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처방전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차병원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10·15 대책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세한도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검찰청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70
  • 새달부터 소비자 약값 줄어든다

    오는 7월부터 약국 조제료가 인하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값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14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따르면 조제 일수에 따라 산정되던 의약품 관리료를 방문 횟수 기준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원외 약국 전체 의약품 관리료의 71%를 차지하는 1~5일분까지의 수가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6일분 이상은 6일분 수가(760원)를 일괄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60일분의 고혈압약을 처방받은 환자의 경우 이제까지는 의약품 관리료로 830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230원만 내면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담금도 1940원에서 530원으로 줄어든다. 며칠분의 약을 짓든 6일분 수가로 통일되기 때문이다. 환자가 처방전을 갖고 약국에 가면 약품비 외에도 다양한 약국 조제료(수가)를 지불한다. 약국 조제료는 조제료와 의약품 관리료, 복약 지도료, 약국 관리료, 조제 기본료 등 5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30%는 본인이, 70%는 건강보험으로 부담한다. 복약 지도료와 약국 관리료, 조제 기본료는 방문 횟수로 산정된다. 각각의 수가는 복약 지도료 720원, 조제 기본료 950원, 약국 관리료 500원 등이다. 반면 조제료(약제를 만드는 행위에 지급)와 의약품 관리료(의약품의 구입·처방·보관·진열·처리 등 관리 행위에 지급)는 며칠분의 약을 짓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졌다. 1일치 의약품 관리료는 490원, 2일치 530원, 91일치 이상은 3560원으로, 전체 조제 일수를 25구간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비용이 비싸지는 구조다. 그러나 의약품을 관리하는 비용은 며칠분의 약을 짓는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의약품 관리료 산정은 조제 일수가 아닌 방문 횟수로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건정심은 또 원내 약국(의료기관 내에 있는 약국)의 의약품 관리료는 방문 횟수당 1일분 수가를 적용하고, 입원은 현행 25개 구간을 17개 구간으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더불어 병·팩 단위 약제는 별도로 조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조제료 산정 기준을 조제 일수가 아닌 방문 횟수로 바꾸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로 원외 약국 901억원, 원내 약국 140억원, 병·팩 단위 조제료 12억원 등 연간 1053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입자, 공급자, 정부 등이 공동 노력으로 재정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한 개선안”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Y(당시 45세·여)씨는 범인의 인상착의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잔혹의 끝을 보았기에 기억을 되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문이었다. 2007년 4월 15일 오전 8시 45분 대전 대덕구의 한 건물 지하 1층 P다방. 문을 열자마자 30대 남자가 거칠게 안으로 들어왔다. 내부에는 종업원 C(당시 47세·여)씨뿐이었다. 약간의 몸싸움이 있은 후, 날카로운 흉기가 C씨의 목을 갈랐다. C씨는 외마디 비명을 지른 채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다. 변태성욕자였던 남자는 더운 피를 쏟고 있는 시신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Y씨가 다방에 출근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계산대에 있어야 할 C씨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범인과 눈이 마주쳤다. 범인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Y씨는 몸과 마음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입고 말았다. 경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다방 살인현장에서 50여개의 증거물을 수집했다. 하지만 딱 부러지는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인 증거물은 오히려 현장 밖에서 나왔다. ‘이쯤에서 버려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범인은 다방에서 500m 떨어진 도로변에 피 묻은 휴지를 버렸다. 1.5㎞ 더 떨어진 금강변에서는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검정색 점퍼가 발견됐다. 범인은 강을 따라 도주한 듯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온 점퍼는 육안으로는 혈흔을 발견할 수 없었다. 흐르는 강물이 피의 흔적을 지운 듯했다. 그렇다면 이제 기대를 걸어볼 것은 ‘루미놀’(luminol) 시험. 미국 수사드라마 CSI 시리즈에도 자주 나오는 루미놀은 사건현장에 남은 혈흔을 극소량까지도 찾아낼 수 있는 물질이다. 물이 가득 찬 양동이에 단 한 방울의 혈액만 떨어져도 DNA를 감별할 수 있을 만큼 감도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주로 범인이 핏자국을 감추기 위해 증거물 세탁을 시도했을 때 유용하다. 특히 신선한 혈액보다 시간이 지난 혈흔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루미놀 용액과 과산화수소수 혼합액을 핏자국이 있을 만한 자리에 뿌리면 된다. 피가 있는 자리라면 화학반응에 일시적인 발광현상을 일으켰다가 사라진다. 다행히 성과가 있었다. 피 묻은 휴지와 점퍼에서 숨진 C씨의 것 말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성의 DNA가 동시에 검출됐다. 이제 남은 일은 그 주인을 찾는 것. 하지만 이후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용의자의 DNA만 확보했을뿐 이것을 누구와 비교할지가 막막했다. 이런 가운데 국과원의 다른 실험실에서는 범인을 쫓는 새로운 분석이 한창이었다. 성(性) 염색체인 Y염색체를 이용해 범인의 성(姓)이 김씨인지 이씨인지 박씨인지를 가려내는 시도였다. Y염색체는 남성에게만 존재하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유전된다. 우리나라처럼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는 사회에서는 Y염색체의 유전적 지표(STR)를 분석해 공통점을 찾는다면 범인의 성씨를 특정할 수 있다고 국과원은 판단했다. 국과원은 1차로 자체 보유하고 있던 동종 전과자 등 1000명의 Y염색체 STR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범인의 Y염색체 단상형이 오(吳)씨 성을 가진 2명과 일치했다. 국과원은 사건 현장 인근에 오씨 집성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차 분석에 들어갔다. 집성촌 주민 19명의 동의를 얻어 상피세포를 분석했다. 역시 Y염색체는 특정 부위에서 공통점을 나타냈다. 국과원은 결국 수사팀에 “용의자는 오씨일 가능성이 크다.”고 통고했다. 사건발생 50여일 만인 6월 4일 경찰은 경기 광명시에 숨어 있던 범인 오모(당시 35세)씨를 검거했다. 그는 1989년 충남 연기군에서 할머니와 어린이 등 3명을 살해한 죄로 15년을 복역하고 2년 전인 2005년 만기 출소한 상태였다. 17년 전 범행 때에도 시신에 몹쓸 짓을 하는 등 수법이 비슷했다. 오씨는 “돈이 떨어지자 교통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방에 들어가 금품을 빼앗은 뒤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했다. 시신에 변태적인 방법으로 성욕을 푼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수사경찰은 “범인의 점퍼에서 점안액이 나왔는데, 그 안약이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병원 기록을 추적하며 포위망을 좁혀 갔다.”면서 “이 과정에서 용의자가 오씨라는 국과원의 분석은 불특정다수인 점안액 구매자들 가운데서 용의선상 인물을 압축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국과원 관계자는 “지금은 살인이나 성 범죄자와 같은 흉악범의 DNA는 국가 차원에서 영구 보존하도록 해 재범 방지 등에 활용하고 있지만 2007년 오씨가 출소할 때만 해도 범죄자 DNA은행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DNA를 통한 성씨 규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성씨가 생물학적으로만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를 입양했다든지 부인의 외도를 통해 임신이 된다든지 하는 변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과원 관계자는 “한국인의 5대 성씨(김, 이, 박, 최, 정)는 본관 또한 워낙 다양해 부계 유전의 일관성이 결여되는 약점도 있다.”면서 “염색체를 이용해 성씨를 판별하는 것은 수사에서 제한적이고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모든 가격파괴 정책 타깃은 가격에 흔들리는 10% 고객

