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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고위공직자 부패 작년 최고조”

    이명박 정부 3년차인 지난해 고위 공직자 부패 정도가 2000년 이후 가장 심각해졌고 법조 분야가 공직 가운데 부패가 가장 심한 분야로 꼽혔다. 이런 결과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전국(제주도 제외)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을 심층면접해 작성한 ‘한국 공공부문 부패실태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기업인·자영업자 1000명 조사 13일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중 중앙부처 국·과장 이상 장·차관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고 답한 비율이 86.5%로 김대중 정부 4년차인 2001년 85.3%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체감률은 노무현 정부 3년차인 2005년 76.4%으로 내려갔다가 2007년 85%로 올랐다. 또 현 정부 초기인 2009년 76.9%로 다시 떨어졌다가 급격히 올랐다. 전체 공공부문 비리가 심각하다는 응답률은 2007년 76.6%에서 2009년 55.9%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59.6%로 다시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 등 민간 분야는 2007년 63.8%에서 지난해 44.9%로 감소하고 있다. 3대 정권 가운데 경찰·교육 분야 부패 체감도는 각각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법조 분야 부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 정권에선 공직 분야 중 세무, 소방, 환경, 사회복지 분야의 부패 정도는 상당히 감소한 반면 경찰, 법조, 교육, 병무 분야는 오히려 높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조 분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답한 이들은 74.1%로, 심각하지 않다는 답변보다 3배가량 많았다. 보고서는 “이런 응답이 전관예우에서 비롯된 변호사, 판검사 간 비리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검찰은 그러나 기소권은 물론 수사지휘권, 형행권까지 갖고 있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엔 경찰 분야(2000년 82%), 노무현 정부 땐 교육 분야(2004년 58.2%)에서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흥가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흘리면서 금품을 받는 경우, 교육 분야에선 교육관련 업체, 학부모들에게 받는 촌지가 지적됐다. ●집권 3년차 부패 악화 장·차관, 국·과장 등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한 부패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민원인의 비율은 각각 76.9%에서 86.5%, 94.3%에서 94.5% 등으로 늘어나고 있어 정권 말기로 갈수록 부패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뇌물 상납 구조와 연관이 깊어 보인다. 응답자들은 부패발생 요인 가운데 인적인 측면에 대한 질문에 ‘공직사회 내부의 상납관행’을 67.7점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권 말기로 가면서 비리 처벌이 약화되는 점도 고위 공직자 부패가 사라지지 않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패원인은 업무상 관행 응답자들은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관행을 뽑았다. 공직자 부정부패 원인에 대해 ‘떡값, 촌지 등 업무상 관행’ 때문이라는 응답이 2000년에는 45.8%, 2007년 50.6%였으나 2010년에는 70.1%로 높아졌다. 공무원 개인의 탐욕과 윤리의식 부족이라고 응답한 이들도 갈수록 증가 추세였다. 한편 공직 내부의 자체 통제 기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대중 정부는 부패 척결을 위해 공공기관 청렴지수 모형을 개발했고 노무현 정부는 부패방지 종합계획을 수립했지만, 현 정부에선 부패방지법과 국가청렴위원회가 폐지됐다. 한국행정연구원 관계자는 “공직자 부정부패는 국민의 대정부 신뢰를 낮추고 도덕적 무감각을 초래한다.”면서 “부처별로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의무적으로 다음 해 청렴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양천경찰서 고문 경관 실형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황한식)는 10일 피의자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서울 양천경찰서 전 강력팀장 성모(41)씨에게 징역 3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이모씨 등 팀원 3명에게는 징역 1년에 자격정지 3년, 범행 가담 정도가 낮은 팀원 박모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권보장과 적법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고, 헌법이 수호하는 인권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문명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야만적 행위라서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진급 경쟁이나 실적 위주의 평가시스템, 범죄 척결 의욕 등도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고문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애플 성장·노키아 몰락 따른 경쟁력 강화 포석

    삼성테크윈 감사로 촉발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쇄신 요구가 삼성 전 계열사로 확산되면서 그룹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엔 감사 공포로까지 번지고 있다. 조만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개혁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임직원 모두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테크윈 임직원 90명 해고설 ‘뒤숭숭’ 9일 삼성에 따르면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전날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만 해도 그룹 내에서는 최근 화·목 정기 출근을 시작한 이 회장이 조직 내 느슨해진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시범 케이스’ 성격의 조치로 보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 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과 감사, 그리고 그에 따라 책임을 질 임원과 최고경영자(CEO)들을 가려낼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특히 ‘삼성테크윈 감사 결과 납품단가 부풀리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 90여명이 대량 해고됐다.’는 설까지 나오면서 그룹 전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이건희 회장이 (임직원들의) 비리나 부정부패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질책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예전처럼) 얼렁뚱땅 넘어갈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삼성의 관계자는 “요즘 들어 삼성이 잘나가다 보니 기강이 해이해진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외부에 삼성이 비리 집단으로 비치지 않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조만간 계열사 감사팀 인력들을 차출해 경영진단팀을 꾸려 그룹 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경영진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재오 “부패척결 발언 의미있다” 한편 삼성은 삼성테크윈 신임 사장에 김철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부사장을 내정했다. 김 부사장은 한양대 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삼성그룹 감사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이날 삼성테크윈은 경영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주가가 전날보다 1300원(1.59%) 오른 8만 3100원을 기록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편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 회장의 부패 척결 발언과 관련,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의미 있고 평가할 만하며 지켜볼 일”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국정원 50주년… 이상연 전 안기부장 ‘정보기관 숙명’ 논하다

