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책임정치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밀레니엄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폭파협박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4
  • [사설] 공수처법 단독개정, 책임정치 못 하면 외면당한다

    국회는 12월 임시회 첫날인 어제 본회의를 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로 끝내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할 수 없게 되자,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개정안을 내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이제 검찰개혁의 시스템이 거의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해 권력형 비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 사정·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의 입법 과정에서 나타난 거대여당의 밀어붙이기식, 일방통행식 단독입법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나 한국 국회에서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졌다고 볼 만한 측면도 없지 않다. 이는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승자독식’으로 진행됐기에 능히 예상할 수 있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주지 않는다면 여당이 제안한 6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입법 과정에서 야당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웠고 그 결과 여당의 일방통행식 단독입법도 가속도가 붙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여야가 뒤바뀌어도 ‘승자독식형 국회’가 관행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소수정당은 입법이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의 권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마땅하다. 때문에 문제는 입법 과정보다 입법의 내용에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 무더기로 통과시킨 개혁입법이 과연 집권여당 책임정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이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공정경제 3법’의 핵심인 상법 개정안은 ‘대주주 3%룰’을 완화해 정부안보다도 후퇴했다. 대선 공약이었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정의당과의 신의를 저버리는 편법까지 동원돼 현행대로 유지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김용균씨 2주기 전날 유보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비범죄화’ 권고에도 낙태죄에 전향적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차별금지법이 아닌 ‘5·18 왜곡 처벌법’ 제정으로 과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부작용 우려에도 거대여당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필요하다며 각종 정부안을 제멋대로 수정해 대부분 통과시켰다. 이제 ‘강성 야당이 발목 잡아서 국정운영에 실패했다’는 등의 변명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 이번 단독입법의 결과가 원활한 국정운영이 될지, 부실입법에 대한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이 뒤따를지는 이제 1년 5개월 남은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 가덕도 이어 대구·광주까지 신공항… 여야 도 넘은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

