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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책길] 김일성 개인숭배가 뉴노멀이 된 평양의 결정적 하루

    [세책길] 김일성 개인숭배가 뉴노멀이 된 평양의 결정적 하루

    각종 K시리즈가 유행하다보니 한국의 문화와 지리, 더 나아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 속에서 전세계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 많은 K시리즈를 한반도 북쪽에 있는 또 다른 K와 혼란스러워하거나 비교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문제는 남과 북 모두에게 아주 오래된 숙제나 다름없다. 분명 수천년을 동일한 정치사회문화 속에서 살았는데 왜 이렇게나 다른 나라가 돼 버렸을까. 정치체제는 하늘과 땅 차이인데, 경제 시스템과 성적표는 더 크게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구성하는 국민 혹은 인민들의 사고방식이 무척이나 달라져 버렸다. 무엇이 남과 북을 전혀 다른 사회로 만들었을까. <예고된 쿠데타, 8월 종파사건>은 남과 북이 서로 다른 경로를 가게 된 분기점으로 남쪽에선 1960년 4·19, 북쪽에선 1956년 8월에 있었던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꼽는다. 남쪽에선 4월혁명을 통해 이승만과 자유당 정부를 무너뜨린 승리를 거뒀다. 이는 부마항쟁과 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과 촛불집회, 두 차례 탄핵에 이르는 원초적 경험을 형성했다. 이에 비해 북녘에서 조선노동당 내부 토론을 통해 김일성 개인숭배를 비판했던 사람들이 추방되고 처형되고 숙청됐던 좌절은 이후 체제에 저항하거나 비판할 싹 자체를 밟아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평양을 자주 방문하는 지인한테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이후 협상에 참여했던 핵심관계자들이 대거 숙청됐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최고존엄에게 실패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없는 사회에선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싶다. 남북협상이나 북미협상에서 일반적인 실무협상보다는 정상회담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는 것 역시 원인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뿌리는 이미 한국전쟁 책임을 ‘박헌영을 비롯한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지도부가 미국 제국주의 간첩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던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사실 최고지도자 개인숭배 문제는 1950년대만 해도 남과 북이 오십보 백보였다. 평양에서 김일성이 미제를 물리친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받을 때 서울에선 이승만을 북괴의 침략을 물리친 국부로 포장되고 있었다. 서울 남산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이승만 동상이 세워졌고 심지어 서울시를 이승만의 호를 따 ‘우남시’로 이름을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기도 했다. 저자가 남과 북의 차이를 만든 결정적 분기점으로 꼽는 ‘8월 종파사건’은 1956년 8월 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무대다. 저자는 조선노동당의 정파적 해석이 지나치게 강한 ‘8월 종파사건’이 아니라 가치중립적인 용어인 ‘8월 전원회의 사건’으로 부른다. “체제 발족 이래 김일성을 비롯한 조선노동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비판받은 유일무이한 사건(5쪽)”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사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기존에는 소련의 후원을 받는 소련파와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연안파가 당내 패권을 추구하려다 실패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에 비해 저자는 옛 소련 쪽 문서와 소련 주재 대사를 지냈던 이상조 등 관계자들이 남긴 회고록을 비롯한 각종 1차사료를 광범위하게 분석해 실체를 추적한 끝에 평양이 내세우는 공식역사와는 매우 다른 실체를 재구성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노동당 공식행사에서 김일성 공개비판저자에 따르면 8월 전원회의 사건은 무엇보다도 김일성 개인숭배에 노동당 내부에서 거부감과 반발이 분출한 게 핵심 원인이었다. 1956년 2월 열렸던 소련공산당 제20차대회에서 총서기 흐루쇼프가 스탈린 개인숭배를 강하게 비판한 것을 계기로 집단지도체제와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그 영향을 받아 김일성 개인숭배를 조장한 김일성을 비롯한 조선노동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세력 형성을 촉발했다. 이참에 조선노동당에서 당내민주주의와 집단지도체제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분출한 게 1956년 8월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였다. 김일성 개인숭배는 정부수립 이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었다. 김일성 초상화가 실린 신문으로 책을 포장했다가 징역 5년형을 받거나,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키며 “당신은 인민들 사정을 모르고 있어!”라고 성토한 어느 농민은 징역 7년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130~131쪽). 항일투쟁을 김일성 혼자 다 한 것처럼 역사를 왜곡하는 일도 벌어졌다. 개인숭배에 비례해 정책 실패도 심각해졌다. 1955년 곡물 부족분이 25만t에 달할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했지만 김일성이 주도한 중공업 우선 정책 때문에 주민들 수만명이 굶어 죽는 사태도 벌어졌다. 개인적으로 생생한 증언을 들은 적도 있다. 소련 시절 사할린에서 태어나 자란 동포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소련 정부 추천을 받아 1950년대 평양에 있는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평양 경험을 매우 부정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조선노동당은 김일성 개인숭배가 너무 심각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학교 건물 곳곳에 김일성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손가락질만 잘못 해도 큰일 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얼마 안돼 소련으로 귀국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스탈린 개인숭배를 청산하려는 소련의 후원을 등에 업고 김일성 개인숭배를 공격해 정책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계획의 핵심 주동자는 서휘·윤공흠·이필규·고봉기·이상조 등 40대 초반 소장인사들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전원회의장에서 상업상 윤공흠이 갑자기 발언권을 요구한 장면일 것이다. “나는 우리 당내에 존재하는 개인 숭배와 그것이 불러온 악영향에 대해 토론하려 합니다. … 당과 국가의 권력이 한 사람의 수중에 장악돼, 당내 민주주의와 집단 체제가 훼손되고 법질서가 유린되기에 이르렀습니다(320쪽).” 당 중앙위원 71명과 후보위원 45명,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급 이상 간부들까지 더해 150여명에 이르는 고위 당원들이 참석한 내각 회의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윤공흠에게 욕설을 퍼붓흔 소리, 발을 구르는 소리, 휘파람 소리, 책상을 치는 소리 등으로 장내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되었다(321쪽).” 윤공흠이 발언을 제지당하자 최창익도 나섰다. 그는 “당원이 자기 의견을 밝히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당원의 발언을 억압하는 행위야말로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입니다. 윤공흠 동지의 토론을 끝까지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322~323쪽)”라고 했다. 하지만 “반당분자는 토론을 중단하라!” “반당 종파분자를 끌어내려라!”는 고성이 난무하는 속에서 더이상 제대로 된 논의는 불가능했다. 김일성 1인독재 비판은 김일성 등 노동당 지도부한테 철저히 진압당했다. 서휘, 윤공흠, 이필규,김강은 그날 바로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망명했다. 다음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선 <최창익, 윤공흠, 서휘, 이필규, 박창옥 등 동무들의 종파적 음모행위에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채택하고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반당적 책동”으로 규정했다. 8월 전원회의 사건은 대숙청으로 이어졌다. 소련과 중국이 김일성을 제지하면서 한동안 어색한 동거가 이어졌지만 결국 중소갈등 와중에 김일성의 지지를 필요로 했던 소련과 중국도 당내 비판세력을 외면했다. 거칠 것이 없어진 김일성은 가혹한 숙청에 착수했다. “마침내 반격이 시작되었다(449쪽).” 1957년 7월부터 1년 동안 3912명이 노동당 당적을 박탈당했다(534쪽). 주도자로 몰린 최창익과 박창옥은 비밀재판 끝에 사형선고를 받았다(460쪽). 원로 독립운동가이자 저명한 국어학자로 당시 명목상 국가원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두봉은 가혹한 자아비판 끝에 평안남도 맹산군에 있는 농장으로 쫓겨났다(502쪽). 옛 의열단 지도자 김원봉은 “해방 전후 각각 중국국민당과 미국의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혐의(552쪽)”를 뒤집어쓰고 수감돼 있다 자살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활동했고 해방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다 납북됐던 조소앙 역시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대동강에 뛰어들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557쪽). “이제 김일성 주위에 남아 있는 이들은 아첨꾼들과 기회주의자들뿐이었다(558쪽).” 이즈음 등장한 정치담론이 ‘주체’다. 김일성 개인숭배에 대한 국내외 비판, 특히 소련의 비판에 대한 대항논리로 출발했다는 저자의 지적도 흥미롭다. 소련조차 극복하고자 했던 스탈린주의가 주체사상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동지들의 비판조차 수용하지 않고 변화를 거부한 선택은 “오늘날 북한을 경직된 체제로 만든 결정적 요인(27쪽)”이 됐다. 저자가 치밀하게 분석하는 8월 전원회의 사건은 치명적인 약점 또한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당시 김일성 비판세력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돼 있다. 김일성의 탄압을 피해 망명한 사람들이 향한 중국은 마오쩌둥 개인숭배로 홍역을 치르던 곳이었고, 결국 문화대혁명이라는 10년에 걸린 재앙으로 이어졌다. 그 망명자들이 개인숭배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가 향한 곳에서 또다른 개인숭배에 대해 아무 할 말도 못한 채 여생을 지냈다는 건 그 자체로 비극이자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모순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그들이 그토록 존경했던 마오쩌둥은 소련과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 김일성의 지지가 절실해지자 이들을 평양으로 되돌려보내겠다고 김일성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오히려 김일성이 “더이상 그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필요한 일꾼들이 아니(559쪽)”라며 거절했다. 1958년 2월 평양을 방문한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 역시 “망명자들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공산당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에도 반기를 들었다고 비판하며 그들을 ‘수정주의자들’이라고 몰아붙였다(559쪽).”
  • “삶의 소중함 알았기에”…피부암 극복한 50대 뇌사 장기기증

