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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 업그레이드] (1) 지하철 - 두 번째 깊은 서울 8호선 산성역 가보니

    [안전 업그레이드] (1) 지하철 - 두 번째 깊은 서울 8호선 산성역 가보니

    세월호 사고로 안전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할 마당에 황금연휴를 앞둔 2일 서울에선 지하철 추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마저 덮쳤다. 언제까지나 ‘소 잃고 나서야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거듭할 순 없다. 국민을 위협하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안전 문제를 부문별로 나눠 점검한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산성역을 찾았다. 이 역의 심도는 55.4m. 76m에 이르는 부산 만덕역에 이어 우리나라 지하철역 가운데 두 번째로 깊다. 그래서 역 구조가 특이하다. 지하 3층 승강장에서 지하 2층 중간통로까지, 지하 2층 중간통로에서 지하 1층 개찰구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고 그 옆에는 경사로로 끌어올려지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다. 유럽 산악 지역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형태다. 막상 올라가 보면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1층씩 올라간다는 표시가 너무 단순해 보인다. 역사 자체가 깊다 보니 1층을 이동하는 게 아니라 3~4층 정도는 충분히 올라가는 느낌이다. 에스컬레이터 길이가 하나는 40m, 다른 하나는 30m가 넘다 보니 탑승 시간만 1개 층마다 1~2분 정도 걸린다. 이 때문인지 에스컬레이터 구간에는 손잡이를 잡으라는 안내판이 촘촘히 천장에 달려 있다. 바쁜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성큼성큼 뛰다시피 에스컬레이터 위를 걸어다닌다. 이렇게 올라가서 1번 출구로 나가 보니 5분. 그런데 역 구조를 확인해 보니 방금 올라온 길이 가장 짧은 코스다. 다시 내려가 가장 긴 코스를 가정했다. 승강장 중간에서 출발, 지하 2층 중간통로를 가로질러 3번 출구로 나가 봤다. 이때는 8분이 걸렸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음에도 그렇다. 비상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작동이 멈췄을 경우 역사 밖으로 탈출하려면 아무리 빨리 달려도 10분에서 15분은 잡아야 할 것 같다. 키 180㎝대 30대 후반 남자의 경우가 이렇다면 노약자들은 어떨까. 지나가던 심연희(64)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데 걸어다니는 데만도 10분 이상 걸리는 데다 에스컬레이터 기울기가 급해서 불안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승강장에서 벗어나는 데 4분, 역사 밖으로 나가는 데 6분 정도의 시간을 비상대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듯 지하철은 대도시에서 아주 유용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지하철 선로 하나가 6개 차로의 도로 같은 효과를 거둔다는 얘기가 이를 반영한다. 이 때문에 대도시일수록 지하철이 크게 불어나고 지하철은 더 지하로 지하로 파묻히게 된다. 수도권 지역 선거공약으로 자주 거론되는 땅속 깊이 고속 열차를 운행하자는 대심도 급행열차의 심도는 50m 정도 수준이다. 이에 비해 서울 지하철은 1호선은 10m 안팎에 그치지만, 4호선은 16.8m까지 깊어지더니 5~8호선은 22~23m에 이른다. 부산 역시 1호선 13.1m에서 3호선 27.2m로 깊어졌다. 대전은 상가와 대전천 아래를 가로지르다 보니 조금 더 깊어서 20m 수준이다. 대피 시간 기준은 2000년대 들어 만들어졌지만 지금의 지하철은 1990년대 말까지 다 지어졌다. 이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등에서 늘 거론되는 문제임에도 예산을 대대적으로 투입하지 않는 이상 뾰족한 수가 없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측은 “지상 역을 빼고 비상대피 기준에서 벗어나는 역이 100개 가운데 34곳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시설 개선 공사비용만 해도 모두 688억원 규모”라면서 “사업 우선 순위를 따져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5~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도시철도 측 역시 “기본적으로 심도가 깊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제연차단막 같은 보조시설을 꾸준히 늘려 가고 있다”고 했다. 지상 구간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자기부상열차도 거론되는데 이 역시 예산 규모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대전의 도시철도 2호선은 고가에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만드는데 중앙에 대피로를 만들지 않으면 운행 중 사고가 났을 경우 10~15m 높이의 철로에서 대피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과 공간이 필요한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열차 문제도 여전하다. 192명이 숨져 지하철 사상 최악의 사건이라 불리는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싼 열차를 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진상조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박창화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때 수출 열차는 불에 타지 않는 난연제품을 100% 써서 차량 한 칸이 18억원씩 했던 반면, 내수용은 예산 제약 때문에 불에 타는 싸구려 재료를 써서 차량 1대 값이 8억원에 불과했다”면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되면서 그나마 참사 이후 의자와 바닥 정도에는 난연제품을 쓰는 열차가 등장했지만, 벽체와 천장은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인력보강 문제도 논란거리다. ‘골든 타임’ 때의 초동대처 문제와 직결돼서다.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역사 근무자가 모니터링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한 차량에서 난 불이 다른 차량으로 옮겨 붙으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도 선원들의 역량 문제가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도 똑같다. 그럼에도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인력을 더 줄이려는 분위기다. 서울도시철도공사노동조합은 기관사 1인 근무, 야간 역사 1인 근무 문제를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가장 최근 생긴 지하철이라 최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으니 근무자가 줄어도 상관없다는 논리”라면서 “그러나 실제로 운행해 보면 최근에 생긴 지하철일수록 더 지하로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홀로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근무하는 것이어서 근무가 편하기는커녕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교통카드 등 자동화로 인해 역사 근무자를 줄인 것 역시 매한가지다. 그러나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는 지난 3월 아예 무인 운전을 도입, 중앙제어센터에만 근무자를 둬 1600억원의 돈을 아끼겠다는 외부 컨설팅 결과를 공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구 참사 이후 승강장과 역사에 안전장비들만큼은 어느 정도 갖춰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산성역의 경우에도 심도가 깊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소화기, 비상전화기, 방독면, 터널대피용 비상 사다리 등이 곳곳에 분산배치돼 있다. 경사로 엘리베이터의 경우 사고시 자동으로 승강장 위치로 내려가 대기토록 했다. 각자의 스마트폰에 사고 대응 매뉴얼을 보내 두고 역사별 단독 훈련이나 소방서, 경찰 등과의 합동 훈련도 시행한다. 박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결국 인재로 판명났듯 관건은 근무자가 얼마나 비상시 행동요령을 숙지한 상태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느냐다. 이는 평소 교육과 훈련이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지금&여기] 리더의 자격/이은주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리더의 자격/이은주 문화부 기자

