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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손주 돌보고 살림 돕고… 애보는 ‘할빠’도 늘고 있다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손주 돌보고 살림 돕고… 애보는 ‘할빠’도 늘고 있다

    딸에게 배운 대로 아침밥 차려… 손녀 학원 간 사이 취미 생활 “은퇴한 남성 우울증은 남말… 힘들지만 육아에 재미 붙여” “이제 할아버지가 문제를 내 주세요. 제가 맞혀 볼게요.” 전영철(64)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전민동 집에서 ‘어린이 속담사전·수수께끼’ 책을 펴 놓고 외손녀 한서현(7)양에게 문제를 냈다. 아이와 눈을 마주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항상 칭찬을 해 주죠. 할아버지도 정말 몰랐는데 서현이는 아는구나 하는 거예요. 그래야 아이도 재미있어 하고 성취감을 느낄수 있어요.” 이날 아침 식사는 딸에게 배운 에그 스크램블로 해결했다. 6년째 손녀를 돌봤기 때문에 요리 실력도 제법 늘었다. “에그 스크램블은 우유와 달걀만 있으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죠. 그래도 서현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서인지 두부나 나물도 잘 먹습니다. 편식은 안 해요.” 지방의 한 대학에서 VR게임개발과 교수를 했던 전씨는 2010년 명예퇴직을 했다. 2009년 손녀가 태어나면서 그의 노후는 자연스레 손녀 육아로 이어졌다. “어떤 사람은 나이 먹어서까지 자식에게 희생당한다고 하는데, 저는 제가 먼저 애를 봐주겠다고 한 겁니다. 아이 부모가 바쁘니까 퇴근 때까지 봐주면 손녀딸 정서 발달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죠.” 유치원을 다닐 때는 오후 시간만 봐주지만 서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서 이날은 온종일 함께 있었다. 오전 11시 간식 시간이 되자 전씨는 부엌에서 사과를 가져왔다. 손녀가 먹기 쉽게 강판에 사과를 갈아 주는 사이에 서현이는 할아버지에 대한 질문 공세를 이어 갔다. “할아버지, 사과가 끝에 조금만 남으면 어떻게 해요?”, “그럼 집게를 가져와서 집어도 되는 거예요?” 첫 외출지는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관평도서관이었다. 이곳에서 서현이는 1시간 동안 독서를 이어 갔다. 전씨는 서현이에게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우면 어른 중심이 되기 쉬워요.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일찍 자’와 같은 말을 하죠. 저는 새벽 1시에도 책을 읽어 달라면 읽어 줘요. 같이 늦잠 자면 되니까. 생활 리듬을 아이에게 맞추는 거죠.” 도서관 인근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 서현이가 2년째 다니고 있는 미술학원에 오후 1시 30분에 도착했다. 곧이어 옆에 있는 피아노 학원까지 다녀오면 3시간 정도가 휴식 시간이다. 전씨는 서현이의 학원 종료 시간에 맞춰 휴대전화 알람을 설정했다. 인근의 카페에서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을 하는 시간이다. “아이를 잠시 보면 즐겁지만 하루 종일 함께하면 스트레스가 생기죠. 양육 도중에 자기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는 이 시간을 활용해 6년째 육아일기를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며 ‘격대교육’(隔代敎育·조부모의 손주 양육)의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격대교육이 오바마를 만들었다’, ‘내가 살아온 인생, 네가 살아갈 인생’ 등 책도 2권 썼다.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리던 전씨에게 아이의 피아노 학원에서 수업이 끝나기 30분 전 전화가 걸려왔다. 교사는 서현이가 눈이 가렵다고 한다면서 안과를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예정에 없던 일이지만 이렇게 당장 곁으로 가는 것도 할아버지니까 가능한 거 아니겠어요?” 인근 안과에서 알레르기 안약을 처방받은 서현이는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블록방으로 향했다. 오후 5시쯤 전씨는 서현이 엄마에게서 아이를 데리러 오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이 엄마가 오면 취침 시간까지는 휴식이죠. 남자들이 은퇴하고 나면 심한 경우 우울증까지 온다는데 저는 그럴 틈이 없네요. 힘들어도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다른 사람은 모릅니다.” 전씨는 마음의 여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조부모는 어디까지나 보조 양육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부모 양육은 아이와 부모의 유대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멈춰야 합니다. 언제나 서현이에게 저녁 시간은 ‘부모와의 시간’이라고 부르고, 휴가도 가족끼리 가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천연물의약품 대박 신약 될까

    제약 업계가 새로운 천연물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천연물의약품이란 화합물을 제조해 만든 의약품이 아닌 천연물질을 기반으로 만드는 의약품이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이후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천연물신약이 제약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약 업계 신성장 판로로 주목 동아에스티는 1일 당뇨병성신경병증 천연물신약인 ‘DA9801’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상 승인을 받았으며 연내 3상 임상에 진입한다고 밝혔다.국내 천연물신약 중 미 FDA에서 임상 2상을 마친 신약 물질은 DA9081이 처음이다. DA9081은 다년생 덩굴식물 산약과 여러해살이 풀인 부채마 성분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녹십자도 천연물신약인 ‘신바로’의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녹십자는 골관절염 치료제인 신바로의 임상실험 결과를 지난해 유럽류머티즘학회(EULAR)에서 발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신바로의 효능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1년 국내 첫 천연물신약인 ‘조인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골관절염 천연물신약인 조인스는 지난해 26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천연물신약은 성숙해 있는 기존 합성의약품 시장과 달리 시작 단계에 있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세계 천연물의약품의 시장 규모는 현재 25조원 이상으로 매해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물신약은 아직 국내시장에서만 판매되고 있지만 해외 임상실험 등을 통해 국제 무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천연물의약품 명확한 기준 없어 그러나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당장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보건 당국의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제약사 89곳에 대해 천연물의약품에서 검출되는 벤조피렌의 검출량을 일정 수준으로 줄일 것을 지시했으나 제약업계는 “해외에서도 없는 과도한 규제” 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퇴원 후 약값, 입원비 포함… 한방·치과 비급여도 보장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이 올 들어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손질됐다. 올 1월 1일 이후 실손보험에 든 가입자부터 적용되는 탓에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2009년 10월 이후 실손보험에 가입한 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항목들이 있다. 1일 삼성화재의 도움을 받아 개정된 실손보험 약관 중 소급 적용이 가능한 항목을 꼼꼼히 뽑아 봤다. ●3개월 이상 해외 체류 땐 보험료 환급 우선 퇴원하면서 의사한테 질병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은 약값은 이제 ‘입원의료비’로 분류된다. 지난해까지는 ‘통원의료비’에 포함돼 회당 최고 30만원(180일 한도)만 받을 수 있어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항목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표적항암제 등 비싼 약도 입원비와 합산해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치과 및 한방 비급여 보장’을 확대한 것이다. 통상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되면 ‘급여’, 안 되면 ‘비급여’로 구분한다. ‘비급여’ 항목은 대부분 보험 처리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구강, 혀, 턱에 생긴 질환은 급여와 비급여 상관없이 보상된다. 또 한방병원에서도 치료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촬영했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해외 체류 시 보험료 환급’이다. 석 달 이상 해외에 머무르게 됐다면 여권 사본, 출입국 증명서를 보험사에 내고 해당 기간만큼의 보험료를 돌려받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쌍꺼풀·유방·포경 수술도 치료 목적 땐 보상 가능 ‘치료 목적의 의료비 보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장 대상이 아니라고 알려진 건강검진이나 쌍꺼풀 수술, 유방확대(축소) 수술, 포경 수술 등도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내성 생긴 세계금융… 극약처방 없인 반짝효과만

