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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카페·창작공간 누린다… 주민 하나 되는 ‘구로문화누리’[민선8기 이 사업]

    도서관·카페·창작공간 누린다… 주민 하나 되는 ‘구로문화누리’[민선8기 이 사업]

    옛 송신소가 ‘구로문화누리’로한곳에서 교육·돌봄·여가 서비스가족친화 천왕도서관도 7월 개관도서관 95개… 1곳당 주민 수 3위생활 더 편리해지는 SOC 시설천왕근린공원에 실내 놀이터 마련구로 청년취업사관학교 6월 운영장인홍 구청장 “구로 머물고 싶게” 10여년 동안 유휴지로 남아있던 서울 구로구 옛 개봉송신소 부지에 ‘구로문화누리’가 문을 열었다. 구로구 첫 직영 공공도서관으로, 기존 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지난달 24일 개관식에서 “주민들께서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간절히 기다려주신 끝에 문화와 배움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품격 있는 구로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 소통하는 주민 중심의 쉼터로 애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로문화누리 부지는 수십년 동안 AM 라디오를 송출하던 옛 KBS 송신소 자리다. 2010년 문을 닫은 뒤 활용 방안을 두고 고민하다 도서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2개 동에 걸쳐 전체면적은 7876㎡ 규모다. 450석 규모의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함께 청소년 전용 공간 ‘모여구로’, 문학인 창작지원 공간 ‘문학의 집 구로’, 우리동네키움센터 등도 모여 있다. 평생학습관 건물에는 월드카페, 평생학습관, 구로구장학회 등이 있다. 온 가족이 교육, 돌봄, 여가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고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만 8000여권의 장서를 갖춘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중심도서관 역할을 맡아 구 전체의 도서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관내 도서관 간 자료 공유뿐만 아니라 공공·작은도서관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든다. 구에는 11개의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95개의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1곳당 주민 수는 3만 7000여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3위다. 서울에서 도서관 직영 체계를 갖춘 곳은 3곳뿐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 탓이다. 장 구청장은 “구로의 독서 문화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직접 채용한 인력을 기반으로 고품격의 독서 문화 서비스를 유지하고 장서 구성과 프로그램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독서 활동으로 포인트를 적립해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독서포인트제’도 추진한다. 희망 도서를 신청하면 지역 서점에서 대출하고 도서관에 반납하는 ‘동네서점 바로 대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전문 사서가 기획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개관식에는 주요 내빈과 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축하했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북토크 ‘책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등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구로월드카페 외국어 프로그램과 생활문해교실, 인문학 강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보화 교육장에서는 컴퓨터 기초 등 생활 밀착형 교육 과정도 시작한다. 구로구는 올해 구로문화누리 외에도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에는 1500㎡ 규모의 가족 친화형 독서 문화 공간인 구로천왕도서관이 문을 연다. 구는 지난해 말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구로천왕도서관을 대상으로 사용자가 직접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는 주민참여형 장서 ‘희망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의견을 모았다. 가족캠핑장, 책 쉼터가 있어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천왕동 천왕근린공원에는 실내 놀이터가 추가로 마련된다. 비, 미세먼지 등 날씨 변화와 상관없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이다. 도심 속 녹지공간인 구로동 구로거리공원에는 상반기 안으로 황톳길을 조성한다. 안양천 황톳길에 이어 일상에서 휴식과 함께 운동도 할 수 있는 맨발 걷기 환경을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 구로캠퍼스는 오는 6월부터 구로동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에서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지난해 10월 오류동에 있는 서울시 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임시 운영을 거쳤다. 이곳은 청년 맞춤형 실무 교육과 취·창업 지원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특히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산업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실무 중심 인공지능(AI) 융합 과정을 운영한다. 개봉1동 사거리 주변의 남부순환로 평탄화 공사도 다음 달 마무리될 예정이다. 장기간 진행된 공사를 완료해 상습적인 차량 정체를 해소하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든다. 지하철 신도림역 인근의 구로1유수지에는 민영주차장 대신 저렴한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인근 주차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개봉동에는 실내수영장을 포함한 종합사회복지관이 올해 착공된다. 기존 종합사회복지관과 거리가 있어 이용이 어려웠던 고척동, 개봉동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2028년 하반기 개소가 목표다. 장 구청장은 “주거지 인근 도서관, 운동시설 등 생활 SOC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떠나지 않고 머물고 싶은 구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중랑구, 재난대응 역량 ‘훈련·관리’ 최고 평가…3년 연속 우수 기관

