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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과 비리로 먹칠 된 대한민국의 ‘병신년’…노동개악부터 ‘박근혜 게이트’까지

    갈등과 비리로 먹칠 된 대한민국의 ‘병신년’…노동개악부터 ‘박근혜 게이트’까지

    어느덧 12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성실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올해도 저마다 치열하고 숨 가쁘게, 또는 절절하게 2016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권력을 쥔 누군가들은 올해도 음지에서 부지런히 비리를 저지르며 자신의 뱃속만을 챙겨왔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이 포문을 열고 헌정 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이 민심의 횃불을 당긴 대한민국의 2016년을 돌아봤다. ● 추진력 잃은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 지난 1월 22일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혁’이라고 주장하며 노동계 핵심 양대 지침을 발표했다.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라는 이 지침은 당장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평소 정부 노동 정책의 대척점에 있던 민주노총은 물론, 정부 노동정책에 힘을 실어줬던 한국노총까지 “쉬운 해고” “노동 개악”이라며 반대 움직임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법률과 판례에 의해 확립된 내용”이라며 “일부 노동계의 쉬운 해고와 일방적 임금 삭감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아 노정 갈등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양대 지침’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의 노동법 개정은 국정농단 사태로 좌초될 상황이다. 국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대기업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헌납한 대가로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노동법 개정을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국회는 관련 법안을 심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4일 국회는 ‘양대 지침’과 관련된 예산 17억 원을 전액 삭감했으며, 지난 21일 시작된 20대 국회 첫 법안심사에서 노동법 관련 4개 법안(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 파견법) 역시 모두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 ‘남북 협력 상징’ 개성공단 폐쇄 정부는 지난 2월 10일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를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북한은 다음날인 11일 개성공단에 있던 우리 국민을 전원 추방하고 개성공단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다. 결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사전통지도 받지 못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모든 설비와 상품을 놔둔 채 빈손으로 생존터전에서 쫓겨났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61개 업체가 신고한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액은 9446억원이다. 하지만 정부는 회계기관 검증을 통해 입주기업 피해금액을 7779억원으로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52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기업들은 최소한 정부가 피해금액으로 확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보험 제도를 통한 지원이라는 원칙과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 향후 남북경협 시 무분별한 투자유발 우려 등 전액지원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실효성 논란과 국론 분열 속 강행된 사드배치 지난 7월 8일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드 배치 지역을 놓고 여론의 눈치를 봐왔던 국방부는 지난 9월 30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사드 배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국방부는 경북 성주군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땅을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군 소유 부지와 맞바꾸기로 롯데 측과 합의했다. 주요 절차 중 하나인 부지 협상을 마무리한 국방부는 이르면 내년 7월 사드 포대 실전 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성주군·김천시 지역주민 등을 포함한 국내 반대 여론을 설득해야하며, 야당은 예산 심의 없이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와 함께 한미 사드배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해 온 중국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규제하는 이른바 ‘금한령’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사드배치를 둘러싼 잡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현직 부장판사와 검사장의 뇌물 구속…대형 법조비리 법조계는 법원과 검찰 가릴 것 없이 모두 명예와 신뢰가 역대 최악으로 오염된 한 해가 됐다. 과거의 구호로만 그쳤을 것 같았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법조계의 추악한 민낯이 국민의 눈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은 결국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2016년 법조계를 강타한 대규모 비리는 ‘정운호 게이트’에서 시작됐다. 화장품 회사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51·구속기소)씨의 국외 불법 도박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이던 검찰은 지난 4월 정 전 대표가 법조계 전반에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했다. 이 수사로 현직 부장판사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검사장 출신 거물 변호사 등이 줄줄이 구속기소됐다. 특히 이때 구속된 법조인 가운데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수사 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출신으로 고(故)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검찰에서는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이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7월 29일 진경준(49·21기) 검사장을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당시 가격 8억 5370만원 상당의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넥슨 측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넥슨 명의의 법인 리스 차량이던 제네시스를 넘겨받고 가족여행 경비로 5000여 만원을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5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히며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130억 7900만원을 구형했다. 현직 검사장 구속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현직 부장검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올해 발생한 2번째 대형 법조 비리로, 일명 ‘스폰서 검사’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 9월 29일 고교동창 김모(46)씨 등으로부터 수년간 5000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김형준(46) 부장검사를 구속했다. 김 부장검사는 동창 김모 씨로부터 5000여 만원과 수차례 값비싼 술 접대를 받고 김씨의 사기와 횡령 사건을 무마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부장검사는 동창 김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지우거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킨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11월 4일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부장검사를 검사직에서 해임했다. ● 사망부터 장례까지… 긴 시간 끝에 영면한 故 백남기 농민 지난 6일 고(故) 백남기(사망 당시 69세)씨가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숨진 지 42일 만이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14일 제1차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결국 지난 9월 25일 숨을 거뒀다. 백씨가 중태에 빠진 이후 유족과 시민단체는 경찰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백남기 대책위는 백씨의 부상 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백씨가 끝내 사망하자, 검찰과 경찰은 고인의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시신 부검이 필요하다며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을 청구해 논란이 벌어졌다. 대책위는 고인이 물대포에 맞아 사망에 이른 것이 명백하므로 부검이 필요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23일과 25일 경찰병력 800~1000여명을 투입해 영장 강제 집행을 시도했지만, 유족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결국 유족과 협의 등 조건부로 발부된 부검영장은 집행 시한인 25일까지 집행되지 못하고 종료됐다. 검경은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비로소 고인의 장례 절차가 진행됐다. ● 헌정 첫 피의자 된 현직 대통령…박근혜 게이트와 200만 촛불집회 어쩌면 앞서 소개한 사안들은 결국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거나 ‘한 사람’에게 귀결될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 한 사람이 ‘비선실세’ 혹은 ‘상왕’ 최순실(구속기소·60)씨인지 범죄 핵심 피의자로 몰락한 박근혜 대통령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전부터는 물론 최근까지도 공직자나 정치인이 아닌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실질적 ‘컨트롤 타워’ 였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면서 국민은 허탈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 이라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단 4%를 기록하고 있으며, 1980년대 민주항쟁 이후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대규모 민중 집회는 전국 200만명이 넘는 국민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하며 대한민국 집회사를 새로 썼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민의 수용이 아닌 검찰 수사 절대 불가 카드를 꺼내며 사실상 국민과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던 박 대통령은 검찰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도 공범”이라고 발표하자 돌연 태도를 바꿔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政·經 분리…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부터, 대통령 퇴진 않으면 국회서 탄핵 준비해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국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 국회 주도 탄핵, 정치와 경제의 분리 등이 최악의 위기를 수습할 3대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의 진단과 해법 등을 들어 봤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경제 정책과 정치는 분리해야 한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임명을 제청하고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열어 처리하는 것이 상식적 해법이다. 야당이 임 후보자를 반대한다면 새로운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현 유일호 부총리가 책임감을 느끼고 경제사령탑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1997년 1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한보철강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국정이 5개월간 공회전한 끝에 그해 말 외환위기가 닥쳤다.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 따른 3개월의 국정공백 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두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9%에서 5%대로, 5%에서 2%대로 반 토막 났다. 국정 공백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야가 경제만은 초당적으로 챙기겠다는 합의적 선언을 해야 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질서 있는 퇴진’은 쉽지 않고, ‘2선 후퇴’ 역시 헌법 체계에 맞지 않다. 결국 정치권이 할 수 있는 것은 여론을 동력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국회에서 탄핵도 준비해야 한다. 다만 탄핵은 여러 함정이 있어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개헌이 아니라 탄핵을 고리로 여야 연대가 필요하다. 국회 추천 총리는 어찌 됐든 필요하다. 황 총리를 내세울 수는 없다. 정권 이양 차원의 거국내각 총리가 아니라 관리내각을 이끌 총리가 필요하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치권에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상황이다. 촛불시위는 정치권이 제대로 못하니까 시민이 나선 것이다. 정치권이 내놓은 해법이 국민 마음에 들 리가 없다. 질서 있는 퇴진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게 됐다. 결국 탄핵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탄핵에 반대하는 것은 민심을 외면하는 것이기 때문에 탄핵안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도 판단할 때 국민 여론을 감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야당도 정치적으로 타협을 해야 한다.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여야가 협의해야 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제2의 6·29 선언’을 해야 한다. 지금 현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헌법의 붕괴를 의미한다. 국민 요구를 대폭 수용해야 한다. 어떤 것을 잘못했는지 명확히 사과하고 언제, 어떻게 물러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1987년 6·29 선언도 영수회담 없이 이뤄졌다. 대통령 스스로 풀지 않으면 촛불시위가 이어질 것이다. 대통령은 통치의 정통성을, 국회는 민심의 대표성을 각각 잃은 상황이다. 국가 위신 추락, 정치 혼란, 경제 퇴보만 야기할 뿐이다. 대통령이 정 못 물러나겠다고 한다면 검찰 수사 결과를 확인한 뒤 법적 요건을 갖춰 탄핵해야 한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질서 있는 퇴진을 대통령이 응해 주면 좋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면 국가는 더 엉망이 된다. 국회를 중심으로 향후 국정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야권은 지금 지도력이 명확하게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야권은 통일된 움직임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빠른 시일 내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모임이 성사돼야 한다. 주도권 다툼은 다음 문제다. 통일된 모습을 보여줄 때 시민단체와 각계 원로 등도 결합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지도부를 바꾸고 대통령 탈당을 진행시켜야 한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 대통령 퇴진을 목표로 잡고, 국민적 총의 속에 합리적 수습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비상한 국정 운영 기구를 조성하고, 청와대 비서실은 해체해야 한다. 대통령 퇴진에 앞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과도 내각 구성을 위해서다. 재판을 통한 법적 처벌 절차를 밟되 역사적 교훈을 남길 수 있도록 국민적 처벌 요구를 담아낼 필요도 있다. 국민 분열이나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그런 방식이다. 서울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영남 “미흡했지만 사과 받아들이자”…호남 “진정성 없다 즉각 하야하라”

