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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3) ‘항쟁의 산물’ 시민단체 어제와 오늘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3) ‘항쟁의 산물’ 시민단체 어제와 오늘

    6월 항쟁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었다.‘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온 대학생과 시민, 그리고 퇴근 후 시위에 합류한 ‘넥타이 부대’가 있었다. 전경을 피해 달아나는 시위대를 숨겨 주거나 정성스레 물 한잔을 건네 준 사람도 6월 항쟁의 숨은 주역이었다. 6월 항쟁 이후 불붙기 시작한 ‘시민의 힘’은 시민운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시민없는 시민단체’,‘명망가 중심의 운동’,‘대안 없는 비판’ 등으로 시민운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6월 항쟁으로 촉발된 시민운동이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 없는 그들만의 활동이 위기 자초 26일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시민운동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급성장했다. 여성민우회(87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88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88년), 환경운동연합(93년), 참여연대(94년) 등 굵직한 시민단체들이 탄생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전국적으로 2만 3500여개에 이른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움직임은 2000년 총선 당시 ‘낙천·낙선운동’을 벌이며 전성기를 누렸다. 시민운동의 영역도 정치민주화를 넘어 사회·경제민주화로 다양화되고 세분화됐다. 그러나 2000년을 기점으로 위기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시민운동이 일부 명망가 중심의 운동으로 변질되고, 일부 단체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시민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또 보수·진보 단체의 대립과 정치·권력화로 ‘그들만의 단체’로 바뀌었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단체의 영향력이 떨어진 게 위기가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하려는 치열함과 진정성 부족이 위기를 불렀다.”면서 “교수, 변호사, 활동가, 고액후원자 등 전문 집단이 독점한 시민운동 의제를 시민들에게 돌려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시민속으로, 시민과 함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6월 항쟁 당시와 같이 자발적인 시민참여 열기를 되살리는 것이 시민운동이 재도약하는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쟁점을 쫓아가는 운동보다는 내실화에 치중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통계와 수치로 말하자.’는 운동을 몇 년째 실천하고 있다. 그 성과는 지난해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으로 나타났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보도자료를 내는데도 3개월 이상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면서 “시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안 마련에 중점을 둔 단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희망제작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생태지평,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등이 대표적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시민단체가 이것저것 다하다가 무엇하나 제대로 못하는 악순환이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정형화된 운동의 틀을 깨고 ‘할 수 있는 하나라도 제대로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과잉대표성 폐해 시민운동의 침체 원인이 명망가 중심의 운동이 빚어낸 ‘과잉 대표성’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로 한명이 여러 단체 대표로 ‘겹치기 출연’ 일부 명망가들이 각종 시민·단체 공동대표 등에 겹치기로 나서는데다 정부 자문위원회 진출까지 독점하면서 ‘시민’의 설자리가 사라져 버렸다는 지적이다.‘시민의 힘’을 보여준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일부 명망가들이 독점한 시민운동의 의제를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원로 시민운동가인 A목사는 자신이 공동대표 등으로 있는 단체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는 “일은 실무자가 다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자회견장을 지키는 것뿐”이라고 털어놨다. 명망가 위주로 ‘이름 빌려주기’하는 것도 문제다. 심지어 ‘단체 따로, 대표 따로’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1월10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30여개 시민단체들은 최근 파행을 겪고 있는 ‘시민의신문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시민의신문 이사회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지만 당시 이 신문 이사 B씨는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었다. ●일부 인사가 정부 자문위원회도 독점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여성단체 인사들의 정부 자문위원회 진출 현황에 따르면 박인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14개, 김소림 인천여성단체협의회 회장 11개,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처장 11개,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11개,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10개의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여성운동가 출신인 손 의원은 “이들이 겹치기로 자문위원회에 나가서 과연 내실 있는 자문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일부 시민단체 명망가들의 자질 부족과 무책임을 꼬집는다. 그는 “개인 경험을 늘어놓거나 양비론으로 흘러 김을 빼놓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봤다.”고 꼬집었다. 명호 생태지평 연구원은 “정부는 책임과 권한은 주지 않고 내용은 취약한 명분밖에 없는 민관협력을 원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시민운동가가 아니라 그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명망가 중심 시민운동 이제 끝내야’ 시민운동가들은 시민단체 원로들을 ‘얼굴마담’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형식에 치우친 연대사업과 급조된 기자회견 남발을 원인으로 꼽는다. 한 시민단체 정책실장은 “제대로 된 기자회견이라면 가장 열심히 하고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앞에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는 늘 오던 사람만 기자회견장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고 인정하면서 “연대기구, 기자회견, 집회 모두 남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단체 대표들이 아니라 실무자들이 정부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악한 시민운동가 처우 시민운동가 A씨는 지난해 국회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10년간 시민운동을 통해 남은 것은 5000만원의 빚뿐. 생활고에 시달리다 시민운동을 접었다. 매월 시민단체 15곳에 내는 회비만 50만원인 A씨는 “지금도 시민단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고 전했다. 시민운동 활성화의 또다른 걸림돌은 시민단체 상근자들의 열악한 처우다.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경실련 상근자들의 임금이 1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시민운동가들에게 최소한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는 재정적 기반에 대한 고민은 시민운동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시민단체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쓴다. 참여연대는 올해부터 상근자 최저임금을 100만원으로 정했다.4년간 동결했던 임금을 지난해 15% 인상한 결과다. 경실련도 같은 방식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기본급을 95만원으로 올렸다. 한때 상근자만 90명에 육박하던 경실련은 5∼6년전 55명, 지금은 34명이 일하고 있다. 경실련은 상근자 35명을 상한선으로 정했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사업 영역을 통폐합하면서 지난 3년간 급여를 높이고 사람을 줄였다.”고 전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상근자에게 투자하는 비율을 높일지, 현재처럼 인력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유지할지 내년에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내부고발자 탄압 “법적 대응”

