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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와 생명공학의 융합… ‘신의 힘’ 가진 인류 탄생하나

    AI와 생명공학의 융합… ‘신의 힘’ 가진 인류 탄생하나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고 그 구조를 예측하는 혁신적 계산 방법론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주어지면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정통 화학 연구가 아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융합 연구에 상을 준 것은 124년 노벨 과학상 역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기술·의료 미래학자로 미국 싱귤래리티대학 교수인 저자는 책에서 AI와 생명공학이 융합하면서 폭발적인 혁신을 가져와 인류 문명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름도 낯선 싱귤래리티대학은 ‘특이점이 온다’의 작가로 유명한 컴퓨터공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우주과학자 피터 다이아맨디스와 공동 설립한 곳으로 대학이라기보다는 첨단 과학을 다루는 연구소 성격이 강하다. 저자가 말하는 초융합은 “단순히 기술이 융합되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새로운 가치 체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AI가 생명공학을 촉진하고, 생명공학의 결과가 AI 고도화를 끌어내는 식으로 기술 생태계 전체가 동시에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인류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는 변화를 끌어낸다는 것이다. 그는 초융합이 의료, 식량, 에너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를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AI가 영상 진단으로 의사보다 암 발병을 5년 전에 예측하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선천성 질병을 태아 단계에서 치료하며, 유전자 편집된 면역 세포는 암을 직접 공격해 외과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라는 불편한 단계를 없애준다. 식량 분야에서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 3개만 편집해 쌀 수확량을 3배 이상 늘리고, 가뭄이나 병충해에 스스로 대응하는 스마트 농작물도 등장할 것이다. 모든 분야가 초융합하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혁신이 인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로 이름 붙인 것처럼 ‘생명을 바꿀 신의 힘’을 가진 인류가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초융합을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도 적절한 통제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막강한 힘은 인류를 절멸시킬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 크고 흰 눈이 그립거든 말없이 오라 태백으로[박상준의 문장 여행]

    크고 흰 눈이 그립거든 말없이 오라 태백으로[박상준의 문장 여행]

    태백역 인근 사슴목장 초록뿔언덕30만㎡ 고원에 사슴 200마리 방목산책길에 보는 이국적 풍경 장관 눈 내린 다음날·잔설 쌓인 날 추천당골광장서 시작되는 하늘전망대 890m 길이·무장애길 초보도 거뜬 정상에서 문수봉·천제단까지 조망 축제 전 미리 보는 눈 조각들 주목올해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 중 하나가 ‘책과 관련한 여행’이라고 합니다. 서울신문은 이에 맞춰 다양한 세대와 트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을 3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박상준 여행작가가 책 자체 보다 책 속 한 문장의 ‘정서’에 집중한 콘셉트의 여행법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커튼은 닫혀 있고, 누운 채로는 바깥이 보이지 않는데도, 내 주변으로 서름한 빛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니라서 아까 꾸던 꿈이 이어지고 있는가 싶기도 하다. 나는 눈을 천천히 깜이며 그 환상의 빛을 가늠해보다가 문득 이런 확신에 이른다. ‘뭔가 찾아온 거야!’”/한정원, ‘시와 산책’ 중. 그 ‘뭔가’가 찾아오는 서걱서걱한 겨울 아침을 좋아한다. 창가의 눈부심이 햇살만의 수고가 아니란 건 겨울이어서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다. 밤새 내린 눈은 그렇게 반짝인다. 밤하늘의 별과는 다른 빛남일 텐데, 별은 먼 데 있지만 차가운 그것은 그렇게 고요히 우리 곁으로 내려앉는다. ●크고(太) 흰(白) 눈을 찾아서 작가 한정원은 “눈을 발견한 날은, 사랑을 발견한 듯 벅차다”고 했다. 그리고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가 1번부터 100번까지 눈이라고 덧붙인다. ‘시와 산책’(시간의 흐름, 2020)은 작가가 시를 읽고 산책한 나날의 기록이다. 월러스 스티븐스, 에밀리 디킨슨,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의 시가 작가의 일상에 눈처럼 내려앉는다. 나는 작가가 고른 시의 심상을 더듬어 눈 내린 겨울의 길 위를 같이 산책하고 여행한다. 첫 장 ‘온 우주보다 더 큰’은 온통 눈에 관한 이야기고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겨울은 아니어도 작가만큼이나 눈을 좋아하므로, 글 속의 작가처럼 “뭔가”에 눈 뜨는 아침을 소망하고 눈이 거기 있기를 희망한다. 첫눈 같은 사랑 또한 말이다. 물론 환상은 환상일 뿐이다. 올해 겨울 하늘은 유독 야박하다. 눈 내린 날을 손에 꼽는다. 그렇다고 날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느지막이 눈을 뜨고 천장을 보며 깜빡이던 아침, 문득 이런 확신에 이른다. 눈이 오지 않으면 눈을 찾아가는 게 겨울을 대하는 여행의 자세일 터. 강원 태백시는 우리가 사랑하는 눈의 고장이다. 이름부터 ‘크다’를 뜻하는 태(太)에 ‘흰색’을 뜻하는 백(白)이지 않은가. 물론 태백이란 지명은 ‘크게 밝다’는 뜻을 가진 태백산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내 멋대로 크고 흰 눈이기도 할 것이라 여긴다. 지난해 3월, 봄 여행 취재를 위해 태백산 하늘전망대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폭설을 만나 낭패했다. 봄의 일을 하러 가서 겨울을 만난 건 난처했지만 반대로 내심 겨울을 늘려 맞은 것 같기도 해서, 눈 내린 날로 갈무리할 수 있어 뿌듯했다. 매해 눈을 만난 횟수를 헤아린다는 한정원이 보았으면 얼마나 반겼을까. 작가가 못내 아름다웠다고 말했던, 눈이 열한 번이나 온 어느 겨울의 모습 또한 그러하지 않았을까. ●눈 속 사슴의 ‘눈’ 속으로 태백 가는 찻길은 중앙고속도로를 내려서 영월부터 강원도의 오지를 달린다. 도로가 매끈하게 뻗지는 않았지만 웅장한 산세는 무척 감동적이다. 겨울 여행을 사랑한다면 행로에 슬며시 만항재를 끼워 넣어도 좋겠다. 하지만 ‘시와 산책’에 처음 나오는 시가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기차에서 내리며’이므로 나도 기차를 탔다. 태백선 기차는 영월의 동강과 정선의 민둥산과 태백의 함백산과 어울려 지난다. 창밖의 굽이와 굽이가 ‘행’이고 기차역은 ‘연’이며 철로는 ‘운율’처럼 다가온다. 시 속의 우연한 만남은 없지만 겨울은 스치는 풍경만으로 깊어 간다. 태백역에 내려서는 사슴목장 초록뿔언덕을 찾는다. 겨울 태백 여행을 위해 간직했던 버킷리스트다. 겨울 눈은 특별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리 특별하지 않기도 하다. 나는 눈 오는 날 아침이면 동네 뒷산을 산책하는데 그곳의 설경 역시 아름답다. 잠시 태백산이라 해도 믿을 만큼. 그러니 그 유명한 태백의 겨울이 흔한 겨울 풍경처럼 느껴지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모두가 시인일 수 없고 여행은 일상의 ‘뭔가’보다 ‘특별한 뭔가’를 찾는 것일 때도 있으므로. 초록뿔언덕에선 그 뭔가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언덕 위를 거니는 사슴은 이채로움을 넘어 얼마간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처음 찾았던 날부터 언젠가의 눈 쌓인 겨울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30만㎡ 고원에 200마리가 넘는 사슴이 설원 위를 뛰노는 상상을 해보라. 하물며 순백의 겨울 설원이다. 사슴목장은 초록뿔언덕 카페를 지나 입장한다. 건물 1층은 전시 공간을 겸하고 목장을 바라보는 카페는 2층이다. 초록뿔라떼나 초록뿔꽃사슴빵 같은 메뉴는 곧 만나게 될 사슴들의 예고편이다. 카페 바깥에서 전망대까지 난 산책로가 주 행로인데 사슴들은 멀지 않은 기슭에서 멀뚱히 경계하듯 눈을 마주친다. 사람들은 그 대치의 순간이 경이로워 덩달아 숨죽여 멈춰 선다. 그러면 사슴은 때때로 서서히 다가오기도 한다. 목장의 녀석들은 사람이 그리 낯설지 않다. 특히 초록뿔언덕의 마스코트, 200일 된 사슴 소금이는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이상봉 대표가 키워 강아지처럼 몸을 비빈다. 곁에서 눈을 맞출 적에는 매우 반짝이는 건 루돌프의 코가 아니라 눈망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작 풀을 뜯어 먹고 사는 사슴에게 겨울은 고달픈 계절이다. 조급해한다고 겨울이 서둘러 물러날까. 한정원의 말처럼 “겨울은 겨울의 시간을 다 채우고서야 한동안 떠날 것”이다. 다행히 이 대표가 사슴들의 산타클로스가 되어 준다. 그는 매일 오후 3시, 사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언덕을 오른다. 이 시간은 초록뿔언덕을 찾은 이들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다. 초록뿔언덕에서 방목하는 사슴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억지할 수는 없으므로 어떤 날은 멀리 한두 마리와 눈 맞추는 일에 그치기도 한다. 적어도 먹이 주는 시간에 찾으면 헛걸음할 일은 없어 사슴과 사람이 각자의 행복을 공유한다. 그날이 눈 내린 다음이거나 잔설이 두텁게 쌓인 경우, 사슴들은 조금 과장하면 북극의 순록처럼 보인다. ●‘눈’으로 즐기는 태백산 명소 사슴과 헤어져 태백산 하늘전망대와 지지리골 자작나무 숲 사이에서 망설인다. 지지리골은 태백이 꼭꼭 숨겨둔 겨울 명소다. 화전민이 살던 시절에는 지지리도 못살아서, 가까운 함태탄광이 흥하던 시절에는 광원들의 고기 굽는 지글지글 소리를 따 이름 붙였다지만, 서정의 오솔길은 경관 못지않은 비밀스런 드라마를 숨겨놓고 있다. 특히 오밀조밀한 길을 지나 길 끝에서 활짝 열리는 숲속 벤치에서는 누구나 눈을 감고 자작나무의 은밀한 속삭임에 귀를 기울인다. 다만 가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차를 타고서도 좁은 흙길을 제법 올라야 한다. 기차를 타고 나선 나는 못내 엄두를 낼 수 없어 아쉬움을 삼키며 태백산 하늘전망대로 방향을 잡는다. 하늘전망대는 태백산 등산로 초입 당골광장에 있다. 태백산은 유일사에서 올라 천제단, 반재 등을 돌아보고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구간이 가장 유명하다. 당골광장에서 올라 천제단을 보고 다시 당골광장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당골 초입은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겨울 사랑이 적극적인 이들은 서둘러 태백‘산’에 오른다. 그들은 “눈은 흰색이라기보다 흰빛”이라던 한정원 작가의 말뜻을 나보다 먼저 이해할까. 전체 길이가 890m인 태백산 하늘전망대와 탐방로는 등산을 벅차하고 산책 삼아 겨울을 즐기는 나 같은 이들에게 알맞다. 휠체어나 유아차 보행이 가능한 무장애길이지만 눈 내린 겨울에는 조심해야 한다. 당골탐방지원센터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완만한 데크 탐방로를 따르는데, 센터 입구에서 문화관광 해설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다. 겨울 태백을 여행하기 좋은 때는 언제일까요? 지금부터 겨울 내내 좋아요, 같은 뻔한 말이 오가지만 그만큼 태백의 겨울 풍경은 남다르다. 태백산 당골광장에는 눈을 꼭꼭 눌러 담은 커다란 거푸집이 눈길을 끈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33번째 태백산 눈축제를 장식할 눈조각의 원형이다. 거푸집을 해체하면 정육면체의 커다란 눈얼음이 남을 것이고, 작가들은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눈을 조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과정은 결과만큼이나 흥미로운데 눈얼음을 다듬는 이맘때 모습은 비공식 ‘프리페스티벌’이라 부를 만하다. 눈축제가 끝나면 설날을 전후해서 습설이 내린다. 쉬이 녹지 않은 습한 눈은 단단하게 쌓여 태백 겨울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리고 태백의 더딘 겨울은 3월에 이르러서도 지난해처럼 폭설로 내리기도 한다. 택시 기사는 태백에서 30㎝ 정도는 눈도 아니라고 했다. 지난해 늦은 겨울에는 갑작스레 내린 폭설로 통리에서 5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며 무용담을 들려준다. 트렁크에는 만약에 대비하기 위한 버너와 라면이 상비돼 있노라고 과장된 몸짓을 섞어가며. ●차가운 눈… 겨울이 가리킨 겨울 하늘전망대는 탐방로 끝에서 좌우로 사열한 소나무 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 몇 차례 크게 나선을 그리며 오르고, 사방의 풍경을 조금씩 소분해서 끌어안는다. 정상에는 제법 매서운 바람이 불고 먼 데 능선에는 태백산 문수봉과 천제단의 파노라마다. 아래쪽 숲에는 석탄박물관의 권양로(석탄을 운반하고 이동하는 통로)가 솟아 눈의 고장이자 광산의 도시라는 걸 다시금 일깨운다. “바람도 좋다, 여기는.” 옷깃을 여미는데 곁에 있던 이들이 나누는 말소리가 들린다. 아, 그렇기도 하겠구나. 도치법을 쓰는 그이 또한 시인이다. 그 말을 듣고 맞는 전망대 정상은 바람이 그저 매섭지만은 않다. 눈이 얼음장처럼 차갑지만은 않은 것처럼. 덕분에 멀리 두던 시선을 끌어오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우듬지와 그늘 아래 잔설에 눈길이 닿는다. 전망대 높이가 33m이니 나무의 키는 족히 20m가 넘겠다. 이토록 키 큰 나무의 머리 꼭대기, 우듬지를 본 적이 언제였던가? 그제야 뒤늦게 나는 왜 눈이 좋은가 되묻는다. 눈이 좋은 건 그것이 겨울다움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겨울은 겨울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정원은 봄의 마음으로만 보면 “겨울은 춥고 비참하고 공허하며 어서 사라져야 할 계절”일 거라 말한다. “행복은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하고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하는데 겨울은 그저 시리도록 차가운 눈으로 제 몫의 행복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탐방로를 돌아 나오는 길에는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흐린 하늘은 언제라도 다시 눈이 내릴 태세다. 지금 눈이 내린다면 머리 위 자그마한 숲속 하늘 위로 난분분 내리겠다. 나는 다시 몸을 숙여 눈 한 줌을 쥐어보고는 눈 쌓인 곳을 골라서 걷는다. 손끝에서 찌릿하고 명징하던 그 차가움에 정신이 번쩍 들고, 그것들이 발끝에서 뽀드득하고 말간 소리를 내어 부서질 때, 겨울 산책의 참맛은 다시 한번 눈이라는 걸 깨닫는다.
  • “오 주여, 한번 여자가 되어 보세요”… 남성 본위에 맞선 여자들의 이야기