    “삶의 소중함 알았기에”…피부암 극복한 50대 뇌사 장기기증

    흑색종 피부암을 앓았기에 아픈 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던 윤기명(55) 씨. 그가 삶의 마지막 길에서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2018년 피부암 진단을 받은 윤 씨는 5년간의 치료 끝에 지난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삶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꼈다”며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던 그는 지난 7월 출근길 차량에서 쓰러져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을 기증해 다섯 명의 생명을 살렸다. 생전 TV 프로그램에서 아픔을 겪는 아이들을 보고 “기회가 되면 장기를 기증하자”고 가족과 약속했던 윤 씨. 가족들은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던 사람”이라며 “삶의 마지막에도 다른 생명을 살리고 싶어 하던 뜻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윤 씨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책임감 강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고교 시절 야구부에서 활약했지만 형편 탓에 꿈을 접어야 했고, 이후 아들과 야구를 하며 잃었던 꿈을 함께 이어갔다. 학교 졸업 후 한전KPS에 입사해 34년간 근무하며, 집안일을 나누는 자상한 남편이자 따뜻한 아버지로 살았다. 아내 전영신 씨는 “기명 씨, 내가 장난 많이 쳐도 다 받아주고 사랑해 줘서 고마웠어. 다음 생에는 오빠가 내 아내로 태어나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많이 사랑해”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병마를 이겨낸 뒤에도 더 많은 사랑을 나누겠다고 결심한 기증자와 유가족께 감사드린다”며 “이 숭고한 선택이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게 비추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 전북도 ‘공항 TF’ 가동…전방위 대응 나선다

