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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법원공무원은 ‘파면’ 판사는‘정직’…기울어진 법관징계법 바로잡을까

    [단독] 법원공무원은 ‘파면’ 판사는‘정직’…기울어진 법관징계법 바로잡을까

    금품수수를 한 법원공무원은 최근 5년간 전원 해임·파면됐지만, 판사들은 같은 개인 비위에도 최고 ‘정직 1년’의 징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관의 경우 해임·파면을 당하지 않는 현행 징계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는 가운데 정작 관련 법안은 무관심과 국회 내에 퍼진 법조계 인맥으로 사문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사법부 공무원 징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금품수수를 사유로 징계받은 법원공무원 5명은 모두 파면 또는 해임됐다. 이에 비해 서울신문과 박 의원실이 공동 분석한 자료<서울신문 10월 6일자 1·8면>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년간 법관이 금품수수로 징계받은 경우는 5건(정직 4건·감봉 1건)이었고, 이 중 최고 수위인 ‘정직 1년’은 2건이었다. 또 2021년 8월 서울동부지법에서 근무하던 공무원(법원서기보)은 성폭력 특례법 위반으로 파면됐지만 2017년 7월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해 성폭력 특례법을 위반한 당시 서울동부지법 판사는 ‘감봉 4개월’에 그쳤다. 현재 법관징계법상 법관의 징계는 정직·감봉·견책 세 종류뿐이며 법관은 징계 절차로 해임·파면·강등될 수 없다. 법관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국회에서 탄핵 절차를 거쳤을 때만 파면된다. 이에 검사(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나 일반 공무원(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에 견줘 최고 수준의 징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근 20년간 징계받은 40명의 법관 중 37명이 여전히 판사나 변호사로 활동하는 가운데 징계를 받은 분야의 재판이나 소송을 스스로 피하는 경우도 극히 적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지난달 법관이 성범죄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를 경우 징계 종류에 ‘면직’을 추가하고 파면이 필요하면 국회에 탄핵 검토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도 2021년 12월 법관의 징계 심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이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법원행정처의 반대가 심하다.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법사위 관계자는 “여러 법안이 많이 밀려 있다. 민생 법안이나 당의 중점 법안이 아니라면 우선 상정은 힘들다”고 했다. 이런 무관심 뒤에는 정치권에 넓게 퍼진 법조인들의 암묵적 반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헌법상 법관의 신분 보장이 법관의 반사회적 범죄와 중대 비위를 옹호하고 보호하기 위한 취지는 아닐 것”이라며 “법원공무원든 검사든 (법관이든) 금품을 받으면 파면되고 해임돼야 한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지 법관에게만 평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단독] 국민 90%, 변호사 85% “무고·위증죄 처벌 강화해야 범죄 줄어”

    [단독] 국민 90%, 변호사 85% “무고·위증죄 처벌 강화해야 범죄 줄어”

    국민 10명 중 9명은 무고와 위증 같은 사법질서 방해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예방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변호사도 85%가량이 같은 의견이다. 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대검찰청의 ‘사법질서 저해 사범(무고·위증)의 양형에 관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보면 이대 로스쿨 이창온 교수와 조미선 특임교수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90.0%가 “무고죄 처벌을 강화할 경우 범죄 감소에 도움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10명 중 4명(41.8%)은 ‘매우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무고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다만 실제 처벌은 약한 수준이다. 이 교수 등이 2021년 1심 판결을 분석한 결과 자유형(징역·금고형 등) 선고 평균 형량은 9.13개월에 그쳤다. 이런 인식은 법적 지식이 풍부한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 이 교수 등은 변호사 293명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고죄 처벌을 강화할 경우 범죄가 ‘매우’(30.4%) 또는 ‘어느 정도’(54.9%) 감소할 것이란 응답이 85.3%였다. 법원의 처벌 수위가 ‘가볍다’(62.8%)는 지적도 많았다. 위증죄에 대해서도 국민(90.5%)과 변호사(83.3%) 모두 처벌 강화가 범죄 예방에 도움될 것이란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현행 형법은 위증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1년 선고(1심)된 자유형 평균 형량은 7.03개월이었는데, 국민 86.2%는 이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고 했다. 변호사도 현재 위증죄 처벌이 ‘가볍다’(72.0%)는 의견이 ‘적절하다’(25.9%)보다 3배가량 많았다.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 무고와 위증 사범 총 385명(무고 81명·위증 304명)을 입건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68.8%와 59.2%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중요 범죄에 무고·위증 등을 포함하면서 적발 건수가 늘었다.
  • 아이유, 촬영 중 살해협박 받아 경찰 출동…“엄벌 촉구”

    아이유, 촬영 중 살해협박 받아 경찰 출동…“엄벌 촉구”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최근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아이유 소속사 이담 엔터테인먼트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아이유를 상대로 살해 협박 신고가 접수돼 사무실과 본가로 수사기관이 긴급 출동했다. 아이유를 향한 폭력적 행위 수위가 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아이유는 촬영 중이었다. 수사기관이 보안 및 안전 상황을 모두 확인한 뒤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유 측은 최근 제기된 표절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후속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아이유가 ‘분홍신’과 ‘좋은날’, ‘삐삐’, ‘가여워’, ‘부’(Boo), ‘셀러브리티’ 등 6곡에서 다른 가수의 음원을 표절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경찰은 지난달 4일 고발 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아이유 측은 곧바로 서울중앙지법에 고발인을 상대로 명예훼손·인격권침해·무고 등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고발인을 상대로 형사상 절차도 진행 중이다. 이담 측은 올 2월 강남경찰서에 아이유 비방을 일삼는 불특정 다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표절 사건 고발인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 법률대리인은 고발인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기 위한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속사는 “법원이 해당 신청을 채택했다. 관련 자료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며 “고발인의 인적 사항 확인이 되는 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온·오프라인에서 양산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소속사 측은 “허위 신고 역시 처벌 대상에 해당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악성 누리꾼을) 끝까지 추적해 수사기관에 강력한 처벌을 촉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건설폐기물법 위반 과징금 최대 2억원으로 상향

    건설폐기물법 위반 과징금 최대 2억원으로 상향

    정부가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을 위해 법을 바꿔 기존 최대 1억원이던 과징금을 최대 2억원으로 올린다. 환경부는 건설폐기물 처리업자에 대한 과징금의 구체적 부과기준을 담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영업정지 1·3·6개월의 행정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할 경우 그동안 ▲2000만원 ▲5000만원 ▲1억원이 과징금으로 부과됐으나, 앞으로는 직전 3개 연도 연평균 매출액의 ▲2% ▲3% ▲5%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과징금의 최대 한도는 2억원이다. 건설폐기물법 위반 사례는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일각에선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2015~2022년 건설폐기물법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건설폐기물법 위반 사례는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5년 321건에 불과하던 위반 건수는 ▲2016년 856건 ▲2017년 763건 ▲2018년 892건 ▲2019년 1298건 ▲2020년 1563건 ▲2021년 1755건 ▲2022년 1541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환경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매출액과 연동되는 과징금 부과를 통해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확보해 국민 피해와 주변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무인 포토부스에서 노출 사진까지…MZ식 ‘인생네컷’인가[취중생]

