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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랍 김선일씨 참수위기] ‘비상체제’ 정부 움직임

    “전력을 다해 김선일씨를 구출하라.”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된 김선일씨 구출을 위해 온 나라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청와대는 공식 일정을 취소·연기했으며,정부는 개별·연석 회의를 잇달아 열어 대책을 협의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모든 외교라인을 통해 김선일씨 석방교섭을 벌이면서도 그의 안전을 감안해 살얼음판을 걷듯 말 한마디,행동 하나에 조심하고 있다.여야는 석방을 위해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김씨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24시간내 한국군의 철수와 추가파병 철회를 요구한 가운데 정부는 심야 대책회의를 여는 등 시간이 갈수록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노 대통령 새벽 6시에 보고받아 노 대통령은 오전 6시 관저에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으로부터 전화로 피랍 사실을 처음 보고받았다.노 대통령은 본관에 출근하자마자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과 이종석 차장으로부터 2차 보고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파병을 해도 아랍권이나 이라크에 적대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재건지원에 전력을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이라크 현지 주민들에게 잘 설명하고 홍보하라.”고 주문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밝혔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오후 3시30분 청와대에서 NSC와 국정상황실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비서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며 청와대는 이날 저녁 6시30분에 예정돼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의 만찬을 연기했다.윤태영 대변인은 “이라크 현지 한국인 피랍사건 대처에 전력을 기울이기 위해 만찬을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며 “추후 민주당측과 협의해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이 오는 24일 ‘행정수도 이전과 국가균형발전’을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려던 계획도 취소했다. ●정부 심야 대책회의 외교통상부와 이종석 차장을 비롯한 NSC 관계자들은 21일 밤 10시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심야 대책회의를 가졌다.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은 오전 상임중앙회의에서 민간인 납치를 강력규탄하고 교민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당은 오후에 비상 고위 당·정 협의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당·정·청 협의를 마친 뒤 “언론은 김씨 구출,생환이 목적인 만큼 테러단체 등 자극적인 표현은 삼가 주기를 바란다.”며 ‘이라크 무장단체’로 표기를 통일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최선을 다해 김씨를 구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민안전 대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여옥 대변인은 “정부는 외교채널은 물론 접촉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김씨를 반드시 구출해야 하며 한나라당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오전에 긴급 의원·지도부회의를 열어 “파병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권영길 의원은 “한국 진보정당 이름으로 이라크 저항세력에 김씨 생명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민주당도 장전형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라크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며 명분없는 전쟁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희생당하게 할 수는 없다.”며 파병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부의 ‘파병원칙’ 강조 배경 정부는 이날 파병을 반대해 온 정치권 인사들과 시민단체들의 ‘파병 철회’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서도,한국의 이라크 지원과 재건을 위한 파병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정부는 내심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관계자는 “파병 저지를 조건으로 한국인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정부 방침의 확고함을 강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최영진 외교부 차관은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 등의 방문을 받고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시민단체의 반발을 무릅쓰고 파병원칙을 재강조한 것은,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민간인을 상대로 한 극단적 저항세력의 위협에 한국 정부가 굴복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데드라인’이 몇시냐 김선일씨를 납치한 ‘모노시즘과 지하드’가 김씨 처형시간을 ‘20일 일몰 후 25시간내’라고 한 것과 관련해 혼란이 일기도 했다.외교통상부 최영진 차관은 “상황에 따라 오늘 밤이 될 수도 있고 내일 새벽이 될 수도 있다.”고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정부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협상에 매진하되 우리측에서 시한을 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한국 시간으로 새벽 1시(이라크 시간 현지 오후 7시)에서 3시(이라크 오후 9시)까지 해석에 따라 정부내에서 다양한 시한대가 제시되기도 했다. 박정현 김수정 박현갑기자 jhpark@seoul.co.kr˝
  • [피랍 김선일씨 참수위기] 金씨 처형땐 파병 차질 불가피

    [피랍 김선일씨 참수위기] 金씨 처형땐 파병 차질 불가피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의 피랍사건이 국군 자이툰부대의 추가 파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일단 이번 피랍사건이 추가 파병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이라크 평화·재건지원 임무 수행을 위해 파병한다는 정부 발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인 데다 테러세력에 굴복할 수 없다는 논리다. 대신 김씨가 무사히 석방되도록 이라크 무장단체와의 협상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파병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것은 ‘원칙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주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근 정부의 결정으로 파병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여론이 확산되면서,파병 반대 움직임은 여론의 동조를 얻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같은 예상을 뒤집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게 됐다.한국군 파병부대가 치안상황이 비교적 안전한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에 주둔하기 때문에,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혀 온 정부의 입장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파병 반대 여론의 확산 여부는 김씨의 안전한 구출 여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정부의 고심도 바로 이 대목에서 깊어진다.정부가 김씨를 피랍한 저항세력의 철군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가 만에 하나 김씨가 처형될 경우 국민의 생명 보호에 소홀했다는 거센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추가 파병이 어려운 과정을 통과해 겨우 결정됐는데 또다시 ‘민간인 피랍’이라는 사태에 봉착해 안타깝다.”면서 “김씨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여론이 크게 악화될 것이고,이 경우 파병 일정이 제대로 소화되겠느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결국 서희부대 일부를 다음달 이라크 북부 아르빌로 이동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던 자이툰부대의 파병 일정이 순조롭게 이행될지는 김씨의 안전한 구출 여부에 달려 있어 정부의 향후 대책이 주목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알카에다, 美인질 처형 경고

