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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사람입국이다] 18. 삼성전자의 인재교육(끝)

    [이젠 사람입국이다] 18. 삼성전자의 인재교육(끝)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은 (1) 실력에 맞는 처우 (2) 국제화 가속을 위한 지역전문가제도 (3) 우수인력 확보 (4)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에의 투자다.” -일본 주간지 ‘동양경제’ 일본의 유력 종합경제 주간지 ‘동양경제’는 최근 ‘약진하는 한류경영의 수수께끼를 풀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인재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꼽았다. 잡지는 ▲실력에 따라 차별화된 처우 ▲국제화 가속을 위한 삼성 특유의 지역전문가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우수인력 확보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에의 투자 등을 삼성 성공신화의 원동력으로 주목했다. 삼성은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인재제일’을 사훈으로 삼을 정도로 사람을 뽑고 가르치는 일에 힘을 기울여 왔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제조업체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1만명을 먹여 살리는 천재’들이 삼성전자내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삼성, 헛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연간 인력 양성 비용만 2000억원을 쓴다. 재교육 비용만 800억원이 넘는다. 직급별로 다양한 양성 코스도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교육은 각양각색의 새내기들을 ‘삼성맨’으로 만드는 첫 관문이다. 그룹 공통으로 한달간 합숙훈련을 하는데 새벽 5시50분 기상해 밤 9시까지 빡빡한 일정이 짜여져 ‘논산훈련소’로 불린다. 일과가 끝나도 팀별 회의 등으로 취침 시간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첫 주에는 삼성인의 예절, 직장생활의 이해, 자기소개 등 기본교육과 교양강좌가 이뤄지고 둘째 주에는 삼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사사, 창의적 발상법, 그룹 현황, 조직문화 등을 배운다. 자원봉사 및 극기훈련, 테마활동 등으로 구성된 셋째 주 교육과 마지막 주 정리·평가가 끝나면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였던 신입사원들의 태도가 상당히 바뀐다. 팀별로 신제품을 구상, 제품모형을 만들고 광고·마케팅까지 진행하는 ‘크리피아드(크리에이티브+올림피아드)’는 입문교육의 ‘백미’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S사원은 “4주간 교육이 끝나고 나니 묘한 자부심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삼성은 해외법인에서 뽑은 현지인 신입사원들도 그룹 입문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법인 관계자는 “단체교육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았던 외국인 신입사원도 그룹 교육을 받고 나더니 애사심이 굉장히 강해졌다.”며 입문교육의 ‘힘’을 평가했다. 삼성전자 부장급은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란 특수교육을 받는다.5개월 동안 변화와 혁신, 재무회계, 마케팅, 리더십, 위기관리능력 등 경영진이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키우게 된다. 교육 대상은 부장급 1500명 중 50명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핵심 인재를 골라 내 특별 교육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SLP를 이수했다고 해서 모두 임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직급별 교육과 별도로 직원들은 평생학습 개념의 사내교육 기회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제공받는다. 영어·일어·중국어 등 거의 모든 외국어와 마케팅·재무·회계·인사 등 경영관리부문, 반도체·정보통신 등 기술부문, 정보기술(IT)은 물론 에티켓, 한자까지 교육 프로그램은 1000개에 달한다. ●맞춤인재 양성소,‘삼성공대’ 지난 89년 사내 기술대학으로 출발,2001년 3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 반도체공과대학은 지난달 졸업식에서 박사과정 3명을 비롯해 석사과정 21명, 전문학사과정 32명 등 총 5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번 졸업식으로 삼성전자 공과대는 정식 인가를 받기 이전인 2002년까지의 졸업생 412명을 포함, 총 582명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석ㆍ박사 및 전문학사를 배출하게 됐다. 지난 2000년 삼성재단인 성균관대와 산학 협동 운영약정을 체결, 사내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 성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4년제 대학과정을 인가받아 올해부터 4년제 학부 체제(6학기)로 확대 개편됐다. 삼성전자 공과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공의 학사 과정(정원 40명)과 디스플레이, 믹스트 시그널(Mixed Signal), 시스템&소프트웨어, 프로세스 개발 등 4개 전공의 석ㆍ박사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500여명의 사내 박사급 교수진이 학생간 1대1 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다.1년간은 본인의 업무를 쉬면서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고 2학년부터는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 ●전 세계에 ‘친(親) 삼성맨’을 만들어라 삼성의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유명한 ‘지역 전문가’ 제도는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직원 개인의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까지 끌어 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외국 주재원의 35%는 이 제도를 통해 양성됐다. 선발된 직원은 현지로 부임하기 전 경기도 용인의 삼성인력개발원에서 12주간의 합숙교육을 받은 뒤 1년 동안 6개월은 언어공부와 현지화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직무 관련 과제연구를 실시한다. 삼성은 지금까지 2800명의 지역전문가를 배출했다. 초창기 미국, 유럽을 거쳐 요즘은 주로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전략지역’에 포진돼 있는 지역전문가들은 1년간 철저한 현지화 과정에 들어간다. 지역전문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문제지만 해당 국가의 풍물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인맥’을 쌓아두는 일도 중요하다. 자유롭게 다니며 그 나라를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족들은 한국에 두고 가야 한다.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파견기간에 친지나 친구를 만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거의 없다. 대기업 근무 경력에 연봉과 별도로 7000만∼1억원이나 지급되는 ‘두둑한’ 활동비로 무장한 지역전문가들은 나이, 지위,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지인들을 만나 관계를 다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전문가 한 사람당 30명의 지인을 만들었다면 현재 전세계에 10만명의 삼성 네트워크가 결성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의 A차장은 지역전문가 시절 맺은 인연으로 현지 고위관료의 딸과 결혼, 인도네시아전자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왕실가문의 딸과 결혼해 현지의 ‘로열패밀리’로 부상한 지역전문가 출신도 있다. 이들이 쌓아둔 인맥은 전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중국 지역전문가 출신의 S차장은 “현지에서 알고 지낼 때는 월급이 15만원에 불과했던 대학교수가 몇년 뒤 어느날 한국을 방문, 하얏트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보고 그 어떤 자료보다 중국경제의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지역전문가 훈련 마친 金대리 지난해 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러시아 지역전문가로 선발된 삼성전자 김 대리는 선발의 기쁨도 잠시, 생소하기만 한 러시아어를 어떻게 배울 것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대학 전공(광고홍보)도 한참 거리가 멀고 평소에 단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러시아어는 게다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로도 악명높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체계적인 교육은 불과 두달 반 만에 김 대리의 러시아어 수준을 러시아에서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올려 놓았다. 경기도 용인의 삼성 ‘외국어생활관(외생관)’에 입소,12주간 강도높은 합숙교육을 이수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으로 파견될 지역전문가들은 외생관에서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기초 언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외생관의 일과는 매일 아침 6시30분 기상에 취침 시간은 밤 12시를 훌쩍 넘긴다. 수업은 오전 9시30분 시작이지만 8시면 강의실은 꽉 찬다. 어떻게든 10주(전체교육 중 2주는 전문가 강좌 등)안에 해당 언어를 익혀야 하기 때문에 교육생들 가운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러시아인 강사는 우리말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면 러시아어를 찾아서 손짓 발짓 섞어가며 배워야 한다. 회화와 문법으로 진행되는 정규수업(점심시간 포함 7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교육생들끼리 소그룹으로 스터디를 시작한다. 그날 배운 내용을 빠짐없이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내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주5일제가 시행된 뒤 외생관도 매주 금요일 밤이면 외출이 ‘허락’된다. 일요일 밤에 돌아오거나 월요일 아침에 바로 출근해도 되는데 욕심많은 교육생들 가운데는 주말 외출을 ‘반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주말을 제외하고 교육생들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다. 수업시간은 물론 자유시간에도 대부분 교육생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눈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외생관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현지어를 써야 한다. 우리말 사용은 금지된다. 하루 6시간의 정규수업과 10시간 가까운 ‘자율학습’에 매주 월요일 실시되는 강사의 테스트는 점점 교육생들의 눈과 입을 트이게 한다. 10주간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최종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김 대리는 “밖에서 학원다니며 이 정도 수준에 오르려면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이공계 국가硏 연구원 억대 연봉 시대

