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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이슈] 남강댐 부산식수원 활용 갈등 고조

    [현장&이슈] 남강댐 부산식수원 활용 갈등 고조

    부산 해운대에 사는 주부 이모(58 )씨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이후 줄곧 식수로 생수를 사용하고 있다. 부산시가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씨는 정부가 최근 남강댐 물을 부산 식수원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기대가 크다. 그러나 이씨가 남강댐 물을 맛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산에 남강댐 물을 공급하면 물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며 경남지역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방침과 관련, 김태호 경남 지사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스스로 3개월 감봉 처분을 단행했다. 김 지사는 최근 “도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부 방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환경녹지국장과 환경자원과장을 직위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남도의 강경 입장으로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남강댐 물은 진주·통영·거제·사천·고성·남해·하동 7개 시·군 주민 100여만명에게 하루 484만여t 공급된다. 생활·공업·하천유지 등이 용도다. ●광역상수도 사업, 남강댐물을 부산까지 국토해양부는 2004년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에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진주 남강댐 용수 공급 확충 계획을 세웠다. 현재 41m인 남강댐의 수위를 45m로 4m 높여 댐 용수량을 3억 9000만t에서 7억 8000만t으로 늘린다는 내용이다. 남강댐~부산 100㎞에 관로를 매설, 부산쪽으로 향하면서 경남 창원·마산·김해 등에도 식수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2012년까지 총 3조 1000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부산과 경남 마산·김해 등에 하루 평균 142만여t의 물을 보내며, 부산은 이 가운데 100여만t을 공급받는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올 상반기 남강댐 보상에 착수해 2012년까지 사업을 끝낼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같은 계획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타당성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 말쯤 나온다. ●부산시 “반갑다, 남강댐 물” 부산시는 광역상수도 계획을 크게 반긴다. 숙원사업인 대체 상수원 개발의 실마리가 풀렸기 때문이다. 시는 국가프로젝트임을 내세우며 지역을 떠나 낙동강 남부 권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시는 “댐 정비를 통해 용수량을 높이면 남강댐 물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남에 식수 고갈이나 물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 부산 공급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산·창원·김해 등 경남의 지자체에 먼저 공급하고, 남은 물(여유 수량)을 부산이 받는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김종해 시 상수도본부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은 경남도, 관련 지자체, 국토부 등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 “물 부족과 환경파괴 뻔해” 경남도와 지역 환경단체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파괴와 서부 경남지역의 식수 부족 우려 때문이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남강댐 담수율은 갈수기에는 15%, 평소에도 30%에 머물러 절대수량이 부족하다.”며 “수위를 높여 100여만t의 물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민의 이익과 배치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도의회와 사천시, 진주시 등도 최근 ‘물 공급 반대 결의안’을 채택, 정부 당국에 전달하는 등 강력 반발한다. 지역 환경단체들도 지자체와 한목소리를 냈다.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것은 서부 경남의 만성적 물 부족과 지역 환경파괴를 불러올 것”이라며 “정부 조치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 반면 윤은기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산과 경남은 근본적으로 한 뿌리”라며 “지엽적 문제를 떠나 대국적 차원에서 상생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부산 김정한·창원 강원식기자 jhkim@seoul.co.kr
  • ‘폭행’ 펜싱코치 사표 수리 선수는 국가대표 자격정지

    대한펜싱협회가 ‘국가대표선수 폭행 파문’의 당사자인 이석(33) 대표팀 코치의 사표를 수리했다.해당 선수에게는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협회는 24일 “이 코치가 국가대표 코치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물의를 일으켰고 본인도 이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어 이사회를 통해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이어 “흡연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미확인,추측 사항을 발설한 김승구(27·화성시청)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정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협회는 일괄 사표를 제출한 대표팀 코칭스태프 5명 중 이석 코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에 대한 사표는 수리하지 않았다.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다만 대한체육회의 조치와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면 해당 코치와 선수에 대해 합당한 징계를 내리거나 복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한심하게 끝난 쌀 직불금 국정조사

    국회 쌀소득보전직불금 국정조사가 23일 거의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끝났다.지난달 초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될 때 ‘태산명동에 서일필’로 끝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정부의 명단 제출 거부라는 암초도 있었지만,증인과 참고인 채택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쟁만 일삼은 것이 결국 졸렬한 최후를 맞게 된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농민의 분노와 직불금 제도 개선의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무기력,불임,식물 등 모든 수식어를 국회 앞에 갖다 붙여도 할 말이 없게 됐다.쌀직불금 부당수령 문제가 불거지자 국회는 성난 농심을 의식,철저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보완 대책 수립 등을 다짐했다.이는 국민 모두의 요구였으며 국회로서는 당연히 수렴해야 할 책무였다.더 나아가 쌀직불금 부당 수령과 농지 불법 소유의 관련성도 파헤쳐야 했다.그러나 여야는 그 모든 책무를 저버렸다.여당은 노무현 정권하에서의 잘못을 파헤치려는 데만 골몰하고,야당은 직불금을 부당수령한 여당 정치인을 청문회에 세우는 데만 주력했다.정쟁과 상대방 흠집내기에 눈이 먼 그들에게 국민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없었다.꽤 많은 여야 정치인과 공직자 그리고 그들의 친인척이 쌀직불금을 부당수령해 국정조사를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여하튼 직불금 제도를 바로잡아야 할 절호의 기회를 아무것도 못한 채 흘려 보낸 책임을 여야 모두 통감해야 할 것이다.이제 남은 것은 정부와 사법당국이 부당수령 실태를 철저하게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고,불법이 드러나면 처벌하는 것뿐이다.그것만이 농촌의 고통과 농민의 분노를 달래 줄 것이다.정말 쌀 직불금 국정조사는 한심하게 끝났다.
  • 부시 “이라크전 가장 후회… 금융위기 미안”