    가덕도 이어 대구·광주까지 신공항… 여야 도 넘은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

    막대한 나랏돈이 들어가는 ‘신공항 사업’을 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선심성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 정치인들이 나서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지어야 할 공항을 국비로 건설할 수 있도록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4일 비대면 의원총회에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관련해 “야당이 이미 제출한 법안과 병합 심의하고 대구공항, 광주공항 관련법도 여야가 지혜를 모아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이런 (신)공항들이 국가 균형발전을 돕고 역동적 미래를 가꾸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가덕도 신공항의 신속한 건설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25일 발의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부산 지역 의원들이 비슷한 내용의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냈다. 야권의 대권 주자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4대 관문 공항 정책’을 내걸었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대구 군 공항과 민간 공항 이전 사업에 국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대구 동구에 있는 공항을 경북 군위·의성으로 옮기는 신공항 사업에는 7조원 정도가 든다. 애초 이 돈은 대구시가 기존 공항 부지를 개발해 나오는 수익금으로 충당하게 돼 있으나 특별법을 만들어 국비로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가덕 신공항, 무안 신공항, 대구 신공항, 인천공항을 묶어 4대 관문 공항 정책을 채택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신공항 논란은 표를 얻기 위해 지역주의를 활용하는 일부 정치인의 전략이 야기한 것”이라며 “‘책임정치’라는 표현이 부끄러울 만큼 수준 이하의 정치”라고 꼬집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사적 이익을 공적 이익으로 포장하려는 구태가 만든 혼란”이라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가에 모든 질서의 근간이자 최상위 법인 헌법이 있듯, 정당에도 집권을 위한 가치를 문구로 규정한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당헌당규의 경우 시대정신을 반영해 수시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뒤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두 곳의 보궐선거가 발생한 상황에서 치열한 반성이 담긴 혁신안을 내놓기는커녕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기존 약속까지 뒤엎자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명분과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엿장수’라도 된 듯 당헌당규를 바꿔 선거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한탕주의’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문재인표 혁신안’ 스스로 뒤집은 민주당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리 물러나며 내년 보궐선거가 생기자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혁신안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당헌 96조 2항에 반영한 혁신안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당헌을 손보지 않는 이상 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불가능해진 민주당은 명분 대신 실리를 택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1만 1804명(26.35%)이 참여해 86.64%가 찬성했다며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이후 당원의 26%만 참여한 설문조사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지만 결국 당헌 96조 2항에는 ‘단, 전 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낙연 대표는 당헌 개정에 대해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스스로 강조했던 ‘책임정치’를 보란 듯이 폐기하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고, 김웅 의원은 “그때그때마다 편한 대로 바꾸는 엿장수 당헌당규라면 이미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손바닥 뒤집듯 저렇게 (당헌을)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며 “(지난 4·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저쪽(국민의힘)에서 만드니까 ‘천벌 받은 짓’이라고 해놓고 (똑같이) 천벌 받은 짓을 했다. 이번 당헌당규를 뒤집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이 만들었던 공천 감산 기준 당규도 고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규 35조에는 ‘각급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해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의 100분의25를 감산한다’고만 돼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갑자기 생기자 지난 8월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에는 감산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현역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현역을 제외할 경우 후보군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급히 당헌당규에 손을 댄 것이다.●선거만 앞두면 눈 감고 귀 막는 정당들 선거를 앞둔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손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때도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정당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을 앞 순번인 ‘기호 3번’에 올리기 위해 한국당 의원 일부를 머릿수 채우기용으로 건너가게 한 것이다. 문제는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이 제명을 해줘야 하는데 해당행위도 하지 않은 의원을 제명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제명은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로, 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비례대표의 징계를 논할 윤리위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고 한국당은 의원총회만 열어 제명을 의결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의 차이일 뿐 모든 제명을 꼭 윤리위에서 의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대표를 제명하려다 보니 어색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당헌당규가 ‘돌려쓰기’ 식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은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통합을 알렸는데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었던 만큼 당헌당규도 ‘뚝딱’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민생당 당헌은 국민의당 당헌과 내용이 상당 부분 유사했는데 이유는 민생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옛 국민의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에 있다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 뒤 다시 합치면서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차용한 셈이다. ●‘오만’ 與·‘무능’ 野…‘거대양당’ 독식 구도가 악순환 원인 민주당이 비판을 감수하며 내년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밀어붙인 건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슈퍼여당’과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무능 야당’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과도 관련이 깊다 보니 민주당은 비판을 받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현실 정치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궁색한 사과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최근 4번의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우리가 후보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지금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내는 물론이고 여론전에서도 민심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거대양당 체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가 몰염치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다당제가 아닌 양당체제하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하나의 상대만 꺾으면 모든 걸 독식하는 구도가 유지된다”며 “당헌당규를 바꾸든, 질타를 받든, 당원들과 똘똘 뭉쳐 선거 승리를 따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정치구조를 바꿔서 제대로 된 다당제를 시작해야만 몸집이 큰 정당들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본적으로 ‘너 하나만 이기면 돼’라는 생각이 사라졌을 때 상식적인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부정부패 있었다면 무공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가에 모든 질서의 근간이자 최상위 법인 헌법이 있듯, 정당에도 집권을 위한 가치를 문구로 규정한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당헌당규의 경우 시대정신을 반영해 수시로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정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뒤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두 곳의 보궐선거가 발생한 상황에서 치열한 반성이 담긴 혁신안을 내놓기는커녕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기존 약속까지 뒤엎자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명분과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엿장수’라도 된 듯 당헌당규를 바꿔 선거만 이기면 그만이라는 ‘한탕주의’가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문재인표 혁신안’ 스스로 뒤집은 민주당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리 물러나며 내년 보궐선거가 생기자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혁신안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당헌 96조 2항에 반영한 혁신안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었다. 당헌을 손보지 않는 이상 보궐선거 후보 공천이 불가능해진 민주당은 명분 대신 실리를 택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을 대상으로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1만 1804명(26.35%)이 참여해 86.64%가 찬성했다며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이후 당원의 26%만 참여한 설문조사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지만 결국 당헌 96조 2항에는 ‘단, 전 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낙연 대표는 당헌 개정에 대해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스스로 강조했던 ‘책임정치’를 보란 듯이 폐기하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고, 김웅 의원은 “그때그때마다 편한 대로 바꾸는 엿장수 당헌당규라면 이미 정당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손바닥 뒤집듯 저렇게 (당헌을) 뒤집는 것은 너무 명분이 없는 처사”라며 “(지난 4·15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저쪽(국민의힘)에서 만드니까 ‘천벌 받은 짓’이라고 해놓고 (똑같이) 천벌 받은 짓을 했다. 이번 당헌당규를 뒤집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명분보다 너무 탐욕스러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역시 문 대통령이 만들었던 공천 감산 기준 당규도 고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규 35조에는 ‘각급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 본인의 임기를 4분의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출마해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심사 결과의 100분의25를 감산한다’고만 돼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갑자기 생기자 지난 8월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경우에는 감산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현역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현역을 제외할 경우 후보군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이 급히 당헌당규에 손을 댄 것이다.●선거만 앞두면 눈 감고 귀 막는 정당들 선거를 앞둔 정당들이 당헌당규를 손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15 총선 때도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이 등장하자 가장 적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소속 의원들을 제명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다. 정당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을 앞 순번인 ‘기호 3번’에 올리기 위해 한국당 의원 일부를 머릿수 채우기용으로 건너가게 한 것이다. 문제는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이 제명을 해줘야 하는데 해당행위도 하지 않은 의원을 제명하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제명은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로, 특히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잘못이 없는 비례대표의 징계를 논할 윤리위는 소집조차 되지 않았고 한국당은 의원총회만 열어 제명을 의결했다. 당시 당 관계자는 “당헌당규 해석의 차이일 뿐 모든 제명을 꼭 윤리위에서 의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한 의원은 “징계 사유가 없는 비례대표를 제명하려다 보니 어색한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내놨다. 당헌당규가 ‘돌려쓰기’ 식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은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통합을 알렸는데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었던 만큼 당헌당규도 ‘뚝딱’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민생당 당헌은 국민의당 당헌과 내용이 상당 부분 유사했는데 이유는 민생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옛 국민의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에 있다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 뒤 다시 합치면서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차용한 셈이다. ●‘오만’ 與·‘무능’ 野…‘거대양당’ 독식 구도가 악순환 원인 민주당이 비판을 감수하며 내년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밀어붙인 건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슈퍼여당’과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무능 야당’ 정치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과도 관련이 깊다 보니 민주당은 비판을 받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현실 정치 쪽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궁색한 사과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최근 4번의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자만심의 함정에 빠진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할 수 있는 건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우리가 후보만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지금 제1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원내는 물론이고 여론전에서도 민심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거대양당 체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가 몰염치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다당제가 아닌 양당체제하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든 하나의 상대만 꺾으면 모든 걸 독식하는 구도가 유지된다”며 “당헌당규를 바꾸든, 질타를 받든, 당원들과 똘똘 뭉쳐 선거 승리를 따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정치구조를 바꿔서 제대로 된 다당제를 시작해야만 몸집이 큰 정당들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기본적으로 ‘너 하나만 이기면 돼’라는 생각이 사라졌을 때 상식적인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바이든 베팅’ 월가 큰손들 백악관 입성 꿈꾼다

