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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원도 노조원도 아닌 김부장 괴로워”

    “임원도 노조원도 아닌 김부장 괴로워”

    은행권 부장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억~3억원대의 연봉을 받는 임원들과 한데 묶여 임금 삭감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노조원도 임원도 아닌 ‘낀 세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어 더욱 서럽다고 말한다. 입행 22년차인 우리은행의 K(50)부장은 지난 연말 부장 진급을 했다. 덕분에 올 초부터는 약 70만원이 오른 월 650만원가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장급들이 모여 회사를 위한 자발적인 감봉(?)을 결의하면서 4월부터 K부장은 승진으로 오른 만큼의 월급을 도로 뱉어내야 한다. 월급은 다시 500만원대로 낮아진다. K부장은 “자율 결의이긴 하지만 20년 이상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인데 (지금이) 거역할 수 없는 분위기란 걸 왜 모르겠느냐.”라면서 “그나마 진급 덕에 월급이 5만~6만원 정도 오른 것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6일 우리은행 부장과 지점장급 직원 1000여명은 일자리나누기(잡셰어링) 재원을 마련하는 의미에서 서울 회현동 본사에 모여 4월부터 1년간 월 급여의 10%를 자율적으로 반납키로 결의했다. 이 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부하직원과 임금 역전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삭감한 것”이라면서 “그 이상 내릴 경우 자칫 부장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임원 이하 간부직원들의 자발적인 감봉이 이어진다. 지난달 국민은행이 속한 KB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부장급 이상 간부직원 총 급여의 5%를, 산업은행도 부지점장급까지 5%의 임금을 각각 반납하기로 했다. 이렇게 모은 재원은 일자리나누기와 소외계층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뜻은 좋지만, 은행 부장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국민은행의 한 지점장은 “연봉 2억~3억원이 넘는 임원들과 간부는 연봉이 극명히 갈리는 반면 임금을 깎을 때는 함께 묶이니 죽을 맛”이라면서 “부장급이면 딱 아이들이 고등학교나 대학에 다닐 때라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들어갈 때인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부부장급 이상이면 간부직원으로 취급돼 자발적으로 노조를 탈퇴하는 분위기다. 은행 책임론에 따른 여론무마용 임금삭감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임금 협상을 마친 100인 이상 사업장 10곳 중 4곳이 임금 동결 또는 삭감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까지 협약임금의 평균 인상률은 1.8%로 1999년 -0.3% 이후 가장 낮았다.노동부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노사간 임금교섭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北 로켓발사 이후] 3당대표 첫 靑 회동…엇갈린 ‘로켓 대처’

    6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간 청와대 조찬 회동은 시종 진지한 분위기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약 1시간40분간 열렸다. 이 대통령과 3당 대표가 자리를 같이 한 것은 지난해 18대국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었다. 이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경제나 안보 등 국가적 현안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고, 여야 대표들은 근본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날 모임이 여야간 상생관계 구축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갑자기 (초청) 연락을 드렸다.”면서 “어제 그 사람들(북측)이 로켓을 쏘고 제가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외국을 갔다오고 해서 급하게 모셨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도 모든 정상들이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여야 대표, 근본 취지엔 공감 이 대통령은 특히 “경제와 안보 등 국가 현안과 관련된 사안은 앞으로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면서 “오늘 조찬회동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3당 대표들도 이같은 근본취지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국민이 걱정하는데 야당 대표들도 같이 모여 국민이 안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조찬 회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와 남북관계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참석자들간 일부 이견도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여야 좌우 구별없이 온국민이 일치단결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국제사회에서 제재도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왜 정부가 PSI 전면참여를 발표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좀더 신중히 잘 대처해야 하고 북한과의 갈등을 늘리는 것보다는 조금씩 상황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자칫 남북경색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남북관계 경색 책임공방도 여야 대표들은 남북 관계가 경색된 데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책임론을 내놓았다. 정 대표는 “이 정권이 시작되고 나서 대북관계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어떻게든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고 남북간 화해협력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며 “(이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거나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 이 대통령이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정 대표는 “미국이 비준동의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킬 때 우리가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총재도 “미국이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섰을 때 우리가 비준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정 대표를 거들었다. 이종락 허백윤기자 jrlee@seoul.co.kr
  • 김 법무 “박연차 리스트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김 법무 “박연차 리스트 없는 걸로 알고 있다”

