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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념 “특정지역 총리 옳지 않다”

    진념 “특정지역 총리 옳지 않다”

    호남 출신 총리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후보로 거론되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특정 지역 출신을 총리로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 전 부총리는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삼정KPMG 주최로 열린 신년 조찬 세미나에서 “나는 군번이 지난 사람”이라며 “소통하고 통합하는 총리가 중요하지, 어느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총리를 만들어준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 출신인 그는 ‘호남 총리론’이 나올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진 전 부총리는 “지금은 잦은 조직 개편과 장관의 단명으로 장관이 인사도 제대로 못한다”며 “장관은 없고 위원회만 남발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효율과 국민서비스를 고려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부처가 해야 할 핵심 사업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책임장관제’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인사·민정실 축소해 ‘작은 청와대’로… 장관급 국가안보실 확대

    인사·민정실 축소해 ‘작은 청와대’로… 장관급 국가안보실 확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부처는 물론 청와대 조직을 어떻게 바꿀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본적인 개편 방향은 ‘작은 청와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5년 전에 ‘조직 통폐합’에 주력했다면, 박 당선인은 ‘권한 분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장이나 수석비서관 등에게 권한과 역할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박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정치쇄신안과도 맥을 같이한다. 정치쇄신안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당장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 외교안보수석실 등에 대한 개편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당선인이 국무총리와 장관에게 인사권을 넘기기로 한 만큼 인사수석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박 당선인이 제시한 대탕평 인사를 주도하는 기회균등위원회가 출범할 경우 인사수석실이 담당해온 기능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 실행을 위해 수석비서관의 역할을 담당 부처의 업무 상황을 점검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보좌’ 역할로 제한시킬 가능성도 높다. 민정수석실 역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정수석실은 그동안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한 관리 역할, 공직기강 점검과 같은 사정 기능을 주로 맡아 왔다. 이는 박 당선인이 신설을 약속한 특별감찰관제와 역할 및 권한이 중복되는 것이다. 반면 외교안보수석실은 국가안보실로 확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병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통일분과 인수위원은 8일 브리핑에서 “과거 여러 사례를 비춰볼 때 청와대 내에 설치하는 것이 장점이 많다고 본다”며 청와대 내 국가안보실 신설을 기정사실화했다. 국가안보실은 국정원과 외교통상부, 국방부, 통일부 등의 업무를 조율하는 외교·안보 분야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위상 역시 현행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보실처럼 박 당선인의 핵심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 컨트롤타워가 추가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정책 수립이나 예산 편성 기능보다는 부처 간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박 당선인이 미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조직 중 대통령 부인을 담당했던 제2부속실은 폐지가 거의 확실시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4)정치혁신 공약·로드맵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4)정치혁신 공약·로드맵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정치 쇄신안의 핵심은 ‘기득권 포기’라고 할 수 있다. 쇄신 대상을 정치로 뭉뚱그려 표현했지만, 그 안에는 입법·사법·행정부가 총망라돼 있다. 목표는 국민들의 신뢰 회복에 맞춰져 있다. 박 당선인이 지난 11월 6일 발표한 ‘정당·국회·정부·국정운영 개혁안’은 쇄신의 밑그림에 해당한다. 이러한 네 갈래 쇄신안 중 박 당선인 입장에서는 행정부 수반이라는 위치상 정부와 국정운영 개혁에 가장 먼저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책임총리·책임장관제 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고, 이는 대통령 인사 권한의 분산을 뜻한다. 이를 통해 국무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권을, 장관에게는 해당 부처와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각각 보장해 주는 것이다. 신설 예정인 기회균등위원회는 탕평인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국정운영 개혁 ‘맑음’ 또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국회가 추천해 조사권을 부여하는 특별감찰관제를,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위해서는 상설특별검사제를 각각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지난 9일 발표한 ‘국정쇄신정책회의’ 구성안은 이러한 쇄신안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액션 플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쇄신의 청사진이자 ‘마스터 플랜’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쇄신 추진 기구로 대통령 직속 국정쇄신정책회의를 만들고, 여·야·정은 물론 일반 시민과 전문가 그룹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는 통합을 쇄신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쇄신 대상도 대통합 탕평인사와 민주적 국정운영 등 정부에 맞춰져 있다. 사실상 ‘정부·국정운영 개혁’이 쇄신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정쇄신정책회의는 박근혜식 정치 쇄신을 담아낼 그릇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심사는 개헌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춘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라 바뀐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는 ‘포괄적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은 헌법상 개헌 발의권자인 만큼 박 당선인이 취임 직후 개헌 논의를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당선인이 약속한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과 불체포특권 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개헌은 필요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4일 “정치·정권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쇄신’이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 등 정치 개혁이 임기 초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정당 개혁 ‘흐림’ 정치·정당 개혁을 박 당선인이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정치인 박근혜’에서 ‘대통령 박근혜’로 신분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이 취임 이후 정치권을 향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월권으로 비칠 수 있다. 