    학창 시절 반장을 맡을 기회가 많았다. 아침 조회 시간마다 운동장 맨 앞에 서서 학우들의 줄을 맞추던 기억, 수업이 시작될 때 주변 친구들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 조건반사적으로 자리에서 튀어 올라 ‘차렷, 경례’를 외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기억은 두 가지다. 자습 시간이면 교실 분위기를 다잡으려고 선생님 대신 교단에 오를 때마다 잠시나마 맛봤던 대리 권력(?)의 달콤함과 학급 전체의 잘못을 대표해 책임져야 한다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출석부 모서리로 맞았던 씁쓸한 기억이다. 그때 나는 리더가 얼마나 무서운 자리인지를 깊이 깨달았다. 사회에 나와 수많은 리더들을 만났다. 업체의 대표부터 공공기관의 기관장까지. 그들에게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리더의 무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였다. 혹시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무거운 책임감은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잊을 만하면 사회 지도층의 비리와 성추문 사건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리더의 자격을 되묻게 한다. 생사를 가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승객들에게 대피 지시도 내리지 않고 혼자 탈출한 비양심적인 선장, 잘못된 방송을 곧이곧대로 믿고 구조를 애타게 기다렸던 순진한 학생들, 급박한 상황에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우왕좌왕하는 관계 당국.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장들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배가 뒤집히는 위기 속에서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도 없는 상황에서 오롯이 개인에게 그 책임이 전가됐다. 세월호에 탄 승객들의 희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하는 대상은 각계 각층의 리더들이다. 리더는 수백명의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자리다. 국민의 생명을 놓고도 개인의 안위를 먼저 지키려 전전긍긍하는, 이름마저 험악한 ‘관피아’, ‘해피아’, ‘모피아’ 등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되는 이유다. 최근 개봉한 영화 ‘역린’에는 정조가 생명의 위협속에서 스스로를 다잡고 나라를 세우는 기초로 중용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대목이 나온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이기심과 권위의식이 아니라 작은 일에도 진심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와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erin@seoul.co.kr
  • [구본영 칼럼] ‘각자도생하는 나라’로는 안 된다

    [구본영 칼럼] ‘각자도생하는 나라’로는 안 된다

    거센 조류 속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벌써 보름째다.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 한명의 생존자도 건져내지 못하는 구조작업을 지켜본 국민치고 한없는 무력감을 느끼지 않는 이가 어디 있으랴. 이번 참사로 온 국민은 두 번 절망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인재(人災)임을 확인하면서, 그리고 구조과정에서 무능력한 국가의 모습을 보면서. 둘 다 리더십의 문제다. 지도력을 뜻하는 영어의 리더십은 ‘리더(leader)+십(ship)’이란 두 단어의 복합어다. 배를 지휘하는 선장은 지도력의 대명사인 셈이다. 사고를 내고도 승객을 버린 세월호 선장이나 구조과정에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한 정부에 대해 국민적 원성이 높아진 이유다. 물론 팬티 바람으로 도망친 이준석 선장과 선박직 선원들은 주범으로 단죄받아 마땅하다. 승객들을 물이 차오르는 배에 팽개친 채 제 한 몸부터 빠져나온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언론은 앞다퉈 우리에겐 왜 제대로 된 선장이 없느냐고 한탄한다. 민간인 승객만 구조선에 태우고 선원 전원과 함께 희망봉 앞바다에서 산화한 영국의 비컨헤드호 선장을 들먹이면서. 소수의 승객만 구했지만, 배에서 최후를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타이태닉호 스미스 선장도 새삼 영웅시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의인 10명이 없어 유황 불벼락을 맞은 소돔과 고모라일 리는 없다. 세월호에도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데도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어린 학생들에게 입혀주고 구조에 힘쓴 고 박지영씨나 양대홍 사무장 같은 승조원들이 있었다. 외신들도 이들을 ‘살신성인의 영웅들’로 꼽았다. 따져 보면 우리에게도 책임감 있는 선장인들 없었겠는가. 아덴만의 해적과 목숨을 걸고 싸운 석해균 선장도 있었다. 사실 타이태닉이나 비컨헤드호 선장은 사고를 부른 실패한 선장들이었다. 반면 이순신 장군은 수군과 백성들을 사지에 내모는 해전은 최대한 피하려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노심초사한 진정한 리더였다. 하긴 선진국 이탈리아에도 비루한 선장은 있었다. 2012년 지중해에서 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했을 때 세티노 선장은 승객들보다 먼저 구명정에 탄 뒤 부두에서 택시로 줄행랑을 놓았다. 하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우리와 다른 게 있었다. 선장에게 “배로 돌아가, 이 썩을 놈아”라고 호통을 친 해안경비대장이 있었고, 그래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누가 과연 자신 있게 이준석을 돌로 내려칠 것인가. 월봉 270만원짜리 그 비정규직 선장의 뒤에는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세월호를 화물선처럼 활용한 선주가 있다면 말이다. 더군다나 승객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과적을 일삼은 그 해운사의 배후에는 이를 눈감아주는 해수부 관료 마피아가 있었다지 않은가.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강조하는 미국인 해난사고 전문가 인터뷰에 달린 댓글을 보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국에서 그렇게 했다간 승객들이 왜 시간 낭비하느냐고 항의하며 난리가 난다”라는 지적에 기성세대로서 피기도 전 꽃봉오리 같은 고교생들을 저 차가운 맹골수도에 수장한, ‘안전불감증 사회’의 공범일 수도 있다는 회한이 밀려왔다. 선·후진국을 가르는 것도 결국 머리카락 한 올 차이다. 개개인이 문제가 있더라도 시스템이 똑바로 굴러가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류현진인들 늘 잘 던질 순 없다. 때로 그가 무너지더라도 중간계투·마무리 등 불펜이 체계적으로 받쳐주는 팀은 쉽게 패배하지 않는다. 각자도생(各者圖生)을 권하는 나라는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일군들 문명국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침 국가개조론이 거론되고 있다. 개인 윤리를 강조하기에 앞서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국민의식을 내면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참사를 예방하긴커녕 수습에도 극히 무기력했던 관료조직부터 대수술해야 한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를 나누는 시대구분이 가능하도록 우리 안의 안전불감증, 또 그 안의 성급한 욕심을 확실히 걷어내야 할 시점이다.
  • 중구, 부동산 중개업 민원처리 문자안내

    중구, 부동산 중개업 민원처리 문자안내

    중구는 이달부터 부동산 중개업 민원에 대한 단계별 처리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부동산 중개업 관련 민원 대부분이 주민 경제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려는 것이다. 예컨대 민원 가운데 부동산 사무소 휴·폐업과 고용·해고는 즉시 처리되는 반면 사무소 개설 등록이나 이전은 최대 1주일씩 걸린다. 정확한 처리 날짜를 가늠할 수 없어 개설이나 이전 준비에 차질을 빚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민원 신청 뒤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등 문의가 빗발쳤다. 지역 내 중개업소는 579곳이다. 올해 1월부터 부동산 중개업 관련 민원 처리는 부동산 사무소 개설 등록 37건, 이전 45건, 휴·폐업 23건, 고용·해고 98건 등 모두 203건이다. 이에 따라 구는 부동산 사무소 개설 등록과 이전 민원 접수(1단계)부터 서류 검토(2단계), 처리 완료(3단계)까지 단계별 처리 현황을 민원인에게 메시지로 통보한다. 특히 1단계 민원 접수 때 담당자를 공개해 책임감을 갖고 처리하도록 했다. 2단계에선 처리 여부와 처리 예정일을 알려준다. 3단계에선 완료일과 사용인장 등록, 업무보증 설정 등 준비사항을 안내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처리가 오래 걸리는 다른 민원에 대해서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며 “투명한 민원 처리로 청렴 중구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폐쇄적 공직 고용 구조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폐쇄적 공직 고용 구조