    ‘훌륭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많이 팔리는 상품이 훌륭한 것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을 빗대 유통업계에 전해 내려오는 금과옥조다. 유통 채널별로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편익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싸고 질 좋은 제품을 ‘득템’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심리를 바탕으로 유통업체들은 ‘미끼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대형마트는 중간 유통과정을 대폭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팔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미끼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업태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이후 미끼 마케팅 등장 미끼전략이 불붙기 시작한 때는 2009년 이후. 1993년 이마트 창동점이 처음 들어선 이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다가 2009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이란 쓴맛을 봤고 시장 포화상태로 몸집 불리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는 처방전으로 미끼마케팅이 등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훨씬 우월한 온라인 오픈마켓과 접근성의 이점을 지닌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한 뒤 대형마트들이 미끼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휴지, 기저귀, 세제 등 일부 생필품의 가격을 격주 단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하이 앤드 로’(high and low) 기법으로 한동안 소비자들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얄팍한 상술에 할인 물건만 콕 집어가는 ‘체리피커’형 소비자의 출현으로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다 들쭉날쭉한 가격으로 불신만 더해 갔다. 고물가 시름이 깊어진 지난해부터 대형마트들의 미끼전략은 더욱 치밀해졌다. 온라인몰의 식품 매출이 급신장하는 등 다른 유통 채널에 소비자를 빼앗긴 것도 한몫했다. 한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이 대형마트를 갈 때 가족을 동반한다. 방문 시간대도 주로 주말이나 휴일로, 이용자들은 대형마트 나들이를 하나의 이벤트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벤트를 기대하는 가족 단위 이용자들의 다양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매출 성적표와 직결되는 셈이다. 골목상권, 중소업체를 고사시킨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삼겹살, 두부, 생닭, 콩나물에서부터 치킨, 피자, 자전거, 골프채, 넷북, LED TV 등 여러 가족 구성원들을 ‘낚기’ 위해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미끼상품이 출현하는 이유다. ●더이상 동일 제품·가격 상식 안통해 품목의 다양화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격 정보를 접하면서 소비자들은 날로 똑똑해지고 있다. 최근 정재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격 2.0, 새로운 가격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동일제품 동일가격’에 대한 상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소셜커머스의 출현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기업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마케팅전문가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아무리 기발하고 재미있는 광고나 혁명적인 마케팅 기법도 두 번 감탄을 자아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의 굳게 닫힌 지갑을 여는 힘은 가격이라는 것. 국내의 한 트렌드 분석기관의 조사 결과에서도 구매를 결정 짓는 동기들인 접근성, 체험, 제품, 서비스, 가격 가운데 가장 큰 것이 가격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언가 늘 사야 한다. 여기서 가장 똑똑한 선택은 ‘잘 사는 것’이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요즘 잘 고른 미끼상품 하나는 똑똑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위안을 준다. 그러면 미끼전략은 언제나 모든 소비자들에게 먹힐까.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모든 가격파괴정책은 가격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10%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90%의 소비자가 할인과 상관없이 늘 가던 곳을 가는 상황에서 매출 목표치 달성의 관건은 이 10%의 고객을 어떻게 유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수능 영어’ 대체할 ‘국가영어능력시험’ 어떻게…

    ‘수능 영어’ 대체할 ‘국가영어능력시험’ 어떻게…

    고교생용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의사소통 능력 측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6년 넘게 배우고도 정작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하거나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벙어리 영어실력자’만 만들어 낸다는 비판에 따른 보완책인 셈이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2급과 3급으로 구분된다. 2급은 영어 관련 학과 등 대학에 진학해 공부할 때 필요한 기초학문 영어 사용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에 비해 3급은 일상에서 쓰이는 실용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비교하자면 2급은 토플, 3급은 토익과 비슷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오석환 교육과학기술부 영어교육정책과장은 “2급과 3급 구분은 수준 차이가 아니라 중점 평가항목에 따라 구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교생용인 2·3급 시험은 고3 때 또는 대입 희망자가 일정 기간 동안 2차례 응시할 수 있다. 다만 선행학습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고3 이전에는 응시할 수 없다. 2차례 시험성적 가운데 좋은 성적을 택하면 된다. 시험 유형도 응시자가 선택하며, 2·3급 중 하나를 두번 칠 수도, 둘을 번갈아 볼 수도 있다. 평가는 절대평가로 이뤄져 A, B, C 등 패스(Pass)등급 3등급과 평가 불가인 F(Fail) 등 4등급으로 나눈다. 다른 응시자와 점수를 비교하는 현재의 수능 외국어 영역의 상대평가와 달리 일정한 능력을 갖추면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게 고안됐다. 2급과 3급 모두 듣기·읽기·말하기·쓰기 4개 영역으로 시행되며, 문항수는 듣기와 읽기가 각각 32문항이다. 말하기는 2급, 3급 모두 4문항씩이다. 쓰기의 경우 2급은 2문항, 3급은 4문항이 출제된다. 시험시간은 듣기 35분, 읽기 50분, 말하기 15분, 쓰기 35분 등 4개 영역에 총 135분이 주어진다. 시험은 현행 수능 영어보다 조금 더 쉽게 출제된다. 시험에 나오는 어휘 수도 2급은 3000개로, 현행 수능보다 1000단어 이상 적고 3급은 이보다 더 적은 2000개가 나온다. 2급 시험 읽기영역의 예상정답률도 수능보다 5~10% 정도 높게 출제할 방침이다. 객관식도 수능의 5지 선다형과 달리 4지 선다형이다. 쉬운 시험과 의사소통 능력 강조는 이날 제시된 예시문제에서도 확인됐다. 예시문제에는 현행 수능에서 나오는 문법상 오류를 찾는 문제 대신 인터넷쇼핑몰의 환불 안내문을 제시하고 빈칸에 들어갈 말이나 맞는 내용을 고르거나(읽기 3급), 약 처방전에 맞는 복용법을 찾는 문제(읽기 2급) 등이 제시됐다. 쓰기도 교과서에 근거해 정보를 주고 약간의 의견을 추가해 쓰는 정도의 문제를 낸다. 예컨대 “농민을 돕고 아이들을 방과 후에 가르치는 봉사활동에 친구들이 함께할 것을 권유하는 글을 40~50단어로 쓰라.”(쓰기 3급)거나, “자신의 여행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의 장소, 방문시간, 그곳을 택한 이유 등을 60~80단어를 사용해 쓰라.”(쓰기 2급)는 등의 문제들이다. 말하기에서도 발음 평가는 최소화한다.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 여부가 아니라 이해 가능한 수준의 발음인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발음보다는 의사소통력이나 얼마나 유창하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서울 한복판 외국인관광객 피습이라니…