    내성 생긴 세계금융… 극약처방 없인 반짝효과만

    1년간 18차례 머리 맞댔지만 부양 기대감 약발 오래 못 가 “금리인하·동결만으로 역부족”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끝나면서 이달 중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최근 중앙은행이 던지는 시장친화적 메시지나 조치는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금세 사라져 큰 호재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FOMC와 ECB를 ‘시시포스’에 빗대는 이유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시시포스는 바위를 끝없이 언덕 위로 밀어올리지만 언제나 바위는 그 자리다. 29일 선진·신흥 46개국 증시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ACWI)를 보면 이 지수는 FOMC와 ECB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지난 1월까지 FOMC와 ECB 통화정책회의는 총 18차례 열렸는데, 회의 종료 직후 ACWI는 13차례나 상승했다. 재닛 옐런(오른쪽) FOMC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왼쪽) ECB 총재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낸 메시지나 조치가 당일에는 그럭저럭 ‘약발’이 먹힌 것이다. 지난해 1월 22일 ECB 통화정책회의 종료 후 드라기 총재가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히자 금융시장은 화색이 돌았고 이날 ACWI는 전일 대비 0.93%나 상승했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FOMC와 ECB 통화정책회의 종료 2주(10거래일) 뒤 ACWI는 회의 전날보다 오히려 하락(10차례)한 경우가 상승(8차례)보다 많았다. 다른 이슈에 묻혀 효과가 사라진 것이다.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해 9월 17일에는 미국의 긴축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ACWI도 0.01%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곧바로 중국 제조업 경기 부진 등 악재가 불거져 2주 뒤에는 3.89%나 떨어졌다. 드라기 총재가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 부양을 예고한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들은 -0.3%인 예금금리가 0.1~0.2% 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시장이 이미 선반영하고 있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CB가 지난해 12월 3일 예금금리를 -0.2%에서 -0.3%로 0.1% 포인트 인하했을 때도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ACWI가 0.99%나 떨어졌다. 드라기 총재가 ‘뻥카’를 날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는 15~16일 열리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만 해도 이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사실상 힘들어졌다. 오히려 옐런 의장이 금리 동결과 함께 추가적인 ‘비둘기파’(돈을 더 풀겠다는 온건파) 메시지를 내주기를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유효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시장 눈높이가 높아져 ECB 예금금리 추가 인하와 FOMC 금리 동결 정도만으로는 ‘깜짝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정향은 통증, 계피는 감기, 산초는 변비… 향신료는 특효약

    이른바 ‘쿡방’이 대세다. 텔레비전을 틀면 어떤 채널에서나 요리 예능을 볼 수 있고, 인기 있는 요리사는 어느새 스타가 됐다. 쿡방 덕에 우리는 굳이 세계 요리 전문점을 가지 않아도 거실에 앉아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식재료와 향신료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한국 요리에는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정향(클로브), 고수, 육계(시나몬·계수나무 껍질), 육두구(넛메그), 장홍화(샤프란), 회향(펜넬) 등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한 전통음식을 찾아볼 수 없다. 향신료는 한국과는 먼, 이국의 향일까. 하지만 가까운 중국과 대만만 해도 요리에 수많은 향신료를 사용한다. 사실 향신료는 ‘한약’이란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해왔으며,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클로브는 정향나무의 꽃봉오리다. 이 작은 꽃봉오리는 과거 유럽의 귀족들이 특히 아꼈던 향신료의 하나다. 정향의 향은 매우 독특하다. 이 향기를 알고 싶다면, 치과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떠올리면 된다. 치과에서 나는 냄새는 ‘유게놀’이란 마취제 향이다. 이 유게놀 성분이 바로 한약재 정향의 주성분이다. 한의학은 다양한 통증 치료에 정향을 포함하는 처방을 사용하고 있는데, 유럽 역시 정향을 향신료로 쓰면서 치통에도 사용했다. 계피는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에 사용하는 향신료다. 3000년 전부터 일찌감치 약물로 사용됐다. 한의학 초기 처방전을 보면 계피가 들어간 경우가 많아 그 역사를 짐작게 한다. 현재도 계피는 가벼운 감기 등의 치료에 쓰고, 소화기질환과 부인과 질환, 당뇨병 등의 한의학 치료에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시나몬에서도 한의학 또는 중국이 연상된다. 시나몬이란 명칭은 향신료를 뜻하는 그리스 단어와 중국을 뜻하는 접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회향은 미나리과에 속한 성숙한 과실로, 요리나 제빵 또는 허브차나 사탕에 응용되는 향신료이다. ‘펜넬’(Fennel)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국가별로 100여개의 다른 이름이 존재한다고 한다. 회향 역시 약물로 사용된다. 한의학뿐 아니라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도 회향을 약물로 사용하고 있으며, 소화기 및 부인과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병을 치료하는 데 쓰고 있다. 향과 맛이 강한 향신료 고수는 소화기 질환에 효과가 있다. 가격이 비싸 고급요리에 주로 사용하는 장홍화는 신경계 및 심혈관계 약리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의 향신료인 산초는 흔히 ‘추어탕의 짝’으로만 생각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당당히 주요 약물에 이름을 올린 한약재다. 산초는 만성변비, 수술 후 장폐색에 사용하는 대건중탕에 쓰인다. 우리는 한의학을 한의원뿐만 아니라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만난다. 향신료가 대표적인 예다. 한의학은 멀리 있지 않다. ■도움말 공병희 사랑채움한의원 원장
  • [사설] 남의 일 아닌 일본의 첫 인구 감소

