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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부채 대책 ‘반쪽’… 고금리 사채 빠져

    주부 이모(59·여)씨는 늦은 밤마다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오는 대부업체 직원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업을 하는 남편이 유명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고 난 다음 불어나는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자 직원이 매일 집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남편은 사업을 핑계로 집에 잘 들어오지 않고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씨는 이러한 사정을 하소연했지만 대부업체 직원은 “거짓말하지 말라’며 윽박질렀다. 이씨는 “유명 대부업체인데도 무섭게 몰아세워 아이들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근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반쪽짜리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을 보면 불법 추심과 채무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겠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지난 21일 발표한 국정과제에는 고금리 사금융에 관한 내용이 빠져 있다. 당초 박 대통령은 대부업법을 개정하는 한편 대부업을 금융감독원의 공적 감독대상으로 편입하고, 중소 대부업체 대형화를 유도해 경쟁질서 훼손과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이 국정과제에는 빠져 있어 새 정부의 해결 의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인수위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국민행복기금에 대해 중점 논의했을 뿐 불법 사금융 문제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가계부채 해결책인 국민행복기금 18조원은 1년 이상 장기연체 채무자들만 구제할 공산이 높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대부업체는 1만 2000여개, 대부중개업체는 1000여개가 난립 중이지만 감독인력은 200여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불법추심과 수수료 편취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업법을 개정해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고 감독·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빈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대부업을 금융업에 포함시켜 업체를 쉽게 세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대부업체를 대형화해 200~300개 정도만 남긴 뒤 감독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부업 자격을 강화해도 음지에서 계속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문제”라면서 “무등록 업체를 행정조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형사처벌을 도입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교사폭행 학생 강제전학 보내면 교권 보호?

    새 학기부터 교사를 폭행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등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학생은 경우에 따라 강제 전학 조치까지 받게 된다. 교사의 생활 지도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처분을 받은 학생에게 재심 청구기회가 없고 ‘심각한 교권 침해 행동’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기준도 없어 자의적인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교권 침해 상황의 정도에 따른 4단계 대처 방안을 마련한 ‘학생 생활교육 매뉴얼’을 다음 달 새 학기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1단계는 학생을 즉시 교실에서 격리하는 조치다. 정당한 지시를 듣지 않을 경우 교사들은 학교마다 지정된 교권보호책임관에게 요청해 해당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2단계는 학생을 ‘성찰교실’이라는 교내 별도의 공간에서 면담하는 방안이다. 3단계는 학교 선도위원회를 열어 교권 침해 수위에 따라 봉사 또는 외부기관의 특별교육을 받게 한다. 4단계는 학부모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와 학교장의 동의를 거쳐 학생을 강제 전학시키는 것이다. 단계별 조치의 적용은 각 학교가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강제 전학 규정이 있었지만 교권을 침해한 학생은 전학시킬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피해 교사가 전근을 가는 경우가 있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학 조치는 누구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교권 침해를 한 학생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면서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마찬가지로 교권침해 학생의 전학 역시 교육청이 요청하면 전학을 갈 학교장이 무조건 받아 주도록 돼 있어 통학거리를 고려해 인근 학교로 전학 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는 강제 전학 조치가 내려지면 학생은 그 결정을 따라야 할 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학생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전학이나 퇴학 조치를 받으면 시도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또 교권 침해 행동의 심각성을 각 학교에서 판단하게 한 것도 개별 사안 간 형평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중범죄자에게도 재심 청구권을 보장해 주는데 이번 결정은 법의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는 폭력적인 처사”라면서 “선생님한테 대들어서는 안 된다는 위압적인 경고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아동 성폭력 실태] 年1000명 아동 성폭력 피해… 24%가 친척·이웃 소행

    [아동 성폭력 실태] 年1000명 아동 성폭력 피해… 24%가 친척·이웃 소행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이 제정된 지 올해로 7년째. 2006년 서울 용산 초등생 성폭행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가족부는 매년 2월 22일을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로 정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행사를 한다. 그러나 제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흉포화된 아동 성폭력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관련 캠페인도 ‘요식행위’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의 ‘2004~2012년 13세 미만 대상 성폭력사범 접수·처리 현황’에 따르면 아동 성폭력 사범은 ‘아동 성폭력추방의 날’이 시행된 2007년 851명에서 지난해 958명까지 증가했다. 한 해 동안 약 1000명의 아이들이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약 20%는 불기소 처분을 받고 풀려난다. 불기소 처분은 증거 부족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나 공소권 없음, 각하, 기소유예 처분 등을 포함한다. 가해자가 가족이나 친척 등 밀접한 관계일 때에는 피해자 측에서 도리어 선처를 호소해 검찰에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대검 ‘2012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 1054건 중 친족, 이웃 등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 사건은 23.8%였다. 안미영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 조사부장은 “아동 대상 성범죄는 주로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친한 사람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가해자가 아버지인 경우 많은 가정이 아버지의 경제력에 의존하고 있어 고소고발 자체를 하지 않거나 했다가도 선처를 호소, 안 그러겠다는 약속만 받고 같이 지내 재발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범행 수법도 대담해지고 있다. 지난해 거실에서 자고 있던 7살 여아를 이불째 납치해 다리 밑에서 성폭행한 뒤 달아난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은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2011년에는 보육원 교사가 남자 원생들을 대상으로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음모를 불태우는 등 상습적으로 추행을 해 남자 아이를 둔 부모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1일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중 성폭력을 4대악의 하나로 지정, 일선 검찰청과 경찰서에 성범죄 전담반을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홈케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형사정책연구원의 승재현 박사는 “아동 대상 성범죄는 피해 아동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온 가족에게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주기 때문에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면서 “보여 주기 위한 행사보다는 실효성 있는 예방책을 마련하고 상담사 정기방문 등 지속적인 지역 연계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한균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경제적 곤궁 등으로 악순환을 겪는 피해 아동들을 위해 기금 마련 등 생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재발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박근헤 정부 국정목표 확정] 공약 수정은 도리 아니라더니… 사라진 ‘1번 공약’ 경제민주화