    우리나라에 관광하러 온 외국인 여성이 인파가 북적이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했다. 도심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 충격적이다. 지난 26일 초저녁 명동의 한 대형쇼핑몰 근처에서 주일 미국대사관에 근무하는 A(48)씨가 괴한에게 흉기로 복부를 세 차례 찔렸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여행 중이던 직장동료의 도움으로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괴한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달아났다.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추정된다지만 이래서야 외국인들이 안심하고 한국관광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무차별 습격이 재발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발을 돌릴 것이다. 이웃 일본 등 외국에서도 무차별 습격 사건이 일어나긴 한다. 내·외국인을 안 가리는 이러한 범죄는 뚜렷한 동기가 없는 우발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실업난이나 사회 양극화 심화로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양극화를 완화하고, 고용을 적극 창출해 잠재적 사회불만 세력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인 처방전이 될 수 있다. 정신병력자의 철저한 관리도 요청된다. 특히 이 사건이 외국인 적대 행위로 비치지 않게 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 일은 우리 사회 일각의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880만명이었다.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해 귀화한 외국인이 현재 1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 외국인은 우리의 관광 수입을 늘려 주거나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해 주는 소중한 존재다. 관광객이나 국내거주 외국인들이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은 진심으로 껴안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사회를 만들어 세계 속의 한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
  • [사설] 약국 밥줄보다 국민 편익이 우선이다

    정부가 감기약·소화제·해열제 등 가정 상비약을 약국이 아닌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파는 방안을 다음 달 중에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전성이 검증되고 오·남용의 우려가 없어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단순의약품(OTC)의 슈퍼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는 1990년대 초부터 나왔다. 보건복지부도 그동안 여러 차례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사들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는 국민 편의와 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 미뤘다가는 비웃음만 살 것이다. 심야시간이나 명절에 약국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아야만 했던 국민의 불편을 이젠 덜어주어야 한다. 대한약사회 측은 약품을 슈퍼나 편의점에서 팔면 오·남용이 늘어 약화 사고와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동네 약국들이 줄도산해 결과적으로 국민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전성이 검증된 가정 상비약의 판매만을 허용하자는 것이므로 오·남용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단순 의약품의 소매점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미국·유럽·일본보다 우리 약사회가 안전성을 더 염려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약사회도 슈퍼나 편의점에서 가정 상비약을 파는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판매 약의 범위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자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처럼 슈퍼 판매 약들의 범위도 점차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심야나 휴일에만 판매를 허용하자는 안도 제시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도 그런 방향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조제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중 일부를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안도 제시했다고 한다. 심야나 휴일 판매를 허용한다면 국민의 불편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더욱이 슈퍼에서의 약품 관리와 판매를 약사가 하도록 하면 국민도 좋아할 것이다. 또한 전문의약품이 줄고 대신 일반의약품이 늘면 약국의 파이도 커질 것이다.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불편하게만 하는 제도는 고쳐야 한다. 약사들의 밥줄을 위한 가정 상비약 소매점 판매 금지는 더 이상 용인돼서도 안 되고, 용인되기도 어렵다.
  • 서울대병원 약값 ‘1원 낙찰’의 비밀

    서울대병원 약값 ‘1원 낙찰’의 비밀

    “1원짜리 낙찰이라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딨습니까.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거지요.” 한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제약업계 리베이트에 대한 범정부적 단속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형병원들의 ‘약값 1원 낙찰’ 사례가 늘고 있다. 제약도매상들이 대형 병원에 약을 공급하면서 ‘단돈 1원’에 납품하는 것이다. 최근에 진행된 서울대병원 소요의약품 입찰에서도 ‘1원 낙찰’이 결정됐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낙찰이 변형된 리베이트가 아닌지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27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된 의약품 입찰에서 380여개 품목의 의약품이 단돈 1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원짜리 낙찰은 160여개 품목이었다. 상식적으로 1원짜리 약은 존재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이번 서울대병원의 의약품 입찰에서 1원짜리 약이 무더기로 낙찰된 이유가 있다. ●복지부 약값 차액의 70% 병원에 보상 먼저, 제약사가 대형 병원에 제공하는 ‘합법적 리베이트’라는 시각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병원이 시중 가격보다 싸게 의약품을 구입하면 그 차액의 70%를 인센티브로 병원 측에 보상한다. 즉, 제약사가 100원짜리 약을 1원이라는 ‘황당한’ 가격에 병원에 제공하면 병원은 복지부로부터 70원을 인센티브로 받게 되는 것. 대형 병원은 제약사가 주는 ‘떡’을 가만히 앉아서 받아 먹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의약품 도매상 관계자는 “쌍벌제 등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규제와 처벌이 강화되면서 변형된 형태의 저가 납품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실적으로 대형 병원이 갑이고 제약사가 을인 상황에서 잘 봐 달라는 일종의 선물(리베이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각은 제약사가 대형 병원의 처방코드를 획득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 일단 처방코드를 확보하면 해당 병원의 처방전에 그 약이 지속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시중 약국의 판매량이 증가한다. 한 의약품 도매상 관계자는 “처방코드를 얻기 위해 병원에 납품하는 약가에서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라면서 “병원에서 나가는 약보다 일선 약국 등을 통해 판매되는 약이 10배 이상 많아 제약사 입장에서는 처방코드만 확보하면 그 정도 손실은 보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형 병원에 헐값에 납품하고, 그 손실을 약국 등에서 메운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에 납품하는 약은 헐값이지만 일반 약국 등에는 정상 가격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약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인센티브제가 실제로는 대형 병원의 배만 불리는가 하면 변질된 리베이트의 통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제약사, 처방코드 획득위해 손해 감수”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저가구매 인센티브로 약값 인하 효과는 적은 반면 음성적 리베이트가 될 수 있어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서울대병원 사례에서 보듯 1원 낙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아직 도입 초기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한다] “日, 이전 경제대국과 다른모습 될 것”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한다] “日, 이전 경제대국과 다른모습 될 것”