    “공무원이 곧 국가란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공무원의 정년 보장이 곧 국가에 대한 그들의 충성심을 보장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죠.” 대통령이 공무원 개혁을 통한 국가 개조 지시를 내리자 메스를 든 담당 공무원들이 머리를 싸맸다. 전문가들도 그동안 관료의 눈치를 보느라 보고서에서는 하지 못했던 얘기를 쏟아냈다.한국 공직사회의 폐쇄성과 뒤따르는 부패를 꾸준히 지적했던 김재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0일 정년 보장 등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면서 “행정고시(5급 공무원 공채)는 폐지하는 게 맞다. 부처별로 필요한 전문가를 그때그때 뽑아 쓰면 된다”고 못 박았다. 사법시험, 외무고시도 없어지는 마당에 매년 300여명씩 뽑는 행시도 폐지해 공무원 직위를 개방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국가공무원법도 아예 폐지해서 공무원의 정년 보장을 없애고,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통합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일하게 남은 행시에 대해 ‘개천에서 용 나는 사다리’란 주장은 고시 제도를 통해 자리를 차지한 사람의 억지”라며 “현재 2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7%만 민간에 개방한 것도 40~50%로 확대하고, 언제든지 민간 전문가가 공무원이 돼 일하다가 다시 민간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기업과 산하협회가 많은 정부 부처에는 공무원들이 가서 끼리끼리 문화를 형성하며 비리를 저지른다고 지적했다. 국가공무원 채용을 주관하는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그들만의 리그를 없애야지요. 진도와 목포, 서울분향소 등에서 비상근무를 해 보니 주인의식도, 책임의식도 없는 공무원들의 행태가 뻔히 보이더군요”라면서도 고시 폐지에 대해서는 머뭇거렸다. 국가에서 공정하게 채용하는 고시야말로 ‘희망의 사다리’로, 미국처럼 추천제 중심의 공무원 수시 채용은 국민이 믿지 못할 것이라며 뒤로 물러섰다. 공무원의 비리는 증가하는 추세다. 수뢰죄는 2007년 93건, 2008년 173건, 2009년 244건, 2010년 839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12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행정기관 직원의 총 ‘부패금액’은 85억 2900만원으로 부패행위자 1인당 평균 1254만원꼴이었다. 장관, 차관과 같은 정무직의 부패금액은 평균 1억 4000만원으로, 일반 공무원의 10배 수준이었다.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하는 인사관리도 문제다. 1~2년마다 보직을 바꾸는 순환보직제는 공무원이 비리와 유착되는 것을 막는 측면이 있지만, 전문성이 쌓이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고 말았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소방방재청의 긴급구조 전문가가 핵심에서 상황을 지휘했어야 했다”며 “안행부는 사회적 재난, 방재청은 자연 재난과 인적 재난을 맡은 시스템 설계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안전처 신설은 코미디”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긴급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방재청의 전문성을 살려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처럼 재난관리 총괄 기능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신설 예정인 국가안전처는 청보다 처로 지위가 격상된 것 같지만, 문제는 위상이 아니라 조직 설계라고 강조했다. 일이 터져도 책임지는 공무원이 없는 것은 공무원의 직무유기를 도왔다. 292명이 사망한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에서는 군산해운항만청 공무원 4명이 집행유예를 받았다. 32명이 숨진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에서는 오직 1명의 공무원만 실형을 받았고, 1995년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는 법정에 선 12명 중 2명만 실형을 살았다. 대통령이 관료 개혁을 담당 공무원들에게 맡긴 것은 ‘고양이에 생선을 준 꼴’로 켜켜이 쌓인 철밥통의 폐해를 부수기에는 무리란 지적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재난보도 합리적 대안 찾는 역할 해 주길”

    “재난보도 합리적 대안 찾는 역할 해 주길”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에서 제64차 회의를 열고 서울신문의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보도 등을 평가하며 개선점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세월호 참사와 관련, 언론의 취재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속함에 앞선 정확한 보도와 대안 제시, 피해자의 입장 보도에 주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범수(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은 “4년 전 천안함 사건 때의 보도와 비교하면 언론이 이번에도 당시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며 재난 보도에서 질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서울신문이 재난 보도의 취약성과 더불어 너무 감성적인 접근에 머물렀던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전 위원은 “대통령이 국가안전처를 신설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면 이를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기사가 나와야 한다”며 정부 대응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주문했다. 전 위원은 편집의 시의성과 여론을 반영한 지면 등에는 좋은 평가를 내리며 좀 더 객관적·분석적·합리적 대안을 찾는 데 취재력을 모으라고 당부했다. 공직사회의 문제를 지적한 보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박준하(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화훼협회의 국화 기증을 교육부가 받지 않았다는 29일자 보도는 공직사회의 문제를 잘 보여 줬다”고 말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이번 재난 사고 보도는 피해자 가족의 입장이 아닌 정부 중심, 언론사 중심으로 이뤄지며 경마식 저널리즘의 한 단면을 보여 줬다”면서 전체 언론의 보도 행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위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신문이 중심을 찾기 시작했다”며 지면을 통해 제시된 대안에 대해선 책임감 있는 후속 보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23일자 ‘살신성인의 영웅들 의사자 지정하라’는 사설은 승객의 탈출을 돕다 희생된 세월호 승무원 등의 의로운 행동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보였다”고 평가하며 “후세에도 좋은 교훈인 만큼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우리 사회에 많은 매뉴얼과 제도가 갖춰져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가동했는지, 유사시에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 시스템인지를 감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권영진 대구 시장 새누리당 후보 선출…김부겸과 맞대결

    권영진 대구 시장 새누리당 후보 선출…김부겸과 맞대결

    권영진 대구 시장 새누리당 후보 선출…김부겸과 맞대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선출대회에서 권영진(52) 전 의원이 선출됐다.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는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특히 권영진 후보가 전통적인 의미의 ‘친박’ 후보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후보 선출 결과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29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대구시장 후보 선출대회’를 열어 권영진 예비후보를 후보로 최종 선출했다. 이번 후보 경선은 2차례 실시된 컷오프를 통과한 권영진 전 의원, 서상기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조원진 의원 등 예비후보 4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권영진 후보는 대구국민참여선거인단(9889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실시된 투표(투표수 3773명, 유효투표수 3770표, 투표율 38.15%)에서 121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 27~28일 2개 조사기관이 나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투표수로 환산했을 때 203표(21.55%)를 얻어 합계 1418표로 4명의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경선에 참여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이 획득한 지지율(여론조사 환산표 수 포함)은 이재만(1천185표)-서상기(1천182표)-조원진(928표) 순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 청구고와 고려대를 나와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후보수락 인사에서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같이 고생한 세 분의 후보에게 깊은 감사 말씀을 전하며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대구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권영진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맞대결 기대된다”, “권영진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누가 이길까”, “권영진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서로 비방하지 말고 선의의 경쟁 펼쳐주시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정글만리’ 새달 중국어판 출간하는 소설가 조정래