    영남 “미흡했지만 사과 받아들이자”…호남 “진정성 없다 즉각 하야하라”

    여전히 9~10%대의 대통령 지지율을 기록하는 영남지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4일 대국민 담화에 반응이 엇갈렸다. 담화 내용이 미흡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지만, 그래도 사과를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대구시 북구 복현동 박성찬(58)씨는 “담화에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잘못을 인정하면 하야에 대해 언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참여연대는 “감정적 호소, 안보와 국정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들끓는 국민 여론을 무마하려는 그간의 태도 또한 반복하고 있다. 검찰 수사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에서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 권한을 유지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그 자체가 국정 공백, 국정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대구시청 공무원 권모씨는 “대통령이 사과한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담화에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국정을 어떻게 이끌고 가겠다는 말은 전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대구 칠성시장 상인 하모씨는 “담화에 진실성이 있다고 본다. 야당이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안타깝다. 경기가 안 좋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담화를 계기로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에 사는 김모(54)씨는 “정국 혼란이 악화되는 가운데도 불통으로 버티다 뒤늦게 일방적인 인사와 동정심을 기대하는 사과·변명만 담은 담화로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박일호 부산시민단체공동대표는 “대통령이 진작 진솔하게 고백하고 사과를 했더라면 국정 혼란이 이처럼 악화되지 않았을 것인데 안타깝고 사과와 담화가 늦은 감이 있다”면서 “진상 규명은 철저하게 하면서, 대통령과 여야가 논의해 하루빨리 국가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국정혼란을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남 창원시 이모(50)씨는 “대통령이 울먹이며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동정심을 갖는 국민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국정 농단을 불러온 잘못을 용서하고 넘어가서는 안된다”면서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물러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경남 김해시 정모(53)씨는 “국정 혼란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귀를 막고 있다가 뒤늦게 담화를 발표하는 대통령 모습을 보면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이 이해가 된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퇴진한다고 국정 혼란이 당장 수습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하루빨리 대통령과 여야가 이성적인 판단으로 슬기롭게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좌광일 제주 주민자치연대 정책국장은 “아직도 대통령이 상황 판단을 제대로 못 하고 최순실씨 개인 비리로 돌리려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대통령을 즉각 하야해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저항은 더 거세 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과 전북에서는 “진정성이 있는 사과가 아니다”며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한 갤럽여론조사에서 광주·호남지역의 대통령 지지율은 0%였다. 이모(48·전주시 효자동·자영업)씨는 “대통령의 검찰수사 수용은 늦은 감이 없지 않고, 진정성도 부족하다”며 “검찰이 신뢰받을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내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모(50·전주시 송천동·자영업)씨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수용한다 해도 미리 짜 맞춘 시나리오에 의해 수사가 흘러갈 우려가 크다”며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모(43·여·광주 서구 치평동)씨는 “아직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지 못한 무지몽매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초등학생 아이들도 집에 와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을 한다”고 씁쓸해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국민이 마음으로 이미 탄핵한 박근혜는 더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만큼 당장 퇴진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오는 7일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미사와 충장로에서 남동성당까지 수도자 거리행진, 촛불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3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박모(55·목포시)씨는 “대국민 담화는 국민들의 사퇴 요구를 모면하기 위한 술수이므로 즉각 퇴진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임해야 한다”며 “호남 출신들이 청와대로 가고 장관에 입각해도 아무 가치가 없고, 의미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모(48·순천시 연향동·건설업)씨는 “5% 지지율은 국민들이 더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은 1년 4개월 동안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한다 해도 국민은 신뢰하지 않아 혼란과 불신만 키워 갈 뿐”이라며 하야를 요구했다. 자치단체장들도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이아 하야를 요구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박근혜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고언했다. 원 지사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과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과연 용납해 줄지, 근본이 흔들려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신뢰와 합의의 바탕을 다져놓고 그다음에 인사든 대통령의 권한이든 원점에서 해야 되는 데, 대통령이 상황을 매우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대통령이 야당과 직접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요구했다. 현재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가 합의 추대한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넘길 것도 촉구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박근혜 대통령께’라는 글에서 “참담하다”며 “이건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 국민은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를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분노한 대다수 국민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 한편으론 나라 걱정에 불안해하며 혼란이 최소화되길 원한다”며 “길이 하나 있다. 대통령직을 제외하곤 권한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나시라”고 제시했다. 그는 지금의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가 합의 추천하는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넘길 것도 촉구했다. 이어 “이제 내려놓으시라. 분노하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인내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잊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여야를 아우르는 협치로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협치형 총리로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하야를 거부해 사태를 수습할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며 “끝까지 버틴다면 국민의 힘으로 퇴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뜻은 즉각 퇴진하라는 것이다. 이번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은 대통령 자신이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당연한 것이다. 국정 혼란을 키우는 건 퇴진을 거부하는 대통령 자신이다”고 비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창원·부산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수원·성남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초당적 거국내각 구성해 진상규명하라” 前국회의장·총리 등 원로 22명 시국선언

