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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개조·국회 소통·조직 정비… 숙제 밀린 ‘정홍원 2기’

    국가 개조·국회 소통·조직 정비… 숙제 밀린 ‘정홍원 2기’

    정홍원 국무총리는 26일 청와대의 사의 반려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소집해 총리로서의 유임 입장과 각오를 밝혔다. 지난 4월 27일 사의 표명 뒤 만 60일이 지나 ‘시한부 총리’의 꼬리를 떼고, ‘정홍원 2기’를 새롭게 출발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국가 개조’를 최대의 과제로 내세웠다. 심기일전과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면서 국가 개조라는, 쉽지 않은 화두를 풀자는 주문이다. 정 총리는 “마지막 힘을 다하고 필요 시 대통령께 진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과 공직사회 개혁, 부패 척결,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가 개조에 앞장서면서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개조를 위한 주요 과제를 공직사회에 다시 한번 주문한 것이다. 오후에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도 같은 내용의 말을 전하면서 공직자들이 국가 개조의 주역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정 총리 앞에는 세월호 참사와 연이은 총리 후보자 낙마로 흐트러진 민심과 느슨해지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있는 공직사회를 추스르고, 국정 공백을 메워 나가야 하는 과제들이 쌓여 있다. 정 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 장관들에게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공직자윤리법’과 ‘부정청탁방지법’, 재난대응 체계 혁신을 위한 ‘정부조직법’과 ‘재난안전관리기본법’,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을 위한 ‘세월호보상특별법’, ‘범죄수익은닉처벌법’ 등의 국회 통과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국가 개조를 위한 적폐 해소의 내용을 담은 관련 법들이 줄줄이 국회에서 막혀 있는 상황을 해결해야 공직개혁, 세월호 참사 마무리 등이 실마리를 찾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이번 주 안에 관련 중점 법안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총리실은 정 총리의 국회 방문 일정을 국회와 조율하고 있으며 이르면 30일쯤 방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을 만나 중점 법안 통과 및 국가개혁 조치 등에 대한 지원을 호소할 생각이다. “후임 총리를 구할 능력이 없는 정부의 최악의 선택”이라고 비웃는 야권을 다독거리며 야권 등 국회와 매끄러운 소통 채널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정 총리의 당면 과제 중 하나다. 총리실 관계자는 “과도기에 어쩔 수 없이 생긴 국정 공백과 일부 부처들의 밀린 일들을 총리실이 중심이 돼서 확실하게 챙기고 새 장관 부임이 늦어져 어정쩡한 부처들에 대한 독려를 강화하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정 총리 유임 부른 인사 검증과 청문의 난맥

    세월호 참사 33일째인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다.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잡는 데 명운을 걸겠다”면서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 개혁, 부패 척결을 약속했다. 그로부터 다시 한 달여, 국민들은 국무총리 후보자 2명의 중도 하차를 목도하고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의 유임 소식을 접하게 됐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출발점이라 여겼던 새 총리 인선은 좌초했고, 한 달여의 국정 공백과 대통령 국정지지도 추락이라는 후유증을 안은 채 무거운 걸음을 떼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박 대통령은 물론 여야 정치권, 심지어 정 총리까지도 원치 않고 예상치도 못했을 결과다. 이 나라 국정의 동맥경화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착잡하다. 무엇보다 국민을 보듬으면서 국가 개조를 이끌 총리 후보 1명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사 능력이 안타깝다. 섣불리 새 인물을 내세웠다가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처럼 검증의 벽에 부닥쳐 또다시 낙마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차악의 선택임을 모르지 않는다. 표류하는 국정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충정도 이해할 대목이긴 하다. 그러나 정 총리 유임은 청와대의 인사 능력이 바닥을 드러냈음을 만천하에 내보인 것이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청와대는 그동안 30여명의 후보군을 놓고 검증 작업을 벌였고, 이 관문을 통과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고 항변하는 듯하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 이념과 정파의 경계 너머까지 내다봤더라도 이런 결과가 됐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정녕 대한민국에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총리감이 단 한 명도 없다고는 청와대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정 총리 유임 카드를 뽑아든 데는 더 이상 야당의 검증 공세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상서롭지 않은 결기가 묻어난다. 특히 문 전 후보자 낙마 이후 통합형 총리의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야권에 대해 보다 선명한 대립각을 세운 셈이 된다. 야권도 허를 찔린 듯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 책임 외면”, “국민 기대에 반하는 퇴행인사” 등의 표현으로 맹공을 가했으나 안으로는 맥 빠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정 총리를 ‘바람 빠진 타이어’라고 힐난했으나 기실 바람이 빠지긴 야당도 매한가지인 듯하다. “(정 총리 유임은) 7월 재·보궐선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역설적으로 재·보선을 겨냥, 후임 총리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한 집중포화를 벼르던 야당의 속내를 내보인다고 할 것이다. 정 총리 유임은 청와대의 빈약한 인재 풀과 부실한 인사검증, 그리고 철저한 검증을 명분 삼아 정국 주도권 확보와 유리한 선거지형 구축을 노린 야권의 정략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트집 잡히지 않으려는 청와대와 트집 잡으려는 야권의 합작품이다. 청와대의 면밀한 인사검증과 법이 정한 인사청문 절차를 준수하려는 정치권의 의지만 뒷받침됐더라도 없었을 일이다. 세월호 참사가 부여한 국가 개조의 소명을 이렇듯 어정쩡한 정부로 구현해 가야 하는 현실이 딱하다. 정 총리 유임이 7·30 재·보선까지의 한시적 카드든 아니든 청와대는 부활하는 인사수석실을 중심으로 인사검증체계를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 여야도 ‘여론재판’과 자의적 잣대를 넘어설 인사청문제도 구축에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못찾겠다 새 총리”… 또 낙마하면 재보선 패배·레임덕 우려

