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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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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이 본 한국근로자/애사심 “최고” 公私구별 “글쎄”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 경영자들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높은 책임의식을 장점으로 꼽았으나 단점으로는 과격한 노조활동을 들었다. 17일 한국국제노동재단이 외국인 투자기업 경영자 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6%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애사심과 일에 대한 책임감’을 들었다.그 다음으로 ‘기술·기능에 대한 지식과 숙련도가 높다.’(23.9%) ‘근로의욕이 높고 창의적이다.’(11.9%) ‘노동비용에 비해 생산성이 높다.’(5.5%)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35.8%가 ‘근로조건의 과도한 요구와 과격한 노조활동’을 들었다.다음으로는 ‘공사를 구별하지 않는다.’(32.1%) ‘외국인 경영자에 대한 편견과 민족감정을 곧잘 표출한다.’(6.4%) ‘사규 등을 잘 지키지 않는다.’(2.8%) 등의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67%가 ‘올해 신규인력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가 45.6%,‘지난해보다 많다.’가 21.1%로 나타나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많음을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노동정책으로는 68%가 ‘노사관계제도의 국제적 개선’을 꼽았다.응답자의 37%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 중 ‘노동시장의 유연성 증대’를 가장 잘된 것으로 평가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父子 전투기조종사 2쌍 탄생 공사49기 이대진·오상석 중위

    부자(父子) 전투기 조종사 2쌍이 8일 탄생했다. 대(代)를 이어 대한민국의 영공 방위에 나서게 된 화제의 주인공들은 공사 49기 동기인 이대진(李大鎭·24)·오상석(吳尙錫·24) 중위. 이들은 1년간의 초·중등 비행 훈련을 거친 뒤 공군 조종사가 되는 마지막 관문인 8개월 과정의 고등비행 교육을 이날 수료함에 따라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목에 걸게 됐다. 이들은 이 기간 비행에 필요한 고급 이론 공부는 물론,공대공·공대지 전술 등 고난도의 비행교육도 받아왔다. 이 중위의 부친은 이들의 교육을 맡은 제16전투비행단장 이경환(李慶煥·51) 준장.이에 따라 수료식에서는 아버지가 직접 빨간 마후라를 매주는 흐뭇한 정경이 연출됐다. 평소 군인으로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감명을 받아 공사에 입학했다는 이 중위는 “‘조종사의 작은 실수는 자신의 목숨뿐 아니라 커다란 인명피해를 불러오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다.”며 훌륭한 조종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현 공군사관학교 생도대장인 오연군(吳淵郡·50) 준장을 아버지로 둔 오 중위 역시 이날 전투기 조종사로 탄생했다. 부친을 따라 비행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키워왔다는 오 중위는 “무한한 자부심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차기 전투기(F-15K)를 조종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군 제16전투비행단은 이날 예천비행장에서 김대욱(金大郁) 공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각급 지휘관과 여 조종사 3명 등 수료생 55명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을 가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발언대]‘갈등의 골’ 내 안에 있다

    계미년 새해는 여러가지로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지난 한해가 대내외적 각종 행사로 감동과 흥분에 빠지게 한 한 해였다면 올해는 차분하게 그 의미를 되새기며 내실을 다져야 하는 다짐의 해가 돼야 할 것이다. 지난해 월드컵은 참으로 우리에게 민족적 자긍을 확인케 하는 벅찬 감동의 행사였다.월드컵 4강 신화와 거리의 응원 물결은 우리 민족의 잠재된 저력을 뜨겁게 한 감동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는 국민들의 갈등 구조를 확인케 하는 계기가 됐다.지역 갈등,세대 갈등의 골을 다시 한번 일깨운 것이다.더욱이 대선을 통해 나타난 세대간 벽은 생각보다 심각한 현안으로 제기됐다. 월드컵 과정과 대통령 선거를 통해 보여준 젊은이들의 힘은 새로운 희망을 읽게 한다.특히 정치적 무관심의 대명사로 분류됐던 젊은이들의 결집은 가능성의 발견이다.인터넷 등을 통해 하나된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응집력이다.새해 들어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촛불시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그러나 세대간의 갈등은 젊은이 장년 노년층구분없이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갈등구조도 따지고 보면 가정과 학교,직장 등의 삶의 현장에서 서로가 신뢰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심화됐다고 본다.부모와 자식의 역할,상사와 부하의 역할,스승과 제자의 역할 등 각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불신이 싹트고 갈등이 커졌다. 아버지가 각종 편법을 동원하는데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어머니는 통속적인 TV드라마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서 자식들이 부모를 존경할 리 없다. 기성세대가 모범이 돼야 한다.부모는 자녀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자식들앞에서 교양서적이라도 뒤적이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자식들의 인터넷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를 익히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부모와 직장 상사,선생님들이 존경받는 모습을 보일 때 세대갈등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당당하게 앞길을 제시하면,수긍할 것이다.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그들의 권리행사는 책임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그리고 그들의 뒷받침 역할을 한 기성세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앞으로 국가미래가 그들의 손에 달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 대통령 선거결과와 촛불시위는 이제 새로운 교훈이 돼야 한다.기성세대와 젊은이가 인식의 간극을 좁히고 민족의 장래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김 홍 배 인익연구소 대표
  • 전주 주요 부서장 공모

    전북 전주시가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시의 예산·행정 등 주요업무를 담당할 부서장을 공개모집하기로 했다. 2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시 공무원직장협의회와 합의한 인사운영 개선방안에 따라 올해부터 기획예산과와 행정관리과·도시과의 과장을 공모를 통해 임명하기로 했다. 시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우선 연초 인사 요인이 발생한 기획예산과장과 행정관리과장을 공모하기로 하고 3일까지 희망자를 접수한다. 시 인사위원회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창의성,개혁성,경력,업무 추진력,책임감,성실도,조직 기여도,융화도,청렴도 등을 평가해 직위별로 2명씩을 선정해 시장에게 추천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 장난감 총