    # 1. 지난 24일 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옥조근조훈장을 받을 예정이던 한광고등학교의 김진훈 교사는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학교 재단의 비리를 고발했다는 ‘괘씸죄’에 걸려 재단이 김 교사의 조퇴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2. KT가 고속철도(KTX) 전력유도방지 공사를 강행해 예산이 낭비된 사례를 청렴위에 신고한 KT 직원 Y씨는 지난해 2월 파면 조치를 당했다. 청렴위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지만 회사측은 Y씨가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만으로 Y씨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3. 서울 양천구 한 사립 초등학교의 학부모는 최근 같은 학교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를 다른 곳으로 전학시켜라.”는 집단 협박을 받았다. 이 학교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불법적으로 여행 비용을 받아온 사실을 서울시교육청에 고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국가청렴위원회가 이같은 내부고발자에 대해 일어나고 있는 조직적 탄압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청렴위는 25일 “내부 고발로 인한 신변 위협, 신분상 불이익,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계 기관의 협조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청렴위는 “김 교사와 양천구 사립초등학교 문제와 관련, 감사원과 교육인적자원부·서울시교육청 등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부당한 처우를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고 부당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제재 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렴위는 또 Y씨에 대해서는 지방노동위원회가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며, 부당한 처우가 확인되면 KT에 복직 권고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렴위는 “사립학교 내 촌지 수수행위나 불법 찬조금 모금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부패방지법에 따른 처벌이 불가능하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교감에 업무비 월10만원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 교감이나 유치원 원감에게 매월 10만원씩 업무추진비를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2006년 교섭 70개항 합의 조인식’을 갖고 교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근무조건 및 후생복지, 전문성 신장 방안을 위해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 합의안을 보면 내년 교원의 보수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교직수당 가산금을 단계적으로 신설하거나 인상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원로교사 수당은 월 5만원에서 10만원, 보직교사 수당은 월 7만원에서 20만원, 보건교사 수당은 월 3만원에서 10만원 등 수당별로 2∼3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그러나 합의 사항이 모두 이뤄지려면 연간 2500여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당장 시급한 수당부터 현실화할 방침이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영화산업단체협약 조인 이후

    영화산업단체협약 조인 이후

    하루 최대 15시간, 한 주에 66시간까지만 일하게 되다니…. 오는 7월1일부터 3년차 영화 스태프인 김모(30)씨의 생활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다름 아니라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 최근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2007년 영화산업단체협약’을 조인한 데 따른 것이다. 연장근로와 야간 및 휴일 근로에는 통상시급의 50%가 더해진다.4대 보험 가입, 모성보호, 휴일과 휴가 등도 법정기준을 보장받게 된다. 조명 스태프로 일하는 김씨는 체결된 영화산업단체협약을 환영하며 “이제야 제대로 영화를 하며 살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악을 통해 영화계 스태프들의 기본적 권리를 담은 규정이 처음으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제껏 5편의 영화에 참여한 김씨는 제대로 된 월급을 받은 적이 없다. 촬영 시작 때 영화사와 5∼6명의 조명팀이 통째로 계약하는 이른바 ‘통계약’으로 받은 1500만∼2000만원 정도를 팀 전체가 나눠 가졌다. 조명감독에서부터 선임 순으로 나누면 조명부 막내 시절 그가 받았던 돈은 아무리 많아도 편당 300만원을 넘기지 못했다. 통상 영화 1편 제작에 15주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달 평균 100만원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많아야 1년에 3∼4편 정도 영화에 참여하는 만큼 1년에 1000만원 벌기가 힘들었다.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영화 스태프 1인당 급여는 연 640만원에 그친다. 그는 조명부 일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 쉬는 날에는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또 주연배우들의 촬영 스케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영화촬영 동안은 영화사에서 부르면 주말에도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했다. 가족과 휴일에 놀이공원 한번 가자고 약속하기도 쉽지 않았다. 감독에 따라 식사도 1∼2끼씩 거르며 촬영하는 것도 비일비재했다. ‘한류’가 몰아쳐 배우들의 개런티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스태프들에게는 ‘한류의 개척자’라는 자부심 외에는 돌아온 게 없었다. 영화에 대한 열정은 일용직 노동자보다도 못한 열악한 처우에 곧 식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뭇 달라질 것 같다. 노사협약을 통해 김씨는 ‘3rd’직급을 부여받아 최저시급 5000원을 보장받아 주당 24만원의 최저임금을 받게 된다. 통상 주당 94시간(휴일 및 야간촬영 포함) 정도 촬영하는 현 영화계 현실을 감안할 때, 노사협약을 통해 영화 촬영시 받게 되는 돈은 한 달에 220만원 정도(휴일근로수당 등 제수당 포함)에 이른다. 한 편만 더 찍으면 직급도 ‘2nd’로 높아져 기본시급 7000원, 최저임금은 월 134만원이 된다. 하지만 김씨에게 급여보다 더 좋아진 것은 근무여건이다. 하루 최대 15시간으로 촬영한도가 정해지고 4시간마다 30분씩,8시간마다 1시간씩 휴식시간도 생겼다. 촬영지가 서울에서 1시간 넘는 거리에 있을 경우 출퇴근 이동시간까지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이제는 일요일 등 휴일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좋은 아빠 노릇도 할 수 있게 됐단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애인 특혜 파문’ 울포위츠 사임압력 가중