    국정원 50주년… 이상연 전 안기부장 ‘정보기관 숙명’ 논하다

    이상연 전 국가안전기획부장(국가정보원 전신)은 1987년 당시 안기부 제1차장을 맡아 KAL기 폭파 사건의 수사를 총지휘한 인물이다. 이 수사는 인권침해가 없었고 국제공조를 통해 완벽하게 이뤄진 수사로 평가받는다. 이 전 안기부장은 국정원 설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발전 역사 마디마디에 국정원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면서 “정보기관만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현안에 휘둘리지 않고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전 안기부장과의 일문일답. →국정원의 지난 50년간의 공과(功過)를 평가한다면. -1948년 정부가 수립됐을 때도 북한에서는 이미 지하조직과 빨치산(파르티잔)이 준동하고 있었다. 6·25 전쟁 후에도 공산세력을 척결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1970년대 중반까지도 북한은 남한보다 우세했다. 공이라면 국가정보체계를 확립하고 정보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또 경제적으로 산업화, 글로벌화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대한민국 발전 역사에서 국정원 숨결이 서리지 않은 곳이 없다. 반면 정보기관이라는 게 어느 나라든 무한적으로 충성심과 사명감을 강요한다. 그러다 보니 제도적인 장치가 매우 빈약했다. 정보기관 50년 역사에서 초기에 이런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절차상의 에러가 많았다. 공도 있으면 물론 과도 있지만 과만 과장해서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 것을 오늘 기준으로 비판하면 아무리 설명해도 비판받는다. 그러나 미국 FBI 후버 전 국장이 말했듯이 우리는 자랑도, 불평도, 변명도 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KAL기 폭파 사건의 수사를 총지휘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KAL기 폭파 사건은 한마디로 현대 역사에서 가장 야만적인 사건이다. 지금도 북한이 테러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8년간 공작을 목적으로 테러범을 키운 사례는 김현희밖에 없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언론에 발표할 때까지 전 과정을 관여했다. 이 사건은 국제 공조 수사였고 완벽한 수사였다. 인권 문제로 지적받은 적도 없다. 김현희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그는 고도의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수사를 할 경우 자결할망정 얘기를 안 했을 것이다. 일주일 만에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는데, 머리가 무척 좋은 사람이다. 여전히 조작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방문했을 때 “KAL기 사건은 아랫사람들이 실수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진실은 하나다. 조작설은 의혹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악용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베이징 비밀 접촉을 공개했는데, 이 사건은 어떻게 보나. -한마디로 상식 이하다. 회담에 나서는 성숙된 자세가 아니다. 이런 형태는 앞으로의 회담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무대응으로 대응하고 대꾸할 가치가 없는 사안이다. 북한내 대남라인의 군부와 여러 라인의 갈등이 엿보이기도 한다. →국정원이 지향해야 할 선진국형 국가정보기관이 되려면. -국정원은 고도로 전문화돼야 한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CIA는 특수부대 같은 능력을 갖추고, 특수부대는 CIA 같은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처럼 지금보다 더 전문화돼야 한다. 또 국정원은 사회의 화두로 뜨면 안 된다. 중요 현안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기보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자세가 정보기관의 숙명이다. 신분 보장도 중요한 이슈다. 정보요원은 어느 정보건 어느 시대건 국가 미래를 위해서 희생과 애국심을 강요당하지만 무조건 강요하기만 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정치 현안에 휘말리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양지회 회장을 지냈는데 국정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출세나 공명심이 있는 사람들은 국정원 직원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소명의식과 무명의 헌신을 하겠다는 정의감이 필요하다. 튼튼한 안보와 국가 발전을 정보맨의 자긍심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국정원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언론에 대해서는 추측기사 때문에 고통을 받는 곳이 정보기관이다. 철저하게 팩트에 기반한 팩트리딩을 해주기를 바란다. 정보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판단과 사용의 문제이고 정책의 문제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국정원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격려와 성원도 해주어야 한다. 정리 오이석·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이상연 前 안기부장은 ▲75세 ▲1963~1981년 국군보안사령부 ▲1981년 서울특별시 부시장 ▲1985년 대구직할시장 ▲1987년 국가안전기획부 제1차장 ▲1988년 국가보훈처장 ▲1990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1991년 내무부 장관 ▲1992년 3~10월 국가안전기획부장 ▲2004년 11월~2010년 12월 사단법인 양지회장 ▲2010년 1~12월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
  • [사설] 당·청 대형이슈 혼선 서둘러 정리하라

