달려오는 차에 들이받혔다. 이 사고로 용후권씨는 비골 골절, 하악골 골절, 뇌진탕 등으로 약 10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부는 이들 의상자에게 의상자 증서를 전달하고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 지급 등을 지원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침 치료는 과연 안전할까?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침 치료는 과연 안전할까?

    2011년 전직 대통령의 폐에서 침이 발견돼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당시 대한한의사협회는 무자격자 시술이 의심된다며 수사를 요청했지만 당사자의 거부로 누가 시술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같은 해 대전의 한 피부 관리실에서 생후 4개월밖에 안 된 아이가 부항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아토피에 효능이 있다고 사혈 침과 부항 치료를 해 쇼크를 일으킨 것이다. 침 치료는 과연 안전할까. 침 치료가 생소한 미국·독일·영국·호주 등 서양 국가는 침 치료를 검증하기 위해 안전성 연구를 많이 시행했다. 그중 2001년 영국 연구를 보면 3만 1822건의 침 치료 케이스 중 2178건(6.84%)에서만 가벼운 수준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2009년 독일에서 환자 22만 923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도 약 2.2%의 환자에게서만 별도의 처치가 필요한 이상반응이 나타났으며, 이 중 절반은 미세한 출혈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성인이 침 치료를 받을 때의 이상반응은 주사 치료 등 다른 침습적인 치료와 비교할 때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다. 그렇다면 침 치료가 소아, 임신부 등에게도 안전할까. 2011년 캐나다에서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1422명의 소아 중 168명(11.8%)에게서만 이상반응이 발생했고 대다수는 가벼운 부작용이어서 침 치료가 소아에게도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때 이상반응 대부분은 수준 이하의 시술자가 시술한 경우에 발생했다. 2014년에는 임신부에 대한 침 치료 안전성 연구가 시행됐다. 105편의 논문을 살펴본 결과 이상반응 발생률은 1.9%였으며, 그나마 침 치료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반응 발생률은 1.5%에 그쳤다. 일반인에게서 발생하는 침 치료 이상반응 발생률보다 낮은 수치다.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도 침 치료는 안전하다는 사실이 2012년 미국 연구에서 입증됐다. 항응고제 복용 환자 229명을 조사한 결과 침 치료를 병행해도 항응고 수치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14.6%에서만 경미한 출혈이 발생했다. 이는 일반적인 채혈이나 정맥주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출혈 빈도보다도 낮은 수치다. 물론 침 치료도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 침 치료를 받은 뒤 감염성 질환에 걸리거나 기흉이나 척수손상과 같은 외상성 이상반응이 나타난 사례가 종종 보도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대개 멸균 침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무자격자가 시술했을 때 발생한다. 정규 교육을 받은 한의사에게 한방 의료기관에서 일회용 멸균 침으로 치료받는다면 이런 위험성이 극히 낮을 것이다. 심각한 부작용은 아니지만 침을 맞고 과도하게 나른해질 때도 있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때는 격렬한 운동이나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간혹 침을 맞은 부위가 뻐근한 것은 혈 자리에 침을 놓는 과정에서 근육 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생겨서인데, 보통 하루가 지나면 사라지며 따뜻한 찜질을 하면 빨리 낫는다.
  • 20세기 빛낸 ‘흑인 오페라 여왕’ 제시 노먼 별세

    20세기 빛낸 ‘흑인 오페라 여왕’ 제시 노먼 별세

    네 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흑인 성악가 제시 노먼이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74세. 유족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노먼이 척수 손상에 따른 합병증인 패혈성 쇼크 등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수들과 다른 개성의 드라마티코 소프라노로 평가받는 노먼은 바버라 핸드릭스, 캐슬린 배틀 등과 함께 20세기를 빛낸 흑인 성악가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유럽으로 건너간 그는 1969년 독일에서 열린 ARD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노먼은 특히 1989년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며 전 세계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97년 당시 52세로 최연소 미 케네디센터 명예상을 받았고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을 받았다. 2001년, 2002년, 2009년 내한 공연에서 국내 관객과 만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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