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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가 점지한 오늘의 운세] 2026년 2월 5일 목요일(음력 12월 18일, 경술일)

    [빅데이터가 점지한 오늘의 운세] 2026년 2월 5일 목요일(음력 12월 18일, 경술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동양 철학으로 풀이했습니다. AI 도사가 전해드리는 명쾌한 오늘의 운세로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2026년 2월 5일 목요일(음력 12월 18일, 경술일)의 띠별 운세를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하얀 개(경술)’의 날입니다. 단단한 바위(경금)와 듬직한 개(술토)가 만났습니다. 의리와 신념이 강해지는 날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에는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다만, 너무 강직하면 주변과 부러질 수 있으니 부드러운 포용력도 함께 갖춘다면 더욱 완벽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쥐띠 (자) 책임감이 강해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내 방식만 고집하면 주변의 반발을 살 수 있으니 소통에 신경 써야 합니다. 1948년생: 아랫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면 존경과 따르는 이가 생깁니다. 1960년생: 금전운은 무난하나 큰 욕심은 금물입니다. 현상 유지에 힘쓰세요. 1972년생: 직장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옵니다. 신중하게 판단하세요. 1984년생: 동료들과 협력하면 어려운 일도 쉽게 해결됩니다. 독단은 피하세요. 1996년생: 연인에게 너무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마세요.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소띠 (축) 오늘은 소와 개가 서로 부딪히고 경쟁하는 형국(형살)입니다. 사소한 시비가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고, 건강에도 유의해야 하는 날입니다. 1949년생: 소화기 계통이나 위장 건강을 조심하세요. 식사 조절이 필요합니다. 1961년생: 믿었던 사람에게 서운한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1973년생: 형제나 친척과 재산 문제나 의견 차이로 다툴 수 있습니다. 양보가 약입니다. 1985년생: 묵묵히 일해도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아 답답할 수 있습니다. 때를 기다리세요. 1997년생: 남의 일에 참견했다가 덤터기를 쓸 수 있으니 내 일만 하세요. -호랑이띠 (인) 개와 호랑이는 아주 좋은 파트너(삼합)입니다. 당신의 용맹함과 개의 충직함이 만나니 거칠 것이 없습니다. 목표를 향해 질주하세요. 1950년생: 명예가 올라가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습니다.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1962년생: 사업가는 매출이 오르고 좋은 계약을 맺을 운입니다. 1974년생: 직장에서 승진이나 좋은 보직으로 이동할 기운이 있습니다. 1986년생: 귀인의 도움으로 오랫동안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됩니다. 1998년생: 친구들과의 여행이나 모임이 행운을 가져다줍니다. 즐겁게 보내세요. -토끼띠 (묘) 개와 토끼는 단짝 친구(육합)입니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찰떡궁합을 자랑합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고 마음이 평온합니다. 1951년생: 집안에 경사가 생기고 자녀에게 효도를 받습니다. 1963년생: 뜻밖의 재물이 들어오거나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1975년생: 직장 동료와 호흡이 잘 맞아 업무 효율이 오르고 칼퇴근이 가능합니다. 1987년생: 연애운이 최상입니다. 프러포즈를 하거나 받기에 아주 좋은 날입니다. 1999년생: 새로운 취미나 동호회에서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용띠 (진) 오늘은 개와 용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날(상충살)입니다. 변화와 변동이 심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나 방해물이 생길 수 있으니 자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1952년생: 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에 유의하세요. 화를 내면 건강만 해칩니다. 1964년생: 투자나 투기성 자산 관리는 피하세요. 손실 위험이 큽니다. 1976년생: 직장에서 라이벌과 부딪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1988년생: 연인과 이별수가 있으니 자존심 싸움은 절대 금물입니다. 2000년생: 친구와 사소한 오해로 멀어질 수 있습니다. 말을 아끼세요. -뱀띠 (사) 개(술토)가 뱀(사화)의 열기를 식혀주며 조절해 줍니다. 열정적으로 일하되, 차분하게 마무리를 짓는 지혜가 필요한 날입니다. 1953년생: 건강 관리를 위해 보양식을 챙겨 드세요. 기력이 회복됩니다. 1965년생: 바쁘게 움직인 만큼 성과가 따릅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1977년생: 겉치레보다는 실속을 챙기세요. 화려한 제안 뒤에 함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1989년생: 이성에게 인기가 많아지지만, 구설수도 함께 따르니 처신을 잘해야 합니다. 2001년생: 학업에 집중이 잘 되고 성적이 오르는 날입니다. -말띠 (오) 개와 말은 아주 잘 맞는 사이(삼합)입니다. 당신의 에너지와 개의 성실함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활동적인 하루를 보내세요. 1954년생: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거나 먼 곳에서 귀한 손님이 찾아옵니다. 1966년생: 꼬였던 일이 술술 풀리고 금전적인 융통도 원활해집니다. 1978년생: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포상을 받거나 칭찬을 듣습니다. 1990년생: 솔로라면 소개팅이나 미팅에서 이상형을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2002년생: 친구들과의 우정이 돈독해지고 즐거운 추억을 만듭니다. -양띠 (미) 개와 양은 서로 경쟁하거나 방해하는 관계(파살)입니다. 일이 잘 풀리다가도 막힐 수 있고, 인간관계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1955년생: 낙상 사고 등 부상을 조심하세요. 급하게 서두르지 마세요. 1967년생: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힐 수 있습니다. 사람을 너무 믿지 마세요. 1979년생: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면 자존심을 버리고 먼저 손을 내미세요. 1991년생: 직장에서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으니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합니다. 2003년생: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붕 뜰 수 있습니다. 잠시 산책하세요. -원숭이띠 (신) 흙(개)이 금(원숭이)을 생해주니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격입니다. 아이디어가 샘솟고 주변의 도움으로 일을 쉽게 처리합니다. 1956년생: 문서 운이 좋아 매매나 계약이 성사될 수 있습니다. 1968년생: 귀인이 나타나 도움을 주니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1980년생: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옵니다. 주저하지 말고 무대에 서세요. 1992년생: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인기를 얻습니다. 2004년생: 용돈이 생기거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는 등 금전운이 좋습니다. -닭띠 (유) 개와 닭은 서로 해를 끼치는 관계(해살)입니다. 배신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을 수 있으니 매사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세요. 1957년생: 건강 검진 결과에 신경 쓰거나 약을 챙겨 먹어야 할 일이 생깁니다. 1969년생: 보증이나 금전 대여는 절대 금물입니다. 큰 손해를 봅니다. 1981년생: 자신이 한 말이 와전되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침묵이 금입니다. 1993년생: 연인이나 친구에게 실망할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대를 낮추세요. 2005년생: 집중력이 떨어지고 예민해지기 쉬우니 휴식이 필요합니다. -개띠 (술) 자신의 날을 만났지만, 개 두 마리가 모이면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친구나 동료와 의기투합할 수도 있지만, 고집 대결을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1958년생: 오랜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기에 좋은 날입니다. 1970년생: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으나 선의의 경쟁은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1982년생: 자신의 주장을 너무 내세우면 고립됩니다.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1994년생: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협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2006년생: 친구와 사소한 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먼저 사과하면 풀립니다. -돼지띠 (해) 개(술토)가 물(돼지)을 가두는 형국이라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세요. 1959년생: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을 조심하세요.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1971년생: 금전적인 문제로 고민이 생길 수 있으나 귀인의 도움으로 해결됩니다. 1983년생: 직장에서 상사의 간섭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묵묵히 따르세요. 1995년생: 연인에게 집착하면 관계가 멀어집니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2007년생: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차분하게 미래를 구상해 보세요.
  • 경희사이버대, ‘미래 도서관 비전’ 담은 겨울 특강 성료