여야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야가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정치 쇄신이라는 ‘염불’보다 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잿밥’에도 관심이 적지 않았던 만큼 추진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 문제가 대표적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 정수를 여야 합의로 합리적 수준으로 감축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당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담도 한 차례 성사됐지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박 당선인이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지 않았고, 공약집에도 관련 내용이 없는 만큼 동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쇄신안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지난달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할 때 각 후보 진영이 제시한 쇄신안 중 ‘공통분모’로 평가한 ▲국회의원 연금 폐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강화 ▲국회의원 겸직 제한 ▲게리멘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 방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쇄신 수위나 방식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뤄질 수 있다. 공천 비리 연루자에 대한 공무담임권 제한 기간을 현행 5~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재·보궐 선거비용을 원인 제공자에게 부담시키는 등의 쇄신안도 이해 당사자인 기성 정치권의 벽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는 정당 개혁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방향타’가 될 수 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그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북 경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정당 공천 폐지 공약에 따라 무공천한 바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기초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이 사라지려면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러 좋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청와대 주도가 아니라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틀을 짜는 게 중요하다.”면서 “시민 대타협을 통한 정치 개혁의 정당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새누리, 기회균등委 설치 소수자에 인사 혜택

    새누리, 기회균등委 설치 소수자에 인사 혜택

    새누리당 대선 기구인 정치쇄신특별위원회는 27일 역대 대통령의 실패가 권력 집중에 따른 제왕적 리더십과 ‘불통’에 있다고 보고 현재의 헌법과 법률 테두리 안에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 도입을 제안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회 정책간담회의 정례화와 국민 소통을 위한 청와대 집무실 이전도 건의했다. 또 지연과 학연에 따른 편중 인사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정부 내 ‘기회균등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박근혜 대선 후보는 정치쇄신특위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내가 생각해 온 정치 쇄신의 방향과 일치한다.”며 “흔쾌히 수락한다.”고 말해 사실상 박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확정됐다. 이번 건의안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해 ‘제왕적 대통령’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임총리제뿐 아니라 책임장관제까지 도입해 총리와 국무위원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자연스럽게 분산토록 했다. 이른바 분권형 개헌을 하지 않고도 충분한 효과를 내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역대 대통령의 실패가 국민과의 ‘불통’에 있다고 보고 국회 존중과 지방 여론 수렴, 대통령의 고립을 막을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정권을 잡고 난 뒤 인사 편중에 따른 불협화음과 지역 갈등, 소모적인 논쟁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은 “특정 지역이나 대학 출신자가 공직이나 공공기관에 과도하게 분포하거나 편중되지 않도록 기회균등위가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기능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책임총리제는 국무총리에게 3배수 정도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보장해 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장관에게는 부처와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다만 총리의 제청권과 장관의 인사권 행사는 기회균등위원회의 검토를 거치도록 할 계획이다. 대통령은 임기 중 정기 국회에 매년 출석해 정례적으로 연설하고, 필요하면 수시로 여의도를 찾기로 했다. 또 격월로 지방을 찾아 그곳에서 국무회의를 열 방침이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관과 보좌진 곁으로 옮기는 방안도 적극 검토된다. 안 위원장은 “지금의 청와대 집무실은 비서실과 너무 떨어져 있다.”면서 “(대통령이) 고립되지 않고 호흡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 특위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후보 수락연설에서 밝힌 ‘상설 특검제’ 도입 여부는 다음 달 발표된다. 정치쇄신특위 내에서 도입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원유철 당 재외국민위원장과 허태열 전 최고위원, 박진 전 의원, 자니윤 전 박 후보 경선캠프 재외국민본부장을 각각 임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盧대통령 “제도개선 임기말까지”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책임장관제와 책임부처제 간의 개념상 혼선에 대해 “기존의 분야별 책임장관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책임부처제는 정책사안별 주관부처제로 용어를 정리하자.”고 밝혔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책임장관제는 경제, 외교·안보, 통일, 사회, 과학기술 등 분야별로 운영되는 반면 주관부처제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정책현안에 따라 관계 부처끼리 사안을 다루는 것”이라면서 “책임장관제가 일상적이라면 주관부처제는 사안에 따라 부처가 바뀌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참여정부의 역점 과제인 제도개선과 관련,“대통령 임기 말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과제”라면서 “민생에 불편을 주거나 행정 비효율을 초래하는 제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정비해 나가달라.”고 주문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재경부 10년뒤 존폐는?

