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처방전
    2026-01-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47
  • 대법 “전화 진료후 처방 위법 아니다”… 헌재와 또 대립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전화 통화로만 환자를 진료하고 약을 처방해 준 혐의로 기소된 의사 신모(4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직접 진찰’의 의미를 ‘대면 진료’로만 해석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지난해 3월 결정과는 다른 판결이다. 의료법 17조 1항은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가 아니면 진단서, 검안서, 처방전을 작성해 교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직접 진찰한 의사’라는 조항은 스스로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일 뿐 대면 진찰이나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일반을 금지하는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전화 진찰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직접 진찰’을 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전화 진찰은 직접 진찰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위법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신씨는 2006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자신의 병원에서 1차례 이상 진료를 받고 ‘살 빼는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통화만 한 뒤 이들에게 처방전을 작성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의사가 전화 통화로 진료를 하는 것은 환자가 치료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진료 의무가 소홀해질 수 있고 약물의 오남용 우려도 크다”며 신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1심은 벌금 250만원, 2심은 벌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신씨는 항소심 도중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당시 헌재는 신씨에게 적용된 의료법 규정을 재판관 4(합헌):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해당 의료법의 헌법 위배 여부를 따져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고, 대법원은 합헌인 의료법 조항을 해석한 것”이라며 “헌재와 대법원이 갈등을 빚을 소지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관계자도 “합헌 결정은 법원에 기속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논란이 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은 경제전망 수정] 정부·한은, 투자·소비 등 성장전망은 동일… 진단·처방은 상반

    [한은 경제전망 수정] 정부·한은, 투자·소비 등 성장전망은 동일… 진단·처방은 상반

    3월 28일과 4월 11일. 한 달도 채 안 되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0.3% 포인트 차이가 난다. 2.3%로 전망한 정부는 ‘한국판 재정절벽’(급격한 정부지출 감소)으로 경기가 하반기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처방전도 다르다. 정부는 돈(추가경정예산)을 대거 풀어 경기를 풀무질해야 한다고 하고, 한은은 일단 지켜보자며 금리를 동결했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11일 “정부가 예상한 12조원의 세입 결손은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2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2% 포인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이 세입 결손을 반영했을 경우 성장률 전망은 2.4%로 내려가 정부 전망(2.3%)과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실제 물가·민간소비·설비투자 등 성장의 주요 항목들을 놓고 보면 정부와 한은 전망이 똑같다. 같은 숫자를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하반기에 3.3%로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기존 성장경로 전망을 고수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성장률이 위로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최근 발언과 대조된다.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2.3%로 보면서 글로벌 경기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수요 부진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5%로 같지만 한은은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기재부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한은은 장밋빛, 기재부는 회색빛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비슷한 숫자를 놓고 (정부와 한은이) 다른 처방을 내린 것이어서 국회와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은 임직원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 ‘사찰’에서 근무하고 좋은 집만 오가다 보니 서민 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현실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냉소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일단 한은의 독립성은 지킨 모양새가 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만 정부 압력으로 내린다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총액한도대출이라는 양적완화를 한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가 안정되면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금리를 내려도 별 소용이 없다”며 “비(非)통화 정책으로 양적완화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제전망 기관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믿음보다 더 독립적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부·한은, 경기 인식은 동일…전망은 장밋빛·회색빛 ‘엇박자’

    정부·한은, 경기 인식은 동일…전망은 장밋빛·회색빛 ‘엇박자’

    3월 28일과 4월 11일. 한 달도 채 안 되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0.3% 포인트 차이가 난다. 2.3%로 전망한 정부는 ‘한국판 재정절벽’(급격한 정부지출 감소)으로 경기가 하반기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처방전도 다르다. 정부는 돈(추가경정예산)을 대거 풀어 경기를 풀무질해야 한다고 하고, 한은은 일단 지켜보자며 금리를 동결했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11일 “정부가 예상한 12조원의 세입 결손은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2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2% 포인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이 세입 결손을 반영했을 경우 성장률 전망은 2.4%로 내려가 정부 전망(2.3%)과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실제 물가·민간소비·설비투자 등 성장의 주요 항목들을 놓고 보면 정부와 한은 전망이 똑같다. 같은 숫자를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하반기에 3.3%로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기존 성장경로 전망을 고수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성장률이 위로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최근 발언과 대조된다.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2.3%로 보면서 글로벌 경기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수요 부진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5%로 같지만 한은은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기재부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한은은 장밋빛, 기재부는 회색빛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비슷한 숫자를 놓고 (정부와 한은이) 다른 처방을 내린 것이어서 국회와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은 임직원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 사찰에서 근무하고 좋은 집만 오가다 보니 서민 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현실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냉소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일단 한은의 독립성은 지킨 모양새가 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만 정부 압력으로 내린다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총액한도대출이라는 양적완화를 한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가 안정되면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금리를 내려도 별 소용이 없다”며 “비(非)통화 정책으로 양적완화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제전망 기관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믿음보다 더 독립적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걸리면 큰일” 보험업계 민원 감축 묘안 짜내기