    “초당적 거국내각 구성해 진상규명하라” 前국회의장·총리 등 원로 22명 시국선언

    “한두명 교체 아닌 국민합의 우선” 종교·사회·정치계 원로 22명이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당적인 거국내각을 구성해 국가 비상사태를 극복하자’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는 박관용·김원기·임채정·김형오·정의화 등 16~19대 국회 여야 출신 국회의장, 이종찬 우당기념관 관장, 김덕룡(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국민동행 상임공동대표, 정운천 전 국무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손봉호 나눔국민운동 이사장 등 정·관계 및 시민사회단체 인사와 법륜 스님,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 박남수 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원로들은 선언문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도력과 도덕성은 상실되고 국정운영의 신뢰와 정당성은 붕괴됐다”며 “박 대통령은 사적인 국정운영으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가 기강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법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그 결과 국가의 품격과 국민의 자부심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비판했다. 원로들은 이어 “박 대통령은 초당적인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결단하고 모든 국정 운영을 거국내각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하고 “새누리당은 거국내각 구성에 협조하고 야당은 국가비상사태를 당리당략으로 이용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 정상화에 협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원로들은 특히 “새 총리는 여야 대표와 협의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거국내각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차기 대선 일정과 개헌 과정을 엄정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총리로 내정한 것과 관련해 박남수 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는 “우리가 바라는 거국내각은 여야와 국민의 합의에 따라 구성돼야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총리나 장관 한두 명을 교체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이어 박 대통령 하야와 탄핵 등을 주장하는 야권 및 시민사회 진영의 목소리에 대해 “국정 공백을 초래하는 것은 국가의 불행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해 주길 바란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 번지면서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 봇물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 번지면서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 봇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대구대총학생회는 2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시국선언문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짓밟은 현 사태를 성역없이 조사하라’, ‘조사의 과정과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 ‘국민이 보는 앞에서 민주주의 본질을 바로 세워라’는 3개 항을 요구했다. 대구대 교수 100여명도 경산캠퍼스 성산홀 본관 잔디광장 앞에 모여 “국정농단 세력을 처벌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발표한 시국 선언문에서 “국민 앞에, 역사 앞에,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한없이 부끄러운 일로 박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 있는 이들은 마땅히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또 “박 대통령과 그에 빌붙은 무리들은 민주주의의 고귀한 정신을 훼손했고 극단적인 단견과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국민의 신의를 배신했다”며 “평화와 평등을 요구하는 정당한 요구를 그들은 ‘종북’과 ‘불만세력’이란 이름으로 억압했으며 세월호와 메르스에서 보듯 국민은 그들을 대신해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도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와 박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했다. 로스쿨 학생들은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누구를 위해 그 주권을 행사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측근 만을 위해 국정을 운영하거나 심지어 국가중대 사안을 민간인이 결정하도록 방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박 대통령은 국가원수라는 직무 무게를 감당하기는 부족한 인물임이 자명하다”며 “대통령은 퇴진하고 검찰은 성역없는 수사로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는 지난달 27일 제주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하고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원대 교수들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 사임을 촉구했다. 시국선언에는 강원대 춘천캠퍼스와 삼척캠퍼스 교수 967명 가운데 20%가 넘는 200명이 동참했다. 강원대 교수들은 시국선언에서 민주공화국 헌정질서를 파괴한 박 대통령은 즉각 사임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도 조사받을 것을 천명할 것, 국기문란에 연루된 모든 관련자를 즉각 구속 수사할 것, 사실을 은폐 축소하려는 조직적 음모와 공작을 당장 그만둘 것, 국정농단에 일조한 집권 여당의 책임자들은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충북에서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교수노조 충북지부, 민변 충북지회 소속 회원 50여명이 이날 청주 YWCA 회의실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독립적 특검을 실시해 국정농단의 전후를 밝히고 법률에 의거해 수사하고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회는 당리당략을 초월해 국민중립내각을 구성하고 조기대선 등 그 이후의 절차를 실행해 국가안정에 최선을 다하라”고 호소했다. 충북대 교수들은 3일 개신문화관 지하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충북대 교수의 20%가량인 16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시국선언에서 “지금은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이 가져올 국정 공백을 걱정하는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며 “박 대통령은 무조건 내치, 외치에서 모두 손을 떼고 하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에도 사죄하고 진상을 규명하기보다는 개인이나 소수 집단의 비리로 사안을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게 현재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작태”라며 “정부와 여당에서 정치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새로운 수사 기구를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지역 대학생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진다. 청주대 총학생회와 꽃동네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교별로 ‘대통령 퇴진 촉구 선언문’을 발표했고, 충북대·한국교원대·서원대·충청대·교통대 등 5개 대학은 3일 시국선언을 이어간다. 경남 창원대교 교수 64명도 이날 박 대통령 하야와 탄핵소추 및 처벌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 시국을 우려하는 창원대학교 교수들’ 이름으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로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국정을 이끌어 갈 동력이 심각하게 상실되었다”며 “현 위기를 조속이 해결하여 국정 공백을 메우고 국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죄하고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회는 당리당략을 떠나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고 검찰은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 있는 사람들을 모두 처벌할 것”도 요구했다. 이들 교수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중요 국가정책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결정됐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것은 대의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헌법 위반이자 국기문란 및 헌정질서 파괴행위”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대통령과 청와대 등은 대한민국을 이토록 참담한 지경에 몰아넣었음에도 진실을 숨기거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서 “특히 모든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대통령은 수석 비서관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하면서 ‘청와대’를 이용해 법의 보호 뒤로 숨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엄중한 상황에서 일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범한 위헌적 행동에 책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을 어떻게 지도자로 믿고 따를 수 있겠는나냐”라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권력에 기대어 온갖 부정과 부패로 호의호식하며 국정을 농단한 세력의 정점에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권자인 국민들은 절망을 넘어 모욕감마저 느낀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마지막 염치를 지키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사설] 靑 비서진 총사퇴하고 최순실 특검 서둘러야

