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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쥐꼬리’ 동원훈련 보상금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쥐꼬리’ 동원훈련 보상금

    올해부터 예비군 훈련 강도는 크게 높아졌지만, 훈련 대상자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예비군들의 불만이 적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터무니없이 적은 동원훈련 보상비를 분석했습니다. 또 예비군 총격 사건 이후 훈련장 개선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들여다봤습니다. ●“예비군도 현역과 같은 처우” 병역법에도 어긋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예비군 훈련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2박 3일간 이뤄지는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나름 법적인 근거가 있었습니다. 병역법 제48조는 ‘병력 동원 소집으로 입영한 사람의 복무와 처우는 현역과 같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52조는 ‘병력 동원훈련 소집으로 입영한 사람은 현역에 준하여 복무하며, 예산의 범위에서 급식 또는 실비 지급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죠.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예비군 훈련은 크게 ‘동원훈련’과 ‘동원 미지정’, ‘향방훈련’ 등으로 나뉩니다. 예비군 1~4년차는 동원훈련과 동원 미지정 훈련을 받습니다. 동원훈련은 2박 3일간 부대에 입영해 훈련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원 미지정은 3일이라는 기간은 같지만 출퇴근 형식입니다. 예비군 5~6년차는 향방 기본훈련 8시간, 향방 작계훈련 6시간, 소집 점검훈련 4시간 등을 받게 됩니다. 동원훈련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돈은 보상금과 교통비, 식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교통비와 식비를 제외한 순수 보상금이 6000원인데요. 하루에 6000원 받는다고 착각하는 분이 있을 것 같아 분명하게 말씀드리면 ‘2박 3일’에 6000원입니다. 하루에는 2000원꼴인데요. 하루에 2000원을 봉급으로 받는다고 하면 이해가 쉽겠죠? 그나마 내년엔 7000원으로 1000원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내년 동원훈련 대상자는 40만 3000명입니다. 그럼 실제 병사 봉급과 비교도 해 봐야겠죠. “병사의 처지도 곤궁한데 예비군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고 목소리 높이는 분들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논쟁을 할 부분이 아닙니다. 예산정책처 지적대로 처우 논의를 넘어 정부가 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병사 봉급은 병장 기준으로 올해 17만 1400원에서 내년 19만 7100원으로 오릅니다. 내년에는 병장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봉급이 6570원이 됩니다. 내년 현역 하루 봉급 6570원과 예비군 동원훈련 하루 보상금 2330원. 아무리 현역과 예비역이라지만 너무 큰 차이 아닌가요? 2011년 병장 하루치 봉급은 3460원이었습니다. 5년 전과 비교해도 내년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금이 낮습니다. ●왜 ‘애국페이’인가… 교통비·식비도 안 돼 보다 못한 국회 예산정책처가 “2박 3일 동원훈련 참가자 보상금을 현역 병장 봉급 수준인 2만원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보상금을 2만원으로 올리려면 예산 80억원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1000~2000원 인상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게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국방부도 예비군 사기 문제를 고려해 해마다 동원훈련 보상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동원훈련 보상금은 2011년 5000원, 2012년 5000원, 2013년 5000원으로 유지됐다가 2014년 6000원으로 1000원 올랐고 올해도 6000원으로 유지됐습니다. 예산을 검토하는 국회에서 보상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인데 예비군들의 사기가 오를까요? 물론 동원훈련 보상금만 적은 것은 아닙니다. 예비군 훈련 ‘교통비’와 ‘식비’도 부족한데요.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국방부가 예비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평균 교통비는 1만 3210원, 식비는 898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하루 8시간을 받는 향방 기본훈련 교통비와 식비는 각각 6000원을 주는데요. 동원훈련 교통비는 거리에 따라 계산해 줍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은 “아직 학생이거나 취업 준비 중이어서 벌이가 없는 청년들이 국가 안보를 위해 ‘애국페이’를 내고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국방의 의무를 강조하기에 앞서 현실에 맞는 훈련 보상금을 책정해 국가의 책임부터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내 돈과 시간을 쓰면서 나라 지키는 훈련을 받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왜 예비군들이 너도나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지 다시 한번 헤아려 보시길 바랍니다. ●총기사고 발생 후 안전문제도 도마 위 지난 5월에는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최모(23)씨가 동료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졌고,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국방부는 당장 예비군 훈련장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예비군과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대책을 지켜 보기로 했는데요. 최근 국회가 내놓은 정부 예산안 분석에서는 이 대책에도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국방부는 총기사고 후속 조치로 지난 6월 ▲사격 통제탑 보수 ▲사격장 방송 시스템 개선 ▲탄약분배대 보수 ▲레일이동형 표적확인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레일이동형 표적확인 시스템’은 사로별로 표적지까지 레일을 설치해 예비군이 직접 이동하지 않고 사격 결과를 확인하도록 한 시설 개선 대책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격장에서 시설 개선을 완료하는시점은 ‘2017년’이라고 합니다. 국방부는 지난 6월 대책을 발표할 당시 시설 개선을 내년까지 완료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레일이동형 표적확인시스템’ 3년 후에나 적용 국회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 3월 계약을 하고 4~5월 중 설계를 마치고 6월 이후 공사를 한다는 계획입니다. 공사에는 3~4주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획대로라면 11월이면 공사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레일이동형 표적확인 시스템이 필요한 사격장 31곳 가운데 23곳에만 공사 예산이 반영됐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31곳 모두 소요 예산을 요청했는데 최종적으로 예산안이 반영된 곳은 23곳”이라면서 “예산 배정이 되지 않은 8곳에서는 2017년에 공사가 시작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예비군 훈련은 겨울철을 제외한 3~11월 사이에 이뤄집니다. 2017년에 공사를 마무리하면 예비군들은 이 시스템을 2018년 3월이 돼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총기 사고가 터지고 나서 3년이 가까운 시점에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입니다. 예산정책처는 “유사 사고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후속 조치의 실효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레일이동형 표적확인 시스템 구축을 2016년 내에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올해 완료하기로 한 ‘총기 고정틀’ 설치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단 총기 고정틀 설치 작업은 이미 마무리됐고, 재질과 규격 표준화 작업은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unghy77@seoul.co.kr
  • 피라미드에 깔린 대리기사… ‘백기사’ 카카오 손잡나

