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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철수 ‘돌풍’에 걸맞은 진정성 보여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재·보선전에 돌풍을 몰고 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는 물론 외부 인사들을 제치고 서울시장 후보감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그의 등장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상징하기에 신선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기성 정치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제3의 정치세력으로 끝까지 갈 것인지, 기득권 세력과 손을 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안 원장이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진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노선과 정체성을 확실히 밝히고 그에 합당하게 처신해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안 원장은 강남·북 등 지역은 물론 연령, 계층을 뛰어넘어 서울시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이는 국민이 기성 정치권을 얼마나 불신하고 있으며, 동시에 얼마나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안철수 바람’은 기존 정치에 식상한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안 원장이 초심을 유지할 때만이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상식과 비상식의 2분법을 정치 기준으로 제시한다. 진보냐 보수냐의 이념적 잣대를 거부한다. 참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그런 그를 놓고 보수진영은 제3세력으로 남기를 바라고, 진보 진영은 연대하기를 원한다. 안 원장은 반(反)한나라당을 기본 전제로 깔았는데 정치적 자유이자 권리다. 그러나 그 명분을 빌미로 일단 무소속으로 출마하되 여의치 않으면 야권 후보 단일화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기존 정치인들의 행태와 다름없다. 양줄타기식 정치 술수로 비쳐지지 않으려면 상식의 행보를 먼저 보여야 한다. 안 원장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곧 만나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출마를 결행할지, 박 이사에게 양보할지는 본인의 몫이다. 후자로 결론 나면 더 큰 꿈에 도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을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당당하게 처신해서 검증받아야 한다. 우리 정치의 또 다른 한계는 불확실성이다. 안 원장은 그런 정치를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불확실성부터 제거해 예측 가능한 정치를 구현하길 바란다.
  • [사설] 35억원 마련해 줄테니 곽교육감 버티라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유죄가 확정돼 선거비용 35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돈을 모아서 물어주겠다는 말이 진보진영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절대 사퇴하지 말라는 얘기다.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곽노현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곽 교육감은 매우 윤리적인,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옹호했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전달한 것은 유감이지만 민주적인 법학자, 양심적인 교육자 모습의 그를 신뢰하고 존중한다.”고 측면 지원했다. 아무리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도그마(독단)에 빠진 그들의 언행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자존심이 강할지는 몰라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법학자인 것은 맞지만 양심적인 교육자의 모습이라고 강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절대 변할 수 없는 것은 선의(善意)든, 후보단일화 대가든 곽 교육감이 경쟁관계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다. 이 돈이 어떤 돈인지는 곽 교육감과 검찰의 주장이 다른 만큼 법원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돈의 성격 외에도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곽 교육감의 처신과 이른바 ‘곽노현 친위대’ 행태다. 이번 사건은 법 이전에 도덕성의 문제다. 곽 교육감이 정말 윤리적이고 양심적인 교육자라면 집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법 논리를 궁리할 게 아니라 광장으로 나와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대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버텨도 될 만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지 스스로 묻고 답할 일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사건을 이념대결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설령 곽 교육감에게 조금 도움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소모적인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곽노현 ‘법의 정신’/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곽노현 ‘법의 정신’/이기철 사회부 차장

    서울 교육계가 패닉에 빠졌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2억원 선의 지원’ 사건 탓이다. ‘곽 교육감의 사퇴가 최선’이라느니, ‘표적수사이니 물러나서는 안 된다.’느니 갑론을박도 만만찮다. 수도 서울의 공교육을 책임진 교육감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았다. 2학기 교육행정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법적 매듭 이전에 도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곽 교육감의 2억원 선의 지원 사건에서 큰 줄기의 팩트 두 가지는 이렇다. 지난해 5월 교육감 후보로 나섰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중도 사퇴함으로써 당시 곽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또 한 가지는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 곽 교육감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국민은 대체로 이렇게 생각한다. 두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고, 곽 후보의 라이벌이었던 박 후보가 선거 레이스를 중도하차했다. 결과적으로 곽 후보가 건넨 2억원은 석연찮다. 부적절한 처신을 했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교육비리를 뿌리 뽑아야 하는 교육감이기에 더욱 그렇다. 곽 교육감은 그러나 “떳떳하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한다. 사퇴 여론에 돌아앉은 돌부처 격이다. 법학자인 그의 해명은 국민의 법 감정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는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박 교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두번이나 출마하는 과정에서 많은 빚을 져 궁박해 모른 척할 수 없었다.”며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 2억원의 돈을 선의로 지원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한마디로 박 교수의 딱한 사정을 인정상 외면할 수 없어 돈을 줬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대가성이 없어 법적 책임을 질 일도, 도덕적 비난을 받을 일도 없다는 항변으로 들린다. 대가성 여부야 사법당국이 판단하겠지만 선의로 돈을 전달한 과정치고는 복잡하다. 곽 교육감은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기에 선거와는 무관한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제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돈 전달과정을 철저히 숨기고 싶어했다. 곽 교육감은 친구 강모 교수를 통해 박 교수의 지인 최모씨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 최씨는 다시 박 교수의 동생에게 인터넷 송금을 했고, 동생은 형인 박 교수에게 이를 전달했다. 곽 교육감은 “법의 특징과 수단은 합법성에 있고, 목적은 인간다운 행복한 삶”이라면서 “인정을 상실하면 몰인정한 사회가 된다. 제가 배우고 가르친 법은 인정이 있는 법이자 도리에 맞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딱한 사정에 있는 경쟁 후보자에게 선의로 2억원을 전달한 것을) 후보 매수행위로 봐야 하나요.”라고 반문한다. 곽 교육감이 보여준 법의 정신이다. 하지만 실정법과는 배치된다.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에서 사후에라도 돈이 개입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정법은 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것을 중지하거나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였던 자나 후보자였던 자에게 그 이익이나 직의 제공을 받거나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다시 “개혁 성향인 자신에게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표적수사”라고 주장한다. 자신을 수사하는 검찰에 정치검찰이란 색깔을 덧칠한다. 검찰은 정치검찰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사실관계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던 지난달 24일 곽 교육감은 “투표 거부는 정당한 권리행사의 방법”이라며 나쁜 투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상당수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후보들 가운데 ‘덜 나쁜 후보’를 뽑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선거이고, 그래서 투표를 거부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법학자이자 교육자인 곽 교육감에게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가 느껴진다. chuli@seoul.co.kr
  • 예고된 부결… 밀실의 ‘빗나간 동료애’