    정신과 의사이자 문필가로 일본 사회의 집단적 정신상태에 대해 진단, 처방해 온 가야마 리카 릿쿄대 교수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동안 불황에 빠지고 국제사회의 신용도 낮아지겠지만 본래의 속도를 찾는다면 재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야마 교수는 일본의 부흥에 대해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전 같은 경제대국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월간지 문예춘추 4월호에서 일본을 ‘우울병에 걸린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런 표현은 동일본 대지진 전이었는데, 어떤 뜻에서 그렇게 본 것인가. -장기간 지속된 불황, 그리고 지금까지 ‘일본인의 특성’이라고 여겨져 온 ‘고학력’, ‘타인에 대한 배려’ 같은 것들을 일본인들이 하나둘 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어지고 그런 가운데 경쟁이나 성장만을 강요당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모든 사람이 마음의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우울증에 걸린 일본’에 대한 처방전은 무엇이었는가. -먼저 우울증 상태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더욱더 매진하고 분투하는 게 아니라 역으로 아예 여유를 갖고, 인생의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사회를 쉬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쉰다면 더욱더 국제사회에서 뒤처진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런 상태로 쉴 새 없이 달리기만 한다면 모든 사람과 조직이 다 타버리는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회 자체가 파탄날 위험성이 있다. →우울증에 걸려 있는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번의 대재해는 일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 필요하지 않은 것을 싫든 좋든 다시 되돌아 보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대지진 이전보다 더 큰 불황에 빠질 수 있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국제적인 신용도 저하할지 모른다. →대재해 이후 일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생각하는가. -대지진으로 ‘우리들이 갖고 있는 본래의 속도, 페이스’를 생각하고 찾아낼 수만 있다면 시간은 걸릴지 모르지만 일본은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 고도성장기에 일본이 달성한 ‘경제대국’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어제 재해지역인 센다이를 돌아보고 왔는데, 어떻게 느꼈나. -재해지역에서 피난민들의 정신적 구호를 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들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현장을 둘러봤는데 쓰나미의 피해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사람들이 참담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생활을 새롭게 일으켜 세우려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이번 같은 대재해를 겪으면 인간은 어떤 정신 상태에 놓이게 되는지.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하는 망연자실한 상태가 한동안 계속된다. 슬픔이나 의기소침이 나타나는 것은 그 뒤이다. 너무나도 막대한 피해에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라고 받아들이거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정신적 방위본능 혹은 기제가 작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참담한 경험을 어떻게 헤치고 이겨내야 하나. -우선은 마음의 치유보다는 내 몸의 안전과 안심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마음을 이재민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누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그것을 이재민들에게 계속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우울증에 걸린 나라’는 문예춘추 4월호에 실린 가야마 리카 교수의 칼럼 제목이다. 가야마 교수는 무엇이든 비관적이고 후회, 향수 등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 그리고 ‘타인의 행동’을 피해망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우울증이 개인 차원이 아닌 일본이란 국가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타인에 해당하는 것이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우울증에 걸린 일본은 이집트에서 일어난 반정부 민주화 시위 등에도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우울증에 대해 개인이라면 “먼저 일을 2개월 정도 쉬라.”는 처방전을 낸다. 그것이 국가일 경우 “일본도 국민 모두가 수개월의 요양기간을 갖고 외교도 중단시키는 ‘쇄국’을 하자.”는 제언을 한다. 그래서 “국내의 신뢰관계를 되찾은 뒤 다시 한번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야마 리카 교수는 1960년 홋카이도 출생. 도쿄 의과대학 출신으로 학생 시절부터 잡지 등에 기고를 했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을 살려 사회, 문화 비평을 하고 있다. 현대인의 ‘마음의 병’에 대해 관심이 깊다. 최근에 출판한 ‘살고 있는 것만으로 좋습니다’ 등 100권 이상의 저서를 갖고 있을 정도로 왕성한 문필활동을 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 젊은이들이 보여 준 응원 모습에 대해 “편협한 소(小) 내셔널리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현재 릿쿄대학 현대심리학부 교수.
  • 대형병원 바로 찾는 경증환자 부담률 30 → 50%로