    “재정경제부는 10년 뒤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재경부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에 대해 스스로 진단하는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재경부는 11일 경기도 용인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각 실국 혁신담당자와 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워크숍을 열고 ‘재경부는 10년 후에도 존재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재정경제분야의 부처간 역할 분담은 권한의 집중보다는 분산과 견제를 통한 전문화 쪽으로 가고 있고 대기업과 금융감독기능 분화, 책임장관제 실시로 재경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집행기능 위주의 조직개편으로 본연의 역할을 다하려는 노력이 미흡하고 내부적으로도 직원들간의 의사소통 부족, 침체된 조직문화로 직원들의 사기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재경부의 역할이 줄어들어 경제정책총괄 조정자로서 역할이 위협받고 있고 정책환경도 까다롭게 변하고 있는 만큼 재경부가 10년 뒤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토론 결과는 향후 부처 혁신계획을 세울 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분권형 총리실’ 유지될까 축소될까

    신임 국무총리 지명이 임박한 가운데 누가 되든 ‘책임총리’로서 이해찬 전 총리만큼 역할을 하기란 쉽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천생연분’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이 전 총리에 힘을 실어준 데다,‘분권형 국정운영’도 이 전 총리 개인의 리더십에 일정 부분 힘입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책임총리제’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최고위원이 각각 통일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유야무야된 ‘책임장관제’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책임총리제, 시스템 아닌 인물 중심의 한계 과거 몇몇 총리는 ‘의전총리’나 ‘대독총리’로 불렸다. 대통령에 이은 행정부 2인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권한이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이 전 총리 취임 이후 대통령은 장기 과제에 주력하고, 일상적인 국정 업무는 총리가 지휘하는 분권정치가 자리매김했다. 실제 이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으로부터 보고받는 ‘고급 정보’의 상당 부분을 실시간으로 접했다. 대통령과 만나는 횟수도 잦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책임총리제가 제도적으로 정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 전 총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안보는 통일부 장관이, 사회·문화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 책임장관제가 유명무실해진 것도 특정 인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비대해진 총리실 재편되나 이 전 총리는 ‘실세의 힘’을 바탕으로 국정현안을 주도했다. 방폐장 부지선정,8·31 부동산대책 등 굵직굵직한 국정과제가 이 전 총리 지휘 아래 이뤄졌다. 그만큼 총리실 조직과 인력도 비대해졌다. 우선 2003년말 380여명에 불과했던 총리실 인력은 이제 600명에 육박한다. 청와대 직원 560여명보다 많다. 게다가 총리 비서실은 ‘이해찬 사람’ 대부분이 사표를 제출, 새 진용을 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서관 이상 고위직 12명 가운데 이강진 공보수석비서관 등 8명이 이 전 총리 퇴임 직후 사표를 제출했다. 이 공보수석은 이 전 총리의 국회의원 보좌관(4급)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나머지 7명은 후임 총리가 임명된 이후 거취가 확정될 전망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차기 총리의 행보 여하에 따라 총리실 인력과 조직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정무와 민정에 치우쳐 있는 비서실에 정책 기능을 보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분권형 유지하려면 제도 보완해야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 열린우리당 지도부 인사들이 밝히는 요구사항은 두갈래로 요약된다. 첫째는 5월 지방선거 이후로 총리 인선을 연기해달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분권형 책임총리제를 재검토한 뒤, 계속하려면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자는 옳지 않은 주장이지만 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경청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참여정부는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실제는 인치(人治) 양상이 이전 정권 못지않다. 당초 분권형 책임총리제는 원내 제1당에 총리직을 준다는 구상에서 시작했다. 야당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청와대는 외교·국방과 장기 국정과제에 전념하고, 총리실은 일상 행정을 주도하는 것으로 책임총리제가 변질되었다. 또 이해찬 전 총리가 노 대통령의 신임과 여당의 뒷받침으로 힘을 가지면서 마치 실세총리가 책임총리를 일컫는 듯 혼란스러워졌다. 이 전 총리가 물러나자 책임총리제 존폐 논란까지 일게 되었다. 노 대통령은 책임총리제 골격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이제는 성격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사람에 시스템을 맞춰나가는 식은 곤란하다. 정동영·김근태씨 등 이른바 실세가 내각을 떠나자 책임장관제가 공중에 떠버린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정당과 관계없이 행정실무를 책임지우는 총리제를 선택한다면 분권형을 강조하지 않는 쪽이 낫다. 반대로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제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은 시스템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힘이 집중됐던 이 전 총리는 일에 치였고, 집중적인 로비대상이 되었다. 책임총리의 업무와 인사권의 범위를 법이 아니더라도 각종 규정으로 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통령 주변 관리처럼 총리도 친인척과 측근을 관리해주는 제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후임 총리로 화합형만을 강조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정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함은 기본이다. 국정과제를 마무리지으려면 친화력과 개혁성, 업무추진력을 겸비해야 한다. 여성장관이 1명뿐인 상황을 감안,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제안한 여성 총리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 [사설] 개각 계기로 실용노선 굳혀야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교육부총리를 비롯한 6개부처의 장관을 바꿨다. 정치적 고려없이 각부처 위주로 사람을 빼고, 또 선발한 점이 눈에 띈다. 여전히 지난 대선과 여권의 정국운영에 기여한 인물들이 논공행상으로 기용되었긴 하다. 그러나 전체로는 ‘코드’는 강조되지 않은 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개각이 대통령이 약속한 경제중심의 국정운영을 위한 첫 조치로 평가하고 싶다. 올해로 노무현 정부 출범 3년째를 맞는다. 집권 중반기에 들어섰다. 노 정권의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은 개혁을 내세운 사회변혁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우여곡절도 겪었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게다가 경제마저 곤두박질쳐 민심도 정권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이제 집권중반기부터는 민심을 안정시키고 경제회생에 진력해야 한다.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는 경제계나 시민사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정부를 이끌어가는 대통령과 각료들이 호흡을 맞춰 경제회생에 대한 희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이제 개각을 통해 거듭난 정부는 이념에 치우친 논쟁적인 정책들보다는 실용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추진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새해 들어 분권형 국정운영을 강화하고 당정분리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경제를 회복시켜 선진한국의 기틀을 잡아나가자면 분권형 국정운영과 당정분리는 더없이 효율적인 방안일 것이다. 국정운영에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각료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업무를 챙기는 것이 실용내각이고, 전문내각이다. 현재 정부는 책임총리에다, 각 분야별 부총리 등 책임장관제의 토대가 구축되어 있다. 총리나 부총리, 장관들이 책임행정을 이끌어나가려면 각자의 소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이번 개각이 실용적인 국정운영에 탄력을 붙이는 계기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 盧대통령 “당과 행정부가 중심”‘스타일’ 바뀌나

