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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9년 실패한 민주화, 1987년 성공한 이유는

    1979년 실패한 민주화, 1987년 성공한 이유는

    “1979년에는 왜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고, 1987년에는 왜 민주화를 성취할 수 있었을까.”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최근 발간한 ‘제5공화국’(역사공간)에서 “1979년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 민주화를 수용할 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지만 제5공화국을 거치면서 겪게 된 각종 사건과 충격, 사회경제적 변화를 통해 1987년 민주화를 이루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제5공화국’은 5공화국 8년 동안 한국 사회가 겪은 변화와 현재 한국인의 삶에 남겨진 5공화국의 흔적을 살펴본 책이다. 군사정권과 억압 체제의 형성, 그 역사적 의미를 한국 정치사 관점에서 파악해 5공화국이라는 역사적 실체를 우리가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해 갔는지, 그 결과는 한국 사회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조명한다. 강 교수의 ‘제5공화국’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20세기 한국학술총서’의 첫 작품이다. 20세기 한국학술총서는 근대화 이후 한국이 겪은 아픈 과거사와 어두운 면을 성찰해 21세기 대한민국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1901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 동안 우리나라가 겪어 온 식민지 경험, 분단과 전쟁, 권위주의, 산업화 등의 주제를 2029년까지 총 50권의 책으로 발간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제5공화국’을 시작으로 ‘한국의 사상 통제’, ‘식민과 냉전의 해방 전후 한국문학-남북 협상파 문인의 통일 독립에의 열망과 좌절’, ‘분단의 현실, 담론의 정치, 냉전의 주조’, ‘일본 제국의 식민지 토지 조사와 동아시아’, ‘러일전쟁, 일제강점의 서막’ 등 현재까지 총 25개 과제가 선정돼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 ‘군기 훈련 사망’ 훈련병, 열사병·횡문근 융해증 증상…간부 2명 과실치사 혐의 수사

    ‘군기 훈련 사망’ 훈련병, 열사병·횡문근 융해증 증상…간부 2명 과실치사 혐의 수사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 쓰러져 이틀 만에 사망한 육군 훈련병이 열사병과 횡문근 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군기 훈련 중 규정과 절차에 문제점이 식별됐다”며 추가 수사를 위해 해당 부대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를 적용해 이날 강원경찰청으로 사건을 넘겼다. 2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사망한 훈련병 A(21)씨는 지난 23일 오후 규정에 어긋난 수준의 사실상 가혹행위에 준하는 군기 훈련을 받고 열사병과 횡문근 융해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보였다. 그는 강원 인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을 받다 쓰러졌고 25일 결국 숨을 거뒀다. 전날 점호 불량 등의 이유로 23일 오후 별도의 군기 훈련을 받은 6명의 훈련병은 24㎏ 안팎 무게의 완전군장을 한 채 보행과 구보, 팔굽혀펴기, 선착순 달리기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군의 군기 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시 구보나 팔굽혀펴기는 할 수 없고, 선착순 달리기도 규정에 없는 훈련이다. 당시 훈련병들은 전투화 등으로 채운 군장에 책을 추가로 넣어 무게를 올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A씨는 훈련이 시작된 지 40분쯤 뒤인 오후 5시 10분쯤 완전군장을 하고 구보를 하던 중 쓰러졌다. 당시 얼굴이 창백해지고 다리가 시퍼렇게 변하며 콜라색 소변을 보는 등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를 진료한 병원과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A씨에게 열사병과 횡문근 융해증 관련 증상이 있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은 병원 측의 통보를 전달받아 숨진 훈련병을 올해 첫 열사병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 군과 국과연은 혈액조직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횡문근 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되는 병이다. 군인권센터는 훈련병의 사인이 ‘패혈성 쇼크’로 추정된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열사병과 횡문근 융해증 등의 결과라고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훈련병이 병원으로 이송된 당시 열이 40.5도까지 올랐고 분당 호흡수는 50회로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고 한다”며 “병원에서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았고, 속초의료원에서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 신장 투석도 했지만 패혈성 쇼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씨는 간호대학에 진학한 예비 간호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빈소가 차려진 전남 나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주민은 “다른 이들을 돕는 걸 좋아해 간호사를 지망한 청년이었다고 들었다. 꿈도 펼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사·여단장급 이상 지휘관들이 참여한 긴급 주요 지휘관 화상 회의를 열고 군기훈련 중 사망한 육군 훈련병 사건의 대책을 논의했다. 육군에 따르면 박 총장은 지난 21일 수류탄 폭발 사고를 비롯해 최근 육군 훈련병이 숨진 일련의 사건·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모든 지휘관이 심기일전해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휘관이 신병 교육훈련에 더 세심하고 더 정성을 다해야 한다면서 신병 교육훈련 때 수준별, 단계별로 훈련 강도를 적용하고, 훈련병의 건강과 기상조건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부대를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육군은 “모든 부대를 대상으로 신병 교육훈련 체계 전반에 대해 정밀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또 사망한 훈련병 등에 대해 군기 훈련을 지휘한 중대장과 현장에 있던 부중대장을 전날 오전부터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 가장 오래도록 읽고 담다… 최애 도서 ‘호밀밭의 파수꾼’

    가장 오래도록 읽고 담다… 최애 도서 ‘호밀밭의 파수꾼’

