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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진정한 호강/최광숙 논설위원

    몇 달 전 쉬는 날을 이용해 잠시 회사에 다녀갔던 초등학교 3학년 조카가 일기장에 “이모는 회사에서 호강하고 있었다”고 쓴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던 적이 있다. 웬 호강? 학교 교실 자신의 작은 책상과 비교해 책꽂이, 노트북이 놓여진 나의 큰(?) 책상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 커피에 초코파이, 사탕과 같은 간식거리까지 봤으니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얼마 전 그 조카가 나의 손톱을 ‘꽃단장’해 줬다. 은빛 바탕에 황금빛의 크고 작은 물방울이 알알이 박힌 매니큐어 스티커를 내 손톱에 붙여준 적이 있다. 요즘 손톱에 매뉴큐어를 예쁘게 칠한 뒤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유행인데 그 네일 아트의 ‘짝퉁’인 셈이었지만 그런대로 예뻤다. 주말 집에 놀러온 조카가 알로에를 사 왔다. 호기심이 많은지라, 책에서 알로에를 갈아서 마사지를 한다는 내용을 읽고 직접 실행에 옮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덕분에 마사지 혜택을 받아보지 못한 푸석푸석한 얼굴이 조카 덕분에 뽀송뽀송해졌다. 호강이 뭐 별건가. 요즘 조카 덕분에 ‘호강’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책꽂이]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 두 번째 이야기 (홍인희 지음, 교보문고 펴냄) 레저문화 발달로 각광받고 있는 강원도. 그 강원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첫 책에서 강원도 명소와 유명인을 연결지었던 저자가 이번엔 강원도가 배출한 문인, 장군, 여성 등을 소개했다. 1만 5000원. 빌 브라이슨의 유쾌한 영어수다 (빌 브라이슨 지음, 박중서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영어는 세계적 언어다. 그런데 실은 촌것들이나 쓰는 말이었다. 그렇게 경멸받았던 말이 어떻게 살아남았고, 생존을 뛰어넘어 어떻게 세계적 언어가 됐는지 추적했다. 물론 빌 브라이슨 특유의 독설 듬뿍 담은 유머로. 1만 9000원. 왜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 (이케다 준이치 지음, 서라미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혁신 기업들은 모두 미국산이다. 일본 IT 전문가인 저자가 왜 IT 혁신이 미국에서 일어나는지 추적했다. 맞닥뜨린 것은 1960년대 히피문화, 저항문화였다. 1만 4000원. 이것이 힉스다 (리사 랜들 지음, 이강연 등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힉스, 떠들썩하다. 그런데 사실 뭔지 잘 모르겠다.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100쪽 가까운 분량으로 간략하게 힉스에 대해 얘기해뒀다. 9000원.
  • [책꽂이]

    범애와 평등(박희병 지음, 돌베개 펴냄) 조선 후기 실학자로서 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를 보였던 담헌 홍대용. 흔히 북학파의 선구자로 여겨진다. 그런 실학이 그렇게도 혁신적이었더라는 반문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가장 새롭게 재조명되는 인물이 홍대용이다. 국문학 연구자인 저자는 홍대용이 장자와 묵자를 수용했고 특히 묵자의 겸애를 확장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홍대용이 확장한 겸애를 저자는 범애(汎愛)라 지칭한 뒤 완전히 새로운 사회사상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한다. 2만 5000원. 오래된 서울(최종현·김창의 지음, 동하 펴냄) 서울의 역사는 얼마나 됐을까. 대체로 조선의 수도로 정해진 이래 600년으로 본다. 저자들은 경복궁 서북쪽 어느 한 귀퉁이가 고려시대 남경 행궁 자리라고 추정하면서 900년으로 정했다. 그 900년 역사가 묻어 있는 서울 곳곳을 일일이 답사해 기록으로 옮겼다. 2만원. 자연모방(마크 챈기지 지음, 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펴냄) 언어와 음악은 어디서 기원했는가 하는 의문을 다룬다. 신경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이 진화해서 언어와 음악이 나왔다는 주장 대신 언어와 음악이 인간에게 맞게 진화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인간의 뇌에 맞게 진화하기 위해 언어는 자연을 흉내내고, 음악은 인간의 동작 같은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1만 6000원. 미국 문화 500년 로마를 훔치다(최용식 지음, 로마의꿈 펴냄) 모든 미국 문화의 뿌리가 실은 고대 로마 공화정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정치체제는 로마 공화정을 따왔고, 절대적 개인주의도 고대 로마의 유산이다. 1만 7500원.
  • [어린이 책꽂이]

