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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 법무부 효성수사 질타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효성 비자금 의혹이 최대 이슈로 부각됐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방산업체 로우전자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주관엽씨에 대해 미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씨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동서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3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효성의 실질적인 계열사인 로우전자 사건에 대해 검찰은 비자금 조성의 핵심 인물인 김성겸씨를 빼놓고 바지사장 등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경찰이 로우전자 관련계좌 50개를 압수수색했는데 조석래 회장의 처제 송진주씨가 대표로 있는 제이송연구소와 남편 주관엽씨 관련 계좌는 모두 빠진 채 20여개만 검찰에 송치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성겸씨는 원가부풀리기를 한 때인 2001년~2005년 사이 로우전자의 사장이었고, 로우전자가 자금을 해외로 유출한 시기인 2005년~2007년 사이 제이송연구소의 대표였다. 로우전자는 제이송연구소에 하청을 주면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은 “검찰총장은 부실수사가 아니라고 했는데 국민들의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면서 “장관은 청문회 때 검찰권이 명백히 잘못 행사되거나 당연히 행사되어야 하는데도 침묵을 지킨다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이 지휘권 발동의 적기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현재 해외에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서 확인 중”이라면서 “수사 지휘권 발동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도 “효성아메리카가 아파트를 효성 3세에게 주면서 ‘선의로 주는 기념’이라고 쓰여져 있다. 장관이라면 회사가 왜 개인에게 고가의 빌라를 그냥 줬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냐.”고 의혹 규명을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효성사건은 장관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문제”라면서 “정운찬 총리와 재수사나 특검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상의하라.”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국감 현장] 김 총장 “효성 혐의확인땐 반드시 수사”

    김준규 검찰총장은 19일 효성 비자금 수사와 관련, “새로운 혐의 내용이 확인되면 반드시 수사한다.”고 밝혀 ‘검찰의 효성 봐주기 논란’을 일축했다. 김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효성 비자금 사건 수사를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총장을 상대로 “효성 봐주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재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동서인 주관엽씨가 실소유주인 로우테크놀로지(로우)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지난 16일에야 대구지검 김천지청에서 국방장비 납품과 관련, 200여억원을 편취한 회사 대표 등 4명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중앙지검에서 덮으려다가 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하니까 이제서야 구속기소 의견을 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로우 사건은 매년 50억원대의 군 야간표적지시기를 독점납품하는 로우가 조 회장의 처제인 송진주씨가 대표인 제이송연구소에 다시 하청을 주고 이를 통해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 실거래가 없는 64억원의 불법 거래를 주도한 의혹에 대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중앙지검에서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했지만 김천지청에서 나머지 의혹에 대해 수사해 밝혀내지 않았느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조두순 담당검사 감찰위 회부” 한편 김 총장은 8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참혹한 피해를 입힌 조두순 사건에서 법 적용을 잘못하고 항소를 포기한 담당 검사 등을 대검찰청 감찰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답했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극과 극 아프리카 영부인

    17일 아프리카 쪽에서 영부인 관련 소식 2건이 전해졌다. 한 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착한 영부인’, 다른 한 명은 짐바브웨의 ‘나쁜 영부인’이었다.남아공 최대 부족 줄루족 출신인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일부다처제 부족 전통에 따라 3명의 퍼스트레이디를 두고 있다. 그 중 첫째 부인 시자켈레 쿠말로 주마(왼쪽·68) 여사의 소박한 면모가 이날 현지 일간 ‘더 스타’에 보도됐다.남편이 지난 5월 최고 권력자가 됐지만 쿠말로 여사는 대통령 관저 대신 줄루족의 터전인 콰줄루나탈주(州)의 시골 마을 은칸들라에서 갈대로 지붕을 인 전통가옥이 딸린 농장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농장에서 그녀는 채소 등을 손수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고, 닭과 염소도 키운다. 달라진 것이라곤 집 주위에 전기 펜스가 설치되고 경호원이 배치된 것과 집 안에 TV, DVD 등 가전제품이 들어선 정도다.같은 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오른쪽·43)가 홍콩에 16일 도착,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뉴스가 되는 이유는 9개월 전 있었던 그녀의 ‘엽기적인 주먹질’ 때문이다. 그녀는 1월 홍콩의 대표적 쇼핑지역 카우룽 침사추이에서 나오다가 이를 촬영하는 영국인 사진기자의 얼굴을 수차례 구타, 화제를 모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외교적 면책특권을 이유로 그녀를 처벌하지 않았고, 이에 홍콩 법조계와 인권운동가들은 격분했다. 많은 나라들이 부정부패로 악명높은 무가베 일가의 방문을 금하고 있지만, 중국은 짐바브웨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여 년간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하고 있는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인 그레이스는 세계 각지를 돌며 명품을 사들이는 쇼핑광으로 유명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신부 4명과 동시에 결혼식 올린 남아공男

    신부 4명과 동시에 결혼식 올린 남아공男

    “결혼식 비용 아끼고 좋아요.” 40대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성이 한날 신부 4명을 부인으로 맞아들여 화제를 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부 콰줄루나탈 주 은틀라네 마을에 사는 사업가 밀톤 음벨레(44)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여성 4명을 동시에 부인으로 맞아들였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남아공 최대 부족인 줄루족의 터전인 콰줄루나탈에서는 일부다처제가 용인된다. 줄루족 출신인 제이콥 주마 대통령 역시 부인 3명을 공식적으로 뒀으나, 이처럼 한날 한꺼번에 신부를 맞는 일은 드물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결혼식 당일 하객 1백여 명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음벨레는 순백색 드레스를 입은 신부 4명과 리무진에서 내렸으며, 각각에게 반지를 건네고 키스를 하며 사랑을 맹세했다. 이미 아이 11명를 둔 아버지인 음벨레는 “합동결혼식은 불필요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부인들은 33세에서 23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가장 어린 부인인 스만겔레 셀레라는 “그를 다른 여자들과 그를 공유해야 하지만 다른 부인들과는 친구처럼 지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스다큐 시선] 병상침대서 바라본 루게릭병 환자

