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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火病 진단기준 첫 마련

    한국의 독특한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미국 정신의학회를 비롯한 세계 의학계에서 우리말 그대로 통용되는 ‘화병’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지침이 처음 마련됐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와 고대 안암병원 신경정신과 이민수 교수,고대 심리학과 권정혜·박동건 교수 등은 공동연구를 통해 마련한 ‘화병 진단을 위한 표준화된 면접지’를 최근 열린 한국심리학회 연차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기존 연구실적과 전문가 그룹의 토의를 통해 화병의 진단 준거를 마련한 뒤 이를 토대로 화병의 표준화된 면접지와 화병의 척도로 삼을 수 있는 설문지를 제작,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화병클리닉과 고대 안암병원 우울증센터의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적용시험을 거쳐 가장 타당성이 높은 항목을 선별했다. 이어 연구팀은 이 항목을 이용해 여러 그룹의 환자를 대상으로 신뢰도 검증을 실시했으며,임상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의 진료차트를 분석하는 형식으로 타당도 검증을 마쳤다.그 결과 화병 진단 면접지의 신뢰도와 타당도는 각각 88%와 84%로 나타나 다른 질병에 적용하는 기존 면접지와 근사한 결과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가슴 답답함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듯한 열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입과 목이 마름 ▲두통과 불면증 ▲억울하고 분한 감정 ▲이유없이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름 ▲두려움과 놀라움 등 특정 질환의 독자적 증세로 간주하기 어려운 증상을 화병의 진단 근거로 삼아, 그동안 표준화된 진단 지침이 없었던 화병의 진단과 이에 따른 치료프로그램 개발의 가능성을 열였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는 이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라도 화병과 우울증,정신질환의 경계가 모호해 의료계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란을 빚어왔다. 심재억기자
  • 野 ‘盧 신당발언’ 맹공/“지역감정 노골적 선동”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 지지의 뜻을 밝히자 기다렸다는 듯 18일 맹공을 퍼부었다.신당을 ‘노무현당’으로 규정하고,“그동안 노 대통령이 가면극을 벌여왔다.”고 비난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오전 상임운영위에서 “노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선동했다.”면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말이 딱 맞다.”고 쏘아댔다.이어 “정말 대통령의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통령이 당을 옮기면 결국 철새정치인이 아니냐고 국민에게 직접 묻겠다.”고 별렀다. 홍사덕 총무도 “노 대통령이 신당 지지의 뜻을 밝힌 것은 명백한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며 “최근 현대비자금과 관련해 박주천·임진출 의원을 검찰에 나오라고 통보한 것은 신당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정치권 욕보이기”라고 공격했다.김종하 중앙위의장도 “신당을 성공시키기 위해 구주류와 한나라당에 대한 먼지털기에 나선 것”이라고 가세했다. 김영선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다음달 신당 출범에 맞춰 민주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우리 당이 위기 극복을 위한 당적 포기를 촉구할 때는 들은 척도 않다가 신당 출범에 맞춰 탈당하겠다는 것은 권력 남용으로 민심을 현혹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노 대통령은 엄정중립의 선거관리 의지를 확고히 표명하고 퇴임 때까지 무당적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의 대여(對與)공세에 맞서 소장파의 오세훈 의원은 “신당은 정치개혁을 화두로 치열한 대국민 홍보전을 펼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공세 보다는)정치개혁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대한포럼] 권력 사칭이 통하는 사회

    “청와대라면 끔뻑 죽습니다.” “청와대 직원이라며 민원해결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은 열이면 열 다 사기로 보면 됩니다.” 앞은 사기꾼의 얘기고 뒤는 청와대의 공식 브리핑에서 나온 얘기다.왜 청와대라면 끔뻑 죽을까.최근 청와대 사정팀 국장을 사칭해 4억 3000여만원을 챙긴 사기꾼이 덜미를 잡혔다.이 사기꾼은 자신을 청와대 국장으로 믿게끔 하는 데 온갖 수법을 다 동원했다.그 가운데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손목시계도 동원됐다.청와대 앞 기념품점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시계가 사기꾼의 ‘마패’로 둔갑한 셈이다. 사람 사는 사회에 범죄 없을 리 없고,범죄 가운데 사기 없을 리 없다.하지만 권력사칭 사기는 그 사회의 권력만능 풍조나 부패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한마디로 권력 사칭이 통하는 사회는 권력을 빙자한 변칙과 특혜,로비가 통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다.지금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권위주의 청산,수평사회 건설과는 극단의 대척점에 있다. 한국인이 유독 권력이나 배경에 민감하다는 분석도 있다.실력 위주의 경쟁사회가 아니라 지연,학연,혈연 등의 배경이 출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심리학에서는 이를 후광효과(後光效果·Halo Effect)라고 정의하고 있다.이 후광에 유별나게 민감한 것이 한국사람이다 보니 후광은 사기의 온상이 돼왔다. 정부 수립 이래 굵직굵직한 권력 사칭사건도 이런 후광효과의 연장선상에 있다.이승만 대통령 시절(1957년)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을 사칭해 고위 공직자들에게 향응을 받은 사건이 첫 사례로 꼽힌다.이어 박정희 대통령 조카사위 사건(1966년),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사기 사건(1982년),정보사부지 사기사건(1992년),안기부 간부 사기사건(1999년) 등이 맥을 잇고 있다.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청와대나 권력 실세의 측근을 사칭한 사기사건이 김영삼 정부 때 60여건이나 됐고,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수치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출범한 지 이제 6개월이 갓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도 벌써 10여건이나 권력사칭 사기사건이 드러나고 있다.여기에는 청와대 참모라니까 확인해 보지도 않고 이메일로 보고서까지 보낸 공기업과 산하단체들도 있다.‘권력 있는 곳에 사기꾼 있다.’는 말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통용된다면 불행한 일이다.오죽하면 청와대에서 ‘청와대 직원 식별법’까지 발표했을까.권력 사칭 범죄를 뿌리뽑는 방법은 어찌보면 간단하다.권력이 제자리를 지키고,편법이 통하는 토양을 없애버리면 된다.하지만 의식개혁이 앞서지 않고서는 그 간단한 해법도 실천은 어려워 보인다.기껏해야 직원 식별법이나 내놓는 청와대로서는 풍토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 청와대 국장 사칭사건 이후 기념품 판매점측은 청와대와 협의해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시계의 일반인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고 한다.그러나 청와대 공직자의 경우는 확실한 신원이 있기 때문에 재고상품은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이런 발상은 하지하책(下之下策)이란 생각이 든다.오히려 청와대 시계의 희귀현상을 낳아 ‘사기적 가치’를 더 높여주는 것은 아닐까.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가치로 으스대는 일은 없을 테니까.청와대는 물론 우리 모두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봐야 한다.청와대 시계를 파느냐 안 파느냐,청와대 직원 식별법을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가 문제의 본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권력사칭 사기는 권력 만능주의와,권력에 줄을 대 편법으로 살아가려는 그릇된 의식이 함께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 경 홍 논설위원 honk@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7) 김우창 -격변기, 지성의 의미와 역할