    의혹으로 떠돌던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로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시인한 연설문 일부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국정 전반에 최씨가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조사가 본격화하면 얼마나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나올지 겁이 날 정도다. 최씨의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과 폭로’라던 대통령을 믿었던 국민은 패닉에 빠졌다. 대통령 탄핵과 하야란 말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리스트를 종일 차지할 정도로 민심이 격앙된 상태다. 국민의 분노가 지금처럼 들끓는 상황에서 심각한 국정 공백 사태가 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권위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 그렇다. 우리는 지금 경제와 안보 등 전방위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최씨의 국정 농단 사태에만 매달려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처지다. 국정 농단 실체를 낱낱이 밝히되 국정 공백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과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먼저 이번 사태에 책임이 큰 청와대 비서진의 전면 사퇴가 필요하다. 그래야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최씨의 국정 개입을 감시·차단하지 못한 우병우 민정수석의 책임이 크다. 최씨에게 중요 문서를 전달한 의혹을 받는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마찬가지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불과 며칠 전 최씨 의혹에 대해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얘기”라고 했다가 지금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어제 여당의 국정쇄신 요구에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했다. 즉시 비서진 개편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사태 수습도 빨라진다.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것도 시급하다. 그래야만 잃었던 국정 동력을 조금이나마 되찾아 위기 극복에 나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국정 농단 실체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하나 검찰은 이미 수사 의지와 능력에서 한계를 보여 줬다. 서울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은 어제 최씨 등 수사 대상자의 자택과 두 재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고발이 이뤄진 지 25일 만이다. 두 재단은 이미 해산되고 컴퓨터 등 증거가 될 만한 자료들은 사라졌다. 대형 사건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 자료를 확보한 뒤 관련자를 소환했던 관행은 무시됐다. 이미 기자들이 훑고 지나간 자리를 검찰이 수색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그나마 계속 미적거리다가 지난 20일 대통령의 ‘엄중 처벌’ 언급 이후에야 수사에 속도를 냈다. 지금의 수사팀엔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 국회는 즉시 특별검사 임명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여당이 어제 야당의 특검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한 만큼 조금도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 특검이 나서야만 최씨의 국정 농단 전모와 두 재단 사유화 의혹을 공정하게 규명할 수 있다. 의혹이 살아 있는 한 국민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국정 혼란 수습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생각나눔] 공중화장실 아니라서 여성 용변 훔쳐본 남성이 무죄?

    회사원 강모(35)씨는 2014년 7월의 어느 날 오후 9시쯤 전북 전주시 한 음식점 부근에서 실외화장실로 향하는 20대 여성의 뒤를 밟았다. 여성이 화장실의 용변을 보는 칸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강씨는 바로 옆 칸으로 들어갔다. 이어 칸막이 사이의 공간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여성의 용변 장면을 훔쳐보다 적발됐다. 강씨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 등의 공공장소에 침입하면 안 된다’는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제12조에 따라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1심 판결부터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이 일어난 음식점의 실외화장실은 성범죄 처벌법이 규정한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공중화장실법은 ‘공중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기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또는 개인이 설치하는 화장실’로 정의하고 있다. 법원은 지방자치단체 사실조회 등을 거쳐 범행이 벌어진 화장실을 공중의 이용을 목적으로 제공된 장소가 아닌 ‘음식점 주인이 불특정 다수의 자기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한 화장실’이라고 봤다. 검찰은 “법원이 성범죄 처벌법의 제정 취지를 외면하고 공중화장실의 개념을 너무 좁게 해석했다”며 불복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무죄를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신체적인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강씨에게 성추행 혐의는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입법상의 공백 탓에 당연히 처벌해야 할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만약 성별이 구분된 음식점 화장실에서 남성이 여성 화장실에 따라 들어가 엿봤다면 성범죄 처벌법 대신 현주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성별이 구분되지 않는 음식점 화장실의 경우 별도로 처벌할 법 조항이 미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이 규정한 성범죄 처벌 가능 장소를 기존의 공중화장실과 개방화장실, 이동화장실, 간이화장실 등으로 국한할 게 아니라 설치·제공 목적과 관계없이 모든 화장실로 넓힐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의 별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또 일어난 열차 탈선 사고, 안전 불감증 도졌나

    전남 여수로 향하던 전라선 하행선 무궁화호 열차가 어제 순천역을 지나 율촌역으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과속으로 탈선, 기관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위는 좀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고 원인은 기관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발생했다고 한다. 기강해이와 안전 불감증 때문이 아닐 수 없다. 사고 구간은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상행선은 정상 운행했지만 하행선은 통제 중이었다. 하행선이 통제되면 상·하행선 열차 모두 상행선 단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공사 구간을 벗어나면 다시 하행선으로 변경하는 것이 상식이다. 사고 지점은 상행선으로 달리다 다시 하행선으로 바뀌는 곡선 구간으로 속도를 시속 50㎞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도 127㎞로 달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종착역을 앞두고 승객이 승무원을 포함해 27명뿐이었다는 점이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날 사고는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경부선 신탄진역 인근에서 화물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잇따른 탈선 사고가 전임 최연혜 사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사퇴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최고경영자 공백에 따른 기강해이가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막중한 자리를 마다하고 금배지를 달기 위해 사퇴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런 자리를 비워 두는 것 역시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열차 탈선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11년 2건이던 것이 2012년 4건, 2013년 5건, 2014년에는 6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건으로 줄어들었으나 올 들어 벌써 2건이나 발생했다. 열차 사고는 기관사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다 일어나는 일이 적지 않다. 지난 2월 11명의 목숨을 앗아 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통근열차 충돌 사고가 좋은 사례다. 이 열차 사고의 원인은 신호 제어 담당자가 스마트폰 게임에 정신이 팔려 일어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탈선 사고가 증가하는 원인이 독일의 사례와 비슷한 데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열차 탈선 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함께 사고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 보험사기 벌금 올리고 대부 금리 27.9 %로 낮춰