    이공계 국가硏 연구원 억대 연봉 시대

    직장인들의 ‘꿈의 연봉’인 1억원을 넘게 받는 이공계 국가연구기관 소속 연구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공계 연구기관 취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이 18일 과학기술분야 27개 국가연구기관을 대상으로 2005년도 채용계획 등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규모가 최소한 66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공계 취업시장에서 ‘블루칩’으로 꼽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국가연구기관의 60% 이상이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기로 해 취업난 해소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한 기관은 전체의 20%를 밑돈다. ●초임연봉 최고 5000만원 연구기관의 연봉은 초임 박사급의 경우 최고 5000만원에 이르는 등 처우개선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어 이공계 전공자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봉 1억원을 처음 깬 기록은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나왔다.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이 연구원의 신희섭(54)·홍성안(54)·강용수(50) 박사 등 3명은 인센티브와 기술료, 포상금을 제외한 순수 연봉만으로 각각 1억원을 넘겼다. 신 박사가 생체시계 작동과 관련된 핵심유전자를 연구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모두 탁월한 연구성과를 냈다. 올해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고영희(59)·박홍석(42) 박사가 각각 우수연구원으로 선정돼 억대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연구경력이 10년 남짓한 박 박사의 경우 근속연수보다 능력과 실적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이들의 연봉은 대통령(1억 5621만 9000원)과 국무총리(1억 2131만 2000원)에 이어 정부 내 ‘연봉 빅3’인 부총리(9175만 8000원)보다 많은 액수다. ●기술료 인센티브 50%로 순수한 연봉 이외에 인센티브와 기술료 수입 등을 감안할 경우 연간 실질 소득이 1억원을 넘는 연구원은 수두룩할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개발한 신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한 한 연구원은 계약금으로만 1억원을 받았다. 과학기술부는 오는 6월부터 기술료 수입 가운데 연구인력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 비율을 현행 35%에서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게다가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힘입어 각 연구기관이 벌어들이는 기술료 수입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억대 연봉자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가硏 억대 연봉시대] 기초과학·비정규직 “우린 찬밥”

    국가연구기관에 있으면 뭐가 좋을까. 높은 연봉은 물론, 안정적인 연구활동을 보장받는다는 게 첫손에 꼽힌다. 특히 최근들어 정년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영년(永年)직 임명제’가 확산되는 등 처우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정규직 연구원은 통상 ▲석·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원 ▲박사후(Post Doc) 연수까지 마친 선임연구원 ▲해당분야 연구를 총괄하는 책임연구원 등 3단계로 나뉜다. 이들은 3년 단위로 평가를 받아 계약기간을 연장한다. 만일 3년 연속 최하위 평가를 받으면 옷을 벗어야 한다. 물론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당하는 경우보다는 대학, 민간연구소 등으로 스카우트돼 옮겨가는 경우가 더 많지만, 신분상의 불안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때문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4곳이 영년직 임명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건설연구원, 한국철도연구원,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도 곧 영년직 연구원을 임명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가와 기업의 지원이 잇따르면서 연구분야별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산업에 직접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와 달리 기초과학 분야는 연구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적기 때문이다. 처우개선의 ‘사각지대’인 계약직 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인턴·위촉·임시연구원 등 비정규직 연구원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이 지난해 17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비정규직 인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연구인력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47.6%로 절반에 육박했다. 한 비정규직 연구원은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받는 월급이 100만원 수준인데도 짧게는 1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계약연장에 더 신경써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건설업계, 고급 기술인력 ‘정년연장’

    고급 기술인력을 잡아두기 위해 건설업체들이 정년을 연장해주는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LG건설은 정년을 맞은 우수 기술인력을 ‘기술명장’으로 선정, 정년을 3년 연장해 주는 ‘기술명장제’를 올해부터 실시키로 했다. 기술명장은 전문성, 기술력,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되며 명장으로 선임되면 연봉, 복리후생 등 기타 처우에서 기존과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수 인력의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사장시키지 않고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된다. SK건설도 고급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정년에 관계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문위원 제도’를 지난해부터 실시 중이다. 부장급 인력 가운데 특정 분야의 경험과 전문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을 전문위원으로 선정,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현재 7명이 전문위원으로 지정돼 있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지난해 ‘기술 전문가 자격인증제도’를 도입, 우수 기술인력에 대해 정년 이후에도 근무기회를 부여하는 등 보상과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삼성건설은 연초 9개 전문 분야별로 선정된 우수기술인력을 ‘마스터’와 ‘엑스퍼트’로 각각 인증해 대형 프로젝트 우선 배치, 국내외 연수, 자격수당 지급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마스터 인증자에게는 개인 연구 사무공간 및 차량을 제공하는 등 임원급 대우를 해주고 정년 후에도 계약직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특전을 제공한다. 지난해 초에는 마스터 2명, 엑스퍼트 22명 등 총 24명이 인증을 받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충무로 억대 시나리오 작가 탄생