    [뉴스다큐 시선] 병상침대서 바라본 루게릭병 환자

    사람들의 삶과 죽음 사이에는 인생이 있다. 갓 태어난 손자의 울음소리, 저녁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된장찌개 같은 희로애락이 그 속에 녹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2000여명의 인생엔 오로지 고통만 있다. 정신은 멀쩡한데도 온몸이 마비되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두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환자가 그들이다. 루게릭병 환자의 사투와 사랑을 그린 김명민·하지원 주연의 영화 ‘내사랑 내곁에’가 24일 개봉하면서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루게릭병 환자 2명과 그 가족들을 만나봤다. 글 사진 동영상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침대 #1 나는 침대다. 세로 2m, 가로 1m. 한 사람이 눕기엔 나무랄 데 없다. 내 양옆엔 접이식 난간 두 개가 달려있다. 나는 서울 대조동의 한 단독주택에 놓여 있는 의료용 침대다. 내 주인 황인필(34)씨는 이곳에 8년째 누워 있다. 26살이던 2001년 10월 왼쪽 팔꿈치를 다쳐 병원에 갔다가 느닷없이 루게릭병 선고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필씨는 큰 제과회사 케이크부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제빵사로 일하면서 여자친구와 알콩달콩 연애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을 비롯해 3남매의 맏아들로 엄마 생일마다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집에 갖고 오던 속 깊은 아들이기도 했다. 활동적이라 퇴근 후 취미생활로 격투기를 했는데, 운동을 하다 팔꿈치를 다쳐서 52일간 깁스를 한 것뿐이었다. 이상하게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이 저리기 시작했다. 정형외과에 갔더니 이런저런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본 의사는 “이 병은 젊은 사람한테 오는 게 아닌데…”라며 머리를 내저었다. 인필씨의 어머니 이순자(62)씨는 지금도 이 순간을 회상할 때마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했다. “2002년 3월 말 루게릭병이란 최종 ‘확진결과’가 나왔어요. 그럴 리가 없다고 병원 바닥에 앉아 울었어요. 오진이 확실하단 생각에 다른 병원으로 갔죠. 그해 5월, 다시 한번 루게릭병이란 얘기를 들었어요.” 22일 오전 7시30분. 어머니 이씨가 내게로 다가온다. 내 위에서 인필씨는 눈을 꿈뻑거리며 혀로 “딱, 딱” 소리를 낸다. 그게 인필씨가 엄마를 부르는 방법이다. 처음에 왼쪽 팔에서 시작된 마비는 2004년 왼쪽 다리를 거쳐 2006년 10월부터는 입과 혀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인필씨는 안정된 호흡을 위해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아 그때부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달싹거리는 입술과 눈짓만 보고도 어머니 이씨는 인필씨가 뭘 원하는지 단박에 알아차린다. “TV 켜달라고? 이제 밥도 먹어야지.”라며 이씨는 인필씨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어머니 이씨와 간병인은 하루종일 인필씨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후 1시와 저녁 7시 밥 대신 특수 의료용 식품을 줘야 하고, 수시로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에 낀 가래를 빼줘야 한다. 그나마 인필씨는 마비 속도가 더딘 편이다. 2001년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는 “환자들 평균 수명이 2.7년쯤 된다.”고 했다. 3년 뒤면 아들을 영영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어머니 이씨는 그 뒤 한두 달 동안은 밥도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고맙게도 인필씨는 8년이나 버텨줬다. 2002년 5월과 2004년 10월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집 근처 재활병원을 다니면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2006년 8월 말에는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처음으로 호흡곤란이 왔다. 그해 9월 재활병원에 아예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10월부터 전신에 마비가 와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 2007년 1월엔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았다. 그때부터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생활한다. 나는 안다. 가족들이 없었더라면 인필씨는 내 위에서 이렇게 오래 머무르지 못했으리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3총사 같이 꼭 붙어 다니던 여동생들은 오빠의 발병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 둘 다 시집 안 가고 오빠 옆에 있겠다.”고 선언했다. 쌍둥이인 지연(34)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오빠 병간호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를 대신해 97살 할머니의 식사와 빨래도 도맡아 했다. 허리가 아픈 아버지(70)와 어머니 대신 집안의 생활비와 오빠 약값을 책임지는 것은 지연씨와 손아래 동생 미연(31)씨의 몫이다. 오후 1시. TV에 나오는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인필씨가 입을 벌려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화장해.” 누워있는 아들 때문에 너무 많이 늙어버린 엄마가 안쓰러웠을까. 인필씨는 가끔 엉뚱한 말을 꺼낸다. 어머니 이씨는 “너 나으면 엄마가 화장하지. 너만 나아 봐, 엄마가 화장만 하겠니.” 나는 이런 장면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본다. 도저히 희망을 말할 수 없는 곳에서 어머니 이씨가 ‘너 나으면’이라고 희망을 얘기하는 장면을. “소원이요? 하나밖에 없죠. 기적이 일어나서, 치료약이 개발돼서 우리 인필이가 일어나는 거죠.” 그때 인필씨가 더듬더듬 입술을 떼었다. “나 너무 아파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루게릭병으로)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 내 옆에 있어준 친구 용선이하고 재활병원 홍승표 팀장님 이름도 신문에 실어주면 좋겠어요.” 침대 #2 나는 인천 용현동의 한 아파트에 놓여있는 침대다. 나는 2005년 10월부터 내 주인 부영옥(67·여)씨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어느날 갑자기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 가래가 끊이지 않고 계속 기침을 하는 등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래봤자 독감 정도일 거라고 딸 조은희(35)씨는 생각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병원에서는 “오늘 당장 입원하라. 언제 호흡곤란이 올지 모른다.”고 했다. 할머니가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거다. 은희씨는 난생 처음 듣는 ‘루게릭병’이 무슨 말인지 몰라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나오는 루게릭병의 전조 증상은, 부씨가 그해 봄부터 보이던 증상과 완전히 똑같았다. 