    “나는 전쟁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조시 부시 미 대통령이 뒤늦은 고해성사(?)를 쏟아냈다.1일 미국 ABC 방송의 ‘월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8년간의 재임 중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고 잘못 알았던 것을 꼽았다.미국발 경제위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도 했다.부시 대통령은 “2001년 1월 대통령에 취임했을 당시에는 전쟁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이라크에서 철수하라고 조언했지만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실패로 끝난 이라크전을 우회적으로 후회한 첫 발언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치하의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고 알 카에다와 연계되어 있다는 이유로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다.그러나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그리고 420 0여명의 미군이 죽고 최소 6500억달러(약 910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전쟁은 6년째 수렁에 빠져 있다.그러면서도 그는 정보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는 앵커의 질문에는 “추측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금융위기에 대한 책임도 통감했다. 그는 “경제위기에 직면했을 때 또 다른 대공황을 피하기 위해 대담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엄청난 금융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것과 대공황보다 더 큰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를 두렵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전란은 끝났지만 인조 정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당장 도성 안팎에 버려져 있는 시신들을 치우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생존자들을 구휼(救恤)하는 문제가 시급했다. 또 전쟁을 불러오고, 임금으로 하여금 일찍이 없던 치욕을 겪게 만들었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장 척화신들의 ‘경거망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척화신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흉흉한 민심을 달랠 수는 없었다. 백성들은 청군에게 죽고, 붙잡혀 끌려가고, 삶의 터전까지 잃어버렸다. 그들의 아픔과 분노를 다독이려면 결국 인조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화약이 맺어지고 인조가 환궁한 직후 조정의 분위기는 미묘했다. 우선 무신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병조판서 신경진(申景 )은 회의석상에서 문관들을 매도했다.“쥐새끼 같은 자들이 나라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목청을 높였다.‘쥐새끼 같은 자들’이란 문관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구굉(具宏) 또한 척화신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인조의 인척이자 반정공신이기도 했던 그는 “윤황(尹煌)이 척화(斥和)를 주장하여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목을 베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일찍이 정묘호란 당시부터 후금(청)과의 화친 시도를 ‘적에게 항복하는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던 윤황을 정조준했던 것이다. 나만갑은 ‘기세가 오른 무인들이 문신들을 종이나 하인들처럼 여기고, 남한산성에서 내려온 것이 마치 무슨 중흥의 계기나 된 것처럼 여긴다.’고 귀경 직후의 조정 분위기를 적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척화신들 호전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점차 답답한 현실에 짜증을 내게 되고 편안한 것을 찾기 마련이다. 더욱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병사들을 이끌고 산성의 방어를 담당했던 무신들이 보기에 문신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은 목소리만 컸을 뿐, 성을 방어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데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만도 했다. 이미 1637년 1월, 지친 병사들 사이에서 ‘척화신을 묶어 보내라.’는 시위가 일어난 바 있었다. 추위와 기아에 시달리던 그들에게는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당장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편안한 잠자리가 더 절실했다. 그럼에도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사 항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척화신들의 주장이야말로 비현실적이고 우활(迂闊)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항복이 다만 ‘시간 문제’가 되고, 청이 전쟁의 책임을 척화신들에게 돌리고 그들을 묶어 보내지 않으면 항복을 받아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판에 척화신들의 결사 항전 주장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조가 항복했던 직후, 도성의 민심은 척화파에게 부정적이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성으로 돌아온 백성들 앞에 보이는 것은 시체가 나뒹굴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처참한 모습뿐이었다. 절망 속에 눈에 핏발이 설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자신들을 유린한 청군에 대한 적개심과 아울러 대의명분을 앞세운 척화신들의 ‘경거망동’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망가졌다는 원망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2월19일 김류, 홍서봉, 이성구, 신경진, 최명길 등 대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나라를 그르친 사람들의 죄를 따지는’ 자리였다. 윤황, 이일상(李一相), 유황(兪榥), 홍전(洪 ), 조경(趙絅), 유계(兪棨) 등 척화신들의 ‘과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인조는 이들 모두의 관작을 삭탈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조경은 문외출송(門外黜送), 윤황·유황·홍전·유계 등은 유배, 이일상은 가장 무거운 절도(絶島) 정배의 명령을 받았다. 척화신 대부분을 조정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야흐로 척화신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인조, 백성 원성에 위기감 척화신들을 처벌했지만 인조 또한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2월8일, 심양으로 끌려가는 소현세자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인조는 한 노파의 원망 섞인 통곡 소리를 들었다.‘여러 해를 두고 강화도를 수리하여 백성들을 의지하게 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더냐. 나라의 책임을 맡은 자들이 날마다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백성들을 모두 죽게 했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자식 넷과 남편이 모두 죽고 다만 이 몸만 남았다.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찌 이런 원통한 일이 있단 말인가.’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의 한탄은 사실 인조를 향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이번 전란 때문에 삶이 망가진 모든 백성들의 원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조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월19일 인조는 내외의 군인과 백성들에게 내리는 교유문(敎諭文)을 발표했다. ‘덕이 부족한 내가 대위(大位)에 있은 지 15년에 오직 대의(大義)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뜻밖의 화를 만나 외로운 성에서 포위 당한 채 봄을 맞았다. 나는 지금 해진 갖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는 것이 일반 천민과 다름이 없고, 자식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은 천성인데 나는 지금 두 아들과 두 며느리를 모두 북쪽으로 떠나보냈다. 돌아보건대 백성을 기르는 자리에 있으면서 나 한 사람의 죄 때문에 모든 백성에게 화를 끼쳤다. 군사들은 전장의 원혼(魂)이 되게 했고, 죄 없는 백성들은 모두 포로가 되게 하여, 아비는 자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아비는 지어미를 보호하지 못하게 하여 가슴을 치고 하늘에 호소하게 하였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이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이 때문에 고통과 괴로움을 머금고 오장이 에는 듯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솔직하고 처절한 내용이다.‘나의 죄’ 운운하면서 전란 발생과 백성들의 고통이 모두 자신 때문에 빚어진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들에게 머리를 숙인 국왕은 일찍이 없었다. 인조는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다짐했다.‘이제 묵은 폐단과 가혹한 정치를 모두 없애며, 사당(私黨)을 없애고 공도(公道)를 회복하며, 농사에 힘써 남은 백성들을 보전하려 한다. 그대 팔도의 신민들은 지난날의 잘못 때문에 나를 버리지 말고, 상하 합심하여 어려움을 널리 구제할지어다.’ 이제 잘 해보겠으니 도와달라는 당부이자 호소였다. ●의심받는 인조의 진정성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과 성명’을 읽으면 인조는 분명 병자호란을 계기로 대오각성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성명 발표 전후 인조가 취한 조처들을 보면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강화도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빼앗고, 엄청난 수의 백성들을 죽거나 포로가 되게 했던 장수들에게 군율 적용을 기피하려 했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637년 2월 삼사 신료들은, 특히 죄가 무거운 김자점·김경징·장신 등에게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종사를 위태롭게 하고 수많은 생령들을 죽거나 끌려가게 만들었느니 복주(伏誅)해야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김경징과 장신에게 극형을 내리는 것을 꺼려했다. 신료들의 채근에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는 매우 적었고,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두 사람을 비호했다. 강화도를 방어할 준비를 내팽개쳤고, 함께 싸우자는 부하들의 호소도 묵살하고 달아났던 두 사람의 실제 행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었다. 인조는,‘제대로 정죄(定罪)하지 않으면 종묘사직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고 신인(神人)의 분노를 풀 수 없다.’는 신료들의 거듭된 요청에 밀려 마지못해 두 사람을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김자점은 끝내 유배형에 그치고 말았다. 김경징과 김자점이 모두 인조를 왕위에 올려놓는 데 앞장섰던 공신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조의 태도가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을 비호하려 했던 인조의 자세는 ‘사당을 없애고 공도를 회복하겠다.’던 교유문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반토막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 조짐