    [김문이 만난사람] ‘정글만리’ 새달 중국어판 출간하는 소설가 조정래

    그는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 세월호 안에 있는 아이들 생각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그 아이들 중에는 베토벤도 있고 모차르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꿈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도무지 울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작가 조정래(71)씨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에게는 작가적 한이 남다르게 많다. 몸부림쳐지도록 장대한 글을 쓴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그리고 최근의 ‘정글만리’만 보더라도 그 한이 켜켜이 배어 있다. 험난하고 처절한 역사를 그려낸다. 작가적 사명감으로 자신과 외롭게 싸우면서 수없이 구슬을 꿰고 또 꿴다. 역사와 세상 앞뒤 면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깊게 파헤치고 넓게 살핀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200자 원고지에 정성으로 옮긴다. 하루 평균 30장, 글발이 좀 받을 때는 100장까지 달린다. 농부의 호미가 녹슬 겨를이 없듯이 열심히 글 밭고랑을 일구는 지난한 경작을 한다. 그러다 보니 위궤양과 오른팔 마비, 탈장 등으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조정래 문학산맥’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조씨는 올해로 문학 인생 44년이다. 그리고 부인 김초혜 시인은 50년을 맞는다. 부인이 문학적 나이로서는 선배인 셈이다. 둘은 우리나라 원조 캠퍼스 커플이다. 동국대 2학년 때 만나 조씨가 군 복무 시절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혼하는 것”이라는 감동적인 말을 해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도 그 사랑을 나누며 둘은 알콩달콩, 닭살 돋도록 잘살고 있다. 조씨는 부인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새록새록 피어나는 영혼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뉴스거리가 하나 있다. 조씨의 최근작 ‘정글만리’가 130만부 이상 팔렸고 오는 6월 중국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소설 자체가 중국 무대로 했으니 중국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재미있는 책은, 예를 들어 무협지만 하더라도 1억부 이상 팔린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또 있다. 그의 부인 김씨 또한 오래간만에 책을 출간하는데 중국어판까지 낸다. 김씨가 쓴 원고는 ‘시인 할머니가 손자한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러주는 내용이다.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국내판은 다음 달에 나오고 중국어판은 오는 9월쯤 발간될 예정이다. 동갑내기 작가 부부가 거의 동시에 중국어판을 낸다는 점에서 관심거리다. 조씨 부부의 문학 인생에서는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와 만난 자리에서 누구나 다 갖고 있는 휴대전화가 왜 없느냐고 했다. 안주머니에서 수첩 하나를 꺼낸다. 첫 장에는 부인, 그리고 두 번째 장에는 손자 사진이 있다. 그리고 다음 장부터 가족이며 친지 등 필요한 전화번호를 적어놨다. 길거리 가다가 꼭 전화할 일이 있으면 지나가던 예쁜 여학생한테 “나 조정래라는 사람인데 휴대전화 잠시만 사용할 수 있느냐”고 하면 얼른 빌려주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굳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다며 웃는다. 수첩에는 좌우명처럼 여기는 선시들이 적혀 있다. 잠시 들여다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기는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가 한 말이다. ‘청산은 나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잡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나옹 선사가 한 말이다. 또 있다. ‘10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 청풍 한 칸에 맡겨두고/ 강산을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송순이 전남 담양에 면앙정을 10년간 짓고 나서 지은 시다. 그는 “얼마나 멋진 말들이냐”고 반문하면서 가끔식 들여다보며 혹시라도 기울어진 마음을 올바로 세운다고 했다. 화제를 ‘정글만리’로 옮겼다. ‘정글만리’가 현재 130만부를 돌파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팔릴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물었다. “아마 150만부 정도 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다시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을 다 합하면 몇 부나 되느냐고 물었다. 1600만부 정도(팔린 것)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조씨는 자신이 펴낸 책들의 인지를 직접 찍는다. 그렇게 많은 분량을 어떻게 찍을까. 그러자 “아주머니들이 대신 찍어주는데 그들에게 일감을 주니 고용창출이 아니냐”며 웃는다. 작가는 많은 독자를 만나는 것이고 그 과정 또한 소중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곁들인다. ‘정글만리’는 언제부터 준비했느냐고 하자 “1990년 ‘아리랑’을 쓰기 위해 처음 만주를 갔을 때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 후 중국 관련 서적만 80여권 읽었으며 고시공부 하듯이 중국을 분석했다. 중국을 16차례 다녀오면서 깨알같이 기록한 취재수첩만 해도 90권에 이른다. 중국어판 ‘정글만리’는 청도출판사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짝퉁이 많다고 하는데 ‘해적판 정글만리’가 나오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 아니냐. 그만큼 독자들이 늘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얘기를 한다. “소련은 몰락했지만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가 구해줬지요. 만약 안 그랬으면 중국도 소련처럼 무너졌을 것입니다. 중국은 중국식 자본주의로 굳건히 버티며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요. 앞으로 우리나라는 중국을 정확히 봐야 합니다. 중국은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사람들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중국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점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 번째가 88서울올림픽이다. 처음 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중국의 100분의1도 안 되는 아주 작은 나라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깔끔하게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게 생각했다. 두 번째는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 한국은 이제 망했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런데 금 모으기 등을 하면서 극복해내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한류와 스포츠. 가수 싸이의 말춤으로 세계를 휩쓰는 것을 보고 감탄해 했고 또한 탁구로 중국과 서로 자웅을 겨루고 양궁으로 올림픽을 연속 제패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민족적 자질이 우수한 강소국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자대(自大)하는 한국인을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했다. 즉, 스스로 큰 것처럼 잘난 척하는 한국인들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인들 앞에서 자대하지 말고 중국을 이성애적으로 겸손하게 대해주면 우리나라에 관광객 1억명은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란다. 작년 하반기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세계의 베스트 서적’을 다뤘다. 이때 ‘정글만리’에 대한 서평이 눈길을 끌었다. ‘왜 중국은 좋게 보고 일본은 안 좋게 썼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난징대학살 등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좋게 보지 않으니 그렇게 다루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지난 100년의 굴욕을 극복했으며 자동차나 고속철도 등 마음껏 길을 뚫고 발전해 나가고 있지요. 잠재력 또한 어마어마합니다. 중국은 말 그대로 파도 파도 끝없는 광맥이 나옵니다.” 왜 대하소설만 고집하는지 물었더니 “우리나라는 지난 5000년 동안 크고 작은 외침을 931차례나 받았다. 이것을 다루려면 당연히 대하소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요즘처럼 TV와 스마트폰에 매료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장면이 진지하고 빨리 전환돼야 하기 때문에 문명의 이기와 싸우며 문장 하나하나에 마침표를 치열하게 찍고 있다고 말했다. 석가탄신일을 얼마 앞두고 있어서 출생에 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스님이었다. 일본이 한국에 들어와 황국화 정책을 외치면서 승려에게 결혼할 것을 강요했다. 그래서 풍경소리와 목탁소리를 들으며 어머니 뱃속에서 자랐다. 고 3때였다. 아버지가 하늘과 벗 삼아 지내라는 뜻이 담긴 인천(隣天)이라는 법명을 직접 지어주며 출가하라고 엄명했다. 하지만 조씨는 문학을 하겠다며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만해 스님을 거론하며 “출가해서 마음만 있으면 뭐든 크게 이룰 수 있다”고 설득했다. 조씨는 다시 “그분은 100년에 한 번 태어날까 말까 하는 훌륭한 분”이라고 하면서 고집을 부렸다. 대신 동국대로 진학해 불교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 법일 스님, 공허 스님 등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과정에서 비롯된다. 그의 책상에는 ‘문학의 길’과 ‘길없는 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바로 옆에는 염주가 놓여 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할까. 우선 술을 안 한다. ‘태백산맥’을 시작하면서 딱 끊었다. 매일 7000보 이상 걷는다. 비가 오면 집에서 이 방 저 방을 오고 가며 걷는다. 학생 때 배웠던 보건체조를 꾸준히 한다. 요새는 부인도 보건체조에 동참한다. 식사 시간은 반드시 40분을 지킨다. 이때 조용한 음악을 듣기도 하고 신문 사설을 읽는다.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하얼빈에서 티베트까지 박물관 루트를 취재해 ‘열하일기’식으로 써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소설이란 무엇일까. 그러자 “인생에 대한 총체적 탐구이며 작가는 인문학적 소양이 아주 깊어야 한다”면서 후배작가들에게는 “테크닉 위주로 글을 쓰지 말고 고층빌딩을 쌓듯이 박애, 사랑, 종교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지독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조정래는 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1953년 벌교로 이사했다. 1962년 서울 보성고를 거쳐 1966년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문학 ‘누명’으로 데뷔했다. 월간문학 편집장(1973년), 소설문예 발행인(1977년) 등을 지냈다. 1983년 ‘태백산맥’의 집필을 시작해 1986년 ‘태백산맥’ 전10권을 완간했다. 1994년 ‘아리랑’ 전12권, 2001년 ‘한강’ 전10권을 발간했다. 이 밖에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2003년), 조정래 문학전집 전9권, ‘시간의 그늘’ 등 문학지에 소설 50여편을 발표했다. 주요 수상으로는 현대문학상(1981년), 대한민국문학상(1983년), 제1회 동리상(2003년), 제7회 만해대상(2003년). 제11회 현대불교문학상 소설부문(2006년) 등이 있다. 2003년 전북 김제에 ‘아리랑문학관’, 2008년 전남 보성에 ‘태백산맥 문학관’을 개관했다.
  • [프로야구] 오심 심판 ‘아웃’