    “유럽에서 도시공사를 하는데 아주 중요한 것이 역사적인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는 거예요.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역사적인 유물을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으로 봅니다.엄밀히 보면 그게 아니죠.사람은 자기 사는 환경을 똑같이 유지하고 싶은 거예요.본능적으로.왜 고향이 좋겠어요? 같은 사람,같은 환경,이런 거죠.안정된 삶을 유지하고 싶은 것.좋은 건 고칠 필요가 없어요.그러니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좋은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보수니 하는데 나는 그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통 모르겠습니다.막 뜯어고치는 걸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죠.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개혁파도 막 뜯어고치기만 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보수파도 나쁜 거 다 그대로 두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참 이해하기 어려워요.사람이 깊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야기해야죠.” 선생께서 인터뷰를 평창동 무슨 호텔 커피숍에서 하자시기에 평창동도 그렇고 호텔도 그렇고 모두 상류층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말인지라 약간 의외라는 생각으로 호텔을 물어 찾아갔다. 그랬더니 호텔이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한적하다.어떻게 보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어쩐지 호텔 이름이 생소하더라,했다.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은 선생과 인터뷰를 하겠다는 나와 녹취를 맡아준 작가 김신우,사진을 맡아준 작가 김상영씨뿐이다. 약속시간인 오전 10시를 약간 넘기면서 김우창 선생이 호텔 로비로 들어오시는데 잠시 산책 나온 듯한 간편한 차림이다.나는 선생께 세상을 보는 눈과 지성의 가치를 묻고 싶었던 참이다.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금방 쉽게 여쭈어볼 수만은 없다.나는 근일의 화제로,정몽헌 현대 아산 회장이 자살했던 사건을 들어 선생의 견해를 물었다.선생은 정몽헌 회장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그와 같은 사회의 지도층이 죽음을 선택할 만큼 우리 사회가 어지럽고 고통스러운 상태임을 강조했다. ●확고한 정책의 두 의미 “오늘의 난맥상은 어디에 원인이 있는 건지요?” “변화란 건 괴로운 거지요.한국사회는 지난 150년 동안 줄곧 변화를 겪어왔습니다.최근에도 급격한 변화에 따른 고통을 맛보고 있는 셈입니다.그런데 변화에서 오는고통과 혼란이 심할수록 정부의 정책이 중요합니다.시민들이,노동자들이 갈팡질팡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이 확고하지 못합니다. 확고하다는 건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하나는 소신대로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소신이 국민의 단합을 가져오는 쪽으로 집중된 소신이어야 한다는 거지요.이상한 고집과 소신으로 일관하면 갈등과 혼란은 더 심해집니다.현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정책상의 결핍이라고 생각해요.정부가 보여주지 못한 게 확실한 입장이죠.길을 가기 전에는 이 길이 있고 저 길이 있다,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길을 가기 시작한 다음에는 나는 이 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 그 길로 가야죠.그걸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중도에 탈락할 거고,또 민주주의 제도가 좋은 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새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그런데 길을 가기 시작한 사람이 이 길도 있고 저 길도 있다는 식으로 갈피를 못 잡으면 반대하는 사람도 정신이 없고 따라가는 사람도 정신이 없는 거죠.” 선생이 바라보는 정부는 꽤나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곳이다.이 대목에서 선생은 보다 주제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하다. ●너는 죽어라 나는 안 죽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제를 한쪽으로 치우쳐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특히 삶을 ‘집단적 사생활’로 생각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집단이라는 건 늘 개인을 통한 집단이 되어야 합니다.개인도 집단을 통해서 정의되어야 하고.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민족을 위해서 개인이 죽으라고 해도 안 되고 개인만 살고 민족은 죽어도 좋다고 해도 안 됩니다.‘집단적 사생활’을 중요시하면서 그것이 사실은 위선자들의 구실이 될 때가 많습니다.‘우리 집단을 위해서 너 죽어라’할 때는 ‘너는 죽어라,나는 안 죽겠다’하는 의도가 다분하거든요.요즘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보수,개혁이 많지 않습니까?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생전 모르겠습니다.무엇에 관해서 보수적이고 무엇에 관해서 개혁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없고 그냥 보수다,개혁이다 하는 거지요.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그냥 보수,개혁 같은 큰 카테고리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요.구체적인 이슈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구체성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자기와 다르면 무조건 보수다,진보다,이렇게 이야기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합니다.” 나는 이쯤에서 화제를 옮겨본다. “선생님을 만나 뵙기 위해서 1992년 ‘솔’ 출판사에서 내신 선집,‘심미적 이성의 탐구’를 일독했습니다.거기에는 ‘궁핍한 시대의 시인’이 다시 게재되어 있었습니다.루시앙 골드만의 ‘비극적 세계관’이라는 것을 소개하신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자아의 진실과 세계의 허위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이 현실에 굽히고 들어가는 것 말고 생각할 수 있는 태도가 세 가지가 있다,첫째는 거짓된 지성을 버리고 세상 너머의 초월적 진실 속에 은폐하는 것이고 둘째는 세상을 뜯어고치기 위해 현실 속에서 행동하는 것이다.셋째는 현실과 진실이 건너뛸 수 없는 심연에 의해서 단절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을 때,그때 제3의 비극적인 태도가 나타나는데,그것은 진실의 관점에서는 세상을 완전히 거부하되,그러나 세상의 관점에서는 현실의 것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의 진실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세상밖에 서 있을 자리가 없음을 인정하는 자의 길이 바로 ‘비극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의 길이다…,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궁핍한 시대의 시인’은… “30년 전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읽으며 쓴 글인데 당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죠.유신이 선포되고 군사정권이 강화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치적인 사태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그런데 나이가 들고 시대가 바뀌면서 생각하면 모든 게 참 쓸모없다는 생각이 듭니다.또 마르크스주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마르크스는 100년 내지 150년 동안에 일어난 일을 보고 글을 썼습니다.그런데 사람이 지구 위에 사는 게 수십년이거든요.문명이라는 게 시작된 것도 1만년인데 너무 짧게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길게 봤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참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마르크스는 혁명적인 변화를 통해서 사회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짤막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나온 생각인 것 같습니다.이 세상이라는 건 우리가 간단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없는,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사람의 판단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이죠.그러나 진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지금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김지하 시인의 시집 ‘중심의 괴로움’에 해설을 붙이신 것을 보았습니다.그 글을 통해서 김지하 시인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김지하라는 하나의 현상을 지켜보는 선생님의 냉철한 태도였습니다.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성은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지성이란 일종의 현실과의 거리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요.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힘,다 냉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또 한 사회에서 냉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모든 사람이 생활에 너무 각박하게 매달리는 게 좋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예를 들어,살인이 일어났을 때 가족이 그걸 직접 해결하려고 살인범을 잡고 복수를 하고 정의를 가려내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원시적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죠.가족의 입장에서는 이해해줘야 하는 일이지만,그러나 그걸 직접적으로 당사자나 가족이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법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문명사회죠.그러니까 어떤 거리를 갖는 객관성,사회성이 필요한 것이죠. 문명의 방법은 자기가 부닥친 문제를 거리를 갖고 생각하는 겁니다.사회 관습이 문명화되면 그 사회에 소속된 사람들도 그렇게 됩니다.자기 아이를 죽인 사람을 용서하기도 하는 일이 가능한 거죠.사회에 그런 습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습관이 안 길러진 사회일수록,강퍅한 사회일수록 그게 잘 안 됩니다.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모든 것을 당사자의 관점에서만 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를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당사자가 제안한 것,당사자가 설명하는 상황,이것이 최종적인 현실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죠.바로 지성이라는 것은 거리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말하는 거죠.참고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일반 사람들도 문제를 초연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심성을 가져야 하고 그 사회의 어떤 부분,지도자층에 있는 사람들도 그것이 필요합니다.그렇게 해서 그런 태도가 하나의 제도가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의 주목할 만한 사회적 경향 가운데 하나는 이성이나 이지보다는 감각,육체,욕망의 차원을 중시하고 그것에 따라서 행동하거나 판단하려는 태도인 듯합니다.” ●아직 이성의 가치 신봉 “여러 문화적 풍조상 그걸 나무랄 수만은 없죠.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직접적으로 제공해주는 감각적인 세계를 무시하고 모든 걸 논리적인 관점에서 판단해버리면 생활이 무미건조해지고 재미가 없어집니다.그러나 동시에 복잡한 사회일수록 사람이 사회 속에 산다는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나하고 다른 사람 사이에 여러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거지요.그런데 그 경계선이라는 게 감각으로는 안 섭니다.합리적·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란 전체를 파악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그 전체 속에 구획을 만들어놓을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자유라는 것은 내 맘대로 살되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제한된 자유여야 합니다.내 맘대로 사는 것은 감각적인 자유죠.젊은 사람들이 감각적인 것만 좋아한다면 그 감각적 삶도 불가능하게 되는 혼란만 낳게 될 겁니다.칸트가 한 이야기가 있어요.사람이 서로 같은 걸 좋아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그러나 사회라는 게 그렇지가 않지요.일례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오스트리아의 황제가 있습니다.나는 참 이 땅을 좋아하고 이 산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그러니까 프랑스 황제가 우리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나도 참 좋아한다고 합니다.이렇게 되면 결국 어떻게 되겠습니까? 감각적인 것은 좋은 면이 있습니다.서로 통한다는 것은 좋은 거지요.그러나 감각은 이성이 제공해주는 구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나는 아직도 이성의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이겠지요.” 선생의 말씀은 평범한 것 같은데도 세상을 오래 살면서 냉철하고도 차분한 생각을 가다듬어온 이력이 묻어난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께서 밖으로 나가시기에 배웅을 해드리려고 호텔 현관 쪽으로 따라 나섰다.자동차를 운전해 왔다면서 열쇠를 꺼내 바로 앞 주차장으로 가셨는데 어느 자동차인가 했더니 낯익기는 하지만 단종된 지가 벌써 오래인 차종이다. 차가 워낙 오래되어 그런지 엔진 소리도 낡아빠진 차답게 괴괴,요란스럽다.그런 차를 몰고 선생은 훌쩍 호텔을 떠나버렸다.나는 사진을 찍어주러 함께 온 김상영 씨에게 물었다.저게 뭔 차죠? 뭐긴,엑셀이지.그렇군요.선생의 소탈함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펴온가 김우창 전쟁 후의 어려운 시기에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간 1930년대생 가운데 문학 비평을 하는 사람이 둘 있다.하나는 1937년생 김우창이요,다른 하나는 1938년생 백낙청이다. 대개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이 그곳 장점에 취해 이곳을 폄하하기 일쑤인데 이 두 사람에게는그것이 없다.이곳이라는 ‘제3세계’ 현실로 돌아와 시대와 함께 사색과 고난의 길을 걸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들이다. 김우창,1937년 전라남도 함평 출생.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울대 정치학과를 다니다 영문과로 옮겨 학교를 졸업하고는 멀리 미국의 코넬대와 하버드대에 유학했다.서울대학교 교수를 거쳐 고려대학교에 재직했으며 얼마 전에 정년을 맞았다. ‘궁핍한 시대의 시인’(1974),‘지상의 척도’(1981),‘시인의 보석’(1992) 등으로 이어진 김우창 비평은 군사정권 아래서 살아가는 지성인의 사색과 고뇌의 깊이,야만적인 세계를 견디는 지성의 힘을 보여주었다. 최근들어 펴낸 비평집 ‘정치와 삶의 세계’(2000)는 그의 사상이 현실적인 세계 속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 직장男 30% ‘허리 비만’/흡연·불규칙한 식사탓

