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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 & Wedding] 김대승·유화영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의 김대승(38) 감독이 10살 연하와 화촉을 밝힌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피앙새는 영화사 싸이더스F&H 기획팀에 근무하고 있는 미모의 재원 유화영(28)씨. 결혼식은 새달 4일 낮 12시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있을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02년 ‘번지점프를 하다’의 작업을 함께 하며 알게 된 사이. 영화에 대한 견해를 서로 나누면서 애정을 키워오다 3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김 감독은 유화영씨를 “조용한 성격이지만 책임감이 매우 강한 사람으로, 내 영화에 대한 객관적인 모니터도 해주는 등 영화적 도움을 많이 주는 든든한 존재”라고 소개했다. 이어 “좋은 어머니, 좋은 친구, 좋은 아내가 될 것 같다.”고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청첩장이 나왔지만 아직 프러포즈를 제대로 못했다는 김 감독은 “최근 지방을 돌며 차기작의 촬영장을 물색했는데,‘제발 얼굴만은 검게 해서 나타나지 말라.’는 부탁조차도 지키지 못해 예비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2001년 데뷔작 ‘번지점프를 하다’로 주목을 받은 김 감독은 올해 초 선보인 두 번째 영화 ‘혈의 누’(전국 227만명)로 호평을 받았으며, 현재 차기작 ‘가을로’의 프리프로덕션을 진행 중이다.
  • [혁신 공기업 탐방] (19)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19)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제주와 강원도, 북한 개성을 잇는 거점 지역.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아시아의 관문. 패션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해양도시. 오락, 관광, 숙박, 쇼핑, 금융, 비즈니스가 가능한 복합공항도시.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내다보는 향후 인천공항의 청사진이다. 사람과 화물이 오가는 종전의 공항기능이 아니라 초일류 허브공항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사장은 15일 “복지부동과 같은 부정적인 공기업의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다른 나라의 국제공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면서 “인천공항의 비전에서부터 조직의 구성이나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큰 틀을 확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민간경영인 최초로 인천공항 사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을 만나 비전과 전략을 들어봤다. ▶여건이 좋다는 다국적기업에서 공기업으로 온 이유부터 말해달라. -경영여건이나 보수 등에서 다국적기업이 국내 공기업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오면서 한번쯤은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이런 꿈이 있었기 때문에 기득권을 포기하고 인천공항을 택하게 됐다. 요즘은 출근할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느낀다. 의욕을 갖고 전력투구할 목표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인천공항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훌륭하다. 건설과 운영, 서비스, 영업실적 등이 매우 좋다.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성공사례를 갖고 있다. 개항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고 공항서비스부문 세계 2위를 달성한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인천공항을 축으로 법무부·세관 등 입주기관, 공항 협력업체, 입주업체간의 네트워크도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고 종사자들의 자부심이나 서비스 의식 또한 남다르다. ▶서비스부문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뭔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국제민간항공수송협회(IATA) 등에서 매년 공항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링한다. 과거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담당할 때에는 순위가 최하위권인 50위 내외였다. 그러나 인천공항 개항 이후에는 줄곧 5위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서비스개선위원회를 설치, 공항이용객의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전날의 이용객 수를 미리 예고하는 승객예고제를 도입했고, 이용객이 좀 더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안내표지판을 행선지 위주로 변경했다. 또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전용라운지(한마음라운지)를 설치하여 특수고객에 대한 편의도 더욱 세심하게 배려했다. 공항 내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물론 첨단 정보기술(IT)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용객들에게 ‘문화공항’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기도 했다. ▶공사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한다면. -1단계 건설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을 보면 직원들의 자질이 훌륭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훈련이 잘 된 조직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유연성이라는 측면은 보강돼야 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건설조직뿐만 아니라 관리조직도 강화하겠다. ▶인천공항이 초일류공항으로 발돋움하려면 직원들의 꾸준한 자기계발이 필요한데. -물론이다. 그래서 주간·야간반으로 나눠 초일류공항에 대한 시스템 등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1년 동안의 기간을 줄 테니 영어를 공부해 앞으로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인천공항 직원의 30% 정도는 정말 영어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세계적인 공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인천공항을 이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인천공항이 보인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초일류 허브공항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 인천공항의 하드웨어는 세계 정상급이다. 따라서 앞으론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다. 기존의 공기업 마인드로 일류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일류가 될 수는 없다. 세계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각종 시스템에서 마인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글로벌스탠더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5가지 전략을 도출해냈다. 세계 최고의 동북아 물류허브 구현,2단계 사업의 성공적 완수, 전략적인 공항 주변 개발을 통한 복합공항도시 건설, 초일류 공항기업의 실현, 다양한 이해당사자와의 협조 등이다. 우선 외국항공사의 취항을 위해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공항 주변 지역에 글로벌 물류기업의 물류센터나 지역본부를 유치하겠다. 공항 주변의 360여만평 여유부지에 국내외의 민간투자자본을 끌어들여 물류, 오락, 비즈니스, 숙박, 관광, 쇼핑 등 다양한 지원기능을 갖춰 나갈 것이다. 이러한 허브기능이 공항 인근 용유지역의 관광기능, 인천항의 해운기능과 연계되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가능하다면 공항 주변과 영종∼용유지역을 넘어서 청라∼송도 자유무역지역, 제주도, 강원도는 물론 더 나아가서는 남북관계가 잘 풀릴 경우, 개성까지 확장하는 거시적 가능성도 구상해보고 싶다. ▶벤치마킹할 곳은 있나. -홍콩의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다. 인천공항은 2010년쯤 이같은 세계의 일류 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초일류공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2단계 건설사업도 초일류공항으로 가는 관건인 것 같다. -2단계 건설사업은 베이징올림픽으로부터 유발되는 항공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2008년 내에 완료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사업인 만큼 발주단계에서부터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불필요한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겠다. 2단계 사업은 공항 운영과 병행돼야 하므로 운영·건설시스템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공항운영과 고품질의 공항건설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여 관리할 것이다. 사전 검증시스템과 함께 충분한 시운전기간을 확보해 만일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공항 확장은 중장기적인 공항경쟁력과 직결되므로, 항공수요 추세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2단계 이후 3단계 확장사업에 대해서도 대비하겠다. ▶노사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특별히 풀어나갈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노조와 대화를 나눠보니 정말로 순수했다.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낙하산 인사 막아달라거나 경영을 투명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조측에 내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유가 바로 그 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임무니까 요구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해나가겠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일부 노사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노조와 대화할 것이며, 균형과 효율성을 지켜 원칙과 기본에 어긋나는 타협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올해 안으로 다른 기업의 모범이 될 만한 선진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이재희 사장은 이재희(58)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물류 전문가다. 다국적기업인 TNT익스프레스 북아시아지역 사장을 역임하는 등 20여년 동안 물류분야와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했다. 순수한 민간경영인 출신으로는 첫번째 인천공항 사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인천공항 사장은 건설교통부 출신 관료들이 맡아왔다. 이 사장은 이미 검증된 CEO다. 그는 1999년 외환위기로 국내 철수를 고려 중이던 유니레버코리아의 회장으로 취임,3년 동안 연평균 55%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문닫기 직전의 회사를 회생시켜 놓은 것이다. 이때 이 사장은 ‘위기돌파형 CEO’라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치열한 기업경영을 게임처럼 즐기는 여유도 있다. 현재 공사·공단 등 213개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 가운데 순수 민간경영인은 이 사장과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뿐이다. 이 사장은 “민간경영인이 관료나 정치인 출신보다 경영을 잘 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특히 주공 한 사장과의 경쟁은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격식이나 권위를 강조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취임 직후 구내식당의 임원전용 식당칸을 없앴다. 사소한 칸막이가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벽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직원들이 격식 없이 뒤섞여 점심을 먹는다. 사내 전산망에 감명깊게 읽었던 시를 올리기도 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경남 김해 출신의 이 사장은 부산고와 부산대 상대를 졸업한 뒤 1970년부터 8년 동안 세계적인 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하얏트 리젠시서울 상무이사와 TNT익스프레스 북아시아지역사장, 유니레버코리아 회장, 대통령직속 동북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 사장 공모가 3차례나 불발로 그친 뒤 4차 공모에서 헤드헌팅업체의 추천을 받아 사장으로 선임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불법도청 파문] 무소속이 결판낸다

    [불법도청 파문] 무소속이 결판낸다

    옛 안기부(국정원)의 불법도청 진상규명 해법을 놓고 여야가 특별법과 특검법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어 무소속 의원 5명의 몸값이 ‘상한가’로 떠올랐다. 앞으로 여야가 한치도 양보할 움직임이 없어 본회의에서의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의석 분포는 ‘특별법 해법’을 고수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146석, 특검법을 공동 발의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148석을 확보하고 있다. 어느 한쪽도 과반이 안되기 때문에 김원기 의장을 비롯, 정몽준·류근찬·정진석·신국환 의원 등 무소속 5인의 ‘표심(票心)’이 법안 처리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2 가능성… 여·야 146 vs 145 여기에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과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당론인 특검법을 반대하고 있고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이 구속 상태라 야4당은 실제로 145명이어서 무소속의 ‘표 품앗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국환 정진석 류근찬 의원은 9일 회동,‘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정진석 의원은 “국면이 무소속 의원에 쏠리는 형국이어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정밀한 법리 검토를 비롯해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본 뒤 결론을 도출하되 4명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몽준등 5명 ‘反특별법´ 암시 한편 정몽준 의원은 이날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들 3명의 의원들과 입장을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측은 “명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특별법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 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김원기 국회의장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동아시아축구대회] ‘컬러’도 ‘킬러’도 없다