    변 혜 령 등장인물 - ♂ 정만석 (30대 초반) ♀ 나채연 (20대 후반) ♂ 박 PD (30대 초반) ♂ 이실장 (40대 중반) 무대 - 스튜디오가 갖추어진, 전형적인 성인 인터넷 방송국이다. 무대 중앙 (스튜디오) - 알록달록한 스테이지, 천장에는 커다란 컴퓨터 모니터가 매달려있고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모니터의 글들이 관객에게 보여진다. 그밖의 공간 (사무실) - 커튼으로 무겁게 가려진 커다란 창문. 책상 위엔 노트북이 놓여져 있다. 바닥, 트라이포드 위에 놓인 카메라에선 작동중임을 알리는 빨간 시그널이 켜져있고 그 옆으론 여기저기 놓여진 방송용 소품 바구니.스테이지와 사무실은 분위기, 조명등이 확연히 다르다. 결국 하나의 공간이지만 이중 공간이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함께 막이 오르면, 알록달록한 스테이지만 현란한 조명으로 반짝인다. 선정적인 속옷 차림으로 홀로 미친 듯이 춤추는 채연. 마치 애무라도 하듯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손동작. 음악 소리 작아지면, 동작 멈추고 간드러지게 웃는 채연. 컴퓨터를 사람 대하듯, 요염하게 시선 보내며 대화한다. 천장에 매달린 모니터에 빠르게 떠오르는 자막들. 현재 인터넷에서 사용되어지는 언어들과 이모티콘, 기호들이 고스란히 스크린을 통해 보여진다. 글 올리는 접속 회원들의 아바타도 성격에 맞게 검정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거나 입혀져 있는 옷들이 선정적이다. 불끈:졸려염 아함~ @@ 무기:열심히 춤춘 당신, 벗어라~ (입 찢어져라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 떠오른다.) 야수:벗어라~ 벗어라~ (양볼이 붉게 물든 얼굴의 이모티콘 떠오른다.)자막을 확인하고는, 거리낌 없이 상의를 벗어 던지는 채연. 채 연:아이~ 급하긴….저 나채연, 이름값 톡톡히 한다구요. 달래 PJ라 부르겠어 요? PJ가 뭐냐구요? 아잉~ 순진한 척은….포르노 쟈키의 약자! 다들 아시죠? 전요, 체질적으로 벗는 걸 즐기걸랑요. 안 벗겠다구 내숭떠는 년들, 그 년들은 프로두 아니에요. 몸매가 뭣 같으니까 그런 거지. 다시 떠오르는 자막들. 야 수:마저 벗어 줘~ 이잉~ ㅡ..ㅡ앗 싸:앗싸~ 나채연 홧팅~ *^^*채연, 마저 벗으려는데 무대 구석에서 불쑥등장하는 만석. 어깨에 커다란 가방을 메고 스테이지로 뛰어든다. 만 석:진아야. 이실장:저 미친놈 뭐야? 엉? 잡아와. 빨리! 박 PD, 끌고 들어가려는데 만석의 저항이 거세다. 엎치락뒤치락 격렬하게 버둥대는 두사람. 결국 이실장까지 합세해 스테이지 밖으로 만석을 끌어낸다. 달려가 카메라의 작동을 정지시키는 박 PD. 카메라가 정지되면, 무대조명이 전체적으로 밝아진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 이실장, 다짜고짜 만석에게 주먹부터 날린다. 주먹이 만석의 얼굴에 닿기 일보 직전, 버럭 소리지르는 만석. 만 석:그, 그마안~ 만석의 고함에 스틸 사진처럼 정지하는 사람들. 만석, 가쁜 숨 몰아쉬며 가방을 내려놓는다. 씨익 웃으며 뻗어 있는 이실장의 팔에 가방을 걸어 놓는 만석. 이실장을 건드리지 않고 날렵하게 빠져나온다. 만 석: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동방예의지국, 말 그대로 선비의 나라 대한민국! (음 넣어 부르며 방방 뛴다.) 오~ 필승 코리아~ 에서 백주 대낮에 말만 한 처녀가 옷을 벗습니다. 저요? (채연 가리킨다.) 아, 그야진아를 보고 반 가워서 뛰어들었습니다만, (눈 가늘게 뜨고 채연의 얼굴 살핀다.) 아닌가 봅니다. 자 그럼- 이실장 앞에서는 만석, 처음의 자세를 취한다. 만석, 조심스레 가방을 빼낸다. 만족한 웃음 웃으며 자세를 바로 잡다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만 석:어디더라? 오른쪽? 왼쪽? (어느 쪽이 맞을까 손가락으로 점쳐 보고는) 그렇지, 왼쪽. 만석이 왼쪽에 가방 메고 서면, 곧바로 주먹을 날리는 이실장. 샤샤샥 피하는 만석. 두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는 채연. 박PD:의상 안 갈아입어? 부리나케 퇴장하는 채연. 이실장:저 새끼 뭐야? 엉? 뭐 하는 새낀데 남의 방송을 통째루 망가 먹어? 박 PD:(연신 카메라 장비 살피며 잔뜩 주눅든 소리로) 그러니까…그게요…회원수 준다고 김작가 짜르구…저 친구 저래뵈두 글발이 장난 아니거든요. 이실장:작가? 저런 띨빵진 놈이 작가란 말이야? 당장 다른 놈으로 갈아치워! 박 PD:웬만한 작가는 우리 방송국 안 와요. 성인 인터넷 방송…머시기 하잖아요? 이실장:머시기? 월급을 두 배나 주는데 멋이 뭐시기해? 거 배때기들 불렀구만? 박 PD:작가 출신은….그 뭣이냐 작가 주의에 입각해서 예술을 하려는…. 이실장:닥쳐! 너 지금 국민 교육헌장 읊어대냐? 무슨 주의? 이~입각? 예술이 밥 멕여주냐? 박 PD:실장님이 주신 돈으루다가 밥사먹죠. 갑자기 모니터에 떠오르는 회원들의 항의성 자막들. 야 수:모야? 모야아~~ 방송사고?? (칼 날리는 이모티콘이 주르르 떠오른다.) 조아조아:돈 물어내랏!!! 삐리리 사깃꾼!!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이모티콘 떠오른다.) 무 기:당장 탈퇴할래~ 잉잉~ ㅜ ㅜ의상 갈아입고 등장하는 채연. 채 연:어떻게든 해봐. 항의가 빗발친다구. 이실장:재방 내보내. 빨리! 박 PD:사과 방송 자막 큐! 박PD가 장비를 만지면, 다시 스테이지로 가서 서는 채연. 재방 방송을 재연하기 시작한다. 리와인드 화면처럼 춤추고 옷벗고 간드러지게 웃음 웃고를 반복하는 채연. 스테이지밖에 있는 사람들은 채연의 재방송과는 무관하게 대화를 나눈다. 이실장:2부 방송 어쩔 거야? 엉? 이 십분 뒤잖아? 박 PD:(덥석 만석 끌어다 놓으며) 이, 이 친구가 쓸 겁니다. 만석, 소란을 떠는 사람들과는 무관하게 몽롱한 시선으로 채연만을 바라본다. 이실장, 신경질 부리려는데 휴대전화가 울린다. 요즘 유행하는 컬러링 벨소리다. 섹시한 여자 목소리로 “오우~ 어빠아~ 전화 받으세요~” 발신 번호 확인하고 180도로 태도 바뀌어 전화 받는 이실장 이실장:예. 예. 고의원님.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연락을 드리려 고…예? 지금 즉시 사업 기획서 가지고 찾아 뵙겠습니다. 의원님께서 벤 처 투자 건에 저희를 밀어만 주신다면, 분골쇄신! 의원님의 돈줄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럼요. 그렇고 말구요. (통화하며 퇴장) 박PD, 재빨리 만석을 노트북 앞에 끌어다 앉힌다. 박 PD:급하다. 급해. 글쓰란 말이다. 글! 만 석:글? (희미한 미소) 글! (여전히 채연만 바라보며) 처음…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했다. 진아만의 줄리엣…로미오와의 첫날밤을…줄리엣에게 웨딩 드 레스를 입혔다…. 빠른 속도로 자판을 쳐 대는 만석. 장난감 총을 들고 등장하는 이실장. 만석이 대본 치는것을 보고는 화가 누그러진다. 이실장:(장난감 총 건네며) 방송에 써먹을 소품이다. 박 PD:(꼼꼼히 살펴보다) 키야~ 이거 진짜 총 같은데요? 이실장:세상 참 좋아졌다. 가짜가 진짜 찜쪄먹으니 원. 자판만 눌러 대던 만석, 쓰던 걸 멈추고 물끄러미 장난감 총을 바라본다. 총을 조심스럽게 책상 서랍에 넣는 박PD. 빤히 쳐다보는 만석. 박PD, 시선 느끼고 박 PD:다 썼어? 노트북으로 걸어가는 박PD와 이실장, 만석이 써 놓은 것을 읽는다. 이실장:로미오와 줄리엣? 새하얀 웨딩드레스? (몸짓 발짓 줄리엣 배역 흉내내며 새된 소리로) 벌써 가시렵니까? 겁에 질린 당신 귓전에 방금 울린 그 소리는 종달새가 아니라 나이팅게일의 울음소리랍니다. 로미오님, 정말이지 그 소리는 나이팅게일이었습니다. 박 PD:오~ 줄리엣. 나는 잡혀도 좋소. 사형을 당해도 좋소. 이대로 마냥 머물고 싶소. 죽음이여, 오려면 오라. 반갑게 맞아 주마. 줄리엣님의 소원이시다. 이실장:이따우를 대본이라고 쓴 거야? 이걸 엇따 써먹어? 엉? 박 PD:아후~~ 상상해 보세요. 삐리리의 글래머 줄리엣,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서 있다. 헤헤- 그러니까요, 웨딩 드레스란게 안감을 다 뜯어내는 겁니다. 그 러면 속살이…흐흐흐. 거기다 갑자기 비를 뿌려 주는 겁니다. 완전한 영상 미 아닙니까? 하얀 색이 화면 가득, 비에 젖어 있기까지 하니까…거기서 끝나느냐? 말밥 아니죠. 클라이맥스에는 그 하얗고 순결한 웨딩드레스를 천천히, 천천히 벗는 겁니다. 마치, 마치 순결이, 순결이…헤헤헤. 이실장: 거 좋다. 빨리 방송 준비해. (퍼뜩) 그런데? 웨딩드레스가 우리 소품 중에 어딨어? 박 PD:그, 그게… 만 석:내가 가지고 있다. 웨딩드레스…진아가…줄리엣이 입었다…. 가방에서 부스럭부스럭 눈부시게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꺼내는 만석. 반색하며 달려가 뺏어 드는 박PD. 희희낙락하는 이실장. 박 PD:그거 보십쇼. 저놈아, 소품두 준비 안 하구 글쓰는 놈이 아닙니다. 똑부러지 는 놈이다 이겁니다. (폼나게 사인하며) 자- 방송 오분전. 스테이지 조명, 더욱더 천박하게 반짝인다. 그제야 동작을 멈추는 채연. 박PD와 이실장, 웨딩드레스의 안감을 무자비하게 뜯어낸다. 그러고는 채연에게 던져 준다. 재빨리 의상을 갈아입는 채연. 요란한 화장을 고친다. 화려하게 웨이브진 가발까지 벗으면, 긴 생머리가 가지런하다. 어느새 순결한 처녀의 이미지로 변신해 있다. 몽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만석. 또다시 채연을 진아로 착각한다. 만 석:진아? 진아야! 달려가 채연을 스테이지에서 끌고 내려오는 만석. 갑작스러운 만석의 행동에 넋빠져 보고만 있는 박PD와 이실장. 두사람, 속수무책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스테이지 조명 아래 서 있다. 스테이지 밖의 조명은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 몽환적이다. 채연은 스테이지에서 내려오자마자 진아로 변한다. 만 석:진아야. 진 아:오빠. 만 석:며칠만 있으면 결혼식이다. 우리 결혼식…이쁘다 드레스 입은 내색시…. 진아(채연):(주룩 눈물 흘린다.) 오빠…어쩌지…어쩌지? 우리… 할매목소리: 안 된다아~ 만석아~ 이놈~ 이놈시키~ 그년은 창녀여~ 만 석:하, 할매? 진아(채연):(슬피 울며 스스로 스테이지로 걸어간다.) 만 석:(멍하니 보기만 한다.) 진아야? 뭔 소리여 그거이 시방? 응? 진아가 스테이지에 올라서자마자 일순 천박한 조명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스테이지에 올라선 순간 채연으로 변하는 진아. 현란한 음악이 나오면, 스테이지에서 내려오는 이실장. 카메라 작동시키는 박PD. 요염한 포즈로 모니터 앞에서 춤을 추는 채연. 야수:나채연 결혼 하냐? (모니터에서 조그맣게 장송곡이 울려 퍼진다.) 불끈:키야아~ 의상 쥑인다! (눈알 튀어나오는 이모티콘이 떠오른다.) 터프게이:벗는 거보다 더 야시시? 그래두 벗어라!! 귀족:유부녀 돼두 출연하죠? 추카추카~ (장미꽃 다발 이모티콘 떠오른다.) 밝힘:벗어라! 벗어라! 음악 소리 작아지며 천천히 몸을 흔드는 채연. 위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흘러 나온다. 온몸으로 물을 맞는 채연, 젖은 머리 쓸어 올리며 모니터 바라본다. 천천히 옷을 벗는 채연. 반라가 되자마자 확 꺼지는 스테이지 조명. 무대에는 만석만 홀로 서 있는 것 같다. 어두운 스테이지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이실장:으흐흐 하하 으흐하하.좋았어. 아주 좋았어. 오늘 접속 회원 수가 근래 들어 최고야. 최고! 돈이 아주 다발로 굴러 들어오는구나 엉? 우히히히. 박 PD:앞으로 모바일과 연계한 성인 방송도 문제없겠어요. 사람들의 소리 들으며 서 있는 만석, 울상이다. 만 석:뭔가가 잘못된 모양입니다. 고향 친구 놈이 서울서 출세했답니다. 무지하게 커다란 방송국에 취직을 했다나요? 그래서…염치 불구하고 친구 놈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아주 반갑게 취직을 시켜준다지 뭡니까? 자그마치 이백. 구미가 당기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도통 헷갈립니다. 진아를 닮은 저 여자는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속옷만 입고 있습니다. 나처럼…가난해서일까요? 추워 보입니다. 진아…나의 진아가 말입니다…(웃옷 벗더니) 덮어 줘야겠어…덮어줘야 돼…. 홀린 듯 비척이며 스테이지로 걸어가는 만석. 만석이 스테이지에 오르기도 전에 조명 밝아진다. 사람들, 우르르 만석에게 다가온다. 이실장:수고했어, 정작가. 내 한눈에 범상치 않은 작가다 싶었어. 이실장,만석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 퇴장. 과장되게 포옹하는 박 PD. 악수를 청하는 채연. 어리둥절해서 쳐다보는 만석. 덥석 손을 잡아 흔드는 채연. 만석을 잡아끌다시피 노트북 앞에 앉히는 박PD. 채연은 컴퓨터 앞에서 사람한테 하듯 요염하게 웃기도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박PD, 무대를 바쁘게 왔다갔다하며 만석만 재촉한다. 박 PD:땡기는 대로 써라. 그게 바로 작가의 상상력이라는 거다. 만 석:써? 뭐를, 박 PD:좋은 거 많잖아? 일곱난쟁이와 백설공주! 그거 조오타~ 일곱 명의 난쟁이와 백설공주가 벌이는 정사씬! 키야아~ 만 석:동화? 안데르센? 개구리왕자! 만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스테이지 조명이 천박하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소품 바구니에서 얼른 왕관을 찾아 쓰는 채연. 스테이지 중앙에 올라선다. 그와 동시에 카메라를 작동하는 박 PD. 큐 사인 보낸다. 또박또박 들려 오는 어린아이 해맑은 목소리. 꼬 마:(목소리만) 옛날 옛적, 어여쁜 공주님이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만큼 모든 사 랑을 한 몸에 받았던 공주는, 예쁜 황금 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품 바구니에서 황금 공을 꺼내 얼른 채연에게 던져 주는 박 PD. 아이의 목소리대로 연기하는 채연. 꼬 마:(목소리만) 어느 날, 공주는 황금 공을 가지고 놀다가 연못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놀란 공주가 엉엉 울고 있는데, 연못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나왔습니다. 기괴한 음악 흘러나오면, 흉측한 개구리 탈을 쓰고 등장하는 이실장. 손이며 발이며 개구리의 형상으로 분해 있다. 개구리라기보다는 기묘한 괴물 형상이다. 이상한 춤동작으로 채연에게 다가가 희롱하는 개구리. 그와 대조적으로 맑고 또렷한 꼬마의 내레이션이 계속 된다. 꼬 마:(목소리만) 공주님, 공주님, 울지 마세요. 제게 키스해주면 황금 공을 찾아 줄게요. 채연 위로 올라타는 개구리. 채연과 개구리,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엎치락뒤치락 뒤엉키기 시작한다. 점점 커지는 기괴한 음악. 그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 대는 두사람. 두사람의 몸놀림 위에 더욱더 현란하고 천박하게 요동치는 조명. 스테이지 밖에서 아랑곳없이 글만 쓰던 만석, 천천히 고개를 든다. 그러고는 스테이지의 광경을 바라본다.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만석, 바라만 보다가 웩웩거리며 토악질을 해댄다. 간신히 비척이며 일어서려는 순간, 스테이지 조명 꺼진다. 괴롭게 헐떡이는 만석, 스테이지가 어둠에 휩싸이자 풀썩 주저앉아 다시 웩웩거리기 시작한다. 만 석:이상…하다…이건 안데르센이 아니다…. 스테이지 조명 밝아진다. 그 위에서 이실장, 박PD, 채연은 흥겨운 분위기로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 이실장:우히히히. 좋아 좋아. 갈수록 퀄리티가 높아지는구만? 채 연:호호호. 실장님 기분 요즘 왔다네?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문제야. 그치? 나…출연료 좀 올려주라 응? 이실장:나채연이 너, 재계약 도장 찍었어? 박 PD:(바로 주머니에서 계약서 꺼내 머리 조아리며) 준비됐습니다. 계약서. 채 연:도장 없는데? 이실장:지장 찍어. 박 PD:(얼른 귓속말로) 그래도 계약선데 도장을 받으세요. 이실장:요 앞에 가서 이쁜거루다 하나 파라. (주머니에서 오천원짜리 꺼내 쥐어 준다.)힘없이 쳐다보다 돈 받아들고는 퇴장하는 채연. 둘러보다 널브러져있는 만석을 부축하는 이실장. 아무렇게나 만석의 주머니에 돈 봉투 찔러 넣어 주며, 이실장:앞으루두 잘해 보자구. 정작가. (퇴장) 박 PD:수고했다. 만석아. 만 석: 고향 사람들…니가 성공한 줄 안다. 박 PD:너, 돈벌구 싶댔지? 잘만 하면 돈버는 거 시간문제다. 만 석:돈? (절망적으로) 진아…. 박 PD:진아가 그렇게 됐다는 거, 나도 마음 아프다. 하지만, 다 잊고 살궁리를 해야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랬다. 요즘 세상, 돈 있음 못할 거 없다. 만 석:다…잊어…? 박 PD:할매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며? 그래서 불러 줬음 돈벌 궁리나 해 임마. 만 석:진아가…나를 버렸다. 세상이…. 박 PD:그러니까 너도 양심을 버리란 말이다. 그러면 사는 거 편해진다. 그러면 세 상에서 대우받고 잘살 수 있다. 만석을 쳐다보다가 퇴장하는 박 PD. 고개 숙여 흐느껴 우는 만석. 아련하게 진아의 목소리가, 채연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진 아:오빠…만석 오빠…. 만 석:(벌떡 일어난다) 진아? 어딨어 진아야? 진 아:여기…. 소리나는 곳을 쳐다보면 어두운 스테이지에 진아의 실루엣이 보인다. 미친 듯이 스테이지로 달려가는 만석. 그러나 스테이지에 오르기도 전에 스테이지 조명이 밝아진다. 앉아 있는 진아, 청순함은 바래지고 채연이의 선정적인 분위기가 묻어 난다. 요동치는 조명. 조그만 테이블 들고 등장하는 이실장, 채연 앞에 놓고 앉는다. 양복 입고 촌티 나게 가르마 탄 머리를 올 백으로 넘겼다. 진아가 다녔던 단란 주점의 단골손님으로 분해 있다. 일순 스테이지가 단란 주점으로 변한다. 분주하게 등장하는 박PD, 시골 단란 주점 웨이터로 분해 있다. 쟁반에 양주와 잔을 받쳐들고 진아의 앞에 세팅하기 시작한다. 술 따르기 시작하는 진아. 허허거리며 진아를 더듬는 이실장. 진아가 몸을 빼내려 하자 돈 뭉치 꺼내 진아의 가슴팍에 넣어 주는 이실장. 만 석:(고함 지르려는데 숨이 턱턱 막힌다. 간신히 쥐어짜는 소리로) 진아야. (스테이지로 올라가려는데) 진 아:(일어서서 만석을 막아선다) 지쳤어. 만 석:우, 우리 결혼…. 진 아 :모르겠어? 나…술집 다니는 거 소문 다 났어. 만 석:괘, 괜찮다…. 진 아:(슬픈 표정이나, 모질게) 돌아가. 술취한 이실장, 비틀거리며 진아에게 다가와, 안 듯이 스테이지 쪽으로 끌고 간다. 따라가려는데 눈 부라리며 막아서는 박PD. 진아를 따라가려고 버둥거리는 만석. 박PD, 만석을 세차게 밀어 버린다. 그 힘에 바닥에 엎어지는 만석. 만석이 넘어지면서 스테이지 조명 꺼진다. 퇴장하는 사람들. 넘어진 채로 흐느껴 우는 만석. 만 석:진아야…. 도장 들고 등장하는 채연. 채 연:엎어져서 뭐하는 거야? 4부방송 써야지?등장하는 박PD. 채 연:(도장 내민다.) 오빠가 찍어. 박 PD:(계약서 보이며) 읽어는 봐야지? 고개 젓는 채연. 채연만 바라보던 만석, 계약서를 가로채 읽는다. 계약서를 박박 찢어발기는 만석. 박PD, 경악해서 말까지 더듬는다. 박 PD:너, 너? 이, 이, 이거? 기가 막혀 입까지 헤- 벌리는 박PD,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 한숨 쉬며 찢어진 종이를 주워 가지고 퇴장하는 박PD. 미친 듯이 깔깔대며 웃어대는 채연. 채 연:호호호호. 진짜 귀엽네 이 오빠? 박PD랑 이실장 찜쪄먹겠어? 만 석:도장 찍으면 어떻게 되는지 정말 모르는 거니, 진아야? 채 연:(담배 꺼내 문다.) 오년 뒤에 대 스타가 되는 거지. 만 석:거짓말. 채 연:인터넷에, 휴대폰에, PDA에 내 모습이 팍팍 뜰 거야. 앞으로. 만 석:다 거짓말이다. 채 연:멀쩡하네? 안 미쳤어? (만석의 얼굴에 담배 연기 내뿜는다.) 맞아. 말 그대 로 노비 문서. 계약서라는 이름의 노비 문서. 만 석:(콜록거리며) 벗으라면 벗고, 춤추라면 춤추고. 꽃다운 나이 다 보내고 조 금 이라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위약금 물어내야 한다…. 갑자기 스테이지로 뛰어 올라가는 채연. 스테이지 조명이 다시 강렬하게 비추어진다. 과거, 채연의 모습이므로 조명이 강렬할 뿐 천박하지는 않다. 채 연:안녕하세요? 접수 번호 445번 나채연이에요. (꾸벅) 세계적인 여배우가 되는게 제 꿈이랍니다. 36-24-38. 특기요? 뭐든 시켜만 주세요. 춤, 노래, 연기…(섹시하게 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들어 댄다.) 라크 버진~ 우~ (갑 자기 노래를 뚝 그친다.) 네? 신음 소리요? 시나리오에 그런 내용은 없던데? 아니에요, 아니에요. 잘할 수 있어요. (리얼하게 신음 소리 내는) 오우~ 아~ 아~ 채연의 간드러진 신음 소리가 최고조를 이르면서 스테이지 조명 꺼진다. 멍하니 쳐다보는 만석. 일어서려는데, 온통 붉은 빛으로 스테이지 조명이 밝아진다. 스테이지 중앙에 섹시한 포즈로 누워 있는 채연. 그 앞에서 에로 영화 감독으로 분한 이실장이 확성기 들고 앉아 있다. 카메라 들고 설쳐대는 박PD, 에로 영화 촬영겸 조감독으로 분해 있다. 감독(이실장):(소리질러 댄다.) 야-야- 가슴팍 드러나게 팍팍 벗어제끼라니까? 채 연:(겁먹은 목소리로) 가, 감독님. 시나리오가, 내용이 달라요. 감독(이실장):니가 메멘토냐? 한말 또하구 또하구 되풀이하게? 퀄리티를 위해서 씬을 추가했다고 몇 번을 말해? 채 연:그, 그치만, 그치만…. 감독(이실장):니 한 몸 바쳐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겠다며? 오디션 때 니 입으루다가 읊었냐? 안 읊었냐? 채 연:그때는 시나리오가 정상적이었구요…. 감독(이실장):그래서? 채 연:(결연히 일어선다.) 못 찍겠어요. 감독(이실장):(채연의 얼굴에 계약서 던진다.) 이건 엄연히 계약 위반이야. 알아? 채 연:파기할래요. 계약…. 조감독(박PD): 위약금 물어내야 될 건데? 자그마치 삼십배! 채 연:네에? 사, 사, 삼 십배? (스테이지 조명 꺼진다.)어두운 스테이지에서 채연의 신음 소리와 이실장의 목소리만 들린다. 감독(이실장):(소리만) 자-자- 좀더 섹쉬하게- 과감하게 리얼리티를 살려서, 그렇 지. 좀더, 더, 더…소리지르는 만석. 만 석:그만, 그만, 그만! (스테이지는 소리도 조명도 없이 조용해진다. - 스테이지 잠시 보고) 꿈을 꾸는 것만 같습니다. 악몽! 어른이 되어 갈수록 악몽이 늘어 만 갑니다. 그렇게 악몽을 꾸고나면 하나 둘 씩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젠 꿈이 무섭습니다. 꿈…나만의 꿈…(불현듯이) 진아를…찾아야 하는데…진아를…. 미친 듯이 스테이지로 달려가는 만석, 잠시 그 앞에서 주춤 선다. 두려운 얼굴로 스테이지를 바라보다천천히 올라선다. 스테이지에 올라서면, 조명이 밝아진다. 소품을 정리하면서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채연. 그 옆에 앉는 만석. 채 연:이 세상엔 뭐가 있는지 더 높이 날을 거야.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 주 지 않아~ 애잔하게 채연을 바라보는 만석. 채연의 짙은 화장이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후다닥 채연의 시뻘건 입술을 손으로 지우는 만석. 채 연:뭐, 뭐야? 태연하게 눈의 화장까지 벅벅 지우는 만석. 만 석:이쁘다. 진아야. 채 연:아우씨이~ 변태네 이 오빠? 세차게 만석을 밀어젖히는 채연. 풀썩 엎어지는 만석. 채 연:(거울 찾아 얼굴 본다.) 아우~ 씨바. 엉망이네. 만 석:미…안하다…. 채 연:그렇게 닮았어? 끄덕이는 만석. 거울 보면서 대충 화장기 지우고 스스로 머리를 반듯하게 묶는 채연. 보일 듯 말 듯 미소 짓는 만석. 일순 얼굴 마주보며 웃는 채연과 만석. 채 연:진아라는 사람, 오빠 애인이야? 어딨는데? 만 석:죽…었다. 인간은…환생한다.…그게…너다.…그렇지 진아야? 채 연:순정파네 이 오빠. 그런 사람이 이 바닥엔 뭐하러 기어 들어왔대? 하긴…직업에 귀천 없다잖아? 이왕 온거 빨랑 돈 벌구 이 바닥 떠. 그래야 오빠 두 알콩달콩 여우 같은 마누라랑 살지. 만 석:진아랑 결혼할 거다. 가방에서 옷을 꺼내 채연에게 건네주는 만석. 목위까지 단추가 달려 있는 얌전하고 고상한 원피스다. 만 석:입어 봐. 채 연:나 주는 거야? 돌아서서 옷을 갈아입는 채연. 흡족한 표정으로 패션쇼하듯 무대를 워킹 한다. 만 석:결혼하자. 채 연:나? 나랑? 실수한 거야. 작가 오빠. 남자들은 말이야, 나를 만지려고는 해 도…특히 결혼이란 말 따윈…안 해. 만 석:진아야…채 연:채연이라니까? 따라 해봐. 천천히. 나, 채, 연. 만 석:나, 채, 연, 결혼…하자. 채 연:첫눈에 반한 거야? 나한테? 만 석:그래. 진아는…채 연:프로포즈라…가능성 있어. 오빠는 에로 작가, 난 에로배우. 딱이다. 딱! 바쁘게 등장하는 박 PD, 채연보고 기겁한다. 박 PD:그 옷 입고 촬영할 거 아니지? 채 연:어때서? 박 PD:이미 써먹었잖아, 그 컨셉? 식상해.채 연:그건 웨딩드레스고 이건…. 박 PD:벗어. 그 옷은 아니야. 영상이 안 된다구. 오로지 자극적인 거 볼려고 돈 내는데. 채 연:믿어 봐. 사람들도 좋아할 거야. 박 PD:실시간 방송이라구. 항의가 빗발칠 거야. 만 석:(시계 보더니 퍼뜩) 카메라 앞에 서. (박 PD 흉내내) 방송 오분전. 박 PD와 만석, 실랑이 벌이는 몸짓. 컴퓨터 앞에 서는 채연. 기어이 박 PD를 뿌리치고 카메라 작동시키는 만석. 손가락으로 큐 사인 보내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차분히 앉아 있는 채연. 채 연:안녕하세요? 불끈 님, 무기님, 조아조아님. 그 외에도 많이들 들어오셨네요. 순간 모니터에 빠르게 항의성 자막이 떠오른다. 무 기:벗는 게 최상의 정치!! (이빨 드러내는 이모티콘 떠오른다.) 노 예:안 벗는 년 프로도 아니라며? (화난 얼굴의 이모티콘 떠오른다.) 밝 힘:삐리리 웬일이니 웬일이니 웬일이니? 나채연 웬 내숭? 미스터빅:오늘, 전 회원 탈퇴의 날… (검은 장미의 이모티콘이 다발로 떠오른다.)떠오르는 자막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는 채연. 안절부절못하는 만석에게 눈짓 보내는 박 PD. 씨근덕거리며 뛰어들어오는 이실장. 무대를 한바퀴 휘익 둘러본다. 이실장:어떤 새끼야? 누가 방송을 이따우로 하래 엉? 둘러보다 카메라 잡고 있는 만석에게 다짜고짜 주먹부터 날린다. 맞고만 있는 만석, 쓰러진다. 계속 짓밟아대는 이실장. 말릴 생각조차 하지못하는 박 PD. 이실장:개새끼. 누굴 망하게 하려고 작정했어. 말해 봐 새꺄. 계속되는 발길질과 주먹질. 당황한 채연, 다급해져서 원피스를 세로로 ‘부욱’ 소리나게 찢는다. 일순 무대에 스치는 적막. 모든 동작 정지하고 채연만 주목하는 사람들. 암전.조명 밝아지면,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만석. 코며 입이며 피가 엉겨 붙어 있다.손으로 만석의 입술에 묻은 피를 닦아주는 채연. 채연의 손길을 느끼며 시니컬하게 키들거리는 만석. 그런 만석을 바라보다 같이 키들거리는 채연. 영 불편하게 서 있는 박 PD. 박 PD:너…진아가 죽고나서는 정말 이상해졌다. 만 석 ; 아무 것도 모른다. 다들…. 박 PD:결혼할 여자가 술집나간거, 가슴 아프겠지. 자살한 건 더욱 충격일 테고. 하지만…. 만 석 ; 임신했었다. 진아…. 박 PD:뭐, 뭐라고. 너 사고 친 거야? 만 석:내 애…아니다. 박 PD:그러면 술집에서, 만 석:홀아버지 약값 벌겠다고 아무도 모르게 나간 거다. 박 PD:그런걸 동네 사람들한테 들켰으니…. 만 석:세상은 바뀐다는데, 휴대폰에서는, 인터넷에서는 성(性)을 판다는데…진아는…진아는 …. 채 연:원래가 순수한 건 깨지고 흠집 나는 거야. 현실이 그래. 현실이…. 박 PD:시간이 지나면 사랑도 사람도 잊혀진다. 만 석:움직이는 거라구? 사랑이? 광고가 떠들고 인스턴트가 판치고…나는 왜 움직이지 않을까….(채연 바라본다.) 진아는 남아 있는데,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데…왜 모든 게 변할까…. 좋은 건…. 채 연:멋지다. 이 오빠, 맘에 들어. (박PD 보고, 자랑하듯) 나한테 결혼하쟀어. 박PD, 어이없게 쳐다본다. 만석에게 충동적으로 키스하는 진아. 때마침 등장하는 이실장. 이실장:어쭈구리? 눈까지 맞았어? 저 새끼 짜르라니까 너 뭐하는 놈이야? 채 연:벗을게.화끈하게 벗는다구. 회원수 안 줄어. 봤잖아? 옷 찢어서 반응 좋았 던 거. 처음부터 컨셉이 그거였어. 그거였다구. 이실장 ; 뭐야?박 PD:그, 그게, 그러니까…. 이실장:더듬지 말고 말해. 새꺄. 박 PD:마, 맞습니다. 고전적인 원피스에 갑자기 옷을 찢을 꺼라고 누가 상상을 하겠습니까? 이실장:그랬단 말이지? 다시 방송 시작해. 지금부터 내가 방송에 관여한다. 박 PD, 카메라를 손본다. 살며시 만석의 머리를 바닥에 편히 눕히는 채연. 아니꼽지만 참는 이실장. 채연, 카메라 앞에 선다. 차분하게 묶은 머리를 풀어헤친다. 카메라가 작동되면 이실장, 채연에게 인사 멘트하라고 사인 보낸다. 무시하고 음악에 맞춰 천천히 춤추는 채연. 이실장, 말하라고 계속 손짓해 댄다. 채연, 말없이 옷 벗는다. 잠든 것 같던 만석, 벌떡 일어나 채연만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러다가 소리 없이 서랍으로 간다. 장난감 총을 꺼내 드는 만석. 각자의 일에 몰두해 만석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들. 만 석:소, 손들어! 이실장:또 뭐야? 만 석:쏘, 쏜다.이실장:저거 미친놈 아니야? 장난감 총 들고 설치면, 어쩔 건데? 박 PD:그만해. 만석아. 만 석:모두 카메라 앞에 서. 이실장:장난 하냐?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만. 그래, 오랜만에 우리 빙신 춤 한 번 춰 보자. 엉. 이실장이 만석에게 다가가려 하자, 급하게 이실장을 안다시피 카메라 앞에 세우는 채연. 천천히 춤추며 이실장의 온몸을 애무하기 시작한다. 채 연:(귀에 대고) 속삭이는 컨셉이야. 저 총, 소품으로 쓰라며? 이실장:그래? 은근슬쩍 채연에게 몸을 밀착시키는 이실장, 기묘한 성적인 쾌감을 느낀다. 점점 더 노골적으로 채연의 몸을 더듬기 시작하는 이실장. 이제는 방송이라는 자각보다는 본능에 따르고 있다. 순간 모니터에 여러 개의 자막이 빠르게 떠오른다. 야 수:와- 새롭다!! 새로운 장르? 에로다큐? (두 눈 튀어나오는 이모티콘 떠 오른다.) 불 끈:앞서가는 삐리리! 오늘 방송 별 다섯 개! (별모양의 이모티콘이 주르르 떠오른다.) 터프게이: 에로 방송 대상 줘라~~ 무교동:리얼리티 짱이다! (엄지손가락 보이는 이모티콘 떠오른다.) 귀족:전국에 알려 회원수 늘려 주자!! 갑자기 쏟아지는 반응을 보고 입이 찢어져라 웃는 이실장. 이실장:와하하하. 이것 봐라? 반응이 이렇게 좋아? 박 PD:크, 클릭 수가 급증해요. 갑자기 폭주해서 접속이 안될 지경이에요. 이실장:그래 그래. 이 한 몸 바쳐서 한 밑천 땡겨 보자. 우히히. 좋았어. 아주 좋아. 클릭수. 만 석:(총구를 박 PD에게 겨누며) 카메라 앞에 서. 박 PD:너 정말 미쳤어? 이실장:들어와 새꺄. 대장이 벗는데 쫄병이 구경만 해? 울상이 되는 박 PD. 눈을 부라리는 이실장. 어쩔 수 없이 카메라 앞에 서는 박 PD. 스스로 옷을 벗는 이실장. 동물적인 본능과 자극에만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PD 역시 처음엔 어색하게 움직이지만, 차츰 채연의 동작에 동화된다. 점점 행위에 몰입하는 사람들. 한 몸이 되어 뭔가에 홀린 듯 같은 동작을 한다. 만 석:나는 너희들을 저주하지 못할 것이다. 너희들이 내게 행한 악은 너무 크고 내가 너희들한테 행한 악도 너무 커서 그것은 자발적인 것일 수 없다. (詩-이지도르 뒤카스) 자연스럽게 채연의 몸을 더듬는 이실장. 그 모습 바라보는 만석. 부들부들 떤다. 총까지 떨린다. 이실장을 겨냥하는 만석. 박PD, 장난감 총인지라 말리지 않고 피식 웃는다. 이실장:쏴. 쏘란 말이야 임마. 그래야 클릭수 늘어나지? 떨리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받쳐 잡는 만석. 침착성을 되찾는다. 만석, 다시 한번 이실장과 박PD, 채연을 차례로 바라본다. 아랑곳없이 채연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는 이실장. 순간, 분노로 경련을 일으키는 만석,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방아쇠를 잡아당긴다. ‘탕-’ 찢어지는 듯 한 파열음. 겨냥이 빗나가 풀썩 힘없이 쓰러지는 박 PD. 시뻘건 피가 흥건히 번져 나온다. 놀라 만석을 바라보는 채연과 이실장. 만석, 총을 한 번 쳐다본다. 넋이 나가 풀썩 주저앉는 채연. 이실장, 갑자기 무릎꿇고 애걸복걸 빌기 시작한다. 비굴하기 짝이 없다. 이실장:저, 정선생, 아, 아니, 정작가님, 훌륭하신 작가 분이 이러시면 안되죠? 예? 진정하세요. 예술을 하신다는 분이 이러시면 아니 되십니다. 예? 잘못했어 요. 사,살려줘요, 응? 내가, 내가 다 사과할게. 응? 만 석:너희는 너희들의 길을, 나는 나의 길을 걸었으되 그 두 길은 모두 유사하 고 모두 삐뚤어진 길이었다. (詩- 이지도르 뒤카스) 무표정한 얼굴로 이실장을 바라보는 만석, 악마적인 미소 날린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만석의 얼굴에 피 흩뿌리며 쓰러지는 이실장. 그제야 정신이 든 듯 만석을 쳐다보는 채연, 벌벌 떨고 있다. 총을 떨어뜨리는 만석. 털썩 주저앉는다. 아련하게 경찰 사이렌 소리 들려 온다. 채연, 놀라서 만석의 팔을 잡아끈다. 움직이지 않는 만석. 채 연:어, 어쩌지? 만 석:쉬고 싶다…. 채 연:무서워…도망치자. 응? 도망치자. 만 석:니 옆에서…잠들고 싶어 … 채 연:나, 난 아니야. 대 스타가 되는 게 꿈이야. 도망쳐야 돼! 만 석 ; 진아야…. 채 연:옆에 있어 줄게. 일어나. 만 석:(두 눈 감는다.) 채 연 ; 이대로 끝낼 수 없어! 긴박하게 경찰 사이렌 소리 들려 온다. 불안감에 싸여 도망 갈 곳을 찾아 무대를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채연. 두껍게 덮여있는 창문 앞에 선다. 와락 커튼을 젖히는 채연, 힘들게 창문을 연다. 밖을 내려다보다 아찔한 현기증을 느낀다. 채 연:(주저앉으며) 토할 거 같아. 노, 높다. 주, 죽으면 어쩌지? 만 석:(비틀거리며 일어선다.) 같이 가 진아야. 채 연:주, 죽는 게 나을까? 아, 아니 잡히는 게? 만 석:이제는 안 놓친다. 점점 더 가깝게 들려 오는 사이렌 소리에 동요하는 채연. 채 연:여기서 끝내는 건 너무 억울해. 도망 쳐야 돼. 만 석:너만 있으면 된다. 사색이 되어 출입문을 바라보는 채연. 경찰들의 발자국 소리 들려 온다. 점점 울상이 되는 채연, 만석과 함께 창틀에 올라선다. 망설이던 채연, 만석을 의지하며 꼬옥 끌어 안는다. 다시 한번 절망스럽게 문을 바라보는 채연. 문 앞까지 경찰들의 발자국 소리 들린다. 뒤이어 들려 오는 확성기 목소리. 두 눈 질끈 감는 채연. 경관 목소리:너희들은 포위됐다. 손들고 순순히 자수해라. 셋을 세고 들어간다. 하 나, 두울, 세엣- 크게 문 부서지는 소음과 동시에 비명 지르며 뛰어 내리는 채연과 만석.“아악”하는 두사람의 비명이 찢어지듯 날카롭게 울려 퍼진다. 암전. 어두운 무대에 음악 흐른다. 뒤이어 흘러나오는 뉴스. 소 리:다음 뉴스. 오늘 새벽 인터넷 방송국 내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사건 당시 비디오 자키로 촬영 중이던 나모 여인과 가해자 정모씨는 1층에서 도주하려다 추락, 병원에 이송됐으나 나모 여인은 혼수 상태에 빠졌습니다. 정모씨는 현재 약국에서 아스피린을 받아먹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각 정부 부처의 반응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광부와 내무부는 서로 조사권을 주장, 부서간에 큰 충돌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여성부에서도 관심을 표명하는 가운데…. 음악 흐르면서 막. ◆당선소감 이제 겨우 조그마한 목소리로 소리내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저기요… 저 아직 죽지 않고 글써요….”그 이외에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잠 속에서 꿈결처럼 당선 소식을 들었다.믿어지지 않아 텅 빈 머리로 조금 더 누워서 빈둥거렸다. 남들이 열 개를 가질 때 다섯 개를 가지면 만족한 것이 나라는 사람이었다.하지만,그 다섯 개를 가지지 못하면 미쳐 버리는 것 또한 나라는 사람의 습성이었다.글이라는 것이…,내게는 그 다섯 개였고 전부였다.기쁨을 나누면 배가되고,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준다고 했던가? 책임감처럼 전화질을 해댔다.그러고는 곧 또다른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앞으로 단명하지 말고 더욱더 좋은 글을 쓰라는 달콤한 채찍질이구나….더 많이 공부하고,겸손한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하는 거구나….그 사실에 눈물 나도록 감사했다. 졸업하고 한번도 찾아뵙지 못한 오교수님,깊이깊이 고개숙여 고맙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정말 감사합니다.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보아주신 큰아버님과 큰어머님,고맙습니다.당선 소식에 너무나 좋아한 윤환 오빠와 새언니,성희언니와 형부에게도 이 기쁨을 전합니다.선배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어 준 박수진 선배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애정을 가지고 지켜 봐준 성예 경희 나연 미현 현철 정석 우석 석윤 재중 남헌이…,모두에게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변혜령 ●약력 71년 서울생 서울예대 극작과 졸업“우승컵 양보없다” ◆심사평 모더니즘의 기수였던 T S 엘리어트나 제임스 조이스는 모두 극을 최고의 예술장르로 여겼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쓴 희곡들은 시나 소설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한정된 시공간에서 살아있는 배우가 압축된 언어로 전달해야 하는 희곡은 무엇보다 입체적인 연극적 상상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문학지망생들에게 희곡은 그만큼 긴 시간의 수련이 필요한 장르다.이번 희곡 응모작들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재가 다양해졌다는 점이다.분단문제나 문명비판,지하철 노숙자나 재개발 문제를 둘러싼 사회문제와 가족관계 등을 골고루 다뤘다.식지 않은 월드컵의 열기도 느껴진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진부한 시각과 관념적인 글쓰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많은 경우 서술적인 전개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최종심의에 오른 작품은 ‘나난 가노란 말도 못다 고’와 ‘장난감 총’이다. ‘나난…’은 남편의 오랜 병수발을 한 아내가 남편이 잠시 숨을 멈추자 불효한 아들에 대한 분노로 먼저 세상을뜬다는 내용의 작품이다.상황 설정이 기발하고 반전의 묘미를 준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장난감 총’을 당선작으로 뽑는 데 이의가 없었다.성인 인터넷 방송국을 무대로 성과 양심이 매매되는 우리 사회의 비극적 단면을 드러낸 작가의식이 결코 가볍지 않다.다채로운 무대활용 기법,동시대적 언어감각,시종 극적 긴장을 이어가는 탄탄한 구성력이 자칫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희곡에 연극적 재미를 더해준다. 오래도록 우리 무대를 지키는 작가로 남길 바란다. 오태석 김미희
  • 1년만에 KBS드라마 ‘저푸른 초원위에’출연 채림

