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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의 성스러움” “그림 외엔 자식 없다”… 뭉크 어록, 마음 훔쳤다

    “일상의 성스러움” “그림 외엔 자식 없다”… 뭉크 어록, 마음 훔쳤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가 지난 22일 개막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뭉크의 작품은 물론 뭉크의 어록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3일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온 전시 후기를 살펴보면 관람객들은 뭉크의 작품 못지않게 그의 어록을 사진으로 찍어 기념했다. 뭉크 어록은 전시를 기획한 디터 부흐하르트 큐레이터가 뭉크의 작가 노트, 일기 등에서 엄선했으며 배치도 직접했다.“나는 자연으로부터 그리지 않는다. 나는 그 영역으로부터 그림을 얻는다.” “더는 남자가 책을 읽고 여자가 뜨개질하는 장면을 그리지는 않을 것이다. 숨쉬고, 느끼고, 고통받고, 사랑하는, 살아 있는 인간을 그릴 것이다. 당신은 그 일상의 성스러움을 이해해야 하며, 이 일상에 대해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처럼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해야 한다.” 섹션1과 섹션2에 있는 이 어록들은 일종의 ‘선언’과 같다. 뭉크는 당시 그림의 주요한 주제가 됐던 틀에 박힌 자연과 실내 풍경 묘사를 거부했다. 그는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10대부터 실제로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을 그렸다.‘키스’(1892)가 대표적이다. 뭉크의 ‘생의 프리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모티프로 꼽히는 이 작품은 남녀의 시각적 융합을 ‘완전한 방황의 순간’으로 묘사한다. 배우 겸 화가 박신양은 최근 뭉크의 어록을 본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 일을 수행해 낸 뭉크에게 나는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당신을 볼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남겼다.“나는 내 그림들 이외는 자식이 없다.” 섹션11에서 섹션12로 넘어가는 길목에 적힌 이 어록은 뭉크의 생애를 되돌아보게 한다. 뭉크는 1863년 태어나 1944년 사망할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았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을 목격했으며 남동생과 아버지의 죽음도 경험했다. 여성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200점에 달하는 뭉크의 자화상에서 그의 삶에 녹아 있던 불안부터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까지 엿볼 수 있다. 이 중 석판화로 제작된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은 뭉크의 이런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정면을 응시하는 얼굴은 어떤 감정도 전달하고 있지 않으며 툭 놓여진 팔뼈는 삶의 덧없음과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의식을 보여 준다. “내 그림에는 약간의 햇빛과 흙먼지, 그리고 비가 필요하다.…(중략)…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내 그림을 깨끗하게 하려고 하거나 오일을 덧칠하려고 할 때 너무도 초조해진다. 약간의 흙먼지와 몇 개의 구멍은 그림의 완성도를 더할 뿐이다.” 전시의 마지막 ‘프리즈 오브 라이프 인 퍼즐’ 코너에 있어 자칫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이 말은 이번 전시를 포괄한다. 뭉크는 ‘로스쿠어’라고 불리는 방식을 통해 물감층을 파괴하고 표면을 긁어내며 작품을 비와 눈에 노출하거나 사진, 무성 영화의 프레임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했다. 실제로 양면 회화인 ‘난간 옆의 여인’(1891), ‘목소리’(1891)는 날씨에 자연스럽게 노출해 작품의 노화 과정을 그대로 담은 작품이다.‘붉은 집’(1926~ 1930) 역시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 새 배설물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그림 표면 전체에 작은 곰팡이 반점이 남아 있다. 이런 부패의 과정을 시각적 표현의 일부, 작품의 일부로 생각한 뭉크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부흐하르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뭉크의 비전통적인 회화적 표현주의와 물질성에 대한 극단적인 실험에 초점을 맞춰 작품 세계를 깊이 탐구했다”며 “관습을 거스르는 뭉크는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장 뒤뷔페, 잭슨 폴록과 같은 작가들과 함께 전위적인 모더니즘 역사를 쓴 중요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 퇴임 앞둔 공무원의 압화작품집 ‘그 꽃’ 눈길

    퇴임 앞둔 공무원의 압화작품집 ‘그 꽃’ 눈길

    37년여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 퇴직하는 경기 고양시의 한 농촌지도직(과거 ‘국가직’) 출신 공무원이 식물의 꽃과 잎, 줄기 등을 눌러서 회화적으로 만든 압화 작품집 ‘그 꽃’을 출간해 화제다. 이영애(59)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장이 그 주인공. 그는 40년 가깝게 몸담았던 공직을 의미 있게 마무리 하고자, 그동안 만들었던 압화들과 작품 활동을 통해 느꼈던 여러 감성을 엮어 책을 냈다. 세계압화공예대전 압화산업대학 운영,압화연구회 육성 그동안 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서 세계압화공예대전과 압화산업대학 등을 운영하고 압화연구회를 육성하기도 했다. 고양시 화훼산업을 홍보하기 위해 동경플라워엑스포와 독일 에센원예박람회에 압화를 전시했었을 만큼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아왔다. 2007년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예술센터에 회원들과 제작한 압화 200점과 비모란을 비롯한 선인장 양란 등을 전시해 현지에서 “우즈베키스탄 화훼역사를 새로 썼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꽃과 화훼의 도시 고양시 근무 내 인생 가장 큰 행운”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 꽃’에는 지나온 시간과 추억들을 꽃으로 받아 적어 삶을 성찰하고 치유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남다르게 꽃을 좋아해 25년간 압화 작품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이 과장은 “꽃과 화훼의 도시 고양시에서의 근무가 내 인생에 주어진 가장 큰 행운”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인생은 꽃밭과 같아서 피는 날도, 시드는 날도 있고, 비바람에 꺾이는 날도 있으며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하고픈 나만의 꽃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퇴직’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의 작품들은 오는 25일부터 7월 6일까지 일산 아람누리 갤러리 빛뜰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 무려 ‘14년’ 기다렸다…션이 공개한 218억 건물 정체

    무려 ‘14년’ 기다렸다…션이 공개한 218억 건물 정체

    가수 션의 꿈인 218억원 규모의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이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션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18억원 규모의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이 이렇게 지어지고 있다”며 공사 현장 사진과 조감도를 올렸다. 션은 “올해 12월 완공 예정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14년 전 승일이와 만나 꿈을 꿨고, 14년간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꿈은 포기하지 않으면 이뤄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분이 마음을 함께 해주셨고, 많은 동료 연예인과 시민분들이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도전해주며 응원해줬다”며 “루게릭병 환우와 가족분들을 대신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션은 전 농구 코치 박승일과 힘을 합쳐 승일희망재단의 공동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연세대와 기아 농구단 등에서 활약했던 박승일은 2002년 5월 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발병 20개월 후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했다. 2009년에는 유일하게 움직이는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특수 컴퓨터를 조작해 루게릭병을 알리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는 눈동자도 움직이지 못한다. 박승일은 투병 중에도 루게릭 병원 건립이라는 꿈을 키웠고, 션은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를 돕고 있다. 이들은 2020년부터 루게릭요양병원 설계를 본격화했으며, 지난해 12월 경기 용인시에서 첫 삽을 떴다. 연면적 4995㎡·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병상 76개와 재활치료 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션은 병원 건립을 위해 각종 마라톤 대회, 철인 3종 경기 등에 참여해 5억여원을 기부했다. 또 2014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2018년 국내로도 가져와 활성화하며 즐거움이 결합한 ‘놀이형 기부’(Fun Donation) 문화를 만들었다. 스포츠 및 강연 등을 통해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 대중의 참여를 지속해서 주도하고 있다.
  • 고령군, 책쓰기 프로젝트 과정 운영…참여자 선착순 모집