음식을 먹으면 잘 흘렸고 엉뚱한 곳에서 히죽히죽 웃어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대뇌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입과 혀에 마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는 것이다. 은희씨는 “내가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마비가 덜 빨리 왔을텐데…”라며 자주 가슴을 친다. 그런 은희씨를 바라보는 게 안쓰럽기 그지 없다. 내 주인 부씨는 나이도 많은 편이고 폐렴도 자주 걸려 마비 속도가 빨랐다. 발병 4개월 만에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2006년 가을에는 전신마비가 왔고 지난해 10월부터는 눈 깜박임도 없었다. 운영하던 제과점을 그만두고 중국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은희씨는 짐도 미처 챙기지 못하고 황망히 귀국해 엄마를 돌보기 시작했다. “넌 시집가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엄마 옆에 있어.”라면서 4자매 중 막내인 은희씨를 끔찍이 예뻐했던 엄마 부씨였다. 1983년부터 운전면허를 따서 자동차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활달한 성격의 엄마가 서서히 온 몸이 마비되어 가는 것을 바라봐야 하는 딸 은희씨의 마음은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중국에 가 있던 은희씨를 내내 그리워했다는 엄마 부씨가 간신히 입을 떼 말했다. “몸은 아파도 네가 옆에 있으니 좋다. 어디 가지 마.” 은희씨는 결심했다. 내가 엄마를 끝까지 모시겠다고. 그때부터 4년간 응급실-중환자실-일반병실-퇴원을 반복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1년에 절반은 병원, 절반은 집에 머물렀다. 은희씨는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부씨의 소변을 받아내고 의료용 유동식을 공급한다. 세 끼 식사에 매 시간 혈압, 체온, 소변량 등을 기록용지에 적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40년간 당뇨병을 앓아오던 은희씨의 아버지까지 쓰러졌다. 그래서 은희씨는 속으로 결심했다. 결혼 같은 건 하지 말자고. 어차피 병든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오지도 않을 거라고. 결심은 그렇게 했지만 혼자 몸으로 부모님 두 분을 보살피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속으로 눈물을 흘리는 나날이 늘어갔다. 지난해 9월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 박동진(40)씨를 만났다. 동진씨는 “첫눈에 반하진 않았지만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고 했다. 둘은 연애를 시작했다. 남들처럼 영화보러 가고 교외로 나들이 나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동진씨가 병원으로 찾아오면 둘이 나가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고 얘기 조금 하다가 은희씨를 집으로 데려다 주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12월 크리스마스 이브 동진씨는 용기를 내 작은 반지를 준비했다. 근사한 곳에서 프러포즈를 하려 했지만 길이 막혀 두 시간 만에 돌아왔다. 외출하고 두 시간이 지나면 은희씨는 온통 마음이 병원으로 쏠린다. 결국 다음날인 크리스마스날 “우리 같이 살자.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말로 은희씨의 마음을 얻어냈다. “혼자 하던 걸 이젠 둘이 하는데 뭐가 힘드냐.”는 말은 이제 은희씨의 입버릇이 됐다. 지난달 7일 어머니 부씨가 호흡곤란으로 인해 급기야 뇌사 상태에 빠졌을 때도 남편이 옆에 없었더라면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을 터다. 나이가 많아 불임을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지난 4월 임신을 확인했다. 임신 5개월째의 무거운 몸으로 병간호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엄마에게 아기 얼굴을 꼭 보여주리라는 희망으로 은희씨는 하루를 살아낸다. “지금도 제 배에 엄마 손을 갖다 대면 가끔 턱을 부르르 떨면서 반응을 하세요. 희망이 있는 한 불치병은 없대요. 엄마가 눈을 뜰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며 은희씨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 루게릭병은 온몸 근육 서서히 위축·마비 호흡근 마비로 수년내 사망 루게릭병(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질환으로 사지가 서서히 위축·마비되면서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병이다. 1941년 이 병으로 사망한 미국의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 루게릭(Henry Louis Gehrig)의 이름을 따 루게릭병으로 불리게 됐다. 인구 10만명에 1.5~2명에게서 발병하는 루게릭병은 60~80대에서 주로 발병하고 남성이 여성에 비해 1.5배가량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3000명의 환자가 있다고 한다.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영양인자 결핍설, 글루타민산 과잉설, 유전설, 환경적 독소의 작용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따라서 치료제도 아직은 개발돼 있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릴루텍(Riluzole)은 생존 기간을 수개월 정도 연장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삶의 질을 개선하거나 근력을 회복시키는 데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루게릭병 환자의 수명은 평균 3~4년이지만 10% 정도는 증상이 점차 좋아지는 양성 경과를 보이며 1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1963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도 수십 년째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고통받는 것은 간병인 문제다. 간병인 바우처제도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지원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24시간 환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루게릭병의 특성상 전문적인 간병인이 절실하다. 한국ALS협회 회장인 이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병이 생기면 환자를 돌보느라 가정마저 황폐해져 버린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전문 요양소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도움주실 분 ●황인필 국민은행 024-21-0738-345 ●조은희 하나은행 8479100-36-17407
  • [모닝 브리핑] 주택바우처제 또 연기될 듯… 내년예산서 빠져

    정부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년부터 추진키로 했던 주택바우처(월세쿠폰) 제도 시행이 미뤄질 전망이다. 2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0년 예산편성안’에서 주택바우처 시범사업 예산으로 60억원을 신청했으나 협의과정에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바우처 제도는 저소득층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국가가 재정에서 일정액의 임차료를 쿠폰 형태로 보조해 주는 것으로, 시범사업 예산 편성이 무산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우, ‘한국판 로리타’ 변신…도발적 눈빛