    일본 인구가 지난해 사상 처음 줄었다.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는 5년 전보다 0.7%인 94만 7000여명이나 감소했다. 5년 단위로 인구조사를 해 온 1920년 이래 감소 기록은 처음이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위기론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실제 감소세가 수치로 확인되면서 일본 정부는 당혹스런 모양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단계별로 따라가고 있는 처지다.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하다. 최근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의 자연증가 수치는 16만 3000명에 그쳤다. 자연증가는 신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다. 1980년대 60만명대, 2000년대 20만명대에서 다시 16만명대로 수직감소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2028년에는 우리나라도 사망자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자연감소 사회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치다. ‘늙어 가는 사회’의 경보음이 진작에 울렸지만 내실 있는 대책 없이 시간만 보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우리 정부의 노력과 대응은 여전히 미진하다. 2006년 이후 10년 가까이 저출산 정부 대책으로 150조원을 쏟아부었으나 출산율은 0.13명밖에 오르지 않았다. 취업, 결혼, 보육이 산 넘어 산이니 출산 기피 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답변의 증가세가 청소년층에서까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정책이 오히려 저출산을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내지는 않는지 백번 살펴야 한다.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면 과감한 궤도 수정이 절실하다.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유연한 이민정책에도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는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한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노동력 부족이 눈앞의 현실인데도 정책이나 국민 인식은 지나치게 한가한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조사했더니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은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이주를 좋지 않게 여긴다고 한다. 인구 재앙을 앉아서 당하지 않으려면 정책과 인식의 대전환은 필수 요건이다.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없다.
  • [정신건강 종합대책] 우울증 치료 80%이상 회복, 약 먹으면 지능저하? NO!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우울과 불안 등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24.7%가 불안, 기분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정신병적 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이들 가운데 15.3%에 불과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는 60만 1152명으로, 처음 60만명을 넘어섰으며,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2012~2015년에 자살한 121명을 심리부검한 결과 10명 중 9명(88.4%)은 생전 우울 장애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다. 우울증은 병원 치료만 받아도 80% 이상 회복할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병원을 찾는 것조차 꺼린다.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문답으로 풀었다. Q.정신질환은 고칠 수 없나. A.대부분 정신질환은 뇌 신경세포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이 지나치게 많이 또는 적게 분비돼 뇌 기능에 변화가 일어나 생각과 감정, 행동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으면서 약효가 뛰어난 약물이 개발돼 치료가 쉬워졌다. Q.정신과 약을 먹으면 지능이 떨어지나. A.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기분안정제, 항불안제 등의 정신과 약을 복용하면 간혹 약간 졸리거나 낮 동안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약의 진정작용 때문으로, 적정량을 복용하면 점차 적응되며 부작용도 사라진다. 약물을 복용해 지능이 떨어지거나 신경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Q.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되나. A.대부분 정신과 약물은 중독성이 없다. 일부 중독성이 있는 수면제나 안정제 등도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용량을 조절해 가며 복용하면 중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Q.정신질환을 치료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데. Q.건강보험 가입자가 우울증으로 처음 진료를 받으면 대략 6만~8만원(본인부담금)이 든다. 사용하는 약물이나 면담시간 횟수에 따라 비용은 달라진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 아파 간 동네 병원서 정신건강 검사 받을 수 있다

    [정신건강 종합대책] 배 아파 간 동네 병원서 정신건강 검사 받을 수 있다

    초기 치료 놓쳐 중증·만성돼야 병원行 한국의 자살 원인 1위가 정신질환 산부인과·소아과, 산전·후 우울증 검사외래 본인부담률 30~60%→20% 하향 정부가 25일 발표한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은 병원 문턱을 낮춰 우울증 환자들이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불합리한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뒀다. 우선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수면곤란으로 동네 내과의원을 방문한 사람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울증은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2017년에는 전국 224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정신과 의사인 ‘마음건강 주치의’가 배치돼 일차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 우울증 환자를 발견하고, 주변 시선이 두려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길 꺼리는 우울증 환자들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다.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선 임산부를 대상으로 산전·후 우울증 여부를 검사한다. 고위험군에는 아이돌봄서비스와 일시 보육을 우선 제공하고, 고운맘 카드 사용처를 확대하기로 했다. 약만 처방받지 않는다면 이 단계에선 정신질환자를 뜻하는 ‘상병코드 F’가 따라붙지 않는다. 검진 결과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계해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해도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중증·만성이 되어서야 병원을 방문하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경찰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 원인 1위는 정신질환(28.7%)이다. 병원비도 싸진다.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집중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치료 시 본인부담률을 현재 30~60%에서 20%로 낮추고, 병원이 약물 처방보다 심층적 상담 치료에 더 집중하도록 건강보험 상담 수가(의료행위의 대가)를 현실화한다. 또 비용이 부담되는 비급여 정신요법과 매일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약효가 일정 기간 지속하는 약물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인 의료급여 환자도 양질의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의료급여 수가를 개선한다. 건강보험과 달리 의료급여 환자는 국가가 지원하는 한도 내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료비·약제비 각 2770원으로 하루에 쓸 수 있는 금액이 한정돼 있어 좋은 의료 서비스가 있어도 받지 못한다. 건강보험 의료 서비스 수가는 계속 오르는데, 의료급여 정신질환 정액 수가는 8년째 그대로다. 김혜선 복지부 기초의료과장은 “진료비 수가를 올리는 등 구조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액 수가의 총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성 정신질환자가 회복 후 병원을 나와 사회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복귀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사회복귀시설은 전국에 317곳이며 이마저 52.1%(165곳)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신요양시설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사회복귀시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고 있어 열악하다. 차전경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지자체 평가와 국비사업 지자체 공모 시 사회복귀시설을 확충하고 잘 운영하는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복귀시설 설치를 꺼리는 ‘님비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잖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셀트리온 “램시마, EU 시장 20% 점유”

    셀트리온 “램시마, EU 시장 20% 점유”