     “보험 민원, 절반으로 줄이지 못하면 알아서 하세요.”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 민원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업계는 ‘행여나 걸리면 본보기로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전전긍긍이다. 허둥지둥 민원 감축 태스크포스(TF)를 새롭게 꾸리거나 내부감사를 강화하는 등 민원 줄이기 묘안을 짜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국이 눈을 부릅뜨면 민원이 줄었다가 다시 고삐를 늦추면 슬그머니 늘어나는 행태가 반복돼온 터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까지 보험 민원을 50%로 줄일 것을 각 보험사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각 지역본부에 VOC(고객의 소리) 체험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직접 민원 콜센터 현장에 나가 고객이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통화를 듣고 처리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한다는 구상이다. 5월에는 모든 임직원이 고객불만 체험에 참여하기로 했다. 윤병철 한화생명 고객지원실장은 “7월엔 VOC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각 지점에 흩어져 있는 민원 관련 사항을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정보를 분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나HSBC생명은 아예 매월 셋째주 수요일을 ‘건강한 금융검진의 날’로 정했다. 검진일마다 소비자보호팀에서 직접 주제를 정해 상품별 완전판매를 위한 핵심 사항 등을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소비자 만족 우수사례를 알리고 분쟁이 생겼던 점에 대해선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영업점별로 금융 검진표를 만들고 자체 교육이나 지시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불시 ‘암행감찰’도 나갈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매월 두 차례씩 ‘민원 개선 간담회’를 연다. 본사 주요 부서 팀장이 민원 유발 과정을 직접 점검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한다. 기상예보를 본떠 만든 ‘민원예보제’도 가동한다. 위험도에 따라 발생건수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전년 대비 건수를 기준치로 놓고 이에 대한 진도현황을 ‘주의-경고-위험’ 단계로 현업 부서에 알려 과정별로 수치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부서별로 민원발생률을 비교지표로 만들어 경쟁구도도 만들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별 민원건수도 공개하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다”면서 “전년 대비 민원 증감 건수 등을 따져 불이익을 확실하게 주는 등의 고강도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보험설계사는 “워낙 불황인 데다 실적 압박 때문에 일단 (보험을) 팔고 보자는 풍토여서 민원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걸리면 큰일” 보험업계 민원 감축 묘안 짜내기

    “걸리면 큰일” 보험업계 민원 감축 묘안 짜내기

    “보험 민원, 절반으로 줄이지 못하면 알아서 하세요.”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 민원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업계는 ‘행여나 걸리면 본보기로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전전긍긍이다. 허둥지둥 민원 감축 태스크포스(TF)를 새롭게 꾸리거나 내부감사를 강화하는 등 민원 줄이기 묘안을 짜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국이 눈을 부릅뜨면 민원이 줄었다가 다시 고삐를 늦추면 슬그머니 늘어나는 행태가 반복돼온 터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까지 보험 민원을 50%로 줄일 것을 각 보험사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각 지역본부에 VOC(고객의 소리) 체험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직접 민원 콜센터 현장에 나가 고객이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통화를 듣고 처리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한다는 구상이다. 5월에는 모든 임직원이 고객불만 체험에 참여하기로 했다. 윤병철 한화생명 고객지원실장은 “7월엔 VOC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각 지점에 흩어져 있는 민원 관련 사항을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정보를 분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나HSBC생명은 아예 매월 셋째주 수요일을 ‘건강한 금융검진의 날’로 정했다. 검진일마다 소비자보호팀에서 직접 주제를 정해 상품별 완전판매를 위한 핵심 사항 등을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소비자 만족 우수사례를 알리고 분쟁이 생겼던 점에 대해선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영업점별로 금융 검진표를 만들고 자체 교육이나 지시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불시 ‘암행감찰’도 나갈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매월 두 차례씩 ‘민원 개선 간담회’를 연다. 본사 주요 부서 팀장이 민원 유발 과정을 직접 점검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한다. 기상예보를 본떠 만든 ‘민원예보제’도 가동한다. 위험도에 따라 발생건수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전년 대비 건수를 기준치로 놓고 이에 대한 진도현황을 ‘주의-경고-위험’ 단계로 현업 부서에 알려 과정별로 수치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부서별로 민원발생률을 비교지표로 만들어 경쟁구도도 만들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별 민원건수도 공개하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다”면서 “전년 대비 민원 증감 건수 등을 따져 불이익을 확실하게 주는 등의 고강도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공의료 사태 탈출구 없나] 민간 병원과 연계해 중복 과목 피하고 취약층 진료 확대되도록 정부가 지원을