    지난 20여년 동안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 1위로 ‘호밀밭의 파수꾼’이 꼽혔다. 교보문고는 2002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매달 100권 이상, 5년 이상 지속적으로 팔린 ‘최장 스테디셀러’ 100종의 목록을 27일 발표했다.‘호밀밭의 파수꾼’은 2004년 11월부터 무려 234개월(19년 6개월) 연속으로 매달 100권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20세기 미국 문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J D 샐린저가 1951년 낸 소설로 사립학교의 문제아 홀든 콜필드가 퇴학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며칠간의 일을 그렸다. 전 세계 누적 판매 7000만부를 넘었고, 미국 도서관 최다 대출을 기록한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2위는 2006년 5월부터 216개월(18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데미안’이 차지했다. 독일 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가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낸 자전적 소설이다. 열 살 소년이 스무 살 청년이 되기까지의 고독하고 힘든 성장 과정을 그렸다. 2006년 7월부터 지금껏 사랑받는 다다 히로시의 그림 동화책 ‘사과가 쿵!’이 3위였다. 여러 동물이 큰 사과를 먹다가 비가 오면서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게 되는 모습을 푸근하게 담았다. 100권 가운데 분야별로는 소설이 34종으로 가장 많았다. 인문·교양 20종, 유아·어린이 16종, 시·에세이 15종, 비즈니스 15종 순이었다. 소설 분야에서는 ‘1984’를 비롯해 ‘앵무새 죽이기’, ‘노르웨이의 숲’, ‘자기 앞의 생’ 등이 포함됐다. 인문·교양 분야에서는 ‘생각의 탄생’,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과학 분야에서는 ‘코스모스’가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청소년 도서로는 ‘100층짜리 집’, ‘아홉 살 마음 사전’, ‘마법천자문’, ‘시간을 파는 상점’ 등이 포함됐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재테크, 자기 계발 채널에서 소개된 ‘자본주의’, ‘언스크립티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이 100권 안에 들었다.
  • 문 전 대통령 만난 윤흥길 “완장, 독재정권 엿 먹이고 싶어서 쓴 소설”

    문 전 대통령 만난 윤흥길 “완장, 독재정권 엿 먹이고 싶어서 쓴 소설”

    올해 초 5부작 대하소설 ‘문신’을 완간한 윤흥길(82) 작가가 지난 2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사인회를 열었다고 문학동네가 27일 밝혔다. 문 전 대통령과 윤 작가는 이날 문학과 소설에 관한 짧은 대담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윤 작가의 ‘문신’에 대해 “한국 소설사에 길이 남을 작품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요즘 세대에게 책을 권하고 싶어서 책방을 열었고 책을 추천하는 일도 요즘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윤 작가에게 질문을 건넸다. 윤 작가는 “대통령이 퇴임 후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텐데 하필이면 책방일까 의아했었다”면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님께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요즘 장편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풍조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소설 속에 당대의 역사를 녹여내고 민중들의 삶도 다루다 보면 자연히 긴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장편을 읽지 않는 것이) 역사와 우리 삶을 이해하는 데는 안타까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윤 작가는 “과거의 역사가 과거로 생명이 끝난 게 아니고 현재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엔) 일제 말기를 다뤘는데 다음은 동학 혁명 당시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서 지금 우리가 부딪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같이 그려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문학인으로서 윤 작가의 삶도 대담에서 환기됐다. 문 전 대통령이 “문인 시국 선언 등 행동도 많이 하셨다”면서 “고초도 겪으셨다”고 하자 윤 작가는 “시국에 쫓겨 쓰고 싶은 것도 못 쓰고 무력한 존재구나 하는 것이 참담했다”며 “지리산에서 한 달 보름 정도 혼자 자취하면서 작품을 쓰는데 속에서 분노가 일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 독재 정권을 엿 먹이고 똥침을 주는 소설을 써야겠다, 작가가 할 일은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소설 ‘완장’을 내놓았다”고 했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사인회에서는 윤 작가의 오랜 팬부터 책방을 찾은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사인을 받아 갔다. 문 전 대통령은 대담이 끝난 후 윤 작가에게 최근 출간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사인해 선물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서울의 봄’ 시시각각 사실(史實) 기록 보존판

    [최보기의 책보기] ‘서울의 봄’ 시시각각 사실(史實) 기록 보존판

    빅토로 위고가 『레 미제라블』로 프랑스 대혁명을 문학적으로 총정리 한 때는 사건발생 후 70년이 흐른 뒤였고, 미국 남북전쟁이 배경인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역시 70년 후였다. ‘12.12’ 군사반란과 이로 인해 발생한 ‘5.18’ 민주화운동은 45년 전이다. ‘12.12’를 소재로 제작한 영화 <서울의 봄>이 올해 관객수 1,300만 명을 넘기며 공전의 히트를 쳤고, ‘5.18’이 배경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역시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다. 과학적 근거는 못 되지만 이 두 사건의 문학적 완결은 아직 25년 정도 시간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론 가능하다. 영화 <서울의 봄>이 ‘12.12’에 대해 잘 몰랐던 국민에게 많은 사실(史實)을 각성케 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므로 실제 역사와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1993년 김영삼 문민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신문사 정치부 기자였던 저자 이계성은 12.12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광범위한 취재를 거쳐 기사를 연재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정승화, 장태완 등 관련자 100인의 증언과 사진으로 재구성한 12.12 그날의 진실’을 기록한 책이 『12.12』다. 영화 <서울의 봄> 시나리오 작가 역시 저자의 연재 기사를 충분히 활용했을 것이다. 책머리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임명의 역사적 의미’와 ‘1973년 윤필용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것부터 시작한다. 본질은 결국 ‘권력 핵심부의 인맥과 탐욕이 얽힌 암투’였고, 결과는 ‘10.26’과 ‘전두환의 등장’이었다. 우연과 필연이 더해져 역사를 이룬다. 어떤 역사적 사건 하나하나를 칼로 무 자르듯 우연과 필연으로 구분할 수 없는 만큼 ‘12.12가 우연과 필연이 뒤섞이며 어이없을 만큼 허술한 성공’을 할 수 있었던 뒷배는 ‘무언의 지지, 참여세력’이었다. ‘자유, 정의, 진리, 공정, 공평, 상식, 공생, 공존, 공동체’ 등 공공의 선보다 ‘변칙, 반칙, 독식, 편법, 탈법’을 해서라도 일신의 영달, 내 손 위의 이득(利得)만 챙기기 위해 여우의 눈을 번뜩이는 자들의 협조, 묵인, 방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단적 성찰 없이 변칙, 반칙이 상식이 된 나라가 끝까지 잘 된 역사는 동서고금 세계 만방 어디를 둘러봐도 결코 없다. 『12.12』는 관계자들이 점점 사망, 쇠퇴하는 가운데 굴곡진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을 총정리 한, 보존가치가 있는 플랫폼 기록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위고, 미첼보다 으뜸되는 대작을 남기는 문호가 반드시 나타나리라.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19년 6개월간 꾸준히 팔렸다…최장기 스테디셀러 ‘호밀밭의 파수꾼’

