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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코틴으로 남편 살해하고 재산 10억 가로챈 부인과 내연남 구속…둘 다 혐의 부인

    10억원의 재산을 가로채고자 치사량의 니코틴으로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부인과 그 내연남이 경찰에 구속됐다. 니코틴 원액이 살인 범죄에 이용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21일 살인 및 사기미수 혐의로 송모(47·여)씨와 내연남 황모(46)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황씨와 공모한 송씨는 지난 4월 22일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니코틴 원액과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이용해 남편 오모(53)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오씨는 가족과 함께 있다가 숨졌으며,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오씨의 사인이 명확하지 않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치사량의 니코틴 중독으로 나왔으며, 다량의 졸피뎀 또한 검출됐다. 그러나 오씨는 생전에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송씨가 남편 사망 전 우울증으로 졸피뎀을 처방받고, 황씨가 중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니코틴 원액을 주문한 사실을 찾아냈다. 남편이 숨지자 부인 송씨는 집 등 10억원 상당의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돌렸으며 남편 사망 보험금 8000만원도 받으려 했으나 수사 중인 것을 안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했다. 경찰조사결과 오씨는 숨지기 두 달 전 뒤늦게 송씨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초혼으로, 송씨와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나 2010년부터 같이 살았다. 경찰은 지난 18일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외국으로 출국하려는 송씨를,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황씨를 모두 검거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현재 송씨와 황씨가 어떤 방법으로 오씨를 니코틴에 중독시켰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고농도 액상 니코틴은 ‘화학물질관리법’ 상 유독물질에 해당해 허가를 받아야 제조하고 유통할 수 있으나 전자담배 이용 인구가 늘면서 국외 사이트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혈중 니코틴이 ℓ당 0.17㎎ 이하면 안전한 수준이고 3.7㎎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간주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공직사회 ‘복지부동’ 풍조 경종 울려야

    정부 각 부처를 비롯한 공직사회에 ‘복지부동’ 풍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 전기료 누진제 등 정부가 내놓는 각종 대책마다 절박한 민심과는 겉도는 결과를 낳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게 그 징후다. 심지어 ‘오대수’(오늘만 대충 수습하자)라는 유행어가 관료사회에 회자되고 있을 정도라니 말이다. 어제자 본지 기획 보도에서 분석된 바처럼 정권 4년차부터 ‘3년 일하고 2년 쉰다’는 식의 공직사회의 잘못된 DNA(유전자)가 발현된 것이라면 문제는 사뭇 심각하다. 공직자들도 각성해야겠지만, 임기 말을 향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도 공직 기강을 다잡을 처방을 내놓을 때다. 4월 총선 이후 각 부처가 내놓은 정책 중 제대로 정곡을 찌르지 못하거나 타이밍을 놓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수입 자동차 연비 조작과 미세먼지 대책, 가정용 전기 누진제 개선책 등이 그런 사례였다. 야당의 입김이 거센 해운·조선사업 구조조정 대책이 지지부진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여타 사안은 딱히 ‘여소야대’ 탓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특히 가정용 전기료 파문은 관료들의 무사안일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서민들은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 봐 전전긍긍하는데 “에어컨을 하루 4시간만 켜면 된다”는 관료들의 한가한 소리가 가당키나 했겠나. 그러다 박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당일 허둥지둥 개선안을 내놨으니 믿을 만한 근본 대책이 나올 리도 만무했다. 정책 난맥상이 되풀이될 토양이 켜켜이 쌓이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 가뜩이나 주요 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공무원과 민원인 간 소통이 단절되고 있는 형편이다. 공무원들이 민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는 듣지 않고 청와대가 한마디 하면 그때서야 움직이는 시늉만 한다면? 그런 ‘땜질 행정’의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현 정부 임기가 1년 반 남은 지금 공직자들이 벌써 차기 정권의 향방에나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면 안 될 말이다. 역대 정권의 임기 말이 그랬다고 해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당연시될 수 없다면 정책 추진력의 회복도 현 정부의 책임이다. 엄정한 직무 감찰과 신상필벌이 필요조건이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성과를 낸 공무원이 더 많은 보상을 받게 해야겠지만, ‘설거지하다 접시를 깨는’ 식의 행정 과실을 함부로 징치해선 곤란하다. 공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위민(爲民) 정책’을 생산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고 본다.
  • [사설] 가정용보다 더 비싸고 불합리한 학교 전기료

    이번 주 개학한 초·중·고교도 폭탄 전기요금 걱정에 몸살을 앓고 있다. 폭염이 여전히 꺾이지 않은 가운데 개학한 학교들은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 봐 온갖 옹색한 방책을 다 동원하고 있다. 아예 단축 수업이나 임시 휴교에 들어간 곳도 있고, 층마다 번갈아 에어컨을 돌리는 탓에 속수무책으로 찜통 교실을 견뎌야 하는 모양이다. 참 딱한 이야기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만 문제가 아니다. 수십 명이 모인 교실에서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학생들이 수업을 못 할 정도라면 문제가 크다. 학교의 불합리하게 과다한 전기요금은 번번이 논란거리가 되긴 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7~8월과 12~2월 일선 학교들의 전력 사용량에 따른 요금을 15% 할인해 주기로 했다. 해묵은 논란에 대한 임시방편이었던 셈이다. 그나마 이번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파동이 없었더라면 납득할 수 없는 학교 전기요금 문제는 제대로 공론화되지도 못했다. 교육용 전기 요금은 산업용은 물론이고 주택용보다 더 비싼 현실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불합리한 요금 체계는 1년 중 전력사용이 가장 많은 날 하루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삼는 현행 기본요금 산정 방식 때문이다. 이 계산법으로는 연간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고른 산업용보다 교육용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학교의 기본요금이 산업용보다 17%나 비싸고 심지어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보다도 높은 이유다. 올해 같은 폭염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일선 학교들이 전기료 폭탄이 무서워 찜통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은 단순히 절약 차원의 이야기와 다르다. 저런 찜통 교실에서라면 무상급식 밥상은 뭐하러 차려 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앞뒤 맞지 않은 제도는 당장 손을 봐야 한다. 전기요금 부과 체계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이처럼 가정용 누진제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주택 전기료 땜질 처방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걱정했던 폭탄 전기요금 청구서가 속속 날아들고 있다. 평소보다 두세 배나 많아진 요금을 내는 것도 답답한데, 왜 이런 액수가 나왔는지조차 계속 안갯속이라면 정부의 존재 이유를 따질 수밖에 없다. 생색내기에 그친 임시 처방으로 뭉갤 게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누진제 개편안을 내놔야 한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매기는 검침일 기준이 왜 옆집하고도 들쭉날쭉 제멋대로인지도 의문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한전은 이런 미스터리도 속 시원히 풀어 주고 납득시켜 주길 바란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고충

