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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 시킨다더니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 “누구든 인사청탁을 하면 패가망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많은 국민은 적어도 참여정부에서만은 인사비리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인사청탁을 했다가 패가망신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청탁했다가 결국 목숨을 끊고만 전 대우건설 사장 남 모씨의 비극 말이다. 하지만 그 뒤로 누가 패가망신했다는 얘기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정·관가 주변의 인사비리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의혹과 논란이 일 때마다 인사협의라는 어거지 명분으로 포장돼 넘어갔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서 인사청탁 논란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인사를 꼽는다면 오지철 전 문화부 차관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는 인터넷 신문 서프라이즈 대표 서영석씨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이 교수에 임용되도록 해당 대학에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2004년 7월 경질된 인물이다. 당시 정동채 장관의 개입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었으나 청와대는 오 차관을 교체하는 선에서 파문을 덮었다. 이로 인해 도마뱀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노 대통령의 인사비리 척결 의지는 빛을 잃고 말았다. 청와대가 엊그제 오 전 차관을 대통령 정책특보로 임명하면서 국익을 내세웠다.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데 대통령 특보라는 직함이 도움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인사청탁에 대해서는 “차관에서 물러났으니 상응한 책임을 졌다.”라고 했다. 그러나 차관에서 물러났다지만 그는 유치위 부위원장과 케이블TV방송협회장을 맡아왔다. 패가망신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대통령 특보라 새긴 명함이 국익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거니와 그런 자의적 잣대가 훼손할 국익은 어찌 보상할 것인지,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
  • ‘환한’ 민주당에 ‘화난’ 부시

    중간선거 참패 뒤 첫 해외순방길에 오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6일 민주당의 대외정책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했다. 대외 군사활동과 자유무역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가 미국의 안보와 경제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민주당과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던 지난주 주례 연설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베트남 무역법안 부결에 반감 표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순방 일정의 첫 기착지인 싱가포르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리에게 세계무대로부터 후퇴하고 그곳에 존재하는 기회들에 문을 닫아 걸라는 목소리를 듣고 있다.”면서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라는 오래된 유혹들이 존재하지만 미국은 그것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 하원이 베트남과의 무역정상화법안을 부결시킨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으로 민주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한 강한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오랜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재개를 위해 아시아국가들이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을 아우르는 자유무역협정 구상도 제시했다. AP통신은 “중간선거로 약화된 국내 입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추진해 온 테러리즘·핵확산 방지, 자유무역 확대 등 장기적 정책과제는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아시아 국가들에 확인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중국 부상 견제 의도 뚜렷 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결코 줄이지 않을 것이란 점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이 지역에서 급격하게 부상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한 조치다.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세기에도 미국은 이 지역에 지속적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미래의 동반관계는 에이즈와 조류독감 퇴치, 부패척결, 차세대 에너지 기술 개발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데릭 미첼 전 국방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이번 순방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아시아의 관계가 단지 반테러 협력과 핵확산 방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북한엔 ‘핵 확산’ 강력 경고 북한의 핵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적성국이나 테러단체에 넘길 경우 미국은 이를 중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북한이 전적인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화를 위해서는 이 지역 국가들이 북한의 핵 확산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유엔의 대북한 제재 결의에도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진료기록 분석 車보험 사기범 척결

    진료기록 분석 車보험 사기범 척결

    지난 2000년 이후 누적적자가 2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정상화될 수 있을까. 금융감독당국이 9일 보험업계의 자구 노력과 교통사고 예방 강화, 보험 사기 방지 등 ‘자동차보험 정상화 및 보험사기 대책’을 내놨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대책을 주문한 지 7개월 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책들이 정부 부처·기관간 세부 협의와 예산 확보 등이 필요해 효과를 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험사기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범 이번 정부 대책의 골자는 보험사기 방지와 조사를 위한 제도 개선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액이 2004년 기준 1조 6569억원이나 된다. 이 가운데 손해보험이 8701억원이고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사기로 추정된다. 반면 보험사기 적발 건수와 액수는 2004년 1만 6513건 1209억원을 비롯해 2005년 2만 3607건 1802억원, 올해 6월 현재 1만 2193건 97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 국민의 건강보험자료를 갖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진료기록을 제공받아 사기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공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확대하고 보험사기 관련 정보 분석 및 사후 관리, 수사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감원에 ‘보험사기특별조사반’(SIU)을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가 보험사기 혐의가 큰 보험 계약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의 적정성 여부 심사를 위탁하고, 자동차보험의 의료수가를 낮추는 방안도 마련한다. 의료기관의 진료비 과잉 청구를 막기 위해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때 처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범인 보험사기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과거 교통사고 횟수나 병력, 진료기록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이를 위해 금감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각종 공제기관 등 공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기록 등 건강보험자료를 교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말했다. ●보험사 자구 노력 선행돼야 이번 대책은 손해보험사들의 자구 노력 강화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방만한 사업비 억제와 사업비 사용 내역의 분기별 공시, 부당 모집 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 인상, 가격 덤핑 관행 억제, 보험계약 인수 및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등이다. 윤증현 금감위원장도 이날 보험 관련 행사에서 “자동차 보험의 만성적인 적자는 보험업계 내부적 요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정사업비를 2조 2509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제로는 3329억이 초과한 2조 583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사업비의 과다 사용으로 재무 건전성의 악화가 우려되는 보험사와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어 사업비 절감과 자율 합병, 매각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보험 가입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을 때 과징금이 부과되는 대상을 현행 보험사에서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감독당국은 교통사고 예방 강화대책도 마련했다. 내년부터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에 무인단속카메라를 집중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관들을 집중 배치하고 사고가 많이 나는 지점을 발굴해 도로나 신호체계 등 시설을 연중 무휴로 개선한다. 교통법규 위반때 물리는 범칙금 인상도 추진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대부분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지만 정부부처간 비협조와 보험사의 의지 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했던 내용”이라면서 “대책의 효과는 앞으로 정부 부처 간 세부 협의와 보험사들의 자구 노력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오르테가 16년만에 재집권 유력

