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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즈 혈액 수혈 329명,감염여부 모른채 행적묘연

    후천성면역결핍증, 이른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으로부터 수혈받은 사람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가 질병관리본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 HIV 확진자가 과거에 헌혈했던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관련 기관 간 협력 미비로 시간이 지체되는 등 허점이 많았다. 2010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조사 대상 총 1928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38건(53.8%)이 조사 기간인 65일을 넘겼다. 심지어 365일 이상 조사가 지연된 사례도 81건이나 됐다. 조사가 늦어지면서 수혈자와 연락이 끊기거나 수혈자가 사망하는 등 HIV 감염 여부를 알아내지 못하고 조사를 끝낸 경우도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기간 중 조사를 끝낸 1448건에서 1129건은 음성 판정을 내리는 등 HIV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329건은 혈액출고대장 같은 기록물 폐기, 의료기관 폐업, 수혈자 연락 불능, 채혈 거부 등의 이유로 수혈을 통해 HIV에 걸렸는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 불가 처리했다. 가령 2010년 1월 28일 HIV 확진자 혈액 수혈자의 수혈 사실을 같은 해 2월 5일 확인했지만 720일이 지난 2012년 1월 26일이 돼서야 수혈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바람에 연락이 닿지 않아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를 종결했다. 복지부는 지자체 보건소가 조사를 지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과 혈액 출고기록을 10년 이상 보존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질병관리본부에 지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에이즈 바이러스’ 수혈 329명 감염 여부도 모른 채 오리무중

    후천성면역결핍증, 이른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으로부터 수혈받은 사람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가 질병관리본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 HIV 확진자가 과거에 헌혈했던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관련 기관 간 협력 미비로 시간이 지체되는 등 허점이 많았다. 2010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조사 대상 총 1928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38건(53.8%)이 조사 기간인 65일을 넘겼다. 심지어 365일 이상 조사가 지연된 사례도 81건이나 됐다. 조사가 늦어지면서 수혈자와 연락이 끊기거나 수혈자가 사망하는 등 HIV 감염 여부를 알아내지 못하고 조사를 끝낸 경우도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기간 중 조사를 끝낸 1448건에서 1129건은 음성 판정을 내리는 등 HIV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329건은 혈액출고대장 같은 기록물 폐기, 의료기관 폐업, 수혈자 연락 불능, 채혈 거부 등의 이유로 수혈을 통해 HIV에 걸렸는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 불가 처리했다. 가령 2010년 1월 28일 HIV 확진자 혈액 수혈자의 수혈 사실을 같은 해 2월 5일 확인했지만 720일이 지난 2012년 1월 26일이 돼서야 수혈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바람에 연락이 닿지 않아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를 종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약 시험 내몰린 청년 백수

    이우람(29·가명)씨의 팔에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다. 간호사는 매 시간 채혈을 해 갔다. 멍하니 병상에 누워 있던 30명의 남자들은 그때마다 익숙한 듯 팔을 내밀었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 현장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회사들이 흔히 ‘제네릭’이라 불리는 복제 의약품의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생체 실험이다. 이씨는 무릎 담요를 덮고 귀마개를 꽂은 채 토익 책을 폈다. 주위 몇몇도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문제집을 꺼내 들었다. 이씨는 서글픔과 안도감이 뒤섞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2004년 최고 명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씨의 집안은 부유했다.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분주하게 오가는 사이 2년이 흘렀다. 거듭된 낙방에 그는 취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회사는 드물었다. 그나마도 낮은 학점과 영어 점수 탓인지 서류전형에서부터 막혔다. 점점 조급해졌다. 가정도 삐걱거렸다. 아버지는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했다. 4살 터울 여동생도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집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한명도 없게 됐다.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에 대해 들은 건 그즈음이었다. 편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시판 중인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제네릭을 투약해 두 제제가 몸에서 흡수되는 속도와 양(생체 이용률)이 같은지를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약을 먹고 피를 몇 번 뽑는다고 했다. 몸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생동성’을 치자 수십개의 일자리가 쏟아졌다. 30만~100만원으로 수당도 많았다. 몸이 상할까 봐 찜찜해했던 감정도 잠시였다. 비슷한 또래의 남자 30명이 병원에 모여 함께 고혈압 치료제를 먹고 시간마다 피를 뽑았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소개서를 쓰고 토익 공부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씨는 이틀 동안 10차례 피를 뽑고 35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두 번째로 또 약을 먹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생동성 시험 기관은 전국적으로 40곳이 있다. 약의 부작용 등을 알아보려는 제약회사나 의료기관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는 201건이다. 생동성 시험 한 건당 24~50명이 피험자로 참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5000~1만명 정도가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체 건강하고 3개월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어 피험자는 대부분 20대 남자다. 취업 전쟁에 지친 이씨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이 서른 먹고 부모님한테 손 벌릴 수는 없잖아요. 몸에 별로 나쁘지 않대요. 어디 가서 하루에 35만원을 벌겠어요. 먹고 자고 피만 뽑으면 되는 건데…. 사람들이 말하는 ‘마루타’ 그런 거 아니에요. 규정상 3개월에 딱 한 번밖에 못 해서 오히려 아쉬운걸요.”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신약 실험 내몰린 청년 백수