    2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바이오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에서 오리지널 의약품(레미케이드) 시장의 약 20% 이상을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램시마의 2015년 기준 유럽 내 누적 처방 환자 수는 5만7992명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유럽 내 처방 환자 수(26만명)의 20%를 넘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급속하게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램시마는 2013년 8월 유럽 내 31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2014년 3월 램시마 처방 환자수는 2333명에 그쳤으나 같은 해 12월,약 9개월 만에 6796명으로 약 3배로 증가했다. 유럽 주요 국가에서 발매가 시작된 2015년 약 1년 동안에 처방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 현재에 이르렀다.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안전성과 품질 등을 바탕으로 유럽 현지 의사와 환자에게 대체의약품으로서 거부감 없이 처방되고 있다‘며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첫해에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는 만큼 미국 시장 진입도 순조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혁신하는 대학만이 살아남는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혁신하는 대학만이 살아남는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대학 구조개혁이 뜨거운 감자다. 많은 대학이 입학 정원 감축과 학과 구조조정을 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역대 정부도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했지만 이처럼 광범위하고 긴박하지는 않았다. 강도 높은 구조개혁의 배경에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 2018년부터는 대학의 정원보다 입학 자원이 부족해지기 시작하고, 2023년에는 무려 16만명이 모자란다고 한다. 100개 정도의 대학이 문을 닫을 수 있는 규모다. 정부와 대학의 선제 대응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구조개혁이 요구된다. 일본 대학들은 이미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갖추었고, 홍콩과 싱가포르의 대학들은 전 세계에서 유학생들이 찾아올 만큼 글로벌화됐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대학들도 버거운 상대다. 이제 대학 구조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렇다면 대학 구조개혁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우선 정부와 대학은 정원을 줄이고 학과를 통폐합하는 양적인 다운사이징과 구조 개편에 역점을 둔다. 당장 입학 정원을 얼마나 줄였고, 특정 학과로 정원이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구조개혁의 성과로 보는 듯하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대규모 입학 자원 감소에 미리 대응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원 감축과 이동이 곧바로 대학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경영의 혁신과 교육의 질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금의 양적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임시 처방에 불과할 뿐이다. 이제 구조개혁에 대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구조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기능과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부실 대학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남은 대학들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구조개혁의 목표일 것이다. 대학이 스스로 혁신하기보다 정부 사업을 따내기 위해 피동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것도 문제다. 대학가에서는 새로운 사업이 추가될 때마다 학과의 명칭이 수시로 바뀌고, 교육과정은 점차 누더기가 돼 간다는 우려가 많다. 교수들이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하기보다 어느 학과가 살아남을지에 촉각을 세운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무엇보다 대학이 외부의 요구에 떠밀려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고착화되면 대학의 혁신 역량과 건강한 문화는 점차 퇴화하게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구조개혁은 대학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존재 가치와 인재 양성의 방향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스스로 변화하겠다고 나설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정부도 대학이 스스로 비전을 세우고 자력갱생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학부교육 선도대학 지원 사업(ACE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이제 대학, 정부, 시민사회,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큰 틀에서 대학 구조개혁의 철학과 방향을 정립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다운사이징과 양적 구조조정에 초점을 둔 로드맵을 운영했다면 이제부터는 대학의 체질 개선과 혁신을 키워드로 하는 구조개혁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양적 지표와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긴 호흡과 안목을 가지고 대학을 질적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는 학생이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다. 학생 만족을 우선하는 캠퍼스 문화를 만들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길러 내도록 수업 내용과 방식을 바꾸는 데 투자를 해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것처럼 대학의 경영 방식을 혁신하는 것도 구조개혁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대학 구성원이 구조개혁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평가도 외형적 지표보다는 대학이 캠퍼스 문화를 바꾸고 제대로 혁신 역량을 키워 나가는지에 대해 질적인 평가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대학 평가는 대학에 대한 이해, 전문성, 건전한 상식을 갖춘 대학인의 몫이다. 이제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대학이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했다.
  • [열린세상] 인간과 기계, 공존의 생태계를 꿈꾼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인간과 기계, 공존의 생태계를 꿈꾼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1. 지금까지는 유용했을지 모르지만 너무 발전하면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스티븐 호킹). 2. 힘이 너무 세지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니 잘 관리해야 한다(빌 게이츠). 3. 인류에게 더 유익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연구비를 지원하겠다(일론 머스크).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세계적인 학자와 경영자들이 이처럼 입을 모아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학습 능력과 이해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기술, 바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간을 편리하게 해 줄 것이라는 관심과 기대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 예측되는 분야는 역시 일자리 지형이다. 아직 초기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간단한 사건·사고나 증권 시황을 금세 기사로 써 내는 로봇기자가 등장했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금융투자 자문을 해 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추세다. 유명 퀴즈쇼에서 인간 우승자를 꺾어 화제를 모은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병원 차트를 분석해 환자에게 직접 처방을 내리기까지 한다. 이제는 기계가 단순한 반복 노동의 효율성을 높여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초적 단계의 화이트칼라 업무까지 직접 해 내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인간의 사고를 흉내 내는 로봇, 인간을 닮아 가는 기계에 대한 두려움은 머지않은 미래에 일자리를 두고 인간과 기계가 경쟁하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이 올해의 화두로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일자리’를 제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기술 발달로 로봇의 자동화가 가속화되면 조만간 수백만 개의 인간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는 인류를 향한 문제 제기의 자리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교육 시스템도 대폭 바뀌어야 할 것이다. 기존 직업이 사라진 자리에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직업이 들어서게 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 유망 직종을 예측해 그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미리 배워 봤자 소용이 없다. 그보다는 복잡한 여러 조건이 얽혀 있는 현실 속에서 적절한 답을 찾는 종합적 문제 해결 능력, 사람의 감정을 읽고 설득할 줄 아는 사회적 소통 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성직자나 심리치료사, 창의적 영감을 표현하는 아티스트는 당분간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사회 변화에 따라 관련 법제도와 시스템도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무인 자동차나 스마트공장 내 로봇 오작동으로 발생한 사고의 책임 소재는 어떻게 가릴까. 개인이 날린 드론이 범죄에 악용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면 어떻게 규제할까. 이러한 이슈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 닛산이 자율주행차 연구진에 인류학자를 포함한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기계와 공생하는 인간을 알아 가기 위한 노력이다. 다음달 9일부터 15일까지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알파고의 통합 연산능력이 프로 바둑기사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이 9단의 우세를 점친다. 하지만 알파고는 미리 설계해 놓은 대로만 연산하지 않고 실제 바둑 경기로 학습하며 실력을 쌓아 가는 능력(딥 러닝)을 갖췄다. 이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인간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연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싫든 좋든 계속 인간의 삶에 침투해 올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금 우리에게는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전망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과 기계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태계를 모색하기 위해 공동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로 인간에게는 딥러닝에 기초한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감정의 영역과 창의적 능력이 남아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인류의 창의성과 불규칙한 감성적 특성이 그 솔루션을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
  • 서울시교육청 “외고·자사고·일반고 통합” 검토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시내 외국어고와 국제고,자율형 사립고를 장기적으로 일반고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려대 교육학과 김경근 교수를 책임자로 한 연구팀이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체제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를 최근 조희연 교육감에게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보고서는 현행 고교체제의 문제점으로 “특목고,자사고,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 서열체계가 강고하게 구축돼 고교 평준화 제도가 사실상 붕괴했다”고 지적했다.  현행 서울 고입 전형의 문제점으로는 일반고가 집중적인 불이익을 받도록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때 학업성취가 우수했던 학생들이 주로 전기고에 먼저 진학하면서 후기인 일반고는 중·하위권 학생들을 배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고교 체제 개편과 함께 중기적으로 현재의 전·후기 선발을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 대안으로는 3단계 배정 방안으로 전환을 제시했다.  1단계에서 특성화·마이스터고,2단계에서 특목고·자사고·일반고가 동시에 선발하고,3단계에서는 각 단계에서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는 방안이다.  장기적으로는 외고와 자사고,국제고 등을 폐지하고 일반고에 통합시켜 일반고를 중심으로 고교체제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처방도 내놨다.  서울교육청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고교 체제 개편 방안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완성돼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보고서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또 다른 난제”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테러방지법 저지 ‘필리버스터’…김광진 5시간 33분 발언