    오르테가 16년만에 재집권 유력

    5일(현지시간) 실시된 니카라과 대선 초반 개표 결과 좌파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60) 전 대통령이 40%대 득표율로 3전4기 끝에 16년 만의 재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감시 시민단체인 윤리투명그룹은 니카라과 전역의 1만 1200개 투표소 가운데 10%를 표본추출해 집계한 결과,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오르테가 후보가 38.49%를 득표,29.52%에 그친 중도우파 니카라과자유동맹보수당(ALN-PC)의 에두아르도 몬테알레그레(51) 후보를 최소 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고 6일 발표했다. 부통령 출신에 집권 헌정주의자유당(PLC) 후보인 호세 리소(62) 후보는 24.15%로 3위에 머물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개표가 15% 진행된 시점에 오르테가 후보는 40%를 득표,33%에 머무른 몬테알레그레 후보를 앞서나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같은 득표율 격차는 7% 개표 시점보다 1%포인트 정도 좁혀진 것이다. 이같은 초반 개표 상황은 오르테가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프리메리시마 라디오 방송이 자체 득표율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한 결과,40% 약간 넘는 득표율로 오르테가 후보가 1차투표에서 승리를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한 것과 일치한다. 만약 오르테가 후보가 40%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거나 최소 35% 득표율에 2위와의 격차를 5%포인트 이상 벌리지 못하면 12월 결선투표로 넘어가 승리를 자신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몬테알레그레 후보는 “승리자는 없다. 우리 국민은 결선투표에서 다음 대통령을 결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총선도 함께 실시된 이날 투표율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70%를 웃돌 것으로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중남미에서도 아이티 다음으로 가난한 니카라과 국민들이 3기 연속 우파 정권에 기대를 걸었음에도 빈곤 척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오르테가의 승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오르테가 지지자인 재클린 알코제(33)는 “맞아요. 다니엘은 (부자들 것을) 빼앗았어요. 그러나 가난한 이들을 위해 그랬지요.”라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선진국 가는길 가로막는 ‘3대덫’

    선진국 가는길 가로막는 ‘3대덫’

    ‘후진적인 정치체제(정치 불안정), 공공부문의 비대, 노동시장의 경직성’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한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반면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국가들은 작은 정부와 강력한 리더십, 친기업적인 조세개혁, 개방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신자유주의적인 정책들이 모든 국가에 성공 요인으로 작용하는 건 아니다. 개발도상국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속도와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비전2030 민간작업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작업단이 삼성경제연구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세계 각국의 사회적 자본, 성장·분배, 인적 자원, 성장동력, 국제화 등 5개 분야를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한 14개국과 2만달러 돌파에 실패한 7개국의 원인을 분석했다.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1432달러를 기록한 뒤 11년째 2만달러 벽을 깨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정책적인 시사점을 던져준다. ●선진국 진입에 성공하려면 룩셈부르크와 노르웨이, 미국, 일본, 아일랜드 등 14개국이 1인당 국민소득을 1만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든 기간은 5∼13년으로 편차가 있지만 10년 안팎이 대부분이다.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이들 국가들은 효율적이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했다.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으면서 분배 욕구가 커지자 노사정의 상생적 타협으로 사회·경제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들 국가들은 친기업적 조세개혁과 개방화, 민영화, 규제완화, 시장주의 등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주로 펼쳤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혁신·경쟁, 고급 핵심 인력의 적극 개발과 유치도 선진국 진입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선진국 진입 실패 사례 스페인과 그리스, 포르투갈,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타이완, 이스라엘 등 7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었지만 2만달러 도달에 실패한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여야가 심하게 대립하는 등 정치체제가 후진적이며 노사분규는 장기화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아울러 개방보다는 수동적인 수입대체 및 과도한 보호전략으로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상실했다. 외국계자본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서비스 등 특정산업에 치우진 경제구조도 지속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경우 고질적인 노사분규와 이에 따른 노동 경직성이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스도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정치갈등의 장기화가 문제로 지적됐다. 포르투갈은 비대한 공공부문이, 타이완은 계속된 정치적 혼란이 각각 선진국 진입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실패에서 배운다 작업단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의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또 소득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면 분쟁해결이 어려워진다고 강조하고, 성장동력 및 수출상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적극적인 대외 지향 발전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적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혁신과 함께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준조세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기고] 정부혁신은 정부 존립의 근거/조선일 순천대 행정학 교수