    19년 6개월간 꾸준히 팔렸다…최장기 스테디셀러 ‘호밀밭의 파수꾼’

    지난 20여년 동안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 1위로 ‘호밀밭의 파수꾼’이 꼽혔다. 교보문고는 2002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매달 100권 이상, 5년 이상 지속적으로 팔린 ‘최장 스테디셀러’ 100종의 목록을 27일 발표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2004년 11월부터 무려 234개월(19년 6개월) 연속으로 매달 100권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20세기 미국 문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J. D. 샐린저가 1951년 낸 소설로, 사립학교의 문제아 홀든 콜필드가 퇴학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며칠간 일을 그렸다. 전 세계 누적 판매 7000만부를 넘었고, 미국 도서관 최다 대출을 기록한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2위는 2006년 5월부터 216개월(18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데미안’이 차지했다. 독일 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가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낸 자전적 소설이다. 열 살 소년이 스무 살 청년이 되기까지 고독하고 힘든 성장의 과정을 그렸다. 2006년 7월부터 여태껏 사랑받는 다다 히로시의 그림 동화책 ‘사과가 쿵!’이 3위였다. 여러 동물이 큰 사과를 먹다가 비가 오면서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게 되는 모습을 푸근하게 담았다.100권 가운데 분야별로는 소설이 34종으로 가장 많았다. 인문·교양 20종, 유아·어린이 16종, 시·에세이 15종, 비즈니스 15종 순이었다. 소설 분야에서는 ‘1984’를 비롯해 ‘앵무새 죽이기’, ‘노르웨이의 숲’, ‘자기 앞의 생’ 등이 포함됐다. 인문·교양 분야에서는 ‘생각의 탄생’,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과학 분야에서는 ‘코스모스’가 이름을 올렸다. 어린이·청소년 도서로는 ‘100층짜리 집’, ‘아홉 살 마음 사전’, ‘마법천자문’ 등이, 청소년 소설로는 ‘시간을 파는 상점’ 등이 포함됐다. 비즈니스 분야는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재테크와 자기계발 채널에서 소개된 ‘자본주의’, ‘언스크립티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도 포함됐다.
  • [신간] 박병태 가톨릭대 교수, ‘병원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발간

    [신간] 박병태 가톨릭대 교수, ‘병원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발간

    환자에서 고객이 되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공감, 협업, 실험, 반복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제 해결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정책과 의료 공백으로 인해 어려운 의료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료 사업의 본질은 고객으로서의 환자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과 사례를 담은 책이 출간돼 화제다. 가톨릭대 보건의료경영대학원 박병태 연구교수(보건의료경영연구소장)는 최근 ‘병원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라는 신간을 발간했다. 이 책에서는 불확실하고 빠른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고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객인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의학적 관점뿐 아니라 서비스 관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환자중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 병원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혁신하기 위해서는 병원 구성원의 시각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내외부 시각을 모두 포함한 보이지 않는 고객의 요구까지 파악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데,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이 ‘디자인 씽킹’과 ‘서비스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권위적이고 비효율적인 공간에서 환자중심적인 공간으로 병원을 재설계하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을 통해 환자 경험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병원 브랜딩까지 높여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환자경험평가’는 지난해 제4차 시범평가까지 진행됐다 있다. 내년부터 병·의원은 물론 입원 환자를 넘어 외래 환자까지 의료기관에서의 경험을 평가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객이 통치’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병원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는 5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 ‘[Why] 왜 필요한가?’ 에서는 의료기관 서비스 디자인 필요성, 병원 조직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고객으로서의 환자에 대한 이해, 의료 서비스 디자인, 디자인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했고 ▲파트2 ‘[What] 무엇인가?’는 서비스 디자인,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파트3 ‘[How] 어떻게 하는가?’에서는 사전 준비부터 발견, 해석, 생각, 개발, 실험, 실행 등의 전략적 진행 방법을 설명했다. ▲파트4 ‘[Future] 미래는 어떤가?’는 면(面)의 시대와 디자인 씽킹, 디자인 씽킹과 미래 경영, ▲파트P5 ‘[Example] 어떤 사례가 있는가?’는 국내 및 해외 의료기관의 다양한 서비스 디자인 사례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저자인 박병태 교수는 “병원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공간이다. 이 단순한 문장으로 의료시스템을 설명할 수 있지만, 오늘날 환자들의 요구는 이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며 “환자들은 단순한 치료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안전하며 존중받는 경험을 원한다. 이에 따라 의료시스템이 환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교수는 가톨릭대 및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성모병원에서 35년째 병원경영 전문가 겸 연구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다양한 병원 경영 실무 경험과 함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2009년) 및 은평성모병원(2019년)의 개원준비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전략, 환자경험 서비스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병원경영학회 부회장, 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연구소장, 국가보훈부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 ‘인사이트 좀 있는 사람’, ‘통찰의 도구들’과 번역서 ‘문화가 성과다(공동 번역)’ 등 다양한 집필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경북도의회, 제72회 경상북도의회 청소년의회교실 운영