    진주의료원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지방의료원을 놓고 적자냐, 흑자냐를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전 국민의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인 만큼 적자를 이유로 문을 닫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분명한 공공성을 갖고 지방의료원 설립을 지원했는데도 자치단체에만 운영을 맡긴 채 방치하다시피 해 진주의료원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이흥훈 국립중앙의료원 선임연구원은 “환자가 없다고 해서 의료원 문을 닫는 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 환경이 많이 변한 만큼 의료원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제는 민간 의원들과 연계해 저소득층과 취약 계층 등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역 의료의 허브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방의료원의 진료과목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그는 “민간 병원에 있는 치과 등과 같은 진료과목이 의료원에도 있다”면서 “중복되는 과목을 없애고 의료원은 의료 취약 계층에 필요한 진료를 중심으로 해 나가야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이 더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 선임연구원은 “의료원들이 수익성이 낮고 간호사가 많이 필요해 민간 병원에서 기피하는 행려자 병동 같은 공적 역할을 할 때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의사 출신인 유택수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민간과 공공의료 간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의료원이 명확히 공공성을 띤다면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진주의료원 적자가 유난히 부각된 것은 예산을 기관별로 따져서다. 외국의 지방정부는 의료원 운영비를 포괄적 보건의료 예산에 넣어 문제가 거의 불거지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뒷전으로 빠지지 말고 지방의료원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 등을 통해 종합적이고 일괄적인 처방전을 내놓고 지원책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부도 직전 생명연장… 전형적 ‘에버그린 수법’

    부도 직전 생명연장… 전형적 ‘에버그린 수법’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하우스·렌트 푸어 대책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우스푸어(내집 소유 빈곤층)에게 여러 가지 선택권을 줬다고는 하지만 근본처방전이 아닌 데다 효과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들여 주는 부실채권 규모가 작고, 리츠(부동산 전문회사) 등이 참여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채무상환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 판별하는 기준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택금융공사가 (연체)문제도 안 생긴 주택 소유주에게 10년간 원금 상환을 미뤄주고 싼 금리로 바꿔주는 것은 정부가 부도나기 전 가계의 생명을 연장만 해주는 결과”라면서 전형적인 ‘에버그린’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빚으로 빚을 막는 ‘돌려막기’라는 얘기다. 박 교수는 “채무조정을 해줬을 때 갚을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소득과 집 요건만으로는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 뒤 원금을 갚을 능력이 생기면 다행이지만 갑자기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게 박 교수의 우려다. 집을 팔기를 원하는 하우스푸어에게는 리츠에 ‘지분 일부 매각’ 방안을 열어줬다고는 하지만 리츠 입장에서 굳이 복잡한 공동소유 구조를 떠안은 채 상대방에게 재매입 우선권까지 줘가며 참여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 매입 방안도 딜레마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밝힌 매입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해 수혜대상(최대 1500가구)이 미미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매입 규모를 확대하면 국민혈세로 ‘쓰레기채권’을 사들였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캠코와 주택금융공사가 사들이는 매입가격도 쟁점”이라면서 “자칫 곪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그냥 덮어두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분을 리츠에 넘기고 다시 임차했는데 집값이 나중에 올라가면 가격 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전혀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방향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전반의 기본방향을 세우고 단계별로 나아가야 하는데 당장 급한 불 끄기에만 급급한 임시방편 대책”이라고 혹평했다. 렌트푸어를 위한 ‘목돈 안 드는 전세제’의 집주인 유인책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집주인에게 주는 혜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입자가 (집주인이 빌린 전세자금의) 대출이자를 내지 않을 경우 구제책이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전세)소득이 노출될 수 있어 아무리 세제 혜택을 많이 줘도 집주인이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에버그린(Evergreen) 은행권에서 쓰는 용어로 실제로는 부실채권인데 교묘한 수법으로 정상채권과 뒤섞어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항상 푸르게 만드는 수법을 뜻한다. 흔히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을 끌어들여 선순위 채권자로 앉히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부실대출은 후순위로 돌려 정상여신처럼 보이게 만든다.
  • 떨고 있는 ‘제2의 김학의’