    경희사이버대, ‘미래 도서관 비전’ 담은 겨울 특강 성료

    오지은 서울도서관장 초청… ‘책 읽는 서울광장’ 성공 사례 공유 경희사이버대학교가 지난 24일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을 초청해 겨울방학 특강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이번 특강은 재학생과 예비 입학생들에게 미래 도서관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책 읽는 시민이 답이다’를 주제로 강단에 선 오 관장은 과거 정숙의 공간이었던 도서관이 시민의 일상과 연결되는 ‘제3의 장소’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책 읽는 서울광장’의 기획 과정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오 관장은 “시민을 믿고 공간을 개방했을 때 도서관은 도시 문화를 바꾸는 거점이 된다”며 “사서는 단순 관리자를 넘어 콘텐츠를 큐레이팅하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연 후에는 강윤주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의 사회로 심도 있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강에 참여한 한 예비 입학생은 “도서관 사서가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직업임을 깨닫고 공간 기획 전문가라는 꿈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성식 경희사이버대 글로벌·대외협력처장은 “학생들이 현장의 혁신 사례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전문가 특강을 통해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아랍의 봄과 ‘비관적 현실주의’

    [열린세상] 아랍의 봄과 ‘비관적 현실주의’

    2013년은 내가 대학에 입학해 중동 지역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해였다. 당시 중동에서는 2011년 발생한 ‘아랍의 봄’ 여파가 한창 계속되고 있었다. 그래도 페이스북과 스마트폰을 매개로 수평적 시민 연대와 정보의 민주적 공유가 이루어져 독재자들이 서 있을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민주화 낙관론이 마지막으로 반짝이던 때였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은 2013년 7월 이집트 쿠데타로 급격히 붕괴된다. 2011년 이집트 혁명 이후 선거를 통해 집권한 무슬림 형제단 정부는 실질적인 통치 개선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한 채 급진적인 이슬람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세속주의 성향의 시민들과 갈등을 빚었고, 결정적으로 경제권을 쥐고 있는 군부와의 마찰도 격화되었다. 결국 2013년 7월 압둘팟타흐 시시 장군이 주도한 쿠데타가 발생했다. 쿠데타에 대한 저항이 잠시 이어졌으나 군부는 시민 1000명 이상이 사망한 대규모 진압 작전을 감행하며 반발을 무력으로 제압했다. 다수의 이집트 국민은 독재보다 혼란이 더 두렵다며 유혈 쿠데타를 사실상 승인했다. 이후 중동을 공부하며 내가 실시간으로 접한 뉴스는 모두 아랍의 봄의 이상이 어떻게 악몽으로 끝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다. 카다피 사후 리비아에서는 동서 지역에 기반한 부족 내전이 벌어졌고 노예시장이 등장했다는 섬뜩한 소식도 들려 왔다. 예멘과 시리아에서는 종파 갈등, 역내 강대국의 개입이 맞물리며 아직도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아랍의 봄이 시작된 곳이자 아랍의 봄이 남긴 최후의 희망이라고 평가받던 튀니지조차도 정국 혼란을 이유로 권위주의 정권으로 회귀했다. 시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 같은 사태 전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씨름했다. 학교와 책에서 배운 설명은 비교적 단순했다. 권위주의 정부는 결국 물러나게 되어 있고, 민주주의는 문화권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이며,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사회는 자연스럽게 안정과 번영으로 나아간다는 서사였다. 그러나 아랍의 봄이 드러낸 중동의 현실은 그와 정반대였다. 독재는 여러 조건 속에서 오히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고, 국가가 취약한 사회에서 민주화는 내전이라는 재난의 방아쇠가 되기도 했다. 역사는 지나치게 굴곡지고 복잡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즉각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뉴스나 현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6년 새해, 다시 중동이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다. 이란 위기가 한창인 가운데 정의의 세력이 승리하고 민주화가 쟁취돼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아랍의 봄이 남긴 15년의 상처를 본 입장에서는 이런 낙관적 이상주의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반대로 2010년대를 통과하면서 빠르게든 늦게든 갖춰야만 했던 덕목은 ‘비관적 현실주의’였다. 중동은 시작에 불과했고 세계의 대세가 그렇게 흘러갔다. 유럽 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끝나지 않는 팔레스타인의 비극, 내전과 유사한 미국의 이념 갈등, 견고하게 성장을 이어 가는 중국,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까지. 2026년 한 해가 갓 시작됐건만 또 다른 뉴스가 계속된다. 중국의 군부 숙청, 미국 미니애폴리스 시위, 그린란드 위기, 미국의 관세 25% 인상 선언. 하나같이 정의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소식들이다. 언젠가 낙관적 이상주의의 시대가 돌아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전에 중요한 것은 위기에 빠지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다. 답답하더라도 비관적 현실주의를 사고의 기초로 삼고 일단 파도를 넘기는 지혜를 갖춰야만 한다. 근거 없는 낙관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아마 그것이 아랍의 봄이 남긴 상처가 우리에게 여전히 생생하게 알려 주고 있는 교훈일 것이다. 임명묵 작가
  • [사설] 공급 신호 턱없이 약한 ‘영끌 6만호’… 속도라도 내야