    한국인의 허리가 위험하다.직장인 남성 10명 중 3명의 허리가 비만이며,이는 흡연과 불규칙한 식사,과중한 스트레스 등 평소의 생활습관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는 최근 LG홈쇼핑과 대우건설 등 5개 기업 임직원 790명(남성 450명,여성 340명)을 대상으로 허리둘레 및 평소 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조사를 받은 남성의 28.6%인 129명의 허리둘레가 90㎝(36인치)를 넘는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조사를 받은 남성의 20.4%(92명)가 지방간,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허리둘레가 85㎝(34인치) 이상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생활습관병 유병률이 3배 이상 높아 허리둘레가 생활습관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에 비해 여성은 비만의 기준이 되는 허리둘레 80㎝(32인치) 이상인 사람이 73명으로 전체의 21.5%를 차지했으나 생활습관병을 가진 사람은 20명으로 전체의 5.8%에 그쳐 남성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남성의 평균 허리둘레가 비흡연자에 비해 1.2㎝ 더 길었고 여성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무려 4㎝나 더 길어 흡연이 살빼는 효과가 있다는 세간의 인식을 뒤집었다.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남성의 평균 허리둘레는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남성보다 2.3㎝나 더 길었다.또 과식을 자주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허리둘레가 6.4㎝나 길었으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강도가 클수록 허리둘레도 더 길게 나타났다.‘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남성의 평균 허리둘레는 87.2㎝로 ‘별로 스트레스를 안받는다.’는 사람보다 4.6㎝나 길었다. 조사 대상중 남성 35.6%,여성 40.3%가 최근 2년간 체중이 5㎏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서울백병원 강재헌 교수는 “허리둘레는 체중보다 건강에 더 중요한 척도”라며 “남성은 36인치,여성은 32인치 이상이면 생활습관병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우선은 요인을 제거하되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심재억기자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5)이어령-세계사 새 조류와 한국 지성인