    경찰이 김학의(57) 법무부 차관 이외에 다른 유력 인사들의 성 접대 의혹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성 접대 의혹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나도는 인사들이 늘어나면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윤모(52)씨는 지난해 말까지도 문제의 별장에서 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성 접대 의혹에 이름이 오르는 사회 유력 인사는 김 차관을 포함해 전·현직 검찰·경찰·감사원·국정원 고위직과 전직 국회의원, 대학병원장, 언론인 등 10여명이다. 성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사정 당국의 현직 고위 관계자는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으로 아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윤씨를 알지도 못하고 별장이란 곳에 가 본 적도 없다”면서 “강원도에서 근무한 사실 하나로 악질적으로 연결하냐”며 반발했다. 경찰은 동영상 속 장소가 강원도 원주 남한강변의 윤씨 별장인지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윤씨와 윤씨의 조카, 이들에게 처방전 없이 넘겨줄 수 없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공급한 B씨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경찰은 수사팀에 마약범죄수사대 소속 수사관을 배치해 별장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마약류를 복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지난해 11월 50대 여성 사업가 A씨가 서울 서초경찰서에 윤씨를 고소하면서 경찰이 윤씨 별장을 압수수색했을 때도 마약류 의약품인 로라제팜 알약 한 정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취 전 긴장 완화 목적으로 투약하는 로라제팜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약품으로 내성과 중독성이 있다. 한편 윤씨는 지난해 말까지도 이 별장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별장이 있는 정산리 일대 우편물 배달을 맡은 한 집배원은 22일 “업무를 맡은 지난해 10월 이후 윤씨 앞으로 온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고급 외제차 3~4대가 대문 안에 들어찬 것을 세 차례 정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씨 부부 앞으로 온 법원의 등기우편물을 본인들에게 직접 배달하기 위해 부지 내 안쪽 건물로 들어섰다가 높은 분들이 계셔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제지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1% 성장 덫 탈출하려면 내수부터 살려야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성장을 떠받칠 대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환율이나 돈 풀기 등의 각종 대책으로 경기 회복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경제부총리 자리가 비어 있어 대응책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어서 경기 하방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존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 대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국회는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둘러싼 기싸움은 그만하고 밀려 있는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몇몇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올해 초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1분기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그저께 내놓은 보고서에서 원고·엔저 현상이 심해지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엔 환율 등 시나리오를 가정한 전망치이긴 하지만, 엔저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정부가 환율 대응책을 만지작거리고만 있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경제팀은 4월을 전후해 금융과 부동산 및 재정 등을 망라한 패키지 형태의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것저것 찔끔찔끔 끌어모아서는 약효를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저성장의 덫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치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청문회 답변에서 “느끼기 어려울 만큼의 미약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작금의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민간의 체감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1%대를 기록한 것도 저성장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다.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 데 따른 결과다. 투자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삼성전자에만 현금 37조원이 쌓여 있다고 한다. 1분기가 다 끝나 가는데 경제 처방전도 없고 기업들은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수출이 잘된다고 하더라도 그 성과가 서민들의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양극화에서 이미 드러났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는데 기업에 설비 투자를 촉구하는 것도 무리일 것이다. 결국은 일자리 창출과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살리기에 경기 부양책의 방점을 찍는 것이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여겨진다. 제조업에 비해 일자리가 훨씬 많은 서비스업과 소비 부진의 주 원인인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규제를 어느 정도 풀지가 경기 부양책의 잣대라 할 수 있다.
  • [사설] 새 정부 초 잇단 공직 비리 싹부터 잘라내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공직 비리에 대한 수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조직법 처리가 늦어져 국정이 마비될 지경인데, 공직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나라가 어려운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민생을 챙기는 데 앞장서기 바란다. 새 정부 들어 수사 선상에 오른 공직 비리는 세무 비리와 지방자치단체의 토착 비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경찰은 엊그제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하고 세무공무원들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의혹을 캐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할 세무공무원들이 세무조사 편의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면 막대한 복지 재원을 조달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파헤치기를 당부한다. 세무공무원들의 자정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비리는 지방자치제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현재 사정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안양, 연천, 의정부, 평택, 화성 등 경기도 내 시·군 일부 공무원들의 혐의는 관급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는, 전형적인 지자체 토착 비리에 속한다. 최남희 한국교통대학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6년 동안 발생한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는 3만 6210건에 이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재량권이 커진 만큼 이를 악용해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업무처리 과정과 관련한 정보공개제도 활성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직 비리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정책 집행의 효율을 떨어뜨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1월 30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99%의 공무원이 깨끗해도 1%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국민들은 공직사회 전반을 불신한다”면서 비리 척결을 강조했다. 새 정부는 역대 정부가 공직 부패 척결을 추진했지만 획기적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한 뒤 처방전을 내놓았으면 한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비리 근절을 위해 외부 감사보다는 내부 감사, 사후 처벌보다는 사전 예방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감사원의 공직 특별 감찰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 “망가진 장난감 고치면서 아이들과 ‘벽’ 허물어요”

    “망가진 장난감 고치면서 아이들과 ‘벽’ 허물어요”