    요즘 브라질에서는 제31회 리우올림픽이 한창이다. 스포츠 애호가들은 중계 시간의 시차로 인해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한국의 태극전사들과 낭자들이 펼치는 혼신의 경기와 탁월한 성과를 보면서 환호 속에 그나마 극심한 염복을 이겨낸다. 올림픽은 전 세계인을 흥분시키는 스포츠 제전이다. 근대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제전에서 유래되었다. 기원전 776년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서쪽 알티스 성역에서 달리기 경주를 필두로 고대 올림피아 제전이 시작되었다. 그리스 본토의 각 도시국가는 물론 에게 해와 지중해 연안의 그리스 식민도시에서 선수들이 출전한 그리스민족의 스포츠 축제였다. 그리스인들이 추구한 최고의 가치는 ‘아레테’(Arete)였다. 탁월한 기량을 의미하는 아레테 정신은 그리스 청년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들의 열정은 국가대항전 형태로 열린 올림피아에서 격돌했다. 아름답고 균형 잡힌 육체를 갖춘 각 도시국가의 청년들은 저마다 조국과 가문의 명예를 걸고 경쟁했다. 자신의 최고 기량을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그리스 최고신 제우스에 대한 최상의 봉헌이었다. 종교적 열정에서 시작된 올림피아 제전은 점점 체육 제전의 성격으로 확대되었다. 달리기, 멀리뛰기, 창던지기, 마차경기, 권투, 레슬링, 판크레온(격투기), 원반던지기 등 종목도 다양했다. 그리스 청년들이 제전에서 겨루던 다양한 모습들을 묘사한 도기 그림들은 지금도 많이 남아 당대의 뜨거웠던 스포츠 경합의 긴박감을 전해 주고 있다. 종목별 우승자에게 그리스에서 흔하디흔한 올리브 관이 주어졌지만 시인들은 승리자를 위한 찬가를 읊었고, 온 시민들은 열광했다. 당시 올림피아 제전에서의 승리는 영웅으로의 등극을 의미했다. 단순히 체육경기의 승리자 그 이상이었다. 그리스 청년들이 너도나도 스포츠 선수로 입문하기를 열망했던 이유다. 그리스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 에픽테토스(55?~135?)는 ‘삶의 기술’에서 올림피아 출전 선수들이 겪어야 할 고충을 열거하면서 출전을 갈망하는 청년들에게 신중히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모든 것을 규칙에 따라 해야 합니다. 먹는 것도 엄격하게 가려야 하며, 때로는 맛있는 것도 못 본 척해야 합니다. 아무리 덥거나 추워도 지정된 시간에는 열심히 훈련하고, 찬물이나 포도주도 마음대로 마실 수 없습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르듯 트레이너의 말에 완전히 몸을 맡겨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혹독한 훈련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질 수도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얼마나 혹독한 훈련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수들이 보이는 화려한 기량이나 찬사를 받는 성취들 뒤에는 극심한 고통을 이겨낸 인고의 노력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특히 메달을 딴 선수나 그러지 못한 선수 모두 극기의 승리자임을.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경제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가계부채 못잡는 이유는 ‘3박자’ 부재 탓

    [경제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가계부채 못잡는 이유는 ‘3박자’ 부재 탓

    LTV·DTI 완화 1년 더 연장… 건설업계 주택 공급물량 쏟아내 시장선 금리 추가 인하쪽 무게… 2금융권 대책 25일 이후 나올 듯 요즘 금융권은 가계부채 위험 수위를 놓고 공방이 뜨겁다. 포문은 한국은행이 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계부채가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 금융안정 위험 요인을 키우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 당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곧바로 “올해 새로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주택담보대출 비거치식·원리금 분할 상환) 시행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억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금융 당국과 통화 당국이라는 두 주치의가 환자(가계부채)의 ‘병증’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은 ‘한은도 틀렸고, 금융 당국도 틀렸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가계부채 대책 마련에 참여했던 금융권 관계자는 16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선 기준금리 인상, 규제(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주택 공급량 제한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져야 하는데 지금은 어느 것 하나 제어장치로 작동하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 교수는 “2000년대 중후반에는 부동산값 폭등 억제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에 따른 가계부실 방어에 확실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경제정책 방향의 초점이 경기부양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은만 해도 박근혜 정부 들어서 여섯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연 2.75%였던 기준금리는 이달 현재 1.25%로 반 토막 났다. 금융 당국은 ‘최경환 경제팀’ 출범 직후인 2014년 8월 ‘초이노믹스’에 응답하며 LTV, DTI를 각각 70%, 60%로 완화했다. 한시적이라던 완화 조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8월에도 1년 더 연장됐다. 전례 없는 초저금리에 규제 완화까지 ‘겹호재’를 맞은 건설업계는 대규모 공급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공공·민간) 분양물량은 51만 6431가구였다. 사상 최대 수치다. 올해 공급 물량 역시 지난해 못지않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 45만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단이 다르니 처방전 도출도 쉽지 않다. 한은은 가계 빚을 걱정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닫고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추가 인하에 무게를 둔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에 대비하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 한 차례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금융 당국은 가계 빚 억제 추가 조치로 대출자의 실제 상환능력을 심사하는 ‘총체적 상환부담’(DSR) 적용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정작 가계 빚 증가의 핵심 뇌관인 아파트 집단대출(중도금·잔금대출)은 제외될 공산이 높다. 자칫 부동산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서다. 일단은 오는 25일 한은의 ‘2분기 가계신용 잠정치’ 발표 이후 농·수·신협 등 2금융권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를 세분화해 저소득·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에 대한 선별적·집중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나 소득증대 등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우사인 볼트와 대등하게 뛰었지만, 2위 개틀린에 쏟아진 야유

    우사인 볼트와 대등하게 뛰었지만, 2위 개틀린에 쏟아진 야유

    2016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이 열리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대항마로 손꼽힌 저스틴 개틀린(미국)에게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개틀린은 이날 9초89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3개 대회 연속 100m금메달을 차지한 볼트보다는 0.08초 늦었다. 경기 후에도 관중은 개틀린에게 야유를 계속했다. 볼트도 “개틀린을 향해 야유가 쏟아진 것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 개틀린은 경기 후 “하루 동안 온갖 소리를 다 듣겠지만 그런 (야유) 소리 같은 건 한 귀로 흘려야 한다”며 “선수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처럼 관중도 선수들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중이 그에게 야유한 것은 그가 한때 금지약물을 사용한 전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틀린은 한때 ‘약물 탄환’으로 불렸다. 2001년 암페타민 사용 사실이 적발됐을 때 ‘9세부터 주의력 결핍 장애를 치료하려고 처방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선수자격 1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개틀린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우승으로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2006년에 금지약물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한 사실이 또 드러났다. 치료사의 마사지 크림에 이 성분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번에는 4년 동안이나 출전 금지를 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독한 책사랑, 그 뒤엔 백성사랑