    [사설] 공급 신호 턱없이 약한 ‘영끌 6만호’… 속도라도 내야

    정부가 어제 수도권 6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도심 내 공공부지 활용(4만 3500호), 노후 청사 복합개발(9900호), 신규 공공주택지구 조성(6300호) 등 방식으로 공급된다. 이번 부동산 대책은 이재명 정부 들어 네 번째다. 지난해 9·7 공급 대책 때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호 이상 착공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구체화했다. 그러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 물량이 3만 2000호로 절반을 넘고 서울 근교인 과천·성남시가 1만 6000호다. 노후 청사는 역세권 등 입지가 좋고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영끌’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연구시설, 세무서 등 도심 유휴 관공서 부지를 있는 대로 다 끌어내다시피 했다. 그나마 공급 지역은 구체화됐지만 착공 시기가 너무 늦다. 내년 착공 물량은 서울 강서 군부지(900호), 중랑 면목행정복합타운(712호) 등으로 3000호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계획대로 착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등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8·4 공급 대책에도 있었다. 교통 혼잡, 환경 훼손 등 그동안 주민 반발을 불렀던 우려들을 불식시킬 후속 대책이 나와야 한다. 내일 당장 착공한다 한들 입주는 2~3년 뒤에나 가능한데 서울 아파트값은 이 순간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31% 올랐다. 지난해 10월 20일(0.50%) 이후 14주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48%가량 줄어든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공급 절벽’이 예고돼 있다. 부동산 시장에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주려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정부는 어제 “정비사업·비아파트 활성화 등 도심 공급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고만 밝혔다. 서울 신규 주택 공급의 80%가 정비사업에서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구역 43곳 가운데 39곳(91%)이 대출 규제로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사업 비용으로 인식하는 규제 조정을 건의했다. 투기 수요를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 1·29 대책도 실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모든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 주택 수요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할 수 있는 정책 또한 변함없이 추진돼야 한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지구를 지키는 용사들(앤마리 쿨 글, 제임스 존스 그림, 김하늬 옮김, 봄봄출판사) “줄이기는 같은 물병을 계속 사용하고, 똑같은 가방을 여러 번 쓰거나, 물건을 조금만 사는 거지. 다시 쓰기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또 쓰는 거야. 비닐 봉지를 몇 번이나 다시 쓸 수 있을까? 재활용 표시가 보이면 꼭 재활용해야 해. 바꿔 쓰기는 평범한 물건을 멋진 것으로 바꿔 만드는 거야. 양말은 인형이 되고, 다 쓴 휴지 심은 로켓이 되고, 상자는 멋진 성이 될 수 있어!” UN이 1987년 제시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그림책. 12명 용사들의 행동 지침을 통해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알려준다. 40쪽, 1만 6000원. 빤냐이야기(한재우 지음, 클레이하우스) “바위 위에 앉은 빤냐는 팔다리를 늘어뜨리고 온몸의 힘을 뺐다. 가장 안정되면서도 가장 편한 자세였다.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었다. 그렇게 앉고 나면 요동치던 심장 소리가 조금씩 숨을 죽여가는 것이 신기했다.” 두려움이 많았던 원숭이 ‘빤냐’가 보금자리를 떠나 내면의 불안과 화해하며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깨닫는 여정을 그린 영적 성장 소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불경이라는 ‘반야심경’의 “마음에는 본래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있을 수 없다”라는 구절이다. 작가는 원숭이 빤냐의 여정을 통해 이 구절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296쪽, 1만 8000원. 매점 지하 대피자들(전예진 지음, 은행나무) “연락이라도 하고 지냅시다.” 주호의 말에 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럽시다.” “연락은 해야지.” 그들이 서로의 말을 되뇌었다. 2019년 등단한 작가의 첫 장편. 번아웃과 무기력에 빠진 선우가 은둔을 위해 찾아간 숲속의 비밀 굴에서 뜻밖에 자신과 비슷한 이유로 기거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모든 책임과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자발적 은둔이었는데, 역설적으로 굴 안에선 또 다른 사회와 질서가 재건되고 있다. 은둔자들만의 느슨한 연대. 결국 인간은 타인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걸까. 고립을 꿈꾼 선우가 실제 회피하려 했던 것도 사람이 아니라 어긋난 사회적 관계였던 걸까. 260쪽, 1만 8000원.
  • [책꽂이]

    [책꽂이]

    형태의 문화사(서경욱 지음, 한길사) 서경욱 영국 노섬브리아대 건축학과 교수는 ‘동전은 왜 둥글고, 지폐는 네모랄까’, ‘왜 반듯한 빌딩 숲 사이에 구불구불한 길이 있을까’ 같은 사소한 의문들을 화두로 삼아, 인간의 몸이 세계에 남긴 16가지 흔적을 쫓는다. 손, 발 같은 신체에서 출발해 집과 길, 심지어 짝퉁과 빈티지 같은 문화적 현상까지 형태의 기원을 흥미롭게 살펴본다. 444쪽, 2만 5000원. 흑해-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사계절출판사) ‘흑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지중해는 알겠는데 흑해는 어디에 있지”라고 반문하기 십상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국제관계학 교수인 저자는 유럽과 러시아, 중동이 교차하는 지정학의 핵심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변두리로 취급받아 온 흑해의 2700년 역사를 자세히 분석한다. 오랜 세월 세계의 끝으로만 여겨져 온 흑해는 언제나 역사의 시작이자 세계를 연결하는 바다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496쪽, 2만 9800원. 블러드 머니(네이선 바르디 지음, 신유희 옮김, 상상스퀘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과학자의 열정과 그들을 연결하고 이끄는 리더십,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자본이 만날 때야 가능하다. 왜 한국에서는 세계적인 신약이 개발되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다. 344쪽, 2만 1000원.
  • 공자왈, 미워하시오… 단! 정확하게