    “연상남과 인연이 많다고요? 꼭 그렇진 않아요.우리 오빠(가수 이승환)가우연히 연상인 것뿐이예요.” KBS2 새 드라마 ‘저 푸른 초원 위에’(가제,극본 김지우,연출 박찬홍)로 1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채림(본명 박채림·23)은 아직도 ‘오빠’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결혼을 전제로 2년넘게 사귀어왔지만 쑥스러운 것은 쑥스러운 것이란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맡은 26살의 소아과 여의사 성연호도 7살 연상인 차태웅(최수종)과 사랑에 빠지는 배역이다.채림은 자신이 14살 연상의 이승환과 열애중이라는 현실과 이번 극중 연기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나이 많은 선배가 연인이 된 설정이 그리 불편하지만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연상과의 커플 연기가 벌써 3번째인걸요.” 오히려 선배인 최수종쪽이 너무 부끄러워해 호흡 맞추기가 어렵다고 귀띔한다. 채림은 그동안 ‘맏며느리감 연예인’ 1순위로 뽑히는 등 특히 나이든 층에서 인기를 모아왔다. 그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렵잖게 그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취향 자체가 ‘늙은이 성향’이다.가끔 요가 등의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조용히이야기를 나누거나 공연 등을 보러다니는 것이 가장 즐겁단다. 남에 대한 배려가 깊고 책임감도 강한 편이라 손윗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타입이다. 채림은 이번에 맡은 배역의 성격이 조금 부럽다.성연호는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자라난 소아과 전문의.공주병 증세도 있는 자기중심적인 캐릭터다.살아온 과정이 너무 다른 남성인 차태웅을 만나 많은 갈등과 아픔끝에 성숙한여성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무수리’로 살아온 저로서는 본받고 싶은 면도 있어요.남들의 평가나 생각에 상관없이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이 멋지지 않나요?” 채림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남동생과 남매대결을 펼친다.이미 같은 시간대에 방송중인 MBC ‘맹가네 전성시대’에 남동생 박윤재(21)가 주인공 이재룡의 동생 역을 맡고 있는 것이다.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해야죠.둘다 잘 되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싶어요.” 아역시절부터 벌써 8년째 연기생활을 해온 채림.그 당당한 말투에서 ‘프로’로서의 다부진 면모가 엿보인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현대百 3세경영체제로

