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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권 조정 반발 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적폐 청산 완수 적임자 판단

    안희정·강금원 수사 통해 ‘소신’ 높이 사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 강화 의도 엿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개혁적 성향의 검찰 고위직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일찌감치 ‘윤석열이냐 아니냐’의 구도라는 얘기가 돌만큼 윤석열 후보자가 이번 인사의 중심에 있었지만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모습이 국민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인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한 것도 그였다. 여권 일각에서 ‘검찰총장 윤석열’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윤 후보자를 마음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으로서 보인 소신 행보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적폐청산·부정부패 척결이 현재진행형이며 국민적 요구라고 인식하는 청와대는 윤 후보자를 ‘끝’을 볼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이를 통해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윤 후보자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 신망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이라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자를 지명하면 대대적인 검찰고위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고 대변인이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윤석열 파격 카드… 적폐청산 이어 檢개혁 찌른다

    윤석열 파격 카드… 적폐청산 이어 檢개혁 찌른다

    문무일 총장보다 5기수 아래 ‘발탁 인사’ 靑 “부정부패 척결·조직 쇄신 완수 기대” 윤 후보자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소감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59·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조직 안정보다는 파격을 택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예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윤 후보자가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다음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58·18기) 검찰총장 후임에 윤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의 발탁은 고검장을 거치지 않았고 현 총장보다 5기수 아래라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신군부 시절인 1981년 정치근(고등고시 8회) 검찰총장이 6기수를 건너뛰고 임명된 적은 있지만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래 검사장에서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없다. 문 총장보다 5기수 낮아 19~22기 고검장과 검사장들이 줄줄이 옷을 벗을 수도 있다. 다양한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지만 검찰 내부 동요는 크지 않다. 2년 전 문 대통령은 고검 검사였던 윤 후보자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이때부터 ‘차기 검찰총장은 윤석열’이 기정 사실화됐다.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총장에 발탁됐지만 검찰개혁이라는 큰 과제가 놓여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윤 후보자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어떻게 대처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문 총장은 법무부가 수사권 조정을 추진할 때부터 줄곧 반발해왔다. 국정 기조를 고려하면 문 총장처럼 반대하기가 쉽지 않고 검찰 분위기를 고려하면 찬성하기도 쉽지 않다. 윤 후보자는 지명 직후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검찰개혁 관련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신임 총장은 18일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 국회 인사청문 요청 및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수사권 조정 반발 檢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 완수 적임자 판단

    수사권 조정 반발 檢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 완수 적임자 판단

    안희정·강금원 수사 통해 ‘소신’ 높이 사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 강화 의도 엿보여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개혁적 성향의 검찰 고위직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일찌감치 ‘윤석열이냐 아니냐’의 구도라는 얘기가 돌만큼 윤석열 후보자가 이번 인사의 중심에 있었지만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모습이 국민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인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한 것도 그였다. 여권 일각에서 ‘검찰총장 윤석열’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윤 후보자를 마음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으로서 보인 소신 행보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적폐청산·부정부패 척결이 현재진행형이며 국민적 요구라고 인식하는 청와대는 윤 후보자를 ‘끝’을 볼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이를 통해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윤 후보자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 신망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이라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자를 지명하면 대대적인 검찰고위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고 대변인이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사법연수원 기수 선배들을 제치고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17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여러가지 잘 준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차차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이 도와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는 검찰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현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5기수나 후배인 점 때문에 적지 않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줄줄이 벗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오늘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차차 지켜봐 달라”고 말을 줄였다. 윤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현재 검찰의 관행대로라면 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30여 명이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수원 동기와 선배 일부가 검찰에 남아 조직 안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동기가 전부 남더라도 현직 검사장 가운데 절반 정도인 20여 명이 교체되는 역대급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는게 중론이다. 윤 후보자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중앙지검에 출근해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대검찰청은 이른 시일 내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해 청문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검찰총장은 국무회의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안건이 통과되면 청와대는 국회에 바로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게 된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검찰 내 ‘특수통’ 대표주자인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 척결 작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 거의 모든 적폐청산 수사에 관여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94년 서른넷에 검찰에 발을 들였지만 지난 25년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지내며 정권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강행했다. 그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이른바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 일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 취급받는 곳을 전전했다. 당시 국감에서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홍지민 사회부 차장