    “앞으로 당에 국무총리 선출권을 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주 충청권 출신의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한 발언이다.‘당과 행정부가 국정 운영의 중심’이라는 방침에 따라 당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변화시킬지에 관심을 모으게 한다.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노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체제를 내년에도 유지하면서 발전시킬 것 같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노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가 연말까지 정착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내년에도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가 의미가 있다고 보고 발전시킬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당에 총리 선출권을 줄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 중심으로 국정을 끌어달라는 원론적인 얘기”라면서 “정책의 방향과 방침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당에 총리를 선출할 권한을 주겠다는 말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전면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같은 정치인 출신의 장관이 팀장을 맡는 ‘책임장관’이 팀원인 장관의 제청권을 행사하거나 대통령 직속기관이 총리에게 보고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내각제 내지 이원집정부제를 염두에 두고 이런 수순을 밟아 나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으나 청와대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은 남미 3개국 순방에 이어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다음달 중순쯤 한차례 변화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연말에 총리 중심의 국정운영과 책임장관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도 맥을 같이 한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가질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미관계의 틀을 짜고, 정기국회도 끝나는 시점이 연말이다. 내년초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지도부 구성, 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어 변화의 여지는 많은 셈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경형칼럼] 부총리와 책임장관은 다르다

    [이경형칼럼] 부총리와 책임장관은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이 ‘분권형 국정운영’구상을 밝힌 후 처음으로 지난 17일 국무회의가 열렸다.이날 회의는 두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 회의 진행과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하나는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했지만 이해찬 총리의 발언 횟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회의 말미엔 대통령의 지시에 이어 종전과는 달리 총리의 마무리 발언이 있었다.‘책임 총리’의 위상이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국무회의가 끝난 뒤 노 대통령은 이 총리,이헌재 경제부총리,안병영 교육부총리,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사회분야 책임장관)등과 오찬을 나누며 새로운 국정운영 시스템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이다. 앞으로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가 끝나면 이날 휴가로 불참한 오명 과학기술부장관(부총리 승격 예정),정동영 통일부장관(외교안보분야 책임장관)등을 고정 멤버로 하는 대통령 주재 팀장급 이상 국무위원의 ‘실세(實勢)오찬 회의’가 열린다고 한다.‘대통령-국무위원’관계와 ‘대통령-팀장급 국무위원’관계의 2중 구조가 병렬적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분권형 국정운영체제는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챙겨야 국정이 돌아가는 만기친람형(萬機親覽型) 제왕적 대통령을 지양하고 권력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19개 부처를 총리 직할 2개 부처를 포함, 6개 그룹으로 나눠 부총리와 책임장관을 일종의 팀장으로 하는 분권형 내각 운영은 국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권형 국정 운영 방식은 한두 가지 비판을 면할 수 없다.우선 책임장관은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하게 되나 실질적인 업무 조정 등 권한 행사면에서 결코 부총리와 같을 수는 없다. 부총리는 법적 지위를 통해 부처간 업무 조정의 권한을 부여받지만 책임장관제는 어디까지나 운영의 묘이지,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책임 장관과 일반 장관은 수평 관계이지 수직 관계는 아니다. 둘째,책임장관제는 정 통일장관이나 김 복지장관의 대권 수업을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지적이다.굳이 따진다면 정 통일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직을 겸하도록 했기 때문에 외교안보분야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다.반면 김 복지장관이 부처 서열이 더 높은 문화관광부를 비롯해 환경부,노동부,여성부를 관장하는 책임장관이 될 수 있는 근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찾을 수가 없다.지극히 편의적이고 도식적인 업무 분장이다.아니면 대권 예비주자로서 김 장관이 정 장관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그럴싸한 명분을 붙여 짜낸 고육지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이 국회 다수당을 장악한 여대야소의 집권 2기를 맞아 진실로 분권형 국정 운영을 꾀한다면,두 사람에게 책임장관이라는 어정쩡한 자리를 줄 일이 아니다.차라리 부총리 정수를 탄력적으로 더 늘려 분명한 권한을 주고 책임을 묻는 방식이 옳다.노 대통령이 수평적·분권적 국정 운영을 추구한다면,임기응변식으로 용인을 할 것이 아니라,그 진정성을 확연히 드러내는 인사를 해야 한다. 또 이 총리가 자신은 ‘정치적 책임총리’가 아니라 ‘정책적 책임총리’라고 밝혔듯이,정·김 두 책임장관도 내각에 몸 담는 동안에는 ‘정책적 책임장관’의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두 사람과 그 주변이 수시로 드러내는 대권주자로서의 행보가 자칫 여권내 대립·갈등을 부추겨 노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국정 운영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참여정부는 B 학점”이종오 정책기획위 위원장