    미국 ‘네오콘 핵심’으로 이라크전을 기획했던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자신의 애인에 대한 특혜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3일 세계은행 직원협의회가 울포위츠 총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세계은행 내부에서는 그가 총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포위츠 총재는 전날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의 기자회견에서 “사과해야 할 실수를 저질렀다.”고 공식 인정하고 이사회에 조사 기구의 설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평소 그가 세계은행 업무에 높은 도덕성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은행 직원협의회 회장인 앨리슨 케이브는 “명예롭게 사임해야 한다.”면서 “이사회가 사임을 요청하지 않으면 직원협의회가 불신임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2005년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한 그는 당시 세계은행 직원이자 애인인 사하 리자를 내부 규칙에 따라 미 국무부에 파견했다. 그러나 직급을 매니저로 올리고, 연봉을 다른 직원의 2배나 많게 인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대에 섰다. 최근에는 울포위츠 총재가 2005년 8월 인사담당 총책임자인 자비에르 콜 부총재에게 애인에 대한 처우를 지시한 메모를 보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전공노 합법전환 급물살 타나

    최대 공무원 단체이자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합법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이달 말 열리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강성 이미지를 고수해 온 전공노가 제도권으로 편입될 경우 공무원노조 활동에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전공노 관계자는 10일 “최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오는 28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기로 확정했다.”면서 “대의원대회에서는 합법 전환을 위한 찬반 투표 실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노는 지난해 1월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된 이후에도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법외노조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전공노 사무실 폐쇄’를 계기로 일부 소속 단체가 독자적으로 합법 노조로 전환하는 등 내부갈등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행정자치부가 지난 3월 각 지자체에 “전공노 조합원들의 조합비 자동 이체를 해지하라.”고 권고하는 등 ‘돈줄 막기’에 나서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합법 전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서울, 부산, 광주, 전남 등을 중심으로 합법 전환을 위한 찬반 투표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총투표는 이르면 다음달 안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노조설립 신고 절차를 마무리해 합법 노조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공노 가입 공무원은 모두 14만여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조합비를 납부하는 공무원은 6만 5000여명이다. 전체 노조 가입대상 공무원이 27만 5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전공노가 합법노조로 전환할 경우 공무원연금 개혁 등 처우 문제에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2월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의 단상 점거로 ‘합법 전환을 위한 총투표’ 안건 상정 자체가 무산된 적도 있는 만큼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노·사 ‘비정규직’ 氣싸움

    노·사 ‘비정규직’ 氣싸움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을 둘러싸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심상찮다. 경영계는 기존의 틀에서 큰 변화가 없는 쪽으로 사업장을 유도하고, 노동계는 법 취지대로 권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갈등이 화해무드로 돌아서는 노사관계에 자칫 찬물을 끼얹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간의 본격적인 기싸움은 지난 1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75쪽 분량의 ‘비정규직 법률 및 인력관리 체크포인트’라는 책자를 400여 산하 사업장에 배포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책자는 사용자들이 달라진 비정규 근로자의 활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느껴지는 7∼8개 조항에 대해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한국노총은 즉각 반발했고, 민주노총은 맞대응 책자를 발간해 현장에 배포했다. ●기간제 근로자 반복교체 가능한가 경총은 기간제 근로자의 2년 초과 사용금지에 대한 예외적인 사항을 잘 이용하거나 2년이 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고 일정기간 지나 다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면 된다고 권고한다. 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에는 2년을 초과해 사용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다. 휴직 등으로 결원이 발생할 경우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수 있거나 고령자와의 근로계약,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 등에는 2년을 초과해도 비정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기간제 근로자 사용 사유 원칙을 분명히 명시하고 동일업무 동일근로자의 반복 사용시 정규직화를 명시토록 사업장에 당부했다. 또 기간제 사유 및 기간, 소명여부에 대한 서면통보를 의무화하도록 요구했다. 정부는 계약 종료후 일정 기간 내 동일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 법 위반 여부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다. 법원의 판단에 우선 맡겨 보자는 입장이다. ●기간제 무기계약시 임금과 근로조건은 경총은 무기계약을 하더라도 임금과 근로조건은 기간제 근로 때와 마찬가지로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무기계약 전환시 근로조건에 대해 규정한 바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근로조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맞선다. 정부는 각국의 입법례에 따라 ‘차별처우 금지원칙’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상시 업무의 도급, 외주 전환이 가능한가 경총은 차별금지제도 도입으로 비정규직 인력 활용이 어려워 외주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상시업무는 파견허용을 금지하고 외주화로 전환된 경우에도 직접고용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기업이 인력운영의 유연성 확보 등을 위해 기계적·반복적 또는 단기적인 업무에 대해 기간제, 파견, 도급의 형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도급 형식을 빌려 실제로는 불법파견을 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파견법 시행령에 파견·도급 구별 기준을 명문화할 계획이다. ●정규·비정규직 분리 배치 여부 경총은 기업의 작업환경을 직무와 일의 역할 등에 따라 구분해 분리 배치·운영토록 권고했다. 민노총은 비정규직 별도직군의 편제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우리은행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서 종전의 비정규직을 업무성격에 비춰 별도 직군으로 분리하는 것이 법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규·비정규직 취업규칙이 다를 수 있나 경총은 정규직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별도의 비정규직 규칙을 작성할 것을 권한다. 민주노총은 취업규칙에 정규·비정규직 구분 기준의 명시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취업규칙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형화한 일종의 경영규범으로, 근로기준법은 복수의 취업규칙을 금지하지 않고 있지만 차별적 처우 금지의 원칙은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비정규직에만 적용되는 취업규칙의 합법성 여부는 개별적·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국민연금 인식 좋아졌으면…”

    “국민연금 인식 좋아졌으면…”