    서우, ‘한국판 로리타’ 변신…도발적 눈빛

    언니의 남자를 사랑한 소녀로 분한 서우가 ‘한국판 로리타’를 연상시키는 포스터로 시선을 끈다. 영화 ‘파주’(감독 박찬옥·제작 TPS컴퍼니)에서 금지된 사랑에 빠진 서우와 이선균은 그동안 파격적인 티저포스터와 패션화보 등으로 위험한 관계를 암시해왔다. 이어 15일 공개된 ‘파주’의 본 포스터는 두 남녀의 비밀스럽고 도발적인 러브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예고한다. 이선균의 품에 안겨 있는 서우는 소녀와 여인의 경계에서 당돌한 표정으로 관중을 도발한다. 앙큼하면서도 애틋한 이중적인 눈빛을 드러낸 서우는 언니의 남자를 사랑하면 안 되냐고 묻는 최은모로 분했다. 부드러운 ‘로맨틱가이’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이선균은 ‘파주’를 통해 보다 강인하고 깊은 눈빛의 비밀스런 남자로의 변신을 꾀했다. 이선균은 아내의 죽음에 대한 비밀과 처제를 향한 금지된 감정에 흔들리는 김중식을 서늘한 눈빛으로 표현했다. 기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인 서우와 이선균의 ‘파주’ 포스터는 영화 속 두 사람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한편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박찬옥 감독의 신작 ‘파주’는 10월 열리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내달 29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 = TPS컴퍼니, 엘르코리아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순수남’ 박재정, 개편 ‘우결’ 일등공신

    ‘순수남’ 박재정, 개편 ‘우결’ 일등공신

    토요일 오후로 독립 확대 편성된 MBC ‘우리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지난 15일 개편 후 첫 방송된 ‘우결’은 전국시청률 8.2%(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 8살 연하 어린신부와 가상 부부가 된 배우 박재정은 신부가 소속된 여성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들에게 강도 높은 ‘형부 테스트’를 받았다. 체력측정과 고난도의 댄스 교육을 받은 박재정은 ‘처제’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신부 유이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열정적인 박재정의 모습에 애프터스쿨 멤버들은 “순수남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순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진정한 남자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그를 칭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우결’ 스튜디오에 모인 용준-정음 커플과 재정-유이 커플은 서로에게 궁금했던 것들은 질문하는 등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사진제공 = 이야기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고] 오탄 前 국회의원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탄 변호사가 3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70세. 전북 부안 출신으로 광주지법·전주지법 판사 등을 지낸 오 전 의원은 지난 1988년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전주갑 선거구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국회지원단 부회장, 대한민국헌정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유진 여사와 아들 종승·종석씨, 딸 지수씨 등 2남 1녀가 있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이 처제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8월3일 오전 7시. (02)3410-3153.
  • 가난해서 방치되는 ‘뚱보 어린이’

    가난해서 방치되는 ‘뚱보 어린이’

    저소득층 아이들의 비만 문제가 저체중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어린이재단은 30일 2007년 전국 845명의 빈곤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만율은 25.9%로, 4명 가운데 1명이 비만아동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같은 해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전체 소아 비만율이 10.9%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소득층 아이들의 비만율이 2.5배 정도 높다. ●가공음식·과자류 섭취 많아 연세대 간호학과 김희순 교수는 “집에 혼자 남겨진 아이들은 햄, 소시지, 라면 등 가공음식과 과자류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소득층 아이들의 비만이 좋지 않은 식습관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강조했다. 김민선 아이건강연대 사무국장은 “중산층 어린이들은 학원이나 스포츠센터에 다니면서 ‘운동 사교육’을 받지만 빈곤 가정의 아이들은 게임과 TV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초등학교 5학년인 한인기(가명·11)군은 키 157㎝에 몸무게 75㎏, 비만지수가 38%(실측체중이 표준체중의 20%를 넘으면 비만)인 비만아동이다. 한군은 경기 광명의 17평형 임대아파트에서 엄마 김모(33)씨, 외할머니(71)와 함께 산다. 김씨는 성인병을 앓고 있고 외할머니도 고도비만으로 당뇨 증세가 있다. 한 달 최저생계비 75만원으로 근근이 생활하는 형편에다 보호자들이 챙겨주지 못해 한군은 혼자 라면을 끓여 먹거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정부차원 체계적 정책 시급 보건복지가족부는 2007년부터 경도비만(표준체중에서 21~30%) 이상의 초등학생(기초생활수급대상자 우대)을 대상으로 매달 4만원을 지원해주는 ‘아동비만 바우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90여개 지방자치단체만 참여하고 한해 예산이 30억원에 불과하다. 지자체와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비만 체험교실’은 지역마다 예산과 지원 기준이 다르다. 김 교수는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사는 아동의 질병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미국의 PRC(Prevention Research Center·예방연구센터) 프로그램처럼 정부 주도의 정책과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부유할수록 아들 낳을 확률 높다”

    “부유할수록 아들 낳을 확률 높다”

    부유한 여성이 아들을 더 많이 낳는 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흐로닝언주 대학 연구팀이 르완다 여성 84만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높을수록 딸보다 아들을 출산하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다처제 전통을 가진 르완다 사회에서는 세 번째 부인이 첫 번째나 두 번째 부인보다 지위가 낮으며, 지위가 낮을수록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때문에 셋째 부인은 딸을 더 많이 낳는 반면, 첫째나 둘째 부인은 아들을 더 많이 낳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위가 낮고 가난한 여성의 출산 성별 비율은 남아 100명당 여아 106명이지만, 이에 비해 부유한 여성의 아이들은 남아 100명당 여아 9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흐로닝언주 대학의 토마스 폴렛 박사는 “여성이 어떤 재정적 환경에 처해있는가에 따라 아이의 성별이 달라진다. 가난해서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들을 낳을 확률이 낮아진다.”면서 “또 다른 이유로 부유한 여성일수록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아 딸 보다는 아들을 낳을 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경제학자 레나 에들런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는 아들이 태어나도 몸이 약하거나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덜란드 생물학 전문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렸다. 사진=inmagin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고]