    반토막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 조짐

    지난해 출시와 함께 4조원대의 시중자금을 긁어모으며 펀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가 이번엔 소송에 휩쓸릴 조짐이다. 소송이 제기된 기존 펀드는 파생상품 관련이었던 데 비해 인사이트는 정통 주식혼합형펀드의 대표선수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차하면 각종 주식형 펀드로 소송이 번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달 27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이라는 카페를 열고 소송 등 법적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6일 현재 이 카페 회원수는 300명을 넘어서고 방문객이 3000명을 넘어서는 등 크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는 자기책임이기 때문에 ‘투자 손실’로 소송을 벌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쟁점은 인사이트가 내건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에 쏠릴 것을 보인다. 카페를 개설한 송모(49)씨는 “펀드를 팔 때는 전세계 어느 시장이든 돈 되는 곳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실제 운용은 중국에만 치우치는 바람에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실제 인사이트펀드가 지난달 공개한 자산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투자비중이 67.52%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손실률이 -50%대에 이르는 등 반토막 펀드로 전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사이트는 짝퉁 중국 펀드’라는 비난이 일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명에 나섰다. 운용사측 관계자는 중국 몰빵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한 신용경색 얘기가 나오면서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유럽 등 선진국보다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또 -50%의 손실률에 대해서는 “파생상품 펀드의 경우 기간이 정해져있어 손실이 확정됐지만 인사이트 펀드는 아직도 계속 운용 중이라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고 운용을 통해 손실을 회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곤혹스러운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다른 관계자는 “더 큰 손실을 기록한 10조원대 외국 자산운용사의 펀드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는데 국내 기업이다 보니 지나칠 정도로 비판을 받는 것 같다.”면서 “어쨌든 우리 고객의 손실인 만큼 책임은 통감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흘러가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선장 잃은 KT호, 누가 잡을까?

    결국 KT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5일 남중수 KT사장이 계열사와 납품업체 등으로부터 3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결국 사임했다. 비상경영체제가 가동됐지만 상당기간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조영주 KTF 전 사장과 함께 자회사와 모회사의 사장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KT는 남 전 사장이 KTF 납품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난 9월 하순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임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는 남 전 사장이 구속으로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임의사를 수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KT는 당분간 서정수 부사장을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KT는 사외이사 7명 전원과 전직 사장 1인, 외부인사 1인으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를 추천한 뒤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 기간만도 2개월 넘게 걸린다. 당장 내년 사업계획 등을 세워야 하는 KT로서는 큰 타격이다. 후임사장으로는 KT를 혁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내부 승진보다 외부 인사 영입이 거론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상철 광운대 총장,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으로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었던 석호익 김앤장 고문, 삼성 비서실 기획홍보팀장(부사장)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정보기술(IT) 담당 특보였던 지승림 알티캐스트 사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미디어홍보분과 간사와 KBS 사장으로 거론되던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의 이름이 나돈다.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이석채 전 정통부 장관 등도 사장 후보로 꼽힌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주로 정치권과 연결된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등 외풍(外風)을 받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점은 민영 기업 KT로서도 부담”이라면서 “누가 새 사장이 되더라도 KT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4억 횡령 환경련 前간부 체포