    경북도의회, 제72회 경상북도의회 청소년의회교실 운영

    경북도의회(의장 배한철)는 지난 24일 경상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칠곡 북삼고등학교 2학년 학생 19명과 지도교사가 참여한 가운데 제72회 경상북도의회 청소년의회교실을 개최했다. 제72회 청소년의회교실에는 박순범 도의원이 직접 학생들을 맞이하고 격려했으며, 학생들은 스스로 작성한 조례안과 건의안에 대해 도의회 본회의 의사진행 순서에 따라 입법 절차에 직접 참여하여 도의원의 역할과 지위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청소년 사이버 도박’,‘ESG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자’라는 주제의 5분 자유발언과‘청소년 노동 인권 교육 의무화에 관한 조례안’,‘청소년 도박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건의안’ 등 4건의 안건을 상정하고, 안건에 대한 제안설명 및 찬·반 토론을 진행한 후 전자투표로 의결하며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이날 참여한 학생들은“뉴스에서만 보던 장소를 직접 방문하여 체험해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다음에 다시 한번 더 오고 싶고, 앞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고 소감을 밝혔다. 박순범 도의원은“미래를 이끌어 갈 북삼고등학교 학생 여러분들이 지방자치의 심장과도 같은 경북도의회를 방문하여 대단히 반갑습니다.”라고 말했으며, “여러분이 앉은 이 자리는 26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님들의 자리이며, 오늘은 본회의장에서 청소년의원으로서 실제 도의원과 같이 지역주민을 대표하여, 조례안 등 안건을 처리하며 민주주의의 절차와 과정을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상북도의회 청소년의회교실은 도내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1일 도의원이 되어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지방의회 의사일정을 스스로 운영하여 도의원의 의정활동과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며, 책에서만 보던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현장체험으로 학습하고, 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참여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숨긴게 아니라 말 안한 것”…과거 이혼사실 숨긴 아내와 혼인취소 가능할까

    “숨긴게 아니라 말 안한 것”…과거 이혼사실 숨긴 아내와 혼인취소 가능할까

    혼인 신고를 한 뒤 아내의 과거 이혼전력 사실을 알게 돼 혼인 신고 취소를 하고 싶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해외여행 중 만난 아내에게 반해 불같은 연애를 한 뒤 결혼을 약속했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아내와 자연스럽게 연애, 결혼까지 약속했다는 A씨는 “결혼을 약속하고 보니 신혼집이 문제였다”며 “신혼부부 대출금리가 낮으니 대출받아 조그마한 아파트를 하나 사자는 아내의 제의에 찬성해 혼인 신고부터 하고 대출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날 아내의 자취방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던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A씨는 “아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 책장에서 책을 구경하다 혼인관계증명서를 봤다”며 “증명서에는 아내의 이혼 사실이 기재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가 결혼하고 이혼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아내에게 따져 물었더니 숨긴 게 아니라 말을 안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고 했다. 아내에게 배신감을 느낀 A씨는 “혼인 신고를 취소하고 싶은데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혼인취소 가능…3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이준헌 변호사는 “가능하다. 배우자의 과거 혼인 및 이혼 경력은 혼인 의사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과거의 혼인 및 이혼 경력을 속였고, 이에 속아서 혼인하게 된 경우면 민법 제816조 제3호에서 사기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작정하고 일부러 숨긴 게 아니라 말을 안 했을 경우도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않거나 침묵한 경우기 때문에 민법 제816조 제23호에서 규정하는 ‘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경우 무조건 (혼인 신고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혼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과 가치관, 혼인의 풍습과 관습, 사회의 도덕관, 윤리관 및 전통문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혼인 취소는 사유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다르다”며 “이 사례와 같이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 취소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사기를 안 날이나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 취소를 청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국 작은도서관 활동가들, 제주에 다 모인다

    전국 작은도서관 활동가들, 제주에 다 모인다

    제주에서 전국의 작은도서관과 동아리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제주특별자치도 한라도서관은 전국의 작은도서관및 동아리 활동가들과 ‘혼디 모영 작은도서관’이라는 주제로 30~31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ᄒᆞᆫ·모·작’ 행사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한라도서관과 제주도서관친구들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도내 47개 작은도서관과 충남도서관이 협력해 추진하는 행사다. 전국 각지의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지식과 경험을 공유·교류하면서 작은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혼모작(혼디 모영 작은도서관)의 ‘모작’은 제주어로 매듭을 말하는 것으로, 마을·공간·사람·책의 연결(매듭)뿐만 아니라 나아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합하고 연결시켜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첫날은 작은도서관 소개 영상, 합창단 공연, 낭독, 심포지엄과 주제발표 세미나와 함께 전시부스와 체험관이 운영된다. 특히 ‘작은도서관에서 자란 아이’라는 주제로 3대(자녀, 엄마, 할머니)가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참여하고 성장하며 보낸 시간들을 함께 공유하는 작은도서관에 보내는 편지글이 낭독될 예정이다. 또한 제주의 47개 작은도서관과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충남도서관, 한국지역출판연대, 제주도서관친구들이 함께 하는 전시와 더불어 ‘천개의 바람, 백권의 책’이라는 주제로 제주지역의 구석구석 작은도서관의 바람을 담은 동서남북 4개의 주제의 책 전시도 이뤄진다. 둘째날에는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문화탐방으로 작은도서관 청풍, 반딧불이, 성짓골과 설문대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돌하르방 문화, 원도심, 꼬마도서관이 운영되는 올레길 등을 탐방한다. 김성남 한라도서관장은 “제1회 ‘ᄒᆞᆫ·모·작’ 행사를 통해 다양한 작은도서관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발전의 기회로 삼아 작은도서관 및 독서문화 운동에 질적인 내실화를 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2004년부터 중앙정부 주도의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이 본격화됐으며,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 제정 등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을 만드는 사회운동이 확산됐다. 제주지역에도 현재 47개의 작은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 ‘절규의 화가’ 그 너머의 뭉크