    6일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박연차 리스트’에 관한 게 많았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찰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수사와 관련, “‘박연차 리스트’ 같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며 “박 회장의 변호인 등이 말할 수는 있지만 검찰에는 리스트가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민주당 정장선 의원이 “전직 국회의장이 검찰에 갔고, 앞으로 전직 대통령이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하자 “수사 일정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의혹이 있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구속영장 청구 기준을 ‘불법 자금 1억원’으로 설정했다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김 장관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노무현 정권의 검찰 간부를 지낸 사람이 박 회장을 변호하면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근거 없는 얘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부패와의 전쟁 수준으로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민식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서 수십억원을 빌리고 조카사위에게 수십억원이 넘어갔는데 무관하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무제한으로 수사해야 하고, 특히 살아 있는 권력부터 수사한 다음에 죽은 권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박연차 회장과도 가깝고 금전거래도 있었다는데 왜 수사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대통령의 친구 천신일씨는 박연차 로비에 올인했고,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권력의 비호 아래 해외로 도피시킨 의혹이 짙다.”며 “검찰은 청와대 진두지휘에 따라 짜맞추기 수사를 하는데, 깃털수사만 한다면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장선 의원도 “박연차 사건의 핵심인 현 여권 인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검찰의 불공정성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수사라는 게 어차피 과거 사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정권이 바뀌면 과거 여러 가지 은폐됐던 단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과거, 현재 정권을 구분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각각 전·현 정부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대북 대응력 강화 방안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현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정책이 극단적인 대결국면을 부추긴다는 견해가 있다.”면서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가 재개한 점을 지적한 뒤 “(북한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우리 인력을 억류할 수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행정도시인 세종시에 대한 지원책을 주문하는 요구도 나왔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현재로선 세종시의 자족기능이 어렵다.”면서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전환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정부도 대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씨줄날줄] 장하준 쓴소리/조명환 논설위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강연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자유주의 비판의 목청을 한껏 돋우고 있다. 실물경제보다 돈 놓고 돈 먹기가 낫다는 금융자본주의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에 울림도 작지 않다. 전통적인 좌우파의 틀에 갇히지 않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장 교수는 참여연대를 이끌어온 4촌형 장하성(고려대) 교수와도 날을 세울 정도다. 그의 지론은 “선진국들이 지금 자유화·민영화·탈규제가 경제발전의 핵심 열쇠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경제발전 과정을 들여다보면 철저한 보호주의 정책에 기반을 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잘못된 경제이론이라고 결론짓는다. 국가끼리 ‘평평한 경기장’에서 공평하게 경기해야 한다는 논리다. 장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사다리 걷어 차기’ 등에서 이런 내용을 풀어 내고 있다. 장 교수가 그제 ‘세계경제 위기와 한국경제’를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민주정책포럼 강연에서 민주당에 경제위기 책임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밑바탕에는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진행된 우리 경제의 체질 약화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신자유주의적인 정책, 금융시장 자유화와 개방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서 나온 것”이라며 “부친(장재식 전 의원)도 민주당에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졌으니 민주당이 과감하게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말을 바꿔 상대방으로부터 ‘당신, 전에 어디서 얘기할 때 한 것과 반대로 말하느냐.’는 소리를 들은 케인스가 “나는 세상이 바뀌어 내 이론이 틀리면 내 이론을 바꾼다. 당시 생각과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옛날 생각이 틀려 다른 얘기한다.”는 비유를 하며 “민주당도 거기서 배우라.”고 일갈했다. 오는 6일에는 한나라당의 정두언 의원 초청으로 ‘이래도 신자유주의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한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김성조 소장이 축사를 하기로 돼 있다. 장 교수가 여당에는 어떤 ‘정책 훈수’의 쓴소리를 쏟아 낼지 주목된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흔들리는 정세균

    흔들리는 정세균

    민주당 정세균(얼굴) 대표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섰다. 4·29 재·보선 공천 갈등의 와중에 정 대표 책임론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정 대표의 ‘선당후사(先黨後私) 원칙’과 ‘정동영 전 장관 공천 배제’가 계파 갈등의 벌집을 쑤셔 놓았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 완산갑 공천과 관련한 후보 압축 과정에서도 1차로 5명을 선발한 기준과 경선룰을 놓고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 전 장관과 가까운 이종걸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이 전주 덕진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이라는 초강수를 둠으로써 내부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지적했다.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연대가 “당이 내분으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재에 나서기로 한 것도 ‘지속적인 주도권 장악’을 꾀하는 정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이번 재·보선을 제1야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구축하는 촉매제로 삼고 싶었던 정 대표가 도리어 당내 조정력과 통합력을 의심받는 처지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이같은 사태를 예측해 정 전 장관과 조율을 거쳤다면 ‘무소속 출마’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완산갑 공천의 5배수 후보에 포함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당원 10%를 선거인단에 포함시킨 경선룰에 항의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정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정 대표가 타협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다만 정 대표가 칼을 빼든 만큼 시국이나 여론을 살핀 뒤 후보등록일인 14일에 근접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 봤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재·보궐 선거가 이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그 결과는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역대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예외없이 참패했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 참여정부 시절 2004년 총선후 처음 실시한 2005년 4월30일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6곳을 포함해 23대0으로 완패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선거 직전까지 여당이 야심차게 추진한 4대 개혁입법을 온몸으로 막고자 법사위를 폐쇄하고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 파행을 주도했다. 더욱이 대선 비자금과 연계된 ‘차떼기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선거에서 압승했다. 정동영·김근태 등 우리당의 유력 대권후보들이 장관으로 차출되어 선거에 관여할 수 없었지만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한 것이 한나라당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선거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한국적 상황에서 재·보궐 선거는 정부·여당을 중간평가하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중간 평가가 아닌 ‘경제 살리기’ 선거로 몰아간다. 경제 한파로 크게 위축된 민심도 이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재·보궐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여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48.9%. 반면 ‘경제 살리기에 실패했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31.7%로 나타났다. 분명 이번 재·보궐 선거는 기존 양상과는 달리 변칙과 기형이 판치는 ‘홍길동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 서자인 관계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민주당은 전혀 예상치 못한 돌출 변수로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를 중간평가로 부르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핵심에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선언이 자리잡고 있다. 당의 전략 공천 방침에 반발해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만약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가 현실이 되고, 그 여파로 전주 완산에도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동반 당선된다면, 민주당에 ’선거 참패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고, 당은 당권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도 정 대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지지 세력인 ‘노무현·386세력’이 줄줄이 구속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재·보궐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측근 실세가 연계된 각종 게이트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비리 사건으로 여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재·보궐 선거가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박연차 게이트’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 전 장관이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역사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가 있다면 정 전 장관은 아무리 자신의 옛 지역구에서 뜻하지 않은 선거가 치러진다 하더라도 그동안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여투쟁에 앞장선 당 지도부를 향해 등 뒤에서 비수를 꽂아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정 전 장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패배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더라도 패배할 수 있다.”는 정치 역설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잃어버린 8년 만회하고 싶다”