    미국 뉴욕의 고등학생 피터 파커는 우연히 유전자 조작 거미에게 물려 슈퍼 파워를 얻게 된다. 그 힘을 하나하나 깨달아 가던 피터는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 친구를 한껏 혼내 주며 우쭐해진다. 중고차 살 돈을 마련하려고 아마추어 레슬링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이웃집 소녀에게 잘보이고 싶어서다. 무지막지한 챔피언을 상대로 3분만 버티면 3000달러를 준다는 대회인데, 피터는 챔피언을 손쉽게 거꾸러 뜨린다. 그러나 2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손에 쥐어진 것은 단 100달러. 마침 대회 사무실에 무장 강도가 들이닥쳐 돈을 털어 가지만 강도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이 있는 피터는 애써 외면한다. 터덜터덜 밖으로 나와 보니 자신을 마중 나왔던 벤 삼촌이 총에 맞아 쓰러져 있다. 복수심에 불타 범인을 뒤쫓은 피터. 범인을 잡고 보니 조금 전 자신이 방관했던 그 강도다. 피터는 벤 삼촌에게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을 곱씹게 된다. “큰 힘에는 항상 큰 책임이 따른다.”(Great power always comes with great responsibility) 영화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다. 큰 힘에 따르는 큰 책임을 외면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우리 사회 이곳저곳에서도 목도할 수 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10년 전, 6년 전 불거졌을 때, 검찰의 입버릇인 ‘거악 척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불편부당한 수사가 이뤄졌다면 갖가지 의혹의 진위가 상당수 규명됐을 게 분명하다. 적기를 놓쳐 증거가 흐려지고 공소시효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에서는 수사 의지가 하늘을 찔러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며 벌인 이번 수사 또한 부실하다는 ‘예견된’ 비판을 받고 있다. 진상 규명은 공염불로 만들고 갈등과 불신은 부풀리는 등 만만치 않은 사회적인 비용까지 발생시킨 원죄에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는 점은 또 다른 큰 문제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1년 6개월간 활동하며 검찰권 오남용을 수차례 지적했지만 징계나 처벌은 전무하다. 이러한 상황이 검찰뿐이랴. 사법부는 2년 넘도록 사법농단 사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전임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비롯해 십수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애매모호한 직권남용죄 법 조항 때문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다. 상황이 이러니 큰 책임을 스스로 알아서 다하겠거니 개개인의 선의에 맡겨 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법 왜곡죄 도입은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해 9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법관이나 검사가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을 처리하며 법을 왜곡해 당사자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들 경우 1년 이상의 유기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고 공소시효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형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법 왜곡죄 적용 대상을 경찰 공무원까지 확대하고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한층 높이는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엊그제 발의하기도 했다. 사법정의 실현의 책무가 방기돼 사법정의가 지연되거나 어그러지는 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여겨진다. 그러고 보니 법 왜곡죄와 관련해 개점휴업 수준이 아니라 폐업 상황인 국회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뼈에 새겨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 평균 연봉 1위 직업을 뽐내는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의 권한과 인원을 줄이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이야기들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간단한 이치인데, 이를 내팽개치고서도 당당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다. icarus@seoul.co.kr
  • 현직 검사장, 수사권 조정안 또 비판 “중국처럼 된다”

    현직 검사장, 수사권 조정안 또 비판 “중국처럼 된다”

    전주지검장, 내부망에 비판 글울산지검장 이어 두 번째 반발“중국 제도로 변경, 이해 못해”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 찬성공수처 막연한 희망 지양해야현직 검사장이 정부와 여야 4당이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비판했다.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검장은 10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검찰개혁론 2’라는 제목의 글에서 “끊임없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검찰은 개혁돼야 마땅하다”면서도 “(현재의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면) 인권보장을 위한 검찰의 순기능은 사라지고 정치 예속화라는 검찰의 역기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력의 영향력은 그대로 둔 채 검찰권만 약화시키면 개혁은 커녕 검찰의 정치 예속화는 더욱 더 가중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직 검사장이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반발한 것은 지난달 26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비판 글을 담은 메일을 보낸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에 이어 두 번째다. 윤 지검장은 A4 용지 19장 분량에 달하는 장문의 글에서 독일, 일본 등 사법 선진국의 수사권 조정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제도를 개혁하면서 외국 선진제도를 살피지 않는다는 것은 눈과 귀를 가리고 하는 것과 같다는 말도 서두에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들에게 보낸 지휘서신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외국의 제도를 예로 들면서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한 대목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윤 지검장은 서구 선진국과 다른 검경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의 제도를 소개하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 법안은 중국의 형사소송법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사법 제도가 중국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다. 중국은 수사의 주도권이 경찰인 공안에 있고, 검사의 주된 역할은 수사보다 기소 심사로서 수사권도 일부 범죄에 한정돼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을 개혁한다고 하면서 굳이 법과 제도에 있어서 서구 선진국들과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진 중국의 제도로 변경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지검장은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검사 작성 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입법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서 증거능력 배제에 대해) 검찰 구성원 중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선진국 검찰처럼 우리 검찰이 직접 수사를 줄일 수 있으며 검찰의 객관화와 공정화를 담보할 수 있다면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법안에 대한 의견도 내비쳤다. 윤 지검장은 “검사의 비리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루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할 수는 있다”면서도 “공수처가 기존 검찰보다 권력에 대한 수사를 더 잘 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더 잘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막연한 희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공수처는 공직자 부패 척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다른 목적에 활용될 가능성이 많은 제도”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학비리 척결”… 팔 걷은 교육부

    교육부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사학비리·부패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두 달간 사립학교 부정행위 집중 단속에 나선다. 교육부는 10일부터 오는 8월 9일까지를 ‘사학비리·부패특별 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국민권익위 서울·세종 종합민원사무소에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올 하반기 사학비리 척결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고 대상은 교비를 교육 목적 외 사용한 횡령이나 회계 부정, 이사장이 자격이 없는 친족 등을 교직원으로 채용하는 특혜 채용, 입학·성적 관련 부정 청탁 등 사립학교 및 학교법인과 관련된 부패·공익침해 행위와 부정청탁 행위 전체다. 국민권익위와 교육부는 접수된 신고에 대해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감사원, 대검찰청, 경찰청에 감사 또는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신고는 국민권익위 서울·세종 종합민원사무소 방문이나 우편, 청렴포털(www.clean.go.kr),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 및 국민권익위 홈페이지(www.acrc.go.kr)를 통해 할 수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백년대계 교육 수장 ‘예고된 퇴임’…“이번에도 혁신 동력 잃나” 끙끙