    |두바이·워싱턴 AFP 연합|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에 대해 수감중인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미국인 인질을 72시간내에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랍 반도의 알 카에다’라고 밝힌 괴한들은 15일(현지시간)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지난 12일 실종된 미국인 폴 존슨(49)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이같은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화면 속에서 존슨은 눈이 가려진 채 카메라에 옆 모습을 비친 상태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괴한들은 성명에서 사우디 정부의 폭군들이 존슨의 석방을 바란다면 72시간 이내에 수감중인 ‘무자헤딘’(이슬람전사들)을 석방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괴한들은 또 알 카에다 지지자들이 교도소에서 풀려나지 않을 경우 “올해 아랍반도에서 다른 십자군 전사(서방 기독교도)들의 피가 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테이프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두건을 쓴 한 괴한이 성명을 낭독할 때 화면 아래쪽에 알 카에다의 사우디 지부장이자 ‘아랍 반도의 알 카에다’ 지도자로 추정되는 압둘라 아지즈 알 모크린이라는 자막이 표시됐다. 한편 미 국무부는 테러 발생 가능성 고조를 이유로 사우디에 대한 여행을 연기하라고 경고하는 한편 현지 체류 자국민에 대해서도 즉각 출국을 권고할 것이라고 관리들이 15일 밝혔다. 국무부는 4월15일에도 필수요원을 제외한 모든 사우디 체류 관리들에게 사우디에서 떠날 것을 명령했으며 리야드 주재 미국대사관도 최근 3차례에 걸쳐 자국민의 출국을 권고했다.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서양 ‘남자귀신’ 동양 ‘여자귀신’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심신이 지치는 시기를 맞고 있다.해마다 이런 시즌을 겨냥해 흥행가에서 단골로 선보이는 장르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공포 영화다. 서양의 경우 1930년대 이후 프랑켄슈타인,드라큘라,뱀파이어 등이 객석의 비명을 자아내는 공포물의 대명사로 각광을 받았다.1960년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정신 이상 증세를 앓고 있는 한 여장 남자가 벌이는 살인 행각을 묘사한 ‘사이코’를 공개한 이후 극장가에서는 이와 유사한 소재의 영화가 쏟아졌다. 존 카펜터 감독의 ‘할로윈’(1978년)은 어린 시절 우발적으로 누이를 죽인 이후 정신 병원에 수감된 청년이 감시의 눈초리를 피해 탈옥한 뒤 할로윈 데이를 맞아 무차별적인 살인 행각을 벌인다는 내용이다.이 영화는 예상을 깨는 흥행을 기록하면서 2002년까지 시리즈 6부작까지 공개되는 장수 인기를 누렸다. 영화에서 정신 이상자에게 살해 당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마약과 성적 방탕에 휩싸여 있는 10대 젊은이들.이 때문에 공개 당시 미국의 주요 비평가들은 ‘약물 중독과 성적 타락에 빠져 있는 오늘날의 미국 청소년들에게 일말의 경종을 알리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는 평가도 제기했다. ‘할로윈’의 영향을 받은 ‘스크림’에서 주인공 시드니(니브 켐벨)는 살인마의 마수에서 끝까지 살아 남았다.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남자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녀성을 간직했기 때문이었다. ‘사이코슬래셔’는 자기 통제력을 상실한 정신 이상자가 살육을 벌이는 공포물을 지칭하는 용어.‘할로윈’의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는 이 장르의 효시적인 극중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와 12제자를 합해 13명이 모인 곳에서 가롯 유다의 배반이 일어났기 때문에 13이라는 숫자에는 불행이 담겨 있다고 믿고 있다.여기에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날은 금요일.이 때문에 13과 금요일이 겹치는 날은 불행한 일이 발생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13일의 금요일’ 등 공포 영화에서 단골로 차용하고 있는 타이틀은 서구인들의 이러한 심리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토브 후퍼 감독의 ‘텍사스 연쇄 살인 사건’(1974년)도 정신이상자가 보기만 해도 섬뜩한 톱니를 살인 도구로 활용해 살육을 자행한다는 것을 보여주어 ‘사이코슬래셔’가 장수 인기를 얻고 있음을 입증시켰다. 한국 영화계에서도 1960년대 도금봉 주연의 ‘월하의 공동묘지’를 필두로 ‘폰’‘가위’‘해변으로 가다’‘하피’‘찍히면 죽는다’‘여고괴담’‘장화,홍련’‘4인용 식탁’‘령’ 등이 꾸준히 공개됐고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를 비롯해 ‘귀신이 산다’‘월희의 백설기’‘알포인트’‘페이스’ 등이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서양의 경우 살인 행각이나 두려움을 던져 주는 공포의 대상이 대부분이 남자인 데 비해 한국을 비롯해 동양권에서는 한을 품은 여자로 설정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 사이코나 귀신을 처단하는 방법은 십자가,마늘,거울 등이 단골로 사용되고 있는 반면 한국 공포 영화의 경우는 자신의 원혼을 풀어 주는 남자로부터 위로를 받을 경우 조용히 물러나는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살인 도구는 서양은 칼,창살 등 날카로운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끈이나 독극물 등을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범죄자가 원한을 품은 혼령을 대하고는 정신 분열에 휩싸여 스스로 자해하거나 자결을 선택하는 업보 형식의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 [씨줄날줄] 중국인의 기억력/이기동 논설위원

    오늘로 15주년을 맞은 6·4톈안먼사태 당시 중국당국에 의해 반혁명인물 1호로 지목된 이는 약관 20세의 베이징대학생 왕단.구름처럼 모인 톈안먼광장의 시위대앞에 마이크를 들고 구호를 외치던 앳된 얼굴의 그 학생을 우리는 기억한다.그는 이후 체포돼 10년 가까운 수감생활을 한 뒤 1998년 미국으로 망명,하버드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이 소개한 왕단의 하버드대 생활은 35세가 된 그의 중국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조금도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그는 지금도 청년 한명이 탱크대열을 가로막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확대해 침대머리맡에 걸어놓고 있다.그 청년은 후에 처형됐지만,왕단은 매일 이 사진을 보면서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짐한다고 했다. 톈안먼 이후의 중국이 그들 세대의 몫이라면 톈안먼 이전을 만든 주역은 단연코 고(故)덩샤오핑 주석.문화혁명의 광풍이 중국전역을 휘몰아칠 때 덩은 고깔모자를 쓴 채 홍위병들에게 베이징시내를 끌려다니는 수모를 당했다.홍위병들은 나아가 그의 아들을 대학건물 옥상에서 떨어뜨려 반신불수로 만들어 놓았다.덩은 합리적인 인물이지만 이후 이 일을 결코 잊지 않았다고 한다. 굳이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런 강한 의지는 고래로 중국인들의 유전인자에 녹아있는 것인가 보다.마음에 한번 담은 일을 쉽게 잊지 않기는 타이완인들도 마찬가지.1992년 한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자기들을 쫓아낼 때의 서운함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이 일로 타이완의 한국유학생들이 타이완학생들에게 수시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한국이 한 짓을 잊지 않으려고 책상머리에 적어놓고 마음을 다잡는다던 한 타이완 대학생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주한중국대사관 직원이 천수이볜 타이완총통 취임식에 참석하는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이번 일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본인은 단순히 기억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지,나중에 보복하겠다는 뜻이 절대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듣는 기분은 좋지 않다.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이지만 미묘한 뉘앙스까지는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어쨌건 한국과 중국이 지금 강철의지를 다지면서 보복을 다짐할 사이는 아니다.그리고 사이가 좋을수록 더 예의를 갖추는 게 도리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미국인 참수’ 동영상 공개 충격

    한 이슬람 저항단체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복수로 이라크에서 미국 민간인의 목을 벤 뒤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미국인들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끝까지 관련자들을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이라크 사태가 ‘피의 보복의 악순환’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11일(현지시간) 알 카에다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저항단체 ‘문타다 알 안사르’의 웹사이트에 복면을 쓴 이슬람 저항단체원 5명이 손목이 뒤로 묶인 미국인의 목을 베는 장면이 공개됐다. 한 단체원은 처형에 앞서 “미군들의 어머니·아내들에게 전한다.”며 인질을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일부 수감자들과 교환하자고 미 행정부측에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그는 “이렇게 살해되는 (미국인의) 관(棺)들 외에는 우리는 아무 것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을 “서방의 개”라고 부르고 “당신의 최악의 날이 오고 있다.당신과 미군들이 이라크 땅을 밟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어 단체원들은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고 그중 한 명이 비명을 지르는 희생자의 목을 칼로 벤 뒤 잘려 나간 목을 카메라 앞에 들어 보였다. 희생자는 필라델피아 웨스트 체스터 출신의 니컬러스 버그(26)로 밝혀졌다.그는 숨지기 전 자신과 부모·형제의 이름,출신지 등을 밝혔다. 버그는 송·수신탑을 세우는 통신장비 기술자로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 업체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 2월1일까지 바그다드에 머물다 돌아갔으며 다시 3월 이라크에 입국한 뒤 3월30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6일 전인 24일 북부 모술의 검문소에서 체포돼 4월6일까지 이라크 수용소에 억류돼 있다가 풀려났다.이어 4월9일 가족과의 교신을 마지막으로 실종됐다.버그는 지난 9일 바그다드의 한 도로 옆에서 목 없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한편 웹사이트는 버그의 목을 벤 인물이 오사마 빈 라덴의 최고위 측근이자 이슬람 테러단체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라고 밝혔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황장석기자 외신 surono@seoul.co.kr˝
  • “브리머 처형땐 금10kg 주겠다”