    [프로야구] 오심 심판 ‘아웃’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경기 도중 교체됐다. 2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KIA 경기 2루심을 보던 나광남 심판이 3회초 SK의 공격을 앞두고 대기심인 박근영 심판으로 교체됐다.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2회초 SK가 4-0으로 앞선 무사 1, 3루 상황에서 불거진 오심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 1루 주자 조동화가 도루를 시도하자 나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하지만 중계 화면을 돌려 보면 조동화가 베이스를 짚기 전에 이미 KIA 2루수 안치홍의 태그가 이뤄졌다. KIA 선수들은 물론 선동열 감독까지 강력히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앞서 구심은 SK 나주환의 방망이에 맞은 공을 몸에 맞는 공으로 선언했고 2회말 안치홍의 병살 타구에 아웃이 분명한데도 1루심이 세이프를 선언, ‘보상 판정’ 의혹까지 불거졌다.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나 심판이 며칠 전부터 몸살이 심했는데, 팀장이다 보니 책임감 때문에 경기장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구규칙 9.02의 d항에는 ‘질병이나 부상에 의하지 않는 한 어떤 심판원도 경기 중 교체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어 문제가 된다. 특히 나 심판은 지난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NC전 오심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1루심을 보던 그는 오재원이 베이스를 먼저 밟았는데도 아웃이라고 판정해 두산 팬들의 공분을 샀다. 또 이날 잠실 넥센-두산 경기 4회초 2사 1, 2루 서건창의 중전 안타 때 2루 주자 문우람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스쳤는데도 태그 아웃이 선언된 것도 오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하나호 유정충 선장, 선원 전원 피신시키고 통신실에서 유명 달리해 위급한 상황에서 선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선원 20여명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속초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하나호의 유정충 선장의 책임감이 지역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하나호 침몰사고는 1990년 3월 1일 오후 1시 51분 쯤 발생했다. 100t급 채낚기 어선인 ‘602 하나호’는 1990년 2월 16일 속초항을 출항한 후 부산 대변항에 잠시 들렀다 같은 달 26일 본격적인 출어에 나섰다. 조업 사흘째인 3월 1일 제주도 서남방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준비하던 중 오후 들면서 갑자기 몰아친 강풍과 높아진 파도에 기관실이 침수되며 배는 침몰했다. 이 과정에서 유 선장은 선원 21명은 모두 구명정으로 피신시켰으나 자신은 끝까지 통신실에 남아 구조신호를 보내다 끝내 배와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유 선장의 구조요청 신호를 포착하고 구조에 나선 선단에 의해 사고발생 12시간 만에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당시 유 선장이 선원들을 대피시킨 뒤 긴급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은 채 자신도 배에서 내렸다면 구명정으로 피신했던 선원들도 강한 풍랑 속에서 무사히 구조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유 선장의 장례식은 같은 달 9일 처음이자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전국어민장’으로 치러졌다. 정부도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다. 유 선장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자 설립된 기념사업회는 1991년 1월 9일 추모 동상을 속초에 건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구, CCTV점검 최우선… 주민 안전 최전선 지킨다

    자치구, CCTV점검 최우선… 주민 안전 최전선 지킨다

    ■ 성동구, 특허받은 통합시스템 활용… ‘UN안전도시’도 동참 세월호 사건으로 자치구들이 안전사고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동구는 29일 전국 최초의 직원 순수발명으로 개발한 ‘폐쇄회로(CC)TV 통합관리시스템’에 대한 특허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2012년 지역 내 모든 CCTV를 한데 묶어 사건 사고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각종 범죄와 안전사고의 위협으로부터 구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CCTV 설치는 거주지역 안전을 중시하는 구민들의 요구로 점점 확대돼 967대에 이른다. 이를 관리·운용할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뒤따랐다. 통합관리 시스템은 이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한 시스템으로 묶을 때 아예 다목적으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경찰, 소방서 등과 연계망도 구축했다. 또 CCTV에 장애 발생 때 즉각 진단과 복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CCTV 미작동 등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유엔 재해경감 국제전략사무국(UN ISDR)의 ‘재해에 강한 도시 만들기 캠페인’에도 동참키로 했다. 자체 안전 점검도 진행하지만 여기에 참여하면 국제적인 방재기술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데다, 3년간 지역 안전도 진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고재득 구청장은 “세월호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하는 동시에 구민 안전에 직결된 것에 소홀하지 않나 철저히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서대문구, 비상벨 정상작동·모니터 등 대응체계 집중점검 서대문구는 다음 달 초까지 방범용 폐쇄회로(CC)TV 비상벨 205개를 모두 검검한다고 29일 밝혔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비극에 즈음해 안전 관리와 비상체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주민 위급상황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구는 비상벨 정상작동 여부와 음질 상태, 비상벨 작동 때 ‘U-서대문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요원의 대응 태세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특히 모니터링 요원들의 안전의식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관제 프로그램 사용법 및 장애발생 때 유형별 대응방법을 교육한다. 앞서 지난 22일과 23일에는 모니터링 요원과 외주 용역업체 직원, CCTV 관련부서 직원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교육도 실시했다. 아울러 각종 범죄와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방범용 CCTV를 늘려 사각지대를 좁힌다.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주민안전망 구축을 위해 CCTV 45대를 추가로 설치한다. 모두 10곳에 고해상도 카메라 및 음성전용 장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8월까지 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단속 겸용 CCTV 7대를 구축한다. 또 연말까지 연희어린이공원, 복주물약수터 등 공원방범용 CCTV 설치를 위한 사전협의회를 갖는다. CCTV 관리번호 및 안내판 재정비는 다음 달까지 끝낼 예정이다. 구는 주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2010년 말부터 U-서대문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조선 백자 여백처럼… 깊은 울림을 전한다