    공자왈, 미워하시오… 단! 정확하게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김영민 지음사회평론/292쪽/1만 7000원논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 경계시중 45종 번역서들 장단점 분석공자, 낡은 생각만 강조하지 않아금서의 귀환, 논어김기창 지음이음/316쪽/2만 5000원“잘못된 번역, 공자 ‘위선자’ 만들어”어짊·너그러움으로 해석돼 온 ‘仁’ 본래 분노와 용맹, 결기에 가까워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유교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 지역에서 ‘논어’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인의 사유와 행동 근거를 형성한 텍스트로 학문의 대상이자 치세의 원칙, 삶의 지침이었다. 논어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논어 번역본과 논어를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서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고루하고 곰팡내 나는 옛 생각들이 담겼을 것이라는 편견을 넘어 새로운 해석을 내세운 논어책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눈길을 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논어 5부작’이다. 특유의 유머로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해석하는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김 교수가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자라는 본업으로 돌아와 각 잡고 썼다. 김 교수의 5부작은 새로운 번역과 해설, 학술연구, 번역 비평 등 다층적 접근을 통해 기존 번역과 해석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부한다. 김 교수는 논어라는 고전을 ‘살아 있는 지혜’로 포장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는 세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논어는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 편집자 손을 거쳐 형성된 텍스트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단락 간 흐름이 끊기는 부분도 있고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체계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독자가 자기 해석을 덧입히기 쉬운 텍스트다. 이런 특징은 오히려 논어를 요즘 ‘쇼츠’처럼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부담 없이 한 장을 읽고 덮어도 되고 각 장이 독립적으로 완결되기 때문에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데나 펼쳐도 된다는 말이다. 5부작 중에 독특한 것은 ‘논어번역비평’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45종의 논어 번역서를 대상으로 각 번역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더 나은 번역 방향은 무엇일까 고민한다. 번역본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번역본들이 어떤 해석과 번역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비교 분석함으로써 논어를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김 교수는 “공자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정확하게 미워하는 일’이었다”며 “말 그대로 누군가를 미워하고 비판하되 정확하게 미워하고 비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공자가 알려진 것처럼 인의예지신을 강조한 고루하고 낡은 생각만 강조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출간한 ‘금서의 귀환, 논어’ 역시 기존의 해석을 뛰어넘는 도발적 내용으로 가득하다. 공자와 논어라고 하면 예의범절과 군사부일체, 어진 품성이나 논하며 동아시아 정신세계를 복고주의로 퇴행한 꼰대가 아니라 분노와 저항의 사상가였다고 복권을 시도한다. 김 교수는 “공자에 대한 비난의 상당 부분은 번역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태가 조금이라도 험악해지면, 당당하게 맞서기보다는 세상을, 나라를, 또는 사람을 피하고 도망할 궁리나 하는 것이 현자의 자세라는 식으로 잘못 번역한 게 공자를 비겁한 위선자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본래 맹렬한 분노, 죽음도 두려워 않는 용맹함, 목숨 바쳐 이뤄야 할 윤리적 결기에 가까웠던 ‘인’(仁) 개념을 ‘어질고 너그러운 품성’으로 봉인한 해석 전통 역시 공자의 폭탄 같은 사상에서 뇌관을 제거해 버렸다고 설명한다.
  • 권위주의자들은 왜 과거를 지우나

    권위주의자들은 왜 과거를 지우나

    왜 권위주의 정권은 역사 지우기에 나서는가. 세계 곳곳에서 역사를 둘러싼 싸움은 어째서 민주주의 존립과 연결되는가.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권위주의의 논리를 해부한 책이 출간됐다. 예일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한 미국 사회철학자 제이슨 스탠리의 ‘역사를 지우다’는 권위주의가 어떤 논리와 제도를 통해 과거를 통제하고 그로 인해 시민이 선택 능력을 잃어 가는 과정을 분석한 정치철학·역사 보고서다. 저자는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이스라엘, 헝가리 등의 사례를 통해 권위주의 정치가 어떻게 과거를 재단하고 교육과 기억 제도를 재설계하는지 분석한다. 이어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중심 사례로 삼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역사·시민교육의 언어와 기준을 바꾸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이 단일한 권력 서사를 주장한다면 민주주의에서 역사는 신화로 존재하지 않고 유동적이라고 설명한다. 역사는 시민에게 국가 이야기의 공동 저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한다고 강조한다. 역사 지우기에 활용되는 것은 교육이다. 권위주의자들은 현 체제에 반대하는 봉기의 역사를 교육과정에서 삭제하거나 애초에 가르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체제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수 없도록 한다. 권위주의는 교실 내 간섭과 도서 검열, ‘정치적 중립’과 ‘애국 교육’을 내세우며 교육과정을 평면화한다. 러시아는 전쟁 정당화와 교과서 개정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러시아 교과서는 ‘우크라이나인이 독립적 역사, 정체성, 언어를 지니지 않는다’라고 서술하며 2014년 이후의 갈등을 내전으로 규정하거나 러시아의 개입은 지워 침공의 책임을 흐린다. 그는 이런 ‘가짜 역사’가 아니었다면 러시아 내부의 전쟁 지지도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역사를 지우려는 움직임이 국경을 넘어 공유되는 공통된 기술임을 보여주며 ‘역사 되찾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권위주의가 과거를 재단하려 할 때 역사를 지키는 방법은 다양한 자료를 읽고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을 지키는 일,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호하는 일, 박물관·도서관의 연대를 통해 공공 기억의 기반을 넓히는 일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 달·화성에서 먹고살려면 농사지어야지

    달·화성에서 먹고살려면 농사지어야지

    우주 농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SF 영화 ‘마션’이다. 화성을 탐사하던 중 사고로 홀로 남겨진 주인공이 구조대를 기다리며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 감자 재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의 백미다. 미국은 53년 만에 인간을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음 달에 유인 달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적어도 2030년까지는 인류를 화성으로 보내는 이주 프로젝트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인류를 달로 보내든, 화성으로 보내든 간에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주거 공간은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재료와 3D 프린터로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먹고 마시는 것은 어떻게 해결할까. 이쯤에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우주 농업’이다. 우주 농업은 ‘지구가 아닌 여러 우주 환경에서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 작물을 생산하려는 활동’을 말한다. 우주 농업은 단순히 식량 확보를 넘어 지구처럼 생명체를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만드는 ‘테라포밍’에도 활용된다. 원예학자로 농업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는 정대호 연암대 스마트원예계열 교수와 식물공학자로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손정익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명예교수는 책에서 우주 탐사선이나 행성 표면 같은 우주 공간에서 식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여러모로 살펴본다. 재미있는 부분은 인류의 첫 우주 식민지로 거론되는 달과 화성뿐만 아니라 금성, 목성, 태양계 외부 천체까지 식물 재배를 위한 걸림돌이 무엇인지,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짚어주는 것이다. 책에서는 상당한 기술과 상상력 없이는 우주에서 농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역사가 계속되는 한 그래왔듯이 인류는 우주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분명히 찾을 것이며 그중 하나가 바로 농업”이라고 강조한다.
  • 캄보디아발 ‘노쇼 사기’ 적극 가담한 한국인…210명에 71억 뜯어내