    백년대계 교육 수장 ‘예고된 퇴임’…“이번에도 혁신 동력 잃나” 끙끙

    “유치원 개혁 3법 여론지지 많아” 목소리 일부 “고교무상교육 정책 성과” 평가도 ‘뜨거운 감자’ 대입정책 언급 자제 한계 “하반기 사학 혁신” 밝혔지만 동력 의문교육정책은 국가의 ‘백년대계’라 불린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책 적용 대상이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야 뒤늦게 성과가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때문에 대통령 5년 단임제인 우리나라에서 교육정책은 ‘백년대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미래를 보고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당장의 효과를 얻기보다 여론의 비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 혁신을 위한 시도는 “당장의 지지율과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리곤 한다. 문민정부 이후 평균 재임 기간이 13개월가량에 불과할 정도로 교육 수장이 자주 바뀌고 있는 상황도 백년대계를 세우는 데 분명한 걸림돌이다.현재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이러한 숙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기 고양(병) 지역구의 재선 의원인 유 장관은 내년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2일 취임하면서도 야당으로부터 ‘1년짜리 장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 장관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데,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1월에는 장관직을 내려놔야 한다. 아직 6개월 이상 남았지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구 관리를 위해서는 그 전에 장관직을 내놓고 출마해도 불안한 것이 선거판”이라면서 사퇴가 더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4일 기준으로 유 장관의 재임 기간은 246일이다. 올 하반기 사퇴가 이뤄진다면 문민정부 출범 이후 역대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재임 기간인 381일과 엇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장관(2005년 1월 5~10일)이나 18일 만에 자리를 떠난 김병준 전 장관(2006년 7월 21일~8월 8일)에 견주면 그나마 장수 장관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교육부 내에서 나온다. 교육부 공무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예고된 퇴임’을 앞두고 있는 장관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들이 장관 교체 이후에도 동력을 이어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상곤 전 장관이 재임 중 추진했던 정책들이 유야무야돼 버린 게 적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초등학교 3학년 이전 방과후 영어 금지 정책이 대표적이다. 김 전 장관은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금지에 이어 유치원 방과후 영어까지 금지하려 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는 유치원의 경우 시행을 유예했다. 이후 유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여론 동향에 따라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면서 상황을 김 전 장관 이전으로 돌려놨다. 교육부 한 직원은 “장관의 관심 영역에 따라 부처 사업의 우선 순위가 달라지는데, 장관이 자주 바뀌면 아무래도 정책의 연속성이 자주 끊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의 경우 중점 추진 중인 고교무상교육과 사립유치원 개혁이 각각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 절차,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시도교육청과의 협의가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 문제는 교육부 내부에서도 “오랜 만에 여론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 나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여당 대변인 출신이라는 커리어 덕택에 교육부에 대한 여론이 조금 더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예고된 단기 장관’의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유 장관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뜨거운 감자’인 대학 입시 정책은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해 국가교육회의와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2022학년도 대입 정시 30%까지 확대’ 등의 내용을 현장 혼란 없이 안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을 뿐이다. “대입 제도와 관련해서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시기(2025년)에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추진 중인 국가교육위 설립안은 국회 법 통과를 거쳐야 한다. 야권에서 국가교육위 구성안 등을 두고 반대할 가능성이 있어 국가교육위 설치는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2025년이면 장관이 적어도 두 차례는 바뀔 시기이다. 그때 문제를 현재의 장관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유 장관은 또 “올 하반기에는 사학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사학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역시 장관이 바뀐다면 동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누구보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교육부 공무원들은 ‘유구무언’이다. 교육부의 또 다른 직원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선 익명으로도 말하기 부담스럽다”면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장관이라는 자리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 이행을 위해 어느 정도 정치적 목적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직업 공무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때로는 직언을 하기도 하면서 철저하게 국민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3일만에 시찰 나선 北김정은 “일본새, 정말 틀려먹었다” 강한 질책