    ‘오너의 쿠데타?’ 현대백화점이 18일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창업주의 비서 출신인 이병규(李丙圭) 사장을 전격 경질하고,정몽근(鄭夢根)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鄭志宣·30)부사장을 그룹 총괄부회장에 선임했다. 현대가 3세의 경영권 장악이란 측면 외에도 ‘왕회장’의 작고이후 가신들의 몰락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왕회장’의 3남인 정몽근 회장의 장남.연세대 사회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과묵한 성격에 대외활동보다는 업무에 정진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지난 97년 3월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지난해 기획실장으로 임원에 오른데 이어 연초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으로승진했다. 그의 승진은 지난 9월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H&S로분리될때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현대가의 3세 승계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현대자동차 정의선(鄭義宣) 전무 등 현대가의 3세인 4촌 형들보다 빨리 부회장 대열에 오른 것이다. 그룹내 지분비율은 정회장이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H&S의 지분을 각각 23.5%씩 갖고 있으며,정 부회장은 1.3%씩을 확보하고 있다.이 때문에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지분변동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면서 4개 계열사를 총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병규 사장 후임에는 하원만(河元萬·55) 경인지역본부장이 임명됐다.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이래 백화점에 근무한 정통 유통맨이다.한편 유통업계에서는 이 전사장의 낙마를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는 정주영 창업주의 브레인으로 활동한데다 현대백화점을 고급화시키는데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올해 능률협회가 주는 고객만족 경영대상 개인부문을 받기도 했다. 유통업계 고위관계자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책임감있게 이끌었는데 아쉽다.”면서 “부회장이 아닌 상근고문으로 물러난 것을 보면 오너가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그동안 오너와 이사장간에 소유구조 문제와 그룹비전 등을 둘러싼 갈등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아니냐는 풀이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가가 ‘몽’ 형제들의 그룹 분할체제가 가속화되면서 자연스레 가신들의 설 자리가 옅어지는 현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 참여연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에도 재벌들의 ‘황제경영’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며 “최고경영자로서 자질을 검증받지 않은 2,3세들이 무분별하게 경영권을 넘겨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도시철도 연장운행 합의