    캄보디아발 ‘노쇼 사기’ 적극 가담한 한국인…210명에 71억 뜯어내

    캄보디아 사기 조직에 가입해 강제 송환된 한국인 50여명이 공무원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7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노쇼 사기’ 조직 일당 52명을 전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범죄단체가입 혐의로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일당은 지난해 8월 22일부터 12월 9일까지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고 ‘노쇼 사기’를 벌여 210명으로부터 7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공무원 등으로 사칭하고 공공기관과 거래 경험이 있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특정업체의 물품을 구매해 납품해달라고 속였다. 피해자가 소개받은 업체에 전화하면 다른 조직원이 받아 위조한 사업자등록증과 견적서를 피해자에게 보내고, 대포 통장으로 물품 대금을 받고 연락을 끊었다. 공공기관과 원활한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을 악용한 것이다. 일당은 이런 방식으로 관공서, 공공기관, 군부대, 병원 등 144개 기관을 사칭하면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조직은 중국인 총책과 관리책, 한국인 관리책을 두고 5개 팀에서 1, 2선 역할을 나눠 운영했다. 1선은 온라인에 공개된 공공기관 수의계약, 과거 거래 업체 등 정보를 수집해 피해자에게 보내 거래를 제안하는 역할이다. 2선은 피해자에게 연락이 오면 사업자등록증이나 견적서를 보낸 뒤 대포통장 계좌로 돈을 받았다. 중국인 총책은 조직원에게 하루 50곳 이상에 범행을 시도하라고 지시했고, 5개 팀은 사칭할 기관 이름과 목표 업체를 날짜별로 배분해 겹치지 않도록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피해자들과 통화할 때는 ‘시청과 공기업이 갑이다. 매달리거나 비굴한 말투를 쓰지 말라’는 등의 매뉴얼도 공유했다. 조직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지역 한 건물에 본거지를 두고 운영했다. 이 건물 출입구에는 전기 충격봉을 든 경비원이 지키며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조직원은 카지노, 마사지숍 등을 갖춘 건물에서 지냈으며, 관리자나 실적이 좋은 조직원만 외출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당은 사기 조직에 자발적으로 가담했으며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원들이 메신저로 나눈 대화를 보면 “10명이 하루에 1억 이상 사기를 치고, 유흥업소에 가서 놀자”는 내용이 있었다. 조직원 상당수는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판매하다가 범행에 연루됐으며, 브로커 등을 통해 기본금과 성과급으로 사기 성공 금액의 5~13%를 받는 조건으로 가담했다. 일부는 도박 빚 등에 시달리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항공권을 제공받아 캄보디아로 가기도 했다. 한 조직원은 포섭되기 전 브로커와의 대화에서 “돈을 많이 벌면 징역을 살게돼도 괜찮지만, 한 건밖에 못 하고 잡히는 게 걱정된다”고 하더니 브로커가 “10년 넘게 잡혀본 적 없다”며 안심시키자 “큰돈 버는데각오하고 가겠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약속한 것 보다 적은 돈을 받았으며, 이마저 본거지에 있는 카지노 등 여러 시설에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국인 여성 관리책 2명에 대해 인터풀 적색수배를 내리는 등 국제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다.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한 추적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쇼 사기의 사칭 범위가 관공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기업, 병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범행 시나리오도 점차 정교하게 진화하고 있다. 구매·납품 요청 등을 받으면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전화번호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고난이 유익이라

    [길섶에서] 고난이 유익이라

    최근 만난 고위공무원 출신 인사에게 “생신 축하” 인사를 건넸더니 돌아온 답이 뜻밖이었다. “원래 생일이 이날이 아닌데 호적을 늦게 올려 그리됐다네.” 그러고는 깜짝 놀랄 얘기를 들려줬다. 중앙부처 요직을 두루 거쳐 장관까지 오른 ‘만능 운동맨’인 그는 태어나자마자 죽을 고비를 겪었다고 했다. 부모는 곧 죽을지도 모르는 아들을 온돌방 아랫목에 한참을 눕혀 놨는데 따뜻한 기운이 돌면서 가까스로 살아났다는 것. 그 뒤로도 병치레를 했으나 ‘운동과 열공’으로 극복해 오늘날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여든을 바라보는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책을 쓰고 세미나에 참석하고 후배들과 만나 토론한다. 주변에 잘된 사람들을 보면 ‘비바람을 맞아 진짜 단단하게 된’ 경우가 많다. 어렸을 적 끼니도 제대로 못 먹었던 60대 지인은 구두닦이 등 고생하며 한 단계씩 올라 지금은 굴지의 중견기업을 운영한다. 성경 시편에 나오는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를 아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쉽게 무너지고 포기하는 사람들은 고난을 겪어본 적 없는, 인생 편하게 살아온 경우가 상당수다.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 AI에게 사주팔자 묻는 시대… “AI 스님·AI 목사님 나올 것”

    AI에게 사주팔자 묻는 시대… “AI 스님·AI 목사님 나올 것”