    이우람(가명·29)씨의 팔에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다. 간호사는 매 시간 채혈을 해 갔다. 멍하니 병상에 누워 있던 30명의 남자들은 그때마다 익숙한 듯 팔을 내밀었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 현장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회사들이 흔히 ‘제네릭’이라 불리는 복제 의약품의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생체 실험이다. 이씨는 무릎 담요를 덮고 귀마개를 꽂은 채 토익 책을 폈다. 주위 몇몇도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문제집을 꺼내 들었다. 이씨는 서글픔과 안도감이 뒤섞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2004년 최고 명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씨의 집안은 부유했다.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분주하게 오가는 사이 2년이 흘렀다. 거듭된 낙방에 그는 취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회사는 드물었다. 그나마도 낮은 학점과 영어 점수 탓인지 서류전형에서부터 막혔다. 점점 조급해졌다. 가정도 삐걱거렸다. 아버지는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했다. 4살 터울 여동생도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집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한명도 없게 됐다.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를 들은 건 그즈음이었다. 편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시판 중인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제네릭을 투약해 두 제제가 몸에서 흡수되는 속도와 양(생체 이용률)이 같은지를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약을 먹고 피를 몇 번 뽑는다고 했다. 몸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생동성’을 치자 수십개의 일자리가 쏟아졌다. 30만~100만원으로 수당도 많았다. 몸이 상할까 봐 찜찜해했던 감정도 잠시였다. 비슷한 또래의 남자 30명이 병원에 모여 함께 고혈압 치료제를 먹고 시간마다 피를 뽑았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 중엔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토익 공부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씨는 이틀 동안 10차례 피를 뽑고 35만원을 챙겼다. 그리고 지난달 두 번째로 또 약을 먹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생동성 시험 기관은 전국적으로 40곳이 있다. 약의 부작용 등을 알아보려는 제약회사나 의료기관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는 201건이다. 생동성 시험 한 건당 24~50명이 피험자로 참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5000~1만명 정도가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체 건강하고 3개월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어 피험자는 대부분 20대 남자다. 취업 전쟁에 지친 이씨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이 서른 먹고 부모님한테 손 벌릴 수는 없잖아요. 몸에 별로 나쁘지 않대요. 어디 가서 하루에 35만원을 벌겠어요. 먹고 자고 피만 뽑으면 되는 건데…. 사람들이 말하는 ‘마루타’ 그런 거 아니에요. 규정상 3개월에 딱 한 번밖에 못 해서 오히려 아쉬운걸요.”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갑상선 기능이상증