    “우리는 지금 하나의 벽화 앞에 있다.그것을 너무 떨어져서 또는 너무 가까이 가서 바라보면 안된다.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것이다.말하자면 형상의 윤곽만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원거리와 반대로 어느 부분의 디테일만 보이는 근접된 거리에 서지 않는 것이 좋다.”(이어령 ‘저항의 문학’(1959)중에서) 전후문학(戰後文學)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어령 선생의 글을 접한 적이 있다.무덤 속에서 죽은 이상(李箱)을 깨워낸 그는 당대의 한국문학에 현대성과 보편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그리고 지금도 그는 한국사회의 한 끝에 서 있다. 어느 날 아침 라디오에서 기업가들을 앞에 놓고 세계사의 향방을 이야기하는 선생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그 젊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하시는 말씀이 최신식이었던 까닭이다.나는 오늘도 그런 기대를 안고 선생을 찾아갔다. “문명비평가로서,중앙일보 고문으로서 선생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내 나이가 이제 고희를 지났습니다.새로 시작하기보다는 정리하는 쪽으로 하려고 합니다.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하나는,내가 본래 문학평론을 했기 때문에 현암출판사 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와 소설을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방식으로 정밀 분석하는 시리즈를 내려고 합니다.두 번째는 10월부터 일본문화연구소의 초청으로 일본에 장기체류하게 되는데 거기서 동아시아 문화 읽기를 시리즈 방식으로 써나가려고 합니다.마지막은,서양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한국의 입장에서 새 문명의 지도를 그려보려는 뜻에서 세계 각국을 주유하면서 석학들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잘 알다시피 영국·미국·호주·필리핀·싱가포르·일본 이런 나라들은 해양 국가들입니다.미국이라는 게 큰 대륙이지만 문명사적으로 보면 유럽에서 떨어져나간 섬이죠.일본이 대륙권 문화에서 떨어져나간 섬처럼 말이죠.소위 섬들의 문화입니다.그런 해양 세력 하고 유럽 중심 속의 유라시아 하고 우리나라·러시아·중국 등을 대비해 보려고 합니다.그러니까 사실상 문명 충돌은 헌팅턴이 본 것처럼 이슬람 대 기독교,이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지정학적인,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부딪치는 관계인 거죠.우리는 반도라는,양립성을 가지고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 세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선생을 문명비평가라 칭한 것은 잘한 일 같다. “선생님께서는 1934년생이신데요.어느 누구보다 부단한 갱신을 이뤄 오셨습니다.이를 가능케 한 시대나 세대상의 배경은 없을는지요?” “내가 성장하던 시대는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게 없었던 시대였죠.서울의 도시체험이라고 하는 것도 첨단 도시가 아니라 완전히 폐허의 도시였어요.전쟁 때문에 울타리도 없고 길거리도 없고.한마디로 우리 세대는 자기 정체성마저도 상실된 시대이기 때문에 제로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나는 이것이 굉장한 불행인 줄 알았는데 내 일생을 살아가는 데 귀중한 체험이 되었습니다.연필이 왜 좋은가.만년필이 있고 볼펜이 있는데.지울 수 있기 때문이죠.한번 쓰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게 요즘 젊은 세대들이 아닌가 해요.386세대,한총련세대 전부 지워지지 않는 볼펜 같습니다.우리 세대는 확실하게 지워질 수 있었습니다.끝없이 자기를 소거했던 거죠.내가 컴퓨터를 좋아하는 것은 아무리 어마어마한 것이라 해도 컴퓨터는 딜리트 키 하나만 누르면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이 쾌감이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겁니다.이것이 지금까지의 내 문학이론의 기본적인 바탕입니다.끝없이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자기를 몰입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선생은 말을 끊을 사이도 없이 숨 가쁘게 말씀을 이어간다.나는 선생의 어조와 표정에서 씌었거나 들린 사람의 표징을 본다. “선생님은 문학비평에서 문명비평으로 그 폭을 넓혀 오시지 않았던가요?” “내가 역사나 사회로부터 도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문학이라는 것은 사회개혁의 수단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이지 내가 사회와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나 보고 직함이 많다고 하는데,그러나 나는 너무나도 단순하게 살아왔습니다.창조적 상상력을 위해서 일평생을 바쳤고,그것이면 뭐든 가리지 않고 지적 호기심을 바쳤다고 할 수 있지요.책도 그렇게 읽었고.다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인생이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재미없게 왜 한 우물만 파느냐.토끼도 수십 마리 쫓아라,놓쳐도 좋다,수백 개의 우물을 파라는 겁니다.끝없이 수맥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우물을 하나 파서 마십니까.나는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고 토끼를 잡는 사람도 아니고 토끼를 쫓고 우물을 파는 사람,창조가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습니다.진짜로 토끼를 잡아서 놔주면 내 작업은 끝난 거예요.이것을 잡을 때까지 전심을 다하는 그 긴장을 나는 사랑하는 것이지 토끼 잡아서 뭐합니까.내가 목마름의 갈증이 있는 한 나는 또 하나의 우물을 파지만 우물을 파서 마셔도 내 갈증이 없어지지 않는데 내가 왜 한 우물만 팝니까.우물 파기와 토끼 잡기,이것이 내 평생의 일이지요.” 이제 나는 질문을 선생의 문명비평 쪽으로 돌려본다.“선생님께서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쓰신 칼럼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불러일으켰던 것으로 아는데요.” “내가 그 칼럼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오늘날 전쟁이 뭐냐 하는 것이었어요.새로운 시대에 있어서의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평화다,반전이다,참전이다를 가릴 것 없다는 거죠. 우리의 생활 곁에 끝없이 선고받은,종전 없는 전쟁이 들어섰다는 거죠.부뚜막에 전쟁이 올라와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죠.그것을 갖다가 모럴문제,환경문제,발전문제로만 보는 것은 좁다 이거죠.그러니까 새롭게 보아야 하는 것이죠.” “오늘날 세계는 이라크 전쟁,북한의 핵문제 같은 ‘낡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가 하면 초국가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나날이 새로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과연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는지요?” “오늘날 어느 나라를 보든지 세계 시스템이라는 것은 국민국가예요.국민국가라고 하는 틀이 점점 커져서 글로벌화하다 보니까 다민족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어요.중국 같은 나라가 55민족이 사는 나라가 아닌가 말이에요.미국도 다민족 국가고.스위스도 조그맣고 말레이시아도 조그마하지만 전부 다민족 국가예요.언어도 다 다르고.그게 바로 네이션 스테이트예요.그런데 지금 남들은 그런 국민국가에서 벗어나서 국민국가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국민국가는커녕 통일도 못하고 있단 말이죠.그런 와중에도 한국은 세계적인,소위 보편적인 시스템에 들어서 있습니다.한국은 지금 세계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보편 시스템에 들어와 있는 걸 거부할 수가 없어요.인권,보편주의,보편성,합리성,자유,평등 이걸 거부할 수가 없어요.북한은 80%의 질서 속에 남아 있고 우리는 20%의 질서 속에 들어와 있어요.지금 남한은 20% 중에서,세계 IT 국가 중에서도 최강국이다 이거예요.이걸 잘 알아야 된단 말이죠.그러니까 민족주의적 감상으로 보면,핵문제 등에서 물보다 피가 더 짙다고 얘기하면서,정권이 뭐 민족이냐 이런 디테일한 문제를 따지기 전에 그냥 진짜 민족이다 우리끼리,그러니까 남의 나라가 위협하면 같이 싸워야 된다,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현실적으로는 북핵문제라든지 이웃나라와의 공조문제라든지 했을 때는 20%에 속해 있으면서도 80%에 남아 있는 북한을 아우르는 데에서 오는 사고의 편차,물질적 경제적인 편차,국제적 외교관계들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지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요?” “소위 ‘엔드 오브 히스토리(end of history)’, 역사는 결론이 났다.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렇게 보았습니다.헤겔식 절대주의죠.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충돌론에서 정반대로 문화는 상대주의다,어느 하나가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나는 후쿠야마도 헌팅턴도 잘못됐다고 봅니다.문명충돌이라고 할지라도 이슬람 하고 이렇게 싸우는 것이 아니죠.명색은 지금 이라크와 미국이 붙어서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싸우는 것 같지만,그러면 왜 유럽이 미국하고 손잡고 싸워야 하는데 안 그러느냐.왜 이슬람국가들이 다 같이 싸우지 못하고 방관하는 나라가 있느냐는 거죠.지금은 소위 지정학적 내셔널리즘이 지배하고 있어요.글로벌까지도 아니에요. 지역 컬처입니다.그럼 지역 컬처는 뭐냐.크게 보면 대륙문화권과 해양문화권의 충돌입니다.그러니까 세계를 좀더 복합적으로 크게 보아야 합니다.이런 눈으로 우리 반도를 보면 우리는 국내적으로가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볼 수 있어요.그렇다면 혼자,일국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고 어딘가와 연맹을 지어야 하는데 이념적 연맹이 아니고 세계 시장질서 속에서 하나의 경제권이라는 연맹을 맺어야 해요.쉽게 말하자면 세계시장이 글로벌리즘으로 바뀌면서 경제내용이 바뀌었다는 거지요.물동 중심의 경제가 지금 문화 콘텐츠 중심 경제로 바뀌고 있어요.배고픈 경제로부터 눈 고픈 경제,귀 고픈 경제로 바뀌고 있어요.이러한 경제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공유권을 만들어야 합니다.이것은 정치이념이나 경제이념 하고는 달라요.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나라 위에 경제 공동체가 생기고 그것이 한 단위가 되어 세계시장에 참여하게 되는 거지요.그러니까 결론은 창조적인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화석처럼 굳은 사고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강렬한 해체를 통해서 재창조해야 합니다.” 선생의 사고는 크고 넓다.그 속에서 나는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선배들의 세계관을 엿본다.386이라는 이름으로 한정된 세계관으로는 이 세계관에 맞서 양립할 수가 없음이 명약관화하다.큰 사고가 없이는,우물 안 사고로는 한국사회는 이미 대적할 수 없는 괴물이 돼 버린 것이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문명비평가 이어령 ●긴장감 부르는 예리한 눈매·맺힌 입술 이번이 몇 번째 만남인가.나는 선생을 기억하지만 선생은 기억이 없으시다.‘구운몽’에 그런 구절이 있다.귀인은 잊기를 잘 한다고.귀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리고 귀가 긴 선생.집안이 원래 대대로 장수를 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었는데 앞에 우뚝 선 모습이 칠순의 연세에 그렇게 단단해 보일 수가 없다. 옛날 1950년대,1960년대 문학잡지에 나오는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모습에서 그렇게 변한 게 없다.안경 너머로 눈매가 날카롭다.맺힌 입술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게 한다.저 모습 어디서 그 예민한 비평 감각이 솟아오르는 것인가. ●한국문학에 현대성·보편성 척도 제시 1934년생 충남 아산 출생.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 시절부터 28세로 요절한 천재 이상(李箱)의 문학을 재발견해 냈다. 1950년대 후반에 걸쳐 김동리,조연현,서정주 등 이른바 문협 정통파의 전통주의,복고주의에 대해 전통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구세대 문학에 대한 전후세대 문학의 독자성을 주장했다.(‘저항의 문학’)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특히 문학의 창조적 측면에 언어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비평활동을 전개하면서 김수영 등과 이른바 불온시 논쟁을 벌이면서 ‘문학적’ 저항을 주장했다.소설가 남정현이 ‘분지’로 필화를 겪을 때 증인 신분으로 변론을 맡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이화여자대학교에 재직하면서 ‘장군의 수염’ 등을 위시한 소설 창작,‘문학사상’ 창간,이후 문화부장관,중앙일보 고문 등을 지내면서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현대 한국문학에 현대성·보편성의 척도를 제시해온 비평가다.
  • [CEO 칼럼] 우리미래 도덕성 회복으로

