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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이상용 노동부장관

    나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공직에 들어온 이후 재정을 담당하는 부서에 오래 있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내가 전공을 경제학으로 선택한 것이 결코 타고난 심성이나 자질과 전혀 무관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내가 경제학과에 지원한 것은 어떤야망이나 소신에서 비롯된 결정은 아니었다.어쩌면 그것은 가난하고 형제가많았던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8남매의 장남이다. 나는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집에서 아주 각별한 대접을 받았다. 억척스럽고 부지런하셨던 부모님 덕분에 끼니를 거르지는 않았지만,모두들가난했던 시절이었기에 그 끼니라는 것은 초근목피(草根木皮)나 다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나에게 ‘더운 밥’을 챙겨주시려고 무던히 애쓰셨고 아버지 역시 남다른 애정을 장남에게 보여주셨다. 내가 춘천에 유학하여 중·고등학교를 다니고,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었던 것도 장남에 대한 아버지의 특별한 배려였음은물론이다. 그러나 장남이라는 존재적 가치는 언제나 나의 가슴 속을 파고드는 ‘예리한 칼날’이었다. 장남으로서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각별한 대접은 바로 내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그것은 어느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어느틈엔가 내 스스로가 알게 되는 ‘장남이라는 짐’의 존재였다. 그 짐은 나에게 ‘어찌하면 우리 집안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어떤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하였던 것 같다.아마도 내가 경제학을 선택한것은 적성에 맞아서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려운 집안에 보탬이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커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내가 흔들리면 안된다’는 식의 생각이 언제나 마음 속을 떠나지 않으면서 이상적인 장남의 모습으로서 내 행동거지를 결정지었고,한 번 옳다고 뜻을 세우면 확고히 지켜나가는 심성도내가 장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 듯하다. 아직도 내가 장남으로서 받는 빛과 그림자는 여전하다. 하지만 이젠 장남이라는 예리한 칼날이 마음속을 그렇게 파고 들지는 않는다.짐은 아직도 존재하고 나의 모습을 결정하지만,이제는 그 짐을 질 줄 아는 법을 배웠기 때문인 것 같다.세월이 흐르면서 말이다. 이상용 노동부장관
  • 鄭鍾煥 철도청장 인터뷰“철도 중흥기 다시 온다”

    “재임 중에 철도개통 100주년을 맞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향후 철도산업의 새로운 설계와 발전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지난 1899년 경인선 철도가 개통된 지 올해로 꼭 100년.정종환(鄭鍾煥) 철도청장의 감회는 남다르다.지난해 3월 철도청장에 취임한 후 자동차산업에밀려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천덕꾸러기로 여겨지던 철도산업을 회생시키는 선봉장이 됐기 때문이다. 정 청장은 취임일성으로 “청장이 아닌 철도주식회사 사장이 되겠다”고 공언한 이래 철저히 고객중심의 경영을 펼쳐 지난해 한국능률협회가 시상하는‘98고객만족경영대상’에서 철도청이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전사(全社)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개가를 올렸다.또 청장자신도 개인부문에서 최고경영자상을 받기도 했다.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해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 고객만족경영대상에서 철도청이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이처럼 국가기관이 연이어 큰 상을 수상한 데 대해 정 청장은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자기변신을요구하는 채찍질을 묵묵히 받아내며 노력해 준 직원들의 덕”이라고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정 청장은 “지난 30여년간 도로위주의 교통정책으로철도산업은 답보상태였으나 최근 철도의 대량수송기능과 안정성 정시성 등이새롭게 인식돼 다시한번 중흥기를 맞고 있다”며 “2020년대쯤이면 철도가가장 경쟁력있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철도의 재무구조는 프랑스의 부채비율 643%,일본 271%,독일 67%에 비해14.7%로 매우 양호한 편이다. 그만큼 한국철도의 발전원동력은 충분하다는것이다.정 청장은 부임이후 민간기업인 빰치는 경영수완으로 각종 이벤트 열차(환상선 눈꽃순환열차,정동진 해돋이 열차,무창포 모세의 기적열차,신기환선굴열차 등)를 개발해 매회 여행권이 매진되는 신기록을 토해냈다.그는“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변화속에서 철저히 고객위주의 경영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기관도 국민의 편에서서 서비스행정을 펼칠 때 비로소 정책효과를 발휘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성태기자 sungt@
  • [10일 정기국회 개막 3당총무의 전략] 자민련 李肯珪총무

    자민련 이긍규(李肯珪)총무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보수안보 정당으로서의 당 정체성 확립에 최대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소속 의원들간의철저한 ‘팀플레이’를 강조했다.공동여당의 틀을 유지하면서 사안마다 자민련의 색깔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총무가 원내사령탑으로서 정기국회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처음이다.그만큼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의욕도 상당하다.국정감사 때에는 국회 총무실을 24시간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는 데서도 그의 ‘의중(意中)’은 잘나타난다.이총무는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자멸행위”라면서 “의원들이 국감에 충실하도록 거듭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신문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들까지 낱낱이 챙겨 진상이 알려질 수 있도록 전문위원들에게 이미 준비작업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총리가 명예총재여서 정부의 잘못을 따지는 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질문에도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려 정부의 잘못이 드러나면 철저히 추궁할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여야간 대치로 국민건강보험법 등 각종 개혁법안이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에대해서는 “자민련은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이 가는 쪽을 편들어 캐스팅보트역할을 하겠다.중의(衆意)에 중심을 둘 것이다”고 말했다. 선거구제 문제는 가능한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이총무는 그러나 여야간 핵심쟁점인 인사청문회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종태기자 jthan@
  • 崔珍種 행정자치부 119국제구조대장 터키 구조활동기

    나를 포함한 119국제구조대원 17명은 지난 20일 김포공항을 출발,16시간의비행 끝에 터키 지진현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이번 지진의 진앙지 부근인 이즈밑 시청에 현장지휘소를 설치했다.이어 동행한 구조견 2마리와 현지교민 10여명의 도움으로 지중음향 탐지기,매몰자 탐지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동원,인명 구조·수색작업을실시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존자는 발견하지 못하고 시신만 154구를 발굴했다.도착당일 오후 1시쯤에는 구조작업 중 갑자기 강력한 여진이 발생,구조활동을 중지하고 귀국하라는 터키당국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구조활동을 계속했다. 6·25때 우리에게 도움을 준 터키인들에게 미약하나마 우리가 한국민을 대표해 은혜를 갚고 있다는 사명감과 재난현장에서는 언제든지 생명을 버릴 수도 있다는 119구조대원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22일 데이멘데레 구조현장에서 현지 노인 2명이 우리 구조대 차량을 가로막고 이스라엘,독일,프랑스 등 5개국 구조대가 발굴을 포기한 자신의 4살난 손자 시신을 찾아 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대원들이 2시간에 걸친 구조작업끝에 시신을 발굴,지켜보던 유가족 및 현지주민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 현지 주민들로부터 주인잃은 개 한 마리가 10여일동안 밥도 먹지않은 채 주인이 매몰된 건물주변을 맴돈다는 말을 듣고 작업 끝에 남자 1명의 시신과 그 자녀로 보이는 시신 2구를 발굴해 시신보관소에 안치했다.그러자 개는 계속 낑낑거리며 우리를 따라왔다.뒤를 따라오던 그 개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 일정상 아쉬움을 뒤로하고 철수하기 위해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그동안 제대로 갈아 신지도 못했던 양말,수건 등을 구입하느라 현지시장을 다닐 때였다.현지상인들이 “꼬레 땡큐”를 연발하며 다가오는 순간 이들에게 6·25때 진 빚을 다소나마 갚으면서 한국의 명예에 먹칠을 하지는 않았구나하는 안도감이 생겼다.