    오줌싸개 왕자(귀뒬 글, 클로드 뒤부아 그림, 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펴냄) 눈부시게 아름다운 궁전과 자신만을 사랑하는 임금과 왕비, 다정한 유모까지. 이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한 왕자의 고민은 무엇일까. 잘 때 오줌싸지 않기다. 우리나라의 만 5세 아이 열 명 중 두 명이 야뇨증을 앓는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1만 1000원. 흰 돌고래(질 르위스 지음, 정선운 옮김, 꿈터 펴냄) “흰 돌고래는 저 멀리 있는 엄마가 보내온 신호”라고 믿는 소녀 카라. 영국의 한 작은 어촌마을에서 카라와 남자친구 펠릭스가 상처 입은 새끼 돌고래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사건을 다뤘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기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버린 상태다. 수의학을 전공한 작가가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해 야생동물을 통해 사랑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1만 3800원.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김미희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부모와 사춘기 아들, 딸이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눌 때 말머리가 될 만한 이야기들을 그려모은 청소년 시집. 1980년대에 사춘기를 겪은 아빠 철수와 엄마 영희. 그리고 2010년대를 살아가는 아들 가람과 딸 여울의 이야기가 독특한 형식으로 전개된다. 엄마는 아침마다 ‘외계인’ 같은 아이들에게 로션을 발라준다. 유쾌하고 발랄한 소통을 다뤘다. 8000원.
  • [어린이 책꽂이]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박현희 글, 김민주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물질적 행복지수에 비해 상당히 낮다. 이 책은 돈의 유래에서부터 소비와 경제 원리를 설명한다. 궁극적으로 현명한 소비란 무엇인지 얘기한다. ‘어린이 행복수업’시리즈(4권)의 1권. ‘어떡하지, 난 꿈이 없는데’(2권), ‘왜 맛있는 건 다 나쁠까’(3권), ‘왜 사이좋게 지내야 해’(4권)는 각기 다른 직업 찾기와 먹을거리의 진실, 진짜 행복에 대해 설명한다. 8500원. 말더듬이와 마법(한박순우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 뚱뚱하고 의욕도 없지만 늘 사랑에 빠지고 싶은 보람이, 누명 쓴 친구를 끝까지 믿어 주는 달해…. 공부방 선생님 출신의 작가가 ‘은행나무 공부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아이들의 삶을 담았다. 낙후된 소외지역의 공부방을 화해와 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8500원. 스갱 아저씨의 염소(알퐁스 도데 글, 에릭 바튀 그림, 강희진 옮김, 파랑새 펴냄) ‘별’, ‘마지막 수업’으로 유명한 알퐁스 도데의 글에 강렬한 색채를 지닌 에릭 바튀의 그림을 입혔다. ‘풍차방앗간에서 온 편지’에 담긴 우화가 원작. 주인공인 어린 염소 블랑께뜨는 스갱 아저씨에게 자신을 싱싱한 풀과 예쁜 꽃이 가득한 산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아저씨는 산에는 염소를 잡아먹는 늑대가 있다며 걱정한다. 자유에 따르는 책임에 대해 되묻는 책. 1만 2000원.
  • [책꽂이]

    리콴유와의 대화(톰 플레이트 지음, 박세연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저자는 학계와 언론계를 오가며 아시아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미국 칼럼니스트. 리콴유, 마하티르 모하마드, 반기문 등 아시아 대표 지도자들을 줄줄이 인터뷰해 ‘아시아의 거인들’이란 시리즈 책을 펴내고 있다. 그 첫 권이 리콴유다. 널리 알려졌듯 개발 독재로서 박정희를 높게 평가하고 아시아에서 서구식 민주주의가 가능한가를 두고 김대중과도 포린어페어지를 통해 논쟁을 벌였던 싱가포르의 국부다. 저자의 가장 큰 장점은 유쾌함. 서양인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데다 인터뷰의 현장감을 고스란히 살려뒀다. 리콴유의 업적에 대한 존중 때문에 그의 주장을 경청하면서도 리콴유가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아마 공화당원이 됐을 것이라고 은근히 놀려 먹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1만 5000원. 삼현수간(장주식 지음, 한국고전번역원 펴냄)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세 사람이 이십대 때부터 죽을 때까지 서로 주고받았던 편지 모음을 번역해 둔 것이다. 소소하게 정을 나누는 장면들뿐 아니라 철학적 주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 세상을 경영해야 하는 경세가의 고민 등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 1만원. 유교 탄생의 비밀(김경일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로 한 차례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저자는 갑골문 문석을 통해 유학은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주장을 편다. 유(儒)자 자체가 비를 바라는 원시 기복 신앙에서 기원한 것으로 간주하면서 거대한 문화적 흐름이 어느 정도 정착된 뒤에서야 역사적 기원을 부여하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1만 7800원. 바이러스행성(칼 짐머 지음, 이한음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바이러스는 결코 소독되지 않는다. 우리 인간 자체가 이미 100가지가 넘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균주의 숙주로 살아간다. 이들은 늘 돌연변이를 만들어 낸다. 딱딱할 수 있는 과학 얘기를 재밌게 풀었다. 1만 3000원.
  • [책꽂이]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오풍연 지음, 북오션 펴냄) 매일 새벽 2시 30분 일어나 써왔던, 일상의 자그마한 일들에 대한 감흥을 담은 짤막한 에세이들 200여편을 한데 모았다. 1만 2000원.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리처드 포츠 등 지음, 배기동 옮김, 주류성 펴냄) 인간이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600만년 전 두 발로 서고, 260만년 전 석기를 만들고, 80만년 전 두뇌가 커지기 시작하고, 10만년 전 혁신을 이뤄내기 시작한 인간의 뿌리를 추적한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지침서다. 2만 5000원. 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윤강준 지음, 자유롭게 펴냄) 강남베드로병원장으로 스스로도 디스크 환자였던 저자가 자신의 치료기법과 노하우를 담았다. 1만 5000원. 도란도란 책모임(백화현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저자는 10년동안 책읽기 모임을 꾸려온 중학교 국어 교사. 그 10년의 경험을 담아서 아이들을 어떻게 책과 친숙하게 지내게 할 수 있는지, 이를 위해 학교 도서관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상세하게 담았다. 1만 5000원. 경북의 종가문화2(최은주 등 지음, 예문서원 펴냄)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종가문화 명품화 사업’의 일환으로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에서 내놓은 교양서 시리즈 두 번째다. 모두 8권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보백당 김계행 종가, 허백정 홍귀달 종가, 호수 정세아 종가 등 여덟 종가 얘기를 담았다. 각권 1만 7000~2만 4000원.
  • [책꽂이]