    사회가 어지럽고 혼란스럽다.정부의 리더십 부족과 북핵문제,경제 침체,노사 갈등과 파업,청년실업,각종 부정부패 사건 등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힘들다.대형 사건에는 으레 정치인과 사회 저명인사,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를 살려 가까운 장래에 2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하지만 소득 2만달러 시대란 이토록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나라에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그래서 좀 더 냉철하게 우리를 돌아보면서 얽혀있는 난제를 풀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과거 수십 년동안 땀 흘려 일한 결과 국제적으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경제적인 삶의 질 또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하루 하루가 어지러울 정도로 사건,사고가 터지고 있는 지금의 사회 시스템으로는 우리의 진정한 미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믿음이다. 사회가 이토록 혼란에 빠진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내재되어 있다.우선 소위 지도층 인사와 가진 자들의 전도된 가치관이 문제다.자신의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물질 만능주의적 사고는 지금 횡행하는 사회병리 현상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법이 제구실을 못한다는 점이다.법은 계속 만들어지지만 지켜질 수도 없는 법들이 많아 존재가치와 목적이 사라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세번째는 사회의 불문율과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서구 사회는 구성원들간에 암묵적으로 합의된 불문율과 사회규범을 어겼을 때 작동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자정작용(自淨作用)을 한다. 마지막으로 도덕성 회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많은 국민들이 부정부패나 도덕성 타락을 개탄하고,이로 인한 좌절감과 상실감으로 신음하고 있지만,정작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무덤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 가운데 우리가 진정 절박한 심정으로 대해야 할 과제는 바로 도덕성의 회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의 이해와 전략이 필요하다.우선 이 과업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기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최소한 50년 내지 100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국민정신개조운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다음은 그저 ‘잘해 보자’는 식의 호소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는 일이다.사회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개별 시스템들이 호환되며 선순환을 거듭하는 기틀을 구축해야 한다.또 규제 일변도의 법을 혁파하고,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어 철저히 집행함으로써 국민들이 ‘법을 지키면 이익’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범 사회적인 도덕성 회복 운동을 전개하는 일이다.과거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 아래 온 국민이 똘똘 뭉쳤던 새마을운동의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 또한 국민적인 정신재무장 운동으로 충분히 승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덕성 회복은 혼탁한 사회를 구하고 우리의 미래를 여는 데 시급하고도 필수 불가결한 국가적 어젠다이다.인간다운 삶에 대한 척도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님이 분명할진대 우리는 그 당위성을 인정하고,이미 황폐화되다시피 한 우리의 자아를 ‘도덕의 거울’에 비추어 보는 일에서부터 단초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김 종 훈 한미파슨스 대표
  • 쏟아지는 쓴소리 /임금은 ‘세계일류’ 기술은 ?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타결로 15년차 생산직(40대 초반) 연봉이 평균 60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내 현실을 감안 할 때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작 현대차측은 “돈 잘 버는 회사가 돈을 많이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2005년까지 세계 자동차 업계 5위(현재 7위) 진입을 목표로 삼은 만큼 잉여금을 ‘곶감 빼먹듯’ 해선 안된다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지금처럼 R&D(연구개발) 투자에 소홀할 경우 ‘5위 목표’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따라잡을 경쟁 상대는 많은 데 ‘일류 흉내’만 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기술 수준은 10년 이상 격차 현대차의 R&D투자나 차세대 자동차 개발 수준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 비율은 포드 5.7%,혼다 5.5%,도요타 4.5%인 반면 현대차는 3.5%에 불과했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로 저공해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개발,일본과미국 등에 이미 판매 중이며,내년에는 ‘프리우스’ 2세를 출시한다.포드도 내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모델 2만대를 내놓는다.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양산은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구매력 평가 인건비 6만6710달러 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인건비는 4만 261달러였다.GM은 6만달러,도요타는 8만 8824달러였다.그러나 1인당 인건비를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구매력평가 인건비란 근로자가 임금을 받아 실제 일상 생활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를 따지는 척도다.구매력 평가 인건비는 현대차가 6만 6710달러로 GM(6만달러),포드(6만 8140달러)과 비슷한 수준.세계 7위 업체가 1,2위 업체와 같은 수준인 것이다. 국민소득에 견줘보면 현대차의 인건비는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현대차의 2001년 1인당 인건비는 3만 2401달러로 1인당 국민소득의 3.64배였다.혼다(9만 56175달러)는 2.9배,도요타(8만 8824달러)는 2.69배,포드(6만 6737달러)는 1.87배다. 한양대 기계공학부 선우명호 교수는 “현대차가 세계 일류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1인당 생산대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면서 “인기 차종의 생산라인과 비인기 차종 생산라인 직원을 서로 바꿔 작업의 유연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윤창수기자 geo@
  • 7차 서울동시분양 378가구 공급

    5일부터 청약을 시작하는 7차 서울시 동시분양에서는 6개 단지,378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건설업체들은 당초 12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다.그러나 6차 동시분양 결과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청약열기가 가라앉고 여름 비수기가 겹쳐 공급 시기를 조절하는 바람에 일반 분양분이 대폭 줄어들었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가 전체 물량의 73%를 차지한다. ●서초·한남동 인기 아파트 등장 강남권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서초동에서 111가구를 분양한다. 현대홈타운 아파트는 그린연립을 재건축하는 것으로 모두 80가구 단지.이중 34가구가 일반청약자의 몫이다.서초역이 걸어서 5분 거리.수요층이 두꺼운 33·47평형만 공급된다. 포스코건설은 서초동 2곳에서 아파트를 분양한다.61∼74평형으로 대형 평형 위주다.더#서초 오데움은 현대빌라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로 66∼88평형으로 설계됐다.127가구 중 77가구를 일반공급으로 내놓았다.우면산 조망이 가능하고 강남 8학군으로 교육환경도 뛰어나다. 대림공영이 용산구 한남동에 짓는 대림 아르빌은26∼56평형 66가구다.이 가운데 23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남산과 한강 조망이 빼어나다.6호선 이태원역을 걸어 다닐수 있다. ●규모 작아 청약 분위기 척도 안돼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공급하는 강남권 아파트는 브랜드 파워를 갖췄다.한남동 대림공영 아파트 역시 입지가 빼어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분양가가 비싼 데다 한일 유앤아이를 빼고는 ‘나홀로 아파트’라는 점이 흠이다.입지가 떨어지고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 단지는 미분양 발생이 우려된다. 류찬희기자 chani@
  • [녹색공간] 만들어가는 건강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1997년 현재 73세에 이른다.1960년에 55세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8년을 더 살게 된 것이다.어떤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은 1840년 이후 매년 3개월씩 증가해 왔으며,이런 추세대로라면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자료를 분석해 보면,평균수명의 증가현상은 주로 영아사망률의 극적인 감소와 폐결핵 등 감염성 질병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 그 주요 원인이 있었다고 한다.영아사망률이 감소했다는 것은,출생이라는 사건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그다지 위험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는 걸 의미하는데,많은 사람들은 그 공을 현대의학의 발달로 돌리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렇다면 현대의학의 중심지이며 국민총생산의 14%라는 막대한 비용을 의료비로 지출하는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하지만 UNICEF가 1996년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미국의 유아사망률은 산업화된 서구 국가 중 25위라는 치욕적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폐결핵 등 감염성 질병에 의한 사망이 크게 줄어든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도 현대의학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19세기 중반부터 1960년대까지의 주요 원인별 사망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폐결핵과 백일해,홍역 등 감염성 질병에 의한 사망은,항생제가 발명되고 백신이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회의학자들은 평균수명이 연장된 것은 질병의 원인균을 발견하고 그것을 죽일 수 있는 항생제를 발명한 의학자의 덕이라기 보다는,주거환경을 개선하며 빈곤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정치가와,모성보건에 관해 헌신적으로 교육한 간호사나 교사의 덕으로 돌리고 있다.그렇다고 현대의학이 우리의 건강에 기여한 바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이제 우리는 더 이상 피부에 난 종기 때문에 죽지도 않고,당뇨병 환자라도 인슐린을 투여하기만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신부전 환자라도 정기적으로 투석치료를 받거나 신장이식수술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도있다. 문제는,이와 같은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구매하기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막연한 정서가 만연해 있다는 데 있다.매스미디어는 연일 무병장수 시대를 말하고,의료산업은 이렇게 만들어진 상징을 이용해 각종 건강상품을 생산하며,대중은 무비판적으로 그것을 소비한다.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의학상의 주요 발견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별 효용이 없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언론은 당장이라도 커다란 진전이 있을 것처럼 호들갑이고 산업체는 발 빠르게 그것을 상품화하며,기대를 키운 환자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일선의 의사에게 실망한다. 하지만 성형수술의 횟수가 아름다움의 척도가 아니듯이 의료서비스의 소비 정도가 건강의 기준일 수는 없다.건강은 나 혼자의 재산이 아니라 내 가족과 직장,그리고 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가치이고 과정이어야 한다.그렇다면 우리의 보건의료정책도,기왕에 생산된 의료서비스를 분배하고 소비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건강을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바뀌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강 신 익 인제대 의대 교수 의철학
  • [편집자문위원 칼럼] ‘세계인’기획 차별화 돋보여

    직업상 신문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자연히 많은 신문을 비교하게 된다.그럴 때마다 드는 의문 한가지는 특파원이 보내오는 기사가 현지 언론이 보도한 내용들을 번역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기사에 인용한 언론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훨씬 상세한 보도에 접할 수 있는데도 마치 기자만 아는 듯이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대한매일의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기획시리즈는 다른 신문과 차별화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또 주요지면에 특정 이슈를 집중 조명하고, 간단히 알려야 할 기사는 ‘뉴스플러스’라는 단신으로 처리하는 방식도 돋보인다.하지만 단신도 최소한의 기사 구성요건은 갖춰야 한다. 7월16일자 2면 뉴스플러스에 실린 ‘한국의 언론자유도 아시아 7위’라는 단신은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이 기사는 대한매일을 비롯, 조선과 동아일보 등 3개 신문에만 보도됐다.그러나 기사 내용 중에는 평가를 내린 홍콩의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가 어떤 기관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또 제목은 아시아7위라고 되어있었지만 기사에는 미국과 호주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었다.일부 국내언론은 국경없는기자회(RSF),국제언론인협회(IPI),프리덤하우스 등 국제언론단체들이 발표하는 우리 언론에 대한 자유도 평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언론자유에 대한 평가척도는 정치권력만이 아니다.언론사주나 데스크,광고주나 정치권력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산재한다.언론자유 제한이 정치권력의 압력과 동일시되는 잔영이 가시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는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언론재단이 언론인 7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0%가 ‘편집·보도국의 내적 구조’를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있다. 28일자 2면에는 ‘인터넷 국정신문 9월 발간’소식을 단신으로 보도했다.이 기사는 15일자 6면에 3단으로 단독 보도한 내용이었다.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와 ‘김운용 파문’은 7월1일부터 보름이 넘게 지면을 지루하게 장식했다.7월7일자 3면 ‘현지 참석자들이 본 훼방설’기사는기사화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내용이었다.세 명의 기자가 투입돼 정부 고위관계자에서부터 재계관계자에 이르기까지 여섯 꼭지의 인터뷰를 넣었지만 취재원을 밝힌 것은 하나도 없었다.아무리 심증이 가는 사건이었더라도 김운용씨 입장에서도 생각해 봤어야 했다.독자입장에서 보면 평창 유치실패와 김운용 관련기사는 제2의 옷로비 보도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언론환경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아야 할 저널리즘의 핵심원칙은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1997년 ‘저널리즘의 미래를 염려하는 언론위원회(CCJ:Committee of Concerned Journalists)’가 2년간에 걸쳐 이에 대해 대대적인 해법찾기를 시도했다.3000여 명이 참석한 21번의 공개토론회,300명이 넘는 언론인들로부터 들은 증언을 집대성해 2001년 ‘저널리즘의 기본요소’라는 이름의 책으로 발간했다. “익명의 취재원을 기사 속의 첫 번째 인용으로 절대 사용하지 말라.” 이 책에 나오는 ‘익명의 취재원’부분에 나오는 강령이다.언론 종사자들이 다시 한번 음미해볼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최 광 범 한국언론재단 조사분석팀장
  • 막오른 세계배드민턴선수권 / 두번의 실패는 없다