    ‘절규의 화가’ 그 너머의 뭉크

    노르웨이 스타 작가가 재구성노벨문학상 수상 함순과 엮어“한 개인의 극단적 주관성 공유”한살 터울 누나 그린 ‘병든 아이’내면의 감정·감각 회화적 표현1890년대 초 작품들의 원동력 크게 벌린 입과 양쪽 귀를 막고 있는 손. ‘절규’만큼 불안을 인상적으로 표현한 그림은 미술사에 다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르웨이 국민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절규의 화가’로만 기억되기 일쑤다. 이것은 우리에게 축복이기도, 저주이기도 하다. 100년도 더 전에 지구 반대편 북유럽에서 활동했던 한 화가를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넘어선 풍성하고 깊은 예술 세계를 들여다보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해서다.동시대 노르웨이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56)의 에세이 ‘뭉크를 읽는다’는 ‘절규’로 신격화된 뭉크를 최대한 입체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이다. 실제 그림을 탐미한 것은 물론 화가 안젤름 키퍼, 영화감독 요아킴 트리에르 등 뭉크에게서 영향받은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뭉크’를 복원한다. 물론 ‘절규’를 아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특히 뭉크와 비슷한 시기에 이름을 날렸던 노르웨이 소설가 크누트 함순(1859~1952)을 끌어오는 부분은 상당히 인상 깊다. 크나우스고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함순의 대표작 ‘굶주림’과 ‘절규’ 간 제목의 유사성을 짚는다. 둘 다 짧고 원시적으로 단순하며 신체와 관련돼 있다는 거다. 게다가 동물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언어 이전의 원초적인 무언가를 암시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두 작품이 창작될 당시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한 개인의 현실이라는 극단적인 주관성”(74쪽)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그러나 책에서 ‘절규’보다 더 자주 언급되고 있는 뭉크의 작품은 바로 ‘병든 아이’다. 14세 사춘기 소년 뭉크가 한살 터울인 누나 소피의 죽음을 겪은 뒤 받은 충격에서 시작된 그림이다. 뭉크는 40년에 걸쳐 6차례나 이 ‘병든 아이’를 반복적으로 그렸다고 한다. ‘병든 아이’는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만 해도 당대 존재하지 않던 화풍이었던 탓에 온갖 조롱과 비방을 받았다고도 전해진다. 다만 이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뭉크가 내면의 감정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1890년대 초 우리에게 뭉크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급진적인 작품들을 그리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크나우스고르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66쪽) 북유럽어권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는 스타 작가인 크나우스고르는 1998년 데뷔작 ‘세상 밖’으로 노르웨이 비평가상을, 2009년 ‘나의 투쟁’으로 노르웨이 문학계 최고 영예인 브라게상을 받았다. ‘절규’, ‘병든 아이’, ‘뱀파이어’, ‘멜랑콜리’ 등 크나우스고르가 언급한 그림들은 지난 22일 개막한 서울신문 120주년 창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서 한국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시절과 형식(김형중 지음, 문학과지성사) “혹독했던 상처에 과거형은 없다. 이는 마치 프로이트가 외상적 사건의 위력을 ‘반복’으로 설명할 때와 같은 이치여서, 5·18을 겪은 우리는 이한열의 죽음을 광주와 겹쳐서 다시 경험했고,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과 촛불시위를 1987년 6월의 광장 위에 서서 다시 경험했다.” 요즘 한국 문단에서 끊임없이 호명되는 ‘현장비평가’ 김형중의 여섯 번째 비평집이다. 스스로를 “광주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으로 규정하는 그는 조선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첫 비평집에서 해마다 5·18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약속을 20년 넘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440쪽, 2만 6000원.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한우진 지음, 시인동네) “먼발치에서 사랑하다가 같이 죽는 ‘내 나무’/태어남과 죽음의 동시상영관/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불꽃에 밑줄을 치면서,//너를 사랑하다 죽은 ‘내 나무’는 대지극장에 있었다.” 2005년 계간 ‘시인세계’로 데뷔한 한우진 시인의 시집이다. 경쾌하면서도 감각적인 사유를 통해 벼린 문장들로 가득하다. 문학평론가 임지훈은 “고유의 부피와 깊이, 물성을 그 안에 숨기고 있다”고 평했다. 120쪽, 1만 2000원.기리네 집에 다리가 왔다(강인송 글, 소복이 그림, 노란상상) “단짝 친구 기리네 집에 강아지가 왔다. 난 이제 걔네 집에 놀러갈 수 없다. 왜냐고? 난 강아지가 너무…무서우니까!” 누군가는 강아지를 세상 무엇보다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둘은 영영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아니다.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맞닿는 날이 올 것이다.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기리와 다리는 기다리는 거 잘해!” 48쪽, 1만 4000원.
  • 못 읽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읽고 있다