    “소송현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낍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기획조정실 법무팀장(일반직 2급)으로 일하고 있는 배민경(34·여) 변호사는 20년 역사의 연금공단에서 첫 법조인 출신 직원이다. 지난해 7월 개방형직위 공채로 입사한 배 팀장은 세간에 주목받을 만했지만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일하고 있어 노출되지 않았다. 배 팀장은 사시 41회(99년)·연수원 31기(2002년 수료) 출신의 6년차 베테랑 변호사다. 연수원 수료 뒤 로펌행을 택해 이직 전까지 민사·가사 소송에서 제법 이름을 날렸다. 남편도 서강대 법대 캠퍼스커플(92학번)로 현재 서울 남부지원 판사로 일하고 있다. 배 팀장이 공기업행을 택한 것은 공무에 대한 남다른 미련 때문. 평소 로펌에서 일하면서도 ‘언젠가는 국가를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하겠다.’는 꿈을 잃지 않았다. 각종 소송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자신의 모습에 문득 회의도 들었다. 결국 연금공단의 변호사 채용소식에 별다른 고민 없이 지원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지금도 관악구 봉천동 집에서 잠실 연금공단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낮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입사로 연금공단 측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앞서 다른 변호사들이 낮은 처우를 이유로 입사를 포기했지만 배 팀장은 일이 좋아 입사한 만큼 조건을 그리 따지지 않았다. 그는 현재 법무팀 산하 소송·법령파트를 총괄하고 있다. 공단을 상대로 수급권자들이 제기하는 행정소송을 맡아 법률자문을 해주고, 국민연금 내 관련 법령과 공단내 규정을 관리하는 직무다. 최근 연금보험료 납부 자체를 거부하는 풍토가 만연하며 위헌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배 팀장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소송건에 대한 서류검토를 마치고 대응전략을 짜는 게 그의 몫이다. 그는 “법무사, 회계사 등 수입이 일정한 분들도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꼬투리를 잡는 경우가 있다.”며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격이 미달돼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없던 소송당사자에게 새로운 장애요건을 심사해 혜택을 돌려주기도 했다. “아들 찬민(4)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국민연금은 공공부조와 다른 만큼 각종 판례를 축적, 부족한 면을 좀 더 명확히 해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배 팀장의 각오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결핵 감염 위험 감수… 국민건강에 눈 부릅떠”

    “결핵 감염 위험 감수… 국민건강에 눈 부릅떠”

    지난 21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국립 결핵연구원은 결핵의 날을 앞두고 결핵관리자에 대한 교육을 받으러 온 100여명의 일선 보건소 직원들로 북적였다. 같은 시각, 연구원 3층 미생물과. 직원 20여명의 표정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날아든 산적한 결핵균주를 대상으로 검사가 시작된 탓이다. 가운과 장갑, 마스크를 착용한다지만 순간의 방심이 곧 감염으로 이어지기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검사실에서 감염된 검사원만 5∼6명에 이른다. 검사실 초입에 ‘감염위험!관계자 외 출입금지’란 섬뜩한 문구가 붙은 이유다. 검사원 김태형(29)씨는 “하루 손만 10여차례 씻고 수시로 옷을 갈아입는다.”고 전했다. 현재 연구원 미생물과에는 결핵균과 싸우는 검사원 24명과 3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웃 일본에 비해 10분의1 수준으로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은 매년 23억여원에 그치고 있다. 박영길(49)미생물 과장은 “검사원 한명이 하루 평균 20여개, 연간 5000여개의 샘플을 검사한다. 매우 거친 일로 하루 8시간 근무하는 동안 식사와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곤 자리를 뜰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지난 86년 연구원에 입사해 결핵검사로만 20여년 잔뼈가 굵은 결핵통이다. 검사실은 이미 노후돼 오는 2009년쯤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로 이전하게 된다. 공간도 부족해 균 보관기를 검사실 밖 복도에 놓아야 할 정도로 공간도 부족하다. 검사실에선 결핵균 검출을 위해 도말검사와 배양검사가 이뤄진다. 가래를 슬라이드에 얇게 발라 결핵균만 선택적으로 염색해 관찰하거나 체온과 같은 온도에서 균을 증식시키는 방법이다. 검사원들의 처우는 초봉 1500만∼1800만원선이며, 계약직 채용이 잦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결핵연구원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세계 20대 결핵연구원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과 필리핀의 결핵균 관리까지 도와주고 있다. 직원들의 남다른 사명감도 엿볼 수 있다.6년차 검사원인 강희윤(32·여)씨는 “최근 학생들의 집단 발병을 DNA 지문검사를 통해 밝혀냈다.”면서 “좀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첫 아이를 출산한 검사원 김민희(31)씨도 “사실 아이에게 전염될까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일이 위험하지만 모두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교도소 교정사고 10년새 3배 폭증