    파워 오브 아트(사이먼 사먀 지음, 김진실 옮김, 아트북스 펴냄)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BBC와 손잡고 만든 방송프로그램을 EBS가 8부작 프로그램으로 방영하면서 크게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 카라바조, 베르니니, 렘브란트, 다비드, 터너, 반 고흐, 피카소, 로스코 등 위대한 예술가 8명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았다. 2008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2만 6000원. 한국인이 좋아하는 밥상(이밥차요리연구소 지음, 그리고책 펴냄) 이밥차,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진짜 2000원이라기보다 그만큼 부담 없이 편안한 재료로 손쉽게 따라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이번 책에서는 가장 흔히 이용하는 메뉴들을 엄선했다. 1만 8800원. 웃음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박성호 등 지음, 예담 펴냄) 요즘 가장 잘나간다는 KBS 개그콘서트의 다섯 개그맨인 박성호, 김준호, 김원효, 최효종, 신보라의 얘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끝에 붙은 서수민 PD의 평이 재밌다. 재밌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는 박성호, 선후배가 함께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드는 김준호, 럭비공 같은 의외성에다 진득함까지 갖춘 김원효, 감이 오면 막 달려 나가는 폭주기관차 최효종, 노래에다 연기, ‘똘기’까지 갖춘 완벽한 개그맨 신보라. 1만 3000원. 일과 인생에 불가능은 없다(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청림출판 펴냄) 가난했기에 열심히 살았고, 몸이 약했기에 남에게 일을 부탁하는 법을 배웠고, 못 배웠기에 누구에게나 배우려고 했다는 일본 경영의 신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어록집이다. 노동자 정리해고를 반대하고, 주5일 근무제를 앞장서서 도입하고, 마쓰시다정경숙을 설립해 인재를 양성하는 등 고집스러운 경영을 해 온 그의 면모가 드러난다. 모두 3권으로 2권은 ‘사업에 불가능은 없다’, 3권은 ‘경영에 불가능은 없다’다. 각권 1만 3000원. 책인시공(정수복 지음, 문학동네 펴냄) 책을 펴자마자 맞닥뜨리는, 17개 조항으로 이뤄진 ‘독자권리장전’에서부터 웃음이 나온다. 제목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얘기다. 자신의 경험에다 국내외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다 버무려 놨다. 1만 4000원.
  • [책꽂이]