    고령군, 책쓰기 프로젝트 과정 운영…참여자 선착순 모집

    경북 고령군은 주민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책 쓰기 프로젝트 참여자를 선착순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글쓰기와 출판에 관심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이번 책쓰기 프로젝트는 오는 27일부터 매주 목요일 신춘문예 등단 작가와의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며, 주제선정에서 글쓰기 연습, 원고 작성 및 피드백까지 문학적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수강생들은 수강 종료 후 단편집을 출간하게 된다. 출간된 책은 국제 표준 도서 번호(ISBN)를 발급받아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되며, 지역 도서관에서도 대출과 반납 가능해 진다.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고령군청 가족행복과(054-950-6271, 6276)로 문의하면 된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하여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군민들이 자기 주도적 글쓰기를 통해 자아 실현과 도전 정신을 고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베스트셀러]“윤석열, 임기 마칠 수 있을까?” 묻는 유시민 작가 책 출간 즉시 1위

    [베스트셀러]“윤석열, 임기 마칠 수 있을까?” 묻는 유시민 작가 책 출간 즉시 1위

    운석열 대통령을 저격하는 내용을 담은 유시민 작가 신작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의 6월 3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책은 예약판매 종료 후 19일 입고되자마자 판매량이 급증해 전일 대비 판매량이 약 8.3배(734.1%) 상승했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그’는 윤 대통령을 가리킨다. 윤 대통령의 지난 2년을 정리하고, 취임 이후 변화들을 정리하며 윤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는지 묻고 이에 답한다. 정권탄생과 총선결과, 여론조사데이터 분석부터 정치인, 정당, 언론, 권력기관 등 서로 다른 정치지형들이 무엇을 추구하며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 목적을 이루고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시대의 큰 흐름에서 읽어낼 수 있도록 탄탄한 역사적 인문학적 배경을 통해 설명한다. 책 구매 독자층은 주로 40~60대였다. 50대가 3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40대(29.6%), 60대 이상(25.3%)이 그 뒤를 이었다. 책은 19일 출간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교보문고가 21일 발표한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한야 야나기하라의 ’리틀 라이프 1‘이 1위를 기록했다. 김훈 작가 ‘허송세월’이 9위를 차지하며 순위권에 진입했다. ‘허송세월’은 저자가 ’신체 부위와 장기마다 골병이‘ 든 몸으로 세월을 견디며 쓴 글 45편을 담았다. 실용서 ‘불변의 법칙’도 지난주와 같은 2위를 지켰다. 유 작가의 책 판매량이 늘면 다음 주 순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교보문고 6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리틀 라이프 1(시공사) 2. 불변의 법칙(서삼독) 3.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퍼스트펭귄) 4.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유노북스) 5. THE MONEY BOOK(비바리퍼블리카) 6. 모순(쓰다) 7.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위즈덤하우스) 8.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 9. 허송세월(나남) 10. 흔한남매 16(미래엔아이세움)
  • “여고생 유관순, 친구와 떡볶이 먹었을까” AI가 그린 독립운동가 모습에 뭉클

    “여고생 유관순, 친구와 떡볶이 먹었을까” AI가 그린 독립운동가 모습에 뭉클

    “유관순 열사가 현대 한국에 살았다면 방과 후 친구와 떡볶이를 먹으러 갔을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국을 지킨 독립운동가들이 현대 한국에서 보냈을 평범한 일상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낸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AI 기술로 가상의 이미지를 만드는 인스타그램 계정 ‘라이언 오슬링’(@ryan_ohsling)은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대한민국 영웅들이 맞이하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같은 사진들을 올렸다. 해당 계정은 “대한민국의 영웅들을 투쟁이 아닌 ‘일상’에 초점을 맞춰 그들을 기억하고자 이 콘텐츠를 제작했다”면서 “영웅들이 단순히 역사 속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일상을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사진은 유관순 열사와 윤봉길 의사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 만약 현대 한국에 살고 있다면 평범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첫 번째 사진은 3·1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18세의 나이에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교복을 입은 모습으로 하교 후 친구와 분식집에 들러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다. 현대 한국에 태어났다면 평범한 여고생의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 소녀가 불과 18세의 나이에 옥고를 치르다 순국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안중근 의사는 퇴근 후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회포를 푸는 어엿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묘사됐다.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이 아닌, 가족들과 나눠 먹을 도시락을 싸는 자상한 가장의 모습으로 구현됐다.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인 권기옥 지사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달에 착륙해 달 표면에 태극기를 꽂은 우주비행사로 재탄생했다. 윤동주 시인은 캠핑을 떠나 별빛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있는 문학청년으로 묘사됐다. 이들 사진들은 뒤늦게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며 네티즌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것이 AI의 순기능이다”, “어느 곳에서든 환생하셔서 당신들이 만든 세상을 누리시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 서울시립대학교, 오세훈 서울시장 초청강연 열어

    서울시립대학교, 오세훈 서울시장 초청강연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가 주최한 초청강연에 참석해 70분간 서울시 주요정책을 압축해 소개하고, 이후 40분간 학생들과 기탄없는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서울과 함께 세계로 도약하는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의 미래 설계를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 초청강연’은 서울시립대학교 제60대 총학생회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자연과학관 대회의실에서 200여 명의 재학생, 교원 및 직원이 빼곡히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기말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강연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오세훈 시장은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광화문·청계천·한강·타 지자체로 확대된 ‘책 읽는 서울광장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더 자랑하고 싶은 것은 ‘시민의식’이라며, 약 5000권의 책 중 분실되는 책이 2022년에는 3권, 작년에는 2권, 올해는 0.7권에 불과하다 덧붙였다. 오시장은 문화자본 개념을 소개하면서 계층이동이 가능하도록 서울런, 안심소독, 동행식당, 온기창고, 희망의 인문학 등 계층이동 사다리 정책도 소개했다. 또 건강도시 서울로 통합되는 기후동행카드, 따릉이, 26년까지 서울 곳곳에 마련될 1007개소의 정원도시, 손목닥터 정책과 청년정책, 대학이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혁신·오픈·그린캠퍼스 정책도 소개했다. 이어진 40분간의 질의응답에서는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냐’는 질문에 오시장은 “‘약자와 동행한 시장’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 ‘정치인의 자질과 덕목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부모가 자식을 대하고 위하는 자세로 일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라 답했다. ‘성공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오시장은 즉석에서 랄프 왈도 에머슨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시를 암송하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떠나는 것,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 [서울광장] 차라리 기자들의 게으름을 탓하라