    서울 지하철 막차 1시간 연장운행을 둘러싼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사 갈등이 16일 새벽 극적 협상 타결로 파국은 면했지만 시민의 안전을 빌미로 한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도시철도 노조는 이날 새벽 4시부터 시작하려던 파업을 철회하고 연장운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노사 합의내용 노사는 전날에 이어 12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핵심 쟁점인 인력충원부분에서 접점을 찾아 13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증원에 대해 노조는 240명을 요구한 반면 공사측은 110명이 적정선이라며맞섰으나 차량부문 20명을 포함,모두 137명을 늘리기로 합의했다.또 개인별9일 주기인 근무형태를 21일 주기로 변경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이날 합의문은 오는 24일까지 조합원 투표를 통해 가결되면 곧바로 발효된다. ◆사업장에 예상되는 파장 도시철도 노사의 협상타결에도 불구,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노조는 강경자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안전운행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그러나 부담은 많다.먼저 도시철도 노조가 협상에서의 양보 이유로 시민들의 편의를 들었다는 점이다.이는 연장운행 때문에 불거진 각 지하철 노사문제 해결에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하철공사가 이날 오후 2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도시철도 협상타결에 따른 향후 대응방안과 쟁의행위 찬반투표 여부 등 안건을 논의한 것은 이같은배경을 말해주는 것.게다가 노조는 지난 2000년 초 이래 ‘무파업 선언’을견지하고 있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나 노사 양측이 줄곧 주장해왔듯 가장 중요한 것은 연장운행에 따른 시민안전확보 문제였다.도시철도 노조는 당초 협상에 임하면서 근무여건상 안전운행을 위해서는 증원 803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반면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10분의1인 82명을 제시했다. 그러나 협상결과 인력보충은 적당히 타협한 채 노조원 수당을 올리고 시민안전을 위한 정밀진단은 ‘내년 3월 이전 실시’라는 조건이 붙으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사측도 노조와 구체적인 상의도 없이 ‘밀어붙이기 행정’으로 연장 운행을 강행,이에 따른 시민의 불안감을 씻지 못한 데 대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다.시민들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반대론에도 무리하게 추진한 쪽이나,안전운행을 내세워 시민들에게 협조 전단을 배포하며 반대하다가 상품권 제공 등에 발을 뺀 쪽이나 똑같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KBS2 50부작 ‘아내’ 김희애씨 7년만에 안방극장 본격 컴백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막연히 다시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하루 한 시간은 헬스클럽에 나가 운동하면서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해왔던 것을 보면 그렇죠.” 1996년 5월 결혼과 함께 방송활동을 접었던 김희애가 브라운관으로 돌아온다.지난 99년 MBC 일일극 ‘하나뿐인 당신’에 나왔지만 비중이 워낙 적어본격적인 컴백은 7년만이라고 강조한다.복귀작품은 삼화프로덕션에서 만드는 KBS2의 50부작 장편 드라마 ‘아내’(월·화 오후9시50분).첫 방송은 내년1월6일이다. “남편이 결혼전부터 일 있는 여자가 좋다고 해서 연기활동에 지장받는 것은 없어요.내조요?그런 것 없어요.남편이나 저나 각자 서로의 분야에서 일잘하면 그걸로 된 거죠.” 남편은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최근 가족과 빙탄으로 휴가를 다녀와서인지그을린 얼굴이 건강하다.두 아이의 어머니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고운 얼굴과 날씬한 몸매다. “시집살이요?글쎄요.오히려 처음부터 찍히면(?) 낫지 않을까 생각했어요.오래도록 함께 살 사이인데…처음부터지고지순하면 나중에 혹여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힘 빠질테고….” 이번에는 남편이 오히려 출연을 권했다고 한다.“작품이 들어오면 남편이‘이 작품은 좀 그렇다.’는 등 조언을 해주는 데,이번 드라마는 좋다고 그러더라고요.”그녀는 지난해 황신혜·신성우가 주연한 MBC의 ‘위기의 남자’에 캐스팅됐으나 거절했었다. ‘아내’는 지난 82년 한진희·김자옥·유지인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화제작을 리메이크한 것.남편 한상진(유동근)이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을 앓으면서 그 전후 두 아내와의 이야기를 그렸다.김희애는 사고전 아내 김나영 역.남편이 실종된 지 7년이 지나도록 시댁 살림을 떠맡으며 남편을 기다리는 억세지만 착한 여자다.기억상실증 이후의 부인 윤현자 역은 ‘섹시가수’ 엄정화가 맡았다. 최근 톱스타 여배우들의 컴백작이 시청률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못하는 데이야기가 미치자 그는 “시청자들은 배우와 배역을 떨어뜨려 생각하지 않는것 같아요.다행히 극중 나이가 38세니까 사실성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요.무리 없이 봐주시리라 믿어요.” 각오를 물었다. “첫 대본을 연습하는 데 울렁증이 다 생기더라고요.이 모든 것을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랄까.하지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할 뿐입니다.” 주현진기자 jhj@
  • 서울 영신여고 또래상담동아리 큰 성과“친구야 힘내 너의 고민은 나의 아픔이야”