    무인 포토부스에서 노출 사진까지…MZ식 ‘인생네컷’인가[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요즘 MZ세대가 만나면 반드시 거쳐가는 코스가 있습니다. 바로 무인 스튜디오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겁니다. 2010년쯤까지 명맥을 이은 스티커 사진의 인기가 저물고, 2017년부터는 셀프 스튜디오 ‘인생네컷’, ‘하루필름’, ‘포토이즘’ 등 여러 업체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즉석 사진 자체를 ‘인생네컷’이라고 상징적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셀프 스튜디오는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무인점포인 데다가 QR코드를 이용해 사진 파일도 받을 수 있어 편리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최근 사진 부스 안에서 과도한 노출 사진을 찍는 젊은 층도 생기고 있습니다. 셀프 스튜디오에는 점주나 관리자가 상주해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건데요. 폐쇄회로(CC)TV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막이 처져 있는 부스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나오면 타인이 볼 수 없다고는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음란 행위를 벌이는 것 아니냐며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노출’ 자연스러운 사회…개성 강한 MZ 세대 더 거리낌없어 평소 인증 사진 남기기가 취미인 홍모(24)씨는 얼마 전 소셜미디어(SNS)에서 친구가 올린 사진을 보고 당황했다고 합니다. 친구가 셀프 스튜디오에서 속옷을 노출한 채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듯한 포즈로 찍은 사진을 올린 겁니다. 홍씨는 “친구는 보디 프로필을 찍은 것뿐이고, 아무도 안 보는 무인 스튜디오인데 뭐 어떠냐고 했다”며 “SNS에 검색해 보니 내 또래 사람들이 이런 사진을 찍어 당황스럽다”고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체 왜 즉석 사진을 찍으며 노출을 감행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일부 MZ세대의 이른바 ‘노출네컷’의 이유로 과거에 비해 자유로워진 사회 분위기를 꼽습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레깅스가 보편화된 것처럼, 과거보다는 신체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2030은 개성이나 소신이 다른 세대보다 강한 만큼 신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도 거리낌 없는 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에게 보편적인 심리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임 교수는 “한국인들 자체가 현재를 중요시하려는 기질이 있다. 젊은 세대라면 특히 지금 본인의 모습, 특히 자신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진을 남기려는 욕구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노출’에 놀라 민원도…현행법상 처벌 가능성은 낮아 하지만 개성 표현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무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박모(34)씨는 이번 달에만 음란 사진을 찍는 손님들에 대한 민원을 13건이나 받았습니다. 박씨는 “소위 ‘보디 프로필’을 찍는다는 남성분들은 웃통을 벗고 나오는 경우도 간혹 있어 다른 부스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놀라곤 한다”며 하소연했습니다. 이어 “그렇다고 점포 앞에 ‘노출 사진 사절’이라고 써 붙이고 손님을 제한해서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법적으로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지를 묻기도 했습니다.전문가들은 이들에게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죄와 형법상 공연음란죄 등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밀폐된 부스 안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인 만큼, 도로나 대로변 같은 공공장소까지 나오거나 타인이 신고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공연음란죄 등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신체를 과도하게 노출한 사진을 SNS에 올리는 행위 자체는 범죄에 휘말릴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장 공보이사는 “야외 노출에 대한 현행법상 처벌의 여지는 낮고 수위를 올리는 것도 능사가 아니지만, ‘N번방’ 범죄의 시작이 온라인상 노출 사진이었다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SNS 올린사진 ‘유출’ 우려도…업체, 관리적 보안 신경써야 노출 사진이 본인의 의사와 다르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과거에 X(구 트위터)에 셀프 스튜디오에서 찍은 노출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는 백모(20)씨는 “SNS에서는 내렸지만, 업체 데이터베이스에 과거 사진이 남아 있는 게 아닌지 두렵다”며 “부스 안에서 누군가 불법 촬영을 할 수도 있는데 생각이 짧았다”며 후회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무인 스튜디오는 모바일로 사진이 전송되는 ‘QR 코드’ 사용에 동의하면 사진을 인쇄할 때 QR코드가 인쇄되는 방식을 씁니다.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촬영된 이미지와 동영상을 3일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기계에 촬영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대신,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다운로드 기간이 끝나면 사진은 서버에서 자동으로 폐기돼 복구하거나 다운로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보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시스템상 보안은 철저하더라도 관리적 보안이라는 또 다른 문제도 존재합니다. 중간 관리자나 감독자를 통해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겁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장(바른AI연구센터장)은 “이용자들도 포토 스튜디오를 이용할 때 일시적으로나마 데이터가 서버에 보관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개인 정보를 다루는 업체에 대한 법적 관리도 보다 촘촘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 경찰, 시위 진압·검거로 강경 대응… 민변 “허가제 집회는 자유 침해”

    경찰, 시위 진압·검거로 강경 대응… 민변 “허가제 집회는 자유 침해”

    21일 경찰청이 발표한 ‘집회·시위 문화 개선 방안’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고 신고 단계에서부터 불법 행위가 우려되는 집회·시위를 통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취지라고 했지만 금지나 진압·검거로 대응한다면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우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출퇴근 시간대와 집회 시간이 겹치는지 여부와 행진 경로 등에 따라 집회를 제한하는 판단 기준도 법에 명시한다는 계획이다. 집회·시위 금지 시간을 규정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의 헌법 불합치, 한정위헌 판단 이후 입법 공백 상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의원 입법으로 집시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인 경찰은 집회 금지 시간을 명시해 심야 시간대의 국민 평온을 보장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통과는 난관이 예상된다. 당장 시민사회는 경찰 방침의 위헌성을 지적하면서 반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으로 헌법상 자유권인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경찰이 금지·제한을 통고했던 집회·시위 가운데 최소 8건에 대해 시간, 장소, 방법 등을 조절해 집회를 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2009년 헌법재판소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는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헌재는 2014년에도 “자정까지 시위를 일률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자정 이후 시위를 금지할지는 국민의 주거·사생활의 평온, 시위의 현황과 국민 법 감정 등을 고려해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도 지난 19일 경찰이 국회 앞 노숙 옥외집회를 금지한 통고에 대한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노숙이 전면 금지되는 경우 신청인의 집회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법 개정 이전에도 집회 신고 단계에서부터 출퇴근 시간대 집회의 경우 신고 내용을 엄격하게 따져 적극 금지·제한하기로 했다. 주최 측의 불법집회 전력 등도 참고 기준으로 삼는다. 권영국 변호사는 “집회 기준을 이렇게 까다롭게 본다면 사실상 집회를 통제하는 허가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집시법상 주요 도로에서 집회 제한이나 소음 기준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한다는 것일 뿐 허가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경찰은 집시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음 측정 간격을 10분에서 5분으로, 최고 소음 기준을 초과했는지 판단하는 횟수도 1시간 내 3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했다. 소음 기준치는 장소·시간에 따라 5~10㏈ 강화한다. 현수막도 ‘집회가 실제로 열리는 기간’에만 걸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법 개정도 추진하고, 질서유지선을 넘을 때 처벌 수위도 현행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 벌금에서 두 배 수준으로 높인다. 경찰은 폭력 집회가 우려되면 사전에 형사팀을 배치하고 대규모 집회가 빈번한 곳에는 집회·시위 수사전담반도 운영한다.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집회에 참여하면 경찰에 체포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경찰, ‘금지·진압’으로 집회 대응한다…“자정 이후 집회 전면 금지”

    경찰, ‘금지·진압’으로 집회 대응한다…“자정 이후 집회 전면 금지”

    21일 경찰청이 발표한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고, 신고 단계에서부터 불법 행위가 우려되는 집회·시위를 통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취지라고 했지만, 금지나 진압·검거로 대응한다면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우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출퇴근 시간대와 집회 시간이 겹치는지와 행진 경로 등에 따라 집회를 제한하는 판단 기준도 법에 명시한다는 계획이다. 집회·시위 금지 시간을 규정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의 헌법 불합치, 한정위헌 판단 이후 입법 공백 상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의원 입법으로 집시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인 경찰은 집회 금지 시간을 명시해 심야 시간대의 국민 평온을 보장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통과는 난관이 예상된다. 당장 시민사회는 경찰 방침에 위헌성을 지적하면서 반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으로 헌법상 자유권인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경찰이 금지·제한 통고했던 집회·시위 중 최소 8건에 대해 시간, 장소, 방법 등을 조절해 집회를 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2009년 헌법재판소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는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헌재는 2014년에도 “자정까지 시위를 일률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자정 이후 시위를 금지할지는 국민의 주거·사생활의 평온, 시위의 현황과 국민 법 감정 등을 고려해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도 지난 19일 경찰이 국회 앞 노숙 옥외집회를 금지한 통고에 대한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노숙이 전면 금지되는 경우 신청인의 집회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법 개정 이전에도 집회 신고 단계부터 출퇴근 시간대 집회의 경우 신고 내용을 엄격하게 따져 적극 금지·제한하기로 했다. 주최 측의 불법집회 전력 등도 참고 기준으로 삼는다. 권영국 변호사는 “집회 기준을 이렇게 까다롭게 본다면 사실상 집회를 통제하는 허가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집시법상 주요 도로에서 집회 제한이나 소음 기준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한다는 것일 뿐 허가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경찰은 집시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음 측정 간격을 10분에서 5분으로, 최고 소음 기준을 초과했는지 판단하는 횟수도 1시간 내 3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했다. 소음 기준치는 장소·시간에 따라 5~10㏈ 강화한다. 현수막도 ‘집회가 실제로 열리는 기간’에만 걸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법 개정도 추진하고, 질서유지선을 넘을 때 처벌 수위도 현행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 벌금에서 두 배 수준으로 높인다. 경찰은 폭력 집회가 우려되면 사전에 형사팀을 배치하고, 대규모 집회가 빈번한 곳엔 집회·시위 수사전담반도 운영한다.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집회에 참여하면 경찰에 체포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은둔형 외톨이, 산책女 숲으로 20m 끌고 갔다”