    [Weekly Health Issue] 갑상선 기능이상증

    최근 들어 갑상선 기능에 문제를 가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진단 기술이 발달해 예전에는 찾기 어려운 병증까지 속속들이 찾아내는 것이 환자 증가의 한 요인일 것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특별하게 환자가 많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사와 신체활동, 성장 발육에 중요한 호르몬을 생산하는 갑상선의 이상은 관련 신체 기능의 퇴조로 이어져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가뜩이나 갑상선암이 늘어 많은 이들이 불안해 하는 터라 갑상선 기능이상증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갑상선 기능이상증에 대해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김경래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갑상선은 어떤 기관인가. -갑상선은 나비 모양의 내분비선으로, 목의 앞부분 중앙에 위치하며, 목젖 아래에서 쇄골 사이에 ‘V’자 모양으로 자리잡은 기관이다.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이 인체 대사를 촉진하고, 세포에서 에너지와 열을 생산하는가 하면 체온과 대사 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갑상선호르몬은 또 신체의 성장·발육에 필수적이어서 태아와 신생아의 성장·발달을 도울 뿐 아니라 성장기 소아의 신체와 두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성장기에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기능저하증이 있으면 특히 성장장애가 동반되며, 태아나 신생아의 경우 지능에도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한다. 정상 갑상선은 육안으로는 구별이 어렵고, 잘 만져지지도 않지만 기능에 이상이 있어 비대한 상태가 되면 윤곽이 드러날 뿐 아니라 만져서도 식별이 가능해진다. →갑상선 기능이상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정상보다 많거나 혹은 부족한 상태를 말하며, 기능 이상 정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양성 혹은 악성 갑상선결절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갑상선기능은 정상이어서 증상이 거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최근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발병 추이는 어떤가. -주로 20∼50세에 발병하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대략 인구 10만명당 20∼30명 정도에서 생기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5∼10배나 많다. 주요 원인이 만성 갑상선염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30∼50대에 많으며, 인구의 3∼5%에서 발생한다.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15∼20배나 많으며, 고령일수록 취약해 70세 이상이면 유병률이 10∼20%에 이른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6∼2010년에 발생한 만성질환 중 갑상선 장애로 인한 진료인원의 비율이 57.4%로 나타났다. 이 중 기능저하증 환자는 2002년 12만 8000명에서 2009년 28만 9000명으로 2.3배, 기능항진증은 17만 3000명에서 23만 3000명으로 1.4배가량 늘었으며, 최근에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기능의 저하와 항진의 차이는 무엇인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 생산돼 정상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을 기능항진증이라고 하며, 반대로 호르몬 생산량이 적어 정상보다 부족한 경우를 기능저하증이라고 구분한다. →원인과 발병 경로를 짚어달라. -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인데, 이 병을 가지면 갑상선을 자극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물질인 갑상선 자극항체가 생겨 호르몬이 과다 생산된다. 그레이브스병은 가족력 등 체질과도 관련이 있으며,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증가가 촉발인자가 될 수 있다.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 갑상선염이다. 갑상선에 만성 염증이 있으면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갑상선호르몬 생산량이 점차 줄다가 마침내 기능저하증에 빠지게 된다. →저하증과 항진증은 각각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항진증을 가지면 대사 속도가 빨라지고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생산돼 열이 나고, 땀을 많이 흘리며, 더위를 타고, 손이 떨리거나 체중이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신경이 예민해지고 안구가 붓거나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과 함께 까닭 없이 체중이 2∼3㎏ 이상 준다면 항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저하증 상태에서는 인체의 대사 기능이 위축돼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끼며, 민감·피로감·쇠약·기운소실·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정신활동이 위축되고, 말이 느려지며, 기억력 감퇴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저하증은 진행이 느려 스스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갑상선기능이상은 혈액 속의 갑상선호르몬 양을 측정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검사방법이 발달해 채혈 후 당일 결과 판정까지 가능하므로 기능 이상이 의심될 경우, 특히 갑상선기능이상의 가족력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대부분의 항진증은 먼저 항갑상선제로 치료한다. 항갑상선제는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생산되는 과정을 차단해 호르몬 생산을 감소시키며, 이와 함께 비정상적인 면역물질 생산을 억제하는 약제이다. 단, 치료기간이 1∼2년으로 긴 편이며, 완치율은 50% 전후로 높지 않다. 항갑상선제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갑상선을 파괴해 치료하는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하거나 갑상선을 부분적으로 절제해 치료하기도 한다. 항갑상선제는 흔히 피부소양증·두드러기·발진 등의 부작용을 보이지만 대부분 항히스타민제를 병용하면 상태가 호전된다. 방사성 요오드치료나 수술치료는 나중에 기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저하증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한데, 이 경우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갑상선호르몬제가 많이 사용된다. 단, 이 경우 갑상선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게 아니라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혈중 갑상선호르몬 양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치료여서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약제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여교사는 뱀파이어? 피 묻은 손가락을 입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피맛을 보게 한 엽기적 여교사가 해고됐다. 사건은 노르웨이의 서부도시 솔라에 있는 한 유치원에서 최근 발생했다. 아침에 채혈을 한 여교사가 유치원으로 출근하면서 견본처럼 피를 작은 용기에 담아 가져갔다. 여교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3-6살 아이들에게 피를 보여줬다.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이 “피를 만져봐도 되는가.”라고 묻자 여교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피를 찍었다. 문제가 발생한 건 바로 그 다음. 피가 굳어버린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아이들은 씻는 방법을 물었다. 문제의 여교사는 자신의 손가락을 쭉 빨아보였다. 아이들은 여교사를 따라 피가 묻은 손가락을 빨아버렸다. 뒤늦게 엽기적 행각이 알려지면서 계약직이던 여교사는 바로 해고됐다. 유치원 관계자는 “사건 직후 여교사에게 에이즈(AIDS)와 B형 간염 검사를 받게 했다.”며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감염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연인 총격 살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가 14일(현지시간) 남아공 자택에서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오전 4시쯤 수도 프리토리아 인근 자택에서 모델 출신 여자 친구 리바 스틴캠프(30)의 머리와 팔 등에 4발의 총격을 가했다. 스틴캠프는 현장에서 숨졌고 피스토리우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9㎜ 구경 권총을 발견했으며 피토리우스가 15일 법원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가 총격을 가한 경위는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여자 친구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틴캠프가 트위터에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보낼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언급을 남긴 점으로 미뤄 깜짝 선물을 주려다가 변을 당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 대변인은 그러나 피스토리우스가 여자 친구를 강도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다는 보도에 대해 “경찰은 그런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았으며 그런 보고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목격자 면담 과정에서 전날 밤 가정 문제로 추정되는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보석 신청에 반대하겠다고 밝혀 오인 사살이 아닌 다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피스토리우스에 관한 기사에서 그가 집 안에 권총과 기관총 등 다양한 종류의 총기류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2009년에 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하루 동안 구금된 적도 있다. 일각에선 그가 다수의 여성과 교제를 했으며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피스토리우스가 경찰에 체포된 뒤 인근 병원에서 의학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경찰 대변인은 “통상적인 절차”라면서 “찰과상 또는 타박상이 있는지와 음주 및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한 검사를 위한 채혈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양쪽 정강이뼈가 없이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생후 11개월 때 양 무릎을 절단했으며 칼날처럼 생긴 탄소 섬유 재질 의족을 달고 육상 경기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로 불린다. 그는 장애인 올림픽 단거리 부문에서 최강자로 군림했으며 2011년에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도 출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살인죄 양형기준이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사회적 비난이 높아진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기준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살인죄 형량이 낮아진 기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법관들이 생명 경시 풍조가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합의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4월 살인죄 양형기준 개정안을 최종 확정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법관 70여명은 지난 10일 하반기 형사법관 회의를 했다. 해마다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회의에서 법관들은 소위원회별로 연구 성과물을 발표하고 재판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회의에서 주된 논점이 됐던 것은 살인죄와 성범죄의 양형기준. 국회는 최근 성범죄 관련 법률을 개정해 법정형을 크게 상향했다. 그 결과 일부 성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이 살인죄보다 높아졌다. 지난 7월 1일 시행된 양형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 강간죄의 기본 권고형량인 징역 8~12년은 ‘참작할 만한 동기’가 인정되는 살인 기본형량(징역 4~6년)의 두 배다. 지난달 시비 끝에 포클레인으로 공사 책임자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반면 지난 5일 내연녀의 딸(16)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에게는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살인죄보다 성범죄가 더 높은 처벌을 받은 것이다. 앞서 형사법관 회의 소위인 양형 연구회는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판사들이 양형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판사는 “실무를 보는 입장에서 양형 기준을 적용해 보니 살인죄 형량이 너무 낮았다.”면서 “최근 동기가 불투명하고 수법이 잔인한 살인 범죄가 많은데,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극단의 범죄인 만큼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양형위에서도 이 같은 실무 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형위 관계자는 “전달되는 의견들을 모두 청취, 종합 검토 중”이라면서 “성범죄 양형기준이 또 한 번 일부 바뀔 예정이므로 그에 맞춰 내년 2월부터 살인죄도 본격적인 양형 논의를 거쳐 3기 양형위의 임기 만료 전인 4월 중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의에서는 그 밖에 형사절차상 피해자 진술권, 강제채혈과 영장주의, 디지털 증거 조사 방법 등이 논의됐다. 또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현재 특별 감경인자로 정해져 있는 ‘처벌불원’(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의 적정성과 삭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졌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2007년 12월 7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유출된 1만 2547㎘의 기름이 서해안을 까맣게 뒤덮었다. 이 사고로 인해 태안의 바다 생태계는 크게 훼손되었고, 전문가들은 회복에 몇십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쏟아냈다. 그 후 5년. 태안의 해양환경과 생태, 그리고 그 복원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다시 태안을 찾았다. ●추적 60분(KBS2 밤 11시 20분) 18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대통령 후보들은 앞다퉈 서민을 살리겠다고 말한다. 무너진 골목 상권에서 시름하는 자영업자, 고용 불안과 차별로 고통받는 비정규직. 이들의 삶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가 제시한 해법은 사뭇 다르다. 두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 등 핵심쟁점을 점검한다. ●수목미니시리즈 보고싶다(MBC 밤 9시 45분) 블랙박스 영상에서 조이(윤은혜)의 얼굴을 확인한 정우(박유천)는 지난날 어린 수연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괴로워한다. 한편 강상득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조이. 조사과정을 통해 다시금 떠오르는 지난날의 아픈 기억에 몸서리치며 괴로워한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짭짜름한 젓갈의 유통기한은 1년. 하루, 이틀만 상온에 두어도 쉽게 부패하는 수산물을 젓갈로 만들면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이유가 뭘까. 전통 발효음식, 젓갈을 오래도록 저장할 수 있는 이유를 알아보고, 지역별로 다른 젓갈의 종류에 대해서 확인해 본다. 또한 뜨거운 기름에 튀겨도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튀김의 비밀도 밝혀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구제역 검사를 위해 강원 홍천의 한우 농가를 찾은 방역사. 평소에는 순해 보이는 소지만, 시료채취를 위한 채혈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백㎏에 육박하는 거구에 날카로운 뿔로 방역사를 공격할 뿐 아니라 주인까지 들이받을 정도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이 현장을 종횡무진하는 방역사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미국 텍사스주의 한 마을에서는 전쟁 준비가 한창이다. 작지만 난폭한 불개미의 공격으로 주민들의 건강이 위험한 지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은 불개미의 공격에 반격할 무기가 필요하다. 불개미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파리가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파리가 70년 동안 세상을 휩쓴 개미와 맞서게 되는데….
  • 롯데 투수 고원준 음주운전… 운전면허 100일 정지 처분