    “오 주여, 한번 여자가 되어 보세요”… 남성 본위에 맞선 여자들의 이야기

    “당신이 세상을 다시 만든다면, 다시 여자와 남자를 창조한다면, 경험 없는 풋내기 도공처럼 하지 마세요. 여자로서 지상에 내려와 보세요, 프라부(신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단편소설집 ‘하트 램프’의 맨 마지막 문장이다. 언뜻 절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옷소매 걷어붙이고 쏟아내는 거친 댓거리나 비난, 야유처럼 와닿기도 한다. 총 12편의 단편소설 속에 수많은 명문이 담겨있지만 이 책의 성격을 무엇보다 간명하게 드러내는 건 바로 이 문장이지 싶다. 핍진한 여성서사를 신파조가 아닌, 잔인할 정도의 솔직한 유머로 그려낸다는 것 말이다. ‘하트 램프’는 지난해 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관례를 깨고 장편이 아닌 단편소설집에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듣도 보도 못한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공용어인 칸나다어로 쓴 걸 영어로 옮겼다는 것도 화제였다. 따지고 보면 2024년에 우리 한강 작가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긴 ‘채식주의자’ 역시 한글로 쓴 첫 사례다. 책의 무대는 인도 남부의 가부장적 이슬람 공동체다. 여기 여성들은 ‘나’로서 주체적인 삶보다 딸, 아내, 며느리, 어머니 등의 전통적이고 고루한 역할만 강요받는다. 작가는 작품 하나하나에 억압과 소외로 점철된 이곳 여성의 일상을 풍자적이면서도 신중한 문장으로 그려낸다. 작가 바누 무슈타크(83)는 소설가이자 변호사, 활동가이기도 하다. 1970~80년대엔 인도 남부의 저항 문학 운동 ‘반다야 사히티야’의 핵심 여성 작가였다. 그는 법정에서 여성의 현실을 목격했고, 거리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가 만들어낸 소설 속 서사는 허구지만, 그 속에 현실의 뼈대가 단단하게 자리한 이유다. 책에 담긴 열두 편의 단편은 저자가 33년 동안 쓴 50여 작품 중 일부다. 이를 선별해 재구성한 이는 인도의 작가이자 번역가인 디파 바스티다. 그러니까 바누 무슈타크가 작곡하고 디파 바스티가 편곡한 여자들의 노래라고 보면 틀림없을 것 같다. ‘하트 램프’는 중의적 표현이라 여겨진다. 등불처럼 빛나는 회복력과 의지, 연대 의식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언제든 꺼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 속 여자들은 거대한 변혁을 시도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다음 세대로 건네며, 마음의 등불을 지켜낸다.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인간 경험이라는 태피스트리(직물 공예)에서 한 올 한 올의 실은 그 직물 전체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며 “이 책은 어떤 이야기도 결코 작지 않다는 믿음에서 태어났다”고 역설했다.
  • “동거녀 어린 딸 나체 몰카…구속 안 돼 다시 집으로” 대만 모녀 분개