    보험사기 벌금 올리고 대부 금리 27.9 %로 낮춰

    보험료 인상 부추긴 보험사기 10년刑·벌금 5000만원 이하 저신용자 대출 더 힘들어질 수도… 기촉법 일몰 시한 6월로 연장 2018년 대기업 총수 연봉 공개 연간 수천억원대의 보험금 누수로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던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대부업 최고금리는 이르면 다음달 중 연 27.9%로 내린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대부업법 등 9개 금융개혁 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보험사기방지법은 보험업계와 금융 당국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금융 당국은 보험사기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로 가구당 20만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로 판명 난 보험금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3105억원으로 매년 6000억원에 가까운 보험료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사기에 대한 형사처벌은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됐다. 또 판결이 확정되면 지급된 보험금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짧은 기간 내에 여러 건의 보험에 중복 가입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보험사나 금융 당국은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해야 한다. 한편 정무위는 보험사기방지법을 악용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거절하는 보험사에 건당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고금리를 연 27.9%까지 낮춘 대부업법 개정안이 부활하면서 소비자들은 대부업체에서 20%대 금리를 받게 됐다. 이 법안은 지난해 말 일몰되면서 대부업 대출 금리 상한선이 사라진 상태였으나 이날 법안 통과로 법적 공백이 해소됐다. 기존 계약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지만 갱신·연장하는 경우에는 인하된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이번 금리 인하로 약 330만명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대부업계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최고금리가 27.9%로 인하되면 상위 40개 대부업체의 연매출이 7000억원 감소하고 4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된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거절하면서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34.9%일 때는 9~10등급 저신용자에게서 부실이 발생해도 손실을 맞출 수 있었지만 27.9%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일부 서민은 금리 인하 혜택을 받겠지만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서민은 돈 빌릴 곳이 없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2018년부터는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상장기업의 등기 임원은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재벌 총수가 미등기 임원으로 남는 방법으로 보수 공개 의무를 회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컨대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삼성전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미등기 임원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사면 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으나 현재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지 않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시 의무가 있는 기업은 1년에 두 번 임원 여부와 상관없이 보수총액 상위 5위권까지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 총수 일가 상당수가 보수 공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부실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인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도 다시 살아났다. 이날 정무위에서 의결된 법안들은 오는 23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한 뒤 국무회의 등을 거쳐 공포, 시행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불법사채 피해 청구 못한다

    불법사채 피해 청구 못한다

    불법 사채업자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를 뜯겨도 나중에 돌려 달라고 요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대부업자와 여신 금융사의 최고 금리 한도(34.9%)를 정한 ‘대부업법’이 올해부터 효력을 잃어서다. 이 한도를 27.9%로 낮춘 개정안은 국회 벽에 가로막힌 상태다. 정부가 고금리 대부업체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집중 단속에 나섰지만 법 공백 우려가 커져 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자율 규제는 크게 두 가지 법에 근거한다. 하나가 ‘이자제한법’이다. 개인 간 금전 거래를 할 때 계약상 최고 이자율이 연 25%를 넘길 수 없게 돼 있다. 단, 인허가 등록을 마친 금융업과 대부업은 예외다. 대신 이들은 또 다른 법인 ‘대부업법’에 따라 최고 연 34.9% 안에서 돈을 빌려줘야 한다. 문제는 대부업법 공백으로 이 상한선을 넘겨도 부당 이득을 되돌려 달라고 청구할 길이 없어졌다는 데 있다. 미등록 대부업자(불법 사채업자)의 경우 예나 지금이나 불법인 것은 마찬가지여서 형사처벌은 가능하지만 부당 이득 반환 청구의 법적 근거인 대부업법이 사라져 청구 자체가 힘들어진 것이다. 장재옥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이자제한법이 폐지됐을 당시 민법 103조(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 구제된 판례가 있긴 하지만 결국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는 법원 판단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대형 대부업체는 금융 당국과 지방자치단체 감시 아래 놓여 있지만 불법 사금융은 날개를 단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적발돼도 (부당하게 갈취한 고금리를) 토해 낼 일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대부업법 개정안이 뒤늦게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소급 적용 여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부업 최고 금리가 27.9%로 인하되면 기존 대출에도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개인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얻을 수 있는 공익’과 ‘잃을 수 있는 사익’을 따지는 비례 원칙을 근거로 최대한 소급 적용을 관철시킬 작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2013년 248만 6000명으로 줄었던 대부업 이용자 수는 지난해 6월 261만 4000명으로 다시 불었다. 대출 금액은 12조 3401억원에 이른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정부가 나서 일수나 사채 이용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하고 이를 서민금융에서 받아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부업법이 한시법인 이상 이런 논란이 계속될 수 있는 만큼 이자제한법으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선거구 획정 연내 안 되면 법률적으로 어떻게 되나

    선거구 획정 연내 안 되면 법률적으로 어떻게 되나

    정치권이 ‘법(法) 불감증’에 빠졌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획정안 확정 시한(11월 13일)은 이미 한달이 지났다. 올해마저 넘기면 대한민국 헌법조차 무시되는 상황이 도래한다. 선거구 획정안과 관련한 궁금증들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Q)정의화 국회의장은 왜 12월 31일까지 선거구 획정이 완료돼야 한다며 ‘특단의 조치’를 주장하나. A)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지난해 헌재가 현행 3대1로 규정돼 있는 선거구별 인구 격차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올해까지 2대1에 맞춰 선거구를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표의 등가성을 고려해 인구수가 가장 많은 지역구와 가장 적은 지역구의 편차를 줄이라는 취지다. 따라서 12월 31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하지 않으면 ‘위헌’ 상태가 된다. Q)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이 올해 연말까지 되지 않으면 어떤 사태가 발생하나. A)현행 선거구가 없어진다. 선거구 구역표가 존재하지 않게 돼 현행 선거구는 백지상태가 된다. ‘법의 공백’ 상태다. 마땅한 처벌 규정도 없다. Q)15일부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어떻게 되나. A)예비후보 신분 상실. 선거구가 사라지기 때문에 선거구별 예비후보 등록이 무효가 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전면 차단된다. 마련한 선거사무소를 폐지해야 하며 후원회도 해산해야 한다. 명함을 배부하거나 홍보물을 발송하는 행위도 할 수 없게 된다. Q)현역 의원 지위는 어떻게 되나. A)그대로. 지역구가 없어지더라도 국회의원이라는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평소처럼 지역구 활동을 하면 된다. 이미 치러진 선거에 대한 소급효가 없기 때문이다. 법률불소급(法律不遡及)의 원칙 탓이다. Q)정치 신인들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A)헌법소원. 선거판에서 불리해진 정치 신인들은 헌법소원 등 다양한 법적 수단을 통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Q)선거구 획정 마지노선은 언제까지인가. A)규정은 없다. 이미 법률을 위배했고, 위헌인 상황이다. “언제까지 되지 않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시한 역시 정해져 있지 않으며 처벌 규정도 없다. 다만, 이런 상황이 갈 데까지 간다면 후보자 등록 신청이 시작되는 3월 24일 전에는 조정된 선거구가 공표돼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 Q)총선을 연기할 수는 없나. A)없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선거는 ‘임기 만료일 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로 명시돼 있다. 임기 만료가 5월 29일이므로, 내년에는 4월 13일에 반드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Q)역대 총선에서는 언제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됐나. A)대체로 선거 7주 전. 19대 국회가 꾸려진 2012년 4·11총선에서는 2월 29일에 선거구역표가 공표됐다. 18대 2008년 4·9총선 때도 선거에 임박한 2월 29일에 선거구 획정이 완료됐다. 17대 2004년 4·15총선에서는 3월 12일, 16대 2000년 4·13총선에서는 2월 26일에 구역표가 공표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성범죄 교사 못 자르고, 다친 소방관 못 돕고… 식물국회의 위력