    예고된 부결… 밀실의 ‘빗나간 동료애’

    표결 전부터 ‘예고된 부결(否決)’이었다. 지난해 여대생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강용석(무소속) 의원 제명안이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져 오다 결국 ‘동료의원 감싸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본회의 표결 며칠 전부터 벌써 국회 안팎에서는 ‘표 단속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한 의원은 “팔이 안으로 굽는 게 당연지사인데 비밀투표에서 표 감시가 얼마나 이뤄지겠느냐.”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의원도 “강 의원의 행적 정도로 제명된다면 벌써 제명됐을 의원들이 여럿이다. 제명시키면 본인들의 처신이 앞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표결에 임하는 의원들 역시 자유롭지 못함을 암시했다. 31일 본회의 개최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관심은 한국은행법 개정안에만 맞춰졌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안건이 부결될 경우 다른 종류의 징계도 의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징계의결권에 대해선 변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출구를 열어놓기도 했다. 국회법에 제명안이 부결되면 다른 징계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뚜껑을 연 개표함은 보나 마나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표결에서 출석의원 259명 중 제적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42.8%(111명)에 불과했다. 제적의원 3분의2는커녕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표결과정을 비공개로 한 점도 여야의 꼼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징계안은 애당초 윤리특위의 여야 간사 합의로 비공개로 상정됐다. 이런 이유로 표결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방청은 물론 국회방송 또는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으로 표결 장면을 시청할 수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제명안을 강력 지지하겠다.”고 장담해 왔지만 국민들은 그런 과정을 지켜볼 수조차 없었다. 또 여야는 제명안 부결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 미리 강도를 낮춘 2차 제재안을 갖고 표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후 “본회의 전에 야당 측과 합의해 ‘30일 국회 출석정지안’을 가지고서 표결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법에 제명보다 낮은 단계가 30일 출석정지이고 이보다 수위가 낮은 공개회의 경고·사과는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회는 제명안 부결 선포 직후 대체안으로 ‘30일간 국회 출석정지안’을 상정해 곧바로 가결시켰다. 이 부대표가 대표 발의해 상정된 출석정지안은 강 의원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국회에 출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법 제163조 및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해 강 의원은 출석정지 기간 동안 수당 및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를 절반만 받게 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현청 상명대 총장