    최근 현 정부를 ‘큰 정부’로 규정하면서 공공부문은 경쟁이 없기 때문에 정부 혁신을 통해 효율을 제고하고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잘못되었으며, 혁신은 시장의 몫이므로 정부혁신보다 시장경제체제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글을 보았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단순한 정책적 제언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존립의 근거인 정부혁신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일반 시민들을 오도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긴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어느 정부나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의 제공과 제도개선을 위한 정부혁신을 추진하므로, 정부혁신은 본래의 기능중의 하나로 정부 존립의 근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혁신은 그 특성상 성과가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어려워서 일부 비판과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혁신 과정상의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공부문에서 혁신이 불가능하며 시장에서만 혁신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시장기능에 대한 맹신으로 정부의 존립근거를 부인하는 것이다. 칼럼은 또 일부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의 원인을 참여정부가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큰 정부’를 표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큰 정부를 표방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크게 비대해진 정부도 아니다. 특히 국민의 수요나 요구에 비해 현재의 정부규모가 적정한지에 대한 판단 기준 및 주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적정규모를 섣불리 이야기할 수는 없다. 정부 적정규모의 개략적 판단 기준으로 사용되는 공무원 수, 재정규모 등을 기준으로 할 때도,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규모와 경제성장 단계 등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큰 정부라고 볼 수 없는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작은 정부’는 좋은 것이고 ‘큰 정부’는 나쁘다는 70,80년대식 인식이다. 주지하다시피 작은 정부 논의는 지나친 복지지출의 폐단을 줄이기 위한 주장에서 비롯되었으며, 주된 실천방안으로서 복지지출 삭감과 민영화, 규제완화가 제시되었다. 그 결과 정부규모 감축과 지출 삭감이 이뤄졌으나 일반인이 생각하는 만큼 정부규모가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공공서비스 공급의 축소와 질적 저하라는 신공공관리론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서 보듯이 국방, 안전 등의 부문은 작은 정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작은 정부 주장이 정치적 슬로건에 지나지 않으며, 정부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함을 시사해준다. 따라서 작은 정부가 반드시 좋은 정부는 아니며 오히려 그러한 주장은 복지지출 감축과 감세를 위한 수사로 활용되어 그로 인해 혜택을 보게 되는 집단인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이익을 과대 옹호하게 되는 위험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공공부문은 경쟁이 없기 때문에 정부 혁신을 통해 효율을 제고하고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이다. 공공부문에 경쟁원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국민의 정부때부터이며 개방형임용제도, 성과상여금제도 등 다양한 경쟁 지향적, 성과 지향적 제도들이 이미 시행돼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고위공무원단제도 등을 도입하여 공무원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경쟁 환경 속에 놓여있으며, 깨끗한 정부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제도도입과 성과평가노력을 통해 도덕적 해이통제 및 부패척결에 일정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칼럼에서 정부의 할 일로 정부혁신보다도 시장경제체제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역할과 정부혁신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데, 바로 그러한 제도개선 대안 마련과 대안의 성공적 집행을 위한 기반 및 의식 개혁노력이 정부 혁신의 본질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책임 있는 정부는 지속적인 정부혁신을 추진해야 하므로 혁신은 결코 시장만의 몫이 될 수 없으며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정부의 기능을 없애고 모든 것을 시장에 넘기자는 주장은 사려 깊은 정책대안이 아니며, 정부역할에 대한 확신보다 시장기능에 대한 맹신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조선일 순천대 행정학 교수
  • [발언대] 공직자 청렴이 특별자치도 성공에 열쇠/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한 사회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였다. 세계 각국의 사례를 보면 깨끗하고 투명한 공직사회를 가진 국가는 번영을 구가했지만, 공직자가 부패로 얼룩진 국가는 쇠락의 길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공직사회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 중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공직사회의 개혁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그 결과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해졌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05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점으로 조사대상 국가 159개국 중 40위에 그쳤다. 이는 경제규모 세계 11위라는 국가적 위상에 부합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우리 제주 공직사회는 이처럼 불명예스러운 평가로부터 멀리 벗어나 있다. 실제로 2004년 국가청렴위원회가 전국 32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기관청렴도 측정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함으로써,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이라는 인식을 깊이 각인시켰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공직자 본래의 직무로서 청렴하지 않고서는 공직자의 역할을 결코 잘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7월1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함에 따라 도민들이 공직사회에 거는 기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높다. 도민들은 우리에게 무한한 봉사와 고도의 청렴성, 그리고 특별자치도에 걸맞은 공직자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자 특별자치도의 성공적 과제라 하겠다. 부패는 뿌리가 깊고 끈질겨서 척결(剔抉·뼈를 발라내고 긁어냄)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데서 보듯 부패척결은 매우 어렵다.‘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식의 온정주의에서 부패가 시작된다는 점을 깊이 새기고 공직자와 도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할 때,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제주특별자치도 건설이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 확신한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경영평가 1등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회 사장