    하반기부터 대학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감기 진료를 받을 경우 지금보다 3000원 이상 많은 약값을 내야 한다. 감기·고혈압 등 경증환자가 무분별하게 몰리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24일 제도개선소위원회를 열고 의원다빈도질환(경증) 환자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현재의 30%에서 상급종합병원은 50%로, 종합병원은 40%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규모가 작은 병원과 의원급은 기존의 본인부담률 30%가 그대로 적용된다. 예컨대 상급종합병원의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받은 7일치 감기약의 본인부담액이 4850원(2009년 평균)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8080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복지부는 이르면 7월부터 시행령 개정과 함께 바뀐 본인부담률을 적용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대형병원으로 경증 외래환자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경증의 범위는 감기나 고혈압, 소화기계통 염증 등 50개 내외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지난 1월 소위원회에서는 질환에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을 60%까지 올리는 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가입자 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경석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에 한해 인상하는 것이며 인상폭은 가입자의 수용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영상장비 수가 합리화 방침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CT)은 15%, 자기공명영상(MRI) 30%, 양전자단층촬영(PET) 16%를 각각 인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약국서 산 비아그라 믿었다간…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품인 양 버젓이 판매해 온 약사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유통과 관련해 약사가 재판에 넘겨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는 가짜 비아그라 등을 판매한 혐의로 윤모씨 등 약사 15명을 벌금 300만~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판매액이 소액이거나 가짜인 줄 모르고 약을 판 약사 17명은 기소유예 처분 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종로·중구 등지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한정당 2500원가량 하는 중국산 짝퉁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을 정품으로 속여 최고 1만 8000원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재래시장 보따리상 등을 통해 가짜 약을 사들였으며, 일부는 처방전 없이 약을 불법으로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판매한 짝퉁 제품 중에는 포장지에 위조 방지 홀로그램을 붙이거나 사용 설명서까지 위조한 것도 있어 일반인들이 쉽게 식별할 수 없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일부 성분 함량이 정품보다 배 이상 많아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가 시중 약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며 “조직적 유통망 적발을 위해 계속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동의보감/최광숙 논설위원

    “중국 방서(처방전)를 보니 부족함이 있다. 너는 온갖 처방을 덜고 모아 하나의 책으로 만들라.” 조선시대 선조는 임진왜란 와중이던 1596년 허준에게 명한다. 어의(御醫)이던 허준·양예수 등은 중국과 우리의 의서들을 모아 집대성하고, 임상의학적인 체험을 통한 치료 비방까지 모았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동의보감’(東醫寶鑑)이다. 정유재란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허준이 혼자 마무리를 해 1610년에 완성됐다. 15년 만의 일이다. 그 이후 동의보감은 ‘민족의 의학 교과서’ ‘한의학의 백과사전’으로 자리매김했다. 400년이 지난 현재도 임상에 쓰이는, 살아 펄떡이는 책이다. 굳이 한의원을 찾지 않아도 식당에서 동의보감을 인용해 ‘메밀의 효능은’ 식의 음식을 소개하는 글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것만 봐도 그 생명력을 짐작할 수 있다. 한의학계에서는 “동의보감 때문에 우리 의학 발전이 늦어졌다.”는 역설적인 말이 나올 정도로 우수성은 일찌감치 검증이 됐다. 중국, 일본 등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책이 나온 지 150년쯤 지나 정조 때 박지원이 베이징의 한곳에 갔는데 그곳에서 만난 유일한 조선 책이 동의보감이었다. 그것도 당대 최고 학자 능어(魚)가 ‘천하의 보물’이라는 서문을 써서 출판한 것이었다. 일본 에도시대의 한 의사도 동의보감을 ‘신선의 경지’라고 평가했단다. 당시 일본의 권력자들은 동의보감을 구해 읽는 것을 큰 특권처럼 여겼다는 얘기도 있다. 동의보감이 단순한 의학서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의학을 뜻하는 동의(東醫)라는 이름에서 보듯 중국 의학(北醫·南醫)과 구별되는 ‘의학 자주화’를 선언한 책이다. 중국의 약재에서 벗어나 우리 땅에서 나는 갖가지 향약(鄕藥)을 사용했다. 동의보감 뒤편에 약물을 정리해 놓은 ‘탕액편’이 있는데 인삼은 ‘심’으로, 길경(도라지)은 ‘도랏’(도라지의 옛 이름)으로 적어 놓고 있다.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를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특히 동의보감은 새로운 관점에서 의학에 접근하고 있다. 지금 보면 자연친화적인 의술이고, 현대의술로 풀지 못하는 질병에 대체의학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런 가치 덕분에 의학서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지 않았던가. 보건복지부가 동의보감을 영어로 번역해 세계 각국에 알린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만간 해외에서도 허준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참 딱한 노릇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치솟는 물가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5%나 뛰었다. 27개월 만에 최고다. 1월 4.1%에 이어 2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2%나 급등했다. 기름값은 12.8%, 농축산물 등 신선식품 지수는 25.2%나 올랐다. 1월 식품물가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11.6%)다.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한 물가고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몰아친 ‘피플파워’ 여파로 ‘3차 오일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데다 국제 곡물·원자재 값의 폭등세도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택한 초저금리·고환율, 사상 최악의 구제역과 이상한파 후폭풍 등 대내적인 악재도 여전하다. 물가 앙등이 장기화·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과 지난주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시적인 접근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가격통제와 고통분담 등 1970~80년대식 낡은 정책수단에 힘을 실은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사실 이같은 물가 상황은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다. 정부가 좀 더 선제적으로 정책수단을 구사했더라면,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연초부터 기업들을 윽박질러 가격을 끌어내리려다 ‘관치 논란’에 휘말린 데다 돌발적인 ‘중동변수’를 만나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힌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한 이후 ‘물가관리 부처’를 자임하고 나선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이 줄줄이 정유사와 통신사, 식품·유통업체 등을 압박했다. 일부 기업들의 생색내기 가격인하가 있었지만 물가 오름세를 잡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가격을 통제해 물가를 잡으려다간 오히려 물가를 밀어 올리게 됨을 역사는 증명한다. 정부의 압박이 아무리 거세도 기업은 결코 이문 없이 물건을 팔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경제관료들이, 직접적인 가격통제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다. “권력의 의중을 살핀 탓”이라는 업계의 볼멘소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정책 주무 장관이 “정부의 정책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토로할 만큼 정말 정부의 물가 처방전은 바닥이 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경제운용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5% 성장-3% 물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욕심을 접지 않고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현실에 맞게 금리와 환율을 운용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해야만 물가 오름세의 맥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를 낮추고 고환율 포기로 수입원가를 떨어뜨려 대외적인 인플레 압력을 줄여야 한다. 환율이 10% 정도 떨어지면 수입물가를 1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수출과 국제수지가 호조인 만큼 환율 하락의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목표성장률 5%에 기준금리 2.75%도 정상 수준은 아니다. 4% 수준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목표성장률을 낮춘다는 것은 국민에게는 경제적 고통이 뒤따르는 일이다. 아울러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당장 4·27 재·보선, 나아가 내년 총선·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대통령’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누가 표 떨어지고 인기도 떨어지는 선택을 하고 싶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성장률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하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서민의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을 윽박질러 물가를 어찌해 보겠다는 ‘비시장적 발상’에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시장경제는 가격에 순응해서 일하는 것”이라는 어느 경제학자의 말이 새삼스러운 요즘이다. obnbkt@seoul.co.kr
  • 마약 취한 앵벌이…수치심 없애려 ‘환각 구걸’