    “동거녀 어린 딸 나체 몰카…구속 안 돼 다시 집으로” 대만 모녀 분개

    대만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이 동거녀 딸을 상대로 ‘몰카’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돼 피해 모녀가 사는 집으로 다시 귀가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대만 ET투데이 등에 따르면 린모(30)씨는 지난해 11월 필로폰 밀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마약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린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불법 촬영 혐의를 추가로 발견했다.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미성년자의 알몸이 찍힌 사진과 동영상이 여러 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지난해 9월 여자친구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한 린씨는 불과 일주일 만에 동거녀의 딸이 목욕하는 모습을 6차례에 걸쳐 몰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베란다와 연결된 욕실 창문 너머로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린씨는 “딸이 샤워 중 자꾸 물장난하면서 욕실을 물바다로 만들어, 동거녀에게 보여줄 ‘증거’로 촬영한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사건을 넘겨받은 현지 검찰은 린씨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불법 촬영 혐의를 추가 적용하고, 재범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보석금 5만 대만달러(약 230만원)에 보석을 허가하고 거주지를 다름 아닌 동거녀의 집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딸의 불법촬영 피해를 까맣게 몰랐던 린씨의 동거녀는 법원에 출석해 보석 절차를 밟았다. 동거녀는 린씨 귀가 후 구속영장 청구서 내용을 확인하고서야 그가 딸 나체를 몰래 촬영했다는 사실을 알고 사법당국에 항의했다. 경찰은 이튿날 린씨의 집을 찾아 사건 경위를 설명했고, 큰 충격을 받은 린씨 모녀는 가해자를 피해자 집에 거주하도록 제한한 조치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왜 피고인이 아닌 우리가 집을 떠나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검찰은 총포·탄약 관련 조례 위반 혐의 등으로 남성을 재구속했다. 대만 법원, ‘스캠’ 프린스그룹 피의자들도 보석 석방 앞서 대만 법원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스캠(사기) 범죄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의 대만 거점 강제수사에 따라 체포된 피의자 일부를 풀어줘 비난받은 바 있다. 현지 검찰은 자금세탁과 사기, 온라인 도박을 위해 설립된 프린스그룹 대만 거점 수사를 통해 관련 피의자들을 무더기로 체포했으나, 법원은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의 최측근인 리톈의 비서 류춘위 등을 보석 석방했다. 책정된 보석금은 15만 대만달러(약 700만원) 수준에 불과했으며, 류춘위는 공권력을 비웃듯 환하게 웃으며 법원을 빠져나갔다.
  • “식판 바꿨더니”…‘코끼리’ 폭언 듣던 108㎏ 女, 55㎏ 감량했다

    “식판 바꿨더니”…‘코끼리’ 폭언 듣던 108㎏ 女, 55㎏ 감량했다

    대만의 한 여성이 20여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체중을 55㎏ 감량해서 화제다. 이 여성은 ‘굶는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한 뒤 구토하고 폭식하는 섭식장애를 오랜 기간 겪었는데, 식사를 둘러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심신의 안정을 찾은 것이 다이어트의 비법이었다고 밝혔다. 대만 싼리신문 등에 따르면 40대 여성 천페이신은 최근 자신의 다이어트 비법을 다룬 책을 펴내고 “다이어트의 목적은 체중 감량 자체가 아니라 인생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씨는 태어났을 때 체중이 4.5㎏이었다. 우리나라의 신생아 여아 체중으로는 상위 97%에 달하는 수치다. 그는 초등학생 때 체중이 70㎏을 넘어섰으며 고등학교 1학년 때 108㎏에 달했다. 친구들로부터 “코끼리”, “죽은 돼지”, “죽은 뚱보” 등의 폭언을 들으며 우울한 10대 시절을 보냈다. 그는 대학 1학년이 된 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식단 조절과 운동이 아닌 무리한 ‘굶기’에 매달린 탓에 부작용이 컸다. 자신을 다그치며 무작정 굶거나 음식을 먹은 뒤 구토하고, 체중이 어느 정도 줄면 다시 폭식하는 섭식장애의 굴레에 빠졌다. 폭식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폭식은 식탐이 아니라 뇌가 안정감을 찾으려는 행동”이라고 결론 내렸다. 과도한 ‘굶기’에 자신을 몰아넣으며 스트레스를 받은 반작용으로 뇌는 오히려 음식에 집착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다이어트를 위해 “안정적인 식사를 유지하며 식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극복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식판을 바꿨다. 그는 네모난 쟁반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접시를 여러 개 올려놓았다. 각각의 접시는 소재와 색깔, 촉감이 달랐으며, 다양한 색깔의 각기 다른 반찬을 각 접시에 담아 식판을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또한 식판에서 채소류를 담은 접시를 손이 가장 자주 가는 곳에 배치하고, 뇌가 충분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도록 탄수화물도 충분히 먹었다. 식사에는 반드시 단백질을 포함했으며, 따뜻한 국이나 차를 곁들여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좋아하는 접시 위에 색색깔 반찬 담아”“식탁에 바르게 앉아 천천히 식사”식사할 때는 반드시 식탁에 앉았으며 소파 위나 침대 위 등 식탁이 아닌 곳에서 식사하지 않았다. 또한 식사 도중 TV나 휴대전화는 멀리한 채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그는 “식탁에 앉아 맛있는 식사를 올바르게 한다는 원칙을 지키자 뇌는 안정감을 찾았다”면서 “더 이상 스트레스로 폭식하지 않고 몸과 마음이 재건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식습관 개선을 통해 30대에 이르러 50㎏ 넘게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40대가 된 현재는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은 물론 마음의 건강도 찾았다. 그는 영양사 자격증과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한편 섭식장애의 일종인 폭식증은 단시간 내에 많은 양의 음식을 통제력 없이 먹은 뒤 먹은 음식을 토해내는 등의 행동이 병적으로 악화한 상태를 의미한다. 음식을 먹은 뒤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음식을 거부하는 등 체중 감량에 집착하는 행동도 폭식증의 이면이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음식을 먹은 뒤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관련된 문제가 거론된다. 또한 자기 몸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 날씬함에 대한 집착이 지나친 경우, 청소년기에 자신의 욕구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한 경우에도 폭식증을 겪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대의 폭식증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신경성 폭식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20대는 2020년 1198명에서 2024년 1477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월까지 992명이 신경성 폭식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5년여간 누적 환자 중 95%가 여성이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폭식증을 겪는 환자에게는 가족 등 주변인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환자가 폭식하는 시간대에 혼자 있도록 하지 않고, 냉장고 등에 마음대로 접근하지 못하게 통제하는 한편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꾸준히 설득해야 한다. 또한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담긴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간식의 경우 하루 동안 필요한 열량을 넘지 않는 선에서 허용하는 등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
  • [빅데이터가 점지한 오늘의 운세] 2026년 1월 23일 금요일(음력 12월 5일, 정유일)