    [박근헤 정부 국정목표 확정] 공약 수정은 도리 아니라더니… 사라진 ‘1번 공약’ 경제민주화

    그동안 대선 공약의 수정과 폐기는 없다고 강조해 왔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약속과 달리 일부 공약의 경우 질적으로 후퇴하거나 용어 자체를 폐기했다. 재원 부족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이유로 여겨지지만 줄곧 “(공약 수정과 폐기는) 국민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해 온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총·대선의 ‘간판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확립’으로 용어가 바뀌었다. 박 당선인이 18대 대선 당시 예비후보자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0대 공약’을 제출할 때만 해도 ‘1번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최종 대선 공약에선 ‘9번 공약’으로 후퇴한 데 이어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로드맵인 국정과제에서는 용어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경제민주화 내용도 후퇴했다. 박 당선인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관련해 배상 금액을 최고 10배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국정과제에서는 현행 하도급법과 외국 사례를 고려해 상한액을 3배로 규정했다. 현재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에 대해서는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고 있다. 또 대기업 총수의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형량 강화’, ‘대형 경제비리 사건에서 검찰 구형에 못 미치는 판결 선고 시 원칙적으로 항소’ 수준으로 후퇴했다. 류성걸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는 21일 이와 관련,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가 약화된 것은 아니다”면서 “(경제민주화는) 공약한 대로 상당히 세부적으로 내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독 경제민주화만 ‘5대 국정 목표’가 아니라 이를 세부적으로 뒷받침하는 ‘21대 전략’에 포함돼 있어 ‘경제민주화는 선거용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조원동 경제수석 내정자의 성향까지 감안하면 새 정부의 경제 기조는 경제민주화가 아닌 성장에 무게가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초부터 재원 대책이 없었던 박 당선인의 106개 시·도 공약은 국정과제에서 아예 제외됐다.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비판이 쏟아질 수 있어 인수위는 이를 각 부처에서 알아서 처리하도록 일임했다. 강석훈 국가기획조정 인수위원은 “(국정과제에) 다리를 놓고 하는 것을 넣을 수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부처 장관 보고에서 (당선인의) 지역 공약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재원 부족 등으로 공약의 후퇴가 두드러졌다. 한국납세자연맹이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할 정도로 논란이 됐던 기초연금 공약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배(20만원) 지급에서 소득 수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매월 4만~20만원을 지급하기로 수정했다. 140개 국정과제 중에는 ‘대통령 친·인척 및 특수관계인’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제 신설 내용이 포함됐지만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한 ‘상설특검제’ 공약은 빠져 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도 결론을 내지 못해 공약 후퇴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혜진 사회안전분과 간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은 각 부처 관계자를 만나는 등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논의했지만 양 부처의 견해차가 너무 컸다”며 “추후 국민이 참여해 다시 수사권 문제를 심층 논의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 유엔에 청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 수백명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외국 대사관에 청원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 거부자 488명은 양심적 병역 거부로 처벌받는 사람들의 전과 기록 말소, 피해 배상금 지급, 향후 국제 인권규약 위반 방지 등의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이번 주 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유엔 인권기구 등에 제출하기로 했다. 청원서는 전과 기록 말소는 현행 사면·복권 제도로, 피해 배상은 특별법 제정으로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담고 있다. 대체복무제 도입 등을 담은 법률 제·개정을 통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처벌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청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양심적 병역 거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 개인 청원을 내 2011년과 지난해 ‘한국 정부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 형사처벌은 국제 인권규약 위반’이라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 이들은 청원서에 담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유엔에 한국의 인권이사회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이영준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이영준 정치부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5일 만에 낙마했다. 두 아들의 병역비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결정타가 됐다. 장애인이란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통합형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특권층’, ‘귀족’의 이미지가 각인됐고 ‘투기의 귀재’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는 “부덕의 소치”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 법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있어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조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지역개발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금싸라기’ 땅이 될 서울 서초동의 허허벌판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은 ‘서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현재 공시지가 44억원의 서초동 땅을 선물해 줬다”는 해명은 오히려 그를 ‘귀족’처럼 보이게 했다. 그 땅의 소유권을 20대였던 아들에게 넘겨준 모습은 ‘부의 세습’으로 비쳤다.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 고위 공직자에게, 또 정의롭고 공정해야 할 법조인에게는 패악(悖惡)적인 행위였다. 같은 맥락에서 그가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다. 제기된 의혹들은 박 당선인이 내세우는 철학과 전면 배치되는 것들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행복’을 전제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새 정부에서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등으로 오히려 ‘민생’을 위협한 전력이 드러났으니 버틸 명분이 없었다. 물론 언론의 검증이 혹독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와 그의 가족까지 ‘발가벗겨’ 놓은 것에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다. “살인자도 25년이라는 공소시효가 지나면 죄를 묻지 않는데 무려 38년 전에 일어난 일을 들추어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도 없는 도덕성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비판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성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제도 역시 시간이 지나 수사의 가치가 떨어진 경우 그 죗값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지 도덕성에까지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도 압축적으로 성장하면서 도덕성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또 정보의 디지털화로 개인 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쉬워지면서 과거의 오점을 감추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도덕성의 공소시효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는 리더십과 직결되는 까닭이다. 도덕성의 본질은 언행 일치이고 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끄는, 신뢰의 정치로 승화되는 것이다. 머리가 아무리 좋고 능력이 뛰어나도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인물은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대통령 다음 가는 국정의 2인자인 국무총리라면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고, 또 높아야 한다. apple@seoul.co.kr
  • 朴 “법·질서 확립… 사회안전 신뢰 쌓아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9일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법과 질서를 확립하고 사회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신뢰’를 강조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질서·사회안전분과위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업무는 국민행복의 기본조건이자 새 정부가 지향하는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일과 직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1995년 저서 ‘트러스트’에서 밝힌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신뢰’라는 개념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사법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했는데 이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사회지도층 범죄에 대한 공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헌법과 법률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면서 교육부와 법무부 등에 초중고 교육과정에서의 법 교육 강화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4대 범죄 근절과 재난안전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때 성폭력·학교폭력·가정파괴범·불량식품 등을 민생을 불안케 하는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은 “검찰과 경찰의 인력운영 실태를 평가해 민생치안이나 범죄예방 이외의 업무에 불필요하게 인력이 몰려 있는 것은 없는지 점검하고 인력 운영을 재편성해 달라”고 강조했다. 경찰인력 증원 등과 관련해서는 연간 4000명씩 총 2만명 증원과 기본급 인상, 수당 현실화 등 대선 공약을 다시 언급하며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112센터의 인력과 장비 충원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성범죄가 급증하는데 기소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집행유예 비율이 50%에 육박한다는 것도 분명히 문제”라며 “아동 성범죄에 대한 처벌 형량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성폭력과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원스톱 지원센터의 확대 설치도 주문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사회통합형 인사… 소통 미흡했다” “인수위서 뽑다니 인력풀 그리 없나”