    조선 백자 여백처럼… 깊은 울림을 전한다

    ‘어디 가서 ‘선생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제일 슬프다.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은 평범한 시인!’ 이순을 훌쩍 넘긴 시인이 ‘시인의 말’에 적어넣은 글귀다. ‘고루한 어른이 되지 말자’는 다짐에서 스스로 새기는 초심이다. 현실에 대한 예리한 비판 의식과 투명한 서정을 모두 시 안에서 아우를 줄 아는 이시영(65) 시인 얘기다. 초심을 되새기는 시인답게 그가 최근 펴낸 열세 번째 시집 ‘호야네 말’(창비)에서는 순정하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 범속한 세상사가 ‘오래된 노래’가 되어 흐른다. ‘자고 일어나 보니 새똥들이 방금 가장 아름다운 지구의 무늬를 만들어 놓았구나’(일행·一行) ‘검은점호랑나비 한 마리가 산나리꽃 위에 앉아/ 자울자울 조을고 계시다/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개가 많이 찢기었다’(호랑나비) 간결한 일상어로 눌러 쓴 짧은 서정시는 수묵화 한 폭처럼 단정하고 담백하다. 공연한 정황이나 장식을 달지 않은 시는 조선 백자처럼 넉넉한 여백으로 독자를 맞이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만해문학상과 박재삼문학상을 수상한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이후 2년 만에 펴낸 시집에서 그는 짧은 서정시를 중심으로 산문시, 인용시 등 다양한 시적 체험을 안긴다. “일부러 그렇게 쓴 거야. 시라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데, 요즘은 소통이 안 되면 안 될수록 좋은 시라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 서정시를 쓰면 촌스럽고 낡았다고 생각하죠. 스스로는 그간 참여시, 저항시 등 서사시만 너무 많이 써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표현되지 않은 것에서 더 많은 이야기와 울림을 자아내는 짧은 서정시를 써보고 싶었죠.” “이시영 시인은 삶의 결정적 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매순간이 결정적인 순간들임을 눈가가 따뜻하게 젖은 사람의 마음으로 찍고 있다”(박형준 시인)는 평처럼 그는 보잘것없는 미물의 움직임은 물론 세속의 풍경에서 포착해낸 순간에서 삶의 이치를 캐낸다. “시인이 짧은 서정시로 모색하는 세상은 ‘고맙다’의 세상일지도 모른다”(오철수 문학평론가)는 지적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지닌 선함과 겸손함이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힘임을 지그시 강조한다. ‘서초중앙하이츠빌라의 머리가 하얗게 센 경비 아저씨는/ 저녁이면 강아지와 함께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세상엔 이렇게 겸손한 분도 있다’(절) “타인에 대한 배려라든지 고마움, 겸손이 없는 세상이잖아요. 각박하게 살면서 잃어버린 선한 마음, 배려의 마음은 세계 도처에 남아 있어요. 잘난 사람도 많고 지배하려는 사람도 많지만 타인과 사물에 대해 공감할 줄 아는 감수성이 있어야 인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어요.” 오랜만에 그윽하고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는 시인이지만 그는 ‘결빙(結氷)의 시절’(십이월)이 된 요즘 현실의 참혹 앞에 절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말을 거듭했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보니 민주주의를 말하기 이전에 책임감, 사명감은 물론 국민에 대한 헌신,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지도층의 민낯을 보고 분노의 마음이 들더군요.” 국가가 무엇인가라는 소박한 의문에서 쓴 ‘‘나라’ 없는 나라’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국가의 존재 이유를 돌아보게 하는 시가 됐다. ‘어디 남태평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섬은 없을까.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낮에는 바다에 뛰어들어 솟구치는 물고기를 잡고 야자수 아래 통통한 아랫배를 드러내고 낮잠을 자며 이웃 섬에서 닭이 울어도 개의치 않고 제국의 상선들이 다가와도 꿈쩍하지 않을 거야. (중략) 아, 그런 ‘나라’ 없는 나라가 있다면!’(‘나라’ 없는 나라)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상호 기자 사과…연합뉴스도 “이상호 고발뉴스에 소송 제기 없다” 밝혀

    이상호 기자 사과…연합뉴스도 “이상호 고발뉴스에 소송 제기 없다” 밝혀

    ‘이상호 기자 사과’ ‘이상호 고발뉴스’ ‘이상호 연합뉴스’ 한때 소송 움직임까지 보였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와 연합뉴스 간에 오해가 풀려 소송 논란이 일단락됐다. 미디어비평 웹진 ‘미디어스’는 29일 연합뉴스 측이 이상호 기자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합뉴스 측은 “소송이란 단어는 꺼내지도 않았다”며 “소송 여부를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저희는 현재 세월호 (사고 수습이) 난관에 봉착해 실종자 가족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니 보도에 충실하자는 입장이다. 이 건과 관련해서 소모적인 논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25일 사과방송을 보고 전화한 건 맞다. 그걸 보고 (사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한다, 회사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을 뿐이다. 이 기자가 ‘다시 사과를 하란 말이냐’ 이렇게 물어 와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판단은 이상호 기자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 얘기는 안 꺼냈다”며 “그런데 이상호 기자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소송 제기했다고”라고 설명했다. 사과가 미흡하다고 본 이유에 대해서는 “사과를 방송 끝날 무렵에 하고, 해설자(서해성 소설가)는 이상호 기자 발언이 끝나니 ‘정부의 책임을 가리려고 하는 의도가 보이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발언하고… 사과방송 같지 않아 26일 다시 전화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통신사로서, 사실 확인을 할 때 틀림이 없게 기사를 써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기자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보통이 아닌 상황이라 누구나 조심하고 있다”며 “실종자 가족분들이 (현실과 보도의 괴리에) 많이 답답해하시는 만큼,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책임 있는 기사를 써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상호 기자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다행입니다. 저도 소송 대응 준비 풀고 취재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자의 소리] 직업윤리 없는 대한민국, 도덕 회복을/연세대 4학년 이동수

    대한민국이 울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세월호 참사’를 “전시 아닌 평시에 발생한 사고 중 최악의 참사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검찰 수사로 사고 원인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이번 비극의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배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선장이 객실에 갇힌 수많은 승객을 뒤로 한 채 왜 가장 먼저 도망쳤을까. 최소한의 직업윤리의식마저 결여됐기 때문이다. 선장한테는 ‘직업에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에 따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직업윤리에 요구되는 직분 의식과 봉사정신, 책임감 앞에서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정부와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고 성급하게 발표한 경기도교육청, 발표를 그대로 내보낸 언론, 겨우 살아난 학생에게 친구의 생사를 묻는 무신경한 기자, 보험금 액수를 보도하는 방송사 등 무책임한 행태가 판을 쳤다. 직업윤리에 요구되는 전문성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분노는 근래의 굵직한 이슈들로 옮겨간다. 국정원의 증거 조작, 향판(鄕判)과 지역사회의 유착,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아동보호기관과 경찰, 발목 잡힌 민생법안 등등. 대한민국의 밑바닥에는 ‘직업윤리 부재’라는 불편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윤리와 도덕의 차이를 색다르게 설명한 글귀를 보았다. 윤리적인 사람은 ‘바람을 피우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인 반면 도덕적인 사람은 ‘실제로 바람을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지금 대한민국에는 직업윤리만으론 부족하다. 도덕이 필요하다. 연세대 4학년 이동수
  • [지금&여기] 공직 신뢰가 사라진 시대/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공직 신뢰가 사라진 시대/강국진 정책뉴스부 기자