    23일만에 시찰 나선 北김정은 “일본새, 정말 틀려먹었다” 강한 질책

    ‘노동당 근로단체부’ 콕 집어 비판… 사회기강 확립 염두지난달 9일 발사체 발사 참관 이후 23일만에 자강도 시찰에 나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학생 교육에 소홀한 것에 “정말 틀려먹었다”며 노동당 근로단체부와 간부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자강도 내 공장들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건설된 지 52년만인 2016년 리모델링을 한 자강도 강계시의 ‘배움의 천릿길 학생소년궁전’을 찾아 여러 소조실을 둘러보고 운영 실태 전반도 파악했다. 평양과 지방의 주요 도시에 설립된 학생소년궁전은 과학과 예체능을 중심으로 초중고 학생들이 방과 후 과외 교육을 받는 영재교육기관이다. 김 위원장은 이 궁전을 시찰하는 내내 시공과 시설관리 운영 등 전반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며 간부들을 엄하게 추궁했다. 김 위원장은 “체육관을 표준 규격대로 건설하지 않고 어리짐작으로 해놓았으며 탁구소조실에는 좁은 방안에 탁구판들을 들여놓았다”고 지적했다.그는 “설계를 망탕, 주인답게 하지 않았다”며 “설계부문에서 밤낮 ’선(先)편리성‘의 원칙을 구현한다고 말은 많이 하는데 형식주의, 날림식이 농후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불과 3년 전에 건설한 건물이 10년도 더 쓴 건물처럼 한심하지 그지없다”며 샤워장에 물이 나오지 않고, 수도꼭지도 떨어져 나가고, 조명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데도 그대로 놔두고 관심을 전혀 갖지 않는 간부들의 ’일본새‘(일하는 자세와 태도)가 “정말 틀려먹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하게 된다.일꾼들이 당의 방침을 집행했다는 흉내나 내면서 일을 거충다짐식(겉으로 대충)으로 하고 있다”면서 “지금 제일 걸린 문제는 바로 일꾼(간부)들의 사상관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노동당 근로단체부’를 콕 찍어서 언급하며 “과외 교육 교양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 및 지방 조직도 질책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엄하게 지적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해 비판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현재 노동당 근로단체부는 최휘 당 부위원장과 부장 리일환이 이끌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이번 비판이 관련 간부들에 대한 질타에 그치지 않고 경질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 때 간부들을 질타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대립하며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에 총력전을 펴는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내부 결속과 사회 기강 확립을 위해 간부들의 안이한 업무 형태와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우는 김정은 정권의 정책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전 청암대 총장, 교도소 출소 후 현 총장에 사퇴 압박 말썽

    전 청암대 총장, 교도소 출소 후 현 총장에 사퇴 압박 말썽

    강 총장, 배임 혐의 복역…“면회 자주 안왔다”며 사표 압박청암대 교수협·청암학원 이사들 “면직처분 원천 무효” 반발배임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나온 청암대 전 총장이 현 총장에게 사퇴를 강요해 불법으로 사표를 처리한 일이 발생했다. 교육부가 최근 사학비리 척결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는데도 일선 사학재단은 버젓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 말썽이 되고 있다. 강명운(74) 순천청암대 전 총장은 2017년 9월 14억 배임죄로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고 지난 3월 6일 만기출소했다. 강 총장이 구속된 2개월 후 외교부 대사 출신의 서형원 총장이 그해 11월 취임했다. 서 총장은 이미지 추락으로 인증이 취소되고, 재정지원이 중단된 대학을 맡아 학내 화합과 안정에 힘썼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고, 12월에는 인증원의 인증을 받는 등 정부지원금을 확보하는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강 전 총장은 출감 후 대학 안에 자신의 사무실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암암리에 대학 운영에 간섭하기 시작했다. 출소 이틀후인 지난 3월 8일 강 전 총장은 자신의 아들인 강모(37) 이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서 총장에게 면회를 자주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표를 쓰라고 압박했다. 서 총장은 강 전 총장이 과도하게 흥분 상태를 보여 자리를 피하기 위해 ‘사주(강 전 총장)’의 강요로 사표를 제출한다’고 명시하고 사표를 썼다.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사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려돼 사직서 효력이 상실됐다. 이후 지난 24일 강 전 총장 아들인 강 이사가 이사장으로 선임되자 다시 서 총장을 압박했다. 지난 27일 오전 강 이사장은 서 총장에게 “3월에 냈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한후 곧바로 의원면직시켰다. 서 총장이 “이러한 행정처리는 불법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항의해도 막무가내였다. 이날 회의 시작전 강 전 총장이 대학 처장들에게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묻자 “지금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답변이 나왔지만 그대로 강행됐다. 대학측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일사천리로 ‘서형원 총장 의원 면직 발령’을 내고, 이강두 부총장을 총장 직무대행으로 인사발령했다. 서 총장은 “사표를 정식으로 제출한 사실이 없어 의원면직이란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며 “이사회 결정공문에 대해 가처분신청 등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처분에 청암대학교 교수협의회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소행 청암대 교수협의회 의장은 성명서를 통해 “교직원들이 피땀 흘려 쌓은 탑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또 다시 불법적으로 학사에 개입해 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며 “이사회에서는 ‘서형원총장 의원면직 발령’을 즉시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청암학원 이사 4명도 “총장의 면직 처분은 원천 무효다”며 “모든 책임은 이사장에게 있는 만큼 오는 29일까지 답변 해줄것”을 요구하는 등 반기를 들었다. 이에대해 대학측은 “지난 3월 서형원 총장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 여부로 고심하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수리했다”고 해명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봐주기’ 일관 버닝썬 재수사해야”…버닝썬 게이트 규탄 시위

    “‘봐주기’ 일관 버닝썬 재수사해야”…버닝썬 게이트 규탄 시위

    클럽 내 약물 성범죄 의혹이 불거졌던 ‘버닝썬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버닝썬게이트 규탄 시위가 서울에서 열렸다. 25일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서는 버닝썬 사태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여성들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인터넷 카페 ‘버닝썬 게이트 규탄 시위’ 참여자들은 경찰이 부실수사로 범법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버닝썬 게이트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게이트가 촉발된 지 반년이 지나도록 관련자들에 대한 ‘황제 조사’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백한 봐주기식 수사의 뒤에 정부가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정작 국민을 기만하며 착취로 내몬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지금 남은 것은 마약으로의 물타기뿐”이라면서 “여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 더는 순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치안 1위 대한민국 알고 보니 강간민국”, “문재인을 규탄한다, 책임지고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강간문화 척결을 위해 성매수남을 제대로 색출해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의 폭행 사건에서 촉발한 이른바 ‘버닝썬 사태’는 클럽 내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버닝썬의 사내이사였던 빅뱅 전 멤버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매매 알선 의혹과 가수 정준영(30) 등 유명연예인들의 성폭력 범죄가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학교수 단체들 “교육부에 대학 개혁 맡길 수 없어 … 특단의 대책 필요”