    근대영국헌정 (이태숙 지음, 한길사 펴냄) 헌정사의 관점에서 영국을 살폈다. 영국인들은 스스로 세련된 맛이 부족하고 무뚝뚝하며 차가워 살갑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실하고도 훌륭한 정치체제를 통해 세계 패권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대단했다. 영국 헌정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정된 헌법전이 없다는 점이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텅빈 공간이다보니 논의가 확산됐고 많은 얘기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래저래 중심을 잡아왔다는 것이다. 보수주의의 원조인 에드먼트 버크, 최초의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을 거쳐 영국 헌정체제를 가장 엉망으로 망쳐놨다 평가받는 마거릿 대처까지, 영국 헌정 체제에 대한 논란을 담았다. 3만원. 숫자의 문화사 (하랄트 하르만 지음, 전대호 옮김, 알마 펴냄) 행운의 수, 불행의 수, 마법의 수, 성스러운 수. 그냥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는 수를 둘러싸고 각 문화권마다 다양한 금기나 관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 금기나 관습이 생겨나게 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숫자 개념이라는 것이 각 문화권에서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왔는지를 추적해뒀다. 옛 아메리카, 유대인, 고대 유럽, 인도-아라비아 숫자, 중구문화권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1만 3500원. 니체 자서전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성균 옮김, 까만양 펴냄) 니체가 예나 정신병원에 있을 1889년 직접 써서 밀반출한 뒤 1927년 영어 번역본이 출간된, 그럼에도 이런저런 사연으로 니체의 육필 원고가 분실되면서 위작논란에 휩싸인 책이다. 2만원.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유승호 글, 가쎄 펴냄) 유엔이 실시하는 삶의 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덴마크 관찰기다. 유럽은 복지 때문에 썩어 문드러지는 곳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정치면에서는 종북좌파라 욕하고, 경제면에서는 나라 살림 거덜낼 포퓰리즘이라 씹는 보수언론도 간혹 기획특집기사에서는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곳으로 묘사하니까.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의 기준이 뭘까에 대해 먼저 얘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저자가 현지 덴마크인들에게 직접 들어서 구성했다. 1만 2000원. 실천윤리학 (피터 싱어 지음, 황경식·김성동 옮김, 연암서가 펴냄) 생명윤리 문제를 다루면서 낙태 찬성, 안락사 지지 등을 표방해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저자가 윤리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해뒀다. 기후변화, 테러, 시민불복종의 문제 등을 다루면서 어떻게 하면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2만 5000원.
  • [어린이 책꽂이]

    달 떠온다 강강술래(한미경 글, 정현지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마을 사람들이 달처럼 둥글게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돈다. “강강술래~.” 고유 민속놀이인 ‘강강술래’를 노랫말과 이야기로 엮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아이, ‘남생이’가 강강술래를 놀려고 나서는 여정을 다뤘다. 엄마 잃고 우는 아기, 청어 엮는 아주머니, 쥐와 씨름하는 할머니 등을 만나 고아노래, 청어엮기, 쥔쥐잡기의 순서로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강강술래를 벌인다. 1만 1000원. 캥캥캥 우리 형(야마시타 하루오 글, 히로세 겐 그림, 고향옥 옮김, 주니어김영사 펴냄) 여덟 살 난 외동아이가 처음으로 홀로 집을 보는 이야기를 그린 동화. 주인공인 ‘나’는 반려동물인 프렌치 불도그 ‘캥’을 형이라 부른다. ‘캥’은 ‘나’와 단둘이 있을 때만 사람처럼 말을 하고 형처럼 으스댄다. 그런 ‘캥’이 갑작스러운 천둥소리에 놀라 기절한다. “형이 정신을 잃었다”면서 구급차를 불렀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용 그림책. 9500원. 페데는 해적이 되고 싶어(파블로 아란다 글, 에스더 고메스 마드리드 그림, 성초림 옮김, 스콜라 펴냄) 해적이 되는 게 꿈인 엉뚱한 스페인 소년 ‘페데’. 모름지기 해적이란 다리나 팔 한쪽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페데에게 돋보기를 쓰고, 보청기를 사용하는 할아버지는 정체를 숨긴 해적으로 의심받는다. 일곱 살 생일을 맞은 페데는 해적이 탈 것 같은 멋진 고무보트를 선물받고는 의젓하게 행동하기로 결심한다. 스페인 최고 아동문학상인 말라가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다. 소설가 이순원 등의 작품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성초림이 한글로 옮겼다. 9800원.
  • [책꽂이]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 (페르디난트 자입트 지음, 차용구 옮김, 현실문화 펴냄) 중세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에서 도드라지는 두 가지. 하나는 중세를 공정하게 보려 한다. 일단 ‘중세=암흑기’ 공식을 부인한다. 널리 알려진 이 관념은 근대를 선취한 서유럽이 중부유럽을 내려다보는 관점이 반영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중세를 찬양하는 것만은 아니다. 어쨌든 후진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정치사의 복원이다. 아날학파 이후 역사의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거대한 추동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래도 인간 사이의 관계에 깊은 영향을 주는 것은 정치 권력의 문제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으로 1000년 중세사를 관통하고 있는데 파란 눈 서양인들의 옛 중세사를 현대의 동양인이 왜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중세 중부유럽 이야기는 오늘날 유럽연합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고 답하겠다. 3만 2000원. 딕시 (안수훈 지음, 서해문집 펴냄) 미국 보수의 본산, 남부에 대한 관찰 기록이다. 미국 남부 지역이라면 독실하다 못해 지나친 신앙, 엄연한 인종주의 등 ‘촌동네 꼴통’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런 미국 남부가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고 이 때문에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딕시란 노예주(州)와 자유주를 구분하기 위해 그었던 선에서 유래한 개념인데, 노예해방전쟁 당시 북군에 맞섰던 남부 11개 주를 지칭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1만 5000원.
  • [어린이 책꽂이]