    야권은 24일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지명된 데 대해 사회통합적 인사라고 평가하면서도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인수위원장으로서 소통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 준 점과 역사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한 훌륭한 법조인이자 장애를 극복하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해 온 사회통합적 인물”이라면서도 “박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보여 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책임총리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풍부한 행정 경험과 부처 장악 능력이 필요한데, 이 부분도 검증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소통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 줬다”면서 “언론의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회피하거나 묵묵부답이었으며 박 당선인의 의중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장 시절인 1996년 헌정질서 파괴 행위자인 전두환·노태우의 처벌을 위한 5·18특별법에 대해 한정 위헌 판결을 냈다”면서 “이것은 명백히 헌정 질서를 파괴한 쿠데타나 광주 학살 범죄의 중대성을 경시한 판단”이라고 우려했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경북 지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 도중 총리 후보자 지명 소식을 듣고 “입으로만 야당을 국정 파트너라고 할 게 아니라 진짜로 통하는 게 있어야 한다”면서 “10분, 15분 전이라도 미리 연락해 줄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사전 통보가 없었던 데 대한 서운함을 표시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약속했던 책임총리제 공약 도입 정신이 실종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스스로 인수위원들은 원래 상태로 복귀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는데, 왜 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됐는지 의문”이라면서 “차기 정부에 그만큼 인물이 없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CJ제약, 의사 200여명에 45억 리베이트

    CJ제일제당이 210여명의 의사들에게 45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2012년 5월 3일자 10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CJ제일제당 측이 자사 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전국의 의료인 210여명에게 45억원의 리베이트를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이 회사 임직원 10여명과 관련 의료인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이와 관련, 강모 전 CJ 제일제당 제약사업 부문장이 지난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CJ제일제당 측은 2010년 5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국내 병·의원 의사, 공중보건의 등에게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씩의 리베이트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관련 의사들에게 약품 처방 대가로 자사의 법인카드를 건네 쓰게 하는 방식 등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리베이트 수수 규모 등에 따라 처벌 대상 의료인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CJ측과 의료인에 대한 처벌 수위나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처벌 대상을 정리해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초 충남의 한 보건소에 근무하던 의사 A씨가 CJ 측에서 발급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자신의 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경찰은 제약사 관계자로부터 수백명의 CJ측 직원과 의·약사들이 리베이트에 얽혀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CJ측 임직원들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CJ 측이 건넨 리베이트 규모와 전달 방법 등을 밝히기 위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 수백명에 이르는 본부 영업직 직원들의 카드 발급 및 사용내역 등을 추적, 분석해 왔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6명이나 희생된 대가가 고작 주차장입니까