    지독한 책사랑, 그 뒤엔 백성사랑

    세종의 서재/박현모 외 지음/서해문집/344쪽/1만 7000원 조선 3대 임금 태종 이방원은 ‘철혈군주’였다. 정적과 형제들까지 가차 없이 죽였고,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해 태조 이성계의 뒤를 이은 실질적인 창업군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태종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끝없는 권력 투쟁, 숙청 작업은 어린 세종에게 숨 막히는 삶이었을지 모른다. 세종이 책을 탐독한 이유도 책이 유일한 현실 도피처였기 때문이다. 세종은 역대 조선의 국왕 가운데 대표적인 다독가(多讀家)이자 직접 책을 만들기도 한 탐서가(探書家)였다. 그의 책 사랑은 세종실록 20년 3월 19일 스스로 밝힌 “책을 보는 중에 그로 말미암아 생각이 떠올라 나랏일에 시행한 것이 많았다”라는 독백에서 오롯이 엿볼 수 있다. 명종실록 1년 6월 9일 기사에는 특진관 신영이 “세종은 지나치게 학문을 부지런히 하시어 심신을 손상하게까지 되시니 태종께서 서책을 거두도록 명하셨습니다. 우연히 구소수간(歐蘇手簡)이 어안(御案)에 놓여 있었는데 이는 구양수(歐陽修)와 소식(蘇軾)의 서찰로 정회(情懷)를 쓴 것일 뿐 문의(文意)가 웅장하고 심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세종께서는 성심으로 학문을 좋아하셨으므로 천 번이나 읽으시어 지금껏 미담으로 전합니다”라고 밝힌다. 신간 ‘세종의 서재’는 그의 서재에 꽂혀 있던 애독서와 그의 시대에 그가 만든 책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마치 세종의 서재를 직접 둘러보며 그의 때 묻은 서책들을 엿보는 체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청년 세종이 100번, 1000번 읽었다고 회자되는 대표적인 애독서가 명종실록에 등장한 ‘구소수간’이다. 송나라 때의 문장가로 유명한 구양수(1007~1072)와 소식(1036~1102)이 주고받은 ‘척독’(짧은 편지)이다. 세종 스스로도 30번은 읽었다고 실록에 밝힌 책이다. 저자는 “구양수와 소식이 쓴 척독의 응축적, 미학적 문장이 훈민정음 창제의 동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가 왕위에 오른 후 경연(經筵)할 때 처음으로 선택한 ‘대학연의’(大學衍義)와 조선 법관의 필독서인 ‘당률소의’(唐律疏議), 원나라 최후의 법전인 ‘지정조격’(至正條格) 등도 즐겨 읽었던 책으로 소개된다. 세종이 편찬한 책 가운데 으뜸은 단연코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이다. 세종이 직접 서문을 썼다. 해례본의 ‘정인지 서(序)’에는 “소리가 있으면 글자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문자는 신묘하고 전환이 무궁해 표기하지 못할 소리가 없다” 등 훈민정음의 역사적 의의가 담겼다. 세종은 ‘우리 것’을 높이 평가한 주체적인 왕이었다. 조선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조선 풍토에 적합한 조선에서 생산되는 약재가 더 효과적이라는 믿음에 조선의 처방전을 종합한 ‘향약집성방’, “풍토가 다르면 농법도 다르다”는 취지에 따라 중국이 아니라 한반도의 실정에 맞는 농사법을 설명한 ‘농사직설’, 우리의 음악 기록을 펴낸 ‘세종실록악보’, 우리나라의 첫 전쟁사이자 동아시아 전쟁사를 다룬 ‘역대병요’, 우리나라와 중국 문헌에 등장하는 효자, 충신, 열녀의 행실을 논한 교화서인 ‘삼강행실도’ 등은 모두 세종의 독립적인 국가 경영론이 담겨 있는 책들로 꼽힌다. 세종 리더십 전문가인 박현모 여주대 교수는 “세종에게 책은 존재 그 자체였다”면서 “그에게 책은 기능적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 그 무엇이었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파티의 규칙? 울지 않기” …유쾌하고 존엄하게 죽다

    “파티의 규칙? 울지 않기” …유쾌하고 존엄하게 죽다

    미국 캘리포니아 벤투라카운티 오하이 마을에 사는 행위예술가 벳시 데이비스(41)는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간) 가까운 친구와 친척들 30명을 집으로 초대해 1박2일에 걸쳐 파티를 열었다. 첼로를 켜고 음악을 연주하는가하면, 어떤 이는 하모니카를 불었고, 데이비스가 좋아하는 피자를 함께 먹었고, 칵테일을 마시면서 흥겹게 얘기 나눴고, 영화를 봤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어보면서 서로 깔깔대고 즐거워했다. 지난달초 데이비스가 보낸 초대장에는 '이 파티에는 어떤 규칙도 없다.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오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고, 춤추고 싶으면 춤추고, 노래 부르고 싶으면 노래부르면 된다. 즐길 수 있도록 마음을 활짝 열고 오면 될 뿐'이라고 적었다. 대신 '단 하나의 규칙'을 강조했다. 데이비스는 '내 앞에서 절대 울지 않는 것'을 유일한 조건으로 붙였다. 그 파티는 바로 '이별파티' 혹은 '죽을 권리 파티'였다. 데이비스는 2013년 루게릭병(ALS)에 걸린 뒤 몸과 신경이 점점 마비되어져갔다. 의식은 여전히 명료했지만 전동휠체어에 의존한 채 누군가 돌봐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삶이 이어졌다. 그의 선택은 삶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는 것이었다. 파티의 마지막날인 24일 저녁 무렵 데이비스는 그의 생애 마지막 석양을 물끄러미 본 뒤 친구들과 하나하나 키스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모든 인사를 마친 저녁 6시 45분 마치 피곤해서 잠시 쉬려는 것처럼 조용히 휠체어를 몰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의사가 처방해준 약을 먹었다. 네 시간 뒤 이승의 꿈 같은 여행을 모두 마친 데이비스는 숨을 거두며 또다른 여행을 떠났다.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주에서 사회적 논란 속에 안락사법이 통과됨에 따라 평화롭고 위엄있는, 그러면서도 유쾌하게 준비한 합법적이고 적극적인 안락사였다. 데이비스의 친구인 영화사진작가 닐스 앨퍼트는 뉴욕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그는 11일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그의 초대에 응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나와 초대를 받은 모든 사람들이 데이비스를 위해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가이자 행위예술가로서 데이비스가 우리에게 보여준 마지막 공연이었다"면서 "그 자신에게도 가장 아름다운 죽음을 선물하면서 또다른 예술의 세계로 떠났다고 생각한다"고 그를 추억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간호사도, 의사도 뇌물 요구…늑장 치료로 印 아기 사망

    간호사도, 의사도 뇌물 요구…늑장 치료로 印 아기 사망

    인도에서 생후 10개월밖에 안 된 어린아이가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하고 말았다. 아이 부모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아들의 사망 원인이 병원 측 직원들의 잇따른 뇌물 요구로 치료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인도에서는 국영 병원이 과밀 상태에 있어 가난한 가정도 값비싼 민간 의료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병원에서는 뇌물 요구와 지나친 치료비 청구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미타와 시브 도트 부부는 ND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밤(현지시간) 아픈 아들을 데리고 타르프라데시주(州)에 있는 바흐라이치 병원에 갔다”고 밝혔다. 그때 한 간호사가 서류 처리를 위해 뇌물을 요구했으며, 직후 병실 침구류를 정리하는 청소 담당 직원이 침대 준비를 위해 또다시 뇌물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부부는 “뇌물을 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틀 뒤 부부는 또 다시 뇌물을 줄 것을 강요받했다. 이번에는 한 의사가 주사 처방을 위해 돈을 요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부부는 이미 가진 돈이 모두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치료가 늦어져 아이가 사망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 어머니인 수미타 도트는 “그에게 시간을 좀 달라고 요구하고 얼마를 원하든 주겠다고 약속했었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 아버지는 화가 나 분통을 참지 못했다. 그는 “거의 모든 과정에서 뇌물을 요구했다”면서 병원 측 직원들을 비난했다. 그는 “병원에 뇌물을 받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면서 “우리는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단 그가 직원들에게 얼마의 뇌물을 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부부의 주장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 치료에 지연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했다. 아이의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병원 고위 관계자인 O.P. 판데이 박사는 “아기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시간이 지체된 적은 없다”면서 “우리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적정량의 항생제를 투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된 청소 담당자는 해고했으며, 간호사는 다른 부서로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에서는 이번 사망 사고와 비슷한 사례가 이전에 수차례 있었다. 지난 6월 콜카타 시에서는 75세 남성이 뇌물 200루피(약 3200원)를 지급하지 못해 입원을 거부당해 사망했으며, 이달 초 타밀나두주(州)의 한 공립 병원에서는 보호자가 뇌물 300루피(약 4900원)를 거부해 환자가 사망하고 말았다. 사망한 환자는 아직 어린 청소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소염진통제 메페남산, ‘치매’쥐 기억 회복시켜”