    고등교육 정책을 둘러싸고 교수 사회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 등 5개 교수단체는 22일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개혁을 교육부에 계속 기대하는 것은 손 놓고 대학을 죽이는 길”이라면서 “대학개혁의 적기를 놓치려는 교육부를 통렬히 비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5개 단체는 대학역량진단평가와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사학비리 척결 등 최근 진통을 겪고 있는 교육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대학역량진단평가는 재정지원을 미끼로 한 대학 길들이기”라면서 “대학 교육을 획일화시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과 3주기 평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대학 황폐화의 책임이 막중한 총장들의 단체인 대교협이 주도하는 대학 평가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석 사교련 이사장은 “민주성과 공공성, 자율성, 다양성 등 대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부터 정립하고 제대로 된 진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하반기 사학비리 척결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이들 단체는 “교육부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이 교육부가 2017~2018년 진행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학 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검찰 고발 대상인 비리 사안에 대해 모두 경고 처분에 그쳤다. 이들 단체는 “교육부는 사학비리를 감독한다며 변죽만 울렸을 뿐, 오히려 ‘교피아’라는 말에서 보듯 일부 관료들이 사립대학 재단과 유착해 사학 부정을 보호했다”고 주장했다. 홍성학 교수노조 위원장은 “사립대학들의 일상적인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사학법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에 중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시도교육청에 유·초·중등 교육을 이양하고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을 중심으로 역할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교육부와 관료가 주도하는 하향식 교육개혁의 폐단을 강화, 연장하는 행태”라면서 “국가교육위원회에 고등교육 정책을 이양하거나 별도의 고등교육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단체는 오는 8월 시행되는 강사법을 앞두고 강사 등 비정규 교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학문정책 수립, 대학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 등을 촉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불공평·부패 개혁은 이제부터”

    “불공평·부패 개혁은 이제부터”

    경찰·폭력·공교육 등 개혁 과제로 ‘시의원 특혜 제한’ 행정명령 서명“우리는 서로에게 수확물이나 마찬가지 존재입니다. 우리는 서로 상관관계에 있으며 유대감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미국의 제56대 시카고 시장에 취임한 로리 라이트풋(57)은 20일(현지시간) 도심 윈트러스아레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흑인 최초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일리노이주 계관시인인 그웬돌린 브룩스(1917~2000년)의 시구를 인용하며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시장 선거 때의 슬로건인 “이제는 단합해야 할 때”를 연상케 한 발언이다. 시카고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동성애자 시장인 라이트풋은 이날 30여분간 이어진 취임사에서 “오랜 시간 사람들은 ‘시카고는 아직 개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해 왔다”면서 “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폭력과 경찰 개혁, 흑인 주민들의 이탈, 불공평한 공교육, 구입 가능한 주택의 부족 등을 과제로 꼽았으며 시카고에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취임 직후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 50개 지구 시의원들이 자동으로 부여받는 특혜와 일방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권한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편 이날 시카고는 라이트풋 시장과 함께 흑인 여성 멜리사 콘이어스를 신임 재무관으로 맞아 히스패닉계 여성 애나 발레시아 서기와 더불어 3대 주요 직책을 유색인종 여성이 차지하게 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노무현 서거 10주기] “막하자는 거죠” 기득권과 맞짱 떴던 盧… 공수처 설립·검경 개혁은 아직 미완

    청탁금지법 등 권력 유착 옅어지는 계기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은 현재진행형 “이쯤 되면 막하자는 거죠?”(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12일 만인 2003년 3월 9일, 검찰 개혁 일성으로 마련된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맞짱 토론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당시 평검사였던 김영종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정작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노 전 대통령은 쿨(?)하게 응수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기득권 집단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검찰 조직의 저항에 맞부닥쳤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날 대화에서 그의 파격적인 어법과 격의 없는 태도는 훗날까지 회자됐다.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서전 ‘운명’에서 “노 전 대통령은 젊은 검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검찰총장 임기 보장 등) 인사 오해를 풀고 검찰 개혁 방안을 놓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길 원했다”면서 “그러나 젊은 검사들이 천편일률 인사 문제만 따져 물으며 목불인견이 됐다”고 회고했다. 참여정부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 국세청 등 주요 권력기관의 부패 및 불합리한 특권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권력기관 개혁이 야심 차게 추진됐다. 노 전 대통령은 “특정기관의 독점적 권한을 나눠 반칙과 특권으로부터 각 기관이 주어진 역할을 책임 있게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수시로 강조했다고 한다. 권력기관과 정권의 유착도 사라져야 한다고 믿었다. 수사 개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청와대와 검찰 사이 핫라인을 끊어버린 것도 참여정부 민정수석실이다. 국정원의 인권침해, 위법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척결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노 전 대통령은 국정원의 ‘탈정치·탈권력화’를 위해 국정원이 정보영역 활동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직원의 관공서, 언론기관 상시출입이 금지됐다. 국정원의 대통령 주례 대면보고, 독대보고도 이 시절엔 사라졌다. 국세청의 표적성·보복성 세무조사가 정권 운용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관 합동 개혁이 이뤄졌다. ‘1회 접대비 상한 50만원, 기업 접대 범위에서 골프·유흥업소 제외’ 등이 시행됐는데, 현 청탁금지법의 시초가 된 셈이다. 이후 10년의 세월 동안 노 전 대통령이 뿌린 씨앗은 조금씩 싹을 틔웠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 부패, 권력유착은 투명한 시스템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통과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및 부패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개혁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본 틀이 잡혀 가는 중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신설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며 밑바탕이 마련됐다.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 권한의 일부를 떼어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경찰에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한 경찰권력 분산, 정보경찰 혁신 등이 포함됐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범죄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들 법안이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과 맞물려 최장 330일까지 논의 가능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어떻게 변형될지는 미지수다. 국정원 개혁 역시 ‘국내정보 담당관제’(IO)와 국내정보수집 전담조직 폐지 등 원칙적으로 정치 개입이 금지되긴 했지만, 대공수사권을 일반 수사기관으로 옮기는 국정원법 개정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EU 권력 교체 앞두고 ‘부패 스캔들’…유럽 극우 발목 잡히나