    ●권기철(현대자동차 구리점 차장)씨 상배 순모(학생)씨 모친상 박미례(서울 자운초 교사)선희(서울 오륜중 〃)씨 동생상 육철수(서울신문 멀티미디어국 기획위원)씨 처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3010-2263 ●김기환(사업)용환(한나라당 대변인행정실장)씨 모친상 1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30분 (02)2650-2751 ●한상일(자영업)상록(효대건설 대표)상배(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전임교수)씨 모친상 김현구(전 통계청 성남사무소장)씨 빙모상 1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9시 (02)2227-7566 ●이호종(사업)창현(한국소비자원 기획예산팀장)씨 모친상 16일 분당제생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30분 (031)781-7628 ●임영주(전 연극협회 대전광역시지회장)동주(한국학중앙연구원 사무국장)광주(한양대 교수)씨 모친상 16일 한양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10시 (02)2290-9442 ●민병무씨 부친상 박태경(KBS 시청자서비스팀장)씨 시부상 1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258-5969 ●김홍국(한국철도공사)홍균(자영업)씨 모친상 류경웅(한국철도공사)김의열(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씨 빙모상 15일 국립의료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262-4819 ●백영채(자영업)영대(〃)미영(천내초 교사)씨 부친상 전희택(대우증권 상인지점 과장)씨 빙부상 16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 (054)371-5792 ●박종호(현대건설 과장)종복(헨켈테크놀러지스 차장)씨 부친상 양양현(가인씨앤디 대표)씨 빙부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010-2295
  • [10일 TV 하이라이트]

    ●환경 스페셜(KBS1 오후 10시) 남동 유수지의 저어새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수컷이 부리로 암컷을 쓰다듬어 주는 구애 행동과 교미 등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저어새의 생태가 공개된다. 일부일처제로 알려진 저어새, 하지만 인공섬 5호 둥지에 살고 있는 바람둥이 수컷 저어새의 비밀스러운 행동이 카메라에 포착된다. ●그저 바라 보다가(KBS2 오후 9시55분) 강모는 지수에게 동백이 자신을 찾아와서 지수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면서 더 이상 동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영화 촬영이 끝나는 대로 자신과 함께 해외로 가자고 설득한다. 지수는 동백의 고백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이제 동백과 보낼 시간이 많지 않음에 눈물을 흘린다. ●아침드라마 하얀 거짓말(MBC 오전 7시50분) 나경과의 결혼 전 정우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홍회장은 나경을 집에서 데리고 나온다. 하지만 나경은 홍회장이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면서 절대 이 가정을 깰 수 없다고 말한다. 한편 나경의 부탁으로 신여사의 수첩을 훔치던 연희는 은영에게 발각되고 만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고종황제의 비밀옥새가 사라진 지 100년 만에 돌아왔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 어새를 한 재미교포에게서 구입했다. 존재 여부 자체가 미스터리였던 비밀도장이 미국에서 발견된 것이다. 게다가 비밀옥새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고종은 왜 비밀도장을 만들었고, 또 하나의 비밀옥새는 어디에 있을까.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우리나라 수도, 서울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 그곳에는 긴급 전시 상황에 맞서는 여군특공대가 있다. 특별 선발된 여군특공대 10명의 나이는 대부분 20대, 무술 단수를 다 합하면 33단. 전원이 육박전에서도 남자 서넛은 거뜬히 제압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최정예 부대 ‘여군특공대’를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발레곡 ‘불새’. 지난 1910년 러시아 발레단의 첫 파리 공연에서 미하엘 포킨이 선보인 독창적인 안무로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그로부터 100년 뒤 호주 발레단이 시드니에서 ‘불새’를 환상적인 마술까지 곁들여 로맨틱한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공연하고 있다.
  • 실종 佛여객기 한국인 1명 탑승

    지난 1일 승객과 승무원 등 228명을 태우고 대서양 브라질 연안 상공에서 실종된 에어프랑스 소속 AF447편 여객기에 한국인 1명이 탑승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일 “한국인 탑승자는 ‘장금상선’이라는 해운회사의 베트남 지사장인 39세의 구학림씨로 사업차 브라질과 프랑스, 한국, 베트남을 계속 오갔다.”며 “구씨의 가족과 직장 관계자를 통해 인적사항과 항공 여정 등을 파악한 뒤 에어프랑스측과 접촉한 결과 구씨가 우리 국민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같은 사실을 구씨의 가족과 직장 관계자에게 통보했으며, 가족들의 현지 방문을 위한 비자 발급 등 지원을 할 방침이다. 구씨의 부인 김모(41)씨는 남편의 근무지인 베트남에 아들(8), 딸(7)과 머물고 있다. 구씨 누나는 이날 사고 수습을 위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한편 이날은 구씨 부부의 결혼기념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구씨의 처제(40·서울 노원구 상계동)는 “오늘이 언니 부부 결혼기념일인데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에 본사가 있는 ‘시노코 장금상선’도 사고 경위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김미경 이재연기자 chaplin7@seoul.co.kr
  • 야한 옷 입는 여자들은 테러보다 위험?

    야한 옷 입는 여자들은 테러보다 위험?