    ‘이제는 본프레레호를 수술대 위로 올릴 때’ 이번 동아시아축구선수권에서 색깔없는 전술과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며 졸전 끝에 최하위(2무1패)의 비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축구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7일 숙적 일본에조차 참담한 모습으로 패하자 이러한 여론은 더욱 비등해졌다. 8대 11로 싸웠던 중국전, 무의미한 크로스만 난무했던 북한전, 그리고 이날 일본전까지 대표팀이 뽑은 골은 고작 1점. 지독한 골가뭄이었다. 단순히 나쁜 성적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 내용이 최악에 가깝다는 것이 비판의 주 요체다.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대목은 본프레레 감독의 용병술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동아시아대회는 국내선수들을 시험하는 장”이라면서도 고집스럽게 이동국(26)만을 원톱으로 기용하고, 중앙 미드필더에 김두현(23) 백지훈(20) 등 공격적 침투패스가 가능한 선수의 기용에 인색했다. 김영광(23)과 같은 차세대 골키퍼를 단련시키지 않는 점 등도 용병술을 의심케 하는 대목들이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조직적인 세트플레이의 부재도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든 대목이다. 불신의 또 다른 이유는 최고 수장으로서의 책임감 부족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동안 경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전술은 완벽했지만 선수들이 그 전술 운영을 이해하지 못했다.”,“정신력이 해이해졌다.”는 등으로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기 일쑤였다. 기존 선수를 최적의 위치에 조합하고 배치시켜야 할 책임, 그리고 좋은 선수를 발굴할 책임 모두가 감독에게 있음을 외면한 것이다. 본프레레 감독 역시 쏟아지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 지난 4일 북한과 경기를 마친 뒤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해 실험했다.”고 졸전의 의미를 애써 축소한 뒤 “일본전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공언, 오히려 자신의 등을 스스로 떠민 꼴이 됐다. 이 탓에 독일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감독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축구협회는 “감독 경질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팬들뿐 아니라 축구전문가들조차 경질론에 가세하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독일월드컵까지. 협회로서는 10억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머뭇거리게 하는 대목이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노무현 대통령 軍생활 회고

    “군 생활할 때 사람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을 배웠다.” 노무현 대통령은 강원도 인제군에 설립될 ‘역대 대통령 테마공원’과 관련해 연구용역을 맡은 고려대 함성득 교수와 지난달 28일 인터뷰를 갖고 약 40년전의 군 생활을 이같은 한마디에 담아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968년 사병으로 입대해 인제 육군 을지부대 52연대에서 34개월간 복무했으며, 이곳에서 최전방 철책선 근무까지 한 경험이 있다. 노 대통령은 “기억해 보면 군 생활이 매우 어려웠던 것 같다.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제대한 뒤 걱정이 많거나 몸이 특별히 피곤하거나 또는 사람 사이에 갈등이 있거나 하면 군대 생활했던 때의 꿈을 꾼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어려울 때 ‘군 생활할 때 삽 한자루 갖고 집도 짓고 곡괭이 하나 갖고 못 하는 일이 없었는데 이깟 일로’라고 생각한다.”며 “무슨 일이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대를 갔다오니까 그때부터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와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되고 장가도 가야 되고 부모님도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책임감 있게 다가왔다.”며 “그래서 아이에게 ‘군대를 갔다와야 인생이 시작된다. 빨리 갔다와서 인생을 새로 준비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터뷰는 역대 대통령 테마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상영될 내용으로 채워졌으며 3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공개됐다. 연합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3) 재소자의 인권(영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3) 재소자의 인권(영국)

    교도소는 지은 죄를 징벌하기 위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법으로 합의한 곳이다. 그러나 높은 담이 상징하듯 폐쇄적인 교도소에서는 징벌이 강조됐지, 인권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 오랜 행형의 역사를 가진 영국은 교도소의 담을 낮추고 재소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 왔다. 죄는 엄격히 벌하되 인권은 존중하고, 나아가 재사회화를 통해 재범을 줄이는 영국의 앞선 교도행정 현장을 찾았다. |워튼언더에지(영국) 이효용특파원|런던에서 자동차로 서쪽으로 달린 지 2시간여, 글로체스터주(州)의 한적한 마을에 닿는다. 나지막한 붉은 벽돌 건물들과 여기저기서 담소하는 사람들은 영락없이 한가로운 시골 풍경의 하나다. 정문의 차단막과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아니라면 농장이나 학교쯤으로 보일 법한 이곳은 1948년 탄생한 영국 최초의 개방형 교도소 레이힐이다. 여권을 맡기고 철저한 신분 확인을 거쳐 정문을 지나자 ‘방문자 출입 제한’이라는 푯말이 나타난다. 보안 정도에 따라 A(중구금시설)∼D(개방형)급으로 분류되는 영국 내 137개 교도소 가운데 D급에 속하는 이곳의 재소자는 크게 두 부류다.5개월∼1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은 경범죄자들과 살인·성폭행 등으로 12년∼종신형을 선고받고 10년 이상 복역한 장기수들이다. 특히 장기수들에게는 사회와 비슷한 환경에서 직업활동을 익히도록 해 복역을 마친 뒤 사회적응이 쉽도록 도와주고 재범을 줄인다는 것이 레이힐의 설립목적이다. ●재소자들 각방 자유롭게 드나들어 체육관과 의료센터를 지나 도서관 옆 건물 안에 들어서자 복도 양 옆으로 늘어선 방들에서 시끄러운 록음악이 새어 나온다. 마을 목공소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해 쉬고 있던 매튜(39·가명)가 선뜻 방을 보여주겠다며 열쇠를 꺼내 문을 연다. 이 곳은 대부분 1인용 방으로, 재소자들이 각자 방 열쇠를 가지고 자유롭게 드나든다. 침대와 책상,TV, 옷가지 등이 널려 있는 모습이 마치 학교 기숙사 같다. 음주운전으로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5개월형을 선고받은 매튜는 첫 2주를 일반교도소에 있다가 4주 전 이곳으로 왔다. 그는 “전과자로 낙인찍혔다는 두려움이 이곳에 와서 사라졌다.”면서 “죗값은 치르지만 복역기간 중에 사회에서 격리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개방대학 다녀 중범죄자 수용동에 들어서자 바닥을 쓸고 있던 대런(60·가명)이 반갑게 말을 건넨다. 성폭행으로 15년형을 선고받고 12년을 복역하다 지난해 이곳에 온 그는 건물 청소를 하며 주당 15파운드(약 2만 7105원)를 번다. 나이가 많아 비교적 수월한 직업을 택했다면서 “벌써 2000파운드나 모았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탈옥할 수 있지만 남은 인생을 위해 하지 않는다.”면서 “내년 10월 출소하면 모아 둔 돈으로 새 삶을 시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살인으로 11년을 복역하고 이곳에 온 로이(27·가명)는 대학 갈 꿈에 부풀어 있다. 어린 나이에 의도하지 않은 살인으로 오랫동안 사회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대학에서 전기·배관 기술을 배워 출소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그는 “이곳 생활은 거의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회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아직 젊은 만큼 남은 2년간 많은 것을 배워 가치 있는 삶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소자들은 교도소 안팎에서 일을 하거나 교육을 받는다. 교도소 내 농장, 목공소, 인쇄소, 식당은 물론 인근 마을에서 트럭 운전, 기계공, 상점 직원 등으로 일하고 주당 10∼20파운드를 번다. 읽고 쓰기, 수학 등 기초교육에서 외국어, 컴퓨터, 경제학까지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개방대학에 다니기도 한다.512명의 재소자 가운데 100여명이 마을로 출퇴근하고 70명이 외부 교육을 받고 있다. 재소자들의 직업소개를 담당하는 토니 로바그로바(47)는 “어떤 일을 원하는지 상담한 뒤 고용주에게 데리고 가 왜 교도소에 왔고 왜 일하고 싶은지를 직접 설명하게 한다.”면서 “직업을 갖는 것은 책임감을 키워 주고 더이상 범죄가 필요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 부티 레이힐교도소장은 “10년 넘게 교도소에서 살다가 나오면 적응하기 어려워 다시 범죄의 유혹을 받게 마련”이라면서 “이들을 그냥 사회로 내보내는 것은 매우 게으르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허가없이 교도소를 나가 A∼C급 교도소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도 한 달에 3∼4번꼴로 있다.”면서 “그러나 제한된 자유를 시험하는 장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소전 6개월간 일반주택서 생활 영국에는 개방형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교도소가 있다. 그렌든 교도소와 같은 의료집중교도소는 최신 의료시설과 심리 프로그램을 갖춰 정신질환자나 마약 중독자들이 수감된 기간을 치료기간으로 활용해 내보내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여성만 수용하는 브론즈필드 교도소 등은 임신한 재소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는 물론 영아와 산모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해 모성을 보호한다.‘호스텔’이라 불리는 중간처우시설은 출소 직전 6개월간 10∼20명 단위의 그룹홈 형태로 일반 주택에서 생활하면서 ‘가족과 사회’를 만난다. utility@seoul.co.kr ■ ”인권감시 자원봉사모니터링 큰 효과” |런던 이효용특파원|“범죄자라 할지라도 수감된 기간에 존엄하게 처우하면 법을 존중하는 시민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런던킹스칼리지 국제교도소연구센터 소장 앤드루 코일 교수는 “교도소 내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재소자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낳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25년간 교정국에서 근무하며 교도소장을 역임하는 등 실무를 겸비한 교정학의 권위자다. 코일 교수는 이를 위해 독립적 기구와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은 교도소에 대해 복수의 감시장치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재소자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가깝게 손을 뻗을 수 있는 곳이 137개 교도소마다 구성돼 있는 교도소모니터링위원회다.16∼18명의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재소자들을 만나 불만을 듣고, 잘못된 점의 시정을 요구하며, 진정이 필요할 때는 진정서 작성을 돕기도 한다. 교사, 법조인, 전직 경찰, 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상담을 한다. 모니터링위원회가 지역 중심의 1차 감시기구라면 교도소사찰위원회는 전문적 사찰을 담당하는 중앙 기구다. 모든 감옥을 5년에 한 차례씩 불쑥 방문해 1주일간 300여개 기준으로 집중 사찰한다. 문제점에 대해 권고 조치를 내리며 수용률은 96%다. 행형옴부즈맨위원회는 특정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우선 자살을 포함한 모든 죽음에 대해 예상이 가능했는지, 의료 서비스를 받았는지, 교도관의 부당 행위는 없었는지를 조사한다. 또한 공식 진정을 접수해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권고 조치한다. 수용률은 98% 정도. 코일 교수는 “교도소 인권 감시는 꼭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며, 모니터링위원회와 같은 자원봉사 제도를 통해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관리가 매우 비싼 교도소의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범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utility@seoul.co.kr ■ 기고 우리나라 수용자 1명이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면적은 법무시설준칙이 규정한 0.75평에도 채 미치지 못해 이른바 ‘칼잠’을 자야 하는 실정이다. 교도소 내 과밀수용 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우리 행형법은 독거수용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교정 현실에서 독거수용은 오히려 예외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구교도소의 경우 1실 평균 수용인원이 8.77명에 이른다. 법규와 현실이 일치될 때만 인권은 보호될 수 있다. 2001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족한 이래 지금까지 구금시설 내에서의 인권침해를 이유로 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사건은 총 5500여건으로 전체 인권침해 사건의 44.4%에 해당한다. 이러한 진정사건의 처리와 조사 등을 통해 구금시설 내 인권상황의 점진적 개선을 가져온 것은 위원회가 이룩한 가장 가시적인 성과 중의 하나다. 모든 국민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헌법 최고의 원리다. 여기에 교도소 수용자도 포함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반사회이든 구금시설 내부이든 질서는 법에 의해 구축돼야 한다. 거리의 자유로운 시민이든 시설에 갇힌 수용자든 최대한의 인권보장은 민주국가가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다.“구금시설의 상황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말이 있다. 진정한 선진사회는 사회의 가려진 모든 구석에 대한 헤아림을 바탕으로 가능해진다. 갇혀진 자들 역시 이러한 포용의 대상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김호준 인권위 상임위원
  • [어떻게 지내세요] 고희 넘기고도 라디오와 함께하는 성우 오승룡씨