    野,테러방지법 저지 ‘필리버스터’…김광진 5시간 33분 발언

    더불어민주당이 23일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국회법에 규정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냈다. 이날 오후 7시 7분 첫 토론자로 단상에 오른 김광진 더민주 의원은 24일 오전 0시 39분까지 총 5시간 33분간 쉬지않고 발언했다. 지난 1964년 4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운 최장시간 발언 기록인 5시간 19분을 넘어섰다. 김 의원은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말했고 A4 용지 15장짜리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도 했다. 중간에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4시간 하셨는데 목이 괜찮겠느냐. 다른 의원에게 넘겨도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제안했지만, 김 의원은 “조금 더 하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시작하자 본회의장을 떠났고 더민주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천천히, 천천히!”라고 주문했다. 사회를 보던 정의화 의장은 눈을 감고 앉아 김 의원의 발언내용을 듣고 있다가 오후 8시쯤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교대했다. 더민주에 비해 테러방지법에 전향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국민의당도 동참, 문병호 의원이 김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두 번째로 토론에 나섰다. 테러방지법과 직권상정에 반대 입장을 밝힌 정의당도 박원석 의원이 더민주 은수미 의원에 이어 4번째 토론자로 이름을 올렸다. 24일 오전 8시 현재 은수미 의원 역시 5시간 30분 이상 쉬지 않고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3일 두차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오후 8시 40분쯤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야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이철우, 박민식, 권성동, 김용남, 하태경 의원이 찬반토론 발언을 신청했지만 이후 전원 취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가 끝나길 기다리는 것밖에는 대응책이 딱히 없다. 국회선진화법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청원·정병국·김재경·이상일 의원 등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은 오후 11시까지 본회의장 자리를 지켰다. 같은 시간 더민주 30여명,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등이 김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었다. 더민주의 이날 무제한 토론은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안하고 김광진, 은수미 등 일부 강경 성향 의원들이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면서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야당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도록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무제한토론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물밑협상에 나섰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 원내대표가 대테러센터를 국민안전처를 두는 것을 접고 이런 저런 조건으로 국정원에 두겠다고 제안했는데 제가 그건 이미 끝난 얘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입장 자료를 내고 “국민안전처 대신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안에 수용의사를 밝힌 것이지 국정원에 두는 안에 수용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더민주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여당이 직권상정을 한다고 해도 반영해주기로 약속한 부분이 있는데 제출된 법안을 보니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항은 ▲대테러센터장에 국정원장 임명금지 ▲여야 합의로 상설감독관 설치 ▲국정원 정보수집활동의 국회보고 등 3가지다. 더민주는 하루에 5명씩 조를 편성해 24시간 논스톱으로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법상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3월 11일까지 토론이 가능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선거법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을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오는 26일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이 종료되면 곧바로 표결을 실시해야 한다. 여당이 원내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테러방지법이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정부 3년] 지지율 일등공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北 도발에 시험대 올라

    [박근혜 정부 3년] 지지율 일등공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北 도발에 시험대 올라

    ‘대중경사론’ 속 한미동맹 재확인…숙제 남긴 ‘日 위안부 협상’ 타결 대북 긴장 풀어냈던 ‘8·25 합의’ 北도발에 통일대박론 무색해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3주년을 맞는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는 2중, 3중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지난달 제4차 핵실험 및 이달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동북아 안보 지형과 남북관계는 급변했다. 국제사회와 공조한 강력한 대북 제재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임기 1, 2년차는 물론 임기 3년차까지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후한 평가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 사이 균형감 있는 외교와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기반한 일관성 있는 대북 정책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우상향으로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대중(對中) 외교는 어느 때보다 우리의 외교 공간을 넓혔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선 대중경사론이 흘러나왔지만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며 균형감을 과시했다. 한·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3년 반 만에 정상회담을 재개하고, 12·28 일본군 위안부 협상까지 타결하며 개선됐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서 합의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데다 일본도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합의 정신을 훼손하는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여론 설득과 일본의 충실한 합의 이행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계속돼야 하는 것이다. 남북 관계는 8·25 합의로 관계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었다. 대화로 극한의 긴장을 풀어내고 이산가족 상봉과 차관급 당국 회담까지 성사시키며 ‘통일외교’도 힘을 받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연달아 감행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통일대박론은 자취를 감췄고 박 대통령은 사실상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까지 언급하며 고강도 압박에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한·미·일 공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 결의를 강조하는 한편,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극약처방’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독자적 제재까지 동참한 미·일과 달리 중·러가 제재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대중 외교 실패론’도 제기됐다. 또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론으로 한국이 미·중 갈등의 중심에 서며 ‘한·미·일 대 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울러 남북 관계는 대화의 문이 완전 차단돼 1972년 7·4공동선언 이전 대립의 시대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주지 않기 위해 앞으로 국제사회 공조를 계속 끌어내야 하며 여기 국민적 지지도 필요하다”며 “중국은 큰 틀에서 우리를 지지하게 하되 세부적 판단은 맡기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경기부양 최후 카드 vs 시장 혼란… ‘마이너스 금리’ 딜레마

    경기부양 최후 카드 vs 시장 혼란… ‘마이너스 금리’ 딜레마

    글로벌 환율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유럽에 이어 일본이 자국의 통화가치 절하를 목표로 지난 16일부터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라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 데다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검토하고 중국도 여차하면 뛰어들 기세로 상황을 주시하는 등 세계 환율전쟁이 임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권역에는 현재 덴마크·스위스·스웨덴을 비롯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등 세계 경제 규모의 4분의1가량이 들어갔다. 이들 국가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목적은 간단하다.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다. 금리 인하는 현금을 은행에 넣어두지 않고 시중에 흘려보내 투자와 소비를 늘려 경기 부양을 이끈다. 특히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수수료를 내야 하는 탓에 제로금리·양적완화를 뛰어넘는 경기부양을 위한 극약처방이다. 경기부양의 ‘최후 카드’로 불리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본 역시 저유가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조짐 등 해외 악재에다 소비세 인상 등으로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0.1%에 머무는 등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감이 커지자 이 같은 고강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자산 매입을 통해 연간 사상 최대인 연간 80조엔(약 808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펴왔으나 침체된 경제상황을 타개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돈을 빌리면 이자까지 받게 되는’ 마이너스 금리는 거의 대다수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만 적용되는 정책금리에 해당된다. 각국 시중은행 중 예금자들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실제 적용하는 곳은 스위스, 덴마크 등의 아주 일부 은행뿐이다. 그것도 연 -0.125%(스위스 얼터너티브뱅크)처럼 보관료를 조금 물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예금 기준금리를 연간 0.02%에서 0.001%로 20분의1로 낮춰 아주 적은 이자를 받는다. 100만엔(약 1093만 5000원)을 1년 동안 맡기면 10엔(109.35원)을 받는 식이다. 문제는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에서 기대한 긍정 효과를 나타내기보다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부동산 같은 특정한 영역에만 강력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을 지원하고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여 호텔 등 관광산업과 관련된 부동산 부문에만 자금이 돌게 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새로운 호텔, 아웃렛, 각종 관광 시설 건립에 들어가는 비용을 싸게 해주는 만큼 부동산 개발 업자들이 이 정책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투자자들도 부동산 관련 신탁 등 투자 상품에 고수익을 노리고 몰려드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덴마크와 스웨덴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겨 부동산 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덴마크는 2015년 상반기에 아파트 가격이 8% 상승했고 스웨덴도 1년 전에 비해 16%나 뛰었다. 더욱이 덴마크에서는 주택 보유자의 모기지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원금에서 이자를 제한 금액 상환)하는 바람에 은행업계가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모기지 금리의 마이너스로 덴마크 은행권이 지난해 입은 손실액은 10억 크로네(약 1843억원)를 넘는다. 개인들은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금융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일본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인하하고 보험상품을 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코쿠생명보험은 장기금리 하락으로 운용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저축성이 높아 퇴직금 수령자 등에게 인기가 많은 일시불 종신보험 상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이이치생명보험도 자회사가 취급하는 일부 일시불 종신보험의 판매를 중단했다. 다이요생명보험은 일시불 종신보험 상품의 약속 수익률을 오는 4월부터 낮추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기업이나 가계 대출을 통해 투자나 소비 진작을 기대했던 일본은행의 당초 의도와 달리 개인들이 투자보다는 현금을 선호해 장롱속에 넣어 두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충격은 더 크다. 거대 은행들은 해외에서도 수익을 보충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자금의 65%를 그 지역에 대출하다 보니 지역경제가 부진하면 융자 대상이 없어 손실 규모가 불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로 2014년 주요 112개 은행 가운데 대형은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익이 1113억엔 늘었지만 지방은행은 622억엔 감소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시행 초기라 예단할 순 없지만 엔화 가치도 일본은행의 의도와 달리 강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한 지난달 29일 기준 달러당 엔화가치는 121.14엔을 기록했으나 시행일인 16일엔 114.07엔, 22일 종가 기준 엔·달러 환율은 112.92엔을 기록해 발표 이후 6.78%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가 의도하는 것과 반대 방향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가 되레 소비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돈을 풀기 위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오히려 현금을 퇴출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유럽 각국과 ECB는 500유로(약 68만원)짜리 고액권 퇴출과 전자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테러리스트 등 범죄자의 악용을 막겠다는 의도이지만 시장에선 마이너스 금리 폭을 더 확대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일반화하면 ‘0% 수익률’을 가진 현금이 상대적으로 더 수익성 있는 자산이 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다. 고액권이 있으면 보관하기가 훨씬 쉽다. 일본에선 금고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안화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운용하는 특별인출권(SDR)이라는 특수통화 바스켓에 편입됐다. 중국 금융당국은 국제 주요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을 SDR의 평가에 연동하겠다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런데 SDR에는 엔화도 포함돼 있어 엔화가 마이너스 금리로 약세로 기울면 가뜩이나 위안화 약세를 예상한 자본 유출로 비상이 걸린 중국 당국이 대책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환율전쟁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너스 금리’ 현상은 당분간 확산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지난 11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아이디어를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아이디어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다른 나라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경험을 고려하면서 관련 아이디어를 살펴보고 있다”며 “정책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5일 유럽의회 경제위원회에 나와 금융시장 혼란과 유가 하락이 소비자 물가 상승에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되면 주저없이 3월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더욱 공격적으로 돈을 푸는 통화정책을 약속했다. JP모건은 유럽이 연 -4.52%, 일본이 연 -3.45%, 미국이 연 -1.3%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일본 블랙기업이 만연한 근본 원인