    “못찾겠다 새 총리”… 또 낙마하면 재보선 패배·레임덕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시킨 것은 후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찾는 데까지 찾았지만 찾아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상당수의 대상자들은 지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조금이라도 흠이 있다고 생각한 인사들은 다들 못 하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윤두현 홍보수석은 “현실적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이르기 전까지의 여러 가지 문제 제기에 대한 부분이나 당사자가 반론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데 대한 것 때문에 많은 분을 놓고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좋으신 분은 많지만 고사하는 분도 있고…”라고 말했다. 결국 빠른 시간 내에 대타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청와대는 전대미문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두 달간의 총리 공석을 더 이상 끌고 갈 수가 없었다.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4월 27일 사의를 표명한 뒤 이날로 61일째였다. 무엇보다 또 다른 후보자가 한 차례 더 낙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작용했다. 집권 1년 반 만에 역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인사 참사’를 겪은 정권이어서 그 후과는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국정 운영에 심대한 타격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코앞에 닥친 7·30 재·보선도 중요한 변수였다.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걸린 중요한 선거다.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 2년차에 펼쳐야 할 국정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집권 이후 처음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추월한 데 대한 위기감도 크게 작용했다. 후임 후보자가 낙마하지 않는다고 해도 선거를 앞두고 언론 검증과 청문회, 이어질 국회 표결 등의 과정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인사’를 둘러싸고 국회에는 8건의 전투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개각을 통해 지명한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장관 8명의 인사청문 요청서가 문창극 전 후보자 논란으로 이틀 전에야 국회에 제출돼 아직 한 사람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치르지 못했다. 야권은 벌써 몇몇 후보자를 정조준해 놓고 낙마를 벼르고 있다. 지난 25일 예정에 없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회동하는 자리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 공유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청와대는 적폐 해소, 국가 대개조를 수행해 나가는 데 ‘인적 쇄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를 상당 부분 포기한 셈이 됐다.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적 과제가 된 관피아 척결 등 적폐 해소가 진행되더라도 그 성과는 실질보다 작게 보일 개연성이 있다. 정 총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국가 개조’라는 대업을 추진할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정 총리가 이날 “소신을 갖고 대통령께 가감 없이 진언하도록 하겠다”고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한 경제라인을 중심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데 우선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금감원장 ‘관피아 낙하산’ 금지될 듯

    금융감독원장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의 관료 출신 공무원 선임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태에 따른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후속 조치 중 하나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퇴직 공무원의 취업 제한 기간을 늘리고, 기관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공직자윤리법 개정과 관련해 취업 제한 기관에 인허가, 안전,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 유관단체를 알려달라고 요청이 와서 금감원을 포함하는 내용을 안전행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은 금감원을 비롯해 한국거래소, 기업은행, 자산관리공사(캠코), 예금보험공사 등 12곳이다. 이 중 인허가 업무를 하는 곳은 금감원 1곳뿐이다. 금융위 측은 “금감원에서 1차적으로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금융위에서 결정한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했다”며 “취업 제한기관 선정은 시행령에서 정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퇴직 공무원의 취업 제한 기관에 금감원이 최종적으로 포함되면 금감원장에 관료 출신이 사실상 배제된다. 금융위 출신인 최수현 원장을 포함해 그동안 금감원장에는 줄곧 관료 출신이 임명돼 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청문회 넘을 Mr. 개혁씨 어디 없나

    청문회 넘을 Mr. 개혁씨 어디 없나

    청와대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에 따라 25일 본격적인 후임 인선에 돌입했다. 후임 총리 인선 기준도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과 함께 관피아 척결과 국가 개조 등 국가 적폐 해소를 위한 개혁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청와대 내부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번에도 낙마하면 큰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오랜 총리 공백에도 불구하고 금명간 인사를 발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혁성을 갖추고 여론과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분을 신중하게 골라야 할 과제가 있으며, 시간적 여유가 많이 없으니 될 수 있으면 빨리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압축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과제를 풀기 위해 열심히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한 주요 인사는 “세 번의 낙마는 안 된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후임을 골라야 한다”면서 “서슬 퍼런 여론 검증의 날이 서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서둘렀다간 또다시 낭패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오는 7월 30일인 만큼, 늦춰질수록 선거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8월로 미루기에는 너무 늦고, 7월 상순 이후로까지 미룬다면 한창 선거 기간 중에 또 다른 ‘검증 국면’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여권으로서는 총리 인선과 검증, 청문회 등의 순서를 각각 어느 시점에 배열할 것인가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사의 기준에도 약간 변화가 생긴 듯하다. 청와대는 당초 법조, 관료, 학계 쪽은 가급적 회피하면서 후보자감을 물색했으나 이번에는 이런 조건들이 배제되는 분위기다. 여당 내에서도 “‘책임 총리형’을 찾기보다는 통합형 총리, 비난의 화살을 적게 받을 무난한 사람이 절실하다”는 말도 나온다. 검증 시기와 인사 기준과 관련,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개인적으로 정치인이냐. 비정치인이냐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야당의 험난한 정치 공세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특히 국가 개조, 공직 사회 혁신이라는 두 과제의 초석을 맡을 분이 총리가 돼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총리감이 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문회로 인해 스스로 손사래를 치고 있는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일단 내부 개편을 먼저 시작했다. 지난 1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에 따른 비서관 및 행정관 인사를 진행 중이다. 공석인 정무수석실 정무비서관에 신동철 국민소통비서관을 임명한 것이 그 신호탄이다. 역시 공석인 홍보수석실 기획비서관 등도 곧 채워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홍보수석실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담당할 ‘뉴미디어 비서관’의 신설도 거의 결정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길섶에서] 바로미터/문소영 논설위원