    [어떻게 지내세요] 고희 넘기고도 라디오와 함께하는 성우 오승룡씨

    “나이 70이 넘어 지금도 라디오로 생방송 중인 사람이 있을까요. 어림잡아 생방송 시간을 계산해보니 2만 3000여 시간이 족히 되는 것 같아요. 기네스북에 올라도 손색이 없죠.” ●“생방송시간만 2만3000시간” 오승룡(71)씨. 우리의 안방에서 TV가 차지하기 전인 1970년대까지는 라디오 시대였다. 따라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 스타는 대부분 짝사랑의 대상이곤 했다. 그 대상 중에 여자 성우로 고은정씨가 있다면 남자 성우로는 오씨가 가장 대표적이다. 특유의 구수한 목소리로 ‘세월따라 노래따라∼’는 아직도 귀에 생생할 정도로 친근감이 있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는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해 말 성우 데뷔 50주년을 맞았고, 앞으로 60주년 행사도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그러면서 전국교통방송(TBN)의 ‘오승룡의 세월 100년 노래 100년’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한다. 매일 밤 9∼10까지 1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며,MBC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 이어 청취율 2·3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자랑한다. 청취자들과 1대1 문자대화를 통해 “방송진행이 맛이 있다.”는 평가를 자주 들어 보람도 많고 책임감 또한 새록새록 생긴다고 했다. 그는 또 TBN에서 최근까지 ‘서울야곡’을 7년 동안 맡았으며, 현재 서울교통방송에서 매일 오후 8시5분(녹음)에 ‘오승룡의 서울 이야기’를 진행하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그는 “인기는 한번 올라가면 내려가기 쉽다.”면서 “이를 지키는 방법은 항상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달리 없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방송 한 시간 전에는 방송국에 도착해 원고를 뒤지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소주 7~8병 마셨는데… 16년전 딱 끊어” 이를 위한 체력관리는 매일 아침 동네 한바퀴를 도는 것. 한때 등산과 국궁을 즐겼지만 끝나고 나서 동료들과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얼마전에 그만 두었단다. 대신 속보에 취미를 붙였다. 특히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16년 전에 끊어 맥주 한잔 안 한다. 한때는 별명이 ‘한병만 더’였을 만큼 소주 7∼8병은 거뜬히 마셨다. 그러던 어느날 기계도 쉬어야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안쉬면 어떻게 되느냐며 ‘한달만 끊어보자.’‘두달만 끊어보자.’는 식으로 하다가 술을 끊는 데 성공했다며 웃는다. “체력은 전혀 걱정이 없습니다.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지요.” ●“라디오 홀대하는 풍토 사라졌으면” 경기고와 중앙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54년 KBS 성우 공채 1기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해 51년째 ‘생방송 중’이다.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받던 기간을 제외하곤 하루도 방송을 안한 날이 없다. 특히 61∼71년 방송된 MBC의 ‘오발탄’은 그가 가장 아끼는 추억의 프로그램. 그러나 라디오를 홀대하는 방송사가 미워진다는 불만감도 표출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오발탄’정도는 ‘명예의 전당’에 올릴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는 속내도 털어놓는다. 50년 넘게 방송일기를 쓰고 있다는 그는 슬하에 2남2녀를 두었다. 자녀들이 아직 결혼을 안해 함께 신길동에서 산다. 요즘에는 딸과 함께 홈페이지(greatsroh.x-y.net)를 만드는 즐거움을 느낀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X파일 파문] 김기삼씨 “美서 조사 응할것”

    |워싱턴 연합|옛 안기부(현 국정원) ‘미림’팀의 불법도청을 폭로한 전 국정원 직원 김기삼씨는 26일(현지시간) “국정원이 저를 진정 형사범이라고 판단한다면 한·미형사공조협정에 의해 저를 인도해줄 것을 미국측에 요청해야 마땅하며, 지금이라도 요청하기만 한다면 저는 당당히 조사에 응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김씨는 이날 자신을 취재한 기자들에게 보낸 ‘저의 입장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어디든 공정하게 조사받을 수 있는 곳이면 되지만, 한국에선 지금으로선 공정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0%”라고 말해 자진 귀국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자신의 미국 망명상태에 대해 미국 정부에 의해 거부당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나에 대한 이민국 재판과 아내와 아이들 이름으로 신청한 망명사무소의 결정이 아무 설명도 없이 무기 계류된 상태”라면서 “이에 따라 취업허가증을 주겠다고 해 이의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날 ‘입장’을 밝힌 이유에 대해 “미림팀의 공운영 팀장이 자해라는 극한 방법을 선택한 것을 접하고 저의 불법도청 제보가 결과적으로 공 팀장을 극단으로 몰고 간 이유 중의 하나가 된 것 같아 깊은 책임감을 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국정원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공작과 반역적인 비밀 대북 뒷거래를 폭로하자, 국정원은 저의 성격이 불안정해 정보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시로 옮겨다녔으며 금전을 목적으로 폭로했다고 발표했다.”며 “이러한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어느 나라보다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나라다.‘효율성의 걸림돌’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들의 권리는 무시될 수 없고 그만큼 여성의 능력을 발휘하며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다. 이를 받쳐주는 원동력은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이 달려 있는 육아 문제를 여성에게만 맡기지 않는 국가 사회적 인식이다. 정부나 기업이 육아에 대해 책임감을 가짐으로써 여성들이 마음껏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7시20분. 뉴질랜드 유명 방송국 TVNZ의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셰릴 가비(34·여)는 출근 준비로 분주하다. 아들 대니얼(2)에게 시리얼로 아침을 먹인 뒤 함께 승용차로 출근길에 나선다. 50분 걸려 방송국에 도착하면 셰릴과 같이 아이를 회사로 데려오는 부모를 위해 따로 마련된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방송국 2층에 위치한 차일드케어 센터(Childcare Centre)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면 셰릴이 퇴근하는 오후 5시까지 대니얼은 이곳에서 50여명의 또래 친구,5명의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뉴질랜드에서는 육아 문제를 여성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모성 보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육아는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의무’라고 정부나 사회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마련한 육아 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부담없이 일하는 뉴질랜드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일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육아는 사회의 책임” TVNZ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 중심 거리 빅토리아 스트리트에 있다. 차일드케어 센터는 이 건물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쉬운 2층에 있다.2세 이하 영아와 3∼4세 유아를 위해 두 개의 침실과 실내외 놀이방, 목욕탕과 식당, 컴퓨터 이용실 등이 마련된 센터에서 50여명의 아이들이 장남감 놀이, 종이접기, 낮잠자기 등 저마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이들은 모두 TVNZ 직원의 자녀들이다. 셰릴은 원래 주치의가 있는 병원 근처 사설 센터에 대니얼을 맡긴 적도 있다. 하지만 대니얼이 자꾸 울면서 엄마를 찾는 바람에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넉달 전 회사 내 시설로 옮겼다. 업무 도중 잠시 짬을 내 대니얼을 품에 안은 셰릴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기든 바로 찾아볼 수 있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며 대니얼의 뽀얀 볼에 입을 맞춘다. TVNZ은 지난 89년 이 보육 공간을 만들어 사설 센터보다 15% 가량 싼 값에 직원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뉴질랜드의 기업들은 기업이나 사회가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할 의무를 갖게 된 점을 알고 있다. 현재 TVNZ의 여성 직원 비율은 전체 980명 가운데 47%로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뉴질랜드에서는 공공기관이나 대학, 병원, 방송국 등에서 직원들을 위한 자체 차일드케어 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 중소기업 직원들은 보통 공공 또는 사설 센터를 이용하며 국가로부터 수입에 비례한 육아보조금을 노동시간당 2.34달러 정도 지급받는다. 때문에 사설 센터의 주당 이용료는 180∼200달러(한화 13만∼15만원) 정도지만 가계에 큰 부담은 없다. 뉴질랜드 정부는 또 만약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가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아동 수에 따라 일종의 운영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160명 돌보는데 선생님 45명 같은 날 오후에는 중심가에서 택시로 5분 거리인 르무에라 로드의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를 찾았다.2년전부터 이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사무직원 수지타 쉐티(29·여)는 업무를 마치고 4살된 딸 선지나의 도형만들기를 도와주고 있었다. 수지타 역시 매일 아침 선지나와 함께 출근한 뒤 사무실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센터에 선지나를 맡기고 오후 5시까지 업무를 본다. 임신 8개월째인 수지타는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역시 대학이 마련해준 센터에 맡기고 자기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수지타는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집에서 육아와 가정 일로 분주해 다른 직업을 가진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지금의 우리는 육아의 부담을 덜고 자기 일을 가질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1970년 만들어진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는 오클랜드 시내 4곳에 분산 운영된다. 학생과 교수, 사무직원과 대학 부설 병원 직원 등의 생후 6개월 이상 5살 미만 영유아 자녀 160여명이 45명의 자격증을 갖춘 선생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2살 이하 영아들을 위해선 ‘몇 시에 기저귀를 갈았다.’,‘오늘은 아이가 자꾸 칭얼거린다.’는 등의 상세한 육아일기를 부모에게 제공하고 3∼4세 유아들을 위해서는 예술과 과학, 언어 등의 공부도 시켜준다. nomad@seoul.co.kr ■ 지금 뉴질랜드에선|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호텔방으로 배달된 뉴질랜드 유력 일간지 ‘뉴질랜드 헤럴드’를 펼친 기자는 졸린 눈을 다시 한번 비벼야 했다. 뉴질랜드의 모성보호에 대해 취재하러 간 기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건 바로 ‘선거 2005, 차일드케어-국민당이 세금으로 가족들을 유혹하려 한다.’는 신문의 1면 톱 기사 제목이었다. 뉴질랜드 제1야당 국민당이 오는 9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엄마 이상의 그 무엇’이 되고픈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다. 공약의 골자는 “한 가정의 취학 전 아이 한명당 연간 1650뉴질랜드 달러(이하 달러)의 세금을 환불, 아이 키우는 비용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신문은 ‘3살 된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고 있는 사라와 마크 부부의 경우 1년 수입은 8만달러 정도. 이 가운데 아이를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에 맞기는 비용은 주당 180달러로 1년에 8820달러 정도인데 국민당이 이 비용 가운데 1650달러를 보전해 주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집권 노동당이 이제까지 보전해준 세금은 연간 310달러 상당이었다. 하지만 노동당은 2007년부터 3∼4세 취학 전 아동을 주당 20시간 국가가 의무 교육시키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사람들마다 화제는 ‘이 공약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였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가장 큰 사설 차일드 케어 센터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킨더케어 러닝센터(Kindercare Learning Centre) 로젠느 살루니 센터장은 “나도 4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매주 200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1650달러면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 직원 수지 왓슨은 “뉴질랜드의 미취학 아동이 모두 14만명이라 이를 위해선 1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야하는데 이 역시 다른 세금 부담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모성보호라는 이슈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주요 공약으로 신문 1면 톱을 장식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육아 문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며 현실성 여부를 토론하는 나라. 뉴질랜드는 그래서 ‘여성 선진국’이란 이야기를 들을 만한 나라였다. nomad@seoul.co.kr ■ 여성정책과 실태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해준 나라다. 헬렌 클라크 총리, 아넷 킹 보건장관, 매리언 홉스 환경장관, 케리 프랜더게스트 수도 웰링턴 시장이 모두 여성이고 국회의원 120명 가운데 여성의원은 35명으로 29%를 차지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비율은 60.8%로 남성의 75.0%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지난 5월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경제활동 기회, 정치적 권리, 교육 성취도, 보건복지 수준 등 5개 평가항목을 바탕으로 발표한 ‘여성의 권리와 남녀불평등조사’ 보고서에서 뉴질랜드는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최하위권인 54위였다. 집권 노동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레슬리 소퍼 의원은 뉴질랜드 여성의 지위가 높은 이유를 국가 태생의 역사에서 찾았다. 지난 5일 웰링턴 국회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소퍼 의원은 “19세기 초반 유럽인들이 섬나라 뉴질랜드를 개척하고 정착하는 데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고 이후 여성들의 교육수준도 높였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자연스레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높은 여성 지위와 여성의 정치·경제 참여비율은 자연스레 여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갖추게 만들었다.1972년 남녀 동등임금법을 만들어 지난해 여성의 임금수준을 남성의 87%까지 끌어올렸고 1986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성부를 만들었다. 여성부는 내각 최상급기관으로 모든 이슈를 여성의 입장에서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1990년에는 기업내 남녀 고용 비율을 똑같이 맞추게 하는 동등고용법을 만들었으나 3년 뒤 집권당이 노동당에서 국민당으로 바뀌면서 폐기됐다. 하지만 1999년 재집권한 노동당이 법안 마련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2007년부터는 모성보호를 위해 정부기관이 모든 3∼4세 아동들의 교육을 주당 20시간 책임지는 의무 육아교육시스템도 시행할 예정이다. nomad@seoul.co.kr 협찬 KT
  • [여름방학 알차게 보내기] 초등학생 생활지도 이렇게