    “참여정부 100일의 성과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B+’입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 이종오 위원장(사진)의 평가다.이 위원장은 27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수평적 협력정치 추구,대통령의 야당 방문과 당정분리,장관 인사에 국민추천제 도입,공직인사에 다면평가제 실시,대미관계 신뢰회복 등은 성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운영과 정책조정 시스템이 원활하지 못하고 책임총리·책임장관제가 정착되지 못한 점,부처간 정책조율체계와 집단갈등에 대한 관리체계가 미흡한 점,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체계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특히 최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둘러싼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교조 등의 갈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사회적 갈등 해결과 법치주의 확립 원칙 사이에서 적당한 위치를 설정하는 게 어렵지만 법질서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되며,일관성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기획위원회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참여정부 100일,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이런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민참여센터본부장을 지낸 뒤 정책기획위원장을 맡은 그는 “정책기획위원회가 과거에는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담당했지만,참여정부에서는 그 기능과 역할의 폭을 넓힐 생각”이라고 말했다.또 “참여정부 12대 국정과제에 대한 철학적 이념과 방향 등을 제시,지원하고 지식인·시민사회 등과의 쌍방향 의사소통도 담당하는 정부의 ‘싱크탱크’가 될 것”이라며 위원회 운영방향을 제시했다. 그런 탓에 정책기획위원회의 위원 수는 기존의 50명에서 100명으로 두배 늘었고,위원들도 다양하게 구성됐다.이 위원장은 “참여위원이 과거에는 대학교수 위주였지만 지금은 대학교수를 비롯,정무직을 역임했던 정책담당자,시민사회영역 활동가 등도 포함시켰다.”면서 “특히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개별 위원회 위원장과 태스크포스(TF) 팀장들도 위원으로 위촉,국가의 주요정책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구성된 각종 정부위원회의 협의 창구 역할을 맡는 이른바 ‘간사위원회’ 역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정책기획위는 위원에 대한 인선 및 위촉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한편 이 위원장의 친형이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부인은 신필균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처형이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장관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참여정부 50일 좌담 /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 원칙 중시 실사구시型

    노무현 정부가 15일로 출범 50일째를 맞았다. 역대 대통령한테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파격적 언행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에게 장관인선 내용을 브리핑하고, 평검사와 토론을 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파격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다.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제를 수용함으로써 여당 대신 야당의 손을 들어주자 여당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반발하고,대통령이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를 촉구했음에도 여당의원들이 더 많이 반대를 하는 대목에 가서는 국민들은 ‘입법권 독립’이라는 기대 못지않게 ‘정치불안’을 연상시키는 일이 많았다. 이쯤에서 우리는 과연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를 짚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에 대한매일은 지난 50일간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진단함으로써 향후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대통령 리더십’의 모델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14일 열린 좌담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거쳐 지금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서 참여정부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성경륭 한림대교수와 대통령학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함성득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다. 대한매일 이경형 논설위원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전문가는 지금 우리사회가 대통령 리더십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보다 민주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통치방식이 지속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두 사람은 또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실용적 리더십’으로 칭했다.어떤 이념이나 정파,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실사구시적 리더십이라는 평가다.다음은 좌담 내용. 1. 대통령 리더십 무엇인가 사회자 우선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총론적으로 말해달라. 성 위원장 노태우 대통령 이후 민주주의의 제도는 갖춰졌지만 성과는 답보상태다.리더의 몫은 사회 각 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조절하고 사회를 한발짝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그런데 원론적으로 말해 이 부분이 취약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95년도에 한번 1만달러를 넘었다가 지난해 다시 넘었다.8년동안 1만달러에서 오락가락한 게 전체적으로 리더십에 문제를 일으켰다.새 대통령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우리사회를 한발짝 나아가게 해야 한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십을 창출할 호기다.노무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없다.당권·대권 분리와 상향식 공천 제도 도입으로 공천권이 없다.또 무기로 삼을 지역도 없고 돈도 없다.따라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왕적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인 명령자였다.행정과 국가관료를 바탕으로 하는 ‘행정적 리더십’이 요체였다.하지만 앞으로 대통령은 타협과 협상을 통해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조정자가 돼야 한다.결국 행정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것보다는,여야관계를 잘 이끄는 ‘입법적 리더십’이 요체가 됐다.다른 말로 ‘디지털 리더십’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성 위원장 독재권력과 대항하는 과정에서 양김씨 등 민주지도자에게 알게 모르게 공산권에서 보이는 지도자 숭배 현상이생겼다.일사불란한 수직적 명령체계였다.반면 노무현 정부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눈에 잘 안 띄지만 실제로 상당히 수평적이고 권한 위임형 리더십이다. 사회자 새로운 리더십 등장과 21세기 한국의 국가과제를 연결해 얘기해보자. 노 대통령이 성취해야 할 우리사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함 교수 민주주의 제도가 발전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실질적으로 돈 안 드는 정치를 정착시켜서 정치를 안정화한 뒤 경제번영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직면한 과제다. 성 위원장 역대 정권별로 성과가 있었다.박정희 정권이 산업화시대였다면,김영삼 정부는 민주화시대,김대중 정부는 남북화해·정보화시대라 할 만하다.다음단계는 선진화시대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세계 12위권이다.일각에서는 2020년쯤이면 한국이 G7에 진입할 가능성 있다는 얘기도 한다.이처럼 지난 반세기 동안 양적인 면에서는 부끄러운 게 없었다.박정희 정권때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에서 시작,지금은 1만달러를 넘지 않았나. 그러나 질적인면에서는 부끄러운 게 있다.이 부분에서 선진화가 필요하다.자부심 갖고 외국인 만나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우려면 고치고 바꿀 게 많다.