    아테네올림픽 금라켓 ‘시동’. 제13회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28일 영국 버밍엄 국립체육관에서 막이 올라 50개국 350여명의 ‘셔틀콕 전사’들이 다음달 3일까지 치열한 메달 사냥을 벌인다. 2년마다 남녀 단식과 복식,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걸쳐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각국의 내로라하는 간판 스타들이 모두 참가해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내년 8월 열리는 아테네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이번 대회 챔피언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한국 배드민턴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군림했다.하지만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불명예를 회복하고 정상의 위치를 재확인한 뒤 내년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쓸어담겠다는 각오다.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무려 금메달 3개에 도전한다. ●‘환상의 복식조' 만리장성을 넘어라 한국이 노리는 금 3개 가운데 정상에 가장 근접한 종목은 ‘환상의 복식조’ 김동문(28·삼성전기)-나경민(27·대교눈높이)이 나서는 혼합 복식.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김동문과 ‘셔틀퀸’ 나경민은 98년부터 짝을 이뤄 각종 국제 대회를 휩쓸며 세계 코트를 평정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앙숙이자 천적인 중국의 장쥔-가오링이 고비마다 걸림돌이 되고 있다.김-나조의 우승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은 시드니올림픽에서 무명의 장쥔-가오링조에 일격을 당하며 8강에서 탈락,국내 배드민턴계를 초상집으로 만들었다.이어 이듬해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막판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해 충격을 더했다. 장쥔-가오링은 투어대회에서 김-나조에 완패하면서도 큰 경기에서는 유독 김-나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국내 관계자들도 김동문-나경민조에 징크스가 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장쥔-가오링조는 김-나조(세계 7위)와 이번 대회 정상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여기고 있는 김동문과 나경민이 이 대회에서 징크스를 깨고 아테네 정상 등극의 발판을 구축할 지 주목된다. ●불모지 단식에서 금메달 야심 지난 1977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창설된 이후 남자 단식은 중국 인도네시아 덴마크 등 3개국만이 돌아가며 정상을 밟았다.한국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단식 스타가 탄생했다.김천시청의 이현일(23)이다.서울체고 2년때 작은 체구에도 불구,명석한 판단력과 타고난 순발력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현일은 지난해 미국 일본 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올 스위스오픈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더니 단체전인 세계혼합선수권대회에서 세계 1위 첸훙(중국)을 2-0으로 완파,세계 배드민턴계에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이현일의 등장으로 복식 강국 한국은 올림픽에서 금 3개까지 노리게 된 것.높이와 체력의 열세를 순발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이현일(세계 14위)은 이번 대회에서 첸훙은 물론 맞수인 히다얏 타우픽(인도네시아·8위)과 맞서 첫 우승을 일궈낸다는 다짐이다. 김민수기자 kimms@ 월드랭킹 시드배정에 결정적 역할 올림픽 메달을 염원하는 각국의 배드민턴 선수들은 월드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월드 랭킹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척도인데다 초반 강호들을 피해 메달권으로 순항할 수 있는 시드 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국제배드민턴연맹(IBF)은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내년 4월 코리아오픈까지 16개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월드랭킹을 산정,출전 티켓과 시드를 배정하게 된다.이 때문에 선수들은 각종 국제대회를 순회하며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한국은 10개 국제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첫 대회가 이번 세계선수권.랭킹 포인트가 가장 높아 대부분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7스타급’ 대회로 1위는 600점,2위는 510점이 주어진다.또 코리아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 등 6스타급 대회는 우승 포인트가 540점으로 높지만 1스타급 대회는 240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각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은 단시간에 높은 포인트를 챙길 수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모두 나선다. 높은 시드를 배정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강호들을 분석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김민수기자
  • 집값통계 ‘업그레이드’

    주택 관련 통계가 확 바뀐다. 28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가격 움직임을 보다 정확하게 조사,분석하기 위해 국민은행이 맡고 있는 ‘주택가격 동향’의 아파트 표본과 모니터(부동산중개업소) 수를 다음 달부터 배 이상 늘려 운용키로 했다. 또 단순 주택 가구수 파악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주택관련 통계에 올해 말까지 주거만족도·주택성능 등 질적인 척도를 가미,주거수준과 관련된 통계기반도 갖추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발표하는 주택가격의 신뢰성이 올라가고,복지정책 차원의 주택 통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통계의 신뢰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선 모니터의 자질 향상과 성실 신고,실거래가격 노출이 전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택가격 통계 믿을 만해 진다 건교부는 국민은행 주택가격(아파트값)통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표본 수를 2800개 평형,8400개에서 5500개 평형,1만 5000개로 늘렸다.연말까지는 표본 수를 1만 7000개로 늘리고 조사 대상에 연립·단독주택도 포함할 계획이다.아파트값 조사 대상도 28개 도시에서 벗어나 전국 시·군·구 단위로 확대해 지역별 주택가격 동향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의 조사,분석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건교부는 내년부터 국민은행에 2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이 주·월간으로 조사,발표하는 주택가격동향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잣대로 이용되는 공식적인 주택가격 통계다. 이용승 국민은행 연구소장은 “가격 표본수를 확대,지역별 자세한 주택가격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고,통계오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적 통계를 질적 통계로 개선 내년부터는 주택보급률과 같은 ‘양적’통계뿐 아니라 최저주거실태,주거만족도,주택성능 등과 같은 ‘질적’통계도 나온다.새로운 내용으로 실질적인 주거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통계치이다. 주택관련 새 통계가 마련되면 국민주택기금 지원 초점도 주택시장 안정·주택공급 확대에서 주거복지지원·주거질 향상으로 바뀐다.주택금융수요 파악이 쉬워져 저소득층의 주거지원에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교부는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각종 주택관련 지수를 고치기로 했으며,최근 주택정책관련 통계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불경기땐 이 企業을 주목하라