    피라미드에 깔린 대리기사… ‘백기사’ 카카오 손잡나

    콜택시와 농산물 유통, 금융까지 뻗어 가고 있는 카카오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의 출격을 공식화했다. 대리운전업계에서 ‘골목상권 침해’라는 반발도 일었지만, 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를 최우선에 두는 새로운 모델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택시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시작했다. 지난달부터는 모바일 감귤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파머 제주’의 시범 서비스도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파머 서비스가 안착할 수 있었던 건 가장 먼저 ‘서비스 공급자’에 초점을 맞추고 기반을 닦은 데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준비하면서 택시회사와 기사들의 의견을 모으고, 기사용 앱을 먼저 출시해 기사들을 확보했다. 카카오파머를 통해서는 농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유통 과정을 줄여 적정한 가격을 보장했다. 이 같은 원칙은 카카오 드라이버에서 ‘종사자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수도권 5개 대리운전기사 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직원들이 직접 대리운전 기사의 업무를 체험하고 현장 조사를 하며 대리운전 서비스의 개선점을 찾아나섰다. 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등에 따르면 대리운전 시장은 호출 프로그램 공급사와 대리운전 업체, 대리운전 기사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다. 기사가 특정 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채 업체들의 콜을 받아 일하기 때문에 업체의 체계적인 관리와 처우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 업체들의 출혈 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기사들에게 돌아간다. 기사가 대리운전 업체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는 최대 40%까지 책정된다. 여기에 1인당 매월 3만~7만원선의 호출 프로그램 사용료, 1년에 100만~20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 등도 기사의 몫이다. 대리운전기사 박영봉씨는 “불투명한 보험료와 업체의 배차 제한 횡포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사들이 보험료를 내고도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거나, 업체가 보험에 중복 가입시켜 비용을 챙기는 문제도 비일비재하다.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들에게는 호출 자체를 받지 못하게 하는, 소위 ‘락’이라 불리는 제재가 가해진다. 카카오는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십수년간 공고한 체계를 구축해온 대리운전 서비스에 걸맞은 기술 개발, 기존 업체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상생 방안을 찾는 게 카카오의 남은 과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의 전통적인 사업자들이 정보통신(IT) 기업의 혁신에 동참하게 하거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생각나눔] “지역 상권” vs “직원 처우” 구내식당 휴무제 딜레마

    ‘구내식당 휴무제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치단체들이 구내식당 휴무제 시행과 확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구내식당 휴무제가 필요하지만 직원 편의와 경제적 부담을 무시한 일방 행정이란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구내식당 휴무제를 도입하려다 공무원 노조의 반발로 백지화했다. 도는 도청 구내식당에 대해 주 1회 또는 격주 단위의 휴무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도청 상주 인원 1400명 가운데 850명 정도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무원 10명 중 6명꼴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셈이다. 구내식당의 한 끼 값은 2500원으로 인근 식당의 3분의1 수준인 데다 반찬의 질이 좋아 ‘수원 맛집’이란 말까지 듣는다. 도는 구내식당이 쉬게 되면 직원들이 주변 식당을 찾게 돼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 휴무제를 검토했다. 하지만 노조는 “점심값 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밖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식당 이용은 자율에 맡겨야지 강제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도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구내식당 휴무를 6~7월 6차례 실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도는 2011년에도 구내식당 휴무제 도입을 위한 직원 설문조사를 벌였으나 반대하는 직원 수가 70%에 달해 무산된 바 있다. 청사를 새로 지을 때 아예 구내식당을 만들지 않는 사례도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안산지사를 예로 들며 “공공기관이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것도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된다. 단원구 청사에 구내식당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험공단 안산지사 인근 음식점들은 직원 600여명과 민원인 등이 찾는 덕분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반기고 있다. 안산시는 2017년 5월까지 497억원을 투입, 단원구 화랑로 260 일대 1만 900여㎡에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2만 3100㎡ 규모로 단원구 청사를 건립한다. 지자체들의 행보도 엇갈린다. 경남도는 도청 구내식당의 격주 수요일 중식 휴무를 매주 1회로 확대했으며 전북 전주시도 매달 한 차례 구내식당 문을 닫던 것을 매주 1회로 늘렸다. 경북 칠곡군은 구내식당 휴무일을 월 2회로 늘렸다. 반면 대전시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자 매주 1회이던 식당 휴무일을 9월부터 월 1회로 줄였다. 동구와 서구, 유성구도 월 1회로 원상복구했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박완기 사무처장은 “지역 상권과 직원 처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는 살리되 획일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인턴 처우 개선 큰소리치더니 ‘예산 삭감’...약속 못 지킨 국회

    국회가 올해 예산 정국에서 약속했던 의원실 인턴과 의회 청소용역 근로자 등의 급여 인상을 최종 예산안에 반영하지 못했다. 의원 세비를 삭감해 인턴 등 처우 개선에 쓰겠다는 약속도 ‘공염불’이 됐다. 3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운영위원회의 증액 요구 사항이었던 국회 인턴 처우 개선비 26억 7400만원과 청소용역 처우 개선비 10억 4000만원이 이날 새벽 통과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운영위는 9년째 동결 상태인 국회 인턴 1인당 기본금을 12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인상하고, 초과근무수당을 월 16시간에서 33시간으로 확대하는 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긴 바 있다. 운영위는 청소용역 노동자의 임금도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해 월 146만원에서 173만원으로 인상하도록 했었다. 특히 여야는 올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인상된 의원 세비 인상액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에 삭감액을 국회 인턴과 청소인력의 처우 개선에 쓰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최근 인턴 처우 개선 등을 위해 출범한 국회 인턴유니온은 이번 예산 삭감과 관련, “수십 년째 국회 인턴의 처우개선을 헌신짝처럼 팽개치는 국회가 앞장서 올바른 청년일자리 제도 개선을 외치는 목소리가 진정성 있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국회는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도개선에 대한 약속을 앞세우며 뒤에서는 예산배정을 수십 년째 배제하는 장난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예결특위의 한 관계자는 “행정부 청년 인턴 등과의 형평성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잦은 야근 등 입법부 인턴의 업무강도를 고려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총선용’ 교통·물류 3869억 늘고 행정은 1조 3584억 감소