    성범죄 교사 못 자르고, 다친 소방관 못 돕고… 식물국회의 위력

    19대 국회가 종반을 향해 교려가고 있지만 1만건이 넘는 법안이 아직도 처리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중에는 ‘민생·서민 법안’ 등 꼭 처리해야만 하는 것들이 다수이지만 여야는 정쟁에만 몰두한 채 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4일 현재 19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은 총 1만 7170건이다. 이 중에서 66%에 달하는 1만 1412건은 현재 국회에서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법안은 19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 29일까지 통과가 안 되면 모두 폐기된다.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여야는 총선(4월13일) 국면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들 미처리 법안 중 상당수가 빛도 못 보고 ‘유산’(流産)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자칫하면 이번 국회는 17대 국회(3154건 자동폐기), 18대 국회(6301건 자동폐기)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일 안 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처지에 놓인 것이다. 아직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자동폐기될 위기에 처한 법안들 중에는 각종 민생·생활 밀착형 법안들이 많다. ‘대리운전법’은 대리운전자들에 대한 법률근거가 부재하면서 발생한 권익보호 공백을 메꾸고자 문병호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이 자동폐기될 경우 생계형 서민인 대리운전 종사자들이 대리운전 중 발생한 교통사고 처리, 대리운전 알선업체의 부당이익 취득 등에 있어 제대로 된 보호를 못 받게 된다. 이 법안은 1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 3월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로 처벌은 받은 교사에 한해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성인에 대한 성범죄자도 교원으로 활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경우에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수사를 받고 있는 교사를 직위해제 또는 당연퇴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법안 모두 여야 이견은 크게 없지만 상임위에 쌓여 있는 법안이 많아서 처리가 더딘 상황이다. 공무 중 부상을 당한 채 퇴직했지만 상이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한 소방관과 경찰의 진료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국가 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정부 발의)과 낚싯배에서의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한 ‘낚시관리 및 육성법’ 개정안(대표발의 윤명희 의원)도 상임위에서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국회의원의 겸직을 엄격히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대표발의 민현주 의원), 국회의원이 구속돼 있거나 회기 중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표발의 서용교 의원) 등 의원의 특권을 포기하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발의했던 법안들도 처리가 요원한 상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성범죄 교사 못 자르고, 다친 소방관 못 돕고… 식물국회의 위력

    성범죄 교사 못 자르고, 다친 소방관 못 돕고… 식물국회의 위력

    19대 국회가 종반을 향해 교려가고 있지만 1만건이 넘는 법안이 아직도 처리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중에는 ‘민생·서민 법안’ 등 꼭 처리해야만 하는 것들이 다수이지만 여야는 정쟁에만 몰두한 채 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4일 현재 19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은 총 1만 7170건이다. 이 중에서 66%에 달하는 1만 1412건은 현재 국회에서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법안은 19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 29일까지 통과가 안 되면 모두 폐기된다.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여야는 총선(4월13일) 국면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들 미처리 법안 중 상당수가 빛도 못 보고 ‘유산’(流産)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자칫하면 이번 국회는 17대 국회(3154건 자동폐기), 18대 국회(6301건 자동폐기)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일 안 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처지에 놓인 것이다. 아직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자동폐기될 위기에 처한 법안들 중에는 각종 민생·생활 밀착형 법안들이 많다. ‘대리운전법’은 대리운전자들에 대한 법률근거가 부재하면서 발생한 권익보호 공백을 메꾸고자 문병호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이 자동폐기될 경우 생계형 서민인 대리운전 종사자들이 대리운전 중 발생한 교통사고 처리, 대리운전 알선업체의 부당이익 취득 등에 있어 제대로 된 보호를 못 받게 된다. 이 법안은 1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 3월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로 처벌은 받은 교사에 한해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성인에 대한 성범죄자도 교원으로 활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경우에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수사를 받고 있는 교사를 직위해제 또는 당연퇴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법안 모두 여야 이견은 크게 없지만 상임위에 쌓여 있는 법안이 많아서 처리가 더딘 상황이다. 공무 중 부상을 당한 채 퇴직했지만 상이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한 소방관과 경찰의 진료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국가 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정부 발의)과 낚싯배에서의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한 ‘낚시관리 및 육성법’ 개정안(대표발의 윤명희 의원)도 상임위에서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국회의원의 겸직을 엄격히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대표발의 민현주 의원), 국회의원이 구속돼 있거나 회기 중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표발의 서용교 의원) 등 의원의 특권을 포기하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발의했던 법안들도 처리가 요원한 상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임병장 2심 선고도 사형 “항소 이유 없으므로 기각”…반성 여부는?

    임병장 2심 선고도 사형 “항소 이유 없으므로 기각”…반성 여부는?

    ‘임병장 2심 선고’ 임병장 2심 선고 결과 1심과 마찬가지로 사형이 선고됐다. 지난해 6월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로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3) 병장이 17일 군사법원 2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이날 임 병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며 1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북한군과 지근거리의 최전방 부대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동료 병사와 상관에게 수류탄과 총격을 가했다”며 “국가 안보에 중대한 공백을 초래하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군의 사기 저하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범행 과정에서도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냉혹함과 태연함”을 보였다며 이는 ‘극도의 인명 경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임 병장이 부대에서 당한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분노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데 대해 재판부는 “정상 참작할 만한 범행 동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순찰일지에서 자신을 희화화한 동료들의 그림을 본 것이 범행 동기가 됐다는 임 병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순찰일지 그림이) 살인을 결심할 만큼 충격을 줬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피해자 유족에게 직접 사죄하거나 합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항소심 기일까지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며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범행 직후 무장 탈영해 군 병력에 포위되자 자살을 시도한 것도 범행에 대한 반성보다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임 병장이 최후진술 등에서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제3자가 저지른 범행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듯하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가 임 병장의 항고를 기각한 데는 임 병장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받아야 한다는 유족 측 입장도 반영됐다. 임 병장은 지난해 6월 21일 저녁 22사단 GOP에서 동료 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같은 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그는 총기 난사 직후 무장 탈영했으며 군 병력에 포위된 상태에서 자신의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체포됐다. 임 병장은 지난 2월 군사법원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군 검찰은 지난달 2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임 병장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병장 2심 선고도 사형 “항소 이유 없으므로 기각”

    임병장 2심 선고도 사형 “항소 이유 없으므로 기각”

    ‘임병장 2심 선고’ 임병장 2심 선고 결과 1심과 마찬가지로 사형이 선고됐다. 지난해 6월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로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3) 병장이 17일 군사법원 2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이날 임 병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며 1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북한군과 지근거리의 최전방 부대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동료 병사와 상관에게 수류탄과 총격을 가했다”며 “국가 안보에 중대한 공백을 초래하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군의 사기 저하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범행 과정에서도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냉혹함과 태연함”을 보였다며 이는 ‘극도의 인명 경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임 병장이 부대에서 당한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분노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데 대해 재판부는 “정상 참작할 만한 범행 동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순찰일지에서 자신을 희화화한 동료들의 그림을 본 것이 범행 동기가 됐다는 임 병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순찰일지 그림이) 살인을 결심할 만큼 충격을 줬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피해자 유족에게 직접 사죄하거나 합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항소심 기일까지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며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임 병장이 범행 직후 무장 탈영해 군 병력에 포위되자 자살을 시도한 것도 범행에 대한 반성보다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임 병장이 최후진술 등에서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제3자가 저지른 범행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듯하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가 임 병장의 항고를 기각한 데는 임 병장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받아야 한다는 유족 측 입장도 반영됐다. 임 병장은 지난해 6월 21일 저녁 22사단 GOP에서 동료 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같은 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그는 총기 난사 직후 무장 탈영했으며 군 병력에 포위된 상태에서 자신의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체포됐다. 임 병장은 지난 2월 군사법원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군 검찰은 지난달 2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임 병장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열정 페이’란 이름의 임금착취 엄벌 마땅하다