    경영평가 1등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회 사장

    ‘낙하산’으로 내려온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능력을 인정받은 최고경영자(CEO)로 우뚝 섰다.2년 전 삭발까지 하며 ‘타도! 송인회’를 외쳤던 노조위원장도 이젠 송 사장의 든든한 후원자다. 송 사장은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도와 청렴도 부문에서 산업자원부 산하기관 중 최우수기관으로 끌어올렸다. 송 사장을 곽태헌 산업부장이 16일 만났다.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기안전공사에서 하는 일을 설명해 주시지요. -전기 설비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사업용·자가용·일반용 설비입니다. 이 모든 설비를 사용 전에 검사하는 일을 합니다. 준공 뒤에는 1∼3년 단위로 검사하고요. 최근에 들어선 아파트는 수전반까지 검사해 주고 옛날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가구별 관리까지 공사가 맡습니다. ▶‘낙하산 인사’라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셌을 것 같은데요. -노조위원장이 삭발까지 하며 반대투쟁을 했어요. 하지만 저는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에 의한 사장추천위원회를 통과한 첫 번째 케이스입니다. 노조위원장에게 ‘내 인생의 궤적을 보라. 반노동적인 인물 같으냐. 이력 한 줄 더하려고 온 것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외부에서 오면 낙하산으로 보는데요. -노조위원장에게 ‘사장이 밖에서 오면 다 낙하산이냐. 석사학위는 재난관리 연구, 박사학위는 공기업 경영평가로 받았을 만큼 전문지식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부조리 비리로 지탄받는 것을 같이 고치자고 설득했지요. ▶독특한 공기업 경영론을 펼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설립 목적에 맞는 경영이 중요합니다. 공기업은 공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경영은 통할 수가 없습니다. 공공기관은 공익을 추구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존립 근거가 있는 것 아닙니까. ▶직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었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자꾸 노동자, 사용자 얘기를 하는데 우리 노사의 진정한 사용자는 누군지를 노조위원장에 먼저 물었지요. 노조위원장이 “국민”이라고 대답했어요. 맞습니다. 국민이 진정한 사용자이고, 국민이 투표로 뽑은 정부가 임명한 사장은 경영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노사관계를 노경관계, 노경문화로 바꿔 나가자고 역설했고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공사 경영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청렴도 꼴찌 기관에서 1등 기관으로 탈바꿈했는데요. -취임 한 달 전인 2004년 5월 국가청렴위원회(당시는 부패방지위원회)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비슷한 기관 70여개 중 청렴도가 사실상 꼴찌였습니다. 하지만 2년 만에 최우수 기관이 됐습니다. 지난 6월 87개 정부산하기관을 유형별로 나눠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종합경영평가에서 1등을 했습니다. ▶소위 ‘급행료’가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요. -합격·불합격 판정을 하는 검사기관이다 보니까 완장문화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를 척결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는 물론 공사 존립 근거, 생계 터전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윗물맑기운동, 명절 선물 주고받지 않기 운동, 각종 정신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직원들의 협조로 이런 것을 한 효과가 나타나 ‘깨끗한’ 기관으로 거듭난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습니까. -형벌이 엄하다고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읍참마속의 자세로 돈 10만원 받은 직원을 해임했어요. 직장생활을 20년 정도 해서 자식들 교육비 등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직원이었습니다. 자를 때 마음이 편했겠습니까. 하지만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청렴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1년이 지나서 중간단계에 올라섰고,2년 지나서 올해에 최상위 기관이 됐습니다. ▶비리와 부정부패를 없애는 게 쉽지는 않은데요. -그렇지요. 부정부패·비리·부조리는 마치 독버섯과 같아 습기가 있거나 그늘이 지거나 음습하면 바로 되살아납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점을 오늘 간부회의에서도 강조했습니다. 물론 위에서 잘해야지요. 윗사람이 (뇌물을) 안 먹으면 아래에서도 먹지 않습니다. ▶인사혁신은 어떤 식으로 했나요. -취임하자마자 경영혁신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의사결정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요. 책임지지 않으려고 결재를 위로 올리는 식이지요.6∼8단계 결재구조를 3단계(팀장-임원-사장)로 줄였어요. 사장에게 올라오는 148개 결재사항도 48개만 남기고 권한을 하부에 이양했습니다. ▶개혁에 따라 직원들이 다소 불편해했을 것 같은데요. -자긍심을 갖고, 보람을 갖고 일을 하자는 것을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임금 가이드라인 때문에 (마음대로) 월급을 올려줄 수는 없지만 평가에서 1등을 하면 500% 상여금이란 인센티브를 받게 됩니다. ▶자랑할 만한 제도를 소개해 주시지요 -국내 서비스기관 최초로 검사업무 리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검사기준, 검사원에 관해 불만을 제기하면 다른 검사원이 나가 무료로 검사를 다시 해줍니다. 환불도 해주고요. 검사원들의 자세가 많이 달라졌어요. ▶여성과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데요. -여성 점검원을 지난해 2명, 올해 7명 뽑았습니다. 올해에는 여성채용할당제를 도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낮에 집을 방문하면 주부 혼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여성이 찾아가는 게 더 효과가 있어요. 장애인 의무고용도 57명인데 61명을 고용했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가 돼야지요. ▶끝으로 하실 말씀은. -공공기관의 변화와 혁신은 지속가능한 혁신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화가 필수적입니다. 혁신은 인류, 국가, 기업의 생존·발전을 위해 항상 필요합니다. 사업형 설비 중 배전설비에 대한 검사제도를 도입하는 게 시급합니다. 정리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송인회 사장은 ▲나이 54세 ▲1971년 보성고 졸업 ▲1978년 고려대 법대 졸업 ▲1995년 고려대 정책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2000년 서울시립대 대학원 졸업(행정학 박사) ▲1978∼1998년 범양상선 호주 시드니 지사장, 본사 기획실장 ▲1992∼1998년 하나로문화 대표, 월간 AUTO 발행인 ▲1996∼1997년 민주당 강동을 지구당 위원장 ▲2003∼2004년 수원대 법정대 객원교수,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04년 6월∼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 [서울광장]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황진선 논설위원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옷을 벗은 ‘대표적인 공안검사’인 김원치 변호사가 2003년에 펴낸 에세이집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검찰청에 오랫동안 출입하며 기사를 썼지만 잘 몰랐거나 의문을 가졌던 점들을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됐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이다. ‘정치권이 탄탄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을 때 의혹 수사는 불가능하다.…정권 중추에 있는 거물을 체포하는 사태는…기반이 취약해졌을 때에 한정된다.’ 초년 기자 시절엔 영화 ‘공공의 적 2’의 강철중 검사(설경구 분)처럼 검찰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불의와 불법을 처단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연륜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권력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공을 당해 검찰의 신뢰와 권위만 실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대목도 눈에 띄었다.‘검찰의 사명은 거악(巨惡)이 발을 뻗고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은 ‘검찰 정신은 형사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의지이다.’라는 대목이었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법익 침해의 위험을 방지하고,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거악 척결도 중요하지만 피의자의 권리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이용훈 대법원장이 ‘검찰의 수사기록은 던져 버려라.’는 말로 갈등을 촉발했다. 하지만 이 대법원장 쪽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것은 공판중심주의, 즉 검찰과 피고인의 법정 공방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피고인의 진술은 듣지 않고 검사의 수사기록에만 의존해 사건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면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중앙지검의 현직 K검사가 한 일간지에 ‘수사받는 법’을 10회 연재하기로 하고 첫 기고문을 실었다가 경고를 받고 연재를 중단했다.K검사는 그 글에서 “약자인 피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지침이 두가지 있다. 첫째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둘째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고 했다. 동료들은 대부분 “수사를 방해하는 어처구니 없는 글”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피의자 인권보호 측면에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K검사의 방법론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피의자가 공정한 게임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를 비난할 수는 없다. 