    교도소 교정사고 10년새 3배 폭증

    교정시설 ‘담장 안’에서 일어난 폭행·자살 등 교정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전문연구원과 법무부 교정국 류종하 보안경비과장이 공동연구 발표한 ‘교정사고의 처리 실태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교정시설 안에서 발생한 교정사고 수가 1996년 292건에서 2005년 885건으로 10년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교정사고 중 폭행·상해는 2004년 67.6%,2005년 64.7% 등으로 가장 많았다. 또 수용자가 교정시설 직원을 폭행한 사고는 96년 6건으로 2.1%에 불과했지만 2004년 81건(12.7%),2005년 128건(14.5%)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수용자의 소란난동 역시 96년 3건에서 2005년91건으로 늘어나 전체 사고 중 10.3%나 차지했다. 교정 사고 발생 원인별로는 전체적으로 ‘우발적 충동이나 불만’의 경우가 가장 많았고 ‘처우 불만’ 등이 뒤를 이었다. 전과별로는 초범 수용자의 사고가 가장 잦았고 뒤이어 5범 이상 수용자의 사고 비중이 높았다. 한편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자살이 교정시설에서도 급증,96년 9건이던 것이 2004년 12건,2005년 16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잇따른 자살 사고 방지책으로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혼거실 수용을 장려하고 있지만,2005년의 경우 독거실 수용자 자살이 4건 발생한 데 비해 혼거실에서는 두 배인 8건이 발생,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살 사고 원인별로는 2003년의 경우 ‘중형선고 예상’이 40%로 가장 많았고 2004년에는 ‘소외감 등’이 33.3%,‘중형선고 예상’이 25%로 나타난 반면,2005년에는 ‘출소 후 생활비관’이 37.5%,‘범죄 죄책감’이 18.8%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지방시대] 지자체, 외국인노동자 지원에 나서야/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불과 얼마 전 발생한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불법체류외국인 보호시설 화재 참사는 많은 것을 되짚어보게 했다. 외국인 보호시설의 안전성, 종사자의 자세, 유사시 대처능력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소위 경제대국 한국이 과연 그에 걸맞은 외부인 수용 자세를 갖췄는가 하는 물음도 제기되었다. 이는 대구와 경북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 고스란히 적용 가능한 비판이자 의문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전국의 외국인노동자 수는 40만명에 이른다. 중소기업 인력난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분간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듯하다. 대구경북의 경우도 흐름이 유사하다. 최근 외국인노동자 규모가 3만 5000명 수준을 넘어섰는데, 장차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대부분 영세사업장의 갖가지 악조건을 견디며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외국인노동자 문제는 중앙과 지방 가릴 것 없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정책과제로 등장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의 대응은 상당히 미온적이다. 경기도 일대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주민과 외국인노동자 사이의 경계 허물기에 나선 데 비해 적극성이 훨씬 떨어진다. 심지어 기초자료조차 미비하다. 사안이 지닌 갈등 잠재성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거나 국제 노동력 이동을 국가간 상호작용의 결과라 여겨 오로지 중앙정부와 시민단체 관심사로 간주해버린 탓이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노동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외국인노동자의 심각한 정체성 혼란, 부적응, 소외는 그저 개인적 고통에 그치지 않고 지역 발전을 해친다. 낯선 환경을 접한 이방인들이 수월하게 자리잡을 때 기업 생산성 향상, 지역 세계화전략 실천, 우호적 외국인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그러지 못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수도권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일찍 깨달아 행정과 민간 부문의 협력 속에 열린 지역사회화로 방향을 설정하고, 외국인노동자관련 예산·인력·공간 지원을 서둘렀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에 앞장섰다. 비록 뒤처진 감이 없지 않으나 대구경북도 한시바삐 외국인노동자를 대하는 시민의식 전환과 제도적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힘 쏟아야 한다. 지역의 세계화 관점에서 접근하면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기피업종 종사자는 뜨내기가 아니라 이웃이 된다. 아울러 외국인노동자 처우 개선은 지역의 인권 여건을 바꾸고 근로의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심층 실태조사를 통한 데이터 축적 역시 시급하다. 대구경북의 외국인노동자 수가 얼마인지, 출신국가별 분포는 어떤지, 체류기간과 등록 여부는 어떻게 되는지를 면밀히 파악해 정책수립의 기본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종교기관, 시민단체가 수행한 상담내용을 분석해 외국인노동자 생활환경과 공동체별 요구사항을 유형화할 경우 세부적인 정책 프레임워크는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사실 오늘날 우수 기업이나 인적자원은 대부분 창의적인 지역을 찾아 움직인다고 한다. 이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차이를 들춰내기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편견을 멀리하는 관용성이다. 서로 다른 문화, 외양, 생각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누구나 낯선 곳에 들어와 편안함을 느끼며 적응하기 쉬워야 놀라운 활력이 생겨난다. 나아가 그 속에서 새로운 지역 경쟁력이 길러진다. 사정이 이러하니 만큼 대구경북은 안팎의 비판과 의문에 지혜롭게 답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 기자생활 23년이 남긴 기념사진

    기자생활 23년이 남긴 기념사진

    196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들에게 변변한 기념사진이라도 있을까. 1961∼1984년의 서울을 기억하는 책을 쓰던 저자에게는 미국에 사는 친구가 이메일로 보내 온 흑백사진이 유일했다. ‘모든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김승웅 지음, 김영사 펴냄)’는 한국일보 기자와 시사저널 편집국장 등으로 뜨거운 젊은 시절을 보낸 이의 추억담이다. 저자는 기자로서 누구보다 바쁘게 내달렸던 옛 서울의 시간과 공간, 사람을 기억해 낸다.1961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한 저자는 동기인 홍사덕씨에게 “군계일학의 괴이쩍은 자”로 기억된다. 쇼펜하우어 찜쪄 먹을 허무의 우수어린 언사로 자살을 꼬드기는가 하면, 다음 순간 분단과 가난에 몸부림치는 조국을 위해 떨쳐일어나자고 열변을 토하는, 말 그대로 현기증 나는 괴물이었다는 것이다. 괴물은 기자들 사이에서 ‘왕초’로 불렸던 창업주 장기영씨와 부딪쳐 보기 위해 한국일보에 입사한다. 매일 특종과 낙종의 경계선을 달리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기자 처우개선을 위해 당당하게 사주와 맞대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철 군화의 폭력과 억압 앞에서 수없이 무릎 꿇어야 했던 시간은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고 회고한다. 기자협회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 일로 동료들이 옥살이를 치른 일은 지금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젊은 날의 사자후는 이제 아련한 시간으로 지나가 버렸다.1961∼1984년을 저자와 함께 살아왔던 이들에게는 새록새록 옛 기억을 떠올리느라 넘어가는 책장이 아까울 수도 있겠다. 저자는 원고를 작성하면서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글을 이메일로 돌렸다. 책장 사이사이에 실린 ‘글 속의 글’은 가벼운 댓글이 아닌 지인들의 따뜻한 공감으로 채워졌다. 인터넷과는 거리가 있는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이다.284쪽.9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파산 의료인 면허정지 안된다