    [빅데이터가 점지한 오늘의 운세] 2026년 1월 23일 금요일(음력 12월 5일, 정유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동양 철학으로 풀이했습니다. AI 도사가 전해드리는 명쾌한 오늘의 운세로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2026년 1월 23일 금요일(음력 12월 5일, 정유일)의 띠별 운세를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붉은 닭의 날’입니다. 날카롭고 예리한 기운이 감도는 날이니, 매사에 꼼꼼하게 확인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행운을 부릅니다. 쥐띠 (자) 마무리가 중요한 날입니다.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일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마세요. 1948년생: 외출 시 체온 유지에 신경 쓰고 가벼운 두통을 주의하세요. 1960년생: 문서 운이 좋으나 도장을 찍을 때는 백 번 확인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1972년생: 직장에서 당신의 능력을 시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겸손하세요. 1984년생: 금전 흐름은 원만하지만, 충동구매로 지출이 커질 수 있습니다. 1996년생: 연인이나 친구와 사소한 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자존심보다는 관계를 먼저 생각하세요. 소띠 (축) 협력자가 나타나는 날입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도 주변의 도움으로 술술 풀립니다. 1949년생: 기다리던 소식을 듣거나 반가운 사람을 만납니다. 1961년생: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귀담아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깁니다. 1973년생: 당신의 성실함이 윗사람에게 인정을 받아 좋은 기회로 이어집니다. 1985년생: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좋은 날입니다. 과감하게 도전해 보세요. 1997년생: 학업이나 배움에 있어 집중력이 크게 향상되는 시기입니다. 호랑이띠 (인) 자신의 주장을 너무 내세우면 고립될 수 있습니다. 한 발 물러서서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1950년생: 건강을 위해 무리한 활동은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세요. 1962년생: 급하게 서두르면 실수하기 쉽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세요. 1974년생: 사소한 오해가 갈등으로 번질 수 있으니 언행을 부드럽게 하세요. 1986년생: 이동수가 있으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1998년생: 마음이 다소 들뜨기 쉬우니 차분하게 평정심을 유지하세요. 토끼띠 (묘) 충돌의 기운이 있습니다.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한 날입니다. 1951년생: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 등을 주의하세요. 1963년생: 가정 내에 작은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으니 대화로 푸세요. 1975년생: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거나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입을 무겁게 하세요. 1987년생: 작은 실수로 책 잡힐 일이 없도록 매사 철저히 하세요. 1999년생: 낯선 사람이나 달콤한 유혹을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용띠 (진) 행운이 따르는 기분 좋은 날입니다. 당신의 재능이 빛을 발하고 인정을 받습니다. 1952년생: 덕을 베풀면 더 큰 복으로 돌아옵니다. 1964년생: 바쁘게 움직인 만큼 알찬 결실을 맺습니다. 1976년생: 너무 완벽을 기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1988년생: 행운이 가득한 멋진 날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세요. 2000년생: 감기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옷을 따뜻하게 입으세요. 뱀띠 (사) 노력에 비해 결과가 조금 아쉬울 수 있으나, 실망하지 말고 정진하세요. 1953년생: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 적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965년생: 금전 문제로 머리가 아플 수 있으니 지출을 줄이세요. 1977년생: 좋은 의도로 한 일이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만족하세요. 1989년생: 인내심을 가지고 버티면 곧 좋은 기회가 옵니다. 2001년생: 긍정적인 에너지가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말띠 (오) 열정이 넘치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유연함이 필요한 하루입니다. 1954년생: 싱글이라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운입니다. 1966년생: 수고는 많으나 당장의 결실은 적을 수 있습니다. 멀리 보세요. 1978년생: 희망과 기회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숨어 있습니다. 1990년생: 스트레스가 쌓이면 바로바로 해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2002년생: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의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띠 (미)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어려움을 겪은 후 더욱 단단해지는 날입니다. 1955년생: 음지가 양지 됩니다. 힘든 시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1967년생: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약속을 지키세요. 1979년생: 참고 버티면 반드시 좋은 일이 찾아옵니다. 1991년생: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열정을 불태우세요. 2003년생: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원숭이띠 (신)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세요. 1956년생: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세요. 1968년생: 지나친 경쟁심은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상생의 길을 찾으세요. 1980년생: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으니 지갑을 닫으세요. 1992년생: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날입니다.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2004년생: 학업에 집중이 잘 되며,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적합합니다. 닭띠 (유) 자신의 날을 맞이하여 기운이 강합니다. 다만,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으니 유연하세요. 1957년생: 자존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1969년생: 고집을 부리면 주변 사람이 떠나갑니다. 귀를 여세요. 1981년생: 업무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으나 능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1993년생: 인기가 높아지고 주목받는 날입니다. 2005년생: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개띠 (술) 마음이 다소 불안할 수 있습니다. 안정을 취하고 휴식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1958년생: 작은 손해를 보더라도 마음 편한 쪽을 선택하세요. 1970년생: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1982년생: 과중한 업무로 피로할 수 있으니 컨디션 조절을 잘 하세요. 1994년생: 연인과의 관계에서 배려심이 필요합니다. 2006년생: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가벼운 산책을 추천합니다. 돼지띠 (해) 물 흐르듯 순조로운 하루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일이 잘 풀립니다. 1959년생: 평온한 하루를 보내며 마음의 여유를 찾습니다. 1971년생: 금전 흐름이 좋아지고 막혔던 일이 뚫립니다. 1983년생: 직장에서 승진이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운입니다. 1995년생: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기대되는 날입니다. 2007년생: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내일을 위해 좋습니다.
  • 김진명 경기도의원, ‘2026 경기도 도서관 정책 거버넌스 포럼’ 참석해 도서관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 제시

    김진명 경기도의원, ‘2026 경기도 도서관 정책 거버넌스 포럼’ 참석해 도서관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 제시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진명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6)이 21일 경기도서관 플래닛홀에서 열린 ‘2026 경기도 도서관 정책 거버넌스 포럼’에 참석해 경기도 도서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도민 중심의 지식 복지 실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포럼은 도내 도서관 및 독서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경기도서관의 허브 역할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도서관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는 경기도의회 최효숙(더불어민주당, 비례)·김재훈(국민의힘, 안양4)·장민수(더불어민주당, 비례) 의원과 윤명희 경기도서관장 및 관계 공무원을 비롯해 공공-작은도서관 관계자, 지역서점 관계자, 독서동아리 회원 등 16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김진명 의원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보는 공간을 넘어, 도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지식 인프라의 핵심”이라며, “이제는 도서관의 양적 확대를 넘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질적 성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도서관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거버넌스’를 꼽으며, “광역도서관과 공공도서관, 그리고 마을 곳곳의 작은도서관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협력 거버넌스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전하며 “도-시군 간 일관된 정책 방향을 확립하고 운영 지원 체계를 고도화하여 경기도 어디에서나 수준 높은 도서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의 경기도 도서관 발전 방향을 위한 2026년도 주요 업무 발표로 시작되었고, 이후 분과별 논의에서는 ▲광역-공공 도서관 거버넌스 설계 방안 ▲공공-작은도서관 연계 모델 및 질적 성장 방안 ▲독서플랫폼 고도화를 통한 독서활성화 방안 등 경기도 도서관의 현안과 발전 방향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끝으로 김 의원은 “‘독서포인트제’, ‘독서문화진흥사업’ 등 도민의 독서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며 “오늘 포럼에서 논의된 소중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경기도서관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 차원에서도 조례 정비와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지하철역서 운동’ 서울 전역 운세권 만든다

    서울 한강에 피클볼장과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생기고, 지하철 역사 내 시민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펀스테이션’이 14곳으로 늘어난다. 서울 전역을 ‘운세권(운동+역세권)’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이다. 시는 21일 미래한강본부, 문화본부, 관광체육국, 디자인정책관실을 대상으로 한 2일 차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에서 시작된 도시공간의 변화가 문화·관광·디자인 콘텐츠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서울의 매력이 더욱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미래한강본부는 뚝섬한강공원의 뚝섬 자벌레 전망대를 체험형 복합문화공간 ‘한강플플’로 업그레이드하는 안을 보고했다. 한강 변에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피클볼장, 헬스장 등 생활체육 인프라도 확충할 예정이다. 한강버스 운행을 본격화하고 안전 인프라 정비와 편의시설 확충에 힘쓰기로 했다. 한강버스는 안전 문제로 지난해 11월부터 ‘반쪽 운항’ 중이다. 시는 행정안전부 합동 점검 결과 보완 등을 거쳐 다음 달 중순쯤 전 구간 운행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문화본부는 시민 일상을 스며드는 고품격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집중한다. 문화소외지역인 강북권과 서남권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시립도서관, 미술관 등 문화인프라를 확충한다. 시민 호응이 높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책 투어를 연계한 체험형 프로그램 등으로 한단계 진화한다. 또 서울청년문화패스 지원 대상을 지난해 3만명에서 5만명으로 늘린다. 관광체육국은 서울스프링페스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어텀페스타, 윈터페스타 등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개최한다. ‘더건강한 서울 9988’ 실현을 위해 서울 전역을 하나의 운동장으로 만드는 ‘운세권’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현재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등 4개 역사에 조성된 운동 테마 펀스테이션을 10곳으로 늘리고, 잠실·뚝섬 한강버스 선착장에는 자전거 이용자 전용 라운지 ‘한강 자전거장’을 만든다.
  • 툭하면 새벽 전화받아 밤잠 설칠 때가 많아요… 모시던 의원 물러났다, 경쟁력 키워서 ‘금배지’ [김상연의 Deep Into]

    툭하면 새벽 전화받아 밤잠 설칠 때가 많아요… 모시던 의원 물러났다, 경쟁력 키워서 ‘금배지’ [김상연의 Deep Into]