    국내 영화계에도 억대 고료를 받는 시나리오 작가가 탄생했다. 시네마서비스는 1일 지난해 ‘실미도’에 이어 올해 ‘공공의적2’로 흥행돌풍을 일으킨 김희재(36) 작가와 1억원에 차기작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 없이 시나리오 고료만으로 억대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네마서비스는 이와 별도로 흥행 인센티브도 보장할 방침이다. 김희재 작가와 두 편의 작품을 함께 한 강우석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를 비롯한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마음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10년간 만화 스토리 작가 생활을 하며 이현세의 ‘엔젤딕’, 야설록의 ‘남벌’ 등에 참여했다. 2002년에 시나리오 작가로 전환해 ‘H’,‘국화꽃향기’,‘누구나 비밀은 있다’,‘나비’ 등을 썼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구촌 ‘양심수의 벗’ 피터 베넨슨 타계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AI)의 창설자인 인권운동가 피터 베넨슨이 25일 사망했다.83세. 브렌던 패디 AI 대변인은 26일 베넨슨이 런던 서부 옥스퍼드의 존 래드클리프 병원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AI측은 “평생 불의를 비전과 용기로 맞서온 베넨슨의 행동은 전세계 감옥과 고문실, 죽음의 수용소에 빛과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고 애도했다. 영국의 변호사였던 베넨슨은 40세이던 1961년 포르투갈 리스본의 한 카페에서 자유를 위해 건배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투옥된 2명의 포르투갈 학생의 석방운동을 계기로 AI를 창설했다. 당초 1년간의 한시적인 조직으로 발족됐던 AI는 지지자들의 후원에 힘입어 전세계 180만여명의 회원과 160여국에 지부를 둔 세계 최대 인권단체로 성장했다. 이튼 스쿨을 거쳐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1950년대초 노동당과 노동변호사협회에 가입, 스페인 노동운동가들의 재판 감시인으로 파견되기도 했으며 그 뒤 10여년 동안 남아프리카, 헝가리 등에서 법률 구조활동을 폈다. 또 남아공 보안기관의 인권유린행위를 폭로했으며, 서방국가들의 공평하고도 독립적인 인권유린행위 방지 정책 확립에도 기여했다. AI는 이데올로기와 정치·종교상의 신념이나 견해 때문에 체포, 투옥되거나 부당행위를 받고 있는 양심범들의 석방과 공정한 재판, 옥중 처우개선 등을 위해 전세계적인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AI는 그동안 2만여명의 양심수를 석방시켰으며 이 공로로 1977년에 노벨평화상,1978년에 유엔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잃어버린 2년” vs “전환기적 현상”

    “잃어버린 2년” vs “전환기적 현상”

    “지금의 경기침체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 정부의 잘못만은 아니다.” “참여정부 2년은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잃어버린 시간이 돼 버렸다.” 조윤제 영국대사와 나성린 한양대 교수가 24일 경기침체의 원인과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중앙대에서 열린 ‘2005 경제학술 공동대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조 대사는 경기침체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전환기적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 대사는 2003년 2월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지난달까지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냈다. 반면 나 교수는 참여정부가 2년 동안 ‘아마추어적’인 국정운영으로 정치·사회적 틀을 무리하게 바꾸려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조 대사,“우리 경제는 중년” 조 대사는 “서비스업 소득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지 우리의 실제 1인당 국민소득은 발표치(2004년 1만 4000달러)보다 높다.”면서 우리경제는 국민들의 생각보다 성숙된 ‘중년경제’라고 평가했다. 참여정부가 지나치게 분배위주 정책을 편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정도의 소득과 국민생활 수준을 가진 나라 가운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안전망 구축에 소홀한 나라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개인, 기업, 산업간 양극화는 거의 모든 국가가 경험하고 있는 문제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이루어진 게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정책을 폈다는 지적에 “참여정부 출범 이전부터 진행돼 온 일을 이어받은 것이 많다.”고 답했다. 시장개혁 3개년 계획은 그동안 해왔던 공정경쟁 정책의 틀안에서 이뤄진 것이고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 지난 정부 때 국회에 제출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경제정책의 틀을 벗어나지 않은, 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책혼선 논란에 대해서는 “각 경제부처가 정치행정 시스템의 변화를 읽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특히 조 대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를 강조했다. 압축성장, 압축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정규직의 고용보호 축소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스페인식 모델을 추천했다. ●나 교수,“2년동안 경제 퇴보” 나 교수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지수가 참여정부 들어 더 떨어진 것을 예로 들며 “이는 기업들의 경쟁력보다는 정부의 경쟁력과 경제운용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개혁 부진, 비효율적 코드인사, 불요불급한 국책사업에 따른 정부예산 낭비,4대 개혁입법을 포함한 진보적 국정운영으로 인한 국론분열, 정부내 반(反)기업 정서 등을 예로 들었다. 나 교수는 참여정부가 20차례에 가까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과 정책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해 경제회생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참여정부는 경제정책이 아예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고, 뒤쫓아가면서 부양책을 펴는 데만 급급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나 교수는 “참여정부는 경제를 중시하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를 퇴보시킨 정권’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그러나 다행히 올들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정치중심·분배우선의 국정운영을 경제중심·성장우선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경쟁은 악(惡)이고 평준화는 선(善)이라는 생각, 대기업·부자·일류학교 출신은 수구·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경쟁과 수월성을 강조하는 교육제도 확립을 주문했다. 나 교수는 현 교육제도는 ‘30년 부모에 의존해 20년을 쓰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며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이 ‘취업 아니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학습제도 구축을 주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실세 회장’… 체육회 달라지나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로 불리는 정치인인 김정길 대한태권도협회장이 체육계 수장에 오르면서 체육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체육계는 당장 김 신임 회장과 정부의 긴밀한 관계에 비춰 스포츠계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체육계는 정부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며 줄곧 볼멘소리를 내왔다. 체육행정 담당기구만 해도 체육부에서 체육청소년부, 체육청소년부에서 문화체육부로 명칭이 변경됐고 현재는 문화관광부내 체육국으로 갈수록 위상이 격하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체육회 연간 예산이 800억원에 불과해 국가대표선수의 하루 일당이 2만 5000원에 그쳐 불만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김 신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체육청을 신설하고 향후 10년간 체육예산을 정부예산의 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거침없이 토해냈다. 또 국민들이 건강과 웰빙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반해 이를 관장하는 체육계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며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정부에 당당히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체육인들의 처우 개선은 물론 은퇴 이후의 거취에도 관심을 표명하는 등 복지도 강조했다. 위상을 높이고 돈을 끌어들이겠다는 ‘실세 회장’의 이런 자신감에 찬 모습에 벌써 많은 관계자들이 고무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야말로 공약에 불과할 뿐”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다. 정치인인 김 회장의 공약이 어디까지 실현될지 알 수 없다는 것. 게다가 그는 “인사에서는 지역과 종목에 관계없이 백지상태에서 사람을 쓰겠다.”고 말해 인사 태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여느 회장이나 되풀이해 온 틀에 박힌 말인 데다 벌써부터 ‘부산 사람’ 이름이 거론되는 등 인사 회오리를 점치며 체육회는 긴장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성과인센티브 비율 대폭 높인다