  • 재벌 선단식 운영 종식 해체 하자는 것 아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8일 “재벌개혁에 대해 일부 오해도 있으나 말그대로 이해하는 게 좋다”면서 “재벌을 해체하는 게 아니라 선단식 운영방식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하고 “재벌개혁이 원칙대로 차질없이 진행돼 우리 경제가 다시 튼튼해지도록 관계장관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해달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오는 25일쯤 기존 방식대로 재벌총수들도 참석시킨 가운데 정·재계 간담회를 갖고 재벌개혁 후속대책을 제시하고 재벌들의 협조를 요청할방침이다. 이기호(李起浩) 청와대경제수석은 간담회가 끝난 뒤 “정·재계간담회에서는 5대 재벌의 재무구조개선 이행실적도 점검하고,미진한 부분의 이행을 재벌들에게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김대통령은 재벌개혁의 연내 마무리를 위해 정부,채권은행단,재벌들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독려할 예정”이라면서 “논의내용은 가능한 합의형식으로 발표하려 한다”고 전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선배의 조언 ‘어학보다 목표의식 중요’

    나는 늘 외국인 회사에서 일하기를 원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막연한 동경과 업무에서의 세련미,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2년전 입사 당시만해도 난 회화가 자유롭지 못할 정도로 영어실력이부족했다.그것은 처음 얼마동안은 엄청난 고통으로 와닿았다.그래서 지금도외국인 회사를 지원하려는 후배들을 보면 무엇보다 영어가 필수임을 주지시킨다. 그러나 어찌보면 외국인 회사를 지원하는데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표의식인지도 모른다.자기가 무엇을 원하고 또 어디로 가야할 지를 분명히 해두는 것이야말로 영어실력보다 더 먼저 갖춰야 될 조건이다.여기에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는 외국인 회사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위해 꼭 필요한 덕목이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비록 처음에 영어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일에 대한열의와 적극성으로 윗사람들의 인정을 받아냈다. 외국인 회사에서는 특히 철저한 책임감이 요구된다.그 능력을 키워야 하고지니고 있어야 한다.자신의 일에 철저한 프로가되는 것,또 그러한 프로로남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따라서 막연한 동경으로 취업한 이들은 결국 오래버텨낼 수가 없다. 나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외국 광고회사를 다니고 있어 실제로 내가 회사에 갖는 만족도는 큰 편이다. 국내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어떤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외국인 회사 취업도 더 손쉬울 수 있다.특히 컴퓨터 분야의 외국인 회사 취업문은 상당히 넓다고도 할 수 있다. 외국인 회사에 입사한 선배로서 가장 중요한 취업요령을 말해준다면 무엇보다도 부지런히 여기저기 이력서를 보내고 가능하면 면접도 자주 보라는 것이다.외국 기업체의 경우 공채보다는 필요할때 수시면접을 통해 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에 이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취업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삼성맨 제1덕목은 책임감”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어느 기업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런 삼성에서 지금 애사심(愛社心)과 관련한 미담(美談)하나가 사내에 회자되고 있다. 주인공은 구조조정본부 김준식(金俊植)차장(45).김차장은 지난 8일 화재로집안이 온통 잿더미가 되는 불행에도 불구,묵묵히 근무중이다. 김차장의 집은 아파트단지가 정전되고 자가발전기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전기배선상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김차장은 다음날 보험사와 경찰서,등기소에 들러 관계서류를 제출하고 피해조사에 응한 뒤 곧바로 회사로 출근했다. 넥타이와 와이셔츠,양복,구두 모두 새로 사서 입은 채였다.회사동료와 상사들이 한결같이 휴가를 가라고 떼밀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이미 휴가도 다녀왔고 삼성차 처리 등 구조조정본부에 급박한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자리를 뜰 수 없다”는 것이었다.결국 회사도 그를 설득을 하는 대신 화재수습을 돕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동료들이 매일 저녁 그의 집으로 퇴근,그을음을 제거하고 타다남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김차장은“삼성맨은 제 1 덕목은 ‘책임감’”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가정을 팽개치고 일에만 몰두하는 ‘회사인간’으로 보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추승호 기자 chu@
  • [발언대] 무책임한‘후3김’용어 사용 자제를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재개 선언을 두고 언론과 여론매체들이 ‘후3김’시대를 들먹이자 ‘3김’의 케케묵은 스토리가 또다시 들썩이고,국민들은 그를 근거로 빈정거리고 있다. 무엇이 ‘후3김’이며 ‘3김’이 어쨌다는 건가? 도대체 누가,왜 그런 용어를 퍼뜨렸고 언론조차 무책임하게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의미와 성격규명도 없이 차용하고 있는지 안타깝다.여론매체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의 낙서장이 아니다. ‘3김 정치’니 하는 표현의 남용도 문제지만,재임시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고 그에 대한 전반적 평가도 어느 정도 가능한 전직 대통령이 정치재개를 선언했다고 해서 ‘후3김’ 시대를 들먹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더구나 그 가운데 한명은 이미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으로서 IMF 위기로 암울했던 우리 경제를 다시 세우고,개혁을 주도해가고 있는 현직 대통령이다. 차별화없는 ‘3김청산’이 자칫 개혁의 현장에 체념과 회의,지역감정의 불씨를 안겨주어 현 국정을 상처내자는 계산이 잠재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이는 또 아무런 노력도 없이 반사이익만을 노리는 개혁 반대세력들의 세를 불려주기 위함은 아닌지 따져보아야 한다.실패한 전직 대통령의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위는 그 자체를 비판하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성(姓)이 같다고 해서 ‘3김’에 대한 각각의 정확한 평가도 없이 한 묶음으로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문제다.엄연히 국민이 선택한 현직대통령을 ‘3김청산’으로 싸잡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일은 이제 그만 접어두자.언론,여론매체,지식인들까지 새로운 이론이라도 발견한 듯 ‘후3김’을 인용하는 것을 보면,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그릇된 편견속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언론과 지식인들에게 묻고 싶다.‘후3김’이 어쨌다는 것인지.왜 이 시점에서 용어에 대한 아무런 정의도,성격규명도 없이 남용하고 있는 것인지.오랜체념과 혐오의 감정에서 나온 국민들의 우스갯소리가 근원이라 할지라도,적어도 사회에 대해 책임감이 있는 언론과 지식인이라면 오히려 그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 않는가.흥미 위주의 유행어 남용은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국민들은 무책임한 용어의 남용에서 새로운 분열의 씨앗만 발견할 뿐이다. 김진희[주부·도봉구 쌍문동]