    지하철 등에서 구걸행위를 할 때 수치심을 느끼지 않기 위해 마약류를 상습 복용한 ‘앵벌이’와 이를 알고도 마약류를 무차별 처방한 의사·약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09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8월 25일까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의 병원과 약국을 돌며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3만여정을 처방받아 상습적으로 복용한 이모(33)씨를 마약류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3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씨에게 과도하게 많은 약을 처방하거나 다른 병원에서 똑같은 처방전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투약 처방·조제를 한 김모(42)씨 등 의사 55명과 약사 13명 등 6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3만정은 한명이 무려 41년간 복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씨는 환각 증세가 떨어질 때마다 처방받은 졸피뎀을 종합감기약과 함께 5∼6차례 복용하는 방법으로 하루 70∼120정을 복용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졸피뎀은 하루 최대 2정까지만 복용하도록 엄격하게 관리되는 약품이다. 경찰 조사 결과 한 의사는 한꺼번에 600정을 처방하면서 “이건 치사량이다. 원장이 알면 질책을 들을 수 있으니 일반(비급여)으로 가져가라.”고 권유했고, 다른 의사는 이씨 친누나 명의로 다량을 처방해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사들은 이씨가 졸피뎀에 중독돼 하루에 같은 처방전을 수차례 중복해 받아오는 것을 알면서도 조제해 줘 투약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찰에 적발된 의사와 약사 대부분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수치심 없애려고”···환각 상태서 구걸 행위

     지하철에서 구걸행위를 하면서 수치심을 없애려고 마약류를 상습 복용한 30대가 입건됐다. 그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와 약사들도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09년 1월1일∼지난해 8월2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의 병원,약국을 돌며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3만여정을 처방받아 상습적으로 과다 복용한 혐의(마약류관리법위반 등)로 이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졸피뎀 용량이 하루 최대 2정인 점을 고려하면 3만정은 한 명이 41년간 복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씨는 환각증세가 떨어질 때마다 처방받은 졸피뎀을 종합감기물약과 함께 5∼6차례 복용하는 방법으로 하루 70정∼120정을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씨에게 과다하게 처방하거나 같은 처방전을 다른 병원에서 중복해 받은 것을 알면서도 투약 처방·조제를 한 혐의로 김모(42)씨 등 의사 55명과 약사 13명 등 6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한 의사는 한꺼번에 600정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치사량이다. 원장이 알면 질책을 들을 수 있으니 일반(비급여)으로 가져가라.”고 권유했다.  경찰은 이씨가 앵벌이 한 돈으로 마약류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수도권 전철 등지에서 이씨와 같이 환각상태의 구걸 행위자가 더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인종마다 ‘죽음이유’ 달랐다

    인종마다 ‘죽음이유’ 달랐다

    인종마다 죽음에 이르는 이유가 달랐다. 백인은 약물 남용, 흑인은 심장질환과 에이즈, 아메리칸 인디언은 교통사고로 가장 많이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이 높고 부유할수록 폭음 성향은 더 뚜렷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13일(현지시간) 내놓은 미국 내 인종별 건강 문제 차이점에 관한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는 인종별로 교육이나 소득 격차, 종교 등 사회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며, 가난할수록, 교육을 덜 받을수록, 보험 혜택을 못 받을수록 더 짧고 아픈 생을 산다는 것이 분명히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백인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2006년, 2007년 약물 복용으로 사망한 백인은 10만명당 각각 14.7명, 15.1명으로 2003년 이후 최대치였다. 2002년 의사가 강력한 진통제나 항우울제 처방전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백인은 자살 비율에서도 아메리칸 인디언이나 알래스카 원주민과 더불어 다른 인종보다 2배쯤 높았다. 21세인 아메리칸 인디언 10만명 가운데 자살한 사람은 25명으로, 백인(14명)과 아시아인(8명)보다 훨씬 많았다. 흑인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은 주로 관상동맥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이었다. 혈압 측정, 콜레스테롤 약, 백인보다 2배 높은 입원률 등 연간 70억달러에 이르는 예방 조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06년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흑인은 10만명당 161.6명으로 아시아인(77.1명)이나 백인(134.2명)을 크게 웃돌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진료비 부당청구 병·의원 등 신고 33명에게 1억 5256만원 포상금