    롯데 투수 고원준 음주운전… 운전면허 100일 정지 처분

    롯데자이언츠 투수 고원준(22)이 음주운전사고를 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2일 오전 4시 50분쯤 부산진구 양정동 국민연금관리공단 앞에서 최모(51·여)씨의 SM5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최씨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고씨를 상대로 음주운전 여부를 측정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86%가 나와 100일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가 채혈측정을 다시 요구해 채혈까지 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롯데자이언츠는 고씨를 상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 20일 착공

    송파구는 오는 20일 공립 산후조리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송파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 공사의 첫삽을 뜬다. 장지동 841-1번지에 예산 88억원을 투자해 지상 5층, 지하 2층, 연면적 2893㎡ 규모로 조성하는 산모건강증진센터는 인근 지역 산모와 신생아들에게 종합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여기에는 산모실 27개를 비롯해 신생아실, 모유 수유실 등이 들어선다. 또 초음파실, 채혈실, 프로그램실 등 산전·후 건강 관리 시설 외에 황토방, 마사지실, 좌훈실, 좌욕실 등 편의시설도 구비된다. 건물에는 외부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 산모 전용 엘리베이터도 별도로 설치된다. 건물은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인증 자재로 건축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기고] 일방형 금연정책, 분리형으로 전환을/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기고] 일방형 금연정책, 분리형으로 전환을/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런던올림픽의 열기만큼 우리 사회의 쏠림현상이 문제다. 이러한 ‘쏠림현상’의 이면에는 이성적 성찰 대신 그 쏠림에 속한 다수의 집단이 소수를 폭압하는 구조가 도사리고 있다. 건강 열풍에 편승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금연구역지정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의 혐연권 판결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는 오는 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에서의 금연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으며, 서울시도 2014년까지 광장과 공원 등을 포함한 서울시 전체 면적의 5분의1가량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사업장 내 금연을 넘어서 채혈 등을 통한 흡연 유무를 검사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가 하면, 최근에는 사옥 반경 1㎞이내에서는 금연케 하는 기업까지 생겼다. 최근 금연정책들은 흡연자에 대한 일방적 규제로 헌법상 기본권인 흡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판결의 취지를 아전인수식으로 곡해하고 있다. 흡연권도 혐연권과 같이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의 헌법 제10조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헌법 제17조에 의하여 보장되지만,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으로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흡연자의 자유로운 흡연을 보장하면서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양자 간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거나 회사 밖에서의 흡연까지도 금지하고 흡연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영업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로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 흡연자들이 매년 부담하는 담배 관련 세금은 7조원이 넘으며,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연간 1조 6000억원 규모로 기금 대부분이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조세와 다른 특별부담금으로 헌법적 정당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일부를 활용하여 곳곳에 흡연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특별부담금의 부담자인 흡연자를 위해서 기금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집단적 효용성의 요건을 충족하는 방법일 것이다. 길거리를 걷다 담배연기를 맡으면 비흡연자인 필자도 불쾌하기 그지없다. 단순한 불쾌함과 짜증으로 다짜고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서로의 불쾌지수만 높아지니 상생적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길거리 흡연금지를 추진하는 미국 워싱턴DC나 뉴욕처럼 길거리 횡단보도나 광장 한 쪽에, 또는 일본과 홍콩과 같이 길거리 곳곳에 흡연공간을 따로 지정하면 될 일이다. 너무 비흡연자만을 위한, 그래서 흡연자를 마치 범죄자 취급하여 소탕하는 식의 금연정책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흡연과 간접흡연의 유해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 판단에 따른 흡연도 보호받아야 할 헌법상 기본권이다. 정부 당국은 일방적 금연정책 추진으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의 유발보다는 흡연권과 혐연권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분리형 금연정책 추진에 나서야 한다. 일방성보다는 다양성의 소통이 시대의 화두임을 믿는 이유에서, 또한 해화(諧和)적 상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흡연가능 구역도 함께 마련하는 분리형 금연정책은 당연한 귀결이다.
  • [20-50 클럽 대한민국, 이제 보훈을 말한다] (중) 13만 호국영령의 恨