    ‘바이든 베팅’ 월가 큰손들 백악관 입성 꿈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에서 기업과 월가의 유명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500여명으로 구성된 ‘바이든·해리스 팀’은 새 행정부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반영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이념적 방향성을 암시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점령했던 월가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새 행정부에서 월가 인물의 중용 여부는 재무장관 기용이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미 행정부에서 국무부·국방부·법무부와 함께 ‘빅4’로 불리는 노른자위인 재무부 장관은 은행가들이 종종 맡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원웨스트뱅크 회장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시티그룹 회장 출신 로버트 루빈이 맡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스테판 셀리그는 “돈은 여전히 많은 말을 하겠지만 바이든에게 속삭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당내 경선 상대였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제외하면 최대 기부자는 톰 스타이어 전 헤지펀드 매니저였다.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스타이어는 민주당에 6700만 달러(약 747억원)를 기부했다. 스타이어는 경선에서 패하자 곧바로 바이든 당선인의 지지를 선언했다. 새 행정부에서 환경 관련 정책 자리에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헤지펀드 팔로마 어드바이저스를 운용하는 도널드 서스먼은 민주당에 2630억 달러(약 293억원)를 베팅한 세 번째 큰손이다. 단기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설립자 제임스 사이먼스는 2400만 달러(약 267억원)를, 이 회사 임원 헨리 라우퍼 역시 1400만 달러(약 156억원) 이상을 갖다줬다.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인 로저 퍼거슨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부의장을 지낸 퍼거슨은 1조 달러에 이르는 교원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TIAA 최고경영자다. 금융기관의 기부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편중됐다. 바이든 캠프는 2억 200만 달러(약 2250억원)의 기부를 받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8400만 달러(약 936억원)에 불과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월가의 기부를 많이 받았지만 거리를 두려는 데다 민주당 진보파의 반월가 압력이 강해 새 행정부에서 금융 산업의 영향력은 퇴색될 것으로 WSJ는 짚었다.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던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이번 인수팀은 월가 CEO들에게 행정부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없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노영민 “檢총장이 대선후보 거론? 윤석열도 민망…임기 보장 말 못해”(종합)

    노영민 “檢총장이 대선후보 거론? 윤석열도 민망…임기 보장 말 못해”(종합)

    노영민, 尹지지율 상승에 “조사하니 그렇게 나오지”윤석열, 대권주자 선호도 17% 넘어이낙연·이재명과 3강 구도 형성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 스스로도 곤혹스럽고 민망할 것”이라면서 윤 총장의 ‘임기 보장’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尹 지지율 왜 높은지 아나?”노영민 “조사서 뺐으면 안 그랬을 것” 노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 총장은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빼달라고 공개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실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 총장이 왜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지 아느냐’는 물음에는 “조사를 하니까 그렇게 나오는 것이다. 조사에서 빼달라는 요청을 이행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 2576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7.2%(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를 얻으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각각 21.5%)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또한 노 실장은 ‘윤 총장이 정권의 핍박을 받고 있고, 정권에 대한 실망의 반사효과 아니겠나. 부끄러워할 부분 아니냐’는 질문에는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노영민 “윤석열 임기보장 답 못해” 노 실장은 윤 총장의 ‘임기 보장 메시지’ 발언과 관련해 “인사, 임기 관련된 것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 실장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 대통령이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사실이냐’, ‘어떤 메신저냐. 양정철이나 임종석이냐’, ‘진위를 확인했느냐’ 등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노 실장은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전해주셨다”고 말했었다.‘추미애 與 당적 보유 불공정’ 지적에노 “책임정치 위해 당정 협조가 좋아” 그러면서 노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공정과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문재인 정부는 역대 그 어느 때보다 모든 일을 법령에 근거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다”면서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어느 정권 못지않게 공정한 국정운영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총리나 선거사범 문제를 다루는 법무부 장관 등이 민주당 당적을 가진 것은 공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책임정치를 위해 당과 정부가 협조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며 “당적 보유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공정하고 정의롭게 일을 집행하느냐가 문제”라고 했다.노영민 “재보선 공천? 대통령 선거사안 입장 안 밝혀” 노 실장은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해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 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 “대통령께서는 정당 내부의 결정, 특히 선거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의 공천은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재차 지적하자 노 실장은 “저희는 여야 간 정쟁화된 부분에 대해서는 가급적 입장을 밝히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거론하자, 노 실장은 “수사·재판 중인 사항이라 이 자리에서 확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노영민 “라임·옵티 관련 檢 자료 요구에 적극 협조” 노 실장은 이날 검찰의 라임·옵티머스 수사와 관련한 자료 제출 요구에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는 대통령 지시대로 청와대에서 검찰에 제출에 제출한 자료가 있느냐’는 조 의원의 질의에 “검찰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실제 자료 제출이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있다”고 답했다. ‘라임 자산운용 사태’ 연루자인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청와대에서 만난 것과 관련, 청와대 출입 기록도 제공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튼 검찰에서 협조를 요청한 모든 자료에 대해선 완벽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민주당 투표, 설문조사였나…국민의힘 “현대판 4사5입”