    조만간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다시 우리 존재에 대해 물을 시간무신론자도 순례길·템플스테이모두 종교 언저리서 ‘나’ 탐문 중AI는 심리 상담부터 종교 진입종교도 변화 없으면 존립 위기 “앞으로 인공지능(AI) 목사님, AI 스님을 보게 될 겁니다.” 문명의 체질이 바뀌는 시대, 종교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인간의 ‘믿음’ 밑바탕에 깔린 영성의 문제를 탐구해온 종교학자 성해영(58)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AI 시대에 이르러 믿음이라는 행위의 개념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믿게 될까. 최근 교양서 ‘종교학 강의’(북튜브)를 펴낸 성 교수를 28일 서울대 인문관에서 만났다. “값싼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는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입니다. 이 로봇 앞에서 우리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물어야 합니다. 종교가 힘을 잃었다고요? 아닙니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템플 스테이를 체험합니다. 다들 종교의 언저리에서 삶과 죽음 너머에 있는 진짜 ‘나’를 탐문하는 것이죠.” 종교는 인간 근원의 물음을 품고 있는 거대한 체계다. 인간의 존재론적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종교 문해력’이다. 신앙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개별 종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건 그 자체로 나의 삶을 어찌 가꿀 것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성 교수가 이번 책을 집필한 것도 우리 사회의 종교 문해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다종교 사회입니다. 유교, 불교, 개신교, 천주교를 비롯한 각종 종교가 공존합니다. 새로운 종교도 쉽게 받아들입니다. 제도화된 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일종의 신기(神氣)를 공유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의식 변형 체험에 친화적이며 집단적 엑스터시(도취)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인 중 60%가 종교가 없는 ‘무종교인’이라고 답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유물론자인 것도 아닙니다.” 종교는 ‘양날의 칼’이다. 믿는 자에게 위안을 주지만 동시에 적대(敵對)의 서사를 만들어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현상계를 허상이라 여기기에 현실을 부정하고 무너뜨리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 종교는 분명히 사랑을 지향하지만, 세상에는 사랑을 외치며 행해지는 무수한 폭력 역시 엄존한다. 정치와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헌법은 정치와 종교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지만, 요즘 이 경계가 묘하게 틀어지고 있다. 진영을 막론하고, 정치인을 향한 맹목적 지지는 이성이나 논리보다는 오히려 종교에 더 가까워 보인다. “원래 이상적인 차원에서 정치와 종교는 만나게 돼 있습니다. 이상적인 공동체를 꾸린다는 같은 목표가 있으니까요. 정치적 어려움을 종교적 세계관으로 돌파할 수 있기도 하죠. 정치와 종교가 결합하면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 가치가 거대한 소명 의식이 되기도 하니까요. 정서적, 심리적 트라우마를 사회가 적절히 보듬어 주지 못하기에 종교가 주는 커다란 위안을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구원자·메시아 서사가 현실 정치에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과학은 앞으로도 종교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존재의 심연을 아무리 파고든다 해도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식의 종교 제도가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많은 이들이 AI에게 사주와 관상을 질문하는 것에서 보듯 지금껏 종교가 독점하던 다양한 기능과 효능이 여러 문화 콘텐츠로 대체되고 있어서다. AI도 마찬가지다. AI 사제의 설교를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AI는 기초적인 심리 상담부터 서서히 종교적인 영역까지 진입할 겁니다. 이미 AI에게 심리 상담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생각보다 그리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분명한 것은 제도화된 종교 역시 시대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심각한 존립 위기에 직면할 거라는 사실입니다.”
  • 박준희 관악구청장, ‘관악에 살다 미래를 열다’ 출판기념회

    박준희 관악구청장, ‘관악에 살다 미래를 열다’ 출판기념회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민선 7·8기 동안 활동한 경험을 담은 저서 ‘관악에 살다 미래를 살다’ 출판기념회가 지난 24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박 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선 7기와 8기 관악구청장으로 힘차게 달려왔다”면서 “낙후 지역이라는 편견을 깨고 한국형 실리콘밸리, 관악S밸리의 기틀을 닦았고,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관악을 만들기 위해 동고동락했다”고 밝혔다. 책에도 이러한 행정 경험과 정책 성과를 소개한다. 별빛내린천(도림천)을 새롭게 단장한 과정 등을 담고 있다. 이어 박 구청장은 “제가 꿈꾸는 관악의 미래는 이제 막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 창문을 열면 물이 흐르고 숲이 보이는 힐링정원도시, 주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가 길이 되는 주민주권 도시 관악을 반드시 완성하고 싶다”며 3선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제3·4대 관악구의원과 제8·9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지낸 뒤 민선 7·8기 관악구청장을 맡고 있다. 현재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서울지역 공동대표와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 서울 부회장이다.
  • ‘메이저 사냥꾼’ 켑카, 30일 PGA 복귀전

    ‘메이저 사냥꾼’ 켑카, 30일 PGA 복귀전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복귀전에 나선다. 켑카는 30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960만달러)에 출전한다. 지난 2022년 LIV 골프로 이적하면서 PGA투어에서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던 켑카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LIV 골프와 결별, 전격적으로 PGA투어에 복귀했다. 페덱스컵 보너스 상금을 비롯해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다. 켑카는 LIV 골프에 몸 담았던 기간에도 메이저대회에는 빠짐없이 출전했다. 4대 메이저대회는 PGA투어가 주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대회가 아닌 PGA투어 대회 출전은 2022년 3월 발스파 챔피언십 이후 4년 만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5차례 우승해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 그는 LIV 골프 소속이던 2023년에도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4년 만에 복귀전을 앞둔 켑카는 “내 인생이라는 책의 또 다른 페이지를 연다. 매우 설렌다. 컨디션은 꽤 좋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고 꼭 우승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냈다. 그는 또 “투어 복귀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타이거 우즈한테 전화했다. 예전부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의지했던 사람이 우즈다. 그에게 전화하는 것이 가장 편안했다”고 말했다. 시즌 첫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상승세가 뚜렷한 김시우는 3주 연속 출전한다. 김시우는 시즌 개막전 소니오픈에서 공동 11위, 이어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공동 6위에 올랐다. 김성현, 김주형, 이승택도 출전한다. 해리스 잉글리시(미국)가 타이틀 방어에 나선 가운데 세계랭킹 6위 잰더 쇼플리(미국)와 7위 J.J. 스펀(미국), 10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세계랭킹 1~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븍아일랜드)는 출전하지 않는다.
  • 대법원 “5·18 북한군 개입 주장은 불법” 판단 확정

    대법원 “5·18 북한군 개입 주장은 불법” 판단 확정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 주장과 역사 왜곡이 민사상 책임을 수반하는 불법행위라는 하급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 23일,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한 도서 ‘북조선 5·18아리랑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 지만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1·2심에서 인정한 총 90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최종 확정했다. 지만원은 2020년 발간한 해당 도서에서 ‘5·18민주화운동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배후 개입 아래 광주 시민과 북한이 내통한 국가반란 또는 폭동’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5·18기념재단과 5·18 관련 3단체, 피고에 의해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된 유공자 등은 이 책의 서술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1년 2월 19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4년 4월 18일 1심 판결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며, 피고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광주고등법원은 2025년 10월 30일 항소심에서 피고 지만원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지만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재단과 단체, 유공자 및 유가족 등 원고 12명에게 총 9000여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또한 1심 법원은 해당 도서의 발행·배포 및 동일 내용의 인터넷 게시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원고들에게 1회당 200만 원씩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피고 지만원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2025년 11월 4일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장에 상고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법정기간 내에도 상고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피고 측 항고이유서는 법정 제출기한을 도과한 2025년 12월 2일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법원은 민사소송법 제429조 및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에 따라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그 결과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지만원은 과거 동일한 5·18 왜곡 주장과 관련해 형사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전력이 있음에도, 여전히 같은 취지의 허위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최목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상고기각으로 5·18 왜곡 행위에 대한 민사상 책임이 최종 확정됐다”며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사안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허위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법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5·18민주화운동은 이미 법률과 국가기념일 지정, 사법부의 반복된 판단을 통해 그 역사적 진실이 확립됐다”며 “그럼에도 왜곡이 반복되는 현실은 민주주의의 기준이 아직 제도적으로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확히 수록해 민주주의의 가치와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병삼 전 영천시 부시장, 2월 7일 출판기념회