    [20-50 클럽 대한민국, 이제 보훈을 말한다] (중) 13만 호국영령의 恨

    지난달 25일 북한지역에서 발견된 이갑수·김용수 일병의 유해가 62년 만에 귀환한 드라마 같은 사건은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이후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목숨 바쳐 싸운 호국영령들에 대한 또 다른 보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6월 들어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하는 유가족 수가 이전보다 3배가량 늘었다.”며 “매일 60여명의 유가족이 채혈을 문의해 업무에 전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13만구로 추정되는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지금껏 어두운 전투현장에 잠든 채 한을 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발굴이 시작된 뒤로 지금까지 찾은 국군 전사자 유해는 6월 현재 6598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79구가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올해 목표치를 1300구 이상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자료와 인력으로 인해 발굴과 감식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유해 발굴 대상 지역은 현지 주민이나 참전 군인의 증언, 전투기록을 토대로 결정한다.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인데다 전투가 주로 산에서 벌어진 탓에 발굴작업은 주로 높은 산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발굴 현장까지 매일 최소 2~3시간씩 걸어 올라가야 한다. 주경배 발굴과장(중령)은 “보통 100~150곳을 파야 1곳에서 유해가 발견될까 말까 한다.”며 “지난해 대원들과 올라간 높이를 합하면 9만 1000m로 에베레스트산을 11번 등반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단 유골을 발견하면 한 구를 수습하는 데는 보통 4~5시간 걸린다. 땅 속에 묻혀 있던 유골이 비에 젖거나 위치를 표시하는 석회가루가 묻으면 DNA 샘플이 오염돼 신원 확인이 어렵다. 강한 햇빛을 받으면 유골에 있는 칼슘 성분이 하얗게 되면서 푸석푸석해져 가급적 유골을 서둘러 수습해야 한다. 주 과장은 “국군과 북한군, 중공군은 유골 모양만 봐서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한꺼번에 넓적다리뼈나 정강뼈가 여러 개 발견돼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함께 발견된 유품을 100% 신뢰할 수도 없다. 실제로 국군이 사용하던 탄약을 북한군이 사용한 경우도 많아 유품을 100% 신뢰할 수도 없다. 유해발굴감식단이 유가족의 혈액 채혈과 DNA샘플 검사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DNA비교검사로 전사자의 8촌 이내 가족이면 유골의 신원을 밝힐 수 있다. 국방부는 2003년부터 2만여명의 DNA 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종성 감식과장(중령)은 “의료기록 등이 없어 전사하신 분들의 정보가 빈약한 것이 문제”라며 “6·25전쟁 초기에는 병사들의 인식표 보급도 잘 이뤄지지 않은 만큼 유가족들의 더 많은 참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족한 인력도 문제다. 유해발굴감식단은 189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로 발굴에 참여하는 인원은 8명으로 구성된 8개팀 64명이다. 감식을 담당하는 감식요원은 10명이다. 1300구의 유해 발굴을 목표로 한다면 감식요원 1인당 연간 130여구의 유해를 감식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현재 감식단의 인력은 연간 600여구를 발견할 것이라고 추정해 맞춘 수치”라고 말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의 예산은 연간 72억원에 불과하고 감식비용이 절반을 차지한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유흥가 보건증 부정발급 15억 챙긴 의사·조무사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성병검사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건강진단결과서(보건증)를 발급해 주고 약 15억원을 챙긴 병원장과 간호조무사 등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병원장 김모(70)씨 등 의사 3명과 간호조무사 안모(46·여)씨 등 17명을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간호조무사 안씨는 인터넷에 모집광고를 내 2010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임상병리사 등 5명을 고용해 부정 보건증 발급팀을 꾸렸다. 이들은 서울·경기권 유흥업소를 직접 방문해 종업원들을 상대로 3만 4400여회에 걸쳐 채혈했고, 병원장 김씨에게 명의를 빌려 보건증을 발급해 줬다. 그 대가로 김씨는 매월 200여만원씩 모두 7000여만원을 챙겼고, 안씨는 4억 5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임상병리사 김모(59)씨는 2009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간호사 4명을 고용해 같은 방식으로 1만 5300여회에 걸쳐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상대로 채혈한 뒤 병원장 박모(64)씨의 명의를 빌려 보건증을 발급해 줬다. 이렇게 해 박씨는 5000만원, 김씨는 2억원을 챙겼다. 유흥업소 종업원들은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성병검사는 3개월마다, 에이즈는 6개월마다 받아야 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이를 기피하고 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달리기 할 때 느끼는 쾌감은 진화 때문”