    성과인센티브 비율 대폭 높인다

    오는 2007년부터 각 부처가 인건비 총액 한도 내에서 성과상여금 및 연봉을 자율로 정하고 상한선 안에서 직급별 인력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총액인건비제가 전면 실시된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는 22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총액인건비제도 도입방안’에 대한 국정과제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 기획예산처 등 중앙부처 10곳에 총액인건비제가 1년 6개월 동안 시범실시된다. 또 23개 책임행정기관 가운데 우수기관으로 평가된 산림과학원과 운전면허시험관리단 등 일부 기관에서도 총액인건비제가 시범실시된다. 지방자치단체도 올해 10곳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2007년에 전면 도입된다. 총액인건비제가 시행되면 예산당국이 부처별 인건비 예산 총액만 관리하고, 각 부처가 인건비 한도 내에서 인력의 규모와 종류, 기구설치, 인건비 배분 등을 자율적으로 정해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제도다. ●총액인건비 결정은? 정부는 총액인건비의 범위를 인건비뿐만 아니라 인건비성 경상경비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행자부가 분야·부처별 중기 정부 인력규모를 산정해 정부인력운영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 중앙인사위가 민간의 임금 상승 및 경제 성장률 등을 감안해 공무원 처우개선 5개년 계획을 세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국가재정운용계획과 국무위원 토론을 거쳐 다음 해 인건비 규모를 결정, 기획예산처가 부처별 인건비를 배정한다. 정부는 이때 국가공무원 총 정원 및 각 부처 정원 상한만 관리한다. 정원규모 및 계급·직급별 정원은 부처 자율이다. 각 부처의 증원여부는 매년 1회 시행하는 소요정원으로 대체한다. 이에 따라 사안이 생길 때마다 증원을 해오던 수시직제는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위직의 남설을 방지하기 위해 3급 이상은 직위를 직제로 정하고,4·5급 정원도 적정성을 유지토록 관리키로 했다. 부처의 인사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모든 직급의 특별채용시험 실시권이 부처에 위임된다. ●장관 인센티브 지급 권한 커져 정부의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 방침과 맞물려 부처의 성과상여금 지급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기존엔 1∼3급은 해당자들의 자연호봉 승급분을 모아 성과연봉으로 지급했고,4급 이하는 별도 예산을 세워 성과상여금으로 나눠 주었으나 지급 비율을 부처 자율에 맡길 방침이다. 더불어 봉급, 기말·정근수당,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등 기본항목은 연금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현행대로 두고, 성과항목(성과상여금·초과근무수당·위험수당)과 업무수행 지원항목·복지항목 등은 총괄적으로 묶어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토록 해 부처의 성과재원은 현재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또 지금까지 자율성이 없던 잉여 인건비와 인센티브 인건비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김영만칼럼] 개헌논의 정치과잉이다

    [김영만칼럼] 개헌논의 정치과잉이다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개헌 연기를 피우고 있다. 야당에선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여권에서는 국무총리까지 나서 개헌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직후 노무현 당선자에 의해 거론된 바 있는 그 개헌논의다. 그러나 국민들에겐 그다지 감흥이 없다. 국민이 시큰둥해하면 개헌은 어렵다. 국회의원 재적의 3분2가 찬성하고,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어려운 입법절차가 개헌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헌은 국민적 흥분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집권여당에 강렬한 욕구가 있거나 모든 정치인이 개헌에 동의한다면 혹 다른 길이 생길지도 모르겠으나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개헌논의가 찬이든 반이든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개헌논의 자체가 정치과잉이란 이야기가 된다. 국민들이 체감하지 않는 문제를 직업 정치인들이 당위성과 필요성을 확대해석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개헌논의의 필요성으로 700만 해외동포에 대한 참정권 부여 등을 들었다. 열린우리당의 이석현·정장선 의원 등은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통령제 도입을 통한 지역감정해소,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지자체장 선거의 연계 등이 정치권에서 개헌의 필요성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절차적이거나 지엽적인 것들이어서, 국민 입장에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점이다. 직선제 개헌 같은 국민적 욕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장 개헌에 반대하는 정치인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4년 중임제만 해도 막상 논의에 들어가면 현직 대통령 처우문제서부터 벽에 부닥치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중임제개헌에 찬성한다면 자신의 임기 5년을 4년으로 단축하는 대신 중임의 혜택을 받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차기를 준비해온 여권의 유력주자들과 야권의 주자들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5년의 임기를 채우는 대신 중임조항은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아무 소득도 없이 자신의 임기중 상당기간을 개헌문제에 소진하는, 손해 보는 장사가 돼 어렵다. 여권 일각에서 말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것도 국민들에겐 너무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언급한 개헌도 분명하진 않지만, 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렛대로 하는 인상이다. 대통령과 총리를 따로 뽑는다는 것이 정파간에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작위적이다. 그렇다면 이 역시 개헌에 필요한 동력을 충분히 갖기 어렵다. 개헌논의가 국민적 흥분을 끌어내려면 역시 대통령제의 폐해를 들어 내각제로의 전환 같은 권력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져야 한다. 내각제로의 전환을 제기하고 토론을 하다 보면 절충안으로 분권형대통령제 같은 것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여야 어느 한쪽에서 작심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내년이면 대통령선거가 정당의 현안이 될 텐데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이를 제기할 성싶지 않다. 이래저래 개헌은 국회만 벗어나면 어렵다. 내각제개헌을 제기할 용기가 없다면 개헌은 묻어두는 게 낫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대통령 임기를 중임으로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의 구조적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우리의 가장 큰 과제다. 여기에 국가역량이 투입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일도 개헌보다 크다. 북한 핵문제도 중요하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처방전이 나온 뒤에 그 결과와 필요에 맞춰 개헌을 논해야 한다. 모처럼 국민들이 정치를 잊으면서 나라와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려는 참이다. 급할 것 없는 개헌논의가 편안함을 깰까 두렵다. 논설실장 sangchon@seoul.co.kr
  • 노·정 ‘비정규직 법안’ 재격돌 조짐

    정부와 여당이 비정규직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강행 처리할 태세여서 노동계와의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13일 “현재 비정규직이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법안 처리를 미룰 경우 노동시장 구조를 정상적으로 돌리기 어려워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단협에 맡겨 놓으면 교섭력에 의해 비정규직 처우 등의 문제가 사업장별로 달라질 수 있다.”며 “올 임단협 전에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도 이날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2월 법안 처리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당정협의를 통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같은 법안처리 움직임에 대해 노동계는 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당초(지난달 20일 정기대의원대회)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노정관계의 파국이 불가피하다.”며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을 통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생각인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정간 재격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17일 한국노총의 신임 위원장 선거에서 노사정위원회 대화를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노총의 22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도 노사정위원회 복귀건이 통과되면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열린세상] 올해에 이루고 싶은 꿈/김민숙 소설가