    ‘총선용’ 교통·물류 3869억 늘고 행정은 1조 3584억 감소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고 일반·지방행정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내년 예산은 당초 정부안(386조 7059억원)보다 3062억원 감소한 386조 3997억원으로 확정됐다. 여야 간 주고받기식 ‘밀실 예산’ 구태가 여전했다. 여야는 2일 국회 심의에서 3조 8281억원을 삭감하고 3조 5219억원을 증액했다. 총액으로는 올해 예산(375조 4033억원)보다 2.9% 증가했다. 총수입은 정부안(391조 4781억원)보다 2441억원 감소한 391조 2340억원으로 잡았다. 여야는 지역구 민심을 붙잡기 위해 SOC에 해당되는 교통·물류 사업에 3869억원을 증액했다. 총선 앞에서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늘어난 SOC 예산이 대구·경북(TK·5600억원 증액)에 쏠리면서 ‘편 가르기 예산’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는 여야 간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야당도 호남 지역 SOC 예산 1200억원을 챙겼다. SOC 예산이 경제성 논리가 아닌 지역을 안배한 나눠 먹기 식으로 변질된 셈이다. TK에서는 영천~언양 고속도로 건설에 175억원, 울산~포항 복선전철 300억원, 포항 영일만신항 인입철도 건설에 100억원이 증액됐다. 호남에서는 보성~임성리 철도 건설에 250억원, 서해선복선전철 500억원, 호남고속철도(광주~목포) 건설에 250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당초 정부는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6.0%(1조 5000억원) 깎은 23조 3000억원으로 배정했다. ●경로당 난방비 등 선심성 예산도 증가 사회복지와 보건 분야에서는 5153억원이 증액됐다. 복지 수요가 늘어난 현실에 맞춰 예산을 배분한 측면도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산도 없지 않다. 여야는 경로당 냉·난방비와 양곡비 지원에 300억원을 더 늘렸다. 보육료가 1442억원(약 6%) 늘었고 보육교사 처우 지원금도 3만원을 올린 월 20만원을 지원하도록 했다. 아이돌봄 지원사업의 경우 시간당 단가를 6100원에서 6500원으로 인상해 41억원 증액했다. 저소득층의 기저귀·분유 지원도 100억원을 증액해 기저귀 지원 단가를 월 3만 2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분유 지원 단가를 월 4만 3000원에서 8만 6000원으로 두 배 올렸다. 위안부피해자 생활안정자금·간병비 지원은 3억원 증액됐다. 연구·개발(R&D) 예산도 늘었다. 정부는 예년과 달리 내년 R&D 예산으로 올해와 비슷한 18조 9000억원을 책정했다. 과학기술 예산이 정부안보다 463억원 늘어난 가운데 달 탐사 사업에 100억원, 우주부품시험 설비 구축 50억원,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 구축 사업 10억원, 수출용 신형 연구로 개발·실증에 50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반면 국방예산은 1544억원 감액됐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상시화되면서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1조 5000억원(4%) 늘려 39조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방산 비리가 끊이지 않아 대폭 삭감당했다. 항공 장비와 함정 정비 사업에서 각각 39억원, 58억원이 줄었다. 다만 내년부터 입영 대상을 확대함에 따라 사병 인건비가 정부안(9512억원)보다 225억원 증액됐고 기본 급식비(1조 4246억원)도 272억원 올랐다. 참전수당과 무공영예수당도 당초 16만원에서 18만원으로 2만원 늘었다. 논란이 많았던 내년 나라사랑 교육사업 예산은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20% 감액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산과 세월호 특조위 예산은 정부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일반·지방행정 예산은 1조 3584억원, 예비비도 1500억원 감액됐다. ●8일 국무회의서 예산안 의결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SOC 사업과 보육료, 경로당 냉·난방비, 참전 수당 등이 모두 증액됐다”면서 “오는 8일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의결하고 내년 초부터 바로 집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다수결 원칙 실종 틈타 법안 ‘바꿔 먹는’ 국회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기승을 부리는 법안 밀실 거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제 여야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중점 법안을 연계 처리하는 ‘바꿔 먹기’를 시도한 정황이 노출되면서다. 새누리당이 숙원인 관광진흥법을 처리하려 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임대주택법과 교육공무직원 채용·처우법을 끼워 넣으려 하는 식이다. 개별 법안들의 취지나 상호 연관성을 따지지 않은 이런 거래는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 협상이 아니라 정치적 흥정일 뿐이다. 이런 법안 밀거래가 대낮에 버젓이 횡행하는 의회가 하늘 아래 또 있을까 싶다. 물론 국회는 여야 간 협상의 무대다. 다만, 개별 법안들을 독립적으로 놓고 문제점이 있다면 따지고 대안을 담아 절충하는 게 정도다. 어느 한 당이 정 아니라고 한다면 찬반 표결로 결정하면 된다. 그런데도 현안인 법안과 아무 관계 없는, 자기 당의 이해가 걸린 선심성 법안을 들고나와 이것을 들어주면 지금까지 반대하던 법안도 눈감아 준다고? 한마디로 협상이 아니라 ‘야바위 거래’다. 그제 새정치연합이 다른 법안과 연계 처리하려다 불발된 교육공무직원 채용·처우법의 내용을 살펴보자. 50여개 직종 15만 2000여 비정규직 교육공무원을 모두 정규직화해 방학 중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평균 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연간 조 단위에 이를 재원을 감당할 수 없어 보류된 이 법안을 바꿔 먹기용으로 다시 들고나왔다니 혀를 찰 일이 아닌가. 이런 법안 밀거래는 나라 살림이야 거덜나든 말든 이해집단의 표만 챙기겠다는, 포퓰리즘의 전형일 게다. 문제는 여야 공히 이런 입법권 오용의 심각성에 대해 둔감하다는 점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그제 한·중 FTA 비준안을 처리하기 직전 “새누리당은 야당에 빚을 진 만큼 법안 심사를 할 때 꼭 갚아 주기 바란다”고 했다. 마치 국민이 아니라 여당을 봐주기 위해서 비준안 처리에 동의해 줬으니 이를 빌미로 대놓고 ‘법안 장사’를 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입법권을 사유재산처럼 쓰겠다는 게 문 대표의 진의가 아니길 바라지만, 여야 간 법안 ‘밀당’ 징후 자체가 다수결 원칙이 실종된 국회의 타락상을 가리킨다. 이러려면 뭐하러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려고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 정도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해묵은 경제활성화법에 태클을 거는 야당의 행태가 못마땅해서일까.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야당이 이미 쟁점이 거의 해소된 경제활성화법안마다 쟁점이 납덩이 같은 법안을 하나씩 연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야당 탓 이전에 여당도 자신의 무소신을 돌아볼 때다. 표결 처리를 원천 봉쇄한 국회선진화법을 핑계로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미적대고 있지만, 기실은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닌지 말이다. 노동개혁 관련 5개법과 테러방지법 등 바꿔 먹기 대상이 아닌 법안들에 대해 여당도 열의를 보이지 않으니 하는 얘기다. 여야는 국민이 결국 피해자가 될 묻지마식 법안 바꿔 먹기의 폐해를 엄중히 인식하기 바란다.
  • 與 2개·野 3개 법안 주고받기…“노동개혁 5법 임시국회 처리”

    與 2개·野 3개 법안 주고받기…“노동개혁 5법 임시국회 처리”

    여야는 2일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새누리당이 요구한 관광진흥법과 국제의료지원법,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안한 대리점거래 공정화법(일명 남양유업방지법), 모자보건법, 전공의 특별법 등을 ‘주고받기식 처리’를 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노동개혁 5대 법안은 연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밤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심했던 관광진흥법은 전국이 아닌 서울·경기에만 한시적으로 시범 실시하는 수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 아침부터 협상 전략을 물밑 조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후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긴박하게 돌아갔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하는 긴급 당정회의를 열고 예산안과 쟁점 법안에 대한 일괄 타결을 시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곧바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새누리당의 예산안과 법안 연계 움직임에 대해 ‘합의 파기’라고 비판하는 등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 지도부는 하루 종일 탐색전을 펼치다 전날 밤이 돼서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협상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처리 시한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입장이 엇갈린 것이 막판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결국 전날 밤 9시부터 4시간 반 넘게 치열한 협상을 이어간 끝에 여야 지도부는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브리핑을 통해 합의문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 4대 법안과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았다. 이날 여야 합의로 경제활성화 법안은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 법안은 올해 말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새정치연합은 전날까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주택임대차보호법(전·월세 상한제), 사회적경제기본법,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등 ‘경제민주화 4대 법안’ 처리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은 4대 법안 중 청년고용촉진특별법만 남기고, 교육계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한 교육공무직원법과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법을 협상 대상으로 새로 추가했다. 이 밖에 모자보건법과 전공의 특별법 등 다른 법안들도 상황에 따라 끼워 넣어 ‘법안 맞바꾸기’ 전략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편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로 여야 지도부를 찾아와 “우리는 정보기관의 권한 확대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해 테러방지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통과됐으면 한다”며 테러방지 관련법의 조속한 제정을 당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시의회 “방과후 강사 처우개선 시급”

    서울시의회 “방과후 강사 처우개선 시급”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박호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강동4)은 지난 27일 정례회에서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로 누리과정 예산,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방과후학교에 관해 시정질문을 했다. 박원순 시장과의 시정질문에서 박 의원은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하며, 2015년도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채 발행을 통해, 빚을 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시·도 교육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편성한 것은 교육자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에서는 2016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하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2016년도 서울시 예산(안)에는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3,807억 원을 ‘교육비특별회계 전입금’으로 예산 편성을 하여 제출한 점을 지적하자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시민들이 겪을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편성한 것일 뿐, 대통령 공약 사항인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로 박 의원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민, 관, 학이 함께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대한 평가와 2016년도 사업 계획에 대해서 질의했다. 조 교육감은 “지역사회가 교육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교육현장에서의 만족도는 굉장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서울시와의 협력을 통해 2016년도에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의 방과후학교 문제점인 위탁업체의 과도한 강사료 착취, 강사들의 처우 개선 등에 대한 질의에 조 교육감은 “방과후학교 강사에 대한 문제는 우리사회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갑을관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협동조합 방식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를 서울시와 적극 협조하여 진행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병석 경제산책] 로제타법과 청년 고용