    민주당 투표, 설문조사였나…국민의힘 “현대판 4사5입”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 공천을 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헌 개정에 대한 전 당원 투표 결과를 놓고 야권이 투표 유효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투표 정족수가 모자랐다는 것이다. 투표율 26.35%…3분의 1에 못 미쳐 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전 당원 투표에는 권리당원 80만 3959명 중 21만 1804명(26.35%)이 투표에 참여해 86.64의 찬성률이 나왔다. 민주당의 현행 당규에 ‘전 당원 투표는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한다’고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야권은 33.33%에 못 미치는 26.35%의 투표율로 정족수 조건을 충족 못한 투표 결과를 확정해 의사 결정에 반영했다면서 무효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현대판 4사5입이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대판 4사5입 개헌 시도인가”라며 “투표 성립요건인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4사5입이란 ‘4 이하는 버리고 5는 올리는 어림셈’으로 일반적 의미의 반올림을 뜻한다. 1954년 11월 이승만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에 한해 연임 제한을 폐지하려는 헌법 개정안을 내고 국회에서 표결에 부친 결과, 재적의원 203명 중 찬성 135명이 나와 정족수 기준인 203명의 3분의 2 이상인 135.33명을 채우지 못하자 당시 자유당과 정부가 “4사5입 원칙에 따라 203명의 3분의 2는 135명”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4사5입 개헌’으로 알려지게 됐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알리바이용, 들러리용 당원 투표로 책임정치를 스스로 폐기처분하더니 이제는 절차적 정당성마저 폐기처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3분의 2 유효투표 적용 대상 아니었다”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번 투표가 유효투표 조항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유효투표 규정에 대해 “해당 규정은 권리당원 청구로 이뤄지는 전 당원 투표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번에 당 지도부 직권으로 실시한 투표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즉 이번 전 당원 투표는 당원들의 ‘의견’을 묻기 위한 투표였지 ‘의결’을 위한 투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족수 조건 자체를 충족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도부가 당원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투표를 진행했고, 당헌 개정을 결정하는 데 있어 투표 결과를 참고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번 투표는 ‘더불어민주당은 당헌 96조 2항을 개정해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고 합니다. 이에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당헌 개정안 내용과 ‘향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완수와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2021년 재보선 승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당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라는 제안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지난 3월 비례연합정당 참여 투표(투표율 30%, 찬성률 74.1%)와 5월 더불어시민당 합당 투표(투표율 22.5%, 찬성률 84.1%) 때에도 전 당원 투표율이 3분의 1에 못 미친 결과를 결정에 반영했다.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은 의결 절차가 아니라 의지를 묻는 투표이기에 괜찮다고 주장하지만, 궁색한 궤변일 뿐”이라며 “정치 도리에 어긋난 당헌 개정에 이어 절차적 규정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주, ‘성추행’ 박원순·오거돈 후임 시장 후보 낸다… 86.6% 찬성(종합)

    민주, ‘성추행’ 박원순·오거돈 후임 시장 후보 낸다… 86.6% 찬성(종합)

    압도적 찬성으로 ‘문재인 당헌’ 폐기이낙연 “유권자 선택 존중이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 유능한 후보 찾을 것”野 “박원순·오거돈 성범죄 석고대죄하라”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시장직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내년 4월 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헌을 바꿔 시장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압도적인 86.64%가 당헌 개정 및 재보선 공천에 찬성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은 휴짓조각이 됐고 민주당은 1년 4개월 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초전이 될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후보 공천해 시민 선택이 책임정치’지도자 결단 전폭적 지지” 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권리당원 80만 3959명 가운데 21만 1804명(26.35%)이 투표에 참여해 86.64%가 찬성했고 13.36%가 반대했다. 지난 3월 비례연합정당 참여 투표(투표율 30%, 찬성률 74.1%), 5월 더불어시민당 합당 투표(투표율 22.5%, 찬성률 84.1%) 당시보다 높은 찬성률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86.6%라는 압도적 찬성률은 재보선에서 공천해야 한다는 당원의 의지 표출”이라며 “재보선에서 후보를 공천해 시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책임정치에 더 부합한다는 지도부 결단에 대한 전폭적 지지”라고 밝혔다.중대 범죄 저질러도 후보 공천 가능해져‘문재인 무공천 원칙’ 5년 만에 폐기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부산 시민, 성추문 피해 여성에게 거듭 사과한 뒤 “유권자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다.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2015년 문재인 당 대표 체제 때 정치 혁신의 일환으로 도입된 ‘무공천’ 원칙은 5년 만에 폐기되게 됐다. 현행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당헌을 원칙대로 적용한다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의혹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서울·부산에서의 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의 지배적인 기류였다.이낙연 “시장 후보 공천이 도리”“유권자 선택권 지나치게 제한” 앞서 이낙연 대표는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국민과 피해자에 사과한다면서도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공천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는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을 실시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당헌에 따르면 우리 당은 2곳 보선에 후보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대해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들은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공천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당 일각 “실천 없이 당헌개정, 책임정치 역행, 투표로 책임 떠넘기기” 직후 현행 당헌에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공천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당원 투표에 부쳤다. 투표를 통해 당원들의 여론이 확인됨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 다음날 중앙위원회를 거쳐 속전속결로 당헌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곧바로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선거기획단 구성 등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한다. 이와 함께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윤리신고센터와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를 열고 성인지 교육을 강화해 성 비위·부정부패 문제 발생을 방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공천 명분으로 ‘책임정치’를 내세웠지만, 무공천 원칙을 만든 뒤 사실상 실천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당헌을 바꾸는 것은 오히려 책임정치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지난 4·15 총선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에 이어 재보선 공천 같은 중요한 결정을 당원 투표로 확정하는 것도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박원순, 성추행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오거돈, 성추행 인정 기자회견 후 사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9일 집무실 등에서 여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전 시장을 고소한 다음 날 잠적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 전 시장의 장례는 이후 서울시장장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같은 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만큼 진상규명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4월 23일 “여직원에 대해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한 데 대해 사과한다”며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6개월 전 성추행 논란이 일자 “소도 웃을 일”이라며 “100억원대 소송을 내겠다”고 말해 적반하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종인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반성보다 ‘박원순 정신 계승’ 운운” 김종인 “진영 논리에 이성·양심 마비” 야권은 민주당의 당헌 개정을 맹비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당원들 투표만 가지고 뒤집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면서 “문 대통령도 당헌·당규 개정에 동의하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입장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보선 공천 추진을 당장 철회하는 것이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상식이라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피해자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조차 박원순·오거돈 관련 증인은 다 막으며 권력형 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옹호했다. 이제 당헌 (개정으로)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공천을 강행하려고 하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권은 그동안 반성보다는 ‘박원순 정신 계승’ 운운하며 영웅 만들기에 몰두했다.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하며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며 “진영 논리에 이성도 양심도 마비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안철수 “성범죄 석고대죄부터 하라”“당원투표? 중국집 사장 모셔 놓고 중식, 일식 뭐가 낫냐 물어본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후보를 공천하려면 지도부가 박원순, 오거돈 두 사람의 성범죄에 대해 광화문에서 석고대죄하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내년 보궐선거에 기어이 후보를 내겠다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와 함께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비용 838억원 전액을 민주당이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 대표는 선거 공천을 결정한 민주당의 전당원 투표에 대해서는 “중국집 사장님들 모셔놓고 중식과 일식 중 뭐가 낫냐고 물어보는 것”이라며 “범죄자가 셀프 재판해서 스스로 무죄를 선고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선자의 중대범죄로 인한 재보궐 선거의 경우 원인 제공 정당의 공직후보 추천을 당헌이 아니라 법률로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민의힘 “민주당, 책임정치 포기한 내로남불 당헌개정 축하”