    미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불구,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국제적 야유를 받았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단 평가다.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토드 스턴 기후변화 특사는 29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 개막연설에서 “잃어버린 과거를 만회하길 원한다. 미국은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책임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고해성사성’ 발언을 했다. 이어 “미국은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지만 미국 없는 해결책도 없다.”면서 미국의 ‘책임론’도 암시했다. 연설을 듣던 2600여명의 참석자들은 수차례나 큰 박수로 미국의 복귀를 환영했다. 스턴 특사는 앞서 기자들에게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의 16%가량을 줄이겠다는 미국 행정부의 목표를 확인시키기도 했다.미국은 8년 전 조지 부시 행정부 출범 뒤 교토의정서를 탈퇴하는 등 기후변화 협상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는 12월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국제회의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코펜하겐 회의는 오는 2012년 만료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열리는 회의다. 하지만 스턴 특사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경제위기 동유럽 정부붕괴 도미노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체코 정부가 24일(현지시간) 의회 불신임으로 붕괴됐다. 경제 위기 여파로 정부가 무너진 것은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헝가리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동유럽 국가의 ‘도미노’ 붕괴와 유럽 통합을 위한 리스본 조약 처리 난항이 우려된다.●경기 위기, 소수 여당 한계가 원인APF통신 등에 따르면 체코 하원은 이날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재적 200명 중 197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101표, 반대 96표로 가결시켰다. 미렉 토플라넥 총리는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며 헌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며 사임할 뜻을 밝혔다. 그는 26일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상 내각 구성이 3번 연속 실패하거나 의회가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조기 선거가 가능한 만큼 당장 선거를 치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이 누구를 새 총리에 임명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EU 의장국 임기가 끝나는 6월말까지 현 총리가 자리를 지키고 이후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 야당쪽에서도 나오고 있어 토플라넥이 다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2007년 1월 출범한 현 내각은 토플라넥이 이끌고 있는 시민민주당과 기독민주당, 녹색당 등의 연립정부로 96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사민당과 공산당은 97석, 무소속은 7석으로 야권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현 정부는 앞서 네차례 불신임안을 넘겼고 이달 초 미국과의 미사일 방어(MD) 협정 계획도 야당 반대로 철회하는 등 소수 내각의 한계를 겪어 왔다. 여기에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결국 무너지게 됐다. 앞서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헝가리 등이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무너졌고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일부 동유럽 국가에서도 경제 위기를 내세운 야당의 정치 공세가 거세다. ●리스본 조약 통과 차질 우려EU 의장국 정부가 붕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 덴마크, 96년 이탈리아에서 야당이 기존 내각을 물러나게 했다.하지만 전세계적 불황 속에 체코가 의장국을 맡는 것에 대해 프랑스, 독일 등이 걱정했던 차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크다. EU 집행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현 상황이 의장국 역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EU 의회의 입장은 다르다. EU 의회 최대 정파인 유럽국민당 당수 조세프 다울은 “현 위기 상황에서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불신임을 받는 정부는 이같은 리더십을 갖출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27개 회원국 전원의 비준이 필요한 ‘EU 헌법’인 리스본 조약 처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녹색당 당수인 다니엘 콩방디는 “현 상황은 리스본 조약에 대단히 위협적”이라고 진단했다. 리스본 조약은 현재 폴란드, 체코, 아일랜드 등 3국이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오바마 옥죄는 AIG 스캔들