  • [대한광장]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권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특정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어떤 의미에서는 숙명적 환경조건 안에 존재하게 된다.그리하여 그 개인은 작거나 큰 공동체안에서 자라고 배우면서 자신의 숙명적 환경을 이해하고 개선해가며 그 위에자기나름대로의 자유로운 선택의지와 능력을 발휘하여 자신과 공동체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개인이나 집단이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환경조건에는 최우선적으로 먹고 입고 사는 곳의 해결이라는 생존조건이 있으며 그외에도 자연과 사회를통제하며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해결해야 될 조건들로 둘러싸여 있다.이러한,해결해야 할 조건들이란 바꾸어 말하면 인간의 정치·경제·문화적 욕구와기대라고 할 수도 있다. 마침내 무수한 개인과 집단간에는 저마다의 욕구충족 가능한 자원의 획득과 자신의 권리 및 능력향상을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인간의 욕구해결을 위해서는 생존수단의 획득이든,문화창조의 경우이든 생산과 공급을 위한 노동이필요하며 노동에는 대개의 경우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따른다.그런데 인간은 누구나이왕이면 노동의 고통을 피하거나 덜어보려고 애쓴다.결국 욕구충족의 경쟁은 노동기피 경쟁 및 수탈경쟁과 병행하는 이기 배타적인 현상으로진행되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인간의 사회공동체를 위한 에너지 생산·공급의 책임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수천년 인류역사는 생산·공급 노동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거나 강요하고 자기의 권리의 폭을 넓히려는 부당한 지배자들의 수탈의 역사가 주류를 이루었고 이에 맞서 평등·자주·민주를 외치며 항거하고 탄압받아온 자유쟁취의 역사가 뒤따랐다.지난 200여년동안 세계는 인간평등을 부르짖으며 피어린 투쟁을 해온 생산 근로대중의 노력에 의해 노예와농노의 해방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자본의 수탈을 막아낼 과학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공동체안에서는 자본소유주들의 암둔한 이기심과 역시 권익수호에 지혜의 부족을한탄하는 근로자들 간에 고통스런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문제는 사회성원들이 삶의 경쟁에만 열중한 나머지,승리자는 노동의 세계를 피하고,생산노동은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만 하게 돼있는 것으로 의식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생산노동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반대급부의노력을 해야겠다는 등의 고민이나 책임감이 희박해져 있다는 데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삶의 경쟁의 어느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명심해야 될 것은,생활수단과 가치의 생산·공급량을 소비·향유의 양보다 훨씬 많게 유지·증대시키려면,배타적으로 차지하려는 경쟁심에 앞서 삶의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전체적인 물질·정신조건의 생산공급량과 부족량이 어느 정도인가부터 대충이라도인지해야 한다.그런 후 자신과 사회집단의 능력에 맞는 자기몫의 봉사와 헌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특히 이 사회공동체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계층의 사람들인 정치·경제·언론지배자들이 반드시 명심하고 수행해 가야 될 책무이다.서민 근로대중의 권익을 대변하고 고통을 덜어 줄 정책대안 제시보다는자신의 밥그릇과 높은 지위에만 연연해 하는 모습의 정치인,가진자 편에서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 언론인과그 사주,노동의 몫을 어느 단계에서 사취하려고 하는 기업주들이 자신들의 온당한 권익이 보장되는 선에서 생산 노동에 의한 소득의 정당한 가치와 몫을 허용해주는 정직한 마음씨로 바꿔가야 할것이다. 나아가 사회성원 다수가 이와같은 노동이해와 평등의식을 일제 식민지 시대나 외세 점령시기에 투사시켜 봄으로써 그처럼 처절하게 싸웠던 민족자주와민주통일 열사들의 염원을 폭넓게 이해하는 높은 역사 의식과 넓은 세계관으로 마음이 밝아진다면 근로자들의 주장을 성가시게만 여긴다거나,학생들의외침을 적대시하는 편협성은 줄어들 것이며 공동체의 평화로운 질서확립도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그리하여 남북이 함께 주변 강대국들과 합리적인 협상에 의한 이강제강(以强制强)의 외교적 지혜를 살린다면 자주적 민주통일의 날도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 ‘유령’ 최민수·’인정사정‘ 박중훈 인터뷰

    최민수와 박중훈.30대 후반으로 십수년간 연기에 몰두해 온 중견배우들이다.똑같이 1년6개월여 가량 휴식을 갖고 재충전을 했던 이들이 주말(31일) 새영화를 선보인다.최민수의 ‘유령’과 박중훈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두 영화는 ‘쉬리’에 이어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둘 다 작품성과 완성도 면에서 예전에 비해 한차원 높아졌다는 게 충무로의 평이다.이들 두 배우로부터 이번 출연작품과 한국 영화계 전반에 관해얘기를 들어본다.당초 둘이 함께 자리를 갖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으나 바쁜 스케줄 탓에 각각 인터뷰를 가진 것을 종합했다. ■ 어떤 배역인가 -최민수 잠수함 승조원으로 나온다.시사회 때 보니 맡은 역할을 80%쯤 소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좀더 긴박감을 줄 수 있었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제작비는 20억원에 불과하지만 크림슨 타이드의 80% 수준에 접근했다는 사람들 말에 자부심을 느낀다.이 영화는 인물이 너무 드러나면 작품 전체의 메시지가 약해질 우려가 크다.따라서 전체의 스토리 속에서 움직이려 애썼다.촬영 내내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왜 여기서 이 인물은 이 길을 택할까,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그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힘을 얻었고 영화작업도 무척즐거웠다. -박중훈 오랜만에 매력있는 영화를 찍었다.범인인 안성기를 잡으려는 근성있는 형사로 나온다.진지하면서도 누아르적인 영화지만 영화보는 즐거움을위해 곳곳에 위트와 유머를 섞었다. ■ 무엇을 나타내려 했는가 -최 배우로서의 문화적 책임감이다.알 파치노,또는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영화는 관객이 신뢰한다.공신력이 있는 것이다.그런 공신력을 쌓기 위해노력했다. -박 영화적 리얼리티를 살렸다.인물이 다소 과장돼 있지만 이 게 없으면다큐멘터리일 것이다.이 영화의 초점은 장인정신이다.며칠씩 밤을 새우고 잠복하는 형사는 장인이나 다름없다고 본다.이런 장인정신은 마지막 커트에 담겨있다.범인을 잡기 위해 무아지경에서 격투를 벌인다. ■ 한국영화계의 문제점은. -최 최근 스크린쿼터문제로 삭발이 유행이다.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삭발이 아니라 지혜이다.스크린쿼터가 없어도 되는 그런 여건을 조성해야한다.왜 방송카메라는 청와대에 들어가는데 영화카메라는 안되는 걸까.왜 다리 위에서 촬영하려면 몰래 할 수 밖에 없나.왜 경관수려한 산자락 등에 영화스튜디오를 짓지 못할까.공장을 지을 때 도로 전기 용수 등 기반을 갖추듯영화도 산업으로 보고 기반시설을 갖추려는 시각이 절실하다.삭발보다 이런시각을 제시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박 우리는 몇 년주기로 코미디 액션 멜로 등 장르가 몰려 다닌다.그러다보니 배우가 어떤 때 많은 영화에 한꺼번에 나오거나 몇년씩 출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모두 극도의 소모현상이다.배우는 배우대로 지치고 영화제작사들도 남의 뒤꽁무니만 따라다니게 된다.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설 수 있는환경이 필요하다. 