    국민의힘 “민주당, 책임정치 포기한 내로남불 당헌개정 축하”

    더불어민주당이 2일 전 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하자 국민의힘은 “이로써 책임정치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의 당헌개정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 대한 약속을 당원들 투표만 가지고 뒤집는다는 게 온당한 것인지 아마 우리 모두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일침을 놨다. 이날 비대위원 회의에서도 민주당 비판 발언이 잇따랐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여성친화정당·페미니스트 대통령 운운하고 성인지 감수성 교육까지 했던 정당이 어째서 조변석개 정당이 되었는지 국민들은 궁금해 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성범죄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표만 되면 공정도 정의도 윤리도 국민도 없는 정당”이라며 “권력유지를 위해서라면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은 정당, 국민은 보이지도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정원석 비대위원도 “민주당의 내로남불 당헌개정 축하한다. 책임정치 코스프레로 진짜 책임 포기했으니 자기 위안과 합리화는 세계최고수준임을 입증했다”면서 “그렇게 책임정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꼬았다. 이어 “책임정치의 본질은 변화의 흐름 가운데 엄격한 자기검열에 기초한 실력정치로 대한민국의 진취적 모델 설계하는데 올인하는 것”이라며 “집권당 실력과 메시지는 편협하기 그지없는 운동권 사고와 과거 기득권에 대한 콤플렉스로 얼룩진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 모든 과오의 고통은 국민이 오롯이 짊어질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배준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제 민주당 후보에 대한 투표가 피해자에 대한 ‘4차 가해’”라면서 “오늘 더불어 민주당은 후안무치의 극치를 공개 인증했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공당의 도리’ 앞세웠지만…보궐 공천 가닥 민주당, 거센 후폭풍

    ‘공당의 도리’ 앞세웠지만…보궐 공천 가닥 민주당, 거센 후폭풍

    더불어민주당이 ‘공당의 도리’를 앞세워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실상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지만 예상보다도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야당의 반발은 물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피해자와 여성단체까지 나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민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야권은 지난 30일 일제히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공당으로서 창피한 노릇”이라며 “말이 안 되면 법률도 바꿔서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기만, 사기에 가까운 일을 서너 차례 되풀이하고 있다”며 “민심은 천심이다. 천심의 벌이 두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 당헌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혁신위원회 건의로 도입한 규정”이라며 “혁신으로 여론몰이해 놓고,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헌신짝처럼 던져버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늘 입으론 도덕과 정의를 외치며, 언행이 일치하지 않았던 민주당이기에 충분히 예견은 했다”며 “‘책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후보자를 공천하겠다’는 대의명분은 참으로 비루하고 가당치도 않은 토악질”이라고 힐난했다. 범여권인 정의당 조차도 민주당과 각을 세웠다. 류호정 의원은 “민주당은 비겁하다. 이낙연 대표는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말했다. 해괴한 말”이라며 “공당의 도리는 공천할 권리의 행사가 아니라, 공천하지 않을 의무의 이행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더 큰 부담을 지우는 건 정치권 밖의 목소리다. 박 전 시장의 성폭행 의혹 피해자 A씨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이 대표를 향한 6가지 공개 질의를 했다. A씨는 “당헌·당규 개정 전 당원 투표 관련,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씀하신 바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는가”라며 “도대체 무엇에 대하여 사과하신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과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주장하며 일말의 반성도 없는 당헌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분위기 수습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당에 잘못이 있더라도 더 좋은 정책과 후보로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오히려 책임지는 자세라는 판단에서 대표가 결정한 것”이라며 “제1·2 도시의 선거에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시민들의 선택권과 선출권, 심판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공천 찬반을 묻는 권리당원·대의원 온라인투표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아직까지는 공천 이슈가 민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보다 5%포인트 오른 40%로 집계됐다. 국민의힘도 3%포인트 상승한 20%를 기록했다. 실제 선거가 실시되는 서울에서는 민주당(39%)이 국민의힘(16%)을 크게 따돌렸지만,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33%)이 민주당(31%)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의혹’ 피해자, 이낙연 사과에 “무엇을?” 공개질의