    환경운동연합의 보조금 유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29일 공금 4억여원을 빼돌린 전 기획운영국 부장 김모씨를 횡령 및 사기 등 혐의로 붙잡았다. 검찰은 이르면 30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환경련 명의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인감을 무단 사용, 일반 후원금과 ‘서해안 살리기’ 기업 성금 등 92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특정 환경 프로젝트에 쓰겠다며 한 기업에서 수억원을 받은 뒤 카드 대금 결제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짜 세금 계산서를 만든 사실을 확인, 사문서 위조 혐의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환경련은 이날 단체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윤준하 공동대표와 안병옥 사무총장이 실무자 1인의 일반 후원금 및 서해안 기금성금 등을 횡령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MB 시정연설에 담긴 뜻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두번째로 27일 국회에서 한 시정연설의 메시지는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이다.25분가량의 연설 곳곳에서 이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위기극복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 “이번 위기가 끝나면 각국의 경제력 순위가 바뀔 것이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는 의문에 분명히 말씀드린다. 할 수 있다”고 했다.“대통령으로서 엄중한 상황을 헤쳐나갈 역사적 책임을 통감한다. 난국 돌파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도 했다. 시장의 불안심리와 공포가 금융부문을 넘어 실물경제마저 집어삼키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과 의지가 담겨 있다.1920년대 말 미국의 대공황 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한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잠언을 인용하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시장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와 원화의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현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로, 유동성 대응능력이 충분한 데다 4·4분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환사정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의 근거로는 수출 증가와 유가·원자재가 하락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월가의 금융쇼크가 처음 터진 이후 정부가 유지해 온 ‘선제 대응’ 기조를 이날 연설에서도 거듭 강조했다. 정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함으로써 실물경제 악화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시장의 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내수를 띄워 4%대 성장을 지켜내겠다는 판단이다.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부동산 시장, 중소기업 및 서비스산업 등에 세출 증액분의 상당액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재정 확대라는 기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규제개혁과 저탄소 녹색성장, 공기업 선진화 등 기존 국책과제는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각 금융기관의 방만 경영 등을 들어 금융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배는 결코 출항할 수 없다.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 관행에 안주해서도 안 된다.”며 금융산업 선진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난국 돌파의 관건으로 국회의 역할을 꼽으며 여야 정치권을 향해 한껏 자세를 낮췄다. 국회의 협조 여부에 이런 위기타개 구상의 성패가 달렸다는 판단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들께서 얼마나  불안해하고 고통을 받고 계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금리 부담이 늘어나 가계 부담에 한 숨 짓는  서민의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불경기에 힘들어 하는 상인들,가지고 있는 주식 값이 폭락해 실의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 자금 부족 때문에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중소기업인의 심정을 압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직장인의 걱정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의 좌절감도 안쓰럽습니다.    국민들의 고통은 저에게도 뼈저린 아픔입니다.  그럴수록 저는 이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교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습니다.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판이합니다.  10년 전에는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의 금융위기였습니다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시에 폭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세계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진국에서 촉발된 지금의 금융 위기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도 10년 전과는 달라야 합니다.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 위기를 올바로 극복하면, 한국 경제는 크게 살아날 것입니다.  이번 위기가 끝나면 각국의 경제력 순위가 바뀔 것이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냉철하고 단호하게 이 상황에 대처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과연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금년 1월에서 9월까지 유가 폭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경상 수지 자본 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약 8%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4/4분기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환 상황은 훨씬 호전될 것입니다.  작년에 600억 달러에서 금년에 1,000억 달러로  원유 수입에만 약 400억 달러가 더 쓰였습니다.  이것이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있고,  만일 내년에 이런 수준이 유지된다면  상당한 국제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원화 유동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통화당국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든 일반 기업이든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preemptive) 충분하며(sufficient)  확실하게(decisive) 유동성을 공급할 것입니다.    문제는 오히려 심리적인 것입니다.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이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주식이 가장 낮은 가격이었을 때 두려움 없이 산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어야 합니다.  이 저력을 믿고 고통 분담과 협력하는 자세로  침착하게 행동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희망의 출구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세계적 실물 경제 침체에 대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예산 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수출 증가 둔화에 대응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도 실물 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모든 나라에게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 지원도 늘릴 것입니다.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합니다.  세계는 지금 ‘낮은 세율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세율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도  세금을 내렸습니다.  감세에 소극적이던 일본까지 합류했습니다.  내년에 13조 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입니다.    정부의 이런 재정 기능 강화에  국회도 적극 호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예산안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마련됐습니다.  그로 인해 작은 정부 기조에서  다소 긴축적인 방향으로 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에 따라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세출을 늘려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불을 끌 때도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합니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금융기관간 외화차입금 보증 한도 1000억 달러는  사실상 다 쓰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하지만 이런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  우리 은행들이 돈 구하기도 쉽고 금리부담도 줄어듭니다.  반면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들이 돈 구하기 쉽고  금리부담을 줄이는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안에서의 이러한 노력과 함께 우리는  바깥으로 글로벌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지난 주말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서 저는  신국제금융질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기존의 금융체제로는  더 이상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유사시에 대응할 능력도 미흡합니다.  사전 사후 감시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신금융질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11월 15일 워싱턴에서 긴급히 개최될  20개국 세계금융정상회의에서도 저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개편을 포함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국제공조가 이루어지도록 앞장 설 것입니다.  아울러 한중일을 비롯해 동북아의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이 유례없는 금융 위기와 실물경제 위축에 대해  긴밀한 공조체제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이제 합의가 이루어져 실천에 옮겨지면  어쩌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세계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통해 새롭게 형성될  국제금융질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해선 결코 안 됩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각국이 관세장벽을 높여서  세계 경제가 더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졌던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됩니다.  자국 방어에만 치중해  축소 균형 쪽으로 세계 경제가 옮겨가는 사태는 막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국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시련과 도전을  도약과 웅비의 자양분으로 삼아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시련 앞에 강하고, 도전 앞에 용감합니다.    대한민국만큼 어려움 앞에서 모두가 힘을 합친  아름다운 전통을 가진 나라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때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 나왔던 그 손,  방방곡곡에서 몰려들어 검은 태안반도를 씻어낸 그 손이  바로 대한민국을 구해냈습니다.    품앗이와 십시일반(十匙一飯),  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 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인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현재에 매몰되면 미래가 없습니다.  위기를 핑계로 내일을 위한 숙제를 미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내일을 대비하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소명입니다.  후손들을 위한 역사적 숙명입니다.    이럴 때 나라 체질을 개선하고  사회시스템의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규제개혁과 저탄소 녹색성장,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공기업 선진화 등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과감한 규제개혁은 경제 난국을 극복하는 지름길입니다.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세계표준과 동떨어진 낡은 규제와 결별해야 합니다.  이른바 ‘국민 정서’를 빌미로 아직도 성역으로 남아있는  ‘덩어리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제금융위기를 맞아  금융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전한 감독 기능의 강화를  무조건 규제 강화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배는  결코 출항할 수 없습니다.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관행에 안주해서도 안 됩니다.    경제규모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 금융산업을 방치할 순 없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합니다.  그 대신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신용평가기능과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위험이 두려워 규제를 풀지 말자는 것은  선수 다칠까봐 경기에 내보내지 말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정부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를 엄밀히 구분할 것입니다.  경쟁을 촉진하고 민간의 창의를 북돋우는 규제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반면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  금융위험관리와 사후감독에 관한 규제는 보강해 나가겠습니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도  착실히 추진하겠습니다.  녹색성장은 자원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환경위기와 자원위기에 대응하면서,  이를 경제발전의 계기로 삼는 일석이조의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녹색성장은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환경을 새로운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선순환의 성장을 지향합니다.  녹색성장은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경제정책입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브랜드를 높이는 외교정책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국토와 도시, 건축과 교통,  국민의 일상생활과 의식주를 바꾸는 생활혁명입니다.    녹색성장은 선진국들이 이미 들어선 길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 ASEM 정상회의에서도  국제금융위기 대책과 함께 녹색성장이 의제로 다루어졌습니다.  비록 산업혁명의 탄소시대에는 뒤졌지만,  환경혁명의 수소시대만큼은 원천기술개발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지금의 지방행정체제는 구한말 농경문화시대에  그 골격이 짜였습니다.  그 결과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행정계층을 줄이고 자치단체를 통합해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도 인구규모와 구조 변화, 교통․통신발달 등을 반영해  지방행정체제를 다시 짤 때가 됐습니다.    그동안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에 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정서의 차이로 인해  말만 무성했을 뿐 실천은 뒤따르지 않았습니다.    이번만큼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합니다.  정파 이익을 초월해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밑그림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지난 8개월 동안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짓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600여 건의 개혁법안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 중 150여 건의 법안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나머지 450여 건은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법안들은 ‘경제살리기, 생활공감, 미래준비,  그리고 선진화’ 등 4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는 새 정부가 정성껏 준비한 법안들을  심사하는 사실상의 첫 국회입니다.  국정과제를 실천하려면 법제의 정비가 불가피한 만큼,  4대 개혁법안들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정과제의 추진에는 예산의 뒷받침도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규모는  209조 2천억원으로 올해보다 7.2% 증가한 수준입니다.  내년도 기금 규모는 78조 8천억원으로  올해보다 5.8% 늘어나게 됩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능력 확충’,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선진화’, ‘녹색성장과 안전한 사회 구현 등 미래대비 투자’에 중점을 두고 짰습니다.    예산안의 각 분야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보다 22.7% 늘어난 4조 2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벤처기업의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렸습니다.  2013년까지 글로벌 청년리더와 미래산업 청년리더 각 10만명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하였습니다.    둘째,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R&D 투자에 올해보다 10.8% 늘어난 12조 3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R&D 투자는 2012년까지 GDP의 5% 수준으로 늘려 나가겠습니다.    셋째, 지역발전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하여 올해보다 7.9% 늘어난 21조 1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특히,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30대 선도 프로젝트에는  내년부터 모두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넷째, 교육예산은 올해보다 8.8% 늘어난 38조 7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고등학생 이하는 학자금을 낼 수 없는 경우 전액 지원하는 등,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다섯째, 맞춤형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9.0% 늘어난 73조 7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장기요양보험을 각각 확대했습니다. 어려울수록 정부는 서민 생활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발전과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올 해보다 23.7% 늘어난 3조 8천억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린․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보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공무원 보수와 정원을 모두 동결하였습니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겠습니다.    예산이 확정되어야 재정집행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조속히 예산을 확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역사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난국을 슬기롭게 돌파하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한 축을 담당해주셔야 합니다.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기꺼이 동참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에 초당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10년 전 외환위기 때  여와 야가 흔쾌히 힘을 합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도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밀려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정기국회의 남은 회기를  ‘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18대 국회가 훗날,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이끈  위대한 국회로 길이 기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저와 정부도 비상한 각오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나라의 어려움 앞에서 늘 그러셨듯이  다시 한 번 힘과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지금이야말로 국익을 먼저 생각할 때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노와 사의 화합만큼 더 소중한 것도 없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은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와 종교계도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언론의 역할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억수같이 장대비가 퍼부어도 구름 위에는  언제나 찬란한 태양이 빛나기 마련입니다.    이 고비를 대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위기를 딛고 발전해 온  우리 역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6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습니다.  서로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 10. 27.    대통령 이 명 박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시론] 쌀 직불금 해법,정부가 나서라/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시론] 쌀 직불금 해법,정부가 나서라/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부당신청의혹으로 불거진 ‘쌀 직불금 파문’은 지금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파문의 핵심은 농산물 시장의 전면 개방으로 어려워진 농민들에게 가야 할 보조금 성격의 쌀 직불금이 실제로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받아 갔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공무원, 공기업 직원, 전문직 종사자, 회사원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총망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경악케 한다. 이들이 그 많은 농지를 과연 왜 소유하고 있었을까. 그들 입장에서는 많지도 않은 직불금을 왜 받으려 했을까. 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든, 양도소득세 60% 부과가 과해서든, 쌀 직불금 지급대상 농민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어서든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주택이어야 할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며 농업용지여야 할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한참 됐다. 이번 쌀 직불금 파문은 이러한 투기적 수요에 의해 농지를 소유하게 된 것에서 연유된 우리 사회의 질곡이다. 우리들의 한심한 작태가 터져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농지나 토지를 사 놓으면 언젠가는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팽배해 있는 현실이 근본 요인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이번 쌀 직불금 파문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해법은 이제 더는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의해야 한다.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을 살려야 한다. 그러나 그런 자발적인 합의가 어렵다면 강제적인 방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부재지주에 대한 일제조사를 단행함은 물론 농지에 의해 혹 발생하는 이득이 있을 때는 어떤 경우이든 그 이익금을 정부가 전액 환수하면 된다. 농지로부터는 투기적 기대수익이 이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 대신 농업에 실제로 종사하는 농민에게는 확실하게 소득을 보전하는 장치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작금의 행태를 보면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을 포함한 정부는 속 시원하게 국민의 의혹과 국론분열을 풀어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없어 보인다. 뭔가 숨기는 것 같은 오해를 살 만한 행태도 엿보인다.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속이 타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치권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다가 대충 국정조사를 한 다음 뭐 하나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고 흐지부지될 것이 뻔하고, 정부는 시간을 끌다가 몇몇 책임자만 문책하고 나서 어물쩍 넘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한두 번 속은 것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현 정부로서는 과거의 일이든 현재의 일이든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국회보다는 정부가 책임지고 쌀 직불금 파문을 정리하여 국민적 의혹과 화난 농심을 풀어내야 한다. 자료가 있느니 없느니 차일피일 미루지 말아야 한다. 환부를 도려낸다는 심정으로 너와 나를 구분하지 말고 아프더라도 대수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사원 감사자료(2006년)를 포함해 2005년,2007년,2008년 쌀 직불금 지급 실태를 공개하고 직불금을 받은 모두를 조사하여 불법인지, 탈법인지, 편법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토대로 지위고하나 직업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할 것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내기를 고대해 본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 [경제 플러스] KTF 임원진 일괄 사표 제출