    “바가지를 썼나 안 썼나, 진료비 청구서 내역을 꼼꼼하게 확인하세요. 의심되면 바로 신고하세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진료비를 허위·부당 청구한 병·의원 등 요양기관을 신고한 고발자 33명에게 포상금 1억 5256만원을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포상금 최고액은 2464만원으로, 간호사를 허위 신고·배치해 입원료를 더 받고, 요양시설 입소자들의 증상을 전화로만 상담하고 모두 2억 1195만원을 공단과 환자에게 부당 청구한 요양기관을 신고한 고발자 Q씨에게 돌아갔다. 또 ▲의사면허 자격정지 기간에 외래진료와 수술을 하고 진료비 1억 6592만원을 청구한 사례(포상금 1576만원) ▲입원환자 식비를 부풀리고, 외래환자를 입원환자로 둔갑시키고, 간병인의 노무를 간호사가 한 것처럼 속여 1억 4303만원을 청구한 병원 사례(포상금 1601만원)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을 무시하고 저가의 약을 처방한 뒤, 고가의 약제비를 청구한 사례(포상금 401만원) 등의 신고자들이 포상금 지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부당청구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요양기관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신고할 수 있다. 신고 후 허위·부당 내용이 확인되면 요양기관 종사자일 경우 포상금은 부당금액의 10~30%(최대 1억원)가, 일반인은 20% 정도(최대 500만원)가 주어진다. 건보공단은 2005년 제도 시행 이후 29일 현재 총 559건을 접수, 허위·부당 청구 금액 49억 3251만원을 환수 조치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16세기 들어서면서 조선 전역에 역병(疫病)이 창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근과 전쟁(임진왜란)이 덮쳐 백성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갔다. 의서는 넘쳐났으나 처방전에 적힌 중국 약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약값도 턱없이 비쌌다. 게다가 시대마다 다양한 유파들의 의론(醫論)이 서로 다른 까닭에, 이 중국 의서들을 실전에 이용하기란 여간 혼란스럽지 않았다. 이에 선조는 조선의 실정에 적합한 의서를 간행하라는 명을 내린다. 하교를 받은 허준은 양예수, 정작 등과 함께 동의보감 편찬에 착수했다. 초기엔 함께 작업을 했으나 후반기 작업은 허준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 편제 방침은 번다한 중국 의서를 정리하고, 구하기 쉬운 향약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엇보다 삶의 수양을 약이나 침 치료 우위에 두어 생활을 바꿔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는 양생적 패러다임을 담아내는 데 있었다. ‘동의’(東醫)라는 뜻은 ‘북의’와 ‘남의’라는 중국 의학의 두 축에서 벗어난 조선의 독자적인 의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동의’의 지엽성은 중국과 일본에 이 책이 전해지면서 보편적인 명사로 거듭났다. 중국의 임상가들을 사로잡았고, 일본 전통 의학의 표준을 제시한 책. 동의보감 안에는 도대체 어떤 진경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인간의 몸은 우주의 통로 “둥근 머리는 하늘을 상징하고 모난 발은 땅을 상징하며, 하늘에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四肢)가 있고, 하늘에 오행(五行)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으며, 하늘에 육극(六極)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六腑)가 있고,…”(동의보감, 신형문) 동의보감은 자연의 형상과 사람의 기관을 비유하는 것으로 첫 장을 열었다. 요지는 사람의 몸과 우주는 통해 있다는 것. 여기에 배경이 되는 이론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다. 본시 음양과 오행은 몇 가지의 코드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동시에 해석하고 연결한다. 동의보감은 이 언어를 바탕으로 “천지의 정기(精氣)가 만물의 형체가 되는” 이치를 사람의 몸에 적용했다. 그렇게 천지의 기운은 사람의 몸과 마음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통하면 아프지 않고(통즉불통), 통하지 않으면 아픈 것(불통즉통). 바로 이러한 이치가 동의보감 양생 의학의 핵심이다.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마음으로 통해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도 서로 소통한다. 구체적으로 간(肝)은 분노, 심(心)은 기쁨, 비(脾)는 생각, 폐(肺)는 슬픔, 신(腎)은 두려움의 감정과 연결된다. 예컨대 화를 자주 내면 간이 상한다.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다치며, 두려움이 지속되면 신장에 병이 생긴다. 감정은 삶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장육부가 연동하는 것은 질병이 삶 전체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병의 치유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인 셈. 이러한 양생관은 몸과 삶을 단절시켜 병균을 막으려는 위생 의료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이다. ●비워야 산다 이런 양생적 신체를 갖는 구체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삶의 찌꺼기를 덜어내면 된다. 언제나 몸의 안팎에 적체된 삶의 잉여가 소통의 길을 막는다. 몸 안에는 혈전· 근종과 암세포·담음(痰飮) 등이 쌓이고, 삶에서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잉여물이 쌓인다. 잦은 감정의 분출, 넘치는 말, 그리고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쌓아둔 재물 등이 그것이다. 약과 침은 몸 안의 찌꺼기들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기본적으로 삶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는 법. 삶이 변해야 몸도 변한다. 따라서 삶에서 덜어내면 몸의 찌꺼기도 비워진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해야 한다.…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벌써 다 낫게 된다.”(동의보감, 신형문) ●현대 임상의학을 넘어서 바야흐로 의료 소비의 시대다. 첨단 진료 장비와 의료 서비스는 날로 진보해 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더욱 소외된다. 이에 사람들은 ‘대체의학’을 찾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되길 원했고, 기왕이면 스스로 치유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제법 의미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었음에도, 많은 대체의학들은 웰빙 소비상품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기 몸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의 이치는 오히려 이 시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몸과 마음 질병과 삶 그리고 우주를 엮는 광대한 시야,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삶의 용법을 기술해 놓은 치밀함, 무엇보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이 용법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쓸 수 있도록 편제되었다는 점. 동의보감의 이런 미덕은 현대 임상의학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삶을 통찰하고 재구성하는 자기 구원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동의보감은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록유산이 됐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사람들에게 거의 읽혀지지 않은 책이다. 그것은 의학은 어려운 것, 하여 의사만이 취급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질병의 치유는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주체적인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게 되면, 병을 포함한 삶의 치유법을 스스로 찾게 될 것이고, 그 지점에서 동의보감과 새롭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안도균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약국 복약지도 있으나마나

    약국의 복약지도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당국마저 문제를 외면하는 가운데 일반인들만 약물 오·남용으로 피해를 보고 있으나 책임 있는 실태조사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사들의 직무 태만, 당국의 무책임한 방치가 문제지만 적지 않은 약국들이 약사도 아닌 전산원을 ‘약국 카운터’에 내세워 약을 판매하거나 조제하게 하는 등의 문제도 중요한 요인이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는 환자나 의약품 구매자에게 의약품의 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저장방법, 부작용, 상호작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복약지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 약국은 드물다. 의사가 처방한 복약 일수와 복용량에 따라 “식후 30분에 드세요.”라고 하는 게 고작이다. 환자의 병명을 확인하지도 않고 엉뚱한 복약지도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생 김모(22)씨는 “병원에서 코 안이 헐어 ‘안연고’를 처방받았는데, 약사는 “다래끼 났네요.”라며 눈에 바르는 방법을 일러줘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약사가 복용 후 졸릴 수 있다며 점심용을 구별해 먹으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저녁에 먹을 약에 표시를 해줘 약 복용 후 오후 수업시간에 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의약품 오·남용 등으로 인한 부작용 신고 건수는 2만 6827건에 달했다. 문제는 일반인이 약국에 지불하는 약값에 약사들의 복약지도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환자가 지불하는 약값은 ‘약품비’와 ‘조제료(진료행위료)’로 구성되는데, 이 ‘조제료’ 속에 ‘약국관리료’, ‘의약품관리료’, ‘조제기본료’, ‘처방조제료’와 함께 ‘복약지도료’가 포함돼 있는 것. 특히 이들 비용은 처방 일수나 약국 방문시각 등에 따라 달라져 야간이나 공휴일에는 같은 약이라도 값이 비싸진다. 시민들은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약품을 전달만 할 뿐 복약지도를 거의 하지 않는데도 막대한 건보 재정을 쏟아붓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 비용을 절감해 중증질환자를 지원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조제료가 많다지만 병원이 받는 진료비에 비하면 2조 6000억원은 오히려 싼 값”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다년간 지속돼 온 약국 카운터의 문제와 관련, 보여주기식 약사 감시는 없을 것”이라며 “강력한 기획점검을 하겠다는 뜻을 대한약사회 측에 이미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LG U+, 백병원과 MOU “IT 최첨단 의료서비스 제공한다”