    중랑구, 재난대응 역량 ‘훈련·관리’ 최고 평가…3년 연속 우수 기관

    서울 중랑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또 ‘2025년 재난관리평가’에서도 우수등급을 달성해 특별교부세 1억 3000만원과 포상금 400만원을 확보했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매년 실시되는 국가 재난대응 종합훈련으로,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피해 수습을 위한 재난관리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제도다. 구는 최근 서울 지역에서 잇따른 방화 사건 발생 상황을 반영해, 청사의 대형 화재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실시했다. 임시청사 마련 방안과 행정 기능 마비에 대한 장기 수습 대책을 점검했으며, 화재 현장 대응을 위해 인접 자치구에 추가 자원을 요청하는 등 실제 상황에 준하는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중랑소방서, 중랑경찰서, 육군 제3298부대 등 10개 유관기관과 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등 민간 단체를 포함해 약 350명이 참여하며 기관 간 공동 대응 및 민관 협업체계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이와 함께 중랑구는 행안부가 전국 340개 재난관리 책임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난관리평가에서도 재난 예방·대비·대응·복구 전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우수등급을 달성했다. 책임자의 재난 안전 리더십과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 운영,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현장 대응체계 유지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스마트쉼터·중랑옹달샘 운영 등 기후 재난 대비와 인공지능(AI) 기반 축제 안전관리 등 생활 밀착형 재난안전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온 점도 우수 사례로 꼽혔다. 이번에 확보한 특별교부세 1억 3000만원은 재난·안전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류경기 구청장은 “이번 성과는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해온 직원들과 관계기관의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인 만큼, 앞으로도 내실 있는 훈련과 촘촘한 안전 정책으로 구민의 생명과 일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 행여 전해지지 못할까… 선비들의 진심 꾹꾹 눌러 담은 낭만 편지[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행여 전해지지 못할까… 선비들의 진심 꾹꾹 눌러 담은 낭만 편지[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느릿하게 걷기 좋은 ‘소나무숲’500년 고목 등 870여 그루 장관서원 정문 죽계천 흐르는 ‘경렴정’퇴계 이황·주세붕 풍류 즐기기도선비 하루 중요 일과였던 편지 쓰기꼬리에 꼬리 물고 안부 인사 이어져사람 걸음과 같은 속도로 전한 마음연애편지 같은 서정적 표현에 눈길소수서원(紹修書院) 소나무 숲을 거닐고 있습니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소수서원은 소수박물관에서 열리는 ‘안부-간찰에 얹어 보내는 사계절’이라는 전시를 보기 위해 찾았습니다. 간찰은 조선시대 편지를 부르던 말입니다. 옛 선비들은 하루에 따로 시간을 정해둘 만큼 편지 쓰기에 진심이었다지요. 지난봄에 시작한 전시는 어느덧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에 다다랐습니다. 수백 년 전 편지가 저를 향한 것은 아닐 테지만, 그들이 주고받은 안부가 한 해 끝의 저에게 온기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12월의 소나무숲에서 홀린 듯 길에서 벗어나 숲 안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선비의 팔자걸음으로 느릿하게 걷고 있자니 점차 사념이 사라집니다. 코끝은 시린데 정신은 맑습니다. 괜스럽던 조바심을 다잡습니다. 소수서원의 고즈넉한 소나무 숲을 좋아합니다. 옛사람의 ‘안부’ 편지를 핑계 삼았지만 겨울 숲을 오고 싶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서원을 건립하면서 조성한 송림은 500년 가까이 된 고목을 비롯해 870여 그루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 수치를 일일이 재고 헤아릴 수 없지만 푸른 숲이 주는 평안은 12월이라 한층 값집니다. 소나무와 소나무 사이를 거닐다 서원 서쪽 담과 접한 영귀봉에 오릅니다. 거북이가 알을 품은 모양의 낮은 언덕은 그저 숲 가운데 조금 높은 정도지요. 그런데도 담장 너머 서원의 전경이 보입니다. 영귀봉에는 서원 이전에 있던 옛 숙수사의 별대 초석이 소혼대를 가리킵니다. 소혼(消魂)은 글자 그대로 풀면 ‘넋이 나간다’는 의미겠습니다. 옛 중국의 문인 강엄의 ‘별부’에서 인용했는데 이별의 깊은 슬픔을 뜻하는 구절입니다. 소혼대는 유생들의 쉼터로, 서원을 오가던 이들이 이별의 정을 나누기도 한 장소지요. 제게는 한해의 끝과 다음 해의 시작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 인양합니다. 일 년이 쏜살같이 지났습니다. 1월에 띄워 보낸 바람들이 어디쯤 다다랐을까요. 또 얼마만큼 이뤄졌을까, 한 해를 잠시 되돌아봅니다. 서원 정문 앞에서는 경렴정에서 걸음이 멎습니다. 동쪽으로는 죽계천이 흐르고 물 건너 취한대가 매혹하네요. 소수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서원 가운데 맏형에 해당하지요.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세웠고, 퇴계 이황이 임금에게 상소를 올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소수서원이라 불립니다. 두 사람 모두 경렴정에서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권돈인 또한 순흥에 귀양 와서 취한대와 죽계천을 보며 세한도를 그렸습니다. 세한도는 절친한 벗이었던 김정희의 그림이 더 잘 알려져 있지요. 그의 세한도에는 권돈인의 발문이 있고요. 두 사람의 유배 시기와 장소는 달라도 오가는 편지에는 세한의 시절을 지나는 동병상련이 있었겠습니다. ●오전 11시는 편지의 시간 소수서원은 강학당과 문성공묘가 중심을 이룹니다. 강학당 뒤편으로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 안향과 서원을 세운 주세붕 등의 영정이 있는 영정각, 유생들의 기숙사 학구재와 지락재 등이 있지요. 제사를 지내는 문성공묘는 강당에 해당하는 강학당 서쪽입니다. 서원을 좀 다녀본 이들은 그 구조에 의아해합니다. 서원은 앞쪽에 배움 공간을, 뒤쪽에 사당을 두고 중심축으로 삼고 좌우로 건물을 두는 게 기본입니다. 소수서원의 배치는 지형에 기대 자유롭습니다. 서원의 틀이 잡히기 전에 들어선 ‘최초’의 또 다른 증거겠습니다. 오늘은 경내를 가로지르는 대신 경렴정 앞에서 서원둘레길을 택합니다. 죽계천 징검다리를 건너고 취한대와 광풍대를 지나는 구간은 15분 남짓합니다. 계절과 무관하게 걷기 좋은 길입니다. 박물관에 가까워지자 ‘안부’의 전시를 알리는 가로등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네요. 소수박물관은 크게 본관과 별관으로 나뉩니다. ‘안부-간찰에 얹어 보내는 사계절’ 전시(2026년 2월 27까지)는 별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전시물부터 호기심이 입니다. 조선 후기 선비 윤최식이 ‘일용지결’에 기록한 선비의 시간표입니다. 일과 가운데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해야 할 일이 단연 눈길을 끕니다. ‘지인과 친구에게 편지쓰기’입니다. 옛 선비는 편지를 하루의 중요한 일로 여겼던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선비의 하루에는 이렇다 할 오락이 없습니다. 부모님께 문안 인사를 드린 후에는 독서나 글을 쓰고 손님을 맞거나 집안일을 돌보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넷도, 넷플릭스나 유튜브도 없던 시절, 어쩌면 편지는 삶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꼿꼿한 선비의 부드러운 몸짓 같기도 합니다. 편지 쓰는 방법을 소개한 서식집이 있었다는 것 역시 흥미롭네요. 유교 중심 사회였으니 상대방이나 목적에 따라 편지의 격식이 중요했겠지요. ‘구소수간’은 중국 북송 시대, 우리에겐 소동파로 유명한 소식이 구양수와 나눈 편지를 모은 책입니다. 세종대왕이 왕자 시절에 수십 번 읽은 책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조선 철종 때 나온 ‘간독정요’는 그 사례를 계절별, 열두 달로 나눠 적절한 표현을 수록했고요. 영주 지역의 편지 모음집으로는 괴헌고택 소장 간첩을 전시합니다. 괴헌고택의 선조 김영이 주고받은 201통의 편지를 12권의 책으로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계절별로 묶은 책은 춘하추동이 아닌 주역의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구분한 게 이채롭습니다. ●멀리 사모하는 마음 이길 수 없어 옛 선비의 편지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종덕은 이상정에게 천연두로 인해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몇 해 전 코로나19 팬데믹을 떠올리게 하는 편지입니다. 다시 이상정은 최홍원에게, 최홍원은 이상정의 아우 이광정에게 안부 편지를 씁니다. 안부는 상대가 편안히 잘 지내는지 혹은 그렇지 아니한지를 묻는 일입니다. 더불어 상대가 무탈하기를, 별일 없이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 평안을 기원하는 축복과 축원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편지에 선물을 더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광정은 부채 선물을 같이 보내며 ‘제가 잊고 있지 않다는 뜻을 당신께서는 생각해주시겠지요’라고 썼습니다. 이황은 국화 화분을 선물 받고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럽다’ 답장합니다. 저는 옛 선비의 편지가 너무도 서정적이어서 놀랍니다. 요즘으로 치면 연애편지에 나올 법한 고운 문장과 낭만적인 표현들은, 말이 아닌 글이어서 행여 전해지지 못할까 싶은 감정을 꼭꼭 눌러 써나갔다는 걸 알게 합니다. 몇 번이고 곱씹어 내뱉는 조심스러운 고백처럼 말이지요. 당대의 대학자 정구는 조목에게 보낸 봄날의 편지에서 ‘멀리서 사모하는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나학천은 어느 해 여름 편지에 ‘우러러 바라보니 그리운 마음 여러분께 치달아 나도 모르게 근심이 쌓인다’라고 적었고요. 문자나 메일이 실시간으로 세상을 연결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서로를 향한 마음은 사람의 걸음과 같은 속도로 옮겨갔겠습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했겠지요. 그래서 옛 편지는 가로와 세로를 구분 짓지 않고 남은 칸을 빼곡하게 채워 써나갔을까요. 글자 하나 허투루 적지 못하였겠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 희로애락이 더디게 가닿았겠습니다. 선비는 명예나 재물 따위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라지요. 그들의 편지를 빌려 유유한 삶을 배웁니다. 그 가운데 당신에게 전하고픈 편지글 하나를 옮겨 적으며, 2025년의 마지막 안부를 전합니다. ‘연말이 멀지 않으니 당신 집의 경사가 시냇물이 바야흐로 이르는 것처럼 무성하기를 바랍니다.’ ●선비세상에서 백남준을 만나다 소수서원 곁에는 선비촌이 있고 또 선비촌은 ‘선비세상’과 이웃합니다. 선비세상은 한옥,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의 6개 주제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입니다. 선비다례원에서 다도를 즐기거나 한지뜨기 공방에서 한지 만드는 체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한지뜨기 공방이 있는 한지촌은 고비가 숨은 볼거리입니다. 고비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편지 등을 꽂아두던 일종의 편지함이자 서류함입니다.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걸어 사용했습니다. 대나무, 오동나무 등을 조각해 만드는데 다채로운 문양의 고비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선비세상 기획 전시를 놓칠 수 없겠습니다. 얼마 전 시작한 ‘백남준의 선비정신–붓에서 전자까지’(2026년 2월 28일까지)는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 작가의 원화, 드로잉, 판화 연작 등 약 40점을 전시합니다. 백남준의 작업은 미디어아트라는 형식을 취하지만 그 바탕에는 한국적인 선비의 사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대변하듯 전시실의 첫 작품은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백남준의 사진입니다. 스스로 작품의 뿌리를 선언하는 듯합니다. 맞은편 ‘TV풍경’은 세 개의 직사각형을 붓으로 그린 작품이라 특별합니다. 직사각형은 텔레비전 수상기를 상징하지요. 흰 면에 검은 수묵만으로 색깔 없이 생동하는 그림입니다. 선비세상 입장객은 무료 관람이 가능해 백남준의 작품 감상만으로 입장료가 아깝지 않습니다. ●성혈사 꽃살문에 마음을 기대 서서 소수서원과 선비세상을 돌아보고는 정해진 코스처럼 꼭 다녀와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영주에 있는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부석사입니다. 굳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최순우 지음, 학고재)를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찬양하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의 백미입니다. 범종각 계단을 오르며 사선으로 방향을 튼 안양루와 무량수전을 바라보는 순간은 가히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무량수전 앞에 있는 석등을 등지고 해 질 녘 소백산을 바라보는 것 또한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일 겁니다. 부석사 말고도 소수서원 인근에는 꼭 들러야 하는 또 하나의 사찰이 있습니다. 성혈사는 부석사나 소수서원의 명성에 가린 영주의 숨은 보석입니다. 정면 3칸, 옆면 1칸의 단층 맞배지붕 건물은 얼핏 보기에는 큰 특징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나한전의 꽃살문이 가까워질수록 그 진가가 빛을 발합니다. 세 짝의 꽃살문은 격자로 무심하게 선을 그은 문살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널판을 통째로 파고 깎아 새긴 연꽃과 동자승, 물고기와 용, 두루미, 모란 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입니다. 유서 깊어 문화재가 많은 도시 영주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큰 대접을 받지 않았을까요. 성혈사는 부석사와 마찬가지로 의상대사가 세웠다 합니다. 나한전은 부처님의 제자인 나한을 모신 법당이고요. 1553년에 처음 지었고 1634에 다시 지었다 하지요. 다만 꽃살문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때로는 알 수 없어 더 신비로운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름다움은 시간이 쌓일수록 더 빛나곤 합니다. 햇살이 뉘엿해질 때까지 꽃살문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돌아섭니다. ■ 여행수첩 ● 소수서원 -오전 9시~오후 5시(11~2월), 오전 9시~오후 6시(3~5, 9~10월) 오전 9시~오후 7시(6~8월), 연중무휴
  •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전남 ‘목재 혁명’ 이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전남 ‘목재 혁명’ 이끈다