    일본 블랙기업이 만연한 근본 원인

    “365일, 24시간 죽을 때까지 일해” 대형 음식체인점, 와타미 그룹의 기업방침에 들어 있는 이 말은 ‘블랙 기업’(번역자 주: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비합리적인 노동을 직원에게 강요해 노동착취를 조직적으로 행하는 기업을 지칭하는 일본식 조어)을 상징하는 것으로 너무나도 유명하다. 이 회사는 나중에 이 문구를 철회했지만 마치 일하는 사람을 노예로 취급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준법경영 의식이 결여된 경영자가 젊은이들을 착취하는 구도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격차’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블랙 기업이라는 괴물들이 먹이로 삼은 것은 일본인의 평등의식이다. 블랙, 격차라는 단어는 평등의 대칭점으로 느끼겠지만 사실은 밀접하게 얽혀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개별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블랙 기업이란 말은 2000년대 후반, IT기업에서 일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사의 가혹한 노동 상황을 자학하는 형태로 쓰인 인터넷 은어였다. 현재도 명확한 정의가 내려져 있기 보다는 이미지만 앞서 있는 경향이 있다. 장시간 근무와 가혹한 할당, 직장 내 괴롭힘 등이 횡행하고 불법 노동이 만연한 기업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외식이나 소매, 간호, IT등 노동집약형 서비스업에 많다. 새봄을 맞아 취업 준비도 본격화된 가운데 관심을 가진 회사가 블랙 기업인지 여부는 대학생에게도 큰 관심사이다. 언론도 개별 기업의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사카경제대학 이토 다이치 부교수는 “블랙 기업의 출현은 일본형 고용 시스템이 가진 ‘그림자’ 부분을 가장 ‘검게’ 물들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개별기업의 근로조건의 가혹함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라고 말한다. 일본의 고용 시스템은 세계에서도 매우 특수한 형태임을 우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입사 전에는 직무 내용이나 근무지 등을 본인에게 알려주지 않거나, 입사 후에도 언제 다른 직무를 시킬지 모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한 법정근무 시간인 ‘오전 9시~오후 5시’를 넘어서 퇴근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야근이 필요하면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상식이다. 한편 유럽의 일반적인 고용 계약은 그렇지 않다. ‘보험상품 판매 업무’,’섬유가공기계의 조작’이라는 구체적인 직무(작업)이 먼저 존재하고, 요구되는 기술이나, 직책이 특정되어 있다. 직무의 구체적 내용과 평가 방법도 정해져 있어서 업무내용이 무한정이지 않다(성과로 평가되는 화이트 컬러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자신의 일의 범위를 넘어 남의 일을 하는 것은 직역을 침범하게 되므로 금기이다. 일본에서도 비정규직의 경우 이같은 인식이 들어맞는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직무를 하는데, 공장 노동이나 파견 업무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반면 정규직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은 소수 정예로 채용된 경영 간부 후보라는 미명하에 직무 대상은 원칙적으로 무제한이다.  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명령은 거의 무제한  직무가 무한정이라고 하는 것은 유럽, 미국의 일반적인 고용 형태와 달리 자기 일과 남의 일의 구별이 없고, 어떤 업무도 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일이 빨리 끝난 경우 솔선해서 다른 사람의 일을 돕거나, 본래 자기가 해야 할 업무 이외의 것도, 상사로부터의 부탁을 받으면 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직무 내용뿐 아니라 근로 시간에 대해서도 회사는 강한 권한을 갖는다. 노사협정만 체결하면 초과근로 시간의 상한은 거의 없다. 노동자들이 잔업을 거부하면 해고도 유효하다고 판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소수 정예로 채용된 이상, 업무가 늘어난 경우 그 인원의 범위 중에서 대응하는 것이 전제로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어떤 일을’,’얼마나’ 지시받는가, 여기에는 거의 제한이 없다는 게 일본 기업에서 노동의 특징이다. 노동자는 배치 전환에 의한 신규 업무에 빨리 적응하는 능력과 사생활을 희생하더라도 회사에 충성을 다하는 생활태도까지도 요구된다. 그 모든 것이 회사의 평가대상이 된다. 이러한 구조는 장시간 노동과 그 결과로서 우울증이나 과로사를 낳고, 이미 1970년대부터 일본형 고용 시스템의 ‘그림자’로서 문제시되고 있었다. 다만 소수 정예, 직무가 특정되어 있지 않는다는 것은 노동자쪽에서 봤을때 유리한 측면도 있다. 이것이 블랙 기업이 감추려하는 일본형 고용 시스템의 ‘빛’의 부분이다. 소수 정예이고, 회사가 자유롭게 노동자의 직무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종사하는 직무가 사라졌다고 해도 사내의 다른 일에 배치 전환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정적인 장기고용이 가능하며, 안정적인 장기고용이 있기에 근속 연수, 즉 연공에 따른 임금의 상승도 이뤄졌으며, 앞을 내다본 인생 설계가 가능했다. 즉, 잔업과 배치전환 등에 대해서는 회사의 강한 구속을 감수하면서도, 그 대가는 제대로 존재하고 균형이 있었던 것이다. 업종이나 회사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지속 가능한 업무와 안정된 고용, 가족을 부양하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보수가 근로자의 대가로 인식됐던 것이다. 사법도 기업의 강력한 업무 명령권을 인정하고 판례로 해고권 남용 법리를 확립함으로써 정규직의 지위를 보호해 왔다.(현재는 조문화되어 있다) 고도경제성장기를 배경으로 이같이 불문율이라고 할 수 있는 규칙이 확립되면서 일본 사회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됐다. 기업은 한번 정규직으로 고용한 이상 그 사람을 돌보고 능력개발을 실시하며, 안정적인 장기 고용을 전제로, 가족을 꾸리는 ‘보통의 생활’을 보장해준다. 그 대신 일하는 입장에선 “사회인으로 살아가기가 간단하지 않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사생활을 희생해서라도 분골쇄신하는 것을 당연시하라는. 그러나 블랙 기업은 일본형 고용 시스템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역이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일본형 고용 시스템을 운용하는 기업에서 블랙 기업이 물려받은 것은 “종업원의 조직에 대한 공헌은, 무한정”이라는 의식뿐이다. 