    “장난감이 병에 걸리면 키니스 병원에 입원시키세요. 할아버지 박사님들이 공짜로 고쳐줍니다.” 지난해 1월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오피스텔 4층에 문을 연 키니스 장난감 병원. 환갑을 넘긴 10여명의 전문가들이 장난감 수리에 한창이다. 각자 ‘장난감 박사’라는 직함을 내건 이들은 전국 각지의 부모들이 보낸 장난감과 진찰서를 번갈아 보며 고장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이곳의 원장격인 최병남 이사는 4일 “키니스(Kinis)란 이름은 어린 아이를 뜻하는 영어단어 키즈(Kid)와 60세 이상 노인들을 일컫는 실버(Silver)에서 따왔다”면서 “노인 세대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의 망가진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 줌으로써 어린이와 노인 세대의 결합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키니스 병원의 재능기부자 선발 시 기준은 오직 딱 하나뿐인데, 무조건 환갑을 넘긴 나이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키니스 장난감 병원의 특징은 고장 난 장난감을 사람처럼 다룬다는 것이다. 수리 과정을 병원 치료 개념으로 본다. 키니스 병원에 고장 난 장난감을 의뢰하려면 우선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키니스 장난감 병원 카페’(cafe.naver.com/toyclinic)에 장난감 주인 어린이와 보호자의 인적사항, 고장 난 장난감의 특징 및 병명 등을 적은 진찰입원서와 장난감 사진을 올려야 한다. 이후 인천에 있는 병원으로 장난감을 보내면 장난감 박사들이 수리를 한 뒤 사용상 주의점 등을 담은 처방전을 넣어 다시 택배로 보내준다. 그동안 900명 정도가 이곳에서 장난감 수리를 받았다. 한번 수리를 요청할 때마다 장난감 3~4개씩이 기본이어서 실제 이곳을 거쳐간 장난감은 수천개에 이른다. 최 이사는 “실버 세대 재능기부자들이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장난감을 수리하며 행복해한다”면서 “키니스 장난감 병원을 통해 실버세대들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서울광장] 새 경제팀, 전선을 단순화하라/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 경제팀, 전선을 단순화하라/오승호 논설위원

    곧 닻을 올리는 박근혜 정부의 새 경제팀은 경제 위기 극복 문제로 적잖이 골치가 아플 것이다. 할 일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허둥댈 수도 있다. 가계부채, 일자리 창출, 하우스푸어, 저출산 고령화, 자영업자 대책, 환율전쟁 대책,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창조경제, 부동산 문제, 지하경제 양성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새 경제팀은 역대 정권에서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첫 경제팀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퍼즐을 풀어낼 수 있을까. 역대 대통령들의 예를 보면 경제운용 능력이 대통령 평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 당선인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국민들이 먹고살기가 힘들면 다른 공적들은 빛이 바래거나 묻혀 버린다.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들로서는 야속하다고 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세우기와 금융실명제 도입이란 성과를 올렸지만 외환위기로 낮은 평판을 받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 위기를 잘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민의 삶을 중시하고 소통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는 바람에 점수가 깎였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 둘 다 옛 경제기획원 출신의 거시경제통이어서 그렇다는 뜻이 아니다. 곳곳이 성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집중 치유해야 할 선택의 문제만 남았기 때문이다. 새 경제팀은 우리 경제 상황은 이것 찔끔, 저것 찔끔 치료하려다가 병세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십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곳저곳에 청진기를 대고 진찰할 시간을 줄여 처방전을 내놓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 바란다. 새 정부의 정상적 출범이 늦어진 마당이어서 더욱 그렇다. 박 당선인이 역대 정부와는 달리 초대 경제수석에 학자가 아닌 관료 출신을 내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가한 상황이 아닌 만큼 관료가 정책 집행력에서 앞선다는 점을 의식했을 것이다. 경제팀은 켜켜이 쌓인 현안들 중 전투력을 집중할 전선(戰線)을 잘 골라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 집행이 효과를 높인다는 것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 등에서 얻은 교훈이다. 기업이나 국민들이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 의지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경제 심리 효과까지 가미되면 위기 극복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무역 1조 달러, 사상 최대 규모 경상수지 흑자(2012년 432억 5000만 달러) 등의 경제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서운해할 정도로 알아주지 않는다. 원인은 고용 부진에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당선인은 취직하기 쉽고 자영업자들 장사 잘되게 하면 5년 뒤 평가받을 것이다. 가계부채는 이미 위험 수위이다. 다음 뇌관은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라는 ‘쌍권총’으로 대출을 규제하고 있는데도 가계부채가 이 지경이 된 원인이 무엇인가. 일자리가 없어 김밥이나 우동가게라도 해보지만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경제팀은 지난달 자영업자가 18개월 만에 줄어든 사실을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회사에서 잘린 사람들이 구멍가게를 하기도 힘들어진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경제정책에 대단한 것을 담으려 할 때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해 정곡을 찔러야 한다.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의 첫번째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가 고상하긴 하지만 5년이나 10년 뒤 빛을 볼지 모를, 평시 상황의 모토가 아닌지 걱정되는 것은 기우(杞憂)일까.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들은 미래 양질의 먹거리 찾기 노력을 좀 덜 하더라도 2~3년 안에 성과가 가시화될 정책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osh@seoul.co.kr
  • 처방전 한장 때문에 의사·약사 갈등