    [서울광장] 차라리 기자들의 게으름을 탓하라

    자신이 개(dog)에 비유되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개는 접미사처럼 쓰이며 다양한 단어를 만들어 낸다. 각양각색의 특성이나 역할을 표현하는 데 개만 한 게 없어서일 것이다. 특히 영어에 그런 단어가 많다. 교수형(hanging) 직전 비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래한 듯한 ‘비굴한’이란 뜻의 ‘행독’(hangdog), ‘새 사냥개’라는 뜻과 함께 스카우트 또는 정보를 모으는 사람을 의미하는 ‘버드독’(bird dog), 우울증이나 낙담을 뜻하는 ‘블랙독’(black dog) 등 우리 사회엔 무수한 ‘개 아닌 개’가 실존한다. 저널리즘 영역도 그중 하나다. 언론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언론의 특성이나 역할을 개에 비유했다. 미국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인 래리 사바토는 30여년 전 미국 저널리즘 현실에 대해 “랩독(lapdog·애완견)의 시대에서 워치독(watchdog·감시견)의 시대를 거쳐 정크야드독(junkyard dog)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의 시대엔 전시 분위기에서 언론이 권력에 순응했고, 워터게이트 사건을 전후로 10여년은 감시견의 역할에 충실하다가 1980년대 이후엔 먹잇감만 있으면 물어뜯는 정크야드독(폐품 하치장을 지키는 사나운 개)이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대 분류는 사실 어떤 하나가 특정 시기에 두드러진다는 의미일 뿐 어느 시대든 이 세 가지 언론의 특성은 혼재돼 있다.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언론의 역할은 물론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이다. 언론이 워치독의 역할을 제대로 못할 때 애완견, 정크야드독, 가드독(경비견)이라고 비판받고 조롱거리가 된다. 2000년대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에 대한 언론들의 순응적 태도에 대해 언론비평가 에릭 보엘럿은 ‘애완견들: 언론은 어떻게 부시를 위해 재롱을 피웠나’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부시는 9·11테러 직후 지지율이 치솟았지만 그 이후 ‘대량 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전쟁을 일으키고 극단적 종교 편향성과 독선적 국정 운영을 고집해 역사학자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보엘럿은 부시의 실정에 언론의 ‘부역’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언론을 ‘애완견’이라고 비난했다. 언론이 수사의 문제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왜곡·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정말 권력에 맹목적으로 순응하고 검찰의 주장만 앞세워 보도하는 언론이 있다면 애완견이라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매체가 어떤 부분을 조작하고 왜곡했는지 짚는 게 먼저다. 이미 대장동 사건 등으로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로선 대북송금 사건까지 더해짐으로써 상당한 위기감을 느낀 듯싶다. 그렇다고 언론을 검찰이 주는 먹이만 받아먹는 듯한 집단으로 단정짓는 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비판이 아닌 모욕에 가깝다. 이 대표가 차라리 검찰의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자들의 게으름을 질타했다면 저널리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수긍할 수도 있겠다. 검찰이 흘리는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라, 수사 대상자측의 주장도 제대로 보도하라고 강하게 요구했어야 한다. 법조나 경찰 출입 기자들이 일정 부분 검찰과 경찰의 정보에 너무 의존하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출입처 중심의 취재에 익숙한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성찰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어느 분야든 특정 정보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보도가 편향되거나 왜곡되게 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에 빗댄 건 초점이 빗나갔다. 기자들에게 검찰은 중요한 취재원일 뿐 즐겁게 해주거나 섬겨야 할 주인이 아니어서다. 임창용 논설위원
  • 시민 오디션 수상자 ‘그레이트 한강’ 알린다

    시민 오디션 수상자 ‘그레이트 한강’ 알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조선의 록 계보를 잇는다’는 모토로 활동하는 인디밴드 ‘품바21’ 등을 ‘그레이트 한강 앰버서더’ 1기로 위촉했다. 1기 한강 앰버서더는 시민 스타를 뽑는 서울시 오디션 ‘한강 라이징 스타’에서 1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수상한 4개 팀이다. 초·중학생으로 구성된 댄스팀 ‘엑스펄트’와 품바21, 화려한 주법과 퍼포먼스가 특징인 여성 솔로 기타리스트 김나린씨, 오른손이 없이 태어난 장애를 극복하고 기타를 치는 싱어송라이터 고우현씨 등이다. 이들은 서울시 역점사업 중 하나인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한 홍보 대사로 향후 1년간 활동한다. 올여름 열리는 ‘한강 페스티벌 여름’, 하반기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책 읽는 한강공원’을 비롯한 주요 서울시 행사에 초청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참가자들의 열정과 끼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활동이 무척 기대된다. 앞으로 1년간 서울시와 함께 한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며 “이들의 활동은 한강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외심,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감정

    경외심,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감정

    ‘감정의 의인화’를 통해 인간 내면을 통찰하게 하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전 세계에서 흥행하고 있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다섯 가지 감정 캐릭터가 등장했던 전편에 이어 2편은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네 가지 캐릭터가 새롭게 가세해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모험과 성장을 선보인다. 대커 켈트너 미국 UC버클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사이드 아웃’에 자문을 하고 페이스북 이모티콘 개발에 참여하는 등 인간 정서 연구 전문가로 꼽힌다. 영화 속 감정 캐릭터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그가 20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탐구한 영역이 바로 경외심이다. ‘세상에 대한 기존 이해를 뛰어넘는 거대한 무언가와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정’. 저자는 경외심을 이렇게 정의한다. 기쁨이나 슬픔, 분노처럼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감정은 아니지만 살면서 누구나 경이로움과 맞닥뜨리는 순간이 있다. 대자연 그랜드캐니언 앞에서 말을 잃을 때, 임영웅 콘서트에서 다 같이 떼창을 하며 고양감을 느낄 때, 뭉크의 그림 ‘절규’를 보며 전율할 때, 생명의 탄생과 소멸 앞에서 위대한 통찰을 얻을 때가 있다. 저자는 이런 경외심이야말로 우리 삶을 보다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정서라고 주장한다. 경외심은 인류 역사와 함께 진화해 왔다. 초기 경외심은 자연, 춤, 노래 등 다수가 힘을 모아 위험과 미지에 맞서는 초월적인 의식 상태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세 시대에는 종교적인 정서로 변했고 이후 예술과 음악, 문학 작품 등을 통해 경외심을 나누고 기록해 오다 18세기 영국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에 의해 일상적인 경외심이 주창됐다. 책은 ‘나 자신보다 거대한 무언가의 일부라는 감각’이 탐구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개방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게 도와 자연과 사회에 이로운 행동을 하려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공동체를 위해서도 일상 속 경외심 찾기에 매진하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 카프카의 문학적 유산은 누구 것이어야 하나