    지난주 미국 여행에서 돌아왔다. 마지막 한달반을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냈는데 공교롭게 내가 묵은 곳이 한인타운 언저리였다. 처음 온 탓인지 말로 듣던 것보다 한인타운이 너무나 비대해서 놀랐고(거의 도시를 점령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식당이나 가게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멕시칸을 빼고는 온통 한인 천지라서 이상스러웠다. 한국어와 한글로 모든 것이 통하고, 한인방송도 있다. 한국의 그날 뉴스와 드라마도 본다. 한국에 있는 유명 식당의 간판은 여기 다 있다. 심지어는 내가 사는 시골 해장국집 간판까지 있다. 옷가게에 걸린 옷이나, 슈퍼마켓의 식품도 한국 것이다. 물론 그 유명한 부동산값 올리기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부동산 값이 최고로 올랐고 더 오를 전망이란다. 이 낯선 땅에서 그들이 이룬 것은 어찌보면 사뭇 대견하기도 하고 고무적인데 그래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 고립된 것은 아닐까? 백인 사회에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있던 집 어머니가 여기서는 약에 쓰려해도 백인은 구경할 수가 없다고 해서 우리는 함께 웃었지만 그리 산뜻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미국이라는 땅에 살면서 꼭 이렇게 몰려서 가재 제살 파먹듯이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자동차로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한인 방송을 듣게 되었는데 누군가가 신랄한 한인비평을 하고 있었다. 백인들 앞에서는 제대로 얼굴도 못 들면서 히스패닉이나 흑인들에게는 너무나 무례하고 난폭한 언사를 일삼는 한인들이 많다면서 자성을 촉구하고 있었다. 또 빌딩이나 아파트를 소유한 한인들이 임차인들을 자기집 하인 대하듯 무례하게 대하고, 임대료만 챙기고 제대로 관리조차 안 해줘서 고소 당해 조사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반성은커녕 괜히 시끄럽게 전화질을 해서 말썽이라며 화를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 살던 백인들이 이 지역을 떠났고, 결국 다른 데로 가려야 갈 수 없는 히스패닉과 한인만이 남게 되었다는데, 사실 이 또한 그리 낯선 이야기는 아니었다. 우리 교포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히스패닉이나 흑인을 잡종이라 부른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심사가 편치 않아서 한번은 참지 못하고 백인들도 우리를 그렇게 부를 거라고 찔렀다. 언젠가 20년 넘게 여행사를 경영했다는 사람의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한국 남자들은 대개 우리보다 못사는 동남아를 선호하고 여자들은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을 택하는 수가 많다고 했다. 남자들은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 가서 거들먹거리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남자 여자로 나눌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동남아에 가서 저지르는 갖가지 추태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그게 외국에서만 있는 일도 아니다. 당장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하는 온갖 무례와 악행과 후안무치한 처우를 일일이 여기서 열거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예의와 체면을 중시한다고 배웠는데,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 혹시 돈만 좇아서 아등바등 정신없이 뛰어온 지난 60년이 우리를 이렇게 황폐하고 부끄러운 몰골로 변하게 한 것은 아닐까? 자고 나면 듣는 소리가 경제, 경제다. 대통령도 연두회견에서 온통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다짐을 했고 모두들 다행이라며 한숨을 쉬는 눈치다. 대통령이 나선다고 그리 뾰족한 수가 있을까 싶지만 지금까지 못된 것은 모두 대통령 탓이라고 난리였으니 두고 볼 일이다. 새해랍시고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는 으레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고,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인심 좋게 뿌려준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에게 속으로 질문을 하게 된다. 올해는 정말 희망이 있어 보이는가, 내 꿈은 무엇인가. 거의 백수나 다름없는 나도 이제 이 한해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겠지만 그래도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지 자꾸 다른 꿈을 꾼다. 올해에는 우리가 좀더 사람답게 살게 되기를. 남을 해하지 않고, 자기보다 힘든 사람을 돌아보며, 부끄러움을 알고 의젓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를. 김민숙 소설가
  • 3월 중순 유엔인권위 제출

    |도쿄 이춘규특파원|탈북자의 강제송환 중단 촉구를 골자로 한 북한 인권관련 보고서가 오는 3월 14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된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3일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인 위팃 문타본 태국 출라롱콘 대학 교수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북한 주변국가들에 탈북자 보호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접촉 인정 등을 요구하면서 “망명 신청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2국간 결정’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에는 탈북자가 발생하는 근원적 원인을 해소하고 강제송환자의 학대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신문은 이 보고서가 북한과의 쌍무협정에 의해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과 러시아측에 정책전환을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 6개 항목으로 구성된 보고서는 북한 당국에 ▲주민의 정치참여 확대 ▲사법제도의 투명화 ▲피의자와 수형자의 처우 개선 등 전반적인 ‘인권침해 방지와 시정을 위한 신속한 행동’을 요청했다. 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와 납치피해자의 유골이 ‘가짜’로 드러난 사건에 언급하면서 “특수기관에 의한 납치문제에 북한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작년과 재작년에 북한의 인권 탄압을 비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지난해 4월의 결의에 근거, 같은 해 8월 위팃 교수가 특별 보고자로 임명됐고, 이후 첫 보고서다. taein@seoul.co.kr
  • [나눔세상] ‘교도소 장벽’ 녹인 사랑의 인술