    중수부 폐지를 놓고 청와대가 뒤늦게 반대 의견을 내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추진해 온 사안에 찬성 쪽으로 기울던 한나라당이 어정쩡한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 문제뿐만 아니라 등록금 인하, 감세 철회,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여권이 일치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는 물론이고 한나라당과 청와대 간에도 입장이 뒤섞인 형국이다. 당·청이 이런 대형 이슈들을 서둘러 정리해야 국정 혼선을 막을 수 있다. 청와대의 반대 의견에 대해 한나라당은 세 갈래 반응이다. 소장파는 강력 반발하고, 친이계는 찬성하며, 지도부와 친박계는 애매한 입장을 보인다.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청와대 의견을 거부하면 여권 분란만 더 키우게 된다. 이를 수용한다면 줏대 없는 청와대 거수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민주당으로서는 중수부 폐지가 다된 밥인 줄 알았다가 예상치 않은 반격을 당했다. 이래저래 정국 혼란을 초래하면서 후유증은 불가피한 국면이다. 중수부 폐지 문제는 거악(巨惡) 척결의 방법론과 관련해 고도의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청와대는 권력의 최고 핵심부인 만큼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뒤늦은 개입으로 혼선을 초래한다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사개특위에서 대안들이 거론될 때 의견을 내든지, 한나라당과 조율을 거치든지 했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청와대는 신공항, 과학벨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등으로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을 미루다가 국론 분열과 국정 혼선을 초래했다. 국정의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 못지않게 그 시점을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예측 가능한 국정으로 이어지고, 엉뚱한 혼선을 가져오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7·4 전당대회 규정을 놓고 신·구 주류 간에 충돌을 빚고 있다. 새 원내 지도부가 설익은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면서 대형 이슈들이 더 쌓였다. 국가 재정을 압박하느냐,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를 흔드느냐 등을 둘러싸고 여-여 갈등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 이런 사안들을 방치하면 국정 혼란은 가중된다. 여권 내 조율 기능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당·청이 언제든지 머리를 맞대야 가능해진다.
  • ‘폐지론자’ 박영선 검찰소위 위원장 vs ‘존속론자’ 박민식 사개특위 위원

    ‘폐지론자’ 박영선 검찰소위 위원장 vs ‘존속론자’ 박민식 사개특위 위원

    “중수부는 검찰총장 직할 부대 스스로 개혁은 안 하고 국회 탓” “검찰, 스스로 고칠 게 없다더니 이제 와서 국회 탓을 하느냐.”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검찰개혁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반발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중수부 폐지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쥐고 임명하는 검찰총장에게 직접 수사권을 줄지 말지의 문제”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중수부는 검찰총장이 마치 자기 휘하의 직할 부대처럼 운영하면서 청와대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일선 검사들의 수사 독립성과 정치적 외압을 막기 위해 검찰총장을 선출(미국)하거나 총장에게 직접 수사권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중수부 폐지 대안으로 법무부 장관 밑에 ‘특별수사청’을 두고, 수사청장은 대통령이 아닌 위원회를 구성해 임명하는 보다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중수부 폐지 시 수사인력 확충 등 대형비리수사가 안 된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인력 배치는 검찰총장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상륙작전 중 해병대 사령부 해체’라며 중수부 폐지로 저축은행 수사가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중수부를 당장 없애는 게 아니라 내년 시행을 목표로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어 그동안 수사하면 된다.”면서 “검찰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임검사제 대체나 예산낭비 지적에는 “특임검사도 검찰총장이 임명하는데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느냐.”면서 “부실수사로 특검할 때마다 30억원씩 예산이 드는데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대검 중수부장, 수사기획관 등이 모두 BBK사건 등의 ‘보은 인사’라고 꼬집었다. 과도한 입법권 남용 등 삼권분립 원칙 위배에는 “검찰 스스로 개혁하라고 시간을 줬지만 19차례의 회의 동안 ‘고칠 게 없다’ ‘못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검찰소위에서 황희철 법무부 차관의 답변 속기록(4월 18일 자)을 공개했다. 그는 “정부조직법에 중앙부처 설치와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하게 돼 있고 입법은 국회, 집행은 행정부가 하는 것이기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 수사에 대한 ‘보복 입법’ 논란에는 “검찰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검찰의 ‘태업’을 방치한 청와대를 비판하며 “청와대의 밀어붙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이해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럴 때일수록 확고한 철학과 가치관에 입각해 권리를 행사해 달라.”고 동참을 주문했다. 글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사법개혁 초점은 수사 공정성 중수부 존폐 여론수렴 거쳐야” “사법제도 개혁의 초점은 대검 중앙수사부의 존폐 여부가 아니라 검찰 수사의 공정성·독립성 확보 여부에 맞춰져야 한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수부를 없애면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진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중수부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검사 출신인 박 의원은 ‘부패 척결 기능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여야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동의하는 대전제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 사범 중 ‘거악’에 해당하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 재벌 등에 대한 수사를 중수부가 담당해 왔다. 이렇듯 의미 있는 제도를 바꾸려면 국민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잣대”라면서 “여론 수렴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수부 폐지에 대한 의견을 지역구(부산 북·강서구)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국회의원·재벌들 편해지려는 것 아니냐고 답한다. 이게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첫 반응”이라면서 “취지가 좋아도 국민 생각과 무관하거나 국민 뜻에 역행한다면 사법제도 개혁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개특위 검찰소위가 중수부 폐지에 합의한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박 의원은 “소위에 참여하는 전체 위원이 아닌 특정 위원에 의한 합의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저축은행 사태의 피해를 입은 서민들이 중수부를 ‘비빌 언덕’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중수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공은 무시하고 과만 침소봉대해 제도 자체를 없애겠다는 방법은 지나치다.”면서 “부패 척결 기능을 담보할 대안도 없이 중수부만 없애면 억울한 사람은 국민이고, 만세를 부를 사람은 힘깨나 쓰는 권력자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 친·인척 비리나 측근 비리를 누가 수사했나. 여야를 막론하고 고질적 병폐였던 금권 선거, 대선자금 문제를 누가 다뤘나.”면서 “중수부를 청와대의 돌격대나 하수인으로 평가하는데, 이런 인식이라면 중수부가 아니라 검찰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따라서 운용상의 문제를 견제·감시할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후에 평가·점검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된다.”면서 “중수부라는 제도 문제를 정파적 이익이나 개인의 보복적 감정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巨惡 놓친다” 檢주장에 靑 공감… 野 반발로 정국 ‘시계제로’