아울러 영화제작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공식이 없다는 것이다.영화에서 가장어려운 작업으로 바람 눈 비 등 날씨,액션 등을 꼽는데 미국은 각 분야별로노하우가 축적돼 있다.우리는 그런게 없는 탓에 노력과 시간은 많이 들지만성과는 적은 실정이다. ■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은. -최 한국영화의 특성이 살아나야 한다.고유의 특성을 지닌 여러 장르의 영화가 나오면 관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관객수도 늘게 된다.저예산의영화도 있어야 하고 역사물도 있어야 한다.‘쉬리’ 한 편이 성공하자 우르르 몰리는 이런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이를 위해 지금의 영화인은 희생해야한다.즐기는 건 다음 세대의 몫이다.그 시대의 문화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야하는,문화예술인으로서의 책임을 관객과 공유해야 한다. -박 우려되는 것은 ‘쉬리’ 이후 블록버스터 일색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 그래픽에 모두 눈길을 보내면서 감탄하지만 우리 영화는 미국과 달리 인간으로 승부내야 한다.미국은 ‘스타워즈 에피소드’에서 보듯 영화가 과학으로 흘러가고 있다.우리는 기술력 자본이 뒤지는 만큼 과학도 중요하지만 인간도 중시해야 한다.‘인생은 아름다워’는 제작비는 타이타닉의 수십분의 1이지만 감동은 그 영화보다 훨씬 뛰어나다.그것은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용가리’는 기술적 완성도 등이 주목되지만 인간이없다.‘용가리’에 인간이 있으면 훨씬 뛰어난 영화가 됐을 것이다. ■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고 싶나. -최 배우는 어느정도 우직해야 한다.이런 저런 장르를 기웃거리다 보면 비즈니스맨이 되기 십상이다.배우의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배우로서의 향기를 잃지 않으려 한다. -박 즐거운 영화이다.그 즐거움은 액션 멜로 희비극 모두에 다 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코미디는 시대를 움직이는 장르라고 본다.채플린의 영화는 전후유럽에 힘을 불어 넣었다.채플린은 인류에 공헌한 엔터테이너인 것이다.박중훈이라는 배우도 즐거움을 주는 배우이고자 한다.관객의 시간을 빼앗은 만큼 합당한 즐거움을 주려고 한다.이런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다.앞으로는 예전보다 시나리오를 엄격하게 골라 출연하겠다. 박재범기자 jaebum@
  • 기혼남성들‘맨 콤플렉스’시달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씌워진 굴레가 여성들의 삶을 힘겹게 만든 것처럼 남성들에게 주어진 ‘가장’‘장남’의 위치를 짐으로여기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는 최근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정신건강센터 ‘마음과 마음’원장)가 지난 6월28일∼7월3일 6일동안 6개 대기업 (금호,두산,하나은행,한진,현대,코오롱)사무직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2%가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맨 콤플렉스(Man Complex)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기혼자일수록 특히 심했다.맨 콤플렉스 증상을 보인 남성 중기혼은 89%로 미혼 11%에 비해 무려 8배 가량 더 높았다. 남성들이 ‘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지나칠 정도로 강한 책임감 때문이라는 것이 정원장의 지적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남자라면 혼자 이겨내야 한다’‘주말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내가 건강해야 하는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자기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남자로서 이기적이다’등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통과 책임을 혼자 감내해야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주위 가족들도 힘들게 합니다” 정원장의 설명이다. IMF이후 실직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족부양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 대한 죄책감으로 집을 나서는 가장이 늘어난 것도 이와 같은 생각의 반영으로 볼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맨 콤플렉스를 이겨내려면 우선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모든 일의 주체는‘나’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가족들을 위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아니라 ‘나를 위해’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감정 표현도 자유로와야 한다.그리고 가족들도 ‘아버지가 없어서 못한다’가 아니라 ‘아버지가 있어서 더 즐겁다’는 식으로 생각을 바꿔 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정원장은 첫째,명함없는 모임을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사회적인 지위나 신분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의 만남을 가져보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둘째,‘남자는 울어서는 안된다’가 아니라 ‘울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울고 싶을때 자책감 없이 울수 있어야 한다.그리고 처세와 성공에 관한 책뿐아니라 소설·시·수필을 한달에 한권쯤은 읽도록 한다.술을 마시지 않고도 자신의 느낌과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연습한다. 셋째,‘남자가 항상 가정경제를 떠맡아야 한다’가 아니라 ‘여자도 가정경제에 책임이 있다,취직을 못해도 성공할수 있으며 성공하지 못해도 행복할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을 여유있게 갖도록 한다. 넷째,남자란 때가 되면 가정을 갖고 책임을 져야하고 그래야 어른이 된다는 사회적인 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자신의 인생계획을사회적인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본다. 강선임기자 sunnyk@
  • 오구라 가즈오 주한 日本대사 인터뷰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주한 일본대사는 16일 대한매일과 특별인터뷰를갖고 “한반도에 일시적으로 긴장이 고조됐으나 북한이 무리한(군사적)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일 3개국의 대북 정책노선은 기본적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기본적으로 옳은 정책으로 일본과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햇볕이 언제나 빛나는 것은아니다”며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비췄다. 서해 교전사태와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건,미사일 재발사설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지는 듯합니다.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보십니까. 남북간 긴장이 일시적으로 고조됐습니다.긴장이 높았던 이유는 남북이 약간 의미는 다르지만 (교전사태 등을)국내 정치문제화했기 때문입니다.그러나양측은 이후 위기를 회피하려는 전략을 취하면서 서로 억제된 대응을 했습니다.미국 중국 러시아 등도 한반도를 세계적 문제로 보고 있고 국제여론도 있는 만큼 북한이 무리한 대응을 하지 못할겁니다. 지난 9일 중·일 정상회담에서 북 미사일 재발사 저지와 관련해 성과가있었는데요. 중국은 전통적으로 북한과 관계를 갖고 있고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대국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습니다.