    [정병석 경제산책] 로제타법과 청년 고용

    ‘로제타’라는 벨기에 영화는 해고당하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17세 소녀 로제타의 가난한 일상을 생생하게 추적하여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리얼하게 묘사한 문제작이었다. 영화는 1999년 당시 22.6%라는 높은 청년 실업률로 고통받던 벨기에의 청년과 부모들을 울렸다. 특히 사회지도층에게 청년 실업문제의 해결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로제타’는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작품성보다는 영화가 가져온 사회적 파문이 더 주목을 받았다. 영화로 인한 여론의 파문에 놀란 벨기에 정부는 서둘러 다음 해에 ‘로제타 플랜’이라는 사회입법을 성사시켰다. 300인 이상의 대기업에 근로자 수의 3% 이상 청년을 추가고용하게 하고 어기면 미달 인원 한명에 날마다 3000 벨기에 프랑의 벌금을 물리는 강력한 법이었다. 이렇게 강력한 법을 만들어 벨기에 청년실업이 해소되었을까. 처음에는 기업들이 의무 이행을 위해 저학력 청년을 추가 채용하였으나 갈수록 추가채용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3~4년 후에는 다시 청년 실업률이 급등했다. 결국 이 법은 폐지되었다. 청년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근본처방 대신에 기업을 압박하여 미봉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정부는 그동안 수많은 청년고용대책을 내놓았다. 중앙 각 부처와 지자체가 시행하는 청년 고용 사업들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하여 청년들이 다 이해하여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염려되는데, 정부는 내년에 57개 사업으로 이를 통폐합하고 소요예산으로 2조 1200억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청년들은 이 많은 대책과 예산도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고 불만이다. 20여개 청년단체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고용 촉진과 노동시장 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청년층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하고 설문조사를 하면서 1만명의 서명도 받았다고 한다. 청년들은 ‘일자리 청년 속사정 리포트’는 보고서를 내며, 노사정 대타협을 바탕으로 한 노동시장 개혁 입법이 올해 정기국회 안에 꼭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의 중점은 대책보다도 개혁 입법에 있는 셈이다. 청년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룰이 공정하지 못하며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없고 불리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미 취업한 기성세대들은 연공에 따라 임금이 계속 오르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갖고 있는데다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보호가 과도한 반면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매우 불리한 처우를 받는다고 불만이다. 정규직은 한번 들어가면 성과가 나빠도 해고되지 않게 과잉 보호되는데 그 정규직으로 들어가는 문이 매우 좁아 청년들이 도전할 기회를 갖기도 어려운 현실에 절망한다. 청년들의 시각에서 현행 노동법은 기존의 정규직을 보호하는 데 치중하여 청년들에게 진입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불공정한 룰로서 개혁 대상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노사정이 격론 끝에 지난 9월 극적으로 합의했는데 입법해야 할 국회는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노동시장의 룰을 바꾸는 제도 개혁은 외면하고 기업에 청년 추가 채용을 의무화하여 문제를 풀자는 말초적인 대책에 매달리고 있다. 벨기에가 실패해서 폐기한 로제타법이 우리나라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는 이미 규정되어 있다. 현재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이 규정을 민간의 300인 이상 대기업에도 의무적으로 적용하자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왜 이미 실패한 제도에 연연하며 근본적인 개혁입법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가. 사실 청년취업난은 경직적인 노동법과 연공 위주의 임금체계에도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저성장 기조가 오래 지속되어 고용창출 능력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노동 개혁뿐만 아니라 경제시스템을 전면 혁신하여 서비스 산업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하는 근본 대책을 강구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야 할 때이다. 정치권이 밤을 새워 논의하는 진지한 모습을 기대한다.
  •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외상전문의 없는 군병원… 그들이 민간병원 찾은 이유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외상전문의 없는 군병원… 그들이 민간병원 찾은 이유