    ‘러너스 하이’로 알려진 달릴때 느끼는 쾌감을 인류가 느끼는 원인이 진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가 전했다. ‘러너스 하이’는 중간에서 점차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동안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천연 화학물질이 우리 뇌의 ‘쾌감’을 느끼는 영역에서 나타날 때 느껴진다고 연구 공동 저자 미국 에커드대학 생물학자 그렉 거드만 박사는 설명한다. 거드만 박사에 따르면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뇌에 대마초(마리화나)와 같은 효과를 내는 물질로 불리는데 이런 분자와 대마초는 같은 세포 수용체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인류를 포함한 활동적인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을 대상으로 달리기에 적합하거나 달릴 때 쾌감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이에 달릴 능력을 갖춘 인간과 함께 동물로는 개를, 활동성이 낮은 동물로는 흰담비를 비교하는 실험을 준비했다. 연구를 이끈 미 애리조나대학 데이비드 레츨렌 박사는 10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러닝머신을 달리거나 걷게 하고 동시에 8마리의 개와 8마리의 흰담비를 특별 훈련해 마찬가지로 달리거나 걷을 수 있도록 했다. 실험은 참가자들과 성향이 다른 두 동물 그룹을 30분간 운동시키고, 그 전후에 채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인간과 개 모두에서는 운동 후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일종인 아난다미드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흰담비에서는 엔도카나비노이드의 농도에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대상으로는 기분이 어떤지 평가해 조사표에 기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모든 사람이 운동 후에 기분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게다가 아난다미드 농도의 상승이 큰 사람일수록 기분이 더 좋게 느껴졌다고 한다. 이는 활동적인 개와 인간은 달리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러너스 하이’ 형태로 초기부터 제공되며, 흰담비 등의 그렇지 않은 종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설을 지지하는 결과로, 이번 발견이 인류를 장거리 주자로 진화시킨 요인을 시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드만 박사는 장거리를 뛰는 것은 피로를 느낄 뿐만 아니라 “포식자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부상을 당할 위험성도 높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거드만 박사는 “초기 인류가 ‘러너스 하이’를 경험했다면 이는 신경학적인 보상으로 반복된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의 진정한 안목은 그 행동을 취함으로써 생존과 번식의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에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던 인류에게 지구력이 ​​제공되면 장거리를 달릴 수 없는 가젤 등의 먹이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발전된 전략이 초기 인류가 뛰어난 사냥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 논문은 언급하고 있다. 인류 진화 전문가인 미 하버드대학 생물학자 댄 리버먼 박사는 ‘러너스 하이’가 고대 사냥꾼들의 주의력을 높였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러너스 하이’가 되면 (사냥꾼) 모두가 강렬한 기분을 느낀다. 푸른색은 더욱 푸르게 보인다. 의식이 예민하게 되는 것이다.”고 리버먼 박사는 설명했다. 리버먼 박사와 동료 데니스 브램블은 지난 2004년에 공동으로 인류는 약 200만 년 전에 장거리를 달리도록 진화했다는 설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 설의 근거로 인류의 유연한 힘줄이나 짧은 팔뚝 등 신체적인 적응을 몇 가지로 꼽았다. 리버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이론을 확장하고 신체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신경학적인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조상에게 사냥과 채집을 위해 장거리를 달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그 행동을 이끈 피드백 구조가 있었다고 생각해도 좋다. ‘러너스 하이’는 이런 종류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인류는 먹잇감을 쫓아갈 필요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달리는 것은 유익하다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거드만 박사는 “인간의 신체가 효과적으로 운동하도록 진화해 왔다면 심장 혈관이나 신진대사 건강, 그리고 마음의 건강까지 얻기 위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리버먼 박사는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런 운동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순전히 정기적으로 하는 운동을 이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예를 들면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던 초기 인류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9~15km를 걷고 있었다.”면서 “좋든 싫든 관계없이 우리 신체는 운동하도록 진화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너스 하이”에 대한 연구는 실험생물학 저널 4월호에 게재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남성만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Weekly Health Issue] ‘남성만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이 문제다. 커서 좋을 게 없는데도 자꾸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이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의 일부지만 결과는 여간 심각하지 않다. 문제는 소변을 볼 때 나타난다. 한마디로 시원찮다. 요도가 압박을 받아 오줌이 쨀쨀거리는가 하면 시원하게 배뇨를 못해 자주 소변욕을 느끼기도 한다. 심하면 방광의 오줌길이 막혀 아예 소변을 못 볼 수도 있다. 점차 삶의 질이 망가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립선을 잊고 나이 탓만 한다. 이런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로부터 듣는다. ●전립선비대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정자의 생존에 필요한 전립선액을 만드는 등 남성의 생식능력 유지에 필수적인 전립선은 방광 질하부에서 방광에 고인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의 일부를 마치 도넛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런 전립선은 젊을 때는 크기가 정상이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커진다.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세포의 증식으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방광 출구를 막아서 폐색을 유발하거나 빈뇨·잔뇨감 등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전립선비대증이라 한다.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유병률은 환자의 나이에 비례한다. 보통은 40대부터 비대가 시작돼 50대는 50%, 60대는 60%, 80세 이후에는 80%의 남성에게서 조직학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소견이 있을 만큼 흔하다. 외국도 비슷해 미국에서는 1년에 800만명이 1∼2차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아 병원을 찾고 있으며, 여기에 드는 직접 의료비가 연간 1조 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빠른 노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최근 전립선비대증이 중요한 의료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노화와 남성호르몬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비만 관련성도 제시되고 있지만,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증상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생기는 증상과 방광을 압박해 나타나는 증상이 그것이다. 이 중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할 경우 요도가 좁아져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볼 때도 한동안 힘을 줘야 나오거나, 소변 줄기가 끊어졌다 이어지는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이와 달리 방광이 압박을 받으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잠을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깨기도 한다. 또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가 나타나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오줌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드물게는 소변에 피가 섞여나올 수도 있다. ●검진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먼저, ‘국제 전립선증상 자가진단표’(IPSS)를 근거로 환자의 주관적인 배뇨증상을 점수로 환산해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치료 전후의 점수를 비교하면 치료 성과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배뇨일지를 작성해 환자의 소변 빈도와 소변량 등 배뇨습관을 파악해 교정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립선의 크기와 염증 여부, 전립선암 동반 여부 등을 검사하기 위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 경직장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하며, 피검사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측정하기도 한다. 또 환자의 요도폐색 여부와 배뇨 기능을 측정하는 요속검사, 실제로 소변을 본 뒤 방광에 얼마나 소변이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잔뇨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아울러 소변검사를 통해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채혈검사로 신장기능 등을 평가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요역동학적검사나 방광내시경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수술 대신 정기적으로 양상을 관찰하는 대기요법이나 약물치료를 적용한다.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좁아진 요도와 방광의 목을 열어 배뇨가 수월하도록 하는 알파차단제나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 등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환자의 방광 자극이 심할 때는 여기에 항콜린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갑자기 소변을 못 보는 요폐색·요로결석이 동반된 경우, 또 전립선 비대로 인한 혈뇨나 요로감염이 반복될 때는 커져 있는 전립선을 절제하거나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요도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나 하복부를 절개하는 전립선절제술 등 전통적 수술 외에 레이저나 열치료 등 최소침습적인 수술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커진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도려내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지만 최근에는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기화술이나 홀뮴레이저 전립선적출술 등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진단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증상과 심한 정도가 다양해 일률적으로 치료법을 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러 고려사항을 종합해 환자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치료법의 장점과 문제점도 짚어달라 최근 들어 좋은 약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약물은 투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될 수 있고,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수술에 필요한 마취나 수술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으나 이는 수술 전 평가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런 부담을 최소화한 수술법도 있어 이전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가 충분히 소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치료를 기피하는데 흔히 전립선비대증을 노화현상이라며 치료를 회피하지만 전립선비대에 따른 배뇨장애가 심각하게 삶의 질을 해치며, 초기에 대처하면 치료도 어렵지 않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일부에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어려운 치료 과정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을 것을 권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Weekly Health Issue]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아주 흔한 질환은 아니다.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날 경우 여기에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엉겨 붙어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유전성 안질환으로, 최근 라식과 라섹이 유력한 시력 개선 치료법으로 부각되면서 함께 유명세가 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논란이 수그러들었지만 라식·라섹 초창기만 해도 종종 이 질환이 문제가 됐다. 일부 안과에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라식·라섹수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전에 간단하게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이 개발돼 그런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이런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란 어떤 질병인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정식 병명은 ‘제2형 과립형 각막이상증’이다.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방에서 이민을 온 가족에게서 처음 발견돼 붙여진 이름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쪽 눈의 각막 중심부에 비정상적으로 단백질이 축적되어 생긴 각막 혼탁이 점점 진행되다가 종국에는 시력을 잃기도 하는 유전 질환이다. ●최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의 유전자는 쌍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의 유전자에만 이상이 있으면 이형접합자, 두개의 유전자에 모두 이상이 있으면 동형접합자라고 한다. 이형접합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10대에 각막 혼탁이 생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해지다가 50∼60대에 이르면 시력 저하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평균 수명이 50대였던 옛날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병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력에 대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하게 됐다. 여기에다 이 병을 사전에 검진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이 보편화되면서 사전 검사 없이 수술받은 이형접합자에게 시력 저하가 발생한 점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관심을 끈 계기가 됐다. ●유병률은 얼마나 되며, 발생 추이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서양보다 동양에 더 많은 질환으로, 한국·베트남·일본에서는 가장 흔한 기질 각막이상증이다. 국내에서는 아벨리노 이형접합자의 발생 빈도가 870명당 1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를 490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약 5만6000명 정도가 환자라는 의미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자기 생활을 시작해 일찍 아이를 낳아 기르던 시절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유병률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인구가 늘든 줄든 한국인이 존재하는 한 ‘870명당 1명꼴’이라는 국내 유병률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은 무엇인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5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형질 전환 생장인자인 베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유전자의 일부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변이된 ‘βigh3’ 유전자의 생성물인 ‘βigh3 단백질’이 중심부 각막 기질에 침착하면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단계별 증상과 스스로 감지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을 짚어 달라. 동형접합자의 경우 3∼5세부터 심한 각막 혼탁이 발생하고, 병증이 빠르게 진행해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육안으로도 각막 중심부가 하얗게 보인다. 이런 증상이 부모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경우 대개 양쪽 부모 모두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이형접합자의 경우 자각 증상만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대개 10대부터 각막에 흰 점이 몇 개 나타나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수가 많아지고 넓어져서 시력 감소와 눈부심, 명도 대비 감소로 인한 불편감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이상증상은 병증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는 거의 못 느낄 뿐 아니라 자외선 노출이나 콘택트렌즈 사용 여부에 따라 진행 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졌다면 미리 안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진단 방법과 진단 기준을 설명해 달라. 과거에는 안과에서 주로 사용했던 현미경을 통해 혼탁 양상이나 깊이를 파악하는 등 임상적인 진단을 했다. 능숙한 안과 의사는 이런 방법으로도 어느 정도 병명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병의 유전자 이상 부위가 밝혀져 예전과 달리 진단이 간편하고 정확해졌다. 구강 상피세포나 채혈을 통해 환자의 세포를 채취한 후 유전자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의 결혼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은 무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완벽한 인간은 없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졌더라도 젊을 때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을 못 느낀다. 다만 나이를 먹은 뒤가 문제인데, 그것도 크게 걱정할 건 없다고 본다.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어서 치료법에도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형접합자끼리 혼인할 경우 자녀 중 4분의1의 확률로 동형접합자가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과 관련한 정책상의 문제는 없는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국내에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으로, 앞으로도 일정한 비율로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조기에 찾아내 악화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국민 건강 차원에서 필요하다. ‘유전 질환인데 두고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병증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연구에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측면을 바로 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일선 안과 의사들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파해야 한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심화시키는 환경은 정상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이런 점을 도시 건설의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달구벌 젊음의 거리는 ‘헌혈 1번지’