전통문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인권과 민주주의 등 서구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해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게 노 대통령의 당면과제다. 함 교수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선진화의 주축은 역시 정보화가 아니겠는가.양적 측면에서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면 새로운 생산적인 면을 많이 창출할 수 있다.질적인 면에서도 정보화하면 돈이 적게 든다.장외정치 안 해도 된다.커뮤니케이션이 쌍방향으로 될 수 있고,국가도 균형발전할 수 있다. 성 위원장 대통령이 실수할 수도 있다.과거에 대통령한테 요즘처럼 대한 적이 없는 것 같다.과거에는 언론이 대통령을 뭔가 보통 사람과 다른 거룩한 존재로 숭배했다.하지만 이제는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중에서 됐다.거대구조보다는 생활구조 속에서 이웃의 한분이 된 것이다.이처럼 시대가 바뀌었다는 점을 언론이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함 교수 우리 국민이 노 대통령을 뽑은 것은 지난 대통령들이 너무 권위적이고 권력을 남용한 데 따른 반작용이다.그러나 국민들은 막상 대통령이 너무 탈권위적이니까 어색한 것이다.또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사전에 경험이 없는지라 너무 파격인가 주저하기도 하고.이같은 어색함이 불안한 만남처럼 느껴졌는데,이제부터는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바뀌어야 한다. 2. 어떤 특징 보이나 사회자 리더십의 요체는 용인술,즉 인사라고 볼 수 있다.노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 코드(Code:국정철학)가 맞는지 안 맞는지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또 의욕이 충만해서 그런지 청와대 비서실을 확대해서 한때는 ‘권력 비대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성 위원장 노 대통령의 가장 큰 특징은 원칙을 중시한다는 것이다.내가 대통령에게 끌렸던 부분도 이분이 원칙 때문에 손해날 일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취임후에도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장관들과 워크숍하고 모여서 토론한다.이렇게 하는 것은 대통령이 일일이 지시를 못하니까 전체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일환인 것 같다.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사고하게만들고 뛰게 만드는 방법이다.굉장히 목표지향적이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다.또 장관을 지내본 대통령이다.이 두가지가 통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취임 전 대통령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대통령이 “보수 언론이 나를 대단히 불안한 사람으로 보는데,나처럼 원칙을 지키고 미래가 예측되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말하더라.노 대통령은 원칙 있는 실용주의자다. 인간 노무현의 가장 중요한 노선은 실용주의다.놀라운 사실은 이 분은 뭐든지 빨리 배운다.자신이 컴퓨터를 접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정도다.장관을 임명할 때도 경제냐 비경제냐로 나눈다.경제는 안정을 중요시해 비개혁적인 사람을 앉혔고,비경제 분야에는 개혁적이고 파격적인 요소를 반영했다. 철저히 둘로 나눠서 이끌어가는 부분 보면 대단히 실용적이다.한·미관계도 명쾌한 승부수를 던졌다.자존심의 문제와 생존의 문제란 논리를 제시하면서 “생존이 더 급하니까 자존심은 나중에 하자.”라고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실용주의자라고 볼 수있는데,그 차이점은 DJ가 정치 9단으로서 말을 바꿀 수 있는 실용주의라면,법조인 출신인 노 대통령은 원칙이 있는 실용주의를 강조한다.그러니까 장관을 임명할 때 임명 대상자가 걸어온 길을 본 뒤 신뢰가 생기면 그것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성 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토론하다가 이런 일이 있었다.부처 합동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문화부장관,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 복지부의 건강재정보험에 얼마나 도움이 됩니까.”라고 물어 깜짝 놀랐다.학자들도 그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맞는지 틀리는지를 여러 전문가들이 검증해 달라.”는 식이다.과거에는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하면 교조화돼서 그걸 뒷받침하려고 억지논리를 개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스스로 논리를 고착화시키지 않는다.가설로 내놓고 “검증해달라,다른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한다.일하는 사람들한테 큰 짐을 덜어주는 것이다.다른 얘기를 할 수 있으니까.그러니 토론에서 여러 대안이 제시된다.꾸준히 학습하고 토론하는 것, 아무도 노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라크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노무현 지지그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니까 할 수 있었다.일부 외국언론이 노 대통령을 가리켜 포퓰리스트(대중인기영합주의자)라면서 한국투자가 어렵다고 하는데,정말 몰라도 너무 모른다.노 대통령은 그때그때 상황에 가장 맞는 판단을 하려 한다. 3. 대국민토론 효과는 사회자 대통령이 평검사와의 직접 토론을 벌이는 등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데 대해 찬반양론이 있는데. 성 위원장 노 대통령의 리더십의 큰 축 가운데 하나는 정면승부하는 것이다.검사들 문제도 갈등이 계속되면 심각하니까 대화해서 정면으로 푼 것이다.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그날 농민대회에 갔다가 계란을 맞고 왔더라.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안 갔는데,이분은 알면서도 가서 맞고 들어왔다.하지만 그때는 후보였다.지금은 대통령이다.선거운동할 때와 통치할 때는 다르다.전면에 나서는 것은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국민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구나,일개 검사도 만나주는데 내가 교원노조의 장이면 당연히 대통령을 만나야지 왜 장관급하고 만나냐.’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된다. 성 위원장 그때는 대통령이 비상한 방법으로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대통령이 그런 모범을 보이니까 이후 노동부장관도 창원에서 두산중공업 문제를 직접 들어가서 풀지 않았나.폭발직전인 엄청난 갈등을 현장에서 풀었다고 한다.결국 평검사 토론회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본다. 함 교수 평검사 토론회는 잘 끝났으니 좋은데,그다음 국회연설에서 KBS사장 문제를 거론한 것은 잘못되지 않았나.지금 책임총리가 안보인다.장관이 안 보인다.대통령이 나서기 때문이다. 4. 국회와의 관계 사회자 당정분리로 대통령이 여당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데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함 교수 50일동안 가장 잘한 것을 고르라고 하면 대국회·정당 관계다.정말 획기적이다.무엇보다 역대 대통령들이 했던 인위적 정계개편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야당당사를 방문하고 원내총무와 대화하는 것은 새로운 여야관계의 이정표를 만든 것이다.불과 50일만에 이 정도 이정표 만든 대통령은 없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성 위원장 국가와 국민 사이의 민주주의가 1차 민주주의라면,국가 기관끼리의 민주주의는 2차 민주주의다.직선제로 1차 민주주의가 달성됐다고 보면,지금은 2차 민주주의가 진행중이다.과거 대통령들은 행정·사법·입법의 3권을 다 갖고 있었다.지금은 대통령이 여당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회도 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3권분립,즉 2차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국민의 정부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데도 총리인준을 받았고,파병동의안도 통과됐다.