    서울 영신여고 2학년 양미영(18)양은 지난 여름방학 직후 미국으로 떠난 같은 반 친구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다.특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아무 설명없이 학교를 그만 둔 친구의 속사정이 궁금해 알아보니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허겁지겁 이민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연락이 닿은 친구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방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미영양은 낯선 땅에서 힘들어할 친구가 안타까워 편지와 전화로 꾸준히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처음엔 별 반응이 없던 친구는 두달이 지나자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최근 통화에선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지난해부터 ‘또래 상담자’로 활동해온 미영양은 이때뿌듯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어,나랑 똑같은 고민이네 “우리 또래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고민은 거의 비슷해요.학업문제,가정불화,이성교제 등이 주된 고민거리지요.사실 상담을 해준다기보다는 그냥 친구끼리 고민을 터놓고 들어주는 정도예요.”.또다른 또래 상담자인 정선윤(18·2년)양은친구의 고민을 들어줄 때면 자신이 안고있는 문제도 스스럼없이 얘기한다고 한다.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인지라 서로 고민을 털어놓다 끌어안고 우는 일도 자주 있다. 중학교 상담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또래 상담을 하게됐다는 김주희(18·2년)양은 때때로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상담문제를 해당 학생의 처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린다.‘왕따’여학생이 안쓰러워 이것저것 신경을 쓰는 아버지에게 김양은 “의식적으로 잘해주면 아이들에게 더 따돌림을 당하니까 너무 티나지않게 대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드렸다.그러나 정작 주희양도 고민이 있으면 친구에게 먼저 달려간다.“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친구랑 얘기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힘내,네 옆에 내가 있잖아 영신여고(교장 석성환)에 또래상담 동아리 ‘사이드(Side)’가 생긴 지는올해로 5년째.교내에서 일정한 상담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주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함께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임이다.고민이 있어도 전문 상담기관이나 부모,선생님보다는 친구를 먼저 찾게되는 청소년기의 특성을 감안하면 또래상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짐작할 수있다. 첫해부터 동아리를 이끌어온 김현준(48) 교사는 “처음엔 봉사 점수 때문에 지원했다가 상담훈련 과정이 쉽지 않아 중도탈락한 학생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책임감이 두터운 학생들이 상담자를 자원한다.”고 설명했다.현재 5기 30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신입 회원을 뽑을 때는 졸업생까지 참여할 정도로 돈독한 유대를 자랑한다.1기 때부터 사용해온 ‘사이드’란 명칭은 ‘우리는 모두 당신 편입니다.(We are all on your side)’라는 뜻에서 학생들이 직접 붙였다. ◆도움주기보다 오히려 도움받아요-“또래 상담자라고 해서 친구들의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해줄 수는 없어요.우리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걸요,뭐.진짜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는 사실이에요.얘기를 주고받다보면 저 스스로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는 걸 느껴요.” 유영주(17)양은 원래 소극적이던 성격도 또래상담을하면서 많이 밝아지고,주변에 친구들도 늘었다면서 좋아했다. 동아리 회원들은 상담심리를 전공한 김 교사로부터 1년간 또래 상담교육을받고,2학년에 올라갈 때 정식으로 또래상담자 발령을 받게 된다.하지만 또래상담이 특별한 형식을 갖춘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열린 귀와 너그러운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고민을 안고있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다. ◆잘 들어주기만 해도 문제해결 또래상담의 가장 중요한 덕목중 하나는 경청이다.잘 들어주기만 해도 학생들이 안고있는 상당수 문제는 스스로 풀린다는 것이 김교사의 지론이다.때문에 또래상담을 할 때 절대 어른 흉내를 내면서 설득하려들지 말라고 조언한다.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충분한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부모가 자녀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습관을 들이기만 해도 왕따나 폭력문제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부모와 교사가 채워줄 수 없는부분들을 또래 상담자들이 대신함으로써 건전한 학교문화를 만들어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래상담은 지난 94년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시작돼 현재 1만4000여명의 또래상담자들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대한YWCA연합회에서도 건전한 학교문화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98년부터 또래상담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선택2002/TV합동토론/李, 시종 미소띤 얼굴 盧, 분명한 말투 부각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세 후보는 예상대로 현안별 인식과 해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토론은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가 정면 대결의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권영길 후보가 두 후보를싸잡아 비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이 후보는 시종 미소 띤 얼굴로 핵심 이슈는 거의 다 짚은 반면,노 후보는 비교적 느리면서도 분명한 말투로 안정감을 부각하려 애썼다.권 후보는 일반국민들에게 다소 생소한 진보진영을 알리는 데 좋은 기회로 삼는 느낌이었다.세 후보는 그동안의 토론에서 약점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 듯 당초 예상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질 때 메모를 살펴가면서 과거 발언과 행적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예리한 공세를 펴면서도 웃는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노 후보는 평소 이미지와 달리 직접적 공세를 자제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데 공을 들였으며,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에선 감성에 호소했다.반면 권 후보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자주 구사했다. ◆정책대결 세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신경전을 펼쳤다.노 후보는 “정치가 통째로바뀌어야 한다.국민과 제가 이미 새로운 정치를 시작했다.”며 정치개혁과세대교체를 주장했다.이 후보는 부패청산론을 내세워 노 후보를 견제했다.“5년 전 온 국민이 IMF 극복에 동참했으나 이 정권은 권력 부패비리로 국민들을 좌절시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권 후보는 분배구조 왜곡 등을 지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세 후보의 색깔은 첫 주제인 북핵문제에서부터 드러났다.구체적 해법에서노 후보가 지속적인 대화와 남한의 주도적 해결을 주장한 반면 이 후보는 경제제재 등 상호주의를 통한 강력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권 후보는 북·미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듯한 목소리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주장했다.권 후보는 “우리당이 지난 6개월간 외롭게 부시 대통령의 사과와 SOFA 개정을 요구할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뭘 했느냐.”고 공격하자 이·노 후보는 앞다퉈 “침묵한 게 아니라 강력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펄쩍 뛰었다.그러자 권 후보는 기습적으로 “그러면 이 자리에서 우리 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데 공동서명합시다.”고 즉석 제안을 했다.권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다시 한번 이 제안을 했다. 국정원 도청의혹 문제에 대해서도 세 후보는 공세의 날을 한껏 세웠다.노후보는 “한나라당 자료를 보면 나도 피해자”라며 도청의혹과 자신을 분리하려 했다.권 후보는 “이 후보가 문건 입수경위를 밝히지 못하면 정치공작이고,문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노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상호토론 공방 후보간 상호토론이 시작되자 세 후보의 설전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정치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 후보가 “민주당은 여러 계파가 갈등을빚고 있지만 우리 당은 계파가 없는 민주정당”이라고 하자 노 후보는 “1인 독재로 계파가 없는 것이 오히려문제”라고 받아쳤다.권 후보는 “한나라당·민주당 모두 정치개혁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후보단일화를 집중 공격했다.“성향과 이념이 다른 두 분이 어떻게 정책공조를 이룰 수있느냐.”면서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주요 정책에 관해 서로 다른데 어떻게 공조를 이뤄갈 것이냐.”고 따졌다.권 후보도 “노 후보는걸어온 길과 걸을 길이 정 대표와 다르다고 하더니 언제부터 이런 소신이 바뀌었느냐.”고 가세했다.이에 노 후보는 “5년 전 이 후보는 조순(趙淳) 전총재와 한나라당을 만들면서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서로 지분을 나누고,당권 협상을 하지 않았느냐.우리는 아무 밀약이 없다.양당간에 정책 공조를논의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공세에 노 후보는 “이 후보는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제왕적 행태를 보이는 등 3김 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역공을 시도했다.이에 이 후보는 “호남에서는 ‘김대중 정권의 자산과 부채 모두를 상속했다.’고하고,부산에 가서는 ‘나는 꾀가 많아 자산만 상속하겠다.’고 하는 노 후보야말로지역주의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반격했다. 세 후보의 공방은 부패문제로 접어들면서 비등점으로 치달았다.권 후보가“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민주는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 후보는 “대통령 아들 비리로 국민들이 좌절할 때 노 후보는 동교동계를 업고 장관까지 했다.”고 화살을 노 후보에게 돌렸다.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급하셨던 모양인데…,그럼 이 후보는 김현철씨 비리 때 뭐 했느냐.”고 되받았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대선후보로 재수하고 있다.5년간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국민께 송구스럽고 많은 책임감 느낀다.”면서 “자기 전에‘제가 합당치 않으면 제쳐둬라.그렇지 않으면,가야 할 길이라면 국민의 뜻에 따를 수 있게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청산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특권없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는 사회,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다는확신과 미래가 있다.”고 새 정치론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서민들이 가슴 펴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제가 200만표받으면 10년,500만표 받으면 5년,1000만표를 받으면 당장 될 수 있다.저에게 던지는 표는 희망의 세상을 만드는 의미 있는,살아 있는 표다.”고 주장했다. 진경호 오석영 이두걸기자 jade@
  • 드라마 차별화에 더 노력해야-KBS’장희빈’띄우기 빈축 기사를 읽고