    9·11 테러 혐의로 수배된 오사마 빈 라덴이 폴 브리머 이라크 미 군정 최고행정관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목에 금 10㎏의 포상금을 걸었다. 빈 라덴의 이름으로 녹음된 육성 성명이 이슬람 전사 메시지로 알려진 웹사이트에 공개됐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실제 빈 라덴의 음성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성명은 “여러분은 미국이 이슬람 전사를 죽일 경우,커다란 포상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알 카에다는 브리머 최고행정관이나 이라크 주둔 미군 최고사령관을 죽일 경우,신의 뜻에 따라 1만g의 금을 포상할 것을 보장한다.”고 밝혔다.연합군을 살해하다가 숨진 전사 유족에게도 금을 줄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다.성명은 또 “유엔은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의 도구일 뿐”이라며 아난 사무총장이나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특사 등을 살해할 경우에도 금 1만g을 상으로 주겠다고 밝혔다.영국과 미국 국민을 살해하면 금 1000g,이탈리아나 일본 병사를 살해할 경우에는 금 500g의 포상을 약속했다. 한편 시아파의 강성 지도자 사드르의 측근 셰이크 압둘 사타르 알 바하들리도 영국군 병사를 생포할 경우 350달러,살해할 경우 150달러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외신˝
  • 후세인 시절 고문·처형 악명

    미군이 이라크인 포로들에게 비인간적 가혹행위를 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는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에도 반체제인사 등이 고문·처형된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군사 관련 웹사이트 글로벌시큐리티에 따르면,바그다드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32㎞ 가량 떨어진 외곽에 있는 아부 그라이브에서는 1984년 한 해에만 4000명이 넘는 수감자들이 처형됐고 2001년에는 수감자 상당수가 생물·화학무기 생체실험에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시절 교도소 안에 공동묘지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정확한 사망자 수도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미군 주도 연합군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아부 그라이브를 운영하면서 미군에 의한 인권침해 의혹이 불거졌다.가혹행위 사진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3월에도 미군 병사들이 포로들을 학대한 사실이 보도됐었다.미군은 현재 “포로 대부분이 저항세력과 후세인의 바트당 잔당”이라고만 할 뿐 수감인원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라크 내 전체 수용시설들의 수감인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글로벌시큐리티는 아부 그라이브에만 5000명 가량이 수용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
  • 伊인질 최후모습 일부 공개

    “진짜 이탈리아인이 어떻게 죽는지 보여주겠다.”‘녹색여단’이라는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됐다가 지난 14일 처형된 이탈리아인 파브리지오 콰트로치(36)가 처형 직전 자신의 목 뒷부분에 겨누어진 권총 앞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다. ●“죽는 순간까지 영웅다웠다” 이탈리아 언론들과 영국 BBC방송은 16일 프랑코 프레티니 외무장관의 말을 인용,최후의 순간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콰트로치의 모습을 전했다.프레티니 장관은 “콰트로치는 죽는 순간까지 영웅다웠다.”고 말했다.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당초 처형 장면이 너무 끔찍해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비공개에 부쳐졌던 콰트로치의 처형 순간이 언론에 단편적으로 알려진 것은 테이프를 본 카타르 주재 이탈리아대사 등 외교관들이 보고한 것을 외무장관이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공개했기 때문이다. 콰트로치는 머리 주위에 두건이 씌워진 채 처형장소로 끌려나왔다.양손은 목과 등쪽으로 포박돼 움직이는 데 제약이 많았다.그는 운명을 예감한 듯 겨누고 있는 권총 앞에서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던 두건을 밀쳐내려고 하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이제 이탈리아인이 어떻게 죽는지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소리쳤다는 전문이다.‘살인자’의 눈을 쳐다보려던 그의 시도는 “나는 할 수 있어…”라며 뭔가 말하려는 순간 총소리와 함께 물거품이 됐다.47초 동안 일어난 일이다. ●본국 약혼녀에 꼬박 월급 보내기도 제빵기술자였던 그는 지난해 11월 이라크로 출발하기 직전 송유관 경호원이 되기 위한 특수훈련을 받았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전했다.미국 회사에서 일하던 그가 결혼을 앞두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월급을 꼬박꼬박 본국의 약혼녀에게 송금했다는 애틋한 비화도 뒤늦게 알려졌다. 김균미기자 kmkim@˝
  • ‘이라크 인질’ 새국면