    오바마 옥죄는 AIG 스캔들

    미국 보험회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의 ‘보너스 스캔들’의 불똥이 이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파문이 커지면서 ‘대통령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까닭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갈 길 먼 오바마 입장에서 단단히 발목을 잡힌 셈이다. ●AIG서 10만 4332弗 받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해 AIG가 정치인들에게 기부한 정치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정치인은 10만 4332달러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문은 “보너스 파문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오바마 등 정치인들이 오히려 AIG로부터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조차 AIG의 자금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AIG가 최근까지 정계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의 로비팀을 운영, 지난 1998년부터 7260만달러(약 1016억 4000만원)의 자금을 정치권에 기부금으로 지급한 사실도 전했다. 거세지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 보너스 환수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리더십 논란 오바마 “책임지고 수습”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미 거취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특히 AP통신 등 외신들은 “에드워드 리디 AIG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하원의 금융소위원회에서 ‘재무부가 이미 AIG의 보너스 지급 방침을 2주 전쯤 알았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가이트너가 말해온 시점보다 한 주 정도 빠른 시점”이라고 보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가이트너 장관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고 시민단체들도 가이트너 문책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문제는 보너스 스캔들이 빅3 자동차회사 및 주택시장 문제 등 주요 경제 현안들을 덮어버리고 있는 점. 폴 캔조스키 하원의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G의 무분별함과 이로 인한 여론의 분노가 추가 구제금융은 물론 경제 회생 노력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고 언론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결국 이번 스캔들로 경제 회생이 지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갈 길 먼 오바마의 입장에선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보너스 문제에 집중하자니 경제 현안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고 경제 현안에 올인하자니 비난 여론이 문제다. 이번 스캔들이 오바마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책임론’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바마는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가진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으로서 책임지고 수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AIG사태에서 드러난 정부 금융 정책의 허점을 막기 위한 도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관련, 새 금융 규제 기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이 시민을 볼모로 위험을 초래하지 못 하도록 규제안이 필요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통행·차단 반복” “다른 카드 낼 것”

    “통행·차단 반복” “다른 카드 낼 것”

    북한이 17일 남북간 육로 통행을 전면 허용했지만 ‘완전 정상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개성공단 통행 정상화의 칼자루를 북한이 쥐고 흔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9일간 약 세 차례 남북왕래를 차단했다. 북측의 잇따른 통행 차단 조치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물류 수송이 끊어져 자재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생산된 완제품이 북쪽에 묶이면서 납품도 늦어졌다. 일부에선 개성공단 사업 재검토 등의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개성공단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일시적으로 북한이 육로 통행을 전면 허용했지만 남측 반응에 따라 또다시 이를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황에 따라선 북측이 향후 두 달간 육로통행 차단 여부를 두고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군 통신선이 복구되지 않으면 광명성 2호 발사시기로 언급한 다음달 4~8일 사이 여러 차례 육로통행 관련 조치를 반복할 것”이라면서 “이 경우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원·부자재 물자 수송이 어려워져 개성공단은 일시 기능정지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낙관론에 손을 드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지난 9일간 육로통행 차단 등 개성공단이란 카드를 여러 번 사용했다.”면서 “전략이 노출된 개성공단 카드보다 서해지역 도발 등 다른 방법을 동원, 우리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고 개성공단 가동 중지는 현실적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억류 사태 재발 대응책 부재 등 정부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육로통행에 대한 제도적 보장과 실효적 이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원칙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개성공단의 경우 비교적 남북간의 합의사항들이 잘 갖춰진 지역”이라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개성공단 체류 및 출입과 관련한 합의사항에 대해 북측과 협의, 북측의 일방적인 통행차단 조치 통보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서 조항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또 “북측의 일방적인 통행 차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입주 업체들의 경제적 피해에 대해 북측이 책임지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의 해결 및 재발방지를 위해 남북 간 핫라인 복구 등 남북간 대화 채널을 재가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외환시장 지나친 불안 해소 노력을

    서울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윤증현 경제팀의 정책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협정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125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대마저 뚫었다. 외국인의 주식매도 공세로 코스피 지수는 1100선이 무너졌다. 미국 증시가 폭락한 데다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 금융시장은 당분간 출렁임이 예상된다. 우리 시장의 불안은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영향이 가장 크다. 이 지역에 가장 돈을 많이 꿔준 유럽계 은행의 피해가 우려되면서 제2금융위기설로 퍼지고 있다. 3월 결산을 맞는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3월 위기설’에다 1월 경상수지의 적자 반전도 작용하고 있다. 동구 요인은 우리 시장에만 작용하는 것도 아니다. 총외화 차입금 678억달러 가운데 일본계 자금 비중도 크지 않다. 이런데도 원화 가치가 동유럽보다 약세이고 올 들어 17%나 평가절하된 것은 심리적인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점에서 우리는 “말은 못하지만 그냥 가지는 않는다.”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주목한다. 윤 장관은 외평채 발행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2000억달러 고수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시장의 지나친 쏠림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와 정교한 정책조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외환사용에 대한 지나친 책임론에 부담을 느껴 환투기 세력 등에 대한 대응마저 손놓아서는 안 된다.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관된 정책과 함께 실물경제를 살려 달러를 벌어 들이는 근본해법을 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 “CIA도 비전문가 국장… 정치개입 없을 것”