    카프카의 문학적 유산은 누구 것이어야 하나

    올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이야기꾼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사망 100주기다. 카프카가 위대한 작가로서의 불멸성을 획득한 건 그의 사후다. 카프카는 죽기 전에 자신이 쓴 글들을 불태워 달라고 절친 막스 브로트에게 부탁했지만, 카프카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꿰뚫어 본 브로트는 카프카의 뜻을 거스르고 그의 유고(遺稿)를 세상에 알렸다. 카프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장편소설 ‘성’, ‘소송’ 등은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곁에 오게 됐다. 그런데 불태워지지 않은 원고들은 이후 어떻게 됐을까. ‘카프카의 마지막 소송’은 바로 이 카프카 유고의 운명을 추적한 책이다. 유고 소유권을 두고 에바 호페라는 이스라엘 여성과 두 국가(이스라엘·독일) 사이에 벌어진 소송을 담았다. 개인의 소유권과 두 나라의 공익이 맞부딪친 유명한 소송전을 다큐멘터리처럼 짜임새 있게 재구성했다. 책을 관통하는 질문은 ‘카프카 같은 위대한 작가의 문학적 유산은 과연 누구의 것이어야 하나’라는 것이다. 카프카는 유대인이었지만 고향인 체코 프라하를 거의 떠나지 않았다. 그의 모국어는 독일어였다. 당시 프라하를 지배하던 나라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독일어로 생각하고 독일어 책을 읽었으며 독일어로 글을 썼다. 그런데 소송은 뜻밖에 이스라엘에서 벌어졌다. 브로트는 나치가 유럽의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 카프카 유고를 챙겨 프라하를 떠났다. 이후 현재의 이스라엘에서 살던 그는 원고 작업을 돕던 여비서 에스페르 호페에게 카프카 유고를 남긴 채 세상을 떴다. 소송은 에스페르 호페가 숨진 2007년 시작됐다. 에바 호페 등 두 딸이 이를 상속하려 하자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독일 마르바흐 아카이브는 저마다의 당위성을 내세우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후 2016년까지 9년에 걸쳐 진행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패배한 쪽은 에바 호페였다. 카프카 유고는 결국 보상 한푼 없이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으로 갔다. 책은 소송의 전말과 함께 카프카의 문학이 지금처럼 자리매김하게 된 구체적인 과정들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 아픔 뒤에 찾아온 문학의 구원…“타협하지 않는 양심으로 쓸 것”[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아픔 뒤에 찾아온 문학의 구원…“타협하지 않는 양심으로 쓸 것”[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20대를 꼬박 아프면서 보냈다. 온몸이 이유 없이 아픈데, 어느 대학병원에 가도 원인을 모른다고만 했다. 걷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삶을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답답해서 혼자 의학 논문을 뒤지기 시작했다. 희귀한 유전질환 사례를 하나 찾아 의사에게 갔더니 “가능성이 있겠다”는 말을 들었다. 남은 선택지가 없으니 망설일 이유도 없었다. 다행히 수술에 성공하고 재활까지 마쳤더니 스물일곱.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한참 어린 동생들과 함께한 영문학 공부는 짜릿하기 그지없었다. 얼마 전 첫 책 ‘허투루 읽지 않으려고’(핀드)를 펴낸 문학평론가 전승민(34)의 이름은 최근 출간된 주요 문예지 아무거나 펼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치열하게 작품을 읽어내고 있는 ‘현장 평론가’라는 의미가 되겠다. 학부 수업에서 과제로 써낸 글을 읽고 교수가 “평론 한번 써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얼떨결에 202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이번 책은 에세이이지만, 다른 출판사에서 곧 평론집도 나올 예정이다.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원래도 계속 공부하고 싶었어요. 영문학 대학원에서 영국 현대소설, 그중에서도 버지니아 울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의 평론에서 두드러지는 주제는 젠더·퀴어 등을 아우르는 섹슈얼리티다. 특별한 계기는 없고 주변에서 많이 공부하기에 자연히 관심이 쏠렸다고 한다. 시와 소설을 굳이 나누는 것보다는 두 장르가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내는 과정도 즐긴다. 요즘에는 소설가 서장원과 김봉곤, 시인 신해욱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서장원은 항상 연대와 우정을 그리던 페미니즘과 퀴어 안에서도 어긋나는 지점들을 포착하고 있어요. 최근 4년 만에 복귀한 김봉곤 작품의 시간성도 재밌고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신해욱의 시는 기술적으로는 최고라고 봐요.” 해외문학 전공자가 한국문학 비평까지 겸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하지만 생각보다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읽어야 하는 텍스트가 두 배로 많기 때문이다. 그는 “‘워라밸’이 없는 것 같다”며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양쪽 다 불만족스러운 상황도 생긴다”고 푸념했다. 참 오래 아팠다가 복귀한 것이어서일까. 그는 스스로 “아직 일상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래도 그는 앞으로도 한국문학 비평을 놓지 않을 것 같다. 비평, 평론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애정 가득한 대답을 한 것을 보면 말이다. “저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 주는 작품이 있어요. 그걸 나누고 싶어요.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주제가 한 작품 안에서 겹칠 때도 있는데, 그걸 규명하는 ‘입체적인’ 글도 쓰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비판해야겠다는 ‘문학적 양심’이 들 때 외면하지 않는 평론가가 되고 싶습니다. 불리해지거나 위험해지는 글을 발표해야 하는 순간에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 낭만적인 말로 현실을 미화하려고 할 때 그것을 제지하는 데서 문학의 힘이 나오는 거니까요.”
  • 낚아야 맛인가… 그이와♥ 함께하는 것이 樂이지