    “은둔형 외톨이, 산책女 숲으로 20m 끌고 갔다”

    하천변을 산책하던 여성을 풀 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전주지검 형사2부(부장 문지선)는 강간치상 혐의로 A(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22일 오후 11시 55분쯤 전북 전주의 한 천변을 걷고 있던 여성 B씨의 목을 조르며 갈대 등이 우거진 풀숲으로 끌고 간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가 강하게 저항해 간신히 달아날 수 있었지만,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범행 발생 14시간 만에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다. 그는 범행 장소에서 2㎞가량 떨어진 원룸에 살고 있었다. 당초 A씨에게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했던 수사기관은 저지른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 혐의를 강간치상으로 바꿔 적용했다.형법 제301조는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등의 범죄를 저지른 자가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강간치상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간치상은 법정 형량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강간미수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 A씨는 “집 근처에 산책 나왔다가 그랬다”며 “제정신이 아니었고, 성폭행할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피의자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로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약자를 위협하고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성폭력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산업공정유통법안, 그대로 시행되면 안돼” 전문가들 세미나서 우려 표명

    “문화산업공정유통법안, 그대로 시행되면 안돼” 전문가들 세미나서 우려 표명

    사단법인 ‘전파통신과 법 포럼(의장 김남)’은 지난 11일 양재 aT센터에서 ‘콘텐츠 산업 발전과 공정환경 개선에 대한 입법적 제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업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이 함께 했으며, 문화산업공정유통법안의 한계와 법안 시행 시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의 의의와 법리적 검토’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행정기본법에도 법령이 상호간에 중복되거나 상충돼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하며 “문화산업 분야의 주요 불공정행위가 이미 상당 부분 타법에 의해 규율되고 있으며, 다른 법이 우선 적용될 경우 유사한 위법행위에 대한 법 집행 절차와 제재의 수위 및 내용이 일관적이지 않아 초래되는 혼란 및 제재의 불균형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제13조 제1항 금지행위에서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각호에 따른 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실제 정당한 이유는 희박하게 인정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당한 이유에 대한 입증 책임은 모두 사업자에게 있으며, 적용될 여지가 협소해 사실상 규정된 금지행위를 강력히 처벌하고자 하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며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는 이를 경험한 사업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규제 불응 및 규제 위반 사례가 빈번할 가능성이 높다” 제언했다.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이 콘텐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주제 발제를 맡은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안이 통과된다면, 향후 10년 후에는 K-콘텐츠 산업의 발전이 크게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법안이 콘텐츠 비즈니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홍 교수는 가장 먼저 “유통업자가 제작업자보다 언제나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가정하에 사업적 판단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법안의 모호성과 증명의 어려움으로 유통업자의 활동의 여지가 축소돼 긍정적 효과가 있는 행위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지행위의 불명확성과 증명 절차의 복잡성으로 산업내 분쟁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소송 과잉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두 번째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법안이 문화상품의 완성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금지함에 따라 문화상품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이용자의 후생 저하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결과적으로 이 법안이 여러 측면에서 문화산업 전체의 위축을 초래하고, 법안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할 것이며, 법안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법령 적용에 있어서 문화상품유통업자와 문화상품제작업자를 겸하거나 협업을 하는 경우 해당 법령 해석과 적용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며 “이 법안이 일명 검정고무신 사태 방지법으로 불리우며, 이와 유사한 사례를 방지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이 사례는 제작자와 저작권자 사이의 문제”라고 말했다. 해당 법안 내에 제작자 간의 관계에 대한 규정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검정고무신 사태와 유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와 전혀 맞지 않는 다는 것. 법안에 따르면, 제13조 제2항 제2호는 문화상품유통업자를 수범주체로 지재권 무상 양수 등을 금지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검정고무신 사례는 출판업자와 작가(문화상품제작업자) 간의 문제로 발생돼 관련 조문만으로는 출판업자가 문화상품제작업자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문제 예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홍 교수는 “공정거래에 관련한 사항은 그간 산업에 제한없이 공정위에서 담당하고 있었으며, 전기통신사업법, IPTV법 등에서 분야 전문기관이 규제를 담당하는 부분에 대해 공정위의 반대가 있었다”며 “이와 달리 문화산업공정유통법안에 대해서는 문체부의 권한에 대해 공정위가 협조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산업이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해당 주무관청이 진흥하고, 시장에 나온 순간부터는 공정위가 담당한다는 입장이 본 법안의 사례를 통해 변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난설헌 교수 역시 “방통위와 문체부 간의 관할 문제로 동 법안에서 방송법에 적용을 받는 지상파, 케이블TV등을 제외하는 것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방송법에서 정한 방송사업자 상호 간에 한하여 법안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방송법에서 정한 방송사업자가 아닌 기타 사업자(OTT, 일반 콘텐츠 유통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다르게 취급하는 결과를 발생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오병철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영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과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먼저, 김영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OTT사나 웹툰 플랫폼의 경우, 단순히 유통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품을 기획하고 제작, 투자하는 상황까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규율 될지 우려가 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 실장은 규제를 할 때, 유통업자와 제작업자 간에 무조건적인 갑을 관계에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산업공정유통법안의 접근에 대해 ‘규제만능론’이라고 지적한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콘텐츠, 미디어 분야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오버래핑’되는 영역이 많아 짐에 따라 부처 간에 중복적으로 개입을 하거나 법률 간에 중복 규율 사항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규제만능론적 접근 시 규제 증폭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발언했다. 또 “현재 자율규제 TF에서 소위 갑을 관계에 대해서는 자율규제로 접근하고 독과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해당 법안은 이와 반대로 갑을 관계에 있어 법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라며 “전체적인 정책 기조가 일관되게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민 교수(가천대)는 “웹툰 플랫폼과 웹툰 작가 사이의 관계는 예술 창작 영역에서 퍼블리셔와 예술가의 관계,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의 관계와 유사하다”라며 “이러한 관계에 정부가 개입해 둘 간의 관계를 공정하게 만들겠다는 것 자체로 산업이 상당히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전 교수는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제작자까지 연결될 수 있는 점”이라며, “이를 금지하는 문화산업공정유통법안은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법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관점에서는 콘텐츠 관련 시장에서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소비자의 선택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해당 법안은 콘텐츠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측면과 미리보기, 무료이용, 가격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선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한계를 지닌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법안이 시장에 참여하는 창작자 관점에서의 공정환경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고려돼지 않았다”라며 “콘텐츠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는 소비자들의 관점이 충분하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오병철 연세대 교수는 “이 법안이 대형 성공을 거두었을 때라는 특정 상황만을 전제로 하고 결과론 적인 법 개정을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 법안을 그대로 진행하기 보다 법리적으로 산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 측면과 소비자 보호 측면을 신중히 검토하고 난 이후, 정치권 내 정리가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나서 그때 다시 법 제정과 통과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종로의 아침] 김만배 해명의 공통점들/백민경 사회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김만배 해명의 공통점들/백민경 사회부 차장