    “CIA도 비전문가 국장… 정치개입 없을 것”

    국회 정보위원회는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용산 참사 책임론과 도덕성, 국가 정보기관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집중 점검했다. 민주당은 용산 참사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던 원 후보자를 상대로 정치적 책임을 추궁한 반면 한나라당은 이를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반면 이날 새롭게 제기된 경기 포천 지역의 농지 위장매입 의혹과 강남 아파트 5차례 미등기 전매에 따른 탈루 의혹은 인사청문회를 한차례 통과한 경험이 있어 비교적 흠결이 적다고 평가받던 원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원 후보자의 부인과 누나가 함께 매입한 포천 농지를 누나 이름으로만 등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포천 땅은) 전답으로 외지인이 살 수 없다.”면서 “농지법 위반, 부동산 실명거래법 위반, 공직자로서 허위 재산등록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정보시스템상에 1999년 5월 원 후보자의 부인 등 2명이 포천 땅을 8000만원에 매입한 기록이 있지만 등기는 같은 해 7월19일 원 후보자의 누나 이름으로만 돼 있었다. 박 의원은 또 “1979년 서초동 모 아파트로 이사한 뒤 4년 남짓 동안 모두 다섯 차례 아파트를 사고팔았지만 한 차례도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미등기 전매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원 후보자는 “(포천 땅은) 인사청문을 준비하면서 처음 들은 얘기다. 집사람은 계약을 한 적도 없고 이와 전혀 관계 없다.”고 부인했다가 다시 “누나가 채무관계에 의해 소유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남 아파트 미등기에 대해선 “당시 구획정리가 끝나지 않아 등기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용산 참사에 대한 원 후보자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았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행안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다.”면서 “원 후보자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상 체계를 보면 국세청장과 경찰청장이 소속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상식적으로 원 후보자는 용산 참사 당시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궁했지만 원 후보자는 보고 받은 사실이 없다며 “장관이 직접 지휘하지 않은 만큼 책임론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정보분야 비전문가인 원 후보자의 자질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지만 원 후보자는 “미국 CIA에도 비전문가 출신 국장이 임명된 바 있다.”면서 “대통령이 국정원을 개혁할 적임자로 생각한 것 같다.”고 받아넘겼다. 원 후보자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에 대해선 “(개입을) 안 한다.”고 답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2월 정국 이번 주가 고비

    2월 정국 이번 주가 고비

    2월 임시국회가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는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각각 9·10일 실시되고, 용산 참사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이 11일로 예정돼 있다. 9일에는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다. 용산 참사의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재점화되고,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까지 겹치면서 정국 긴장도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여야간 극한 대치가 예고되면서 국회에는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 현인택 ‘의혹 늪’ 탈세·연금미납·위장전입 등 논란… 9일 청문회 현인택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9일 인사청문회의 쟁점은 도덕성과 대북 정책으로 모아진다. 현 후보자에게는 세금 탈루, 편법 증여, 논문 이중게재, 연금 미납, 위장 전입 등 각종 의혹이 몰려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비핵개방 3000’을 입안한 점도 야당의 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은 현 후보자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며 검증의 칼날을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책 비전과 대안을 확인하는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현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민주당의 정치공세가 한풀 꺾이겠지만, 정반대의 경우에는 여권의 정국 운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문회에서 야당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부적격 의사를 보인다고 해서 대통령의 장관 임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여권에는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친 소유 제주시 연동 S운수의 대지 165㎡를 제3자를 통한 매매형식으로 시가보다 훨씨 싸게 샀다는 편법 증여, 2002년 마포구 염리동 주택의 매각시 실거래가 허위 신고 및 양도소득세 탈루, 논문 이중게재 및 학술진흥재단 등록 논문 무더기 삭제, 자녀의 위장전입과 부인의 국민연금 미납 등의 의혹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8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의 제2단계 두뇌한국(BK)21사업에 참여한 후보자가 자기 표절한 연구 논문 한 건을 실적으로 등록했고, 2건의 논문 실적을 허위 등록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 후보자는 “학계의 일반적인 기준과 전문영역을 이해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제주도 땅에 대해선 “과표 기준상 증여세나 매매에 따른 취·등록세나 별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고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선 “자녀의 학기 시작에 맞추느라 불가피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한편 경찰청은 현 후보자가 2002년부터 모두 12차례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됐다고 밝혔다. 현 후보자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속도 위반 6건, 신호 위반 2건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아 납부했다. 2002년에는 안전띠 미착용, 2007년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지난해에는 인명보호장구 미착용과 중앙선 침범으로 범칙금을 냈다. 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과속 등으로 8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경찰청은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석기 ‘용산 늪’ 11일 현안질문 등서 참사 책임론 정면충돌 예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금주 정치 일정과 맞물려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9일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결과 발표에 이어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 11일 용산 참사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문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2월 국회를 ‘용산 국회’로 규정한 야권의 파상 공세와 여권의 공세 차단이 정면 충돌하면서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게 되는 셈이다. 원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용산 참사 관련 증인과 참고인이 다수 참석해 여야간 공방전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 참사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던 원 후보자에게도 책임론의 화살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 하루 전날 이뤄지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야권의 공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수사결과가 미흡할 경우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8일 김 내정자와 함께 원 후보자에 대해서도 용산참사의 책임을 물어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 원 후보자 청문회가 ‘용산 청문회’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용산 참사의 여진을 차단하기 위해 원 후보자가 이번 참사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나아가 공직사회 사기 진작과 법치 확립에 방점을 찍으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생각이다. 11일 용산 참사 관련 긴급 현안질문도 김 내정자 거취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당 용산참사 대책위원장인 김종률 의원과 용산참사 공세에서 활약한 김유정 의원, 언론인 출신인 장세환 의원 등 검증된 공격수를 질문자로 내보낸다. 이들은 당시 경찰진압 과정에서 무전기를 꺼놓았다는 김 내정자 주장의 진위와 직무유기 가능성을 추궁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청수와 김석기/주병철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어청수와 김석기/주병철 사회부장