    오랫동안 ‘바로미터’가 한글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영어 책에서 바로미터(barometer)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관피아 척결의 바로미터’라고 표현하듯이 ‘바로미터=잣대’로 이해했는데, 기압계라는 영어였다. 왜 이런 착각을 했을까. 처음엔 ‘영어실력이 부족했군’이라며 치워놓았다. 최근 원인을 찾아냈다. 1970년대에는 게임기나 컴퓨터 등 오락거리가 없었다. 읽을거리도 많지 않아 휘발유 냄새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조간신문 읽기가 최고의 오락이었다. 아빠가 읽고 치워둔 세로쓰기 조간신문을 사회면부터 왼쪽으로 넘기면서 1면 종합면까지 읽는데, 당시에 한자를 많이 섞어서 썼다. 한글도 갓 뗀 어린이는 요령껏 한자를 피해가 읽으며 어렴풋이 이해를 해나갔을 것이다. 그때 바로미터는 영어였기 때문에 한자로 표기할 수 없었다. 당시는 영어를 모르니 한자가 아니면 당연히 한글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영어를 남발하던 까마득한 선배 기자들 탓이었다. 문득 오해가 오해를 낳아서 잘못된 지식의 체계 위에서 착각하며 세상을 사는 게 아닐까 하고 걱정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사설] 공직자 재취업 잣대 더 엄격해야 한다

    전지전능한 심판이란 있을 수 없다. 오감만으로는 룰 위반을 모두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고, 특히 작심하고 심판을 속이려 드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국제축구협회 등이 오심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비디오판독 등 다양하고 촘촘한 그물망을 만드는 이유다. 퇴장 등 엄격한 제재를 통해 룰 위반 의지를 꺾는 노력도 하고 있다. 지금 이른바 ‘관피아’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 역시 룰 위반 집단인 관피아 척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을 대충대충 허술하게 심사해서는 관피아 척결은 헛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안전행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지 않고 재취업한 4급 이상 퇴직 관료가 2009년 이래 684명에 이른다고 한다. 같은 기간 재취업한 퇴직공무원이 총 1472명이니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심사도 받지 않고 멋대로 재취업한 셈이다.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의 취업심사 의무를 만든 것은 이들이 현직에 있을 때 맡았던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이나 협회, 민간기업 등에 곧바로 재취업해 옛 동료들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데 심사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재취업할 수 있다면 있으나마나한 의무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래서야 현직과 전직이 뒤에서 짬짜미 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심사 대상자들이 심사도 받지 않고 재취업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는 실제로 자기가 맡았던 업무와 관련 있는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사례도 있을지 모른다. 취업불가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심사를 기피했을 수 있다. 심사를 받지 않고 몰래 재취업해도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등 처벌이 너무 경미한 것도 문제다. 민간기업으로 스카웃된다면 공무원으로 있을 때보다 연봉 등이 크게 오를 테고, 과태료 몇 백만원쯤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당사자가 체감할 수 없는 불이익은 불이익이라고 할 수도 없다. 관피아 척결을 위해서는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을 지금보다 훨씬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주장이다. 헌법에 규정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다소 충돌하겠지만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공무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퇴직 공무원이 취급한 관련 업무의 내용과 기간을 대폭 확대하는 등 잣대를 더 엄격하게 들이대 유사한 기관, 협회, 민간기업에 재취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는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 소속 공무원에 똑같이 적용돼야 마땅하다. 기관이나 협회, 민간기업들의 맹성도 촉구한다. 퇴직 공무원을 영입해 대정부 로비스트 등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있는 한 관피아 척결은 어렵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검사나 검찰수사관, 국가정보원 정보관, 국세청 간부 등을 스카웃해 어떤 일을 맡길지는 뻔한 것 아닌가. 대형로펌이 장차관이나 입법부 고위간부 출신들을 영입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관피아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직자 재취업 잣대를 더 엄격하게 가다듬고, 민간 역시 그런 취지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 교황, 마피아 파문 선언…교황 마피아 척결 운동에 보복 표적 우려도 나와