검사들이 검찰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불과 몇년 사이에 신설된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 공직비리조사처 신설 검토 등은 검찰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인권보장기관과 정치권 및 공직사회의 비리 척결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삶의 기술이란 삶의 가치에 복종할 때만 유용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재판론´을 강조한다. 사법권뿐 아니라 검찰권 역시 국민에게서 나온다. 검찰은 이제 특권의식을 버리고 공익의 대변자이자 인권보장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상하이방’ 황쥐도 몰락?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당국이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서기 해임과 함께 상하이방(幇)의 좌장격인 황쥐(黃菊) 부총리의 부인과 천 서기 부인까지 비리 혐의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부가 지방 공안국에 보낸 내부통보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는 지난 25일 황 부총리의 부인 위후이원(余慧文) 상하이자선기금회 부회장과 천 전 서기의 부인 황이링(黃毅玲)에 대해 쌍규(雙規) 처분을 내렸다. 쌍규 처분은 비리 혐의자에 대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조사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는 28일 공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 두 여인이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한 사실이 아직 공표되진 않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 부회장은 남편과 떨어져 상하이 재계 및 사회사업계에서 활동하면서 90억위안 규모의 사회보장기금 비리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주식 투자를 좋아하는 황이링은 저우정이(周正毅)의 눙카이(農凱)그룹을 비롯한 상당수 상하이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장남인 54세의 상하이 과학원장도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줄곧 부동산, 전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상하이 재계에서 활약해온 장 원장은 천 서기와 절친한 친구 사이로 기존 비리 가담자들보다 수수한 액수가 훨씬 더 많다는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 후 주석이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장 원장에까지 손을 댈 경우엔 사실상 상하이방이 완전 와해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장 전 주석은 이번 상하이 사회보장기금 수사의 폭이 너무 넓은 데 대해 놀라 공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jj@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김성호 법무장관에게 법무부의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본다. 사법개혁과 법조비리의 척결 대책인 로비스트법과 검사 해임제 도입 추진일정, 검찰의 견제 장치라고 볼 수 있는 공직부패수사처 건립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이와 함께 인권보호와 사법정의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복안도 들어본다.   ●코리아, 코리아(EBS 오후 8시) 곧 출산을 앞둔 아내 곁을 떠나 화물차 운전 일을 하고 있는 명성씨. 같이 손발을 맞춰 일하게 될 아저씨들은 붙임성 좋은 명성씨가 마냥 귀엽기만 하다. 하지만 다니던 학교마저 휴학하고 일터로 나선 명성씨는 한 가족을 짊어져야 할 가장이라는 이름 아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져 온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등교길 학생 삥 뜯기, 취객 지갑털이, 앵벌이, 무전취식, 노숙. 이것이 취재진이 만난 10인조 가출 청소년들이 거리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실생활을 24시간 동행해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추적 보도하고 가출 이유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정·학교·정부의 지원 시스템을 점검한다.   ●여우야 뭐하니(MBC 오후 9시55분) 병희는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주몽 세트장을 배경으로 한 음란한 기사를 쓰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철수는 누나의 집을 찾지만 다른 사람의 집으로 바뀌어 있고, 철수는 병희의 집 담장을 뛰어넘어 제 집처럼 들어간다. 저녁 찬거리를 사들고 귀가한 병희는 누군가가 샤워하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추적60분(KBS2 오후 11시5분) 수입 명품에 대한 맹목적인 열광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름마저 생소한 해외 브랜드 제품들이 명품으로 둔갑한 채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수십 년간 갈고 닦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 외면당하는 현실이다. 수입 명품만을 좇는 흐름의 실태와 그 부작용을 알아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동국은 윤후에게 싱가포르로 가지 않으면 자식 취급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신형은 윤후가 공항에서 곧바로 국화를 찾아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한편, 홍 영감은 혜숙이 만든 나비넥타이를 남기고 떠났다는 말에 정신없이 뛰쳐 나간다. 같은 시간 혜숙은 기차를 기다리며 마음을 정리하는데….
  • [열린세상] 참여정부,그 가을의 단상/이성형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휘영청 달이 밝은 가을날이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유난히 밝다. 들에는 곡식이 영글고, 뜰 앞에서 자라는 호박도 노랗게 물들어간다.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한다. 순환하고 변한다는 사실만 변함이 없다. ‘이제 곧 우린 차가운 어둠에 잠기리니. 아듀! 너무나 짧았던 여름날의 강렬한 빛이여.’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가을날에, 강렬했던 여름을 보낸 회한을 노래하고 겨울날의 모든 것을 읽어낸다. 분노와 증오, 전율과 공포, 강제된 노역이 자신의 몸 속으로 기어 들어온다고 느낀다. 참여정부도 이제 가을에 접어들었다. 다가올 겨울을, 아니 새로운 순환을 준비해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한창이고, 북핵 위기랑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기국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시작될 것이고, 단임정부의 특징인 임기말 레임덕 현상도 가속될 것이다. 그러니 가을날에 비유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가을에 접어든 정부라면 이제까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을 한번 반성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야 이번 임기 내에 마무리할 것과 다음에 넘겨줘야 할 것들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염두에 두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해 보자. 개혁 기치의 정부였기에 온갖 개혁의 로드맵을 만들었다.‘로드맵 정부’란 소리를 들었을 정도였다. 동북아시대, 평화와 번영, 부패척결, 수도이전, 분권화, 사회복지, 교육개혁, 과거청산 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부패척결과 사법부 개혁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을 남긴 것이 별로 없다. 물론 거시경제를 나름대로 무난하게 관리했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겠고, 또 좀더 시간을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나올 정책들이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 정책들이 초점 없이 나열된 채 추진되어 ‘선택과 집중’의 힘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심지어 180도 방향선회를 보인 부분도 보인다. 무엇보다 의욕과잉의 로드맵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로드맵들을 총괄하는 로드맵도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중대사안을 5년 임기 내에 이루고자 했을까. 일에 대한 과대한 욕심이 오히려 많은 일들을 그르치지는 않았는지 한번 반문해 볼 일이다. 둘째,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사람들이 하고 세력이 하는 것이다. 항상 상대방이 존재한다. 당연히 여론이나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하면서 조심스레 추진해야 했다. 하지만 많은 사안이 과도하게 정치화되었고, 찬반양론과 시시비비 싸움으로 넘어지거나 용도가 폐기되었다. 중간에 용도가 폐기되고 방향이 바뀔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거론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셋째, 참여정부라고 하지만 의사소통이란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반문해 볼 일이다. 이빨이 여럿 빠질 정도로 죽도록 일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여론주도층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일만 하지 말고 가끔 술자리에서 남의 이야기도 듣고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이는 이제까지 역대정부가 모두 잘해 왔던 분야였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참여정부는 여론의 평가에 집착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역사의 평가를 달게 받겠다고 피력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의 고유한 기능을 망각하는 말이다. 훌륭한 삶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설득과 대화는 반드시 필수적이다. 그것도 아니 된다면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모놀로그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역사의 평가 운운은 역사가들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지는 사안이지 정치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 이제 조만간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다가올 것이다. 적어도 보들레르가 노래한 분노와 증오의 겨울이 내 몸 속으로 들어오지 않게 해주면 좋겠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 울산시 ‘청렴결의대회’