    [여름방학 알차게 보내기] 초등학생 생활지도 이렇게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가 이번 주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방학은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고 평소 하기 힘든 체험학습과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와 학교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자칫 불규칙하고 무기력한 생활에 빠질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학후 성적과 대학입시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학년과 학력에 따라 여름방학을 알차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특히 초등학생은 방학을 맞아 들뜨기 쉽다. 인터넷 게임이나 TV시청을 놓고 부모와 자녀들이 입씨름을 벌이는 일도 흔하다. 그렇다고 부모 욕심대로 초등학생에게 공부만 강요할 수도 없다. 아직 자기관리 능력이 미숙한 만큼 꼼꼼한 생활·학습 지도가 필요하다. ●균형잡힌 계획표 짜기 방학의 성패는 어떤 계획표를 짜서 얼마나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공부와 놀이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활계획표를 짜 실천하는 것이 필수다. 또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율성과 책임감도 키워줄 수 있다. 계획표는 반드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짜도록 한다. 처음부터 아이 혼자 계획표를 짜면 너무 욕심을 내거나 현실성이 없는 계획표를 만들게 된다. 부모의 무리한 욕심도 금물이다. 아이에게 주도권을 맡기되 적절한 조언을 해 주면서 책임감과 성취감을 주는 것이 실천의 첫걸음이다. 일일계획보다는 요일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일 같은 일상은 지루함을 줄 수 있고, 특히 고학년의 경우 월·수·금은 수영, 화·목은 피아노 하는 식으로 학습·취미활동에 변화가 필요하다. 요일별로 학원, 학습지, 교육방송 등 늘 해야 하는 일을 적어 넣고, 우선 순위를 배정한다. 하기 싫어하는 일일수록 먼저 해치우는 것이 좋다. 공부는 ‘수학 1시간’보다는 ‘수학문제집 2장 풀기’ 식으로 양을 정하는 것이 효과적. 아이가 꼭 보고 싶어 하는 TV프로그램 등은 아이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한다.TV와 컴퓨터 이용은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저학년은 생활패턴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원형의 일일계획표도 괜찮다. 기상 시간은 학기중과 같이 유지하도록 한다. ●부족한 학습·생활습관 보완 우선 아이에게 부족한 면이 무엇인지 진단을 해야 한다. 학습이라면 한학기 성적표와 수행평가 결과를 통해 부족한 과목이 무엇이며 특히 어떤 단원을 어려워하는지 찾아내 보충해 주어야 한다. 옆집 아이가 다니는 학원이 좋아보인다고 따라 보낼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수학성적이 낮다면 어느 단원을 특히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약한지, 흥미가 전혀 없어서인지를 파악해 대처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꿀맛닷컴’은 현직교사 200여명이 온라인교실에서 출결을 관리하며 방학 중 공부를 무료로 도와주기 때문에 활용할 만하다. 시·도 교육청별로 유사한 학습지도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지도도 중요한 부분. 예를 들어 젓가락질을 잘 못한다면 식사하기 전 콩 50개씩 옮기기 놀이를,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이라면 방을 정리할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줘 일정량이 모이면 좋아하는 것을 사 주는 식으로 교정해줄 필요가 있다. 일기쓰기는 학습과 생활습관에 모두 도움이 된다. 짧은 일기라도 하루를 돌아보는 습관을 들이면 계획표의 실천도도 높일 수 있고 글쓰기 연습에도 도움이 된다. 신문기사를 오려 붙이면서 ‘스크랩 일기’를 쓰거나 독서일기, 사진을 이용한 일기쓰기는 상투적 표현을 방지하고 지루함을 덜어준다. 자기 전에 쓰려 하지 말고 저녁식사 전 등 여유있는 시간에 쓰도록 하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다양한 독서·체험학습 여유있는 방학 기간은 독서와 체험학습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무조건 읽으라고 하거나 일일이 체크해 부담을 주기보다는 일지 형식으로 그날 읽은 책의 제목과 분량을 기록하고 느낌을 간단히 쓸 수 있도록 하면 좋다. 무엇보다 부모 스스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와 함께 읽은 내용으로 퀴즈를 내거나 ‘내가 주인공이라면’ 하는 식으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야외활동이 좋은 기간인 만큼 1주일 정도는 견학, 캠프, 친지 방문, 여행 등으로 다양한 체험학습을 유도하는 것도 방학 중 꼭 필요한 활동이다. ■ 도움말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 교사,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황복순 연구원,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강민우 장학사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생태보고’ 제주 곶자왈 살린다

