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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생이 인터넷 도박장 개설·운영…청소년 96명 상습도박 빠져

    중학생이 인터넷 도박장 개설·운영…청소년 96명 상습도박 빠져

    인터넷 도박장을 직접 개설해 운영한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 등을 통해 이용자를 모집하면서 청소년 96명이 상습 도박에 빠졌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장 개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성인 총책 20대 A씨를 구속하고 중학생 총책 B군과 고등학생인 서버 관리자 C군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이 개설한 도박장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청소년 96명은 관할 경찰서 도박 문제 선도 프로그램에 연계했다. B, C군 등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직접 만든 도박 서버에 이용자 1578명을 모으고 2억 1300만원을 송금받아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때 주로 이용하는 음성·문자 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에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도박 서버와 이 채널을 연동해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용자들이 디스코드 채널에서 룰렛, 바카라 등에 배팅하면 별도 서버에서 게임을 진행한 후 결과를 채널에 알려주는 식이다. 이용자 정보 관리와 게임머니 충전, 환전 등도 모두 별도 서버에서 이뤄졌다. B, C군은 컴퓨터,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인터넷 도박장을 만들기로 공모한 뒤 서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주고받으면서 업그레이드해 이런 도박 서버를 완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게임머니를 충전, 환전하는 직원도 채용했는데, 이들은 모두 도박장 이용자였던 중학생이나 대학생이었다. B군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송금받는 은행 계좌 5개를 중·고생에게 개당 10~2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된 성인 총책 A씨 역시 이 도박장 이용자였다가, 채널 내에 직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직원이 됐다. 이후 B군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도박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A씨가 직접 나서 운영하기도 했다. B군은 A씨가 단독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할 수 괸리 방법 등을 알려줬으며, A씨도 수사 대상이 되자 조사 내용을 공유하고 증거 인멸을 지시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도박장 이용자 1578명의 80%는 게임머니를 충전할 때 청소년 명의의 계좌를 사용해 돈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대부분이 청소년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입건된 이용자 96명 중에는 초등학생 1명과 여중생 2명도 있었다. 경찰은 청소년 도박 이용자 중 중독 증세를 보이는 96명을 선도프로그램에 연계했다. 경찰은 B, C군에게서 각각 범죄수익 1500만원, 600만원을 환수조치 했다. 이 도박장에서 한 사람이 베팅한 최다 금액은 218만원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4개월간 325차례 218만원 입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 C군 등이 메신저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해 도박장 이용자를 모았다. 이용자가 친구에게 이 도박장 이용을 추천하기도 했으며, 친구가 하는 것을 보고 검색을 통해 직접 찾아 들어가서 도박을 한 이용자도 다수였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 베팅 금액이 게임 종류에 따라 100원, 1000원 등으로 소액이어서 청소년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넷 도박장을 개설하려면 웹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청소년이 웹호스팅 서비스에 가입할 때 부모 동의 절차를 거치고, 청소년 명의의 계좌에서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관찰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관련 기관에 요청했다.
  • ‘평화의 상징’ 보노보, 침팬지보다 더 폭력적?[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평화의 상징’ 보노보, 침팬지보다 더 폭력적?[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난달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 프란스 더발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평생 침팬지와 보노보를 연구했습니다. 더발 교수는 인간의 본성이 유인원들 안에 잠재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이름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침팬지 폴리틱스’라는 책 덕분입니다. 더발 교수는 침팬지의 아종 정도로만 여겨졌던 보노보를 침팬지와는 달리 공감 능력과 협동심, 도덕성을 갖춘 ‘평화의 유인원’으로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뒤집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프랑스 툴루즈 고등연구소, 미국 미네소타대, 미네소타 환경연구소, 에모리 국립 영장류 연구센터, 하버드대 인간 진화 생물학과 공동 연구팀은 보노보도 의외로 폭력적 성향이 강하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4월 13일자에 실렸습니다. 보노보와 침팬지의 공격성을 각각 조사한 연구들이 많기는 하지만 같은 연구법으로 두 유인원의 행동을 직접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보노보와 침팬지의 공격성을 비교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코콜로포리 보노보 보호구역 내 수컷 보노보 12마리와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 내 수컷 침팬지 14마리를 무작위로 선정해 관찰했습니다. 일주일 이상 24시간 내내 행동을 관찰했습니다. 얼마나 공격적 행동을 자주 보이는지, 공격의 대상이 누군지, 단순히 위협 행동을 보이는지, 물거나 때리는 식의 직접적 공격 행동을 보였는지 주목했습니다. 조사 결과 수컷 보노보가 침팬지보다 더 공격적 행동을 많이 한다는 점이 새로 확인됐습니다. 보노보는 침팬지보다 2.8배 더 공격적이었고, 신체적 공격도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공격 패턴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수컷 보노보는 거의 다른 수컷에게만 공격적이었지만 침팬지는 암컷에게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침팬지의 공격은 패싸움처럼 수컷 집단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보노보는 1대1 형태로 싸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침팬지는 상대를 죽일 정도까지 공격하지만 보노보들의 싸움에서는 서로를 죽이는 행위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노보의 공격성은 짝짓기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마틴 서벡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노보가 평화롭다는 이미지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인원들도 사람들처럼 복잡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벡 교수는 “보노보라는 종 전체의 공격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암컷 보노보에 관한 추가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이유는 저명한 학자가 제시한 결과라도 새로운 연구를 통해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의견에 대한 수용 가능성이 발전의 바탕이 된다는 점은 과학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틀릴 수 있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때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문화마당] 향, 항아리, 김소진