    이라크 저항세력의 외국인 인질 처리 방향이 양 극단을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을 띠면서 이라크 상황도 혼미를 더해가고 있다. 자위대 철수를 요구하며 그간 3명의 일본인을 인질로 붙잡고 있던 저항세력이 15일(현지시간) 인질들을 전격적으로 풀어줬다.앞서 다른 저항세력이 이탈리아인 인질 1명을 처형한 것과 대비된다.저항세력들의 구심점이 없어서 우왕좌왕한다는 분석과,이탈리아인 인질 살해로 국제적 압력이 극심해질 것을 우려한 조치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이탈리아인 인질이 처형됐다고 알려지면서 저항세력들의 납치극 전략이 극단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처형까지 하겠느냐는 우려가 현실로 바뀌자 다른 인질들의 안위까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알 자지라 방송에 따르면,이탈리아인 인질은 목 뒷부분에 총알을 맞고 숨졌다.처형 장면은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잔혹했다고 한다.13일 바그다드 외곽에서 미국인으로 보이는 시신 4구가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이번에 처형된 이탈리아인이 외국인 인질 가운데 사실상 첫 희생자였다. 이탈리아인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한 ‘녹색여단’은 이번 처형이 다른 파병국들에 대한 본보기라며 이라크 주둔 이탈리아 군의 철수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질들을 한 명씩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AP통신과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일본인 3명이 풀려난 현재 인질은 12개국 19∼37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날 ‘사라야 알 무자헤딘(무자헤딘 여단)’이 일본인 인질 3명을 풀어준 것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진다.불과 몇 시간 전 알 아라비아 방송은 이 단체가 미국과 동맹국 국민들만 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러시아,중국,프랑스 등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한 국가의 국민들은 납치되더라도 곧 풀려났지만 철군을 조건으로 인질 살해 협박이 계속돼온 파병국 국민이 풀려난 것은 이번에 석방된 일본인들이 처음이다.게다가 인질들의 석방에 앞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이탈리아인 인질을 살해한 단체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철군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석방을 중재한 수니파 3대 단체 ‘이슬람학자협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협회측은 지난 13일에도 저항세력이 일본인 인질 3명을 풀어주려다가 납치단체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한 고이즈미 총리 발언에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인질 처형과 납치 사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철군을 결정한 파병국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필리핀과 폴란드 등은 병력을 추가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러시아,프랑스,네덜란드,포르투갈 등 자국민 철수령을 내리고 대피 계획을 시행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이라크 日인질 3명 풀려나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일본인 인질 3명이 15일 석방돼 이라크 납치·인질사태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하지만 이날 바그다드에서 이란 외교관 1명이 피살돼 이라크 사태는 여전히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지난 8일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일본인 인질 3명이 피랍 8일만에 풀려났다고 확인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도 일본인 3명이 이날 석방됐으며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알 자지라는 “일본인 인질 3명이 현재 바그다드에 있으며 모슬렘 학자들의 손님 대접을 받으며 자유로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바드다드에서는 이란 외교관 1명이 피살돼 파장이 일고 있다.알 자지라는 무장괴한이 이란대사관 부근에서 피살 외교관이 타고 가던 승용차에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교관 피살이 미군과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이란 대표단의 이라크 방문과 관련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에 앞서 14일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된 이탈리아인 인질 4명 중 1명이 처형된 데 이어 일본인 2명이 또다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여단’으로 알려진 저항세력에게 붙잡힌 이탈리아인 인질 4명 가운데 파브리지오 카트로치(35)가 살해됐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납치범들이 이라크 주둔군 철수 등 정치적 요구조건 거부를 이유로 이라크 파병 국가의 인질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첫 사건이다. 또 바그다드 서쪽 20㎞ 지점 아부 그라입에서 취재 중이던 야스다 준페이(30) 등 일본인 자유기고가 2명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도쿄 일본비주얼저널리스트협회(JVJA)에 접수됐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인 인질을 처형한 저항세력은 알 자지라 방송에 처형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미군 철수’ 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나머지 인질들도 차례로 처형하겠다는 성명서를 보내왔다. 황장석기자 외신 surono@
  • [사설]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말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 60차 유엔인권위원회 총회에서 추진중인 북한인권결의안에 정부가 기권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남북관계 등을 고려,고심끝에 내린 결론으로 일단 이해한다.하지만 지난해 같은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때 불참한 데 이어 올해에도 기권함에 따라,전세계가 우려하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동족인 우리만 외면하는 셈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기권방침을 정한 첫째 이유로 남북관계 손상 우려를 꼽았다.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6자회담이 예정돼 있고,금강산관광,개성공단 추진 등 남북관계가 어렵사리 진전기미를 보이는 때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원활한 남북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정부 입장을 이해하나 북한의 인권상황을 언제까지 모른 체할 수는 없다. 결의안은 “고문,공개처형,정치범 처형,강제수용소,집회결사의 자유억압…”등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북한땅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강제송환되는 탈북주민들이 강제수용소로 보내져 혹독한 처벌을 받는 데 대한 우려와 처벌완화도 촉구하고 있다.이같은 유엔의 지적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절차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그렇더라도 인권은 그 자체로서 숭고한 가치를 지니는 만큼 북한 당국은 유엔과 많은 나라가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귀기울여야할 것이다. 정부는 기권하되 총회의장 발언 등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바에는 당당히 표결에 임하는 게 낫다.진정한 남북관계는 자유,인권 등 인류공통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함께 넓혀나갈 때,비로소 흔들림 없는 토대를 만들어나간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 중국인 7명 이라크서 피랍

    이라크 저항세력과 미군간 유혈충돌이 소강 국면을 맞은 12일 바그다드와 팔루자 인근에서는 간헐적으로 교전이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무장단체들에 의한 외국인 납치는 계속됐다.11일 7명의 중국인이 이라크 중부에서 납치된데 이어 체코인 2명도 바그다드 인근에서 납치돼 이라크에서 납치된 외국인은 현재 15명으로 늘어났다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피랍 5일째인 일본인 인질 3명의 석방협상은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처드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군 2명과 핼리버튼 자회사인 켈로그,브라운,루츠에 고용된 미국인 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요르단 주재 일본의 한 외교관은 12일 일본인 인질 석방협상은 무장세력이 제시한 처형시한이 지나도록 “아무 진전이 없다.”며 “그들의 안전이나 소재와 관련된 어떤 확인된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앞서 자신들을 ‘무자헤딘 여단’이라고 밝힌 이라크 무장세력은 12일 오후10시(한국시간)까지 일본이 이라크에 주둔중인 자위대 550명을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 3명 중 한명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했었다. 중국 정부는 12일 중국인 7명이 이라크 중부에서 전날 한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다고 확인하고 이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팔루자에서 푸젠(福建)성 출신 중국인 노동자 7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주재 체코대사관은 12일 체코공영방송 직원 2명이 전날 오전 11시쯤 요르단 암만으로 가다 납치됐다고 확인했다. 한편 팔루자 휴전을 중재하고 있는 이슬람당 고위간부인 알라 마키는 양측이 휴전을 12일 오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13일 오전 3시)까지 24시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seoul.co.kr˝
  • “일본군 24시간내 철수 않으면 인질3명중 1명 처형”

    |도쿄 황성기특파원 서울 이도운기자|일본인 3명을 납치한 이라크 무장 단체는 일본이 이라크 파병 군대를 철수하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인질 가운데 1명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고 알 자지라 위성방송이 11일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일본인을 납치한 무장단체 ‘이라크 권리 수호연대’의 지도자인 메즈헤르 알 델라이미를 인용,이같이 보도하고 “이후에도 일본이 철군하지 않으면 다시 12시간 후에 다른 2명을 마저 처형하겠다”고 통첩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일본군 철수와 함께 ▲이라크의 주권회복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히고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견한 데 대해 사과하며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팔루자를 방문,미군이 저지른 살상현장을 직접 확인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고 알 자지라는 보도했다.이와 관련,요르단 암만 주재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보도내용을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한편,독일의 DPA 통신은 알 델라이미가 현재 암만에 머물고 있는 아이사와 이치로 부대신과 인질협상 문제를 협상중이라고 보도했다. 납치범들이 무사한지 여부와 어디에 있는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당초 이날 안에 석방될 것으로 기대했던 이들의 운명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일본으로서는 휴일에 낭보와 비보가 교차했다.11일 오전 3시쯤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일본인 3명을 24시간 내에 석방할 것”이라는 이라크 무장단체 ‘사라야 알 무자헤딘’의 성명을 보도했다.가족은 물론 일본 열도가 환호했다.그러나 석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marry04@ ■교민 30명 탈출 이라크의 치안사정이 급속히 악화함에 따라 한국교민과 일본 기자 등 각국 체류자들의 이라크 탈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최근 이라크내 한국인 억류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뒤 이라크 교민 30명이 철수,11일 현재 이라크 체류 교민 수는 공관원을 포함해 모두 127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현재 남아있는 한국인은 대사관 직원 9명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직원 2명,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3명,기업인 63명,종교인 25명,기자단 13명,비정부기구(NGO) 관계자 12명이다. 외교부는 또 ‘아흐메드 야신 여단’이란 이라크 무장단체가 한국,미국,일본,스페인인 등 30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아랍에미리트(UAE) 알아라비야 방송 보도와 관련,“주 이라크 대사관에 사실여부를 파악하도록 지시했으나 아직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한편,일본인 인질 사건의 발생 등 이라크 현지의 치안사정이 악화되자 일본 취재진의 이라크 철수도 잇따르고 있다.니혼 TV 는 9일 자위대가 주둔하는 남부 사마와의 취재 인력 5명을 쿠웨이트로 일시 철수시켰다.지지(時事)통신도 사마와에 파견한 기자와 카메라맨 2명을 쿠웨이트로 피난토록 했다.후지 TV도 취재진의 철수를 검토 중이다. 이도운 김수정기자 ˝
  • [일요영화]