    ‘교황 마피아’ ‘파문’ 교황 마피아 파문 소식이 전해졌다. 교황이 ‘파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마피아를 공격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집전 중 “마피아처럼 악의 길을 걷는 자들은 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면서 “마피아 단원들은 파문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코카인 유통으로 1년에 약 720억 달러(약 73조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탈리아 최대 조직 ‘은드랑게타’의 본거지에서 그들이 “악마를 숭배하고 공공의 선을 경멸한다”고 비난했다. 교황이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의 치로 베네데티니 대변인은 교황의 발언이 교회법에 의해 파문하라는 정식 칙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에서 파문은 교회 당국의 결정에 의하거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교황의 발언은 마피아에 파문만큼이나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피아는 평소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지역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신실한 가톨릭 신도로서 교회와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마피아 단원들은 자신들의 범죄 행위로 인해 사실상 파문됐다고 생각해 앞으로 가톨릭 성찬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앞서 지난 1월 마피아의 세력 다툼에 휘말린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가 목숨을 잃은 3세 어린이의 아버지를 만나 위로했다. 교황이 잇달아 마피아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교계 일각에서는 교황이 범죄 조직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실제로 지난 20년간 수많은 사제들이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었다. 교황이 마피아 척결 운동을 강하게 밀어붙이자 ‘마피아가 교황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칼라브리아 검찰의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교황이 마피아와 결탁한 일부 성직자들의 행동을 문제 삼으면서 마피아의 보복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창극 사퇴 기로] “세 번째 안되면 회복불능”… ‘盧정부 총리’ 한덕수 차기 총리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65) 한국무역협회장이 문창극 총리 후보자 낙마 시 새로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권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9일 “청와대가 한 전 총리를 새 총리감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안대희, 문창극 후보자에 이어 세 번째로 지명한 총리 후보자마저 검증에 걸려 낙마할 경우 청와대로서는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 번째 총리 지명의 최우선 조건은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될 것”이라면서 “호남(전북 전주) 출신에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 회장은 야당에서도 반대할 수 없는 카드여서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여권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서기 직전인 지난 주말부터 이미 청와대가 새 총리 후보 인선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가 파다한 상황이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관료 출신인 한 회장 총리 카드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기대에는 못 미치고 참신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번 검증된 인사라는 점에서 유력한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지역구인 야당의 한 재선의원도 “한 회장의 총리 발탁설을 들었다”면서 “한 회장은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맡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청와대가 한 회장 외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김성호 전 국정원장 등 후보군을 놓고 총리감을 저울질하는 단계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유시민 노유진 정치카페에서 “문창극 15년치 칼럼보니…”

    유시민 노유진 정치카페에서 “문창극 15년치 칼럼보니…”

    유시민 노유진 정치카페에서 “문창극 15년치 칼럼보니…”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배경에 대해 “초록은 동색”이라고 지적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17일 공개된 정의당의 인터넷 팟캐스트 ‘노유진(노회찬·유시민·진중권)의 정치 카페’에서 “자기랑 생각이 비슷하면 문제의식을 느끼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기춘 도승지 밑에서 일할 영의정을 뽑은 건데 ‘박근혜 대통령과 철학을 같이 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정말 너무 강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에 지명한 것”이라며 “그런 ‘건전한 역사의식’을 가졌기에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문 총리 후보자 총리 지명 소식을 듣자마자 그가 쓴 15년치 칼럼을 찾아보고 나서 “터졌다. 대형사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논란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 강연 동영상만 문제 되는 게 아니고 중앙일보 논설위원실장 하면서 매주 쓴 칼럼 보면 재밌다. 한 달에 4번 쓰는 데 그중 3개가 매번 ‘우리 대한민국 이래야 한다. 우리 이렇게 하자’고 끝을 낸다. 주관적으로 어마어마한 애국자”라면서 “아무도 그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은데 모든 국민이 들을 거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계속 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사주도 무척 부담스러워 해 편집국장을 안 시켰다. 그래서 이 분이 그만둘 때 대놓고 사주 욕하고 그만둔 일화가 있다. 대단한 과대망상이다”고 동조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설령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후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 국무총리로 임명된다 하더라도 직을 수행할 능력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대정부 질문을 예로 들어 “행정경험도 전혀 없고, 학자도 아니고, 정치경험도 전혀 없고, 그냥 큰 신문사에서 자기 손 가는 대로 멋대로 칼럼 쓰던 사람이 (국회의원들의 온갖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하겠나. 이번 인사 참극은 청문회로 끝나지 않는다. 만에 하나 국무총리가 된다 하더라도 두 달에 한번 국회가 열려 대정부 질문을 할 때마다 온 국토가 탄식에 잠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 문 총리 후보자 지명 이유에 대해 노회찬 전 의원은 “지금 총리는 의전용 총리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인선한 것 같다. 안대희 전 후보자는 관피아 척결 등을 위해 부담스러운 인물이었지만 신경을 쓴 것 같고 이번에는 거의 ‘자학적 인사’ 같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현 상황을 ‘국가 위기’라고 규정하며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정치에 입문한 동기가 아버지의 명예회복이었다”며 “우리 아버지 덕분에 경제 성장했고 내가 집권해서 완성시키겠다는 로맨스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대통령이 됨으로써 한을 풀려 한 것 같다”며 “(아버지에 대한) 부당한 평가를 정당화시키는 일을 자신의 할 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견해를 들은 유시민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박하게 평가한 점도 있다. 반성도 하고 위로도 해드리면서 (박 대통령이)그런 한을 안 품도록 해야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너무 박하게 평가해 한을 품은 것 같다”고 밝혔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의당 홍보를 위해 ‘정치다방’이라는 이름으로 3번 방송을 내보낸 세 사람의 팟캐스트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로 이름을 바꿔 매주 월요일 방송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시민 “박근혜 대통령, 문창극에 강한 동질감 느껴 총리 지명했을 것” 노유진 정치카페 팟캐스트 발언