    ‘부패 동영상’ 오스트리아 부총리 사퇴 극우 도덕성 문제 비화 땐 선거에 ‘악재’ 극우 정당들 “유럽 개혁” 외치며 결집 메르켈 “극우·포퓰리즘에 맞서야” 호소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극우·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 대표들이 오는 23일 시작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반(反)난민, 반(反)EU의 기치로 유럽을 재편하자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극우 정당이 연립정부의 한 축을 이루던 오스트리아에서 역설적으로 극우 정당의 ‘민낯’이 까발려져 연정이 붕괴하게 되자 각국은 이번 사태가 극우 정당 득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극우 정당 등은 유럽의 핵심 가치를 파괴한다”며 단합해 맞서자고 호소했다. 이탈리아의 ‘동맹’, 프랑스의 ‘국민연합’(RN), 독일의 ‘독일을위한대안’(AfD) 등 유럽의 11개 극우·포퓰리즘 정당 관계자들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 모여 세를 과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 선거 유세를 하고 유럽의회 선거 이후 EU 회원국들에 자치권을 돌려주고 이민자와 무슬림의 확산을 막는 새로운 유럽을 건설하자고 다짐했다. 집회를 주도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극우정당 동맹 대표는 “이번 선거는 중도좌파, 중도우파라는 주류 세력이 수십년 동안 브뤼셀에서 향유해 온 권력을 줄이고 유럽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린 르펜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 대표는 “5년 전 우리는 고립된 처지였지만, 이제 동지들과 함께 마침내 유럽을 변화시킬 위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EU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를 구성하는 의원 751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유럽 난민 위기, 2016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첫 유럽의회 선거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난민 사태와 브렉시트를 향한 유럽 유권자들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살비니 부총리의 가장 강력한 동지로 꼽힌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 겸 자유당 당수가 불참하면서 빛이 바랬다.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 대표를 맡고 있는 슈트라헤 부총리는 이날 사퇴했다. 그가 부총리가 되기 몇 달 전 찍힌 동영상 때문이었다. 스페인 이비사섬에서 누군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 속에서 슈트라헤 부총리는 정확한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여성에게 정치적·재정적인 후원을 받는 대가로 오스트리아 정부 사업권을 부풀려진 가격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제1당인 우파 국민당의 제브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이날 밤 자유당과의 1년 반에 걸친 연정을 파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오스트리아 자유당은 물론 유럽 극우 세력 전반의 도덕성 문제로 퍼지면, 오는 23일 선거에서 약진을 노린 유럽 극우·포퓰리즘 정당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세등등해진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극우·포퓰리즘 정당은 부패 척결과 소수자 보호와 같은 유럽의 핵심 가치를 파괴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극우·포퓰리즘에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부자들의 추악한 ‘돈 세탁소’ 그 비밀의 문을 열다