    다락방 명탐정(성완 글, 소윤경 그림, 비룡소 펴냄) 먼지 나는 다락방에 탐정 사무소를 차린 주인공 건이. 도깨비들의 의뢰를 받아 숨 가쁜 모험을 펼친다. 건이는 안경을 추어올리며 탐정 흉내를 내기도 하지만 자신을 보고 입맛 다시는 구미호 앞에서 꿋꿋하게 질문할 만큼 당차다. 셜록 홈스나 명탐정 코난을 연상시킨다. 초등학교 저학년용 동화. 우리 옛이야기에 판타지를 입혔다. 제2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다. 8000원. 엄마! 괴물이야(릴리아나 시네토 글, 폴리 베르나테네 그림, 엄혜숙 옮김, 다림 펴냄) “사람 잡아 먹는 괴수들은요?”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엄마는 진공청소기로 먼지와 털복숭이 괴물들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유령들과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는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존재다.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빛과 어둠, 다양한 괴물의 모습을 표현했다. 아르헨티나 작가가 빚어낸 유쾌한 그림책. 1만원. 사이공에서 앨라배마까지(탕하 라이 글, 흩날린 그림, 김난령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 열살 베트남 소녀 ‘하’는 베트남전쟁 중 실종된 아빠를 기다리며 엄마와 오빠 세명과 살고 있다. 오랜 전쟁에 시달리다 배를 타고 베트남을 탈출한 하 가족은 미 앨라배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를 받지만 베트남 전에서 아들을 잃은 워싱턴 부인의 따뜻한 위로가 도움이 되고…. 초등학교 고학년용 성장 소설이다. 지난해 뉴베리상 수상작. 9500원.
  • [책꽂이]

    내 러시아 할머니의 미제 청소기 (메이어 살레브 지음, 정영문 옮김, 시공사 펴냄) 이스라엘 초기 정착민 얘기다. 맨손으로 조국을 개척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일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가 양키 자본주의 아래 성공한 작은할아버지가 보내준 전기청소기를 냉대해버린 사연을 담았다. 닉슨과 흐루시초프 간 ‘키친 디베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인데, 가족의 기억을 익살스럽게 재구성한 저자의 입담이 좋다. 1만 2000원.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문학수 지음, 돌베개 펴냄) 책 제목은 꾹꾹 한 음씩 눌러가며 천천히 연주하라는 뜻.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서, 일간지 문화부 기자로서 맛난 칼럼을 꾸준히 써온 저자의 클래식 즐기기 비결이다. 클래식을 끊임없이 접해오면서 저자가 만났던 작곡가, 연주자, 지휘자 얘기를 인물 중심으로 버무려뒀다. 인물, 음반, 책 내용에다 취재 뒷얘기가 재미있다. 1만 8000원. 완벽한 날들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마음산책 펴냄) 자신의 시를 “세상에 바치는 찬사” 혹은 “작은 할렐루야”라 부르는 미국 시인의 독특한 시집이다. 시집이면 시만 있을 것 같은데 산문이 죽 나열되다 간혹 가다 한 편씩 시가 나오는 방식이다. 수필집, 명상집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유다. 가장 평범한 순간들이 가장 완벽한 날들임을 끊임없이 속삭여준다. 1만원. 일본 온천 료칸 여행 (이형준 글, 즐거운상상 펴냄) 여행 작가로서 추천할만한 일본 온천 30여곳을 골라뒀다. 온천은 그냥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체험이기에 온천의 물 뿐 아니라 그 주변의 즐길거리들도 함께 소개해뒀다. 추천지가 일본 전역에 걸쳐있기 때문에 자기가 여행가려는 부근 온천을 찾아볼 수 있다. 1만 5000원. 새로운 천년의 터 (모성학 지음, 관음출판사 펴냄) 신라말 도선국사, 조선 초 무학대사에 이어 3세대 풍수가라 자임하는 저자가 풍수에 대한 얘기들을 한데 모아 정리했다. 2만 3000원.
  • [책꽂이]