    흔한 비스트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중 하나인 메페남산(mefenamic acid)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생명과학과의 데이비드 브로우 박사는 메페남산이 투여된 치매 모델 쥐가 손상된 기억력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1일 보도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치매 증상이 나타나게 한 치매 모델 쥐 20마리를 10마리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피부밑에 장치된 미니 펌프를 통해 메페남산 또는 위약을 한 달동안 투여한 결과 메페남산이 투여된 쥐들만 기억력을 완전히 되찾아 보통 쥐들과 맞먹는 수준이 되었다고 브로우 박사는 밝혔다. 이 약은 쥐들이 기억력을 잃기 시작한 시점부터 투여됐다. 이 쥐들은 기억력 회복과 함께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단백질 복합체 NLRP3 인플라마솜이라고 불리는 염증 경로가 억제됐다. 이 결과는 뇌의 염증이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브로우 박사는 설명했다. 주로 생리통에 처방되는 메페남산(제품명: 폰스텔)은 체내 염증을 일으키는 호르몬을 억제한다. 메페남산이 치매 환자에도 같은 효과를 나타낼지는 임상시험을 해봐야 알겠지만, 쥐 실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브로우 박사는 강조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미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승인을 이미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연구실장 더그 브라운 박사는 메페남산이 면역반응의 특정 부분을 차단해 치매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이 약은 부작용이 없을 수 없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투여해선 안 되며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 “국민안전 우려된다더니”…식욕억제제 진입규제 풀어 논란

    의약품 당국이 국민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다이어트 시장에 새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던 식욕억제제에 대한 진입규제를 풀기로 해 논란이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4년부터 더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에 대해 제약업계의 요구를 수용, 이런 허가제한 조치를 2017년 말부터 해제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이 이들 성분의 복제약들을 신규로 만들어 팔 수 있게 하기로 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현재 의료기관과 약국 등을 대상으로 구축 중인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설치가 내년 말 끝나면 이들 성분을 포함해 모든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과 조제 실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돼 의약품안전당국이 충분히 사용량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신규진입 금지 조치로 기존에 이들 성분 식욕억제제를 제조해 파는 제약사들의 과점 이익을 보호해주는 결과를 빚는 등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하지만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성분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각종 부작용으로 의약품 선진국을 포함해 5개국 이상에서 팔지 못하게 하거나 제한하고 있는 등 주의해야 하는 전문약이다. 의약 선진국들에서는 이들 성분 약이 부작용 위험이 크거나, 다른 대체 치료제가 있어 안전성 논란을 무릅쓰고 사용할 실익이 적다는 점을 들어 판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살 빼기 열풍으로 이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성분 약들이 비만 클리닉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약으로 다량 처방되며 널리 쓰이면서, 오남용으로 말미암아 복용 후 심지어 숨지기까지 하는 등 심각한 이상 반응 보고도 잇따랐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으로 펜디메트라진은 세계 2위, 펜터민은 세계 5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 중추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떨어뜨린다. 이들 약물은 다이어트의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의존성과 중독성, 내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장기 복용하면 폐동맥 고혈압, 심장판막 질환 등 심각한 심장질환이나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 중추신경계 이상 반응을 일으키고 치명적인 중독 때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식약처는 이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하면 피로와 우울증, 불면증, 조현병 등 각종 정신과 부작용과 약물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반드시 복용지침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닌데도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느라 장기간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식욕억제제 복용지침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27~30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다른 위험인자가 있는 때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4주간 단기치료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연장하더라도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정신과 부작용 가능성이 있기에 한 가지 식욕억제제만 사용하고 항우울제나 중추신경흥분제와 함께 쓰지 말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인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25 이상 30 미만을 ‘과체중’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연합뉴스
  • [사설] 전기료 누진제, 땜질 아닌 전면 개편 필요하다

    정치권이 결국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기록적인 폭염에 지치고,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는 국민의 원성에 밀려 전기요금 누진제를 생활 변화에 맞게 고치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좋은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4인 가구가 하루 3시간 30분만 에어컨을 틀면 큰 부담이 안 된다”며 개편 불가론을 펴 한껏 불쾌지수를 높였던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땜질 처방으로 7~9월까지 누진제를 대폭 완화했다. 정치권도 정부도 누진제에 관한 한 참으로 우직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2년 전 공장을 돌리는 데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는 대신 가정의 절전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누진제를 제대로 손 한번 안 댔다. 물론 국민의 아우성을 해마다 반복되는 한철 행사 정도로 치부하며 넘겨 왔기에 가능했다. 누진제가 불합리하다는 근거는 충분하다. 전체 전력 수요의 15%인 가정용 전기 요금은 1단계가 당 60.7원으로 싼 편이지만 최고인 6단계는 709.5원으로 1단계의 11.7배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전체 전력 수요의 54%인 산업용은 누진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산업용과 상업용은 계절별 요금 폭도 훨씬 제한적이다. 하지만 가정에선 소비량에 따라 요금이 급증하는 탓에 전기요금 폭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3시간 30분 틀면 14만 5000원, 12시간은 47만 8000원, 24시간은 94만 7000원이라니 가히 ‘에어컨 공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평균 가구원 수가 2.7명인 상황에서 1~2단계의 요금 혜택을 받는 가정이 모두 저소득층이라고도 할 수 없다. 1인 또는 맞벌이 가구도 많아서다. 국가 전력 수급을 고려하는 정부의 고민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민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는 식의 정책은 옳지 않다.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를 기다렸다는 듯 임시 대책을 내놨다. 7·8·9월에 한해 현행 6단계의 폭을 50씩 넓혀 월 19.4%의 요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결정했다. 국민이 들고 일어서기 전에 진작에 취했어야 할 조치다. 이젠 누진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에 들어갈 차례다. 6단계 구간을 3~4단계로 줄여 배율 차를 낮추든, 구간을 해마다 손봐 2~3단계로 줄이든 다각도로 검토해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야당도 누진제를 고치는 데 적극적이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면 누진제의 전면 개편을 더는 늦출 수 없다.
  • [데스크 시각] 최저임금과 김영란법/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최저임금과 김영란법/박찬구 정책뉴스부장