    ‘친환경 목재’ 활용해 2028년 완공국내 최초 ‘목조온실’ 대담한 도전목재, 탄소 배출 적고 내구성 좋아전남, 편백·삼나무 등 많아 ‘최적지’주민 체감형 ‘숲속 힐링 공간’ 조성기후 위기 대응이 시대적 화두가 된 지금 전남도가 대형 공공 목조건축물인 ‘목재누리센터’를 짓고 있다. 탄소저장형 친환경 건축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다. 특히 목조온실은 국내 최초의 혁신적인 시도다. 도는 목조건축물이 대부분 소규모지만 크게 지어도 구조적으로 튼실하다는 것도 입증할 계획이다. ●건축물 내부에 장기간 탄소 저장 나주 전남도산림연구원에 들어서는 목재누리센터 건립사업비는 국비 65억원을 포함해 총 130억원이다. 전남에서 처음 시도하는 대형 공공 목조건축물 프로젝트다. 2028년 개관을 목표로 현재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중이다. 구조적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 기술자문을 받는 등 세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센터의 핵심 공간은 국내 처음 목조로 짓는 온실이다. 온실은 일반적으로 철골이나 알루미늄으로 건축하는데 목재로 짓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담한 시도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충분한 내구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어 외국에서도 도입되고 있다. 또 목재 특성상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남도는 이 같은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가 목조건축물을 짓기로 한 것은 건축물에 탄소를 저장하는 명확한 탄소중립 전략을 선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다.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목재 기반 건설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목재가 가진 환경적 특성 때문이다. 목재는 생산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건축물 내부에 탄소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재생 가능 자원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 결과 전남도의 목조주택과 같은 규모(136㎡)의 일반주택을 비교했을 때 목조주택은 일반 주택보다 약 52.7tCO₂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 목재를 이용해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양은 34tCO₂다. 승용차 45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다. 이 때문에 목조건축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적인 해법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전남에서 생산된 목재 ‘순환 이용’ 전남도는 목조건축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전남은 탄소흡수능력이 탁월한 난대 상록활엽수가 많이 자생하는 곳이다. 난대림 보유 면적은 전국 1위다. 편백의 조림 면적과 생산량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나무를 베어내 수확할 수 있는 벌기령(50년)에 이른 편백과 삼나무가 아주 많다. 이제 활용할 때가 됐다. 목재누리센터는 전남산 목재의 순환적 이용과 지역 임업 활성화의 거점으로 막중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순 이양농공단지에 목재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목재산업 인프라가 확충된 셈이다. ‘자원·가공·건축·체험’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목재 순환 구조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풍부한 목재 자원과 산업 인프라를 갖췄으니 전남은 목조건축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지역 목재 산업 경쟁력 키워 목재누리센터는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도민들이 목조건축의 가치와 효과를 직접 체감하며 목재문화를 누리고 쉴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된다. 센터는 2층, 연면적 약 2000㎡ 규모로 계획됐다. 목조온실 외에도 숲속 도서관인 ‘북카페’, 어린이 실내 목재 놀이터, 목공예 체험장이 들어선다. 특히 센터가 들어설 전남산림연구원은 연간 30만명이 방문하는 숲 관광 명소다. 지난해 국토녹화 50주년 기념 100대 명품 숲으로 선정됐다. 1922년 개원 후 1975년 나주로 이전해 올해 50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공간이다. 센터는 이러한 입지적 특성을 극대화해 전남 대표 ‘시그니처 목조건축물’로 기획됐다. 사방이 막힌 실내공간이 아니다. 숲이 환히 내다보이는 탁 트인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게 설계한다. 방문객들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온실의 식물을 체험하고 목재 소재의 아늑한 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편히 지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술적 도전을 통해 국산 목재 활용을 확대하고 지역 목재산업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또 전남도민에게 탄소저장형 친환경 건축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장이 될 것이다. 전남도가 지속가능한 건축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 무명 인공폭포에서 인증샷 콸콸 쏟아내는 ‘핫플’ 서대문 카페 폭포[민선8기 이 사업]

    무명 인공폭포에서 인증샷 콸콸 쏟아내는 ‘핫플’ 서대문 카페 폭포[민선8기 이 사업]

    “이번 서울 여행에선 틱톡으로 본 홍제폭포에서 도심 속 자연을 즐기는 하루를 보내고 싶었죠.” ●외국인들 “폭포 소리에 커피 환상적”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홍제폭포 앞 카페폭포에서 만난 관광객 조지아 스테이플턴은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가 정말 맛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호주에선 자연을 즐기려면 도심에서 몇시간은 걸리지만, 명동에서 홍제폭포까지 우버로 9000원에 왔다”고 덧붙였다. 홍제천의 이름 없는 인공폭포였던 이곳은 서대문구청이 운영하는 카페폭포가 2023년 4월 문을 열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글로벌 핫플(명소)이 됐다. 틱톡의 카페폭포 관련 게시물은 500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내부순환도로 고가 아래 방치됐던 창고 부지가 반전의 주인공이다. 카페 전망대에서 안산의 사계절과 함께 즐기는 ‘폭포멍’은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났다. 지난달 기준 누적 방문객 330만명 가운데 130만명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집계됐다. 자체 조사 결과 최고 30여개국에서 폭포의 물소리를 들으러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폭포는 인근 주민의 사랑방이기도 하다. 홍제동에서 사는 정모(73)씨는 폭포 물줄기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 2층에서 친구들과 매주 책읽기 모임을 한다. 그는 “더웠던 지난여름, 어르신들이 홍제천변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 모여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며 “조선시대 풍경화에서 볼 법한 웅장한 자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카페폭포의 흥행에 힘입어 서대문구는 주차장을 확대하고 아름인도서관, 홍제폭포광장 등을 잇달아 조성해왔다. 아름인도서관 앞에선 빈백에 앉아 폭포 소리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다. 인근 안산에서 자연을 벗 삼아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돗자리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지난 6일 개관한 홍제폭포 복합문화센터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기존 구청의 문서고를 리모델링했다. 홍제폭포의 사계절 영상과 서울 관광 명예홍보대사인 가수 제니의 홍보 영상 등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미디어전시관이 있다. 2층에는 카페폭포와 연결된 카페공간과 야외 테라스에서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서울형 키즈카페도 자연 속 모험 콘셉트 내년 개관 예정인 서울형 키즈카페는 자연 속에서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기를 수 있는 콘셉트를 추진하고 있다. 구는 홍제폭포 전체를 ‘행복스퀘어’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2022년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첫 프로젝트로 홍제천이 선정된 지 불과 4년 만의 변화다. 특히 봄빛축제, 어린이날 축제 등 주요 행사가 열리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홍제천이 문화와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변화한 것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었던 홍제천은 통수를 거쳐 2011년 자연생태하천으로 바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복합문화센터 개관식에서 “십여년 전 시와 구가 힘을 합해 만든 홍제천, 홍제폭포에 그치지 않고 카페, 쉼터, 복합문화센터까지 조성해 세계인이 찾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주신 서대문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서울 관광 필수 코스인 카페폭포의 운영 수익금은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환원되고 있다. 누적 매출액은 43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상반기 60명에게 1억원 ▲지난해 하반기 54명에게 1억원 ▲올해상반기 95명에게 2억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328명의 행복장학생에게 6억 1000만원을 지원했다. 장학금을 받은 한 학생은 “막막했던 유학 생활 자금 준비에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힘이 난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대학 등록금 때문에 봉사활동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장학금 덕분에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여가 공간 늘면서 구민 만족도 높아 서대문구의 여가 공간이 늘어나면서 만족도와 관련된 각종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4 지역사회조사’와 서울시의 ‘2024 서울서베이’에서 주민 삶의 만족도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2021년 17위에서 상승한 결과다. 구는 카페폭포뿐만 아니라 주민 건강을 위한 황톳길 조성, 공공산후조리원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정책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페폭포 연중무휴… 글로벌 힐링 명소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방문객들의 커피 한잔으로 지역 학생들을 돕는 선한 영향력이 카페폭포를 중심으로 따스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며 “홍제폭포 일대가 글로벌 힐링 명소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카페폭포는 추석 등 명절 등을 포함해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서대문구는 지난 추석 연휴 홍제폭포를 찾는 주민들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구청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기도 했다.
  • 인문·과학 품은 문화 공간… 인증샷 부르는 ‘핫플’ 강동 도서관 [민선 8기 이 사업]

    인문·과학 품은 문화 공간… 인증샷 부르는 ‘핫플’ 강동 도서관 [민선 8기 이 사업]

    강동중앙도서관시그니처 독서 공간 카르페디엠 외예술 프로그램까지 콘텐츠 차별화강동숲속도서관과학 콘텐츠와 미래 세대에 초점탁 트인 6m 높이 ‘최재천의 서가’서울 강동구는 올해 두 개의 구립도서관을 연이어 주민들에게 선보이며 민선 8기 지역도서관 확충 사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각각 지난 5월과 8월 개관한 상일동 강동숲속도서관과 둔촌동 강동중앙도서관으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들 ‘신상 도서관’에 다녀왔다는 인증글이 적지 않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들 도서관은 낡은 책 냄새와 숨소리 내기도 어려울 만큼 적막함이 가득했던 과거 도서관 풍경과는 180도 다른 최근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재건축 기부채납 부지에 지어진 강동중앙도서관은 연면적 1만 2000여㎡로 서울에서는 정독도서관 다음으로 크고 자치구 도서관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개관 장서는 12만권으로 시작했고, 최대 37만권 수용이 가능하다. 인문예술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강동중앙도서관에는 ▲음악을 감상하는 ‘소리곳’ ▲문학작품을 필사하는 ‘생각곳’ ▲문화공간 ‘상상곳’ ▲야외 쉼터 ‘바람곳’ 등 색다른 공간들이 곳곳에 갖춰져 있다.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면 드비알레 팬텀 스피커, 바르셀로나 체어, 데이비드 호크니 ‘한정판’ 아트북과 같은 세련미 넘치는 오브제가 눈에 들어온다. 리이슈 LP레코드들이 진열된 ‘소리곳’은 시내 음반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집 거실이나 서재에 가져다 놓고 싶은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들은 도서관 이미지를 한층 더 화사하게 만든다. 이들 가구는 지난 4월 고덕비즈밸리에 문을 연 이케아 강동점이 기부 서약을 통해 지원했다. ‘그냥 인테리어만 신경 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2층 깊숙한 곳에 자리한 ‘카르페디엠’에 가 볼 필요가 있다. 강동중앙도서관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공간인 ‘카르페디엠’에는 36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18m의 대형 독서 테이블과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명저 5000여권이 함께 갖춰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기도실에 들어온 듯하다. 인생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광화문 교보문고 등을 둘러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외부기관과의 협업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한 것도 강동중앙도서관의 특징이다. 미국 앤아버공공도서관과의 협약으로 영문도서 등을 기증받았고 도서문화재단 씨앗의 자문을 얻어 1층에 어린이작업실 ‘모아’를 조성했다. 저스피스 재단과는 지역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한다. 한쪽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는 1층 카페 서재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대법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쓴 ‘진보의 품격’이 꽂혀 있다. 이 책은 기증도서인데, 기증자는 법조인 출신인 이 구청장이다. 강동중앙도서관이 우리나라 최대 아파트 단지를 품었다면, 강동숲속도서관은 ‘숲을 품은 도서관’으로 만들어졌다. 명일근린공원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소음 민원으로 사용하지 않던 테니스장 부지와 공원 주차장을 활용해 조성됐다. 연면적 5000㎡로 6만권의 개관 장서로 시작했다. 특히 열람실에서 통유리를 통해 울창한 나무가 보여 ‘숲속도서관’이라는 이름처럼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 독서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독서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오전 도서관 개장 시간마다 이 자리에 앉으려는 이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도서관 이름에는 자연을 담았지만, 실제 콘텐츠는 과학과 미래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행성 조형물 등으로 공간을 연출했고 LG디스커버리랩과 연계한 ‘큐블렛’ 프로그램 등 과학 콘텐츠도 수시로 운영한다. 2층 종합자료실에는 과학책들이 집중 배치됐고 12~19세의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자료실도 별도로 운영해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친근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강동중앙도서관에 ‘카르페디엠’이 있다면, 강동숲속도서관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기증 도서로 꾸며진 ‘최재천의 서가’라는 시그니처 공간이 있다. 2층 한쪽 전면을 차지하는 6m 높이의 ‘최재천의 서가’는 높은 층고에서 오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구는 도서관을 계획하며 전국 곳곳의 유명 도서관을 방문하던 중에 찾은 경기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도서관을 지역 랜드마크와 같은 수준으로 만든 것은 주민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고 도서관의 역할 또한 복합문화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게 강동구의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요즘은 스터디카페나 아파트 커뮤니티 도서관이 과거 도서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이제는 공공도서관이 지역 인문·예술·문화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할 때”라고 말했다.
  • 경기관광공사, 깊어져 가는 가을 ‘아름다운 경기도 숲길 6선(選)’ 추천