    낚아야 맛인가… 그이와♥ 함께하는 것이 樂이지

    ●생미끼 없이 인조미끼로 피크닉처럼 “우리 조상들은 물고기가 밤낮으로 눈을 뜨고 있어 정신이 늘 깨어 있다고 생각했다. 선비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뜻이 물고기 그림에 담겨 있다. 낚시 그림은 숨어 사는 사람의 고결한 의지를 표현한다. 옛 그림 속의 낚시는 현실 속의 낚시이면서 동시에 이상 추구의 낚시였다.” ‘낚시’(전영태·생각의 나무)라는 책의 서문에 등장하는 글귀다. 예전엔 낚시가 참 고절한 취미였던 듯하다. 공자님도 소문난 낚시꾼이었다니 말이다. 요즘은 딴판이다. 자연을 더럽히고 시간을 낭비하는 저급한 취미로 난타당하기 일쑤다. 이제 세간의 낚시에 대한 인식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는 듯하다. 낚시를 바라보는 사람뿐 아니라 낚시를 즐기는 사람의 인식도 변화했다는 뜻이다. 그 바람직한 변화의 가능성을 경북 칠곡의 낙화담(지천지)에서 열린 ‘스포츠 피싱 페스티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외국 낚시인들에게 ‘꿈의 필드’입니다. 한국에 와서 스포츠 피싱을 즐기고 싶다는 외국인이 무척 많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이 이야기를 들려준 이는 한국스포츠피싱협회(KSA) 소속의 박무석 프로다. K팝, K컬처는 익숙해도 ‘K낚시’라는 건 당최 생경하다. 그러니까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낚시의 ‘신세계’라고?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이 이야기는 잠시만 뒤로 미뤄 두자.‘스포츠 피싱 페스티벌’이 열린 곳은 칠곡 지천면의 낙화담이다.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다. 지역명을 따 지천지라 부르기도 한다. 수질이 맑고 어종이 풍부해 지역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다. 최근에 지역 주민들이 조직한 관광두레에서 캠핑장을 조성한 이후로는 야영을 즐기는 대구, 경북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스포츠 피싱에 대한 명확한 개념은 없다. 지렁이 등 생미끼를 끼는 일반 낚시에 견줘 ‘루어’라는 인조 미끼를 쓴다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장비도 단출하다. 접이식 낚싯대 하나에 도시락 하나 싸 들고 나서면 그뿐이다. 생미끼를 쓰지 않으니 깔끔하고 자연을 어지럽힐 일도 적다. 이런 편의성 때문에 피크닉 개념으로 접근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KSA가 주관해 지난 15~16일 진행된 ‘스포츠 피싱 페스티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6월 여행 가는 달’ 행사의 하나로 열었다. 실제 낚시 경기가 열리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가족 단위 프로그램 마련에 더 중점을 두는 등 스포츠 피싱을 알리는 축제의 성격이 더 강했다. ●외국 낚시인들에게 ‘꿈의 필드’ 이번 대회가 의미를 갖는 건 무엇보다 정부가 스포츠 피싱을 지역관광 활성화의 유효한 수단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를 이끈 이국희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지사장은 “최근 취미 여행과 스포츠 관광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그중 MZ세대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스포츠 피싱”이라며 “젊은이들의 취미 여행을 관광과 연계해 지역 방문을 다수 유치하려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역의 관광두레, 캠핑 등 레저여행 콘텐츠를 통해 스포츠 피싱 관련 동호회원과 관심층의 지역 방문을 유도하면 결국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9월께엔 ‘배스 낚시의 성지’ 안동호에서 비슷한 축제를 또 한 차례 열 계획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통계를 보면 국내 낚시 인구는 2018년 기준 850만명이다. 올해는 10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무석 프로에 따르면 그중 루어낚시를 즐기는 인구는 100만명 정도다. 민물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루어낚시 인구가 대폭 늘었다. 이들은 대상 어종이 있는 곳이라면 지역을 불문하고 찾아간다. 바꿔 말해 최소 100만명의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 여행) 관광객이 확보됐다는 뜻이다. 이들의 출조 일수를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아웃바운드, 그러니까 외국인 관광객 확보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이쯤에서 박 프로의 말을 듣자. “전 세계적으로 배스 낚시를 즐기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20여개 정도입니다. 그중 일본에서만 해마다 100만명 정도가 미국 등으로 해외 출조를 나갑니다. 이들의 상당수가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이 한국입니다. 치안이 확보됐고, K컬처 등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진 데다 배스 개체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인프라와 배스 낚시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현실적으로 아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이들을 국내로 이끌 수가 없다는 것이다.●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젊은 연인 많아 KSA의 박기현 프로는 스포츠 피싱 대상어 가운데 배스는 산업화의 대상으로 볼 시점이 됐다고 했다. 그는 “배스가 유해 어류로 분류된 건 맞지만 퇴치라는 정책의 방향성은 이제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며 “생태계에서 배스의 완전 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고 젊은 낚시인들이 특히 배스 낚시를 즐기는 만큼 환경과 취미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낚시객 중엔 유독 가족 단위 여행객과 젊은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조과를 물어보니 대부분 ‘꽝’이란다. 진정한 루어낚시는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 그 정신을 표현한 게 ‘캐치 앤드 릴리스’다. 잡았다가 놓아준다는 뜻이다. 대자연의 품속에서 하루를 보냈으면 족한 것이다. 그러니 돌아오는 길이 빈손이면 또 어떠랴. 칠곡까지 와서 낚시만 하다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변에 돌아볼 곳이 꽤 많다. 칠곡은 정부에서 지정한 양봉산업 특구다. 그만큼 벌꿀이 유명하다. 벌이 꿀을 빨아 오는 밀원지(蜜源地)는 지천면의 신동재다. 칠곡군에서 아까시나무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우리나라 최대 아까시나무숲이다. 신동재를 오르는 숲길 5㎞ 구간 양쪽으로 아까시나무가 터널처럼 이어져 있다.석적읍엔 꿀벌나라테마공원이 조성돼 있다. 어린이 동반 가족이 찾을 만한 곳이다. 3층 규모의 전시실과 야외 체험시설, 어린이가 뛰어놀기 좋은 잔디마당 등으로 이뤄졌다. 주차와 입장은 무료다. ●꿀벌공원·민간정원 등 볼거리 많아 유학산 자락에 깃들여 있는 가산수피아는 국내 최대 민간 정원으로 꼽힌다. 면적이 약 4만 평에 이른다. 숲과 허브정원, 카페, 캠핑장 등의 시설물과 브라키오사우루스 공룡 모형 등 각종 조형물이 어우러진 이른바 ‘숲 테마파크’다.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다. 여름철에 방문하는 이들은 대체로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려는 이들이다. 2개 코스에 약 5㎞의 황톳길이 조성돼 있다. 가산(902m)은 7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인 산이다. 뻗어 내린 골짜기도 일곱이다. ‘칠곡’이라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을 것이라 보는 현지인도 있다. 예전에 한자로 ‘七谷’이라 쓴 것이 방증이다. 그러나 지금은 ‘옻 칠(漆)’ 자를 쓴다.가산 중턱에 가산산성이 남아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두 차례 전란을 겪고 난 뒤 쌓기 시작한 성이다. 가산산성은 정상에 내성과 중성, 하단에 외성을 쌓은 3단 구조다. 전체 성벽 길이만 11㎞가 넘는다. 다 돌아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관광객들은 보통 진남문 일대만 돌아본다. 진남문 아래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차로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대구 쪽 팔공산에 동화사가 있다면 칠곡 쪽엔 송림사가 있다. 개창 연대가 통일신라 때까지 거슬러 오르는 고찰이다. 송림사의 자랑은 대웅전 앞마당의 오층전탑이다. 전탑은 흙을 구워 만든 벽돌로 쌓은 탑을 일컫는다. 세우기가 쉽지 않은 데다, 전국에 남은 전탑도 6개에 불과해 대부분 국보나 보물 등의 국가 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송림사 오층전탑도 보물이다. 국보 승격을 기다리다 해체 보수 당시 기단 등 원형이 훼손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비록 보물에 머무르고 말았지만, 장삼이사의 시선으로는 국보와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자태가 아름답다. 온전하게 보전된 금동제 상륜부가 특히 빼어나다. 오층전탑 뒤의 명부전은 다양한 형태의 벽화가 특히 볼만하다. 대웅전 현판은 조선의 19대 왕 숙종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대웅전 내부의 향나무 석가여래좌상과 삼천불전의 석조아미타삼존좌상 등도 보물이다. 한티재도 가볼 만하다. 칠곡에서 군위로 넘어가는 팔공산 자락의 산길이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이 아름다워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지정됐다. 한티재 중간쯤에 ‘한티순교성지’가 숨어 있다. 조선 후기에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 살았던 마을이다. 조용하게 쉬어 가기 딱 좋다. 칠곡은 흔히 ‘호국의 고장’으로 불린다. 한국전쟁 중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나라 안에 한국전쟁이 남긴 핏자국의 흔적이 어디 한둘일까만, 칠곡 일대의 낙동강과 그 언저리를 적신 자국은 유난히 붉다. 배수진을 친 곳인 만큼 칠곡 곳곳에서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전투가 벌어진 55일 동안 낙동강은 시퍼런 아가리를 벌려 남북한의 젊은 꽃 넋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그중 가장 극적인 승전보를 전한 곳이 다부동이다. 다부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낙동강 변의 조붓한 언덕 위에 다부동 전적기념관이 들어선 건 이 때문이다. ●한국戰 격전지 곳곳에… 호국의 고장 낙동강 위에 놓인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등록문화재)도 유명한 전적지다. 원래는 1908년 일제가 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세운 다리다. 1941년 새 경부선 철교가 건설되면서 왜관철교는 인도교로만 쓰였다. 한국전쟁 때인 1950년 8월엔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교량 일부가 폭파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왜관철교는 복원과 자연재해로 인한 붕괴 등 수난을 반복하다 2012년 인도교로 다시 태어났다. 전쟁박물관 격인 호국평화기념관도 인근에 있다.칠곡평화전망대는 저물녘에 찾아야 제격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일몰 뒤에 점등되는 경관조명이 아름답다는 것, 또 하나는 낙동강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굽어보는 게 무척 인상적이란 것이다. 평화전망대가 선 곳은 자고산(작오산) 정상(해발 303m)이다. 지금은 평화로워 보여도 한국전쟁 당시엔 격전지였다. 이른바 ‘자고산 303고지’를 두고 유엔군과 북한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평화전망대는 높이 12.1m로 지상 3층 규모다. 옥상엔 촛불 모양의 조형물을 세웠다. 높이는 5.5m다. 55일 동안 벌어진 낙동강 전투를 상징하는 숫자다. 옥상에 서면 사방이 일망무제로 트인다.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과 빠른 속도로 강을 넘나드는 KTX 열차, 멀리 금오산 등의 빼어난 경관이 한눈에 담긴다.
  • “어린이도 엄연한 문학 주인공… 걸맞은 대우해야죠”

    “어린이도 엄연한 문학 주인공… 걸맞은 대우해야죠”