    전북도 ‘공항 TF’ 가동…전방위 대응 나선다

    전북도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지원 추진 TF팀’을 가동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 최근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진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과 관련해 공항 필요성과 정당성을 입증하고 대외 홍보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는 18일 행정부지사 주재로 첫 TF 회의를 개최하고, 항소심과 집행정지 결정 대응 및 도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항 TF는 ▲총괄지원팀(기획조정실장) ▲공항지원팀(건설교통국장) ▲새만금지원팀(새만금해양수산국장) ▲환경분쟁대응팀(환경산림국장) ▲도정홍보팀(대변인) 등 5개 팀 9개 실과로 편성됐다. 총괄지원팀은 지휘부 보고와 대응관리 총괄, 국가 예산 대응을 담당하고, 공항지원팀은 소송 대응 지원과 국토부 협력, 2심·집행정지 소송 대응을 맡는다. 새만금지원팀은 새만금 사업 영향 검토와 새만금개발청과의 협력을, 환경분쟁대응팀은 야생조류 대체서식지 조성 방안 마련, 도정홍보팀은 공항 건설 필요성 홍보와 브리핑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을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도는 법원이 지적한 조류 충돌 위험성, 경제성 부족, 환경 파괴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반박 자료를 정교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노홍석 행정부지사는 “새만금국제공항은 전북의 미래이자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적인 인프라”라며 “TF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 과학적 검증, 전방위적인 소통을 빈틈없이 추진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의 정당성을 명확히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 시내버스서 쓰러진 시민, 운전기사가 심폐소생술로 살려

    시내버스서 쓰러진 시민, 운전기사가 심폐소생술로 살려

    시내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70대 남성을 운전기사가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쯤 동남구 목천읍으로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고 있던 7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버스를 운행 중이던 삼안여객 소속 승무원 최수일(57)씨는 즉시 차량을 멈추고 119에 신고 후 바로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최 씨는 구급대 도착 전까지 환자 맥박과 호흡을 확인하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에 승객을 인계했다. 남성은 병원 이송 중 구급차 안에서 의식을 되찾았고 건강을 회복 중이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운수종사자 안전의식과 책임감을 잘 보여주는 모범사례”라며 “승무원 대상 응급처치와 안전교육 등을 강화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내 스타일” 납치한 여자를 신부로…미성년자 유괴해 결혼하더니

    “내 스타일” 납치한 여자를 신부로…미성년자 유괴해 결혼하더니

    카자흐스탄에서는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을 납치해 신부로 삼는 ‘알라카추’라는 풍습이 여전히 존재한다. 불법임에도 ‘전통’이라는 이유로 관행이 이어지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결국 강제 결혼 자체를 별도 범죄로 규정하며 칼을 빼들었다. 16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매체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날부터 시행되는 법률을 통해 강제 결혼과 신부 납치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새 법안은 결혼을 강제로 강요하는 행위를 공식적으로 범죄로 인정하며, 위반 시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번 형법 개정은 시민의 권리와 자유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전 형법 제125조는 ‘납치’ 사실이 입증될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했다. 결혼 강요나 가족·사회적 압박 등은 따로 규정되지 않았고, 납치 가해자가 피해자를 자발적으로 풀어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면책 조항까지 있어 허점이 컸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해당 조항은 삭제됐다. 새로 신설된 형법 제125-1조 ‘결혼 강요’는 단순한 납치뿐 아니라 폭력·압력·심리적 강요를 통한 결혼까지 포함한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집단 범행일 경우, 또는 공무상 지위를 남용했을 경우에는 가중처벌이 적용된다. 경찰은 “이전에는 납치된 사람을 자발적으로 풀어준 사람은 형사 책임에서 면제될 수 있었다”며 “이제 이러한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는 현지에서 여전히 만연하는 강제 결혼 목적의 여성 납치 관행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알라카추는 900년 넘게 이어져 온 ‘현대판 보쌈’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유괴되면 그와 결혼해야 하는 풍습이다. 카자흐스탄 서부 망기스타우주 검찰청은 “결혼 강요란 압력이나 폭력을 통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결혼을 성사시키는 행위다. 이는 중대한 인권 침해”라며 “여성의 동의 없이 납치하는 것은 전통이 아니라 범죄”라고 지적했다.
  • [사설] 안미경중 종언 속 한중 협력, 구동존이 자세로 모색해야

    [사설] 안미경중 종언 속 한중 협력, 구동존이 자세로 모색해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어제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경제 협력, 해양 갈등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북중러 밀착으로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정세 속에서 한국 외교의 좌표를 묻는 시험대였다. 이번 회담은 북한 문제와 군사적 긴장 완화가 핵심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직후 이뤄진 회담이어서 의미는 더 각별했다.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 가는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동북아 안보의 판을 흔들고 있다.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키고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유도해야 한다는 책임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한 것은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서해 구조물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치한 해상 구조물은 국제법적 근거가 빈약할 뿐 아니라 어민 활동과 해양 질서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양국의 공동 조사와 협의 메커니즘을 마련해 신뢰 회복의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 협력 분야는 기회와 도전이 교차한다. 미중 전략 경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보호무역주의는 심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 타격이다. 서로 다른 입장은 인정하면서도 공통의 이해를 살리는 ‘구동존이’ 정신이 절실하다. 왕 부장은 “상호 윈윈의 목표를 향해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했으나 외교적 수사로 그치지 않으려면 한한령 해제, 문화·인적 교류 확대 등 가시적 조치가 따라야 한다. 한중 관계 설정의 오랜 공식이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폐기된 현실이다. 미중 경쟁이 안보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 지금 과거의 모호한 균형 논리로는 어떤 실익도 기대할 수 없다. 미국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과의 협력 구도를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패와 직결된다.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은 이번 APEC은 세계 질서 재편을 가늠할 최대 외교 무대가 될 것이다. 한국이 한중 관계를 안정감 있게 관리하고 실질적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다면 다자 협력의 추진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중 사이에서 주도적 외교 공간을 넓힐 수 있다. 한중 첫 회담은 양국이 실사구시 정신에 입각해 협력의 틀을 새로 짜야 할 출발점이다. 말뿐인 파트너십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한중 관계가 안정을 찾아야 할 것이다.
  • ‘웨스팅하우스 논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사의