    경기관광공사, 깊어져 가는 가을 ‘아름다운 경기도 숲길 6선(選)’ 추천

    깊어져 가는 가을, 초록의 숲이 가장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 계절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숲길을 걷기 딱 좋은 때다. 경기도관광공사가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숲속을 걸을 수 있는 6곳을 추천했다. [호반의 풍경이 아름다운 ‘가평 청평자연휴양림’] 청평자연휴양림은 북한강과 청평호를 끼고 있다. 가는 길목부터 호수 옆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차창 밖으로 반짝이는 물빛이 여행의 설렘을 더한다. 휴양림은 유료지만 입장권을 내면 휴양림 내 카페에서 음료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카페는 숲과 계곡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다 보면 그 시간도 휴식이 된다. 휴양림의 숲길은 크게 두 갈래다. ‘다람쥐 마실길’과 ‘약수터 왕래길’이다. 다람쥐 마실길은 숙박동 사이를 잇는 1km 내외의 짧은 길로 숙박동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기 좋다. 약수터 왕래길은 왕복 5km 정도의 임도 코스로, 산책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주차장부터 시작되는 약수터 왕래길은 폭이 넓고 경사는 완만하다. 숲을 감상하며 걷기에 딱 좋다. 약 15분 정도를 걸으면 전망대를 만난다. 청평자연휴양림의 최고 명소라고 할 수 있는 뷰포인트다. 이곳에서 보는 북한강은 거울처럼 반짝이며 주변 숲까지 품은 듯하다. 탁 트인 전망을 뒤로 하고 10여 분을 더 오르면 임도의 정상이고 이때부터 내리막이 시작된다. 길 끝에는 청정 약수터가 있다. 깊은 숲속 땅에서 솟아나는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 마시면, 몸과 마음이 함께 맑아지는 기분이다. 약수터가 길의 끝이라 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하지만, 숲이 주는 평화로운 기운 덕분에 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볍다. [숲속 위로가 함께 하는 ‘연천 고대산자연휴양림’] 경기도 최북단에 자리한 고대산자연휴양림은 도시의 소음을 완전히 잊게 해주는 숲속 쉼터다. 산책 코스 전 구간이 무장애길이나 다름없어 깊은 숲속을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산책길은 숙박동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놀이와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유아숲 체험원이 있다. 외줄 건너기, 출렁다리 건너기, 인디언집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유아숲 체험원을 지나면 본격적인 숲길이다. 완만한 나무데크길 양옆에는 울창한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북쪽 지역이라 그런지 가을빛이 더 빠르고 짙게 물든다. 좌우로 굽은 오르막 데크길은 1km 지점쯤에서 내리막으로 바뀌고, 700여 미터 아기자기한 데크길이 더 이어진다. 걷다 보면 종종 나무에 묶어 둔 ‘잘될 거야’ 혹은 ‘잘하고 있어’와 같은 문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숲을 걷는 동안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말들이다. 그렇게 숲길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주민이 함께 만든 ‘의정부 자일산림욕장’] 의정부 자일산림욕장은 개장 2년 차의 신생 산림욕장이다. 경기도에는 수십 개의 산림욕장이 있지만 자일산림욕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의정부에는 산림욕장이 없었다. 의정부 첫 산림욕장으로 지역 주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오래도록 묶여 있던 숲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며 산림욕장을 조성했다. 주민들의 손끝이 모여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산림욕장이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주민들이 직접 만든 포토존과 목공예품, 그리고 명판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나하나에 ‘함께 만든 숲’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산림욕장은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수피길은 약 1.5km, 잣나무쉼터는 약 1km 코스다. 두 코스 모두 원형 형태라 숲을 걷다 보면 출발지로 되돌아오게 된다. 또한 두 코스가 붙어 있어 한 개의 길처럼 묶어서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숲길 초반은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다. 하지만 오르막을 지나면 완만한 경사의 숲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산책과 동시에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일부 구간은 톱밥을 깔아놓아서 맨발로 걸으며 숲의 촉감을 느낄 수도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양평 국립양평치유의숲’] 국립양평치유의숲은 이름처럼 ‘치유’에 초점이 맞춰진 숲이다. 규모도 꽤 크고, 걷기 좋은 길과 체험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관리동을 중심으로 우측은 무장애데크로드, 좌측은 임도와 흙길이 교차하는 산책로 중심이다. 무장애데크로드는 휠체어나 유모차도 큰 불편 없이 오를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사부작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부작사부작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좌우로 굽은 데크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숲길 입구가 저만치 아래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관리동 좌측의 산길은 제법 가파른 계단도 몇 차례 만나는 숲길이다. 금을 채굴하던 금광굴을 여러 개 만날 수 있어서 광부둘레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광굴은 6.25 전쟁 때는 주민들의 대피 장소가 되기도 했으며, 안에는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 박쥐가 서식하기도 한다. 현재는 입구가 차단되어 있어서 들어갈 순 없지만 철창 너머로 내부 모습을 어느 정도 살필 수 있다. 양평치유의숲 최고의 장점은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바람의 결을 느끼는 ‘슬로우드 테라피’, 쉼터의 해먹에 누워 느린 호흡을 되찾는 ‘숲멍해먹’. 이 밖에도 편백나무볼을 이용한 지압이나 원적외선을 이용한 ‘온열치유’, ‘펫로스 숲치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작은 도시 속의 숲 ‘부천 무릉도원수목원’] 무릉도원수목원은 부천자연생태공원 내에 있는 수목원이다. 공원 안에는 무릉도원수목원 이외에도 부천식물원, 자연생태박물관, 농경유물전시관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고, 지하철역과 가까워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먼저 부천식물원에서는 울창한 열대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열대우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져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공원과는 분리되어 있어서 매표하지 않아도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생태공원으로 들어서면 자연생태박물관과 농경유물전시관을 만난다. 아이들의 학습을 위한 공간이며 꼬마들의 재잘대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무릉도원 수목원이 보인다. 주상절리 형태의 인공폭포와 사슴, 기린 등의 조형물이 설치된 토피어리원을 지나면 1,300여 종의 수목이 자라는 숲을 만나게 된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지만, 지금은 단풍이 최고 볼거리로 붉은빛과 노란빛으로 물들어있다. 숲 끝자락에는 야외 테이블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숲속의 작은 서재’도 마련해 놓았다. 또한 ‘누구나숲길’이라는 이름의 무장애길을 걷다 보면 숲 외곽을 한 바퀴 산책할 수 있다. [산책, 트레킹, 등산이 하나로 ‘광명 구름산산림욕장’] 구름산 산림욕장은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방식으로 숲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안동과 소하동 일대에 걸쳐 있어, 다양한 곳에서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코스도 다양하다. 둘레길 위주로 걸으면 산책이 되고 구름산 남쪽과 북쪽을 이으면 트레킹이 되며 구름산 정상을 목적지로 하면 가벼운 등산 코스가 완성된다. 가학산과 도덕산과도 연계할 수 있어서 무궁무진하게 코스를 설계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구름산산림욕장은 광명시 보건소에서 출발하는 등반로 입구에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자들에게 더욱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통나무 놀이시설과 책을 읽을 수 있는 숲속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곳에서만도 반나절의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피크닉 벤치와 목재 썬베드가 곳곳에 놓여 있어서 아이들은 놀고 어른들은 쉴 수 있다. 주변에는 수백 그루의 전나무가 자라 피톤치드가 매우 진하게 느껴진다. 한껏 숨을 들이마시면 몸과 마음이 한결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숲을 더 즐기고 싶다면 등반로를 따라서 10여 분 올라 목적지를 정해보자. 서너 개의 갈림길 중 직진하면 광명동굴로 향하는 둘레길이고 우측 가파른 길을 오르면 구름산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이곳부터 구름산 정상까지는 약 2.2km이다. 길은 달라도, 숲이 주는 위로는 닮았다. 걸음도 느려지고 마음도 고요해지는 순간들이다.
  • 서초 정류장·공원 벤치서 독서 어때요