    “동화의 주인공으로 어린이를 데려왔으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서 “‘200자 원고지 30장 안팎’이란 제한 가운데 이 시대의 사랑론을 설파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능력”, “아동문학의 잠재력을 새삼 일깨워 준 당선자”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조은비(31) 작가가 첫 동화집 ‘사랑은 초록’으로 어린이 독자를 찾아왔다. 등단작인 ‘사랑해’를 비롯해 6편의 단편 동화가 한 권에 묶였다.그의 동화 주인공들은 지레 겁먹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에 걸맞게’ 끝까지 자신의 감정과 마주한다. ‘사랑해’에서는 웹소설로 사랑을 배운, 사랑에 대해 나름의 확고한 철학을 지니고 살아가던 주인공 세희가 같은 반 남자아이 윤수의 예상치 못한 고백을 받으며 조금씩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그려 낸다. ‘몽글몽글 가슴이’에서는 반에서 혼자만 브래지어를 안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은이가 겪는 생경하고도 미묘한 감정들을 포착해 낸다. 연애부터 교우 관계, 몸의 변화, 재혼 가정의 고민, 기후 위기에 대한 고찰까지 어린이가 맞닥뜨리는 성장의 순간을 정확하게 짚어 낸다. “언제 사랑할 수 있는데?”(사랑해), “얼마큼 커져야 브래지어 할 수 있어?”(몽글몽글 가슴이), “때가 되면 다 방법이 생길 거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 ‘때’라는 게 언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내일 지구가 망한다면), “내가 아저씨의 성을 따르고 그 여자애가 아빠의 성을 따르면 누가 아빠의 진짜 딸일까”(잎새뜨기) 등 작가는 어른들이 무심결에 넘겨 버렸던, 정말 중요한 어린이의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의 동화는 비로소 짙푸른 여름빛처럼 확연하다. 이런 선명함은 어린이를 ‘동료 시민’으로서 존중하는 작가의 자세에서 나올 수 있었다.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성소수자, 페미니즘, 채식주의 등과 같이 우리 사회 쟁점들을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여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는 “어릴 때 ‘네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나빴던 것처럼 지금의 어린이들도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면 기분이 나쁠 거라 생각한다”며 “어린이 또한 좋은 대접을 받고 싶고, 멋지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하며,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갖고 싶어하는 나와 같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등단 후 2년여 동안 바쁘게 일하고 출판사에 투고도 하며 지냈다는 그는 첫 책 출간에 이어 내년 여름쯤 ‘조은비 표’ 장편 동화로 독자를 찾아올 예정이다. 앞으로도 ‘집단으로서의 어린이’가 아닌 한 사람의 어린이를 그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책보다 재미있는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동화를 읽어 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할 뿐이에요.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책을 읽고 난 뒤에 ‘우리 주변에 분명 이런 친구가 있다, 이런 어린이가 있다’라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개별적인 한 사람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세상이 좀더 안전해지고 넓어지지 않을까요.”
  • 사람이 싫어하는 일은 동물도 싫어요

    사람이 싫어하는 일은 동물도 싫어요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개의 위치는 현재와 천지 차이였다. 지금 40~50대가 어렸을 시절 개는 집안에 들어올 수 없었고 바깥에 있는 개집에서 지내던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 개는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반려동물이 됐다.동물보호단체들을 중심으로 인간을 위한 의학 기술이나 신약을 개발할 때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동물 실험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동물의 권리나 동물 복지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동물 권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반려동물과 육식을 위해 키우는 동물들 모두 인간과 똑같은 권리를 가지는지, 인권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나라가 여전히 많은데 동물권을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 수많은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동물권과 동물 복지가 의외로 많은 생각 거리를 던진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동물사’로 인간과의 관계 풀어 ‘벌거벗은 동물사’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동물사’라는 주제로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말한다. 동물사는 영미권 학계를 중심으로 최근 15년 동안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동물의 희로애락에 최대한 근사치로 접근하기 위한 학문적 시도’다. 과학사학자인 이종식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 문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동물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관계를 맺어 왔는지를 보여 준다. ●18세기 광견병 우려로 살처분 요즘도 간혹 버려진 개들이 난폭해져 사람을 공격한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 오며 그에 따라 유기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그런데 약 200년 전인 18세기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떠도는 개들이 도심 거리에 늘어나면서 광견병을 퍼뜨리는 원흉으로 지목받았다. 그래서 당시 뉴욕에서 거리를 떠도는 개들을 잡아들여 강물에 수장시키거나 다른 방식으로 살처분했다는 장면에서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또 사파리 형태의 동물원도 알고 보면 야생동물 매매업자가 자신이 하는 동물 거래사업이 사라지는 것을 막으려 한 조치였다는 사실도 놀랍다.●공장식 축산 문제 최초로 고발 그런가 하면 ‘돼지 복지’는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고기인 삼겹살을 제공하기 위해 돼지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발적 성격이 강하다. 공장식 축산 문제를 최초로 고발하며 현대사회 축산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 루스 해리슨의 ‘동물 기계’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사각지대 농장 동물의 삶 짚어 육식 문화가 기후 위기 주범으로 지목되고 동물권이 강조되면서 채식주의 담론이 일반인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활발하다. 그렇지만 “돼지의 복지를 위한다면서 돼지를 애지중지 키워 잡아먹는 것은 괜찮나”라는 질문처럼 동물권과 육식의 윤리성이 강조되면서 동물을 불편하게 하는 현재 축산 시스템의 개선 필요와 농장 동물의 삶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저자는 꼬집는다. 동물 복지로 박사 학위를 받은 윤진현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동물 복지를 관념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핀란드를 비롯한 동물 복지 선진국에서 연구한 경험과 한국 실정에 맞는 고유한 축산 시스템을 제시하는 등 실증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실정과 다른 외국 사례만 늘어놓은 책보다 훨씬 잘 읽힌다. 인간과 의사소통할 수 없는 동물이 진짜 원하는 권리와 복지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진짜 동물권과 동물 복지는 많은 종교에서 말하는 ‘황금률’처럼 “인간이 싫어하는 일을 동물에게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 [냠냠도서관]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 [냠냠도서관]

    <편집자 주> 먹는 이야기는 일상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즐거운 주제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귀를 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음식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합니다. ‘냠냠도서관’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는 것처럼 음식에 담긴 숨은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재료들에 대해 맛있게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재료와 재료가 더해져 더 맛있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나만의 비법도 소개합니다.토마토는 19세기 초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관상용으로 키워졌으며, 일년내내 열매가 붉은색으로 달려있다고 해서 ‘일년감’이라고 불렸다. 차츰 영양가가 밝혀진 후에 밭에 재배하여 대중화가 되었다. 지금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과 낮은 칼로리, 새콤달콤한 맛, 전립선 기능에 도움을 주는 등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슈퍼푸드’로 변화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는 이유 토마토가 슈퍼푸드로 주목받는 이유는 ‘라이코펜’ 때문이다. 토마토의 붉은색을 만드는 라이코팬은 활성산소를 배출하고, 남성의 전립선암, 여성의 유방암, 소화기 계통의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알코올을 분해할 때 생기는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해서 술을 마시기 전에 토마토 주스를 마시거나 토마토를 술안주고 먹게 되면 숙취가 덜 해지는 효과가 있다. 토마토는 비타민K가 많아 칼슘이 빠져나가는 걸 막아주고, 노인성 치매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C, 칼륨, 식이섬유, 수분 등을 포함하고 있어 다이어트에 제격이다. 열량은 65칼로리에 불과하여 식전에 토마토를 한 개 먹으면 식사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소화를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토마토에 있는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혈전 형성을 막아주고, 토마토에 있는 루틴은 혈압,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토마토만 잘 섭취해도 병원 갈 일 적어져 토마토 한 알에 이렇게 많은 영양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토마토만 잘 섭취하여도 병원에 갈 일이 적어진다. 이 때문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토마토는 끓이거나 으깨면 체내에서 영양성분이 더 잘 흡수되므로 다양한 요리법을 응용할 수 있다. 쉽고 편하게 토마토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방울토마토 매실절임이다.방울 토마토 매실 절임 만들기 재료 : 방울토마토 1통, 매실청 6컵, 레몬즙 3컵, 민트 한 줌(깻잎 2장 대체가능) ① 토마토를 깨끗하게 물로 씻고 식초에 담궈 5분 대기한다. 이때 냄비에 물을 받아 병을 소독한다.(병 소독할 때 찬물무터 같이해줘야 유리가 깨지지않는다.) 잘 씻은 토마토 엉덩이에 십자로 칼집을 내준다. ②팔팔 끓는 물이 15초 담가 토마토를 데쳐준다. ③찬물로 샤워시킨 토마토의 껍질을 벗겨 레몬즙 3컵, 매실청 6컵, 잘게 썬 깻잎 또는 민트를 넣어 섞어준다. (레몬즙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주고, 깻잎 및 민트도 기호에 맞게 가감하여 넣는다) ④ 통에 잘 담아 실온보관 1일 후 냉장 보관한다. ⑤ 탄산수와 함께 에이드로 즐기거나, 식사 후 후식으로도 좋고, 샐러드에 올려 먹는다.
  • 서울국제도서전 26일부터 코엑스서 닷새간