    ‘박원순 성추행 의혹’ 피해자, 이낙연 사과에 “무엇을?” 공개질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전직 시장 비서 A씨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과 발언’에 대해 공개질의를 보냈다. 전날 이 대표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방침을 밝히면서, 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데 대해 시민과 국민에게 거듭 사과한다며 “특히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피해자 A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 피해자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그 어떤 사과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A씨의 질문을 공개했다. A씨는 “당헌 당규 개정 전 당원 투표 관련, ‘피해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씀하신 바 ‘피해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나? 도대체 무엇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인가?”라며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한 것인가?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사과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또한 “앞으로 저는 이 사과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 수 있나? 우리 사회는 공당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향후 사건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계획에 대해서도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당헌·당규 약속을 뒤집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실상 후보를 공천키로 한 것을 두고 전방위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심은 천심이다. 천심의 벌이 두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모두 성추행 사건을 저질러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치르는 선거”라며 “내후년에 지방선거가 있으니 1년짜리 시장 뽑는데 세금 830억원이 날아간다”고 민주당을 질책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은 ‘책임정치’ 실현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하 박원순 성추행 피해 여성이 보낸 공개 질의서 전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님께 질문드립니다. 1. 당헌 당규 개정 전 당원 투표 관련,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씀하신바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습니까? 2. 도대체 무엇에 대하여 사과하신다는 뜻입니까? -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하신 것입니까? -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사과하는 것입니까? 3. 사건의 공론화 이후 지금까지 집권 여당, 해당 정치인의 소속 정당으로서 어떤 조치들을 취하셨습니까? 4. 앞으로 저는 이 사과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 수 있습니까? 5. 우리 사회는 공당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6. 앞으로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 계획입니까? 2020. 10. 30. 전 서울시장 비서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與 재보궐 공천 방침에 류호정 “이낙연 해괴…민주 비겁하다”

    與 재보궐 공천 방침에 류호정 “이낙연 해괴…민주 비겁하다”

    “후보 추천 제한…문 대통령 대표 때 만들어”“‘내로남불’ 덫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이냐”“비겁한 결정 당원 몫으로 넘겼으니 비겁”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30일 전 당원 투표로 당헌을 개정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어제 민주당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사실상 결정했다”며 “서울과 부산의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성추행’ 파문으로 사유가 발생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당헌 제96조 제2항은 이런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의원은 “후보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밝힌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대해 “해괴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당의 도리’는 공천할 권리의 행사가 아니라, 공천하지 않을 의무의 이행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 만들어진 규정”이라고 소개한 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표 시절,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같은 행태를 ‘후안무치’라 비난한 바 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대통령이 코로나와 경제 위기 극복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에 사활을 거는 동안, 어째서 집권당은 두 전직 대표의 책임정치를 곡해하고 ‘내로남불’의 덫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이냐”며 “비겁한 결정을 당원 몫으로 남겼으니 민주당은 비겁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어제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 당원들이 결정하는 국면으로 들어갔기에 더 왈가왈부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줄’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여야 지지율 역전, 거대 여당 독주의 부메랑이다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1390여일 만에 앞섰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36.5%, 민주당은 33.4%로 집계됐다. 통합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넘어선 것은 2016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이다. 지역적으로 민주당은 광주·전라에서 전주보다 11.5% 포인트나 떨어진 47.8%를 기록했다. 행정수도 이전 카드에도 불구하고 대전·세종·충청(28.6%)에서도 5.6% 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에서는 32.6%로 3주 연속 통합당에 밀렸다. 중도층에서 민주당 30.8%, 통합당 39.6%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0.6% 포인트 내린 43.3%로 집계돼 2주 연속 하락했다. 약 4년 만에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지만 정권 초기 높았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민심의 이반을 가볍게 넘긴다면 약 2년 남은 국정운영에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한 번 등을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여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전 정권을 통해서 바로 알 수 있지 않나. 지난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기억에 갇혀 지지층을 결집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고 오판할 수 있겠으나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녹록지 않을 것이다. 두 곳 모두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원인 제공한 보궐선거로, 9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써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완패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은 1년 앞당겨진다고 봐야 한다. 21대 총선 압승 이후 넉 달도 못 돼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다면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 책임정치라고 주장하겠으나 176석의 압도적인 다수결을 내세운 ‘입법독주’,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현 권력 실세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행태, ‘대책 없는 부동산 대책’ 등에 민심이 이반하는 것이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은 현 정부의 확고한 지지층이던 20~50대 여성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데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는 속도를 내지 않으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검경이 강제 수사에 나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민심을 무섭게 여기지 않는 정부는 언제든 선거로 심판받을 수 있다.
  • ‘비용 수백억’ 서울·부산 보선… 유발 정당이 일부 부담할 가능성은