    “청렴한 공직사회, 부패없는 울산은 당당한 공직사회에서 시작됩니다.” 울산시는 5일 다음달 시 정례 조회때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갖고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청렴한 공직사회 만들기를 적극 실천한다고 밝혔다. 시청 공무원 300여명은 다음달 2일 예정인 조회에서 부패척결을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 깨끗하고 신뢰받는 청렴울산 실현에 적극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시 산하기관 공무원들을 대표해 채택한다. 결의문을 통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직무와 관련되거나 관행을 빙자한 어떠한 선물이나 금품도 받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또 공사 생활에 있어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고, 부패행위를 예방해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 건설에 앞장설 것을 결의할 계획이다. 결의대회에 앞서 5일 박맹우 울산시장은 시와 산하 기관 전체 공무원 2251명에게 청렴한 자세를 강조하는 내용의 편지를 전자메일로 보냈다. 박 시장은 편지에서 “청렴은 공인에게 필요한 기본적 덕목이자 공인을 저울질하는 잣대로 아무리 유능하고 열정적으로 일한다 하더라도 부패한 공직자는 시민들이 받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공직자들이 부패의 늪에 빠져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시민들은 맑은 물과 흐린 물 중간쯤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며 “시민 눈높이에 맞춰 역사앞에 떳떳한 공직자상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Local] 강릉시 공무원 청렴 서약실천 선서

    “청탁·알선은 물론 사행성 오락도 하지 않겠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공무원들이 오는 4일 ‘청렴 서약실천 선서식’을 갖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투명한 공직사회를 조성하고 성실한 업무수행과 청렴하고 건전한 생활의 솔선수범에 1475명의 정규직 및 비정규직 공무원들이 나섰다. 청렴 서약실천 7개항은 ▲업무관련 부정부패를 하지 않는다 ▲특정인에게 직무상 특혜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인사청탁, 알선 및 직위를 이용한 이권개입 행위를 하지 않는다 ▲직무관련 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하지 않는다 ▲금품 및 향응을 받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 ▲공무원 청렴 유지 행동강령은 반드시 준수한다는 등 7개 항이다. 특히 직무관련자와 골프를 치거나 사행성 오락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청렴서약서는 자신의 책상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항상 깨끗한 공직사회 조성과 공직부패 척결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 [‘바다이야기’ 의혹 확산] 전국 오락기 6만대 모두 압수 검토