    일부 보좌관 ‘은근한 갑질’ 피해의원 부인 위세에 ‘사모총장’ 횡행보좌관 자주 바뀔 때는 기피 대상“휴대전화 녹음 기능에 조심 분위기”인격적 대우받는 보좌관도 많아공개 질책 후 격려금 조 봉투 받고“해고는 없다” 수십년째 일하기도22대 현역 의원 38명 보좌진 출신입법 권력 배경에 ‘갑’ 되기도실무 맡은 보좌관이 더 권력 행사피감 기관·기업 “굴욕 경험” 푸념보좌관 절반 이상은 기업체 취업 #프롤로그 “의원이 승용차에 오르자 배웅 나온 남편이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국회의원 보좌관 남편을 둔 아내의 비애를 대표하는 것으로 20~30년 전에 자주 회자되던 말이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그때에 비하면 요즘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자연스럽다. 실제 ‘MZ세대’ 보좌관(비서관)들은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권리에 민감하며 공과 사를 구분하려는 성향이 이전 세대에 비해 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전현직 의원들이 보좌관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보좌관 세계의 문화 지체 현상이 의심되고 있다.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보좌관을 하인처럼 부리는 의원들이 21세기 대명천지에도 버젓이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보좌관은 국회의원 개인이 사실상 채용과 해고 권한을 독점하기 때문에 의원의 윤리의식에 따라 전적으로 운명이 좌우되는 특징이 있다. 윤리의식이 낮은 의원들의 경우 보좌관을 개인비서 격으로 여겨서 사적인 일을 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것은 명백한 갑질이다. 보좌관의 월급은 의원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국고에서 지급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보좌관에게 의원이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꼴이다. 어떤 의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보좌관 세계의 현실을 알아본다. #그림자 보좌관들에 대한 일부 의원의 갑질은 성폭력, 월급 상납 강요, 음식물 쓰레기봉투 대신 투기 지시 등 겉으로 드러난 내용만 있는 건 아니다. 은근한 갑질,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갑질도 심각하다. 기업인 출신으로 한때 위세가 등등했던 한 전직 의원은 보좌관들을 몸종 부리듯 해 악명이 높았다. 인터뷰를 하러 온 젊은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언론인 출신 보좌관에게 “왜 내가 쓴 책을 책상 위에 안 갖다 놨느냐”고 거침없이 호통을 칠 정도였으니 안 보이는 곳에서는 어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국회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한 관계자는 “그 의원은 한여름에 차를 타면 뒷좌석에 앉아 구두를 벗은 발을 뻗어 앞좌석 머리 부분에 올려놓고 가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면 그 냄새 나는 발이 운전기사 얼굴 옆에 놓이게 된다. 그 모멸감에 운전기사가 자주 바뀌었다”고 전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무를 지시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 갑질이다. A 보좌관은 “우리 의원님은 잠이 없다. 새벽 1시고 2시고 상관없이 느닷없이 ‘소셜미디어에 이거 올리면 어떻겠느냐’고 글을 보내온다. 혹시 즉각 대답을 못 하는 상황이 생길까 걱정돼 수시로 휴대전화를 확인하느라 잠을 설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가부장적 문화가 사라져서인지 요즘엔 의원 부인(사모님)이 더 위세를 떤다는 체험담도 많이 들린다. ‘사무총장’에 빗대 ‘사모총장’이라는 신조어까지 횡행한다. B 보좌관은 겉으로는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를 가진 의원 부인한테서 봉변을 당하다시피 했다며 이렇게 토로했다. “한번은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의원 부인이 다짜고짜 의원실 운영 문제를 들먹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서 깜짝 놀랐다. 정작 의원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옆에서 입을 닫고 앉아 있더라. 결국 나중에 잘려서(해고돼서) 그 의원실을 나오게 됐다. 사모가 자른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문제가 많은 의원들은 보좌관이 자주 바뀐다. 의원이 해고하지 않더라도 보좌관들이 못 견디고 나온다. 이런 의원들은 보좌관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 된다. 현재 자리를 못 얻어 실직 상태라는 C 보좌관은 “모 의원이 보좌관을 신규 채용한다는 공고가 국회 채용 사이트에 올라왔는데 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며 “다른 의원실에 자리가 나는지 최대한 기다려 보다가 정 안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최근 보좌진 폭로 사태에서 보듯 갑질 의원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보좌관들의 폭로에 직면할 수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예전에도 운전기사와 보좌관이 의원의 명줄을 쥐고 있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요즘은 휴대전화 상시 녹음 기능도 있고 문자메시지 기록도 다 남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는 시대”라고 했다. #빛 물론 보좌관을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의원들도 많다. 그런 의원들은 보좌관을 갑을관계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 보기 때문에 정치를 오래 해도 보좌관 문제로 구설에 오르내리지 않는다. 다선 중진 의원실에서 일하는 D 보좌관은 “한번은 의원님으로부터 공개석상에서 질책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의기소침해 있는데, 나중에 의원님이 따로 부르더니 ‘얼마 안 되지만 용돈 해라’며 격려금 조로 봉투를 하나 건네더라”라고 했다.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있는 모 인사는 데리고 일하는 사람을 절대 해고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인사와 가까운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 시절부터 ‘그 참모는 무능하고 문제가 많으니 제발 자르라’는 요구가 지역구에서 빗발쳤지만, 아직까지 수십 년째 데리고 있다”며 “그러니 정치생명이 그렇게 긴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는 2017년 김포공항에 마중 나온 참모를 쳐다보지 않은 채 자신의 캐리어를 밀어 건네 ‘노룩패스’(No look pass) 논란을 일으킨 김무성 전 의원도 보좌진과의 구설수는 없었다. 김 전 의원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는 “노룩패스는 자잘한 격식을 따지지 않는 김 전 의원의 스타일일 뿐”이라며 “평소 보좌관들을 인간적으로 대했고 정이 많기 때문에 구설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최상의 그림은 보좌관을 하다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이다. 자기가 모시던 의원이 은퇴하면 지역구를 물려받거나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다른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는 식이다. 22대 국회의 경우 현역 의원 중 38명이 국회 보좌진 출신으로 파악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30명, 국민의힘 소속이 7명, 무소속이 1명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 출신이고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광옥 전 의원,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신계륜 전 의원의 비서관을 지냈다. 국민의힘 정희용 사무총장은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나란히 함께 의정활동을 하고 있으며 4선의 이헌승 의원은 김무성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갑인가, 을인가 악덕(惡德) 의원을 만나 조기에 해고되지 않더라도 보좌관들은 4년마다 치러지는 총선에서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이 낙선하면 일자리를 잃는 리스크를 안고 산다. 물론 일 잘하고 평판 좋은 보좌관들은 자기가 모시던 의원이 낙선해도 새로 국회에 입성하는 다른 의원실에서 일자리를 얻기도 한다. 실직의 리스크만 아니라면, 그리고 양질의 의원을 만난다면 보좌관은 좋은 직업에 속한다. 어지간해선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 없고 오히려 막강한 입법 권력을 배경으로 갑이 되는 경우도 많다.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일은 국회의원보다는 실무를 맡은 보좌관이 더 많다는 얘기도 있다. 오히려 의원 보좌관이 피감 기관이나 기업에 갑질을 한다고 푸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모 의원실에 인사하러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명함을 주면서 동시에 보좌관의 명함을 받으려고 어쩔 수 없이 한 손으로 명함을 건네는데, 그 보좌관이 “어라? 명함을 한 손으로 건네시네?”라며 힐난해 굴욕감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후로는 무조건 두 손으로 내 명함을 먼저 건네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갈수록 입법부의 권력이 세지면서 보좌관 출신의 기업체 취업이 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요즘엔 이직하는 보좌관의 절반 이상이 기업으로 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대관(對官) 업무, 특히 기업의 대(對)국회 로비 업무 자리다. 정치권 소식통은 “국회에서 갈수록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순수하게 경제를 위한 의정활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보좌관들이 자신들의 미래 일자리를 늘리려 기업들을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보좌관 출신들이 기업으로 옮겨 기업에 유리한 입법 로비를 하거나 기업인들의 국회 증인 채택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으로서는 보좌관 출신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에필로그 국회의원 보좌관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들고 정책을 입안하는 실질적 역할을 한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의원부터가 보좌관을 엄연히 국가의 녹을 먹는 국가공무원으로 인식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공과 사를 구분해 업무를 지시할 수 있고 개인 비서처럼 부리는 행태가 사라질 것이다. 아무리 제도적 장치를 잘 마련한다 해도 보좌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갑질 폭로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보좌관들도 누군가에겐 자신들이 갑으로 군림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피감 기관을 엄정하게 대하는 것은 좋지만, 갑질을 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한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9명 직명 ‘비서관’으로 통일 국회의원의 보좌진은 9명으로 구성된다. 4급 보좌관 2명, 5급 선임비서관 2명, 6~9급 비서관 각 1명, 인턴 1명이다. 보좌관 2명 중 1명이 수석 보좌관으로서 보좌진을 이끈다. 보통은 1명은 정무를, 1명은 정책을 주로 맡는데 요즘엔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보통 의원마다 평균 2개의 상임위에 속해 있어 보좌관 2명이 각각 상임위를 1개씩 맡기도 한다. 선임비서관도 상임위 때문에 2명을 둔다는 얘기가 있다. 전에는 비서관 직책 외에 그냥 ‘비서’ 직책도 있었는데, 모두 ‘비서관’으로 통일됐다. 전문성을 강조하려는 직명 변화라 할 수 있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직설 화법’ 이진관… 공소장 변경 요청하고, 선서 거부 이상민엔 과태료