    1997년 경기 화성군청 사회복지과에서 부녀복지계장으로 일하던 여성 공무원이 있었다. 그는 화재에 취약하다며 관내 청소년수련시설 설치·운영 허가를 반려했다. 그러자 요즘 말로 치면 “암덩어리 규제를 무기로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종북) 무사안일 공무원”이라며 항의에 시달렸다. 군청 간부들은 “허가를 내주라”고 난리를 쳤다. 아예 깡패들까지 찾아와 협박하는데도 그 계장은 끝내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군청에선 결국 그 계장을 좌천시키고 곧바로 청소년수련시설에 허가를 내줬다. 그리고 1년도 안 돼 그곳에서 화재가 났다. 유치원생 19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화마가 앗아갔다. 온 국민은 이 시설이 콘크리트 1층 건물 위에 컨테이너 수십 개를 얹어 화재에 취약한 가건물 형태였다는 걸 알고 충격에 빠졌다. 화성군청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그 계장은 동료들을 배신했다는 따가운 시선에 무척이나 힘들어했다고 한다. 결국 이듬해 명예퇴직했다. ‘씨랜드 화재사건’을 계기로 획기적인 제도정비가 이뤄졌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서해훼리호, 대구지하철, 씨랜드, 세월호 악몽에 시달린다. 그때마다 ‘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자기파괴적인 신념을 학습한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 계장을 ‘참 공무원’이라며 칭송했던 우리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장덕’이란 이름 석 자를 금세 잊어버렸던 것도 한 원인이 아닐까. 현장을 잘 아는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개혁을 했다면, 국민안전을 위한 더 엄격하고 촘촘한 규제를 만들고 정비했다면, 공공성을 내팽개친 공직자를 고발할 수 있는 ‘호루라기’를 쥐어줬다면 어땠을까. 하다 못해 이장덕 계장을 이장덕 과장으로, 국장으로 승진시켰다면, 책임감 있는 공무원은 출세한다는 학습효과라도 줬다면, 세월호 참사로 뼈저리게 깨닫게 된 ‘시스템 붕괴’에 국민이 절망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공무원을 조롱하고 비난하기는 쉬운 일이다. 대한민국 대표 공무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공무원을 심판하겠다고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우리는 더 많은 이장덕을 발굴하고 키워내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성찰이다. 우리 사회는 이장덕 같은 일선 공무원들이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격려해 줬는가. 현장 공무원은 실권이 없고 고위직들은 현장을 모르는 나라에서 ‘공무원’을 생각한다. betulo@seoul.co.kr
  • “적당히 살아남자는 타성을 깨고 독한 마음으로 제대로 일해보자”

    “적당히 살아남자는 타성을 깨고 독한 마음으로 제대로 일해보자”

    ●직원들에게 신상필벌의 원칙 강조 직원의 25%를 내보내는 등 최근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한 황창규 KT 회장이 입을 열었다. 황 회장은 “적당히 살아남자는 타성을 깨고 독한 마음으로 제대로 일해보자”면서 본격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또 직원들을 향해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24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근 단행한 명예퇴직에 대해 언급하면서 “퇴직한 분들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분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힘내 일어나자. 막연한 불안감을 버리고 1등 KT가 되도록 다같이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다. 특히 황 회장은 “엄격한 평가와 공정한 보상으로 도전하는 사람에게 기회의 문을 열겠다”며 삼성식 신상필벌을 적용할 방침을 내비쳤다. 또 “최대한 빨리 업무체계를 정비해 고객 최우선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5일 KT 사내 인터넷망에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 17일 주재한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 경영이 열 개의 손으로 열 개의 접시를 올려놓고 돌리는 서커스처럼 보였다”면서 계열사 사장단에게 전문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재신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계열사 통폐합 등 속도 낼 듯 업계는 황 회장이 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함에 따라 조직 내부 정비, 계열사 통폐합 등 차후 혁신 조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의 영업이 재개되는 27일을 기점으로 황 회장의 혁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영업 재개 전에 조직 정비 등을 마무리 짓기 위해 명예퇴직 신청일을 사흘 앞당겼으며 지난 24일에는 그동안 낸 기본료가 70만원을 넘으면 남은 약정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단말 할부금과 위약금을 면제해 주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살신성인의 영웅들 의사자 지정하라

    세월호가 침몰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박지영(22·여)씨의 영결식이 어제 엄수됐다. 생사가 갈리던 찰나에 고인은 유언처럼 학생들에게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무책임한 선장과 기관사는 이미 배를 버린 뒤였다. 이기심과 천민자본주의의 거센 물살 속에서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인 고인은 우리 사회가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하다는 한 가닥 희망과 안도감을 심어줬다. 살신성인의 의인(義人)은 또 있다. 단원고 남윤철(35) 교사는 난간에 매달린 채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 주며 탈출을 도왔고, 더 많은 학생을 구하러 객실 쪽으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올가을 결혼을 앞둔 아르바이트생 김기웅(28), 승무원 정현선(28·여)씨도 승객들을 대피시키느라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선장이 책임감과 직업윤리를 내팽개치고, 재난대응 체계가 허물어진 바로 그 순간 이들의 의로운 행동으로 많은 학생과 시민은 목숨을 구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보답할 차례다. 국가가 의로운 행위를 인정하는 의사자(義死者) 지정은 이들의 죽음을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본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그 유족은 보상금과 의료급여, 교육·취업 보호 등을 받는다. 마침 일부 누리꾼이 의사자 지정을 청원하고 지지하는 서명을 포털 사이트에 올리고 있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와 시흥시 등이 의사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이를 긍정 검토하고 있다 하니 이른 시일 내 의사자 지정을 결론지어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의사상법이 직무 외의 행위로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로 그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박씨처럼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에게 승객 구조가 의무적인 직무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0년 3월 천안함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다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하는 바람에 숨지거나 실종된 금양호 선원 9명은 법률 개정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11년 8월 가까스로 의사자로 지정됐다. 하지만 당시 국민 성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유족들은 의사자보상금 청구소송에서 지난 2월 패소했다. 정부는 금양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세월호 영웅들의 희생정신에 걸맞은 예우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의로운 행동에 제대로 예를 갖추고 기린다는 사실은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도 교훈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수천만원 손실 날까봐… 무리한 출항이 화근의 시작