    “巨惡 놓친다” 檢주장에 靑 공감… 野 반발로 정국 ‘시계제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문제를 놓고 검찰과 정치권이 정면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침묵을 지켜온 청와대가 6일 검찰 쪽의 손을 들어 줬다. 여야와 검찰이 저축은행 수사와 중수부 폐지 문제로 어지럽게 얽혀 있는 상황에 청와대까지 가담하면서 정국은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갈수록 극악범죄가 많이 늘어나고 전국 단위로 연계한 수사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사개특위에서 중수부 폐지안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부터 청와대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지만, 당시에는 이 문제가 쟁점이 되지 않았고 검찰의 반발도 조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청와대는 굳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 사개특위 소위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검찰이 저축은행 수사를 ‘보이콧’하는 등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자 청와대도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할 필요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지금은 말할 단계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청와대에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 민정수석실을 통해 여러 차례 강한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검찰쪽에서 공식적인 입장전달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 반대 방침을 밝히자 검찰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여태껏 반응하지 않다가 다 끝난 다음 생색내기 하는 게 아니냐.”면서 “오늘 간부회의에서는 ‘독자생존’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민정이 역할을 못하고 검찰을 통제하지 못한다. 표를 계속 깎아 먹는다.’는 요지의 보고서가 올라갔다고 들었다.”면서 “최근 정무라인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8대2로 중수부 폐지에 반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나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다.”면서 “중수부 폐지는 행정부내의 권한으로 (청와대가) 문제의식을 갖고 도와주려면 처음부터 도와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수부를 없애면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다. 야당이 주장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나 여당의 서울중앙지검내 별도 수사조직을 설치하는 방안 등은 거악(巨惡)을 척결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도 중수부 폐지에 일단 부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 참모를 비롯, 여야 의원의 이름이 연일 거론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압력을 행사해 중수부를 없애려 하는 모양새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혹시 국회의원들이 수사를 받는 등 곤란하다고 해서 중수부를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수 있다.”고 비판했다.집권 후반기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비리척결이나 공정사회 추진과도 큰 틀에서 맥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는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국회에서 논의할 문제”(청와대 고위 관계자) 라는 원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오후에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고 중수부 폐지에 반대하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만장일치로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회의 직후 중수부 폐지에 반대한다는 참모들의 입장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이 대통령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檢은 正道수사로 정치권 압박 넘어라

    검찰이 어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중앙수사부의 수사기능 폐지를 입법화하겠다는 정치권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회의 직후 직접 발표한 성명에서 “상륙작전을 시도하는데 갑자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면 상륙부대는 어떻게 되겠느냐.”는 표현으로 정치권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진행 중인 저축은행권 수사는 끝까지 수행해 서민들의 피해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먼저 검찰의 이같은 자세를 환영한다. 사실 여야가 중수부 폐지에 합의하고, 검찰이 정면으로 맞서는 듯한 양상을 띠면서 사태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검찰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 수사를 완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수사에 매진해 수사로 말하겠다.”는 검찰의 약속을 지켜볼 것이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실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논의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중수부 폐지는 핵심 요소로 존재해 왔다. 물론 저축은행권 비리 수사가 확대돼, 정치권이 수사대상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여야가 ‘폐지’를 합의한 일은 부적절했다. 정치권을 겨냥한 칼끝을 피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검찰이 국회를 상대로 힘겨루기에 나섰더라면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터이다. 검찰 개혁의 요구가 거세게 불거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검찰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반면에 그에 걸맞은 도덕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국민 신뢰를 잃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검찰이 할 일은 자명하다. 정치권과 다투기보다는 성역 없는 수사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 전(前) 정권에서건 현 정권에서건 ‘실세’ 행세를 한 정치인들의 로비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은 거악(巨惡) 척결을 위해 중수부를 존치해야 한다는 검찰의 논리에 동의하고, 힘을 실어줄 것이다. 검찰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치권이 어떤 압박을 가하더라도 묵묵히 정도(正道)에 따라 수사해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되찾아야 한다. 정치권도 검찰도 국민의 선택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것이다.
  • [사설] 중수부 폐지 합의 발표 시점 부적절하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3일 전체회의에서 전격 합의 발표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기능 폐지를 둘러싼 파장이 만만찮다. 무엇보다 부산저축은행의 부실과 비리의 책임 소재, 로비 의혹에 대한 중수부의 칼날이 정치권을 겨눈 상황에서 나온 합의인 탓에 검찰은 “전쟁 중인 장수의 목을 치자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는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 검찰 측의 대응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미 중수부 폐지에 대해 ‘검찰 개혁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문제는 국회의 발표 시점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개특위는 이달 말까지인 활동 시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터다. 1년 4개월간 사법개혁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특별수사청 신설과 대법관 증원 등 핵심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짓는 분위기였다. 용두사미라는 질타에 반박조차 못했다. 그러다 느닷없이 중수부 폐지를 법으로 규정한다는 합의안을 내놓았다. 사개특위뿐만 아니라 여야 지도부도 “중수부 폐지는 이미 두달 전에 결정됐던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폐지 방식을 대검 규칙으로 할지, 새로운 입법으로 할지의 선택만 남겨 놓았던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발표 시점의 적절성에 대해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저축은행 수사는 현재 정·관계 인사들의 부패 커넥션을 향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관련 정치인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형국이다. 여야도 상대편 정치인의 이름을 대며 의혹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중수부 폐지 합의 발표는 정치권이 ‘자기 보호’라는 눈앞의 공동 이익을 위해 야합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중수부 존폐의 당위론을 떠나 국민적 공감이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정치권은 검찰을 자극하기에 앞서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보듬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사개특위의 결정 이면에 검찰의 수사를 흔들거나 방해하려는 계산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은 정치적 공방을 자제하면서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다. 검찰도 국회에 맞서 ‘방탄조끼’니, ‘선전포고’니 하는 원색적인 항변은 삼가야 한다. 대검 중수부는 거악(巨惡) 척결이라는 존재 이유를 되새기며 외부의 입김에 흔들림 없이 성역 없는 수사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21세기판 ‘서정쇄신’/손성진 사회 에디터