    ‘제주의 아마존 정글’ ‘제주섬의 허파’라 일컬어지는 제주의 ‘곶자왈’ 지대가 특별관리에 들어간다.(서울신문 1월17일자 1면 보도) 제주도는 지하수 함양지대이면서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곶자왈지대에서의 수목굴취 및 용암석 도채행위 등을 막기 위해 곶자왈지대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특별관리대책을 마련, 추진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제주도는 이달 중 환경단체와 환경·산림 담당부서, 수목시험소, 한라산연구소, 민속자연사박물관 등과 공동으로 ‘민관합동 곶자왈 실태조사 감시단’을 구성해 오는 10월까지 도내 곶자왈지대를 일제히 조사, 멸종위기 동·식물 지역의 경우 야생동·식물보호법 규정에 의한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토석채취, 토지 형질변경 등 행위를 철저히 규제할 방침이다. 또 세부 실천계획을 수립, 월2회 정기단속을 실시하고, 곶자왈 인근 마을회와 청년회 소속 자연보호명예지도원 등으로 ‘민간 환경감시단’을 구성, 일상적인 감시활동을 펴도록 하며 내년 예산에 보상금 예산을 확보, 곶자왈내 위반행위를 신고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특별법 시행 조례를 개정해 곶자왈내 특산 식물을 보존자원으로 지정, 관리하고 지정된 보존자원에 대해서는 도외반출 및 매매 등에 따른 구체적인 관리방법을 고시하는 등 곶자왈 서식 야생 특산식물을 적극 보호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특히 2006년 지하수·생태계 관리보전지역 재조 사시 용암·지질·경관·생태 등에 대한 종합조사를 실시해 곶자왈 기준과 분포 범위를 구체화하고 자연림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은 지리정보시스템(GIS)등급을 상향조정키로 했다. 이외에 개발이 진행 중인 곶자왈지역 사업장에 대해서는 원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책임감리제를 실시하고 환경영향 평가에 따른 사후관리 감시를 강화하는 등 친환경적 개발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곶자왈은 한라산 화산활동으로 반액체 상태의 용암물질인 마그마가 흘러내린 곳을 따라 나무, 덩굴, 가시덤불 따위가 무성하게 자라 밀림을 이룬 곳을 일컫는 제주말로, 천량금·검정비늘고사리 등 다양한 식물군이 숲을 이루고, 지하수를 생성하기도 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나 최근 도로·골프장·리조트단지 등 각종 개발이 이뤄지면서 급격히 파괴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한진 조씨가(家)의 2세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 3년.4형제의 ‘홀로서기’가 정착된 가운데 이제는 선친이 다져놓은 반석에서 세계 일류 수송기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3년간 2세들의 경영 성적표는 ‘기업은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가꾸어 나간다는 것’임을 증명해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한다. ●조중훈 회장의 자식 교육 고 조 회장은 자식들에게 인성에서는 검소와 성실을, 일에서는 프로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식들을 엄격하게 교육 시켰지만, 때론 애틋한 부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선진 지식을 습득하도록 조기 유학을 보내 자식들에게 전문가의 길을 걷도록 했다. “미국 유학 시절 때입니다. 부친은 틈틈이 자신의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저에게 보내 격려를 했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부친의 자식 사랑을 확인하면서 큰 힘을 얻은 거죠. 그리고 저도 1주일에 한번씩 아버지께 편지를 썼죠. 부친은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이전에 훌륭한 인간이 되어라.’,‘현재의 조건에서 행복을 찾아라. 행복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를 가르치곤 했었습니다.”(조양호 회장) 조양호 회장과 부친과의 일화 한 토막. 조 회장이 유럽여행을 떠날 때 부친은 궁색하지 않도록 3000달러를 경비로 줬다. 조 회장이 여행을 끝내고 홍콩에서 부친을 만났을 때, 그는 부친이 건네준 돈의 절반인 1500달러을 돌려드렸다. 그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다니며 1∼2달러짜리 값싼 여인숙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이후 부친은 조 회장의 검소한 생활과 관리 능력을 신뢰하게 되었단다. 말은 안 했지만 장남의 됨됨이와 장차 그룹의 후계자로서 자질을 테스트했던 것이다. ●4형제의 소그룹 독립경영 “4형제 모두 대한항공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선친(고 조중훈 회장)께서는 자식들의 전공과 성격 등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를 맡기신 것 같습니다. 항공은 그룹의 주력 업종이고, 전문 기술의 이해가 필요한 만큼 공대 출신인 제가 맡게 됐고, 둘째(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데다 성격도 걸걸해서 건설·중공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셨죠. 또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한 해운쪽은 사교적인 셋째가 적성에 맞을 것으로 보셨고, 막내는 금융분야 공부를 죽 해왔으니 그룹의 금융을 책임지도록 하셨습니다. 선친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이같은 밑그림을 그려놓고, 자식들을 관련 계열사에서 꾸준히 트레이닝을 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4형제가 각각 항공과 중공업, 해운, 금융을 맡게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2002년 조중훈 회장의 별세 이후 4형제간 ‘독립 경영’을 정착시켰다. 그룹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교통 정리’한 데다 확실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독립경영이 선결돼야 한다는 4형제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로부터 3년 후 한진 주요 계열사의 ‘성적표’는 독립경영의 성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세계적인 항공사 독일 루프트한자의 19년 아성을 깨고, 화물수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던 지난해 3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한진해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올렸다. 메리츠증권은 동양화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진은 올해 창립 60돌을 맞아 계열사간 지분 정리를 마무리짓고, 확실한 ‘홀로서기’에 나설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사실상 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가 마무리됐으며, 금융(동양화재)은 지난 3월 계열 분리를 끝냈다. 4형제의 독립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계열사간 의존 관계도 시나브로 엷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주보험 거래처를 조정호 회장이 수장인 동양화재에서 다른 대형 보험사로 옮겼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이끄는 한일레저는 한일 컨트리클럽내에 있던 대한항공 광고판을 철수시켰다. 또 금융계열사인 한불종합금융은 사무실을 서울 중구 해운센터에서 인근 파이낸스센터로 옮겼다. ●항공 전문가 조양호 회장 “회장님의 ‘러브레터’ 받았습니까.”,“이번주에는 두번이나 받았습니다.”대한항공 임원 사이에 오가는 아침 대화 가운데 하나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조 회장께서 해외 출장이 잦다 보니 업무를 주로 온라인으로 처리하는데, 좀 부족하거나 따로 지시할 내용이 있으면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요. 임원들은 이를 회장님의 ‘러브레터’라고 부릅니다. 조 회장께서 워낙 전문가이다 보니 내용이 아플 때가 많죠.”이어 “모언론사 기자가 국내 그룹 회장들의 인터넷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늦은 밤에 질문서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조 회장은 본인 메일을 확인한 뒤,‘이런 질문은 홍보실에 문의하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에요. 그 기자가 회장들로부터 되받은 유일한 메일이었고,30분만에 답장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늦은 밤에도 노트북을 열어 회사 현황을 파악하고, 결재도 한다. 의문 나는 사항은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질문을 한다. 직원들도 이제는 회장이 밤중에 결재한 서류를 보아도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조 회장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사다.2000년 출범한 세계적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결성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가 미국 델타항공의 레오뮬린 회장과 의기 투합해 결성키로 한 ‘스카이팀’은 당시 참여항공사 문제로 난관에 부딪쳤다. 조 회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에어프랑스와 알리탈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집요하게 설득, 결국 ‘스카이팀’에 참여토록 했다. 그가 일궈놓은 스카이팀은 이제 국제 항공동맹체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또 30년간 대한한공에서 잔뼈가 굵은 항공 전문경영인이다. 영업·정비·전산·자재·인사·총무 등 항공사 경영에 필수적인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전문경영인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되, 경영의 잘잘못을 지적하는 경영인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항공사 경영은 제조업과 달라 전문적인 경영 능력없이 권위만을 앞세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한 업종입니다. 저는 조종사들과 전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경비행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훈련도 받았습니다.” 조 회장이 2003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임직원에게 던진 첫 일성은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기업’이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항공 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 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1위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하대 공대를 거쳐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출신이다. ●선 굵은 조남호 회장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4형제 가운데 가장 선이 굵은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직원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철저히 따진다. 경영진이 일일히 챙기다 보면 실무 책임자의 활동 폭이 좁아지고, 책임감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995년 인천 영종도의 남측방조제 건설 에피소드는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한진은 당시 최대의 국책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공사에 남측방조제를 맡았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빨라 물막이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급히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었다. 또 북측방조제 공사는 경험많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맡은 터라 서로 자존심을 걸고 공기단축에 매달렸다. 이 때 조 회장(당시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를 직접 방문,“현장을 말아 먹든 말든 모든 권한은 당신에게 있다. 당신을 믿으니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꼭 해내리라 믿는다.”며 전권을 위임했다. 그 결과 여러 개의 바위로 5t이상의 돌망태를 만들어 쌓아나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공사를 조속히 끝냈다. 더구나 경쟁사의 북측방조제 완공보다 간발의 차이로 일찍 끝내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준공식 날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조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와 만나자마자 뜨거운 포옹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경복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해외 근무경험은 풍부하다. 선친에게도 필요하면 바른 말을 했고, 부하 직원을 포용하는 스타일이다. 조 회장은 1971년 입사, 네덜란드와 중동, 동남아 등에서 근무하며 해외 건설사업의 개척자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통’ 조수호 회장 조수호(51) 회장은 해운업계의 ‘국제통’으로 통한다.1991년 우리나라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상임이사국 가입을 위해 발벗고 나설 때, 정부가 그를 로비스트(?)로 낙점할 정도였다.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세계 곳곳에 지인들을 심어 놓은 조 회장이 적격 인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각국 대표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협력을 요청, 결국 이사국 선임을 이뤄냈으며,93년에는 IMO이사국 연임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는 딸만 둘이다. 딸들을 위해 주방에서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대놓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조 회장은 해운업계의 ‘페미니스트’로 불린다. 여성은 배에 태우지 않는다는 해운업계의 금기를 깨고, 한진해운은 1995년 국내 최초로 12명의 여성 해기사(항해사, 기관사)를 선발했다. 또 1997년에는 여성주재원을 파견했으며,2000년에는 최초의 여성 일등항해사를 배출했다. 특히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조 회장은 미국 남가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10년만인 94년 사장으로 취임했으며,2003년 7월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20년간 해운업 ‘한 우물’만 판 전문경영인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150여척의 선박과 전세계 53개의 항로를 운영,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의 선사다. 지난해 매출액 6조 2000억원, 순이익 645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그룹 시동 건 조정호 회장 98년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증권)의 재무구조는 최악이었다.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자기자본은 411억원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를 반전시킨 주인공이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이다. 당시 조 회장은 푸르덴셜증권 자회사인 PAMA(푸르덴셜에셋매니즈먼트아시아)로부터 510억원의 외자 유치에 성공한 뒤,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듬해에 순이익 753억원, 자기자본 2156억원으로 불려놓았다. 외자 유치에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PAMA 코리아 대표인 김한 사장의 도움이 컸다. 이 인연으로 김 사장은 2003년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스카우트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증권과 PAMA를 결혼시킨 중매쟁이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발동이 걸리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 지난해 ‘우수영업직원 격려행사’에 참석했던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만든 ‘드라큐라주(포도주 폭탄주)’를 돌리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또 무대에 나가 자신의 18번곡을 멋지게 부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최근 PAMA의 메리츠증권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하며,‘금융그룹’을 향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동양화재를 정점으로 메리츠증권과 기존 한불종합금융을 아우르는 자산규모 3조원대의 중견 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조 회장은 남가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스위스 IMD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다. ●조씨가 3세는 ‘공부중’ 조씨가 3세들은 이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이들이 많다. 유독 중매 결혼이 많았던 조씨가에서 3세 결혼은 어떻게 될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얘기다. “부모가 하라고 해서 요즘 젊은 애들이 그대로 따릅니까. 중매든, 연애든 사람만 좋으면 저는 반대할 생각 없습니다. 시대도 옛날하고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조 회장과 이명희(56)씨는 장녀 현아(31)씨와 장남 원태(29)씨, 차녀 현민(22)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현아씨는 99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대한항공의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을 맡고 있다. 활달한 성격에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며, 항공업무 전반에 대해 해박하다는 평이다. 원태씨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미국 남가주대 MBA(경영학 석사)를 밟기 위해 출국했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앞서 능력을 더 키우는 것이 낫겠다는 조 회장의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능력과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자식이라는 이유로 경영에 참여시키지는 않겠다.”면서 “전문가적인 자질을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인하대 경영학과 출신인 조 차장은 합리적 사고에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막내 현민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 결혼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김영혜(54)씨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원국(29)씨와 장녀 민희(25)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2세들은 현재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43)씨가 롯데가 출신으로 일본에 적지 않은 일가 친척이 있기 때문이다. 장녀 유경(19)씨와 차녀 유홍(17)씨 등이 있다.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구명진(41)씨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효재(16)양은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원기(13)군은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 막내 효리(4)양이 있다. ●한진그룹의 대표 CEO 이종희(63) 대한항공 총괄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CEO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뚝뚝하기보다 사근사근할 정도다. 그러나 78년 항공사에서 가장 바쁜 자리인 영업스케줄 과장 시절에는 5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정도로 독종 기질이 다분하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 공채 1기 출신으로 정비·자재·기획·영업 등을 두루 거쳤다. 겉보기에는 소탈한 전문경영인으로 보이지만 업무만큼은 빈틈이 없다는 평이다. 매달 책 3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파이기도 하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단국대 경영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김정웅(63)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사장은 실무형 리더로 1993년부터 국가 최대의 국책사업인 인천국제공항 건설 현장소장과 총괄본부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인하대 토목과를 졸업했다. 홍순익(59)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사장은 국내 조선 1번지에서 출발한 한진중공업을 세계 조선기술 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홍 사장은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왔다.70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수석 엔지니어와 동종 대형업체의 조선소장, 미국선급협회(ABS) 부사장을 역임했으며,2001년 다시 조선 현장에 복귀한 정통 조선맨이다. 박정원(60) 한진해운 사장의 집무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직원들 중 누구라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올라오라는 뜻에서다. 그는 평사원 출신 CEO로서 포용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의 생각을 직접 듣기 위해 평사원 및 특정 부서와 호프타임을 자주 갖는다. 서울 출신으로 중동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김한(51)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글로벌 마인드와 감각을 갖춘 CEO다. 서울대와 미국 예일대 MBA 출신이다. golders@seoul.co.kr ■ 조씨 부자의 ‘사진 사랑’ 항공사의 수장으로서 숱한 해외 여행 때문일까. 고 조중훈 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취미는 똑같이 사진 촬영이다. 솜씨도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프로급이다. 일만큼이나 취미도 극성스러운 것이 부자간 닮은 꼴이다. 고 조 전 회장은 공식 업무에서 벗어나면 카메라를 메고 낯선 땅 이곳저곳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국의 풍물과 사람사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1985년 ‘이집트 고대문화 사진 전시회’에 내놓았다. 또 그의 사진 작품이 수만 점에 달해 한때는 개인 사진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고 조 회장은 사진 취미에 대해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유별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자주 해외에 나가는 사업 특성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여기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 많은 감동과 경이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장남인 조 회장의 사진 실력도 이미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해외 출장에서 찍은 작품으로 달력을 제작,4년째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취미 활동을 비즈니스로도 활용하는 조 회장이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부친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으면서다. 조 회장은 부친을 따라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부친이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사진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해외 출장 때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를 분신처럼 꼭 챙긴다. 그리고 노트북에 작품을 담아 놓은 뒤 기념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지인들에게 직접 메일로 보내준다. 그가 사진 촬영에 이렇게 빠지는 데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의지대로 잘 표현할 수 있고, 간직할 수 있다는 점과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넓은 세상을 작은 렌즈에 담아 낸다는 점을 꼽았다. 그도 부친만큼이나 취미에 열성적이다. 평소 국내외 사진 전문잡지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은 스크랩을 해뒀다가, 작품 활동에 참고한다. 또 사진 전문가와 만날 기회가 있으면 미진한 부분을 곧잘 묻기도 한다. 바쁜 해외 출장 중에도 차량으로 이동하다 차창 밖의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차를 세워 촬영을 할 정도다. 조 회장은 “해외에 예정된 행사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일찍 출발해 사진을 찍기 위해 도시 주변을 돌아다닌다.”면서 “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어제 연락이 왔는데, 대한항공이 지난해 항공화물 수송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이번주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건설에 대한항공이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뿌듯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소문 KAL빌딩에서 만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당시에는 아직 공식 발표된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대한항공 창사 36년만에 세계 항공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자부심은 도드라져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세계 항공화물 수송 분야에서 톱이 되기까지 우여곡절과 애환도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화물사업을 시작한 것은 민영화 2년 후인 1971년 4월. 서울∼일본 도쿄∼미국 LA를 잇는 태평양 노선에 화물기를 처음으로 취항하게 된 것. 한·미 항공협정을 개정할 정도로 어렵게 노선을 취득했지만 막상 실어나를 화물이 없는 상황이 터졌다. 시도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 없다는 심정에서 당시 대미 수출품의 대부분이 가발인 점을 착안, 직원들에게 가발 수출업체를 찾아 나서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러나 가발업체 대부분이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찾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행히 수출조합을 방문해 주소를 얻고, 복덕방에서 위치를 알아냈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다. 이제 막 출발한 대한항공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던 것. 결국 애국심에 호소하며 설득전까지 치러가며 겨우 승낙을 받았다. 또 당시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이용하던 조선호텔 프런트를 찾아 숙박부를 뒤져가며, 접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고생끝에 대한항공의 첫 화물기는 휴항없이 태평양을 건너게 됐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변천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사와 맥을 같이 한다.1970년대 초반에는 가발과 스웨터 등이 화물의 주종을 이뤘으며,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는 모피류와 전자제품,1990년대에는 전자제품과 의류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LCD 등 고가의 IT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휴대전화만을 위한 전세기가 인도에 운항한 적도 있다. 대한항공은 또 별난 특수화물을 수송한 경험도 많다.1983년 11월에는 B747화물기로 서울대공원에 수용될 동물 418마리(54t)를 미국 댈러스에서 서울까지 수송,‘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핵연료와 탱크, 헬리콥터 등 다른 항공사들이 좀처럼 수송할 수 없는 특수화물을 실어나른 경험도 쌓았다.94년에는 89마리의 미국산 말을 제주로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경주마들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무역전시장(COEX)내에 개장된 아쿠아리움(대형수족관)에 전시될 상어 35마리 등 희귀 어류들을 호주로부터 운송한 적도 있다. 또 운송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악어 72마리를 성공적으로 수송하기도 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씨줄날줄] 군대 학점/김경홍 논설위원