    |워싱턴 백문일특파원|경기가 침체에 빠졌을 때 증시에선 어떤 기업들을 주목해야 할까.이들 기업의 움직임을 통해 경기의 흐름과 증시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까.미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CNN방송은 최근 증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기업 9개를 소개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미 최대의 여행사이자 3위의 신용카드 회사로 소비자 신뢰도와 경기회복 여부를 반영한다.매출이 늘었다면 9·11테러 이후 위축된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말해준다.전문가들은 올해 실적이 1년전보다 10%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듀폰 경기 회복 전망이 늘고 있지만 화학산업은 여전히 침체에서 헤매고 있다.그러나 경기가 상승국면에 진입하면 제조업체에 다양한 원자재를 제공하는 듀폰같은 화학회사의 수익이 크게 높아진다.지난 1분기 흑자로 전환됐으나 비용절감과 낮은 세율 덕분이지 실질적인 수요증가가 있어서는 아니다.2분기도 1년전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돼 경기회복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맥도널드 소비동향을직접적으로 반영하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제왕이다.업계 2위의 버거킹과 피말리는 가격경쟁 속에서도 비용절감과 건강식품의 개발,무선 인터넷 서비스 개시 등으로 1분기 흑자로 전환됐다.주가도 3월 이후 74%나 뛰었다.맥도널드가 다시 적자로 반전된다면 패스트푸드 업계 뿐 아니라 미 경기에도 먹구름을 몰고 올 것으로 분석됐다.실적이 개선됐다면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 ●타이코 통신·전자·보안시스템 분야의 대기업이지만 1년 넘게 회계부정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지난해 말 에드 브린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회계문제를 일소한 뒤 올 3월부터 주가는 오르기 시작했다.그러나 투자자들은 회계문제에 의문을 던지고 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1998년까지의 회계장부를 재평가하라고 지시했다. ●이트나(Aetna) 1100만 그룹고객을 가진 미 4위의 의료보험업체다.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이 대량해고에 나서자 일자리를 잃고 궁핍해진 실직자들이 병원을 덜 찾고 의료비 청구도 줄었다.이에 따라 이트나는 예상밖의 실적을 올렸다.투자자들은 이트나의 실적발표를 통해 노동시장이 불안한 지,경기회복이 더딘 지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몬스터 월드와이드 월가의 주목을 받는 기업은 아니다.그러나 온라인 매체와 상업 잡지 등의 광고를 도맡아 기업 환경의 척도가 되고 있다.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다면 고용과 투자가 여전히 부진함을 시사해 투자자들은 몬스터의 실적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엑손 모빌 유가는 여전히 높고 소비자들과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되고 있다.이라크 전쟁때문에 1분기 중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엑손이 커다란 이익을 본 것은 틀림없다.그러나 고유가에도 만약 매출까지 증대했다면 기업과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1년전보다 실적이 50%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프록터&갬블 크레스트 치약,타이드 세제,기저귀 등 수요가 안정적인 제품을 팔아 경기변동에 흔들리지 않는다.주가도 안정적이어서 침체시 투자자들의 이목을 받지만 경기가 회복될 때에는 매력을 잃는 특징이 있다.현재 관심을끄는 대목은 고가상품의 매출 증가 여부다.늘었다면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월트 디즈니 시장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회사다.테마파크인 디즈니 월드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면 경기침체와 테러 위협에 대한 불안감 등이 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계열사인 방송사들의 실적이 좋아졌다면 광고가 늘었고 기업들의 투자전망이 살아나고 있다는 표시다.2분기 실적은 1년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mip@
  • 중·고생 40%가 인터넷중독자 / 댁의 자녀도 혹시 ‘e - 病’

    각급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각 가정마다 인터넷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중·고교생은 물론 초등학생과 대학생까지 인터넷에서 헤어나지 못해서다.게임,채팅 등으로 식사를 거르는 것은 예사고 심한 경우에는 아예 날밤을 새우는 등 낮과 밤을 바꾸어 생활하기도 한다.그러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은 심각한 중독증으로 확산돼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사회적인 병폐로까지 번질 수 있다. 한 대학병원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교생의 40% 이상이 초기 혹은 중증 인터넷 중독자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입증했다.인터넷 중독,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에 대한 집착과 금단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일단 중독 범주에 들어서면 알코올이나 도박중독자와 마찬가지로 강박감,집착,내성과 금단증상,조절불능,일상생활의 부적응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인기피증,강박관념,우울증 등의 질환을 앓는 청소년의 경우 중독증에 잘 빠지며 일단 중독되면 체력 저하와 함께심한 경우 환각,착각 등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실태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김정숙 연구팀이 최근 인터넷을 하는 경기도 광명지역 중·고교생 764명을 대상으로 중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중 90%는 집에서 인터넷을 한다고 응답했다.또 인터넷 평균 사용시간이 길수록 중독 정도가 심했으며,중증 중독자의 경우 인간관계나 자아실현,식이상태 등이 매우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중독조사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Young의 인터넷 중독기준’을 적용,총 20문항을 각 5점 척도로 조사해 비중독자(20∼49점),중독 초기(50∼79점),중독 중증(80∼100점) 등으로 구분했다.중독 기준에서 비중독자란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정상적인 사용자,중독 초기는 인터넷 사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가끔 경험하는 부류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사용자,중독 중증은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한 사용자로 보면 된다. 조사 결과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중학생 3.1시간,고교생 2.8시간이었다.중독실태는 척도 50점 미만인 비중독자의 경우 중학생 59.1%,고교생 58.2%였으며,초기 중독자는 중학생 36.6%,고교생 40.3%,중증 중독자는 중학생 4.3%,고교생 1.5%로 나타났다.인터넷 사용자의 40% 가량이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와 대책 인간관계,규칙적인 식사,자아 조절 등 건강증진 생활양식 11개 항목과 중독 정도의 상호 연관성 조사에서는 중독 중증의 경우 거의 모든 항목의 점수가 초기 혹은 비중독자에 비해 크게 낮아 생활양식이 불량함을 입증했다. 인터넷 중독 정도와 자신이 자각하고 있는 건강상태에 대한 조사에서도 중독 중증의 경우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 건강상태가 7.99점으로 비중독자의 9.60점,중독 초기의 9.22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성별,학업 성적,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인터넷 서비스 유형에 따라서도 척도 점수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학업성적이 하위인 그룹의 중독 척도는 51.37점으로 중위 그룹 46.62,상위 그룹 45.29점보다 높았으며,1일 평균 사용시간이 긴 그룹에 중독자가 많았다.인터넷을 게임 혹은 통신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중독 정도가 심했다.사용하는 장소나 종교,생활수준 등은 중독 척도 점수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통제된 인터넷 사용이 중요하다.가정에서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사용하고자 하는 인터넷의 주제를 미리 정해 탐닉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며,여유 시간에는 운동이나 다른 취미활동을 통해 인간관계의 폭을 확대해 나가도록 한다.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중독자라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조언을 듣고 치료받는 것이 좋다. ■ 도움말 고대의대 천병철·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김린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서해안 다도해 나들이 / 비금도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맛비가 힘을 잃었는지 땅바닥을 내리치는 소리가 영 시원치 않다.장마도 끝물.이젠 불 땐 뒤 열기 가득한 화덕처럼 뜨거운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다.올핸 수평선 너머 점점이 떠 있는 섬이 아름다운 다도해로 피서를 떠나볼까. 해당화 핀 ‘명사십리’,환상적인 일몰을 자랑하는 하누넘해수욕장을 품은 전남 신안의 비금도를 찾았다. 새가 날아오르는 형상을 닮았다는 비금도(飛禽島).우리나라에서 천일염전을 가장 먼저 시작한 섬으로도 알려진 이곳에선 지금도 천일제염이 활발하다.한때 엄청난 소금 생산으로 비금도를 ‘돈이 날아다닌다’(飛金島)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비금도 나들이는 수대리 선착장부터 시작된다.섬 안에선 버스가 하루 4차례 운행되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택시를 이용해야 무리가 없다. 선착장에서 일명 명사십리로 불리는 원평해수욕장까지는 택시로 10분쯤 걸린다.요금은 5000원 정도.9대의 개인택시가 운행중인데,기사중 한 사람인 김광호(011-642-5166)씨를 통해 택시를 부르면 된다. 희고 고운 모래가 4㎞ 넘게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은 마냥 한가롭다.“아직 한적하네요.”란 말에 가이드를 맡은 면소무소 직원은 “피서철에도 한정된 배편 때문에 수천명 이상 오기 어렵다.”며 “그 정도론 티도 안난다.”고 말한다. 백사장 끝 갯바위는 인근 마을 할머니들 차지다.빈틈 없이 붙어 있는 굴을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도구로 쉴새없이 쪼아대느라 사람이 옆에 가도 아는 척도 안한다.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굴 알갱이를 하나씩 까서 바구니에 던지는 손놀림이 노인답지 않게 민첩하다. “이것 따다가 파실겁니까?” “아이고 어느 세월에.이게 돈이 된당가요.젓 담갔다가 서울 사는 손주새끼들 오면 줄려고 하는 게지.환장하게 좋아한당게요.” 한번 먹어보라고 두어 점을 건네줘 입에 넣으니 짭짜름하면서 고소한 것이 정말 젓 담그면 별미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금도 서남쪽 해안의 하누넘해수욕장은 원평해수욕장과 달리 작고 호젓하다.백사장 양편으로 기암절벽이 운치를 더하고,특히 백사장 위로 밀려올라왔다가 내려가는 파도가 겹겹이 물결을만드는 모습은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아름답다. 마침 일몰 시간이 겹쳤다.백사장 서편 나즈막한 절벽 너머 수평선이 붉게 흐려지는 듯하더니 온통 붉은 비단 물결이 해변을 뒤덮는다. 하누넘해수욕장은 접근로가 좁고 험한 게 흠.해변엔 민가나 숙박시설,식당도 전혀 없다.선착장에서 멀지 않지만 택시로 20분은 가야 한다. 비금도 남단에서 연도교(서남문대교)로 이어져 있는 섬이 도초도다.도초도엔 모래사장이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시목(枾木)해수욕장,부속섬인 우이도 등이 가볼 만하다. 도초면 엄목리의 시목해수욕장은 이름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듯이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고 해 ‘시목’이란 이름이 붙었다.경사가 완만해 아늑한 느낌을 주고,특히 백사장이 주변 산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 화가들이 스케치를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해변 앞엔 농간암(弄奸岩)이란 바위가 있다.운무가 낀 날엔 바위가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해수욕장 주변에 민박시설이 있고,백사장 뒤쪽으로 수려한 소나무숲이 자리잡고 있어 텐트를 치기에도 좋다.선착장에서 해수욕장까지 버스와 택시가 수시로 다닌다. 도초도에서 서남쪽으로 13㎞ 떨어진 곳에 외로이 떠 있는 작은 섬 우이도(牛耳島).소 귀처럼 오똑 솟아서인지,아니면 거센 폭풍우에도 못들은 척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 소를 닮아서인지 그 유래는 확실치 않다. 우이도는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큼지막한 모래 언덕을 가졌다.마을에서 해변을 지나 멀리 보이는 모래언덕이 얼핏 보기엔 마치 양쪽 머리만 남기고 가운데가 벗겨진 대머리를 연상케 해 영 볼품이 없다. 그러나 높이가 100여m에 이르는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광은 일품.모래언덕 아래로 펼쳐진 해안과 마을풍경이 그림 같다. 특히 도리산 서쪽을 보노라면 검은 암벽이 어지럼증이 느껴질 정도로 가파르게 서 있는데,오랜 해식작용에 의해 생긴 온갖 기이한 형상의 바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우이도 최고봉인 상산봉에도 올라보자.성곽 같은 긴 암릉을 걷는 맛이 기막히다.정상에 서면 다도해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비금·도초도(신안)가이드 ●가는 길 목포여객선터미널(061-243-0116)에서 비금·도초도행 쾌속선이 하루 6회 출발한다.비금도 수대리 선착장까지 50분 소요.요금은 1만 4750원.우이도는 목포에서 하루 1회,도초도에서 2회 운항.목포까지는 열차가 서울역에서 하루 13회,항공기가 김포에서 5차례 각각 출발한다. ●숙박 비금도엔 원평 해수욕장 인근에 여인숙과 민박이 10여곳 있다.오란다(061-275-4620),삼거리(061-275-1251),하와이(061-275-8179) 민박 등이 방도 많고 시설도 깨끗한 편이다.해수욕장 인근에 방이 없으면 면소재지인 읍동에서 방을 구하면 된다. 도초도엔 시목해수욕장 인근에서 김연희(061-275-2254),최경애(061-275-2235)씨 등 10여곳의 민가에서 민박을 친다.민박 요금은 2만∼3만원. ●테마여행 해수욕을 포함해 비금·도초도의 절경을 고루 맛보기를 원한다면 신안군이 추천하는 다음의 테마코스대로 따라가 보자.목포항∼비금도 수대리 선착장(또는 가산항)∼신유 돌담마을∼명사십리(원평)해수욕장,서산사(전통사찰),산악도로(정상에서 다도해 조망)∼하누넘해수욕장∼서남문대교(연도교)∼도초도 시목해수욕장∼경관도로 산책.문의 신안군 문화관광과(061-240-1241),비금면사무소(061-275-5231).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식후경 비금도의 먹거리는 뭐니뭐니 해도 싱싱한 회를 비롯한 해산물.요즘은 민어회와 꽃게가 한창이다. 원평해수욕장 앞의 오란다회관(061-275-4620),면소재지에 있는 청해식당(〃-275-4617)의 음식맛이 괜찮다는 평을 듣는다. 인근 바다에서 나는 민어회는 약간 질긴 듯한 육질에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1㎏(4만원)이면 3명이 먹기에 적당하다. 오란다회관에선 약간 독특한 방식으로 꽃게비빔밥(1만 5000원)도 낸다.살아 있는 꽃게의 살을 발라내 대접에 담고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뜨거운 밥을 넣어 비벼 먹는다.한 숟갈만 넣어도 싱싱한 게살의 단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게살을 바르고 난 나머지로 매운탕을 끓여준다. 병어회도 먹을 만하다.5∼6월이 제철이지만 7월까지는 제맛을 잃지 않는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병어는 뼈가 별로 없고,그나마 연골처럼 부드러워 뼈째 썰어 먹는다.특히 적당히 지방이 낀 뱃살 부분은 그 고소한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1접시 2만∼2만5000원.민어와 병어는 당일 시세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므로 미리 알아본 뒤 선택해 먹는 게 좋다.
  • [씨줄날줄] 금융지능지수