    [데스크 시각] 21세기판 ‘서정쇄신’/손성진 사회 에디터

    공(功)과 과(過)를 같이 남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 가운데 하나는 부정부패 척결이다. ‘서정쇄신’이라는 일본 용어를 차용해 부정부패 일소 방안을 마련한 것은 1975년 3월이었다. 부패 척결을 국가 안보와 동등한 차원에서 다루었고 비리 경력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서정쇄신연감’을 작성하는 등 충격요법을 쓰기도 했다. 이것이 정치적 쇼였는지는 모르지만 외견상 서정쇄신의 시기에 공직자의 부조리는 상당히 감소한 듯 보였다. 1980년대 이후 정권이 바뀌며 ‘숙정’ ‘중단 없는 사정’ ‘투명 사회’ 등으로 구호만 달리한 부패척결 정책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그렇게 30여년이 흘러갔지만 부정부패에 대한 공직자들의 인식과 태도는 변한 것이 없다. 5공이나 6공이나 비리 공화국이라는 점은 똑같다. 더 정도가 심해진 부패의 실상을 접한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패를 처단해야 할 판사와 검사의 비리는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 최고 감독기관인 감사원마저 이꼴이니 우리가 믿고 기댈 곳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금융감독원의 저 같은 비리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금감원 고위직 출신들이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 고액 연봉을 받고 진출했을 때는 저축은행 사태의 싹은 이미 발아한 상태였다. 감독기관은 전관예우라는 젖줄을 통해 피감기관의 젖을 끊임없이 받아먹고 있는데 부패가 없을 리 만무하다. 그런 지적이 있었을 때 감독기관이나 그 주변자들은 무마하기에 바빴다. 이권이 있는 곳에 부패가 없는 예를 찾기는 어려운 듯하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50억원의 재산을 갖고도 그것도 모자라 억대의 뇌물을 받은 일은 영원히 덮였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이권이 있는 어느 곳에서든 부패 행위가 저질러지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다만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일각에 불과하다. 음습한 곳에서 곰팡이는 자란다. 우리 사회에는 음습한 곳이 너무 많다. 권력과 금력이 그런 곳에서 얽혀 비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사이를 오가며 부패를 조장하는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 이번 수사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제도적으로 전관예우를 차단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끼리끼리 음습한 뒷방에서 어울리며 비리를 잉태시키는 사회 풍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공정사회는 요원해 보인다. 현직에서 수십억원대의 치부를 하고 재야로 나가서 한해에 수억원이 넘는 수임료나 봉급을 받는 감독기관이나 법조계의 현실에서 김홍섭 판사의 일화는 새삼 옷깃을 여미게 한다. 법원장 신분으로 고무신과 작업복 차림에 도시락을 들고 다니고 처가에서 보내준 쌀가마니를 되돌려 보낸 그의 행동을 후배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21세기판 서정쇄신을 벌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선진국 진입은 자격부터 미달이다. 말로만 투명사회, 공정사회를 외쳐봐야 헛구호다. 비리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이나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것 자체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비리 공직자의 처벌은 일벌백계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일반 사건의 기소율은 47%인데 뇌물죄 기소율은 77. 5%로 비교가 안 되게 높다. 한국의 현실은 부끄럽다. 기소율도 낮을뿐더러 법원으로 가면 너무 쉽게 풀려 나온다. 어떤 곳이든 찌르기만 하면 터져 나오는 뇌물 비리를 보는 국민은 허탈하다 못해 불감증에 빠졌다. 나는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공직자의 비율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시빌 서번트(civil servant·주민의 하인)라는 공무원의 원래 뜻을 되새기며 일하는 공직자들은 또 얼마나 될까. 우리의 공무원은 하인 의식이 아니라 군림 의식을 갖고 있다. 이것은 결국 비리로 연결된다. 이제 공무원도 먹고살 만한 봉급을 받는다. 그만큼 국민의 세금부담도 높아졌다. 그래서 공무원은 권위와 금전욕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더욱더 깨끗하고 낮은 자세로 일하기를 우리는 바란다. sonsj@seoul.co.kr
  • 양건 감사원장 “교육·국방비리 척결 전담반 신설”