    지난해 6월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중 지뢰를 밟아 부상한 곽모(28) 중사와 지난 9월 수류탄 폭발 사고로 손목을 잃는 중상을 당한 손모(19) 훈련병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방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곽 중사 치료비는 총 1950만원인데 건강보험 부담금 120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을 자비로 부담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불모지 단체보험’ 급여 330만원을 이미 지급했고, 공무상 요양비와 맞춤형 복지 단체보험 보험금 신청도 가능하다는 입장인데요. 부대원과 지휘관 격려비로 1100만원을 전달했기 때문에 치료비 자비 부담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부대원 격려비’는 국가가 내주는 돈이 아니라는 겁니다. 곽 중사의 어머니에 따르면 처음에는 부대 중대장이 급히 적금을 깨서 치료비 68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곽 중사의 어머니는 이후 자비로 그 돈을 갚았고 최종적으로 750만원을 쓰게 됐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0월 29일 개정된 ‘군인연금법 시행령’이었습니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정부는 공무상 요양비 지급 기간을 기존 최대 30일에서 2년으로 대폭 늘리고 1년 단위로 연장 가능하게 했습니다. 곽 중사 가족은 군이 아군 ‘M14 대인지뢰’를 밟았다는 이유로 공무상 부상자인 ‘공상자’로 처리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군이 규정을 들어 적과의 교전 과정에서 부상한 ‘전상자’ 처리를 해 주지 않자 가족은 일단 군인연금법 시행령 개정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시행령에 소급규정이 없어 곽 중사는 예전과 같이 30일밖에 지원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소급 내용을 포함한 군인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앞으로 개정안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손 훈련병의 의수 제작에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원금은 800만원에 불과해 또 비난 여론이 일었습니다. 엄지와 중지, 검지 세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의수도 제작비용이 2100만원인데 턱없이 적은 금액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정부와 군은 뒤늦게 의수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연말까지 부상 장병 지원 대책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자 가족, 군병원 치료를 거부한 이유는 많은 분이 곽 중사와 손 훈련병의 진료비 지원 문제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여기서 또 하나,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민낯을 드러낸 부실한 군 의료체계 문제입니다. 군은 지속적으로 군병원 진료를 권유했습니다. 그런데 손 훈련병 가족이 거부했습니다. 손 훈련병은 현재 대구 북구 학정동의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군은 “본인이 원해서 민간병원을 갔으니 건강보험 부담금 외의 진료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군수도병원에 재활 기능이 갖춰져 있는데 왜 민간병원을 가느냐”는 타박으로 들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손 훈련병과 가족이 민간병원에서 계속 치료받고 싶다고 주장한 데는 주변에서 충분히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손 훈련병은 최초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9시간가량 파편 제거 및 손목 수술을 받았습니다. 한 달 정도 치료를 받다가 “국군대구병원에서 심리치료와 부서진 치아 임플란트가 가능하다”는 군 관계자의 말을 듣고 대구병원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병원 분위기에 크게 실망했다고 합니다. 손 훈련병 어머니의 설명에 따르면 정신과 진료 결과 우울증 지수가 너무 높아 심리치료가 불가능하고 임플란트도 안 되니 수도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군병원에 대한 믿음이 깨졌습니다. 현실적으로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데 멀리 있는 군병원으로 가라는 얘기가 달갑게 들릴 리 없습니다. 실제로 손 훈련병의 어머니는 군의 권유에도 “대구병원과 다르다고 하지만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구에서 경기도로 가면 혼자 남을 고1 딸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칠곡경북대병원으로 갔습니다. 곽 중사도 상황은 좀 달랐지만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곽 중사는 지난해 6월 사고 당시 급히 민간병원으로 갔다가 다시 국군춘천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지뢰 사고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져 강원대병원으로 다시 이송됐습니다. 골절 치료, 피부 이식 등 5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부대에 복귀한 상태지만 앞으로도 추가 수술이나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외상 수술도 하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한 이에게 군병원에 대한 신뢰가 생길 리 없습니다. 지난 8월 북한군 목함지뢰에 양쪽 다리를 잃은 하재헌 하사도 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특수외상 수술이 가능한 전문의가 부족해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다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바 있습니다. 군의 부실한 외상 환자 치료 체계는 심각한 인력 부족에서 비롯됐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문계약직 의사 채용제를 통해 민간 전문의 180명을 모집하려 했지만 제도 시행 7년이 지난 현재까지 실제로 채용한 인원은 42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원자가 모자라 예산을 불용처리할 수밖에 없게 되자 정원을 줄이는 고육책까지 썼습니다. 현재는 정원이 56명이지만 이것마저 채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심각한 외과 전문의 부족 현상… 왜 현재 수도병원에서 일하는 전문계약직 외과 전문의 연봉은 1억 1500만원입니다. 같은 경력의 의사가 수도권 사립대병원으로 옮기면 연봉이 1억 9000만원으로 올라가고 수술 시 인센티브까지 제공합니다. 국립대병원에서도 1억 5000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군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한 전문의 42명 가운데 38명이 군 최상위 의료기관인 수도병원에 근무하고 있어 지역 거점 군병원은 외상 환자를 받을 여력조차 없습니다. 수도병원에서 근무하는 외상 전문의 가운데 총상이나 지뢰 사고 등 특수외상 수술이 가능한 외과 전문의는 1명, 흉부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전문의도 각각 1명에 불과합니다. 외상 복원성형을 할 수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는 없습니다. 민간병원도 외과 전문의가 부족해 아우성인데 처우도 낮은 군 의료기관에 인력이 몰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2011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수도병원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간호인력도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벤치마킹 모델로 삼은 병원과 비교해 28.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군 의료체계 돌아보고 철저히 점검해야 국방부는 1000억원을 들여 수도병원 내부에 분당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국군외상센터(가칭)를 설치한다는 계획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10명을 파견하고 100병상 규모를 갖춘다고 합니다. 2018년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정부 내부에서도 마찰이 일었습니다. 당장은 센터 건립에 목매야 할 상황이어서 수술 기능도 갖추지 못한 지역 거점 군병원은 기능을 강화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원칙적으로 사고나 전투로 부상을 입은 장병은 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군병원을 거부하는 이유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료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으니 군병원으로 오라”고 독촉하기 전에 국민들의 싸늘한 민심을 돌아봐야 합니다. 군병원에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워 환자를 민간병원으로 보내고, 규정이 미비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junghy77@seoul.co.kr
  • [사설] 가속화되는 두뇌 유출 종합대책 시급하다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우수한 인력 확보는 기본 요건이다. 그런 점에서 우수 두뇌가 나라 밖으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 큰일이다. 두뇌 유출 현상이 심각하다는 통계가 또 나왔다. 어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15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두뇌 유출 지수는 3.98로 조사 대상인 61개국 가운데 유출 정도가 18번째로 심각했다. 유출 지수는 모국에 남는 인재의 수를 의미하는데, 우리의 우수 두뇌 10명 가운데 6명은 나라 밖으로 떠나고 있다는 얘기다. 재작년 IMD 발표에서 4.63이었던 두뇌 유출 지수는 그새 더 떨어진 셈이다. 열심히 키워서 남의 나라 좋은 일 시킨다는 통계는 현실에서도 구체적으로 입증된다. 2012년 조사에서 미국 내 한국인 이공계 박사 학위자 1400명 가운데 미국 잔류 의사를 밝힌 사람은 60%나 됐다. 국내 사정이라고 나을 게 없다.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 10명 중 8명이 기회만 되면 한국을 떠나려 한다는 조사치도 있다.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연구개발비를 쏟아붓는 나라가 맞나 싶다. 사정이 이런데, 전반적인 노동 의욕까지 꺾일 대로 꺾여 있다니 설상가상이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노동 의욕은 10점 만점에 4.64점으로 바닥권인 54위였다. 이웃 일본, 중국하고만 비교해도 한참 떨어진다. 일할 맛이 나지 않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우수 두뇌의 유출은 같은 맥락에서 고리를 걸고 있는 국가적 문제다. 인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처우 또한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초라한 연구 여건도 큰 걸림돌이다. 미래 성장엔진을 돌릴 핵심 인력인 이공계 쪽은 영재도 범재로 주저앉힌다는 우려가 특히 심각하다. 의과대학을 뺀 이공계 경시 풍조는 격세지감일 정도다. 그제 무더기 적발된 ‘표지 갈이’ 교수만 해도 거의 전부가 이공계였다. 남의 책을 표지만 바꿔 자기 것인 양 속이는 한심한 연구 풍토라면 잠재력 큰 두뇌일수록 염증은 더 크지 않겠는가. 고급 인재 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국가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다. 최근 정부가 이공계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특별귀화 기준을 크게 완화한 것도 그래서다. 해외 인재 유인책도 필요하지만 애써 키운 인력을 뺏긴다면 이만저만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우리 두뇌들이 자긍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산학이 한뜻으로 머리를 맞댈 일이다.
  • 서울시 소방공무원 직급현실화 지지부진

    서울시 소방공무원 직급현실화 지지부진

    이승로 의원(성북4,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목) 열린 시정질문에서 “서울시가 시민 안전을 위해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직급 현실화와 처우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도 119안전센터장의 직급현실화 전환율은 전국 평균 79%이며, 16개 시‧도 중 10곳은 이미 100% 전환이 완료되었지만 서울은 2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일선 119안전센터에 소방위 직급만 평균 10여명인데, 이 중 한 명이 센터장을 맡는 현실에서는 효과적인 현장지휘와 유관기관 간 업무협력이 이루어질 수 없다”며 “이로 인한 효율성의 저하는 고스란히 시민의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통계를 보면, 소방관의 신체적‧정신적 고통 역시 극심한 상황”이라며 “국가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수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지원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직급 현실화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응답했고 이 의원은 “앞으로 소방관 직급 현실화 및 처우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과정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더욱 노력할 것”이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YS 유훈에 갈등·반목으로 답하는 정치권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13년 붓글씨로 남긴 유언이 ‘통합(統合)과 화합(和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여야 정치권은 여전히 반목과 갈등으로 답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4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지만 위상만 노린 것”이라며 “역사 바로 세우기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전날 김무성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민주화 투쟁 속에서도 국회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진정한 의회주의자였다”며 경제활성화·노동 개혁 법안 처리를 강조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다음달 9일로 마무리되는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원내대표단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빈손’으로 끝날 우려가 제기된다.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연합 이 원내대표와 양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누리과정(영유아 무상보육) 예산 등 정기국회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의견 차가 팽팽했다. 원 원내대표는 “누리과정 예산은 기본적으로 교육청 예산이므로 교육교부금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2조 400억원의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방기한다면 어린이집 보육료, 교사 처우 등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며 국고 지원을 주장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회기 내 처리키로 했지만 이견은 여전하다. 여야가 26일까지 처리하기로 약속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경제활성화·노동 개혁 법안 등도 회기 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원 원내대표는 “본회의(26일)가 코앞인데, 새정치연합은 FTA 비준 동의나 국제의료법을 비롯한 (경제활성화) 법안 논의에 비협조적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은 시장·수출 만능주의 맹신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무역이익공유제 실시와 농어민 피해 보전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20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 역시 여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다음달 15일까지 선거구 획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논란까지 가세했다. 세월호 특조위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조사하기로 하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지속적인 대통령 흠집 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 지원과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경제 블로그] 생보협 ‘전직 신청’ 막판에 몰린 까닭