    ‘웨스팅하우스 논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사의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합의 논란으로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7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황 사장은 최근 정부에 사직서를 냈다. 황 사장은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출신으로, 2022년 비(非)관료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한수원 사장직에 올랐다. 지난 8월 3년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그동안 사장직을 지켜왔다. 황 사장이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은 ‘웨스팅하우스 불공정 합의’ 논란과 관련, 책임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때 한수원이 체코 원전 사업을 무리하게 수주하려다 웨스팅하우스에 원전 1기 수출당 1조원 이상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과 로열티를 약속한 불공정 합의를 했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이후 대통령실 지시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과정이 적법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관련 질의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정당하다고는 생각할 순 없다”면서도 “그래도 감내하고 이익을 남길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960만 회원 롯데카드, 해킹 피해 예상보다 클 듯… MBK 책임론도

    960만 회원 롯데카드, 해킹 피해 예상보다 클 듯… MBK 책임론도

    960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롯데카드의 해킹 사고 피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파악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 규모가 수십만~수백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단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보상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롯데카드 해킹 사고로 인한 정보 유출 범위와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작업을 이날로 완료했다. 당초 롯데카드는 금융감독원에 1.7기가바이트(GB) 분량의 데이터가 유출됐다고 보고했으나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은 롯데카드 해킹 사고와 관련해 “카드 정보 등 온라인 결제 요청 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카드가 해킹 사고를 인지한 건 지난 8월 31일이었지만, 금감원이 파악한 바로는 해킹에 따른 내부파일 유출은 이보다 17일 앞선 8월 14~15일 2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같은달 16일까지 추가 유출 시도가 계속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가적인 본인 인증 절차 없이 현재 유출된 정보만으로는 카드 결제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신고된 부정 사용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최고 수준의 경계감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고 경위, 보상안 등을 발표한다. 조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이번 침해 사고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전액을 보상해 드릴 것”이라며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고객 보상 방안으로 탈퇴 회원 대상 연회비 무차감 환불 등이 거론된다. SK텔레콤은 이용자 해킹 피해 후속 조치로 한 달간 T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 혜택을 제공했다. 조 대표는 사태 수습에 집중하기 위해 전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카드·캐피털사 대표들의 간담회 자리에도 불참했다. 간담회에서 이찬진 원장은 롯데카드 사태를 겨냥해 “최근 금융권의 사이버 침해사고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 번의 사고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무관용 원칙을 가지고, 사이버 보안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하라”고 지적했다. 롯데카드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최대주주 MBK가 수익 극대화에 치중하면서 보안 투자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진다. MBK는 지난 2019년 1조 3800억원에 롯데카드 지분 약 80%를 인수한 뒤 지난 2022년 3조원에 팔겠다고 내놨다가 실패했고, 이어 지난 5월 2조원으로 희망 가격을 낮췄지만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 [단독] 건설사는 등록 말소, LH는 과징금… 민간에만 가혹한 산재 대책

    [단독] 건설사는 등록 말소, LH는 과징금… 민간에만 가혹한 산재 대책

    LH, 9·7 대책 후 시행까지 맡는데 사망 사고에도 과징금 부과만 가능민간과 달리 과징금 규모도 ‘깜깜이’정부 “기관장 해임 등 대책 마련” 정부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를 계속 내는 건설사에 최고 등록 말소까지 추진하는 내용의 강력한 처벌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제외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특히 LH는 9·7 부동산 공급 대책으로 향후 시행사 역할까지 맡는다. 안전에 대한 관리와 책임이 대폭 커지는 데 반해 처벌은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이번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연간 3명 이상 사망한 건설사의 경우 영업이익의 5% 이내, 하한액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7일 “LH는 영업이익을 공시하지 않는 공공기관이어서 일정액의 과징금만 부과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종합건설사 1만 7188곳 가운데 영업이익이 30억원 이하인 기업은 총 1만 6708곳(적자 기업 4953곳 포함)으로 전체의 97.2%에 이른다.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의 경우 30억원 이하 과징금을 받으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라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70조원대의 LH 부채 해결을 비롯한 지원을 약속한 상황에서 LH에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종합대책에는 3년간 영업정지 2회 처분 이후 추가로 영업정지 사유가 발생한 건설사의 경우 등록 말소 규정도 신설했지만, LH엔 이런 처분도 적용되지 않는다. LH는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적용 대상인 ‘건설사업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산법에 따른 건설업 등록 말소는 건설업으로 등록된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도 “영업정지는 사망 사고가 다수 발생 시 국토부에 요청하고 국토부가 건산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처분을 위임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그동안 발주만 했던 LH는 9·7 대책 이후 시행사 역할까지 맡게 된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안전관리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LH 발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총 18건이었다. 건설사들은 “(이런 LH가 처벌 대상에서 빠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논란과 관련, 정부는 공공기관에 우회적인 경로를 통해 페널티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대해선 기관장을 해임하거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감점하는 식으로 불이익을 주는 법적 근거도 종합대책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 회사 위한 결정은 줄줄이 무죄… 법원, 경영 판단 존중하는 추세