    달구벌 젊음의 거리는 ‘헌혈 1번지’

    대구 동성로가 ‘대한민국 헌혈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동성로 헌혈의 집이 전국 헌혈의 집 가운데 처음으로 한 해 헌혈자 수가 4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헌혈을 외면하는 세태에서 젊은이들의 헌신이 돋보인다. 대구경북혈액원은 동성로 헌혈의 집의 헌혈자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4만 219명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하루평균 113명, 휴일에는 최대 180명이 헌혈을 하기도 했다. ●전국적 감소추세와 상반돼 주목 이는 ▲광주 충장로 헌혈의 집 3만 7506명보다 2713명이 많은 것이다. 또 ▲서울 노원 헌혈의 집 3만 420명 ▲인천 부평 헌혈의 집 3만 76명보다 1만명 가까이 많으며, 제주도 전체 헌혈자 3만 3286명을 크게 웃돈다. 2008년 1월 문을 연 동성로 헌혈의 집은 매년 헌혈자 수가 증가했다. 2008년 2만 9421명, 2009년 3만 5853명, 2010년 3만 9740명이었고 올해는 10여일을 남겨놓고 지난해 숫자를 뛰어넘었다. 이는 전국적으로 헌혈자가 자꾸 줄고 있는 추세와 상반되는 것이다. 동성로 헌혈의 집에 헌혈자가 많은 것은 지역적 특성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동성로 헌혈의 집이 있는 곳은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입구 9층짜리 건물의 2층이다. 동성로는 평일 10여만명, 휴일에는 30만~40만명이 몰리는데 대부분이 대학생과 고교생이다. 전국 헌혈자의 80% 이상이 10대와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한 위치 선택이었다. 올해 동성로 헌혈의 집 헌혈자 중 10대가 39.8%, 20대가 45.3%를 차지했다. ●아늑한 휴게실 등 청년층에 매력 또 대구지역 7개 헌혈의 집 가운데 가장 시설이 좋고 면적도 넓게 꾸몄다. 전체 면적이 248㎡이며 휴게실과 문진실, 채혈실로 나눠져 있다. 휴게실은 전등이 빨강·주황·흰색인 데다 의자도 빨강·초록 등 색상이 다양하다. 헌혈자들은 휴게실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대형 유리창 너머로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이곳을 ‘동성로 카페’로 부른다. 이와 함께 헌혈을 자원봉사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작용했다. ●‘최대 상권’ 위치 이점도 한몫 대구보건대학의 경우 학생들이 동성로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하는 헌혈 캠페인을 매년 하고 있다. 정현종 대구경북혈액원 과장은 “동성로 헌혈의 집이 대구 최대 상권에 자리 잡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동참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에 헌혈의 집을 더 늘리는 한편 중·장년층에게도 헌혈 참여를 홍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혈액 수급 비상등 켜진 ‘헌혈의 집’ 탐방