일본측의 미사일 재발사 저지협력 요청에 중국측은 기회가 있으면 북한측에 전달하겠다고 답했습니다.중국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미사일 재발사를 강행할 경우 일본정부의 대응책은 무엇인지요. 재발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미사일 재발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는 한편 북한이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일 재발사가 있을 때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특히 일본의 국내여론이나 국민감정을 볼 때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기여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대북 제재조치도 강하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재조치 강화란 무엇을 뜻합니까. 이미 취하고 있는 제재 외에도 인적,물적 왕래는 물론 금융면까지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북정책에서 한·미·일 3국간 이견은 없습니까. 서울과 도쿄,워싱턴의 기온이 틀리듯 온도차는 있습니다.먼저 그 온도차는3국의 국내상황이 다르다는 데 기인합니다.게다가 북한이 3개국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므로 북한문제를 느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3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일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효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포용정책은 기본적으로 옳습니다.일본은 물론 국제사회도 지지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햇볕이 영원히 빛나는 것은 아닙니다.상대가 전혀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도발만 한다면 인내심도 필요하지만 언제까지 참을 수 있는 것은아닙니다.국민감정을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정책은 옳고 아직 1년 밖에 경과하지 않았으므로 지속하되 언젠가 논의하는 것은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본 북한간 국교정상화교섭은 언제 재개될 수 있을까요. 일·북 국교 교섭은 현재로선 전혀 계획이 서있지 않습니다.북한은 인도적문제,예를 들면 일본인 납치나 일본인 처(妻)의 일본 방문 등과 관련한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이같은 인도적 문제와 함께 미사일문제에 대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여론을 감안하고 건설적으로 대응해온다면 교섭에 응할 수 있습니다. 실무차원의 교섭은 이뤄지고 있습니까. 현재 여러가지 정세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미일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대한 주변국의 반발이 있습니다.가이드라인의 투명성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습니까. 투명하게 운용한다고 여러나라에 설명하고 약속했습니다.한국은 일본의 방위정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으나 중국의 경우 사회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중국도 자국의 미사일개발이나 군사력 상황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서로간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한·일 경제상호협력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일본의 경제회복이 한국경제에도 소중합니다.일본의 대한(對韓)투자나 한국의 대일(對日)수출 무역이 확대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장기적으로 두 나라는 글로벌 이슈,즉 환경문제,국제범죄,테러리즘,원자력안전등에 적극적으로 공동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약속한 일본의 99년도 플러스 경제성장은 가능합니까. 온돌에 불을 지펴 온기가 구석까지 미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본경제는 현재 아궁이에 연료를 집어넣고 막 불을 지핀 상태입니다만 올해에는 0.5∼1%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2002년 월드컵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한·일이 공통의 목적을 향해 협력하는 게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 부딪치기도 하면서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 진정으로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소리 애호가인 대사께서 이달 초 직접 판소리 무대에 나섰는데요,느낌은 어땠습니까. 집에서 연습한 것과 극장에서 실제로 공연한 것과 크게 달랐습니다.잘했다는 생각보다 아직 멀었다는 느낌입니다.한국 관객들이 ‘얼쑤’라고 추임새를 넣어줄 때마다 한국인과 마음을 나누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황성기기자
  • 원주국토관리청, 모든 건설공사 실명제로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전국 처음으로 ‘건설공사 실명제’가 도입된다. 강원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13일 건설분야에 대한 뿌리깊은 사회 불신을 해소하고 공사참여자 등 관련자들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건설공사실명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발주 공사현장에서는 감리자와 시공자가 공사 일시와 부위,시공 담당자 등을 작업반장급까지 세분해 일지에 기록해야한다.준공 때 이같은 일지를 토대로 ‘공사지’를 발간,하자가 발생할 때 책임한계와 소재 등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특히 시공분야 뿐아니라 타당성 조사 기본·실시설계 등 용역분야에도 ‘공사 실명제’가 확대 적용된다. 건설공사 실명제 도입에 따라 해당 건설업자는 착공후 30일이내에 관리대장을 작성,감리단 및 발주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시공단계에서도 검측과 감리 분기보고회 보고,기성검사 요청 때 시공참여자현황을 첨부 제출해야 한다. 또 준공설계도 제출과 감리 최종보고때 시공 관리대장과 시공참여자 현황표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공사 실명제는 교량·구조물·터널·흉관 등 주요시설과 도로포장을 비롯한토목공사 등 모든 공사에 적용된다. 지금까지 국내 각종공사에서는 설계실명제만 실시되고 건설공사에서는 하도급업체의 소장급까지만 실명제를 실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원주 조한종 hancho@kdaeily.com
  • 국회 상임위 이모저모