    [경제 블로그] 생보협 ‘전직 신청’ 막판에 몰린 까닭

    내년 1월 신용정보집중기관 출범을 앞두고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이 전직(轉職) 신청 ‘연장전’에 들어갔는데요. 1차 마감 때 지원자가 너무 적어서였지요. 그런데 지난 13일 마감한 연장전에는 협회별로 기류가 갈렸습니다. 금투협회는 여전히 미달이고 손보협회는 10명가량 신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두드러진 곳이 생보협회입니다. 막판에 30명 가까이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왜 유독 생보협회 지원자가 많았을까요. 우선은 처우 기대감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아무래도 은행권이 보험보다 연봉이 높은 만큼 은행연합회 주도 아래 만들어지는 신용정보기관으로 옮기면 급여나 복지 수준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지요. ‘힘’을 의식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정보 업무, 즉 빅데이터를 다루다 보니 회원사들 눈치 볼 필요 없이 예산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지요. 개혁 바람에서 원인을 찾는 분석도 있습니다. 민간 출신인 새 수장이 온 뒤 생보협회는 분위기가 적잖이 바뀌었습니다. 다소 안이하던 조직 풍토에 ‘경쟁’ 유전자가 도입된 것이지요. 게다가 최근 외부 경력직(소비자보호정책, 보험상품, 대리점검사 등)까지 공모하고 있습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력자’들이 영입되면 업무 강도가 더 심해지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겨난 것이지요. 생보협회 측은 “전직 여부는 전적으로 각각의 개인 사정이나 가치관 등에 따라 결정하는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합니다. 그러면서도 내심 싫어하는 표정이 아닙니다. 전직이 자연스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엿보입니다. ‘사연’이야 어찌 됐든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인력이 배정돼 국민의 신용정보가 안전하게 다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도입을”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도입을”

    한국 개신교계가 일반 사회의 눈총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물질에의 지나친 예속이다. 실제로 대형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에서 돈과 관련한 비리와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교회, 목회자의 과도한 지출이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과 맞물려 지탄의 으뜸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정부의 ‘종교인 과세’ 추진을 앞두고 개신교계 내에서 사례비(교회에서 교역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나 보수) 책정, 교회 지출 등과 관련한 논의가 무성하다. 최근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서울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마련한 교회 재정 세미나는 비뚤어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한국교회의 재정건강성 증진을 통한 신뢰회복을 목표로 2005년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재단법인 한빛누리’가 힘을 모아 결성한 연대단체다.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목회자 사례비의 성격과 운영방식, 그리고 대안적 기준 마련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가운데 감리교신학대 유경동 기독교윤리학 교수와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의 주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유경동 교수는 “목회자 사례비는 성직수행의 노동이나 교회 재정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단지 하나님이 부탁하신 거룩한 소명을 감당할 때 주어지는 선물임을 먼저 각성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교회별로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를 지적하고 목회자 간 빈부격차 해소방법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유교수는 “교회별로 들쭉날쭉한 목회자 사례비는 기준 설정이 안 된 탓이 크다”면서 과도한 사례비의 오명을 벗기 위한 방편으로 일반 사회의 호봉제를 참고해 교단별 호봉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목회 기간과 교회재정, 학력,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재무와 회계법을 기반으로 기준을 세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호윤 회계사는 “목회자 처우를 교회가 감당하는 게 잘못이 아니라 일반적 상식을 초월한 지출이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는 “목회자가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재정 집행과정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목회자가 당초 교회가 책정한 사례비를 초과해 집행한 금액은 목회자 개인의 지출인데 이를 교회의 공적인 지출에 포함시킨다면 신도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계사는 따라서 “청지기 역할을 수행하는 교회가 사회의 모델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더 엄격한 기준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바람직”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바람직”

     한국 개신교계가 일반 사회의 눈총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물질에의 지나친 예속이다. 실제로 대형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에서 돈과 관련한 비리와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교회, 목회자의 과도한 지출이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과 맞물려 지탄의 으뜸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정부의 ‘종교인 과세’ 추진을 앞두고 개신교계 내에서 사례비(교회에서 교역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나 보수) 책정, 교회 지출 등과 관련한 논의가 무성하다. 최근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서울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마련한 교회 재정 세미나는 비뚤어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한국교회의 재정건강성 증진을 통한 신뢰회복을 목표로 2005년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재단법인 한빛누리’가 힘을 모아 결성한 연대단체다.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목회자 사례비의 성격과 운영방식, 그리고 대안적 기준 마련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가운데 감리교신학대 유경동 기독교윤리학 교수와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의 주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유경동 교수는 “목회자 사례비는 성직수행의 노동이나 교회 재정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단지 하나님이 부탁하신 거룩한 소명을 감당할 때 주어지는 선물임을 먼저 각성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교회별로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를 지적하고 목회자 간 빈부격차 해소방법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유교수는 “교회별로 들쭉날쭉한 목회자 사례비는 기준 설정이 안 된 탓이 크다”면서 과도한 사례비의 오명을 벗기 위한 방편으로 일반 사회의 호봉제를 참고해 교단별 호봉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목회 기간과 교회재정, 학력,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재무와 회계법을 기반으로 기준을 세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호윤 회계사는 “목회자 처우를 교회가 감당하는 게 잘못이 아니라 일반적 상식을 초월한 지출이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는 “목회자가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재정 집행과정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목회자가 당초 교회가 책정한 사례비를 초과해 집행한 금액은 목회자 개인의 지출인데 이를 교회의 공적인 지출에 포함시킨다면 신도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계사는 따라서 “청지기 역할을 수행하는 교회가 사회의 모델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더 엄격한 기준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난민은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섬, 예고된 비극