    서울국제도서전 26일부터 코엑스서 닷새간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도서전 주제는 ‘후이늠’(Houyhnhnm)으로 1726년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 4부에 나오는 말들의 나라를 가리킨다. 서울국제도서전 측은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간이 만들어 내는 ‘세계의 비참’을 줄이고, ‘미래의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모색하고자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후이늠’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탐구하고 통찰해 볼 강연·전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특히 도서전 첫날인 26일에는 김연수 소설가가 다시 쓰고, 강혜숙 작가가 그림을 더한 ‘걸리버 유람기’를 처음 선보인다. 육당 최남선이 1909년 번역·번안한 ‘걸리버 유람기’의 문체를 그대로 쓰고, 육당이 번역하지 않은 3부 ‘라퓨타’와 4부 ‘후이늠’을 더했다. 올해 66회를 맞이한 도서전에는 19개국 452개사(국내 330·외국 122)가 참가한다. 전시, 부대행사, 강연 및 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450여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오는 27일 ‘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이자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리드보컬인 미셸 자우너가 ‘기억으로 이어지는 레시피’를, 29일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사라져 가는 아름다움,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무대에 나선다. 30일에는 2019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자인 오만의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와 은희경 작가, 허희 문학평론가의 북토크가 진행된다.
  • “첨단기술·주택정책, 전례 없던 해법으로 접근을”[인구 대반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첨단기술·주택정책, 전례 없던 해법으로 접근을”[인구 대반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서울신문 인구포럼’ 세 번째 세션 종합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면 첨단 기술과 주택 정책에서 전에 없던 혁신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지영 경제사회연구원 기술정책센터장은 “기술 혁신이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보완할 도구로 논의되고 있다. 교육·재취업·창업 등 다양한 지원책, 자본의 질적 요소 강화와 함께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혁신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성 유지를 위한 기술혁신의 방향은 기존 R&D 정책과 차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감소하는 인구와 디지털 전환이 최적의 조합으로 생산성 유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하게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과 정보기술(IT)의 조합이 최적의 생산성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혁신이 추진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방송희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신혼부부가 바라는 금융정책 지원이 과연 금융 비용 지원인지, 대출한도 확대 등 자산이 부족한 세대의 주택시장 진입장벽 해소인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방 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세대출은 만기일시상환 구조로 통상 계약기간 2년 동안 원금에 대한 이자만 내고 만기에 이사하면서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계약기간이 짧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다. 하지만 계약기간을 4~10년으로 늘리면 만기일시상환 구조에서 원리금 상환 구조로 개선된다. 방 위원은 “거주 기간 동안 상환된 원금은 가계의 자산이 돼 주거 상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가계의 자산 건전성 개선과 가계 부채 건전성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봉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정부는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토·도시공간, 결혼 및 출산 제도, 주거 문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도시 집중화로 인한 과도한 경쟁과 경제적 부담이 저출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국토 균형 발전이 곧 저출산 대책이다. 지방에서도 좋은 일자리와 우수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초광역권 경제·생활권을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자녀를 출산하면 집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출산 가구 직접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인구변화 충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유주택 등 새로운 주거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 “책방 사라지면 도덕도 윤리도 스러져… 서점 지원법 만들어 달라”[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책방 사라지면 도덕도 윤리도 스러져… 서점 지원법 만들어 달라”[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책방, 지혜의 사랑방이자 공공재책 너무 안 읽어서 사회병증 앓아시인이 장관을 해도 바뀐 게 없어작은 서점 그물망처럼 퍼져 있어야서점 살리는 정책 더 미뤄선 안 돼기금 만들어 대출 이자 낮춰 주고전기·냉난방 요금 정도라도 지원동의하지 않는 여야 의원 없을 것 전남 신안에 ‘책이 있는 섬’ 추진 중서점·박물관·카페·호텔 어우러져강연하고 글이 숨쉬는 인문의 섬‘리딩 앤드 힐링’ 콘셉트 근사하죠? 김언호(79) 한길사 대표 앞에는 어떤 수식어가 붙어야 할까. 책 속에서, 글 속에서 한 생을 보내고 있는 사람. 사흘 밤낮을 고민해도 이 말만이 정답이다. 그를 만나러 가 보면 그것만이 정답인 줄 알게 된다. 파주 출판단지 한길사 꼭대기층 그의 방은 책으로 씨줄날줄이 엮인 책의 요새다. “사장님~” 하고 크게 부르면 “나 여어요” 책에 파묻힌 아득한 소리가 저쪽에서 깨어나듯 들려온다. 켜켜이 쌓인 책 더미 너머 작은 책상이 그가 세상을 투시하는 공간이다. 아니, 여전히 꿈을 꾸며 한 생을 보내고 있는 그의 아지트다.“신안 갔다가 어제 밤늦게 돌아왔어요. 아무래도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네요.” 전남 신안군과 추진하고 있는 ‘책 섬’ 이야기다. 아직은 얼개가 완전치 않은 얘기라면서도 책이 있는 섬을 만드는 꿈에 매달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 1월 그는 신안군에 책과 독서, 예술의 공간을 만들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파주 헤이리에 있는 책과 예술의 공간 북하우스를 남도의 섬(팔금면)에도 옮겨 놓겠다는 구상이다. 서점, 책 박물관, 갤러리 카페에 호텔까지 한데 어우러지면 ‘멀리서 책 읽으러 오는 섬’이 되리라는 꿈이다. 길을 걸으면서도 온통 그 생각뿐이다. 어떻게 해야 세상 사람들이 다시 책을 만지고 돌아볼까. “리딩 앤드 힐링. 이런 콘셉트의 ‘책 섬’이라면 어때요. 근사하지요?” 팔순을 바라보는 출판계의 거목. 이 낡은 표현으로는 그의 에너지를 다 설명할 수가 없다. “내년에도 문을 못 열지 몰라. 연주나 공연을 할 공간도 만드는데 (신안군이) 작은 건물을 한 채 더 짓겠다고 하니까. 40억원쯤 늘어난 예산도 마련해야 할 테고. 그쪽(신안군)에서도 속도를 내겠다고 하니 준비하며 기다리는 재미도 좋지 않겠어요?” 머릿속으로는 남도의 섬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당장 그려 낼 수도 있다. 세부계획도 많다. 퇴임 학자들의 서재를 섬으로 옮겨 놓을 것.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이들에게 그 책들 속에서 강연도 하게 할 것. 저절로 시민학교, 시민대학이 되는 섬. 글이 숨쉬는 인문의 섬. 1년 남짓 기다려 보면 될 일이다. 그와는 어떤 말을 꺼내도 기착점은 책이고 서점이다. 기자(동아일보)로 7년을 일하고 출판사를 차려 50년 가까이 책을 만들며 살았다. “사회의 깊이가 이렇게까지 얕았던 적은 없었다”면서 “책을 너무 안 읽어서 비로소 앓고 있는 사회병증”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치, 사회 할 것 없이 도덕이 무너지고 윤리가 스러지는 현실도 결국 그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은 서점들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어야 해요. 책방은 지식 아니 지혜의 사랑방이잖아요. 책을 사지 않더라도 오다가다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냄새도 맡아 보고. 그런 스킨십을 하게 해야지요. 이대로 둬서 될 일이 아닙니다. 답답해 죽겠어요.”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서점은 2484개. “영화조차도 길면 못 보겠다는 세태 아닙니까. 책이 오죽하겠어요. 젊은 독자들은 본격적인 문학책은 읽어 내지도 못합니다. 고전을 소화할 역량은 더 형편없어요. 고전이나 문학의 효력은 금방 드러나진 않아도 훗날 숙성 효과를 내는 거잖아요. 그런 구성원들의 역량이 응축돼 사회의 깊이가 결정되는 것 아닙니까.” 더 두고 볼 수가 없어 팔소매를 걷어붙이려는 일이 ‘서점 지원법’ 만들기다. 책을 안 읽어 서점이 사라지고 서점이 곁에 없으니 책을 더 외면하는 악순환. 이 고리를 이쯤에서라도 끊으려면 정책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복잡할 일이 아니에요. 힘들어도 문을 열겠다는 책방이 얼마나 기특합니까. 전기, 냉난방 요금 정도만이라도 지원하자는 겁니다. 한 사람쯤 시간제 인건비까지 살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서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선진 문명국가에서 책방을 이렇게 주저앉게 방치하다니요.” 책을 살려야 하므로 책방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책방은 사유재가 아니라 공공재”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중국만 해도 24시간 불 켜진 서점을 곳곳에 열어 국가가 지원해 준다고 했다. “사회주의국가라서 그렇다고 간단히 말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새 국회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판계 목소리를 모아 ‘서점 지원법’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다. “성의만 있으면 얼마든 관심을 가져 줄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 “여당 의원이든 야당 의원이든 책을 살리자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퇴임 직후 곧바로 (평산)책방을 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래서 야속하다. “혼자만 잘할 게 아니라 대통령 재임 시절에 정책으로 챙겼어야지요. 안 그런가요. 서점을 살리는 정책을 청와대에서 살폈더라면 두고두고 의미 있는 치적으로 남았지 않겠나 이말이에요.” 도덕적 인간으로의 회복, 정의와 도덕 사회로의 복원. 이를 위해서는 책을 읽히고 사유하게 하는 것 말고 다른 방편이 무엇이 있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책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라면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서점을 살릴 방법은 많다고 했다. 정부가 기금을 만들어서 책방을 열겠다는 사람한테는 대출 이자를 파격적으로 낮춰 줄 수도 있다. “다른 법은 다 잘도 만들면서 왜 이런 중요한 법은 만들 생각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우리 정치가 너무나 비도덕적이고 너무나 정의롭지 못한 것도 이유는 한 가지. 사유가 멈췄기 때문이에요. 그동안의 문화부 장관들, 생각 없는 인물들이 많았어요. 시인이 장관 자리에 앉았으면 뭐합니까.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제대로 읽힐 정책을 고민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바꿔 놓지 않았어요.” 그의 고민은 스마트폰에 매달려 한 세대가 통째 암흑세대가 돼 버린 현실로 이어졌다. 독서 근력과 안목이 현저하게 떨어진 청년세대로는 양질의 출판 기획부터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학술책을 만들 기획자가 조만간 품귀현상을 빚게 될지도 모른다. 30년 전 시작한 한길그레이트북스 같은 학술서 시리즈는 지금이라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독서 시장만 쪼그라진 게 아니었다. 책을 만들 실력도 함께 쪼그라졌다. 출판계가 속앓이하고 있는 고민거리다. “지금 인공지능(AI) 없이는 아무것도 못할 것처럼 세상이 들떠 있어요. AI는 현대문명의 극단적 표현. 극단적 부작용이 반드시 뒤따를 겁니다. 핵만큼이나 위험하다고 봐요. 이대로 무방비로 흘러간다면 디지털로 일어난 우리가 디지털로 망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런 제언을 덧붙였다. 삼성이 스마트폰 디톡스 캠페인으로 일년에 천억원쯤 지원하는 통큰 서점 운동을 펼쳐준다면. 우리한테도 그런 품격의 글로벌 기업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정부가 도와줘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책을 살리는 방편만큼은 얼마든 ‘관제’여도 좋다는 생각이다. 겨우 100명이 읽더라도 만들어야만 하는 책이 있고, 그 책들을 반드시 품어야 할 곳이 도서관이라는 생각도 확고하다. 우리 공공도서관 전체의 연간 도서 구입비보다 미국 하버드대의 도서 예산이 세 배쯤 많다니. 믿어지느냐고 되물었다. 그가 주도해 만든 파주출판단지의 무료 도서관 지혜의숲이 올해 개관 10년을 맞았다. “보르헤스가 말했지요. 천국은 도서관을 닮았을 거라고.” 요즘은 예전만큼 “남의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한다며 웃었다. “우리 책”(11월 25일 전 세계 동시 출간될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회고록) 원고를 보느라 바쁘다는 그가 틈틈이 매달리는 일이 또 있다. 40여년 써 모은 일기를 평생 해 온 방식대로 원고지에 일일이 옮겨 쓰고 있다. 그가 만든 책들이 울울창창 숲으로 서 있는 우리 시대의 정신사를 엮고 있는 중이다. ■김언호 대표는 1945년 경남 밀양. 동아일보 기자. 1976년 한길사 창립. 한국출판인회의 설립, 1·2대 회장. 파주출판도시·예술인 마을 헤이리 건설 주도. 저술 ‘책의 탄생’, ‘헤이리, 꿈꾸는 풍경’, ‘세계서점기행’, ‘그해 봄날’, ‘지혜의 숲으로’, ‘서재 탐험’ 등
  • “책과 생필품 넣어 26㎏ 완전군장”…‘얼차려 사망’ 훈련병 母 분통