    12일 열린 대부분의 상임위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을 놓고 여야간 설전이 벌어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산업자원위는 산업자원부 및 중소기업청의 추경예산안이 첫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여야 의원들간 의견이 맞서 결국 소위로 넘기는 것으로 타협을 보기도 했다.농림해양수산위도 전체회의에 앞서 소위를 열어 추경안 심의를 벌이기로 했으나 여야간 견해차로 심의가 무산됐다. 재정경제위에서는 현안보고 내용에 현재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자동차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며 여야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문화관광위에서는 통합방송법안의 지연 상정에 따른 책임문제가 대두됐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통합방송법안의 제정에 정부여당이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방송통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려는 의도”라며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그러나 여당의원들은 “정책수립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라며 방어전을 폈다. 이에 박지원(朴智元)장관은 “발전적인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면서“담당부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소속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 잠시 참석,국회 상임위에 첫선을 보였다. 한편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은 이날 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을 만나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대한 재편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진장관은 야당의 재편성 요구를 거절했다.진장관은 “야당의 주장에일부 수긍할 부분이 있지만 서민층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추경안을 재편성할 경우 시간이 너무 늦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장관은 하지만 “야당의 의견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적극 반영토록 노력하겠다”면서 “필요하면 이총재에게 직접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추경안 재편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판단,당내 의견을 수렴해 국회 상임위 참석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박준석기자 pjs@
  • 중앙도서관 봉사헌장 제정…이용자에 친절서비스 다짐

    국립 중앙도서관이 8일 ‘국립 중앙도서관 이용봉사헌장’을 제정,대고객서비스 체계 개선에 나섰다.이용봉사헌장은 도서관을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전문과 세부실천사항을 명시한 ‘이렇게 하겠습니다’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르면 신뢰성 있고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명근무제를 실시하고 불편사항 등은 담당부서나 전화,그린­옐로카드함,인터넷,PC통신 등에 신고하고 조치결과를 1주일 안에 통보해 주기로 했다.기일 안에 시정하지 않았거나 시정처리가 어려운 사정을 통보해 주지 못할 경우 보상금으로 5,000원짜리 도서상품권을 이용자에게 주도록 했다.자료복사상태가 나쁘면 재복사해주거나 환불해 준다. 임태순기자 stslim@
  • ‘YS 메시지’부산시민도 곱잖은 시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7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삼성자동차 법정관리규탄대회에 보낸 격려 메시지를 두고 현지 시선은 곱지않다.시민·사회단체는 8일에도 “김전대통령은 지나치게 정치적논리로 문제에 접근하려 했다”며 우려와 불만을 표출했다.일반 시민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이들은 “지역감정을 부추긴 듯한 발언으로 일관한 김전대통령은 자숙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문제를 더욱 꼬이게 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조재범(趙宰範) 부산경실련 기획부장은 “김전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한 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며 주최측의 신중치 못한 태도를나무랐다.김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삼성차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면서 “정치적 고향이 부산인 전직대통령으로서 이같은 요청이 있었다하더라도 개입하지 않았어야 옳다”고 덧붙였다.IMF의 원인제공자로서 자성하고,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게 도리라는 설명이다.시민들은 삼성자동차 문제가 지역감정의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했다.그러면서 “정치권이나 정부,시민 모두 지혜를 모아 삼성자동차 문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朴在律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전대통령도 삼성차 책임문제 만큼은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삼성문제를 현정부와 정치적 대결의 연장으로 표현하거나 몰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진정으로 지역경제와국가경제를 위한다면 전직대통령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한다는 주문이다. 그러나 부산역 집회를 주도했던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는 정도의 차이는있지만 정치논리제기에도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다.서세욱(徐世旭)사무처장은 “정치논리로 국제그룹이 해체되는 등 그동안 부산경제는 정치논리가 작용해 왔다”면서 “삼성차 빅딜과 법정관리,정부의 청산운운 발언을 종합하면부산경제 죽이기가 분명하다”고 동조했다.그러나 김전대통령 발언은 자신에 대한 얘기라며 시민연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부산 강동형기자 yunbin@
  • 지방국토청 ‘경영위탁’ 진통

    지방국토관리청을 에이전시(책임운영기관)화하려는 정부 방침이 진통을 겪고 있다.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는 7일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건교부 산하 지방국토청을 점진적으로 에이전시화한다는 방침아래 우선 원주지방국토청을 시범기관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 5개 지방국토청은 “계약이나 예산집행면에서 아무런 권한이 없는 지방청에 대해 영업이익만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에이전시화는 정부가 수행하는 업무 가운데 경쟁원리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부문에 대해 기관별 자율권을 부여하되 경영성과의책임을 묻는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다. 지방국토청이 에이전시화되면 당장 청장부터 공모절차를 거쳐 계약직으로 바뀌고 소속 직원 30% 가량이 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서울지방국토청 관계자는 “지방국토청이 에이전시화할 경우 공사집행과 감독기능마저 크게 떨어져 부실공사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신중히 따져 봐야 한다고주장했다.지금까지는 부실공사가 발생하면 공무원이 재시공을 요구할 수 있지만 공무원이 아닌 자유계약자의 신분으로 바뀌면 과연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겠느냐는 뜻이다. 다른 관계자는 에이전시화가 장기적으로 지방국토관리청을 민영화하거나 문을 닫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달리 행자부 관계자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볼 때 지방국토청의 에이전시화는 당연한 것이라며 반박했다.영국의 경우 계약직 공무원이90%에 이르는 데도 독자성과 자율성을 갖고 민간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에이전시화가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공무원 조직에 독자성과 자율성을 부여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건승기자 ksp@
  • [사설] 華城군 계장 비망록의 교훈