    [열린세상]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이현청 상명대 총장

    며칠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를 밀어붙이다 끝내 사퇴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후보시절 단일화를 놓고 돈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상적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사람은 서울 시민이 뽑은 대표적인 선출직이다. 오 전 시장은 잠재적 대선주자 후보군에 속했고, 곽 교육감은 교육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교육현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번 일을 보면서 국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사람은 서울 시민과 함께 생각하기보다는 각자의 사고의 벽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여진다. 우선 오 전 시장의 경우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로 해결해야 했는지, 시의회는 전면 무상급식 이외의 대안이 없었는지, 양측 모두 정치력에 한계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물론 시의회든 오 전 시장이든 소신이라면 소신이고, 이념성향이라면 이념성향에 의해 판단했을 것이다. 정치적 입지도 고려됐을 것이다. 재정이 넉넉하면 아이들 밥 먹는 문제가 이처럼 큰 논쟁이 될 일이 아니지만 제한된 예산 속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표방하기로는 교육복지나 세금부담, 정책의 우선순위 그리고 살기 좋은 서울 등의 개념을 동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또다시 시장을 뽑아야 하는 부담과 정치권의 혼란을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한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선출직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시민들의 아픔과 좌절 그리고 소망을 읽는 눈과 귀와 입을 가져야 한다. 시장이든 교육감이든 자기 자리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자리이고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자리란 점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끝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요, 시민을 섬기는 자리인 것이며 깨끗하고 정직해야 할 자리인 것이다. 오 전 시장도 그렇게 결단하는 과정에서 무상급식을 비롯한 복지 포퓰리즘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컸으리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걸기까지의 판단은 사려 깊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소위 진보 아이콘으로 불렸다는 곽 교육감도 오 전 시장과는 전혀 다른 이유지만 사려 깊은 행동으로 볼 수 없다. 후보단일화와 연루된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서울시 교육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교육감다운 처신이 필요한 때다. 어린이 눈에는 착한 교육감, 청소년과 교사들로부터는 존경받는 교육감, 학부모들로부터는 신뢰받는 교육감이 돼야 한다. 따라서 선출직인 교육감 역시 잠시 시민들 대신 앉은 자리라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육가족들을 섬기는 자세로, 정직하고 신뢰받는 교육감으로 손색이 없도록 교육자다운 면모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가짜가 진짜 노릇하는 사회,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사회,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것보다 순간순간 때우는 사회로 왜곡돼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사회생태학자인 플래처는 이러한 가면적 사회를 ‘위선을 제도화’하는 사회라고 불렀지만, 선출직은 정치적 계산보다는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국민을 섬기는 자세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열정을 가진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시장이나 교육감은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고, 먼 것을 통해 가까운 것을 보며, 시민을 통해 자신을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의 이번 무상복지 포퓰리즘 반대 논리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강요하며 스스로 뛰어내린 벼랑 끝 선택이었다. 곽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혼란스러운 정치권에 혼란을 더 가중시켰고 서울 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었다는 점에서 자성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 시민들로서는 보수와 진보의 입장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정치적 진실이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게 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상기할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상급식 논쟁을 뛰어넘어 보다 큰 그릇으로 담아낼 아량과 진실성을 갖춘 시장과 교육감이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 보선 어쩌나… 민주당 ‘곽노현 선긋기’

    보선 어쩌나… 민주당 ‘곽노현 선긋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뒷돈 거래’가 밝혀진 지 하루가 지난 29일 민주당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였다. 사건 성격과 곽 교육감과의 관계,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데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은 곽 교육감과의 관계 설정이 시급해졌다. 일단 선긋기에 나섰다. 이미 돈 거래가 오간 것이 드러난 데다 각서가 발견되는 등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곽 교육감과 거리두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식 반응을 아끼던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단히 충격적이고, 한마디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곽 교육감은 이런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성찰하고 책임 있게 처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곽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의 결정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사전 차단막인 셈이다. 한 핵심 측근은 “곽 교육감이 당원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닌 만큼 당과는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내 기류는 ‘곽노현 파문’이 보궐선거 구도와 선거 전략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악재라는 점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한 핵심 관계자는 “주민투표는 정책적 사안이라 찬반으로 갈리지만 이번 사태는 부패 사안이다.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만에 하나 보궐선거 전 곽 교육감이 사퇴하더라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와 차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곽 교육감의 거취 여부에 따라 시장·교육감 동시 선거냐, 아니면 시장 단독 선거냐로 갈린다. 김종욱 동국대 겸임교수는 “동시 선거가 되면 주민투표와 도덕성 문제가 함께 도마에 올려진다. 걷잡을 수 없는 정치 선거가 된다.”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곽교육감 교육현장 혼란 없게 처신하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선의로 줬고, 검찰의 표적수사이며,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등 변명에 급급하며 떳떳지 못한 처신을 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법원 판결까지 기다릴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물론 교육계, 그를 지지했던 야당과 진보진영마저 사퇴 여론이 비등하다. 곽 교육감의 변명과 처신은 구차하다. 즉각 사퇴는 물론 반(反)부패의 아이콘처럼 행세했던 위선에 대해 진솔한 반성이 필요하다. 곽 교육감은 그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는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어제는 출근만 다소 늦었을 뿐 교장 임명장 수여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안팎으로 사퇴 압력이 거센데도 오불관언식으로 버티는 것이다. 그 처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그는 거액의 돈을 준 데 대해 선의 운운하며 법망을 빠져 나가려는 자세를 보였다. 법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기에 대가성 여부가 사법처리의 기준임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알량한 법 지식이 아니라 건전한 국민의 상식에서 봐야 했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둘째, 그는 돈을 준 사실을 부인하다가 이틀 만에 시인했다. 게다가 교육비리 척결을 외치며 인성교육, 도덕교육을 강조해 온 터다. 그 순수성은 훼손됐고, 학생들은 배울 게 없다. 셋째, 서울시 교육청은 직원들이 일손을 놓는 등 패닉상태에 가깝다. 그들은 아마도 교육감 당선 무효까지도 염두에 둘 것이니 곽 교육감이 자리에 앉아 있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교육행정 업무가 어렵다. 식물 교육감 신세에 놓이게 되면 영(令)이 서지 않고 그로 인해 교육 행정은 표류할 공산이 크다. 이제 우군은 없다. 곽 교육감은 그 공백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더 큰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곽 교육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고, 이는 교육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오 전 시장의 사퇴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교육현장의 혼란을 증폭시키지 않으려면 곽 교육감이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 반부패 전도사를 자처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최소한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얼굴을 못 드는 일만은 피할 수 있도록 처신하기를 거듭 바란다.
  • ‘파문’ 한예슬 귀국 “죄송하다”