    “책과 생필품 넣어 26㎏ 완전군장”…‘얼차려 사망’ 훈련병 母 분통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쓰러져 숨진 박모 훈련병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이냐”며 정부와 군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19일 군인권센터는 박 훈련병의 어머니가 전해 온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날은 박 훈련병의 수료식이 예정돼 있던 날이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12사단에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 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 ‘군생활 할만한 것 같다’며 ‘걱정 마시고 잘 내려가시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아들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고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망나니 같은 부하가 명령 불복종으로 훈련병을 죽였다고 하실 것인가 아니면 아들 장례식에 오셔서 말씀하셨듯 ‘나는 그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실 것인가, 아니면 ‘옷을 벗을 것 같습니다’라던 말씀이 책임의 전부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얼차려’를 받은 상황과 쓰러진 뒤 군대의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군이 처음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에게 씌운 프레임은 ‘떠들다가 얼차려 받았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료와 나눈 말은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었다고 한다. 자대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일 뿐일 텐데 그렇게 죽을죄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군장을 다 보급받지도 않아서 내용물도 없는 상황에서 책과 생필품을 넣어 26㎏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려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총을 떨어뜨리면 다시 시키고, 잔악한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느냐”고 지적했다.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박 훈련병이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이행한 데 대해선 “괜히 잘못했다가는 자기 때문에 중대장이 화가 나 동료들까지 가중되는 벌을 받을까 무서웠을 것”이라며 “굳은 팔다리로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얕은 숨을 몰아쉬는 아들에게 중대장이 처음 한 명령은 ‘야 일어나. 너 때문에 뒤에 애들이 못 가고 있잖아’ 였다고 한다.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고 비통해했다. 숨진 아들에 대한 그리움도 편지 곳곳에 담겼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전하고 싶다”며 “오늘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다 죽임당한 아들이 보고 싶다”고 썼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 차려지는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오후 6시부터 직접 시민을 맞이한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곳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한편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전날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6일 만이자, 지난 13일 첫 피의자 조사 이후 닷새 만이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실시하면서 군기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훈련병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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