    [나눔세상] ‘교도소 장벽’ 녹인 사랑의 인술

    교도소의 높은 담을 넘어 인술(仁術)을 전하는 ‘독수리 5형제’. 안동교도소에서 전국 유일의 ‘종합병원’식 의료 봉사를 하고 있는 전문의 5인이다. 지난주말 교도소로 왕진을 나가는 이들을 따라 나섰다. ●강력범도 이들 앞에선 순한 양 금속탐지기와 소지품 검사대, 굳게 닫힌 철문 세개를 차례로 지나서야 복도 끝 의무과 진료실에 도착했다. 낮 1시지만 교도소 복도에는 냉기가 흘렀다.‘철커덩.’철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자 진료를 기다리던 재소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회에서 치료받은 건데, 영 시원찮더니 결국 보철이 빠졌어요.”힘깨나 쓸 법한 폭력사범 권모(45)씨가 어린 아이처럼 칭얼거렸다.“위생관리를 잘못해서 조금 헐거워진 것뿐이에요. 손봐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송현치과 김남수(42) 원장이 권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였다. 손거울로 입속을 살피던 권씨도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덟평 남짓한 공간에 진료 의자 2개를 나란히 놓은 좁은 진료실. 조금 겁나게도 느껴질, 덩치 큰 재소자들을 치료하는 김 원장의 몸동작과 손놀림은 날렵하기만 하다. 김 원장은 1993년 안동에서 개업한 직후 재소자 진료에 참여했다. 벌써 10년이 넘은 의료봉사단의 맏형이다. 매주 김 원장에게 이를 치료받는 재소자는 20명 가까이 된다. 봉사활동 시작한 계기를 묻자 “교도소에서 병원이 가까워서 그랬나 보다.”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복도 건너편 또 다른 진료실에선 성모안과 이종관(36) 원장의 진료가 한창이다. 올해 말 출소하는 백내장 환자 김모(32)씨가 “수술해야 하느냐.”고 걱정하자, 이 원장은 “아직은 괜찮다.”며 교도소에 구비된 약품으로 처방을 내렸다. ●폐쇄된 환경 탓에 치료 한계 안타까워 법무부에 따르면 질병을 앓고 있는 전국 46개 교정시설의 재소자는 2500∼3000명. 그러나 재소자 진료를 맡은 전문의는 67명, 공중보건의는 86명에 불과하다. 안동교도소에서도 의무과장과 공중보건의 2명이 있지만 재소자 1000여명의 건강을 책임지기엔 힘이 달린다. 고혈압, 당뇨, 심장발작, 천식 환자 등 큰 병을 가진 재소자만 90명을 웃돈다.2003년 10월 안동교도소는 지역 의사협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안동류병원 내과 전대형(37) 과장, 신경정신과 염형욱(34) 과장, 가톨릭 피부과 윤영묵(34) 원장이 흔쾌히 합류했다. 매주 혹은 격주로 교도소를 방문하는 이들의 봉사는 ‘가뭄에 단비’다. 의사들은 “재소자들이 집단생활과 폐쇄된 환경 탓에 병을 얻지만, 맞춤식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윤 원장은 “건조한 환경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가 많은데, 자극이 덜한 면 침구류를 사용할 수 없어 그렇다.”고 안타까워했다. 식이요법이 필요한 당뇨나 고혈압 등 환자들에게는 짠 교도소 음식을 물에 씻어 먹으라는 충고에 그친다.‘가진 것은 몸뿐’인 재소자들은 건강관리에 유난히 신경쓴다. 특별한 병도 없이 ‘건강염려증’에 걸린 재소자들에겐 비타민을 처방한다. 특히 ‘신참’들은 가벼운 증상에도 약을 찾는다고 한다. ●“재소자 교화해 재범 막는 게 진정한 치료” 내과를 맡은 전 과장은 “처음 진료기록부를 펼치니 살인, 폭력 등 죄명이 먼저 들어와 섬뜩했다.”고 털어놓았다. 가끔 처방에 불만을 품고 ‘돌팔이’라고 욕을 하거나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신경정신과 염 과장은 “교도소에 오기 전 ‘지위’를 내세워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재소자를 만나 당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재소자들에게 의료 검진을 받는 15분은 바깥 세상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의사들에게 신세를 한탄하거나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부탁하는 재소자들도 있다. 치료를 받고 작업장으로 돌아가는 재소자들은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오후 3시, 텅빈 진료실을 뒤로 하며 의사들은 “진정한 치료는 재소자들을 교화해 재범을 막는 치료가 아니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안동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서울시향 “뉴욕필과 어깨 겨눈다”

    서울시립 교향악단이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베를린 필하모니오케스트라나 뉴욕필에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탈바꿈한다. 또 세계적인 상임지휘자도 영입한다. 한국원로교향악단 이진수 이사장 등 각계 인사 20명은 21일 재단법인 서울시립 교향악단 설립 발기인대회를 갖고 “세종문화회관 소속인 서울시향을 독립적인 운영·홍보체계를 갖춘 재단법인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향이 재단법인화가 되면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교향악단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서울시향의 재단법인 출범과 함께 세계적인 상임지휘자를 영입한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후보 접촉을 하고 있다. 시향과 협연 경험이 있는 체코필 종신지휘자 블라디미르 발렉, 애틀랜타 심포니를 미국 10대 교향악단으로 끌어올린 요엘 레비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오는 3월 중순까지 상임지휘자와 부지휘자 영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단원평가제 등 단원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단원들의 처우도 대폭 개선한다. 또 연주 횟수, 경영 실적 등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밖에 정기공연은 물론 시민들을 찾아가는 공연을 대폭 늘려 시민들이 부담없이 클래식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시향 전용 음악당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이미 시향의 재단화설립에 관한 조례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를 마친 상태다. 시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가 공포되면 법인설립 등기를 끝낸 뒤 오는 7월쯤 창단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시향의 재단화 과정에서 현재 시향에 소속된 연주자 가운데 상당수가 물갈이 될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낮은소리] 화려한 은막뒤 ‘배곯는 스태프’

    [낮은소리] 화려한 은막뒤 ‘배곯는 스태프’