    양건 감사원장 “교육·국방비리 척결 전담반 신설”

    감사원이 교육과 국방 분야 감사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담당 감사단을 신설한다. 정권 후반기의 공직 기강 해이를 차단하는 고강도 감찰 활동도 함께 펼친다. 양건 감사원장은 16일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감사원 운영 방향을 밝혔다. 양 원장은 “교육감사단, 국방감사단의 신설은 이 분야에 감사 인력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등 신규 인력의 충원 없이 조직 개편의 방법으로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태스크포스(TF)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 국방 및 공직 기강 분야에 대한 감사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줄곧 강조했던 분야가 바로 교육 분야 비리척결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청렴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부분이 교육 분야”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 분야의 비리는 교사 개인 비리가 아니라 시설, 관리 등 교육 행정가들에게 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교육 분야에서 감사는 “교육 권력”이 주 감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이날 160여 명의 감사 인력을 투입해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 대학교 등을 대상으로 ‘학사 운영 관리 실태’와 ‘학교 시설 확충·관리 실태’ 감사에 착수했다. 또 ‘교육 비리 근절 TF’를 설치해 교육 비리의 유형과 발생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본원을 비롯해 대전, 광주, 부산 등 3개 지역에 ‘맑은 교육 188 콜센터’를 설치해 교육 관련 비리를 신고받기로 했다. 국방 분야에 대한 감사 계획을 밝히면서 양 원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방산 비리 등으로 국가 안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올해는 주요 무기 성능 점검과 무기 조달 과정 등의 방산 비리 척결에 주력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국방 개혁 추진 실태 전반을 점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월까지 무기 체계 원가 점검 TF를 별도로 설치, 운영하면서 원가 자료를 철저히 분석할 예정임을 밝혔다. 아울러 국가 안보 및 국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야기하는 지진 등 각종 재난·재해, 전시 상황 등에 대한 대응 및 대비 태세도 점검하겠다고 했다. 공직자에 대한 감찰도 감사원의 주요 기능이다. 양 원장은 “깨끗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감사원에 요구되는 국민적 여망이자 시대적 소명”이라면서 “공직 비리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권 후반기 우려되는 공직 기장 해이를 차단하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부터 서울시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 50여 곳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는 등 지자체들의 재정 운영 전반을 점검한다고 했다. 지자체들의 핵심 공약사업과 지방채 발행사업의 효율성 등에 감사의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구제역 방역 및 사후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도 착수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양 원장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과 공급, 주택 보급을 위한 각종 금융·세제 지원 등 주택 정책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원장은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에 대한 감사 결과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는 “늦어진 정의는 더 이상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도 “감사 자체가 너무 광범위한 데다 감사 결과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만큼 신중할 필요도 있었다.”고 말을 흐렸다. 하지만 “인출 사태와 관련해 잘못된 점이 밝혀져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실 감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관예우 문제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권고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계좌 추적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도 털어 놨다. 양 원장은 계좌 추적권과 관련, “현재 회계 검사나 금융기관 감사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추적권을 갖고 있지만 직무 감찰의 경우 더 필요성을 느낀다.”면서 “감사원의 오랜 숙제가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가 뭔지 우선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금융개혁 어떻게] 미국은 금융범죄 용서치 않았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6000만 달러(약 651억원)가 넘는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헤지펀드 회사 갤리언 설립자 라지 라자라트남(53)이 11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증권사기와 공모 등 1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평결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분석기사를 통해 내부자거래를 일삼아 온 헤지펀드 등 금융부문의 ‘관행’에 철퇴를 내린 이 평결 뒤에는 끈질기게 금융범죄를 추적해 온 수사당국의 ‘투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해 주로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남기는 펀드를 이른다. 미국 법무부의 내부자거래 수사를 주도하는 프리트 버라라 연방 검사는 평결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믿거나, 너무 영리해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47명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그 가운데 36명의 유죄가 인정됐다. 검찰은 이번 평결이 주식시장에서 불법적인 이득을 추구해 온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칼라 범죄인 내부자거래는 범죄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증거 확보는 더욱 어렵다. 기소를 해도 대형 로펌을 동원한 법정공방에서 유죄평결을 받아내기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극성을 부리는 내부자거래와 이에 기반해 급성장한 헤지펀드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법당국도 내부자거래를 척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사법당국은 통상 마약이나 조직폭력 수사에 사용하는 감청 기법까지 동원해 공격적으로 수사했다. 라자라트남이 각 기업 공모자들과 통화한 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말 연방수사국(FBI)은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3개 대형 헤지펀드 회사를 동시에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는 대담한 수사를 벌여 월가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수사 대상이었던 세 곳 중 두 곳은 지금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 끝에 라자라트남은 내부 정보를 얻어 자신이 운용하는 갤리언 펀드의 운용에 활용한 혐의로 2009년 10월 체포됐다.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법당국이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에 매달리는 투기를 일삼았던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 가운데 지금까지 기소된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내부범죄’를 감독했던 찰스 퍼거슨은 “내부자거래가 금융위기라는 재앙을 촉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드러난 피해규모는 새 발의 피”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알림]