    -KBS ‘장희빈’띄우기 빈축(대한매일 11월25일자 17면)기사를 읽고 시청률에 좌지우지되는 방송의 생리를 아는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요즘 2TV 수목드라마 ‘장희빈’ 띄우기에 몸부림치는 KBS에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지난주 ‘광복절 특사’라는 영화를 개봉하면서 필자도 그 흥행을 위해 캐스팅부터 개봉까지 잠재 관객들에게 영화에 관한 욕구와 호기심을 자극하고자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이를 상기한다면,KBS가 다큐멘터리 프로 ‘역사스페셜’을 통해 ‘장희빈’을 소개한 점이나 선정적인 내용을 촬영할 때현장을 공개해 언론에 직간접적으로 선정적 기사를 부추긴 점이 매우 쉽게납득이 된다. 영화나 드라마 홍보를 위해 각 방송사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활용하는일은 이미 기정사실화한 것이 사실이지만,시사·다큐멘터리 프로그램까지 홍보에 가세한다는 것은 매우 우려된다.이번 ‘역사스페셜’의 경우 ‘장희빈’시청률을 위한 기획이었는지 아니면 자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기획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역사스페셜’처럼 방송사의 간판 격인 다큐 프로그램마저 시청률의 볼모가 된 점은 매우 안타깝다.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점,그리고 방송이라는 매체가 특정 연령이나 계층에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더욱 책임감 있는 홍보와 마케팅 활동뿐만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차별화하도록 노력하는 제작진의 모습을 기대한다. 김희정 필름매니아 마케팅실장
  • 난개발인가, 21세기 서울 새 밑그림인가/청계천 복원,강북개발 추진 이명박 서울시장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청계천복원과 뉴타운 개발 등 취임 이후 야심찬 개발사업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그동안 강남 개발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나며 난개발로 시름하던 강북이 CEO출신 시장의 개발 욕구를 돋우며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이 시장이 ‘불도저’같이 추진하고 있는 이같은 사업들을 놓고 시민들은 대체로 기대감을 표시하지만 부동산투기나 교통난 등을 우려하는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그는 “서울시를 세계 일류도시로 꾸미겠다.”며 “현실을 정확히 진단한 뒤 10∼20년의 장기 비전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있도록 시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현재 추진중인 각종 사업도 즉흥적이거나 대선을 겨냥한 ‘선심용’이 아닌 장기적인 발전목표에 바탕을둔 것이라 강조한다.시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조직개편)에 나선 데 이어 직원들에게 민간기업 수준의 ‘경영 마인드’를 요구하며 고삐를 조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하지만 이같은 그의 열정적 행보는 여전히 ‘정치적 해석’으로 인해 빛이 다소 바랜 느낌이다.대한매일은 24일 시장집무실에서 취임 5개월째를 보내는 이 시장을 만나 그동안 어지럽게 발표된 중점 시책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그동안 발표된 각종 개발계획이 대선을 앞둔 ‘선심용’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취임 초 임기중에 추진할 시정운영계획을 수립해 발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관례입니다.내년 예산편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뉴타운 계획을 비롯한 ‘시정 4개년 운영계획’은 21세기 서울의 미래를 계획한다는 사명감으로 각계 전문가들의 충분한 자문과 예측,조사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대선을 의식하거나 사리사욕이 아닌 서울시민이 선택한 민선시장이라는 강한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추진해 발표한 사업임을 밝힙니다. ◆청계천복원 추진과정에서 노점상 등 주변 상인들의 반대가 표출되고 있습니다.대책은 무엇입니까. 사업범위를 현재의 청계천 복개도로 폭 이내로 한정하기 때문에 복원공사로 인해 주변상가가 철거되거나 영업장소를 잃는 경우는 없습니다.종전과 다름없이 영업활동은 계속 보장됩니다.아울러공사구간을 여럿으로 나눠 공기를최대한 단축시키고 주차공간 및 공사차량 통행로를 확보해 영업불편을 최소화할 것입니다. ◆청계천복원후 구역별로 크게 달라질 주변지역의 밑그림이 궁금합니다. 청계천 복원은 오는 2005년까지 단기간에 끝나지만 주변지역 개발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심부 전체의 도시계획,청계천 주변 도시관리계획,블록별세부계획 등으로 면밀히 검토될 것입니다.청계천이 친환경적으로 조성되면외국기업과 금융산업이 밀집된 국제금융 중심도시나 비즈니스센터의 개발이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청계천복원 등 각종 개발에 따른 교통난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청계천 복원에 앞서 내년 4월쯤 청계천 고가도로의 차량진입을 전면 통제할 것입니다.대신 도심일방통행,중앙전용차로제,도심순환버스,간선·지선버스등 현재 시가 추진중인 대중교통 개편작업에 따라 소통에 불편이 없도록 할것입니다. 고가도로 운행차량의 70%이상이 도봉로와 천호대로 등을 이용하는 통과 차량으로 파악돼 큰 혼잡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특히 청계천부근을 운행하는 노선버스부터 급행쾌도버스(BRT)형태의 도심순환버스로 바꾸고 자가용 이용자들은 대중교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 위주의 교통시스템을 구축할것입니다. ◆대중교통 위주의 교통체계 개편은 어떤 형태인지. 교통체계 개편의 기본 골격은 대중교통을 승용차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어 도심에 승용차를 타고 나올 필요가 없도록 하자는 것입니다.여기에는 지하철 운행 1시간 연장,지하철 급행화,주차공간 확충방안 등 다양한 내용이포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남았던 비효율적인 버스노선 및 운영체계의 전면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뉴타운 예정지에 대한 부동산투기 등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방지할묘안은 있는지요. 개발에는 항상 개발이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뉴타운 개발도 예외일 수 없어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다소 상승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강북 뉴타운건설계획은 강남에 집중되는 주택수요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안정에 크게 기여할것으로 믿습니다.또 지난 7일자로 소득세법이 개정돼 뉴타운을 비롯한 부동산가격 급등지역의 경우 실거래 가격을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어 투기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은마련됐다고 생각됩니다. ◆추가 지정될 뉴타운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내년에 발표되는 뉴타운은 지역주민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3월쯤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신청을 받아 선정할 계획입니다.특히 강북뿐 아니라 주거환경이 열악한 서남권지역과 국공유지가 많이 포함된 재개발구역을우선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최대 관심사인 조직개편의 규모와 시기,신분변화 등이 궁금합니다. 현재 실·국장 중심의 ‘책임경영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추진중입니다.경영시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시정에 경영개념을 도입해투자·부채·재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또 시민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민수요 위주로 국단위 기능을 개편해 책임행정을 확보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공무원 조직과 민간조직이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개방형 조직체계로 개선할 것입니다.간부공무원들을 비롯해 직원들의 민간기업체 위탁교육도 수시로 실시할 것입니다. 이같은 조직개편은 임기중 2단계에 걸쳐 실시할 예정인데 현재 마련중인 1단계 개편안은 행자부협의,자치법규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시행에 들어갈 것입니다.이번 조직개편은 각 부서간 기능조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만큼 인력감축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추모공원 건립,뚝섬지역개발 등 전임시장이 추진했던 대형 사업들이 축소·변경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시대적인 상황과 시민의 요구에 맞도록 조정한 것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DMC사업의 경우 개인적으로 전임시장의 사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세계적인 CEO들의 자문을 받아 계속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초구 원지동 화장장의 경우 계획을 세우고 지역을 선정했을 뿐 실질적인작업이 진행되지 못했고 현재 소송이 진행중입니다.따라서 전임시장이 해 놓은 것을 중단시킨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킨 뒤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뚝섬지역은 전임시장이 당시의 한류열풍에 문화관광타운을 개발키로 했으나 이 일대에 대규모 생활공원이 없어 계획을 변경한 것입니다. ◆마곡지구는 어떤 형태로 개발됩니까. 지하철 9호선이 통과하고 지하철역 3곳이 이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개발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따라서 ‘마곡지구 개발’은이 지역에 지정된 개발행위 허가제한이 2003년 만료되면 난개발을 막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개발위주의 공약에 밀려 시민의 복지분야가 소외되고 있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균형있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기본방향 아래 시민들의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특히 시민복지부문은 가용재원이 감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보호,치매노인 보호시설확충,장애인 이동권확보,보육시설 운영지원 등과 관련해 올해보다 2.4% 증액됐습니다.불필요한 공공지출을 줄여 절약된 예산을 시민복지부문과 낙후지역에 집중투자할 것입니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자치구간의 재정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은 있습니까. 자치구간 재정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종합토지세와 담배소비세를 교환하는 지방세법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입니다.하지만 최근 담배소비가 점점 줄어들어 장기적으로는 세목교환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시는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10%를 세원으로 하는 지방소비세의 신설과 지방세적 성격이 큰 양도소득세의 지방세 전환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선거법과 관련, 검찰이 지난 22일 불구속기소를 결정한 데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혐의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도 없이 기소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변호사를 통한 법적대응에 나설 것입니다. 대담 김민수 전국팀 차장 정리 이동구기자 yidonggu@
  • ‘맥도널드 법정출두 사건’

    [뉴욕 AP AFP 연합]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건강에 문제가 있는 8명의 뉴욕 청소년들을 대리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를 상대로 최근 뉴욕에서 제기된 집단소송의 첫 법정 심리가 21일 맨해튼의 한 연방법원에서 열렸다. 미국 판사 앞에서 이같은 사건 심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고측 새뮤얼 허시 변호사는 이날 법정진술을 통해 맥도널드의 햄버거,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 등에는 다량의 지방,설탕,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어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나쁜 “아주 맛없고 강력한 독성물질”이라며,맥도널드가 청소년 비만이란 전국적 유행병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8명의 원고 중에는 무주택자 보호시설에서 살면서 3년간 매 끼니를 맥도널드에서 해결해온 10대 청소년과 1주일 3∼4차례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를 사먹는다는 13세 소년,그리고 그레고리 라임즈란 15세 중학생이 포함돼 있다.13세 소년은 현재 키 160㎝에 몸무게가 125㎏이고 라임즈는 180㎏이다. 허시 변호사는 맥도널드가 그들이 팔고 있는 패스트푸드와 관련된 건강상의 위험에 대해 청소년 등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이들 8명의 청소년 비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측 변호사들은 이날 이 문제가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법정 심리의 대상이 아니라며 기각을 요청했다.이들은 “모든 책임감 있는 사람들은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와 같은 제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그리고 자기 허리둘레에 미칠 결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스위트 판사는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피고측의 기각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자신의 역할은 “다뤄야 할 사건이 실재하는지,실재한다면 재판권이 미치는 범주의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보, 대선 나가면 이혼이야”

    “여보,대선에 나서려면 이혼당할 각오를 하세요.” 199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콜린 파월(65) 미 국무장관을 주저앉힌 이는 다름아닌 부인 앨머(64)였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에 충격을 받은 앨머는 남편이 출마할 경우 인종차별주의자들로부터 테러를 당하거나 암살 위험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이혼을 각오하라는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곧 출간예정인 ‘전쟁중인 부시(Bush at War)’에서 저자인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국장이 직접 앨머를 인터뷰해 기술한 내용이다.흑인에 대한 차별이 유난했던 앨라배마주에서 성장한 데다 우울증세마저 보였던 앨머는 암살 공포에 특히 민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지난 91년 미 역사상 첫 흑인 합참의장으로서 걸프전 승리를 이끌어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파월은 마음만 먹으면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93년 전역한 파월은 2년 뒤 자서전 ‘미국에 이르는 나의 여정(旅程)’을 홍보하기 위해 전국을 5주간 여행함으로써 대통령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당시 책은 순식간에 150만부나 팔렸다. 여론조사에서도 파월은 수위를 달렸다.때마침 O.J.심슨의 무죄평결로 인해 부각된 인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파월이 급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자메이카 이민의 아들인 파월은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미국 군대 역사상 흑인으로서는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인물.파월은 지난 91년 걸프전 때 탁월한 전략과 지휘력을 발휘,전쟁을 신속하게 승리로 이끌어 미국민들의 신망을 얻었다. 그러나 그해 11월 파월은 “정치인 생활에 영 마음이 내키지 않으며 가정을 지키는 것이 더 소중하다.”며 출마를 포기했다.파월은 “대통령에게 필요한 열정과 책임감을 갖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 결국 내 능력에 한계를 절감했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이때 파월은 결혼생활과 대통령이란 두가지 선택 사이에 놓여 있었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우드워드는 “대통령에 출마하거나 대통령이 되는 일은 앨머를 퍼스트 레이디로 만드는 일인데 아무래도 앨머는 그게 싫었던 모양이다.”라고 썼다. 파월 부부는 워싱턴 정가에서 보기 드문,금실좋은 부부로 알려져 있다.앨머는 파월이 군 경력을 쌓는 동안 대중에 노출되지 않은 채 헌신적인 내조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앨머의 행태는 남편들의 정치적인 야망을 부채질하는 데 재미를 붙인 적극적인 ‘워싱턴 여인’들과 곧잘 비교되곤 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당시 파월의 도중하차가 공화·민주 양당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이 빚어낸 일종의 ‘거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돌았다. 임병선기자 bsnim@
  • 일원화 논리·배경 긴급진단/ 교육예산 지자체 이관 또 논란