    6명이나 희생된 대가가 고작 주차장입니까

    서울시 한강로2가 224-1번지.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2번 출입구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이곳에는 4년 전만 해도 낡은 누런색 4층짜리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5만 3066㎡에 이르는 이 일대가 용산 재개발 4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건물 1층에는 남일당이란 상호의 금은방이 있었다. 위로는 사무실, 의원, 탁구장, 호프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2009년 1월 20일 통틀 무렵 이 건물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다. 옥상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40여명은 경찰 특공대원 10여명이 컨테이너박스를 타고 4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오자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경찰 진압 40분 만에 망루에 불길이 치솟았고 이내 옥상 전체로 번졌다. 결국 철거민 5명은 이날 검은 주검으로 내려왔다. 진압에 나섰던 경찰 특공대원 1명도 숨졌다. TV 뉴스 화면으로 생중계되며 국민의 마음을 시커멓게 태워버린 사건, 바로 ‘용산 참사’였다. 용산 참사 4주기를 앞둔 17일, 옛 남일당 건물 일대를 다시 찾았다. 42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5동이 들어설 예정이라던 용산 재개발 4구역은 현재 42층은커녕 1층짜리 건물도 지어지지 못한 상태다. 재개발이 중단돼 주차장과 공터로 변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이 “이럴 거면 왜 성급하게 철거부터 했느냐”, “경찰이 사람 목숨 6명을 앗아가며 강제진압을 한 이유가 고작 주차장 하나 만들려고 그런 것이냐”며 울분을 토하는 이유다. 텅빈 공터 주변에는 2m 높이의 철제 펜스가 둘러처져 있었다. 펜스에는 용산 참사를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안쪽에는 각목과 녹슨 철근 등 건축자재 잔해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나머지 공간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주차관리인 오모(60)씨는 “지난해 7월부터 재건축 조합에 위임받아 운영 중”이라고 했다. 주차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용산 재개발 4구역에 대해 “도심 속 페허”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주차장을 볼 때마다 속이 터진다”면서 “철거 예정이던 건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밀려나 결국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인근으로 이주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대출이자만 200만원을 내야 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가장 속상한 건 근처에서 고깃집을 15년간 운영하던 칠순의 어르신이 살고 싶다고, 대화하고 싶다고 남일당 망루에 올라갔다 돌아가신 거야. 재개발이 결정된 뒤 아무런 대책 없이 철거부터 무리하게 추진하더니 결국….” 갑자기 감정이 복받친 김씨가 말끝을 흐린다. 남일당 부지에서 용산 참사로 남편 양회성(당시 56세)씨를 잃은 김영덕(58)씨는 “지금까지도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거였다면 왜 그렇게 세입자들을 몰아세웠는지 모르겠다”면서 “주차장 운영도 용역 깡패들이 하는 것으로 안다. 현장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며 가슴을 쳤다.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 왜 폐허 같은 주차장이 만들어진 걸까. 철거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이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공사비 증액과 일반분양 수익 감소에 따른 추가 분담금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 컨소시엄 간 계약이 2011년 8월 해지됐다. 이후 조합에서 새로운 시공사 계약을 위해 재입찰 공고를 냈지만, 금융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현재까지 성사시키지 못했다. 유족들은 한목소리로 차기 정부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49세로 숨진 윤용헌씨의 아내 유영숙(52)씨는 “박근혜 당선인이 진정한 국민대통합을 말하려면 용산 참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김석기 전 경찰청장은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과하는 시늉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고 이성수(당시 51세)씨의 부인 권명숙(51)씨도 “바로 앞에서 외치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 당선인의 정부에는 기대할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CJ특혜 논란’ 방송법시행령 개정 보류

    방송통신위원회가 ‘CJ 특혜법안’으로 불리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과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업무계획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와 여성·문화분과에 보고했다. 주된 내용은 통신요금 인하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포함한 방송의 공공성 강화 등을 담았다. 이동통신 가입비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의 선택형 요금제를 유도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가격 인하를 위해 휴대전화 제조사와 판매점에 대한 처벌 규정도 마련했다. 방통위는 또 정부조직개편안이 확정됨에 따라 규제와 진흥 업무 분리 방안도 업무보고에 포함시켰다. 현재 방통위의 방송통신융합정책실, 통신정책국, 방송정책국, 네트워크정책국 등 대부분의 진흥 업무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조직에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에 따르면 당초 업무보고에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넣을 예정이었다. 이 개정안은 채널사업자(PP) 한 곳의 매출이 전체 유선방송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행 33%에서 49%까지 늘릴 수 있게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방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관련법 개정을 밀어붙이다가 CJ의 콘텐츠 독점력 강화를 우려한 국회와 학계의 거센 반대로 중단됐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방송법 개정령과 NHN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은 논란의 소지가 많아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ICT 전담 부처는 무산됐기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에 지식경제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의 흩어진 ICT 기능 잘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해당하는 업종에서 시장 점유율 50%를 넘길 경우 지정된다. 그동안 이동통신사 등 기간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했으나 NHN 등 부가통신사업자로의 확대를 놓고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청와대 특별사면, 說이길…비 근신 처분, 제대로 받길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청와대 특별사면, 說이길…비 근신 처분, 제대로 받길