    ‘파문’ 한예슬 귀국 “죄송하다”

    드라마 ‘스파이 명월’의 촬영을 펑크낸 채 지난 15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했던 배우 한예슬(30)이 17일 귀국했다. 그는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한예슬은 이날 오후 4시 55분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16일(현지시간) 새벽 3시 30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그는 그날 오후 12시 30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LA에 도착한 지 9시간 만에 다시 길을 되짚어 돌아온 것이다. 입국장을 빠져나온 한예슬은 100여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이 상황을 알았으니까 저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예슬은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준 건 죄송하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며 “많은 비난을 예상했지만 여기에 개입된 분들이 다시 한번 (드라마 제작 환경을) 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S는 12회분 방영(22일)에 차질이 없게 한예슬이 귀국했고, 정식 사과도 한 점을 감안해 ‘여주인공 교체’ 카드를 접고 다시 한예슬로 18일부터 촬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예슬의 무책임한 처신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배우 개인의 인성이나 방법론의 문제점을 떠나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 제작 풍토가 이번 일을 계기로 개선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KBS, 한예슬 촬영 무단불참 관련 “대타 구해 제작 완료할 것”

    KBS, 한예슬 촬영 무단불참 관련 “대타 구해 제작 완료할 것”

     KBS는 16일 ‘한예슬 파문’과 관련, “여주인공을 교체 캐스팅해 대체 배역이라는 비상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시청자와의 약속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고영탁 드라마국장 명의로 자료를 내고 월화극 ‘스파이 명월’의 여주인공 한예슬이 촬영에 무단 불참하고 잠적, 방송에 차질을 빚은 것에 대해 시청자에 사과하고 이같이 밝혔다.  KBS는 “이번 일은 그 누구도 일어날 것으로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며 방송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중대한 사태”라면서 “여주인공의 어처구니 없는 처신으로 시청자와의 약속인 드라마가 중대한 국면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야기한 한예슬의 행동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지적했다.  KBS는 ‘스파이 명월’이 다른 드라마 촬영과 비교해 쪽대본이나 살인적인 스케줄은 아니었다며 제작진과의 불화로 촬영 거부를 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는 한예슬의 일방적인 얘기이고 핑계라고 선을 그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검찰 최우선 과제는 국민신뢰 회복이다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취임 일성으로 부정부패,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오만·무책임 등 검찰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 총장한테 임명장을 주면서 권력비리, 교육비리, 토착비리 등 3대 비리 척결에 나서줄 것을 당부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부정부패 등 비리 척결은 물론 종북좌익세력의 실체가 있다면 검찰이 이를 발본색원해야 함은 마땅하다. 문제는 지금의 검찰로서는 이런 악(惡)을 소탕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현재 국민은 검찰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검찰은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래서 검찰의 최우선 과제를 국민신뢰 회복에 두어야 한다. 검찰은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지거나 내부 비리 등이 불거질 때마다 신뢰받는 검찰을 증명하겠다고 달려들었지만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최근의 사태만 해도 그렇다. 대검 중수부 폐지론을 놓고 국회와 힘겨루기를 하느라 진을 뺐고,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는 경찰과 날만 새면 다투었다. 중수부 폐지를 막기 위해 검찰이 전력투구했던 저축은행 사태도 불거진 의혹들을 풀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저축은행 사태는 애당초 중수부가 맡을 사안이 아니라 부산지검 특수부가 수사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정치적인 판단으로 중수부가 끼어들어 창피만 당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과 무책임의 극치다. 이런 점에서 한 총장은 우선 조만간 있을 간부급 인사에서 자신의 다짐을 입증해야 한다. 철저한 능력위주 인사로 내부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권재진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언급한 ‘탕평인사’에 한 총장이 원칙 없이 동의한다면 검찰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또 올해 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수사권 조정에 대한 대통령령 제정과 관련해서는 검찰이기주의를 버리고 국민의 편에 서서 매듭지어야 한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제기되는 공안정국 부활 우려에 대해서도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 옳고 바른 길을 가면서 진정성을 보여줄 때 국민은 검찰을 믿고, 검찰의 수사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함바 비리’ 강희락 前경찰청장 징역 6년