    조영주 전 사장의 구속기소를 계기로 KTF 전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KTF 관계자는 8일 “임원들이 책임을 통감한다는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냈다.”며 “사표는 김기열 경영지원부문장을 통해 권행민 신임 대표에게 지난 7일 전달됐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상당수의 임원 물갈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 독성분유로 양안 신뢰 깨지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멜라민 분유 파동이 중국-타이완 양안(兩岸)간 ‘신뢰’ 문제로 번졌다. 타이완 정부는 진상 파악 조사단을 꾸려 대륙에 파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또 중국산 유제품 원료가 들어간 전 제품을 판매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추가 부작용 방지”… 中 발표 불신 속내 타이완 류자오쉬안(劉兆玄) 행정원장은 “식품 안전 관계자와 의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충분한 상황 파악을 위해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부작용을 방지하고 사태에 대한 전반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국의 공식 발표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이 담겨 있다. 타이완 정부는 양안간 대화 채널인 ‘해협교류기금회’에 조사단 파견에 따른 준비를 맡겼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방식으로 사안을 다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팀은 중국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출발할 계획이지만, 중국 당국이 허가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피해를 입은 다른 나라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타이완 조사팀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단 중국 정부는 이날 싼루사가 지난 6월 타이완에 판매한 분유 25t이 멜라민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리웨이이(李維一) 중국 국무원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싼루사에 즉각 타이완에 분유 판매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거듭 독성 분유 파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환영 오찬에서 “이번 파동으로 소비자와 어린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사회적인 악영향을 끼친 데 중국 정부의 책임자로서 매우 참담함을 느끼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독성 분유 파동은 계속 번져만 갔다. 홍콩 정부는 성명을 내고 홍콩 기업인 ‘포시스’사가 제조한 딸기맛 케이크에서도 멜라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마카오 정부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제조된 네슬레사의 분유를 먹은 생후 16개월 된 아기가 신장결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中 나라술 마오타이에도 `불똥´ 이런 와중에 중국의 나라술인 마오타이(茅台)와 칭다오(靑島)맥주 등에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가질량총국이 검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아초산나트륨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마오타이는 24일 “전혀 근거 없는 보도”라면서 “허위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jj@seoul.co.kr
  • 당·청 “원내사령탑 중도하차는 막자”