    LG U+, 백병원과 MOU “IT 최첨단 의료서비스 제공한다”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LG U+는 인제대학교 백병원과 유무선 통합 서비스 구축 및 IT 최첨단 원스톱 의료서비스 솔루션 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4일 체결했다.이번 MOU는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가 완화되고 의료법인 대형화로 무한 경쟁 상황에서 첨단 IT인프라를 통한 핵심 기반의 필요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이에 LG U+와 인제대학교 백병원은 인터넷 전화,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SMS 등 음성 및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IP Telephony시스템을 구축한다.또 이를 활용해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구내에서는 와이파이를 통해 VoIP와 데이터서비스를, 외부에서는 이동통신망을 통해 음성과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PC에만 의존했던 의료정보 솔루션 및 그룹웨어와 통합 커뮤니케이션(UC) 솔루션을 모바일 병원(M-Hospital) 서비스로 실현한다는 계획이다.인제대학교 백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처방전달시스템, 의학영상정보시스템 등 의료정보솔루션을 그룹웨어와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결합시킨다.이를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편리하게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인제대학교 백병원은 인제대학교를 비롯한 서울, 일산, 상계, 부산, 해운대 등 전국 5개 백병원의 모든 IT인프라와 의료 솔루션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병원 내에서 통화료 절감은 물론 진료효율 및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편 LG U+와 인제대학교 백병원은 스마트폰 의료 애플리케이션 공동 개발하고 국내 최대 전국 의료 네트웍을 보유한 백병원의 차별화된 유무선 통합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는 등 의료분야에 앞선 모바일 병원(M-Hospital)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백낙환 인제대학교 백병원 이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의료정보솔루션과 그룹웨어가 스마트폰으로 결합돼 백병원의 업무 효율성은 물론 환자의 편의성도 높아졌다.”고 밝혔다.이상철 LG U+부회장은 “국내 최대의 전국 의료 네트워크를 보유한 백병원과 스마트폰 기반의 차별화된 의료정보 솔루션을 제공하는 LG U+가 상호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환자들이 인정하는 IT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김황식 총리 후보자 거세지는 의혹들

    김황식 총리 후보자 거세지는 의혹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추석연휴 내내 청문 준비에 올인했던 야당 청문특위 위원들은 24일 위장전입, 허위 재산신고, 병역기피 의혹 등을 추가로 내놓으며 ‘현미경 청문회’를 예고했다.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자가 1981년 대전지법 서산 지원 판사 재임 당시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대전지법 서산지원 판사로 재직하던 1981년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실거주지인 서산에 전입한 뒤 8일 만에 서울 논현동으로 재전입했다는 의혹이다. 김 후보자는 80년 9월부터 81년 8월까지 대전지법 판사로 일했다. 통상 발령 뒤 실거주지 이전 신고를 14일 내에 해야 하지만 김 후보자는 9개월 뒤인 81년 5월7일 충남 서산군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그후 8일 만인 5월15일 기존 주소지였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재전입했다. 김 의원은 “법과 양심을 지켜야할 법관이 실정법을 어겨가며 운전면허 취득이란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전출입을 했다.”면서 “특히 살지도 않는 서울 논현동으로 8일 만에 다시 주소를 옮긴 건 더 큰 문제로 명백한 위장전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평일에는 직장이 있는 충남 서산에서, 주말에는 가족이 있는 서울에서 생활했다.”면서도 “주말, 휴일에는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주민등록을 옮긴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시인했다. 김 후보자가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출한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분석한 결과 보험료, 신용카드사용액 등을 다 합쳐도 연간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06~2009년 4년간 총수입은 3억 5992만원이지만 총지출은 4억 3334만원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7342만원 더 많았다. 정 의원은 “2007년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만 김 후보자의 급여액을 넘는다.”며 자금 출처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임 의원은 “4년간 예금은 6711만원이나 늘었는데 또 다른 수입원이 없는 한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임 의원은 재산 축소 신고나 누나 등 제3자의 도움을 받고도 세금을 안 낸 증여세 탈루로 해석했다. 임 의원은 전날에도 16년간 두 자녀들의 유학 비용을 공개하지 않은 김 후보자에 대해 수억원을 누나들이 대준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4억원이 들었으며 대법관, 감사원장 거치면서 대략 연소득이 1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근검 절약하면 감당할 수 있다.”고 부인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3개월마다 눈 상태를 점검받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정 의원은 세금공제내역에 병원에 간 기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의료비 공제가 2006년 15만 5240원 이후 단 한푼도 없었다.”면서 “병원에 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점검을 받은 것인지, 부동시 보완 목적의 안약은 처방전 없이 어떻게 구했는지 알 수 없다.”고 캐물었다. 총리실은 의료비 소득공제대상 미만이라 못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위로 공직자 재산신고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0년 공직자 재산등록 과정에서 누나에게 빌렸다는 4000만원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제출한 ‘사인 간 채무내용 확인서’에는 2000년 누나로부터 4000만원을 빌렸다고 진술했으나, 재산등록 서류에는 기록이 없다. 재산등록 허위신고는 공직윤리법상 해임 또는 징계의결 사유가 된다. 이 의원은 “누나한테 돈을 받으면 청문회에서 증여세 미납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사인 채무로 ‘말 바꾸기’를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총리실 측은 “누락이 아니고 1999년 4000만원이 400만원으로 적힌 단순한 오기”라면서 “거래내역을 증빙해 채무정정 확인서를 다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김규환·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