    6470원. 최근 확정, 고시된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령상 음식물의 허용가액 기준은 3만원. 내년도 최저 시급의 4.6배를 웃돈다. 거의 5배 수준이다. 식사 한 끼의 허용가액이 최저 시급 기준으로 5시간 가까이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란 뜻이다. 일부 국회 상임위원회와 관련 업계에서는 음식물 등의 허용가액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최저임금에 목매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는 한 끼 3만원 식사조차 ‘그림의 떡’일 뿐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채택한 ‘5-10-10 결의안’의 음식물 기준 금액인 5만원은 최저임금 시급의 7.7배를 넘는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6030원에 비해 440원 올랐지만, 인상률은 7.3%로 올해의 8.1%보다 하락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35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서울에 사는 ‘1인 가구’의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다. 이에 반발해 최저임금위원회 표결 당시 노동자위원 9명은 전원 퇴장했고, 양대 노총은 “저임금 노동자의 절박한 생계난을 외면한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비판했다. 브렉시트와 구조조정의 악재를 감안하면 그마저도 ‘고율 인상’이라는 재계의 항변에도 귀를 기울일 만하다. 하지만 최저임금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016년 기준으로 13.7%로, 7명 가운데 1명꼴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울어도 한참 기울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화 과정에서도 노동은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노동은 위기다.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구조적 처방이나 대안 없이 그저 노동이란 글자에 ‘개혁’을 덧붙인다고 해서 노동자의 삶이 나아질 리는 만무하다. 김영란법에 원론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이런저런 현실 때문에 가액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선뜻 와닿지 않는 까닭이다. 오랜 기득권, 그 기득권과 맞물린 음성적인 일상의 패턴, 청탁의 습성에 기인한 거부감의 발로일 수 있다. 노동자의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에는 인색하면서도 접대와 뒷거래의 묵은 관행에서는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는 게 아닌지 곱씹어 볼 일이다. 차라리 국회의원들이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냈다면 박수라도 받았을 테다. 최저임금에서 위태롭게 턱걸이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 최저임금 일자리마저 구하지 못해 새벽부터 인력시장과 고시원, 도서관을 떠도는 실업자들, 하루하루가 초조하고 안타까운 청년 취준생들에게 김영란법 시행령의 금액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는 공감도 설득력도 얻기 어렵다. 공동체의 조화로운 존속을 바란다면, 지향해야 할 가치에 현실을 맞춰 나가야지 현실에 가치를 꿰맞출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반칙 없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은 공존·공생의 의지를 확인하는 시금석과 같다. 그래야 패자부활전이 의미가 있고 시름 깊은 퇴직자의 골목 상권에 흥이 돋아날 수 있다. 김영란법은 그 과정에서 작은 촉매제가 되리라 본다. 구성원 모두가 공정하게 과실을 나누고, 그럼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의 틀을 쌓아 가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전환의 계곡’을 맴돌더라도 언젠가는 산봉우리에 함께 올라설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사회 구성원들이 현재의 고통을 기꺼이 분담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정의(正義)를 얘기할 수 있다. 김영란법 완화를 말하기 전에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실질적 대안부터 마련함이 옳은 이유다. ckpark@seoul.co.kr
  • ‘화산학 교과서’ 수월봉 펼쳐보니… 겹겹이 쌓인 역사와 전설

    ‘화산학 교과서’ 수월봉 펼쳐보니… 겹겹이 쌓인 역사와 전설

    ‘화산섬 제주 탄생의 비밀을 풀어 보세요.’ 제주 올레길이 아름다운 제주의 속살을 보여 준다면 제주 지질 트레일은 화산섬 제주의 모든 것을 보여 준다. 1만 8000년 전 제주 서쪽 고산리 앞바다 땅속에서 올라온 마그마는 지하수와 바닷물이 만나면서 격렬하게 폭발했다. 폭발과 함께 솟구친 화산재들은 화산가스, 수증기와 뒤엉켜 쌓이고 쌓여 ‘화산학 교과서’라 불리는 수월봉이란 지질 명소를 탄생시켰다. ●9일간 화산활동 변화 한눈에 체험 수월봉은 높이 77m의 작은 언덕 형태의 오름(기생화산)으로 화산섬 제주를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깎이면서 화산체 대부분이 사라지고, 1.5㎞에 이르는 해안절벽이 병풍을 두르듯 남아 지금의 수월봉이 만들어졌다. 수월봉 화산재층은 화산활동으로 생긴 층리의 연속적인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세계적인 지질 명소로 손꼽힌다. 11일 제주시에 따르면 화산섬 제주의 비밀을 찾아가는 2016 지질 트레일 행사가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일대에서 펼쳐진다.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 수월봉 엉알길, 당산봉, 차귀도 등 3개 코스에서 지질 트레일 걷기 행사가 열린다. 수월봉 코스는 해경 파출소에서 출발해 용암과 주상절리, 갱도 진지, 화산탄, 수월봉 정상, 한장동 엉앙길, 검은모래해변, 해녀의집으로 들어온다. 당산봉 코스는 거북바위에서 시작해 생이기정, 가마우지, 당산봉수까지다. 차귀도 코스는 자구내 포구, 차귀도 역사, 장군바위, 차귀도 등대, 차귀도 지질로 이어진다. ●엉알길 태평양전쟁 당시 갱도 흔적 4.6㎞ 수월봉 엉알길 코스의 수월봉 정상 절벽 아래 ‘엉알’은 화산재 지층이 가장 잘 발달한 곳이다. 엉알길은 벼랑·절벽 등을 뜻하는 제주어 ‘엉’과 아래쪽을 이르는 ‘알’이 합쳐진 말로 ‘벼랑 아래 있는 길’을 뜻한다. 엉알에는 화산 분출 당시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인 화산재 지층이 70m 두께로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어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엉알길 코스에는 아픈 역사의 흔적도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일본군 갱도 진지는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이 상륙을 시도할 것에 대비해 갱도에서 바다로 직접 발진, 전함을 공격하는 자살 특공용 보트와 탄약 등이 보관돼 있었다. 수월봉에는 어린 남매의 애틋한 전설도 전해 온다. 병을 앓던 어머니를 보살피던 수월이와 녹고 남매에게 누군가 100가지 약초를 구해 어머니를 구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남매는 백방으로 약초를 캐러 다닌 끝에 99가지 약초를 구했으나 마지막 한 가지 오갈피를 구하지 못했다. 수월이는 수월봉 낭떠러지 절벽 아래 있는 오갈피를 발견하고 홀어머니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절벽을 내려가다 떨어져 죽었다. 동생 녹고도 누이를 잃은 슬픔에 17일 동안 눈물을 흘리며 시름하다 죽고 만다. 녹고의 눈물은 절벽 곳곳에서 솟아나 샘물이 됐다. 전설 속 녹고의 눈물은 비가 오면 수월봉 해안절벽 화산재 지층 옆으로 흘러내린다. ●희귀식물 82종 서식 차귀도 천연기념물 3.2㎞에 이르는 당산봉 코스에는 거북바위와 당산봉 가마우지, 당산봉수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자구내 포구에서 2㎞ 떨어진 무인도인 차귀도에는 다양한 수목과 양치식물 등 82종의 식물이 서식,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 중이다. 차귀도에는 옛날 중국 송나라 사람 호종단이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을 경계, 제주의 지맥과 수맥을 끊고 돌아가려 할 때 한라산의 수호신이 폭풍을 일으켜 배를 침몰시켜 돌아가는 것을 막았다 해 차귀도(遮歸島)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수월봉 일대는 제주 올레 12코스(무릉리~수월봉~용수포구)와도 겹쳐 지질 트레일과 올레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엉알길 입구~자구내 포구(1㎞)는 장애인도 편하게 올레길을 즐길 수 있는 제주 올레 휠체어 구간이다. 수월봉 인근의 고산리 선사유적지에는 8000~1만 2000년 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신석기시대 유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은 수렵채집 생활을 했고 발굴된 사냥도구, 토기 등의 유물은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제주지오’ 앱 통해 역사·생태 탐방 스마트폰으로 제주 세계지질공원을 즐길 수도 있다. ‘제주지오’ 모바일 앱은 세계지질공원 제주의 지질학적 특성과 경관, 마을의 역사·문화·생태 이야기 등 다양한 문화자원을 탐방해 볼 수 있다. 지질트레일(Geo-Trail)과 지질트레일 내 이용할 수 있는 지오하우스(Geo-House), 지오푸드(Geo-Food), 지오액티비티(Geo-Activity) 등 지오브랜드 체험 정보를 담았다. GPS를 이용한 실시간 지질트레일 지도 안내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으며, 코스 내 주요 포인트 소개, 날씨 정보 등을 제공해 준다. 수월봉 지질명소는 한 해 40만여명이 찾는 등 도보여행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행사 기간에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특별 탐방도 마련됐다. 전용문(지질), 김완병(생태), 박찬식(역사·문화) 박사가 동행해 자연자원의 가치와 제주의 역사·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제주 세계지질공원 사생대회 및 사진공모전도 열린다. 세계지질공원수월봉트레일위윈회는 “수월봉은 자체로도 경관이 뛰어난 데다 화산이 만들어낸 지층을 가까이에서 연속성 있게 볼 수 있어 화산섬 제주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슈퍼박테리아와 전쟁… 항생제 처방 절반 줄인다