    서초 정류장·공원 벤치서 독서 어때요

    서울 서초구는 반포대로 일대 ‘서초책있는거리’에 책과 예술을 결합한 신규 조형물과 문화시설을 설치했다고 5일 밝혔다. 서초책있는거리는 국립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서래골공원까지 이어지는 반포대로 510m 구간으로, 걷고 머물며 책과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 특화거리다. 이번 사업은 생활 속 문화공간 조성 프로젝트로, 책을 가까이하는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한 서초구 독서문화 정책의 일환이다. 우선 구는 조달청과 국립중앙도서관 앞 마을버스 정류장 2곳을 책을 형상화한 특화 디자인으로 조성했다. 정류장 내부에는 미니 서가와 틈새 독서공간을 마련하고, 최신 도서정보와 구정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디스플레이(DID)를 설치해 문화쉼터로 꾸몄다. 아울러 이동식 도서관이 잠시 정차하는 공간인 ‘서재 잠시 멈춤’ 공간도 새롭게 조성해 거리 곳곳을 서초책있는거리 테마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차가 멈추는 공간은 연두색 폴대를 세워 구분해 밝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구연했다. 서래골공원에는 계단형 독서벤치를 설치하고, 이곳부터 서초책있는거리임을 알리는 글씨 조형물도 세웠다. 구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책있는거리를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생활 속 독서문화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주민들이 도심 속에서 언제든 서초만의 독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책 읽고 공연 즐기고… 구로 천왕산에 가면 재미에 푹~

    책 읽고 공연 즐기고… 구로 천왕산에 가면 재미에 푹~

    서울 구로구가 천왕산 책쉼터 일대서 가을 책문화 행사 ‘책읽는 천왕산’을 다음달 1일부터 2일까지 연다고 30일 밝혔다. 책읽는 천왕산은 책과 자연, 예술이 어우러진 구로구의 대표적인 야외 복합문화 행사다. 천왕산 근린공원 책쉼터와 그 주변 공간을 활용해 주민들이 책을 읽고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지난 26일 열린 첫 행사에서는 식물라디오 운영자 이소영 작가가 ‘식물의 책’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식물과 삶을 연결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달 1일 2차 행사는 독서와 부스 체험이 함께 진행된다. 소프라노 ‘예담’의 공연, 황승용 환경운동가의 ‘플로깅으로 삶을 바꾸다’ 강연, 마술 공연 등이 이어진다. 다음날에는 조경학자 황주영 작가의 저자 강연이 진행된다. 이후 마술 공연과 자유 독서 시간이 마련돼 가을 정취 속 여유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책쉼터와 천왕산의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가 구민들에게 쉼과 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책이 공존하는 공원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쇳가루 날리던 공업도시의 대변신… 문화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 영등포[현장 행정]

    쇳가루 날리던 공업도시의 대변신… 문화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 영등포[현장 행정]

    “도시 발전은 집만 새로 짓는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문화와 체육, 그리고 교육 인프라가 더해져야 주민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20일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이같이 말했다. 신길뉴타운의 숙원이었던 이곳은 당초 특성화 도서관으로 계획됐으나, 주민들의 열망을 반영해 수영장과 체육관을 품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07년 기부채납 부지를 확보한 후 무려 18년 만인 지난 7월 개관식이 열렸다. 이날 둘러본 센터 지하 2층에는 5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이, 지상 3~5층에는 영유아·일반열람실과 스터디존 등을 갖춘 도서관이 들어섰다. 수영장의 습기와 도서관의 정숙함을 양립시키기 위해 두 시설 사이에 체육관과 업무시설을 배치하는 묘안을 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3000명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 명소가 탄생했다. 최 구청장은 “신길뉴타운이 생기면서 인구는 두 배로 늘었지만, 10년 넘게 문화시설은 없었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을 짓는 게 행정의 기본이다. ‘책마루’라는 이름처럼 누구나 편하게 이곳에 와서 책을 읽고 운동도 하면서 쉴 수 있는 사랑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묵은 과제를 풀기 위한 구의 노력은 지역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쇳가루 날리던’ 문래동 공장지대 내 방치된 땅은 최 구청장의 노력에 힘입어 ‘꽃밭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당초 이곳은 2001년 재일동포 사업가가 지역 발전을 위해 기부채납한 땅이었으나, 5m 높이의 가림막에 가려져 창고로만 쓰여왔다. 최 구청장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이곳에 주민을 위한 쉼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맨발 황톳길과 사계절 잔디마당, 정원문화센터 등이 어우러져 ‘정원도시 영등포’를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구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말에는 여의도에 1000평 규모의 ‘브라이튼 도서관’이 문을 열고, 대림3유수지에는 4층 규모의 종합체육시설이 들어선다. 여기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과 함께 구민을 위한 ‘문래 예술의전당’도 추진 중이다. 최 구청장은 “구민들이 정원에서 휴식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가까운 체육센터에서 운동하는 일상이 바로 ‘살기 좋은 영등포’의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신길뉴타운 어울숲 공원에 ‘어린이 도서관’ 들어선다…현대해상-영등포구 ‘맞손’

    신길뉴타운 어울숲 공원에 ‘어린이 도서관’ 들어선다…현대해상-영등포구 ‘맞손’

    김민석 국무총리(영등포을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어울숲 공원에 아이들을 위한 복합 문화·교육 공간이 될 어린이 도서관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현대해상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영등포을 지역위원회와 영등포구청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오는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 14일 영등포을 지역위원회와 현대해상, 영등포구청 관계자들과 함께 신남교회 비전센터에서 ‘어울숲 근린공원 아이마음 놀이터(가칭)’ 조성을 위한 회의를 열고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과 비전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신흥식 영등포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양송이 영등포구의회 행정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아이마음 놀이터’는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자연과 책,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조화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이날 사전 보고에 나선 양 위원장은 “신길뉴타운은 젊은 가족 세대가 급격히 늘고 있는 지역”이라며,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연을 체험하며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생활 속 배움터이자 쉼터로서 어울숲 근린공원이 최적의 장소”라고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7월부터 협의를 시작해 9월부터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2027년 1월 준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의에 이어 참석자들은 도서관 건립 예정 부지를 직접 찾아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이들은 부지의 접근성과 주변 경관과의 조화, 주민 편의성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도서관이 공원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주민 모두에게 열린 문화·교육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영등포구는 오는 21일 신길4동 주민센터에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여 사업 계획을 상세히 알리고 주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어 23일에는 영등포구, 현대해상, 루트임팩트, 코끼리공장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경기관광공사, 최장 10일 추석 연휴 ‘당일치기 여행지’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 최장 10일 추석 연휴 ‘당일치기 여행지’ 6곳 추천