    회사 위한 결정은 줄줄이 무죄… 법원, 경영 판단 존중하는 추세

    횡령·배임 무죄율, 형사사건의 2배모호한 처벌 규정에 檢 기소 남발도페이퍼컴퍼니 동원한 대출에 ‘무죄’법원 “공통의 경제적 이해관계 가져”법조계 “법 고쳐 기획수사 방지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연달아 ‘배임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15일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는 “한국에서 기업인이 투자 결정을 잘못하면 배임죄로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외국 기업인들에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7월에도 “배임죄 남용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했다. 법 조항이 모호해 해석의 여지가 넓다 보니 검찰이 그동안 배임죄를 고리로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법연감에 따르면 횡령·배임죄의 무죄율은 6.9%로 전체 형사사건(3.3%)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무리한 기소가 많았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이에 법원도 기업의 경영 판단을 존중하며 법 적용을 엄격하게 보는 추세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배임죄의 최근 판결 경향을 짚어 봤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기업의 경영상 판단이었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는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 업무상 배임죄를 무죄로 판결했다. 부동산 개발업자 A씨는 6개 법인을 사실상 모두 본인이 운영하며 은행에서 회사 명의로 약 446억원을 빌렸다. 대출을 쉽게 받으려고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회사 간 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공사비에 사용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갚을 능력이 없는 회사에 돈을 빌려줘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으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각 법인이 공통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만큼 합리적 경영 판단의 범위에 속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선업체 SPP조선 사건에서도 일부 무죄가 인정됐다. SPP조선은 이사회 의결 없이 계열사인 SPP율촌에너지 물품 1270억원어치를 구매한 뒤 ‘회복 불가능한 손실’로 회계 처리했고, 검찰은 이낙영 회장을 배임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계열사 간 지원이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 철강업 대표도 사실상 본인 소유인 부실기업에 돈을 빌려줬다가 기소됐지만 무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기업 경영에는 위험이 포함돼 있고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한 경우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외국의 경우 형법상 배임이 아닌 민사소송으로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지만 이마저도 기업의 경영상 판단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배임죄를 두고 ‘진작에 개정됐어야 할 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고위 법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배임죄는 수사기관의 자의성에 기반한 기획 수사의 온상이 되기 쉽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도 “공격적인 새로운 경영 전략도 결과적으로 실패하면 배임죄로 기소될 수 있다”며 “이제는 민사상 손해배상 강화 등 다른 대안을 강구할 때”라고 조언했다.
  • [사설] 안미경중 종언 속 한중 협력, 구동존이 자세로 모색해야

    [사설] 안미경중 종언 속 한중 협력, 구동존이 자세로 모색해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어제 베이징에서 열렸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경제 협력, 해양 갈등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북중러 밀착으로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정세 속에서 한국 외교의 좌표를 묻는 시험대였다. 이번 회담은 북한 문제와 군사적 긴장 완화가 핵심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직후 이뤄진 회담이어서 의미는 더 각별했다.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 가는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동북아 안보의 판을 흔들고 있다.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키고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유도해야 한다는 책임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한 것은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서해 구조물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치한 해상 구조물은 국제법적 근거가 빈약할 뿐 아니라 어민 활동과 해양 질서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양국의 공동 조사와 협의 메커니즘을 마련해 신뢰 회복의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 협력 분야는 기회와 도전이 교차한다. 미중 전략 경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보호무역주의는 심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 타격이다. 서로 다른 입장은 인정하면서도 공통의 이해를 살리는 ‘구동존이’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런 맥락에서 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협력이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한한령 해제와 문화·인적 교류 확대 같은 가시적 조치가 뒤따라야 기업과 국민이 외교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 한중 관계 설정의 오랜 공식이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폐기된 현실이다. 미중 경쟁이 안보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 지금 과거의 모호한 균형 논리로는 어떤 실익도 기대할 수 없다. 미국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과의 협력 구도를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패와 직결된다.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은 이번 APEC은 세계 질서 재편을 가늠할 최대 외교 무대가 될 것이다. 한국이 한중 관계를 안정감 있게 관리하고 실질적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다면 다자 협력의 추진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중 사이에서 주도적 외교 공간을 넓힐 수 있다. 한중 첫 회담은 양국이 실사구시 정신에 입각해 협력의 틀을 새로 짜야 할 출발점이다. 말뿐인 파트너십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한중 관계가 안정을 찾아야 할 것이다.
  • 중대재해 발생 기업 ‘금융 리스크’…대출 문턱 높아지고 보험료 는다

    앞으로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고, 보험료도 더 많이 내야 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5일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앞으로 기업의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이력을 대출 심사에서 비중 있게 반영해야 한다. 신용평가 항목과 등급조정 항목에 중대재해 이력을 명시적으로 넣어야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사에서 중대재해 기업의 위법 행위 수준에 따라 기업평가 평점 감점폭을 5~10점으로 확대하고, 보증료율 가산 제도도 신설한다. 보험사 역시 최근 3년 내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는 배상책임보험, 건설공사보험, 공사이행보증 등에서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더 물린다.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이나 중대재해처벌법상 형사 판결이 내려질 경우 해당 내용을 당일 공시해야 한다. 또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는 해당 기간 중 발생한 사고 현황과 대응조치 등을 담아야 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도 중대재해 발생 여부를 투자 판단 요소로 고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와 가이드라인이 개정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도 반영이 의무화돼,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이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된다. 안전관리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에는 혜택이 주어진다. 안전설비 신규 투자 대출에는 금리를 우대하고, 안전우수 인증 기업에는 금리·한도·보증료를 우대하는 금융상품이 신설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재해를 예방하지 못한 기업에는 불이익을, 안전관리를 잘한 기업에는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석훈 경기도의원, 조례 3% vs 현실 0.68%…“외면받는 장애인생산품”

    전석훈 경기도의원, 조례 3% vs 현실 0.68%…“외면받는 장애인생산품”