    슈퍼박테리아와 전쟁… 항생제 처방 절반 줄인다

    정부가 신종 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 항생제 내성균,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5개년 관리대책을 수립해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2020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항생제 관리를 강화하는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년)을 확정했다. 그동안 항생제 관리는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져 왔다. 보건당국은 물론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항생제 남용으로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출현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2020년까지 인체 항생제 사용량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5년간 집중적으로 관리할 대상은 항생제를 남용하는 의료기관이다. 정부는 우선 의료기관이 감기 등 항생제가 필요없는 질병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깎기로 했다. 지금도 적정성 평가를 거쳐 필요 이상 항생제를 처방하면 외래관리료의 1%를 지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3%를 깎는다. 감기 환자가 항생제 처방을 요구한다고 무조건 들어줬다가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인데, 아직 효과적으로 이런 바이러스를 억제하거나 죽이는 약은 없다.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감기가 낫진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감기 항생제 처방률은 44~45%로 네덜란드(14.0%), 호주(32.4%) 등 다른 국가보다 훨씬 높다.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국민 51.0%가 ‘항생제가 감기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하는 등 항생제를 만병통치약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다. 정부는 의료기관 관리와 인식 개선을 통해 감기 항생제 처방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22%까지 낮추고 전체 인체 항생제 사용량도 지금보다 20% 포인트 떨어뜨리기로 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7DDD(의약품 규정 일일 사용량)다. 이는 하루 동안 1000명 중 31.7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다는 의미다. OECD 국가 가운데 우리와 항생제 사용량 산출 기준이 유사한 프랑스 등 12개국의 평균 사용량은 23.7DDD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평균보다 33.8% 많다. 이미 발생한 내성균이 퍼지지 않도록 병원 감염관리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A병원에 있던 환자가 B병원으로 옮기면 B병원은 이 환자가 어떤 내성균을 가졌는지 알 방도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의료기관끼리 환자의 내성균 정보를 공유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의 내성균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항생제 내성균은 주로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되지만 항생제를 지나치게 맞아 내성균이 생긴 고기를 먹었을 때도 감염된다. 식용 동물에게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한 이후 사람에게서도 해당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이 급속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부는 항생제 사용 기준을 준수한 농장만 공신력 있는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인 ‘해썹’(HACCP) 마크를 달 수 있게 했다. 항생물질 검사 대상도 현재 고기와 계란에서 우유와 수산물로 확대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기료 폭탄’ 우려에 朴대통령까지 합세…정부 누진제 개편 착수

    ‘전기료 폭탄’ 우려에 朴대통령까지 합세…정부 누진제 개편 착수

    현재 가정용(주택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되는 누진제를 개편 또는 폐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산업통상자원부가 결국 개편 작업에 착수한다. 현행 누진제에 따른 ‘전기료 폭탄’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만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전기요금과 관련해 좋은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발언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개편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산자부는 지난 9일만 하더라도 전력 대란과 부자 감세 등을 이유로 제시하며 누진제 개편에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11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전기요금 부과 체계 개편 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산자부가 뒤늦게서야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작업은 당장 올해 여름에 한정해 누진제를 완화하고, 전기요금을 소급하는 단기 처방과 함께 누진 단계와 배율을 전체적으로 손을 보는 장기 대책 등 장·단기 방안이 동시에 검토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10년 전인 2007년부터 현재까지 6단계의 누진요금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요금제 구간은 1단계(사용량 100㎾ 이하), 2단계(101~200㎾), 3단계(201~300㎾), 4단계(301~400㎾), 5단계(401~500㎾), 6단계(501㎾ 이상)로 구분된다. 최저구간과 최고구간의 누진율은 11.7배다. 구간이 높아질수록 가격 또한 몇 배씩 뛰어오르는 구조다. 반면 산업용, 일반용, 교육용 등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에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산업부는 우선 지난해 여름처럼 4단계에도 3단계와 같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전체 가구의 27.2%(지난해 8월 기준 4단계 비중)가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지난달분 전기요금은 이미 책정됐기 때문에 이달이나 9월분 요금 고지 때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와 함께 장기방안으로 현행 6단계 누진체계도 바꾼다. 정부는 6단계의 구간을 3~4단계로 줄이고, 1단계와 6단계의 배율 차를 대폭 줄이는 안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특히 주택용 요금 총액을 그대로 두고 단계와 배율만 조절할 경우 정부의 기존 주장처럼 저소득층이 내야 하는 요금이 늘어나고 오히려 상위층이 혜택을 더 볼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을 해소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될 예정이다. 다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당장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산업용 요금의 경우 지금도 원가 이상을 받고 있다”며 “산업용 요금을 올리면 산업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용한 살인자’에 취약한 한국···감기 항생제 처방 절반으로 줄인다