대통령이 야당을 존중하고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리더십은 ‘통치’보다는 ‘협치’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지금은 국가적 사안에 대해 여야의 정파를 뛰어넘는 공동 협치의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이런 흐름이 외교안보통일분야에서 앞으로 경제분야로까지 확장되면 소수정부로서 상당히 국정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함 교수 그러나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다.취임초 너무 바빠서 그랬는지 몰라도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시도하는 실마리가 안 보인다.지금쯤이면 대(對)여야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데,민주당 내에서조차 틀이 안 보인다.당장 내년에 총선이 있는데 좀더 속도감 있게 해야 되지 않겠나. 사회자 당정분리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은 아닐까. 성 위원장 지금은 3권분립을 제대로 하는 구조라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의견은 내놓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역할 못하고 있다.양당은 기득권에 발목이 잡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이런 때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의아하게 생각하는 건 시민단체가 뭔가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하는데,근본적인 정치제도개혁 얘기가 안 나오고 있다. 함 교수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노무현 정부의정체성에 위기가 온다.대통령이 “지역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라.”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국민이 뽑을 때 가장 바라는 것이 정치개혁이었다.대통령이 좀더 진지하게 문제를 생각해야 된다. 5. 공직사회 개혁방향 사회자 노 대통령은 공무원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개혁하려고 한다고 보나. 성 위원장 공무원이 개혁 대상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공무원사회의 문제는 사람 문제가 아니고 잘못된 관행의 문제다.나는 ‘나쁜 시스템’이 ‘나쁜 행위’를 만든다고 본다.사람을 개혁 대상으로 볼 수 없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개혁 작업할 때 동원한 초기 기획그룹이 대부분 공무원들이다.자기 문제를 자기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공무원들을 개혁의 주체로 바로 세워주는 것,공무원들을 인정해 주는 것,그들에게 스스로 바꿀 게 없는가라고 질문하고 자각하고 바꾸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개혁대상으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함 교수 정부개혁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새 정부 들어 청와대 인력이 93명이나 늘었다는 점이다.이렇게 되니 일반 부처도 너도나도 증원을 요청해 놓았다고 한다.공무원은 늘려놓으면 줄이기 힘들다.책임장관제의 씨앗은 잘 안 보이고 행정부는 비대화되는 게 걱정이다. 성 위원장 청와대 인원이 늘어난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다. 함 교수 노 대통령의 공약은 지방화인데,중앙행정부가 이렇게 비대화된다면 지방화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6. 바람직한 외교 리더십 사회자 노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이 민감한 외교전선에서 악영향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대통령의 발언은 최종단계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함 교수 노 대통령은 자존심의 외교를 강조해서 당선됐다.그런데 취임후 지금까지 외교는 자존심의 외교를 지양하고 생존의 외교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변이됐다.이 과정에서 많은 수사적 물의라면 물의가 있었다.그러나 생존의 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은 평가해줘야 한다.대통령은 대미외교가 경제와 직결된다고 느끼자 시민단체의 반대를 뚫고 이라크전 파병을 밀고 나갔다.대단한 변화다. 하지만 외교적 수사 없는 직설적 표현은 외교에서 안 좋다.참모를 충분히 활용하는 게 좋다.지금은 국제적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진통으로 보고 국민들이 좀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성 위원장 직설 표현이 많다는 점은 나도 인정한다.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본다. 함 교수 지금까지 노 대통령은 탈권위주의적이고 진취성,진솔한 면으로 인정받았다.그러나 국제적 지도자는 세련미와 품격,중후함,신중함이 있어야 한다.이것이 글로벌 리더의 요소다.자신이 이 문제를 체화해야 한다. 7. 대언론관계 사회자 새 정부 들어 언론과 불편한 관계가 표출되고 있다.노 대통령으로서는 여론정치가 중요한데,나쁜 영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함 교수 왜 이 시기에 대언론 작업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노 대통령은 기존 보수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좀 있는 것 같다.자신의 본모습이 대단히 왜곡된다고 보는 것 같다.방송보다 보수 활자매체가 불안정한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편향성이 있는 것이다.신문보다는 방송에치중하는 게 보인다.오보와의 전쟁도 해야 되지만,매체 특성에 따라 그러는 건 문제다.다른 복잡한 일도 많은데 언론부터 손을 대면 여론을 양분화시킬 우려가 있다. 8.노대통령에 거는 기대 사회자 결론적으로 노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지향해야 하는지 정리해달라. 성 위원장 이 시대에서 대통령은 일종의 북극성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국민을 지배하는 게 아니고,국민에게 방향점이 돼달라는 것이다. 함 교수 노 대통령에게는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다.국민이 민주화 대통령한테 실망한 것은 부정부패였다.이것만 제대로 해도 대단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미국의 위대한 지도자에게는 보수도 진보도 없었다.루스벨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뭉뚱그려 루스벨트 이념 만들었다.그게 ‘뉴딜정책’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집권 초기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했고,자신이 너무 나서서 실패했다.노 대통령도 사소한 일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정리 김상연 박정경기자 carlos@ 함성득 고려대 교수 ·미 카네기 멜론대 박사 ·조지타운대 교수 ·한국 대통령학연구소장 ·한국의회발전 연구회 상임이사 성경륭 한림대 교수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미 스탠퍼드대 박사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
  • [열린세상] “대통령, 너무 나서지 마세요”

    노 대통령! 너무 전면에 나서지 마세요.현재 우리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여당 민주당보다 야당인 한나라당의 의석수가 많다.이와 같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대통령은 국회의원에 대한 설득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민여론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게 되는 경향이 높다.즉 대통령은 국회보다 언론을 활용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TV 연설,국가행사 등을 통해 국민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성하려고 하고,이는 국회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커넬은 대통령의 ‘대중적 리더십’ 관점에서 이를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going public) 전략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대공황 때 민주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노변정담’을 통하여,그리고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 1기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 전략을 성공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 우리도 IMF 금융위기 하에서 당시 여소야대 정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의 단결을 호소했다.