    스포츠 스타의 엇갈린 운명이 눈에 띄었다. 1위는 ‘조성민 발인’이다. 유력한 투수였던 데다 슈퍼 스타 최진실과의 결혼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던 조성민이 최진실·진영 남매에 이어 자살로 삶을 마무리했고 서울 안암동 고려대병원에서 장례식이 치러졌다. 환희, 준희 남매와 고인의 누나, 어머니 등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0위는 ‘장미란 은퇴’다. 한국 역도의 영웅이었던 장미란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선수 생활에 더 욕심이 났지만 몸과 마음이 버텨내지 못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는 얘기를 눈물과 함께 전했다. 자신의 재단을 통한 비인기 종목 선수 지원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에 매진하겠다는 꿈도 선보였다. 대선이 끝난 뒤 가는 자와 오는 자에 대한 조명도 관심거리다. 3위는 ‘인수위 공식 출범’이다. 6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 인수인계 절차에 착수한 것. 김용준 인수위원장 등 26명의 인수위원이 드러났다. 4위는 ‘청와대 특별사면 검토’다. 2월 10일쯤 특별사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특히 관심을 모으는 이들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3인의 거취 문제다. 목 놓아 법치를 부르짖어 왔던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응은 무엇일지 관심을 모은다. 온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성폭행 사건도 빠지지 않았다. 5위는 ‘나주 성폭행범 사형 구형’이다. 10일 광주지검은 나주 성폭행범 고종석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잔인한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고종석은 지난해 집 안에서 자고 있던 7살짜리 소녀를 이불에 싸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7위는 ‘엘리베이터 중학생 성폭행’이다. 집에 가던 14살 여학생을 뒤따라가 성폭행한 10대에게 서울남부지법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위는 ‘비 근신 처분’이다. 공무 출장 중 배우 김태희와 연애한 가수 비에게 국방부가 7일간 근신 처분 결정을 내렸다. 6위는 ‘다케시마 후원 기업’이다.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는 캠페인을 후원하는 일본 기업 명단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8위는 ‘강심장 폐지’다. 연예인들의 강하고 자극적인 고백으로 인기를 이어 왔던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9위는 ‘명문대 알바생 사기’다. 아르바이트 시간 확인을 위해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속인 뒤 스마트폰 판매 보조금을 챙겨 달아난 사건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중소기업 3불 해소방안 법제화 추진

    중소기업 3불 해소방안 법제화 추진

    경제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중소기업청이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빼기 위한 각종 정책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거래불공정·시장불균형·제도불합리 등 이른바 ‘3불(不)’ 해소 방안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추진, 대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등을 업무보고 내용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및 골목상권 침해 시 처벌이 가능토록 해 대·중소기업 상생과 경제민주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유지될 수 있는 방안과 가업 상속을 활성화하기 위한 상속·상속세 부담 완화, 최대 10조원의 소상공인진흥기금 조성 등도 담겼다. 이날 보고는 ‘실무 인수위’에 걸맞게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경제2분과에서 진행됐다.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한 평가와 공약 이행 세부계획,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등에 집중됐지만 중기청 공무원들은 구슬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인수위원들의 사전 준비가 철저해 보고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지적이 잇따랐다. 위원들은 ▲추진 과제에 대해 관계 부처 간 협의 부족 및 입체성이 떨어진다는 점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강소기업 육성방안 미흡 등을 들어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이 바라는 차기정부 정책방향을 담은 의견서를 인수위와 중기청에 전달했다. ‘중소기업청(지식경제부 외청)과 중소기업 비서관(대통령실)’으로 이뤄진 현행 중소기업 지원 행정체계를 ‘중소기업위원회(국무총리 직속)와 중소기업 수석(대통령실)’으로 격상해줄 것을 건의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MB 비리측근 특사라니… 용산참사 수감자부터 사면하라”

    “MB 비리측근 특사라니… 용산참사 수감자부터 사면하라”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11일 용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수감자들의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인 의원은 이날 오전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 정문 앞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원들의 출근시간에 맞춰 ‘용산참사 4주기 용산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인 의원과 함께 유은혜, 이인영 민주당 의원도 20분 간격으로 릴레이 시위에 동참했다. 야당 의원들의 인수위 앞 시위는 이들이 처음이다. 인 의원은 “오는 20일로 4주기를 맞는 용산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여러 현안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먼저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이런 문제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검토 중인 특별사면과 관련, “용산참사 가족들이 석방돼야 한다”면서 “거기에 비리 관련자들이 포함될까봐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리 관련자들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을 이른 것이다. 인 의원은 또 “구속 철거민 사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별사면을 청와대에서 하는 것인데도 인수위 앞에서 굳이 시위를 벌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당선인이 힘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인 의원에 앞서 시위를 벌인 유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계속 제기돼 온 용사참사 진상규명이 아직도 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수위에서 용산참사의 진상규명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 의원은 이어 “더 급한 것은 구속돼 있는 유가족들, 구속된 분들의 가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면과 석방”이라면서 “용산참사 4주기를 맞아 구속된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시위의) 출발이었다”고 덧붙였다. 1인 시위에 동참한 이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용산참사 철거민, 쌍용차 해고자 등 복권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서 “인권이 설자리를 잃고 경제적 계산만이 남은 자리에서 (우리 사회의 상위) 1%만 번영하는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중)피해가족 두번 울리는 악플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중)피해가족 두번 울리는 악플