    “흥행에도 어느 정도 성공한 영화의 조명 스태프로 일했습니다. 혹독한 겨울에 사지가 덜덜 떨려서 수십도까지 오르는 열로 사경을 헤매는 일도 많을 만큼 고생했는데 아직도 잔금을 못 받았습니다.” “기획 시나리오 집필 제의를 받고 몇 달 동안 썼습니다. 영화사는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갑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엎었고, 고료 지급을 요구했지만 작품을 의뢰한 적이 없다는 대답뿐입니다.”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가 지난해 6월 개설한 ‘영화인 신문고’에는 애달픈 사연이 넘쳐난다.‘관객 1000만 시대’를 만든 숨은 주역들인 이들이, 실제로는 최저생계비도 못 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영화계에서 스태프들의 처우 문제가 수면 위에 오른 지는 오래됐지만, 개선의 속도는 한국사회의 어느 영역보다 더디다. 최근 조수연대회의가 한 영화사를 상대로 3억 4000여만원 상당의 채권가압류 신청을 내는 등 스태프들의 단합된 힘이 커가고 있지만 아직은 ‘낮은 소리’일 뿐이다. 영화를 향한 열정과 꿈을 저당잡힌 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 스태프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최저생계비도 못 버는 허울뿐인 프리랜서 7년동안 연출부를 거쳐 3편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일한 김모씨는 그동안의 총수입이 3000만원도 안 된다. 지금은 그나마의 벌이도 포기하고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 데뷔를 준비중이다. 그는 “경제적인 문제로 떠나간 사람이 수없이 많다.”면서 “그래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나는 행복한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왔지만 3년째 조감독으로 1000만원을 번 것이 전부라는 강모씨는 “부모님이 용돈을 쥐어주시면서 우시더라.”면서 “감독의 꿈만으로 버티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영화 스태프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생활이 불가능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스태프 1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월 평균 61만 8000원을 벌었고 50만원 이하의 소득자도 47%에 달했다. 대부분 생계 유지가 어려워 부모나 배우자에게 의지하거나(39%) 아르바이트를 병행(36%)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노동시간은 길었다. 하루 평균 13.9시간을 일했고 18시간 이상도 10%나 됐다. 불안정한 계약으로 그나마의 임금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임금 계약은 보통 ‘통계약’이라는 형태로 맺는다. 제작사가 각 파트 정상급(퍼스트급) 스태프들과만 계약을 맺으면, 퍼스트급이 이하 스태프들에게 분배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받지 못해도 법적으로 대처하기가 힘들다. 촬영 종료 뒤 임금의 절반가량을 지급하는 관행 때문에 흥행에 실패한 영화의 경우에는 잔금을 떼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영화현장스태프의 근로조건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구’공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72%가 임금체불이나 미지급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에 비례하지 않고 ‘작품 한 편당 얼마’식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작품당 계약’ 관행도 저임금을 촉발시키는 큰 원인이다. 한 영화가 기획에 들어가서 극장에 걸리기까지 보통 1∼3년이 걸린다. 캐스팅, 투자,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해 질질 끈다면 스태프들은 기약없이 노동력과 시간만 축내게 된다. ●‘영화 향한 열정’ 이용한 노동착취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인력이 넘쳐나는 이유는 뭘까. 감독으로 성공하리라는 꿈과 영화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국감자료에서도 전직을 희망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고, 전직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67%가 “영화가 좋아서”라고 대답했다.‘영화판’에서 일을 배우며 한단계씩 나아가야 하는 스태프들은 그렇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대부분 넘어간다. 소위 B급 영화사에서 조감독까지 했지만 지난해 A급 영화사로 옮겨 연출부 스태프로 일한 이모씨는 임금을 거의 받지 못했으면서도 “고급 인력과 친분을 갖게 되고 일을 배운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를 제기했다가 기껏 쌓은 인맥을 잃을까 두렵다는 것. 하지만 조수연대회의의 자문을 맡고 있는 이종구 노무사는 “어느 사업장이나 돈을 버는 것과 일을 배우는 것이 함께 이루어지는데, 일을 배운다는 이유로 저임금을 받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열악한 환경을 딛고 감독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확률적으로 드물다. 대부분 ‘죽도록’ 일만 하다가 젊은 시절을 허비한다.‘조폭 마누라2’의 장동현 조감독은 “제작비도 못 건지는 영화가 많다는 것은 잘 알지만 모든 희생을 스태프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자원봉사자가 아닌 만큼 전체 파이를 나누는 데 있어 일한 만큼의 몫을 받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상필 조수연대의장 더이상 한국영화 스태프들은 숨죽이고만 있지 않다. 조감독·제작부·촬영조수·조명조수 협회로 구성된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의장 이상필)는 ‘영화인 신문고’(filmunion.ivyro.net)에 접수된 22건의 체불임금 관련 사안에 대해 중재에 나섰고, 한 영화사를 상대로 3억 4000여만원의 채권가압류 신청을 냈다. 스태프들의 공식적인 첫 법적대응으로 기록될 ‘사건’을 이뤄낸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의 이상필 의장은 “신문고에 올라온 사안의 진위를 가린 뒤 권고안을 제시하는 등 우선적으로 중재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하지만 ‘법대로 하라.’는 제작자들도 있어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들의 ‘레이더’에 걸린 영화사는 70% 정도 촬영이 진행된 뒤 영화를 엎었고, 임금을 거의 지불하지 않은 채 3년을 끌었다. 이 의장은 “그래도 이 영화사는 수입·배급사업을 하고 있어 가압류 신청이 가능했다.”면서 “신문고 안에는 제작사가 임금을 주지 않은 채 파산한 뒤 1년이 지나 법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사안도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장 스태프들이 못 받은 임금을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의장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세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스태프들의 임금·고용·복지와 함께 제작시스템을 개선하는 일, 현장 영화인 재교육과 라이선스 제도화, 영화관련협회의 영화정보 공동 데이터베이스화 등이 그것이다.“투자자가 전권을 쥔 기형적인 영화산업구조와, 산업화과정에서 제대로 규정짓지 못한 채 굳어져온 관행이 원인인 만큼, 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영화계 스스로가 체질 개선을 해야 합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스태프도 근로자… 근기법 적용을” 한국영화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근로기준법을 적용시켜 노동자로 대우받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정기적인 영화 일의 특수성 때문에 아직은 스태프들을 프리랜서로 보는 시각이 많아 당장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는 영화 스태프들을 근로자로 인정받게 하기 위한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중이다. 현장에서 다쳤을 경우 산재보험을 청구한다든지, 회사가 부도날 경우 3개월치 임금을 보전해주는 체당금을 신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화스태프는 근로자’라는 판례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박형섭 변호사는 “법적인 선례가 생긴다면 스태프들이 일한 만큼의 추가수당을 받고 노동시간을 조절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해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근로환경 규정’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와 조수연대회의는 이 문제로 협상을 진행중이다. 영진위는 임금, 계약기간·방식, 노동시간의 기본틀과 함께 4대보험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내용의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권고안’을 제안한 한편, 조수연대회의는 연구원이 만드는 ‘선험적’인 권고안이 아닌 실질적인 주체인 스태프들이 적정수준을 제시하고 제작가협회와 협의한 뒤 영진위와 권고안을 논의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조수연대회의 최진욱 사무국장은 “영진위가 국감의 결과물을 내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면서 “영화인 신문고에도 최소한의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진위 국내진흥부의 김보연씨는 “3년전부터 스태프의 처우개선을 위한 연구사업을 지원해왔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을 입안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으로 진통이 예상되지만 3자가 협의해서 의견을 모아보자는 데는 이견이 없는 만큼 조만간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제작가협회와 조수연대회의도 첫만남을 갖고, 새달초 영화인 근로환경과 제작시스템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기로 합의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영화 스태프의 처우 개선을 위한 첫삽은 뜬 셈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클릭 이슈] 비정규직 통계 왜 다른가