    ‘조용한 살인자’에 취약한 한국···감기 항생제 처방 절반으로 줄인다

    정부가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해 항생제 처방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1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5개년 계획인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년)을 확정했다. 대책에는 슈퍼박테리아의 발생과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의료기관 내 항생제 남용을 줄이고, 축산물과 수산물에 대해서도 항생제를 통합적으로 감시, 관리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항생제는 감염병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지만 항생제 치료 효과가 없는 내성균은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과 유사한 파급력을 지녀 사망률 증가, 치료기간 연장, 의료비용 상승 등으로 인류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항생제 사용량이나 내성률에서 유독 취약한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항생제 처방률에 따라 진찰료 중 외래관리료를 1%를 가산·감산하고 있는 것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3%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항생제 사용이 많은 수술에 적용하고 있는 ‘항생제 평가’도 내년에는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항생제 처방이 많은 감기 등 상·하기도 질환에 대해서는 항생제 사용 지침을 마련해 배포하고, 항생제 처방 정보 애플리케이션(앱)을 진료용 프로그램과 연계해 제공할 방침이다. 감염관리실 설치 대상 병원을 확대하고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준에 관련 전문인력 확보 현황을 반영한다. 일단 발생한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관리의사를 한시적으로 양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감염관리인력 인정제도를 도입해 이들이 의료기관 내에서 활동할 경우 건강보험 수가로 보상해준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항생제 내성균을 포함한 감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병원 신·증축할 때 병원의 병상당 병실수를 4개 이하로 제한하고 3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의 음압격리병상을 늘리도록 시설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법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축산물을 통한 내성균 발생·확산 방지를 위해 수의사의 처방 대상 항생제를 현재 20종에서 2020년까지 40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축산제품의 농장단계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해썹) 인증시 항생제 사용기준에 대한 인증 요건을 강화하고, 수산방역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수산생물질병 발생에 대해서도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관리대책을 통해 인체에 대한 항생제 사용량을 20% 줄이고 감기 등 급성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을 현재의 5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아울러 호흡기계 질환 항생제 처방률과 황색포도알균의 메티실린 내성률을 각각 20% 감소시키고 닭의 대장균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 내성률을 10% 낮출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없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7년)는 인간의 몸을 하나의 천체로 보았다고 한다. 인간의 몸이 우주라는 말이다. 또한 우주는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 역시 우주의 섭리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별들의 생성과 소멸을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 섭리이지 않을까. 그리고 막연한 믿음이지만 우주가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몸도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하려 하지 않을까. 그 회복을 도와주는 게 음식이라는 게 히포크라테스의 생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그게 진실이 아니라 해도 음식을 잘 골라 먹는 일만으로도 질병을 막고 치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동양의 사고도 비슷하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중국 고대 사람들도 음식을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그 근원이 같다고 생각했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하나라는 말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한마디로 잘 먹으면 병은 멀리 있다는 말일 것이다. #다믈이라니… ‘다믈’은 ‘옛 땅을 다시 돌이킴’이라는 의미가 담긴 우리나라 고유어다. 쉽게 쓰는 이름이 아닌데 이 이름을 자식 이름으로 가져다 쓴 사람이 있다. 최창학(57)·이윤경(51·여) 다믈농장 대표가 바로 그들이다. 이 부부의 아들 이름이 ‘다믈’인데 그 이름을 가져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의 이름으로 삼았다. 최 대표는 경기도 평택에서 한때 유명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다. 경기도 수능 모의고사 문제 등을 출제했고 언어 영역의 논술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어느 날 학교 선생님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청주사대를 졸업한 아내 이씨를 만나 한눈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상견례 다 하고 결혼 자금이라고 통장을 줬는데, 통장 안에 든 돈으로는 무허가 건물 같은 살림집밖에 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선 무척 반대를 했었어요.” 이씨의 설명이다. 아무렴 딸 가진 부모가 고생길로 들어가는 줄 뻔히 아는데 그 길로 가라고 등 떠밀 사람 없지 않겠는가. 부부는 결혼한 후 아끼고 아껴 2년 만에 집 장만을 한 지독한 자린고비들이었다. 10년이 지나도 집 장만 같은 건 꿈도 꾸기 힘든 요즘에 2년 만이라니 실로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 “집 생기고 나서 앞으론 잘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죠. 딸과 아들 낳고 넷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죠. 그런데 2005년, 그러니까 딸애가 열여섯 살이 되고 아들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유방암 3기라는 판정을 받은 거예요. 이제야 좀 살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암이 의지가 되어 이씨는 유전력과 가족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 열심히 살아온 탓이었을까. 더군다나 검진을 받으러 다니며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여섯 차례인가 병원을 다녔죠. 병원에서 하나같이 지방이 뭉쳐 있는 거라 괜찮다는 거예요. 그래도 계속 덩어리가 만져지고 느낌이 이상해서 마지막으로 대학병원에 한 번 더 가서 검사를 받아 보자 해서 갔는데 암이었던 거죠.” 그녀는 선고를 받은 후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했다. 자신의 짐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고 남편과 아이들을 불러 유언도 남겼다고 한다. 요즘은 의술이 더 좋아져서 치료 후 생존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암은 여전히 죽음과 삶의 경계를 긋는 슬픈 병이다. “아이들에 대한 염려, 남편에 대한 걱정. 도저히 이대로는 갈 수 없었어요. 죄라면 너무 열심히 산 거밖에 없었거든요.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담당 의사를 붙들고 살려 달라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때 남편이 선생님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돈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보니 남편이 제 병간호를 해야 했거든요.” 부부가 특용작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항암치료가 끝난 후부터였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당시 그 약의 부작용이 자궁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약을 어떻게 먹겠는가. 최씨는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암에 좋다는 특용작물이나 몸에 좋은 음식이 있다면 그 작물의 재배지나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9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그 덕에 아이들에게 소홀했고 생활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과외도 하고 학원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몸을 이롭게 하는 식품들 찾아다니며 성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재배를 하는지, 어떻게 복용하면 좋은지 등 노하우도 생겼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씨가 완치 판정을 받은 2013년에 본격적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의 자리에 농장을 올렸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작물들이 있어요. 그냥 종자만 가져와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래 가지고는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농업기술지원센터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분들에게 배우고 와서 하나둘 종자를 심거나 묘목을 심었죠.” 부부가 몸에 좋은 특용작물을 찾아다닌 9년 가까운 시간이 곧 귀농을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처음엔 심어 놓고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땐 그냥 우리 식구들 먹는 정도였고요. 집 옥상에서 쉬쉬하며 양봉도 해보고 각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에서 하는 귀농 수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20년간 교사 생활만 해 온 우리가 귀농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뭔가 이루어질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죠.” 부부 두 사람만의 노동력으로 꾸려 나가기에는 좀 벅찬 규모의 농장이지만 그렇다고 사람 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시기가 많은데 직원을 쓸 수도 없었다. 그건 우리나라 농장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농장들이 그렇듯 필요한 작물을 재배할 때 일당제로 사람들을 불러다 쓰곤 한다. 지금은 1만 4850㎡(약 4500평) 규모의 크기에 매출액이 8000만원 정도 된다. 이 돈은 다시 인건비나 종자 비용, 시설비 등 재투자로 들어가는데, 남은 돈은 네 가족 살아가는 데 별 불편함 없는 정도의 벌이라고 한다. 농장 수입의 3분의2가 꿀벌에서 나온다. 꿀벌부터 시작해서 스테비아, 마카, 작두콩 등 수십종의 특용작물과 블루베리, 구스베리 등 베리류 과일이 사시사철 농장을 풍성하게 만든다. #농작물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특용작물은 유행을 타요. 지금은 스테비아에 열광하지만 언제 열기가 식을지 모르죠. 그래서 특용작물 하나에만 올인하면 유행 탈 땐 괜찮지만 어느 순간에 폭삭 주저앉을 수도 있죠. 그래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은 여러 수입원을 두어야 해요. 그래서 우린 벌꿀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어요.” 여러 수입원을 두는 대신 1년 내내 바쁘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수입원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다. 부부는 체험이 현장에서 끝나지 않도록 모종 심는 방법을 알려 주고 이를 집으로 가져가 가꾸도록 권유한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은 물론 기업에서도 봉사 활동이나 예비 은퇴자를 위한 체험으로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을 타면서 방과후 수업을 개발하는 업체의 제안으로 초등학교에 스테비아 모종을 납품하고 함께 교재도 개발했다. 최씨는 앞으로 체계적인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현재 경기농업대학 농업강사과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인근 중학교와 연계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농장 체험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 분들을 위해서 ‘농장 카페’를 만들어 볼 생각도 하고 있고요. 아이들부터 은퇴자들까지 농장에서 해 볼 수 있는 게 많아요. 우리 부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죠.” 그러나 특용작물은 쌀이나 보리같이 일반 작물에 비해 수요가 극히 적기 때문에 이를 유통하는 판로가 딱히 없는 것이 현실. 부부는 농작물을 평택의 로컬푸드 매장이나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00% 직거래로만 판매하고 있다. 간혹 암 환자 분들이 찾아와 이씨를 만나 위로를 얻어가는 농장이기도 하다. 그처럼 건강을 위해 특용작물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와 농장의 생산품들을 구입해 가는 덕에 농장이 유명해졌다. 부부는 농장에 가공시설을 갖춰 놓고 특용작물을 말리거나 가루나 즙으로 만들어 포장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요즘 부부가 주력하는 상품은 스테비아다. 당도는 설탕의 200~300배에 달하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 수치까지 낮춰 준다. 아닌 게 아니라 맛을 보니 너무 달아서 쓸 정도였다. 부부는 전 세계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스테비아가 슈퍼푸드로 각광받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스테비아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 “농사를 오래 지은 건 아니지만 농사에는 대박이 없는 거 같아요. 땀 흘린 만큼만 되돌려 받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1년 동안 태풍, 질병, 경기 등 변수가 너무 많아서 수익을 예측할 수 없어요. 특용작물로 귀농하시려는 분들은 기존의 농업인들이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경험이 적은 만큼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해 보면서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해요. 고정 수익을 두고 다른 한편으론 수확기가 다른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 1년 내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씩 일하듯 농사꾼들도 1년 내내 열심히 일하면 농사가 돈 안 된다는 말은 나올 수 없을 겁니다.” 부부가 이곳에 처음 정착했을 땐 주변 농가에서 “저 부부는 만날 공부만 한다”, “이상한 것만 가져다 키운다”며 의심 어린 눈길을 보냈다고 한다. “평생 한 가지 작물만 재배해 본 이웃 농민들이 하나둘 특용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같은 작물을 키우다 보면 정보도 교류할 수 있고 판로도 더 넓어질 거예요. 마을 전체가 특용작물의 ‘특화 농촌’이 되는 거죠. 농사 지어 우리만 부자 될 생각은 없어요. 우리 이웃들, 다믈농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농사를 짓는 거죠.” 다믈은 절망에 빠져 있던 이씨를 다시 삶의 최전선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이름이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사설] 포퓰리즘의 산물 48% 면세자, 국회가 책임지라