    회사원 A(29·여)씨는 최근 산부인과에서 균 검사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자신이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도 몰랐던 A씨는 인터넷에서 자신과 같은 증상에는 주로 항생제가 처방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약을 다 먹으면 다시 병원에 가는 일이 반복됐지만 병원과 약국 어디에서도 자신이 어떤 항생제를 얼마나 먹고 있는지 설명해 주지 않았다. 이처럼 환자는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약국에 제출하고 나면 처방 내용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의사들이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한 장 더 발행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의료계의 논의가 의사단체와 약사단체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은 의사와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약국제출용과 환자보관용으로 처방전을 두 장 발행하도록 하고 있다. 질병 정보와 처방된 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은 자동 발행시스템을 통해 처방전을 두 장 발행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한 장만 발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처벌규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환자가 요청하면 처방전을 한 장 더 받을 수 있어 굳이 처벌조항을 만들 필요가 없다”면서 “약사들은 의사가 처방한 약과 효과가 동등한 다른 약으로 대체 조제할 수 있어 약국의 조제내역서 발행 의무화가 알 권리 보장”이라고 말했다. 불똥은 약사들에게로 튀었다. 국회에는 지난해 12월 처방전 두 장 발행 의무를 지키지 않는 의사에게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약사에게도 조제내역을 포함한 복약지도서를 의무적으로 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동시에 발의됐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의 조제내역서보다 처방전이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담고 있다”면서 “법에 명시된 처방전 두 장 발행 의무가 잘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처방전과 복약지도서 모두 필요하다”면서 “환자를 중심에 두고 알 권리 보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대기업을 두둔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시대 흐름을 모르는 사람으로 매도당할 분위기다. 기업정책이 ‘중소기업 지원, 대기업 규제 확대’로 압축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말 첫 정책 행보로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이후 중소기업 지원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기세다. 중소기업 하면 무조건 측은하게 여기고, 대기업은 뭇매만 맞는 양상으로 전개될 때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효과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즉 1%대 99%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상생할 수 있다. 경제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가계부채, 청년실업, 중산층 복원, 세대 간 갈등 등의 과제는 일자리로 풀어야 한다. 베이비 부머들이 직장 밖으로 쏟아지는데 일자리 없이 하우스 푸어를 어떻게 해결하나. 중산층은 어떻게 해서 70%까지 끌어올리나.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인식의 전환을 해보자. 박 당선인은 민생 중에서도 일자리를 취임 첫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1987년 영국 국왕에게서 기사작위를 받은 역발상 투자의 귀재 존 템플턴 경은 늘 최적의 투자 타이밍은 비관론이 팽배할 때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주식가격이 폭락할 당시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식들을 사들여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300만개가 넘는다. 경제의 주춧돌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3000여개로 땅덩어리가 우리보다 큰 미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타이완보다도 훨씬 적다. 기형적인 기업 생태계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법령을 동원해 1000개가 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반대로 대기업은 34개의 법령과 84개의 시행령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 정책을 정밀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놔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일자리도 더 생겨 고용에 도움을 준다. 자동화와 첨단화,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고용 효과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란 있을 수 없다.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소액으로 쪼개지 말고 기술혁신 기업을 추려 대규모로 중점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은 대기업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봄직하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글로벌 기업들과 나머지 대기업 간 차이가 적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과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사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외형, 즉 무늬만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까지 톱 클래스 기업들과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 규제하는 대기업 정책을 재고할 필요는 없는지 궁리해 봤으면 한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빠른 길이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와 저성장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 규제 완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가령 30대 그룹 중에서도 10대 그룹 이외는 한시적으로 길을 터주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면, 소수 대기업이 독주하는 산업구조도 재편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금융, 관광·레저, 의료 등 서비스 분야 육성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였다. 그러나 관련부처나 이해집단 간 의견 대립으로 유야무야됐다. 이번에는 최고 권력자의 확고한 의지 피력이 요구된다. osh@seoul.co.kr
  • [씨줄날줄] 심리부검/육철수 논설위원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은 자살에 대해 “개인이 삶의 의미와 정체성을 잃었을 때 스스로를 죽인다”고 했다. 그는 자살의 여러 유형 가운데 이런 ‘아노미(anomie)적 자살’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아노미란 ‘규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욕망이 규제를 받지 못해서 생기는 무규율 상태’라고 정의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박사는 저서 ‘자살, 차악의 선택’에서 자살의 유형을 8가지로 세분했다. 우선 자기 귀책적 유형으로 ▲회피형 ▲이해형 ▲해결형 ▲배려형을 들었다. 또 타인 전가적 유형에서 ▲비난형 ▲각인형 ▲고발형 ▲탄원형으로 나누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 학생, 해고 근로자, 유명 정치인·연예인, 재벌의 자녀, 대기업 사장·회장, 전직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삶을 정리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근로자들의 잇단 자살은 고발형이나 탄원형이 대부분일 게다. 학생·연예인·정치인 등은 회피형이나 이해형이 많은 편이다.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은 노인의 자살은 해결형이나 배려형에 가깝다. 그러나 어떤 자살 유형이든, 예일대 셸리 케이건 교수의 지적대로 합리적이거나 도덕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 우리나라는 8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참으로 심각한 사회·국가적 병리현상이다. 가족 등 주변 사람이 자살했을 때 ‘자살생각계수’(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을 0~1 사이 값으로 나타낸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음)는 0.101이라고 한다. 1명이 자살하면 6명이 충격을 받는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도 있다. 자살은 그만큼 심리적 전염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유명 인사나 연예인이 자살하면 인터넷 관련 검색어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한다. 정말이지 이제는 사회와 국가를 해부해서라도 ‘자살병’의 처방전을 찾아야 할 때다. 마침 부산시가 자살자의 ‘심리 부검’을 도입해 환경 요인부터 제거한다는 소식이다. 죽음에 이르게 한 심리적 요인, 이를테면 질병·학력·거주형태·소득·가족갈등 등 20개 항목을 조사해서 자살예방책을 만든다고 한다. 1980년대 자살률 세계 1위였던 핀란드가 이런 방식의 자살방지 프로젝트로 20년 만에 자살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관)들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행’ 열흘 전부터 가깝게는 1시간 전에 전화·문자·일기·언행 등으로 주변에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절망에 빠진 이들이 생명의 끈을 놓지 않도록 다시 한번 주변을 잘 살펴봐야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구강청정제 섞어 마약 제조 주한미군 탈영병 4명 적발