    유시민 “박근혜 대통령, 문창극에 강한 동질감 느껴 총리 지명했을 것” 노유진 정치카페 팟캐스트 발언

    ‘유시민’ ‘정치카페’ ‘노유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배경에 대해 “초록은 동색”이라고 정리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17일 공개된 정의당의 인터넷 팟캐스트 ‘노유진(노회찬·유시민·진중권)의 정치 카페(정치다방에서 개명)’에서 “자기랑 생각이 비슷하면 문제의식을 느끼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기춘 도승지 밑에서 일할 영의정을 뽑은 건데 ‘박근혜 대통령과 철학을 같이 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정말 너무 강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에 지명한 것”이라며 “그런 ‘건전한 역사의식’을 가졌기에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문 총리 후보자 총리 지명 소식을 듣자마자 그가 쓴 15년치 칼럼을 찾아보고 나서 “터졌다. 대형사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논란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 강연 동영상만 문제 되는 게 아니고 중앙일보 논설위원실장 하면서 매주 쓴 칼럼 보면 재밌다. 한 달에 4번 쓰는 데 그중 3개가 매번 ‘우리 대한민국 이래야 한다. 우리 이렇게 하자’고 끝을 낸다. 주관적으로 어마어마한 애국자”라며 “아무도 그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은데 모든 국민이 들을 거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계속 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사주도 무척 부담스러워 해 편집국장을 안 시켰다. 그래서 이 분이 그만둘 때 대놓고 사주 욕하고 그만둔 일화가 있다. 대단한 과대망상이다”고 동조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설령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후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 국무총리로 임명된다 하더라도 직을 수행할 능력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대정부 질문을 예로 들어 “행정경험도 전혀 없고, 학자도 아니고, 정치경험도 전혀 없고, 그냥 큰 신문사에서 자기 손 가는 대로 멋대로 칼럼 쓰던 사람이 (국회의원들의 온갖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하겠나. 이번 인사 참극은 청문회로 끝나지 않는다. 만에 하나 국무총리가 된다 하더라도 두 달에 한번 국회가 열려 대정부 질문을 할 때마다 온 국토가 탄식에 잠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마디로 총리 ‘깜’이 아닌 사람을 선택했다는 것. 그런 문 총리 후보자 지명 이유에 대해 노회찬 전 의원은 “지금 총리는 의전용 총리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인선한 것 같다. 안대희 전 후보자는 관피아 척결 등을 위해 부담스러운 인물이었지만 신경을 쓴 것 같고 이번에는 거의 ‘자학적 인사’ 같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현 상황을 ‘국가 위기’라고 규정하며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정치에 입문한 동기가 아버지의 명예회복이었다”며 “우리 아버지 덕분에 경제 성장했고 내가 집권해서 완성시키겠다는 로맨스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대통령이 됨으로써 한을 풀려 한 것 같다”며 “(아버지에 대한) 부당한 평가를 정당화시키는 일을 자신의 할 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견해를 들은 유시민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박하게 평가한 점도 있다. 반성도 하고 위로도 해드리면서 (박 대통령이)그런 한을 안 품도록 해야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너무 박하게 평가해 한을 품은 것 같다”고 밝혔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의당 홍보를 위해 ‘정치다방’이라는 이름으로 3번 방송을 내보낸 세 사람의 팟캐스트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로 이름을 바꿔 매주 월요일 방송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정조사 받아야 할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구성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의 여야 행태를 보노라면 대체 이들이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나설 자격이 있는지부터가 의심된다. 희생자 가족들의 애끓는 절규 앞에서 어쩌면 이렇게 정략을 셈할 수 있는 건지 그 후안무치에 절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가 세월호 국정조사특위를 구성한 지난달 29일 이후 20일이 흘렀건만 지금껏 특위 활동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국정조사에 합의한 지난달 15일부터 따지면 한 달 넘도록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국정조사가 이렇듯 겉도는 이유가 해양경찰청과 안전행정부 등 참사 관련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일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이견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니 이만저만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다 못한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국회로 달려가 이달 말 기관보고 실시라는 중재안을 내놓는 웃지 못할 장면도 펼쳐졌으나 여야는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23일부터 기관보고를 받자는 새누리당과 다음달 초부터 받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다 못해 기관보고 전 사전조사를 위한 예비조사단 구성을 놓고도 양측이 충돌했다. 이 와중에 어제는 새정연 의원들만 따로 세월호와 구조가 같은 오하마나호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말이 조사지 여론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보일 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증인 선정에서부터 시작해 기관보고 일정, 그리고 예비조사단 구성 등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여야가 마찰을 빚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달 30일 실시되는 재·보궐선거 때문임을 여야는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가급적 재·보선 시기를 피해 기관보고를 받겠다는 여당과 재·보선에 임박해 기관보고를 받으려는 야당의 정략이 맞부닥쳐 세월호 국정조사를 멈춰 세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야는 올해부터 두 차례로 나눠 실시되는 국정감사 일정을 놓고도 마찰을 빚어 왔다. 이로 인해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관료 마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 등 세월호 관련 입법이 줄줄이 미뤄진 판국이다. 김병권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 대표는 최근 “애들 죽은 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꾼들이 문제”라며 통탄한 바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는 여야의 권리가 아니라 국민에게 부여받은 의무다. 여야는 국가적 참사조차도 당리의 제물로 삼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고, 겸허한 자세로 국정조사에 임해야 한다.
  • 4대 악 없는 안전한 마을 만들어요