    10일(금) 휴가를 내면 최장 10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경기관광공사는 수도권 시민들이 긴 준비 없이, 가볍게 나설 수 있는 곳, 멀리 떠나지 않아도, 길게 시간을 내지 않아도 좋은 여행지 6곳을 추천했다. 친척 집 방문이나 성묘를 마치고 하루 정도 나를 위해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볼 만한 곳이다. [숲과 계곡이 하나로 ‘의왕 청계산맑은숲공원’] 의왕 청계산 남쪽 자락의 청계산맑은숲공원은 이름 그대로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곳이다. 공원의 입구에 다다르면 아스라이 퍼지는 나무 향과 흙 내음이 방문객을 반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나무들 사이로 데크 길이 이어져 있고 그 옆으로 깨끗한 계곡물이 흐른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땅 위에 내려앉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계곡 물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맑은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의 공기는 유난히 청량하다. 덕분에 마음 한편에 쌓인 먼지까지 부드럽게 털어내 준다. 계곡에서 캠핑 의자를 펼치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여유롭다. 공원 상류 끝에는 오랜 역사를 품은 청계사가 자리 잡고 있어 당일치기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청계사의 창건 연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부 유물을 통해 신라 시대 창건한 것으로 추측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이 있는 사찰이다. 세월의 깊이를 고스란히 품은 기와지붕과 스님의 낡은 목탁 소리는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색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군막사에서 나들이 명소로 재탄생 ‘고양 나들라온’] 한강 하구는 임진강과 맞닿아 국가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실제로 1980년 이곳에선 무장 공비의 침투 시도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 한강 하구에는 지역을 경계하던 군인들의 군 막사 또한 여럿 있었다. 나들라온은 여러 군 막사 중 병력 일부가 철수한 곳을 새롭게 단장한 곳으로 과거에는 통일촌 군 막사로 불렸다. 시민과 여행객을 위한 쉼터로 새단장 하면서 ‘나들이’를 뜻하는 ‘나들’과 ‘즐거운’의 순우리말 ‘라온’을 합쳐 이름을 정했다. 내부에는 군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군과 남군 내무반을 재현한 방에 들어서면 각 잡힌 침구와 군복, 배낭 등이 마치 실제 내무반에 온 것 같다. 평상 끝 옷걸이에는 여분의 군복이 걸려있어서 직접 입고 병영 체험도 할 수 있다. 넓은 휴식 공간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갖춰져 있어서, 세련된 고급 카페에 온 듯한 기분도 든다. 외부인 나들라온 뒤편에는 군인들이 한강 하구의 철책 경계 근무를 위해 드나들던 자유로 지하통로가 그대로 남아있다. 통로를 빠져나가면 지금은 자전거길이 조성된 철책을 만날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한 당일치기 여행은 물론이고 자전거 여행이나 걷기 여행으로도 안성맞춤이다. 그야말로 전천후 여행지가 아닐 수 없다. [3천 원으로 누리는 예술의 호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숲속에 숨겨진 예술의 쉼터다. 청계산 북서쪽 자락에 있어 미술관으로 가는 길목 자체가 산책이나 다름없고 서울대공원, 국립박물관과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지하철로 접근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췄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미술품은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이다. 1,003대의 TV 모니터로 구성된 작품의 높이는 약 18.5m로 백남준 작품 중 최대 규모이다. ‘88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1987년 설치했으며 이후 미술관의 상징이 되었다. 미술관의 핵심 전시장은 ‘다다익선’이 설치된 원형 홀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설 전시는 ‘한국근현대미술Ⅰ’과 ‘한국현대미술Ⅱ’ 두 곳으로 나뉜다. ‘한국근현대미술Ⅰ’에는 20세기 전반에 제작된 작품 145여 점을 소개하고 있고, ‘한국현대미술Ⅱ’에는 20세기 후반에 제작된 작품 12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장까지 갖추고 있어 전시 규모가 매우 방대하다. 따라서 모든 작품을 한 번에 감상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 위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 미술관 옥상에는 숲을 옮겨놓은 듯한 원형 정원이 마련되어 있고, 미술관 입구에도 데크로 조성한 휴식 공간이 넓게 조성되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대한민국 최고의 근현대 미술품 감상과 더불어 계절의 변화를 음미하며 숲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조선 왕들과의 고요한 만남 ‘구리 동구릉’] 동구릉은 말 그대로 아홉 개의 능이 모인 자리로 조선 왕릉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숲은 정갈하면서도 평화롭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는 좌우로 살짝살짝 굽은 길이 놓여 있는데 한적한 숲길을 걷다 보면 연휴의 분주함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첫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수릉, 현릉, 휘릉, 건원릉, 목릉이 이어지고, 좌회전하면 숭릉, 혜릉, 경릉, 원릉을 만날 수 있다. 직진해서 만나는 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능은 건원릉이다. 건원릉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능으로 다른 능과는 달리 억새로 덮여 있는 게 특징이다. 얼핏 관리하지 않은 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심어달라는 태조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능 아래에는 정자각과 신도비가 있다. 정자각은 제향을 지내는 건물이고 신도비는 태조의 건국 과정과 생애, 업적 등을 새겨놓은 비석이다. 좌회전해서 만나는 능 중에는 숭릉이 주목받는다. 조선 왕릉 정자각 중에서 유일하게 팔각지붕 정자각이 남아있는 곳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찬란했던 과거와 고요한 현재가 공존하는 왕릉. 짙은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수백 년 전 조선을 호령하던 왕들의 삶과 죽음을 되새기다 보면 어느새 지금을 살아가는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게 된다. [절벽 아래로 쏟아지는 힘찬 물줄기 ‘연천 재인폭포’] 처음 재인폭포를 본 사람이라면 잠시 말을 잃게 된다.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걷다가 문득 마주치는 폭포의 모습이 매우 웅장하기 때문이다. 높이가 무려 18m에 이르는데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개다. 주상절리 지형의 주변 풍경 역시 장관이다.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마치 자연이 연출한 거대한 극장 같고 바위 아래 검푸른 소는 깊고 푸르다. 낙차 때 바람을 타고 공중에서 하얗게 흩어지는 물방울들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비가 내린 다음 날은 물줄기가 더욱 강해진다. 재인폭포는 전망대에서 협곡을 마주하고 감상해도 아름답지만 출렁다리에서 보는 모습과 데크길을 따라 폭포 아래에서 보는 모습이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이왕 방문했다면 다양한 모습을 보는 걸 추천한다. 폭포 이름 ‘재인’은 얼핏 이국적인 이름으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재인폭포의 ‘재인’은 광대를 뜻하는 ‘材人’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여기에는 슬픈 전설도 전해온다. 오래전 금실 좋은 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의 직업은 재인이었고 아내는 매우 아름다웠다. 아내에게 흑심을 품은 마을 원님이 남편에게 폭포에서 줄을 타라는 명을 내렸고 줄을 타던 남편은 원님이 줄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폭포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원님의 수청을 들게 된 아내 역시 원님의 코를 물어버리고 자결했다는 전설이다. [유일한 것들의 아름다움 ‘이천 처음책방’] ‘처음’이란 단어는 언제나 설렌다. 시작, 첫걸음, 첫눈, 첫사랑……. 조심스럽기도 하고, 아리기도 하고, 서툴기도 한 단어들. 그토록 애틋한 단어가 책방 이름에 붙었다. 처음책방은 여느 책방과는 조금 다른 책들을 판매한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고서 급에 가까운 도서부터 2000년대의 최근 도서들까지 다양하지만 하나같은 초판본들이다. 서적은 2쇄, 3쇄 혹은 재판이나 삼판을 거치며 조금씩 수정되는 일이 잦다. 오류를 바로잡거나 내용을 보완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판은 미완의 작품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난 첫 아이처럼 뜻깊은 결과물이다. 처음책방의 모든 책이 판매용은 아니다. 다시는 구할 수 없는 수준의 초판본은 전시용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집 중 하나로꼽히는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와 김영랑 시인의 ‘영랑시집(1935)’ 같은 것들이다. 그중에는 잡지와 신문 등도 있다. 잡지와 신문은 매일 혹은 매달 태어나고 사라지는 간행물이니만큼 시효성이 매우 짧아서 보관하는 이가 드물다. 그러나 처음책방에 전시된 잡지와 신문들은 놀랍게도 모두 창간호다.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만 권의 책들을 살펴보고 있자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중에 읽고 싶었던 낡은 책을 발견하는 건 오래도록 잊고 지낸 ‘처음의 마음’을 다시 찾아내는 것과 같은 일이다. 어쩌면 처음책방의 책들은 처음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선생님들인지도 모른다.
  • 봉양순 서울시의원, 책·커피·기차가 만난 ‘경춘스테이션’ 조성 기여… 감사패 수상

    봉양순 서울시의원, 책·커피·기차가 만난 ‘경춘스테이션’ 조성 기여… 감사패 수상

    서울시의회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제3선거구)은 지난 23일 열린 ‘경춘스테이션 북&커피’ 개소식에서 복합문화공간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수상했다. 경춘스테이션 북&커피(이하 경춘스테이션)는 기존 경춘선숲길 방문자센터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차 외형을 살린 건축미와 책 쉼터, 공공카페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노원의 새로운 문화여가 플랫폼이다. 봉 의원은 사업 기획 단계부터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총 10억원의 시비를 확보, 경춘선숲길 명소화 사업의 핵심 플랫폼 조성에 적극 지원했다. 이 공간은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인 감성 여가 거점으로, 도심 속 녹색문화 인프라 확충과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경춘스테이션은 공간 설계 단계부터 보행 약자 등 다양한 이용자를 고려한 배리어프리 설계가 돋보인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저상 경사로와 전용석, 호출 벨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반려견 동반객을 위한 도그파킹 시설도 함께 마련돼 지역민의 다양한 생활 패턴을 수용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열린 복합 문화거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봉 의원은 “경춘선숲길이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문화와 여가, 감성이 공존하는 힐링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화·여가공간을 더욱 확충해 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봉양순 의원은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 조성, 당현천 음악분수, 경춘선 교량분수, 불암산 인공폭포 조성 사업 등 지역의 자연환경을 살린 명소화 사업과 생활밀착형 문화공간 조성, 공공시설 접근성 향상 등에 앞장서며,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정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 2025 목포항구축제 전통 ‘파시’ 재현···9월 26일부터

    2025 목포항구축제 전통 ‘파시’ 재현···9월 26일부터

    2025 목포항구축제 오는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목포항과 삼학도 일원 펼쳐진다. 목포시는 목포만의 고유한 해양 문화인 파시(波市)를 담아낸 프로그램과 시민 참여 콘텐츠, 미디어아트 야간 전시까지 더해, 낭만과 예술이 공존하는 항구의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목포항구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목포항의 전통 파시 문화를 생생히 되살린다는 점이다. 과거 목포항에는 어선과 상인들이 몰려들어 불야성을 이루며 거래가 이어졌고, 이는 항구 경제와 도시 발전을 이끈 중심이었다. 올해는 푼툰(pontoon)과 바지선을 활용해 6척의 실제 어선을 정박시키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해상 어시장 파시’를 대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경매사와 전문 MC가 함께하는 전통 경매, 지역 극단이 펼치는 마당극 퍼포먼스, 그리고 수산물 직거래 체험이 어우러지며 목포항의 옛 활기를 그대로 재현한다. 목포항구축제는 올해 시민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했다. ‘시민 낚시대회’, ‘어린이 바다놀이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콘텐츠가 곳곳에 마련된다. 특히 시민 낚시대회는 일반 관람객과 동별 주민이 함께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돼 지역민의 화합을 이끌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낮의 활기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 축제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미디어아트 바닷길과 LED 미디어 등대, 소망 캔들라이트가 어우러져 관광객에게 특별한 야간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오션달빛 시네마’, ‘100m 낭만, 항구 책 bar 다’ 등 신규 프로그램은 항구의 정취 속에서 문화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올해 목포항구축제는 먹거리 존 운영 방식을 대폭 개선했다. 모든 부스에 POS 결제기를 설치하고 ‘바가지 요금 근절센터’를 운영해 관람객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먹거리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다회용기를 도입해 친환경 축제를 실천하며, 지역 셰프 3인이 선보이는 특별 시식 프로그램 「ONE BITE IN MOKPO」를 통해 제철 수산물의 신선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아기 쉼터, 수유실, 흡연부스, 휴게 쉼터 등을 조성하고,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셔틀버스를 증차 운행한다. 또한 안전 드론과 CCTV를 활용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관람객들이 더욱 안심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시 관계자는 “2025 목포항구축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파시 콘텐츠를 비롯해 안전과 편의시설, 친환경 운영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축제를 찾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항구도시 목포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중무휴 목포 청년쉼터 ‘다락’ 문 열어

    전남 목포지역 청년들이 휴식과 교류를 통해 창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청년쉼터 ‘다락(多樂)’이 문을 열었다. 목포시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구도심 온금동에 2층 규모(연면적 300㎡)로 청년들의 휴식·창업공간인 다락 개관식을 지난 5일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9일 밝혔다. 다락은 청년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1층은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카페 공간이며, 2층은 340여권의 책이 비치된 북카페와 회의실로 구성돼 독서와 회의는 물론 소모임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하다. 회의실은 대관 신청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다락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 정기적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의 역량 강화, 자기 계발 및 활동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 “새롭게 태어난 명소(名所)를 소개합니다”···경기관광공사, 재탄생 여행지 6곳 추천