    전석훈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 3)은 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복지국 소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2023년 조례 개정으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비율을 1%에서 3%로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 실제 구매 실적이 0.68%에 그친 사실을 지적하며 집행부의 무책임과 관리 부재를 지적했다. 전 의원은 복지국장을 상대로 “본의원이 발의한 개정조례로 기존 1%에서 3%로 상향 조정했다. 이 상향 사실을 알고 있느냐”라고 질의했으나, 복지국장은 “상위법은 1%”라고 답해 조례 개정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의원은 “2년 전 바뀐 경기도 조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장애인복지정책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라며 질타를 이어갔다. 전 의원은 “우선구매는 말로 하는 복지가 아니라, 계약과 구매라는 실행으로 도민 앞에서 증명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목표를 3%로 높여놓고 실적이 0.68%라면 이는 정책의 실패이자 행정의 실패”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실패의 원인을 점검하기는커녕, 소관 간부가 기본 조례조차 숙지하지 못한 채 상위법만 기계적으로 읊었다는 점”이라며 “이 정도 인식이라면 부서의 업무 점검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그간 경기도가 ‘구매 비율 확산’을 내세워 각종 홍보와 캠페인을 진행해 왔지만, 결과 수치가 0.68%에 머문 이상 “효과가 없었다”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를 내지 못한 방식에 예산을 더 붓는 관행을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라며 “복지국은 지금, 이 순간부터 기존의 홍보·권고 중심 접근을 접고, 새로운 행정 기획으로 전면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전 의원은 끝으로 “장애인 생산 시설에서 근무하는 근로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구매 계약서 한 장, 납품 한 건으로 변화가 시작된다”라며 “경기도가 약속을 지키는 행정으로 돌아온다면, 0.68%라는 초라한 숫자는 빠르게 교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석훈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촉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도내 장애인 자립지원을 돕기 위해 도와 공공기관이 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을 3%로 높이는 내용으로 2023년 3월 6일 공포됐다.
  • “LG 이겨서 좋았는데 내 차가…” 야구 경기 후 경찰까지 출동, 무슨 일

    “LG 이겨서 좋았는데 내 차가…” 야구 경기 후 경찰까지 출동, 무슨 일

    한밤에 프로야구 경기가 끝난 뒤 관람객들이 인근 주차장에 있는 차를 빼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 16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T 위즈 간 시즌 14차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의 변수는 비였다. LG가 2-1로 앞서던 3회 말 심판진은 기습적인 폭우로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1시간 47분이 지난 오후 9시 3분에서야 경기가 재개된 것이다. 흐름이 끊길 법도 했던 LG는 9회까지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면서 10-6 승리를 따냈다. 오랜 우천 중단으로 인해 경기는 개시 5시간 12분 만인 오후 11시 42분에서야 끝났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일부 팬들은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마주해야 했다. 경기에 앞서 이들이 야구장 인근 홈플러스 북수원점 건물에 주차한 차가 매장 영업시간이 끝나며 갇혀버린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 종료 후 홈플러스 건물에서 한동안 출차하지 못한 차량은 약 30대에 이른다. 17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게시판에 당시 현장 사진을 올리고 “홈플러스 북수원점 주차 시간 마감이 기존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바뀌면서 주차장 셔터를 닫아버렸다. 경찰 출동하고 난리였는데 홈플러스 측은 주차 대행사 잘못이라 (차단기를) 못 열어준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누리꾼은 이어 “약 1시간 대치 후 (차단기를) 열어주고서는 주차비를 다 내라더라”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경영난을 마주한 홈플러스의 영업시간 단축과 프로야구 경기 지연이 맞물리면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최근 홈플러스는 운영비 절감을 위해 기존에 오후 11시 또는 자정까지 영업했던 점포 68곳의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홈플러스 점포 123곳의 영업시간이 모두 오후 10시로 맞춰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북수원점도 원래 자정까지 문을 열었으나 해당 조치에 따라 영업시간을 2시간 줄였다. 이곳 주차 대행사도 줄곧 자정까지 주차장을 운영하다가 최근에서야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로 조정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야구팬들이 이날 오후 10시까지 차를 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장과 주차장에 게시된 안내문 등을 확인하고 미리 차량을 빼낸 이용객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북수원점과 수원KT위즈파크는 교차로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있을 정도로 가깝다. 이에 따라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수원종합운동장 주차장과 함께 ‘직관 시 주차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4시간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해, 경기 관람 전 미리 생필품을 사거나 야구장에서 즐길 먹거리를 구매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이 소식을 본 일부 누리꾼은 “홈플러스도 야구팬으로 인한 매출이 꽤 될 텐데 아쉽다” “연간 KT 홈경기가 70경기 이상인데 그 수요를 놓치면 타격이 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이번 일에 홈플러스의 책임은 없어 보인다” “나도 어제 봤는데 홈플러스에서 계속 오후 10시 전에 차 빼야 한다고 방송했다”는 반론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주차 대행사와 홈플러스 간 소통의 오류로 팬들이 피해를 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 경북도의회, 2025년을 청렴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재도약 총력

    경북도의회, 2025년을 청렴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재도약 총력

    경북도의회(의장 직무대리 최병준 부의장)는‘도민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목표로 공정하고 투명한 청렴경북의회를 실현하기 위해 2025년을 청렴 혁신 원년으로 삼아 반부패·청렴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경북도의회가 마련한 2025년도 반부패·청렴 종합계획에는 ①청렴리더십 강화 ②이해충돌 방지 기반 정착 ③부패요인 사전 차단 ④도민과 함께하는 청렴문화 확산 등 4대 추진전략이 담겨져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2025년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는 청렴체감도 60%, 청렴노력도 40%, 부패실태 감점(최대 10점)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청렴체감도의 비중(80%→60%)을 낮추고 청렴노력도의 비중(20%→40%)을 확대함으로써 기관의 반부패 노력에 대한 비중을 대폭 향상했다. 경북도의회는 지난해 청렴노력도 부문(20%)에서는 1등급 만점을 받아 제도 개선을 위한 내부적인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 향후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북도의회는 2025년 올해에도 청렴노력도 향상을 위한 내부 노력 강화로 제도적 기반 확립, 감점 요인 사전 차단을 위한 상시 점검을 핵심 대응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공무국외출장 조례 개정, 온라인 방청 신청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이미 추진하며 청렴 취약 분야를 보완하고 있으며, 이해충돌 방지제도의 자체 점검을 실시해 연 2회 이상 수의계약 체결 제한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함으로써 부패 유발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또한 ‘경북도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 준수 여부 등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행동강령자문위원회의 자문 결과를 반영하여 예산 사용의 적정성, 직무 관련 영리행위 신고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청렴도 평가지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의원 등 고위직 청렴교육 부문에서는 지난 9월 4일 의원연수회에서 반부패·청렴 교육을 실시하고, 청렴서약식을 통해 지방의원의 청렴의식 제고와 주민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지난해 부진했던 지역주민 청렴체감도 제고를 위해 주민의 알 권리보장을 위한 의정활동 정보 공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의회 홈페이지에 전용 메뉴를 신설해 ▲의정활동 세부 내역 ▲입찰·수의계약 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SNS와 소식지를 통한 지속적인 홍보도 병행함으로써 의정활동의 개방성과 책임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의회는 도민과의 신뢰 회복에 한층 더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준 부의장은 “청렴은 의원과 직원 모두가 지켜야 할 기본 책무이자 도민 신뢰의 출발점”이라며 “2025년을 청렴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청렴한 의회 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중대재해’ 기업, 대출 문턱 높아지고 보험료 올라…공시도 의무