    서양고대철학 1(강철웅 등 지음, 길 펴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각인된 서양 고대철학을 우리 연구자 30명이 우리 입장에서 정리했다. 전반적인 개론서다. 서양고전학연구소와 함께 내는 책으로 모두 2권으로 기획됐고, 1권은 그리스철학의 여명기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까지, 2권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철학을 다룰 예정이다. 3만원. 민주주의의 재발견(박상훈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지난해 안철수 바람 때 사람들이 가장 경악했던 것 가운데 하나는 그가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겨우 중앙당 폐지, 의원 수 축소 같은 방안이었다는 점이다. 새 정치 운운했지만 결국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에만 의존한, 또 하나의 반 정치의 정치 혹은 포퓰리즘이란 냉혹한 평가가 따라붙었다. 그 얘기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힘들고 어렵고 다소 둔중해 보일지라도 왜 정당을 통한 대의민주정치만이 해답일 수밖에 없는지를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1만원. 표창원 보수의 품격(표창원·구영식 지음, 비아북펴냄) 그걸 이제야 알았느냐고 너무 냉혹하게 굴지 않기로 한다. 어쨌든 진짜 보수라면 친북 좌빨 따위의 유치한 주장을 집어치우고 진짜 품격 높은 보수를 해보자고 선언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그가 생각하는 진짜 보수의 모습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 1만 4000원. 일본 언론법 연구(한영학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일본의 과거와 현재의 언론법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 구 언론법제의 절대적 통제 구조, 현행 언론법제에서 표현의 자유와 불합리한 규제 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일본의 언론법제이지만, 공영 방송의 위기나 수신료를 둘러싼 논란 등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만 4000원. 좋은 정부 나쁜 정부(박희봉 지음, 책세상 펴냄) 늘 씹히는 게 정부다. 그래서 정부가 문제 있다는 말은 이제 누구나 쉽게 다 하는 얘기가 됐다. 기업은 월급을 주니 입도 뻥긋하면 안 되고 시민단체는 옳은 말만 하니 그냥 다 정부 탓이다. 저자는 플라톤의 철인정부론에서부터 사회자본론의 공동체정부에 이르기까지 서양역사에서 등장한 10가지 정부 모델에 대해 분석해뒀다. 1만 5000원.
  • [어린이 책꽂이]

    비밀의 강(마저리 키넌 롤링스 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김영욱 옮김, 사계절 펴냄) 미 플로리다 숲속 마을에 사는 문학소녀 칼포니아가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모험담. 퓰리처상을 받은 마저리 키넌 롤링스의 1955년 유작으로, 그의 사후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다. 2011년 미국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 부부가 작품에 새로운 삽화를 그려 넣으며 다시 주목받았다. 디테일 하나까지 정성스럽게 표현했다. 1만 6800원. 호랑이 눈썹(이반디 글, 서현 그림, 한겨레아이들 펴냄) 호랑이 눈썹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내 눈에만 보이는 꼬마 용의 정체는? 어린이만 이해할 수 있는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 네 편으로 꾸몄다. ‘호랑이 눈썹’에선 부모님과 여동생이 집을 비운 사이 찾아온 호랑이가 준 눈썹으로 이상한 경험을 하는 동이의 이야기가 담겼다. ‘여우가 신던 신발’은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구두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감 가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9000원. 별 아기의 여행(이원수 글, 김태연 그림, 현북스 펴냄) 여덟 편의 동화가 들려주는 사랑과 평화, 그리고 희망의 노래. 어린이 문학의 큰 별인 이원수 선생이 1950~1970년대에 발표한 이야기들을 묶었다. 해방과 6·25전쟁,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소외받는 아이들의 얘기를 담았다. 단편 ‘별 아기의 여행’ 속 주인공들은 모두 아이지만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새엄마를 맞기도 하고, 친구와 사소한 다툼을 벌였다는 이유로 부모의 일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다. 1만 1000원.
  • [책꽂이]

    내 인생의 작전타임(정은일 지음, 함께북스 펴냄) 살다 보면 한 번쯤 리더의 지위에 오르게 된다. 그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담았다. 일단 전문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등산모임 리더라면 길이라도 하나 더 알아야 한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잘 설득해서 이끌고 나가야 한다. 셋째 부하의 능력을 보고 권한을 위임해줄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잘난 척으로 다 끼어드는 건 리더의 요건이 아니다. 저자는 지위만 차지한다고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1만 4000원. 북경일기(송훈천 지음, 서교출판사 펴냄) 저자는 1992년 한·중수교 이전 적성국으로 분류됐던 중국에 들어가 현대자동차 중국 초대 지사장을 지냈고, 외환위기 직후 현대차를 떠나 개인 사업을 벌이면서 20여년 동안 중국에 살았다. 이 20여년의 경험을 소소한 것까지 빠뜨리지 않고 한데 묶어냈다. 1만 5000원. 카북(자일스 채프먼 책임편집, 신동헌 등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재규어, 르노, 포르셰, 시트로엥, 푸조, 스즈키, 도요타, 벤츠 등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의 역사와 차종 등을 화려한 컬러도판과 함께 실었다. 시대순으로 배열됐는데 간간이 당대의 시대상황을 적어넣어 뒀다. 책임편집자가 자동차전문지 편집자였고, 번역자들 역시 국내 자동차 전문지 기자들로 구성됐다. 으르릉대는 엔진과 유선형으로 부드럽게 빠진 몸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호성을 지를 만한 책이다. 5만원. 그림책, 한국의 작가들(김지은 등 지음, 시공주니어 펴냄) 2009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 참가한 29명의 작가를 소개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그림책이 일정 정도의 수준에 올랐다는 평은 많음에도 그림책 자체는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풍의 그림책들이 있고, 그들이 그림책을 대하는 자세는 어떤 것인지 등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2만 3000원.
  • [책꽂이]