    [문화마당] 향, 항아리, 김소진

    “다 나에게 맡기고 이제 편안하게 눈을 감아.” 그는 다시 한번 있는 힘을 다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어떻게 저녁이 오고 밤을 맞았는지 기억할 수 없다. 다만 벽이 갈라지듯 세상이 쪼개지듯 쩡! 하는 소리만이 귀에 선연히 남아 있을 뿐이다. 새벽이 되자 그의 혼은 한 마리 새가 되어 어둔 허공 속으로 날아갔다.(함정임 소설 ‘동행’ 중에서) 소설가 김소진의 27주기를 맞이해 매우 특별한 전시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향사 김태형과 센트 온 블랭크(Scent on Blank). 다소 익숙한 이름과 생경한 장소의 조합이었다.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스무 살 적의 기억들이 감자 줄기마냥 넌출거렸다. 현대한국문학사와 문학사회학 강의에서 종종 소설가 김소진을 언급하던 서영채 교수님, 그가 이르는 대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던 중에 소설집 ‘동행’을 마주했던 시간, 앉은 자리에서 밤을 새워 그 책을 읽으며 한나절 전까지는 알지도 못했던 작가의 소설과 가족사 그리고 그의 이른 죽음과 남겨진 이들의 애통함에 대해 뒤늦게나마 아주 멀리서 슬퍼했던 일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스무 살의 내 뇌리에 그렇게 각인된 김소진의 문장들을 그야말로 흠향하는 일이라니 당연히 가 봐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김태형은 김소진의 아들이다. 프랑스에서 조향(調香)을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느새 돌아와 아버지의 문장에 향기를 입히는 작업을 한단다. 조향사 김태형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지만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조금 늦게 도착했다. 얼마나 고심하며 답변을 골랐을까. “제가 하는 일은 향에 메시지를 담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삶은 언제나 문학 속에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것으로 저를 키우셨지요. 저는 그 방식을 때론 부정하고 받아들이기를 반복했어요. 이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채웠던 문장들에 제가 조합한 향을 입히고, 또 그것으로 가득 채운 공간을 이끄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향기가 먼저 사람을 맞이하지만, 곧 그 향기의 주인은 맡는 이가 되지요. 향수 본연의 일입니다. 또 향과 책을 읽기에 앞서 그것을 창조한 이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작가의 오브제들을 옮겨 놓았습니다. 그에 걸맞은 음악들도요. 이와 같은 작업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가 보내온 답변이 이상하게도 문학적으로 들리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일일까. 부부 소설가 김소진과 함정임은 ‘오래된 항아리’(함정임), ‘파애(김소진)’ ‘열애’(함정임)‘,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김소진) 등과 같이 ‘항아리’를 매개로 한 화답형 소설들을 번갈아 가며 썼다. 그러니까 센트 온 블랭크, 그 텅 빈 항아리. 밑바닥이 깨지고 금이 간 항아리를 부모가 애써 문장으로 여미고 아들이 향으로 안을 채운다. 센트 온 블랭크에서 기획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김소진 소설가의 27주기에 맞춘 제의의 방식이지만 모두 함께 시향과 흠향할 수 있는 그야말로 다채로운 카니발이다. 나는 기꺼이 이 문장을 향유하는 공간의 가장 첫 번째 독자이자 매우 오랫동안 찾아가는 객이 되겠다. 머지않은 옛날에 김소진이 촉발한 문장의 향이 기꺼이 지금의 독자들에게 어우러지는 향은 어떤지를 꼭 맡아 보고 싶다. 이은선 소설가
  • “흥민이 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잘 이끌려고 책 놓지 않았다”

    “흥민이 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잘 이끌려고 책 놓지 않았다”

    “리더 역량을 길러야 (손)흥민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독서에 더 집중했습니다. 의미 있는 구절이 있으면 책에 표시해 흥민이 머리맡에 둔 적도 있었어요.”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길러 낸 손웅정(62) 감독이 아들 손흥민(32·토트넘)을 지도할 때마다 보여 준 진지한 표정으로 ‘독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책을 읽는 것은 축구인이 사고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모두에게 공평한 24시간을 활용해 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17일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자신의 두 번째 책인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축구 지도자들도 리그에서 우승하면 6개월에서 1년 쉬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며 “타성에 젖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에게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감독은 “책을 읽는 아버지를 통해 존중, 예의, 배려 등의 의미를 깨달으면 자연스럽게 읽게 될 것”이라며 “독일에 (손)흥민이를 데려가 훈련시킬 때 제가 먼저 강도 높게 운동하고 따라 하게 했다. 가난뿐 아니라 부지런함, 게으름도 대물림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인지 묻자 “공만 잘 차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 감독은 “개인적으로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이상의 선수라고 평가하는 요한 크루이프가 월드클래스는 그에 맞는 인품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손)흥민이는 공 차는 것도, 인품도 아직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손 감독은 대표팀에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과 몸싸움을 벌이며 힘든 시간을 겪은 손흥민에게 특정 책을 추천하기보다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중국 진시황릉에서 선 자세의 병마용은 훼손이 심한데 낮은 높이의 궤사용(무릎 꿇은 궁병)은 모습을 보전하고 있다”며 “몸을 낮추는 게 가장 큰 삶의 지혜”라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기준선을 넘으면 가차 없이 응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팔순의 집념’ 황석영 “600년 나무 이야기로 노벨문학상 받고 싶다”