    화성 씨랜드 청소년 수련의 집 화재참사와 관련된 한 여성 계장의 비망록은공무원 사회에서 비리·부패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으며 올곧은 공무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감연(敢然)한 의지와 용기가 필요한지를 한눈에 보여준다.업자의 협박과 유혹에다 상사의 압력까지 가세한다면 웬만한 강직성에도 불구하고 버티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경찰에 의해 공개된 화성군청 전 복지계장 이장덕(李長德·현 민원계장)씨 비망록은 공무원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공무원으로서 지키고 싶은 소신을 투철하게 그리고 있다.만약 상사의 지시가 부당할 경우 이를 부당하다고 의문을 제기할 공무원이 얼마나 되겠는가.비록 상사의부당한 압력에 끝까지 버티진 못했으나 올바른 길을 지키려 한 이런 공무원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희망을 준다. 우리 사회에서는 일그러진 관료주의 병폐를 수술해 공직사회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상사의 압력이니 업자의 공갈 따위가 어떻게발붙일 수 있는지 심각하게 돌아볼 일이다.정부는위로부터의 개혁과 공무원 기강확립을 외치지만 공무원의 자세는 보신주의에만 급급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또한 올바른 공무원이 공직생활을 하기에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들고 부패의 타성에 젖어있는지도 알아야 한다.곧이곧대로 업무를 수행하려 하지만 막상 이를 방해하는 것은 공무원사회 내부에있는 상사가 주범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지금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가 각 국립단체 등의 인사문제에 개입한다는 소리가 들린다.위로부터의 은밀한 압력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공무원이 정당하게 일하기란 어렵다.윗사람의 부당한 비호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위세를 빌려 불법을 자행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공무원의 위치란 어떤 것인가.강직하고 청렴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철저한 책임감을 갖고 국민을 위한 나라살림을 하는 자리다.그런 점에서 이번 비망록은 공무원사회에 만연한 고질적 병폐와 비리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주고 있다. 부정한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느라 고뇌에 가득찬 심경을 밝힌이 비망록은 올바른 공복(公僕)의 길을 위한 귀감으로 손색이 없다 하겠다. 유능하고 성실한 공무원들이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고 이런공무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때 우리 사회는 올바른 길로 가게 된다. 입으로만 비리 근절을 외칠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공무원들이 하나 둘씩 늘어날 때 진정한 의미의 공직사회 개혁이 이뤄질 것이다.
  • 방송사 토론프로 활성화…토론문화 자리 잡는다

    KBS 등 방송사들이 토론문화의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토론프로의 숫자가 부쩍 늘었고,전문가들이 격론을 펼치는 등 새로운 토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주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으로 폭이 크게 넓어졌다. 방송사가 내보내는 토론프로는 ‘생방송 심야토론’(KBS1 토 밤 10시30분)‘길종섭의 쟁점토론’(KBS1 목 밤10시) ‘일요진단’(KBS1 일 오전 10시15분)과 ‘배유정의 열린아침-터놓고 말해봅시다’(MBC 일 오전 8시),‘갑론을박 동서남북’(SBS 일 오전 8시10분),‘생방송 난상토론’(EBS 토 저녁 8시55분)등이 있다. 현재 방송되는 토론프로 중 가장 오래 된 것은 KBS1 ‘생방송 심야토론’. 지난 87년 ‘터져나오는 민주화의 요구를 담는 그릇’으로 불리며 화려하게출발,이듬해인 88년 방송대상을 받았다.이 프로에는 재야인사나 운동권 출신도 거리낌없이 나왔다.전문가와 명사들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장면은당시로선 좋은 구경거리였다.90년대 들어 인기가 다소 떨어졌으나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그를 어떻게 볼 것인가’나 ‘공자논쟁’을 다뤄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전화와 PC통신을 통해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실시간(리얼타임)으로 패널과 시청자가 토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BS의 ‘난상토론’도 토론프로의 재미를 더해준다.지난해 9월 첫방송된 이 프로는 토론프로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군 것으로 평가된다.이 프로는 우선 주제를 시민단체와 함께 선정,시사성과 공정성을 살렸다.좌석배치도 다른 방송사와 달리 했다.그동안 TV 토론프로들은 시청자를 위해 일렬로 앉는 방식으로 자리를 꾸몄다.그러나 이 프로는 찬·반 양론으로 분명하게 나뉘는사람들을 마주 앉게 했다.서로 침을 튀기며 생각을 밝히다,때론 인신공격이벌어지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방송이 끝나기도 한다. ‘싸움판같다’‘질서가 없다’‘찬·반 이분법을 강조한다’는 등의 비난도 받지만 인기도 그만큼 드높다..최근 서강대학 경제학과에는 이 프로를 본따 ‘시사토론회’란 토론동호회가 생기기도 했다. 이철수PD는 “난상(爛商)이란 어지럽게 널려있다는 뜻이 아니라 ‘낱낱이들어 잘 의논함’이라는 뜻”이라면서 “난상이라는 말 그대로 복잡한 사안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시청자 가족들이 서로 토론을 벌이도록 돕는 게 이 프로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토론프로가 이처럼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면서 제작자들은 출연자 선정 등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한 관계자는 “토론프로의 생명은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는 데 있다”면서 “출연자에게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쳐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 토론프로는 예상밖의 수확도 거두고 있다.출연자들이 예전과 달리 철저하게 준비를 해오는 것이다.자칫하면 논리에서 밀려 억지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탓에 토론프로에 출연하는 교수나 전문가들사이에 ‘공부해야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론프로에 관한 아쉬움도 있다.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이승정실장은 “좋은 주제와 토론자도 필요하겠지만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이 아니라,EBS의 ‘난상토론’처럼 저녁 가족시간대에 과감한 편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그는 아울러 “방송사들이 토론문화 정착에 책임감을 갖고 토론프로를 잘 운영해달라”고 주문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굿모닝 새천년 패러다임을 바꾸자](6)시민단체 정책 참여