    요즈음 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훈련소 인분사건이 말썽을 빚더니, 철책선이 뚫리고, 급기야 최전방 GP에서 상상하기조차도 끔찍한 총기참사가 발생했다. 왜 이런가. 단순히 지휘관 한 사람의 잘못이나, 비뚤어진 병사 한 사람의 잘못 때문이라고 보기는 석연치 않다. 총체적으로 군대기강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분석이 맞을 것이다. 군대는 특수집단이다. 그래서 몸을 담고 있는 직업군인들은 스스로를 특별하게 관리해야 하고, 사병들도 특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제복이 자랑스러울 때 기강도 서고, 책임감도 늘어난다. 이처럼 군대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난을 듣는 것은 역설적으로 군대가 일반사회처럼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또 일반인들이 군대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젊은이들에게 군대는 허송세월하는 곳이 아니다. 군 생활에서는 무엇보다 나라에 대한 사랑을 배운다. 부모에 대한 감사함을 배운다. 건강의 고마움도 알게 된다. 조직에 대한 헌신과 희생, 인내를 배운다. 과잉보호와 자기위주의 삶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에게 자립십과 애국심을 기르는 데 군대가 한몫을 해야 한다. 문제는 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총기참사 이후 병역제도 개선이니, 병영문화 개선이니 하면서 온갖 토론과 대책이 난무하고 있다. 상당부분 말의 잔치거나, 탁상공론에 가깝다는 지적도 많다. 군의 특수성이나 현실을 무시한 인기위주의 정책도 눈에 띈다. 최근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당정협의회에서 합의한 ‘군 인적자원 개발 종합계획안’은 군을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답답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정부여당이 내세운 것은 각 대학별 온라인 강좌를 군과 연계해 재학중 입대한 사병들에게 9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에 다니지 않은 사병들에게는 공무원 시험이나 국가자격기술시험에 대비토록 한다는 것이다. 어학프로그램도 만든다고 한다. 군을 학교나 학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대책이 나올 수가 없다. 군은 전시에 대비한 조직이고, 군인은 항상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신세대 장병을 세태에 맞게 잘 관리하는 것과, 무조건 기분을 맞춰주고 보자는 것은 별개다. 최근의 군대 문제 해결은 병영문화를 개선하고, 기강을 바로잡는 데 달려있다. 이런 어설픈 대책으로는 오히려 군을 더욱 흩트려 놓을 우려가 크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대변혁의 시대’ 지켜야할 가치는?