    ‘중대재해’ 기업, 대출 문턱 높아지고 보험료 올라…공시도 의무

    앞으로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고, 보험료도 더 많이 내야 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5일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앞으로 기업의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이력을 대출 심사에서 비중 있게 반영해야 한다. 신용평가 항목과 등급조정 항목에 중대재해 이력을 명시적으로 넣어야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사에서 중대재해 기업의 위법 행위 수준에 따라 기업평가 평점 감점폭을 5~10점으로 확대하고, 보증료율 가산 제도도 신설한다. 보험사 역시 최근 3년 내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는 배상책임보험, 건설공사보험, 공사이행보증 등에서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더 물린다.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이나 중대재해처벌법상 형사 판결이 내려질 경우 해당 내용을 당일 공시해야 한다. 또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는 해당 기간 중 발생한 사고 현황과 대응조치 등을 담아야 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도 중대재해 발생 여부를 투자 판단 요소로 고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와 가이드라인이 개정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도 반영이 의무화돼,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이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된다. 안전관리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에는 혜택이 주어진다. 안전설비 신규 투자 대출에는 금리를 우대하고, 안전우수 인증 기업에는 금리·한도·보증료를 우대하는 금융상품이 신설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재해를 예방하지 못한 기업에는 불이익을, 안전관리를 잘한 기업에는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만취 외국인 성폭행’ NCT 출신 태일…2심서 징역 7년 구형 “범행 중대”

    ‘만취 외국인 성폭행’ NCT 출신 태일…2심서 징역 7년 구형 “범행 중대”

    성범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아이돌그룹 NCT 출신 태일(31·본명 문태일)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1-3부(판사 박영주 박재우 정문경)는 17일 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태일과 공범 이모씨, 홍모씨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태일 등은 지난 7월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검찰과 이들은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이날 검찰은 세 사람에게 각각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합의했다고 해도 사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1심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밝혔다. 이날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태일은 “피해자분이 입게 된 상처는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도 온전히 회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제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겨드린 점에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태일 측 변호인은 “(공동 주거지로 이동할 때) 술을 더 마시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을 뿐 범행하고자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며 “2023년경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후유증이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또한 “수사기관에 자수할 무렵 소속 그룹에서 탈퇴하고 회사와 전속계약도 해지했다”며 “구속 이전에는 자신과 부친의 생계를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향후 우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했고 현재 구치소에서 잘못을 뉘우치며 자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7일 오후 2시 30분 이들의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태일은 친구인 이씨, 홍씨와 함께 지난해 6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이씨 주거지에서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던 중국 국적 여성 관광객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준강간 혐의는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인 상대를 간음·추행한 경우 성립한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 당일 오전 2시 33분쯤 이태원의 한 주점에서 A씨와 우연히 만나 술을 마시던 중 A씨가 만취하자, A씨를 택시에 태워 이씨의 주거지로 이동시킨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는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해 더 이상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10월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 학령인구 감소에 캠퍼스 축소·학과 폐지…“지역 소멸 가속화”-“대학 생존” 충돌