    어청수 전 경찰청장이 지난달 29일 퇴임식에서 눈물을 떨궜다. 가족들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흘린 눈물은 임기 2년 중 1년만에 중도하차한 소회, 가족에 대한 미안함, 억울하게 물러난 데 따른 서운함 등이 한데 묻어 있는 듯했다. “지난해 봄부터 여름까지 우리 경찰은 촛불시위로 100일 넘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땀과 의지로 법질서를 바로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경찰은 누구나, 모든 정부하에서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을 다해왔습니다. 배신을 한 적이 없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이 퇴임사는 경찰의 태생적 한계와 어려움을 웅변하고 있다. 경찰 스스로 자신들의 목숨을 ‘파리목숨’이라고 비하할 정도로, 경찰 수뇌부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질과 사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과 이기묵 전 서울청장도 그런 케이스다. 두 사람은 2005년 12월 말 여의도 시위농민 사망사건과 관련해 옷을 벗었다. 그때도 공권력의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위사건은 아니지만, 홍영기 전 서울청장도 2007년 3월 눈물을 흘리며 사퇴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다는 게 문책 사유였다. 이들의 낙마는 법과 원칙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불미스러운 결과, 또는 경찰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수장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의미였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경찰의 악몽은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석기 서울청장이 경찰청장에 내정된 지 하루만인 지난달 20일 용산 화재 참사사건의 과잉진압 여부를 둘러싼 책임론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경찰특공대 1명과 철거민 5명 등 6명이 불에 타 죽은 대형참사로, 종전의 시위충돌이나 촛불시위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 보기에 따라서는 무모한 충성심이 부른 인재사고로도 볼 수 있다.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화염병이 등장한 불법시위라는 점 때문에 김 내정자에 대한 동정여론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검찰은 수사초기 철거민의 불법시위에 초점을 맞춰 김 내정자를 감싸기 시작했다. 지휘부를 조사하지도 않고 ‘경찰을 형사처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성급한 판단을 내놓는가 하면, 망루에서 흘러내리는 액체를 시너라고 단정지었다가 물대포일 수도 있다는 지적에 재확인작업을 하는 촌극을 벌였다. 자진사퇴쪽으로 저울질하던 청와대도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서 있다. 경찰은 자숙하기는커녕 경찰 홈페이지에 ‘김석기 살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물론 경찰도 억울하다는 지적에 공감 못할 바는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진압작전이 성공한 작전이 아니라 ‘실패한 작전’이라는 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진압의 최종 책임은 경찰이다. 이는 지휘책임자가 실패한 작전에 대해 법적,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김 내정자가 자리를 지킨다고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물러난다고 법과 원칙이 허물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 내정자는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도의적 책임에 먼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검찰과 청와대의 의중에 자신의 거취를 맡기는 듯한 태도는 적절치 않다. 김 내정자가 숨진 부하의 영결식에서 흘린 눈물이 30대 초반에 저승으로 떠난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철거민들의 불법 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 등은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잘잘못이 가려지게 돼 있다. 사건의 본질과 김 내정자의 거취 여부를 동일선상에 놓고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어 전 청장이 퇴임사에서 노자의 도덕경에서 인용한 공성명수신퇴(功成名遂身退·그 자리에 머물지 않음으로써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김 내정자가 곱씹어봤으면 한다. 주병철 사회부장 bcjoo@seoul.co.kr
  • 용산참사, 與 “제도보완” 野 “책임추궁”

    용산참사, 與 “제도보완” 野 “책임추궁”