    파산 의료인 면허정지 안된다

    30대 중반의 산부인과 개업의 A(남·부산시 해운대구)씨는 지난해 중순 파산을 신청했다. 무리한 시설투자와 살벌한 대형병원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압류통지와 강제집행명령에 시달린 A씨는 월급제 의사로 취업을 시도했지만 수개월간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현행 의료법이 의료인 파산을 ‘면허 결격사유’로 규정해 복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도 부산에서 병원 경영난에 따른 생활고를 비관한 의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신분 노출을 꺼린 유족들 때문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의료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재 의료계는 포화상태로 1990년 4만여명에 불과했던 의사가 2005년 8만 5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전체 회원의 3분의1이 한달에 300만원 이상을 벌지 못한다. 이는 월세와 간호사 월급을 주기 전의 금액이다. 장동익 의협회장은 “유일하게 통계가 잡힌 2004년에만 생활고로 2명이 자살했다.”며 “파산선고의 경우는 수없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거리로 내몰린 의료인들 이르면 올 3월부터는 이처럼 의료인이 파산이나 개인회생절차에 있다는 이유로 면허가 정지돼 생계 곤란을 겪는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아울러 파산자가 의료 관련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제한받는 일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애자(민주노동당) 의원이 현행 의료법의 문제점을 고쳐 대표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5개 관련 법률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인 등은 파산 및 개인회생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면허정지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면책·복권까지는 통상 6개월여가 소요됐다. 파산자가 의료면허·자격 등 국가시험응시자격에 있어 불합리한 처우도 받지 않게 돼 사회·경제적 재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파산자가 가질 수 있는 직업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약사 등으로 넓어진다. 우리나라의 파산 신청 건수는 2006년(8월 기준)에만 7만 3232건에 달했다.97년 첫 신청자가 등장한 뒤 2004년 1만 2317건,2005년 3만 8773건 등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지껏 의료인 관련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현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도 ‘법안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30대 의사, 약사들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앞서 파산자 불이익 해소를 위한 개정안 79개를 일괄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파산자의 ‘사법시험 응시자격 제한 삭제’‘건축사 자격 취득 결격사유 삭제’ 등 14개 법안이 가결됐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외국인보호소 지속적 관심을”

    “지난달 11일 발생한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사건이 어느새 잊혀지고 있다.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도해 주기를 바란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5차 회의가 지난달 27일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5명의 위원들은 지난 한 달간 서울신문에서 주요기사로 다룬 ‘6자회담’ 및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 사건’을 중심으로 신문제작 방향 및 독자권익침해 사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참석한 위원들은 독자 오병학·정인순(여)씨, 대학생 임효진(중앙대 신방과 4년·전 중대신문 편집장)씨, 장영란 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차형근 변호사 등이다. 박재범 서울신문 미디어지원센터장이 간사로 참석했다.●임효진 위원 6자회담의 경우, 서울신문은 타신문과 마찬가지로 단순사건 전달 수준의 보도였다. 전문가를 활용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지 등 다양한 분석을 제시해주지 못했다. 중요한 기사인 만큼, 다양한 관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아쉽다. 특히 한국이 소극적으로 이 사안에 접근한 것이 아닌지 등이 궁금했지만, 이런 의문을 풀어줄 기사가 없었다.●차형근 위원 마치 관급기사를 받아쓰는 느낌을 받았다. 타지와 다른, 새로운 어떤 접근도 없었다. 신문사에서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하는 것이 근본문제라고 본다. 자체적으로 전문가를 양성하기 어려우면, 외부 전문가를 동원해야 한다.●장영란 위원 남북문제는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6자 회담에 대해 실체를 다채롭게 분석해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지금 정부가 잘 못하는 점도 많지만, 잘한 점은 평가해줘야 한다.●정인순 위원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사건 보도를 보면서, 과연 외국은 불법체류자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오병학 위원 한마디로 외국인 보호소 직원들이 성의가 없어서 발생한 사건이다. 불법체류자의 비인간적 처우 등에 대해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정부가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임효진 위원 서울신문 보도는 사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신문과 다르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적었다. 예컨대 왜 불법체류자가 양산되는지 등 관련 사회문제를 새롭게 조명했어야 했다. 아울러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말고, 이번 사건의 대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보도해주기를 바란다. 또 서울신문에 지난 한달간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4차례 나왔는데, 전근대적 인식을 담고 있다. 다른 말을 사용했으면 좋을 것 같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현장 행정] 구로구 첫 여성 공채 환경미화원 정미숙씨