    혈액 수급 비상등 켜진 ‘헌혈의 집’ 탐방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헌혈의집. 다양한 색상의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안락해 보이는 대기실에 예닐곱 명이 앉아 있고, 채혈실에서는 여섯 명이 헌혈을 하고 있다. 이 모습만 본다면, 최근 헌혈량이 크게 줄어 혈액 적정보유량을 한참 밑돈다는 소식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법하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에서는 수혈용 혈액이 모자라 수술을 미루거나 환자 가족에게 혈액을 구해 오라고 요구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직장인 황모씨는 어머니 무릎 수술을 일주일 앞두고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다. 혈액이 없어 수술이 불가능하니 세 사람분의 혈액을 구해 오라는 내용이었다. “형제 다섯이 모두 어머니와 같은 A형인데, 그중 세 명이 약을 먹고 있거나 체중 미달로 헌혈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두 명만 헌혈을 했고, 한 명분의 혈액은 수소문해서 수혈량을 맞출 수 있었죠.” 가족끼리 헌혈을 하는 경우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데, 혈액이 부족했던 황씨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난 14일 현재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은 전국 기준 3.3일분. 적정 보유량 5일분, 목표치 7일분에 한참 못 미친다. 심지어 지난달 말에는 1.6일분까지 뚝 떨어졌다. 특히 A형과 O형 혈액은 하루치가 되지 않아, 혈액 보유 5단계 중 위급한 상태인 ‘심각’과 ‘경계’ 단계에 머물렀다. 이렇게 혈액 보유량이 바닥에 근접한 것은 헌혈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줄줄이 있었기 때문. 올 초부터 한파와 폭설이 이어졌고 봄에는 구제역이 퍼지면서 이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여름에는 집중호우와 수해가 발생해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 광화문 헌혈의집 김보애 간호사는 “단체헌혈의 상당 부분을 군부대에서 진행하는데, 부대 출입이 자유롭지 않고 군인들이 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바람에 혈액 확보가 수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혈액관리본부는 헌혈 경험이 있는 A형과 O형 혈액 보유자 90만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공공기관, 군부대, 학교 등에도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1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겨울을 맞아 비상등이 켜진 혈액 수급 현황을 짚고 연평도발 1주년 특집, 류머티즘 치료제의 바이오 복제 성공, 53세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윤명수씨 사연을 전한다. 또 황성기 영상에디터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기부에 담긴 뜻을 곡해하는 이들을 질타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운전면허 재발급 가능” 소송 부추기는 변호사들

    “운전면허 재발급 가능” 소송 부추기는 변호사들

    #1 개인택시 기사 이모(59)씨는 지난 4월 소주 반병을 마시고 1㎞를 운전하다 단속에 걸렸다. 이씨는 “면허가 취소되면 재산상 손실이 7000만~8000만원에 이르고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면서 면허가 취소된 것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2 연예인 매니저 이모(27)씨는 지난해 11월 단속 때 음주운전 측정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98%였다. 이씨는 “채혈과정에서 규정된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사건 당일 항생제와 소염제를 복용해 농도가 높게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3 영업사원 최모(45)씨는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은 채 아침에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김씨는 “회사에서 영업담당으로 전국을 다니고 있고, 노모를 모시고 매일 병원에 가야 하므로 운전면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운전자들이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하는 소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법원을 찾고 있다. 변호사·법무사들이 영업의 일환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이길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두 명의 이씨와 최씨의 사정은 절박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패소했다. 19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은 해마다 증가세다. 2008년 304건, 지난해 464건이던 것이 올해 8월까지 305건으로 늘었다. ●올 8월까지 305건… 매년 늘어 음주운전 등으로 면허가 취소될 경우 이의신청, 행정심판에서 구제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운전면허 관련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나 소장 작성 업무 등을 하는 법무사들은 행정소송을 하면 운전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접근하고 있다. 운전면허가 없으면 생계가 곤란한 운전기사, 영업사원 등은 현혹될 수밖에 없다. 한 변호사는 홈페이지에 ‘운전 이외엔 생계를 감당할 수 없는 배달 영업자, 모범운전자 등은 경감받을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띄워 놓고 있다. ●“면허취소 불이익보다 공익상 필요우선” 그러나 법원은 엄격하다. 음주운전을 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동기가 무엇인지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당시 도로 사정, 행정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등이 고려 대상이다. 물론 대리기사가 성희롱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음주운전을 하게 된 여성 운전자가 승소한 판결도 있다. 기본적으로 법원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자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대법원도 운전면허 없으면 생계가 곤란한 자에 대해 “면허취소로 받을 개인의 불이익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 및 그 결과의 참혹성 등에 비춰볼 때 공익상 필요가 더 크다.”면서 면허취소처분취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해야 했던 절박한 정황이 있지 않으면 대부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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