    ‘직설 화법’ 이진관… 공소장 변경 요청하고, 선서 거부 이상민엔 과태료

    법정형 더 높은 혐의로 기소 요구소란 피운 김용현 변호인엔 감치책임 회피 국무위원에게 일침도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검찰 구형(징역 15년)보다 8년이나 많은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이진관(53·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재판 내내 강단 있는 모습과 직설적인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이 시작되기 전에 “폭언·소란 등으로 방해하거나 훼손하면 감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9일 법정 소란을 일으키며 재판부를 모욕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에게도 감치 명령을 내렸다. 이 부장판사는 재판 내내 엄격하고 단호하게 소송을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판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특검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특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로 기소했지만, 법정형이 더 높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 질서를 깨트리는 경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하자 “제가 형사재판에서 선서 거부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지적하며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이 부장판사는 국무위원들의 책임 회피성 태도에도 일침을 가했다. 지난해 10월 한 전 총리에게 “국무총리였던 피고인이 국민들을 위해서 어떠한 조치를 취했느냐”고 물은 뒤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를 언급하자 “무장한 군인들이 출동을 했고요. 그런 상황에서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는지 묻는 겁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비상계엄에 반대하거나 동의 못 하겠다고 한 소수의 국무위원도 있었다. 증인은 그 자리에서 아무 말씀도 안 하셨죠”라고 되물었다. 이 부장판사는 마산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수원지법 예비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쳤다. 지난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합의33부를 맡아 왔다.
  • 김영철, ‘성실 아이콘’ 이유 있었다…“친형 고3 때 사망”

    김영철, ‘성실 아이콘’ 이유 있었다…“친형 고3 때 사망”

    개그맨 김영철이 가족사를 고백했다. 2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는 성실함이 개인기인 김영철이 출연했다. 10년간 매일 아침 7시 라디오를 진행하고 23년째 영어 공부 중이라는 김영철은 ‘꾸준함의 비결’을 묻는 말에 “어렸을 때도, 10대 때도 엄마 말을 잘 들었던 것 같다. 흔히 말하는 ‘까진’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영철은 “제가 성실할 수밖에 없던 게 엄마·아버지가 많이 싸우셨다.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 모습은 술 드시다가 갑자기 상을 엎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고3 때 형이 교통사고로 하늘나라 간 그 날, 남편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남편에게 늘 속상한 엄마가 큰아들을 잃었다”며 “자잘한 걸로 엄마를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또 김영철은 엄마를 돕고 싶은 마음에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문배달을 했다고 밝혔다. 김영철은 “신문 배달을 하면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걸 배웠다. 비 오는 날 신문을 안 볼 줄 알고 안 갔다가 호되게 혼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에게 도움 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시작하고 학교도 빠지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성실함이 몸에 밴 거 같다”고 말했다. 1999년 KBS 공채 14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영철은 오랜 기간 영어 학습과 자기계발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뻔뻔한 영철영어’,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시리즈, ‘일단, 시작해’, ‘울다가 웃었다’ 등의 책도 냈다. 2015년부터 JTBC ‘아는 형님’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오전 7시에 방송하는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 10년째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 ‘서울 전역을 운세권으로’…서울시 지하철역사 운동 공간 확대

    ‘서울 전역을 운세권으로’…서울시 지하철역사 운동 공간 확대

    서울 한강에 피클볼장과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생기고, 지하철 역사 내 시민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펀스테이션’이 14곳으로 늘어난다. 서울 전역을 ‘운세권(운동+역세권)’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이다. 시는 21일 미래한강본부, 문화본부, 관광체육국, 디자인정책관실을 대상으로 한 2일 차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에서 시작된 도시공간의 변화가 문화·관광·디자인 콘텐츠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서울의 매력이 더욱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미래한강본부는 뚝섬한강공원의 뚝섬 자벌레 전망대를 체험형 복합문화공간 ‘한강플플’로 업그레이드하는 안을 보고했다. 한강 변에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피클볼장, 헬스장 등 생활체육 인프라도 확충할 예정이다. 한강버스 운행을 본격화하고 안전 인프라 정비와 편의시설 확충에 힘쓰기로 했다. 한강버스는 안전 문제로 지난해 11월부터 ‘반쪽 운항’ 중이다. 시는 행정안전부 합동 점검 결과 보완 등을 거쳐 다음 달 중순쯤 전 구간 운행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문화본부는 시민 일상을 스며드는 고품격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집중한다. 문화소외지역인 강북권과 서남권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시립도서관, 미술관 등 문화인프라를 확충한다. 시민 호응이 높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책 투어를 연계한 체험형 프로그램 등으로 한단계 진화한다. 또 서울청년문화패스 지원 대상을 지난해 3만명에서 5만명으로 늘린다. 관광체육국은 서울스프링페스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어텀페스타, 윈터페스타 등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개최한다. ‘더건강한 서울 9988’ 실현을 위해 서울 전역을 하나의 운동장으로 만드는 ‘운세권’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현재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등 4개 역사에 조성된 운동 테마 펀스테이션을 10곳으로 늘리고, 잠실·뚝섬 한강버스 선착장에는 자전거 이용자 전용 라운지 ‘한강 자전거장’을 만든다.
  • 현장홍보 전문가가 전하는 말 잘하는 법…‘일잘러의 말하기 사전’

    현장홍보 전문가가 전하는 말 잘하는 법…‘일잘러의 말하기 사전’

    실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소통이 서투르거나 말실수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은 어디나 존재한다. 실전에서 말을 좀 더 잘 할 수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담긴 ‘일잘러의 말하기 사전’(이비락)이 출간됐다. 저자는 직장 생활을 1·5·10·15년 차 4단계로 나눠 각 시기마다 마주하게 되는 결정적인 대화의 순간들을 200가지 실전 문장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말센스는 타고나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기록”이라고 강조하며 첫인사부터 전화 응대, 이메일, 보고, 거절, 그리고 리더의 품격이 담긴 건배사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있는 ‘말하기’ 가이드를 제시한다. 말하기에 있어 잘못된 예시와 올바른 예시, 또한 말하기 3초 전의 체크리스트, 피해야 할 회의 첫 멘트, 이메일 쓰기의 3원칙, 어색함을 깨는 말, 나만의 말센스 루틴 등 다양한 상황의 말하기 기술도 담겼다. 책을 쓴 저자는 12년째 공공기관에서 언론홍보를 담당하며 ‘말 때문에 꼬인 일’과 ‘말 한마디로 풀린 일’을 누구보다 많이 경험한 현장형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신입에게는 첫 인사를, 실무자에게는 협업의 언어를, 리더에게는 태도를 담은 문장을 제안한다. 236쪽, 1만 8000원.
  • ‘내란범’ 전 대통령이 감형받는 신박한 방법 있다? [핫이슈]

    ‘내란범’ 전 대통령이 감형받는 신박한 방법 있다? [핫이슈]