    4대 악 없는 안전한 마을 만들어요

    1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역 사거리에서 열린 ‘안전한 마을 만들기 선포식’에서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원과 경찰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선포식은 세월호 침몰, 고양터미널 화재 등 잦은 인재로부터 주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4대 악 척결로 안전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열린세상] ‘심상찮은’ 금융산업, 진단과 처방/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심상찮은’ 금융산업, 진단과 처방/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융산업이 심상찮다. 은행권의 수익이 급격히 줄고 있다. 2013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55.2% 감소했으며 2005년 이후 연평균 13%씩 하락하는 추세다. 증권업계도 마찬가지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이익률이 2005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이어오던 당기순이익 추세가 작년에는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이미 여의도 증권가에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게다가 신용카드사의 개인신용정보 유출 사고, 불법 대출, 횡령 사고 등 크고 작은 금융사고도 끊이지 않아 금융산업의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는 저금리 추세가 지속하면서 수익 비중이 높은 순이자 차익 수입이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등의 비이자 수익의 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자산운용업계의 수익 악화도 금융위기 이후 펀드 투자를 불신하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 위탁 매매 수수료와 펀드 운용 수수료의 수입이 급감한 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먼저 금융기관 스스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금융당국의 법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은행은 전형적인 담보 대출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더 적극적인 자금 중개 기능을 통한 수익력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겸업 확대를 통한 수익원의 다변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증권·자산운용업계도 위탁 매매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기업 투자 금융이나 자산 관리 업무의 확대 등 특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은 위탁 매매 시장이 위축되자 증권사들이 자산 관리 업무나 기업 투자 금융 등의 전문 분야를 특화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둘째, 좁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말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조업이 해외에 진출해서 성공한 것처럼 금융기관들도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만만찮은 일이지만 신흥국 시장 진출 전략이나 현지화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금융당국의 법제도적인 뒷받침도 물론 필요하다. 특히 해외 진출의 성공을 위해서는 금융 전문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셋째, 은행업과 증권업의 직접적인 겸영을 허용하는 겸업주의(universal banking) 제도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금융의 복합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금융산업에서 전업주의 체제에 따른 칸막이식 규제 체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겸업주의 제도는 은행업과 증권업의 직접적인 결합에 따른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고, 대형화를 통한 국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효율적인 위험 관리 체제의 구축이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를 잘 극복한 도이체방크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넷째,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 등 관치금융도 빨리 척결돼야 한다. 최근 전산 체계 교체를 둘러싼 KB국민은행의 내분 사태는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KB국민은행의 금융사고가 최근 유독 많은 것도 낙하산 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인사 줄 서기 등 불안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내는 낙하산 인사가 근절되지 않고서는 금융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하다. 다섯째, 비효율적인 금융감독기구 체제도 빨리 개편돼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으로 나누어져 있는 ‘수직적인’ 감독기구 체제로는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상하’ 관계에 있는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 협조를 기대하기가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에 돌아간다.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감독기구의 통합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여섯째, 금융당국은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장기 금융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업계와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발전 계획을 만들어서 정권에 상관없이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금융산업의 발전 없이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가 어렵다. 국회와 대통령도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사설] 학위장사에 채용장사… 뿌리까지 썩은 학교

    새로 선출된 17명의 시·도 교육감 당선인들은 선거 과정에서 교육계 비리 척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만큼 학교 현장에서 크고 작은 비리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교육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교육계에 팽배하다는 얘기다. 교육계 비리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들이 최근에도 잇따르고 있다. 현직 고교 교사가 돈에 눈이 멀어 시험문제를 통째로 학생에게 건네줬다가 적발됐는가 하면 한 현직 교감은 수천만원을 받고 정교사 선발 시험 정보를 특정 지원자들에게 알려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쯤 되면 교사와 교감이 ‘시험장사’, ‘채용장사’에 나선 셈이다. 이런 비리가 학교 현장에서 여전하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선생님이 잡혀가는 현장을 목도한 학생들의 충격과 실망감이 얼마나 클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뿌리까지 썩어버린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한 유명 사립대 치과대학의 일부 교수들은 대학원에 다니는 현직 치과의사들을 상대로 ‘학위장사’에 나섰다가 덜미를 잡혔다. 돈을 받고 논문을 대신 써줬는가 하면 심사까지 맡아 무사통과해 줬다고 한다. 석사 학위는 500만~1500만원, 박사 학위는 2000만~3500만원씩 ‘정가’까지 매겨놨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전국의 수많은 병·의원에 장식된 학위증의 신뢰도까지 땅바닥으로 떨어질 판이다. 돈 주고 학위를 사들인 당사자들 역시 도덕 불감증이란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특히 사회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 만연한 ’학위 콤플렉스’의 실상을 보는 듯해 여간 씁쓸하지 않다. 학교에서조차 정의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정의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예로부터 우리 문화에서 스승은 청렴과 강직의 상징이었다. 재물과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제자들을 육성해온 참스승을 진심으로 존경했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스승은 학생들을 자애로 가르치고, 학생은 스승을 부모처럼 공경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우리들이다. 지조 있는 스승에게서 강단 있는 수많은 제자가 배출됐다. 따지고 보면 새로 선임된 교육계 수장들조차 정의와는 담을 쌓은 듯해 누굴 탓할 일도 아닌 것 같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신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는데 일선 교육 현장만 깨끗하라고 다그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아무리 현장이 위부터 아래까지 썩었다 해도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의 앞날을 짊어질 미래세대를 제대로 키워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자정과 맹성을 촉구하는 이유다.
  • 중구, 인허가·관리 분야 비리땐 ‘원 아웃제’

    중구, 인허가·관리 분야 비리땐 ‘원 아웃제’