    대변혁의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지난 4월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들을 짚은 책 ‘미래의 도전들’(물푸레)이 발간됐다. 새 교황으로 등극한 후 처음 국내에 소개된 이 책은 세계화시대에 미래의 가치는 무엇이며, 인간이 존중되는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해답을 제시한다. 베네딕토 교황은 먼저 2차 세계대전의 ‘주범’인 독일 출신 성직자로서 진솔한 반성의 입장을 보이는 한편, 선악의 가치 판단기준이 다수결의 원리와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무자비하게 남용된 대표적 사례로 히틀러 집권과 2차 세계대전을 꼽는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심각한 허점을 지니고 있으며, 때문에 정치적 이념이나 시대를 초월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인권이나 도덕과 같은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에 선행하는 도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종교와 이성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종교와 이성은 서로에게 경고등이 되어야 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 상호 연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또한 자유라는 것은 혼자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분배될 수 있어야 하고, 온 인류가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평화에 대한 인류의 책임감에 주목한다.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용서와 회개에 귀기울이는 것이 평화를 위한 가장 큰 힘임을 강조한다.그리고 종교를 떠나 모든 인류가 서로 사랑하고 인간성을 믿을 때 세계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1만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문화예술분야 마지막 봉사기회 성남문화에 바칠겁니다”

    “문화예술분야 마지막 봉사기회 성남문화에 바칠겁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모두 쏟아부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바짝 긴장하도록 말이죠.” 이종덕(70) 성남문화재단산하 성남아트센터 사장. 그는 그동안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사장을 맡아 후원회를 만드는 등 문화예술행정에서 새바람을 일으켰던 문화예술 행정가다. 이름 석자만 대면 알 만한 문화·예술분야의 적지않은 스타들이 그의 도움으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문화예술계의 마당발이다. 그는 요즘 과거 어느 때보다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성남시에서 지원하는 공연장 운영의 총사령탑을 맡으면서다. 성남아트센터는 오는 10월14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세워진다. 현재 조명, 음향시설, 인테리어 공사 등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공연장을 짓고, 새로 조직을 구성하고, 좋은 공연을 기획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정말 힘듭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던 그는 3개월전 중구 신당동 자택을 팔고 분당으로 이사를 왔다. 우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인 만큼 지역적 소속감부터 ‘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성남아트센터는 개관 페스티벌(10월14일∼12월25일)을 성대하게 치룰 계획이다. 그는 “모두 2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며 “감히 지자체 공연장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할 좋은 공연을 기획, 성남의 문화를 한단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10월19일), 피아니스트 백건우(10월17일), 지휘자 정명훈(11월6일), 재즈피아니스트 밥 제임스와 기타리스트 래리 칼든(12월20,21일) 등이 개관 공연 무대에 선다. 지휘자 길버트 카플란의 KBS교향악단과 말러 교향곡 2번 연주,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 재즈 트럼펫 연주자 토마추스탄코 쿼텟, 애크러배틱 서커스 ‘디아볼뢰’ 등은 한국 초연이자 성남아트센터의 단독 공연들이다. 특히 막대한 스케일로 10년동안 국내 무대에선 볼 수 없었던 샤를르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를 자체 제작할 계획이다. 그는 시의회에서 성남아트센터 개관 공연과 관련, 추경예산으로 엄청난 예산 지출을 승인해준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문화적으로 소외돼 왔던 성남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인권위 “두발자유는 기본권”

    인권위 “두발자유는 기본권”

    국가인권위원회가 4일 학생 두발제한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교육당국에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단속할 것을 권고했다. 학생들은 이제야 학교가 시대흐름을 따라가게 됐다며 반긴 반면, 교사들은 학생으로서 기본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기준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 “학교도 별수 없을 것” 환호 학생들은 이번 인권위 결정이 학교현장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반겼다. 한국학생인권연합회장 박효원(17)군은 “학생들끼리 아무리 토론회와 집회를 가져도 별 효과가 없었다.”면서 “인권위의 결정은 우리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므로 학교가 이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혜화여고 1학년 양아라(17)양은 “머리를 잘라야 하는 근거도 말해 주지 않은 채 수치심을 유발할 정도로 심하게 머리를 깎아 놓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학생들도 교육의 주체라는 것을 인정한 결정”이라고 반겼다. ●“아이들 보호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 일선 학교와 교사들은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세부기준을 규정한 별도안이 필요하다고 했다.K공고 학생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견만 100% 따른다는 것은 아이들이 아직 보호와 지도가 필요한 미성년자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발제한을 완화한 뒤 한 학생이 옆머리를 완전히 깎은 일명 ‘훌리건 머리’를 하고 와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면서 “자유도 중요하지만 사회관념상 학생신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B고등학교 학생부 교사는 “지난달 학급회의 등에서 학생들의 건의를 받아 획일적인 두발규제를 하지 않도록 이미 규정을 개정했다.”면서 “하지만 학생으로서 단정해 보이기 위해 최소한 여학생은 머리길이가 옷깃을, 남학생은 귀를 덮으면 안 된다는 정도의 규정은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대변인은 “학교에서 두발 관련 규정을 마련할 때 학생들을 참여시킨다는 것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학생들도 주장한 만큼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김형진 사무국장은 “자율적으로 교칙을 정하고 두발지도를 원만히 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이번 권고로 오히려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 “학교의 자율권을 오히려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제이발 명백한 인권침해” 인권위는 이날 “지난 3월 접수된 학생 두발제한 관련 진정 3건을 검토한 결과 강제이발과 획일적인 머리모양 규제 등 인격권이 침해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과 각 시·도 교육감에게 “두발자유는 학생의 기본적 권리”라며 “두발 제한·단속은 교육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가 학생 두발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국가기관이 두발자유를 학생의 기본권으로 선언했다는 의미가 있다. 인권위는 또 ▲두발제한 관련 학칙의 제·개정 때 학생 의사 실질적 반영 ▲인권침해로 인정될 때 지도·감독기관의 시정 요구 ▲적극적인 강제이발 방지책 마련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박찬운 인권정책국장은 “그동안 두발과 관련해 학생은 규율에 따라야만 하고 다른 의견을 제기하거나 반발하면 안 된다는 사회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두발제한이 인권침해라는 원칙선언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미대륙 캔버스 삼아 열차로 그리는 ‘흰색 혼’

    “미국 대륙을 거대한 한 폭의 캔버스로 생각하고, 한민족을 상징하는 열차가 흰색의 무한한 선을 그리며 미국 심장부를 달릴 것입니다. 한민족의 자존심을 걸고 말이죠.” 설치작가 전수천(58)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그는 오는 9월13일부터 9월22일까지 9일 동안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5500㎞를 철도로 대륙 횡단에 나선다. 단순한 기차 여행이 아니다.14량 기차 전체를 반짝이는 흰색 천으로 뒤덮는 작업을 하고서다. 이 기차는 동부에서 서부로 달리면서 ‘선’(드로잉)을 그리게 된다. 기차가 중간 중간 도착하는 워싱턴, 캔자스시티 등의 도시는 하나의 ‘점’이 된다. 기차가 스쳐가며 만나는 애리조나 사막, 숲 등 대자연은 기차를 싸고 있는 흰색 천에 투영, 새로운 미의 세계를 꾸미게 된다. 이번 ‘열차 프로젝트’는 그동안 2차례 시도됐다가 무산된 아픔이 있다. 예산 부족으로 인해 지난 5년간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이다. 그동안 그는 사재 2억원을 쏟아부으면서 찔끔찔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기업 협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도 포기해야 했다. 당초 26억원으로 잡았던 예산을 절반 수준인 13억원으로 줄여 세번째 시도를 하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기차가 출발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책임감과 자존심을 걸고 이번 작업에 임하고 있어요. 이미 약속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못해도 반드시 성사시킬 것입니다.” 그는 예산만 확보된다면 애리조나 사막에 흰 텐트를 쳐서 무대를 꾸미고 공연, 심포지엄, 설치미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프로젝트 진행 시점이 마침 한국의 추석을 끼고 있어 물에 비친 1000개의 달의 영상을 사막에 설치된 모니터에 비추는 ‘월인천강지곡’을 펼치고 싶습니다.” 이 기차에는 한국인, 재미교포, 미국인 등 100∼150명의 승객이 탑승하게 된다. 가수 노영심, 피아니스트 이루마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동승, 각종 공연으로 펼친다. 한·미 양국의 청소년도 달리는 기차속에서 양국의 문화에 대한 토론도 벌이게 된다. 지난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은 유명작가인 그이지만 그는 매번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마련에 쩔쩔매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시론] 서울대 입시, 그들만의 리그인가/최재식 서울 배화여고 교사

    [시론] 서울대 입시, 그들만의 리그인가/최재식 서울 배화여고 교사

    얼마 전 수시 1학기 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들과 면담을 마쳤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술시험이 부담이 돼 수시 1학기에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2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논술을 준비한 학생은 거의 없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지난 겨울방학동안 지금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구술반을 운영했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지만 계속하기는 어려워 지금은 외부에 맡기고 있다. 그만큼 학교에서의 논술 교육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서울대에서 발표한 2008학년도 입학전형은 현장의 교사로서 큰 허탈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전형 유형의 다양화’와 ‘전형의 특성화’를 기본 원칙으로 내세웠는데, 결국 특수목적고 학생들과 강남 8학군의 우수 학생들을 독점하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특기자 전형은 노골적으로 특목고생들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국립대로서 공적 책임감을 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논술·문학·외국어 능력 우수자는 외국어고 학생들에게, 수학·과학·정보능력 우수자는 과학고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같은 특기자 전형의 비중을 30%로 늘리고 동일계 전형을 무시한다면 그만큼 일반고 학생들의 몫은 줄어든다. 이는 동일계 전형을 통해 특목고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 없는 학과에 진학하는 것을 막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무시하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논술시험의 강화다. 내신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수능을 자격고사화하면서 당락을 논술로 가리겠다는 전형 방식은 일부 계층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특정 교과목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논술고사를 통해 수학 능력을 판단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본고사의 부활과 다름이 없다. 현재 이른바 상위권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논술고사만 하더라도 정상적인 학교교육만 받은 학생들이라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된다. 솔직히 교사인 내가 봐도 매우 어렵다. 하물며 오랫동안 양질의 논술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않은 학생들이 영문혼합형 논술, 철학적 사유를 요구하는 논제, 논술과 과학의 통합교과적 문제 등에 제대로 답을 쓰기란 더더욱 어렵다. 사정이 이런데도 더욱 심화된 논술을 실시하겠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고가의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을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 유능한 학생들의 경우 논술학원을 다니지 않고 꾸준한 독서교육을 통해 서울대 논술시험을 감당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 수가 얼마나 될 것인가. 기회의 평등이 주어져 있지만 과정의 평등이 확보되지 않은 ‘시합’은 본질적으로 공정하지 못하다. 어느 사회에서나 경쟁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나는 경쟁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경쟁 시스템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균형선발제를 통해 국립대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면 특목고에 유리한 특기자 전형과 정시모집에서의 논술 비중 강화는 재고되어야 한다. 가뜩이나 일선 교육 현장에서 전인교육의 가치를 구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번 서울대 전형은 학생들에게 더 큰 경쟁심과 위화감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파급 효과가 연·고대 등 상위권 대학으로 이어져 일선 학교의 진학지도는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유명 대학 합격생 수로 학교를 평가하는 현실에서 서울대안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결국 교육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다. 과연 학교 교육의 몫은 공동체 의식은 상실한 채 능력만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인가. 이번 서울대안은 대학의 서열화와 학벌지상주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고,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카르텔을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다. 최재식 서울 배화여고 교사
  • [문학! 아시아를 말하다] (중)베트남