    ‘비용 수백억’ 서울·부산 보선… 유발 정당이 일부 부담할 가능성은

    838억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 비용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결국 국민에게 전가된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결과 치러지는 보선이라 세금 투입에 대한 불만 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다. 원인 제공 정당이 비용 일부라도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은 현실성이 낮은 주장일 뿐일까. 12일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귀책사유가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반성은커녕 ‘책임정치’ 운운하며 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끝까지 공천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정당 국고보조금 일체를 반납하거나, 선거 비용에 준하는 금액을 지자체에 기부하라”고 요구했다. 미래통합당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서범수 의원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선거 비용에 대해 민주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소속 정당의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위법행위로 재·보선이 치러질 경우 징벌적으로 소속 정당의 보조금을 삭감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15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2개 정당에 지급한 선거보조금은 총 440억 7000만원가량이다. 민주당은 약 120억 4000만원, 통합당은 약 115억 5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양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약 24억 5000만원)과 미래한국당(약 61억 2000만원)이 받은 보조금을 합하면 금액은 더 커진다. 여기에 선거보조금과 비슷한 규모의 경상보조금이 1년간 4차례로 나누어 지급된다. 만약 보선 유발 책임이 있는 정당이 보조금을 반납하거나 삭감당하는 일이 현실화되면 수십·수백억의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보선 전까지 이를 가능하게 할 법률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176석을 차지한 거대여당 민주당이 스스로 막대한 정치적·금전적 부담을 뒤집어쓰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인 제공 정당이 재·보선 비용을 대야 한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많았지만 실현되지 않았다”며 “특히나 성범죄 의혹 때문에 이뤄지는 내년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부담하는 게 옳지만,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안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민주당 계열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2013년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이원욱 의원은 재·보선 원인 제공 정당의 후보 공천을 금지하고, 선거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다만 개정안은 임기 내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앞서 2012년엔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이완영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역시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 법안은 김두관 당시 경남지사 사퇴로 치러지는 보선 비용을 민주당에 지우려는 목적이었다. 당장의 법 개정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일부 비용 부담을 할 수도 있을 거란 시각도 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내년 서울시장 보선은 민주당과 통합당 어느 쪽도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이런 구도에서는 원인 제공 책임에 대한 여론 압박이 클수록 민주당이 지난 선거 때 후보가 보전 받은 금액 정도를 관할 선관위에 납부하는 식으로 책임을 지는 선택을 할 수 있고, 한 번 선례가 생기면 정치적 관행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성추행 보궐선거’에 838억… “민주당, 정당보조금 반납해야”

    ‘성추행 보궐선거’에 838억… “민주당, 정당보조금 반납해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838억원의 선거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국고보조금 일체를 반납하거나 선거비용에 준하는 금액을 지자체에 기부하라”며 ‘진짜 책임정치’를 주문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금액의 크기도 문제지만 비용 전액을 해당 지자체가 충당하는 구조여서 코로나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 살림에 큰 부담이자 시민들의 혈세낭비”라며 “상황이 이러함에도 귀책 사유가 있는 민주당은 반성은커녕 책임정치 운운하는 해괴한 논리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홍 수석부대변인은 “당헌당규까지 무시하며 막무가내 공천을 하는 것이 그대들이 주장하는 책임정치라면 선거비용까지도 결자해지 하는 것이 책임정치의 완수”라고 지적하고, 이어 “이상적인 모습은 국민들께 사죄하고 본인들이 만든 룰에 따라 무공천을 견지하는 것이나, 이런 품격 있는 책임정치를 민주당이 이행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공천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국민의 지갑을 털어 선거를 치루는 대신 정당 국고보조금 일체를 반납하거나, 선거비용에 준하는 금액을 지자체에 기부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막대한 보궐선거 비용과 관련 민주당의 책임을 촉구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게 다 국민의 혈세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 돈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며 “민주당 지자체장들이 권력을 이용해 여성들에게 고통을 준 것도 화가 나는 일인데, 그 대가마저 왜 피해자인 국민이 치러야 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당에서는 정당보조금 반납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과 부산 시장을 뽑는 보궐선거에 838억원의 선거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선관위 추계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570억 9900만원,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267억 1300만원이 각각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소요되는 경비에는 투·개표 비용,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비용, 유권자 홍보 비용 등이 포함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 비용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부담하게 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책임정치도 좋지만, 부메랑도 무서워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7월 16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 지 3주가 지나고 있다.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 연설 잉크가 채 마르지 않았지만, 국회 어디에서도 협치의 ‘협’ 자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슈퍼여당과 제1야당의 극심한 반목 속에 일방통행식 표결정치만 만개했다. 거대 여당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어제도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부동산 3법’ 등 쟁점 법안들을 모두 통과시켰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에서 쟁점 법안들을 논의하면서 국회법에 규정된 소위원회 심사도 생략한 채 밀어붙이는 등 절대 과반 의석을 앞세운 힘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통합당의 비협조 속에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탓도 크다. 하지만 법안 심의 자체가 생략되는 등으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그제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다수결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다수결 원칙은 토론과 설득을 전제로 하고, 향후 국회 운영에서 여야 간 충분한 토론과 설득, 양보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독주식 국회 운영을 비판했다. 물론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 176석의 집권 여당과 정부가 대다수 유권자들의 뜻에 따라 입법 및 집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 이때조차 소수 야당 및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최소한 경청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정당성은 배가 된다. ‘총선에서 180석을 밀어줬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 아니냐’는 오만으로는 강경 지지자들만 결집시킬 뿐이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바늘허리에 실을 꿰 꼬맬 수는 없다는 속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ㆍ여당이 책임정치라며 일방독주식으로 입법하고 국정을 운영하다가는 부작용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 윤희숙 ‘임차인’ 신드롬… 통합당 새 전략 ‘메시지 투쟁’

    윤희숙 ‘임차인’ 신드롬… 통합당 새 전략 ‘메시지 투쟁’

    여당 독주에 속수무책이었던 미래통합당은 2일 초선 윤희숙 의원의 5분 연설을 계기로 대여투쟁의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통합당은 윤 의원의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모처럼 제1야당의 존재감이 부각되자 한껏 고무됐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임대차 3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해 주목받았다. 특히 연단에 선 초선의 떨리는 목소리와 실생활에 와 닿는 이해하기 쉬운 표현이 공감을 얻었다. 발언이 담긴 유튜브 영상들은 각각 20~3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였다. 윤 의원 연설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은 원내투쟁 방식이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효과를 줬다. 배준영 대변인은 “그동안 우리 당이 국민소통형 어법을 몰라 공감을 많이 못 얻었는데 윤 의원을 계기로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게 돼 내부적으로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전했다. 수적 우세로 밀어붙이는 여당 행보를 두고 전략을 골몰하던 통합당은 ‘메시지 투쟁’으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 원내지도부는 4일 종부세 강화 법안 등이 통과될 예정인 본회의에서 반대토론에 나설 의원들의 진용을 짜고 있다. 본회의 표결 대응도 고민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 단독처리 법안 표결 시 모두 자리를 지키되 표결에 참여하지 말자는 의견, 통합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져 ‘176표 대 103표’를 기록으로 남기자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최근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을 위한 노력도 쌓여 가고 있다. 황보승희 의원은 여당이 발의한 ‘4·3특별법 전부개정안’에 통합당에서 유일하게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수영 의원도 정의당·국민의당 의원들과 함께 오거돈·박원순 사건과 같이 정당 소속 선출자로 인해 보궐 선거를 촉발한 정당은 책임정치 차원에서 후보를 낼 수 없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법사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과 법사위 수석전문위원 등 3명을 지난달 29일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의안정보시스템을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통합, ‘부정부패자 정당 보궐 공천 불가’ 법으로 만든다…정의·국민의당 참여