    지난해 11월 24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소란을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런데 또 구속됐다가 최근 풀려난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로 세상은 더 소란스럽다. 이번엔 김씨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허위 인터뷰로 대선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다. 의혹들을 둘러싼 김씨의 해명에는 공통점들이 있다. 첫 번째는 ‘묘하게 시의적절한 선의’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5일 ‘“김만배, 동료 언론인들과 수억 거래”… 돈줄 압박 수위 높이는 檢’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기사를 게재했다. 김씨가 잘 아는 기자가 집을 사는데 9억원을 빌려줘야 한다며 대장동 민간 사업자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에게 2019년 4월 3억원씩을 받아 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돕고 싶다면서 본인은 내지 않고 이들 돈으로만 6억원을 건넸다. 다른 언론인에게도 1억원 안팎씩을 내줬다. 그때도 그는 주변에 ‘잘 안다, 친하다, 내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위원장 때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씨는 2021년 9월 ‘신 선배를 내가 도와줘야 한다’며 1억 6500만원을 책 세 권 값으로 줬다. 시기도 공교롭다.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이 발생한 때와 맞물린다.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은 2019년 3월~2021년 3월 대장동 사업 시행이익 4000억여원을 배당받았다. 그리고 김씨는 그 돈 일부를 언론인들에게 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가 밥 잘 사 주는 좋은 선후배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자들은 그를 다르게 기억한다. 대장동 초기 사업자인 정재창씨가 대장동 사업자들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했을 때 김씨는 돈을 내는 대신 정씨의 협박 내용을 다른 대장동 일당에게 전달만 하고 자신은 빠져나가 정씨의 공갈 혐의 공범으로 입건됐다. 검찰도 평소 김씨가 주변에 돈을 뿌린 것은 대장동 사업이나 선거 국면 등 필요한 시점에 대비하려 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다. 물론 진실은 사법 절차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허언’이다. 김씨의 대장동 개발 사업을 봐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재판에서 곽상도 전 의원은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엔 “병채 아버지(곽상도)는 돈 달라고 그래”라거나 “(법적인 문제 때문에) 곽상도는 고문료로 안 되지”라는 김씨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지만 김씨는 자신의 허언이었다고 주장했고 법정에선 이게 먹혀들었다. 김씨는 지난 6월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된 검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당시 박영수(전 특별검사) 때문에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 봐줬다는 식으로 언급한 것 등은 자신이 조금 센 사람처럼 보이려고 한 허언이라고 해명했다. 이 가짜뉴스와 허언, 돈거래에 고의성이 있었는지와 어떤 배후가 존재하는지 등 실체적 진실은 앞으로 특별수사팀에서 밝혀낼 것이다. 검찰이나 정치권이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돈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언론사 보도 목적과 순수성이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다만 과도한 규제나 처벌은 언론 탄압의 도구가 될 수 있고, 기자들이 선거 국면에서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제기할 때 검증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 화사 퍼포먼스 논란…“바바리맨보다 악영향” vs “괴물부모 과도한 개입”

    화사 퍼포먼스 논란…“바바리맨보다 악영향” vs “괴물부모 과도한 개입”

    대학 축제 무대에서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해 논란이 된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28)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화사를 고발한 학부모 단체 대표는 해당 공연을 “바바리맨보다 악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했다. 반면 대중문화계에서는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부모들의 과도한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화사는 지난 5월 12일 서울 성균관대학교에서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 일환으로 가수 로꼬와 함께 ‘주지마’ 무대를 펼쳤다. 이 무대에서 화사는 허벅지를 벌리고 앉아 손을 혀로 핥고 특정 신체 부위를 쓸어 올리는 안무를 소화했다. 이 장면은 축제 직후 ‘직캠’(팬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 형태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져 나갔고, 지나치게 선정적인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방영된 ‘댄스가수 유랑단’에서는 해당 장면이 편집됐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해당 안무가 대중에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며 지난 6월 22일 경찰에 고발했다. 학인연은 “화사의 행위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시켜 목격한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화사는 지난달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맥락 안 맞는 안무…바바리맨보다 악영향 커” 화사를 경찰에 고발한 신민향 학인연 대표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등학생들이 (해당) 공연을 보는 것을 보고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화사는 공연 안무와 전혀 맥락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형법 245조의 공연음란죄 소정의 음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그 대학(축제) 현장에 있지 않았으나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원치 않게 (영상을) 보게 됐다”며 “(그로 인해) 성적 수치감을 느꼈고, (실제) 많은 사람이 고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대중들이 해당 공연을 보고 수치심을 느낀 것, 공연 현장에 미성년자들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것 등이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신 대표는 화사의 행위가 바바리맨보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다. ‘화사의 행위가 바바리맨 행위에 준하는 수위였다고 보냐’는 질문에 신 대표는 “화사의 행위는 불특정 다수인 대중들이 더 많이 봤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바바리맨보다) 악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인연의 고발이 ‘과잉대응’이라는 비판에는 “퍼포먼스라고 해도 장소와 사람에 따라 행해져야 한다”면서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다수를 상대로 테러와 같이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예술적 탄압을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어린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당연히 예상되는 공간에서 (어느 행위나) 이루어져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몬스터 페어런츠’ 집단이 과도하게 개입” 반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학인연의 고발이 과도하다고 봤다. 김 평론가는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고발은) ‘몬스터 페어런츠’ 집단이 예술적 자유에 과도하게 개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몬스터 페어런츠는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불평·불만하는 학부모들을 괴물에 빗댄 표현이다. 김 평론가는 이어 “기본적으로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공연이었다”면서 “공연장에 있지 않았던 제3자인 학부모 단체가 고발해 경찰이 개입하는 것은 예술 정신이나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치 관객들이 있는 공연장에 학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녀들을 보호하겠다고 경찰을 대동하고 난입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현장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진 게 문제라면 확산의 주체인 SNS 플랫폼의 책임도 언급해야 하는데 그 부분은 빠지고 화사만 콕 집어 고발했다”며 문제 제기의 대상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면 공연음란죄가 적용돼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받는다.
  • 문재인과 설전 벌인 與 대표 스피커 하태경 [주간 여의도 Who?]

    문재인과 설전 벌인 與 대표 스피커 하태경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지난달 2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한 3선 중진 의원을 직접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의원 때문에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페이스북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이 과정서 그와 설전을 벌였다. 사건의 발단은 오염수 방류 첫날 문 전 대통령이 올린 신진서 9단의 세계바둑선수권 대회 우승 축하글. 지지자를 포함한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가하다’라는 부정 반응이 쏟아졌고 그 중진 의원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바로 하태경(55)국민의힘 의원이다. 문 대통령은 하 의원이 “문 정부도 오염수 방류에 찬성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며 발끈(?)했고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하 의원만 키워주고 자신의 위신은 깎고 말았단 평가가 나왔다.하 의원은 당이 변곡점에 지나거나 정계에 큰 이슈가 터질 때 언론이 먼저 찾는 여당의 대표적인 스피커다. 그의 ‘쓴소리’는 예외가 없다. 상대 당은 물론 필요하다면 자당을 향해서도 할 말은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캐릭터다. 실제 그는 “우리 당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 자체가 위기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에서 과반은 고사하고 120석도 불안한 상황”이라는 말로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에 불을 지핀 1인이기도 하다. 지난봄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 논란에는 “당 전체가 로(low) 퀄리티, 즉 품질 저하 상태”라고 꼬집었다. 다소 수위가 높은 그의 발언에는 호불호가 갈리나 그의 ‘실력’에는 이견이없다. 특히 상임위를 가리지 않고 현안을 빠르게 포착해 법안으로 연결하는 것은 하 의원의 특기다. 104명의 여야 의원 참여를 끌어낸 ‘윤창호법’(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이태원 참사 300일에 발의한 신속 재난 대응 폐쇄회로(CC)TV 통합법 등이 대표적이다.청심(靑心)을 쫓는 ‘노력하는 꼰대’로도 유명하다. 재선 당시 그는 ‘제2의 전향’을 선언하며 청년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 관심사인 게임계 이슈에도 적극 가담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게임 업계엔 2019년 ‘노예계약’으로 논란이 된 ‘리그오브레전드’의 프로게이머 ‘카나비 선수 구출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그는 확률형 아이템, 장애인 게임 접근성 등 e스포츠계의 문제를 꾸준히 파헤쳐 왔다. 대중문화에도 관심이 높다. 최근엔 아이돌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로 논란이 된 ‘탬퍼링’ 행위 제재 방안을 담은 ‘피프티 피프티법’을 발의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투표 조작으로 홍역 치렀던 엠넷에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게끔 한 일명 ‘프듀 국민감시법’도 그의 작품이다.당내 특별위원회(TF)의 위원장을 맡는 일도 잦다. 올해는 시민단체선진화TF 위원장을 맡아 내실 있는 활동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비판’ 이상으로 비영리단체법·보조금법·법인세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 입법 성과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TF를 이끌었다. 당시 그는 이틀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보름 만에 최종 결과 발표회를 여는 등 속도감 있게 현안을 다뤘다. 당시 TF에서는 통일부가 서해 공무원 실종 이튿날 국가정보원으로 부터 발견 통보를 받고서도 매뉴얼대로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았던 사실을 밝혀냈다. ●하태경 의원 누구? 1968년 부산 동구 출신.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통일운동 단체 정책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정계 입문 전엔 열린 북한방송이나 북한 반 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를 이끈 바 있다. 부산 해운대서 내리 3선을 했다. 그의 별명으론 ‘핫태하태’, ‘해운대제라드’, ‘썩은우거지상’ 등이 있다. 모두 네티즌들이 붙여준 별명으로 소셜미디어(SNS) 소개란에 직접 인용할 정도로 마음에 들어 했다는 후문이다.
  • 하루 만에 뒤집힌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 완화, 들쭉날쭉 정책에 커지는 분노[취중생]