그들은 일본형 고용 시스템의 최대의 메리트인 ‘광범위한 지휘 명령권’만을 누린다. 한편, 그에 대한 대가로 존재하는 안정적인 장기 고용과 근로 시간에 걸맞은 보수에 대해서는 “경영자 수준의 눈높이가 없으면 노동자도 살아남을 수 없다”,“보수는 고객의 웃는 얼굴이다”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대면서 마치 존재하지 않는 듯 인식을 시킨다.  안정 고용 없는 장시간 노동, 저임금을 목표로 그들은 근로자 모두를 장기로 안정 고용할 의도는 애초부터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노동은 대전제이다. 10만엔대 전반까지 기본급을 낮춘 다음 수십시간 분량의 고정 초과 근무 수당 제도를 도입하거나 소액의 수당을 줌으로써 겉으로는 ‘보통수준의 금액’의 급여로 위장한다. 게다가 노무관리를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정확한 근무 시간을 불명확하게 처리하는 일이 허다하다. 이러한 탈법적인 테크닉을 구사해서 실질적 시급이 최저 임금을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갔다. 노동 문제를 다루는 NPO법인, POSSE의 대표 곤노 하루키는 “노동 집약형 서비스업은 현실에선 직무가 규정된 업무에 가깝다. 정사원이라고 해서 전원이 경영간부 후보가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무수행 방법, 업무량, 성과의 평가 방법에 대해서는 무한정”이라고 지적한다. 그렇게 되면 일본형 고용 시스템의 그림자만이 남게 되어, 말 그대로 시커먼 블랙 기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블랙 기업을 뿌리째 퇴치하려면 어떤 처방전이 있을까. 곤노는 뜻밖에도 일본에도 ‘계층’이 존재함을 명확히 하자고 제안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고, 쓰다버려지는 일이 없는 ’보통 사람’의 근로 방식과,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려서 큰 수익을 노리는 ‘엘리트 경영자’의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사회에서도 현실적으로 계층이 존재하지만 감춰져 있는 게 실정. 이런 사회에선 입장에 따른 정치적 이해조정이 기능하지 않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어렵다. 계층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각의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격차를 축소하게 된다”(곤노) 솔직히 일본에서 계층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그동안 금기였다. 평등의식이 특별히 강한 일본에서는 곧바로 받아들여질 일은 아닐지도 모르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블랙기업은 그런 ‘누구나 노력하면 남다른 생활을 보낼 수 있다”라는 환상을 이용하고 노동자를 핍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토 교수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휴일엔 쉬고 싶어’,‘초과근무수당이 필요해’라는 것은 노동자에게 너무나 당연한 요구이다. 이것이 경영자에게 ‘어리광’으로 인식되는 것은 사용자와 노동자의 울타리가 희미해져서 본래 보호받아야 할 ‘노동자’ 개념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지휘 명령에 근거해 시간을 파는 노동자와 회사의 소유권인 주식을 소유하고 보수 외에도 주식 배당에서 막대한 수익을 취할 가능성이 있는 오너 경영자는 근본적으로 의견이 다르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차이를 분명히 하고 대립 축을 명확히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경영자는 이를 자각하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고, 노동자도 같은 입장에서 연대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분명히 주장해야 한다.  계층에 대한 무자각은 자기 책임론을 만연시킬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계층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은 일본인의 무의식에 깊게 드리워져 있다. ‘1억 총중류’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평등의식은 듣기에는 좋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도 있다. 다양한 입장의 사람에 대해서 과도한 ‘자기책임론’의 강요로 이어지면서 결국 많은 사람의 목을 조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블랙기업에 대해 불평할 시간이 있다면 회사를 그만두고 스스로 창업하면 된다”는 발언들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저명 인사들 가운데서 발견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누구나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리스크를 헤쳐나갈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노동에 의해서만 생계를 세울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세상에서는 압도적 다수인 것이다. 일본에서 계층에 대한 무자각은 엘리트로서 본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고귀한 자의 의무)를 가져야 할 인간이 ‘보통 사람’의 입장을 상상할 수 없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노동자를 장기판의 말로 밖에 생각하지 않고 쓰고 버리는, 블랙기업의 오너나 경영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곤노의 지적대로 계층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격차를 인정하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고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의 발목을 잡지 않고 최대한 지원하는 한편, 표준적인 행복을 바라는 ‘보통 사람들’의 근로 환경은 제대로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한 의식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블랙 기업의 부조리한 폭주를 멈추는 발판이 되고, 나아가서 일본 사회 전체의 블랙화를 멈추는 길을 열지 않을까.  기사:세키타 신야 도요케이자이 온라인편집부 기자번역: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이 기사는 일본의 경제전문주간지 도요케이자이의 온라인에 2016년 2월18일 게재된 것으로 저작권은 도요케이자이에 있습니다) 
  • “뱃속 15kg 종양덩어리, 이제 뗄 수 있게 됐어요!”

    “뱃속 15kg 종양덩어리, 이제 뗄 수 있게 됐어요!”