    ‘팔순의 집념’ 황석영 “600년 나무 이야기로 노벨문학상 받고 싶다”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이야기하니까,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이상해. 이번엔 진짜 받으려나? 누가 그러더라고요. 욕망을 왜 자꾸 저어하냐고. 서슴지 말고 자기화하라고. 그것도 일리가 있겠다고 봤어요. 이번엔 받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한국 문학계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황석영(81) 작가의 ‘철도원 삼대’(영문판 Mater 2-10)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려서다. 창비는 1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황 작가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윗눈꺼풀이 자꾸 내려와서 눈을 찔러 갖고 이걸 찍 올렸어요. 난 이런 거 안 할 줄 알았더니…. 밀란 쿤데라가 자기 타이밍을 끝냈을 때 나도 끝난 줄 알았지. 그런데 요새 수명이 늘어서 제 타이밍도 연장되는 것 아닌가….” 가식을 젖혀 둔 노작가는 나이 듦에 따른 신체 변화를 재치 있게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분위기에 대한 은근한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1989년 방북 이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됐던 그는 1998년 석방 이후 20년 이상 활동하면서 전 세계 32개국에 98종 정도의 책이 소개된 것으로 기억했다. 그사이 국제 문학상 후보로도 80여차례 올랐다. “익산 미륵사 밑에서 만난 보살이 있어요. 그분이 그러는데 내가 21세기에 걸작 세 편을 쓴대. ‘철도원 삼대’ 하나는 썼고, 두 개 더 쓴다는 얘기인데…. 마침 더 쓰려는 생각이 있거든요.” 오에 겐자부로, 필립 로스, 가브리엘 마르케스…. 그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이름을 불렀다. 여든쯤 절필을 선언했던 작가들인데 그들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게 황 작가의 욕심이다. 그러면서 마치 약관의 작가가 미래를 그리듯 현재 구상하고 있는 다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었다. “군산에서 만난 600년짜리 잘생긴 나무에 얽힌 이야기. 제목은 ‘할매’, 영어로 번역하면 ‘그랜드마’겠지. 일단 ‘철도원 삼대’로는 부커상을 받고 이걸로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어요. 그다음으로 (문성근씨) 당숙과 홍범도의 이야기, 마지막으로는 동학 2대 교주 최시형. 35년간 떠돌아다니면서 ‘최보따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렸지. 그 사람의 행각을 쓸 겁니다. 그때까지만 하려고 해요.” 원고지 20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꿰뚫는 키워드는 ‘노동’이다. 이백만·이일철·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지금 이곳에서 아파트 16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는 이백만의 증손자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이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현대 산업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로 작가가 30년을 바친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했다. 소설이 훑고 있는 우리 근현대 시간은 족히 100년. 그렇게나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진오는 공장 굴뚝에 올라야 한다. 투쟁은 노동자의 숙명인 걸까. 기업 경영의 효율을 최고로 치는 시대, 걸핏하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들먹이며 노동의 실존을 겁박하는 시대에 황 작가의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절대 가볍지 않다. “전 세계가 근대를 다 거쳐 왔다고 하지만 왜곡된 거거든요. 동아시아는 더 심하죠. 일본은 예전에 포스트모던으로 들어섰다는데, 이 한마디 물어보면 바로 무너져요. ‘너네 천황 어떡할래?’ 중국은 사회주의인지 자본주의인지…. 저거 도대체 뭔가요? 동아시아 전체가 근대를 지나지 못한 거죠. 황석영이를 이미 근대를 주제로 해서, 근대의 극복과 수용을 자기의 일감이나 사명으로 생각하다가 죽은 작가로 규정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박영선 “곧 한국서 뵙겠다”… 총리 기용설과 관련?

    박영선 “곧 한국서 뵙겠다”… 총리 기용설과 관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하버드 케임브리지 캠퍼스와의 작별 인사를 고한다. 곧 한국에서 뵙겠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의 조기 귀국 소식은 공교롭게도 대통령실의 총리 기용설이 전해진 것과 맞물리며 여러 해석을 낳았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학기는 6월 말까지이지만 5월과 6월에 책 ‘반도체주권국가’ 관련 강의가 몇차례 있어서 조금 일찍 귀국한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년 3개월여 동안 선임연구원으로 보낸 이곳 케임브리지에서의 시간과 삶은 캠퍼스의 젊음, 열정과 함께했던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며 “하버드에서 알게 된 많은 것들에 대해 ‘진작 내 인생에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지금 알게 된 것을 진작에 그때 알았더라면…’이라는 아쉬움과 물음이 늘 머릿속에서 맴돌던 시간이기도 했다”고 했다. 17일 오전 일부 언론은 대통령실이 총선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총리 후임으로 박 전 장관을, 이관섭 비서실장 후임으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임명을 유력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박 전 장관, 양 전 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정치권에서도 해당 기용설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당 정체성에 반한다는 비판 입장이 나왔다. 중진인 권성동 의원은 “추측성 보도가 나왔다. 많은 당원과 지지자분들께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언론 찔러보기’라는 입장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총리 인선은) 비준이 필요해 국회 통과 여부를 보다 보니 야권 성향 인사를 찾으면서 거론된 것 같은데 현실화할지는 봐야 할 것 같다”며 “언론에 흘려 정치권의 반응이나 여론 동향을 한번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 “흥민이의 리더 되기 위해 독서…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흥민이의 리더 되기 위해 독서…월드클래스 아직, 실력·인품 동반되어야”

    “리더 역량을 길러야 (손)흥민(32·토트넘)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독서에 더 집중했습니다. 의미 있는 구절이 있으면 책에 표시해서 흥민이 머리맡에 둔 적도 있었어요.”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길러낸 손웅정(62) 감독이 아들 손흥민을 지도할 때마다 보여주는 진지한 표정으로 ‘독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책을 읽으면 축구인이 사고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모두에게 공평한 24시간을 활용해 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17일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자신의 2번째 책인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축구 지도자들도 리그 우승 등 큰 성공을 거두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쉬면서 책을 읽어야 한다”면서 “타성에 젖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에게는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감독은 “책을 읽는 아버지를 통해 존중, 예의, 배려 등의 의미를 깨달으면 자연스럽게 읽게 될 것”이라며 “독일 함부르크에 (손)흥민이를 데려가서 운동시킬 때 제가 먼저 강도를 높여 운동하고 따라 하게 했다. 가난뿐 아니라 부지런함, 게으름도 대물림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이 아직도 ‘월드클래스’가 아닌지 묻자 “공만 잘 차서 되는 게 아니”라며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 감독은 “개인적으로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이상의 선수라고 평가하는 요한 크루이프가 월드 클래스는 그에 맞는 인품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손)흥민이는 공 차는 것도 인품도 아직 월드클래스가 아니다”고 답했다. 손 감독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과 몸싸움을 벌이며 힘든 시간을 겪은 손흥민에게 “특정 책을 추천하기보다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손 감독은 “중국 진시황릉에서 선 자세의 병마용은 훼손이 심한데 앉은 자세인 궤사용(무릎 꿇은 궁병)은 모습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면서 “몸을 낮추는 게 가장 큰 삶의 지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자신의 기준선을 넘으면 가차 없이 응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손흥민父’ 손웅정 “자식과 친구처럼 지낸다? 부모의 직무 유기”

    ‘손흥민父’ 손웅정 “자식과 친구처럼 지낸다? 부모의 직무 유기”