    ●알려왔습니다 지난 4월 26일 자 9면 ‘공안 매수 후 거처 알아내…1000만~2000만 웃돌아’ 기사를 통해 “포털 사이트 국제결혼 카페에서 활동하는 ‘파랑’은 결혼중개업을 겸하면서 결혼생활이 파탄 난 베트남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간 경우 거액의 돈을 받고 아이를 찾아 주는 브로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랑’은, 자신은 국제결혼중개업을 하거나 돈을 받고 아이를 찾아 주는 브로커가 아니라, 국제결혼피해자를 도우며 외국인 범죄척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밝혀 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 알려왔습니다

    지난 4월 26일자 9면 ‘공안 매수 후 거처 알아내…1000만~2000만 웃돌아’ 기사를 통해 “포털 사이트 국제결혼 카페에서 활동하는 ‘파랑’은 결혼중개업을 겸하면서 결혼생활이 파탄 난 베트남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간 경우 거액의 돈을 받고 아이를 찾아주는 브로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랑’은, 자신은 국제결혼중개업을 하거나 돈을 받고 아이를 찾아 주는 브로커가 아니라, 국제결혼 피해자를 도우며 외국인 범죄 척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밝혀 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 [사설] 금감원 수사도 개혁도 부패척결이 요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어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검사에 관여한 금감원의 검사역 30명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저축은행 불법·비리의 경중을 가리자면 임직원보다 오히려 금감원 전·현직 직원이 크다. 그래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감시·감독을 하기는커녕 저축은행 임직원과 유착해 각종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점 조사 대상은 대출 청탁 및 알선, 횡령·배임을 묵인·방조하면서 금품이나 향응·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다. 상식선으로 보더라도 금품과 향응이 오가지 않고는 그런 불법이 나올 수가 없다. 어제 구속기소된 금감원 부산지원 수석 조사역 최모씨 역시 건설업자로부터 8000만원을 받고 부산저축은행 감사에게 부탁해 220억원을 대출받게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금품 수수 비리를 밝혀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검사역 몇명을 전시성으로 사법처리해서는 안 된다. 금감원은 2009년부터 20차례에 걸쳐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검사를 벌였지만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동안 시늉만 냈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비리가 고질적이고 뿌리 깊다. 따라서 검찰은 윗선을 포함해 비리의 고질적인 구조를 밝혀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금융검찰이라는 말을 들은 금감원이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했다간 비웃음만 사기 십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려할 정도의 대수술이 필요한 곳이다. 마침 금감원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주요 방향은 반관반민의 괴물이 된 금감원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회복하고, 금감원 출신의 전관예우를 방지하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를 통해 먼저 한점 의혹이 없게 비리의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그와 더불어 비리 연루자들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야 한다. 실상 파악은 금감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부산저축은행을 감사했던 감사원 역시 늑장대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의 문제도 투명하게 밝혀 태스크포스팀에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총체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부패 척결과 개혁의 요체를 깨닫고 추진력도 얻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검 중앙수사부가 거악 척결의 중추라는 명예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 “윤리성 상실한 방송·통신 척결돼야”

    “윤리성 상실한 방송·통신 척결돼야”

    제2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이끌 새 위원장에 검사 출신인 박만(60) 변호사가 선출됐다. 방통심의위는 9일 서울 목동 방통심의위에서 열린 2기 첫 전체회의에서 호선을 거쳐 박 위원을 위원장으로, 권혁부 위원과 김택곤 위원을 각각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9명의 위원이 모두 참석했다. 박 위원장은 선출 직후 열린 취임식에서 “윤리성을 상실한 방송과 통신은 척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이목을 끌었다. 그는 “방송과 통신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오히려 국민의 의사 결정을 왜곡하고 저급한 정보와 퇴폐풍조를 확산시킬 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인정되는 언론의 자유, 방송의 자유, 통신비밀의 보장 등 기본권은 철저하게 보호돼야 하지만 이러한 기본권은 무제한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헌법적 가치를 위해 제약될 수 있다.”며 “헌법이 정한 기본권의 한계를 분명하게 하는 데 심의의 기준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선 “종편에 대해 (지상파와) 차별적인 심의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면서 “법에도 (종편의 심의에 대해) 달리 취급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은 종편 출범을 앞두고 종편에 기존 지상파와 같은 심의 기준을 적용할지, 아니면 종편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PP와 비슷한 심의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 위원장은 대검 공안기획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KBS 이사 등을 거쳤다. 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도 한 공안통으로, 방송계 안팎에서는 공안 검사 출신인 데다 방송 경험이 적다는 사실 때문에 위원장에 부적합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공안사건을 과거에 많이 했고 또 원칙적으로 (사건을) 처리한 것을 두고 극우파 혹은 강경파라고 비난하는 분들이 계신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사 시절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것은 법치주의 때문이지, 사고가 편향돼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PRT부대 경계 강화… 재건임무 계속”

    “PRT부대 경계 강화… 재건임무 계속”