    ●소유와 무소유(EBS 오후 2시) 험프리 보가트·로렌 바콜 주연.영화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두 주연배우의 이름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인다.제2차 대전중인 1940년,나치에 동조하는 비시 정부와 레지스탕스 사이의 전쟁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 마르티니크.이 곳에 사는 해리 모건 선장은 돈벌이를 위해 중립을 지키는 냉철한 인물이다.그러던 그가 마리아를 만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모건은 그녀를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려보낼 자금 마련을 위해 레지스탕스 리더인 부삭 부부를 돕기로 한다. ●바라바(KBS1 오후 11시35분) 예수의 처형을 원하는 군중들에게 빌라도는 예수와 도적 바라바를 두고 누굴 석방하길 원하느냐고 묻는다.군중들은 바라바를 택하고 예수는 결국 십자가에 못박히게 된다.성서에 기록된 이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명배우 앤서니 퀸이 바라바로 나온다.종교적인 메시지보다는 당시 평범한 사람들이 겪은 격동의 세월을 담아냈다.십자가형이 이루어지는 동안 진행되는 개기일식 장면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식을 화면에 담은 것으로 이를 위해 감독은 촬영일정까지 연기했다. 예수 대신 석방된 바라바는 예전의 폭력적인 삶으로 되돌아간다.다시 붙잡힌 바라바는 평생 동안 광산 노역을 선고 받는다.광산에서 만난 기독교도인 사하크와 친구가 된 그는 예수의 희생에 대한 기억으로 고통 받는다.광산에 매몰됐다가 살아난 뒤 바라바와 사하크는 로마 콜롯세움으로 보내져 검투사 훈련을 받게 되고 사하크는 죽음을 당하게 된다.복수를 감행한 그는 사하크의 시신을 기독교 모임으로 옮겨갔으나 그 곳에서 섣부른 신앙심을 내보여 배척받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 [이라크 ‘제2전쟁’] 한국에 왜 우호적인가

    이라크는 왜 한국에 호의적인가? 8일 한국인 목사 7명을 7시간 동안 억류했던 정체불명의 이라크 무장세력은 이들을 풀어주면서 “한국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한다.이에 앞서 지난 5일 시아파 강경세력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 추종자들도 지구촌나눔운동의 한재광 사업부장과 무역업체 직원 박모씨를 14시간 동안 억류한 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한국인은 친구인데 이곳에 데려오게 돼 미안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8일 무자헤딘 여단에 납치된 일본인 3명이 “3일 내에 일본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처형하겠다.”고 협박을 받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동개발 붐때 한국인 성실성에 깊은 인상 그렇다면 왜 이라크인들은 한국을 ‘친구의 나라’로 생각하는 것일까.외교통상부 중동지역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이라크인의 호감은 20년간 축적돼온 인식”이라고 설명했다.이라크를 포함한 중동지역 주민들이 한국을 처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의 중동개발 시기이다.불볕 같은 더위 속에서 꿋꿋하게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을 보면서 중동 사람들은 ‘한국인은 매우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라는 기본적인 인상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1990년 걸프전 이후에는 한국산 가전제품과 중고자동차가 이라크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은 이라크인의 생활 속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한국 제품은 질이 좋고 값도 적당하다.’는 신뢰가 생겼다. 이같은 배경 위에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국민 개개인이 기울인 노력과 ‘고뇌’의 흔적도 이라크인의 호한(好韓) 감정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걸프전후 진출 전자·중고차 제품 신뢰도 한몫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중동지역을 택했고,정부는 자이툰부대 파병 예정지역의 인사들을 꾸준하게 한국으로 초청하는 사전정지작업을 벌여왔다.지난 6일 서울 상암구장에서 이라크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우리나라 올림픽대표간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이라크 나시리야 지역에 파견된 서희부대 관계자는 “이라크 국민 사이에 한국은 친구라는 인식이 크게 확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라크인의 대 한국 인식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특히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 규모인 3600명의 자이툰부대가 파병된 뒤의 상황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파병이후 상황 달라질수도 지난해 11월30일 티크리트의 고속도로에서 오무전기 직원들이 총격을 받아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사건은 한국인을 겨냥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지만,어쨌든 한국인도 공격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라크 저항세력이 테러 대상을 국가별로 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다만 미국,영국 등 서방세력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7)그리운 사람 그리운 이름,문익점(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7)그리운 사람 그리운 이름,문익점(下)