    한나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의 추석 전 국회 처리 무산으로 인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12일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일괄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전체가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4시에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추경안 처리 무산에 대해 “모든 책임은 원내대표에게 있고,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데 이어 원내대표단 내부 회의에서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 홍 원내대표와 동반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홍 원내대표가 추경안 처리 무산 직후 ‘혼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며 “하지만 홍 원내대표만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며, 원내부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 모두 공동 사퇴에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추석을 맞아 국민들에게 줄 최고의 선물로 기대했던 추경안이 무산된 데 대해 망연자실해하면서도 원내사령탑의 중도 하차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안이 없다. 전투 중에 장수를 바꿀 수 있느냐.”며 “오늘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맹형규 정무수석이 홍 원내대표에게 (청와대의 사퇴 수용 불가 입장을) 아마 전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됐어야 할 추경안이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인해 정기국회까지 넘어온 만큼 모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며 “전투를 하다 보면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원내대표단이 사퇴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박희태 대표는 이와 관련,“추경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가 못되고 추석 이후로 넘어가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추석 뒤에 민주당이 태도를 고치지 않는 한 선진당과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이 일제히 사퇴할 경우 18대 첫 정기국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청와대와 정부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세제개혁안 등 각종 정책을 처리해야 하는데 원내지도부가 사퇴할 경우 모든 계획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한편 홍 원내대표와 임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은 온종일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거취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숭례문 복구현장서 지하벙커 발견