    2월 임시국회에는 용산 참사 진상규명, 미디어 관련법 등 중점법안 처리,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 등 굵직한 현안이 몰려 있다. 임시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1일 여야의 원내 사령탑인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선진과 창조의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로부터 쟁점 사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 봤다. ●용산참사 민주당은 이번 국회를 ‘용산 국회’로 규정, 정부·여당을 상대로 총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원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용산 참사의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집중 추궁하겠다.”면서 “진압작전을 지휘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물론 주무 장관이었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오는 10일 인사청문회에서 용산참사 책임론과 국정원장 내정자로서의 자질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긴급 현안질문에서는 용산 참사 당시 무리한 진압이 현 정부의 ‘속도전’ 기조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로 전방위 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민주당의 입장을 ‘정치공세’라는 논리로 차단하며, 선(先) 진상규명과 제도 보완책에 방점을 찍는다는 전략이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슬픈 죽음을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검찰 수사가 끝나면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보완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개인적인 주장이었다.”고 선을 긋고, “먼저 진상조사를 하고 책임이 드러나면 문책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 원내대표는 “긴급 현안질문은 하루로는 부족할 수 있다.”면서 “이번 임시국회는 용산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쟁점법안 홍 원내대표는 최대 쟁점인 미디어법과 관련, “수십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법안인데 민주당이 ‘방송장악법’이라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방송 발전,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을 위해 2월 쯤 미디어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못박았다. 비정규직법 개정에 대해서는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은 가안”이라면서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되 이를 경기가 호전될 때까지 부칙에 한시적으로 규정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 원내대표 합의문대로만 하면 본회의장 재점거 등 무력행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미디어관련법에서는 공공성 보장이라는 공익적 관점이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대기업은 근무기간 2년 이상의 숙련된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여건이 안 되는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촉진시키는 쪽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원내대표는 “미디어법은 국민 이해가 부족하고 여야 이견도 커 장시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흡수하는 기본 원칙 아래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 홍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가 알아서 정리하고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 원내대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남북 관계를 발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인물인지 따지겠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현인택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적격성을 철저히 따지겠다는 의미다. 문 원내대표는 윤·현 후보자 모두 한반도 번영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주현진 오상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 경찰, 김석기 구하기 작전중?

    경찰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구하기’에 나섰다. 용산 화재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경찰의 과잉진압보다는 철거민들의 불법시위 규명 쪽으로 흐르고 있는 데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경질 반대 의견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대응으로 보인다. 경찰은 모든 정보력을 동원해 언론인과 정치인 등 여론 주도층에게 ‘김석기 동정론’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검찰의 수사 방향도 시시각각 체크하고 있다. 또 용산 철거민들의 시위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경남 전철련 의장을 검거하기 위해 서울청 광역수사대 형사들이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순천향병원 외곽을 지키고 있으며, 남 의장의 얼굴이 담긴 수배전단지도 일선 경찰관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경찰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참사 책임론에 대한 여론을 경찰에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가기 위해 포털이나 언론사 사이트 여론조사에 적극 투표하자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구명운동에 나선 경찰들은 “공권력을 정당하게 집행한 경찰조직의 수장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낙마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청장 내정자도 최근 내부회의에서 “내가 물러나 지금 상황이 깨끗하게 정리된다면 물러나겠지만, 물러난다고 정리될 것 같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참사 직후에 밝혔던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는 입장에서 ‘퇴진 불가’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29일 퇴임하는 것도 김 청장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 청장이 사퇴하면 청장대행이라는 불안한 체제가 시작된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내정자가 청장으로 공식 임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자진 사퇴가 가장 쉬운 해결책인데 계속 버티고 있어 조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한 경찰관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고 해서 책임론이 식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계속해서 경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우리가 억울한 측면이 있으나,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권력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국민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경찰청장 김석기’ 거취는…

    6명의 사망자를 낸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과정에서 경찰특공대 투입을 결정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 청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청장이 20일 오후 경찰청사 청장실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는데 내가 책임을 질 일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김수정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치안감)은 이날 오후 용산경찰서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19일 낮 12시30분 1차 현장대책회의에서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이 특공대 투입을 요청했으며 이날 오후 7시 대책회의에서 청장이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진압현장은 김 차장과 기동단장이 직접 지휘했다. 김 청장은 정치권과 시민들 사이에서 불거져 나온 ‘책임론’에 대해 부담을 느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어차피 이대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돌파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이번처럼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는 최근에 없었다. 지난 2005년 11월 여의도에서 열린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했던 농민 전용철씨가 사망하자 허준영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었다. 일선 경찰들은 “현재 경찰 내부는 통제불능 상태”라며 망연자실했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김 청장의 사퇴는 기정사실 아니냐.”면서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알 수 없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용산 참사’ 2월국회 암초로