    “부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다. 그런 자녀가 성범죄를 겪은 것만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너무 쉽게 잔인한 말들을 내뱉는다. 그런 글을 쓰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자기 가족의 일이라면 어땠을지 생각해 볼 수는 없는 건가.” 한 아동 성범죄 피해 가족의 아버지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절규하듯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버지는 자녀가 당한 성범죄 기사에 달린 악플들을 보고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떠올리기도 싫은 사건이지만 그 사건 만큼이나 끔찍했던 것은 무수한 악플들이었다.”면서 “‘나도 시켜주지’, ‘걔도 즐겼을 걸’과 같은 댓글을 봤을 때에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들도 어머니가 있고, 결혼해 딸을 낳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아동 성범죄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인터넷에는 매번 혐오감과 수치심을 주는 악플들이 달린다. 여주 4세 여아 성폭행 사건과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때도 그랬다. 해당 사건의 기사에 악플러들은 ‘좋았겠네’, ‘나도 해보고 싶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 ‘형님(범인) 멋지십니다’, ‘애가 유혹한 것 같네’, ‘부모도 참 한심하다. 고작 이런 일로 유난이다.’ 등 가해자를 두둔하며 도리어 피해 아동과 가족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에 평범한 시민들이 나섰다. 아동 성폭행 추방 시민모임 ‘발자국’은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에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등의 혐의로 악플러 74명을 고소했다. 발자국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 등 1만 2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성범죄 기사 악플러에 대한 집단 고소는 처음으로 향후 수사 결과와 검찰 기소 여부에 따라 악플러 처벌의 선례를 남길 예정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관련자가 많은 데다 ID만 넘겨받아 인적 사항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를 지휘한 검찰 관계자는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되면 형사 처벌도 가능하지만 아직 처벌 수위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인적 사항 확인 후에도 각 댓글의 언어 폭력 수위, 음란성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악플러 처벌은 익명성으로 인한 적발의 어려움, 표현의 자유 보호, 처벌 기준의 모호함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에서 법적인 처벌로 인터넷 공간을 위축시키는 것보다는 네티즌들이 상호 비판으로 공동체적 규율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동 성범죄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불안하게 하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자국’ 회원 김혜원씨는 “이 같은 악플을 방치할 경우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는 인식을 조장해, 잠재적 범죄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동 포르노나 음란물은 아동·청소년 보호법 등을 통해 처벌 기준이 정립돼 있지만 악성 댓글은 법제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모호한 측면이 있다.“면서 “점차 증가하는 악플 관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처벌 기준과 범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살인죄 양형기준이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사회적 비난이 높아진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기준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살인죄 형량이 낮아진 기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법관들이 생명 경시 풍조가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합의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4월 살인죄 양형기준 개정안을 최종 확정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법관 70여명은 지난 10일 하반기 형사법관 회의를 했다. 해마다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회의에서 법관들은 소위원회별로 연구 성과물을 발표하고 재판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회의에서 주된 논점이 됐던 것은 살인죄와 성범죄의 양형기준. 국회는 최근 성범죄 관련 법률을 개정해 법정형을 크게 상향했다. 그 결과 일부 성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이 살인죄보다 높아졌다. 지난 7월 1일 시행된 양형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 강간죄의 기본 권고형량인 징역 8~12년은 ‘참작할 만한 동기’가 인정되는 살인 기본형량(징역 4~6년)의 두 배다. 지난달 시비 끝에 포클레인으로 공사 책임자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반면 지난 5일 내연녀의 딸(16)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에게는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살인죄보다 성범죄가 더 높은 처벌을 받은 것이다. 앞서 형사법관 회의 소위인 양형 연구회는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판사들이 양형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판사는 “실무를 보는 입장에서 양형 기준을 적용해 보니 살인죄 형량이 너무 낮았다.”면서 “최근 동기가 불투명하고 수법이 잔인한 살인 범죄가 많은데,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극단의 범죄인 만큼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양형위에서도 이 같은 실무 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형위 관계자는 “전달되는 의견들을 모두 청취, 종합 검토 중”이라면서 “성범죄 양형기준이 또 한 번 일부 바뀔 예정이므로 그에 맞춰 내년 2월부터 살인죄도 본격적인 양형 논의를 거쳐 3기 양형위의 임기 만료 전인 4월 중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의에서는 그 밖에 형사절차상 피해자 진술권, 강제채혈과 영장주의, 디지털 증거 조사 방법 등이 논의됐다. 또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현재 특별 감경인자로 정해져 있는 ‘처벌불원’(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의 적정성과 삭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졌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성추문 검사 파문] ‘성스캔들’ 행적 구체화… 양측 엇갈린 주장