    김병삼 전 영천시 부시장, 2월 7일 출판기념회

    김병삼 전 경북 영천시 부시장이 다음 달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 전 부시장 측은 28일 “김 전 부시장이 2월 7일 오후 2시 영천 스타컨벤션에서 저서 ‘내 삶의 이름은 영천’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출판기념회는 김 전 부시장의 뜻에 따라 정치적 발언이나 오는 6월 지방선거 관련 내용 언급없이 차분히 출판 동기 등을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책에는 공직자로서의 책임, 행정이 시민의 일상과 만나는 지점, 그리고 지역이라는 공간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돌아보는 성찰의 기록이 담겨 있다. 화려한 성과나 평가보다는, 묵묵히 이어진 공직의 시간과 그 속에서 느낀 고민들이 중심을 이룬다. 특히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하며 느낀 ‘행정은 결국 사람의 삶과 가장 가까운 영역’이라는 인식이 책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김 전 부시장은 “이 책은 어떤 선택을 알리기 위한 글이 아니라,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공직의 길과 그 길의 중심에 있었던 영천에 대해 정리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시장은 영천 금호 출신으로 1995년 제1회 지방고등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경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자치행정국장 등을 거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끝으로 30여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난 12일 “현장 중심 행정으로 멈춘 영천을 다시 뛰게 만들고 변화를 이끌겠다”며 6·3 지방선거 영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 [길섶에서] 겨울 복숭아

    [길섶에서] 겨울 복숭아

    ‘겨울 복숭아’가 집으로 배달됐다. 아쉽게도 먹을 수 있는 복숭아는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복숭아 이야기로 가득 채운 특별한 잡지다. 1년에 단 한 번만 발간된다. 주인공은 경북 영덕군 지품면 복숭아. 지품면은 복숭아로 유명한 영덕군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해 봄 대형 산불이 마을을 덮쳤을 때 천만다행으로 복숭아 나무들은 살아남았다고 한다. 복숭아를 남달리 좋아하는 것도 아닌 내가 이 잡지를 알게 된 건 지인 덕분이다. 지난 연말 산불 피해 지역 후원 사업이라는 말에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답례로 1월에 잡지와 복숭아 말랭이를 받고, 7월 제철에는 복숭아 5㎏이 온다. 지품면 주민은 1900여명, 복숭아 농장은 67곳이다. 책 뒤편에 실린 농장주 이름 하나하나가 정겹다. 한번도 가본 적 없지만 이곳 농부들의 정성을 받고 자란 복숭아가 얼마나 향기롭고 달콤할지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한겨울에 미리 만난 여름 대표 과일 복숭아. 뜨거운 계절을 고대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AI 현기증’과 함께 살아가기

    [이광호의 어찌보면] ‘AI 현기증’과 함께 살아가기

    지난해 ‘인공지능(AI) 출판’을 내세운 국내 한 신생 출판사는 1년간 9000권이나 되는 책을 펴냈다. 국내 대형 단행본 출판사들이 1년에 출판하는 게 최대 200권 정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숫자다. AI 저술을 최소한의 편집으로 펴내는 ‘딸깍북’의 등장은 종이책의 내용적·형식적 완성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대학에서의 ‘AI 커닝’ 사태는 단순 해프닝 이상의 고민거리를 안겨 준다. ‘딥페이크’ 기술은 이제 이미지를 보이는 대로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2026년 신춘문예’ 투고작이 예년에 비해 증가한 것에도 AI의 역할이 있었으리라는 진단이 있다.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AI가 일으킨 현실 변화 앞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어떤 상황이 다가올지 예측할 수 없는 ‘현기증’이다. ‘AI 현기증’은 기술의 속도전으로 이지적 균형 감각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AI 기술은 무서운 속도로 새로워지고 있다. AI 현기증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만들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존재론적 불안마저 일으키고 있다. 사유의 정체성과 노동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해야만 한다. 국가는 이미 AI가 미래 성장 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 선언하고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을 실행하고 있다. 수년이 걸리던 수억개의 단백질 구조 분석이 몇 시간으로 단축돼 신약 개발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시각장애인 사진작가가 자신의 상상을 시각화할 수 있는 상황은 흡사 신이 강림해 행하는 ‘기적’처럼 보인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AI는 이제 현대의 ‘신’이 되고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사고 능력을 가지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도 곧 실현될 것이라고 한다. AI 노동력이 인류를 모든 노동과 결핍에서 해방할 것이라는 믿음이 힘을 얻고 있다. 노동의 종말과 함께 생산력이 급격히 증가하면 인류가 궁핍에서 자유로워지는 유토피아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포 역시 낙관만큼이나 무겁다. 인간이 중요한 판단을 AI에 의존하는 상황은 이미 현실이 됐다. 판단의 권력을 가진 AI가 언제나 옳지는 않으며,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디스토피아의 우울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미국 사법 시스템의 AI 재범 예측 알고리즘은 흑인 피고인에게 체계적으로 높은 확률을 예측했다. 편견이 코드로 고착화하고 알고리즘은 객관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가자지구에서 사용하는 AI 표적 선정 시스템은 이미 AI가 군사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AI가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으로 만약 잘못된 공격 지점을 알려 준다면, 그곳에 있는 무고한 인간들의 비명과 처참한 죽음에 대해 AI는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질까? 핵무기 발사 단추를 AI에게 맡기는 극단적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한 고용주는 AI로 직원들의 키보드 입력, 시선,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생산성을 측정한다고 한다. 한 뇌과학자가 교양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AI 프롬프터를 존댓말로 작성하는 이유는 ‘AI 빅브라더’가 세계를 지배할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유머를 구사했는데, 왠지 서늘하게 느껴진다. 경제적 불평등이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 AI 기술을 소유·통제·활용할 수 있는 집단에 그것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져다 주지만, 그렇지 못한 집단은 AI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는 ‘AI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 등의 민감한 사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AI가 학습한 거대하고 정교한 정보가 인간이 만든 것이라면, 그것으로 AI가 만든 텍스트의 권리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저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제 ‘인간 넘어’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해 말 한 인문학 행사에서 필자는 AI가 인간의 육체에서 나오는 언어를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소 생각을 말했다. 그런데 사회자는 최근 기술의 발달로 육체를 가진 ‘피지컬 AI’도 가능해졌다고 했다. 공장 노동과 가사 노동을 대체하는 휴머노이드 역시 조만간 인간의 몸을 대신할 것이다. 생물학적 육체와 AI를 결합하는 ‘바이오하이브리드 로봇’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휴머노이드에 인간의 기억을 심어 주는 상상도 이미 SF에서는 익숙하다. 분명한 사실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이 AI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AI 현기증은 ‘인간의 시간’ 안에 동거할 것이다. AI가 10초 만에 할 수 있는 일을 몇 시간이나 며칠, 혹은 수년 동안 해내는 인간의 노고는 덧없다. 그러나 그것이 ‘일인칭 인간의 시간’이다. 유한하고 연약한 신체를 가진 존재, 욕망하고 좌절하고, 불안과 공포에 떨고, 땀과 피를 흘리고, 몸서리치고 소름이 돋는, 일인칭 ‘나’의 감각 말이다. 상냥하고 날카로운 계절들의 순간, 통증과 아름다움을 함께 가진 ‘그 이름’조차 잊게 되는 희미한 기억력과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저 취약한 일인칭 육체가 가진 망각의 능력. 절대로 망각을 모르는 인공지능 앞에서, 망각으로만 견딜 수 있는 삶과 ‘나’의 무력한 언어가 여기에 남아 있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무대 오른 詩와 나… ‘힙한’ 사색의 발견