    “흔히 자식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 줘야 한다고 하는데, 전 그거 직무 유기라고 봐요.” 대한민국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실력 면에서나 인성 면으로도 두루두루 훌륭하게 키워낸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1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교육관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을 기념해 열렸다. SON축구아카데미의 감독이기도 한 그는 “친구 같은 부모”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아이가 습관적으로 뭘 좀 잘못해서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친구끼리 그게 되느냐”면서 “못 고친다. 친구가 지적은 할 수 있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끝끝내 말해줄 수 있는 건 부모뿐”이라고 했다. 손 감독은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우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는 생각으로 자식들을 키웠다고 했다. 또 “자식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이 진짜 부모”라는 신념을 갖고 아들에게 언제가 행복한지 늘 질문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늘 “나는 축구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답했다.손흥민은 축구 기본기를 다지는 데만 7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 긴 세월 동안 손흥민은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묵묵히 견뎌냈다. 손 감독은 “자기 꿈이 여기 있는데 무슨 짜증을 왜 내겠느냐. 제가 무서워서 순순히 따랐는지도 모른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매섭게 혼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책을 읽으며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배웠다고 했다. 그는 “학창 시절엔 반항아였다. 선생님들이 (나를) 틀에 넣으려고 해 자꾸 뛰쳐나가려고 했다”면서도 책은 계속 읽었다고 했다. 공부의 기본은 독서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는 책에 있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손 감독이 얻은 지혜는 바로 ‘겸손함’이다. 겸손은 인품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손 감독은 손흥민에게도 늘 인품을 강조했다. 손 감독은 “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월드클래스)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인품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독서를 강요하진 않았다. 그저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한다. 손 감독은 “저는 가난만 대물림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게으름, 부지런함, 청소하는 습관도 대물림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디 가서 사람과 사람 간에 선을 넘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식들도 (그런 태도를) 배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한편 손 감독은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부모의 ‘솔선수범’이 교육 철학에서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손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말은 못 하고 눈으로 보기만 한다. 누구나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성장하게 된다”면서 “부모는 TV 보고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애들에게 공부하라고 하면 하겠느냐. 자녀가 책을 읽기를 바란다면 거실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써라”고 말했다. 이어 “카페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영상 보여주는 건 결국 부모가 편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 아닌가”라며 “부모라면 배고픔, 불편함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고 강조했다.
  • 부커상 최종후보 황석영 “근대 극복코자 했던 작가로 기억해주길”

    부커상 최종후보 황석영 “근대 극복코자 했던 작가로 기억해주길”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이야기하니까.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이상해. 이번엔 진짜 받으려나? 누가 그러더라고요. 욕망을 왜 자꾸 저어하냐고. 서슴지 말고 자기화하라고. 그것도 일리가 있겠다고 봤어요. 이번엔 받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한국 문학계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황석영(81) 작가의 ‘철도원 삼대’(영문판 Mater 2-10)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려서다. 창비는 17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황 작가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윗눈꺼풀이 자꾸 내려와서 눈을 찔러 갖고 이걸 찍 올렸어요. 난 이런 거 안 할 줄 알았더니…. 밀란 쿤데라가 자기 타이밍을 끝냈을 때 나도 끝난 줄 알았지. 그런데 요새 수명이 늘어서 제 타이밍도 연장되는 것 아닌가….” 가식을 젖혀둔 노작가는 나이듦에 따른 신체 변화를 재치 있게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분위기에 대한 은근한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1989년 방북 이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됐던 그는 1998년 석방 이후 20년 이상 활동하면서 전 세계 32개국에 98종 정도의 책이 소개된 것으로 기억했다. 그 사이 국제문학상 후보로도 80여차례 올랐다. “익산 미륵사 밑에서 만난 보살이 있어요. 그분이 그러는데 내가 21세기에 걸작 세 편을 쓴대. ‘철도원 삼대’ 하나는 썼고, 두 개 더 쓴다는 얘기인데…. 마침 더 쓰려는 생각이 있거든요.” 오에 겐자부로, 필립 로스, 가브리엘 마르케스…. 그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여든쯤 절필을 선언했던 작가들인데, 그들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게 황 작가의 욕심이다. 그러면서 마치 약관의 작가가 미래를 그리듯 구상하고 있는 다음 작품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었다. “군산에서 만난 600년짜리 잘생긴 나무에 얽힌 이야기. 제목은 ‘할매’, 영어로 번역하면 ‘그랜드마’겠지. 일단 ‘철도원 삼대’로는 부커상을 받고 이걸로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어요. 그다음으로 (문성근 씨) 당숙과 홍범도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동학 2대 교주 최시형. 35년간 떠돌아다니면서 ‘최보따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렸지. 그 사람의 행각을 쓸 겁니다. 그때까지만 하려고 해요.” 원고지 20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꿰뚫는 키워드는 ‘노동’이다. 이백만·이일철·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지금 이곳에서 아파트 16층 높이의 발전소 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는 이백만의 증손자 이진오의 이야기가 큰 축이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현대 산업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로 작가가 30년을 바친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했다. 소설이 훑고 있는 우리 근현대의 시간은 족히 100년. 그렇게나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진오는 공장 굴뚝에 올라야 한다. 투쟁은 노동자의 숙명인 걸까. 기업 경영의 효율을 최고로 치는 시대, 걸핏하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들먹이며 노동의 실존을 겁박하는 시대에 황 작가의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절대 가볍지 않다. “전 세계가 근대를 다 거쳐왔다고 하지만 왜곡된 거거든요. 동아시아는 더 심하다. 일본은 예전에 포스트모던으로 들어섰다는데, 이 한마디 물어보면 바로 무너져요. ‘너네 천황 어떡할래?’ 중국은 사회주의인지 자본주의인지…. 저거 도대체 뭔가요? 동아시아 전체가 근대를 지나지 못한 거죠. 황석영이를 이미 근대를 주제로 해서, 근대의 극복과 수용을 자기의 일감이나 사명으로 생각하다가 죽은 작가로 규정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열린세상] 한 알의 밀알, 선우경식