    고용노동부가 청년 인턴을 고용한 사업장 151곳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103곳에서 25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대기업 계열의 한 유명 호텔은 전체 근로자의 70%를 인턴으로 채워 정규직과 똑같이 부려 먹고서도 월급을 30만원만 줬다. 출산휴가 등으로 생긴 인력 공백을 인턴으로 충원한 패션 업체는 석 달에 50만원을 주기도 했다. 일자리를 미끼 삼아 청년 노동력을 착취하는 이른바 ‘열정 페이’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정식 근로감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자리에 목마른 청년들의 다급한 처지를 악용한 고용 현장의 횡포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턴을 사실상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고서도 아예 서면 근로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거나 연장근로 및 주휴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곳이 비일비재했다. 법정 최저임금보다 턱없이 낮은 돈을 주는 행태는 기본이 되다시피 했다. 열정 페이 횡포는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으나 이렇게까지 심각한 지경이라니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최악의 취업난에 청년들은 이력서에 스펙으로 인턴, 견습 경력이라도 한 줄 더 쓰겠다는 일념에서 저임금을 감수한다. 무급이더라도 참여하겠다는 청년들이 많으니 비양심 사용주들이 헐값 소모품처럼 인턴을 대하는 것이다. 교육과 실습의 기회를 주는 것이 인턴제도의 취지이지만 이를 지키는 사업장은 거의 없다.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청년인턴 지원 제도마저 악용하는 업체도 많다.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처럼 꾸며 정부 지원금만 빼먹고 인턴을 내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악덕 기업주들의 이런 횡포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는 인턴 활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처벌을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턴의 법적 지위나 활용 기준과 관련한 법령이나 지침이 없어 현재 인턴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기가 애매하다. 교육 기회를 준다는 명분으로 최저임금 이하의 쥐꼬리 월급을 강요하는 업주들은 엄벌해야 마땅하다. 인턴 제도가 청년 구직자들의 희망을 착취하는데도 계속 방치되면 청년 세대의 좌절과 분노가 사회문제로 폭발할 수도 있다. 인턴의 법적 지위와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관련 법률의 제·개정이 시급하다. 양심불량 기업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당국의 근로현장 감독도 더욱 엄격하고도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 [현장 블로그] 방산비리 수사 7개월, 윗선·범행동기 규명 언제쯤…

    지난해 11월 방위사업 비리 정부 합동수사단 출범 이후 7개월째 수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20명에 가까운 전·현직 영관급 이상 고위 장교들을 철창에 가두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23일엔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반쪽짜리’ 수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가 수호를 맹세한 군인들이 도대체 왜 국방력을 떨어뜨리는 일을 저질렀는지 범행 동기가 제대로 밝혀진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조(兆) 단위 사업인 와일드캣 도입 비리 수사 과정에서 현역 소장 박모(57)씨 등 전·현직 군인 7명이 구속됐지만 혐의는 모두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였습니다. 이들이 뒷돈이나 승진 약속을 받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구속자만 50명을 넘어섰고, 영장 기각은 단 두 건에 그칠 정도로 법원도 협조적인 점을 고려하면 범행 동기 규명에 진척이 없는 점은 따로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합수단 안팎에선 군 특유의 조직 문화를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평소 선후배 간 끈끈한 유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전역한 선배가 부탁하면 대가가 없더라도 무리해서 부탁을 들어주고, 자기만 처벌받고 말지 선후배는 끝까지 지켜 주려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군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반발도 나온다고 합니다.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약간의 장비 결함은 나중에 처리하는 게 ‘관행’을 넘어 ‘제도’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면 검찰이 주도하는 합수단이 꾸려졌는지 군 스스로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합수단도 지금까지의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국력을 좀먹는 방산 비리가 발붙일 곳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오늘 5·18 35주년] 5·18 민주화운동이란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 사이에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가리킨다. 1979년 10월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가 종신대통령이었던 박정희를 암살하고 나서 생긴 권력 공백을 이용해 12·12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 세력은 1980년 5월 17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광주에서 대대적인 학살을 자행했다. 처음엔 총검과 곤봉을 사용했지만 이내 소총과 기관총까지 등장했고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민들이 스스로 무기를 탈취해 시민군을 결성하고 저항에 나서자 계엄군은 5월 21일 시 외곽으로 후퇴한 뒤 5월 27일 탱크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시 전체를 점령했다. 그 기간 동안 광주에선 시민들이 정부행정기관이 사라진 상황에서도 자체적으로 공동체 질서를 유지했다. 공식 기록으로는 광주와 주변 지역에서 시민 165명이 사망하고 76명이 실종됐으며 3383명이 부상당했다. 또 1476명이 체포됐다. 102명은 포위 당시 입은 부상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5·18은 오랫동안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됐다. 하지만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광주사태에서 5·18민주화운동으로 정부 용어가 바뀌고 피해 보상이 실시됐다. 1995년에는 국회가 가해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97년에는 5월 18일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됐고 2002년에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묻었던 망월동 묘지가 국립묘지가 됐다. 피해자들은 국가유공자로서 수혜 자격을 얻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대통령이 몸통…사과하라”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대통령이 몸통…사과하라”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대통령이 몸통…사과하라” 문재인, 선거 중립 위반 비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면 논란에 대한 진실규명을 언급한 것과 관련 “대통령은 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가리며 정쟁을 하는 여당의 편을 듦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여당의 선거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 중원 보궐선거 지원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선거 중립도 위반했다”며 “이렇게 물타기로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나서는 건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사면을 말하면서 이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또 직접 정쟁을 부추기고 나서는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또 “이번 사건의 본질은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한 정권 최고 실세의 부정부패사건”이라며 “차기 정권의 대통령을 배려한 퇴임 대통령의 사면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게 지금 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나. 같은 지위에 놓고 다룰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국민은 대통령을 뽑을 때 신뢰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거짓말쟁이, 거짓말만 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은 솔직한 태도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공정수사를 보장, 자신의 생살까지 도려낸다는 각오로 한국정치를 깨끗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국민신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유감’을 말했는데, 국민은 대통령의 말이 유감이다. 두루뭉술하게 유감을 표할 게 아니라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공정성이 보장되는’ 특검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사퇴 등 수사 장애요인 제거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문대표는 또 박 대통령에게 “대통령 자신이 몸통이고 수혜자인 최고 측근실세들의 불법 정치·경선·대선자금 수수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하며, 수첩인사로 인한 거듭된 인사실패로 초래된 국정혼란과 공백을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리스트와 마지막 진술은 고도의 증거능력이 있음에도,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며 사건을 호도했다”며 “이 사건의 핵심은 리스트의 진위를 가리는 게 아니라 리스트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대로 수집해 장본인들을 처벌하게 만들고, 나아가 그 대가성을 분명하고 그 자금의 용도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법 이론·원칙보다 정책판단 수준에 맴돌아…혼인에 기초한 ‘가족 유지·보호 제도’ 필요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법 이론·원칙보다 정책판단 수준에 맴돌아…혼인에 기초한 ‘가족 유지·보호 제도’ 필요