    무대 오른 詩와 나… ‘힙한’ 사색의 발견

    청음회에 문학 더한 낯선 경험 선사텍스트힙 열풍 속 1시간 만에 매진무대에 앉은 관객들, 자유롭게 사색시인들은 직접 쓴 시 낭독하며 소통 대극장 내 무대 한가운데 색색의 시집이 다채로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객석을 벗어나 무대 위에 앉은 관객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었다. 시집을 펼쳐 들고 깊이 파묻히거나,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 기울이며 사색에 잠기거나. 자신이 떠나온 객석을 멍하니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마치 그곳이 그립다는 듯. 25~26일 이틀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었다. 독서와 사색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리딩&리스닝 스테이지’의 현장이다. 무대에 편히 누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청음회(‘리스닝 스테이지’)로만 기획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문학 한 스푼’이 더해졌다. 문학동네와 협업해 ‘문학동네시인선’을 무대에 가져다 놓고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 형형색색 시집의 표지가 은은한 조명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무 말이나 해도 당신은 그걸 다 받아 적고 외우고 기억했다 그럴수록 나는 매일 조금씩 더 커졌다”(신이인, ‘기어코 난’ 부분) 지난 25일 밤 8시 신이인 시인이 관객이 있는 무대로 천천히 걸어들어와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시집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에 실린 시 네 편을 낭독했다. 광막한 무대가 잔잔히 시의 문장으로 채워지는 경험은 자못 황홀했다. 독서는 어쩔 수 없이 책과 독자가 만나는 내밀한 경험이지만, 시가 낭독되는 순간만큼은 무대 위 사람들과 작은 공동체를 이룬 듯한 느낌이었다. 신이인은 “낭독자와 청자가 한 무대에 서서 함께 공연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이인보다 앞서 오후 5시에는 박연준 시인이 무대에 올랐고 26일에는 고명재·임유영·한여진이 자기가 쓴 작품을 낭독하며 관객과 소통했다. 극장이 단순히 시집을 읽을 공간만 내어준 것은 아니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일 예정인 공연과 어울리는 시집을 골라 일대일로 짝을 지었다. 임승유의 ‘생명력 전재’와 오는 3월 예정된 연극 ‘빅 마더’, 이규리의 ‘당신은 첫눈입니까’와 오는 8월 예정된 ‘한여름의 메시아’ 등 총 27개의 공연과 시집이 연결된다. 세종문화회관은 극장을 단순히 공연을 보러 오는 곳을 넘어 새로운 예술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리딩&리스닝 스테이지’도 그 일환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학을 멋진 것으로 소비하는 ‘텍스트힙’ 열풍이 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의 힘이 재발견되고 있다. 이 움직임을 절묘하고 적절하게 반영한 기획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학과 공연, 서로 다른 감각의 예술을 하나로 이어지게 만드는 경험은 관객에게 새로운 영감이 됐다. 덕분에 티켓 예매 창구를 연 지 1시간 만에 모든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선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기획할지 고민 중이다. 시 읽기를 평소 좋아한다는 직장인 김나의(36)씨는 “책과 음악의 조합을 무대 위에서 듣는다는 발상이 신선했고, 그것도 음악을 이어폰이 아니라 큰 공간에서 특별한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넷플 드라마 원작 출생지 ‘마포출판진흥센터’

    넷플 드라마 원작 출생지 ‘마포출판진흥센터’

    서울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 입주 중인 민지형 작가의 대표 장편소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영화로 탄생한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26일 출판문화의 거점인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입주기업 대표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차담회에는 박 구청장과 민지형 작가, 차영지 대표, 홍경화 대표, 최진영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차담회는 이제까지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입주기업들이 이룬 성과를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1인 입주기업 ‘라우더북스’ 의 대표인 민지형 작가가 집필한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는 판권이 일본 제작사에 수출돼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되는 영광을 안았다. 차영지 대표의 출판사 ‘내로라’는 도서 ‘어독스테일(A Dog’s Tale)’을 3쇄까지 출판하며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입주기업 ‘테일브릿지’ 홍경화 대표의 도서 ‘심리학이 말하는 그리움의 힘, 노스탤지아’는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에서 2025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마포구는 이번 차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출판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발굴하고, 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역 출판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는 2024년 6월 센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창작자가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공간 개편을 단행했다. 그 결과 입주실 20곳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유 오픈 오피스를 기존 32석에서 75석으로 2배 이상 늘려 더 많은 1인 창작자와 예비 창작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모집 방식도 기존 ‘전국 대상 선발’에서 ‘마포구민 우선 선발 후 공실 대상 전국 모집’으로 변경해, 지역 창작자에게 기회를 우선 부여하고 지역 문화 기반을 강화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입주 작가의 대표작이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은 마포구 출판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쾌거”라며,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가 K-콘텐츠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공간 지원과 프로그램 내실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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