    마약가루를 커피로 위장, 밀반입한 뒤 신종마약(스파이스)으로 만들어 유통시킨 주한의군 탈영병과 이를 구입해 사용한 혐의로 미군 병사와 내외국인 등 2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내국인 중에는 학원강사와 연예기획사 직원 등이 포함돼 있다. 경기경찰청 제2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0일 대량의 마약을 제조 판매한 K(23)씨 등 주한미군 탈영병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K씨와 동거하며 함께 마약을 제조한 필리핀 출신 여성 D(27)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주한미군은 1차 조사 후 미군부대로 넘기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입건했고, D씨는 불법체류자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입해 흡입한 B(25) 일병 등 미군 병사 13명과 김모(34)씨 등 내외국인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K씨 등 미군 탈영병들은 지난 3월 부대를 이탈해 의정부·동두천 지역에서 생활하며 합성대마(JWH-변종)를 커피가루인 것처럼 속여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한 뒤 구강 청정제 등을 적당히 배합하는 방법으로 스파이스를 만들어 1g당 30~50달러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K씨는 마약을 밀반입하지 못하게 되자 미국에서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처럼 처방전을 위조해 국내 대학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콘틴’을 처방받아 약국에서 구입,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로부터 스파이스를 구매한 내국인 중에는 명문대생, 학원 강사 등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들 모두 어렸을 때 국외 거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마약을 판 수익금으로 동거녀와 생활비로 쓰고 고급 승용차까지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K씨 등의 주거지에서 1000여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합성대마 가루 등 원료를 압수하고 미군 탈영병들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약 제조에 뛰어든 경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사설] 사회지도층 상습체납 말로만 엄단 안된다