    혼인(婚姻)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축이다. 하지만 이 말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혼인을 가족이나 가정과 연결시키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생각이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에서 그것은 종족번식의 수단이었다. 여기에 가부장제가 겹치면서 혼인은 남자의 유전자를 재생산해줄 여성에 대한 소유권 취득이거나 혹은 가장권(家長權)의 확인에 불과해진다. 간통이 범죄로 되는 것은 이 지점에서다. 간통은 혼인으로 만들어진 남편의 재산권 혹은 가장권에 대한 침해였다. 18세기 초 영국법원이 다른 남자의 부인과 간통한 것은 최악의 재산권침해라고 처단한 일이나, 2012년 유엔 인권전문가들이 이슬람세계를 향해 간통죄 폐지를 촉구한 것은 간통죄와 가부장제의 폭력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 우리의 간통죄는 이와 대조적인 경로를 보였다. 1953년 형법이 간통죄의 적용대상을 부녀자에서 남녀 모두에 확대한 이후 남편의 외도로부터 부인을 보호하는 ‘친여성적 수단’으로 인식됐다. 헌법재판소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5번에 걸쳐 간통죄의 위헌여부를 판단했다. 5번의 결정 모두 외견상으로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혼인에 관한 사회윤리의 보호’라는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하는 듯이 논의됐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이번 결정(2011헌가31)의 반대의견처럼 가정내 경제적·사회적 약자, 즉 부인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간통죄라는 처벌규정이 계속 필요한가의 여부에 집중돼 있었다. 간통죄는 남편의 외도가 너무도 손쉽게 받아들여지는 우리 현실에 대한 부인의 저항수단이라는 차원에서 구성된 것이다. 그래서 원칙과 가치라는 헌법문제라기보다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판단의 수준에서 맴돌았다. 헌재가 판단한 5번의 결정문들이 대동소이한 내용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혼인한 남녀의 정조유지라는 전통윤리의식과 일부일처제의 유지, 부부 간의 정조의무라는 도덕기준을 한 축으로 하고, 가족 구조 및 구성원의 역할이나 지위에 대한 인식이나 급속한 개인주의 및 성개방적 사고가 확산됨에 따라 결혼과 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다른 축으로 삼았다. 무엇을 우선하고 무엇을 뒤로 돌릴 것인가의 판단이 이번 결정을 위헌으로 바꿨을 뿐이다. 법이론이나 법원칙보다는 헌재의 구성이 달라지고 사회를 바라보는 재판관들의 눈이 달라진 것을 이번 위헌결정의 ‘판단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번의 위헌결정은 선고 당일과 그 이후 쏟아진 ‘가십폭풍’에도 불구하고 법리적으로는 매우 심심하다.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에 국가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가의 여부도, 간통죄를 처벌한다고 해서 성윤리가 확보되는가의 문제도, 처벌로 인한 가정파탄이나 금품을 뜯어내는 등의 부작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걱정도 그리 새로울 것은 없었다. 이미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이고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답변들이다. 오히려 우리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향한다. 우선 이 결정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내세우지만 인권에 관해 그리 진보적이지는 않다. 위헌의견을 낸 7명의 재판관 중 성적 자기결정권을 우선한 이는 5명에 불과하다. 다른 한 재판관은 간통죄가 장기간 별거 등 이미 혼인이 파탄에 빠진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어 위헌이라고 했고, 또 다른 재판관은 법규정이 모호하고 징역형만 정해 형벌이 너무 과한 것이 위헌이라고 했다. 반대의견을 제시한 두 재판관과 함께 네 명의 재판관들이 ‘국가가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에 개입할 수 있다’는 국가주의적 사고는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두 번째로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제의 억압은 의연히 남아 있다. 간통은 남녀가 같이하는 행위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든 길거리든 이번 간통죄 위헌결정을 희롱하는 곳에서는 언제나 여성이 주어로 돼 있다. 요컨대 간통죄 처벌의 근원은 가부장제임에도 불구하고, 폐지는 가부장제에 대한 묵인 혹은 은닉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헌재의 이번 위헌결정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심정에서 우러난 공감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나름 잘 드러냈지만,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담론 아래 묻혀 있는 가부장제가 억압하고 있는 현실에는 눈감았다. 세 번째로 이번 결정으로 우리 사회에서 혼인을 담보하는 국가적 장치는 거의 사라졌다. 동성동본 간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규정에 대해 위헌이 선언되고, 혼인을 빙자해 간음한 자를 처벌하던 형법규정도 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남은 것은 동성애자들의 혼인을 인정하지 않는 제도 하나뿐인 셈이다. 물론 이것들은 폐지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사회적 장치나 공동체적인 보호막까지도 사라진 것은 문제다. 규제완화를 내세운 신자유주의가 공동체의 모든 보호막들을 거둬버리고 인간을 낱낱의 개체로 분할했듯이 이번 결정 또한 혼인과 가족의 문제를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문제로 분해시켜 놨다. 혼인의 보호자이자 후견자로서 대가족제도나 지역공동체가 수행해 왔던 역할을 국가가 끼어들어 가로채 놓고, 이제 와서 그 국가가 손 놓고 뒤로 물러선 것이다. 이는 보충의견에서 말하듯 “손해배상청구 내지 재산분할청구, 자녀의 양육, 면접·교섭에 관한 재판실무관행을 개선하거나 배우자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제도를 새로 강구”하는 수준에서 멈출 일이 아니다. 이것은 헌재의 영역을 벗어나기 때문에 국가의 운영을 책임지는 행정부와 국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그동안 간통죄 위헌논쟁이 격렬히 진행되는 동안 이들이 한 일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가부장제의 억압으로부터 혹은 극단적 개인주의라는 자본사회의 병리로부터 혼인에 기초한 가족공동체의 유지·보호를 위한 어떤 정책 대안을 내놓겠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위헌결정으로 텅 비어 버린 공간은 콘돔과 등산복 제조회사의 주가가 폭등했다는 뉴스만이 채우고 있을 뿐이다. ■한상희 교수는 ▲서울대 법학 박사 ▲경성대 법학과 교수 ▲한국입법학회 부회장 ▲한국법과사회이론학회 고문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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