    내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독특한 방식으로 감형을 시도한다. 브라질 언론 G1 등 현지 언론은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 대법원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제출한 독서를 통한 형량 감면 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교정 당국에 따르면 독서 감형 프로그램은 노동과 학습, 독서 등의 활동을 통해 수감자의 형기를 일정 기간 줄여주는 교화 정책 중 하나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책 1권당 형기 4일을 감형한다. 1년에 최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은 12권, 따라서 1년에 최대 48일을 감형받을 수 있다. 다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수감된 브라질리아 연방구의 경우 연간 한도가 11권이므로 연간 최대 44일 감형받을 수 있는 셈이다. 보우소나루 “책 안 읽는다” 공개 발언했는데형량 감면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맡은 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선정한 책 중에서 한 권을 골라야 하며, 수감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감형받으려면 독서 후 반드시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독후감은 각 지역 교육청에 소속된 모국어(포르투갈어) 교사가 직접 평가한다. 현재 연방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도서 목록에는 ‘전쟁과 평화’(레프 톨스토이), ‘로미오와 줄리엣’(윌리엄 셰익스피어), ‘죄와 벌’(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등 대표 고전과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원제 ‘Ainda estou aqui’·마르셀루 후벤스 파이바) 같은 브라질 대표 문학서 등이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지지자를 선동한 혐의로 징역 27년 3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만기 출소할 상황과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감형을 받는다면 수감 기간은 27년 1개월여로 줄어들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보우소나루 변호인단이 브라질 형법을 공부한 끝에 감형받을 방법을 찾아냈다”면서 “단 한 가지 문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독서광으로 알려진 적은 없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형받을 수 있는 책 목록을 보니 전직 공수부대원 출신으로 민주주의, 소수자, 아마존 열대우림, 예술에 대한 적대감으로 악명 높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달가워할 리 없는 책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과거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책을 안 읽은 지 벌써 3년이 됐다” 등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꾸준히 감형 시도하는 보우소나루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한 후 각료와 함께 군사 쿠데타를 모의하고, 지지자를 선동해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켰으며, 룰라 대통령 암살 계획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27년 3개월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최근 여소야대 형국의 브라질 의회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복역 기간을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됐다. 해당 개정안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받은 혐의 중 중복된 것을 하나로 합치는 등의 내용이며, 개정안이 발효되면 그의 복역 기간은 27년 3개월에서 최대 2년 4개월까지 대폭 줄어든다. 다만 이 개정안은 룰라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다시 입법부에 넘어갔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8일 “쿠데타 범죄와 민주적 법치 국가 전복 시도 등 범죄 형량 합산 규정을 폐지하고 일부 범죄의 형량을 낮추는 법률 개정안에 대해 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브라질 상·하원은 재의요구안에 대해 검토를 거쳐 재표결에 부친다. 의원 과반(하원 257명·상원 41명) 결정에 따라 대통령 재의요구안이 기각될 경우 대통령 또는 상원 의장이 법안을 공포할 수 있다. 법안 발효 후엔 위헌법률심판 청구에 따라 헌법재판소 역할을 하는 연방 대법원이 법률의 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말 탈장과 딸꾹질 증상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 입원해 수술과 치료를 받은 뒤 교도소로 돌아갔다. 이달 초에는 낙상으로 인한 머리 부상 검사를 위 또 다시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가 현재는 수용 시설로 복귀한 상태다.
  • 믿음이란 무엇인가… 끝없는 고통의 질문[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믿음이란 무엇인가… 끝없는 고통의 질문[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창세기’와 ‘아바타: 불과 재’편집자 주 망각은 모든 문장의 운명이다. 오래된 책은 잊힌 문장으로 가득한 폐허다. 독서란 어쩌면 폐허에서 무한을 찾는 일인지도 모른다. 먼 옛날 문장을 가지고 와 지금 이어 써보고자 한다. 이 심폐소생으로 책이 부활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글 역시 결국 무(無)로 돌아갈 것이기에 조금은 홀가분하다. 격주에 한 번 연재하는 이 시리즈는 옛날과 오늘날을 필자의 상상력으로 접붙이는 에세이다. 천천히 읽을 것이다. 가끔은 뜬금없는 작품도 나올 것이다. 다만 글에 담긴 고민만큼은 ‘오늘’과 맞닿아 있고자 노력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 하고 부르시자,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거라. 그곳, 내가 너에게 일러 주는 산에서 그를 나에게 번제물로 바쳐라.’”(창세기 22장 1·2절) 믿음을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사랑하는 아들조차 죽일 수 있는가. 혈육을 제물로 바쳐야만 증명되는 믿음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윤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기에, 아브라함이 처한 아이러니는 인간이 영원히 풀 수 없는 난제다. 아브라함은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정말로 아들을 죽이려 했다. 신이 천사를 보내 다급하게 그를 말렸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은 아브라함을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하지만 신은 그 지점에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전능한 신은 왜 믿음을 굳이 확인받고자 했을까. 정녕 아브라함이 신앙을 위해 이삭을 바칠 수 있으리라는 걸 몰랐단 말인가. 이렇게 믿음은 다시 흔들린다. 의구심을 안은 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불과 재’를 들여다본다. 성경의 오마주로 가득한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 바로 제이크 설리가 아들처럼 키웠던 인간 남자아이 스파이더(마일스 소코로)를 죽이려고 하는 부분이다. 인간에게 포로로 붙잡혔던 설리는 아내 네이티리와 스파이더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부족에게 돌아가던 설리는 스파이더를 죽이리라 결심한다. 인간인데도 산소마스크 없이 판도라 행성에서 숨 쉴 수 있는 그가 훗날 나비족에게 위협이 될 거란 생각에서였다. 자식과도 같은 아이를 제 손으로 처단해 판도라를 지키겠다는 고통스러운 결단. 스파이더를 거칠게 무릎 꿇린 채 머리채를 잡고 단검을 들이대는 제이크의 비정함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의 그림자를 본다. “살인마저도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신성한 행위로 만들 수 있다는 역설, 이삭을 아브라함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역설, 이 역설을 사유(思惟)는 파악할 수 없다. 믿음이란 사유가 끝나는 곳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된다.”(‘공포와 전율’) 덴마크 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1813~1855)는 ‘공포와 전율’에서 아브라함을 ‘비극적 영웅’과 구분되는 ‘믿음의 기사’라 칭했다. “비극적 영웅은 보편적인 것을 표현하고 그것에 자기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바친다. 이와는 반대로 믿음의 기사는 역설이다. 그는 개별자다. 친구도 친척도 아무것도 없는 개별자에 불과하다.” 키르케고르에게 믿음이란 개별자로서 신과 만나는 일이다. 우리는 아브라함을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정확히는 신과 아브라함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 바깥에 있다. 그에게 윤리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아예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이니. 분명 ‘아바타’는 문명의 탐욕과 그에 맞서는 자연의 분노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나비족들은 그들의 신 ‘에이와’를 믿는다. 만물이 에이와를 통해 연결됐다고 믿으며 그 믿음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다. 하지만 파멸적인 이기심으로 무장한 인간의 기계가 판도라의 산과 바다를 겁탈하고 있다. 지금, 에이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망콴 부족의 차히크(우두머리) ‘바랑’처럼 나비족임에도 진작 신을 향한 믿음을 버리고 인간 편에 선 이도 있다. 끝내 에이와의 편에 선 나비족도 고통 속에서 점점 무엇을 믿어야 할지 고뇌한다. ‘어디에 있느냐’는 신의 질문에 아브라함은 “예, 여기 있나이다”라고 답했지만, 나비족들은 에이와를 향해 이렇게 절규한다. “당신은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아니, 도대체 계시기는 합니까?” 영화 속 판도라의 비극은 먼 우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잔인한 폭력과 비통한 고통이 편재(遍在)하는 현실을 살아내야 할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브라함도 제이크도 결국 칼을 거둔다. 아니, ‘실패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아브라함의 칼을 멈춘 것이 신의 음성이었다면, 제이크의 칼을 멈춘 것은 무엇일까. 성경과 달리 그곳에 에이와의 목소리는 없었다. 대신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진 것. 우리가 그것을 ‘양심’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걸까. 영화는 결국 에이와의 권능을 보여주는 것을 택했다.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간 대중예술은 짧디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욕망하는 바를 보여줘야 하기에. 하지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끝없이 ‘어디에 계시나이까’ 물어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초월과 구원을 향한 무한한 기다림, 그 사이 불쑥 죽음이 찾아온다. 여기서 다시 반복한다. 과연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있는가?
  • 김소월과 이상, 그리고 이광수…다시 읽을 이유, 달리 읽힌다

    김소월과 이상, 그리고 이광수…다시 읽을 이유, 달리 읽힌다

    ‘소월과 이상…’ 동시대 다른 추구미난해한 ‘오감도’ 그림처럼 풀어내‘…이광수라는 표상’ 입체적 해석시대별로 각인된 이광수 재조명 한국문학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거대 담론이다. 하지만 한국어로 쓰인 문학이 노벨상을 거머쥐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금,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 문학의 뿌리를 추적하다 보면 이광수(1892~1950)와 김소월(1902~1934), 이상(1910~1937)이라는 세 개의 거대한 산맥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의 말과 글, 즉 ‘정신’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을 다시 읽어야 한다. ‘소월과 이상, 근대시의 두 얼굴’(김영사)은 김소월(본명 김정식)과 이상(본명 김해경)이라는 두 천재 시인이 어떻게 한국문학의 고전(古典)으로 자리 잡았는지 대중의 눈높이에서 소개하는 안내서다. 강단과 대중강연을 오가며 ‘시 읽기 전도사’로 활동하는 정재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두 시인을 한 책에 엮었다. 김소월과 이상에 관한 개별 연구서와 해설서는 무수히 많지만, 둘을 동시에 조명한 책은 드물다. 두 시인이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음에도 각자 추구하던 문학적 방향이 사뭇 달랐기 때문이라고 정 교수는 진단한다. 근대라는 길목에서 한 사람은 ‘전통’(김소월)을, 다른 한 사람은 ‘근대’(이상)를 향해 나아갔다고 정 교수는 본다. 책은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가는 길’, ‘개여울’, ‘산유화’, ‘초혼’ 그리고 이상의 시 ‘오감도’와 소설 ‘날개’까지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는 대표작들을 독자에게 다시 읽힌다. 다만 교과서에서 배웠던 암기식 풀이 그대로는 아니다. 대신 이 작품들이 어떻게 100년이라는 시간을 뚫고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주목한다. 누구나 읽었지만 아무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했던 ‘오감도’를 친절히 풀어내는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언어만 가지고 덤빌 게 아니라 한 폭의 ‘추상화’로 작품을 대하는 게 힌트다. 정 교수는 “이상은 난해한 작품으로 독자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추상화 한 점을 감상할 때처럼 즐거움과 자유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사회와 이광수라는 표상’(소명출판)은 다소 준비가 필요한 전문 문학 연구서다. 이광수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최주한 서강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까지 이광수라는 이름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호명되고 소비됐는지 그 역사를 살핀다. 저자는 김동인, 선우휘, 복거일, 김윤식 등 이광수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문인부터 후대에 그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이광수를 저마다 어떻게 해석했는지 분석한다. 그간 이광수 연구에서 공백으로 남아있던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시절(1919~1921)에 관한 최근 연구성과도 묶었다. 오늘날 한국인에게 이광수는 소설 ‘무정’과 친일파라는 두 단어로만 기억된다. 물론 틀린 것도 아니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볼 수 없는 훨씬 복잡한 맥락이 있다. 1922년 잡지 ‘개벽’에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던 ‘민족개조론’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배경을 입체적으로 추적하는 한편, 최근 발굴된 1930년대 발표작 ‘군상 3부작’ 중 하나인 ‘삼봉이네 집’ 육필 원고 해설과 막내딸 이정화와의 인터뷰도 책에 담겼다.
  • 구한말 한국어 배우러 온 日통역관들이 밀정이었다