이에 따라 대통령의 참모들도 대통령의 정책이 언론의 관심을 끌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도록 노력했고 대통령 비서실에서 ‘공보실’과 ‘대변인’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현 참여정부의 경우도 야당인 한나라당의 동의 없이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호소를 통해 정국을 돌파하는 방식을 자주 택하고 있다.실제로 노 대통령은 지난 3월9일 우리나라 최초로 검찰의 인사문제를 놓고 평검사들과 ‘공개 토론회’를 통해 현안을 정면돌파한 바 있다. 이렇게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권력의 참여적 이미지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그러나 대통령이 일반 국민에게 너무 자주 노출되면 노사분규,공무원 노조,행정수도 이전 등 모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최근 이라크 전쟁과 관련,국군 파병과 KBS 사장 선임문제와 관련하여서도 결국 노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부담을 지는 상황이 초래되었다.이렇듯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 전략에는 몇 가지 위험이 있다. 첫째,이 전략은 국민에게 실현될 수 없는 과잉기대를 제공하여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로 인식된다.실례로 김대중 대통령 당시 제2차 국민과의 대화에서 어느 할아버지가 대통령에게 직접 자신의 전셋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둘째,문제가 잘못되는 경우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직접 돌아온다.예를 들어 아파트 가격 상승,주가 하락 나아가 일선 행정의 작은 문제들까지도 모조리 대통령을 탓하게 된다. 셋째,대통령의 원맨쇼를 인정치 않는 현대 정치에서 정책의 입법화를 위하여 실제로 지지가 필요한 제도적 기관들,특히 국회와 정당의 국회의원들과 정치적 거리감이 노정된다. 넷째,국회의 지도자들,특히 야당 그리고 인력과 재원을 가진 이익단체들도 그들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치가 제도권이 아닌 제도권 밖,즉 ‘장외정치’에서 이루어진다.따라서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강력하지만 자주 쓰면 그에대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호소 전략의 남용은 결국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로 이어지는 것이다.아울러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조직에 있어서 장관을 포함한 지휘계통은 모두 무력화될 수밖에 없고 또다시 내각 중심이 아닌 대통령 또는 청와대 비서실 중심의 국정운영이 심화될 것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자신이 강조한 국정의 분권화와 자율성의 확대를 통한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의 확립을 위해서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 전략을 매우 선택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함 성 득 고려대교수 대통령학
  • [열린세상] ‘계약장관제’의 장단점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대통령이 장관과 과제별 업무목표치를 함께 설정하고 일정기간 후 그 성과를 평가하여 장관의 유임 여부를 결정하는 ‘계약장관제’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필자는 대선 직전 지난 11월 노무현 당선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 그는 자신의 장관으로서 경험을 기초로 노무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수석 중심이 아닌 장관에게 권한과 책임을 함께 주는 장관 중심의 국정운영,즉 ‘책임장관제’를 강조하였다.이러한 노 당선자의 책임장관제에 대한 강조가 계약장관제로 나타난 것 같다. 계약장관제는 의원내각제를 유지하는 뉴질랜드에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제도이다. 엄밀하게 말해 뉴질랜드는 계약장관제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장관(Minister) 아래서 ‘계약제 사무차관(Chief Executive)’ 제도를 도입하였다. 당시 뉴질랜드에서는 총무처가 모든 공무원의 고용주로서 봉급,고용조건,훈련 등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그러나 1988년 공무원법의 제정을 통해 사무차관이 총무처로부터부처 내 노사관계의 운영 및 인사관리 권한을 위임받았다. 사무차관은 종전의 항구적 관료제직에서 공개채용 및 5년간의 계약제도로 전환되었으며 목표의 사전적 구체화,의사결정권의 대폭적 이양,실적에 기초한 지속적 모니터링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노 당선자가 검토하고 있는 계약장관제는 뉴질랜드의 정치적 장관과 사무차관의 관계가 아닌 대통령과 장관의 관계에 관한 제도이다.이러한 계약장관제의 도입은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우리 장관의 권력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많은 경우 청와대 수석은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하여야 할 것도 자신이 하였고 또한 ‘대통령의 말씀’을 남용하며 엽관적 인사를 자행해왔다.이 경우 책임은 장관에게,권한은 수석에게 있는 현상이 노정되었다.계약 장관제에서는 장관이 업무수행과 관련해서 청와대 수석의 간섭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며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고,수석에 의한 정실 인사 폐단도 막을 수 있다. 둘째,계약제 장관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서 계약을 맺고 임용되고 또한 그 업무에 관하여 평가받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된 정부 여당 등의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셋째,장관의 전문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과거 대통령이 장관을 전문성과 무관하게 정치적으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아 장관은 업무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부처의 직원들로부터 얻게 되고 이들의 의견을 거의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계약제 장관은 임용과정에서 업무성과에 대한 계약을 맺으므로,전문성을 가진 장관이 임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부처 직원들에게 끌려가기보다는 그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계약 장관제의 단점을 살펴보면 첫째,정부에서 생산하고 전달하는 서비스는 측정하기 어려운 분야가 많다.또한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분야도 많으며,질적 부문에 대한 측정도구가 적절치 않아 효율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즉 장관의 업무 성과를 계량화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계약장관제는 부처 내 ‘수직적 책임성’은 확보될 수 있지만 부처 간 ‘수평적책임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다시 말하자면 계약장관제는 목표를 세분화하고 개별적 조직업무 성과를 통제하는 데는 장점이 있지만 정부 부처간의 조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계약장관제의 도입은 우리의 행정적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문제점 또한 많다. 특히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계약문화가 발전되어 있는 뉴질랜드와는 달리 한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강하고 연고주의가 팽배해 있다.이러한 두 나라간의 차이를 고려할 때 계약장관제는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될 경우에만 소망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함 성 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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