    “새롭게 태어난 명소(名所)를 소개합니다”···경기관광공사, 재탄생 여행지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가 과거의 기억을 품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여행지 6곳을 추천했다. 잊힌 교실은 다시 사람들을 맞이하고, 방치되던 하수처리장은 문화예술의 무대로, 낡은 창고는 여유를 찾는 쉼터로 변신했다. [방치된 하수처리장이 시민의 정원으로 ‘성남 물빛정원’] 성남물빛정원은 한때 하수처리장이었지만 운영이 중단된 채 30년간이나 흉물처럼 남아 있었다. 오래도록 버려졌던 공간이 올해 휴식과 예술이 어우러진 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성남물빛정원이 자리한 곳은 탄천과 동막천이 만나는 지점이라 ‘두물길’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은 몇 개의 공간으로 분리되는데 그중에는 ‘담빛쉼터’ ‘꽃대궐정원’ ‘소풍마당’ 등이 있다. 서쪽 동막천 출입구에 자리한 담빛쉼터는 달항아리를 닮은 둥근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곳이고, 정원 중앙에 자리한 꽃대궐마당은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다. 소풍마당은 파라솔과 벤치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연인이나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특히 곳곳에 남아 있는 옛 하수처리장 건물들이 현대적인 정원 풍경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느끼게 한다. 9월부터 뮤직홀과 카페도 문을 열어, 시민들이 더 즐길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폐교에서 피어나는 문화의 향기 ‘평택 웃다리문화촌’] 평택 서탄면 들녘 사이를 달리다 보면 소박한 금각리 마을을 만나게 된다. 마을회관 앞에는 버스가 회차하는 작은 공터가 있고 맞은편에는 폐교된 금각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교내의 화단에는 아기자기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줌싸개’ 동상이나 ‘책 읽는 소녀’ 석고상이 있었을 법한 자리다. 학생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초록색 잔디가 깔려 있고 주변은 키 높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둘러서 있어 마치 울타리처럼 아늑하다. 이곳이 바로 문화의 숨결이 머무는 공간인 웃다리문화촌이다. 1945년 개교한 금각초등학교는 2000년 폐교되었고 이후 6년여 방치되다가 평택 시민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교실이 전시장으로, 별관이 세미나실과 쉼터로 변해 시민들을 맞이한다. 상설전시관에는 금각초등학교의 옛 모습과 금각리 마을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기획 전시실은 사진, 회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웃다리문화촌은 낡은 흔적 위에 새 숨결을 불어 넣는 예술인과 여행자들이 어울리는 열린 마당이다. [물의 기억을 품은 복합문화공간 ‘시흥 맑은물상상누리’] 시흥의 맑은물상상누리는 한때 생활하수를 처리하던 산업 공간이 문화와 예술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본관에 해당하는 창의센터는 하수처리 과정을 재미있게 설명해 놓은 전시장이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머지 공간은 모두 재생 공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거대한 고깔 모양의 비전타워로, 하수처리시설인 소화조와 관제탑이 하나로 연결된 곳이다. 내부는 옛 시설 일부가 그대로 노출하여 마치 스릴러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실제 관제탑을 그대로 활용한 전망대가 있는데, 둥글둥글한 시설물의 지붕들이 마치 꽃처럼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수처리 과정의 가스 저장소는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변신해 시흥의 명소들을 보여준다. 딱딱한 의자가 아니라 푹신한 쿠션이 깔린 바닥에 누워서 관람할 수 있어 더욱 색다르다. 일부 시설은 수생정원이나 분수대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맑은물상상누리는 버려진 공간이 어떻게 창의적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이자,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채석장을 활용한 자연 친화 공원 ‘안양 병목안시민공원’] 안양 병목안시민공원은 수리산 북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계곡과 숲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에는 벚꽃이 화려하고, 여름에는 푸른 숲이 울창하며, 가을에는 단풍이 흩날리고, 겨울에는 하얀 눈을 이불처럼 덮는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황토가 깔린 맨발 산책로는 주민들에게 인기 최고의 장소다. 공원의 계단을 오르면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지고 그 맞은편에는 시선을 압도하는 인공폭포가 있다. 하얀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인공폭포는 보고만 있어도 더위가 사라진다. 병목안시민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철도용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었고 인공폭포는 채석장의 흔적이다. 지금도 공원 한쪽에는 당시에 사용하던 석재 운반용 객차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며 전시되어 있다. 공원 우측에는 캠핑장이 있는데 계곡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국립공원의 야영장이 부럽지 않은 풍경으로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병목안시민공원은 과거의 채석장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산책, 휴식, 캠핑까지 즐길 수 있는 팔방미인 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 카페 ‘양주 봉암창고카페’] 양주시 봉암리 일대는 예부터 바위가 많았고 그중에 봉황을 닮은 바위가 있어, ‘봉암(鳳岩)’이라는 지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직선거리 500여 미터의 아담한 마을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고요하고 평화롭다. 마을 북쪽 끝, 낡은 외벽의 창고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름하여 ‘봉암창고’ 카페다. 비료를 보관하던 과거의 농협 창고를 개조한 곳으로 주민과 여행자를 맞이하는 공간이 됐다. 정중앙의 파란 철문으로 들어서면 창고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카페가 손님을 기다린다. 대형 카페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다란 테이블과 높은 천정을 그대로 드러낸 구조 덕분에 시원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벽면에 붙은 봉암마을의 사진들을 보다 보면 단순한 카페가 아닌 마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전면 폴딩도어 너머로는 뒷마당이 이어지는데 봄가을에는 이곳의 벤치에 실내보다 손님이 더 많이 몰린다. 카페 한쪽 벽에는 봉암새마을부녀회, 은현면 의용소방대, 봉암리사무소 등 마을의 오래된 나무 간판들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어, 창고카페의 정취를 더한다. 무엇보다도 이 카페는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버려진 창고가 공동체의 힘으로 되살아난 공간, 봉암창고는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쉼터다. [창고를 리모델링한 문화 쉼터 ‘고양 일산문화예술창작소’] 일산문화예술창작소는 일산역 바로 옆에 있다. 도시의 바쁜 하루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식하고 싶을 때 찾기 좋은 곳이다. 베이지색 페인트 외벽과 익숙한 농협 마크.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곳이 한때 농협 창고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창작소는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1층의 전시 공간과 공유 오피스, 지하 1층의 다목적실이다. 이중 주민과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전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일산 옛 사진전’ 안내판과 사진들이 걸려있다. 구멍가게, 약국, 사진관의 옛 거리 모습과 포장되지 않은 도로 풍경은 누군가에겐 과거의 조각으로, 누군가에겐 향수로 다가온다. 전시 공간은 대관 형식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활용한다. 전시가 없을 때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개방된다. 칸막이 없는 넓은 공간에 놓인 테이블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여름철에는 무더위 쉼터로 사랑받는다. 오래된 건물과 사람과 예술이 만나는 곳. 일산문화예술창작소는 도시 속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고요한 쉼터이자,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호흡하는 열린 공간이다.
  • 햇살 가득한 휴식의 공간, 경남 통영 ‘봄날의 책방’

    햇살 가득한 휴식의 공간, 경남 통영 ‘봄날의 책방’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경상남도 통영의 ‘봄날의 책방’은 단순한 서점을 넘어, 여행자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쉼터가 되었다. 이곳은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과 블로그에 ‘동피랑 벽화마을’과 함께 통영의 명소로 자리 잡으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오래된 서점의 기억대학교 새내기 시절, 공강 시간에 교정을 어슬렁거리다 중앙도서관 앞 매대에 멈춰 섰던 기억이 난다. 철학과 사상 등 낯선 책들이 가득한 매대 아래에는 “학생들의 힘으로 서점을 살립시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학생회 간부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외쳤다. “학우 여러분, ‘오늘의 책’은 단순한 서점이 아닙니다.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선배들의 지식과 토론이 깃든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그런 소중한 ‘오늘의 책’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이 서점을 지킬 차례입니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서점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지갑을 열어 책 세 권을 샀다. 지금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 나는 마치 지식인이 된 듯 하루 종일 책을 들고 다녔다.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서울 신촌의 사회과학 서점 ‘오늘의 책’을 배경으로, 1990년대 학생운동을 하던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시대를 비추던 등불, ‘오늘의 책’1980년대 대학가에는 시대정신을 담은 사회과학 서적들이 유행처럼 퍼져 나갔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끄기 위해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독서 모임을 탄압했다. 그러나 이러한 억압은 오히려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젊은이들의 갈증을 키웠다. 1984년 3월 문을 연 사회과학 전문 서점 ‘오늘의 책’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았다. 이곳은 베스트셀러나 대중서적 대신, 당시 금서로 취급받던 사상, 인문, 철학 서적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학생과 지식인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며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1990년대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오늘의 책’의 위상은 계속되었지만,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파도는 결국 이곳을 덮쳤다. 다행히 연세대 학생들과 동문, 교수들이 모금 활동을 벌여 폐업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책’은 시대정신의 변화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외환위기 이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대학생들의 관심은 사회과학 서적에서 취업과 자격증 같은 실용서적으로 옮겨갔다. 여기에 인터넷 서점까지 등장하며 수많은 오프라인 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오늘의 책’도 2000년 11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책 판매를 넘어선 새로운 역할오늘날 서점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 확장되고 있다. 서점은 더 이상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자 오프라인 서점들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 사이에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틈새시장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베스트셀러와 참고서 중심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서점을 직접 큐레이션 하고 카페, 갤러리 등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더불어 저자 강연회, 팬 사인회 등 온라인 서점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들을 기획하며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통영의 보물섬, ‘봄날의 책방’경상남도 통영에 자리한 ‘봄날의 책방’도 그렇게 탄생한 독립서점이다. 2011년 정은영 대표가 출판사 ‘남해의봄날’을 설립한 후, 2013년 폐가를 개조해 이곳을 열었다. 서점은 대표가 직접 고른 책들을 만날 수 있는 ‘봄날의 서가’, 통영 출신 문인들의 작품이 있는 ‘작가의 방’, 그리고 바다와 관련된 그림책, 여행책, 생태 서적 등을 만날 수 있는 ‘바다 책방’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봄날의 책방’은 저자 강연, 북 토크, 지역민 모임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단순한 서점을 넘어선, 통영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과 블로그에서는 통영의 관광명소로 ‘동피랑 벽화마을’과 함께 ‘봄날의 책방’을 소개하고 있다. 봄날의 약속“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가 울렸다. 지역 명소답게 번화가에 있을 줄 알았는데, 서점은 의외로 조용한 주택가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차를 하고 책방을 향해 걷는데, 봄 햇살이 창문을 통해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이 보였다. 서점 이름처럼 봄에 오고 싶어 몇 달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서점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을 열자 봄바람에 윈드차임이 맑게 울렸다. 그 소리는 마치 이곳을 온전히 즐길 준비가 되었냐고 묻는 듯했다. 아기자기한 공간을 마음껏 느끼기 위해 발걸음을 최대한 천천히 옮겼다. 책들은 많지 않았지만, 한 권 한 권이 적당한 위치에, 적당한 모양으로, 햇살을 가장 아름답게 받는 자리에 놓여 있었다. 공간 곳곳에는 통영과 바다를 상징하는 다양한 굿즈들이 놓여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더했다. 통영 출신 시인 김춘수의 시집을 집어 들고 몇 글자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따스한 봄 햇살이 책장 가득히 부서지고 있었다. 나는 이곳을 찾아온 이유를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다시 오겠노라고, 책장 위로 쏟아지는 봄 햇살에게 조용히 약속했다.
  • 햇살 가득한 휴식의 공간, 경남 통영 ‘봄날의 책방’ [한ZOOM]