    통합, ‘부정부패자 정당 보궐 공천 불가’ 법으로 만든다…정의·국민의당 참여

    서울,부산시장 보궐 민주당 공천 안돼정당 책임정치 구현이 주된 목적통합당, 정의당, 국민의당 의원 참여미래통합당이 선출직 공직자의 중대한 과실이나 부정부패 사건 등으로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원인 제공 당선인이 소속된 정당의 공천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당헌·당규에 이미 명시된 내용을 법제화한 것으로 최근 민주당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이후 해당 당헌·당규에도 불구하고 내년 4월 선거 공천 강행 의견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지자 고안됐다. 발의 법안에는 정의당과 국민의당 의원들도 이름을 올렸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통합당 박수영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선거를 제외한 모든 공직선거의 당선인이나 지역구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부정부패·성폭력 등 사유로 시행하는 재보선에 원인 제공을 한 공직자의 정당은 공천할 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성폭력과 연관되어 국민의 공분을 사는 부산시장과 서울시장의 공석으로 실시될 보궐선거를 고려한다면 본 개정안의 내용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소요될 국민의 세금은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정당의 추천으로 출마해 당선된 자 본인의 잘못을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이 책임지게 하는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국회의원 41명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에는 통합당 의원 외에 국민의당 권은희·이태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공동 발의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내년 4월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 서울·부산시장의 사건에 확정판결이 나지 않았다는 점, 개인의 일탈이라는 점, 서울·부산시장의 직책이 중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언론인클럽 공로상 수상

    송한준 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언론인클럽 공로상 수상

    경기도의회 전반기 송한준 전 의장(더불어민주당·안산1)은 15일 경기문화재단에서 개최된 경기언론인클럽 창립 18주년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송 전 의장은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다운 의회’의 기치를 걸고 거대여당체제, 코로나19 확산 등 각종 위기 속에서도 제10대 상반기 경기도의회를 모범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경기도의회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를 출범시켜 매일 코로나19 관련 현안을 챙기고, 적극적인 추경 예산 심의, 의회 일정 조정 및 집행부와 협력, 전국 최초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 마련으로 도민들이 신속히 재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이 외에도 도민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142명 도의원의 전체 공약 4194건을 분야별로 분석하고 공약이 실현되는 책임정치를 모색했고, 정책토론회를 통한 지역중심 토론문화 정착, 적극적인 소통으로 도민에게 다가가는 의회 구축 등 언론이 추구하는 소통의 가치를 적극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송 전 의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공로패 수상은 경기도의회 의원 및 사무처 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도민들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와 준 덕분”이라며 “하반기에도 경기도의회를 통해 1,370만 도민의 더 큰 행복이 실현되길 소망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기언론인클럽은 2003년부터 경기지역 언론문화 창달에 기여해 온 지역 언론인에게 사명과 긍지를 부여하기 위해 매년 경기언론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험로 7월 임시국회…그래도 협치는 모색해야

    7월 임시국회가 오늘부터 시작된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원 구성 충돌에 따른 3주간의 보이콧을 끝내고 복귀를 선언해 21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이 의사당 내에서 본격적인 정책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임시국회가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합당 참여 없이 범여권만의 사흘 벼락치기 심사 끝에 서둘러 처리한 ‘반쪽국회’로 끝나 아쉬움이 컸던 것에 비례해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높다. 특히 반목과 대치는 6월 임시국회에서 보여 준 것처럼 커다란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점을 여야 모두 깊이 각성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번 임시국회의 향배 또한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여야 간 충돌 소재가 산적해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일하는 국회법 개정, 국가정보원장과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은 양보 없는 일전을 예고하는 사안들이다.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민주당이 법정 출범 시한인 15일을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반면 통합당은 공수처 자체가 위헌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통합당은 또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 공직 후보자’로 규정짓고 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상태다. 공수처 출범 시한을 지키려는 민주당이 힘의 정치를 재개한다면 국회는 또다시 공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통합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의향 왜곡 전달 논란, 정의기억연대와 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한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어 여야 간 파열음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각 상임위마다 과반 이상을 장악하고, 상임위 의사봉마저 모두 쥐고 있는 민주당으로선 ‘책임정치’를 명분으로 사안마다 표결을 통한 처리 유혹에 빠져들 수도 있다. 하지만 힘의 정치는 한 번으로 족하다. 계속하다 보면 독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3차 추경 처리 과정에서 정의당이 범여권 대열 이탈을 선언한 까닭을 민주당은 곱씹어야 할 것이다. 표결 처리가 정답이면 과반 정당이 있는 국회의 존재 이유도 없다. 소수 의견도 경청해 필요하다면 반영하는 것이 거대 여당의 포용력이자 협치(協治)의 기본 요소다. 통합당도 무조건적인 반대나 발목 잡기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표결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구조라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야당의 강점인 예리한 감시와 적극적 문제 제기로도 충분히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다. 협치가 필요한 사안에는 과감히 손을 내줘야만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