    [성추문 검사 파문] ‘성스캔들’ 행적 구체화… 양측 엇갈린 주장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전모검사 ‘성(性) 스캔들’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전검사와 여성 피의자 A씨 등 관계자들의 사건 행적도 구체화되고 있다. 전검사 성 파문은 지난 20일 A씨 변호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서울동부지검 전검사의 지도검사에게 전화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불거졌다. 동부지검은 당일 자체 조사 뒤 곧바로 대검에 감찰 의뢰했다. 25일 검찰, 정 변호사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쯤 동부지검 326호 전검사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중 전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받은 데 이어 유사 성행위를 했다. A씨는 강동구의 한 마트에서 16차례에 걸쳐 450여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혐의로 지난달 동부지검에 송치됐다. 정 변호사는 “전검사가 지난 6일 오후 10시쯤 A씨에게 전화해 다음 날 출석하라고 했는데 A씨가 아이들이 있어 모레 가겠다고 하자 일방적으로 토요일인 10일 오후 2시에 오라고 했다.”면서 “10일 검사가 강압적인 분위기로 마트 측과 합의할 것을 종용해 A씨가 울먹이자 검사가 A씨를 달래듯 신체 접촉을 시작했다. 점차 수위가 높아지면서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고 나아가 성관계까지 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당시 A씨는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항거 불능 상태였다.”면서 “검사가 직무상 위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검사는 검찰 조사에서 “A씨가 토요일밖에 안 된다고 해 그날 나오라고 했다.”면서 “A씨가 조사 중 흐느끼면서 안기듯 달려들었다. 두 번 달래 앉혔는데 세 번째 안기면서 신체 접촉과 함께 유사 성행위를 했다. 성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검사는 이틀 뒤인 12일 오후 7~8시쯤 A씨를 구의역 1번 출구에서 만나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유사 성행위를 하고 왕십리 부근 모텔에서 성관계도 가졌다. 정 변호사는 “A씨가 마트 측과의 합의 방법을 상의하려고 검사에게 전화했다. 검사가 검사실로 오라고 해 아이들 저녁을 챙겨준 뒤 출발한다고 다시 전화하자 검사가 구의역에서 만나자고 했다. A씨가 차에 타자 검사가 A씨 머리를 눌러 유사 성행위를 시키면서 운전해 갔고 이후 A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다. 전검사는 검찰 조사에서 “퇴근하려는데 A씨가 휴대전화로 전화해 잠시 보자고 해서 만났다. 차에 태운 뒤 유사 성행위를 했고, 모텔에 가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9~20일 성폭력 상담기관인 해바라기센터를 방문, 전검사의 성폭행과 관련한 상담을 받았고 성폭행 입증을 위해 생리대를 증거물로 제출했다. 전검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0일 정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 합의를 타진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남보라 “성폭행 피해 소녀의 처참함 촬영 끝나도 눈물이 안 멈춰”

    남보라 “성폭행 피해 소녀의 처참함 촬영 끝나도 눈물이 안 멈춰”

    쏟아지는 성폭력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폭력 범죄는 날로 흉포화하고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대부분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법적 현실을 고발한 영화가 나왔다. 22일 개봉을 앞둔 ‘돈 크라이 마미’다. 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장애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도가니’와 비견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은아 역을 맡은 남보라(23)를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첼리스트를 꿈꾸는 밝고 명랑한 여고생 은아는 이혼한 엄마 유림(유선)을 먼저 걱정하는 속 깊고 든든한 딸이다. 하지만 새 출발을 하려는 모녀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전학 온 학교에 적응하던 은아는 1년 유급한 같은 반 오빠 조한(동호)에게 고백하러 갔다가 조한과 어울려 다니던 동급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이후 해맑던 은아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엄마 유림은 딸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도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약한 것을 보고 직접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남보라는 왜 이처럼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했을까. “제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저를 선택해 주기를 바랐어요. 지금은 저에게 투자하는 단계이니까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은아의 행복했던 시절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결국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분노하는 장면까지 여러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은아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남보라는 개봉 전부터 성폭행 장면에만 관심을 갖는 일각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워낙 민감한 소재이다 보니까 그런 면도 있지만, 이 영화는 청소년 성폭력이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고 그 가족을 처참하게 붕괴시키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폭행 장면도 노골적으로 보여 주기보다 상상에 맡기는 부분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선정성·폭력성 등의 이유로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수위를 재조정한 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확정해 청소년들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남보라는 은아의 감정선을 연기하기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을 때 은아가 불쌍했고 모녀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어요. 가해자 학생들에 대한 분노도 치밀었구요.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이 무너지고 평생 안고 가야 할 상처가 너무 깊고 무거워 정말 속상했어요. 촬영 때도 계속 눈물이 나고 끝나고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만 제가 힘들수록 은아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죠.” 은아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는 남보라는 일상이 워낙 힘들어 오히려 현장에서 연기할 때 후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부산영화제 때 관객과의 대화에서 눈물을 쏟은 것도 촬영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은아를 연기하는 것은 제 감정을 소모하는 외로운 싸움이었어요. 그동안 홀로 받아들이고 꾹꾹 참아 온 감정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은아의 처참한 모습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이 어디까지 힘들고 무너질 수 있는지 실험했던 것 같아요.” 남보라는 성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처벌이 미약한 데 대해서도 “미성년자라고 처벌이 가벼워지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그 학생들이 미성숙한 단계에서 사건을 저지른 것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겠지만,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처벌이 가해져야 하고, 그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밀양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 학생이 서울로 전학을 갔지만, 여러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아 결국 행방불명됐다는 기사를 읽고 안타까웠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시각도 아쉽구요. 성폭력은 특성상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피해자의 육체뿐 아니라 마음에도 큰 상처를 주는 만큼 절대로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은 연기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감정이 연기 인생에 큰 자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13남매의 둘째로 장녀인 남보라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동생들을 키우다 보니 육아에서는 달인 수준”이라면서 웃었다. 남보라는 2005년 당시 11남매의 일상을 다룬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촬영 날 집에 잘 안 들어갈 정도로 연예인이 될 생각이 없었어요. 원래 성격이 조용한 편이거든요.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지만 대학 수시 모집에서 7개 대학의 연극영화과에 지망했다가 다 떨어져 대학 진학을 포기할 뻔한 적도 있었죠.” 결국 수능을 다시 치른 뒤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에 입학한 남보라는 소속사를 나오면서 연기보다 대학 생활에 매진했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던 남보라는 결국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연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연극 극단에서 표 파는 아르바이트부터 다시 시작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독하게 준비했지만, 오디션에 줄줄이 낙방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MBC ‘로드 넘버 원’에 캐스팅됐다. 소지섭·김하늘 등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지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올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민화공주 역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해품달’ 이후 한동안 음식점에서 ‘공주님’ 대접을 받아 좋았다는 남보라의 고민은 동글동글한 얼굴과 다소 어려 보이는 외모. 그 덕에 아직도 누군가의 여동생, 학생, 딸 역할의 캐스팅이 많단다.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을 맡았던 그는 이제 여주인공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레 품어 본다. “그동안 힘든 역할을 많이 했으니까 정통 멜로물의 여주인공을 해 보고 싶어요. 비련의 여주인공보다는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 작품요. 앞으로는 외모보다 연기 잘하고 단단한 여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朴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반쪽짜리’ 재벌개혁 도마위