    지난 3월 2일 감사원은 갑자기 원 운영 개선대책을 발표했다.감사요원의 정보수집활동 평가를 강화하고,감사결과 결재단계를 축소하며,1·2차장(1급)에 대한 차량지원을 중단한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정부내에서도 가장보수적인 감사원이 스스로 운영개선책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감사원의 개선책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요구에 따라나왔다는 점이다.감사원은 참여연대가 확보한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문제점을 제시하자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입법,행정,사법에 이어 언론을 제4부(府)라고 칭하더니,이제는 시민단체에제5부라는 별칭이 붙었다.또 범지구적으로도 정치권력,자본권력에 이어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들이 연대를 형성한 비정부기구(NGO)가 제3의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열린 사회’가 되어야 한다.사회 운영이나 의사결정은 과거처럼 국가 우위의 일방통행식이 되어서는 안되고,될 수도 없다.21세기는 국가가 절대적 권위를 앞세워 움직이는 사회가 아닌 탓이다.국가와 시민사회가 대등하게 맞설 수도 있는게 다가오는 새 천년의 사회상이다.사회의사 결정구조는 쌍방향으로 급속히 변화되어 갈 것이다. 특히 정부가 전통적 개념의 권력을 여전히 갖고 있겠지만 사회적 영향력이증대된 NGO가 국가정책결정 과정에서 비슷한 수준의 파워를 가질 수도 있다. 때문에 새 천년에서 시민의 역할이 주목된다.활발한 시민운동이 ‘열린 사회’로 가는 지름길인 셈이다. 한국의 사회운동은 60년대초 시민들이 권위주의적인 정부에 대항하면서부터 시작됐다.따라서 당시의 사회운동은 급진적인 성격이 강했다.87년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사회운동은 점차 참여적이고 개혁적인 방향으로 전환됐다.경실련과 환경운동연합,참여연대 등이 이때 만들어졌다. 지난해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여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천명,시민단체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비공식 통계로는 3,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한국의 사회운동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민단체의 회원수가 몇천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활발하게 활동을 벌이는 몇개 단체를 제외하곤 거의 회원이 없는 단체가 대다수다.즉 시민운동이 시민 전체의 뒷받침 없이 일부 시민운동가에 의해 이끌어지는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가 영향력을 갖는 것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언론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역할에 비해 일반 국민들의 관심은 낮은 편이다.지난해말 정부 공보실(현 국정홍보처)이 설문조사한 데 따르면 현재 활동중인 시민단체 가운데 시민들이 인식하는 단체는 경실련,YWCA,YMCA,참여연대,녹색연합,환경연합 정도였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환경이나 보건 등 특히 전문화된 분야에서는 반드시시민단체의 주장이 옳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전문성의 문제를 제기했다.동강댐 건설 논란에서 나타나듯이 시민단체의 활동에서 국가정책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결여될 개연성이 많다는게 정부 관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단체의 실체와 실력을 인정하고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하고 있다.정부 및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부패방지대책협의회는 현재 입법추진중인 부패방지기본법에 앞으로 정책결정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규정을 넣는다는 방침이다. 이도운기자 dawn@- [밀레니엄 인터뷰]獨아데나워재단 주한대표 브룬우버씨 “이제 한국의 시민단체들도 상호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합니다” 독일 콘드라 아데나워재단 주한대표 프란즈 브룬우버씨(64)는 우리나라 NGO(비정부기구)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졌다.브룬우버씨는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아 시민단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에서 보다 민주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작업이 이제 시민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콘드라 아데나워재단은 현재 10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고 주한 대표부는지난 78년 설치됐다.주요활동은 민주시민교육이다. 브룬우버씨는 “시민이 없는 시민운동은 불가능한 것으로,시민단체가 한개인에 의존해 끌려가게 되면 결국 관(官)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만다”고경고했다.이를 방지하기 위해 브룬우버씨는 다음의 전제조건을 들었다.시민단체는 체제와 구조를 단순화시키고,보다 본질적인 것에 주력해야 하며,같은 목표를 가진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서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룬우버씨는 “이제 한국도 책임감있는 시민단체를 갖고 있고 이들 단체들이 시민사회건설을 위해 전통적 권력구조와도 협력할 마음의 자세가 돼 있는 것 같다”며 한국 NGO활동을 일단 긍정 평가했다.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손’을 내민 만큼 이 손을 맞잡고 사회건설의 장으로 나아가는 것은 정부와 관(官),그리고 국가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브룬우버씨는 “소모적 가두진출이나 폭력사용까지도 불사하는 집단행동은 오히려장애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와 행정부라는 기계가 잘 돌게끔 해주는 ‘윤활유’임을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백만개의 크고 작은 NGO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그러나 98년 7월 현재 UN의 협의지위를 받은 NGO는 1,500여개뿐이다.현재우리나라에는 3,000여개의 NGO가 있지만 UN의 협의지위를 받은 단체는 이웃사랑회,환경운동연합 등 극소수라고 전했다. 박준석기자 pjs@ - [밀레니엄 포인트] 사이버 스페이스 통한 전자민주주의 최근 PC통신망에 제기된 한 초등학교의 촌지(寸志)수수 체험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교육계는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교사의 촌지 수수 관행에 제동이 걸리고 학부모의 촌지제공 거부 결의가 잇따랐다.전자민주주의를 통한사회 민주화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전자민주주의는 지난 93년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일종의 신세대 정치운동이다.미국에는 700여개의 가상정당이 개설돼 있다.우리나라에도 ‘사이버 스페이스’를 이용한 전자민주주의가 낯설지 않다. 인터넷에 마련된 사이버 국회(www.assembly.k21c.com)가 대표적이다.투표권이 부여된 사이버 아크로폴리스에서는 누구나 정치 사회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의견을 펼 수 있다.토론을 통해 확정한 사안은 현실 국회에 건의된다. 여성의 이익을 대변하는 가상 여성정당인 페미넷(www.feminenet.or.kr)을비롯해 수십개의 민간단체가 인터넷과 PC통신공간을 통해 전자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다.특히 지난 97년 대선은 전자민주주의의 실험무대로 꼽힌다.사상 처음으로 후보간 사이버토론회가 PC통신으로 생중계됐고 네티즌들의 찬반정치토론이 이뤄졌다. 그러나 전자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선행돼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연세대 강상현교수(신문방송학과)는 ‘전자민주주의와 시민참여’라는 논문을 통해 “사이버 스페이스를 참여 민주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정보통신 인프라의 구축과 고도화,제도적으로 시민들의 정보접근권 보장과 보편적 서비스 강화,양심에 따른 의사표현의 자유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환경에 적응하고 참여민주적 정치질서를 선도하는시민적 자질의함양도 불가결한 요건의 하나로 지적된다.사이버 공간의 민주화는 결국 시민의 역량에 달린 셈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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