    제3세계를 국제 정치나 경제 역학 구도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통용되는 요즘 멀고도 가까운 정도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기술의 발전과 경제 교류로 세계가 좁아지며 가까워진 것 같지만 막상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나라들 말이다. 인도네시아, 인도, 이집트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한국 교민이 3만명 가량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전 국민의 88%가 알라를 믿는 나라다. 중동 전체 무슬림의 숫자보다 이곳에 사는 무슬림이 더 많다. 또 이슬람 정체성을 지닌 나라로서는 드물게 격렬한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다. 성적 소수자가 인구의 10%에 달하며 2001년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무장조직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가 TV에 나와 “야한 옷을 입는 여자들이 도덕성을 무너뜨리고, 발리를 테러한 폭탄보다 더 위험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숩 칼라 부통령은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 남자들이 (섹스)관광을 더 많이 오도록 과부가 많은 리조트를 홍보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한때 여성들이 집 밖에 나와 돌아다니는 것 자체를 범죄로 보는 포르노금지법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우리는 얼마나 인도네시아를 알고 있는 것일까. ●아시아의 눈으로 본 인도네시아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원제 Julia’s Jihad, 구정은 옮김)은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자는 취지로 푸른숲이 만든 전문출판사 아시아네트워크의 네 번째 결과물이다. 저자인 율리아 수리야쿠수마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외교관인 부모를 둔 탓에 어린 시절 유럽 국가에서 자라며 교육을 받았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이 보기에 외국인 같고, 유럽인이 보기에도 외국인 같은 ‘경계인’인 셈이다. 이 때문인지 그는 상당히 균형감 있게 이슬람과 인도네시아를 바라본다. 그는 맹목적이며 비이성적인 종교, 관용을 모르는 배타적인 종교, 여성 억압적인 종교로 이슬람에 덧씌워진 편견을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 원래 이슬람은 이성과 지식, 관용, 타인에 대한 존중, 진실, 연대, 신과의 일체감을 추구하는 종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에 대한 서구의 맹목적인 때리기, 이슬람을 명분 삼아 국민을 억압하는 국가 권력, 자살 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이슬람을 폭력의 종교로 만들고 있다고 강변한다. 저자의 눈에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조지 W 부시나 다를 바 없다. 알라는 서로가 서로를 알게 하기 위해 ‘다름’을 줬는데 다름을 이유로 증오와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저자는 가슴 아파한다. 저자는 특히 이슬람이 종교적인 형식주의에 물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슬람 경전인 ‘쿠란’이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부족 전쟁으로 과부가 많아지자 이를 구제할 목적으로 일부다처를 언급한 시대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생존을 위해 예언자 무하마드가 청결을 강조하며 시작됐던 할랄은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뒤에 있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인 르바란은 서양의 크리스마스처럼 상업화되고 있다.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베일인 히잡(인도네시아에서는 질밥)은 연원도 불분명한 것인데 신앙심을 판단하는 잣대가 됐다. 저자가 이슬람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무하마드 만평 사건이나 네덜란드 영화 감독 테오 반 고흐의 작품 ‘복종’ 파문은 서구 사회의 몰이해로 빚어진 일이라며 이슬람을 옹호한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의 작은 가정사에서부터 수카르노-수하르토-하비비-와히드-메가와티-유도요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치사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을 바라본다. 30년 독재정권의 수하르토 쪽에 붙었던 수많은 엘리트가 수하르토가 무너지자 개혁세력이라는 탈을 쓰고 돌아와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가치관을 강조하며 권력을 누리고 있는데 이러한 고리를 끊어야 인도네시아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의 글 사이사이에 인도네시아의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깊이 읽기’가 곁들여져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1만 6000원. ●인도 1만년·이집트 7000년 역사 한눈에 ‘인도 이야기’(웅진지식하우스 펴냄)와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 100’(가람기획 펴냄)은 각각 서구인과 한국인의 눈으로 인도와 이집트의 과거와 현재를 그린 책들이다. ‘인도 이야기’는 인도 독립 60주년(2007년) 기념 대작을 구상하던 영국 BBC가 간판 프로듀서이자 저명한 대중 역사가인 마이클 우드에게 맡긴 프로젝트다. 지난 40년 동안 30차례 이상 인도를 방문했던 우드는 집필 과정에서 장장 18개월 동안 인도에 머물며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생생하게 취재해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인도 1만년 역사를 깊게 통찰할 수 있는 역작을 내놨다. 1만 8000원. 아랍어 전공자인 손주영 한국외대 교수, 송경근 조선대 교수가 함께 지은 ‘이집트’은 고대부터 아랍 공화국 건설, 나폴레옹 점령기, 무함마드 알리 가계 통치기, 영국의 점령과 보호 통치기 등에 이르기까지 7000여년의 이집트 역사를 다룬다. 아랍 문화의 주역으로 건축, 문학, 예술 등의 보고로 불리는 이집트의 발자취를 쫓아가다 보면 현대인들도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적지 않다. 1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케냐 여성들, 평화 위한 ‘섹스 파업’

    케냐 여성들이 유혈사태를 유발하는 정부에 일침을 놓기 위한 이색적인 방법을 동원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케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 권익보호단체 ‘여성발전위원회’(Women development organization)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보이콧 활동으로 케냐가 평화로워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케냐 여성들이 이 같은 성명서를 발표한 배경에는 지난 2007년 12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가 자리잡고 있다. 이 선거에 부정이 개입됐다는 의혹과 함께 폭동사태가 발생했으며 국제사회는 케냐의 선거 진행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난과 의혹은 2008년 초 유혈사태를 촉발하며 극에 달했고 성당과 집이 불타고 사상자가 생기는 등 종족간의 갈등이 심화됐다. 케냐의 여성발전위원회는 정치지도자들에게 평화와 정의 실현을 촉구하며 이같은 뜻을 전달하기 위해 ‘1주일간 남성과의 성관계 전면 중지’를 선언했다. 그들은 “우리는 성매매업종 종사자들에게도 우리의 뜻을 전달하고 동참해 줄 것을 권하고 있다.”면서 “2007년 선거 이후 발생했던 유혈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캠페인은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아내부터 먼저 동참해야 할 것”이라며 “베개 맡에서 그들의 남편에게 ‘당신은 케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어요?’라고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케냐는 법적으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파업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케냐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는 가운데 현재까지 폭동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60만 명의 노숙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블랙 아이스