    [현장 행정] 구로구 첫 여성 공채 환경미화원 정미숙씨

    공무원 가운데 연봉이 무지 세다(?)는 환경미화원. 신규채용 경쟁률이 수십대1을 가볍게 넘는다. 구로구청은 지난달 처음으로 실기와 면접 등을 거쳐 여성 공채1기 환경미화원을 뽑았다.17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정미숙(41·가명)씨는 “힘으로 통과했다.”며 합격비결을 에둘러댔다. 그녀는 얼굴이 사진에 나오거나 실명이 공개되지 않도록 취재진에게 정중하게 요청했다. 정씨는 보름간의 실무교육을 마치고,3주 전에 인도청소에 배치됐다. 그의 담당구역인 고척2동∼근린공원 사거리구간 1.5㎞ 가로청소 현장을 동행취재했다. ●하루에 1.5㎞ 세 차례 왕복 22일 오전 10시 고척2동사무소 인근 도로변. 인도를 따라 비질을 쉴새없이 하던 정씨는 허리를 펴고 잠깐 휴식을 취했다. “새벽이 무서워요. 차도까지 청소를 하다 보면 지나가는 차들의 굉음에 몸이 움찔움찔하죠. 사람보다 차가 더 겁나요.” 그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한다. 눈만 빼고 모두 가리는 ‘완전 복장’과 빗자루, 쓰레받기를 갖추면 청소 준비 완료다. 고척2동∼근린공원을 한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시간 정도. 정씨는 하루 세 차례 왕복한다. 이 가운데 전단지와 담배꽁초, 구토물 등이 널려진 첫 새벽청소가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린다. “아직 ‘아침형 인간’이 안 되다 보니 새벽 4시부터 일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그래도 체력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환경미화원 말로는 요즘이 ‘청소 비시즌’이래요.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는 얼이 빠질 정도로 바쁘다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 같아요.” 정씨는 버리는 사람보다 기초질서를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한번은 한 아저씨가 자전거 수리를 위해 기다리면서 저와 눈이 마주치자, 발로 담배꽁초를 슬그머니 가리는 거예요. 제가 가서 빗질을 하자 굉장히 당황하시더라고요.” 가정주부였던 정씨는 애들 과외비를 벌기 위해 환경미화원으로 나섰다. “가족회의를 열어 (환경미화원에 지원하겠다는)제 의지를 밝혔을 때에는 사회적인 이미지 때문에 남편이나 애들이 미안해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다들 좋아해요. 그럼에도 애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항상 몸가짐을 조심합니다.” ●“초봉은 3000만원 수준” 하루 8시간 이상 ‘지역구’를 빗질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저승사자’로 통한다. 서울시 환경기획관 출신인 데다 구청장 취임 이후 누구보다 ‘클린 구로구’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출·퇴근 때뿐 아니라 이동할 때도 골목과 도로변 청소 상태를 확인한다. 이러다 보니 환경미화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청소행정과 양성주 주임은 “청장님이 한마디 하면 아무래도 담당구역 미화원이 누구인지 알아보죠. 그들도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구로구의 환경미화원은 모두 147명. 가로청소 미화원이 87명으로 가장 많다. 평균 연령은 49.2세. 연봉 수준은 초봉이 3000만원 안팎이다. 양 주임은 “환경미화원에 대한 처우가 많이 좋아졌지만 제반 복지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면서 “더욱이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이에 따른 불이익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3)· 잇단 사고 원인·대책

    “여수참사를 계기로 ‘보호없는 외국인보호소’라는 말이 안타까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출입국관리법을 하루빨리 개정해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소를 통제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1일 새벽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를 계기로 재한 외국인의 인권 실태와 외국인보호소 개선책을 차분하게 짚어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으로 ‘미등록 외국인 단속 및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아름다운재단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의 정정훈(37) 변호사를 14일 만나 여수 화재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여수 화재 참사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 일단 외국인보호소를 통제하는 법 규정이 전무해 출입국관리소 재량에 따라 모든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말만 보호일 뿐 신체 자유의 제한이 법원의 결정없이 이뤄지고 있다. 또 출입국관리법의 외국인 보호세칙을 보면 외국인보호소의 장(長)은 시설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치를 취하라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보호소들은 안전 문제는 차치해두고 계구(戒具)와 폐쇄회로(CC) TV, 감금시설 등의 사용으로 질서 유지에만 신경써 왔다. ▶2005년 연구용역 당시 보호소 실태는 - 당시 인천출입국관리소에 갔더니 연구조사팀이 온다고 이미 깨끗이 정리했지만 질이 낮고 문화적 습관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식사, 제한돼 있는 외부와의 전화통화, 시간 제한이 까다로운 접견 규정, 부족한 운동시간 등의 문제점은 숨길 수가 없었다. ▶외국인보호소 개념 규정이 필요한데 - 보호소는 구금시설이 아니다. 보호소는 강제출국이라는 국가정책 시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중간 단계 시설이지 범죄자를 처벌하거나 교정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피보호 외국인 처우는 감옥 수형자와 다를 바 없다. ▶외국의 보호소는 어떤가 - 한국처럼 ‘천당과 지옥까지의 재량권’을 휘두르는 보호소는 어디에도 없다. 강제출국은 외국인에겐 ‘사형선고’ 같은 처분이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이의신청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은 제3의 심의기관을 두고 있다. 독일은 ‘외국인이 출국할 수 없는 사유가 있지만 3개월 안에 출국이 불가능하면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장기보호를 방지하고 있다. 단속도 일본은 사업장에 단속을 나갈 경우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해 단속권의 남용을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에 일부의 선입견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우리의 법과 제도가 외국인에 대해 ‘국내에 들어와서 일자리를 빼앗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식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제한 규정은 이동을 원활하게 할 경우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잠식하게 된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는 논리를 대고 있다. 제도가 인식을 낳은 결과다. ▶외국인 정책은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 외국인을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쓰고 돌려보내겠다.’고 생각하는 관점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영주권을 얻기가 너무 어렵고, 결혼으로 ‘법적 한국인’이 되어야만 쉽게 정착하게 해준다. 영주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 일단 지난해 6월 국회를 통해 발의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 개정안에는 지금처럼 외국인을 경찰차에 몰아넣고 합법자만 색출해 내보내는 ‘토끼몰이식’ 단속을 금지하는 절차적인 규정을 넣었다. 사업장에 단속을 나갈 때도 일본처럼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했다. 규칙이 아니라 법률로 외국인보호소 통제가 가능하도록 운영관련법을 넣었고 피보호자 처우에 대한 권리도 명시했다. 강제출국에 대한 이의신청 심의위원회도 두도록 했고 강제퇴거 명령을 바로 실행할 수 없으면 보호할 수 없도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이 한국에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그 사람들의 국적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도 영주권을 쉽게 얻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2) 불합리한 외국인 정책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2) 불합리한 외국인 정책