    부자들의 추악한 ‘돈 세탁소’ 그 비밀의 문을 열다

    시크리시 월드/제이크 번스타인 지음/손성화 옮김/토네이도/416쪽/1만 8000원최근 상영한 박누리 감독의 영화 ‘돈’은 증권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분)이 금융 작전 설계자인 ‘번호표’(유지태 분)의 지시로 작전을 수행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번호표는 스프레드 거래, 프로그램 매매, 공매도 등 작전을 실행하며 큰 이익을 남기고, 조일현 역시 그를 도운 대가로 많은 돈을 받는다. 조일현은 어느 날 휴가를 내고 영국 연방 섬나라인 바하마로 가 번호표가 만들어 준 자신의 비밀계좌에서 돈을 찾는다. 금융감독위원회의 조사원 한지철(조우진 분)이 그를 쫓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이른바 ‘조세회피처’인 바하마에서는 고객의 계좌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번 돈에 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당국의 계좌 추적도 피할 수 있어 재산을 빼돌리거나 탈세하기에 적격인 곳이다.영화를 보는 내내 ‘저런 일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웬걸, 신간 ‘시크리시 월드’에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많은 사례가 나온다. 저자인 제이크 번스타인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선임기자로, 2011년 금융 위기 탐사보도와 2017년 ‘파나마 페이퍼스’ 탐사보도로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 신간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비밀문서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중심으로, 여기에 얽혀 있는 비리의 양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책은 파나마에 있는 세계 최대 역외담당 로펌 회사인 ‘모색 폰세카’ 창업 과정부터 시작해 모색 폰세카가 조세회피처인 파나마, 바하마, 버진아일랜드, 니우에 등에 ‘페이퍼컴퍼니’ 혹은 ‘셸 컴퍼니’로 불리는 이름뿐인 회사를 단돈 몇백 달러에 차리는 방법, 그리고 이들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어떻게 이를 활용해 재산을 빼돌렸는지 추적한다. 파나마 페이퍼스는 ‘존 도’(John Doe·영미권에서 신원 미상의 남자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라 불리는 유포자가 넘긴 1150만 건의 문서에서 시작됐다. 자료 분량만 2000GB에 이르는 문서에 저자를 비롯한 전 세계 80개국 언론 400명의 탐사기자가 달라붙었다. 신분이 흐릿한 이들을 추적해 명확히 밝히고 광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돈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결과는 익히 예상할 수 있을 터다. 전 세계 전현직 대통령, 유력 정치인, 마약상, 무기상, FIFA 관계자, 기업가, 범죄자 그리고 유명 스타들이 이름을 숨긴 채 온갖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빼돌리고 있었다. 예컨대 기자들이 합작해 밝혀낸 중국 사례(차이나 리크스)에는 중국 유력 공산당 지배층 자제를 가리키는 ‘태자당’과 주요 인터넷 회사 설립자, 중국 석유업계 관계자, 최고경영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중국 충칭시의 당서기로 부패 척결을 내세우면서 뒷구멍으로는 천문학적인 돈을 챙긴 보시라이와 지나친 중개료를 요구한 헤이우드를 청산가리로 살해한 그의 부인 구카이라이를 들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부자’로 추정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보이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저자는 푸틴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의 친구와 친척, 선배 등이 남긴 흔적을 쫓아가면 그가 엄청난 재산을 은닉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터다. 조세 회피가 가능한 미국 델라웨어주에만 378개의 회사를 가지고 있고 그의 전체 사업 규모도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이들 뒤에는 이들을 돕는 은행과 은행가, 변호사, 회계사 등 돈세탁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국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범법 행위를 저질러도 방조한 무능한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보이지 않는 회사를 통해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숨겨둔 이들의 부의 크기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쪽에서는 굶어 죽는 이들이 속출함에도 여전히 자신의 배를 두들기며 호화롭게 살아간다. 저자는 이런 불평등이 만연하게 된 데는 조세회피처를 거친 비밀세계를 통한 부의 이전이 용이해진 탓이 제일 컸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들 사례는 먼 나라 이야기도, 지나간 이야기도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자. 책 소개 글을 쓰면서 ‘국세청이 지능적 역외 탈세 혐의자 104명을 동시에 세무조사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국내 법인이 개발한 특허권을 사주일가 소유의 외국현지법인이 무상사용하게 하거나, 헐값에 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빼돌리거나, 외국 모법인의 국내 자회사가 하던 수입·판매 기능을 판매대리인으로 바꿔 세금을 탈루한 사례 등을 적발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책에서 나온 일들이 한국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란 이야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보호는 못할망정 “선 넘었다”… 공익제보자 내쫓은 두원공대

    해고된 前 교수 “작년 정직원 구두 계약” 학교 측, 비위 징계 불복 소송도 진행 중 이사장과 이사회 이사 등이 국고보조금과 교비를 유용해 해외 여행을 가고 허위로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는 등 부정을 저질러 징계를 받은 두원공대가 공익제보자(내부고발자)를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은 현재 교육부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비리사학에 대한 척결 의지를 강조했지만 여전히 사학들은 행정소송 등으로 처벌을 피하고 오히려 비리 사실을 알린 공익제보자가 내쫓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두원공대는 최근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모 전 교수를 해고했다. 김 전 교수는 2004년~2018년 1월 이 학교에서 정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뒤 지난해 5월부터 학교기업사업단 기술직으로 다시 복직했다. 김 전 교수는 그러다 1년 만인 지난 1일 학교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두원공대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김 전 교수 측은 “지난해 구두 계약 당시 정직원으로 채용한다고 했는데 정식 근로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식의 일방적인 해고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내부에서도 김 전 교수의 해고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학교의 한 관계자는 “김 전 교수가 재단의 비위 행위를 보도한 언론에 협조적이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2017년 비위 사실에 관여한 이사장 측근이 수석부총장(현재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되려 할 때 반대한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학교 측에 해고 이유를 물었지만 “(김 전 교수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원공대는 총 8억 9000만원의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이사회를 열지 않고도 열었다고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한 사실 등이 확인돼 김 이사장을 포함한 11명이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재단 측은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김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가 지난해 임시복권됐다. 재단은 현재 징계 결과가 부당하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본안소송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김 이사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는 미진한 상황이다. 김용석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김 전 교수의 해고는 비리 사학재단이 징계를 받은 뒤 다시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내부의 공익제보자를 제거하는 전형적인 수순”이라면서 “사학에 대한 교육당국의 징계 권한을 강화하는 등 사학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모든 대형사립대 종합감사 추진한다