    중구가 다음달부터 부패근절 대책 ‘청렴 강철투구 시스템’을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강’력한 시스템으로 ‘철’저한 부패 척결, ‘투’명한 제도 개선으로 ‘구’민 신뢰도 톱 실현을 뜻한다. 인허가, 공사계약 등 일부 공무원의 비리 행위를 미리 막겠다는 취지다. 횡령, 금품, 향응 수수 등이 적발되면 즉시 엄중 문책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실시한다. 구는 우선 5대 부패 취약 분야 근무자 전보 기준을 2년에서 1년 순환근무 형태로 바꾼다. 5대 분야는 ▲건축 인허가, 위반건축물 관리 ▲광고물 인허가, 불법광고물 단속·관리 ▲불법노점상 관리 ▲식품위생업소 인허가, 단속 ▲관급계약 공사 관리 감독 등이다. 특히 해당 분야 근무 경험이 많거나 평소 청렴성이 낮은 공무원은 배제하고 신규 또는 여성 공무원을 배치한다. 주택정비팀은 3개월마다 업무를 분장해 부동산 브로커 등과의 연계 가능성을 없앤다. 무허가 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및 시정완료 사항 등은 감사담당관이 상시 모니터링한다. 건축 허가의 경우 담당 구역제를 폐지하고 민원이 접수되면 담당자별 순번에 따라 처리한다. 위법건축물 시정 완료 땐 담당자를 뺀 다른 공무원 2명이 현장을 점검한다. 또 하반기 중 불법건축물 보고서, 2차 예고문 발송 등 처리 진행 상황을 ‘새올 행정 시스템’에 공개한다. 단속 담당자의 불필요한 재량권을 막고 업무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창식 구청장은 “5대 부패 취약 분야 근무자의 부조리를 예방해 신뢰받는 공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공공기관 경영평가] 안전·부채 엄격 평가… 낙제점 기관 1년새 2배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안전·부채 엄격 평가… 낙제점 기관 1년새 2배로

    기획재정부가 18일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안전 준비 부분을 중점적으로 본 것이 특징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따라 부채 및 방만경영 여부도 엄격하게 판단하면서 D·E 등급의 낙제점이 2012년 평가보다 거의 2배로 늘었다. 또 낙제점을 받은 기관을 기준으로 볼 때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 기관장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관피아 척결 대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해임 건의 대상에 포함되는 E등급 및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14곳 중 11곳(78.6%)의 기관장이 관피아 출신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78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중에 관료 출신이 42명(59.2%)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이들 가운데 관료 출신 비율이 월등히 높은 셈이다. 결국 관피아 출신 기관장들은 기관의 실적을 올리기보다 정부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임 건의 대상인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국장을 지냈고, 남궁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은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출신이다. 임기가 6개월이 되지 않아 화를 면한 나머지 12곳의 전직 기관장 중 8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총 14곳 가운데 산업자원부 출신이 3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현태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 김균섭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용두 소상공인진흥원 원장(현 소상공인진흥공단) 등이다. 국토해양부와 우정사업본부(미래창조과학부) 출신이 각각 2명이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관피아 논란이 크게 일면서 현재 14명의 기관장 중 7명이 관료 출신이다. 해임 건의 대상인 2명의 기관장이 교체될 경우 관료 출신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국민 안전에 위험 요인을 유발한 선박안전기술공단은 2012년 평가에서 A를 받았지만 올해는 최하위 등급인 E로 4계단 추락했다.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음에도 불법 증축의 위험성을 지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염재호(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은 “세월호 사고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에 더 초점을 맞추었고, 사건·사고 및 비리 등도 엄중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울산항만공사는 액체 위험물을 다량으로 취급하지만 안전관리에 대한 노력이 미흡해 E등급을 받았다. 인천항만공사도 항만 운용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미흡하고 안전 관리 역량을 높이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2012년 평가보다 2계단 낮은 C등급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는 최장기 파업으로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고, C등급(보통)에서 E등급으로 떨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부품 납품 비리에 이은 원전 정지 사태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D등급에서 E등급으로 하락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도 D등급에서 E등급으로 떨어졌다. 이번 평가에서 S등급(최우수)이 한 곳도 없고 A등급은 2개에 불과한 점, 또 낙제점인 D·E등급이 30곳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2014년 평가에서는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해임 건의 대상인 14명 중 12명은 임명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처벌에서 제외됐지만 올해가 지나면 평가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경영평가 기준을 크게 강화했다. 특별한 개선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전년도 점수에 맞추던 지난해까지와 달리 오히려 1~2등급을 내렸다. 오는 3분기 말에는 공공기관 정상화 실적 점검을 실시해 인센티브와 제재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정부는 C등급 이상을 받은 87개 기관의 임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한다. 하지만 부채관리 자구노력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제한키로 한 10개 기관 중 C등급 이상인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등 6개 기관에는 50%를 삭감해 지급할 예정이다. 또 A등급을 받은 2개 기관은 내년 경상경비 예산 편성 때 1% 이내에서 증액을 허용하고 D등급 이하 30개 기관은 1% 이내로 감액하기로 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전파기지국 압수수색…檢 관피아 수사 두번째 표적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공용무선기지국 전문업체인 한국전파기지국㈜을 압수수색했다. 철도설비 납품비리 수사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의 두 번째 민관 유착 ‘관피아’ 척결수사다. 이날 검찰은 한국전파기지국 경영진이 공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빼돌린 돈의 흐름을 추적해 경영진이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면 임직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파기지국은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와 와이파이(WiFi) 등 각종 이동통신서비스에 필요한 시설을 구축하는 회사로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무선통신 중계망 공용화 사업을 도맡고 있다. 검찰은 이 회사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형 이동통신사와 유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KT와 SKT·LGU+ 출신들이 이 회사 주요 임원을 맡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주열 총재, 김중수式 ‘파격’ 지웠다