    숭례문 복구현장에서 한국 전쟁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벙커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6일 숭례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석축울타리 해체 작업 도중 서울역 방향에 있는 석축 안쪽에서 깊이 2.3m, 너비 2.1m, 길이 3.3m 규모의 지하벙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석축(石築)이란 돌로 쌓아 만든 옹벽을 말한다. 문화재청은 또 “벙커 전면에는 총구가 나 있었으며 유사시에 대비해 석축을 허물고 총을 쏠 수 있도록 재설치한 흔적도 발견했다.”면서 벙커 안에는 군용 손전등 1개와 표지판 3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표지판에 새겨진 글 중에 ‘관리책임자로 정:전투중대장, 부:동대장’과 같은 표현이 있는 점, 벙커 지역 석축 울타리가 추가로 지어진 듯한 흔적이 보이는 점, 군사정부 시절 주요 시설물 근처에 벙커를 지었던 점 등에 비춰 한국전쟁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벙커가 문화재 지역에 걸맞지 않아 철거하기로 했다.”며 “철거 전 실측작업을 통해 숭례문 복구관련 복원서에 수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숭례문 주변에 있는 석축 울타리는 1907년부터 1909년까지 약 1년 8개월에 걸쳐 통감부 산하 탁지부건축소가 숭례문 좌우 성벽을 허물고 설치한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종말과 시작의 공존’ 카키넨의 흰빛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종말과 시작의 공존’ 카키넨의 흰빛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천국에 가는 길은 매우 밝을 것이다. 찬란한 빛이 비쳐 나올 것이고 나를 영접하는 천사는 밝디 밝은 흰 옷을 입고 있을 것이다. 그 천사의 인도를 받아 다다른 천성은 눈보다 더 흴 것이고, 그 성에서 나를 환영하는 사람들은 백옥같이 흰 피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천국은 이렇게 밝은 빛, 흰빛으로 우리 심안(心眼)에 각인되어 있다. 천국이 흰빛으로 가득 차 있다고 우리가 믿는 것은 흰빛이 부활을 상징하고, 새로움과 진리, 순결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천국에 가고자 하는 사람은 그러므로 이 흰빛의 가치를 따라 살아야 할 것이다. 늘 반성하고 정진하며 순결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산다고 그대로 천국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국에 가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죽음은 그러나 빛의 영역에 속해 있지 않다. 암흑의 영역에 속해 있다. 천국의 빛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 육체의 암흑을 거쳐야 한다. 그런 점에서 흰빛은 궁극적으로 암흑의 검정과 분리될 수 없다. 죽음이 없이는 어떤 부활도, 천국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리 카키넨의 사진전(8월10일까지, 갤러리 뤼미에르)은 이 흰빛과 검정의 변증법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전시다. 카키넨의 작품은 대부분 흰색으로 덮여 있다. 미술관을 찍은 사진에서는 그림과 조각이 흰 천을 뒤집어쓰고 있고, 식당을 찍은 사진에서는 식탁과 벽이 흰 천으로 뒤덮여 있다. 계단을 찍은 사진에서도, 침실을 찍은 사진에서도 우리는 흰 천의 편재를 보게 된다. 이 흰 천의 편재는 속죄와 거듭남, 새로움을 향한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사멸과 사라짐, 부재를 지시하는 기호로도 기능한다. 주검을 덮은 천처럼 카키넨의 흰 천은 종말과 어둠, 검정에 대한 강한 환기력을 지닌 채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두 3만 개의 흰 손수건을 쌓아놓고 찍은 ‘30,000’ 시리즈는 이런 ‘종말 의식’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금은 40만 명이 넘어버렸지만, 이라크 전쟁의 희생자 숫자와 관련해 한때 부시 미국 대통령이 3만이라는 숫자를 빈번히 언급한 것을 의식해 만든 이 작품은 ‘오만과 군수산업의 결합을 위한 기념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물론 사람들이 그 숫자를 어떻게 기억하든 희생된 영혼들에게는 그게 그리 중요한 게 아닐 것이다. 그들을 뒤덮은 암흑을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통감하는 것, 그들의 부재에 대해 우리가 진정으로 아파할 줄 아는 것,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부활과 새 날의 빛은 바로 거기에서부터 비쳐들기 시작한다. 카키넨의 흰빛은 그렇게 종말과 시작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하는 빛이다. 핀란드 출신인 카키넨은 갤러리 뤼미에르가 제정한 국제 사진상 LIPA의 올 수상자로 선정되어 이번 전시를 갖고 있으며, 출품작들이 보여주듯 철학적인 깊이와 미학적인 표현의 조화가 탁월한 작가다. <미술평론가>
  • [금강산 관광객 피격 파장] ‘금강산→개성→백두산관광’ 도미노 타격 우려

    현대그룹이 금강산관광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에도 관광 중단 등 몇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민간인 피격사망’이라는 점에서 파장과 위기의식의 강도가 달라 보인다. 북측이 되레 강수를 두고 나와 금강산관광 중단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안이한 사후 대처로 비판 여론도 거세다.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9월까지 7만명 예약… 최대 400억 피해 예상 현대아산은 내심 북측의 성의있는 사고 수습을 기대했다가 오히려 “남측의 사과없이는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이 나오자 크게 당황하는 기색이다. 사안의 특성상 남북 어느 쪽도 쉽게 ‘사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금강산관광이 중대 기로에 놓인 셈이다.9월까지의 예약자 수는 7만여명. 현대아산측은 이 때까지의 관광 중단에 따른 매출피해를 최대 400억원으로 추산했다. ‘도미노 타격’도 우려된다. 우선 개성관광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당일 상품인 개성관광을 신청한 관광객들은 13일에도 500명가량이 예정대로 북측으로 출발했다. 취소인원은 37명에 불과했다. 금강산과 떨어져 있고 안전교육도 강화돼 관광객들의 신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현대아산측의 설명이지만 ‘우리 민간인을 총쏘아 죽이는 북한에 계속 외화를 갖다 바친다.’는 부정적 여론과 신변안전 우려가 커지면 관광 강행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17일 평양식당(남북 공동운영 식당) 개관식, 이달 말 비로봉 관광 개시,10월 정주영체육관 개관 5주년 기념행사, 내년 백두산 관광 등도 이미 취소됐거나 줄줄이 취소될 처지다. ●“안이한 대처” 비판… 현정은 회장 시험대에 현 회장은 지난 11일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에게서 피격사건을 보고받고도 그 날 오후 예정된 금강산관광을 중단시키지 않았다.“안이한 대처였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현대로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다. 사업주체는 현대이지만 공식 브리핑도 통일부가 한 데서 알 수 있듯 정부당국의 ‘지침’ 없이 관광중단 결정을 섣불리 내리기 힘든 때문이다. 통일부도 안이한 대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더라도 현대의 부실한 안전교육과 사후대처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법적·도덕적 타격이 더 커졌다. 이를 의식한 듯 현 회장은 지난 12일 고인의 빈소를 찾아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큰 고비 때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돌파구를 뚫었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거는 눈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10전10패… 한국 남자배구 ‘수렁’

    10전 전패. 간절하게 기다리던 월드리그 1승은 멀고도 멀었다. 한국 배구는 신치용 감독을 사령탑으로 긴급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부족한 힘과 높이의 절대열세는 단시간에 뛰어넘기 어려웠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08월드리그 국제대회 B조 조별리그 10차전 쿠바와의 경기에서 문성민(36점)의 폭발적인 고공 강타와 리베로 여오현(30)의 신들린 듯한 디그를 앞세워 풀세트 접전을 펼쳤으나 세트스코어 2-3(16-25 25-22 25-22 20-25 12-15)으로 또다시 아쉽게 역전패하고 말았다.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승리를 올리지 못하며 한국은 월드리그 10전 전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쿠바전 38연패. 2-1로 앞선 3세트까지만해도 첫 승의 희망이 엿보였다.‘단 1승’에 목마른 한국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월드리그 득점 1위이자 서브에이스 1위인 문성민의 활약은 세계 최고수준다웠고 리베로 여오현은 몸을 던져 쿠바의 공격을 걷어냈다. 하지만 쿠바의 열 다섯 살 라이트 공격수 레온(93년 7월31일생)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했다.201㎝의 키와 탄력을 앞세워 1세트에서만 서브에이스 4개 등 6점을 기록하는 22점을 뽑아내며 쿠바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러나 4세트를 내준 뒤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해진 마지막 세트 초반에 서브범실이 4개나 쏟아진 것이 아쉬웠다. 한 점씩을 주고받으며 9-9까지 팽팽히 맞섰지만 김요한(6점)의 서브 범실 이후 쿠바의 공격이 잇따라 꽂히며 9-13으로 뒤졌고 고희진의 블로킹과 문성민의 서브에이스가 터져 12-13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성적부진 통감” 장영달 회장 이번주 사퇴 한편 대한배구협회 장영달 회장은 이날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협회 이사회에서 “18∼19일 러시아 원정 경기 월드리그 일정이 마감되는 대로 협회장직을 사퇴할 것”이라면서 “배구협회도 책임있는 공적 기구인 만큼 올림픽 동반 탈락, 월드리그의 나쁜 성적 등 국민적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부 국정 쇄신해야”