    하루 만에 뒤집힌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 완화, 들쭉날쭉 정책에 커지는 분노[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은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에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편도 2차로 이상 간선도로상 위치한 어린이보호구역 중에서 ▲심야시간 제한속도 상향 필요 ▲등하교 시간대 어린이 교통안전 확보 필요 장소에 대해 선별적으로 시행하겠습니다.” 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설명자료를 내고 보행자가 적은 늦은 밤부터 이튿날 이른 아침까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제한 속도를 시속 50㎞까지 높이는 것은 전국 8곳의 스쿨존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에도 경찰청은 같은 취지의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9월 1일부터 스쿨존 속도 규제를 시간대별로 달리 운영하는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을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 이후 파장이 커지자 잇따라 설명자료를 배포한 것입니다. 경찰청이 처음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을 일부 스쿨존에서만 시행한다는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은 ‘모든 스쿨존에서 9월 1일부터 시간제 속도제한이 실시된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보행자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정책을 발표해놓고서 시간제 속도제한이 일부 스쿨존에서만 시행된다는 내용을 하루가 지나서야 알린 것입니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속도제한 완화가 이뤄지는 스쿨존은 서울 광운초, 인천 부원·미산·부일·부내초, 광주 송원초, 대전 대덕초, 경기 이천 증포초 등 8곳뿐입니다. 모두 지난해부터 시간제 속도제한을 이미 시범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결국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는 셈입니다. 스쿨존 속도제한, 우회전 우선 멈춤 등 교통안전 정책은 실생활과 밀접한 만큼 정책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그만큼 사소한 변화 하나하나에 운전자와 보행자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 실시가 하루 만에 번복되자 분노가 커진 이유기도 합니다. 운전자 김모(56)씨는 “시간대별로 속도제한이 다르게 적용된다고 해서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 수 있을까 기대했다”며 “당장 시행할 것처럼 발표하더니 하루 만에 다시 달랑 8곳에서만 시행한다고 발표하는 게 황당하다”고 말했습니다. 1995년부터 도로교통법에 근거해 지정돼 온 스쿨존에서는 교통안전시설물과 도로부속물을 설치해야 하고, 자동차 통행 속도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됩니다. 2019년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횡단하던 김민식군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상해에 대한 처벌수위도 강화됐습니다. 스쿨존에서의 속도 제한, 불법 주정차 등 위반 행위에 대한 강력 처벌 등 스쿨존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운전자는 드뭅니다. 하지만 경찰이 발표했다 하루 만에 번복한 스쿨존 속도 제한 완화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경찰은 2020년 3월 스쿨존에 무인단속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일률적으로 시속 30㎞ 속도 제한을 적용했습니다. 교통 사정에 따라 제한 속도가 시속 50㎞로 돼 있는 곳은 전체 스쿨존의 10%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속도제한은 등하교 시간이나 주말·공휴일과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이에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이나 시기에는 교통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속도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7월부터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범운영 중인 초등학교 4곳의 교사와 학부모 400명에게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0%가 ‘획일적인 속도제한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또 시간제 속도제한에 반대한 응답자는 14.5%에 그쳤습니다. 개인택시기사 김한국(67)씨는 “스쿨존이라고 표시만 해놓고 속도제한만 둔다고 해서 어린이들이 안전할지는 의문”이라며 “일률적인 시속 30㎞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더 위험한 곳은 10~20㎞로 설정하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장소와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이나 요일은 속도를 융통성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스쿨존과 횡단보도에 누워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스쿨존을 지나는 차량에 의도적으로 다가와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이른바 ‘민식이법 놀이’가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뤄지면서 운전자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칫 이러한 행위로 스쿨존이나 민식이법의 취지마저 퇴색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운전자와 보행자를 모두 고려해 교통안전 정책을 세심하게 추진해야 할 경찰이 스쿨존 관련 정책 추진을 둘러싸고 오락가락한다면, 국민들의 혼란과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사설] ‘살인 예고’ 장난이면 무죄라니… 법 정비 서둘러야

    [사설] ‘살인 예고’ 장난이면 무죄라니… 법 정비 서둘러야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살인을 예고한 이들이 230명 넘게 경찰에 검거됐다. 이 가운데 20여명은 수위가 심각해 구속까지 됐다. 그런데 정작 적용할 법리가 명확하지 않아 처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안 될 말이다. 법 정비를 서둘러야겠지만 그 전에라도 사법부의 적극적인 법리 해석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서울 신림동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리고 흉기까지 주문한 이모씨의 첫 공판이 열렸다. 담당 판사는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협박성 표현이 도달하는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데 신림역 인근 상인 등은 살인 예고 글이 아닌 기사로 알게 됐을 것”이라며 검찰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시작부터 법리 적용이 난관에 부딪친 것이다. 현행법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예고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데서 빚어진 혼란이다. 협박죄는 앞서의 이유로, 살인예비죄는 구체적인 살인 계획 등이 입증돼야 해 적용이 더 쉽지 않다. 섬뜩한 살인을 예고하고도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면 무죄로 풀려날 판이다. 독일도 이런 문제가 논란이 되자 2021년 온라인 살인 예고를 혐오범죄 범주에 새로 넣어 엄벌하고 있다. 미국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허위협박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우리 정부도 공중협박죄를 신설하기로 하고 의원 입법을 통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리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데 여야가 이견이 있을 리 없는 만큼 속도를 내기 바란다. 협박 글이 올라오면 이를 찾아내고 막는 데 엄청난 행정력이 소요된다. 법 개정 전까지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유사 범죄 양산을 막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올리기 전에 생각하세요” 캠페인처럼 무차별 협박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알리는 사전교육 노력도 중요하다.
  • 처벌 수위·기준 두고 쉽지 않은 교원지위법…해법 있을까[법안 톺아보기]