    난민은 사람이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섬, 예고된 비극

    ‘호주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불리는 인도양 크리스마스섬의 난민 수용 시설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다. 호주 ABC방송 등 외신들은 난민들이 시설을 사실상 장악하고 처우 개선과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지난 7일 시설을 탈출한 30대의 쿠르드계 이란인 남성이 이튿날 해안가 절벽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폭동이 시작됐다. 격앙된 중동 출신 수용자들은 방화와 폭력을 일삼았고 이 섬에 자리한 무시무시한 구금 시설의 실상도 전 세계에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10년 호주로 밀입국한 뒤 강제로 크리스마스섬의 시설에 수용돼 바깥세상과 격리됐다. 난민들은 그의 사망 소식에 “수용소 경비원들이 살해했다”며 누적된 불만을 터뜨렸다. 경비원과 직원들이 모두 대피하면서 수용소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망명 신청자와 난민의 인권을 돌보지 않은 호주 당국의 가혹한 태도가 불러온 결과”라고 비판했다. 크리스마스섬은 예쁜 이름과 달리 슬픈 역사를 지녔다. 섬의 이름은 1634년 동인도회사의 함장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이 섬에 처음 발을 디딘 데서 유래한다. 이후 영국 함대가 주둔하면서 영국령이 됐다가 1957년 영연방의 호주에 양도됐다. 호주 서부 퍼스에서 북서쪽으로 2600㎞ 떨어진 작은 섬으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는 불과 360㎞ 거리에 있다. 면적은 135㎢에 불과하고 열대우림과 해안,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뤄졌다. 북동부 끝자락에 1400명 남짓한 주민이 거주하는 정착지구만 자리할 따름이다. 주민의 80%는 중국·말레이계다. 호주 정부가 수용소를 세워 외딴섬에 난민들을 몰아넣기로 한 것은 2001년 9·11테러 직후였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미군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버금가는 시설을 호주에도 만들자는 밀약 아래 2003년 난민 수용소를 설치했다. 대규모 난민선 입항을 금지하는 이민 정책을 내놓고 난민들의 밀입국 루트 길목에 자리한 이 섬을 지목했다. 인권단체들은 수용소를 교도소로 규정하고, 과거 원주민들을 분리 수용하면서 박해하던 ‘백호주의’의 잔재라고 비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수용소가 인종차별주의와 반테러리즘, 이슬람혐오증 등의 복합품이라고 진단했다. 호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추방당한 뉴질랜드인도 수용돼 있지만 이 섬은 ‘난민들의 무덤’으로 더 악명을 떨쳐 왔다. 2010년 12월 중동 출신 난민 100여명을 태운 어선이 섬 절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지만 호주 구조대가 구조에 불성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너살 아이들이 부서진 배의 파편을 붙잡고 울부짖었으나 출동한 구조요원들은 구명조끼만 던져 줘 70명 넘는 난민이 익사했다. 호주 정부는 현재 크리스마스섬에 2900여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주 야당 측은 수용 인원이 2배가 넘는 54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호주 정부의 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호주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국제적인 분쟁 지역에 자국 군대를 파견하면서 난민이 발생한 책임을 일부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롯데케미칼 “삼성화학 직원, 고용 보장”

    롯데케미칼은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케미칼은 8일 자료를 내고 “삼성정밀화학 노사가 함께 롯데케미칼의 삼성정밀화학 지분 인수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이라는 결정을 내려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삼성정밀화학 노사가 롯데케미칼의 삼성정밀화학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을 표하며 ‘고용 보장’을 촉구한 데 대한 답으로 나온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 케미칼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의 인수는 2020년까지 ‘글로벌 톱 10 종합화학회사’라는 롯데케미칼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인수 과정에서 불합리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종업원들에게 불리한 처우를 강요하지 않았다”면서 “직원들의 고용에 대해 합리적으로 보장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의 우수한 인재들을 한 가족으로 맞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롯데 가족으로 편입되는 회사의 노사와 협력해 성공적으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과 정밀화학, BP화학을 롯데그룹에 넘겼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국사 교과서 논란 넘어서기(조동일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저자는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다.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문학사와 세계문학사 비교연구에 천착해 ‘한국문학통사’ 등 불멸의 저서를 남긴 원로 국문학자다. 그는 ‘문학사는 역사의 문화사이고, 역사는 총체사여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한다. 조 명예교수는 ‘삼국통일과 후삼국 통일은 어떻게 다른가’, ‘함석헌이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고 한 말에 동의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들이 발견해야 하는 문제를 미리 말하는 것은 월권이고 교육을 망치는 배신행위라고 일갈한다. 현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극우파로 기울어진다는 사자후와 함께 총체사적인 역사 교육, 다양성, 창의성의 존중의 대안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200쪽. 1만 3000원. 엄마들(마영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우리네 엄마들의 삶은 헌신적인 어머니로, 지혜로운 아내 언저리로 박제화됐다. 그 고정된 역할의 경계 바깥으로 발을 내밀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면 곧바로 사회의 불편한 시선들이 쏟아진다. 건물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부당한 처우와 해고 위협에 조심스럽지만 분연히 싸우는 엄마, 20대 못지않게 사랑의 감정 앞에 흔들리며 마음앓이하는 엄마, 변변히 모은 재산은 없지만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엄마 등 엄마들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만화가 마영신의 그림체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장면마다 담은 묘사는 핍진하기만 하다. 작가의 어머니가 직접 적은 연애, 우정, 노동, 가족의 이야기를 초안 삼았기에 작품 속 서사의 진정성이 더욱 절절하다. 372쪽. 1만 5000원. 펜으로 길을 찾다(임재경 지음, 창비 펴냄) 임재경은 1961년 조선일보로 입사해 대한일보, 한국일보 등을 거쳐 한겨레 부사장을 지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8·15, 6·25전쟁, 4·19 등 현대사의 한복판을 직접 몸으로 겪은 원로 언론인인 임재경이 팔순을 맞아 쓴 자서전이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과 투옥 등을 겪었지만 그의 출발은 시대의 주변인이었다. 서울대 문리대 시절 모두가 데모할 때 차마 끼지 못한 채 어슬렁거렸고, 6·25전쟁 관련 소설을 써보려 했지만 시대와 전쟁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다고 회고한다. 그가 경제부 기자 시절인 1967년 쓴 삼성 기사 대신 광고가 들어간 사연 등 언론과 자본의 문제를 비롯해 수습기자 제도, 기자단 문제, 그리고 언론과 정치권력의 관계에 대한 통찰이 빼곡하다. 440쪽. 1만 8000원. 헌법의 발견(박홍순 지음, 비아북 펴냄) 1987년 체제가 만들어낸 총체적 결과물인 헌법의 뿌리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헌법은 모두가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법학 전공자 등이 아니면 전문을 읽어본 이는 극히 드물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기본정신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 보장 ▲차별받지 않는 공평한 삶의 보장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 등 네 영역으로 크게 묶어서 이해를 높인다. 철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헌법 조문에 대한 해석을 보면 헌법이 왜 ‘시민의 교과서’인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플라톤의 ‘법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루소의 ‘사회계약론’ 등 7권을 필독서로 꼽는다. 356쪽. 1만 5000원. 비싼 원전 그만 짓고 탈핵으로 안전하자(오시마 겐이치 지음, 장영배 옮김, 이매진 펴냄) ‘원전’과 ‘안전’은 한 획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불러오는 후폭풍은 하늘과 땅 차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겪은 일본 리츠메이칸대 교수인 저자는 원전이 값싼 에너지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며 사회적 비용과 환경 피해를 고려하면 비용 측면에서 결코 값싸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정계, 관계, 경제계, 노동계, 학계, 언론계 등으로 구성된 원자력 관련 이해공동체 집단의 관계 및 실태를 고발하며, 그들의 원자력 복합체를 ‘원자력 마피아’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를 해체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탈핵 안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240쪽. 1만 2000원.
  • [K스마일 친절 캠페인] (하) 韓관광 업그레이드 전문가 3인 좌담회