    [열린세상] 한 알의 밀알, 선우경식

    언젠가는 가 보고 싶었다. 무료병원이라니.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무료로 병원을 운영한다는 말인가. 무료도 궁금했지만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 봄비가 내리는 평일 오후 영등포의 골목을 누비며 요셉의원을 찾았다. 교차로 옆 허름한 골목에 나지막한 의원이 보이자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총선 결과에 대한 해석과 전망을 써 놓았지만, 원을 구성하기도 전에 싸움을 위한 준비로 불타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을 바꿨다. 아니, 봄비가 마음을 바꾸게 했는지도 모른다. 산골짜기 넓은 밭에 호밀을 파종해 놓았는데, 봄비에 하나의 낱알도 헛되지 않고 새싹들을 틔우고 있었다. 그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밀알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계속 맴돌았다. 무료병원이라는 무모한 꿈을 꾼 사람은 선우경식이라는 청년 의사였다. 그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성모병원에서 수련을 거치며 생각에 빠지곤 했다. 응급환자들이 돈 없으면 치료는커녕 진료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미국에는 응급환자에 대한 의무치료 제도가 있어 수술비가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미국으로 갔다. 뉴욕의 킹스브룩병원에서 2년 근무한 그는 대학병원의 부교수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돌아온 서른다섯 살의 잘생긴 아들에게 어머니는 맞선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의사 사모님을 기대하며 나온 여성들은 돈 버는 의사가 되기는 싫다며 가난한 환자들을 치료하며 느낀 고민을 이야기하는 선우경식과 인연이 되지 못했다. 그 후 그는 평생 미혼으로 살며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가 결심을 굳힌 것은 강원도 정선의 성프란시스코의원으로 자원봉사를 나갔던 때였다. 환자들이 돈 없는 것은 기본이었는데, 수녀와 봉사자들이 해맑은 웃음으로 그들을 떠받치고 있었다. 가난 때문에 죽어 가는 환자들을 위해 살겠노라고 이때 그는 결심했다. “가장 능력 없는 환자가 하느님이 내게 보내 주신 선물”이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그는 변해 가고 있었다. 십시일반으로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석 달 이상 버티기 어려울 거라는 걱정이 다수였지만, 그가 세운 요셉의원은 오늘까지도 건재하다. 작년 말까지 이곳을 찾아 치료받은 환자가 75만명. 하루에 많게는 90명 적게는 6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세상의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든 진료와 치료를 무료로 해 준다. 그래서 요셉의원은 전국구 의원이다. 노숙인, 행려자, 쪽방촌 사람들이 전국에서 오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제의 길을 걷는 신학교 학생들이 현장실습으로 도우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사무실 안쪽 루이제 수녀에게 안내했다. 무료병원으로 자라난 요셉의원이 이제 봉사자 1200명, 의료진 260명으로 19개의 진료과를 꾸려 환자들을 돌본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루이제 수녀에게 물어보았다. “좋은 일을 하다가도 우리는 지치잖아요. 어떤 때가 제일 힘드신가요?” 수녀는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우리는 기쁨을 얻습니다. 봉사를 나오시는 의사들을 보면 그분들뿐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기뻐하고 칭송해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없는걸요”라며 웃었다. “그분은 성인이었어요, 예수님과 같이 사셨어요. 이 책은 제 몫으로 받은 건데 선물로 드릴게요.” 수녀가 내민 책은 ‘쪽방촌의 성자, 의사 선우경식’이라는 책이었다. 요셉의원의 초대 원장이었던 선우경식 선생 16주기를 맞아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글들을 엮은 것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21년간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며 ‘무료병원’이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던 선우경식은 16년 전 봄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4월 18일이었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싹을 틔우고.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 ‘성추문 입막음’ 첫 재판서… 트럼프, 고개 떨구고 졸기도

    ‘성추문 입막음’ 첫 재판서… 트럼프, 고개 떨구고 졸기도

    트럼프 “미국에 대한 공격” 항변11월 대선 결과 좌우 민감한 재판96명 중 12명 배심원단 선정 난항머천 판사, 트럼프 측 징역형 악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형사법정 피고인석에 앉았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 형사재판이자 접전으로 흐르는 11월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는 민감한 재판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그의 유죄 여부를 판가름할 배심원단 선정부터 난항을 겪으며 험난한 재판을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형사법원 15층 법정에 출석하면서 방송 카메라를 향해 “이런 일은 전례 없고, 누구도 이런 재판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이것은 정치적 박해이며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항변했다. 지자자들에게도 문자메시지로 “그들이 나를 파괴하려 한다”는 등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재판에 걸린 34개 혐의 중 주목을 받는 부분은 사기, 장부 위조다. 그는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추문 스캔들을 덮고자 개인 변호사이자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 7500만원)를 건네고 회사 장부에 허위 기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은 재판 첫 절차로 배심원 12명을 뽑기 위한 선정 작업이 진행됐다. 뉴욕 맨해튼 지역 주민인 배심원 후보 96명이 출석했다. 후안 머천 판사는 1차로 “자신이 공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손을 들라”고 요청했다. 50명 이상이 손을 들었고 이들은 즉시 제외됐다. 이후 남은 후보들이 차례로 간단한 질문에 답했다. 도서 판매원이라고 밝힌 이는 “전직이든 현직이든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보들은 직업, 교육 수준은 물론 친트럼프 집회 참석 여부, 청취하는 팟캐스트 등 접하는 뉴스, 주요 증인으로 예상되는 코언이 쓴 책을 읽었는지 등 42개에 이르는 질문을 받았다. 원고인 검찰 측과 피고 트럼프 측 모두 배심원 최종 선정에 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뉴욕주, 특히 맨해튼은 민주당 우위 지역이라 NYT는 “트럼프가 맨해튼에서 우호적인 배심원을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라고 했다. 성향뿐만 아니라 재판 일정이 1주일에 네 번씩 6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여 배심원단을 꾸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장에서 여러 번 눈이 감기거나 입이 벌어지고 고개를 떨구는 등 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언론들은 피고인석에 앉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복잡하게 얽힌 재판 관계자들에게도 주목하고 있다.특히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악연으로 유명하다. 지난 1월 트럼프 가족 기업 및 이 회사 임원의 세금 사기 재판에서 각각 벌금 160만 달러, 징역형을 선고한 인물이다. 전직 대통령을 형사재판에 회부한 최초의 검사가 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머천 판사와 함께 트럼프 측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때 트럼프 최측근이던 코언은 앞서 ‘트럼프 지시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로 그와 틀어지며 앙숙이 됐다. 트럼프 변호사인 토드 블랜치는 트럼프의 기밀 문서 유출, 대선 결과 전복 혐의 재판도 맡고 있다. 블랜치를 비롯한 변호인단은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 컨설턴트로 일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기피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트럼프의 외설적 발언이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 녹음 파일을 배심원단에게 들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며 허용되지 않았다.
  • 7년 만의 사형 상고, 파기환송 끝에 무기징역…“하나님께 용서 구했다”

    7년 만의 사형 상고, 파기환송 끝에 무기징역…“하나님께 용서 구했다”