    마흔 번째 생일날, 산부인과 의사인 ‘사라’는 남편 ‘레오’가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불과 몇분 전에 남편과 가졌던 행복한 잠자리는 싸늘하게 식어버리고, 가족이 모인 생일축하 파티에는 서먹함만 남는다. 사라는 불륜 상대가 남편이 가르치는 학생 ‘툴리’임을 알아낸 다음 그녀가 사범으로 활동하는 태권도장에 들어간다. 레오의 안일한 태도 탓에 힘들어하던 툴리는 정체를 숨긴 채 접근한 사라에게 마음을 연다. 두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싹틀 무렵, 사라가 얼떨결에 계략을 꾸미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블랙 아이스’는 어린 여자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중년남자, 유부남과의 연애로 인해 상처를 입은 젊은 여자, 남편과 연인 사이에서 분노를 감추고 연기하는 중년여자의 이야기다. 핀란드에서 온 낯선 영화는 눈 덮인 차가운 땅만큼이나 서늘한 관계를 펼쳐놓았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표면의 ‘살얼음’을 뜻하는 말이다. 얼음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세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매서운 바람이 불고, 긴장감으로 스크린을 대하던 관객은 뜻밖의 결말을 목격한다. 현대인들이 여전히 ‘불륜’을 금기시하고 있고, 증오의 대상으로 삼으며, 부도덕한 것으로 여기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물론 필자는 불륜을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수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집에서, 직장에서, 술집에서, 휴가지에서 은밀한 관계를 경험하고 때론 즐기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변명조차 불가능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TV드라마는 거의 언제나 불륜에 관한 것이지만, 정작 불륜의 당사자는 자신의 행위를 되돌아 볼 기회를 스스로에게 마련하지 않는다. 그게 아니라면 불륜은 실재하지 않으면서 짙은 그림자만 드리운 현대 도시의 전설이란 말인가. 바람을 피운 사람에게 우리는 ‘외도’라는 말을 쓴다. 말 그대로 길에서 벗어났을 경우, 그는 관계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인지, 그리고 길 위로 되돌아갈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최소한 부부관계를 유지할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외도는 사실 개인의 ‘종교적 신념, 윤리의식’과 거의 상관없으며, ‘일부일처제에 대한 반란’이나 ‘기혼자의 자유 획득’ 같은 거창한 모토 아래 취하는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불륜에 개입된 당사자들의 숨겨진 고백을 엿보는 ‘블랙 아이스’는 그들이 피할 수 없었던 비극을 애도하고, 사랑의 게임에는 승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레오는 아내에게 무책임한 남편이라기보다 자신의 욕망과 환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일 뿐이다.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일시적이나마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기대가 깃들어 있지만,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는 그는 결국 얼굴에 가면을 쓰게 되고 입으로는 거짓을 말한다(그것은 두 여자도 마찬가지다). ‘블랙 아이스’의 인물들은 죽음과 그 여파를 통과한 뒤에야 ‘불륜’이라는 이름의 죄의식에서 조금씩 해방된다. 그리고 새로운 탄생과 출발 앞에서 미래가 어디로 향할 것인지 모종의 의미를 구한다. 원제 ‘Black Ice’, 감독 페트리 코트비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평론가>
  • [내 책을 말한다] 신도 욕망에 휘둘리긴 마찬가지 “당신들의 방식대로 사랑하세요”

    [내 책을 말한다] 신도 욕망에 휘둘리긴 마찬가지 “당신들의 방식대로 사랑하세요”

    행복한 사랑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욕망에 집중할 것, 지속가능할 것. 욕망을 따르는 사랑은 강렬하고 충만하다. 몸과 마음의 부족한 점을 채우려는 원초적 본능을 따른다면 자연히 행복할 수밖에. 그러나 연애관계에서 욕망의 추구는 여러 위험을 초래한다. 피임 실패나 성병 같은 육체 건강의 위험, 짝사랑의 슬픔이나 이별의 고통 같은 정신 건강의 위험, 자유로운 사생활을 인격적 결함으로 결부시키는 세상의 추문과 같은 사회적인 위험 등등. 욕망에 집중하는 사랑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이 본능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몸이 가는 대로 마음이,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이,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욕망은 사라진다. 마냥 즐거웠던 일들이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오고 인생을 낭비했다는 후회에 사로잡혀 사랑의 감정이 격렬한 미움으로 돌변한다. 욕망이 강할수록 회의도 강하기 때문에 이런 감정의 굴곡을 자주 겪다보면 인간적인 감정과 돈과 시간이 금방 고갈된다. 욕망이란 것이 인간의 의지로는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이라면, 좀더 수준 높은 사랑법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신들의 사랑법’(이동현 지음, 오푸스 펴냄)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욕망에 충실해서 사고를 치기는 인간이나 신이나 다르지 않았다. 신들의 왕 제우스는 순수한 욕망의 결정체로 수많은 대형 사고를 터뜨리고 다녔다. 연인을 얻기 위해 상대를 어르고 달래기도 했고 친절한 남자인 척 감쪽같은 연기도 했으며 납치와 겁탈도 서슴지 않았다. 상대가 여신이든 인간이든 유부녀든 처녀든 조건은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여성이 아니라 소년을 납치해온 적도 있다. 그러는 동안 제우스의 부인 헤라 여신의 가슴은 썩어 문드러졌다. 부패한 심장을 거름으로 복수의 싹이 피어올랐다. 헤라는 제 남편을 유혹한 못된 계집들을 단죄하는 데 몰두했고 그러는 동안 남편은 점점 더 멀어져갔다. 행복한 사랑을 지속하는 데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일부일처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신들의 경우와 같이 인간의 본능도 제도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두지 않는다. 여기저기 지분대며 할렘을 구축한 제우스, 그런 남편을 가정에 잡아두기 위해 안간힘을 쓴 일부일처제의 수호신 헤라, 섹시한 휴머니즘으로 사랑을 퍼주고 다닌 여신 아프로디테의 연애사는 인간으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강렬한 욕망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신들도 사랑 앞에서 헤매기는 똑같았다. ‘신이 내린 사랑법’은 없다. 결국 ‘신들의 사랑법’은 다양한 사랑의 방법을 탐구하는 책이다. 체 게바라와 연애할 수 있다면 장총을 들고 정글을 헤맬 수 있는 여자도 있지만, 수염투성이 혁명가보다는 평범한 의사 선생과 결혼해 평온한 가정을 꾸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여자도 있다. 나는 사랑의 거래에 동의하지 않고 일부일처제도의 가면도 믿지 않지만, 그들이 행복하다면 그 사랑을 지지할 것이다. 나는 오직 다양한 사랑법을 지지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독자 여러분들도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하나의 대안을 찾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동현 미술비평가
  • [길섶에서] 백조와 오리/노주석 논설위원