    ‘함바 비리’ 강희락 前경찰청장 징역 6년

    ‘건설현장 식당(함바) 비리’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강희락(58) 전 경찰청장에게 법원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설범식)는 10일 함바 운영권 수주 등의 명목으로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로부터 뇌물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청장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억 7000만원, 추징금 1억 7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려는 브로커 유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전국 각지의 경찰관들을 소개해 줬으며 인사 청탁을 받는 등 경찰청장으로서 부적절하게 처신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연락을 받은 일선 경찰서장들이 유씨의 청탁으로 곤란한 처지에 빠지기도 했으며 일부는 적극적으로 유씨를 돕게 되는 등 묵묵히 일하는 경찰관들의 자부심을 크게 훼손해 피고인에 대한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24년간 경찰 공무원으로 성실히 복무했으며 인사 청탁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감경 사유로 적용해 징역 6년을 판결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 전 청장은 2009년 4월부터 12월까지 건설공사 현장의 민원 해결과 경찰관 인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브로커 유씨로부터 18차례에 걸쳐 1억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7월 20일 강 전 청장에게 징역 10년에 추징금 1억 9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또 브로커 유씨로부터 7000만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4500만원을 선고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떠나는 13기 “국민 위한 檢 돼달라”… 내부쇄신 주문

    떠나는 13기 “국민 위한 檢 돼달라”… 내부쇄신 주문

    “국민을 위한 검찰이 돼 달라.” 2일 퇴임한 차동민(52) 서울고검장과 황교안(54) 부산고검장이 퇴임식에서 후배들에게 한결같이 당부한 말이다. 이들은 25년간의 검사생활을 접으면서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검찰에 꾸준한 자기 혁신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을 거듭 주문했다. 차 고검장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대강당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조선 초기 명재상 맹사성과 무명선사의 일화를 소개하며 ‘고개숙이는 검찰론’을 폈다. 그는 “무명선사는 소년등과(少年登科)로 우쭐한 마음에 찾아온 맹사성에게 찻잔이 넘치도록 물을 따르다가 맹사성이 이를 지적하자,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치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라고 말했다.”며 “맹사성이 당황해 급히 나가다 문에 부딪히자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검찰이 국민 앞에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차 고검장은 제물포고와 서울대를 거쳐 사법연수원 13기로 1986년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지검 특수3, 2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차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날 역시 퇴임한 황 부산고검장은 후배 검사들에게 ‘나는 새’를 비유로 들며 검찰의 쇄신을 강조했다. 황 고검장은 “날아오르기 위해 날개로 수없이 자기 몸을 후려치고, 매일 뼛속을 비우는 한 마리 새에게서 후배들이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겸손과 자기 쇄신, 국민 중심의 검찰권 행사만이 국민신뢰 회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고와 성균관대를 마친 황고검장은 청주지검 검사로 출발해 대검 공안 3, 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창원지검장, 대구고검장 등을 지냈다. 이들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근호(52) 법무연수원장도 이날 퇴임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방통심의위원의 부적절한 ‘음란물 소동’

    음란 게재물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심의위원이 스스로 ‘음란물 소동’의 당사자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박경신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이 위원회가 음란물 판정을 내린 남성 성기 사진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해 심의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블로그에 ‘전체 공개’로 올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이 사진들은 한 누리꾼의 미니홈피를 캡처한 것으로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음란물 판정을 받고 삭제 조치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 위원의 ‘음란 블로그 행위’는 방송통신 콘텐츠의 내용을 다루는 심의위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박 위원은 “사회질서를 해한다거나 하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한 처벌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논거를 펼친다. 크게 봐서는 맞는 말이다. 표현의 자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 위원도 언급했듯 사진은 자기표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음란물 위험’에 해당한다고 본다. 방송통신 심의는 법의 잣대에 기초하지만, 어디까지나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벗어나선 안 된다. 요컨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가 유통되는 것은 결코 적합하지 않다. 방송통신의 특성과 파급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당시 전체회의에선 9명의 위원 가운데 박 위원을 빼고 8명이 음란물 판정에 동의했다. 박 위원은 그런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블로그에 음란물을 올렸다고 한다. 방법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방통심의위원의 본분을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문제의 게시물을 자진 삭제하든 안 하든 그건 박 위원의 몫이다. 그러나 방통심의위가 결코 ‘가치투쟁’의 무대가 아니라는 점만은 명심하기 바란다. 방통심의위원에 걸맞게 책임 있는 처신을 해야 할 것이다.
  • [사설] 한진重 사태 정치흥행 대상 삼지 말라