    엄마도 상처받는다(이영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아이들을 키울 때 인내를 가지고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려주라는 조언을 끊임없이 듣는다. 그러나 모든 관계는 상호적인 법. 아이들을 독립시켜주기 위해서는 부모도 자식에게서 독립해야 한다. 서울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으로 수년간 부모와 자녀들을 상담해온 저자는 사춘기는 아이가 독립하는 시기일 뿐 아니라 부모도 독립해야 하는 시기임을 강조한다. 1만 3000원 총각정신(김태우 지음, 올림 펴냄) 자그마한 청과물가게 ‘총각네 야채가게’를 열어 하나의 기업 ‘자연의 모든 것’으로 발돋움시킨 이영석 대표. 그의 곁에는 커지는 사업 확장에 맞춰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틀어쥔 저자가 있었다. 직원 교육 그 자체에 목숨을 걸고 덤비면서 조직을 키우고 안정화시키기까지 이야기들을 담았다. 1만 3000원. 카스트라토의 역사(파트리크 바르비에르 지음, 이혜원 옮김, 일조각 펴냄) 고귀한 신의 노래를 여자가 부르게 할 수는 없다 해서 만들어진 존재, 그러니까 남성을 제거해 고음을 낼 수 있도록 한 남자가수가 카스트라토다. 중세 시절에나 있었을 법한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이들이 있다. 그들의 얘기를 다뤘다. 2만원. 창밖 뉴욕(마테오 페리콜리 지음, 이용재 옮김, 마음산책 펴냄) 건축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7년간 살던 미국 뉴욕의 집을 떠나면서 느낀 ‘창밖 풍경을 잃는 아쉬움’을 그림으로 담았다. 영화감독 노라 에프런, 무용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등 유명 인사 63인의 집에 있는 크고 작은 창틀로 바라본 뉴욕이다. 저자의 그림에 문화예술인들은 감정의 편린을 덧댄다. 소낸버그는 허드슨 강과 저녁노을에 기뻐하고, 보거트는 세계를 연결한 하늘을 이야기한다. 책 표지를 창틀처럼 만든 섬세함이 돋보인다. 1만 5000원.
  • [어린이·청소년 책꽂이]