    사행성 성인오락장 단속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단속 여론은 들끓고 있으나 대부분 게임이 이미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형식적인 합법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단속의 적법성 시비는 물론 업주들의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기 제작사 대표 등 3명을 기소한 검찰은 사행성 오락기를 일종의 ‘범죄도구’로 보고 전국에 유통된 6만여대를 모두 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게임기 제작사 대표들의 형이 확정된 직후 게임기를 몰수, 폐기하는 방안을 놓고 현재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까지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린다. 이 기간동안 전국에서 운영 중인 영업장의 영업행위는 엄밀히 말해 막을 수 없는 실정이다.검찰 관계자는 “국민적 폐해가 심각한 점을 감안해 형 확정 전 게임기를 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원에서 문제가 되는 연타 기능의 전자기판만을 떼라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 못 하는데 이럴 경우 단속을 두고 업체와의 숨바꼭질을 해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검찰은 문화관광부를 통해 해당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등 압박을 가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어렵기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지난달 5일부터 오는 10월28일까지를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불법사행성 게임장과 PC방의 완전 척결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무리한 단속에 나섰다가는 자칫 업체들의 손해배상 소송 등 역공을 맞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눈치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후 전국 바다이야기 영업장 324곳을 단속했지만 문제삼은 것은 영업행위 자체가 아닌 게임기 개·변조 또는 환전, 상품권 재사용 등의 일종의 곁가지 문제였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유 전 차관 경질 논란 국회서 가려라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과 관련한 인사청탁 논란이 가시질 않는다. 진상이 드러나질 않았으니 가실 리 없겠으나 흐지부지 가시어서도 안 된다고 본다.“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 시킬 것”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터진 인사청탁 의혹이다. 그만큼 더 철저히 진상을 가려야 한다. 유 전 차관은 자신에 대한 청와대의 직무감찰이 인사청탁 거부 배경을 조사하는 데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 답변을 청와대측 수사관에게 보낸 e메일을 증거로 갖고 있다고 했다. 유 전 차관은 이를 공개해 자기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신문유통원 예산 확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이 또한 구체적 근거를 들어 반박해야 한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인사청탁을 한 인사로 유 전 차관이 지목한 이백만 홍보수석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은 입을 열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고, 그것이 청탁인지 압력인지 아니면 단순한 협의인지 가린 뒤 상응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이번 사안은 오래 끌 일이 아니다.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리니 국회가 나서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기국회 국정감사도 있지만 그 전에 국회 상임위 차원의 진상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다. 권력의 인사청탁도 없어야겠으나, 이를 거부하다 물러나는 공직자는 더더욱 없어야 한다. 반대로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떠넘기는 그릇된 행태가 있다면 이 또한 척결해야 할 구습이다. 유 전 차관 파문은 깨끗한 인사 관행을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여야는 소모적 공방을 끝내고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기를 바란다.
  • [씨줄날줄] 클렙토크라시/육철수 논설위원

    아프리카 콩고의 모부투(1930∼1997년) 전 대통령은 국제정치학의 학술용어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의 대표적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1965년 집권해서 32년간 통치하면서 국고와 광물자원, 외국 원조자금을 수시로 빼돌려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사재는 콩고의 국가채무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정치학자들은 이같은 정치형태에 대해 절도(Kleptomania)와 정치체제(-cracy)의 합성어인 클렙토크라시라는 신조어를 갖다 붙였다. 클렙토크라시란 좁은 의미로 빈국에서 통치계층이나 정부가 국가·사회에 쓸 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부패체제를 말한다. 이른바 ‘도둑정치·도둑체제’다. 넓은 의미로는 고질적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을 일컫는 ‘도당정치’(盜黨政治)까지 끼워 넣을 수 있겠다. 하지만 돈 문제에 비교적 투명한 정권이 세금을 뭉떵뭉떵 걷어 가면서 나라살림을 엉망으로 한다고 해서 ‘클렙토크라시’라고 몰아세운다면 그건 무리다. 이는 국정운영 능력의 문제이며, 실정(失政)의 질(質)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청와대가 일부 언론으로부터 “참여정부는 클렙토크라시”란 소리를 듣고 노발대발한 것도 이해가 간다. 아프리카 빈국의 도둑정권처럼 취급하는데 가만 있을 정부가 어디 있겠나. 최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도둑체제에 대한 세계적 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해 클렙토크라시는 국제 이슈로 떠올랐다. 북한을 대표적 클렙토크라시라고 거론했다. 그러잖아도 미국은 북한에 대고 ‘악의 축’,‘폭정의 전초기지’,‘깡패국가’라고 불러 감정을 나게 했다. 이번에는 G8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국제금융망 오염방지’ 차원이라며 클렙토크라시 분쇄전략을 들고 나왔다. 북한의 돈줄을 더 죄어서 화폐 위조나 핵과 미사일의 제조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면서 남의 나라 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모양새가 늘 불안하다. 가난한 독재국가 지도층의 부패를 척결하고 테러를 응징한다는 명분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또다른 국제 금융제재가 우리한테 튈 불똥을 생각하면 또 걱정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광복 61년만에 되찾는 친일파 재산

    겨레가 빛을 되찾은 지 61년만에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거나 친일행각을 벌인 자들의 재산을 환수할 수 있게 되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오는 18일부터 친일파 재산에 대한 본격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친일파 척결은 인적 차원과 물적 차원이 있으나 우리는 지난 60여년간 물적 차원의 청산은 손도 대지 못했다. 심지어 일부 친일파 후손들은 친일의 대가로 선조들이 차지하게 된 땅을 찾겠다고 정부의 도움을 얻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파렴치한 행태로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번 조사작업은 광복 61년, 반민특위가 해산된지 57년만에 민족의 정기를 세우는 작업이 물적 차원에서 재추진되게 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한편 부끄럽지만 다른 한편 이제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친일파의 재산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한 조사 없이 추정치만이 제시되곤 하였다. 친일파 재산이 모두 합쳐 1억 3484만평(445.75㎢)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가 하면, 이완용·송병준 등 대표적 친일파 11명이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 소유했던 토지가 440만평에 이른다는 추정치도 있다. 정확한 조사작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친일파 재산 환수 작업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우리는 친일파 재산 조사작업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긴밀한 협조, 지방자치단체와 국민 모두의 적극 동참이 불가결하다. 조사작업의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선의의 인수자가 느닷없는 손실을 입거나 친일파 후손들이 행정소송을 남발해 환수작업이 차질을 빚을 우려, 브로커나 사기범들이 준동할 가능성등이 지적된다. 조사위는 이러한 점도 충분히 고려해 환수작업이 실효성 있게 진행되도록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 김홍수씨 진술인정 법관비리 수사탄력