    못 읽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읽고 있다

    지난해 한 기업이 소셜미디어(SNS)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려 논란이 됐다. ‘하나도 안 심심하다’, ‘심심하다고 해서 기분 나쁘다’는 등의 댓글이 달린 것이다. 몇 년 전에는 임시공휴일 때문에 3일간 연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흘간 황금연휴’라고 쓴 기사 제목을 두고 ‘3일을 쉬는데 왜 사흘이라고 하느냐’는 글들이 인터넷을 달구는 일도 있었다. 얼마 전 한 온라인 매체는 10일을 의미하는 열흘을 ‘10흘’이라고 쓰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고 사람들은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의 문제라고 말한다. SNS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언어 파괴 현상은 심해지고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안 읽었으며 하루 독서 시간도 18.5분으로 이전 연구보다 2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이 자녀의 문해력을 높이겠다며 독서 논술 학원 문을 두드리고 정부까지 나서서 책 좀 읽으라고 하는 상황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텍스트를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위인가’라는 점이다.사실 자기가 사는 나라에서 쓰는 문자를 알아볼 수만 있다면 ‘읽는’ 것은 가능하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뇌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에게 읽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다. ‘읽기’ 능력은 진화학적으로도 비교적 최근에 발달한 능력이다. 그런 이유로 놀랍게도 학계에서는 아직도 ‘읽기란 무엇’이라고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손가락 지문이 저마다 다르듯 텍스트를 읽는 방법과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정의도 천차만별, 각양각색이다. 영국 퀸 메리 런던대의 현대문학 교수인 저자는 직접 수집한 사례와 인문학은 물론 뇌과학 분야 최신 연구 문헌을 통해 읽기의 근본을 찾아 나선다. 접근 방법은 좀 독특하다. 독서광이나 애서가를 소개한다거나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난독증, 과독증, 실독증, 공감각, 환각, 치매 같은 신경질환 때문에 읽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읽기의 핵심을 파고든다. 후천적 문맹이나 단어맹으로 불렸던 실독증은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때문에 지능이나 언어 표현은 정상이지만 문자를 인지하고 읽는 능력에만 문제가 생기는 상태다. 과독증은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관련된 증상으로 단어를 이해하거나 해독하지도 못하면서 책을 통째로 외우는 증상이다. 더스틴 호프먼과 톰 크루즈가 주연한 1989년 영화 ‘레인맨’의 주인공처럼 말이다.그런가 하면 공감각 기능이 과발현된 한 대학생은 ‘회장’이란 단어에서 설탕에 절인 체리 맛이, ‘참석자’라는 단어에서는 치킨너깃 맛이 느껴진다고 고백했단다. 이 역시 정상적인 책 읽기를 방해할 수 있다. 책 속에는 읽는 방법을 새로 배우거나 반대로 그만 읽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 읽기 능력을 잃고 자신만의 읽기 방법을 찾아 나서는 사람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지각, 언어처리, 주의력, 해독, 이해 등 당연하게 느껴지는 뇌 기능의 어느 한 부분만 어그러져도 읽기는 불가능해지거나 어려운 일이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책을 덮고 나면 SNS의 짧은 글, 책의 줄거리 요약이나 겨우 읽는 것을 보면서 ‘독서의 실종’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닐까.
  •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의례를 갈망하는 인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의례를 갈망하는 인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심지어 죽은 이후에도 우리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의례’라는 이름의 오랜 공동체적 관행이다. 모든 문화권에는 탄생, 성년, 졸업, 결혼, 사망 등 생애 주요 단계와 변화를 표시하는 ‘통과의례’가 존재한다. 이에 더해 국가 차원의 의례, 종교적인 의례, 문화·예술 행위와 연관된 의례 등 종류와 형식도 참으로 다양하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의례가 없다면 사회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사실 의례는 효율성이나 합리성 측면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 기우제 춤을 춘다고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저주 인형 찌르기로 멀리 있는 누군가를 해칠 수도 없다. 행위와 목표 간 인과관계가 불투명하다. 길거리에 매트리스를 깔고 갓난아기들을 눕힌 뒤 악마 복장을 한 남자들이 그 위를 뛰어다니는 스페인 어느 마을의 탄생 의례나 산 사람의 거처보다 훨씬 화려하게 무덤을 꾸미는 장례 의례 등은 기이하기조차 하다. 그런데도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의례를 이어 온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코네티컷대 인류학·심리학과 조교수이자 실험인류학연구소장인 저자는 자신의 특기인 실험과 현장 연구를 통해 어릴 적부터 품어 온 오랜 의문을 탐구했다. 책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는 사회심리학과 뇌과학 방법론으로 의례의 기능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보기 드문 책이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가 의례를 수행하는 데 끌리는 이유는 단지 그러기 좋아서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 삶의 모든 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의례 행위는 공동체를 끈끈하게 이어 붙이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스페인의 산페드로 마을, 인도양의 모리셔스섬에서 행해지는 ‘불 건너기 의식’에 직접 참여한 저자는 이런 극한 의례가 참가자들을 의례의 일부로 만들어 하나가 됐다는 연대감이 고양되는 체험을 했다. 이는 심리적 수준을 넘어 행동에서도 변화를 만들어 낸다. 순례자 의례의 고통이 클수록 신도들이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더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졸업식을 치르고, 인적이 없는 산꼭대기에서 결혼식을 여는 등 의례를 지켜 왔다. “인간은 의례적인 종”이라는 책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단적인 사례다. 저자는 묻는다. 기후 위기와 정치 불안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인간 본성인 연대의 힘을 슬기롭게 활용할 새로운 의례는 무엇인가.
  • “읽다가 사고나겠다” 고속도로 터널 위 ‘꾀끼깡꼴끈’ 글자 논란

    “읽다가 사고나겠다” 고속도로 터널 위 ‘꾀끼깡꼴끈’ 글자 논란

    최근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라는 문구가 등장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위 문구에 대한 글들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부산 도시고속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라는 간판이 있던데 이게 뭐죠”라는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문구는 부산시설공단이 부산시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첫 기획물로 지난 21일 대연터널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꾀끼깡꼴끈’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월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당시 박 시장은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뉴스1 등에 “주철환 작가가 그의 책을 통해 관련 내용을 처음 언급했고 이후 박 시장이 이 문구(꾀끼깡꼴끈)와 관련해 말을 한 것”이라며 “뜻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내부적으로 기획해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산시에서 해당 문구를 설치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며 박 시장 발언을 의식해서 설치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해당 문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운전자는 “실제로 보면 흉물이다. 시 예산으로 저런 걸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뜬금없이, 당황해서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운전자는 “저 문구(꾀끼깡꼴끈)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 봤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한참) 보다가 사고를 낼 수 있겠다”면서 “그것도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설치한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뉴스1에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입에도 안 붙고 설명 없이는 뭔 뜻인지도 모르겠다”, “늘 지나다니는데 갑자기 이해 못할 글자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해당 문구는 대연터널에만 시범적으로 설치됐으며, 예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문구를 설치해 수백만원 정도의 예산이 들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부정적인 반응이 좀 있어 해당 문구를 철거할지 유지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마당] 어떤 엄마, 어떤 아버지