    처벌 수위·기준 두고 쉽지 않은 교원지위법…해법 있을까[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서이초 사건’ 후 국회 입법 논의 착수교권침해 학생기록부 기재 두고 이견기준 설정 어려워…일각 부작용 우려논의 길어질수록 교사 반발 거세질 듯“교육 미래 위해 조속히 결실 맺어야” 20대의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서이초 교사 사건’을 계기로 교권 보호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적 의식 제고와 더불어 법적 뒷받침의 필요성도 강조되는 상황이다. 국회가 입법 논의에 착수했지만 ‘교권침해’의 객관적 기준 확립 등이 숙제로 대두되고 있어, 여야가 신중한 논의를 통해 하루 빨리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교권 관련 법안들을 놓고 심사를 시작했다. 그간 교육위에는 교원지위특별법 개정안 13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8건,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1건, 교육기본법 개정안 1건, 유아교육법 개정안 6건,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안 1건 등 총 31건의 관련 법률안이 여야를 막론하고 두루 발의된 바 있다. ‘교권 강화’라는 방향성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채 여야가 논의를 시작한 만큼 “교원의 정당한 지도 활동을 ‘아동학대’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론적 부분에서의 합의는 비교적 쉽게 이끌어낸 상황이다. 지난 23일 열린 소위에서 아동학대 면책과 관련된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일부개정안,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등을 의결한 것이다. 이날 의결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교사가 정당한 학생지도를 했다고 판단될 경우 아동복지법 제17조에 담긴 아동학대 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간 교육 현장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무분별하게 교사를 고소·고발해 부작용을 낳았던 사례를 근절하자는 취지다. 이에 더해 교육감이 교사의 행위에 대한 의견을 보다 신속하게 당국에 제출하고, 혹여 교육감이 관련 사안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할 경우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교원이 무고하게 신고를 당했는 데도 조직 내에서 고립이 돼 부당한 처분을 받게 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내용이다. 이처럼 여야간 이견이 없었던 부분에서는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학생의 ‘교권 침해’를 두고 해당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해 기록으로 남겨놓는 부분에서는 합의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먼저 국민의힘의 이태규·조경태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학생의 교육활동 침해 내역을 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도록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측의 반대 의견으로 좀처럼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문제가 된 학생의 교권침해 내역을 학생부에 기록해 입시에 불이익을 주는 등의 충격요법으로 문제행동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인데, 이 부분이 학부모의 고소·고발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아 결과적으로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를 야당은 하고 있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학교가 소송의 장이 될 텐데 교육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라고 짚기도 했다. 일각에선 나이 어린 학생에게 평생 낙인을 찍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여권은 교원에 대한 법적 지원 절차 마련으로 보완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태규 의원은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옮기고 전담 법무팀을 꾸려 대응하게 하면 선생님이 피해를 보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의 여론도 반반인 것 같지만 번거롭더라도 절차가 있으면 예방이 된다.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 권리와 책무를 존중해주는 국가적인 캠페인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지원청에도 ‘교권보호위원회’를 설치해 전체적인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부분에 있어서도 일부 교사단체들로부터 반발이 나와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태규 의원이 발의한 ‘교원지위 특별법’을 살펴보면 학교와 교육지원청, 교육청에 각각 ‘교권보호위’를 설치해 이른바 ‘3심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다.교육부는 이 의원이 주장한 ‘3심제’에 대해 ”교육활동 침해 사안의 교육적 해결을 유도하기 위해 분쟁조정 3심제를 운영하고, 피해교원 보호를 위한 의사결정 기구 지원을 위해 필요하다“는 긍정적 의견을 남겼다. 교육부는 ”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가 ‘학교 교권보호위’의 심의를 지원하는 구조를 통해 학교 교권보호위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학교의 업무분담을 경감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일부 교육청과 교사단체에서 사건의 즉각적 해결이 어려워 질 수 있어 기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와 교육청교권보호위원회의 내실화가 더 우선이라는 반론이 나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국회에서의 논의가 지지부진할수록 현장 교사들의 반발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여야가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벌써 다음달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해 집단행동을 하자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자발적 참여 의사를 묻는 설문에 벌써 수만명 이상의 교사들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법률 개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아마 없겠지만 실제로 법률 개정이 문제 해결의 기초가 되고 출발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 지방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31일 법안소위에서는 여야의 이견을 하나의 대안으로 마련하여 9월 정기국회에서 조속한 입법절차의 진행이 필요하다. 국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보다 많은 교원들이 분노의 집단행동보다는 학교와 교육을 지키는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며 “부디 교육이 교육답게 바로 서기 위해 국회를 비롯한 대한민국 모든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대안을 찾아나가는 좋은 예를 남기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고령화·디지털혁명에 일자리 정책 확대… 노동시장 ‘개혁’ 박차[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고령화·디지털혁명에 일자리 정책 확대… 노동시장 ‘개혁’ 박차[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고용노동부는 1948년 사회부 소속 노동국에서 출발해 1963년 노동청, 1981년 노동부로 승격했다. 2010년 명칭에 ‘고용’이 추가되면서 29년 만에 기관명이 바뀌었고 ‘일자리 정책’이 핵심 기능이 됐다. 소속 기관 64개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가운데 구성원 1만 3480명(공무직 포함) 중 66.9%인 9021명이 여성이다. 고용부는 삶의 근원인 근로와 관련된 모든 이슈를 다룬다.임금·근로시간 등 개별 근로자의 권익부터 근로자·사용자단체 간 노사관계, 직업훈련·실업급여 등 취업 지원, 일터에서의 건강과 안전 등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국민 의식 향상과 저출산·고령화, 디지털혁명 등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업무 영역이 확대되는 대표적인 부처다. 직장 내 괴롭힘, 공정채용, 저출산 정책, 고령자 계속고용, 플랫폼 종사자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고용 보호에 이르기까지 이슈도 끊이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개혁의 최전선에 있다. 한국노총 출신인 이정식 고용부 장관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제도·의식·문화 전반을 혁신하는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주와 노동계가 법과 원칙을 따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노사법치’를 강조한다. 직접 일자리 등 현금성 재정 지원이 아닌 ‘민간 중심의 일자리 창출’, 방대한 규율과 처벌·규제 중심의 산업안전 패러다임을 ‘자기규율’ 및 ‘엄중한 책임’으로 전환했다. 수미일관(首尾一貫)한 정책이 관건이다. 장차관 직속 지난달 3일 임명된 이성희 차관은 노동전문기자, 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노동 전문가다. 노동에 대한 이해도 및 사회적대화에 대한 의지가 높아 이 장관과 호흡을 맞춰 노동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복잡다단한 고용·노동 정책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이해해 삶의 변화로 체감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정무 감각이 탁월하다. 업무의 맥을 잘 짚고 혈을 순환시키는 고용·노동계 ‘허준’으로서 역할이 주목된다. 이 차관은 원칙에는 물러섬이 없지만 늘 낮은 자세에서 배우려는 모습으로 부드러운 리더십이 장점이다. 직원들과 ‘라포’(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루어진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등 조직 기반을 다졌다. 박종필 대변인은 기획재정담당관·운영지원과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친 ‘기획통’이다. 공무원이 반드시 읽어야 할 대표적인 추천 도서인 ‘고수의 보고법’, ‘고수의 역량평가 대처법’의 저자이기도 하다. 복잡한 현안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합리적 해법을 제시하는 데 정통하다. 치밀한 현상 분석과 발상의 전환으로 후배들에게 일하는 방법을 혁신적이고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는 멘토로 정평이 나 있다. 국장에 이어 1급 첫 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균형 감각이 뛰어나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내외부 신망이 두텁다. 김영헌 감사관은 1994년 검찰 사무관으로 임용돼 지방검찰청에서 수사, 혁신 및 관리 업무 등을 두루 거쳤다. 2019년 행정안전부 감사관을 거쳐 지난해 3월 개방형 직위인 고용부 감사관으로 임명됐다. 업무는 원칙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지만 의전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학구적이고 아이디어가 풍부해 업무 프로세스 개선, 시스템 감사 도입 등 감사 업무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기획조정실 지난달 31일 승진 임명된 최현석 기획조정실장은 기획실에서만 세 번 근무하는 등 고용부 ‘에이스’로 정평이 높다. 대변인으로서 고용노동 현안의 맥을 정확히 짚어 내는 분석력과 기획력, 정책 환경에 대한 감각을 선보이며 역량을 입증했다. 외모와 달리 보고서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촌철살인과 같은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워딩으로 간부들이 최 실장 보고서는 보지 않고 넘어간다는 말이 나온다. 서기관 시절 작성한 기획 페이퍼, 말씀자료 등을 후배들이 족보처럼 돌려 본다는 풍문도 전해진다.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지만 후배들과 격식 없이 대화하고 행동해 조직에서 신뢰받는 선배로 인기가 높다. 이용욱 정책기획관은 지난 4월 기재부와의 인력 교류에 맞춰 부임했다. 예산·국고·재정정책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일머리가 있는 간부’로 불린다. 조용한 성격이나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고용노동 정책 및 예산 현황을 빠르게 파악해 적극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기재부와 윈윈할 수 있는 합의안을 제시하는 등 갈등 조정 능력이 탁월해 노동개혁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은철 국제협력관은 탁월한 국제적 감각과 조정 능력으로 국제노동기구(ILO) 대응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노동 분야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관계 부처와 다양한 이해집단의 의견을 조정해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20년 만에 제도의 전반적인 개편 밑그림을 완성했다. 충북지방노동위원장 시절 하위권을 맴돌던 기관평가를 단번에 1위로 이끄는 등 리더십과 조직관리 역량을 보여 줬다. 온화하고 소탈하지만 업무 처리에서는 깐깐하고 꼼꼼하다. 고용정책실 김성호 고용정책실장은 대표적인 노동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고용부에서 김 실장에 대한 별명은 다양하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든 고용부 ‘3대 천재’에서 빠지지 않는다. 스마트한 현안 정리로 해결사로 불린다. 고용과 노동을 아우르는 전문성에 유학(법학석사)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무 경험으로 정책 시야가 넓고 업무 감각이 뛰어나다. 깔끔한 일처리와 명석한 두뇌가 돋보이는 ‘워커홀릭’이지만 직원들에게 강요하지 않는 성품이다. 누구와도 편안하게 대화해 ‘같이 일하고 싶은 선배’로 꼽힌다. 정경훈 노동시장정책관은 고용부 ‘신사’로 불린다.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이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는 외유내강형이다. 뛰어난 소통 능력과 합리적인 동네형 리더십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내공을 반영한다. 대변인을 비롯해 현장 최고책임자인 지방고용노동청장, 노사분쟁의 해결사인 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고용노동 분야 핵심 직위인 고용정책총괄과장, 노사협력정책과장 등을 섭렵해 고용과 노동, 정책과 현장을 아우르는 ‘통합형·화합형’ 간부로 평가된다. 이민재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고용서비스정책과장에서 발탁 승진될 정도로 실력과 역량을 갖춘 여성 관리자다. 신속·정확한 일처리와 열성적인 업무 추진력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임명미 고용지원정책관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차세대 디지털 고용서비스 플랫폼인 ‘고용24’ 시스템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과 결단력이 장점이다. 코로나19 당시 방진마스크 수급 차질 우려에 선제적으로 지도감독을 실시해 독점공급, 사재기 등을 방지하는 데 일조했다. 하형소 통합고용정책국장은 깔끔한 업무 처리 및 조정을 통해 합의점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도 도전을 즐긴다. 고용·노동·노동위원회뿐 아니라 국제기구, 지방노동청까지 섭렵해 고용노동 행정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로 신망을 얻고 있다. 이현옥 청년고용정책관은 고용부 여성 간부 중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MZ세대를 잘 이해하고 있는 청년정책의 적임자로,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인 청년고용정책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 청년의 높은 일경험 수요를 반영한 청년일경험사업과 공정채용문화 확산 등 청년 세대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관심이 높다. 업무 역량과 합리적 리더십, 철저한 자기 관리와 진솔한 언행으로 소통이 잘 되는 여성 간부로 꼽힌다. 권태성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직원들의 의견 경청, 뛰어난 통찰력, 속도감 있는 업무 추진이 장점이다. 직업능력개발 훈련이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노동정책실 이정한 노동정책실장은 실력과 인품을 갖춘 간부로 평가된다. 인수위에 파견돼 노동시장 여건을 반영한 고용노동 분야 국정 과제 작성을 실무 총괄했다. 현 정부 첫 노동정책실장으로 국정 과제인 노동개혁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온화한 성품에 책임감·기획력·판단력 등이 뛰어나다. 권창준 노동개혁정책관은 정책과 현장 경험을 겸비한 노동정책 전문가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 대책, 이중구조 개선 대책 등 굵직한 노동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기획력과 분석력이 뛰어나고 복잡한 사안의 핵심을 파악·처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온화하며 자상한 신사형 스타일에 진정성 있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품으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 이창길 노사협력정책관은 다양한 노동실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노사관계에서 뛰어난 균형 감각과 조정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노동조합과 관련된 정책 수립,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사회적대화 등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노사관계지원과장·노사협력정책과장·고용차별지원과장·공공노사정책관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대표적인 ‘노동통’으로 평가된다. 김유진 근로기준정책관은 부드러운 리더십과 편안한 소통으로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주요 보직마다 선 굵은 역할을 수행하며 조용한 카리스마로 통한다. 기획재정담당관·운영지원과장 등을 거쳐 내부 현황에 밝다. 낡은 노동규범 현대화와 취약 근로자의 근로여건 개선 등을 실무 지휘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본부 류경희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노사관계 협상 전문가답게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현 정부 첫 산업안전보건본부장으로 핵심 국정 과제인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마련했다. 처벌·단속 위주의 산업안전 정책 패러다임을 위험성 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업무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행하지만 타고난 친화력과 유머 감각이 장점이다. 직원들의 역량을 이끌어 내는 리더십이 뛰어나 같이 근무하고 싶은 상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철희 산업안전보건정책관은 2021년 10월 개방형 직위인 산업안전보건정책관으로 임용돼 산업안전보건 기준 설정 등 산업안전보건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공인노무사로서 현장 실무경험을 기반으로 한 고용노동행정 전문성과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태호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업무 열정과 책임감이 남다른 워커홀릭 스타일이다. 말수는 적지만 탁월한 직무역량에 매끄럽고 속도감 있는 일처리, 모범적 처신으로 조직 안팎에서 신뢰가 높다. 근로자의 안전한 귀가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갖고 있다. 산업재해예방 관련 위험성평가 현장 확산과 관리감독자 직무 수행 가이드라인 및 재해원인 분석 매뉴얼 마련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10년 징역 살면 1000억 벌어… 참, 사기 치기 좋은 나라 아닌가” [2023 청년 부채 리포트(상)]