    낯선 이국땅에서의 유배생활은 가을이 세 번 지나도록 계속되었다.유난히도 길게 느껴지는 유배생활 중에 선생이 가장 고통스러워한 것은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섬기는 도리를 다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평소 선생은 잠깐동안이라도 어버이 곁을 떠나지 않고 살피며 모셨다.관직에 있을 때에도 일년 동안에 휴가를 두 번 갈 수 없음을 걱정하여 관직에 임명된 지 닷새도 못 되어 직임을 그만둔 적도 있었다.어버이를 모시기 위해서였다. 이렇듯 선생이 유배지에서 다만 충절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을 때 원나라 순제는 거듭되는 기황후의 애원을 뿌리치지 못하고 고려 침공이라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상국(上國)인 원나라를 배반하고 반역을 행한 고려 공민왕을 폐함과 동시에 응징하면서 덕흥군을 고려의 새로운 왕으로 옹립한다는 명분이었다.이같은 명분을 받들어 실행하는 총 책임을 진 것은 고려의 반역자인 최유였다.최유는 기황후와 음모하여 공민왕을 폐한 다음 덕흥군이 고려의 왕이 되면 막강한 권세를 장악하여 고려를 기황후와 함께 지배하기로 한 뒤였다. ●고려와 첫 싸움서 처참히 무너진 원나라 원나라 군사 1만명을 얻어 고려 침공에 나선 최유는 일단 요동 반도까지 순조로운 진군을 했다.그런 기세대로 간다면 고려로부터 항복받는 일은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침공을 시작한 이듬해인 1364년 1월 최유가 지휘하는 원나라 군사는 의주를 점령한 다음 계속 남쪽으로 공격해 들어왔다.거칠 것 없는 기세였다.그러나 정주 달천에 이르렀을 때 최영,이성계가 이끄는 고려군의 저항에 부딪쳤다.고려의 상징적인 두 장군 최영과 이성계는 최유의 인간됨은 물론 그의 지휘를 받는 원나라 군사의 전술과 기백을 잘 알고 있었다. 첫 번째 접전에서 최유의 원나라 군대는 처참하게 붕괴되었다.재기 불능 상태에 빠진 최유는 살아남은 원나라 장군들의 호위를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져 원나라로 되돌아 갔다.원나라 순제는 패전하여 돌아온 장수들로부터 최유의 작전 실패와,고려 공민왕이 원나라에 반역했다는 말이 거짓이었음을 전해듣고 크게 분노했다.작전실패에 따른 문책을 엄하게 하려 했으나 기황후가 다시 애원하는 바람에 비교적 가벼운 형별에 처해졌다.이때 고려에서는 최유를 고려로 송환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순제는 자신의 오해를 미안하게 여겨 고려의 요청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최유의 등창이 심하여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송환을 보류해달라는 기황후의 말에 따라 송환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다. 최유의 이같은 사건으로 하여 운남성 교주국에 유배되어 있던 문익점 선생에 대한 순제의 오해도 풀어질 수 있었다.선생이 유배에서 풀려나 원나라 수도 연경으로 돌아오는 만리길은 광활한 황무지와 비옥한 땅이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로 나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연둣빛 열매의 목화 귀로에서 선생은 피곤을 달래기 위해 며칠씩 머물기도 했다.강남(江南) 땅 어느곳을 지날 때였다.강줄기를 따라 드넓게 펼쳐진 비옥한 땅에서 처음 보는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이랑을 지어 심은 것으로 봐서 관상용 화초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그런가하면 꽃이 진 가지에는 큰 골무만한 연두색 열매가 매달려 있기도 했다.선생은 그 낯선 꽃이 피어있는 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는 노파한테 그 꽃이 피어 있는 나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목화(木花)라는 식물이라 대답했다.그 식물로 뭘 하느냐는 물음에 노파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가리켰다.촉감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땀을 잘 흡수하는데다 가볍고 질기다는 설명을 곁들였다.그제야 선생은 유배생활 중에 보고 느꼈던 의아스러운 점들이 이해되었다.중국인들이 즐겨 입는 옷들은 대부분 그 노파가 입고 있는 옷감과 닮은 것이었다.목화꽃이 지고 난 자리에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가 다래였고,그 다래가 익으면 네 곳으로 터지면서 눈처럼 흰 솜이 그 안에서 부풀어 오르고,햇볕을 잘 받아 익으면 솜을 빼내어 옷감을 만든다고 했다. 선생은 그 목화라는 식물을 고려로 가져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를 곰곰 생각하기 시작했다.그 당시 원나라에서는 인도로부터 목화 종자를 들여와 대대적으로 재배하여 중국인과 북방 민족들의 의류혁명을 완성해가고 있는 중이었다.목화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하며 다래가 익어 터진 뒤에는 청명한 날씨가 많을수록 좋은 품질의 솜을 얻을 수 있었다. 선생은 고려의 백성들을 떠올렸다.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옷감이 많지 않은 탓에 겨울만 되면 지옥 같은 나날을 살면서 얼어죽지 않기 위해 절규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겨울철에도 삼베옷밖에 입지 못하는 서민들의 처량한 몰골이 선생의 눈시울을 적셨다.고려에도 부자나 귀족들은 명주옷을 겹으로 입으면 얼마만큼 추위를 막을 수 있었지만,삼베와 칡껍질로 엮은 옷으로는 아무리 겹쳐 입어도 추위 앞에서는 견디지 못했다.추운 계절에 먼 길을 떠나야만 하는 서민들은 거적대기를 뒤집어쓰거나 가마니를 뜯어 아랫도리를 가리고 다녔다.그러나 추위가 심한 날엔 백리 길을 가도 사람 그림자 구경하기 어려웠고 겨울철 내내 방안에만 틀어박혀 봄 오기만을 기다렸다. 입성의 초라함과 옷감 부족은 비단 겨울뿐만이 아니었다.여름철에도 아예 윗몸을 통째로 드러내 놓고 사는 서민들이 많았다.무더위 때문이 아니라 입을 옷이 없기 때문이다.그런 몰골로도 나라가 필요로 하는 온갖 부역과 부담을 온 몸으로 떠받쳤다. ●목화씨를 고려에 가지고 갈수만 있다면 목화씨를 고려로 가져가고 싶었다.노파에게 씨를 좀 줄 수 있느냐고 묻자 노파는 선생을 의심쩍게 훑어 보았다.그동안 이것저것 물었던 일과 연관을 지으면서 선생의 정체를 수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선생은 영문을 몰랐다. 잠시 뒤 그 지방 관헌이 선생을 찾아왔다.짐을 뒤지고 온 몸을 수색했다.그 까닭을 묻자 관현이 말했다.목화는 원나라의 귀중한 보물이기 때문에 외국인은 그누구도 목화 종자를 가져갈 수 없다는 황제의 칙명이 내려져 있다고 했다.그제야 선생은 목화가 얼마나 소중한 재산인지 짐작이 갔다.한 국가에서 국민이 입는 옷은 먹는 식량과 함께 가장 중요한 근본의 하나였다. 추위와 더위를 막을 수 있는 옷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는 왕이나 국가의 치세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백성이다.백성은 무슨 이상향이나 신기루 같은 세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견딜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식과 옷,집과 이웃의 평화가 있다면 왕과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삶을 산다.그렇다면 이제껏 고려의 백성들이 겪어온 헐벗음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를 뒤늦게야 깨우치며 선생은 눈물지었다.추위를 막아줄 옷도 제대로 마련할 수 없는 나라에서 끊임없는 부역과 무거운 세금에 짓눌리면서도 묵묵히 견뎌온 백성들이야말로 진정한 고려의 주인이라는 깨달음에 눈을 떴다. 그 유배길이 아니었다면 깨달을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생각이었다.선생은 기어코 목화씨를 고려로 가져오리라 결심했다.원나라가 엄중하게 지키는 최고의 국가 기밀이자 재산이기도 한 목화 종자를 숨겨오다 들키게 되면 처형된다는 것도 알았다.옷을 발가벗기고,벗은 옷을 뒤집어서 털고,상투머리를 풀어 머리카락 속까지 뒤졌다.그러니 여행자들의 짐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선생은 우여곡절 끝에 목화씨 열 알을 손에 넣었다.궁리 끝에 숨겨갈 만한 자리를 생각해냈다.붓을 이용하자는 것이었다.먼저 털로 된 붓을 뽑아내고 붓대롱 속에다 목화씨를 숨겼다.그런데 국경 검문소에도 붓통까지 검사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고려로 갖고 들어온 목화씨는 선생의 장인 정천익과의 공동 실험을 거쳐 마침내 이 땅에 의류혁명을 일으키게 되었고,선생의 큰 은혜로 하여 추위에 얼어 죽는 사람이 사라지게 되었으니 선생이야말로 진정한 이 땅의 구세주라 부를만 하지 않은가. 개인의 불행과 고통을 정치적 출세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땅의 숱한 정치꾼들이야말로 문익점 선생의 삶 앞에서 참회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7)그리운 사람 그리운 이름,문익점(下)