    [문화마당] 어떤 엄마, 어떤 아버지

    “정품으로 제작되어 산골에서 평생 한 남자만 바라본 한살림 유기농입니다 (중략) 서두르세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한정판입니다”(조서정 시 ‘엄마를 팝니다’ 중에서) 팔다 팔다 이제는 엄마까지 매매하는 세상이 온 건가. 대체 어떤 상황이면 ‘엄마를 판다’고까지 하나. 미심쩍은 눈길로 책을 훑는데 아뿔싸, 치매 초기인 엄마의 얼마 남지 않은 기억의 시간들을 매매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음 생에는 무릎 꿇고 반지 내밀며 프로포즈하는 남자’를 사귀어 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을 놓치지 않은 시인이 ‘모친 공개 매매’를 선언했다. 엄마가 세상을 인지하고, 과거를 정확하게 추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정판’이라고 너스레까지 떤다. 간난신고를 겪은 어머니를 이제라도 ‘여자’로서 살아 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딸 아니 시인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써 낼 수 없는 삶의 통찰이자 엄마의 신산한 삶에 대한 웃음 섞인 비유. 엄마와 가족들 곁으로 한 마을의 역사가 연줄연줄 이어진다. 시인의 엄마는 이 책이 나오자마자 마을회관으로 달려가서 그곳의 모든 이들에게 책을 한 권씩 나눠 주며 ‘내 딸이 쓴 내 얘기’라고 흠뻑 자랑을 했다고 한다. 시인의 어미이자 책의 주인공이 된 ‘고꾼 친구’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반응들이 천차만별이다. 하긴 아무나 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나. 시앗을 본 서방을 내쫓고 싶어도 참고, 자식을 내팽개치고 산 너머로 그냥 넘어가 버리고 싶어도 약초 망태기 둘러메고 오밤중에라도 집으로 돌아와 일가를 거두고 먹여 살린, 그리하여 여자가 아닌 엄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 자만이 받을 수 있는 훈장인 거다, 이 책은. “엄니, 엄니… 우리 빨갱이 아니제요?” “누가 그런 말을 해 싸드냐?” “아니, 그냥… 나가 문득 서글퍼서 그라요.”(오성인 산문 ‘세상에 없는 사람’) 이 아버지는 또 어떤가. 전남대 학생이던 그는 연좌제에 걸려 꿈과 직업을 비롯해 번듯한 무엇 하나 제대로 가져 보지도 못하고 군에 징집된다. 1980년 봄 상병이었던 그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수백 개의 박달나무 방망이를 만들었다. 머지않아 그것이 5ㆍ18 때 고향 시민들을 제압하는 계엄군의 ‘충정봉’으로 쓰인 것을 알게 된 사람의 삶이라니. 그러니 그가 일생을 스스로 몽둥이질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수밖에. “나가 죽었어야 했다”는 일성을 품은 아버지의 몸은 수백 번도 넘게 버려진 충정봉이 된다. 아들이 그의 시간을 알고자 이제라도 이해를 해 보기 위해 문장들을 이어 나갔다. 아직도 그런 사람이 존재하느냐고 묻는 어리석도록 맑은 눈들에게 ‘바로 그게 우리 아버지’라고 항변하는 아들의 문장들. 이것은 언제나 술에 취해서 묵언과 때로 기행을 하던 아버지를 부축해 온 아들만이 쓸 수 있는 기록이다. 시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평범한 소시민’이었다는 정의를 멈추지 않는다. 국가의 폭력 앞에서 함부로 가해와 피해를 나눌 수 없을 정도로 비틀리고 좌절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귀한 사료인 셈이다. 그 ‘엄마’와 이 ‘아버지’가 이 땅에 시인을 있게 했다. 시인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그들을 기어코 이해하고자 눈물의 기록을 해낸 자식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래야 마땅한 오월 아닌가. 이은선 소설가
  • ‘가난한 사랑 노래’ 쓴 민중시인, 하늘로 떠나다

    ‘가난한 사랑 노래’ 쓴 민중시인, 하늘로 떠나다

    민중 곁 몸소 느낀 점 詩로 표상농민 삶 천착 ‘농무’ 민중詩 상징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도도종환 “우리 詩 아버지 같은 분”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장례 치러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시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민중의 삶과 애환을 노래하며 때로는 그들을 둘러싼 엄혹한 현실에 처절히 분노하기도 했던 민중시인 신경림이 22일 타계했다. 88세. 문학계에 따르면 암으로 투병하던 신경림은 이날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한국 현대시단에 끼친 영향력과 높은 위상을 고려해 시인의 장례는 주요 문인단체들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다. 193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1956년 문예지 ‘문학예술’에 시 ‘갈대’, ‘묘비’ 등이 추천되며 등단했다. 그러나 이후 10여년간 시인으로 활동하지 않으며 강원도, 충청도 등지를 떠돌았다고 한다. 그러다 1965년 ‘겨울밤’ 이후 1971년 계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농무’와 ‘전야’ 등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첫 시집 ‘농무’는 원래 1973년 ‘월간문학사’에서 간행됐다. 월간문학사는 소설가 이문구가 일하던 잡지 ‘월간문학’의 이름을 빌려준 곳으로 제대로 된 출판사라고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 시집이 문단 내 폭발적인 반향을 낳았고 1974년 창비가 제정한 만해문학상의 첫 번째 수상작으로도 선정된다. 이후 1975년 ‘창비시선’ 1번으로 재발행됐다. 고달픈 농민의 삶에 천착한 ‘농무’는 1970년대를 수놓았던 민중시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창비는 최근 창비시선 500번 출간을 기념한 특별 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을 냈는데 이 제목도 ‘농무’에 수록된 시 ‘그 여름’에서 따온 것이다. 특히 그의 시는 서구적 주체의 관점에서 민중을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시인이 직접 민중의 곁에서 그들을 체험하며 몸소 느낀 걸 시로 표상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던 그의 평론 ‘문학과 민중’은 이런 신경림의 시학을 잘 드러내 주는 글이다. 1991~2002년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그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1988)는 섬세한 묘사와 절제된 언어로 여전히 애송되는 명시다. 또 ‘목계장터’, ‘겨울밤’, ‘낙타’ 등의 시가 잘 알려져 있다. 수필도 썼던 그는 문학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일별한 ‘못난 놈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 동시대 시인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던 ‘시인을 찾아서’(1·2권) 등의 책으로도 사랑받았다.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동국대 국문과 석좌교수로도 있었다.그는 특히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을 맡는 등 젊은 문인들을 발굴하는 데도 앞장섰다. 시인은 또 2017년 서울신문 창간 113주년 기념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한여름 밤 광화문 시 낭독회’에서 자작시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를 낭송하며 시민들과 호흡하기도 했다. 신경림의 주선으로 첫 시집을 창비에서 내게 됐다는 후배 시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시의 아버지 같은 분으로 그가 없는 한국 문단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다”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못난 사람 편에 서서 가장 따뜻한 시를 써 주셨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병진·병규씨와 딸 옥진씨 등이 있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충북 충주시 노은면 연하리. (02)2072-2010.
  • 광진 “풀 내음 맡으며 자연 속 도서관서 ‘북크닉’ 어때요”

    광진 “풀 내음 맡으며 자연 속 도서관서 ‘북크닉’ 어때요”