    [클릭 이슈] 비정규직 통계 왜 다른가

    지난해 노동계 최대 화두는 ‘비정규직’이었다. 비정규직 문제는 올해도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정부에 대해 비정규직 해소 방안 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도 ‘비정규직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와 정부가 바라보는 비정규직 문제는 처음부터 판이하게 다르다. 바로 통계의 차이 때문이다. 노동계는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왜 이렇게 통계의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비정규직 통계를 둘러싼 허와 실을 알아보자. 비정규직 통계를 둘러싸고 노동계와 정부 양측은 표면적으로는 “숫자보다 차별해소 등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속내는 이와 다르다. 규모의 차이에 따라 정책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계부터 시각차 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2004년 8월 말 현재 539만 4000명이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1458만 4000명의 37.0%에 해당한다.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부의 통계는 지난 2002년 7월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토대로 한 계산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시적 근로자 359만 7000명, 시간제 근로자 107만 2000명, 파견 및 용역근로자 등이 포함된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근로자의 55.9%인 816만명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양자의 차이는 280만명에 이른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노동계는 “고용형태상 정규직이지만 주로 영세기업에서 근무하는 ‘취약근로자’도 비정규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계절 근로자와,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장기임시근로자 또한 비정규직이라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박사는 “정부의 통계는 현실과 괴리된 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계의 통계를 ‘그들만의 통계’라고 평가절하한다.‘민주노총에서 주장하는 숫자일 뿐’이라거나 ‘노사정위에서 합의한 개념이기 때문에 특별히 다시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비정규직 개념에 대한 국제적 통일기준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는 ▲고용기간이 짧은 계약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파견근로자 등을 비정규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체 고용형태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다.2003년 기준으로 네덜란드가 33.0%로 OECD 국가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일본 24.9%, 독일 17.6%, 프랑스 13.8%, 미국 13.0%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는 스페인(7.9%)과 비슷한 7.5%에 불과했다.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스페인 31.5%에 이어 우리나라가 17.0%로 두번째로 높다. 미국은 4.0%로 가장 낮다. ●비정규직,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이다. 비정규직 규모는 2001년 이후 해마다 약 8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한시적 계약직 근로자의 폭증세가 원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핵심 근로층인 20∼40대의 비정규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20대 비정규직의 경우 2001년 8월 75만 1000명(전체 임금근로자의 20.8%)에서 2004년 8월 128만 2000명(〃 23.8%)으로 늘어났다.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는 정부로서도 고민거리다.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위해 고용보험 등 추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노·정간에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정 화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뒤늦게 “미안해요”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말헥산(n-Hexa ne)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부 산하 수원지방노동사무소가 16일 다발성 신경장애에 걸린 경기도 화성시 D사 근무 태국인 여성 근로자 8명 모두가 특수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불법사실이 탄로날까봐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파타라완(30) 등 태국인 여성 근로자 5명이 입원한 안산중앙병원에 조사요원을 보내 D사의 작업환경과 발병증세, 부당처우 여부 등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이와 함께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박천응 목사와 자원봉사자가 D사에서 근무하다 다발성 신경장애에 걸린 뒤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귀국한 씨리난(37), 러짜나(30), 살라피(25) 등 태국인 여성 근로자 3명을 재입국시키기 위해 15일 밤 태국으로 출국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건강검진결과 이들의 질병이 확인되면 국내에서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원지검 공안부는 D사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 및 기타 부당 노동행위 등을 조사, 위법사항 발견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등으로 업주를 사법처리토록 수원지방노동사무소와 경찰에 주문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15일 D사 사장과 공장장 등을 소환, 조사했으며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치료 중인 D사 근로자들의 정확한 질병 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 나섰다. 또 17일부터 내달 5일까지 근로감독관, 산업안전공단 전문가, 검찰 등으로 합동 단속반을 구성, 노말헥산 취급 사업장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노말헥산을 취급하는 전국의 사업장은 모두 367곳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는 2만 6000여명에 달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54)

    儒林(유림) 206회에는 ‘割鷄牛刀(벨 할/닭 계/소 우/칼 도)’가 나온다. 이 말의 出典(출전)은 論語(논어) 陽貨(양화)편의 ‘割鷄焉用牛刀(할계언용우도)’이다. 이 말은 ‘작은 일에 어울리지 않게 큰 대책을 쓰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後漢(후한)의 사상가 王充(왕충)의 저서인 論衡(논형)에는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을 수는 있으나, 닭 잡는 칼로 소를 잡기는 어렵다.’(牛刀可以割鷄,鷄刀難以屠牛:우도가이할계, 계도난이도우)라는 유사한 文句(문구)가 보인다. ‘割’은 ‘가르다’‘자르다’는 뜻으로 用例(용례)에는 ‘割股啖腹(벨 할/넓적다리 고/먹을 담/배 복:눈앞의 이익만을 꾀하다가 신세를 망침)’‘割愛(할애:소중한 시간, 돈, 공간 따위를 아깝게 여기지 아니하고 선뜻 내어 줌)’‘割引(할인:일정한 값에서 얼마를 뺌)’ 등이 있다. ‘鷄’는 원래 ‘닭’을 나타내기 위한 글자로 ‘鷄口牛後(계구우후:큰 단체의 꼴찌보다는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 오히려 나음)’‘鷄鳴狗盜(계명구도:비굴하게 남을 속이는 하찮은 재주)’‘群鷄一鶴(군계일학:많은 사람 가운데서 뛰어난 인물)’ 등에 쓰인다. ‘牛’는 ‘소’를 뜻하기 위해 뿔을 포함한 소의 머리 모양만을 본뜬 글자이다. 소의 뿔은 모두 위쪽을 향한다는 데에서 着眼(착안)한 것이 異彩(이채)롭다. 用例로는 ‘牛耳讀經(우이독경: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이르는 말)’‘蝸牛(와우:달팽이)’‘馬行處牛亦去(마행처우역거:남이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말)’‘九牛一毛(구우일모:매우 많은 것 가운데 극히 적은 수를 이름)’ 등을 들 수 있다. ‘刀’는 한 쪽만 날이 선 ‘칼’의 상형이다. 칼의 각종 용도에 따른 의미를 나타내는 글자들의 의미요소로 널리 쓰였다.用例에는 ‘刀山劍水(도산검수:몹시 험준한 지경의 비유)’‘刀折矢盡(도절시진:기진맥진하여 더 이상 싸울 기력이 없음)’‘刀尺(도척:사람의 進退(진퇴),任免(임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이 있다. ‘割鷄牛刀’는 공자가 제자인 子游(자유)가 책임자로 있는 武城(무성) 지방을 방문하였을 때 음악이 演奏(연주)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남긴 말로 전한다. 당시 자유는 而立(이립)에도 이르지 못한 젊은 청년이었다. 출세가도를 걷고 있는 젊은 제자가 대견하면서도 젊은 血氣(혈기)가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나 공자의 우려와 달리 武城 지방에서는 자신의 평소 가르침인 禮樂(예악)의 정치가 펼쳐지고 있었다. 공자는 이런 제자를 향해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것이 아닌가?’라는 조금은 의외의 말을 던진다. 하지만 자유는 스승인 공자의 이전 가르침을 들어 禮樂의 當爲性(당위성)을 披瀝(피력)한다. 전통적인 해석에 의하면 論語의 이 대목은 단순한 弄談(농담)이 아니다. 한 나라를 다스릴 만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작은 고을에서 묵묵히 자신의 責務(책무)를 성실히 遂行(수행)하는 제자를 향한 讚辭(찬사)인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와 달리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큰 인물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쓰인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법무관리관 현직검사 임용 논란

    군 법무장교의 최고위 직책인 국방부 법무관리관(국장급)에 민간 법조인을 임용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된다. 그러나 대다수 법무장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장관의 참모인 법무관리관의 경우 현역 군인보다는 민간 법조인이 맡는 게 조직의 기능상 더 적합하다는 지적에 따라 현직 검사를 파견받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국방부는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출신 현직 변호사를 영입하려 했으나, 처우 등과 관련해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해 현직 검사를 파견받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육군 준·소장급 법무장교가 맡아 왔다. 국방부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윤광웅 국방장관 취임 이후 추진해 온 군 문민화 방안의 일환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최근 장성 진급비리 의혹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군 검찰(법무장교)과 군 당국간의 마찰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진급 비리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군 검찰과 국방부·육군간의 갈등은 법무관리관을 비롯한 고위직 법무장교들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이 군 법무장교 수장자리에 민간 법조인을 영입하자는 논의에 직접적인 불을 지핀 셈”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다수의 군 법무장교들은 “민간 법조인이 군 법무책임자가 될 경우 군 조직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라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내 일반 장교들은 “한시적으로라도 시행해 볼 만한 괜찮은 발상”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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