    [문학! 아시아를 말하다] (중)베트남

    ■ 호프엉 베트남작가協 부주석 |하노이(베트남) 조태성특파원|“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베트남의 개방개혁정책, 즉 도이머이를 말할 때면 항상 불거지는 말이다. 베트남은 정말 과거를 모두 닫아버린 걸까. 그 과거가 닫는다고 다 닫혀질 수 있을까. 수도 하노이에서 만난 베트남작가협회 부주석 호프엉에게 물었다. 호프엉 부주석은 베트남 전쟁문학 분야의 1인자로 통한다. 대표작 ‘고귀한 마음’‘새싹’‘고난’을 비롯해 40여권의 책을 냈고 각종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작가 이전에 혁명전사이기도 했다. 대불·대미항쟁 당시 온갖 전장을 다 누비고 다녔다. 작가협회의 다른 간부들 모두 그를 ‘스승’이라 부르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 작가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어땠나. -특별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 준다. 그러나 대개 정치적이거나 외교적인 태도에 그친다. 그러나 한국 작가들이 내게 보여준 태도는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 베트남에 과거 전쟁의 기억은 어떤 의미인가. -베트남 말 중에 ‘캡라이’라는 단어가 있다.‘닫는다.’라는 표현인데, 이 말 뜻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닫다.’라고 할 때 ‘캡라이’ 말고 다른 표현이 하나 더 있다. 그 표현은 다시는 열지 못하게 닫아둔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캡라이’는 지금은 문을 닫아두지만 언제든 다시 들고 날 수 있도록 해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과거를 닫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과거에 대해 두번 다시 말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럼 과거사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나. -지난 4월30일이 종전 30주년이었다. 이 때 방송을 통해 전쟁 관련 프로그램들이 대거 방영됐다. 그러나 초점은 적개심을 키우자, 복수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의 뿌리를, 우리의 출발을 절대 잊지 말자는 것이다. 그 때문에 전쟁 당시 적으로 싸웠던 외국인뿐 아니라, 조국에 등을 돌렸던 베트남인들까지 30주년 때 모두 불렀다. 우리는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보여줬고 그들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과거를 뉘우치고 반성하는 사람들에게 문은 언제든 다시 열린다. 전쟁문학도 그런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렇다. 전쟁을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줄 수 있고, 나이 든 세대에게는 사회의 의미와 책임감을 줄 수 있다. 한국의 많은 젊은 세대들은 이미 민주화투쟁을 잊고 있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어떤가. -물론 베트남 젊은이들도 과거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한다. 아무래도 책이나 영화로 경험한 것은 희미할 수밖에 없다. 또 삶의 조건이 바뀌었다. 세계는 이미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혼자 살 수는 없다. 주변국과 협력해야 한다. 다만 민족의 자존만은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어떻게 미래의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지 묻는 게 우리의 관심사이자 초점이다. 젊은이들도 이 점만은 명확히 알고 있다. 호프엉은 마지막으로 지금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베트남은 통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총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의 평화만큼은 절대적으로 지지합니다.” cho1904@seoul.co.kr ■ 호찌민대 하재홍씨의 경험담|호찌민(베트남) 조태성특파원|2000년, 주간지 한겨레21은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양민학살 문제를 보도했다 홍역을 치렀다. 참전군인들이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위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당시 사회부 초년병이었던 기자 역시 현장에 있었다. 방패와 철제 헬멧으로 무장한 젊은 전경들도 분노한 참전군인들에게 맞아 퍽퍽 쓰러졌다. 그렇다면 참전군인들은 괴물일까. 아니다. 몇년 고생하면 집 한 채, 가게 하나 장만할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에 자원했을 뿐이다. 정부와 언론 모두 ‘자유세계수호’라는 나팔까지 불어줬으니 금상첨화다. 그러나 그 ‘자유세계수호´를 위해 목숨걸고 베트남 밀림에 뛰어든 사람 가운데 돈이나 권세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이제 와서 그들을 가해자라 비난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 아닐까. 그렇지만 베트남의 원혼들이 아직 잠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베트남전은 한국인과 베트남인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 것이다. 호찌민대에서 공부하는 하재홍씨가 들려준 경험담은 이런 상처를 더해 준다. 그가 한겨레21 취재를 위해 한국군 주둔지인 베트남 중부지역을 돌 때였다. 가진 것이라고는 75년 종전 즈음 베트남 당국이 남긴 자료 하나. 수십년의 세월은 기록 당시의 흔적을 이미 지웠다. 남은 방법은 하나. 차타고 다니다 아무 집이나 한번 들어가보는 ‘찍기’였다. 그런데 그 많은 집들 가운데 들어간 집마다 희한하게도 전쟁 당시 간부급 인물의 집이었다. 이런 기적은 한달이나 이어졌다. 베트남 원혼들이 그들을 이끌었을까. 오싹한 경험도 있었다. 한국에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이라는 소설이 소개된 적 있는 베트남 시인 반레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였다. 양민학살지역의 무덤가에 들렀을 때 동행했던 한 여류 작가가 갑자기 “내가 안 그랬어요. 잘못했어요.”라고 소리지르다 기절해버린 것이다. 촬영을 중단하고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그 여류 작가가 본 것은 억울하게 죽은 베트남 양민의 원혼이었다. 물론 나중에 깬 작가는 원혼의 모습만 기억할 뿐 자신이 뭐라 소리지르며 기절했는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cho1904@seoul.co.kr ■ 방현석교수 호찌민대 특강 |호찌민(베트남) 조태성특파원|호찌민대에서는 방현석 중앙대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주제는 ‘전쟁과 기억, 그리고 문학’이었다. 방 교수는 베트남에 대해 “가난하지만 자부심이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힘만 있으면 다 된다.’는 20세기의 야만을 겪었던 나라이자 동시에 이를 이겨냄으로써 21세기의 희망을 제시한 나라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20세기를 정리하고 21세기의 출발을 거론할 때 반드시 베트남을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한류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등에 대한 관심은 “매우 고맙지만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미국은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를 팔아 베트남전 때 쏟아부었던 돈의 2배를 벌어갔다.”는 베트남 해방영화사 사장의 말을 전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기억들을 팔아서 얼마만큼의 돈을 벌어갔느냐가 아니다. 방 교수는 “더 중요한 문제는 이들 영화가 진실을 담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미국의 베트남전 영화에서 아름답고 고귀하고 용기있는 이들은 모두 미국인이고, 야비하고 비열하고 무능력한 사람은 모두 베트남사람들로 그리고 있다. 방 교수는 여기서 “그러면 그렇게 고귀하고 용감한 미국인데 왜 야비하고 비열한 베트남에 졌는가.”라고 반문했다. 대답은 미국보다 베트남이 더 아름답고 정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 교수는 “이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한류열풍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한국과 베트남간 문학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교수는 “베트남전을 다룬 미국영화를 본 사람에 비해 베트남전의 진실을 다룬 글을 읽은 사람은 매우 적지만, 점차 베트남전을 다룬 미국영화를 보고 박수치는 한국사람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여기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문학의 위기를 거론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보듯 문학을 보게 하려고 고민하지만 반대로 가야 한다.”면서 “관심은 못 받더라도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말하는 것, 그게 바로 문학”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베트남 관계 정상화를 위해 방 교수는 한국의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한국 베트남간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이 결단해야 할 한국의 문제라는 게 방 교수의 결론이었다. cho1904@seoul.co.kr ■ 베트남학생들 한국배우기 ‘열풍’ |하노이·호찌민(베트남) 조태성특파원|한국에 대한 베트남의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어 구사능력은 물론,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학생들보다 높았다. 하노이대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자신을 김기덕 감독의 열렬한 팬이라 소개했다. 다른 여학생은 아직은 목록 밖에 못봤지만 언젠가는 다 읽을 거라며 수십편의 한국 소설 제목을 줄줄 왼다. 호찌민대학에서 만난 한 한국어 전임강사는 단순히 한국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손으로 베트남사람에게 맞는 한국어 문법책을 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다 보니 성적에 따른 서열이 명확한 데다, 하노이·호찌민대가 베트남 북·남부 최고의 대학이란 점에서 당연하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귀띔이다. 이런 붐에는 역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한국기업의 영향이 컸다. 한국기업에 취직하면 훨씬 많은 임금을 받는 데다, 양국 교류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어를 할 줄 아는’‘고급인력’이 중요해질 가능성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청년실업이 있는 베트남이지만 한국학과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학과 고학년 학생들 중에는 중국·일본학과를 선택했다 뒤늦게 한국학과로 바꾼 학생들도 많았다. cho1904@seoul.co.kr
  • [독자의 소리] 도덕적 양심 지닌 네티즌 되자/고장혁

    지하철을 타고 학원에 가는 길이었다. 맞은편 자리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술에 만취해 좌석 전체를 차지하고 누워 있었다. 차내에 있던 사람들은 그를 피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중학생 2명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그 사람 얼굴 가까이서부터 위치를 바꿔가며 찍었고, 사진을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리겠다며 즐거워했다. 그들은 블로그를 흥미롭게 하는 엽기적인 사진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듯했다. 학생들에게 그 사람은 단지 흥미로운 사진의 모델일 뿐이었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도 무책임하게 올린 인터넷 영상이 트위스트 김 아저씨를 죽음으로 몰고 갈 뻔한 사건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조작된 포르노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었을 때, 처음에는 연예인에게 흔히 있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알고 무시하려고 하였으나 날이 갈수록 소문이 넓게 퍼졌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게 사실인 양 이상한 눈으로 보았고 드디어는 방송 등의 출연 요청이 끊어지는 등 사회생활을 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고 했다. 그로 인해 가족 간에도 불화가 생기고 끝내는 자살까지 기도하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경험해오고,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자라온 인터넷 세대이다. 하지만 타인의 인권을 배려하지 않은 채 재미삼아 사진을 올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그런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권이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으며, 인터넷은 파급효과가 빠르고 넓어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하기 때문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 있듯이 우리가 재미삼아 올린 사진이나 글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지사지의 자세와 도덕적 양심을 바탕으로 한 책임감이 있는 네티즌이 되는 일임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고장혁<서울 보성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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