    반년에 걸친 파업과 직장폐쇄 등 극단적인 대치 끝에 노사 합의로 정상화 절차를 밟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정치인과 노동계 등 외부의 개입으로 다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시의회 의장,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부산지역 인사들은 한진중공업 노사에 맡길 것을 요구하며 응원단을 실은 ‘희망버스’의 추가 모집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동영 의원 등은 어제 ‘외부세력 개입 자제’를 촉구한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을 항의 방문하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민생현장 방문프로그램의 첫 방문지로 한진중공업을 선택했다. 한마디로 전국적인 이목을 끄는 무대가 만들어졌으니 흥행을 벌여 보자는 속셈인 것 같다. 우리는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말 단행한 정리해고가 합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사용자 측의 대처방식에 문제가 적지 않았음을 지적한 바 있다. 3년 동안 신규 수주가 전혀 없다는 이유로 생산라인 노동자 400명을 해고하면서 임원들의 연봉은 대폭 올렸는가 하면, 대주주들에게는 174억원이나 배당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정리해고자에게도 22개월치의 위로금을 주는 조건으로 파업을 풀기로 노사가 합의한 직후 컨테이너선 4척과 해군 물자보급선 2척의 건조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도록 처신한 것이다. 6개월이 넘도록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게 성원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노사가 합의한 만큼 한진중공업의 문제는 당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민주당이 진정 비정규직과 해고 노동자 문제를 걱정한다면 한나라당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다. 지금과 같은 곁불 쬐기식의 정치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 [사설] 관료-대기업 MRO고리 정부가 끊어야

    경제부처 출신 공직자들이 대기업 계열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기업에 취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 대·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주관하는 일을 해오다가 퇴직한 관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전관예우란 특혜를 받고, 대기업들은 정부 부처 방패막이를 구축한 셈이다. 그로 인해 대기업은 더 배 불리고, 중소기업들은 고사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뿐이다. 퇴직 관료들이 신중하고 책임 있게 처신만 하기를 바라며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정부가 이런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이 분야에 밝은 전직 공직자들을 선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를 보면 진실성이 결여된 허구라는 의심부터 든다. 대기업들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이르는 MRO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영역을 끝없이 침범하고 있다. 막강한 인프라와 자금력에다가 정부 관련부처들과 연결되는 인맥마저 독차지한다면 중소기업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 먼저 퇴직 관료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산 공복(公僕) 출신으로 대기업 편에 서서 중소기업을 압살하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이 철밥통 공직도 모자라 끝내 대기업의 황금밥통을 탐한다면 두 단계로 먹이사슬 구조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첫째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즉 전관예우금지법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 부처들이 대기업 MRO를 아예 배제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얼마 전 행정안전부가 이런 방침을 밝혔다. 모든 행정부처나 공공기관으로 확산돼야 한다. 정부는 대기업 시장 진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부적절한 거래를 조사 중이다. 그래서 영입된 관료들이 방패막이로 나설 수 있는 시점이다. 때마침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사정기관이 총동원됐다. 그들이 전직 동료나 부하 직원들과 접촉하는지 촘촘한 감시망을 펼쳐야 한다. 물론 사적인 접촉마저 막을 수는 없다. 이 때도 사적인지, 업무적인지 분명히 가려내야 한다.
  • “퇴직한 아버지 그림자 처신 신중케 하는 거울”

    “퇴직한 아버지 그림자 처신 신중케 하는 거울”