    학령인구 감소에 캠퍼스 축소·학과 폐지…“지역 소멸 가속화”-“대학 생존” 충돌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지역 캠퍼스 축소·학과 폐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를 ‘지역 소멸 가속화’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어 대학 생존 논리와 지역사회 위기감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경남에서는 밀양시와 부산대 밀양캠퍼스가 그 중심에 섰다. 최근 밀양캠퍼스 내 5개 학과를 폐지하는 내용의 ‘2026년 부산대 학제 개편과 학과 이전’ 내용이 알려지자, 시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대응에 나섰다. 17일 밀양시에 따르면 부산대 개편안에는 밀양캠퍼스 내 5개(나노과학기술대학 3개·생명자원과학대학 2개) 학과 폐지 계획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부산대는 나노과학기술대학 3개 학과는 부산캠퍼스 학부대학 산하 첨단융합학부로 재편하고 생명자원과학대학 2개 학과는 신설되는 양산캠퍼스 응용생명융합학부에 소속되는 학문단위 구조 개편을 단행하려 한다. 학제 개편은 내년 신입생부터 적용 예정이다. 나노과학기술대학과 생명자원과학대학 재적생은 대학원생을 포함해 2700여명이다. 나노과학기술대 학부생을 빼고는 모두 밀양캠퍼스에서 주로 수업받고 있다. 학과 폐지에 따른 밀양캠퍼스 신입생 감소 규모는 140여명이 될 전망이다. 시는 밀양캠퍼스 신입생이 지속적으로 줄면 지역사회에 큰 타격이 있으리라 본다. 특히 시는 부산대가 지역사회 의견 수렴 절차 없이 학제 개편을 단행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밀양 내 대학은 부산대 밀양캠퍼퍼스가 유일하다. 한때 학생 수 6600여명에 달하던 밀양대가 있었지만 2006년 부산대와 통합하면서 사라졌고, 학생 수는 통합 전보다 5000명 이상 줄었다. 통합 당시 밀양시민들은 불합리하고 강제적이라며 반대했지만 동시에 특성화 캠퍼스를 통해 밀양 발전을 이끌겠다는 부산대 약속에 기대를 걸며 불이익을 감수했다. 이후 상생 발전 취지에서 시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밀양캠퍼스 진입도로 확장, 국도 85호선 개설 등에 수백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시는 이번 학제 개편안을 두고 부산대와 어떠한 사전 협의도 하지 못했다. 학과 폐지 소식은 지난 8월 중순 뒤늦게 알게 됐는데, 이마저도 부산대를 통해서가 아니었다.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밀양시의회에서는 ‘부산대 결정이 밀양캠퍼스 존립과 지역 산업 발전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처사이자 배신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는 교육·인재 양성, 연구·산학협력, 캠퍼스·지역사회 연계, 정주 여건·생활환경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양캠퍼스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을 부산대에 요구하고 있다. 부산대와 실무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밀양캠퍼스 발전방안에 포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부산대는 국립대학으로서 지역발전을 견인할 거점이 되어야 한다”며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 발전계획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이번 개편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대학 위기 대응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 ▲첨단 AI(인공지능) 시대에 따른 교육수요 변화와 학생들 전공선택권 확대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4학년도 국립대학육성사업 평가’에서 전공자율선택제 참여 저조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정부 재정 지원이 줄어들면서 대학 운영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발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산대는 지역경제·공동체 위축 우려를 깊이 인식한다며 체류형 교육·산학협력 확대, 학과 조정에 따른 교육·연구 공백 최소화, RISE사업 연계 ‘혁신도시형 캠퍼스 발전 모델’ 마련 등 밀양캠퍼스·지역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2026학년도 정원조정·학사제도 개편은 교육부 승인사항이어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웠고 신청 기한도 촉박해 밀양시와 긴밀히 협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국립대로서 지역 균형발전과 국가 미래를 선도할 책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밀양캠퍼스 발전 청사진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2018년 밀양캠퍼스의 나노학과 등 3개 학과 양산 이전 계획을 추진했다가 반발이 일자 백지화한 적 있다.
  • “싫으면 뛰어내리겠지” 반려견 러닝머신 3시간 생중계…‘후원금’ 챙긴 견주

    “싫으면 뛰어내리겠지” 반려견 러닝머신 3시간 생중계…‘후원금’ 챙긴 견주

    반려견이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모습을 무려 3시간 동안 소셜미디어(SNS)로 생중계하며 후원금을 챙긴 견주가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틱톡에는 러닝머신에 올라탄 개가 쉴 새 없이 달리는 모습의 라이브 영상이 올라왔다. 견주는 “더는 못 보겠다”는 시청자 반응에도 3시간 가까이 방송을 이어가며 후원금을 받았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견주는 반려견에게 물조차 챙겨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이 “그만해라”, “동물 학대”라고 비난하자 견주는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러닝머신을 태운다. 운동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짐승이 싫으면 뛰어내리지 않겠냐. 이게 왜 학대냐”고 맞받아쳤다.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견주는 러닝머신을 멈추고 반려견에게 물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NS를 중심으로 견주가 반려견을 학대하는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견주가 반려견을 3시간 동안 러닝머신을 태우고, 귀를 뚫어 피어싱까지 채웠다. 경찰로부터 학대가 맞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사이버 수사대에 다 같이 신고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동물권단체 케어가 16일 직접 견주를 찾아가 반려견 구조에 나섰다. 견주는 케어에 “억지로 시킨 게 아니다. 내가 끈을 묶은 것도 아니고”라며 반려견이 자발적으로 러닝머신을 달렸다고 주장했다. 반려견 귀에 구멍을 뚫고 귀걸이를 착용시킨 것에 대해서는 “나와 같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어 측은 견주로부터 소유권 포기 의사를 확인한 후 개를 긴급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케어는 “강아지가 자발적으로 러닝머신에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견주가 안전하게 통제할 책임이 있다”면서 “특히 방송을 위해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위라면 이는 상업적·오락적 학대로 더욱 엄중하게 판단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학대로 규정한다. 고의성이 입증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 안계일 경기도의원, 데이터센터 지연이 수백억 예산 낭비로 ‘행정책임 누가 지나’

    안계일 경기도의원, 데이터센터 지연이 수백억 예산 낭비로 ‘행정책임 누가 지나’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안계일 의원(국민의힘, 성남7)이 17일 2025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AI국의 경기도 통합데이터센터 구축 지연으로 인한 연쇄 예산 감액과 행정책임 문제를 질타했다. 당초 2025년 개소 예정이었던 통합데이터센터는 공사계획 변경 및 사업자 선정 지연 등의 사유로 2026년 2월로 입주 일정이 미뤄졌고, 이로 인해 올해 운영비 12억 원이 감액되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문제는 이 12억 원이 아니라, 통합데이터센터 지연으로 연관된 도내 주요사업 수백억 원이 줄줄이 이월 또는 감액 처리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추경에서 자치행정국의 기록원 공사 99억 원, 구관 리모델링·석면해체 공사비 143억 원 등 총 250억 원 이상이 불용 처리됐으며, 교통국의 버스운행정보시스템, 교통정보센터 통신 장비 예산 등도 함께 조정됐다. 안 의원은 “통합데이터센터가 옛 경기도청사 제3별관에 구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예산 감액 문제를 넘어 전체 구청사 활용계획과 지역 활성화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이 감액되거나 이월되는데도, 실무 부서 간 일정 조율이나 협의가 미흡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라며, “AI국, 자산관리과, 총무과 등 관련 부서들이 공동 책임 아래 명확한 일정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끝으로 “이번 추경의 감액은 단순한 ‘12억 삭감’이 아니라, 수백억 원 예산 낭비와 지역 발전 차질을 초래한 행정 실패의 단면”이라며, “향후 통합데이터센터 공사 일정과 전산실 이전 계획, 관련 공공시설 연계 사업들까지 전면 재점검하고 종합계획을 마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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