    10년 가까이 엄청나게 큰 종양을 달고 산 여성이 극적으로 제거 수술을 받게 됐다. 페루 보건부는 17일 "아마존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 여자가 복부에 자란 대형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곧 받기 위해 1차 검진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수술을 앞둔 여자는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공동체생활을 하는 탐시야쿠족 출신으로 올해 22살이다. 인생의 황금기지만 여자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건 물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복부에 자란 커다란 종양 때문이다. 점점 커가는 종양이 아예 손에 잡히기 시작한 건 9년 전인 13살 때부터였다. 종양은 계속 커지면서 여자의 건강을 위협했다. 급기야 걸음을 떼는 것조차 힘들어지면서 여자는 학업도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바로 큰 병원에 갔어야 할 일이지만 경제형편도 여의치 않은 원주민 여자가 제때 치료를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커다란 종양 때문에 여자는 임신부처럼 배가 불렀다. 통증도 갈수록 심해졌지만 지역에 있는 작은 병원에서 진통제를 처방받는 게 여자가 받을 수 있는 치료의 전부였다. 그런 여자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준 건 최근 아마존 지역의 병원을 방문한 페루 보건부장관이다. 아마존지역 원주민 건강을 돌보기 위해 건립되고 있는 '아마존전략보건센터' 공사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지역을 찾은 보건부장관은 커다란 종양 때문에 고생하는 여자를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당장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덕분에 여자는 나흘 만에 페루 리마에 있는 아르소비스포 대형국립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여자의 배속에 자란 종양은 최소한 15kg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자는 "검진을 한 결과 제거수술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 "대형 종양을 떼어내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안디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조순 “中企·내수 키워야 경제 위기 탈출”

    조순 “中企·내수 키워야 경제 위기 탈출”

    “지금은 수준 높은 기술 시대… 젊은 사람들 中企 창업해야”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17일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한 처방으로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중소기업, 내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서울대에서 개막한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미리 배포한 ‘우리의 뉴노멀-그 본질과 처방’이란 주제의 기조 연설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지난날의 중소기업 정책은 정부 산하 기관들이 자기 기준에 따라 선정한 기업에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 전부였다”면서 “지금과 같은 정보화 시대, 지식 기반을 가진 수준 높은 기술 시대에는 상당한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구비한 젊은 사람이 중소기업을 창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30대 재벌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다름이 없고 중견기업이 상향 이동한 것도 거의 없다”면서 “한국은 다이내믹한 사회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경제 성장률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비판하고 국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경제, 교육, 사회, 문화 등 국가 정책을 제쳐 놓고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증가를 나라의 최고 목표로 삼아 왔다”면서 “이런 반지성적이고 치도(治道)에 어긋나는 정책이 우리의 뉴노멀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뉴노멀’은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고부채가 특징인 상황으로 규정됐다. 조 교수는 “뉴노멀시대는 글로벌 자본주의 경제의 시련기로, 뉴노멀의 문제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실패’로부터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국산 뉴노멀’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추락을 말하며, 정치는 더욱 혼란스러워졌고 사회 갈등과 분열은 더욱 심해졌다”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패륜 사건이 연속 발생하고 한국 문화의 질이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으며, 국격은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나라 상층 부분의 부조리 그물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아래로 내려 퍼지기는 쉽다”면서 “국영기업체, 공공단체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가장 많은 부조리의 형태이며, 치도에 맞는 정부 운영을 하자면 이것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우디·러 등 4國 산유량 동결키로

    세계 1,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16일(현지시간) 합의했다. 당초 목표인 감산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4년 7월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 사이에 처음으로 산유량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진 데 의의가 있다. 사우디, 러시아와 OPEC 회원국인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 산유국 석유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지난달 11일 수준에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했다. ●“공급 과잉 악화 막자” 응급 처방 그간 공급 과잉으로 사우디 등 대형 산유국들은 다른 나라에 책임을 돌리며 산유량을 오히려 늘려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치킨게임’을 벌여 왔다. OPEC이 지난 10일 발간한 월간 전망보고서(MOMR)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산유량은 하루 1091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우디 산유량은 1월 16일자 자료 기준 일일 1023만 배럴이다. 지난달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은 9564만 배럴로 수요량보다 약 260만 배럴 많다. 따라서 이날 산유량 동결만으로는 공급 과잉이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에 ‘공급 과잉 현상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이란·이라크 동참 여부는 미지수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4개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는 다른 원유 생산국들이 이 같은 합의에 동참할 때 유효하다는 조건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에선 내전 비용으로 국가 재정이 바닥난 이라크와 지난달 제재 해제로 원유 수출량을 늘리기 시작한 이란이 이번 합의에 동참할지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마녀사냥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아시나요?

    마녀사냥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아시나요?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아이가 미신 때문에 죽어간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악마 혹은 마녀로 몰린 아이들은 가족에게 버려지고 대다수는 굶주림에 지쳐 세상을 떠나고 있다. 사진 속 소년 역시 같은 이유로 부모에게 버려진 뒤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한 자원 봉사자를 만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나이지리아에 사는 이 소년은 아직 2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로, 지난 8개월간 거리를 떠돌았다. 간간히 행인들이 건넨 음식 조각을 받아먹으며 연명해왔다고 한다. 뼈밖에 남지 않은 알몸에는 기생충이 득실거려 마을 사람들은 소년이 다가오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겨우 살아남아 거리를 방황하던 소년은 지난달 31일 아프리카 출신의 덴마크인 여성 안야 링그렌 로벤에게 극적으로 발견돼 구조됐다. 로벤은 소년을 보자마자 크게 충격받고 말았다. 아이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던 것. 그녀는 우선 소년에게 물과 음식을 먹였다. 이때 찍힌 사진이 인터넷상에 확산하면서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로벤은 소년의 몸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것을 느끼고 아이 몸을 부드러운 담요로 감싼 뒤 품에 안아 들고 가장 가까운 병원에 데려가 한시라도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사실 로벤은 3년 전부터 이 소년처럼 악마나 마녀로 낙인 찍혀 버려지는 아이들을 구조하는 비영리단체 ‘아프리카 어린이 지원 교육 및 개발 재단’(African Children‘s Aid Education and Development Foundation)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수천 명의 아이가 악마나 마녀로 비난받으며 버려지고 있고 우리는 이들이 고통 속에 두려워하고 죽어가는 모든 것을 목격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로벤은 이 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구조된 소년 등 아이들이 치료받고 회복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공개하면서 사람들에게 의료비 등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로벤에 의해 목숨을 건진 소년은 이제 ‘호프’(Hope·희망)라는 새 이름까지 얻게 됐다. 호프는 병원에서 처방된 약으로 몸속에 들끓었던 기생충을 제거하고 극도로 낮아진 적혈구 수치를 높이기 위해 수혈을 받는 등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로벤은 “이제 호프의 몸 상태는 안정을 찾았다”면서 “스스로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치료 효과도 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그는 스스로 힘으로 일어날 수 있게 돼 우리 모두 웃을 수 있게 됐다”면서 “그는 작지만 강한 소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호프는 로벤의 어린 아들인 데이비드 주니어와도 놀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로벤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호프의 사진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고 세계 곳곳에서 100만 달러(약 12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였다. 그녀는 “이 돈으로 우리는 호프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새 땅에 개인 진료소를 만들어 더 많은 아이를 고통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로벤은 남편 데이비드 에마누엘 우멤과 함께 구조한 아이들이 거주하고 음식과 교육, 의료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아동 센터를 오픈했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보육원을 짖길 시작했다. 사진=안야 링그렌 로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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