    서울 광진구가 아차산어울림광장에서 매달 셋째 주 일요일 ‘광진 야외도서관’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광진구는 약 500권의 책을 비치했다. 소설, 인문, 과학, 자기계발서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다. 광진구는 독서는 물론 휴식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쉼터로 야외도서관을 조성했다. 휴식 공간은 편안한 ‘피크닉’ 콘셉트로 꾸몄다. 푹신한 빈백 소파와 그늘막 텐트, 테이블을 설치해 나들이 분위기를 냈다. 책 보관이 가능한 라탄 바구니와 햇빛 가리개도 이용할 수 있다. 문화예술 공연과 갖가지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지난 19일에는 가야금 연주 공연과 열쇠고리와 에코백 꾸미기 체험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야외도서관은 7~8월 혹서기를 제외하고 오는 10월까지 계속된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자연을 만끽하며 가족, 친구와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 사물·음성으로 찾는 아동 성착취물… ‘90초 해결사’ AI 투입 나선 서울시

    사물·음성으로 찾는 아동 성착취물… ‘90초 해결사’ AI 투입 나선 서울시

    서울시가 ‘n번방’ 사건과 같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다. 새로 도입한 기술은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영상 속 사물이나 음성만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찾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시는 서울연구원과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가 함께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도입해 서울시가 수행하는 24시간 불법 영상물 감시 작업에 투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아동·청소년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입어도 부모 등에게 쉽게 말하지 못해 신고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피해 영상물이나 사진이 유포·재유포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서울시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신고 없이도 피해 영상물 삭제가 가능하게끔 규정된 관련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 시스템을 개발했다. 새 시스템엔 AI 딥러닝 기반 안면 인식 기술, 객체 인식 기술, 광학문자판독(OCR) 기술 등이 적용됐다. 프로그램은 네이버, 구글 등 검색 사이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 자동으로 검색어를 입력함으로써 불법 영상물을 찾아내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보낸다. 삭제지원관이 수작업으로 하면 2시간 걸리는 작업이 90초 만에 이뤄지며 정확도도 300% 이상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AI는 영상 속에서 성인과 잘 구분되지 않는 아동·청소년의 성별과 나이도 판별한다. 책, 교복 등 사물이나 청소년들끼리 주로 사용하는 언어도 인지한다. 특히 가해자들은 아동·청소년을 단속이 어려운 텔레그램, 라인 등 비밀방으로 유인하기 위해 SNS에서 이미지에 문구를 넣어 사용하는데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지상의 문자도 인식해 색출한다. 서울시는 ‘n번방’ 사건처럼 비밀방에서 이뤄지는 범죄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AI 기술을 통해 선제 감시·삭제에 나서 아동·청소년이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다신 없을 희귀작 행렬… 혼자, 둘이, 단체로 뜨거운 발길 [막 오른 뭉크展]

    다신 없을 희귀작 행렬… 혼자, 둘이, 단체로 뜨거운 발길 [막 오른 뭉크展]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22일 개막하면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이날 인터파크 티켓 예매는 매진을 기록했으며 현장 티켓부스가 있는 로비는 한때 관람객이 대거 몰리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입구에 마련된 ‘절규 포토존’은 전시와 곁들여 관람객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얼굴을 부여잡고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취했다. ●예매 매진… 숨길 수 없었던 뭉크 사랑 개막일인 만큼 평소 뭉크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관람객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두 딸과 함께 뭉크전을 찾은 김춘자(70)씨는 “평소 뭉크 작품을 좋아해서 관련 책도 찾아 읽고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뭉크미술관까지 다녀왔다”며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달리 뭉크의 작품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문화콘텐츠 박사 과정을 수료한 박진영(46)씨는 “조금이라도 사람이 없을 때 작품을 오래 감상하고 싶어 ‘오픈 러시’를 했다”며 “특히 섹션12가 가장 좋았는데 제1차 세계대전을 목도한 작가의 유화 작품 속 붓 터치나 모델의 표정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나 고통스러움 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부모와 함께 미술관으로 체험학습 평일임에도 부모와 함께 전시를 찾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학교에 체험학습신청서를 내고 가족과 뭉크전을 보러 온 최신우(9)양은 “‘병든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같은 제목의 작품이라도 색에 따라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라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개교기념일이라 학교 대신 미술관을 찾았다는 배은빈(15)양은 “교과서에서 봤던 뭉크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절규’ 판화에 대만족한 동아리 회원들 단체로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도 있었다. 미술 관련 서적을 함께 읽는 독서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왔다고 밝힌 한 여성은 “동아리원들과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좋은 전시를 보러 다니는데 다들 뭉크전을 보고 싶다고 해서 개막에 맞춰 방문했다”며 “140점이나 되는 작품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데다 희귀한 작품들도 많이 포함돼 있어 너무 만족한 전시였다”고 밝혔다. 14개 섹션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단연 ‘절규’(1895) 채색판화가 자리잡은 섹션4였다. ‘절규’를 감상하기 위한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이번 뭉크전에 전시된 ‘절규’는 석판화 위에 다시 채색해 독자성을 부여한 작품으로 유화와 마찬가지로 단 한 작품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전시 중간중간 오디오가이드에 귀 기울이는 관람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마지막 퍼즐 전시도 관람객의 흥미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뭉크는 직소퍼즐 방식의 판화기법을 개발해 1896년 파리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퍼즐 전시는 이 부분에 착안해 최신 기법으로 제작된 직소퍼즐로 구성했다. 퍼즐 전시는 뭉크가 1902년 베를린과 1903년 라이프치히에서 직접 기획했던 ‘생의 프리즈’ 전시를 재현했다. ●개인 소장 작품들 공개… 호기심 자극 전시장 밖에는 도록과 엽서, 마그넷, 퍼즐, 배지 등 뭉크전 아트 상품을 사기 위한 줄이 다시 한번 이어졌다. 정다미 예술의전당 시각예술부 과장은 “평일임에도 많은 관람객이 몰린 이유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뭉크의 작품들과 개인 컬렉터들이 소장한 희귀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유럽 밖 뭉크전으로는 최대 규모인 이번 전시는 9월 1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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