    “부친의 ‘후광’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림자마저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책임감이 생기고 처신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죠.” 대(代)를 이어 공직에 투신한 특허청 특허심사정책과에 근무하는 임현석(35·기시 33회) 서기관의 얘기다. 임 서기관의 부친은 2004년 특허청 상표의장심사국장으로 퇴직한 임육기(63·행시 13회)씨다. 공직이 ‘잘나가는 직장’이 되고 우수 인력이 수혈되면서 부부·부자·형제 공무원 등이 많아졌지만 2대가 한 부처에서 근무한 사례는 흔치 않다. 더욱이 특허청은 지방조직이 없어 평판이 그대로 유지되기에 후손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솔직히 누구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면서도 “(부친에 대해)좋은 기억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 공직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특허청 근무로만 보면 임 서기관이 부친보다 선배다. 임 서기관은 카이스트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7년 기술고시에 최연소 합격한 뒤 98년 특허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반면 부친은 산자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 국장으로 재직하다 2000년 특허청으로 옮겨왔다. 부자가 같이 근무하지는 않았다.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었지만 임 서기관은 2000년 입대(장교) 및 미뤄놓은 학업을 마친 후 2005년 복직했다. 임 서기관의 당초 꿈은 공직자가 아니었다. 그의 기억 속에 공직과 공무원은 바쁘고 힘든 직업. 어릴 적 아버지와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거의 없고 주말과 휴일에도 출근을 했지만 가정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하지만 86년 아버지의 유학으로 2년간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임 서기관은 “영국 생활을 통해 공무원 및 국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자신을 발전시키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도 이때”라고 말했다. 임 국장은 아들이 공직의 길에 들어섰을 때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성실과 청렴, 국가관을 설파했다. 업무 및 생활에 성실해서 남에게 인정받고, 봉급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다는 점을 지금도 아들에게 강조한다. 임 서기관은 먼 훗날 아버지를 모시고 특허법률사무소를 경영하는 ‘꿈’을 남몰래 세워놨다. 그는 “부친이 공직자의 최고 롤 모델은 아니지만 선배로서 아버지의 반만이라도 따라갔으면 한다.”면서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자기 통제의 장치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이들 역시 저나 제 동료를 보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한다면 반대할 생각이 없다.”며 3대 공무원 탄생을 예고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MB “검찰 집단행동으로 비쳐선 안돼”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9일 밤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검찰간부들이 집단사의를 표명했다는 보고를 받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검찰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면서 “검찰이 슬기롭고 지혜롭게 처신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검찰총장회의 축사에서도 “갈수록 검찰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요구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는 “우리 사회에 여러 갈등이 있다. 이해를 달리하는 계층 간 마찰이 일어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싸운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때일수록 더 협력하고 대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고 지혜를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검찰 간부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 집단 사표를 낸 것에 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기후변화의 환경문제가 나왔을 때 ‘미 퍼스트’(Me First)를 이야기했다. 서로 남의 탓만 하면 안 된다.”면서 “이런 점에서는 누구 할 것 없이 모든 계층이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서로 이해를 구하고 협력할 때 서민정책을 쓰더라도 서민 마음을 우선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면서 “옛말에 ‘동냥은 못 해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면서 “정부도, 정치권도, 기업도, 부처도 모든 사람들이 그런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중국공산당 90년] 한반도와 관계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중국 측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말할 때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말하는 태도는 냉전 종식 2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이 주요2개국(G2) 국가로 발돋움하고 남중국해와 동북아 등에서 미국과의 헤게모니 갈등이 드러나면서 80년대 이후 부담스러운 존재였던 북한은 ‘전략적 자산’으로 재평가됐다. 6·25전쟁 60주년이던 지난해 북한과 중국은 ‘피를 나눈’ 혈맹 관계를 강조했고,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양국의 우의를 과시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강변하면서 한반도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 내년 10월 당 대회에서 총서기로 최고지도자에 오를 시진핑 국가부주석도 지난해 10월 말 중국의 6·25전쟁 개입에 대해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발언했다. 뒤 이어 중국의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시 부주석의 발언은 중국 정부의 정론(定論)”이라고 못을 박았다. ●한국과 군사·정치 강화는 제자리 중국의 북한과 한반도에 대한 정책의 배경에는 중국 공산당이 있다. 실무는 외교부가 처리하지만 주요한 정책방향과 결정은 당 중앙 외교소조에서 한다. 후진타오 총서기를 비롯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주요 성원들이 참여한다. 정상회담이나 국빈 초청을 비롯해 북·중 교류는 당 대(對) 당 차원에서 당 대외연락부가 맡는다. 북·중 관계가 유지되는 바탕에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이 있다. 북한의 제2차 핵실험 등으로 국제연합 등 국제사회의 대북 추가 제재가 결의되고, 동북아관계가 요동치던 2009년 10월 말. 원자바오 총리는 평양을 방문,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국제사회의 제재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실상 “대북 제재는 여기까지”라고 선언한 것이다. 원 총리는 평양 교외를 찾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미군 공격에 폭사한 마오쩌둥 전 주석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의 무덤에 참배하는 상징적인 행동도 취했다. 중국은 1992년 한국과 수교해 남북한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맺는 나라가 됐다. 지난해 한·중 교역액은 2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액의 25.1%를 차지하면서 미국(10.7%)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이 됐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 도발에 대한 중국의 처신은 등거리 외교와 균형에 치우친 나머지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北과는 ‘전략적 수요 공유’ 특수관계 북·중 관계가 6·25전쟁 직후의 혈명관계는 아니지만 여전히 특수관계로서 작동한다. 공통의 경험과 개인적 교감을 지녔던 북한과 중국의 혁명세대가 사라졌지만, 북·중은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동질성 위에 전략적 수요를 공유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 교역 중단 이후 북·중 간 교역과 경제협력은 더욱 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교역액이 34억 7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9.3% 늘었고,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도 80%를 넘어섰다. 한·중 경협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 군사·정치 관계 강화는 소걸음이다. 중국 측 관계자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상황에서 정치·군사 관계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고 평한다. 푸젠성 성장, 저장성 성장 겸 당 서기, 상하이시 당 서기 등을 지내며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해 많은 접촉과 호감을 지닌 시 부주석 역시 6·25전쟁 등과 관련, 옛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유산을 새롭게 해석하고 한반도 화해와 진정한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의 일이 아닌 채 남아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정·재계 맞붙었다