    7년 만에 대법원에 ‘사형 상고’한 무기수가 파기환송 끝에 또다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살인죄로 수감된 교도소에서 또 사람을 죽인 뒤 영화 ‘밀양’의 죄인처럼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고 했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 김병식)는 16일 살인,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29)씨의 파기환송심을 열고 “매일같이 온갖 방법으로 피해자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있다. 강도살인 2년 만에 다시 살인을 저질러 어떤 범죄보다 비난의 여지가 크다”며 “다만 이런 정황에도 사형을 선고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살해 동기와 방법은 매우 불량하나 치밀하게 계획했거나 희망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공범 범행까지 고발했다”며 “수감생활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깨우치고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쳐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만 26세이던 2021년 12월 21일 오후 9시 25분쯤 충남 공주교도소 수용거실 안에서 동료 수용자 박모(당시 42세)씨의 가슴과 복부를 발로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방 재소자 A(당시 19세)·B(27세)씨도 박씨를 폭행하며 괴롭혔고, 그가 숨지자 번갈아 망을 보고 방치한 혐의다. 이씨는 2019년 12월 26일 오후 10시 16분쯤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도로에서 자신의 “금을 사고 싶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금을 팔러온 C(당시 44세)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금반지 등 금 100돈(당시 2600만원 상당)을 빼앗은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이같은 살인 행위를 또 저질렀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공범 A씨는 징역 14년, B씨는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모두 상고했고,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해 7월 A·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씨는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씨와 관련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수용자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또 선고한다고 무의미하다고 할 수 없다”고 사형 선고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파기환송심에서 이씨는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법정 출석을 수차례 거부했다. 검찰은 “평소 수감 태도가 불성실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법정에도 거듭 출석하지 않는 등 사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이런 태도와 범행 내용 등을 고려하면 교화 가능성이 없다”고 사형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을 진행한 대전지법 공주지원 제1형사부는 2022년 7월 이씨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또 살인을 저질러 반사회적 성향이 심히 의심되지만 처음부터 살해할 적극적이고 분명한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와 B씨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결심공판 때 최후의 변론에서 “(숨진) 박씨는 각설이와 방송 캐릭터를 흉내 내라는 조롱과 폭행을 당하면서도 저희가 두려워 신고는커녕 제때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나는 요즘 성경책을 공부하며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용서를 구했다.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낸 박씨에게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형사1-3부는 지난해 1월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A씨와 B씨에게 징역 14년과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단기간에 두 명을, 교도소에 갇혀서까지 살해한 이씨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고 무기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었다.
  • 굿피플, 르완다 비하리 유·초등학교에 교육시설·기자재 지원

    굿피플, 르완다 비하리 유·초등학교에 교육시설·기자재 지원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회장 김천수)은 최근 르완다 냐마타 지역 비하리 유·초등학교에 컴퓨터실과 도서관을 건축하고 운영을 위한 기자재를 지원했다고 16일 밝혔다..르완다는 ICT(정보통신기술)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초등학교의 컴퓨터 및 태블릿 PC 보급률을 62%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냐마타 지역의 공립 초등학교들은 다른 지역의 초등학교와 달리 컴퓨터실이 없어 ICT 교육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또한 학생들은 책을 읽고 싶어도 학교에 도서실이 없다 보니 교과서 외에 다른 양서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굿피플은 ICT 교육과 독서 접근성 향상을 통해 학생들이 르완다를 이끌어 가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냐마타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에 나섰다. 총 8300만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으로 굿피플은 냐마타 지역의 공립학교 중 한 곳인 비하리 유·초등학교에 컴퓨터실과 도서실을 신축하고 노트북 41대와 도서 1224권, 빔프로젝터 등의 교육 기자재를 제공했다. 또한 컴퓨터실과 도서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컴퓨터 전담 교사와 사서 급여를 지원하기도 했다. 굿피플 김천수 회장은 “굿피플은 ICT 교육과 독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르완다의 청소년 모두가 양질의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는 굿피플이 되겠다”고 밝혔다. 굿피플은 지난 2021년 르완다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르완다 공립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교실 수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카나지 공립학교를 위해 교육관을 신축하기도 했다.
  • 용인 도서관 19곳 ‘대한민국연극제’ 북큐레이션 운영

    용인 도서관 19곳 ‘대한민국연극제’ 북큐레이션 운영

    경기 용인시는 6월까지 공공도서관 19곳에서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북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한다. 16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온라인 북큐레이션 ‘톡(talk)서(書)산책’ 서비스로 연극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용인시 도서관 카카오톡(카톡) 채널을 구독한 시민은 누구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이번 북큐레이션은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를 앞두고 연극제와 관련된 도서를 추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진행된다. 북큐레이션이란 책(Book)과 큐레이션(Curation, 추천)의 합성어로 다양한 주제의 책을 목적에 따라 추천하는 서비스다. 시는 각 도서관 로비나 자료실의 추천도서 코너에서 희곡과 연출 관련 이론서, 연극 원작, 역대 대한민국연극제 수상작을 소개한다. 동부도서관의 8개 도서관은 국내외 연극 원작 도서, 역대 대한민국연극제 수상작의 원작 도서, 중부도서관의 7개 도서관은 대학로와 브로드웨이 공연작의 도서, 서부도서관의 4개 도서관은 연극의 4요소(배우, 무대, 관객, 희곡) 관련 도서를 선별해 전시한다. 시가 운영 중인 온라인 북큐레이션 ‘톡(talk)서(書)산책‘ 서비스를 통해서도 연극제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용인시 도서관‘ 카카오톡 채널을 구독한 시민 누구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용인특례시 19개 도서관이 지역 문화예술 공간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번 북큐레이션을 통해 연극 관련 자료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연극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의 많은 참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도, 우수 작은 도서관 752곳에 운영비 36억 원 지원