    전국의 198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신뢰회복을 통해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교협 회원인 총장들은 강원도 양양에서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를 갖고 이같은 성명을 채택했다. 대교협은 “최근 사회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특히 정부는 신뢰회복을 통하여 국민통합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베이징行 좌절’ 배구대표팀 이정철 감독

    [스포츠 라운지] ‘베이징行 좌절’ 배구대표팀 이정철 감독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감독의 책임을 통감할 뿐입니다.”지난 25일 일본 도쿄에서 끝난 베이징 올림픽 세계예선에서 2연승 뒤 5연패를 당하며 ‘올림픽 본선 진출 좌절’의 성적표를 안고 돌아온 여자배구대표팀 이정철(48) 감독은 인터뷰 자체를 애써 사양했다.26일 귀국 뒤에도 경기도 용인 자택에서 칩거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주전들 줄 부상 등 악재 겹쳐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조국에 구기종목사상 첫 메달(동)을 선사했던 여자배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에 못 나가는 수모를 겪었으니 그의 심정도 이해할 만하다. 29일 오후 서울 강동구 성내동 대한배구협회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그는 사진 촬영도 극구 피하려 했다. 하지만 한 번 말문이 트이자 한국 여자배구의 문제점, 구조적 모순 등을 구체적으로 쏟아 냈다. “이번 대표팀을 꾸리는데 어느 구단 고위 관계자가 ‘메달을 따면 뭐가 좋냐. 설령 좋더라도 가서 메달 딸 수 있냐. 그럴 수 있으면 선수 내줄게.’라고 하더군요. 제가 할 말이 없었습니다.” 세계랭킹 10위권 밖이라는 객관적 열세를 뻔히 알면서도 내뱉은 말이었다. 그래서 이 감독의 속앓이는 선수단 구성부터 시작됐다. 김연경(20), 황연주(22), 한송이(24), 정대영(29) 등 주력 멤버들이 모두 빠졌다. 한유미(26)도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했다. 하지만 배구계 안팎에서는 상당수가 내심 ‘8개팀중 4위 안에는 들겠거니….’했다. 물론, 이러한 대회 전망 자체가 ‘주먹구구식’ 전력분석에 기인한 것이었고, 게다가 국제배구연맹(FIVB)과 소통 부재로 규정의 변경 사실을 전달받지 못해 빚어진 ‘오판’이었음을 대회가 다 끝난 다음에서야 알게 됐지만 말이다. ●국제연맹과 소통 부재·주먹구구식 전력 분석도 문제 이 감독은 “악재가 겹친 측면이 컸습니다.”라면서 “경기력 측면이나, 대표팀에 대한 집중도 측면 등 거의 대부분에서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에 가까웠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이겨야 할 카자흐스탄과 도미니카는 물론, 우리가 이겼던 태국도 배구 역량이 총동원됐습니다. 구단과 연맹의 유기적인 협조 필요성을 절감했지요.”라고 덧붙였다. 열악한 여자배구의 저변도 지적했다. 한국 여자배구 고교팀은 전국에 모두 16개. 반면 일본은 무려 3000개를 상회한다. 이 통계만으로도 이미 ‘게임 끝’이다. 또한 태국, 카자흐스탄 등은 모두 해외리그에 선수들을 진출시키는 등 선진 배구를 몸으로 배워 오고 있다. 이것만 봐도 아시아 최강이란 신화는 이미 ‘흘러간 옛 노래’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에 필요한 조건으로 ▲대표팀 안정적 훈련 기간 확보 ▲유스팀, 청소년팀, 성인팀 등을 아우르는 전임 감독 체제 마련 등을 맨먼저 꼽았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 선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대한배구협회와 프로배구연맹의 유기적 협조 체계 마련을 들었다. 현실적 이해관계의 충돌은 불가피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프로배구와 국가대표팀은 서로 갈라져서는 공멸할 수밖에 없는 ‘샴 쌍둥이’와 같은 존재라는 설명이다. ●안정적 훈련기간·전임 감독제 등 필요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이 전한 대회 중 일화 하나. 예선 6차전 카자흐스탄에 0-3으로 패한 지난 24일 오후 도쿄 숙소에 어느 구단의 고위인사가 찾아 왔다고 한다. 이 감독은 그에게 “와서 보니 일본 배구 열기가 부럽지 않은가.”라면서 마음 속에 담아둔 얘기를 일부 털어 놓았다. 그러자 그는 “경기장에도 갔지만 팀구성에 협조도 못해줘 차마 (이 감독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호텔로 왔다.”며 “이 감독의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배구계에 켜켜이 누적된 오해와 불신, 상이한 이해 관계의 충돌에 대한 해결 실마리는 결국 상호 이해다. 이 감독은 “귀국한 뒤 연맹과 협회 홈페이지에 팬들이 올린 글을 봤습니다. 팬들께서도 대표팀, 혹은 개별 선수들, 구단에 대한 비판만큼이나 애정과 믿음을 보내 주시면 한국 여자배구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라며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정철 감독 프로필 ●생년월일 1960년 3월27일 ●출신학교 청주 청석고-성균관대 ●경력 ▲83∼88년 금성 ▲89∼2001년 성균관대, 효성, 호남정유, 현대건설 등 코치 ▲94∼97년 여자국가대표팀 코치 ▲2002∼2003년 흥국생명 감독 ▲2006∼2008년 여자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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