    경영학은 전통적으로 기업의 구조와 행동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었다.그러나 요즘에는 소비자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소비자경영학이 그것이다. 소비자경영학에서는 개인이나 가정을 기업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영단위로 파악한다.즉 자신의 소득으로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곳에 투자도 하고,여유자금을 빌려주거나 금융기관에 저축한다.소비자들도 이제는 기업들처럼 다양한 자금거래를 일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금융은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이미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 돼가고 있다.하지만 아직도 금융은 전문가의 영역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3∼4년 사이에 신용카드 보급이 급속히 늘면서 신용사회로 들어섰다.경제활동인구 한사람당 평균 4.6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고,이들은 대부분 적어도 하루 1∼2회 이상 그것을 사용한다.카드를 쓴다는 것은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것이다.우리 모두 일상적으로 금융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빚으로 사는 사회’라고나 할까. ‘빚으로 사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지켜야 할 ‘경기규칙’들이 있다.그중에 가장 중요한 규칙은 빚을 만기에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기업이 부도나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처럼 개인도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퇴출된다.그래서 개인도 기업처럼 재무관리와 신용관리가 대단히 중요해진다. 신용사회의 경기규칙을 얼마나 잘 지킬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척도를 ‘금융지능지수’(FQ)라고 한다.금융(Financial)과 지능지수(IQ)가 합해진 말이다.자신이 소유한 금융지식에 근거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충동적인 결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미국 뉴욕대(NYU) 연구팀이 지난 2000년 미국내 140개 민간 경제교육기관의 연합체인 ‘점프스타트’의 의뢰를 받아 금융지능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지 모델을 개발했다.금융감독원이 이 모델을 이용해 수도권 10개 고교 1∼2년생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금융지능지수는 45.2점으로 미국 고교생 평균치보다 6.7점이나 낮았다.너무 빨리 닥친 신용사회에서청소년들이 ‘금융문맹’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염주영 논설위원
  • 뉴스 플러스 / 한국 인간개발지수 세계30위

    한국의 인간개발지수(HDI) 순위가 세계 30위로 하락했다.유엔개발계획(UND P)이 8일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 2003’에 따르면 한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30위에 랭크됐다.한국은 2001년 27위,2002년 27위를 각각 차지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UNDP가 매년 집계하는 HDI는 평균수명,1인당 국민소득,교육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사회·경제 발전의 척도이다.
  • 서비스산업 생산 3개월째 마이너스 / 영화·골프장·예식장은 ‘불황속 호황’

    산업생산활동에 이어 서비스산업의 생산도 내리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자동차 판매는 -20.7%라는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의 서비스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가 줄어 3월의 -0.2%와 4월의 -0.5%에 이어 3개월 연속감소세를 나타냈다. 도소매업종은 불황과 이에 따른 소득 감소,소비 심리 침체로 타격이 집중돼 지난해 동월 대비 증가율이 -5.6%로 4개월 연속 감소했고 특히 자동차 판매는 전월(-8.3%)의 3배가량 더 나빠진 -20.7%였다. 도소매와 함께 소비 심리의 척도가 되는 숙박·음식점업 역시 -3.0%로 4월의 -1.2%보다 더 악화됐다. 이에 비해 의료업의 진료비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은 14.4%로 증가율이 크게 높아졌고 영화산업(19.9%),골프장운영업(7.2%),예식장업(7.4%) 등도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병철기자 bcjoo@
  • 쉬어가기˙˙˙

    한국언론재단이 전국 신문ㆍ방송ㆍ통신사 기자 713명을 대상으로 ‘2003년 언론인 의식조사’를 한 결과,응답자들은 2001년에 비해 하루 평균 17분 늘어난 11시간 4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회부가 11시간 53분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치부,경제부,체육ㆍ생활부,사진ㆍ카메라부,문화부,국제ㆍ북한부,편집ㆍ독자ㆍ조사부 순이었다.국민의 언론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5.73점으로 매겨 2001년에 비해 0.13점 떨어졌다(척도 1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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