    단속에 걸려 추방을 앞두고 보호시설에 가게 된 외국인 노동자들은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방화를 해서라도 탈출하기를 꿈꿨다. 단속을 피하느라 우울증세를 겪기도 한다. 정부와 사회는 이들의 한국 체류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번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보호시설 화재도 이같은 무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브로커비 벌려고 불법체류 법무부는 2005년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수를 10만 1824명으로 집계했다. 같은 해 등록 외국인수 48만 5144명의 5분의1을 넘는 수치다. 불법 체류자수는 2003년 6만 8640명,2004년 8만 5945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임덕기 간사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불법 체류자 가운데에서도 3∼5년 이상 머문 외국인들이 가장 많고, 길게는 7∼8년 이상 불법체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추산했다. 이 간사는 이들이 장기간 불법체류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허가제에 따라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인 3년 동안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취업을 위해 현지 브로커에게 우리나라 돈으로 300만∼1000만원을 주고 오는데,3년은 이를 만회하기조차 어려운 기간이라는 얘기다. ●배타적 단속 위주 정책 사정은 이렇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정책과 사회의 시각은 바뀌지 않고 있다. 체불임금을 받아주거나 인도적 차원의 도움을 주는 훈훈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단속 대상으로 보고 단속실적을 우선시하는 기본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는 “5년간 합법적으로 체류한 외국인은 귀화신청 자격을 얻게 되니, 장기체류를 못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자신들을 소모적인 노동원으로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를 꿰뚫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한번 출국한 외국인이 한국어를 잘 하거나 국내 업무에 익숙해도 재입국에 혜택을 주지 않는 고용허가제의 허점을 주장의 또다른 근거로 제시한다. ●단속과 보호에 대한 법적 근거 논란 단속과 추방 과정의 합법성 여부도 논란이다. 출입국 절차를 지키지 않은 행정범에 불과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사실상 형사범처럼 창살 등이 있는 수용시설에 보호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이다. 외국인보호소가 실제적으로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정작 외국인보호규칙과 시행세칙의 모법인 출입국관리법은 57조에서 “외국인보호실 및 외국인보호소의 설비, 보호돼 있는 자의 처우·급양·경비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이다. 기본권 제한 등은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는데도 이를 규칙 등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 경찰 “사망 중국인이 방화” 잠정결론

    화재로 9명이 숨진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2년 전에도 유사한 화재가 발생, 자체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시설운영과 관련해 시정 권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허술한 대책이 참사를 가져온 셈이다. 화재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여수경찰서는 12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초동 진화와 구호조치 등에서 업무상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초 발화지점인 304호실에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숨진 중국교포 김명식(38)씨가 알 수 없는 도구를 이용해 방화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을 ‘김씨의 방화’로 잠정 결론낸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 5명이 화재 현장에서 2차 감정을 하고 있다. 특히 화재 참사 당시 화재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이유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와 “2005년 4월22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201호실에서 러시아인이 라이터로 화재를 낸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에도 이번 화재처럼 바닥재가 타오르며 유독가스가 났으나 자체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광주지역사무소에 따르면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2005년 시설 운영과 수용자 처우, 의료조치 미흡 등 인권침해로 2차례나 시정 권고를 받았다.인권위는 이날 경찰과 검찰의 조사와는 달리 조사관 3명을 파견,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외국인 보호시설의 위생과 시설, 수용자 처우, 장기구금 등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또 국가 공권력을 다루는 수용시설 감시활동을 아웃소싱한 것도 화마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나이든 경우가 있어 수용자들을 다루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찰이나 관련 기관에서 직무교육을 해야 하지만 기대하기 어렵고 이들의 근무태도와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여수 성심병원에는 국내에 머물고 있던 유가족과 친척 등 20여명이 몰려 와 오열했다. 이들은 분향 뒤 참사 현장을 확인하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분향소 안팎에는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 20여개가 쓸쓸하게 방문자들을 맞았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수용자 1인 공간 6㎡ ‘닭장’

    여수출입국사무소에서 최악의 외국인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내 외국인 보호시설의 수용 환경과 안전관리 실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국인 보호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뒤 개선을 권고한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무성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11일 법무부에 따르면 불법체류 외국인 보호소는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두 곳이며, 전국 21개 출입국사무소도 보호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들 보호시설의 보호 가능 인원은 1414명이며 현재 897명을 보호 중이다. 국가인권위가 지난해 1월 실사를 바탕으로 만든 ‘미등록 외국인 단속 및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용자들에게는 1인당 6㎡의 공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외국인 보호시설의 위생과 시설이 유엔이 정한 피구금자 처우 최저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이다. 수용자 중 규정에도 없는 알몸 검사를 받은 경우도 34.1%였으며, 외국인 여성 가운데 18.3%가 남성 공무원에 의해 몸 검사를 받았다고 답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영교도소 내년 첫 개소

    수감자들의 인권보호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전자무인경비시스템이 올 6월까지 전국 11개 교도소를 시작으로 교도소와 구치소 등 전국 47개 교정시설에 설치된다. 올해부터 접견실에는 무인접견제도가 확대된다. 교도관을 없애고 컴퓨터에 영상, 대화 내용이 자동으로 녹화된다. 접견감시 중압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먼 곳에 있는 수용자들 만나러 꼭 직접 가지 않아도 접견할 수 있다. 원격진료도 확대되고 있다.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에서는 인터넷을 이용, 외부병원과 연결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서로 대면, 체온, 혈압, 맥박, 혈당, 의료전문확대경 등을 통한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서 진료를 받는다. 법무부는 앞으로 ‘법무부 교정국 원격영상센터’를 설립해 모든 교정시설을 지정외부병원에 연결해 외부병원 전문의사의 진료 확대, 수용자의 의료기록 데이터화 및 공유, 의료연구 확대 등을 통해 수용자의 의료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2008∼2009년부터는 국내 첫 민영교도소도 등장한다. 재단법인 아가페는 2002년부터 경기도 여주군에 민영교도소를 건설하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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