    잘 자라라 내 마음(윤아해 글, 이영림 그림, 스콜라 펴냄) 쑥쑥 자라는 내 마음의 나무는 어떻게 생겼을까.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자책하는 준이, 어떤 일도 잘할 자신이 없다. 그럴 때마다 마음 속 나무 ‘쑥쑥이’는 “그림은 네가 제일 잘 그린다”며 용기를 돋운다. 자존감의 기초가 되는 자기 인식, 자기 조절, 자기 동기화, 공감, 대인관계 등을 다룬다. 1만원. 아만다는 책만 좋아해!(모 윌렘스 글·그림, 정미영 옮김, 살림 펴냄) 미국 최고 삽화상인 칼 데콧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모 윌렘스의 신간. 의젓한 소녀 아만다가 귀염둥이 악어 인형과 펼치는 생각놀이다. 책을 좋아해 늘 책을 끼고 사는 아만다를 바라보며 악어 인형은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아만다가 책보다 나를 좋아하지?”, ‘너무 싸잖아’ 등 아만다와 악어 인형에 얽힌 6개의 단편을 통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존재의 가치를 되새긴다. 1만 2000원.
  • [책꽂이]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김태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복지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재정문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다. 필요 없는 낭비는 과감히 줄여야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한다. 그러니까 국가 재정 문제라는 게 단순히 플러스, 마이너스를 따져 숫자상으로 적당히 균형을 잡는 게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정책적 우선순위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차원에서 재정 문제에 대한 논란과 해법을 짚었다. 1만 5000원. 동자문(이토 진사이 지음, 최경열 옮김, 그린비 펴냄) 저자는 17세기 일본 에도시대 고의학(古義學)파의 창시자다. 고의학이란 주희의 성리학을 너무 추상적이라 비판하면서 공자와 맹자의 원뜻을 찾아 물은 뒤 실생활에서 기꺼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의학은 이후 일본 유학의 독자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자의 논어를 풀이한 것인데, 어린 동자가 묻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꾸며져 동자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출판사가 내놓는 이토 진사이 선집 가운데 1권으로 앞으로 ‘논어 고의’, ‘맹자 고의’ 등이 번역돼 선보일 예정이다. 2만 3000원.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매튜 크렌스 등 지음, 서복경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란 표현이 뭔가 세련된 느낌을 주는 시대다. 그런데 자유주의 정치학자 2명이 함께 쓴 이 책에서 저자들은 시민을 고객으로 전락시킨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조목조목 지적한다. 대중민주주의에서 개인민주주의로 바뀌었는데, 권리를 지닌 유권자가 서비스를 돈 내고 쓰는 소비자로 바뀐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주장이다. 2만 3000원. 일기로 본 조선(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 펴냄) 12편의 일기를 통해 조선사회를 들여다본다. 가령 병자일기는 병자호란 때 피란길에 오른 남평 조씨의 일기인데 3년여간의 피란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일들을 꼼꼼하게 다 기록해 뒀다. 이외에도 아버지의 엄명으로 무려 68년간 일기를 쓴 노상추의 ‘노상추일기’, 17세기 중앙 정계와 지방 유생의 동향을 알 수 있는 ‘계암일록’ 등이 흥미롭다. 2만 3000원. 이것이 민주주의다(김비환 지음, 개마고원 펴냄) 오늘날 누구나 바람직한 가치로 입에 올리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강의체 문투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나갔다. 눈에 띄는 부분은 유교적 전통과 민주주의의 접합 가능성을 모색하는 마지막 부분. 사림의 공론정치, 유교적 헌정주의, 충서 가치의 재발견 등을 언급하고 있다. 2만 2000원. 적군파(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지음, 임정은 옮김, 교양인 펴냄) 20대 초반 젊은이들 몇이서 세계혁명을 기획했다. 적군파라 불렸다. 여기까지는 농담하냐고 비웃어주면 된다. 그런데 이들은 한 산장에 틀어박혀서는 19명의 동지가 12명의 동지를 찔러 죽이는 참극을 벌였다. 특별한 이유도, 배경도 없다. 이 사건 이후 일본 좌파 학생운동이라는 표현은 완전히 소멸해 버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적군파를 악마화하는 대신 사회심리학적으로 추적했다. 1만 6000원.
  • [책꽂이]

    중국근현대사 1~4(요시자와 세이이치로 등 지음, 정지호 등 옮김, 삼천리 펴냄) 청나라 말기인 19세기부터 1971년까지를 ‘청조와 근대 세계’ ‘근대 국가의 모색’ ‘혁명과 내셔널리즘’ ‘사회주의를 향한 도전’ 등 4권으로 정리했다. 일본 이와나미서점이 기획해 소장 연구자들이 집필에 참여한 이 책은 모두 6권으로 기획됐고 이번에 4권이 먼저 나왔다. 청나라에서 붉은 중국을 거쳐 자본주의 국가로 전향한 현재의 중국까지 연속적으로 파악하는 관점 아래 쓰인 통사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체적 흐름을 하나로 총괄하면서 민족국가 건설, 즉 ‘네이션 빌딩’ 과정으로 파악하는 대목이다. 이 개념이 한국에선 독재를 미화하는 우익 역사 진영에서 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묘하게도 좌파의 비판적 시각으로 연결된다. 역시 중요한 건 번드르르한 개념이 아니라 상식적인 균형 감각이다. 각 권 1만 5000원. 시사에 훤해지는 역사(남경태 지음, 메디치 펴냄) 역사가 흥미로운 까닭은 현재를 보다 더 잘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혹은 그들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결국 역사에서 연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너무나 성공적이었던 중앙 집권의 역사, 그리고 이 때문에 시민의식이나 혁명의 개념이 들어서기 어려웠다는 역설 등 오늘날 한국 사회를 비춰 볼 수 있는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 준다. 저자의 문투는 요즘 유행어로 치자면 완전 돌직구다. 우리 역사라 해서 두둥실 띄우고 꽃 장식 둘러 주고 하는 짓 따윈 하지 않는다. 1만 4000원. 아웅산 수치 평전(피터 폽햄 지음, 심승우 옮김, 왕의서재 펴냄) 너무도 유명한, 그리고 곧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다룬 책이다. 영국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독재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고 스스로 형극의 길을 걸어간 한 여인의 삶을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진 영국 기자인 저자가 생생하게 기록한 글이다. 2만 5000원. 크랙 캐피털리즘(존 홀러웨이 지음, 조정환 옮김, 갈무리 펴냄) 권력을 장악하는 것보다는 자본주의 체제에 균열을 내고 그 균열을 키우고 늘림으로써 급진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본에 종속된 노동과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행위를 구분한 뒤 노동 대신 행위에 기대를 걸면서 이를 어떻게 널리 퍼뜨릴 것인가에 대해 논한다. 부록에는 마이클 하트와 벌인 서신 논쟁을 붙여 뒀다.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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