    정·재계 맞붙었다

    정치권과 재계가 맞붙었다. 양쪽은 법인세 인하와 반값 등록금 등의 쟁점을 둘러싸고 연일 ‘십자포화’를 주고 받고 있다. 내년 선거를 의식해 친서민 정책을 강화하는 정치권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제 분야의 효율성 향상을 요구하는 재계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온데 간데 없이 갈수록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 財의 반발 “정책결정 원칙 의심스럽다” “중요한 정책결정에서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순수하고 분명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친서민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재계의 반발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연일 쓴소리를 내뱉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허 회장은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5단체장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정치권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 갔다. 허 회장은 지난 21일 정치권의 감세 철회와 반값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경쟁국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경제 원리에 맞게 신중하게 운용하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치권의 정책 결정에 대해서는 “순수하고 분명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법인세 감세 철회 등은 국가 경쟁력 향상이 아닌 선거를 의식한 불순한 의도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재계의 시각을 에둘러 대변한 셈이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감세는 세계적인 추세로 투자 촉진과 자본의 해외 유출을 방지한다.”면서 “학교 무상급식 실시와 대학 반값 등록금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회장은 29일 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 공청회에 대한 정치권의 출석 요구도 사실상 거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공청회는 전문가들과 경제 정책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허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보다 내부 전문가가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공청회 출석 요구를 받은 다른 경제단체장들도 다들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지난 2월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직후 초과이익 공유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말을 아껴 왔지만 최근 소신 있는 발언 횟수가 부쩍 늘었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의 회장으로 재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등에는 할 말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때리기를 통해 민심을 얻으려 하는 정치권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MB정권 후반기의 최대 현안은 재벌개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최근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초심을 잃었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라면서 “선거가 다가올수록 기업 논리와 배치되는 정책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인세와 반값 등록금 등에 대해 정계와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청와대와는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허 회장의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政의 역공 “먼저 자성한 뒤에 얘기하라” 정치권은 24일 재계의 반발에 맞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재벌총수의 국회 출석 문제, 포퓰리즘 논란 등에 대해 제도권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재계의 반발을 꺾어 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장 국회 지식경제위는 오는 29일 예정된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공청회에 포퓰리즘 논란의 중심에 있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비롯해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을 모두 출석시키기로 했다. 지경위 소속 의원들은 “‘재벌 길들이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경제단체장들이 불출석할 경우 출석의무가 부과되는 청문회로 격상하고, 이마저도 미흡하다면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종용할 태세다. 김영환 국회 지경위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대기업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시장독식, 납품단가 후려치기, 하도급 불공정거래 등을 해소하는 것은 대·중소기업 상생의 핵심”이라면서 “정부조차 대기업 권력에 손을 못 대기 때문에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허 회장을 직접 겨냥해 “대기업과 재벌그룹들이 정치권에 바른 소리, 쓴소리, 요구할 것은 말하되 스스로 자성하고, 성찰하고, 돌아볼 때가 됐다.”면서 “자기 먼저 돌아보고 정치권에 대해서도 할 얘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도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경제단체들과 기업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성찰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재계를 압박했다. 한진중공업 노사갈등 사태와 관련, 조남호 회장의 청문회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성순 위원장 역시 “조 회장의 진술을 꼭 들어야 한다. 계속 불출석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고발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의 반발에 대한 역공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재계가 정책을 판단하고 지적할 때는 전반적인 국민 여론과 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의 공청회 출석을 제안했던 정태근 의원도 “허 회장이 앞서 밝힌 대로 고용 촉진을 위해 감세가 필요하다면 왜 그런지,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 어떤 부분들인지 공청회에서 설명하면 될 것”이라면서 “왜 출석을 꺼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관련 사안들은 각 상임위 차원에서 대응해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치권의 친서민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근거에 대해선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건보공단, 약값특혜 비리 의혹

    약값 협상을 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간부가 제약회사 대표와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직원이 약값 협상 과정에서 제약사에 터무니없이 비싼 약값을 책정해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건보공단 측은 검찰에 이 직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약가협상의 이면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22일 건보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낙연(민주) 의원에게 제출한 ‘약가협상 특별감사 경과보고서’에 따르면 약가개선부장 A씨는 지난해 7월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부광약품의 정신분열증 치료제 ‘로나센정’ 약가협상에 참여해 협상 지침을 위반, 부당하게 업무지시를 하고 관련 보고서를 부적정하게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A씨는 이 과정에서 제약사 대표와 협상 정보를 노출시킬 수 있는 휴대전화 통화를 무려 61차례나 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지난해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로나센정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미흡하고 효과가 불확실한데도 1차 협상 때보다 2차 협상에서 기준 약가를 높여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감사를 요구했었다. 건보공단은 A씨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실시한 것은 맞지만 제약사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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