    朴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반쪽짜리’ 재벌개혁 도마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6일 내놓은 경제민주화 공약은 ‘재벌 개혁’보다 ‘공정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 재벌 개혁에 대한 재계 반발 등을 감안해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앞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1호 공약’으로 대규모 기업집단법 제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재벌의 경제력 남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각종 개혁안을 ‘한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대규모 기업집단법 제정 자체를 공약에서 제외했다. 재벌 개혁의 핵심인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관련해 박 후보는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제안한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은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침해하는 계열사를 신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열사 편입심사제’, 재벌 총수의 사익 편취 행위가 드러나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도록 강제 명령하는 ‘지분조정명령제’ 등도 빠졌다. 박 후보의 재벌 개혁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사유재산 침해 논란을 부를 수 있고 기존 법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박 후보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 축소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 시스템 구축 등을 내걸었다. 재벌 총수에 대한 처벌 역시 김 위원장의 제안보다 수위가 낮아졌다. 당초 김 위원장은 ▲주요 경제사범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업무상 횡령 등에 대한 집행유예 금지 ▲재벌 총수 사면권 제한 등 ‘3중 처벌 장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 의무화는 인권 침해 등의 우려를 감안해 최종 공약에 반영되지 않았다. 박 후보는 대신 불공정 행위 규제와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김 위원장의 제안은 대부분 수용했다. 우선 불공정 행위 규제와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불러왔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감사원과 중소기업청, 조달청 등도 고발권을 갖도록 했다. 또 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 피해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기업이 자발적으로 소비자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하면 소송 없이 신속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소비자 피해구제 명령제’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해소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화물운전자 등 특수고용직 권익 보호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실효성 강화 ▲대형유통업체 골목상권 진입 규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출사기 피해자 두번 운다

    대출사기 피해자 두번 운다

    #사례 1 최근 S저축은행에 대출 신청을 한 20대 여성 A씨는 담당 직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대출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신용 상태를 확인해야 하니 확인비용 19만 9600원과 통장 사본, 체크카드를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S저축은행 콜센터에 전화해 보니 해당 직원이 근무 중이라는 말에 자료를 보냈다. 이틀 뒤 A씨의 계좌에는 ‘조영민’이라는 이름으로 600만원이 입금됐다가 빠져나갔다. A씨의 예금 60만원도 사라진 뒤였다. A씨는 S저축은행에 “고객 정보를 제대로 관리 안 한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소용없었다. 경찰에 신고하니 통장 대여에 따른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A씨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아왔다. #사례 2 한 법인단체에서 사무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취업준비생 B씨(25·여)는 “회사 대신 (B씨 명의로) 통장과 카드 등을 만들어 주면 하루에 2만원씩 주겠다.”는 대표의 말에 정식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재직증명서 등을 만들어 통장을 개설했다. 찜찜한 기분에 일을 그만두고 해당 은행을 찾았지만 “회사 대리인으로 통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해지하려면 당시 갖췄던 서류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 회사가 관련서류 지급을 거부했음은 물론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돈도 빼앗기고 형사처벌도 받게 돼 두 번 우는 대출 사기 피해자들이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기를 당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을’의 지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통장 및 휴대전화 명의를 빌려줬다가 전과자로 전락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신상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되레 처벌 대상이 될까봐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익환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관은 “명의도 재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명의 대여자도 본인 귀책 정도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계좌 명의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일부 배상판결을 끌어낸 사례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통장 대여 피해사례는 2010년 11건에서 지난해 63건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부터 ‘대포통장’ 명의자는 1년 안에 신규 통장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였지만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대포통장’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A씨나 B씨처럼 잘 모르고 통장을 만들어준 사례도 있지만 “급전이 필요하다.”며 통장 대여를 먼저 제안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자신 명의의 통장을 빌려주거나 넘겨주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면서 “각종 금융거래나 취업 때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융 당국의 지속적인 홍보와 금융권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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