    수천만원 손실 날까봐… 무리한 출항이 화근의 시작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세월호 침몰 참사를 돌이켜보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안타까운 순간들이 적지 않다. 이번 참사는 짙은 안개 속에서의 무리한 출항에서부터 운항상 실수, 노후화된 선박, 과적화물, 늑장 신고, 부실한 비상 대피 매뉴얼, 선장과 승무원들의 승객 대피 외면 등이 겹쳐진 최악의 ‘인재’(人災)였다. 대형 사고에 대한 징후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지만 누구 한 명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아쉬웠던 순간들을 정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① 짙은 안개에도 유일하게 출항 작년 영업손실만 7억여원… 해운사는 멈출 수 없었다 세월호는 지난 15일 오후 9시 짙은 안개를 뚫고 무리하게 인천항을 출항했다. 세월호는 당초 이날 오후 6시 30분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 때문에 2시간 넘게 출발이 지연된 상태였다. 당시 인천지역 시정은 운항관리규정상 필수 가시거리인 1㎞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출항 예정이었던 다른 여객선은 10척 모두가 안개 때문에 출항을 취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후 8시 30분 인천항만청이 시정주의보를 해제하자 다른 여객선이 출항을 취소한 상황에서 세월호만 유일하게 인천항을 출발했다. 세월호가 출항을 강행한 것은 여객 운임과 화물 운임 등 수천만원의 손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은 연평균 약 1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으며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이 7억 85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시달렸다. 세월호가 결항을 결정했다면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탑승객 476명의 운임과 화물 운임 등 수천만원의 손실과 다음 날 예정된 제주 출항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다. 적자에 시달리는 해운사가 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한 예정보다 출항이 늦어졌지만 근무수정표를 수정하지 않아 ‘초보 항해사’인 3등 항해사가 가장 위험구간인 맹골수도 구간의 지휘를 맡게 됐다. ② 원래 선장의 휴가 ‘대리선장’ 책임감 실종… 구호 않고 나 홀로 탈출 세월호 침몰 사고를 낸 이준석(69) 선장은 원래 세월호를 몰던 선장 신모(47)씨가 휴가 중이어서 ‘대리선장’으로 투입됐다. 세월호는 건조된 지 20년 된 낡은 선박으로 세월호 운항에 익숙한 신씨가 운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씨도 베테랑 선장으로 알려졌지만 사고 당시 탈출 명령이나 승객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나 홀로 탈출’한 행태를 볼 때 이씨가 대리 선장이었기 때문에 책임감이 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청해진해운은 평소 비상상황을 대비해 신씨와 이씨가 함께 배를 타는 데 신씨가 휴가를 갈 경우 이씨 혼자 배를 몬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지난 20일 신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신씨의 부인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무리한 개조로 인해 진짜 불안해서 배를 못 타겠다는 말을 남편이 했었다”고 전했다. 합수부는 신씨를 상대로 세월호 참사의 핵심 의혹을 풀 수 있는 선체 결함 여부와 맹골수도 항로 운항 과정의 급선회 이유, 승무원의 근무 시스템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그동안 세월호의 정비와 유지관리, 증축, 화물선적 등을 어떻게 실시했는지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③ 3등 항해사가 지휘 융통성 없던 교대근무… 초보가 위험지역 운항 세월호가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孟骨水道)를 지날 때 조타실 지휘는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가 맡고 있었다. 유난히 조류가 빨라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지만 늦은 출항을 고려치 않은 근무시간표로 인해 초보인 박씨가 운항을 하게 됐다. 세월호는 출항 당시 안개 등 기상이 악화되면서 당초 지난 15일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해야 했지만 2시간 30분 정도 늦은 9시에야 인천항을 나섰다. 일반적으로 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출항이 이뤄졌다면 사고 해역에서 조타실 지휘는 박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맡게 된다. 3등 항해사는 상대적으로 경력이 짧기 때문에 편한 시간대인 오전 8~12시, 오후 8~12시에 근무한다. 사고 시각은 3등 항해사가 당직 근무를 서는 시간이 맞지만, 정상적으로 출항했다면 세월호가 사고 해역을 지나는 시점은 오전 6시 전후이고, 이 시간은 1등 항해사가 근무하고 있을 시간이다. 이뿐만 아니라 박씨가 조타실 지휘를 하고 있을 동안 선장 이준석(69)씨가 침실에 있었던 것도 질타를 받고 있다. 박씨의 근무시간이라 할지라도 입·출항 및 위험 지역은 선장이 조타실에서 상황을 지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④ 비상대피 매뉴얼 몰라 승무원 사고대비 훈련 無… 제대로 된 구조 역할 無 세월호 승무원들은 비상상황에 대비한 안전훈련조차 받지 않았고, 회사는 지난해 승무원들의 안전교육비에 단 5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항관리 규정과 선원법을 준수해 제대로 된 훈련만 받았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선원법에 따르면 여객선의 선장을 비롯해 모든 승무원들은 충돌 및 좌초 등 해양 사고에 대비해 선내 비상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충돌·좌초 등 사고 시 행동요령에 대한 훈련은 6개월마다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세월호 승무원들은 수사본부의 조사 과정에서 “비상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세월호 승무원들은 운항관리규정에 명시된 비상상황 시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충돌·좌초·퇴선 때 선내 총지휘를 맡아 인명구조에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할 선장은 가장 먼저 탈출했다. 3등 항해사는 선장을 보좌해 비상통신망을 운용하고, 1등 기관사는 퇴선 명령이 떨어지면 구명벌을 투하해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진 행동은 없었다. 훈련 미비와 비상대피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선장과 승무원들이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하면서 더 큰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⑤ 규제완화… 日서 낡은 배 들여 선령 제한 20 → 30년으로… 사고방지 안전 점검 안 돼 청해진해운은 2012년 9월 일본 가고시마현에 본사를 둔 일본 선사로부터 낡은 배 한 척을 인수했다. 청해진해운이 사들인 배는 1994년 건조된 이후 18년간 운항하고 퇴역한 여객선으로, 이후 선실 증축 작업을 거쳐 지난해부터 ‘세월호’라는 이름을 붙여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됐다. 만들어진 지 20년이나 된 낡은 배가 취항할 수 있었던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여객선 선령(船齡) 제한이 20년에서 30년으로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해운법 시행규칙이 개정된 2009년 이전에는 여객선 선령이 20년으로 제한됐지만 연간 200억원의 기업 비용이 절감된다는 이유로 해당 법이 고쳐졌다. 경제성 논리를 앞세운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이번 참사의 불씨가 됐다는 지적이다. 다른 여객선들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해운조합이 발간한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이 20년 이상 된 것은 67척(30.9%)에 달한다. 낡은 배를 수입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점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월호는 지난 2월 특별 안전점검 당시 ‘선내 비상훈련 실시 여부’ 평가 결과 ‘양호’를 받았고, 문제가 된 조타기 정상 작동 여부, 화물을 배에 고정하는 장비가 있는지 등도 모두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세월호 선장 급여, 270만원 1년 계약직 “부하에 무시당하는 신분” 충격

    세월호 선장 급여, 270만원 1년 계약직 “부하에 무시당하는 신분” 충격

    ‘세월호 선장 급여’ 세월호 선장 급여가 공개돼 논란이다. 세월호가 침홀하는 상황에서 탑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배를 탈출한 이준석(69) 선장이 계약직 신분으로 밝혀졌다. 20일 청해진해운에 따르면 이준석 선장은 월 급여 270만 원을 받는 계약직 신분이었다. 해운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직 선장의 경우 부하 직원들로부터 무시당하는 등 실질적으로 배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선장은 고령의 나이를 이유로 청해진해운과 월 270만 원 선에 1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를 함께 탄 항해사와 기관장, 기관사에 대한 대우는 더 열악했다. 이들의 급여는 다른 선사 급여의 60~70% 수준에 불과한 170만~200만 원 수준이라고 전해졌다. 또 세월호 직원 15명 중 9명이 계약직일 정도로 고용 조건이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1년 남짓의 항해사를 투입한 점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2010년부터 경영난을 겪은 청해진해운은 지난해에만 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선장 급여, 계약직이었다니 충격이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계약직 선장에 달려있었다니”, “계약직 선장이 책임감이 있을 리가”라며 충격을 드러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세계의 창] 차베스, 호민관·독재자 엇갈린 평가…마두로, 황태자서 ‘짝퉁 차베스’ 전락

    ‘민중의 호민관’, ‘남미 좌파의 거두’, ‘독재의 현신’…. 우고 차베스(1954~2013)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바라본 다양한 시각이다.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14년간 장기 집권한 그는 1998년 첫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내리 세 번이나 연임에 성공한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다. 1992년 동료 장교들과 일으킨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뒤 “모든 것을 홀로 책임지겠다”는 책임감 있는 태도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다. 사회주의 계열 정당들과 연대해 좌파연합인 애국전선(PP)을 결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56%가 넘는 지지를 받아 대권을 거머쥐었다. 2002년, 쿠데타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틀 만에 복귀했다. 석유로 벌어들인 돈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여 민심을 샀다. 형편이 어려운 좌파 국가들에 국제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원유를 공급했다. 외국 기업을 국유화하는 등 시장원칙을 무시하고 언론을 압박해 민주주의를 역행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 골반에서 종양이 발견된 후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12월 암 치료를 받으러 쿠바로 떠난 뒤 사망했다. 집권 1년여 만에 반정부 시위 등으로 코너에 몰린 니콜라스 마두로(52) 대통령은 차베스의 후계자를 자처한다. 1980년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감옥에 갇혀 있던 차베스를 도우면서 그의 정치 인생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차베스의 변호 팀을 이끌었던 9세 연상의 변호사 실리아 플로레스와 결혼했다. 1998년 차베스의 대통령 당선 이후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려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외교장관 당시 차베스의 ‘입’ 역할을 맡아 미국 등과 대립각을 세웠다. 차베스가 4선에 성공한 뒤 부통령에 뽑혀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됐다. 암 치료를 위해 쿠바로 떠나기 전 차베스는 “내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 대선 때 꼭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뽑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내치와 외교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두로는 카리스마 부족 등으로 ‘차베스의 짝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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