    구한말 한국어 배우러 온 日통역관들이 밀정이었다

    국어사전에 ‘밀정’(密偵)은 “어떤 사실을 알아내기 위하여 남몰래 엿보거나 살핌.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 유사어로 첩자, 스파이, 간자, 간첩, 공작원, 염알이꾼”으로 설명돼 있다. 2016년 같은 제목의 한국 영화 때문에 밀정이라고 하면 일제강점기를 떠올린다. 그렇지만, 사전의 풀이처럼 간첩의 다른 말인 밀정은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그런데, 구한말 한국어 공부를 핑계로 조선에 들어온 일본 통역관들이 실제로는 조선 통치를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진짜 ‘밀정’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지학자이자 사역원 역관 전문 연구자인 정승혜 수원여대 교수는 2022년 8월부터 1년 동안 미국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 초청으로 미국에 머물면서 하버드 옌칭도서관에서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한말 일본 밀정의 행적을 추적해 분석한 최근작 ‘밀정의 공부’(아트레이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가 주목한 인물은 우리가 역사책에서 익히 들어본 이름이 아닌, 구한말 조선에 들어와 살았던 일본 조선주차군 사령부 육군 통역관 중 한 명인 고이즈미 데이조다. 고이즈미 데이조는 동경 국민영학회, 메이지대 등에서 공부하고, 1893년 8월부터 1903년 부친의 병환으로 고향에 돌아가기까지 유학생 신분으로 조선에 머물렀다. 1904년 2월 러일 전쟁이 일어나면서 다시 조선에 들어와 조선주차군 사령부 육군 통역관이 된 인물이다. 유학생 신분으로 조선에 들어온 그는 하시모토 아키요시라는 가명을 쓰면서 정체를 숨긴 채 10년간 부산에서 살았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고이즈미 데이조가 군 통역관이 되기 전 한국어 학습이라는 명분으로 수집한 장서 목록과 학습 과정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고이즈미 데이조는 1897년 목포항 개항과 함께 일제 강점기 전라남도의 경제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던 남평(나주)에 기거하며 한가로이 여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1930년대 그의 퇴임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 “계림팔도(조선)를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상황을 철저히 탐문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거주지인 부산에서 별다른 연고도 없는 남평까지 갈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당시 일제의 조선 침략을 위한 치밀한 계획 속에서 움직였다는 것이다. 특히 고이즈미 데이조는 구한말 조선에 머물며 현대에 알려진 고전문학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설화와 시조, 가사, 민요, 고전소설까지 필사하며 언어의 결을 익히고, 각종 고문헌을 수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리하기 위한 지식을 축적해 나간 과정으로 봐야 한다. 정 교수는 “구한말 일본이 한국어 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조선으로 유학생들을 보냈는데, 언어 학습은 침략과 정보 수집이라는 명백한 의도로 이뤄졌으며, 제국주의가 언어를 도구로 조선을 이해하고 통제하려고 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송도호 서울시의원, ‘행복한 관악을 꿈꾸다’ 출판기념회 성황리에 성료

    송도호 서울시의원, ‘행복한 관악을 꿈꾸다’ 출판기념회 성황리에 성료

    송도호 서울시의원은 19일, 건설전문회관에서 열린 저서 ‘행복한 관악을 꿈꾸다’ 출판기념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단순한 저서 소개를 넘어 관악이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주민과 함께 점검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지역 주민과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송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 책은 개인의 성과를 정리한 기록이 아니라 주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예산이 되어 변화로 이어진 관악의 시간”이라며 “정치는 행정의 언어가 아니라 주민의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현장을 지켜왔다”고 밝혔다. ‘행복한 관악을 꿈꾸다’에는 주거·교통·안전·돌봄 등 관악의 주요 생활 현안을 중심으로 민원이 어떻게 구조적 문제로 해석되고 정책과 제도로 연결돼 왔는지가 담겼다. 단기 성과 나열이 아닌 지역의 축적된 과제와 이를 풀어온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이 책은 완성이 아니라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의 정리”라며 “약속하면 지키는 정치, 책임질 수 있는 정치, 주민과 함께 방향을 만들어가는 정치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관악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송 의원은 “오늘 이 자리가 관악의 더 큰 변화를 향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 곁에서 관악의 다음 장을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독후감 쓰면 감형”…복역중인 前 대통령도 참여

    “독후감 쓰면 감형”…복역중인 前 대통령도 참여

    선거 불복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70) 브라질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내면 형을 감해주는 프로그램을 신청해 화제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변호인 측에서 제출한, 독서를 통한 형량 감면 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했다고 브라질 언론 G1과 CNN브라질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제도는 노동, 학습, 독서 등 활동을 통해 수감자들의 형기를 일정 기간 줄여주는 교화 정책의 하나다. 2018년 브라질리아 연방구에서 ‘독서가 자유를 준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뒤 2021년 전국으로 확대됐다. 책 1권당 4일을 깎아주는데, 1년에 최대로 읽을 수 있는 양은 12권으로 정해져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갇힌 브라질리아 연방구의 경우엔 연간 11권이 한도라고 한다. 연간 최대 44일 감형받을 수 있는 셈이다. 형량을 부분적으로 줄이려면 독서 후 감상문을 써야 한다. 독후감은 각 지역 교육청에 소속된 모국어(포르투갈어) 교사 평가를 받게 돼 있다. 아무 책이나 읽으면 형량을 깎아주는 것은 아니다. 형량 감면 프로그램 업무를 맡은 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도서 목록을 선정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전쟁과 평화’(레프 톨스토이), ‘로미오와 줄리엣’(윌리엄 셰익스피어), ‘죄와 벌’(표도르 도스토옙스키) 같은 고전과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원제 ‘Ainda estou aqui’·마르셀루 후벤스 파이바) 같은 브라질 대표 문학서 등이 포함돼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군사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키고 룰라 대통령 암살 계획에 관여 등 죄로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 [열린세상] 그래도, 착한 사람이

    [열린세상] 그래도, 착한 사람이

    언제부터인가 ‘착한 사람’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정확히는 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십여년쯤 전에 ‘착한 사람 콤플렉스’(Nice Guy Syndrome)라는 말이 유행하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다른 사람에게서 칭찬받기 위해 자신의 욕구나 소망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인데요. 가토 다이조(加藤諦三)가 쓴 ‘착한 아이의 비극’이라는 책에 처음 등장한다고 합니다. 아마 당시 의도는 다른 사람의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여러 가지 처방전을 냈던 것이라 여겨집니다. ‘상대방이 문제이니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 네가 힘들어 할 이유가 없다. 상대방의 시선을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이런 해결책이 제시되었지요. 공익광고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고, 서점에도 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영향인지 그 무렵부터 너무 착하게 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때문에 최근 사용하는 ‘착한 사람’이라는 말에는 긍정적인 면 대신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뉘앙스마저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하는 곳이나 헤드헌팅을 하는 곳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누구누구 아시지요. 그분 어떠신가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지요. 그럴 때 ‘그분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착한 분이지요.’ 이렇게 답을 해 준다면 당사자에게 유리한 좋은 답을 해 준 것일까요. 요즘 세상의 눈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그분 성깔은 좀 있지만 능력이 뛰어나지요’라고 하는 답변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요. 착한 사람은 인간 사회에서 도덕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를 믿으며 매사에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됩니다. 특별히 흠잡을 데 없이 누구라도 본받고 싶고 존경할 만한 사람이지요.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야말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바람직한 사회일 것입니다. 그 때문인지 제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도, 선생님도 착한 어린이가 되라고 누누이 당부하셨습니다. 저도 착한 아이라는 평가를 듣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었지요.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지요. 그런데 논문과 광고와 책들의 영향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착하다’는 말의 뜻이 무능력이라는 뜻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본질이 뒤바뀐 결과로 이어진 것이지요. 최근 마음속에서만 빛나던 ‘착한 사람’이라는 언어가 되살아나는 걸 느꼈습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안성기 배우님 덕분입니다. 안성기님이 아들의 유치원 그림 숙제에 써 준 편지 문구가 장례식에서 소개되며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란 바로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라는 마지막 문장이 특히 그러합니다.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시간을 지킬 줄 알며 평화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 야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 자신감을 잃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 안성기님이 정의하는 착한 사람은 이런 사람이지요. 사람은 억지로 웃을 수도 있지만, 보는 사람은 그것이 착한 미소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안성기님의 미소가 갖는 힘이 이런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요. 편지를 썼던 때가 30년도 지난 시절이다 보니 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가지는 뉘앙스가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본질이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성기님의 말씀처럼 착한 사람이 많아지고, 착하게 사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번도 뵙지는 못했지만 제가 좋아했던 배우, 미소를 닮고 싶었던 배우 안성기님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합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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