    “10년 징역 살면 1000억 벌어… 참, 사기 치기 좋은 나라 아닌가” [2023 청년 부채 리포트(상)]

    사기죄 법정형 겨우 10년 이하처벌 수위 강화 법은 지지부진반복되는 전세사기 원인 지적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전세사기범들에 대한 처벌이 약해 유사 범죄가 반복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사기 피해자 A(37)씨는 “인천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많이 나왔다. 20대, 30대 청년들이다. 이 나라 사기 치기 참 좋은 나라다. 10년만 살고 나오면 1000억을 번다”며 양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피고인들이 사기로 얻는 돈이 억대에 달해 감옥에 몇 년 갔다 오더라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도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를 벌인 ‘세 모녀 전세사기단’의 모친 김모씨가 사기 혐의로 1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12일 김씨는 2017년부터 각각 34세, 31세인 두 딸의 명의로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의 빌라 500여채를 전세를 끼고 사들인 뒤 세입자 85명에게서 183억원 상당의 전세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된 혐의를 모두 합하면 김씨에게 피해를 본 세입자는 최소 355명, 총피해 규모는 795억원대에 이른다. 1심 8년보다 가중된 결과가 나왔다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에 견줘 형량이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전세사기는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되며,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다. 피해자가 여러 명일 경우 경합범이 돼 최고형의 2분의1인 5년을 가중한 징역 15년까지 가능하고 피해자별로 사기죄가 성립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처벌될 수 있다. 그러나 전세사기 사건은 대개 피해자별 금액이 5억원을 넘지 않아 특경법 적용이 쉽지 않다. 전세사기범들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특경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4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중대 재산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기 위해 범행 방법이 유사하거나 합산 피해액이 5억원을 초과하면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발의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특정 피해자의 최고 액수가 아니라 전체 피해 액수를 기준으로 양형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주식·코인에 ‘묻지마 올인’… 벼락거지 탈출, 이 길밖에 없어요”[2023 청년 부채 리포트(상)]

    “주식·코인에 ‘묻지마 올인’… 벼락거지 탈출, 이 길밖에 없어요”[2023 청년 부채 리포트(상)]