    김홍수씨 진술인정 법관비리 수사탄력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오던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결국은 구속됐다. 고위 법관 출신이 구속된 것은 사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번 사건은 전체 법관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은 물론 사법부에도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물론 유죄 확정까지는 재판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번 사건은 사법부를 비롯한 법조계 전체의 각성과 법조비리를 척결할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제살 상처낼 수밖에 없게 된 법원 조 전 판사는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했지만 이날 밤늦게까지 영장을 검토한 영장전담판사의 판단은 구속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구속하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도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영장 기각의 가능성도 없지 않았지만 함께 영장이 청구된 검사와 경찰을 구속하면서 법관은 구속하지 않는다는 여론의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도 여겨진다. 법원은 결국 얼마전까지 재판을 담당하던 고위 법관을 스스로 구속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로써 검찰의 법조비리 수사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김씨의 수첩에 기재된 법조인 수십명의 혐의 여부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대법원 K재판연구관, 부장검사 출신 P변호사의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또다른 현직 부장판사 등 5,6명의 혐의를 캐고 있다. ●의심받던 김홍수 진술 일단 증거력 인정받아 8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전 판사와 민오기 총경은 김씨의 진술 등이 믿을 게 못된다며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와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고, 김씨가 금품제공 내역을 적어 놓았다는 다이어리도 믿을 수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특히 2001년부터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아 김씨와 참고인들의 진술 외에 뚜렷한 물적 증거가 없었던 조 전 판사의 반감은 더했다. 3개월여 동안 검찰은 김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참고인들의 진술과 정황이 확보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비록 본안 심리가 아닌 구속영장 심리단계지만, 일단 김씨의 진술이 믿을 만하다는 판단을 받은 검찰은 안도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 전 판사 “검찰이 날 범죄자로 꾸몄다.” 마지막 방어선을 친 조 전 판사는 이날 열린 실질심사에서 검찰 조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검찰에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신문할 때 6하원칙에 따라 물어봐야 하는데도 검사는 내게 두루뭉술한 질문을 했다.”면서 “이는 불리한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이라고 비난했다. 자신이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았는지 확인하려면 날짜와 장소를 특정해 물어봐야 하는데 “김씨와 술을 마시며 사건청탁을 받은 적이 있죠.”라는 식으로 물어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조관행 부장판사 누구인가 조 전 판사는 김홍수씨가 법조브로커인 줄 알면서도 10년이 넘게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소개로 술자리에서 조 전 판사를 만났던 사건 청탁자 한 명은 “조씨가 김씨를 가리키며 ‘이 사람은 브로커인데, 당신도 브로커냐.’며 농담을 했다.”고 회상했다. 조씨는 1990년쯤 자신의 연수원 동기를 통해 김씨와 처음 만나 교분을 나눴다. 조씨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형사지법과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거친 이른바 ‘엘리트 법관’이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아프간, 대대적 외래문화 축출 작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지 5년이 흘렀지만 아프간에는 여전히 외래 문화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이 존재한다. 얼마전 종교 행사를 가지려던 한국 기독교인들이 강제 출국된 것도 대대적인 ‘외래 악(imported vice)’ 척결 작업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술집 단속, 중국 매춘여성 추방… 아프간 정부는 최근 외국에서 들어온 쾌락 문화가 이슬람 문화에 해악을 끼친다며 술집과 성매매 여성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인구 400만명의 수도 카불에선 경찰이 2주 전 현지인에게 술을 판 음식점과 상점 10여곳을 급습, 수천개의 술병을 압수하고 깨뜨렸다. 지난 5월 말에는 성매매 혐의가 있는 100여명의 중국 여성들을 체포해 7명을 추방했다. 때문에 중국인 업소는 현재 대부분 문을 닫았고 다른 업소들은 술을 숨겨 두거나 ‘아프간인 출입 금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지만 국적을 불문하고 손님이 격감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또 탈레반 집권기에 맹위를 떨친 ‘선행 고취 및 악행 퇴치부’의 부활을 승인했다. 이 부서는 베일을 벗은 여성에게 채찍을 가하고 턱수염이 짧거나 서양장기를 두는 남성들을 잡아가곤 했다. 유흥업소 단속을 이끈 내무부의 압둘 자바 사비트 보좌관은 “우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대마초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말하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서의 재건 문제가 의회 인준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친서방 지도자나 서구식 교육을 받은 여성, 인권단체가 “탈레반을 연상시킨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관리들은 원조를 제공하는 외국인들에게 우호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외래 악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성직자들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아프간의 이슬람 교도들도 모순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관능적인 무희가 등장하는 인도 영화는 늘 매진이고 인터넷에는 음란 사이트가 즐비하다. 거리에서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조되는 반외세 감정, 선교활동에 위험 하지만 이들은 경찰의 중국인 매춘업소 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한국 기독교인의 행사를 막은 것도 ‘복음 전파’에 반감을 품은 성난 군중들의 물리적 공격을 우려해서다. 1200여명의 한국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은 지난 주말 아프간에서 대중 집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아프간과 한국 정부의 만류로 계획을 접고 차례로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은 탈레반 축출을 통해 이겼다고 공언했던 아프간에서도 절반의 승리만 거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레바논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슬람권의 반외세 감정이 더해지는 분위기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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