    청계천 오리 가족의 자맥질이 한창이다. 떼지어 몰려 다니는 피라미와 송사리도 ‘물 반 고기 반’이다. 팔뚝만 한 잉어들이 헤엄칠 날이 머지않았다. 청계천을 ‘거대한 수족관’이라고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지만 도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건 사실이다. 오리를 보노라면 세 번이나 리메이크된 영화 ‘러브 어페어’의 무대가 된 타이티 모레아 섬의 백조가 생각난다. 1994년작에 출연한 캐서린 헵번의 명대사 때문이다. “마이크(워런 비티)는 자신이 백조인지 모르는 미운 오리새끼야. 백조(아네트 베닝)를 찾기 전까진 계속 오리 같은 짓을 하고 다닐 거야.”라고. 백조란 한 상대에게만 헌신하는 정절의 상징, 오리는 들이대는 난잡한 바람둥이다. 일부일처제에도 급수가 있다. 일정 기간 한 상대와 짝짓기를 하는 것이 ‘성(性)적 일부일처’라면, 짝짓기와 자식 키우기를 병행하지만 바람은 피우는 게 ‘사회적 일부일처’이다. 한 암컷이 평생 한 수컷의 새끼나 알만 낳는 ‘유전적 일부일처’가 백조식 일부일처제다. 백조가 될 것인가, 오리가 될 것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문명사적으로 살펴본 기독교 탄생 과정

    서구사회의 체계나 의식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 오늘날 전세계 모든 기독교인들은 신약성서로 불리는 똑같은 기독교 경전을 읽는다. 대부분 공통의 교리를 공유한다. 또한 비슷한 의식을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예수가 등장한 뒤 1~2세기에 걸쳐 기독교인들은 다양한 집단 속에서 다양한 전통을 이뤘다. 또 창세기나 예수, 그가 남긴 메시지를 서로 다르게 이해했다. 미국의 종교사학자인 일레인 페이걸스 프린스턴대 종교학과 교수는 1988년 출간한 ‘아담, 이브, 뱀-기독교 탄생의 비밀’(아우라 펴냄)을 통해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초창기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해석했고, 소수의 종파로 숱한 박해를 받던 기독교가 ‘밀라노 칙령’으로 공인되고 헤게모니를 잡은 뒤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 등을 조망한다. 1945년 발견된 나그하마디 문서의 해석으로 유명세를 치른 지은이는 이 책 외에도 ‘사탄의 기원’(1995년), ‘도마복음의 비밀’(2003년) 등을 내놓으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지은이에 따르면 예수는 당대의 급진주의자였다. 결혼이나 성, 동성애, 남성이나 여성의 매춘, 이혼, 낙태, 피임, 원치 않은 유아의 유기를 용인하던 사회를 뒤흔든다. 예를 들어 유대 교사들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관련해 자손을 퍼뜨려 번성하는 것을 결혼의 목적으로 봤다. 때문에 불임으로 인한 이혼이나 일부다처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예수는 그러나, 자식을 낳아야 하는 의무를 무시했고 이혼에 반대했으며 일부일처제를 은근히 옹호했다. 특히 공동체에서 신성시하던 가족에 대한 의무도 던져버리라고 설파했다. 지은이는 “기독교는 원죄에서 벗어나려는 남녀에게 독신 생활을 권장하고,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위해 일상의 가족생활을 포기하라고 독려해 전통질서를 붕괴시켰다.”고 말한다. 그런데 급진적이고 금욕주의적인 예수와 바울을 열렬하게 신봉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이 기독교 대중화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해 훨씬 온건한 예수와 더 보수적인 바울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경쟁하게 된다. 극단적인 어법을 완화하고 새 어구를 과감히 덧대 예수를 급진적 설교자에서 가정 생활을 후원하는 부드러운 성자의 모습으로 둔갑시킨 쪽이 결과적으로 승리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자유의지를 가진다는 믿음을 퍼뜨려 억눌린 자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박해자에 맞섰던 기독교는 4세기 들어 대전환기를 맞게 되자 또 다른 변신을 한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개종하고, 기독교가 합법화되는 등 기독교가 지배자적인 위치에 오르게 되자 인간의 자유보다는 통제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과거의 이해와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담의 죄가 인간에게 죽음을 가져왔고 인간은 도덕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가질 수 없게 했다는 ‘원죄’를 강조하며 인간에 대한 국가와 종교의 통제를 인정한다. 죽음을 자연의 섭리로, 또 인간의 자유를 강조하며 논쟁을 벌인 사람들은 이단으로 몰려 사라진다. 1만 4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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