    “주식이나 가상자산(암호화폐)시장은 그나마 공정하다고 믿었는데 결국에는 기득권 세력이 정보력을 활용해 돈을 벌고 청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당하는 판이 아닌가 싶어 무섭고 실망도 큽니다.” 지난 15일 서울신문이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대면 심층 인터뷰에서 청년들은 마지막 인생 역전으로 생각하는 주식이나 가상자산인 코인 시장조차 기득권 세력에 점령당한 게 아니냐며 박탈감을 호소했다.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기득권 세력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충격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회사원 서모(38)씨는 “대기업 회장까지 이번 폭락 사태에 줄줄이 연루돼 있다는 뉴스를 보고 애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아직 적발되지 않았을 뿐 이런 일이 단지 한두 건에 그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이모(30)씨도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사라졌고 태어날 때부터 이미 한계가 정해진 판에서 한몫 거머쥐려면 결국 ‘그들’과 마찬가지로 고급 정보가 있어야만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청년들은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 보유 논란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직장인 김모(29)씨는 “김 의원이 구멍 뚫린 운동화를 신고 다니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청년들과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진다”면서 “단순히 코인에 투자한 게 문제가 아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대학생 지모(23)씨는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국회의원은 가상자산에 투자해 막대한 이득을 얻고 나 같은 개미(개인투자자)들은 그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세상인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멈출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예적금 이자로 많게는 연 5%까지 받더라도 15%가 넘는 소득세를 떼이고 나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수익은 마이너스다. 이러다가는 평생 내집 마련은커녕 벼락거지 신세를 면치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재 주식 투자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29세 이하 근로자 평균 월급여는 230만 2000원, 30~39세는 329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 평균 매매 가격이 11억 9944만원(4월 기준)인 점을 감안할 때 청년들이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돈을 모으더라도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려면 29세 미만은 43.4년, 30~39세는 30.3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평생 월급을 모아 저축해도 서울에 집 한 채 살 수 없는 세상이 돼 버렸다”는 신세 한탄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결국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흙수저’ 청년들은 코인이나 주식이 적은 돈으로도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서도 주식과 코인이 신분 상승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70.3%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날로 커지는 빈부 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청년들의 ‘묻지마식’ 투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을 통해 청년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매월 70만원씩 5년간 모으면 5000만원 목돈 마련이 가능한 ‘청년도약계좌’와 함께 월 소득 220만원 이하 저소득 청년 대상 ‘청년내일저축계좌’, 5인 이상 50인 미만 제조·건설업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저축한 적금에 추가 지원금을 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청년 자산 형성 사업을 일부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시각이 많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일확천금을 꾀하며 고위험 투자에 ‘올인’하고 있지만 주식과 코인은 가격 하락에 따라 손실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혼인·출산과 같이 목돈이 필요한 시기에 해지에 따른 불이익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제도를 꼼꼼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 역시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980년대 이후 주가조작 사태가 끊이지 않는 데다 최근에는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다단계식 시세조종 수법이 알려지며 시장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처벌 수위가 낮아 근절이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인태 가톨릭대 교수는 “코인도 제도권 안으로 포함시켜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고 가상자산 발행인의 자격과 의무를 명시해 시장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림동 트라우마… “자주 찾던 등산로인데” “범죄도시 낙인 찍힐라”

    신림동 트라우마… “자주 찾던 등산로인데” “범죄도시 낙인 찍힐라”

    흉기난동 이어 대낮 성폭행 살인CCTV 사각 노린 범행 주민 충격순찰 강화에도 “위압감”불신 커져경찰, 최씨 미필적 고의 입증 총력조희연 “공무상 재해 되도록 노력” “주말인데도 평소보다 사람이 적네요. 자주 산책하던 곳에서 끔찍한 일이 생겨 걱정이 큽니다.”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만난 윤모(43)씨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지난 17일 이 등산로와 연결된 야산에서 최모(30)씨가 대낮에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인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달 이곳에서 불과 2㎞ 떨어진 신림역 일대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뒤 경찰은 이 지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지만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를 노린 범죄는 막지 못했다. 이날 등산로를 찾은 시민들은 사건 발생 지점을 공유하며 서로 주의를 당부했다. 등산로에서 만난 정모(69)씨는 “매일 아침 운동하는 곳에서 범죄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서운 마음이 커 며칠간 운동을 나오지 못했다”며 “같이 사는 딸이 걱정돼 조심하라며 매일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등이 위치한 주거지 인근 야산에서 흉악 범죄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주민들의 충격은 컸다. 성폭행을 계획한 최씨는 금천구 독산동 집에서 출발한 뒤 평소 다니던 등산로에 CCTV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년 넘게 신림동에 거주하면서 이 등산로를 찾는 방모(79)씨는 “사건 현장이 이 근처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사람이 많은 길로만 다닐 것”이라고 했다. 사건 당일에도 등산로에서 경찰과 소방을 마주친 김모(57)씨는 “신림동에서 계속 범죄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낙인 찍힐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신림역 일대 상권도 이번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한산한 모습이었다. 신림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9)씨는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인파가 줄면서 매출도 반토막 났다”며 “최근 다시 회복하는가 했더니 또 이런 흉악범죄가 발생해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찰의 특별치안활동에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지난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경찰은 다중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살인 예고 지역 등에는 장갑차까지 배치했다. 신림역 일대에도 순찰차와 기동대가 배치됐지만 범죄는 대낮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발생했다. 신림역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41)씨는 “거리 곳곳에 배치된 경찰이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사건을 상기시키기만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날 구속된 최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 피해자 A씨는 최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직후인 전날 오후 3시 40분쯤 사망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봉규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사망한 사정까지 감안해 전날 오후 9시쯤 강간 등 상해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범행 당일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으며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가 범행 4개월 전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구매했고 A씨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폭행한 점을 감안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는 입증될 가능성이 크다. ‘강간 등 치사죄’와 ‘강간 등 상해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이다. 경찰은 21일 A씨의 시신을 부검해 폭행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씨의 범행 계획을 입증하고자 휴대전화와 컴퓨터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A씨에 대한 공무상 재해를 검토하고 있다. A씨는 교내에서 예정된 교직원 연수 업무를 위해 평소 이용하던 등산로로 출근하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빈소에서 만난 A씨의 동료 교사들은 “워낙 명랑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A씨의 대학 동기도 “왜 하필 이 친구가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해야 했는지 너무 슬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9일 빈소를 조문한 뒤 “교육청 소속 노무사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무상 재해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명랑하고 성실한 친구 잃어”… 불안에 빠진 ‘신림동’

    “명랑하고 성실한 친구 잃어”… 불안에 빠진 ‘신림동’

    “주말인데도 평소보다 사람이 적네요. 자주 산책하던 곳에서 끔찍한 일이 생겨 걱정이 큽니다.”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만난 윤모(43)씨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지난 17일 이 등산로와 연결된 야산에서 최모(30)씨가 대낮에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인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달 이곳에서 불과 2㎞ 떨어진 신림역 일대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뒤 경찰은 이 지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지만,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를 노린 범죄는 막지 못했다. 이날 등산로를 찾은 시민들은 사건 발생 지점을 공유하며 서로 주의를 당부했다. 등산로에서 만난 정모(69)씨는 “매일 아침 운동하는 곳에서 범죄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서운 마음이 커 며칠간 운동을 나오지 못했다”며 “같이 사는 딸이 걱정돼 조심하라고 매일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등이 위치한 주거지 인근 야산에서 흉악 범죄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주민들의 충격은 컸다. 성폭행을 계획한 최씨는 금천구 독산동 집에서 출발한 뒤 평소 다니던 등산로에 CCTV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년 넘게 신림동에 거주하면서 이 등산로를 찾는 방모(79)씨는 “사건 현장이 이 근처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사람이 많은 길로만 다닐 것”이라고 했다. 사건 당일에도 등산로에서 경찰과 소방을 마주친 김모(57)씨는 “신림동에서 계속 범죄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신림역 일대 상권도 이번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한산한 모습이었다. 신림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9)씨는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인파가 줄면서 매출도 반토막 났다”며 “최근 다시 회복하는가 했더니 또 이런 흉악범죄가 발생해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찰의 특별치안활동이 실효성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지난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경찰은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살인 예고 지역 등에는 장갑차까지 배치했다. 신림역 일대에도 순찰차와 기동대가 배치됐지만, 범죄는 대낮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발생했다. 신림역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41)씨는 “거리 곳곳에 배치된 경찰이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사건을 상기시키기만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날 구속된 최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 피해자 A씨는 최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직후인 전날 오후 3시 40분쯤 사망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봉규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사망한 사정까지 감안해 전날 오후 9시쯤 강간 등 상해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범행 당일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고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가 범행 4개월 전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구매했고, A씨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폭행한 점을 감안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는 입증될 가능성이 크다. ‘강간 등 치사죄’와 ‘강간 등 상해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이다. 경찰은 21일 A씨의 시신을 부검해 폭행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씨의 범행 계획을 입증하고자 휴대전화와 컴퓨터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A씨에 대한 공무상 재해를 검토하고 있다. A씨는 교내에서 예정된 교직원 연수 업무를 위해 평소 이용하던 등산로로 출근하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빈소에서 만난 A씨의 동료 교사들은 “워낙 명랑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A씨의 대학 동기도 “왜 하필 이 친구가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해야 했는지 너무 슬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9일 빈소를 조문한 뒤 “교육청 소속 노무사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무상 재해를)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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