    서울 5085명을 비롯해 전국의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1만 1529명의 명단이 오늘 각 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체납 발생일로부터 2년이 넘도록 3000만원 이상 세금을 내지 않은 이들이 대상이다. 명단 공개 대상자의 체납액은 1조 6894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3%(1576억원)나 늘었다. 명단이 공개되는 체납자들 중에는 전 대기업 회장, 병원장, 변호사, 목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잖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 월세 350만원의 고가 주택에 살고 있는 전직 시장도 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의 준법의식이 이 정도라니 씁쓸할 뿐이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체납을 막기 위해 명단 공개 등 나름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다.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원점에서부터 면밀히 분석해 한층 강력한 처방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올해 전체 체납액 가운데 1억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3925명으로 지난해보다 294명(8.1%)이 늘었다. 부유층이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고 호의호식한다면 사회통합은 요원하다. 물론 경기침체로 인한 부도나 폐업 등 피치 못할 사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액 부동산이나 은행 대여금고 등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는 이들은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도덕 파탄자’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부유층이나 사회지도층의 체납은 열악한 지자체 재정을 더욱 쪼들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도 체납액 징수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 사회복지사업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997년 63.0%에서 올해는 52.3%로 떨어졌다. 지자체의 재원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명단 공개 대상 체납기간 기준을 국세처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법안만이라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
  • “연체 전 상담 받으세요”… 금융멘토제 도입

    “은행에 빚이 좀 있는데 월급은 150만원 정도 됩니다. 은행 빚을 어떻게 갚는 게 좋을까요.”(근로자 A씨) “고객님은 금융권 부채(5000만원)와 월 소득에 비해 매달 지출하는 보험료(15만원)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보험부터 해지해 대출을 일시 상환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 상태로라면 신용등급이 하락해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상담원) 앞으로는 저소득층이나 사회 취약층을 대상으로 이렇게 부채·자산 관리를 해주는 ‘금융멘토’가 생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내년부터 ‘저소득층 금융멘토 사업’을 시범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도 신용회복위원회 등에서 상담을 해주지만 연체나 신용불량 등 ‘문제’가 터진 뒤에 제공하는 처방전이라는 점에서 금융멘토와는 성격이 다르다. 금융멘토는 빚이 더 불어나거나 연체가 생기기 전에 부채 관리를 도와준다. 물론 자산을 불리는 방법도 조언해 준다. 미국 등 금융 멘토링을 앞서 도입한 선진국에서는 연체율이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산층이나 부유층은 금융회사의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정작 금융상담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서민층은 이런 서비스에서 소외된 상태”라면서 “부채 관리의 중요성이나 방법을 잘 몰라 연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당초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 예산 3억원을 신청했다가 기획재정부 심의과정에서 2700만원으로 삭감되자 사기가 꺾였다. 하지만 사업 취지에 공감한 국회가 대폭 증액을 검토하고 있어 고무된 상태다. 금융위 측은 “그동안 금융상담 정책에 저소득층을 위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에 (예산 규모에 관계 없이) 시범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미국은 개인파산에 앞서 사전에 반드시 상담서비스를 받도록 법제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각 기관별로 제각각인 상담기법이나 매뉴얼을 재정비해 표준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각자의 형편에 맞는 금융상품은 무엇이고, 지출 우선순위를 어떻게 짜야 하는지 도울 작정이다. 퇴직 은행원 등 자원봉사자도 상담원으로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살 빼겠다는 여자에게 “입에 자물쇠 달아” 황당 처방

    살 빼겠다는 여자에게 “입에 자물쇠 달아” 황당 처방

    다이어트를 하려는 여자에게 기발한 처방을 내린 의사가 면허정치 처분을 받았다. 살을 빼겠다고 찾아간 여자에게 자물쇠 처방을 내린 브라질 의사가 당분간 의사생활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33세 여자 아드리아나 산토스는 최근 한 병원을 찾아가 다이어트 상담을 했다. 여자는 키 150m를 약간 넘는 단신이었지만 몸무게는 100kg 이상 나가 비만이 인생 최대 고민이었다. 그런 여자에게 의사는 이상한 처방을 내렸다. 처방전에 생전 듣도보지 못한 약(?) 이름을 적어준 것이다. 상담을 마치고 병원을 나섰던 여자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 다시 의사를 찾아가 “어디에서 이 약을 살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의사는 친절하게(?) “철물점에서 사면 된다.”고 알려줬다. 의사가 적어준 건 자물쇠 상품명이었다. 의사는 “자물쇠 6개가 필요하다.”면서 입과 냉장고 등 잠금장치를 설치할 위치까지 적어줬다. 화가 난 여자가 처방전을 증거로 제출하고 고발하면서 의사에겐 일시적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사진=엘노르테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김영훈 선생 유품 경희대 기부

    ‘한국 근현대 한의학 역사의 증인’으로 불리는 청강(晴崗) 김영훈 선생의 유족이 선생의 유품을 경희대에 기부했다. 경희대(총장 조인원)는 “청강 선생의 큰아들인 김기수 전 포르투갈 대사를 비롯한 유족이 선생의 처방전, 진료 기록부 등 유품 1600여점과 경기 연천군의 토지 46만여㎡를 한의학 발전에 써 달라며 기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유품 중에는 지난 8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21건 955점이 포함됐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