    [K스마일 친절 캠페인] (하) 韓관광 업그레이드 전문가 3인 좌담회

    외래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한 2012년 이후 한국의 관광산업은 3.0 시대로 업그레이드되는 전환기를 맞았다. 이는 지금부터 설계를 잘해야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고 관광대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그 마중물이 바로 ‘K스마일 캠페인’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2일 ‘한국 관광의 업그레이드와 K스마일 캠페인의 역할’을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훈(50)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맹찬호(52) 모두스테이 대표, 강홍준(70) 푸드앤데코 대표가 참석해 한국 관광 3.0의 키워드가 될 K스마일 캠페인의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K스마일 캠페인이 국내 관광산업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훈 한양대 교수(이하 이 교수): K스마일 캠페인은 외래 관광객들이 담아 갈 그 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정이나 친절 등으로 채우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외래 관광객 1400만명을 넘어서면서 올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어려워졌다. 관광산업에도 항상 등락이 있다. 한데 위기 상황을 순간적으로 모면하려 하다 보면 오래 지속되는 정책을 만들지 못한다. 요즘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진정한 관광의 힘을 기르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K스마일 캠페인은 아직 다듬어야 될 부분이 많이 있지만 질적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 볼 수 있다. →다듬어야 될 부분이 뭔가. 구체적인 예를 들어 달라. -이 교수: 먼저 톱다운(Top-Down) 방식, 그러니까 정부에서 밑으로 전해져서는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시간이 걸려도 업계와 국민의 공감을 얻으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두 번째는 대상을 좀 더 명확히 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친절(캠페인)인지, 국민에 대한 것인지 모호하면 전략 또한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것은 재교육 등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고, 국민에 대해서는 타 문화에 대한 문화적 수용력을 기르도록 해야 진정한 웃음을 짓게 만들 수 있다. →그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환대 캠페인을 벌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맹찬호 모두스테이 대표(이하 맹 대표): (친절이) 캠페인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인지 의문이다. 사회적으로 감정 노동자 대부분이 환대 서비스에 종사한다. 지금 사회가 이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는가. 길 가다 마주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내가 왜 친절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신적, 정서적 기반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왜’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몸만 움직이라고 한다 해서 실효를 거둘 수 있겠나. →관광 접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먼저라는 뜻으로 들린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뭔가. -강홍준 푸드앤데코 대표(이하 강 대표): 캠페인을 통해 단지 많이 웃으라는 게 아니라 웃음 속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라는 뜻일 거다. 음식의 경우 단순히 음식의 맛만 파는 게 아니라 한국의 음식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교수: 중요한 건 글로벌화다. 우리처럼 인구에 비해 많은 외국인을 만나는 나라는 많지 않다. 만남에서 역동성이 만들어진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세계사에서도 몽골이나 로마, 미국 등이 타 문화를 능동적으로 잘 받아들이고 자기화함으로써 번성할 수 있었다. 문화에 대한 이해, 수용력을 높여야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다. →불친절 사례들이 축적되면 재방문율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재방문 의지 약화가 문제인데, 대안이 있을까. -맹 대표: 해결 방법만 보면 어렵지 않다. 과도한 택시비는 강력한 처벌을 통해 쉽게 정리될 법한 문제 아닌가. 하지만 이는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인프라와 관계가 있다. 바가지요금 등은 누군가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개선되는 문제다. 해결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느냐, 즉 자원 배분의 문제라는 것이다. →관광경찰을 창설하는 등 개선 노력을 많이 한 건 맞지 않나. -맹 대표: 관광경찰이 생겨서 한 달에 100건이던 불만이 95건으로 줄 수는 있다. 하지만 태가 나게 좋아지지 않는 건 자원 배분이 그만큼 안 됐다는 뜻이다. 제한된 세금을 써야 되니까. -이 교수: 통계를 과도하게 인용하는 것도 문제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리의 환대 수준이 141개국 중 129위라고 했다. 재방문 비율도 중국의 경우 20%대라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한데 통계가 갖는 함정들이 있다. 통계는 참고자료일 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이론적으로 불만족은 안내 정보 등 인프라가 불편했을 때 느끼는 수치다. 이에 반해 만족은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나 감정적인 것들로 인해 발생한다. K스마일 캠페인은 이 만족도를 증폭시키는 면에서 영향력이 있다. →하드웨어보다 관광객의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휴먼웨어에 초점을 맞추라는 뜻인가. -이 교수: 시스템으로 해결할 것과 캠페인으로 해결할 것을 나눠야 한다. 택시 바가지요금 문제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건 다른 부처와 함께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택시 기사들에 대한 처우가 낮다. 불친절은 이런 데서 나온다. 근본적으로 이런 걸 해결해야 한다. 현금영수증을 철저히 발행하는 것도 시스템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외국인은 카드보다 현금을 더 많이 쓰지 않나. 그리고 친절이나 정 등에 대한 부분은 우리의 사랑방 문화와 결합시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맹 대표: 직원들에게 친절 교육을 시키는 건 굉장히 어렵다. 반면 불만족을 줄이는 건 쉽다. 고객 만족보다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캠페인이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과연 우리가 그런 수준에 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강 대표: 내가 행복해야 웃을 수 있다고만 생각하면 이 문제는 풀기 힘들다. 최소한 매너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매너는 배려다. 거시적으로 끌고 가지 말고 개개인이 매너를 갖추는 일에 초점을 맞추자. →캠페인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추진 방향은 어때야 하나. -맹 대표: 접점에 있는 직원에 대한 서비스 교육은 아닌 것 같다. 소기의 효과를 거두려면 총지배인 등 관리자에 대한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배인에게 욕먹었는데 웃음 캠페인을 한다고 효과가 있겠나. -이 교수: 불친절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한국에 쓰레기통이 없어서 불편하다고 한다. 왜 우리에게 쓰레기통이 없는지를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오기 전 이해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 대표: 요즘 (요식업계의) 구인난이 심각하다. 어쩌다 구한 직원에게 직업의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시킬 만한 시간이 없다. 이런 교육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다시 가고 싶은 나라를 만들려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맹 대표: 다시 가고 싶은 나라보다는 불만족 요인을 제거해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나라를 만들지 않는 쪽에 맞춰야 한다. -이 교수: 재방문을 위해서는 친절과 콘텐츠, 장소가 결합돼야 한다. 친절만으로는 부족하다. 관광객 80%가 서울 위주다. 이를 분산시켜야 한다. 광주, 강원 등 권역별로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줘야 한다. 여기에 친절 등이 결합됐을 때 재방문율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의 관광 수준을 높이려면 무얼 바꿔야 할까. 영역을 가리지 말고 얘기해 달라. -강 대표: 여행은 먹거리가 중요하다. 따라서 미식 여행, 한옥 탐구 여행 등 전문화된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캠페인이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끝까지 성공적인 사례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맹 대표: 택시, 호텔, 식당 등 관광의 요소들이 각자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사회적으로 무리수를 두게 되고 새로운 부작용도 낳게 된다. 고객에게 좋은 게 아니라 각 관광 요소에 좋은 것만 추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방법을 찾아 줘야 한다. -이 교수: K스마일 캠페인을 통해 관광을 업그레이드시키려면 두 가지 방안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는 구체적으로, 그러니까 연구나 자료에 입각한 구체적 전략이 나오고 이 전략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광정책이) 수행돼야 한다. 캠페인만이 아닌, 구체적인 전략과 연계됐을 때 성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현재의 관광산업은 관광정책기관들만 수행하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복합적인 현상을 포함하고 있다. 택시 문제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같이 해 줘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관광 현상을 놓고 법무부나 보건복지부 등 다양한 부처가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고안하는 협력체제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 K스마일 캠페인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회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정리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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