    대선후보중 한 사람이 최근 교육부를 해체하고 교육예산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걸고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교육예산과 지자체 예산의 통합은 그동안 정부 관리들이 주장하던 것으로 논란이 많던 사항.교육예산의 지자체 이관 논리의 배경과 타당성을 긴급 진단해본다. 분당·과천 등 경기도내 신도시들에 대한 고교입시 평준화 논의가 한창이던 2000년 말.경기도청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경기도교육청에 전달했다. 도청은 이듬해 2월 도교육청이 최종방안을 확정,발표할 때까지 평준화 논의에서 완전히 물러나 있어야 했다. 얼마후 새로 평준화 지역으로 편입된 주민들 중 상당수가 우수 학교를 찾아 서울 강남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이는 강남지역 아파트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 됐다. 이에대한 경제부처 고위관료의 말.“강남지역 아파트값 폭등은 대책없이 고교 평준화를 강행한 도교육청과 이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한 도청이 공동으로 만든 관재(官災)다.” ‘일반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두 축(軸)으로 움직이는 현행 이원(二元) 지방자치 시스템의 통합논의가 경제부처 관리들 사이에서 솔솔 제기된 적도 있다. 일부 경제부처 관리들은 2000년 교육계의 반발로 무산됐던 통합시도를 내년 신정부 출범이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물론 교육계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주장한다. ◆“합쳐야 산다” 일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관리들은 교육의 균형적인 발전과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의 투명성 등을 위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를 위해 현재 지자체의 일반예산에서 분리돼 있는 교육예산(지방교육재정특별회계)을 일반 특별회계 형태로 지자체장의 권한 아래에 둘 것을 주장하고 있다.재경부 관계자는 “지방교육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전적으로 교육계의 잣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경기도 신도시고교평준화만 해도 지역균형 발전 등을 위한 전체적인 논의 없이 교육계와 지역주민의 의견청취 정도로만 이루어져 이후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말했다. 통합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교육위원의 출마자격을 ‘교육 및 교육행정 경력 10년 이상’으로 제한한 것도 교육에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또 “지역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교육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장이 교육을 같이 맡으면 다음 선거를 위해 더욱 교육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특히 국가 교육예산의 90%를 중앙정부가 조달,지방으로 내려보내는 현 시스템에서 지자체의 비용분담을 유도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본다. ◆“나눠야 산다” 교육이 이만큼이나마 독립성을 확보하고 예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일반지방행정과 분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교육계는 강조한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행정과 통합되면 교육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선거로 뽑히는 지자체장 입장에서 투자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교육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이를테면 학급당 학생수를 40명에서 35명으로 줄였을 경우,그만큼의 투자를 해 시민공원을 조성한 지자체장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이런 경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 더욱 심각할 것”이라면서 “심지어멀쩡한 교육예산을 행정예산으로 둔갑시키는 것도 가능해 지역간 교육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위원의 자격을 교육관련 경험자로 제한해 폐쇄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한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위원은 국회의원이나 시·도 의원과는 역할이 다르다.”면서 “세밀하게 지방의 교육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수준의 식견이 없으면 제 역할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합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론 때문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반세기 동안의 논란 교육을 행정기관 밑에 놓을지,독립된 형태로 둘지는 1949년 교육법 제정 때부터 계속돼온 논란이었다.숱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지금과 같은 ▲지방자치(시·도 지사-시·도 의회) ▲교육자치(시·도 교육감-시·도 교육위원회)의 시스템이 정착됐다.그러나 원천적으로 재정이 분리돼 갖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95년 대전 유성구의 ‘학교급식비 파문’은 내재된 문제가 빚은 대표적인 사건이었다.당시 송석찬(宋錫贊·현 국회의원) 구청장이 선거공약을 지킨다며 관내 초등학교에 급식시설비를 지원키로 하자 직원들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관련 비용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예산편성지침을 들어 강력히 반발했다.2000년에는 정부차원에서 통합논의가 수면위로 불거졌으나 교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내세운 교육계 주장에 밀려 무산되기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전문가 의견 ■찬 - 지자체 교육 관심·책임감 증가 우리나라 교육자치의 중요한 구조적 문제 중 하나는 지방교육자치단체에 재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목적세인 교육세를 더 걷어야 한다거나 교육시설 투자를 위해 빚을 내야 한다는 등의 논의는 중앙정부 차원의 선거에서만 중요한 의미를 지닐 뿐이다.중앙정부는 중요한 논의를 거쳐 재원을 조달하지만 지방교육자치단체가 사용하는 데 대해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과 일반재정을 통합하고,이를 통해 ‘지방자치’의 의미가 강화된 ‘지방교육자치’를 학교단위에 가장 가까운 기초자치단체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런 목표가 달성될 경우 교육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과 관심이 높아진다.또 지자체의 교육투자가 증대되고 재정운영의 효율성이 제고되며 교육 행정·재정에 대한 주민의 통제 및 감시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교육재정과 일반자치단체 재정이 통합되더라도 교육과정 등 전문성과 자주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교육전문가들이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독립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재정통합의 장점에 공감한다면 이제는 항상 원점으로 회귀하는 ‘말의 성찬’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청사진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문제점을 보완할 수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모든 지자체가 일시에 획일적으로 재정을 통합하는 모형이 아니라 제도적인 실험을 시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판단된다.교육재정과 지방재정의 완전분리라는 특수한 형태를 고집하는 논거가 분명하지 않다면,재정통합이라는 제도개혁의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그러나 이와 같은 장기적 목표를 일거에 달성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교육은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며,여러집단간 이해관계가 상반되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박정수 서울시립대 교수 행정학 ■반 - 중앙정부서 재원조달 맡아야 교육재정의 통합논리는 교육비를 조달하는 기관(중앙정부)과 집행하는 기관(지방교육자치단체)이 분리돼 있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어렵고,일반 지자체와 지방교육자치단체가 분리돼 있어 지자체의 교육투자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또 주민에 의한 재정 통제·감시 기능이 미흡하다는 것도 이유다.따라서 두 재정을 통합해 지자체에 교육에 관한 책임을 부여하고,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해 궁극적으로 지자체의 교육투자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지난 2001년에는 경제부처가 지방세분 교육세를 지방교육세로 개편하면서 이 수입을 지자체 일반회계 세입예산으로 편성한 뒤 전출금 형태로 교육재정에 이전하도록 했다.통합의 물꼬를 터놓은 것이다.당시 경제부처는 지방교육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시·도 지사에게 부여했기 때문에 지자체의 교육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교육계를 설득했으나,지난 2년동안 이를 통해 교육재원을 확충한 시·도는 한 곳도 없었다.얻은 것이라곤 시·도의원들의 ‘정치적인’교육예산 요구뿐이었다.이와함께 중앙정부로부터 똑같이 재원을 받는데,지자체는 효율적이고 교육자치단체는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때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이 통합됐다가 교육재원이 다른 부문에 유용되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투자되는 경우가 많아 다시 분리하게 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교육은 자체 경쟁력이 낮아서가 아니라 교육성과의 장기성,평가의 곤란성,비(非)긴급성 등 속성 때문에 투자 우선순위에서 뒤지게 돼 있다.두 재정을 분리한 것은 정치적 간섭을 막으면서 최소한의 안정적인 교육투자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정부가 진정으로 교육투자를 강화할의지를 갖고 있다면 세원의 80%를 갖고 있는 중앙정부가 직접 교육재원 조달을 맡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 교육학
  • 대학생 선거참여 교수가 앞장선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전국 국·공립대교수협의회 등 7개 교수단체 대표자들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2 대선 교수네트워크’를 발족,대학생의 선거참여 운동 적극지원을 선언했다. 이들은 “과거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대학생이 개인주의화와 탈정치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 참여와 실천을 외면하고 있는 것에 교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교수가 앞장서서 학생의 선거참여를 촉구하고 활기찬 토론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대학 총·학장에게도 “학생이 교내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대학 내 부재자투표소 설치 등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25∼30일을 ‘대학생 선거참여를 위한 토론수업 주간’으로 정해 각 대선후보별 정책을 놓고 토론수업을 벌이는 방식으로 대학생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세영기자 sylee@
  • [男男女女] ‘천생여자’ 와 ‘씩씩한 여자’

    “대학다닐 때 두 여자와 사귀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고민이 되더군요.한 여자는 천생 여자였어요.워낙 여려서 내가 보살펴 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다른 쪽은 성격이 활발해 호감을 가진 남자가 많았어요.내가 아니라도 결혼할 남자도 있어 보이고,또 워낙 씩씩한 여자라 실연했다고 크게 아파할 것같지도 않았어요.” ‘벤처 1세대’인 50대의 한 회장에게서 들은 결혼 후일담이다.그는 ‘천생 여자’를 아내로 맞아 아들 딸 잘 낳고 20년 넘게 해로하고 있다.실연의 상처를 잘 견딜 것 같다던 ‘씩씩한 여자’는 어떻게 됐을꼬.그의 예상과 달리,그녀는 그의 결혼 소식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소문이 뒤늦게 들렸다며,머리를 긁적였다. 여자들이 돈많은 남자와 자상한 남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듯,남자들도 ‘천생 여자’와 ‘씩씩한 여자’를 두고 저울질하는 경우가 많다.이때 남자들은 열에 아홉은 ‘천생 여자’를 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내막이야 다를수도 있지만,선택의 주된 이유로 “너무 가냘프고 약해서 보살펴 주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아서”를거론한다.이런! 천생 여자는 명주실로 곱게 짠비단이고,씩씩한 여자는 거친 지푸라기로 삼은 멍석이란 말인가. 남자는 남자를 알아 보고,여자는 여자를 알아 본다는 속설로 볼 때,남자들의 이런 도식화한 주장(생각)이 가당치 않다는 것을 여자들은 잘 알 것이다. ‘천생 여자’들은 의외로 외유내강 형이 많아,실연을 당해도 잘 견디는 편이다.현모양처형 이미지 덕분에 남자친구도 금방 생기고,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냘픈 외모는 남자들의 지극 정성을 유도하기도 한다.사람이 준 상처는 사람만이 치유할 수 있다고,그녀들은 쉽게 또다른 남자에게 상처를 치유받는다.그리고 대체적으로 직업 탄탄하고 책임감 강한 남자 만나서,전업주부로도 잘 살아가는 듯 보인다. 반면 ‘씩씩한 여자’들은 대범한 척 하느라고 실연의 하소연조차 쉽지 않다.끙끙 속앓이만 하다가 상처가 깊어진다.또 주변 남자들이 ‘나 아니어도좋은 사람 있겠지.’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프로포즈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운을 겪기도 한다.결국 이 씩씩한 여자들은 ‘성격 좋다.’는 장점으로 직장생활을 원만하게 해내지만,인생의 동반자를 찾는 데는 실속이 없다. 여자를 겉만 봐서는 천생 여자인지,씩씩한 여자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씩씩해 뵈는 여자도 솜사탕 같이 보드라울 수 있고,천생 여자라도 옹골찬 마음이 단단한 바위같을 수 있다. 나이 40이 넘으면 천생 여자를 안방마님으로 모신 남자들 중에는 “마누라가 나만 바라보고 살아 피곤하다.”며 후회가 다소 묻어나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한다.“씩씩한 여자랑 결혼하지 그랬냐.”고 질타(?)하면,“세상 살기가 이렇게 피곤해질 줄 알았느냐.”며 딴전이다. 다들 남의 떡이 커보이는 법이지만,세상 살기가 빡빡해지면서 천생 여자보다는 씩씩한 여자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물론 그녀들에게 얹혀살려는 심약한 젊은 남자들이 얄밉지만 말이다. 문소영기자
  • “똑똑한 부하직원보다 부지런한 직원이 좋다”삼성전자 임직원 설문조사

    회사원들은 리더십이 강한 상사를 좋아하고 똑똑하기보다는 부지런한 부하직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삼성전자가 창사 33주년을 맞아 임직원 1만 2576명을 대상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상사 유형에 대해 리더십있는 상사가 41.2%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다.이어 인간미 넘치는 상사 40.2%,책임감있는 상사 9%,똑똑한 상사 5.8%,순발력있는 상사 2.9% 순이었다.선호하는 부하직원의 성향은 부지런함 31.9%,자신감 18.1%,똑똑함 15.1%,분위기 메이커 11.1%로 나타났다.리더십은 2.1%에 그쳤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건강(36.7%)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자아실현 27.3%,가정 26%,돈 5.5%,명예는 1.7%로 조사됐다.월 평균저축액은 71만∼100만원 30.4%,31만∼50만원 27.7%,30만원이하 17.9%였다.한달 용돈은 10명중 9명이 5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평균 수면시간은 51.2%가 6시간,7시간 22.7%,5시간 18.3%였고 건강유지를 위해 휴식(41.4%)과 헬스나 댄스 등 유산소운동(32.3%)을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한달 평균술값은 5만원이하가 절반(47.6%) 정도였으며 담배는 61.3%가 피지않는다고 답했다. 갖고 싶은 전자제품으로는 53%가 TV라고 답해 전자회사 직원들도 T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홈시어터(16.5%),김치냉장고(9.6%),노트북 컴퓨터(6.3%) 순이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TV 리뷰/ 퓨전극 ‘대망’ 후반을 기대한다

    TV 리뷰/ 퓨전극 ‘대망’ 후반을 기대한다

    초유의 24편 짜리 장편 고화질 드라마,20억원을 들인 8000평 규모의 세트,편당 제작비 1억5000만원.‘모래시계’‘여명의 눈동자’의 김종학 감독·송지나 작가,박상원 임현식 장혁 손예진 이요원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출연진….SBS 특별기획 ‘대망’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을 만했다.그러나 ‘준비된 대박’을 기대하던 행로가 순탄치만은 않다.한때 시청률이 17위까지 떨어지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김 감독은 “퓨전 사극이라는 낯선 상황때문”이라고 분석한다.‘모래시계’등은 시청자들이 체험한 시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큰 설명 없이도 몰입이 가능했다.그러나 ‘대망’은 어딘가 낯선 상황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퓨전 사극이란 와이어액션,현대식 말투와 옷차림,록음악 등을 도입한 새로운 장르다.그러나 ‘대망’은 오히려 이런 ‘변죽’에 신경쓰느라 기본을 소홀히 했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드라마의 기본은 결국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에 있을 것이다.제각각인 인물과사건이 어느 순간 치밀하게 아귀를 맞춰나가야 흡인력을 유지할 수 있다.그런데 ‘대망’은 ‘파편’을 모아주는 집중력이 부족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김·송 콤비의 전작과 비교하면 이유는 확연하다.외형의 세공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이야기 전개에 힘이 빠진 것.먼저 화려한 액션의 남용이 전체 흐름을 끊어놓기 일쑤다.사건 하나가 짧게는 3회,길게는 5∼6회가 지나야 해결되는 긴 호흡도 난점이다.‘충성스런’시청자가 아니라면,흐름을 이해하기 힘들다.젊은 출연진의 부족한 연기력은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전체 분량의 3분의1이 지나는 시점에서 이 드라마의 공과 과를 섣불리 저울질할 수는 없을 것 같다.그 정도의 제작비면 다큐멘터리 몇편은 만들 수 있겠다느니,대규모 투자가 드라마의 다양성을 해친다느니 하는 비판을 내놓는 일은 물론 쉽다.그러나 천편일률적인 사극과 만화같은 트렌디 드라마로 양극화한 TV드라마에 새로운 장르를 추가시킨 제작진의 용기있는 시도에도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 감독은“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면서 “극의 집중도를 높이는 후반부에는 달라질 것”이라며 책임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대망’의 나머지 3분의2에서 김 감독과 송 작가의 뚝심에 기대를 걸어보자.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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