    정부는 2일 오사마 빈라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바로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오후 늦게 청와대 홍보수석 명의의 성명을 내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통상부·국방부는 상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특히 알카에다 등 테러 조직의 보복 공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李대통령 오바마에 지지 메시지 이명박 대통령은 빈라덴이 미군에 의해 사살된 것과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서면 메시지를 보내 지지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척결 과정에서 이룩한 중요한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 관계자들이 전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도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이 테러 종식을 향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국제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현재 제공 중인 지방재건팀의 파견을 포함한 재정적·물적 지원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 발표가 나기 전에 연락을 받았다.”며 “정부는 이와 관련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 관계부처 간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빈라덴 사망이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보복 공격이 있을 수 있으니 경계를 강화하는 등 모든 대책을 협의하고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도 대테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전망을 고려할 때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미국이 2년 전부터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작전 강화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미군이 오는 7월부터 아프간에서 철수한다고 하지만 알카에다·탈레반 등 테러 조직의 활동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알카에다 조직이 갈수록 글로벌화되고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예멘 등 테러 조직의 근거지 등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의 안전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예상돼 중동 지역 불안에 대한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전 세계 155개 공관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테러조직 보복 배제 못해 예의 주시 정부는 또 빈라덴 사망이 대테러 활동 차원의 아프간 지방재건팀(PRT) 및 오쉬노부대 운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 PRT 부대를 상대로 한 로켓포 공격 등이 있었던 만큼 경계를 강화하는 등 만반의 태세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 재건 활동이 더욱 필요한 상황에서 PRT 활동은 현 상태가 유지되거나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파키스탄 “아프간, 美를 버려라”

    파키스탄 총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미국과의 동맹을 포기하는 대신 파키스탄·중국과 손을 잡고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타결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프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카에다를 척결한다며 아프간을 점령하고 파키스탄을 대테러 전쟁의 주요 동반자로 삼아 천문학적인 군사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뺨을 맞은 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프간을 방문한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국이 탈레반과 협상하는 데도 실패했고 아프간 경제를 재건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WSJ는 길라니 총리가 당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아프간에 미군을 장기 주둔하도록 허용하는 문제는 잊어 버려야만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WSJ는 파키스탄은 2014년 미군 대부분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파키스탄뿐 아니라 이란과 인도, 러시아 등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역사적으로 아프간 내 탈레반을 지원한 전례 등으로 인해 아프간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 양국 정상은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창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행보는 공교롭게도 양국 모두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는 공공연하게 역내 미군의 입지와 영향력을 부인하면서 독자 노선을 주창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국가기관이 솔선해 법과 원칙 지켜야”

    법조 삼륜인 법원과 검찰, 변호사 관련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제48회 법의 날 기념식이 25일 열렸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기념식에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과 이귀남 법무부장관, 박일환 법원행정처장, 김준규 검찰총장,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법조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소장은 기념사에서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법의 지배 원칙이 권력은 물론 여론으로부터 독립해 한결같이 관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사회 통합과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주범인 불공정한 법 집행과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공직윤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처장은 “준법을 위해 입법·사법·행정부 공무원들이 본분을 다해 법을 제정·운용하는지 되돌아보고, 국가기관이 솔선해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법조계 현안을 의식한 듯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법조 개혁을 주도해 나가고 있지만 법조 삼륜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기념식에서는 류택형 변호사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으며, 김진태 대구지검장과 손진상 안동대 교수가 황조근정훈장을, 정안식 법무부 범죄예방위원과 김창선 법무사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김재형 서울대 법대 교수와 백찬하 서울고검 검사는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또 한길용 춘천교도소 교정위원이 국민포장을, 탁희성 형사정책연구원 센터장과 권영준 대검 서기관이 대통령 표창을, 사단법인 부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 ‘햇살’은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농협 무사안일 척결에 명운 걸어라

    농협 전산망이 마비돼 금융 업무가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 열흘이 됐다. 그런데도 복구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물론,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전산망에 외부 침입 흔적이 있다면서 해킹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침입 경로와 범인은 결국 밝혀질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원인에 농협이 책임질 부분은 무엇인지, 그 책임은 누가 어떤 형태로 져야 하는지가 남은 문제이다. 이번 사태의 진행과정에서 농협이 평소 전산망을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해 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규정에는 석달에 한번씩 전산망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도록 돼 있지만 농협은 이를 무시하고 길게는 6년 9개월 동안 그대로 방치했다가 금감원 검사에서 걸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산망 내 비밀번호 수백 가지를 ‘1’ 또는 ‘0000’처럼 누구나 유추할 만한 숫자로 사용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농협 직원조차도, 자기 개인 통장에는 비밀번호가 행여 새 나갈까 우려해 이 같은 숫자를 쓰지 않았을 터이다. 그런데 2000만명의 고객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이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이 이렇게 무성의하게 관리해 왔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신뢰성 또한 땅에 떨어졌다. 사태 발생 후 농협은 진상을 밝혀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보다 사실을 은폐하는 데만 급급했다. 전산망 복구 시점을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모두 식언(食言)으로 끝나는 바람에 고객들이 더욱 골탕을 먹었다. 연체 거래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약속 또한 불발탄이 됐다. 하기는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 스스로 “비상임이어서 책임질 일이 없다.”고 말하는 조직에 무슨 믿음이 가겠는가. 올해 초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농협은 지점 1150곳과 고객 2000만명을 보유한 초대형 금융기관으로 거듭났다. 그런데도 농민을 상대로 대출해 주면서 쉽게 돈을 벌어 끼리끼리 직원들 배만 채우던 구태를 아직 버리지 못한 모양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농협은 조직 내 무사안일 척결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지금 같은 풍토를 스스로 일신하지 못한다면 부득이 외부에서 메스를 들이밀 수밖에 없다. 농협은, 농협 직원들만을 위하라고 만든 조직이 아님을 마음 깊이 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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