    낯선 이국땅에서의 유배생활은 가을이 세 번 지나도록 계속되었다.유난히도 길게 느껴지는 유배생활 중에 선생이 가장 고통스러워한 것은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섬기는 도리를 다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평소 선생은 잠깐동안이라도 어버이 곁을 떠나지 않고 살피며 모셨다.관직에 있을 때에도 일년 동안에 휴가를 두 번 갈 수 없음을 걱정하여 관직에 임명된 지 닷새도 못 되어 직임을 그만둔 적도 있었다.어버이를 모시기 위해서였다. 이렇듯 선생이 유배지에서 다만 충절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을 때 원나라 순제는 거듭되는 기황후의 애원을 뿌리치지 못하고 고려 침공이라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상국(上國)인 원나라를 배반하고 반역을 행한 고려 공민왕을 폐함과 동시에 응징하면서 덕흥군을 고려의 새로운 왕으로 옹립한다는 명분이었다.이같은 명분을 받들어 실행하는 총 책임을 진 것은 고려의 반역자인 최유였다.최유는 기황후와 음모하여 공민왕을 폐한 다음 덕흥군이 고려의 왕이 되면 막강한 권세를 장악하여 고려를 기황후와 함께 지배하기로 한 뒤였다. ●고려와 첫 싸움서 처참히 무너진 원나라 원나라 군사 1만명을 얻어 고려 침공에 나선 최유는 일단 요동 반도까지 순조로운 진군을 했다.그런 기세대로 간다면 고려로부터 항복받는 일은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침공을 시작한 이듬해인 1364년 1월 최유가 지휘하는 원나라 군사는 의주를 점령한 다음 계속 남쪽으로 공격해 들어왔다.거칠 것 없는 기세였다.그러나 정주 달천에 이르렀을 때 최영,이성계가 이끄는 고려군의 저항에 부딪쳤다.고려의 상징적인 두 장군 최영과 이성계는 최유의 인간됨은 물론 그의 지휘를 받는 원나라 군사의 전술과 기백을 잘 알고 있었다. 첫 번째 접전에서 최유의 원나라 군대는 처참하게 붕괴되었다.재기 불능 상태에 빠진 최유는 살아남은 원나라 장군들의 호위를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져 원나라로 되돌아 갔다.원나라 순제는 패전하여 돌아온 장수들로부터 최유의 작전 실패와,고려 공민왕이 원나라에 반역했다는 말이 거짓이었음을 전해듣고 크게 분노했다.작전실패에 따른 문책을 엄하게 하려 했으나 기황후가 다시 애원하는 바람에 비교적 가벼운 형별에 처해졌다.이때 고려에서는 최유를 고려로 송환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순제는 자신의 오해를 미안하게 여겨 고려의 요청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최유의 등창이 심하여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송환을 보류해달라는 기황후의 말에 따라 송환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다. 최유의 이같은 사건으로 하여 운남성 교주국에 유배되어 있던 문익점 선생에 대한 순제의 오해도 풀어질 수 있었다.선생이 유배에서 풀려나 원나라 수도 연경으로 돌아오는 만리길은 광활한 황무지와 비옥한 땅이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로 나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연둣빛 열매의 목화 귀로에서 선생은 피곤을 달래기 위해 며칠씩 머물기도 했다.강남(江南) 땅 어느곳을 지날 때였다.강줄기를 따라 드넓게 펼쳐진 비옥한 땅에서 처음 보는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이랑을 지어 심은 것으로 봐서 관상용 화초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그런가하면 꽃이 진 가지에는 큰 골무만한 연두색 열매가 매달려 있기도 했다.선생은 그 낯선 꽃이 피어있는 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는 노파한테 그 꽃이 피어 있는 나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목화(木花)라는 식물이라 대답했다.그 식물로 뭘 하느냐는 물음에 노파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가리켰다.촉감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땀을 잘 흡수하는데다 가볍고 질기다는 설명을 곁들였다.그제야 선생은 유배생활 중에 보고 느꼈던 의아스러운 점들이 이해되었다.중국인들이 즐겨 입는 옷들은 대부분 그 노파가 입고 있는 옷감과 닮은 것이었다.목화꽃이 지고 난 자리에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가 다래였고,그 다래가 익으면 네 곳으로 터지면서 눈처럼 흰 솜이 그 안에서 부풀어 오르고,햇볕을 잘 받아 익으면 솜을 빼내어 옷감을 만든다고 했다. 선생은 그 목화라는 식물을 고려로 가져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를 곰곰 생각하기 시작했다.그 당시 원나라에서는 인도로부터 목화 종자를 들여와 대대적으로 재배하여 중국인과 북방 민족들의 의류혁명을 완성해가고 있는 중이었다.목화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하며 다래가 익어 터진 뒤에는 청명한 날씨가 많을수록 좋은 품질의 솜을 얻을 수 있었다. 선생은 고려의 백성들을 떠올렸다.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옷감이 많지 않은 탓에 겨울만 되면 지옥 같은 나날을 살면서 얼어죽지 않기 위해 절규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겨울철에도 삼베옷밖에 입지 못하는 서민들의 처량한 몰골이 선생의 눈시울을 적셨다.고려에도 부자나 귀족들은 명주옷을 겹으로 입으면 얼마만큼 추위를 막을 수 있었지만,삼베와 칡껍질로 엮은 옷으로는 아무리 겹쳐 입어도 추위 앞에서는 견디지 못했다.추운 계절에 먼 길을 떠나야만 하는 서민들은 거적대기를 뒤집어쓰거나 가마니를 뜯어 아랫도리를 가리고 다녔다.그러나 추위가 심한 날엔 백리 길을 가도 사람 그림자 구경하기 어려웠고 겨울철 내내 방안에만 틀어박혀 봄 오기만을 기다렸다. 입성의 초라함과 옷감 부족은 비단 겨울뿐만이 아니었다.여름철에도 아예 윗몸을 통째로 드러내 놓고 사는 서민들이 많았다.무더위 때문이 아니라 입을 옷이 없기 때문이다.그런 몰골로도 나라가 필요로 하는 온갖 부역과 부담을 온 몸으로 떠받쳤다. ●목화씨를 고려에 가지고 갈수만 있다면 목화씨를 고려로 가져가고 싶었다.노파에게 씨를 좀 줄 수 있느냐고 묻자 노파는 선생을 의심쩍게 훑어 보았다.그동안 이것저것 물었던 일과 연관을 지으면서 선생의 정체를 수상하게 여기기 시작했다.선생은 영문을 몰랐다. 잠시 뒤 그 지방 관헌이 선생을 찾아왔다.짐을 뒤지고 온 몸을 수색했다.그 까닭을 묻자 관현이 말했다.목화는 원나라의 귀중한 보물이기 때문에 외국인은 그누구도 목화 종자를 가져갈 수 없다는 황제의 칙명이 내려져 있다고 했다.그제야 선생은 목화가 얼마나 소중한 재산인지 짐작이 갔다.한 국가에서 국민이 입는 옷은 먹는 식량과 함께 가장 중요한 근본의 하나였다. 추위와 더위를 막을 수 있는 옷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는 왕이나 국가의 치세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백성이다.백성은 무슨 이상향이나 신기루 같은 세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견딜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식과 옷,집과 이웃의 평화가 있다면 왕과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삶을 산다.그렇다면 이제껏 고려의 백성들이 겪어온 헐벗음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를 뒤늦게야 깨우치며 선생은 눈물지었다.추위를 막아줄 옷도 제대로 마련할 수 없는 나라에서 끊임없는 부역과 무거운 세금에 짓눌리면서도 묵묵히 견뎌온 백성들이야말로 진정한 고려의 주인이라는 깨달음에 눈을 떴다. 그 유배길이 아니었다면 깨달을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생각이었다.선생은 기어코 목화씨를 고려로 가져오리라 결심했다.원나라가 엄중하게 지키는 최고의 국가 기밀이자 재산이기도 한 목화 종자를 숨겨오다 들키게 되면 처형된다는 것도 알았다.옷을 발가벗기고,벗은 옷을 뒤집어서 털고,상투머리를 풀어 머리카락 속까지 뒤졌다.그러니 여행자들의 짐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선생은 우여곡절 끝에 목화씨 열 알을 손에 넣었다.궁리 끝에 숨겨갈 만한 자리를 생각해냈다.붓을 이용하자는 것이었다.먼저 털로 된 붓을 뽑아내고 붓대롱 속에다 목화씨를 숨겼다.그런데 국경 검문소에도 붓통까지 검사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고려로 갖고 들어온 목화씨는 선생의 장인 정천익과의 공동 실험을 거쳐 마침내 이 땅에 의류혁명을 일으키게 되었고,선생의 큰 은혜로 하여 추위에 얼어 죽는 사람이 사라지게 되었으니 선생이야말로 진정한 이 땅의 구세주라 부를만 하지 않은가. 개인의 불행과 고통을 정치적 출세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땅의 숱한 정치꾼들이야말로 문익점 선생의 삶 앞에서 참회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CEO칼럼]중국이 두려워지는 이유/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중국은 모든 중앙공무원에게 5년 이내에 영어를 마스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또한 부패 척결과 신뢰 구축 의지면에서도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합작사인 킴벌리클라크사가 필자에게 중국·타이완·홍콩 등의 회사 경영과 일본·몽골의 시장관리를 요청한 적이 있다.그렇지 않아도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돌파구가 필요하던 시기에 이들 국가의 진출은 때 아닌 ‘단비’였다.개인적으로 미국의 미래학자 존 네이스빗이 그의 저서 ‘21세기 메가트렌드’에서 예언한 동북아시대의 도래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언어장벽과 문화장벽이 심한 데다 생산설비나 제품,시장 여건이 너무 달라 초기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시장과 관계사들의 분석에 반년을 다 보낼 정도였다.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이랄까.올 들어 수출 품목을 상당수 개발하는 데 합의하는 등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월 20억원도 되지 않았던 수출이 내년에는 월 5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특히 향후 전망이 밝은 점은 고급 경영 인력의 수출이다.그동안 타이완에 부사장 1명,싱가포르에는 공장장 1명과 공장관리자 3명,필리핀에도 1명의 연구실장을 내보냈다.올해는 생산과 품질,마케팅,영업 등의 분야에도 1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로 내보낼 예정이다.필자가 ‘인력 수출’에 주목하는 점은 이들이 경영 시스템을 정착하고 현지화를 위한 ‘밀알’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필자는 90년대 중반 직장내 평생 학습체제를 도입,임·직원의 능력을 크게 혁신한 적이 있다.그 결과 제품 고급화에 성공해 수입품을 거의 대체한 데 이어 해외 고급품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최근 영어와 중국어를 잘 구사하는 이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다.글로벌 500대 기업들의 80% 이상이 진출한 중국 시장은 중국어와 영어를 잘 하면서 경험이 많은 경영자와 관리자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다국어 구사능력이 부족한 우리나라보다 타이완·홍콩·필리핀·호주·미국 등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듯해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규모가 비슷한 네덜란드나 벨기에,스위스,싱가포르 등이 1인당 GNP 2만달러가 넘는 ‘강소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적자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동북아 경제·문화·사회의 한 축이 되기 위해서는 과도한 폐쇄주의나 국수주의를 버리고 최소한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기업인과 공무원이 크게 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우리나라는 이런 논의가 아직 국가 의제로 발전되지 않은 데 반해 중국은 모든 중앙공무원에게 5년 이내에 영어를 마스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회의에서 마주치는 중국 기업인들의 영어 실력도 놀랍지만 중국 대학생들의 영어실력은 이미 우리나라 대학생 수준을 크게 앞서는 듯하다. 필자의 어깨를 더욱 누르는 것은 부패 척결과 신뢰 구축 의지면에서도 이제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다. 소액이지만 상습적으로 뇌물을 받은 부성장(副省長) 한 명을 최근 처형한 중국정부의 단호한 부패척결 의지와 방식은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 특히 택시비를 이중 청구한 임원을 권고 사직시킨 중국 민간기업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기업 부문까지 확산되고 있는 엄정한 윤리관과 신뢰 사회를 향한 그들의 단호한 결의를 보면서 우리 사회를 새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만의 발전이 갈수록 두려워진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 ‘안중근평화상’ 송두율교수 부인 대리로 받아