    경기도, 우수 작은 도서관 752곳에 운영비 36억 원 지원

    도서·서가·기자재 구매, 운영경비 등으로 활용 가능경기도가 올해 우수 작은 도서관 752개를 선정해 운영비를 지원한다. 작은 도서관은 규모는 작지만 도민 누구나 책과 이웃을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독서 및 공동체 활동 공간으로 현재 1,676개가 운영 중이다. 경기도는 매년 평가를 통해 우수 작은 도서관을 발굴하고 있는데 올해는 752개를 선정해 운영비 약 36억 원을 지원한다. 운영비는 작은 도서관 평가 결과에 따라 A등급 610만 원, B등급 510만 원, C등급 410만 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지원된 예산은 책이나 기자재, 소모품 구매, 자원활동자 실비 자금 등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김동주 경기도 도서관정책과장은 “재정이 열악한 작은 도서관의 안정적·지속적 운영에 도움을 줘 지역주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노래하는 교장쌤 인생 2막은 ‘어른 마음 보듬기’

    노래하는 교장쌤 인생 2막은 ‘어른 마음 보듬기’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는 교장선생님, 국내 1호 ‘모험놀이 상담가’, 9집 앨범을 낸 가수이자 10여권의 책을 쓴 작가…. 방승호(63) 전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 교장이 35년간 교직 생활을 하며 쌓아 올린 수식어들이다.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깔깔 웃으며 움츠러든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고 게임에 빠진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PC방을 만든 방 전 교장은 ‘노래하는 교장쌤’ 또는 ‘괴짜 교장쌤’으로 유명하다. 방 전 교장은 지난해 3월 교편을 내려놓은 뒤 인생 2막을 열었다. 퇴임 직후 래퍼 아웃사이더와 함께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보듬는 노래 ‘콜드 블루, 골목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K-디아스포라’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의 정신을 이어 가는 한인 청년들을 향한 응원을 다채로운 국악 선율과 ‘싱잉 랩’(랩 가사에 멜로디를 얹어 노래하듯 구사하는 랩)으로 전한다. “습관에 의해서만 살고 싶지 않아” 환갑을 넘은 나이에 랩에 도전했단다. ‘콜드 블루, 골목길’을 준비하면서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작곡가(썬더 드래곤)와 만나 랩에 눈을 떴다. “처음엔 랩이 너무 빨라서 어려웠어요. 그런데 9개월 정도 연습을 하다 보니 저에게 없던 목소리가 탁 하고 튀어나오더라고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한 거죠.” 1988년 기술 교사로 처음 교단에 선 방 전 교장은 마음의 문을 닫은 학생들을 위해 교직을 바쳤다. 놀이와 상담을 결합한 ‘모험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직접 작곡한 ‘금연송’을 부르며 학생들의 흡연율을 0%로 낮췄다.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시절, 교장의 권위를 내던지고 재치와 익살을 내세워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학생들을 변화시킨 경험은 다큐멘터리 영화 ‘스쿨 오브 락(樂)’으로 탄생했다. “교직에서 내려온 뒤에도 교육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자유롭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하죠.” 2021년 개봉한 영화가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으며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2월에는 그간의 경험을 담은 책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샘터사)를 펴냈다. 요즘은 어른들을 대상으로도 상담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게임에 과몰입하는 학생들에게 효과를 봤던 상담 기법인 ‘백팔(108) 질문’을 성인들에게도 하기 시작했다. 방 전 교장으로부터 매일 좋은 글귀와 함께 질문을 하나씩 받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힘을 키워 간다. “저 스스로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삶을 창의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고 있습니다.” 방 전 교장은 백팔 질문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과정을 책으로 쓰고 있다. 올여름에는 또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장 재직 시절 만났던, 몸이 편찮으신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매년 노래 1곡과 책 1권을 발표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 의병 성지 의령서 ‘홍의장군축제’ 팡파르

    의병 성지 의령서 ‘홍의장군축제’ 팡파르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키고 들불처럼 퍼지게 했던 ‘의병의 성지’ 경남 의령군에서 의병 역사·가치를 되새기는 장이 열린다. 의령군은 18~21일 서동생활동원 일원에서 ‘의령홍의장군축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군은 지난해 축제 이름을 ‘의병제전’에서 ‘의령홍의장군축제’로 변경했다. 의병의 날(6월 1일)을 국가기념일로 만드는 데 의령이 앞장섰음을 알리고 의병을 시대정신으로 삼으려는 취지였다. 2024~2025년 경남도 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축제는 올해 ‘우리 모두가 의병, 홍의장군이 되어 모두 모였다’라는 주제로 연다. 의령에 온 이들은 모두 의병이 된다. 어린이들은 의병서당에서 의병 활약상이 담긴 책을 읽고 의병체험장 등에서 무기를 만들고 훈련을 체험할 수 있다. 시대·지역별 의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의병주제관 방문과 세계의병문화체험으로 의병 학습도 할 수 있다. 말타기 체험, 어린이 홍의장군 선발대회 등도 있다. ‘의병유적지 뱃길투어’는 첫선을 보인다. 20·21일 체험객들은 무동력 배에 올라 솥바위 등 관광지를 구경하고 곽재우·안희제 생가 등을 방문한다.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이호섭가요제 등 풍성한 연계행사도 관광객을 맞는다. 군은 내년 50회 홍의장군축제를 최대 규모로 열어 의령의 의병정신을 전국에 알리려 한다. 매년 국가기념일 행사를 의령에서 거행하는 것도 염두하고 있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작은 자치단체인 의령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만든 게 바로 의병의 날”이라며 “홍의장군축제가 화합과 통합의 구심점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우리 모두가 홍의장군’…의령홍의장군축제 4월 18일 개막