    113곳 40년간 종합감사 한 번도 안 받아 학생수 6000명 이상 대학 종합감사 확대 중소형 대학은 회계감사 ‘투트랙 전략’ 교육부가 올 하반기 사립대학에 대한 대대적 감사를 통한 사학 비리척결에 나선다. 규모가 큰 대학은 종합감사 대상 확대, 중소형 대학은 회계감사 등을 통해 고삐를 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다음달 ‘고등교육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종합감사 대상을 기존 ‘학생수 4000명 이상 대학 중 무작위 추첨’에서 ‘학생수 6000명 이상 대학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전문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모두 종합감사를 받아야 한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1979년 이후 교육부로부터 한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사립대는 전체의 31.5%에 달하는 113개교다. 여기에는 연세대, 서강대, 경희대, 홍익대 등 주요 대학도 포함됐다. 해당 방안이 도입되면 이 학교들은 모두 순차적으로 종합감사를 받게 된다. 우선 교육부는 올해 종합감사 대상 사립대를 올 초 계획된 3개교에서 5개교로 확대한다.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되는 세종대와 세종대의 학교법인 대양학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5개 사립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세종대 외 4개 대학은 과거 종합감사 실시 여부와 비리 제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한다. 6000명 미만의 중소형 사립대에 대해서는 우선 회계감사로 감시망을 강화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회계 외에도 학사와 채용 비리 등 해당 대학에 대한 제보가 있다면 추가 인력을 투입해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대형 사립대부터 우선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중소형 사립대는 회계감사 후 순차적으로 종합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계감사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2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올 하반기 감사 강화를 위해 사립대 전담 감사 인력 10명 외에 올 초 신설된 교육신뢰회복추진단 7명과 하반기 출범할 예정인 시민감사단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김용석 한국사립대학교교수연합회 이사장은 “감사원의 국민감사 제도처럼 해당 학교의 일정 구성원이 감사를 요구하면 감사를 하는 제도의 도입이나 감사 결과의 투명한 공개 등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하루살이 삶… 달라질 게 없다” 남아공 청년 600만명 투표 거부

    높은 실업률·각종 부패에 정치 환멸 與, 지지율 하락에도 재집권 가능성 5년 만에 치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 아프리카 민족회의(ANC)가 큰 이변 없이 재집권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인 넬슨 만델라가 이끈 ANC가 지난 25년간 정권을 잡아 뇌물과 부패, 높은 실업률 등 경제난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아 재집권에 바짝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8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 투표의 45.15%를 9일 오전 개표한 결과 ANC의 득표율이 56.5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도 성향의 제1야당 민주동맹(DA)이 23.58%, 좌파 성향의 경제자유전사(EFF)가 9.28%를 각각 득표했다. 뉴스24는 ANC의 최종 득표율이 56~59%일 것으로 내다보며 사상 처음으로 60%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남아공은 완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한 정당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그러나 젊은층의 대거 이탈로 인해 다음 선거 때까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P통신은 이날 유권자들이 광범위한 부패와 실업률에 환멸을 느끼고 있지만 이전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인 탓에 집권당 승리가 점쳐진다고 전했다. 특히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경험하지 않은 ‘자유세대’인 남아공의 청년 사이에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러키 구메다(23)는 투표장을 찾지 않은 이유에 대해 “뚜렷한 직업 없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황에서 투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정치인들은 약속을 깨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구직을 희망하는 15~24세 젊은층 중 절반이 실업 상태에 놓여 있다. 남아공에 사는 백인의 실업률은 7%로 전 세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인 데 반해 전체 실업률은 27%나 된다. 가디언은 “투표를 할 수 있는 3650만여명 중 실제 선거인 명부에 등록한 이들은 2680만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IEC는 투표를 포기한 청년층이 600만명에 달해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이 첫 선거인 18~19세의 등록률은 5년 전보다 47% 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2월 무기거래 관련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으로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사퇴한 후 ANC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49.5%를 기록하며 지난 총선 때 지지율(62%)에 한참 못 미쳤다. 응답자 중 79%는 남아공의 부패가 증가하고 있다고 봤으며, 22%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DA와 EFF 등은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을 내세우며 이전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어냈다. 백인 정당으로 평가받던 DA는 최초의 흑인 대표를 내세워 흑인 중산층 포섭에 나섰고, ANC에서 분화된 EFF는 1994년 이후 태어난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세대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시민들이 직접 ‘교육 비리’ 퇴치… 시민감사관 공개 모집

    교육부가 대학 등 교육 비리 감사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감사관을 도입한다. 그동안 정부에서 외부 전문가를 위촉해 부처 내부를 감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국민 공모를 통해 감사관을 선정해 부처 외부까지 감사하는 시민감사관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8일 ‘제8차 교육신뢰 회복 추진단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시민감사관은 추천과 공모방식으로 위촉할 계획이며, 변호사·건축사·회계사·성폭력상담사 등 전문가 단체 추천 5명, 일반 시민 대상 공개모집 10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서류심사와 심층면접 등을 거쳐 6월에 위촉될 예정인 시민감사관은 교육부 소속 산하기관 및 사립대학 등에 대한 감사에 교육부 감사관과 함께 직접 참여하게 된다. 시민감사관 임기는 1년으로 연임도 가능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시민감사관 도입은 교육부의 사학 혁신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자, 교육 비리 척결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감사관 공개 모집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민감사관 공개모집은 오는 13일부터 이메일과 우편, 방문 등을 통해 신청을 받는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교육부 홈페이지(www.moe.go.kr)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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