    이주열 총재, 김중수式 ‘파격’ 지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첫 본격 인사를 18일 단행했다. 전임 총재와 스타일이 확연히 비교된다는 점에서 시선을 붙잡는다. 외부(KDI) 출신인 김중수 전 총재가 ‘파격’을 강조했다면, 정통 한은맨인 이 총재는 ‘평판’을 중시했다. 이 총재는 일찌감치 능력과 평판을 인사 잣대로 제시했다. 언뜻 들으면 당연한 원칙 같지만 행간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 바로 김 전 총재를 겨냥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김 전 총재는 “한은이 절간 같다”며 파격 발탁을 통해 조직에 새 바람을 일으키려 했다. 지금은 물러났지만 박원식 전 부총재나 서영경 부총재보를 깜작 발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김 전 총재의 인사 스타일을 향해 이 총재는 2012년 부총재 퇴임식 때 “오랜 기간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리고는 김 전 총재가 독일로 내보냈던 윤면식 프랑크푸르트소장을 통화정책국장에 중용하고, 지방으로 방출했던 허진호 대구경북본부장을 금융시장부장으로 불러들였다. ‘독수리 5남매’(김 전 총재가 각별히 애정을 쏟았던 5명) 가운데 한 명인 신운 조사국장은 유임시켰다. 세 사람 모두 평판에 관한 한 이의 제기가 없는 인재들이다. 이 총재가 무조건적인 ‘전임 총재 색깔 지우기’가 아닌, 능력과 화합을 중시하려 애쓴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고졸 출신 2명과 여성을 본부 국실장에 발탁하기는 했지만 김 전 총재 때에 비견할 만한 파격은 없었다. 정책통의 부활도 눈에 띄는 변화다. 김 전 총재는 금융통화위원들이 각자 판단하면 되는데 정책기획국이 왜 필요하느냐며 없애려 했다. 내부 반발 등에 부딪쳐 금융시장국과 합치는 데 만족해야 했지만 정책통을 홀대하고 조사통을 중용했다. 반면, 이 총재는 “한은은 정책기관”이라며 정책통들을 전진 배치했다. 다음번 조직 개편 때 정책기획국과 금융시장국을 원상복구시킬 공산이 높다. 허진호 부장은 차기 금융시장국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독수리 5남매’ 멤버인 유상대·성병희·이중식 국장은 모두 자리를 옮겼다. ‘이주열 스타일’은 아직 미완성이다. 부총재와 부총재보 인사가 빠졌기 때문이다. 금통위원을 겸직하는 부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한다. 장병화 한국외국환중개 사장이 1순위 후보로 추천돼 검증도 통과한 상태이지만 대통령의 최종 결재를 받지 못해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장 사장이 부총재로 낙점되더라도 부총재보 인사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국환중개 사장 자리에 현직 부총재보를 내보내고 그 자리에 이흥모 자문역(국장급)을 승진시킨다는 게 이 총재의 복안이었지만 ‘관피아 척결론’이 확산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외국환중개는 물론 주택금융공사 부사장 자리도 한은 출신을 보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리더십은 인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이 총재가 꼬인 임원 인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총재 평판’도 다소 달라질 전망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늑장인사 국정공백 더 이상 안 된다

    정부 주요 부처의 국장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자리가 수두룩하게 비어 있는 데도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적잖은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지금은 국가적으로 비상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경제는 모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와 개각, ‘관피아’ 척결, 정부조직 개편 등으로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이 되살아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인사가 늦어질수록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 9개 부처와 한국은행에서 총 23명의 국장급 이상 자리가 비어 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 5개, 보건복지부 및 국토교통부 각 4개 등이다. 기재부의 행정예산심의관은 지방예산과 경찰·소방방재청 예산을 총괄하는 등 세월호 사태 수습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지만 공석이다. 관세정책관은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 중인 데도 반 년 이상 비어 있다.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규제개혁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지만 5개월째 공석이다. 금융통화위원을 겸임하는 한은 부총재 역시 비어 있다. 복지부는 인구아동정책관, 노인정책관, 정책기획관, 감사관 보직이 공석으로 남아 있다.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한두 달가량은 공석일 수 있지만 1년 가까이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없어도 되는 자리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인사 지체의 부작용은 크다. 업무 차질은 물론 공직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묵묵히 일을 열심히 했는데도 승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조직에 대한 환멸을 느끼거나 기관장에 대한 불만이 쌓이는 등 조직 갈등이 커지고 응집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고위직의 빈자리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원인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개방형 직위로 지난 1월부터 민간전문가 영입을 추진해 왔으나 적임자가 없어 추가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인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책임장관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무직을 제외한 실무 간부나 산하기관장 인사는 소관 부처 장관에게 맡긴다는 방침은 이명박 정부 때도 있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책임총리·책임장관제를 약속한 바 있다. 장관의 인사권이 약해지면 청와대나 정치권에 줄을 대는 부작용이 생긴다. 장관이 상당한 자율권을 갖고 부처를 이끌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인사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임장관제가 하루빨리 정착돼 능력 위주의 인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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