    “이 즐겁고 뜻깊은 순간에 기쁨보다 슬픔이 앞섭니다.” 끝내 환한 얼굴을 볼 수 없었다.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남편 송두율(60) 교수 대신 제3회 안중근평화상을 받은 정정희(61)씨는 26일 오후 2시 명동성당에서 열린 수상식에서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시상식에는 조광 고려대 교수,함세웅 신부 등 학계·종교계 인사 150여명과 안중근 의사에 관한 영화를 추진중인 개그맨 서세원씨,영화배우 유오성씨 등이 참석했다.기념사업회측은 “송 교수는 분단 조국 현실에서 민족에 대한 사랑을 학문적으로 승화시켜 안중근 의사의 민족,민주,통일,평화 정신을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아들 송린(28)씨와 함께 시상식에 나온 정씨는 “이 슬픔,고통을 밑거름으로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 통일을 위해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송 교수는 정씨가 대리낭독한 소감 서신을 통해 “안중근 의사를 처형한 일제는 실정법을 근거로 ‘안중근이라는 살인범과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들이 과연 현재의 우리를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 “안중근 의사가 오늘 우리들을 보았더라면,일제 광복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분단되어 있는 못난 후손들에게도 매서운 비판을 가했을 것”이라면서 “하나인 조국을 위해 노력했을 뿐인 내가 ‘광복 이후 최대급 간첩’이라는 누명을 쓴 상황에서 이 상을 받은 것은,안 의사의 유지에 따라 하나가 될 조국을 위해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한편 부인 정씨에 따르면 오는 30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송 교수는 최근 독감과 불면증으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등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씨는 “남편이 지난 19일 모친 기일을 구치소에서 보낸 것 때문에 심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매우 울적해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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