    과다한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2014년 기준으로 근소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면세자 비율이 48.1%에 이르면서 조세 왜곡 현상을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여야 3당 모두 그 당위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증세에 가장 적극적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경제통인 최운열 의원이 지난주 “근로소득자 중 48%가 근소세를 납부하지 않는 것은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근로자 면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 포인트 높다면 공평과세의 원칙에 어긋날뿐더러 늘어가는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도 어렵다. 선거를 앞두고 늘 무원칙한 세금 감면 조치를 남발했던 정치권이 자신의 원죄를 깨닫고 결자해지할 때다. 그런데도 여야 3당이 또 차기 대선에서 표를 의식해 주저하고 있는 게 문제다. 면세자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서로 ‘고양이 목에 방울은 네가 달아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소비 위축이 심각한 현 상황에서는 무리라는 핑계를 대고 있다. 제1야당인 더민주는 “정부가 먼저 면세점(상향)과 관련한 대안을 가져와야 한다”며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2013년 정부가 근로자 연말정산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연봉 3450만원 이상의 세액 부담이 다소 늘자 “중산층에 세금 폭탄” 운운하며 ‘융단 폭격’을 하더니 이제 안면을 싹 바꾼 형국이다. 물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부의 재분배 기능에 초점을 맞춘 조세 정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민주가 마련한 세법 개정안대로 연봉 5억원 이상 과세표준을 새로 정해 세율 41%를 적용하더라도 늘어나는 세수는 연 6000억원 정도라고 한다. 부자를 혼내 생색을 내는 의미 이상의 복지 재원 조달 효과는 없는 셈이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대로 “고소득층에 대해 증세를 추진하는 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포퓰리즘 차원서 남발한 조세 감면 거품부터 걷어내야 할 이유다. 현재 근로자 중 48%, 다시 말해 2명 중 1명꼴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면? 이는 조세 정의의 실종이라는 원론을 넘어 장기적으로 국민경제의 건강을 해치는 영양제 주사만 과잉 처방하는 꼴일 게다. 이는 역으로 국민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세원은 넓히고 세율 인상은 적정선을 지켜야 할 근거다.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경제 체질 개선과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한 안정적 세수기반을 구축할 수 있음을 여야는 유념하기 바란다.
  • [한방으로 잡는 건강] 피부염엔 스테로이드?… 침구 치료해 보세요

    무더운 여름은 피부염 환자에게 고통의 계절이다. 무덥고 습한 날씨, 냉방기를 가동해 건조해진 실내 공기 탓에 피부염 증상이 날로 심해지는데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피부를 긁느라고 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럴 때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약물이 피부염에 널리 쓰이는 스테로이드 제제다. 스테로이드 제제가 소량 섞인 로션만 발라도 가려움이 금방 멈춰 의존도가 높지만 부작용도 커 요즘에는 경증 피부염 환자에게까지 스테로이드 제제를 함부로 처방하진 않는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남용하면 각질, 소양감, 원인불명의 염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경증 피부염은 사실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보습제만 철저히 발라도 일시적으로 아프고 가려운 느낌이 금세 가라앉는다. 보습을 해도 증세가 계속되거나 스테로이드 제제 부작용을 겪은 환자는 한의학적 치료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조선말 명의 최규헌은 ‘소아과비방’에서 음식의 독, 화 때문에 피부 질환이 생긴다고 썼다. 현대 의학에서 추정하는 아토피의 원인인 유전, 음식물 알레르기, 스트레스 등과 정확히 일치한다. 병태와 치료 경과도 자세히 적었는데,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다. 외국에선 부작용이 있는 스테로이드제를 대체할 약물을 한의학에서 찾고 있다. 일본은 아토피 피부염에 보중익기탕, 계지복령환 등 한방제제를 병행 투여한다. 피부염에 한방제제를 함께 사용하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외용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와 독일 뮌헨공대 연구에서는 침구 치료가 가려울 때 복용하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도움말 선우유정 스킨룩스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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