    햇살 가득한 휴식의 공간, 경남 통영 ‘봄날의 책방’ [한ZOOM]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경상남도 통영의 ‘봄날의 책방’은 단순한 서점을 넘어, 여행자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쉼터가 되었다. 이곳은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과 블로그에 ‘동피랑 벽화마을’과 함께 통영의 명소로 자리 잡으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오래된 서점의 기억대학교 새내기 시절, 공강 시간에 교정을 어슬렁거리다 중앙도서관 앞 매대에 멈춰 섰던 기억이 난다. 철학과 사상 등 낯선 책들이 가득한 매대 아래에는 “학생들의 힘으로 서점을 살립시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학생회 간부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외쳤다. “학우 여러분, ‘오늘의 책’은 단순한 서점이 아닙니다.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선배들의 지식과 토론이 깃든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그런 소중한 ‘오늘의 책’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이 서점을 지킬 차례입니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서점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지갑을 열어 책 세 권을 샀다. 지금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 나는 마치 지식인이 된 듯 하루 종일 책을 들고 다녔다.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서울 신촌의 사회과학 서점 ‘오늘의 책’을 배경으로, 1990년대 학생운동을 하던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시대를 비추던 등불, ‘오늘의 책’1980년대 대학가에는 시대정신을 담은 사회과학 서적들이 유행처럼 퍼져 나갔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끄기 위해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독서 모임을 탄압했다. 그러나 이러한 억압은 오히려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젊은이들의 갈증을 키웠다. 1984년 3월 문을 연 사회과학 전문 서점 ‘오늘의 책’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았다. 이곳은 베스트셀러나 대중서적 대신, 당시 금서로 취급받던 사상, 인문, 철학 서적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학생과 지식인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며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1990년대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오늘의 책’의 위상은 계속되었지만,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파도는 결국 이곳을 덮쳤다. 다행히 연세대 학생들과 동문, 교수들이 모금 활동을 벌여 폐업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책’은 시대정신의 변화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외환위기 이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대학생들의 관심은 사회과학 서적에서 취업과 자격증 같은 실용서적으로 옮겨갔다. 여기에 인터넷 서점까지 등장하며 수많은 오프라인 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오늘의 책’도 2000년 11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책 판매를 넘어선 새로운 역할오늘날 서점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 확장되고 있다. 서점은 더 이상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자 오프라인 서점들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 사이에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틈새시장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베스트셀러와 참고서 중심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서점을 직접 큐레이션 하고 카페, 갤러리 등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더불어 저자 강연회, 팬 사인회 등 온라인 서점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들을 기획하며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통영의 보물섬, ‘봄날의 책방’경상남도 통영에 자리한 ‘봄날의 책방’도 그렇게 탄생한 독립서점이다. 2011년 정은영 대표가 출판사 ‘남해의봄날’을 설립한 후, 2013년 폐가를 개조해 이곳을 열었다. 서점은 대표가 직접 고른 책들을 만날 수 있는 ‘봄날의 서가’, 통영 출신 문인들의 작품이 있는 ‘작가의 방’, 그리고 바다와 관련된 그림책, 여행책, 생태 서적 등을 만날 수 있는 ‘바다 책방’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봄날의 책방’은 저자 강연, 북 토크, 지역민 모임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단순한 서점을 넘어선, 통영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여행 가이드북과 블로그에서는 통영의 관광명소로 ‘동피랑 벽화마을’과 함께 ‘봄날의 책방’을 소개하고 있다. 봄날의 약속“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가 울렸다. 지역 명소답게 번화가에 있을 줄 알았는데, 서점은 의외로 조용한 주택가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차를 하고 책방을 향해 걷는데, 봄 햇살이 창문을 통해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이 보였다. 서점 이름처럼 봄에 오고 싶어 몇 달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서점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을 열자 봄바람에 윈드차임이 맑게 울렸다. 그 소리는 마치 이곳을 온전히 즐길 준비가 되었냐고 묻는 듯했다. 아기자기한 공간을 마음껏 느끼기 위해 발걸음을 최대한 천천히 옮겼다. 책들은 많지 않았지만, 한 권 한 권이 적당한 위치에, 적당한 모양으로, 햇살을 가장 아름답게 받는 자리에 놓여 있었다. 공간 곳곳에는 통영과 바다를 상징하는 다양한 굿즈들이 놓여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더했다. 통영 출신 시인 김춘수의 시집을 집어 들고 몇 글자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따스한 봄 햇살이 책장 가득히 부서지고 있었다. 나는 이곳을 찾아온 이유를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다시 오겠노라고, 책장 위로 쏟아지는 봄 햇살에게 조용히 약속했다.
  • 성북구에서 만나는 ‘무민의 숲’…내달 21일 문화 예술 행사

    성북구에서 만나는 ‘무민의 숲’…내달 21일 문화 예술 행사

    서울 성북구와 성북문화재단은 내달 21일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에서 ‘책이 있어 가장 행복한 숲’ 행사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숲 속에서 책과 문화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팝업도서관’이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숲에서 읽기 좋은 책 300권이 비치되고, 텐트형 쉼터가 마련돼 캠핑 분위기의 편안한 야외 독서 공간이 조성된다. 특히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도 물빛정원에 꾸려진다. 주한핀란드대사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협력한 이번 전시에서는 핀란드 대표 작가의 그림책과 삶의 철학을 만날 수 있으며, 무민 캐릭터 컬러링 참여 부스도 마련돼 색다른 독서문화 체험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물빛정원과 어우러지는 생애주기별 맞춤 힐링 프로그램과 퓨전국악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도 준비된다. 자세한 프로그램 안내와 사전 접수는 구립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도 오동근린공원에서 야외도서관을 운영하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구는 이어 오는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성북길빛도서관과 길빛근린공원 일대에서 하반기 ‘서울야외도서관 책 읽는 성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숲과 책, 예술이 어우러지는 이번 행사가 주민들에게 특별한 가을의 추억을 선사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구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책을 즐기고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이게 도서관 맞아?” 예술이 스며든 쉼터, 의정부 미술도서관

    “이게 도서관 맞아?” 예술이 스며든 쉼터, 의정부 미술도서관

    도서관은 책상과 책장으로 가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공간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의정부 미술도서관’이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을 넘어, 예술 작품과 책이 공존하며 사색과 영감을 선사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품을 마주하고, 열람대 너머로 예술이 흘러 사람들의 마음을 조용히 사로잡고 있다. 책장이 전시장이 되는 공간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기존의 도서관 틀에서 과감히 벗어난 새로운 시도다. 딱딱하게 줄지어 있는 열람 공간 대신, 부드러운 곡선형 가구 배치와 개방된 동선이 인상적이다. 책장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고, 햇살 가득한 창가 아래에는 사색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갤러리와 북카페의 경계가 모호한 이곳은 ‘책을 읽는 미술관’이자 ‘작품이 있는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 미술도서관을 통해 예술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간 기획을 넘어,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미군기지 반환 이후 도시 재생 과제를 안고 있던 의정부시는 문화 인프라 확충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그려나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책, 《A Bigger Book》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는 것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초대형 아트북《A Bigger Book》이다. 가로 약 50㎝, 세로 70㎝의 크기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단순히 전시된 책을 넘어 ‘책의 물리적 형태 자체가 조형물로 기능하는 예술 오브제’다. 일명 ‘호크니 빅북’으로 불리는 이 책은 독일 타셴 출판사에서 전 세계 9000부로 한정 제작된 작품이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에 전시된 것은 3068번째 에디션이다. 장갑을 낀 채 책장을 넘겨야 할 만큼 섬세하게 다뤄야 하며, 책이라는 매체가 공간을 어떻게 점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결정체다. 이 대형 책은 단순한 관람물이 아닌, 이 도서관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응축한 조형물로 기능한다. 사색과 휴식이 흐르는 열린 공간이곳에는 정해진 동선이나 규칙이 없다. 아이들은 마룻바닥에 엎드려 그림책을 읽고, 어른들은 작품 앞에서 조용히 멈춰 서서 감상한다. 어떤 이는 창가에 앉아 스케치북을 펼치기도 한다. 이처럼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마저도 예술의 일부’가 되는 점이 이 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조용한 공간을 찾는 날, 책과 예술, 사색이 함께 흐르는 이 미술도서관은 훌륭한 목적지가 된다. 특별한 전시가 없어도 그저 이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 도서관이 예술이고, 예술이 도시가 되는 순간 — 바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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