    ‘용산 참사’ 2월국회 암초로

    2월 임시국회가 용산 철거민 참사라는 변수에 부딪쳤다. 당초 여야는 인사청문회와 입법 대치전에 전략을 집중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20일 용산 참사로 여야 모두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은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전면에 내세우며 청문회 보이콧과 국정조사권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조사하되 청문회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 “부적격자 청문회 불가” 민주당은 청문회 거부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키로 했다. 각각 국가정보원장과 경찰청장에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용산 참사 책임론이 도화선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신(新)공안정국을 조성한 당사자라는 점을 들어 일찌감치 ‘부적격자’로 규정했다. 이번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지휘 책임문제가 드러나면 가중 책임을 물어야 하는 마당에 ‘영전’을 시킬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무 책임자인 두 사람의 인사청문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준을 뛰어넘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21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청문회에 응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청문회 관련 당내 논의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은 행정안전위의 인사청문회에서 김 내정자를 상대로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과잉진압 논란과 불법 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 복면금지 등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 등에 대한 입장을 추궁하려고 했었다. 원 내정자를 상대로는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비전문가 출신의 코드 인사라는 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방침이었다. 기획재정위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게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으로 재직한 책임을 들어 공세를 펼 계획이었다. ●한나라 “청문회는 예정대로”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와는 별도로 인사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사 청문대상이 지금까지 4명에 그치고, 추가 인사도 행정안전부 장관 정도에 한정되는 만큼 인사청문 전략은 해당 상임위에 일임하는 등 원칙대로 간다는 방침이다. ●김 내정자 행안위 출석문제로 충돌 여야는 21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강제진압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파악하려면 경찰특공대 지휘권을 행사한 김 청장은 당연히 출석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김 청장을 출석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사건을 은폐하거나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과잉 충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인 권경석 의원은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지방경찰청장은 애초 출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20일 오전 경찰이 서울 한강로 2가 용산재개발 지역 4층 건물에서 농성 중이던 이 지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 40여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특공대 1명, 철거민 5명 등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경찰특공대 김남훈(32) 경장, 철거민 이성수(50), 양회성(55), 이상림(70)씨 등 4명의 신원은 파악됐으나 나머지 2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찰특공대 투입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19일 오후 철거민 진압 관련 대책회의에서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 청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철연 회원 등 시민 10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쯤 용산역 앞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서울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이를 저지하는 등 밤늦도록 대치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6시45분쯤 사고 현장에 50명 남짓의 특공대 요원을 포함해 16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불과 25시간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채증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특공대 투입은 진압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날의 극렬 시위 등으로 철거민들이 극도로 흥분한 새벽에, 그것도 150여개의 화염병, 70여개의 시너, 염산, LP가스통 등 위험물을 가진 채 저항하는 시위현장에 대한 사전 대처가 부족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경비전문가들은 시위에서 망루(구조물, 일명 ‘골리앗’)가 등장하면, 이를 지을 때 진입하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한다. 농성자들의 물과 음식을 끊고 평화적 해산을 유도하거나 화염병을 다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작전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또 빌딩의 좁은 옥상과 격렬한 저항을 고려할 때 경찰이 우선 물러났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특공대 출신의 한 경찰은 “옥상이 좁아 사다리로 접근하거나 헬기로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지만 이는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일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많은 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한 데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의 대치상황에 너무 쉽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이 폭력으로 맞설 경우 둘을 떼어 놓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빠른 진입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물대포가 오히려 유류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관계자는 “시너와 같은 유류화재는 물이 닿으면 오히려 물을 타고 번지게 된다.”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특수약품을 섞어야 하는데 경찰이 진압에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주변에서는 김 청장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통해 평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신의 의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철거민들이 극렬하게 저항하긴 했지만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진압에 나섰던 경찰특공대원 5명과 전철연 소속 22명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그러나 화재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20일 오전 경찰이 서울 한강로 2가 용산재개발 지역 4층 건물에서 농성 중이던 이지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경찰특공대 김모(32) 경장, 철거민 이성수(50)씨 등으로 4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찰특공대 투입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19일 오후 대책회의에서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농성25시간만에 특공대 ‘초강수’ 경찰은 이날 새벽 6시45분쯤 현장에 특공대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불과 25시간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채증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날의 극렬 시위 등으로 철거민들이 극도로 흥분한 새벽에, 그것도 화염병, 80여개의 시너, 염산, LP가스통 등 위험물을 가진 채 저항하는 시위현장에 대한 사전 대처가 부족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물대포가 유류화재 키워 경비전문가들은 시위에서 망루(구조물, 일명 ‘골리앗’)가 등장하면, 이를 지을 때 진입하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한다. 시위대에 물과 음식을 끊고 평화적 해산을 유도하거나 화염병을 다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작전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또 빌딩의 좁은 옥상과 격렬한 저항을 고려할 때 경찰이 우선 물러났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특공대 출신의 한 경찰은 “옥상이 좁아 사다리로 접근하거나 헬기로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지만 이는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일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많은 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한 데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의 대치상황에 너무 쉽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이 폭력으로 맞설 경우 둘을 떼어놓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빠른 진입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물대포가 오히려 유류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관계자는 “시너와 같은 유류화재는 물이 닿으면 오히려 물을 타고 번지게 된다.”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특수약품을 섞어야 하는데 경찰이 진압에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주변에서는 김 청장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통해 평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신의 의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장에서 연행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등 25명과 현장에 있던 경찰관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날 현장조사를 벌였다. 글 / 서울신문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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