    ‘우리 모두가 홍의장군’…의령홍의장군축제 4월 18일 개막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키고 들불처럼 퍼지게 했던 ‘의병의 성지’ 경남 의령군에서 의병 역사·가치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장이 열린다. ‘의병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만든 의령군은 이달 18일부터 21일까지 서동생활동원 일원에서 ‘의령홍의장군축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군은 지난해 ‘의병제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축제를 ‘의령홍의장군축제’로 바꿨다. 곽재우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음을 널리 알리고 의병의 역사를 시대정신으로 삼으려는 취지였다. 올해 축제는 ‘우리 모두가 의병, 홍의장군이 되어 모두 모였다’라는 주제로 연다. 축제 주제에 걸맞게 의령에 온 이들은 모두 의병이 된다. 관광객 등이 온몸으로 의병을 느낄 수 있도록 축제를 기획했다는 게 군 설명이다. ‘미래의 의병’인 어린이들을 위한 의병 체험도 마련했다. 어린이들은 의병서당에서 의병 활약상이 담긴 책을 읽고 의병체험장과 의병훈련소에서 방패·활·칼 등 의병 무기를 만들며 훈련을 체험할 수 있다. 시대별·지역별 전국 의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국 의병주제관’ 방문과 ‘세계의병문화체험’으로 의병 학습도 할 수 있다. 의병 말타기 체험, 의병 맨손물고기잡기, 어린이 홍의장군 선발대회, 홍의장군배 가족운동회 등도 축제 기간 진행한다. ‘의병유적지 뱃길투어’는 첫선을 보인다.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180명의 가족 단위 체험객들은 무동력 배에 올라 솥바위 등 의령 관광지를 구경하고 의병박물관과 곽재우·안희제 생가를 방문한다.개막식 퍼포먼스는 ‘역대급’으로 준비했다. 축제 시작을 알리는 의병출정 퍼레이드, 곽재우 장군과 17장령은 물론 이름 없는 의병들의 삶과 투쟁까지 재조명한 창작 주제공연, ‘난세의 주역! 의령’을 형형색색 빛깔로 표현하는 ‘드론멀티쇼’가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2024~2025년 경남도 지정 우수 문화관광축제’ 지정을 자축하고자 미디어아트쇼를 곁들인 대한민국 대표축제 비전 선포식도 연다. 홍의장군축제와 함께하는 동반 축제들도 즐길 거리다.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이호섭가요제, 친선궁도대회, 전국의병마라톤대회, 홍의장군 전국 민물낚시대회, 군민한마음대잔치 등이 관광객을 맞는다. 의령군은 이번 제49회 홍의장군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발판 삼아 내년 전국 최대 의병축제를 개최하려 한다. 50회 기념 홍의장군 축제를 앞세워 반세기 동안 의령이 지켜온 의병정신을 전 국민에게 알린다는 것이다. 백성 화합으로 이룬 정의의 결정판인 의병정신을 치켜세워 통합·화합 정신을 다시 일깨우겠다는 게 군 포부다.군은 전국 각 의병 활동 지역을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의병의 날(6월 1일) 행사를 매년 의령에서 국가기념일 행사로 거행하는 것도 염두하고 있다. 의병의날은 2010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국가기념일 지정에 앞장선 의령군민을 치하하고자 2011년 제1회 의병의 날 기념식은 의령에서 열렸다. 오태완 군수는 “작은 자치단체인 의령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결실까지 반세기 세월을 노력해 만든 것이 바로 의병의 날”이라며 “의병정신 시작과 끝, 이것은 분명한 우리만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대에 필요한 공부 중 하나가 바로 의병 정신을 학습하는 것”이라며 “이번 홍의장군축제는 화합과 통합의 구심점이 돼 의령군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 함께 읽으면 더 좋은 ‘2024 경남의 책’ 세 권 선정

    함께 읽으면 더 좋은 ‘2024 경남의 책’ 세 권 선정

    눈부신 안부(백수린 저, 2023), 열세 살 우리는(문경민 저, 2023),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양애진 외 저, 2022)가 올해 ‘경남의 책’으로 선정됐다. 경남대표도서관은 ‘함께 읽어요!! 2024 경남의 책’으로 분야별 세 권을 최종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경남의 책’은 책을 통한 도민 공감·소통 기회 마련과 독서문화 확산을 목표로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선정에 앞서 꾸준히 읽힐 수 있고 토론할 수 있는 도서, 시대적 정신을 반영한 도서, 국내 저자 도서 등의 추천기준을 바탕으로 경남도민과 도내 지역도서관에서 총 172권을 추천받았다. 운영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이 중 12권(분야별 4권)을 최종 후보 도서로 선정했고, 이어 이달 3일 개최한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총 3권을 최종 선정했다. 일반 분야 선정 도서인 ‘눈부신 안부’는 파독간호사 애환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그리움을 통해 서로에게 눈부신 안부를 전한다는 점이 깊은 감동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린이 분야 선정 도서 ‘열세 살 우리는’은 자라나는 아이들 언어와 행동 모습을 잘 담아내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권장할 수 있는 도서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경남 분야로 선정된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는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군 지역에 청년들이 들어가 지역을 활성화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경남도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도내 공공도서관, 작은 도서관 등에 선정 도서를 배포하고 작가 초청 특강과 독후감·북트레일러(새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 공모전 등 다양한 연계 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경남대표도서관은 “도민 독서문화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지속해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경남의 책 세 권을 포함해 최종 심의에 오른 12권은 다음과 같다. 일반 분야 후보 도서 ▲고요한 우연(김수빈, 2023)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이꽃님, 2023) ▲네임스티커(황보나, 2024) ▲눈부신 안부(백수린, 2023) 어린이 분야 후보 도서 ▲열세 살 우리는(문경민, 2023) ▲슬리퍼(조현미, 2023) ▲왕과 사자(김주현, 2023) ▲야구부 주장 강나래(허윤, 2022) 경남 분야 후보 도서 ▲시골을 살리는 작은 학교(김지원, 2023)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양애진 외, 2022) ▲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채도운, 2024) ▲숲의 언어(남영화, 2023)
  • 백지영, 80평 저택 리모델링에 ‘0원’ 들여…“다 협찬이다”

    백지영, 80평 저택 리모델링에 ‘0원’ 들여…“다 협찬이다”

    가수 백지영이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맞이해 리모델링 한 집을 공개했다. 12일 유튜브 채널 ‘백지영’에는 ‘백지영 80평 저택 리모델링 가격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백지영은 “집에 변화가 생겼다. 딸 하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방을 꾸며주고, TV를 없애버렸다. 하임이가 (TV를 보면서) 멍때려서 그게 보기 싫더라”라며 “TV를 폐기하고 서가를 만들었다. 원래 읽는 책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딸의 방을 소개했다. 백지영은 “인테리어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편이다. 질리면 구조를 바꾸더라. 허튼 데다가 돈을 쓰진 않는데 이런 데에 돈이 들어가는 편”이라며 리모델링 비용에 대해서는 “다 협찬이다. 인건비만 들어갔고, 조건 없이 그냥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찬 아니었으면 하임이의 방만 700만~800만원이었을 것”이라며 “집 관리비는 45만원이다. 평수에 비해서 관리비가 싼 집이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지영은 지난 2013년 9세 연하의 배우 정석원과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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